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아침 겸 점심(아점) 또는 점심 겸 저녁(점저)을 즐기는 식문화가 확산되고 있다. 정해진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롭게 식사를 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간편하게 먹는 핑거푸드(Finger Food) 제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 2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식품·외식업체들이 한 입에 먹는 간편한 핑거푸드 형태의 메뉴를 다양하게 선보이는 추세다. 프랜차이즈 스쿨푸드는 대표 메뉴 '마리(mari)'의 지난해 매출이 코로나19 이전(2019년)에 비해 약 20% 증가했다고 전했다. 마리는 일반 김밥과 비교해 크기가 작아 핑거푸드처럼 먹을 수 있다. 집에서 온라인 수업을 하는 어린 자녀들을 위한 간식이나 재택근무를 하면서 먹을 수 있는 간편한 식사 메뉴를 찾는 직장인의 수요가 커지면서 판매가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스쿨푸드의 시리즈는 '모짜렐라 스팸 계란 마리'를 비롯해 '스페니쉬 오징어 먹물 마리' '톡톡 날치알 마리' '불닭 모짜렐라 스팸 계란 마리' 등 독특하고 다양한 10여개의 메뉴로 구성됐다. 신세계푸드 노브랜드버거의 '상하이 핑거 포크' '인절미 치즈볼' 등도 인기를 얻고 있다. 사이드 메뉴라는 인식을 넘어 새로운 단품 메뉴로 호응을 얻고 있다는 게 신세계푸드 측의 설명이다. 지난 1월 노브랜드버거 매장별 매출 가운데 사이드 메뉴(감자튀김 제외)가 차지하는 비중은 15.2%로, 전년동월 대비 5.1%포인트 증가했다. 특히 상하이 핑거 포크는 한 입에 먹기 좋은 사이즈로 잘라낸 후 바삭하게 튀겨낸 돼지고기의 식감이 자체 개발한 특제 향신료의 향과 잘 어울린다는 평가를 받으며, 10여개 사이드 메뉴 가운데 줄곧 판매순위 1위를 차지하고 있다.SPC그룹이 운영하는 쉐이크쉑도 이달 초 한 입에 먹기 좋은 '치킨 바이트(Chick'n Bites)’를 선보였다. 치킨 바이트는 닭가슴 통살을 수비드(저온 요리) 방식으로 조리해 겉은 바삭하고, 속은 부드러우며 육즙이 풍부한 것이 특징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재택근무와 온라인 수업 등으로 집에만 있는 소비자들이 늘어나자 어중간한 시간대에도 부담없이 먹을 수 있는 다양한 핑거푸드가 인기"라며 "코로나19 여파로 소비 트렌드가 이전과 다른 형태로 변화하면서 국내 외식업계 역시 다양한 시도를 이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gmin@fnnews.com 조지민 기자
2021-02-21 17:08:02[파이낸셜뉴스] 평일 오전 11시에서 오후 1시 사이, 점심 시간 즈음에 열리는 일명 '브런치 콘서트'의 인기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이어지고 있다. 국내 최대 티켓 예매 플랫폼 인터파크는 브런치 콘서트 티켓 판매 금액이 2020년 대비 2021년에 144.7% 증가했다고 22일 밝혔다. 브런치 콘서트 티켓 판매는 올해도 6월 20일 기준으로 이미 지난해 전체 대비 78.3%의 판매 실적을 보여주며 성장하고 있다. 지난해와 올해 판매 기간을 같은 시기로 비교해도 2021년 동기간 대비 올해는 18.3% 증가했다. 평일 낮 점심시간을 전후로 한 시간 정도 관람이 가능한 브런치 콘서트는 클래식 장르의 비중이 절대적으로 높다. 2021년에 개최된 브런치 콘서트의 86%, 2022년은 88%가 클래식 장르인 것으로 나타났다. 