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KTB투자증권·자산운용이 유럽계 DTZ인베스터스자산운용과 손잡고 2000억원 규모의 아일랜드 더블린 소재 물류시설을 사들였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이들 컨소시엄이 투자한 아일랜드의 물류시설은 총 면적 약 7만3000㎡로 아일랜드 최대 규모다. 세계적인 리테일·식료품브랜드 중 하나인 테스코(Tesco)의 아일랜드법인이 오는 2032년까지 임차했다. 임대료는 매년 소비자물가지수(CPI)의 상승분에 연동한다. DTZ인베스터스운용 관계자는 “한국 투자자들의 수요에 맞는 우량기업에 장기임차된 유럽물류 창고를 발굴, KTB투자증권 등과 함께 인수했다”며 “아일랜드는 다양한 물류기업들의 임대수요에도 물류창고 건설비용 상승 및 제한적인 신규 건축허가로 수요 대비 공급이 부족하다. 추가적인 임대료 상승은 물론 매각시점에 자본이득을 기대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앞서 DTZ인베스터스운용은 체코 프라하 MPP 오피스빌딩(1700억원),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퀸즈타워(1700억원)를 성공적으로 인수한 바 있다. DTZ인베스터스운용은 글로벌 부동산 컨설팅업체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의 자회사다. 영국, 프랑스, 독일 등 유럽국가에 15조원 규모의 부동산자산을 운용하고 있다. kakim@fnnews.com 김경아 기자
2019-12-23 09:31:55[파이낸셜뉴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유럽 전기차 배터리 시장 선점을 위해 양극박에 1100억원을 추가 투자해 생산 규모를 2배로 늘리기로 했다. 롯데그룹은 신 회장이 지난 18일 헝가리 터터바녀 산업단지에 조성된 '롯데 클러스터'를 방문했다고 22일 밝혔다. 신 회장은 이곳에서 다음달 본격 양산을 앞두고 있는 롯데알미늄 공장을 찾아 첫 번째 시제품을 직접 확인하고, 롯데가 유럽 전기차 시장을 선점할 수 있도록 1100억원을 추가 투자해 양극박 생산 규모를 2배로 늘리기로 결정했다. 롯데알미늄 헝가리 공장은 연간 1만8000t 규모의 이차전지용 양극박을 생산할 수 있는 유럽 유일의 양극박 전용 공장이다. 신 회장은 올해 초 추가로 매입한 부지에 1·2단계 투자 금액을 넘어서는 3단계 투자까지 검토하고 있다. 롯데 클러스터에는 롯데케미칼과 롯데알미늄 공장 뿐만 아니라 롯데정밀화학과 롯데알미늄이 3000억원을 투자한 솔루스첨단소재의 음극박 생산공장도 인접해 있다. 롯데건설은 국내 물류 전문업체와 공동 투자해 단일 물류창고 기준 헝가리 최대 규모 물류센터를 개발하고 있다. 신 회장은 또 21일 아일랜드 더블린에서 열린 CGF(The Consumer Goods Forum) 글로벌 서밋의 롯데 부스에서 글로벌 소비재 경영진을 비롯 포럼 참석자들을 대상으로 2030부산세계박람회 유치 홍보 활동을 펼쳤다. 신 회장은 펩시코, P&G, 월마트, 레베 등 글로벌 그룹 최고경영자들과 가진 비즈니스 미팅에서도 2030부산세계박람회를 홍보하며 유치 지원에 힘을 실었다. CGF는 세계 70여 개국, 400여 개 소비재 제조사 및 유통사가 참여하는 글로벌 협의체다. CGF의 대표 회원사로는 펩시코, 아마존, 월마트, 까르푸, 이온, 코카콜라, 네슬레, 다농 등 글로벌 기업들이 참여하고 있으며, 롯데는 2012년부터 가입해 활동해왔다. 신 회장은 하반기 VCM(Value Creation Meeting)을 그룹 최초로 부산에서 개최한다. VCM이 롯데 주요 계열사 대표 및 지주사 임원 100여 명이 한자리에 모여 그룹이 나아갈 방향에 대해 공유하는 자리인 만큼, 2030부산세계박람회 유치를 위한 롯데 계열사들의 실질적이고 전방위적 지원을 모색할 예정이다. nvcess@fnnews.com 이정은 기자
2022-06-22 09:04:12KTB투자증권·자산운용이 유럽계 DTZ인베스터스자산운용과 손잡고 2000억원 규모의 아일랜드 더블린 소재 물류시설을 사들였다.23일 업계에 따르면 이들 컨소시엄이 투자한 아일랜드의 물류시설은 총 면적약 7만3000㎡로 아일랜드 최대 규모다. 세계적인 리테일·식료품브랜드 중 하나인 테스코(Tesco)의 아일랜드법인이 오는 2032년까지 임차했다. 임대료는 매년 소비자물가지수(CPI)의 상승분에 연동한다. DTZ인베스터스운용 관계자는 "한국 투자자들의 수요에 맞는 우량기업에 장기임차된 유럽물류 창고를 발굴, KTB투자증권 등과 함께 인수했다"며 "아일랜드는 다양한 물류기업들의 임대수요에도 물류창고 건설비용 상승 및 제한적인 신규 건축허가로 수요 대비 공급이 부족하다. 추가적인 임대료 상승은 물론 매각시점에 자본이득을 기대 할 수 있다"고 말했다.앞서 DTZ인베스터스운용은 체코 프라하 MPP 오피스빌딩(1700억원),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퀸즈타워(1700억원)를 성공적으로 인수한 바 있다. DTZ인베스터스운용은 글로벌 부동산 컨설팅업체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의 자회사다. kakim@fnnews.com 김경아 기자
