[파이낸셜뉴스] 한국의 생체 간이식 기술이 희귀질환으로 생명을 위협받던 필리핀 청년에게 기적을 선사했다.서울아산병원은 간이식팀은 지난달 18일, 간이식 수술 경험이 전무했던 필리핀 마카티병원에서 첫 생체 간이식 수술을 성공적으로 이끌며 한-필리핀 의료협력의 의미 있는 성과를 냈다고 15일 밝혔다. 수술을 받은 이는 올해 23세인 프란츠 아렌 바바오 레예즈 씨로, 4년 전부터 난치성 간질환인 원발성 경화성 담관염을 앓아왔다. 최근에는 패혈증까지 겹쳐 중환자실에 입원하는 등 상태가 급격히 악화됐고, 생존을 위해선 간이식 외에는 방법이 없던 상황이었다. 환자의 어머니 마리아 로레나 멘도자 바바오 씨는 과거 복부 총상으로 장천공 수술을 세 차례나 받은 이력이 있었지만 아들의 생명을 위해 기꺼이 간 일부를 기증하기로 결심했다. 고난도 수술이 요구되는 이식 수술은 서울아산병원 간이식·간담도외과 김기훈·안철수·김상훈 교수와 마취통증의학과 송준걸·권혜미 교수, 수술간호팀이 현지 의료진과 함께 11시간에 걸쳐 진행했으며, 수술 후 환자와 기증자 모두 안정적인 회복세를 보여 최근 건강하게 퇴원했다. 이번 수술은 마카티병원 개원 56년 만에 시행된 첫 생체 간이식이다. 특히 기증자인 어머니의 복부 유착이 심한 상황에서, 서울아산병원 의료진은 복강경 대신 개복 절제술을 선택해 간을 안전하게 채취했다. 수술 당시 환자의 간은 담관 염증과 협착이 광범위하게 진행된 상태였고, 간 외 담관까지 제거하고 이식 간의 담관과 소장을 직접 연결해 재건하는 고난도 수술이 이뤄졌다. 서울아산병원과 마카티병원의 협력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양 병원은 2023년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필리핀 의료진의 역량 강화를 위한 교육 및 기술 협력을 이어왔다. 서울아산병원은 마카티병원 의료진 9명을 초청해 간이식 관련 전 과정을 연수시켰고, 2024년 10월에는 김기훈 교수가 현지에서 직접 간담도 및 간이식 세미나를 열어 임상 노하우를 공유했다. 마카티병원은 간이식 수술 경험이 전혀 없는 상태였고, 필리핀은 인구 백만 명당 장기 기증자가 1명에 불과할 정도로 장기이식 인프라가 부족한 실정이다. 서울아산병원은 필리핀의 의료 자립을 돕기 위해 간이식 전 과정을 전수하며 수술 장비 지원 등도 추진하고 있다. 프란츠 씨는 “건강이 점점 악화되며 절망 속에 있었지만, 서울아산병원 의료진의 수술 소식을 듣고 처음으로 희망을 가질 수 있었다”며 “한국에서 멀리 와 생명을 살려주신 의료진에게 평생 감사하며 살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기훈 교수는 “기증자인 어머니의 과거 수술 이력으로 수술 난이도가 매우 높았지만, 가족의 헌신에 보답하고자 책임감을 갖고 수술에 임했다”며 “이번 수술은 기술을 넘어 생명을 나누는 협력의 결과”라고 말했다. 그는 “향후에도 마카티병원이 간이식 수술을 자립적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교육과 장비 지원을 계속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서울아산병원 간이식팀은 생체 간이식만 7563례를 시행했으며, 올해 5월 기준 뇌사자 간이식을 포함해 총 9000례를 돌파, 단일 기관 기준 세계 최다 간이식 수술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한국형 간이식 시스템의 세계화가 활발히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필리핀 간이식 수술은 단순한 의료 기술 수출을 넘어 ‘의술을 통한 생명 연대’의 실현으로 평가된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2025-07-15 14:58:36[파이낸셜뉴스] 윤석열 전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가 16일 지병 치료를 이유로 서울 아산병원에 입원하자 정치권에서 연일 논란이 일고 있다. 