공연장의 틈새 시간대를 이용해 열리는 공연인 만큼 클래식 장르가 무대 셋업에 많은 비용과 시간을 들이지 않고 탄력적으로 운영하기 좋고, 관객 입장에서도 편안하게 즐기기 좋은 장르이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티켓 가격 면에서도 가벼운 브런치 한 끼를 즐길 수 있는 정도의 비용으로 관객들이 부담 없이 경험해 볼 수 있도록 한 전략이 주효했다. 브런치 콘서트의 티켓 1매당 평균 가격은 2021년 1만3035원, 2022년은 1만4161원으로 집계됐다. 대극장 뮤지컬 VIP석 티켓 가격과 비교하면 약 10분의 1에 불과한 비용이다. 주요 관객층은 40대 이상 여성 관객이 많았다. 올해 예매자 분포는 40대 여성(36.6%), 50대 이상 여성(24.8%) 순이었다. 성별로는 여성이 86%, 남성 14%로 집계됐다. 2021년에도 40대 여성이 30.8%로 가장 많았고, 30대 여성(23.2%), 50대 이상 여성(18.4%) 순으로 많았다. 브런치 콘서트는 전국 주요 공연장에서 연간 단위의 기획 공연으로 진행하는 경우가 많다. 이로 인해 시즌제 공연으로 브랜드화되어 자리 잡은 공연들이 많다. 올해 대표적인 공연으로는 ‘한화생명과 함께하는 예술의전당 11시 콘서트’, 성남아트센터의 ‘마티네 콘서트’, 아트센터인천의 마티네 콘서트 '김정원의 낭만가도 인연', 하남문화예술회관의 마티네 콘서트 '피아니스트 송영민의 클래식 약방' 등이 있다. 일부 브런치 콘서트의 경우 다양한 테마와 이색 경험을 제공하기도 한다. 소셜베뉴 라움의 경우 식사와 함께 마티네 콘서트를 즐길 수 있다. 길음동에 위치한 꿈빛극장의 브런치 콘서트 '11시 11분'에서는 매회 새로운 주제의 화가들의 삶을 정우철 도슨트의 해설과 함께 제공하기도 했다. 인터파크 공연장사업팀 심성훈 부장은 “브런치 콘서트는 공연장의 유휴 시간대에 공연장이 직접 주관한 기획 공연으로 공연장과 관객이 모두 만족하며 저변을 넓혀왔다.”라며 “특히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에도 붐비지 않은 낮 시간대에 1만 원대의 부담 없는 가격으로 접근해 인기를 이어갈 수 있었던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hwlee@fnnews.com 이환주 기자
2022-06-22 14:01:43[파이낸셜뉴스] 한국인의 취식 횟수가 하루 평균 2.4회인 것으로 나타났다. 하루 세 끼를 챙겨먹는다고 답한 응답자 보다 두 끼를 먹는다는 대답이 많았으며, 남성보다는 여성의 하루 식사 횟수가 더 적은 것으로 확인됐다. 21일 롯데멤버스가 최근 발간한 '내일, 우리는' 리포트에 따르면 한국인의 취식 횟수는 하루 평균 2.4회다. 지난 9월 8일부터 20일까지 리서치 플랫폼 라임(Lime)에서 성인 남녀 70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식생활 및 장보기 설문(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1.17%포인트)에서 응답자 과반(53.7%)이 하루 두 끼를 먹는다고 답했다. 하루 세 끼를 먹는다고 답한 응답자는 40.4%였으며, 하루 한 끼는 5.1%, 네 끼 이상은 0.8%였다. 남성보다는 여성의 하루 식사 횟수가 더 적었다. 여성의 경우 하루 두 끼 응답이 57.8%, 세 끼 응답이 36.4%였으나, 남성은 각 49.6%, 44.4%였다. 하루 두 끼 취식 응답률이 20대(61.4%)에서 가장 높게 나타나는 등 젊은 층일수록 끼니 수가 줄어드는 경향도 뚜렷했다. 그 다음 30대는 58.8%, 40대는 56.5%, 50대는 53.2%, 60대는 41.6%로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응답자 수도 적어졌다. 하루 한 끼만 먹는다는 사람도 20대(7.5%)에서 가장 많았으며, 60대(3.4%)에서 가장 적었다. 