2019-12-23 18:21:16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최근 한국의 서비스 분야에서 낮은 규제 수준을 보인다고 밝혔다. OECD는 지난해 서비스무역 분야에서 가장 많이 시장 개방을 실행한 상위 10대 국가는 라트비아, 아일랜드, 독일, 네덜란드 등이라고 발표했다. OECD는 각국의 서비스 시장 규제 현황을 파악하고 규제 정도를 측정하고 서비스무역 확대에 기여하기 위해 2007년부터 서비스 무역 제한 지수를 발표하고 있다. 한국의 경우 총 22개 분야 중 17개 분야에서 평균보다 낮은 규제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창고 및 물류, 컴퓨터 서비스, 보험 서비스 분야에는 규제 수준이 상대적으로 더 낮았고 철도 화물, 회계서비스, 통신 분야는 상대적으로 더 높은 규제 수준을 보였다. 통신의 경우 외국인 주식 취득을 49%까지 제한하고 있는 정책 등을 꼽았다. 회계서비스의 경우는 한국 내에서 허가 있어야 사업 영위가 가능하다는 이유로 규제가 높다고 지적했다. pride@fnnews.com 이병철 기자
2018-02-17 17:31:19미래에셋자산운용이 미국 페덱스 물류창고 2곳에 투자키로 했다. 지난해 초 페덱스 물류창고 6곳에 2000억원 규모 투자를 포함하면 투자 규모는 2500억원을 넘게 된다. 아마존 등 전자상거래 성장과 경기 회복으로 미국 물류 시장의 수익성이 높아질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2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자산운용은 '미래에셋맵스 미국 전문투자형 사모부동산 12호' 펀드를 통해 플로리다 서쪽 해안 템파(Tempa) 국제공항 인근과 메사추세츠주와 로드아일랜드 주 경계에 있는 페덱스 물류창고 2곳에 투자키로 했다. 이 펀드의 주요 투자자는 △미래에셋생명 250억원 △미래에셋캐피탈 100억원 △미래에셋대우증권 40억원 △소방공제회 120억원 △SBS.남양유업 30억원 등 총 540억원 규모다. 이번 투자는 메자닌(중순위) 대출 채권에 투자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차주를 대상으로 미국 소재 보험사인 메트라이프가 선순위로 대출을 해주고 이 펀드가 중순위 대출을 해준다. 각 차주에 대한 중순위 대출금리는 고정으로 연 10.79%(LTV 60~95%), 연 9.65%(LTV 59~95%)다. 펀드에서 대출 자금은 각각 9, 10월에 인출된다. 앞서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지난해 초 1호 해외 부동산 블라인드 펀드인 '미래에셋맵스글로벌사모부동산투자신탁1호'를 통해 페덱스 물류창고 6곳을 담보로 발행된 메자닌(중순위) 대출 채권에 2000억원 규모로 투자했다. 이렇게 미래에셋이 미국 물류 시장에 투자하는 것은 시장 성장성이 높다는 판단에서다. 지난해 기준 미국 물류자산 거래량은 61조원에 육박한다. 전자상거래로 인한 시장 개편과 노후시설 대체수요 때문이다. IB업계 관계자는 "미국 물류자산의 자본 환원율은 시애틀, 시카고, 뉴저지, 애틀란타, 로스앤젤레스 등 5대 물류시장 내 자산은 4%이고 2차 시장(세컨더리 마켓)은 6~7%를 기록하고 있다"며 "미래에셋이 가치가 많이 오른 지역의 가격 하락 위험을 회피하고 2차 시장의 우량 자산에 투자하는 방식으로 수익성과 리스크를 동시에 잡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ggg@fnnews.com 강구귀 기자
2017-09-21 17:48:40#OBJECT0#미래에셋자산운용이 미국 페덱스 물류창고 2곳에 투자키로 했다. 지난해 초 페덱스 물류창고 6곳에 2000억원 규모 투자를 포함하면 투자 규모는 2500억원을 넘게 된다. 아마존 등 전자상거래 성장과 경기 회복으로 미국 물류 시장의 수익성이 높아질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2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자산운용은 ‘미래에셋맵스 미국 전문투자형 사모부동산 12호’ 펀드를 통해 플로리다 서쪽 해안 템파(Tempa) 국제공항 인근과 메사추세츠주와 로드아일랜드 주 경계에 있는 페덱스 물류창고 2곳에 투자키로 했다. 이 펀드의 주요 투자자는 △미래에셋생명 250억원 △미래에셋캐피탈 100억원 △미래에셋대우증권 40억원 △소방공제회 120억원 △SBS·남양유업 30억원 등 총 540억원 규모다. 이번 투자는 메자닌(중순위) 대출 채권에 투자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차주를 대상으로 미국 소재 보험사인 메트라이프가 선순위로 대출을 해주고 이 펀드가 중순위 대출을 해준다. 각 차주에 대한 중순위 대출금리는 고정으로 연 10.79%(LTV 60~95%), 연 9.65%(LTV 59~95%)다. 펀드에서 대출 자금은 각각 9, 10월에 인출된다. 