박지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8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나와 김 여사 입원에 대해 “(검찰이) 소환 통보하니까 우울증 걸렸다고 병원 가요? 서민이 병원 입원실 잡기가 쉬워요?”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마지막까지 이렇게 추잡한 모습을 보이는 윤석열, 김건희는 절대 용서받지 못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조국혁신당도 17일 ‘김건희가 아니라 국민이 화병 나 입원할 판이다’라는 제목의 논평을 내고 “의료대란으로 국민은 입원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인데, 그 주범 브이 제로(V0) 김건희는 특혜입원을 버젓이 자행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절대 특검 출석은 안 할 테니 조사하려면 방문 조사하라고 특검과 국민을 협박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용남 전 민주당 의원은 17일 MBC 라디오 ‘권순표의 뉴스하이킥’에 나와 “ 정말 극심한 우울증이라면 저렇게 밖에 있으면 안 된다. 극단적 선택의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가장 안전한 1급 보안시설인 구치소로 모셔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전 의원은 “작년 12월3일 비상계엄 선포 이후 몇천만 명의 국민이 우울증 내지는 울화병을 앓았다”며 “그런데 왜 본인(김씨)만 입원하냐. 오히려 피해자들은 지금 가만히 있는데”라고 반문했다. 반면 윤 전 대통령과 가까운 사이로 알려진 서정욱 변호사는 17일 YTN 라디오 ‘이익선 최수영 이슈앤피플’에 나와 “평소에도 (김씨가) 계속 우울증약을 먹었다”며 “특검 수사를 피하기 위해서 고의 입원 아니냐, 이건 터무니없는 이야기”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특검이 6개월인데 중간쯤 가야 김건희(씨를) 소환한다”며 “(김씨는) 병실에 한 일주일 정도 있다 퇴원할 텐데 (입원이 특검을) 피하기 위한 거다, 이건 말도 안 되는 가짜 뉴스”라고 덧붙였다. 앞서 김 여사는 16일 오후 서울 송파구 아산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고 있다. 그는 서울중앙지검의 공천개입 의혹 수사, 서울남부지검의 건진법사 금품수수 의혹 수사를 받아왔고 ‘김건희 특검’의 수사 대상에 올라 있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2025-06-18 17:21:03[파이낸셜뉴스] 윤석열 전 대통령의 배우자 김건희 여사가 입원한 서울아산병원은 긴장감 없이 평소와 다름없는 분위기를 보였다. 17일 오전 서울 송파구 아산병원 로비는 평일 진료를 기다리는 수 백여명의 내원객들로 북적였다. 전날 윤 전 대통령의 배우자 김 여사가 입원했다는 소식이 알려졌지만 현장은 조용했다. 특별한 긴장감이나 이목을 끄는 모습은 포착되지 않았다. 병원 1층 동관과 서관의 로비에서도 사복 차림의 경호원으로 추정되는 사람이나 취재진은 보이지 않았다. 병원 주차장에도 김 여사 입원과 연관돼 보이는 차량이나 관계자도 눈에 띄지 않았다. 방송사 차량이 한 대 주차돼 있었을 뿐이다. 환자와 보호자 등 수백여명이 오가는 대형병원 로비는 언제나처럼 복잡하고 분주한 일상을 유지하고 있었다. 아내의 진료를 기다리던 A씨(70대)는 “매달 오는데 평소랑 다를 게 없다”며 “김 여사가 입원했다고? 처음 듣는다”고 되물었다. 병원 방문증 발급을 담당하는 B씨(20대) 역시 “오전 내내 취재진은 물론 김 여사에 대해 묻는 경우도 없었다”며 “병원 측에서도 (김 여사와 관련된) 별다른 공지나 안내는 없었다”고 말했다. 