주말(55.3%)에는 주중(52.2%)보다 하루 두 끼를 먹는 경우가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역으로 하루 세 끼를 모두 먹는다는 응답 비율은 주말(38.9%)보다 주중(40.5%)에 더 높았다. 이는 보통 주말에 첫 끼를 더 늦게 먹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식사시간 설문 항목에서 주중(57.8%)에는 아침을 '5~7시'에 먹는다는 응답자가 가장 많았으나 주말(26.0%)에는 절반 이하로 줄었다. 주말 아침 식사시간으로는 '8~10시(71.0%)' 응답률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이 때문인지 주말에는 아침 겸 점심(이하 아점)을 먹는다는 응답자가 45.4%로 주중(31.9%)보다 많았다. 점심 겸 저녁(이하 점저) 취식 응답률 역시 주중(18.7%)보다 주말(24.7%)에 높게 나타났다. 요일 불문 한국인이 가장 많이 챙기는 끼니는 저녁(71.0%) 식사였다. 그 다음 점심(58.8%), 아침(44.9%), 아점(38.5%), 점저(21.6%) 순으로 응답률이 높았다(중복응답). 연령대별로는 60대 중 아침(60.2%), 점심(62.3%), 저녁(73.8%)을 제때 챙기는 이들이 가장 많았고, 아점은 30대(42.0%)가, 점저는 20대(23.7%)가 다른 연령대보다 많이 먹는 것으로 나타났다. wonder@fnnews.com 정상희 기자
2023-12-21 10:21:38[파이낸셜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부인 김건희 여사와 함께 14일 오후 서울 전통시장과 백화점을 방문했다. 취임 후 첫 주말인 토요일에 전통시장을 먼저 찾아 서민적인 모습을 부각하는 동시에, 신발 매장에서 구두도 구입하면서 앞으로 열심히 활동하겠는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윤 대통령 부부는 이날 공식일정을 잡지 않았으나, 서울 서초동 자택 인근 백화점과 시장을 돌아보고 남산 한옥마을을 산책했다고 대변인실은 밝혔다. 윤 대통령 부부는 이날 오전 집에서 아침과 점심 식사를 겸한 ‘아점’을 먹고, 자택 근처 백화점에 들러 신발을 한 켤레 샀다. 대변인실은 "지금 신고 있는 신발은 3년 전에 샀는데 오래 신었더니 너무 낡아 새 신발을 마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11일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참모들에게 "이방 저방 다니면서 일을 구둣발 바닥이 닳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적극적인 소통을 강조한 바 있다. 윤 대통령 부부는 이후 서울 종로구 광장시장을 찾아 단골식당에서 빈대떡, 떡볶이, 순대, 만두 등을 포장했다. 대변인실은 "윤 대통령은 산보를 좋아해 서울 곳곳을 많이 걸어다녔는데 광장시장에 있는 식당에서 마약김밥과 칼국수를 자주 먹었다"며 "이날도 광장시장에서 늦은 점심을 먹을 예정이었으나 단골식당에 사람이 너무 많았다"고 전했다. 광장시장에서 음식을 포장한 뒤 남산 한옥마을을 한바퀴 돈 윤 대통령 부부는 이후 자택으로 복귀했다. 대변인실은 "예정에 없던 비공식 일정으로 최소한의 경호 요원만 함께 했다"고 설명했다. hjkim01@fnnews.com 김학재 기자