앞서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지난해 초 1호 해외 부동산 블라인드 펀드인 ‘미래에셋맵스글로벌사모부동산투자신탁1호’를 통해 페덱스 물류창고 6곳을 담보로 발행된 메자닌(중순위) 대출 채권에 2000억원 규모로 투자했다. 이렇게 미래에셋이 미국 물류 시장에 투자하는 것은 시장 성장성이 높다는 판단에서다. 지난해 기준 미국 물류자산 거래량은 61조원에 육박한다. 전자상거래로 인한 시장 개편과 노후시설 대체수요 때문이다. IB업계 관계자는 “미국 물류자산의 자본 환원율은 시애틀, 시카고, 뉴저지, 애틀란타, 로스앤젤레스 등 5대 물류시장 내 자산은 4%이고 2차 시장(세컨더리 마켓)은 6~7%를 기록하고 있다”며 “미래에셋이 가치가 많이 오른 지역의 가격 하락 위험을 회피하고 2차 시장의 우량 자산에 투자하는 방식으로 수익성과 리스크를 동시에 잡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ggg@fnnews.com 강구귀 기자
2017-09-21 09:23:37"중국 지점장이 경찰서로 피신해서 나오지 못하고 있다는데…."근심스러운 눈동자가 스마트폰을 향했다. 이승현 전 한진해운 부사장이 내민 카카오톡 채팅 창에는 해운 후배들이 보내온 메시지가 가득했다. 한진해운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로 인한 물류대란 관련 소식이 실시간으로 전해지고 있었다."최악의 타이밍이었다. 하필 물동량이 피크일 때다. 미국 1년 총 소비의 50~60%가 추수감사절과 크리스마스에 나온다. 3.4분기가 컨테이너 운송의 최대 성수기인 건 이런 이유에서다. 수출업자는 이 시기 돈을 벌어야 하는데, 보낸 물건이 제때 도착하질 않으니 수출입업자들이 난동을 부리고 있는 거다. 꿈에도 생각 못한 일이 벌어진 것이다."40여년 물류업에 몸담아온 이승현 전 부사장은 1971년 대한항공에 입사, 한진해운이 한때 글로벌 4위까지 오르는 데 큰 공을 세웠다. 그는 항공 물류시스템을 해운에 접목시켜 빠른 속도로 해운업 선두권에 한진해운을 올렸다. 세계 해운 역사에서도 한진의 행보는 유례없었다. 과감한 투자, 장기적 안목으로 한진의 성장을 함께했던 해운업 원로는 한진해운 사태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곽인찬 파이낸셜뉴스 논설실장이 지난 9월 28일 서울 효창동 사옥에서 이승현 전 부사장을 만났다.대담 = 곽인찬 논설실장 ―한진해운의 법정관리 결정 이후 벌어진 물류사태를 어떻게 보는가.▲해운은 기간산업이라는 말로도 부족하다. 국가 생명줄과 같다. 대한민국은 수출의존이 심한 나라 아닌가. 수출입 물량은 98%가 바닷길로 움직인다. 모두 배로 운송한다고 보면 된다. 우리는 북한에 막혀 사실상 섬나라와 같다. 그간 해운은 한국의 수출 주도 경제성장에 기여해왔다. 한진해운이 글로벌 4위 선사로 올라서면서 한국의 수출 경쟁력이 높아졌다. 한진해운으로 인해 부산항이 커지기 전에는 아시아에서 미국으로 가는 허브는 일본이었고 유럽행 허브는 홍콩이었다. 한국에는 작은 컨테이너선이 들어와 물건을 싣고 다시 일본과 홍콩에 내리면 큰 선박이 이를 다시 싣고 미국과 유럽으로 향했다. 그만큼 물류비가 추가되고 시간도 오래 걸렸다. 수출 경쟁력이 떨어지고 수입 물가가 오르니 덩달아 국내 물가도 오르게 된다. 물류는 그만큼 강력하다. 하지만 이렇게 중요한 국가 핏줄을 잘라놨으니…. 정부는 해운을 몰라도 한참 몰랐다. 해운은 절대로 개인의 기업이 아니다.―이번 사태로 부산도 타격이 크지 않나.▲한진해운이 1년에 컨테이너 500만개를 실어 나른다. 부산을 아시아 물류 허브로 만들어 부산항을 중심으로 컨테이너를 모았다. 다른 나라에서 옮겨 와 다시 실어서 보내는 컨테이너도 최소 100만개가 넘는다. 한진해운 없어지면 100만개는 그냥 날아가는 거다. 부산항은 현재 글로벌 6위다. 한진해운이 무너지면 금방 10위권 밖으로 밀려나고 곧 없어질 거다. 거제와 통영이 조선업 불황으로 어려운데 부산도 무너질 수 있다. 생각해보자. 항만에 크레인, 창고, 열차, 트럭 등 부두연관 종사자가 엄청나게 많다. 또한 배가 하나 더 들어오면 먹는 것부터 시작해서 급유 탱커까지 엄청난 종사자가 매달리고 그 가족들도 먹고산다. 한진해운 직원만이 전부가 아니다. ―한진해운 사태의 근본 원인이 어디에 있었다고 보나.▲외환위기 때 김대중정부가 해운업 특성을 고려하지 않고 모든 기업 부채비율을 200%로 맞추게 했다. 해운은 대단위 투자가 필요한 산업이다. 한 척만 배를 지어도 부채비율이 몇 백퍼센트씩 올라가는데 한진해운이 배를 지을 수 있었겠나. 그리고 정부가 요구한 200% 부채비율을 맞추기 위해 선박을 처분했으니 고액이라도 용선을 할 수밖에 없었다. 그런 와중에도 정부는 수출 성과를 보여주기 위해 수출입은행을 통해 덴마크 선사 머스크에 1만8000TEU급 초대형 컨테이너선 20척에 대한 파이낸싱을 해줬다. 당시 가장 큰 선박은 1만2000TEU였다. 20척 모두 대우조선해양에서 지었다. 한 척에 약 2억달러로 한번에 40억달러 수출 성과를 올린 거다. 우리나라 정부가 다른 나라 선사에는 앞장서서 일감을 몰아주고 하면서 왜 한국 선사는 등한시했는지 모르겠다. 우리는 원가경쟁에서 밀릴 수밖에 없다. 그러니 싸움이 되지 않았던 거다.―전직 회장이었던 최은영 유수홀딩스 대표에 대한 비판 여론이 높았다. 어떻게 생각하나.▲동의한다.