아산병원은 비예약 방문객이 병실에 접근하기 어려운 구조다. 외부인의 병실 출입도 허락되지 않는다. 김 여사가 입원한 것으로 알려진 정신건강의학과는 일반 진료구역과 다른 별도 공간에 위치해 있어 병원 내에서도 관련 움직임을 확인할 수 없었다. 한편, 법조계와 의료계 등에 따르면 김 여사는 지난 16일 상태가 심각하다는 판단에 따라 입원을 권유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앞서 우울증 증세로 서울아산병원 정신과 외래 진료를 받은 것으로도 전해졌다. 입원 초기에는 과호흡 증상도 보여 호흡기내과 진료도 함께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윤 전 대통령은 지난 16일 본인의 재판을 마친 뒤 늦은 오후 병실을 찾아 아내 곁을 지킨 것으로 전해졌다. 425_sama@fnnews.com 최승한 기자
2025-06-17 14:49:40[파이낸셜뉴스] 윤석열 전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가 서울아산병원에 입원했다. 입원 사유는 평소 앓았던 지병 때문인 것으로 파악됐다. 16일 법조계에 따르면 김 여사는 이날 오후 서울아산병원에 입원했다. 응급상황은 아닌 것으로 전해졌다. 김 여사의 변호인은 "원래 건강상태가 안 좋아서 몇 차례 입원 권유를 받은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김 여사를 둘러싼 각종 의혹을 수사할 민중기 특별검사는 지난 15일 오후 11시 특별검사보(특검보) 후보 8명을 대통령실에 추천하는 등 본격적으로 특검팀을 구성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특검으로부터 특검보 임명을 요청받은 날부터 5일 이내에 특검보를 임명해야 한다. 특검법에 따르면 특검은 20일의 준비기간 내 특검보 임명과 검사 파견, 사무실 마련 등을 마무리해야 한다. '김건희 특검팀'은 최대 205명 규모로 꾸려질 예정이다. kyu0705@fnnews.com 김동규 기자
2025-06-16 17:56:54[파이낸셜뉴스] 김건희 여사가 ‘김건희 특검’ 출범을 앞둔 16일 서울아산병원에 입원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배우자 김 여사는 평소 앓던 지병 악화로 이날 병원에 입원했다. 김 여사의 변호인은 “입원 사실이 맞다”고 밝혔다. 다만 위독한 것은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아산병원 관계자는 “환자 개인 정보여서 입원 사실 여부 확인이 어렵다”고 말했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2025-06-16 17:44:21[파이낸셜뉴스] 서울아산병원은 대장암센터 대장항문외과가 대장암 로봇수술 3000례를 국내 처음으로 돌파했다고 16일 밝혔다. 대장암은 갑상선암을 제외하고 우리나라 암 발생률 1위다. 육류 위주의 식습관과 음주, 비만, 흡연 등의 환경적 영향이 대장암 발생률 증가와 연관이 있는 것으로 보고된다. 국내에서 가장 많은 대장암 환자가 찾는 서울아산병원 대장암센터는 최근까지 3만9000건의 대장암 수술을 시행했다. 이 가운데 복강경 대장암 수술 1만3000건, 로봇 대장암 수술 3000건 등이다. 풍부한 수술 경험을 바탕으로 대장암 수술 성적 또한 세계적인 수준을 자랑한다. 서울아산병원 대장암센터에서 직장암 수술을 받은 환자의 5년 생존율은 병기별로 1기 96.6%, 2기 94.8%로 매우 우수하다. 난이도가 높은 3기 환자의 5년 생존율도 2015년 83.1%에서 2017년 91.3%로 8.2%p 향상됐다. 수술 후 30일 이내 중증 합병증 발생률은 약 3%로 낮은 수치를 보이는데 이는 재발성 대장암, 타 장기 전이 대장암, 동시수술 사례 등 고난도 수술까지 모두 포함한 결과다. 전체 대장암의 약 45%를 차지하는 직장암은 골반 내 방광이나 생식기와 인접해 수술이 까다롭다. 