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런데 조금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조중훈 전 한진그룹 회장이 돌아가시면서 셋째 조수호 전 회장이 한진해운을 맡았다. 조수호 회장은 중학교 때부터 미국으로 건너가 MBA를 마친 후 한진해운에 합류했다. 어려서부터 미국에 나가있다 보니 한국에 인연이 없었다. MBA에서 함께 공부하던 사람들이 가장 친한 친구들이었다. 이 사람들을 조수호 회장이 한진해운으로 데려와 비서실, 총무실, 기획실 등 요직에 배치했다. 이들은 대부분 씨티뱅크 출신이었다. 당시 해운업 호황으로 돈을 많이 벌었는데 씨티뱅크 출신들을 데리고 왔다는 건 그쪽에 재테크하겠다는 의미다. 하지만 마무리를 제대로 못하고 안타깝게 일찍 돌아가셨다. 최은영 회장은 사실상 자기 길을 갔다. 한진해운홀딩스를 만들었고, 여의도 사옥은 지금도 최 회장 명의로 돼있다. 최 회장이 조세피난처인 영국령 버진아일랜드에 페이퍼컴퍼니를 운영한 것으로 드러났을 때 MBA 출신 사람들 이름이 잔뜩 나왔다. 씨티뱅크 출신들이 와서 한 일이 이런 재테크였던 것 같다. ―한진해운이 가진 경쟁력은 어떤 것이 있나.▲전 세계 해운업계 1등이라고 하는 머스크가 유럽노선의 20%를 점유하고 있지만, 태평양 노선에서는 한진해운이 머스크와 맞먹는다. 태평양 노선에선 작년 전반기까지 흑자였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나빠졌는데 그렇다고 회사 청산이 말이 되나. 한진해운이 태평양에선 세계 최고 수준 물류시스템과 네트워크를 만들어 놨다. 또 컨테이너 운송 모든 비용은 터미널에서 발생하는데, 한진이 전 세계 터미널 곳곳에 투자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현재 부산, 도쿄, 대만, 중국 상하이, 미국 시애틀, LA에 자체 터미널 물류 시스템이 있다. LA롱비치는 전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터미널이다. 심지어 이곳에는 한진해운 자체 열차가 있다. 하루에 4번씩 시카코, 뉴욕, 휴스턴을 오간다.―한진해운 초창기 항공업 노하우를 해운업에 접목시켜 독보적인 시스템을 만드신 걸로 안다.▲LA에서 한국까지 배를 타고 오려면 2주 정도 걸린다. 비행기는 10시간이면 된다. 해운의 하루가 항공의 1시간이다. 그만큼 해운업무도 굼떴다. 배가 들어오면 그때부터 통제하고 통관절차가 진행됐다. 1980년대 통신은 느리고 비쌌다. 전화도 마찬가지였다. 반면 항공은 전 세계 통신망이 따로 있었다. 모든 용어들도 잘 정리돼 있었다. 그래서 대한항공에서 한진해운으로 적을 옮기면서 가장 먼저 했던 것이 항공통신망 도입이다. IBM과 함께 슈퍼컴퓨터를 제일 먼저 들여와 세계 최초 해운물류 전산시스템을 만들었다. 미국, 유럽, 서남아시아, 싱가포르, 중동, 한국에 IBM서버 6개를 만들어놓고 전 세계 네트워크를 온라인 '리얼 타임(실시간)'으로 만들었다. 리얼 타임이 지금은 당연하지만 당시엔 상상조차 못했던 일이다. 해운물류시스템을 구축하고 나니, 다른 선사는 선박 출항 여부를 하루 지나서 혹은 배가 들어와야 아는데 우리는 배가 출발할 때 화주에게 바로 통보가 갔다. 더 나아가 삼성, 미국 월마트 등 대형 화주들을 전산물류시스템에 집어넣었다. 화주들은 본인들의 짐이 어디 있는지 실시간으로 파악 가능했다. 또 화주들의 연간 원자재 오더와 스케줄을 받아서 우리가 체크해서 다 관리해줬다. 자재부, 재고관리부, 운송부 등 부서를 다 없애도 되게끔 만들었다. 기업의 물류 비용과 인건비를 엄청나게 줄인 것이다. 완전 일관물류 서비스다. 이렇게 되니 머스크 등 세계 1.2등 회사에서도 비상이 걸렸다. 이름도 없었던 한진해운이 10년 만에 글로벌 4위가 된 배경이다. ―이런 한진해운이 사라지면 웃는 쪽은 글로벌 선사들이다. 향후 해운시장 전망은 어떻게 보나.▲자본주의 자유경쟁시장에는 반드시 오르막과 내리막이 있다. 자본주의가 시작된 후 항상 그래왔다. 골이 깊으면 산꼭대기도 높다. 불황이 오래될수록 회복 이후 호황은 그만큼 길어진다. 해운은 3년 호황기에 긁어모은 돈으로 7년 불황을 버텨왔다. 사이클이 길어진 것이다. 벌 때는 정말 어마어마하게 번다. 한진해운이 1년에 500만 컨테이너 실어 나르는데 성수기에는 운임 1000달러는 우습게 올라간다. 500만개 중 100만개만 1000달러 더 받으면 그냥 조단위로 올라간다. 내가 돈만 있으면 지금 해운에 투자하겠다.―채권단이 한진해운의 알짜노선과 영업망을 현대상선에 주는 방식으로 해법을 찾는 것 같다. 현실적으로 가능하지 않다는 의견도 많은데, 어떻게 보나.▲영업망이라고 하는 게 민간 기업 간 계약인데 뭘 어떻게 하겠다는 건지 모르겠다. 몇십년 동안 나도 주기적으로 거래처를 찾아갔었고, 그쪽도 한국 방문하면서 매년 얼굴을 맞대가며 서로가 만든 네트워크가 영업망이다. 내가 있을 때 만든 네트워크만 90개국, 100개 영업장이었다. 짧게는 20년, 오래된 것은 대한해운공사 때부터 50년, 60년이나 됐다. 태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아랍에미리트연합, 사우디 이런 곳에 몇십년 된 네트워크들이 있다. 