서울아산병원 대장암센터는 15배까지 확대된 화면을 통해 직장암 병소를 정밀하게 식별하고, 관절이 있는 로봇팔을 이용해 주변 장기 손상을 최소화하며 정확하게 직장암 부위를 절제하고 있다. 특히 중하부 직장암이나 좁은 골반을 가진 환자의 경우, 좁은 공간에서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는 로봇을 이용한 직장암 수술이 큰 도움이 된다. 박인자 서울아산병원 대장항문외과 교수(대장암센터소장)는 “국내에서 가장 많은 대장암 환자를 치료하며 축적해 온 수술 경험과 환자들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노력이 결실을 맺어 대장암 로봇수술 3000례를 달성할 수 있었다”며 “앞으로도 로봇수술은 물론 고난도 중증 대장암 치료를 선도하겠다”고 밝혔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2025-06-16 09:06:56[파이낸셜뉴스] 미국 뉴스위크의 아시아태평양 지역 병원 평가에서 한국의 상급종합병원들이 높은 순위를 차지하며 경쟁력을 입증했다. 특히 서울아산병원이 3개 분야, 삼성서울병원이 2개 분야 1위를 차지했다. 미국의 시사주간지 뉴스위크가 11일(현지시각) 발표한 '2025 아시아태평양 최고 전문병원' 순위에 따르면 서울아산병원은 총 9개 평가 분야 가운데 심장, 내분비, 정형 3개 분야에서 1위를 기록했다. 삼성서울병원은 암과 호흡기 분야에서 1위를 차지했다. 소아 분야에선 서울대병원이 1위에 오르는 등 9개 분야 중 6개 분야에서 한국 병원이 아시아태평양 지역 최고 병원으로 꼽혔다. 내분비 분야에선 서울아산병원, 서울대병원, 삼성서울병원, 세브란스병원이 나란히 1∼4위를 기록했다. 호흡기에선 삼성서울병원, 서울아산병원, 서울대병원이 1∼3위를 차지했다. 한국 병원이 1위가 아닌 나머지 3개 분야(심장수술, 신경, 신경수술)의 1위는 모두 일본 도쿄대병원이 가져갔다. 심장수술과 신경 분야에선 서울아산병원이, 신경수술에선 세브란스병원이 도쿄대병원에 이어 2위에 올랐다. 뉴스위크는 글로벌 조사업체 스타티스타와 함께 매년 2월 세계 최고 병원을, 6월 아시아태평양 최고 병원을 선정하고 있다. 이번 아태 지역 조사는 한국과 일본, 호주 등 아시아태평양 10개국 8000여명의 의료진에게 설문해 순위를 매겼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2025-06-12 10:08:57[파이낸셜뉴스] 서울아산병원 간이식팀이 중국 최고 명문대학인 칭화대학교의 초청을 받아 현지에서 생후 6개월 아기에게 생체 간이식을 집도하며 한국 간이식 기술의 우수성을 중국 전역에 알렸다. 4일 서울아산병원에 따르면 이승규 석좌교수(간이식·간담도외과)를 비롯한 서울아산병원 간이식팀은 지난 11일 칭화대 부속 창궁병원에서 선천성 담도폐쇄증으로 생명이 위독했던 남아를 대상으로 생체 간이식을 성공적으로 시행했다. 이번 수술은 한·중 간이식 국제학술회의를 통해 온라인으로 생중계돼 중국 전역에서 2만여명의 간이식 전문가들이 이를 시청했다. 리웨이(가명)는 생후 6개월에 불과한 저체중 환아로, 카사이 수술 이후 상태가 급격히 악화돼 간이식이 시급한 상황이었다. 체중은 약 6kg으로 국내 기준 소아 간이식에 필요한 체중인 8kg에 못 미쳤지만, 서울아산병원 간이식팀은 환아의 생명을 고려해 수술을 결정했다. 기증자인 아버지의 간 일부를 절제해 이식하는 수술은 약 9시간 동안 진행됐으며 수술 3일째부터 리웨이는 빠른 회복세를 보여 퇴원 시까지 건강한 모습을 유지했다. 수술은 서울아산병원의 정동환·윤영인 교수가 간 절제술을 맡았고, 이승규·문덕복 교수가 이식 수술을 집도했다. 수술이 진행된 창궁병원은 칭화대가 운영하는 주요 상급종합병원으로, 중국 의료계에서도 권위를 인정받고 있다. 이승규 교수는 “칭화대의 요청으로 위급한 환아에게 생명을 줄 수 있어 매우 뜻깊었고, 동시에 한국 생체 간이식의 수준을 중국 의료진에게 실시간으로 선보일 수 있었던 기회”라며 “앞으로도 국제 협력을 통해 고난도 수술 기술을 공유하고, 더 많은 생명을 살리는 데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이 교수는 다음 날 칭화대 의과대학에서 의대생들을 대상으로 특별 강연도 진행했다. 