해외영업장은 한진해운을 대표하는 대행업체로 각종 물류비와 부두 핸들링비 등을 먼저 대납하고 한진해운이 한달 뒤에 정산해주는 시스템이다. 근데 느닷없이 법정관리에 들어가니까 50년, 60년 신뢰를 쌓아온 현지 네트워크는 다 파산상태다. 한진해운이 내야 할 항만 하역비와 창고료, 기차운송비를 그쪽에서 다 뒤집어 썼다. 한류는 무슨 한류인가. 한진해운을 욕할 것 같나. 한국 정부를 욕한다. 이제는 한국을 원수로 여기게 될 사람들이다. 100% 신뢰를 쌓으면서 몇십년 동안 만들어온 관계인데 이런 네트워크를 무슨 재주로 가져가겠다는 건지 모르겠다.―현대상선이 유일한 국적선사가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현대상선 정상화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는가.▲현대상선이 세계 1위 머스크와 2위 MSC가 만든 얼라이언스 2M에 들어갔다는데 두 선사가 받아줄 이유는 사실 없다고 본다. 들어간다고 해도 전 세계 선복량의 30% 가까이 보유한 엄청난 두 선사가 있는데 현대상선이 거기서 뭘 할 수 있겠나. 2M 주력선대는 1만8000TEU급 컨테이너선이다. 현대상선의 1만TEU급보다 원가가 30%, 40% 저렴하다. 컨테이너 공간을 공유하고 돈을 지불하는데 누가 원가를 보전해주나. 같이 경쟁하면 적자날 가능성이 크다. 현대상선 시작은 현대계열사의 자동차, 철강, 정유 등을 운반하기 위한 벌크선 사업이었다. 때문에 컨테이너 사업 경쟁력이 높지 않다. 머스크가 현대상선을 받아들인 이유는 다른 데 있을 것이라고 본다. 현대상선을 미끼 삼아 한진해운을 가져가는 것이 목적 아닐까 싶다. 머스크가 가장 가져가고 싶은 선사가 한진해운이다.―한진해운의 운명은 이제 법원에 달려 있다. 청산 가능성이 높은 상황인데, 마지막으로 해법이 있다면.▲우선 지금 전 세계에서 벌어지고 있는 물류대란부터 해결해야 한다. 돈을 직접 지불하지 않아도 정부에서 지불보증에 대한 내용을 각국 정부에 보내면 깔끔하게 해결된다. 기술적으로 얼마든지 가능하다. 만약 한진해운을 살린다면 머스크하고 싸울 수 있게 1만8000TEU급 컨테이너선 20척을 한국 조선소에 발주해 줘라. 한진해운이 20년 동안 책임지고 운영하면 살아날 수 있다. 정부는 대우조선해양에 4조2000억원을 쏟아부었다. 정말 아쉬운 대목이다. 이 돈을 한진해운에 넣었으면 당장 머스크와 싸워서 이길 수 있을 것이다.―향후 해운산업의 큰 그림을 어떻게 잡아가야 할까. ▲가장 중요한 건 글로벌 네트워크다. 몇십년간 쌓아온 네트워크가 무너지고 있다. 대한민국을 위해 빨리 복구를 마치고 정부든 어디든 인수를 해야 한다. 또 10년 또는 20년 이후 장기적인 관점에서 한국 해운과 물류를 바라볼 필요가 있다. 제 역할을 못하고 있는 해양수산부 말고 해양물류부를 만들거나 청와대 직속 기구를 만들어 준비해야 한다.정리= eco@fnnews.com 안태호 최진숙 기자*이승현 전 한진해운 부사장 ■약력 △67세 △대구 △경남고·서울대 경영 △대한항공 영업본부 부장 △한진해운 부사장 △한진종합물류연구소 소장 △한진그룹 경영조정실 부실장 △거양해운 대표이사 △독일 DSR-SENATOR 사장 △동남아해운 사장 △한국도심공항 사장
2016-10-03 17:08:16▲ 일본 고베시는 시민들이 바다와 배, 항구를 즐길 수 있는 친수공간으로 만들기 위해 광장과 산책로, 문화·오락시설 등을 갖춘 ‘워터 프런트’를 개발 중이다. 고베시 앞 바다를 메워 만든 ‘포트 아일랜드’ 전경. 1995년 1월 17일 오전 5시 46분. 일본 효고현에서 발생한 남부지진(한신아와지 대지진)은 142년 된 일본의 개항도시 고베시를 일순간 무너뜨렸다. 20초간의 강력한 지진으로 고베시에서만 4571명이 죽고 1만4678명이 부상했으며 6만7421가구의 주택이 붕괴됐다. 시내 전역에서 전기공급이 중단됐고 상수도는 대부분의 지역에서 단수됐으며 가스는 80%가 공급이 멈췄다. 지금으로부터 142년 전인 1868년 외국에 문호를 개방해 국제도시로 발돋움한 고베시는 하루아침에 잿더미로 변했다. 그로부터 15년 동안 고베시는 ‘창의적이고 매력적인 도시’를 기치로 내걸고 도시재생프로젝트를 진행, 현재 일본의 6대 도시로 우뚝 섰다. ■도시재생 통해 창의도시로 1868년 개항 당시 고베시의 인구는 2만명 수준이었지만 지금은 150만명이 넘는 국제도시로 자리매김했다. 일본 열도 중간의 남쪽 해안이라는 지리적 이점을 살려 전 세계 무역을 잇는 무역항으로 개발한 덕분이다. 고베시 중앙의 로코산맥을 중심으로 동남 방향의 오사카만에 접해 있는 남쪽은 도시로 개발됐고 서부와 북부지역은 풍요로운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대규모 뉴타운이 들어섰다. 이 중 로코산에서부터 남쪽 해안 사이에 터를 잡은 도심부는 고베시 인구의 약 60%가 살고 있다. 이곳은 산허리에 위치한 주택지역과 해안주변의 항만산업지역, 산 아래 주택지와 항만산업지 중간 지역의 주택·상업지역으로 나뉘어 조화를 이루고 있다. 고베시가 주거·산업·문화가 잘 어우러진 도시의 모습을 갖춘 것은 개항 이후 꾸준한 도시계획사업을 편 덕분이다. 여기에다 1995년 대지진 이후 대규모로 추진한 도시재생프로젝트는 알록달록한 고베시의 색깔을 한층 뚜렷하게 했다. 고베시는 대지진이 발생한 후 2년 만에 항만, 도로, 철도 등의 공익시설을 모두 재건했다. 주택도 당초 계획에 앞서 정비를 했지만 문제는 도시의 문화가 사라졌고 일본 전반의 경기 침체와 맞물려 고베시의 재정이 고갈됐다는 점이다. 이때부터 고베시는 시청과 시의회뿐 아니라 전 고베시민이 참여해 도시디자인 프로젝트를 추진했다. ‘계속 거주하고 싶은 도시, 방문하고 싶은 매력적인 도시, 지속적으로 발전하는 도시’를 만들기 위한 고베시민들의 노력은 2008년 10월 국제연합교육과학문화기구(유네스코)으로부터 창의적인 디자인 도시로 선정되면서 결실을 맺었다. ▲ 일본 고베시는 중앙 로코산 자락의 옛 외국 공관과 외국인 주거단지를 미술관과 박물관 등으로 새롭게 단장해 관광객 유치에 큰 성과를 거두고 있다.옛 외국공관 거리. ▲ 일본 고베시 해안에는 다양한 문화·레저·쇼핑 복합시설이 들어서 있다. 쇼핑·문화센터인 ‘커낼 가든’ 내부. 광장 위로 하늘을 볼 수 있는 천장 구조물이 독특하다. ■전통과 이국적 문화의 조화 고베시 도시디자인의 특징은 역사에서 배어난다. 1868년 일본의 관문이 되기 위해 항구를 개방한 후 적극적으로 서양 문물을 수용해 다양한 문화가 자리를 잡았다. 로코산 아래 옛 외국인 공관과 거주지역은 시에서 미술관과 박물관 등으로 개조해 이국적인 풍경으로 관광객들을 끌어들이고 있다. 외국인들이 찾던 카페 거리는 현대식 카페와 쇼핑센터가 혼재한 쇼핑·문화타운이 됐으며 중국인들이 거주하던 지역은 차이나타운으로 정비돼 인접한 일본의 전통 스트리트형 상가와 어울려 독특한 매력을 발산한다. 고베시는 항구도시지만 바다에서 밀려오는 비릿한 냄새와 낡은 회색빛 건물이 없다. 컨테이너선이 정박하는 물류항이라는 특징 때문이기도 하지만 항구를 문화·관광구역으로 개발했기 때문이다. 고베시 최남단에 자리 잡은 포트 아일랜드는 이런 고베시의 특징을 단적으로 잘 보여준다. 1996년부터 443ha의 바다를 매립해 1980년대에 완공된 이곳은 항만시설뿐 아니라 주택, 공원, 국제회의장, 전시장, 패션타운, 대규모 물놀이시설 등을 갖춘 복합 도시공간으로 탈바꿈했다. 또 남쪽 항구에 있던 화물기차역 터 등을 재개발한 고베 하버랜드는 쇼핑, 식사, 오락기능을 갖춰 매일 수만명의 관광객을 끌어들이고 있다. 고베시가지를 중심으로 20∼30분 거리에는 각종 산업단지가 조성돼 도시의 경제기능을 담당하고 있다. 한신 고속도로 인근에 건설된 고베 유통센터는 각종 창고·운수 기능을 갖춘 일본의 대표 유통업무단지로 자리매김했다. 서고베 지역의 고베 하이테크 파크는 세이신주택 2단지와 함께 직주근접형 도시개발의 모델이 되고 있다. 산과 바다를 품은 천혜의 자연환경을 살린 관광시설은 고베시의 도시디자인에 매력을 더한다. 고베시 서쪽에 있는 아름다운 해안에는 스마우라공원과 마이코빌라, 스마 해변공원 등 다양한 공원이 있다. 세토나이카이 국립공원 일부로 지정된 로코산에는 하이킹 코스나 자연경관을 즐길 수 있는 곳이 이루 다 셀 수 없을 정도로 많다. 로코산 뒤편의 아리마는 쉼터를 제공하는 온천 리조트 단지로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인기가 높다. 이밖에 왕자 동물원과 스마해변수족원, 삼림공원, 누노비키노 다키 폭포, 고시키즈카 고분 등은 도심부의 이국적인 문화·쇼핑센터와 어우러져 전 세계 관광객에게 볼거리를 제공한다. /victoria@fnnews.com이경호기자
2010-07-13 17:27:11【루멘(벨기에)=조영신기자】벨기에 브뤼셀 국제공항을 출발한 버스가 고속도로에 진입하자 거침없이 달린다. 전 세계에서 가장 아름답다는 평가를 받는 벨기에 농촌 모습도 잠시, 50여분을 달린 버스가 멈췄다. 브뤼셀 국제공항에서 1시간 거리, 또 세계 최대 항만 중 하나인 앤트워프항에서 70㎞가량 떨어진 루멘에 도착했다. 루멘은 현대모비스가 유럽 각 지역에 부품을 공급하기 위해 물류센터를 마련한 곳이다. 현대모비스 유럽부품판매총괄법인(MPE:Mobis Parts Europe)은 유럽 각 국의 물류센터 물량을 조절하는 임무를 맡고 있다. ■현대모비스 유럽 허브 물류센터 현대식 3층 건물(사무동) 뒤로 부품창고가 눈에 들어온다. 유럽에 공급되는 모든 현대·기아차 사후관리(AS)용 부품은 모두 이곳의 통제를 받아야만 한다. 벨기에 MPE가 현대모비스 유럽 허브 물류센터인 셈이다. 실제 MPE는 영국 리치필드(MPE-UK)와 독일 브레나(MPE-DE), 오는 11월 완공 예정인 스웨덴 욘쇼핑(MPE-SE) 등 3개국의 물류센터 재고를 조절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물류센터 내부는 겉에서 본 것과는 달리 무척 컸다. 면적은 5만2000㎡(약 1만5000평). 물류센터 내부는 마치 도서관처럼 정리정돈이 돼 있다. MPE에 보관 중인 부품 수만 12만8000여개에 달한다. MPE의 부품공급률(소비자가 청구한 부품 수 대비 공급자가 즉시 공급 가능한 부품의 비율)은 95%. 수요 예측이 불가능한 품목 5%를 제외하고는 모든 품목을 구비하고 있다. 이용호 MPE 총괄부장은 “벨기에는 나토군 사령부와 유럽연합(EU)본부 등이 위치한 유럽의 심장”이라며 “특히 벨기에 루멘은 반경 300㎞ 이내에 영국과 네덜란드, 독일 등의 국가들이 위치해 있고 반경 750㎞ 안에는 유럽 인구의 80%, 소득의 90%가 집중돼 있는 물류 요충지”라고 설명했다. ■딜러 직배송 체제로 전환하는 현대모비스 유럽 물류센터 현대모비스가 유럽 물류체제를 대폭 전환한다. 