그는 세계 최초 단일기관 9000례 간이식을 달성한 경험과 철학, 의학도에게 필요한 자세 등을 소개하며 큰 호응을 얻었다. 서울아산병원 간이식팀은 현재까지 생체 간이식 7502례, 뇌사자 간이식을 포함한 총 9000례 이상을 기록하고 있으며, 2대 1 생체 간이식 650례, ABO 혈액형 부적합 간이식 1126례 등 모두 세계 최다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생체 기증자 8800여명 가운데 중증 합병증이나 사망 사례는 단 한 건도 없었으며, 수혜자의 장기 생존율 또한 세계 최고 수준이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2025-06-04 13:52:45[파이낸셜뉴스] 서울아산병원이 세계 최초로 간이식 9000례를 달성하며 한국 의료의 새 역사를 썼다. 서울아산병원은 지난 4월 30일 서울아산병원에서는 생체 간이식 2건이 동시에 진행되며 8999번째와 9000번째 간이식이 연이어 성공적으로 완료됐다고 15일 밝혔다. 이번 기록은 1992년 8월 첫 뇌사자 간이식을 시행한 이후 약 32년 만에 이룬 성과다. 단일 의료기관으로서 세계 최초이자 유일한 기록이다. 서울아산병원은 그동안 생체 간이식 7502건, 뇌사자 간이식 1498건을 시행하며 9000건의 간이식을 집도했다. 특히 전체 간이식 중 약 85%가 생체 간이식으로 수술 난이도가 높고 합병증 위험이 큰 생체 간이식을 중심으로 성과를 거뒀다. 서울아산병원의 간이식 수술 성공률은 세계 최고 수준으로 1년 생존율 98%, 3년 생존율 90%, 10년 생존율 89%를 기록하고 있다. 9000번째 수술은 알코올성 간경화를 앓던 43세 여성 환자에게 20세 조카가 자신의 간 일부를 기증해 진행됐다. 수술은 기증자와 수혜자의 혈액형이 달라 거부반응 위험이 컸다. 하지만 간이식팀은 세계 최다 혈액형 부적합 간이식 경험을 바탕으로 항체 억제 치료와 혈장교환술을 통해 수술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서울아산병원은 간이식 수술법 개발에서도 세계적 선두주자 역할을 해왔다. 1998년 이승규 석좌교수가 개발한 ‘변형 우엽 간이식’은 현재 전 세계 간이식 표준 수술법으로 자리 잡았다. 2000년 세계 최초로 시행한 ‘2대 1 생체 간이식’은 기증자와 수혜자의 조건이 맞지 않아 기존에는 불가능했던 경우에도 간이식을 가능하게 만들었다. 이 수술법으로만 지금까지 650명이 넘는 환자들이 새 삶을 얻었다. 또 서울아산병원은 혈액형 부적합 간이식을 세계 최다인 1126례 시행했으며 복강경과 최소절개술을 통해 기증자의 회복 기간 단축과 삶의 질 개선에도 앞장서고 있다. 생체 간이식 기증자 중 사망 사례는 단 한 건도 없었다는 점에서 그 안전성 역시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다. 서울아산병원의 영향력은 국내에 국한되지 않는다. 2011년부터 몽골과 베트남 등 아시아 국가에 간이식 기술을 전수해온 결과, 해당 국가 병원들이 독자적으로 간이식을 시행하게 됐다. 프랑스, 터키, 카타르, 카자흐스탄 등에서도 서울아산병원의 수술법이 적용된 최초 간이식이 성공적으로 시행됐다. 심지어 간이식의 본산이라 할 수 있는 미국에서도 서울아산병원의 기술력을 배우고자 협력을 요청한 바 있다. 미네소타대학병원과는 간이식 수술법 전수 협약이 10년 넘게 이어지고 있다. 