그동안 ‘유럽 물류센터→ 각 국의 대리점→ 각 국의 딜러’ 등 3단계로 형성된 구조를 ‘유럽 물류센터→ 각 국의 딜러’ 등 2단계로 단순화하기로 했다. 즉 딜러 직배송 체제로 전환, 보다 효율적인 물류체계를 갖추기로 했다. 현재 딜러 직배송 체제로 전환, 운영되고 있는 국가는 12개국(벨기에, 네덜란드, 프랑스, 독일, 오스트리아, 헝가리, 체코, 슬로바키아, 덴마크, 스웨덴, 영국, 아일랜드)이다. 독일 물류센터를 담당하는 노재익 MPE 부장은 “딜러 직배송체제는 기본적으로 현대차와 기아차의 물량이 많기 때문에 가능하다”고 설명한 뒤 “직배송 확대는 곧 현대모비스가 효율적인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물류단계 최소화는 시간과 비용을 효율화할 수 있어 소비자와 부품 공급자 모두 윈윈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각 국가의 대리점들이 운영하고 있는 소규모 부품창고가 정리되는데 다소 시간이 필요하지만 조만간 전 유럽의 물류체계가 딜러 직배송 체제로 전환될 것이라는 게 현대모비스 MPE측의 설명이다. ■부품창고가 부족하다 현대차와 기아차의 유럽 판매가 증가하면서 현대모비스의 역할이 더욱 커졌다. 판매 증가는 곧 AS 증가를 의미하기 때문이다. 더욱이 까다롭기로 유명한 유럽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서는 부품센터의 추가 확보는 필수충분조건이다. 이에 따라 현대모비스는 스페인과 헝가리, 이탈리아, 그리스 등 유럽 곳곳에 부품센터를 추가 설립키로 했다. AS 규모가 증가한 영국의 경우 탐워스에 총 2만438㎡(6200여평) 규모의 부품센터를 신축 중이다. 기존 기아차뿐만 아니라 현대차 AS에 나서기 위해 지난해 11월 착공, 오는 8월부터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갈 예정이다. 이강훈 MPE-UK 차장은 “올해 3000만유로를 투자, 신축 중인 새 창고가 완공되면 현대 및 기아의 부품사업이 안정화 궤도에 오를 것”이라며 “이후 아일랜드와 몰타, 키프로스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또 스웨덴 MPE-SE의 경우 오는 11월 부품창고가 완공, 스웨덴과 핀란드, 덴마크 등 스칸디나비아반도를 중심으로 서비스에 들어갈 계획이다. 이용호 MPE 부장은 “지난해 유럽에 돌아다니는 현대차와 기아차는 모두 370만대에 달하고 있다”며 “현대·기아차의 유럽 판매가 늘어나면서 AS 부품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오는 2012년까지 스페인과 헝가리, 이탈리아, 그리스에 부품센터를 단계적으로 설립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또 오는 2015년까지 유럽통합시스템을 구축, 전 유럽이 시스템화될 것이라고 그는 소개했다. /fncho@fnnews.com
2008-03-03 16:51:33【브래다(네덜란드)·마드리드(스페인)=조영신기자】‘신이 버린 땅, 인간이 승리한 땅, 네덜란드.’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스키폴 국제공항에서 카이런을 타고 1시간10여분을 달리자 네덜란드 제2의 도시이자 무역도시인 로테르담 시가지가 시야에 들어왔다. 로테르담 항은 유럽 최대의 무역항. 주변에 전세계 기업들이 투자한 물류센터가 즐비한 곳으로 유명하다. 로테르담 항에서 렉스턴으로 차를 바꿔 타고 다시 30여분을 달린 후 최종 목적지인 쌍용자동차 유럽부품센터(SEPC)에 도착했다. 로테르담 항에서 동남쪽으로 45㎞ 떨어진 브래다에 위치한 쌍용자동차 유럽부품센터는 지난 4월 문을 열었다. ■쌍용차, 최초 해외 현지 단독 법인 SEPC SEPC는 유럽 전역에 쌍용차 부품을 공급하는 물류센터이자 부품창고다. 그동안 쌍용차 유럽 현지 물류센터의 필요성은 꾸준히 제기돼 왔다. 지난 2002년부터 쌍용차 유럽 완성차 수출이 크게 증가한 탓이다. 한국에서 부품을 공수, 유럽 전역에 배송하는데 많은 시간과 불편을 겪어야 했기 때문에 SEPC의 등장은 유럽 쌍용차 보유자들에게는 희소식인 셈이다. 물류센터는 당초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컸다. 면적은 1만1000㎡. 마치 도서관에 책이 정리된 것처럼 1만2200여개 부품들이 잘 정리 정돈돼 있었다. 유럽 19개 대리점에서 부품 요구가 들어오면 시급성 여부에 따라 부품을 공급해 준다. SEPC의 공급률은 90%. SEPC는 수요 예측이 불가능한 품목 10%를 제외한 모든 품목을 구비하고 있다. 양세일 SEPC 법인장은 “서유럽과 동유럽 등 독립국가연합(CIS) 국가를 제외한 19개 국가를 모두 커버할 수 있는 물류 네트워크를 갖추고 있다”며 “소비자들에게 보다 좋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유럽 부품센터로 인해 애프터서비스(AS) 능력이 향상되고 이는 곧 완성차 판매 증가로 이어지는 중요한 역할을 하는 곳”이라고 강조했다. ■월요일은 스페인 오더만 쌍용차 SEPC가 현재 관리하고 있는 국가는 모두 19개국. 