서울아산병원 간이식·간담도외과 이승규 석좌교수는 “9000례 간이식 성과는 단순한 숫자가 아니라, 수많은 생명을 살리기 위해 한 사람, 한 사람이 힘을 합쳐 만든 기적의 결과”라며 “의사, 간호사, 마취과, 영상의학과, 중환자실, 병동, 장기이식센터 등 모든 진료 부서가 원팀으로 환자의 생존과 삶의 질 향상에 집중한 결과”라고 밝혔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2025-05-15 09:24:59[파이낸셜뉴스] 서울아산병원 연구진이 심부전을 일으키는 주요 원인인 ‘심근병증’ 발병에 관여하는 유전자를 밝혀내고 치료 가능성을 제시했다. 8일 서울아산병원에 따르면 심장내과 이상언· 병리과 황희상 교수팀은 심근병증 환자 37명을 대상으로 심장조직 내 특정 위치에서 어떤 유전자가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보여주는 ‘공간 전사체학’을 활용해 분석한 결과, 심근병증 발병에 관여하는 유전자를 밝혀냈다. 이번 연구는 미국의 의학연구소인 스크립스연구소·한국과학기술원(KAIST)과 공동으로 진행됐으며 세계적으로 권위있는 ‘유럽심장학회지’에 최근 게재됐다. 심근병증은 환자마다 양상이 다양하고 복잡할 뿐 아니라, 환자 한 명의 심장조직 내에서도 세포 구성이나 손상 정도가 매우 다양하게 나타난다. 따라서 기존 분석법으로는 조직적으로 복잡한 심근병증을 정밀하게 파악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이를 극복하는 최신 분석법인 공간 전사체학은 세포 내 유전자 발현을 분석하는 기존 기술에 조직 내 위치 정보를 결합한 분석법이다. 조직이 정상인 부위나 손상이 있는 부위 등 특정 부위에서 어떤 세포가 어떤 유전자를 발현하는지를 시각화할 수 있다. 이상언·황희상 교수팀은 2018년 1월부터 2021년 4월까지 심근병증 환자 37명과 대조군 7명의 심장조직을 공간 전사체학을 활용해 1만2800개 유전자를 도출해 대규모 분석을 시행했다. 연구팀은 심근병증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세포의 종류뿐 아니라 섬유화·퇴행 등 조직의 손상 양상에 따라 유전자 발현이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정밀하게 밝혀냈다. 연구팀은 심근병증 환자의 심장조직 중에서도 심장 기능이 비교적 유지된 초기 보상기와 기능이 급격히 저하된 말기 비보상기 상태에서 서로 상반되게 조절되는 유전자들을 발견했다고 강조했다. 이 과정에서 TAX1BP3·PFKFB2·CRIP3 등 기존에 심근병증과의 연관성이 잘 알려지지 않았던 유전자를 새롭게 규명했고, 이는 향후 심근병증을 유발하거나 진행을 결정짓는 핵심 표적이 될 가능성을 보인다. 더 나아가 연구팀은 심근병증의 복잡한 병태생리를 전 세계 연구자 누구나 직접 데이터를 탐색하고 활용해 추가 연구를 진행할 수 있도록 웹 기반 플랫폼을 구축했다. 황희상 서울아산병원 병리과 교수는 “기존의 유전자 분석이 간과했던 세포별, 부위별 차이를 반영해 심근병증을 분석한 최초의 연구"라면서 "이를 바탕으로 심근병증의 병태생리 기반 정밀진단이 가능해지고 향후 정밀의학 기반 맞춤치료제 개발에도 큰 단서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상언 서울아산병원 심장내과 교수는 “심근병증은 심부전이나 급사를 초래할 수 있는 치명적인 질환임에도 불구하고, 현재까지는 심장 기능 저하에 따른 공통된 생리적 반응을 조절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며 “이번 연구는 심근병증의 다양한 병리적 양상과 세포 반응을 정밀하게 분석할 수 있는 기반 데이터를 구축한 데 의의가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궁극적으로 심근병증 자체를 표적하는 치료제 개발로 이어질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연구하겠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보건복지부의 ‘연구중심병원 육성 연구개발 사업과제’ 지원을 받아 시행되었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2025-05-08 09:48: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