여러 국가에서 부품공급 요청이 마구잡이식으로 들어올 경우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판단에 따라 쌍용차는 요일별 부품공급 요청을 받고 있다. 수요가 많은 스페인은 월요일에 주문을 받는다. 화요일에는 이탈리아, 수요일에는 아이슬란드와 아일랜드, 영국, 목요일에는 체코와 덴마크, 노르웨이, 폴랜드, 금요일은 불가리아와 그리스, 네덜란드,루마니아 등에서 오더를 받는다. 물량이 많은 스페인과 이탈리아는 별도로 오더를 받고 물량이 다소 적은 곳은 지리적으로 가까운 국가별로 묶어 배송한다는 것이다. 물류비용을 최소화하면서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요일별로 세분화시켜 오더를 받는다는 게 SEPC측의 설명이다. 정규 오더 이외에 긴급 및 초긴급 요청은 요일에 상관없이 주문을 받는다. 초긴급 요청이 들어오면 12시간 이내에 유럽 어디든 상관없이 부품을 공급해 준다. 양세일 SEPC 법인장은 “물류센터가 설립되기 전에는 부품을 공급하는데 2∼3개월가량 걸렸지만 현재는 배송기간이 4일로 단축됐다”며 “유럽 각국의 대리점은 물론 수많은 딜러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또 물류센터 설립 이전 긴급 요청이 들어오면 항공편을 이용하는 등 비용 측면에서 많은 부담을 가졌지만 지금은 그럴 일이 거의 없어졌다”고 덧붙였다. ■이베리아반도 질주하는 쌍용차 월요일, 네덜란드 브래다 SEPC에서 각종 자동차 부품을 실고 출발한 트럭이 피레네 산맥을 넘어 이베리아반도의 중심국가인 스페인 마드리드에 도착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고작 4일. SEPC 설립 이후 SYES의 부품 주문이 부쩍 늘었다. SYES는 쌍용차 스페인 독점 판매 대리점이다. 호세 루이스 아티엔사 SYES 대표는 “지난해 스페인 시장에서 쌍용차 1만2000대가 판매됐다”며 “스페인에서 가장 인기있는 모델인 해치백(C세그멘트)이 아님에도 불구, 1만2000여대의 판매는 놀라운 실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는 전년에 비해 11.2% 증가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카이런이 지난해 모두 4300여대 판매되는 등 스페인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덧붙였다. 아티엔사 대표는 “스페인 외 이탈리아에서도 카이런이 많이 판매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가격 대비 성능과 품질을 인정받고 있다”고 부연 설명했다. 판매가 급증하면서 스페인 소비자 입맛에 딱 맞는 주문도 나오고 있다. 프레임 방식인 정통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과 함께 도시형 SUV가 필요하다는 것. 호르헤 벨순세 SYES 마케팅 담당자는 “스페인 소비자는 매우 다양하지만 다른 유럽과 마찬가지로 C세그먼트 시장이 강하다”며 “도시형 SUV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스페인 농구 영웅 파우 가솔이 광고모델 NBA 스타이자 스페인 농구 영웅인 ‘파우 가솔’이 지난해 쌍용차 광고모델로 등장했다. 호세 루이스 아티엔사 SYES 대표는 “테니스 스타 라파엘 나달과 NBA 스타 파우 가솔, 축구 스타 사비 알론소 등 스페인에는 3명의 스포츠 영웅이 있다”며 “이중 파우 가솔이 쌍용차 광고 모델로 활동중”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불과 4년 전만 해도 스페인에서 쌍용차를 아는 소비자는 거의 없었다”며 “그러나 쌍용차에서 좋은 차를 좋은 가격에 공급해 주고 현지 스포츠 마케팅 또한 활발히 진행되면서 인지도가 많이 올라갔다”고 말했다. 판매 실적이 이같은 사실을 뒷받침해주고 있다고 그는 강조했다. 그는 한국 차 인지도에 대해 “현대자동차, 기아자동차, 쌍용자동차 등 한국 차는 기술력을 가진 저렴한 차로 인식하고 있다”며 “한국 브랜드 인지도는 아직 낮은 수준이라 미래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일본 완성차 업체들의 경우 초기 스페인 시장 진입시 저렴한 가격으로 들어온 후 점진적으로 가격대를 높였다. 하지만 한국 완성차 업체들이 가격을 올리기에는 아직 시기상조라는 것이 현지 분위기인 것 같아 아쉬움이 따랐다. /fncho@fnnews.com ■사진설명=쌍용자동차는 지난 4월 네덜란드 로테르담 항 인근 브래다시에 유럽 19개 국가를 관활하는 유럽부품센터(SEPC)를 설립했다. 사진은 쌍용자동차 SEPC 전경. 쌍용자동차는 렉스턴 등 차량 부품 1만2200여개를 유럽 19개 국가에 요일별로 공급하고 있다. 쌍용차 부품들이 품목별로 정리돼 있다(아래 왼쪽 사진). 스페인 마드리드 시내에 위치한 쌍용차 딜러점 내부 모습(아래 오른쪽 사진).
2007-12-06 16:48: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