2022-05-14 17:03:43"자장면 하나, 짬뽕 하나에 군만두도 하나 주세요." 주머니 사정이 넉넉하지 않던 학창시절, 중국음식점에서 주문할 때면 자연스럽게 (탕수육 대신)'군만두 추가'를 외치곤 했다. 육즙이 줄줄~ 흐르는 고급진 맛은 아니지만 '신발도 튀기면 맛있다'는 말처럼 기름이 좔좔~ 흐르는 (튀김에 가까운) 군만두는 군침을 돌게 만드는 마력이 있었다. 세월이 흐르고, 입맛도 변했지만 '만두 사랑'은 그때보다 더 강렬해졌다. 맛있다는 만둣집은 멀어도 찾아다니면서 먹을 정도다. CJ제일제당의 '비비고 왕교자'는 일상에서 '만두 허기'를 가장 잘 채워주는 좋은 친구다. 찐만두든, 군만두든, 만둣국이든 한 봉지는 기본으로 해치워야 직성이 풀린다. '마트에서 파는 만두가 이렇게 맛있어도 되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CJ제일제당이 이번에는 비건 만두를 만들었대서 아내의 허락도 구하지 않은 채 뭉텅이로 업어왔다. '비건=건강'이라는 논리를 내세워 아내의 반발을 잠재우는 데 겨우 성공했다. Plant(식물)와 Table(식탁)을 결합한 '플랜테이블'이라는 브랜드다. '100% 식물성 원료로 맛있는 미식을 선보인다'는 의미를 담았단다. 비건 식품을 처음 접하는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고기 없는 만두'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교차한다. "'비비고 플랜테이블 왕교자'는 고기를 넣지 않고 '비비고 왕교자'의 맛을 그대로 구현했다"는 CJ제일제당의 광고 문구를 믿어보기로 한다. ■'플렌테이블 김치왕교자'-물리지 않는 그 맛 왕교자와 김치왕교자를 각각 한 봉지 꺼냈다. 우리 세 식구가 '간식'으로 먹으려면 이 정도는 돼야 부족함이 없다. 먹기 전에 공부가 먼저다. 열량을 보니 왕교자는 770㎉, 김치왕교자는 그보다 살짝 낮은 660㎉다. 라면 한 봉지가 보통 500㎉ 안팎인 점을 감안하면 적당한 수치라는 아내의 판단이다. 콜레스테롤은 제로(0)이고, 합성향료나 착색료, 감미료 따위는 일절 들어 있지 않다. '안심하고 건강한 맛을 즐겨도 좋다'는 신호다. 다이어트는 내일부터다. 전자레인지, 프라이팬, 에어프라이어 등 여러 조리법이 봉지 겉면에 소개돼 있지만 오늘은 전자레인지로 방향을 잡았다. 가장 순수하게 맛을 느낄 수 있어서다. 외모만 봐서는 전에 알던 왕교자와 크기나 모양새가 같다. 누가 비건 만두라고 알려주지 않는 한 구분하기 힘들 듯하다. 봉지에 든 만두는 각각 13개씩, 모두 26개다. 안타깝게도 3으로는 나눌 수 없는 숫자이고, 음식에는 온 식구가 진심인 지라 양보도 없다. 전자레인지가 돌아가는 4분 간의 틈을 이용, 승부를 낸다. 대개의 경우 패배는 아내의 몫이다. 역시 가위바위보는 삼세판이 제맛이다. 만두소가 궁금해 반을 잘라보기로 한다. 재료들이 속을 꽉 채우고 있다. 김치왕교자는 양파·청양고추·양배추·무말랭이·절임배추·대파·부추 등 8가지, 왕교자는 양배추·부추·대파·양파 등 5가지 야채로 각각 만들어졌단다. 비주얼 만으로도 침이 '꼴깍' 넘어간다. 왕교자부터 입 속으로 밀어 넣었다. 말이 필요 없는 맛이다. 아니, 말 할 새가 없다. "한 입에 하나씩 넣는 건 반칙"이라는 딸아이의 항의는 가볍게 무시해준다. 맛난 음식 앞에선 약속도, 양보도 없다. 하나라도 더 먹으려면 그저 부지런해야 한다. 조상님들이 왜 밥상머리에서 떠들지 말라고 했는지 그 이유를 알 것 같다. 첫 만남은 느끼하지 않고 담백하다. 굳이 간장을 곁들이지 않아도 모자람은 1도 없다. 한 입 베어 무는 순간 쫄깃한 만두피 사이로 육즙(?)이 팡팡 터지고, 고소한 참기름 향도 난다. 딸아이는 "분명 고기맛이 난다"며 비건 인증에 의문을 표시한다. '고기만 좋아하고, 야채는 싫어하는 아이들 간식으로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보통 고기만두에서 느껴지는 잡내도 없고, 어지간한 만둣집에서 먹는 것보다 훨씬 낫다"는 아내의 촌평이다. 우리 가족 모두 '비비고 플렌테이블 왕교자'의 매력에 흠뻑 빠져든다. 김치왕교자는 '역시'라는 감탄사가 터져 나온다. 아삭아삭 씹는 맛이 살아 있다. 한국사람 입맛에 김치는 진리다. '맵다'고 할 정도는 아니지만 살짝 매콤하다. 좋아하는 생강의 향과 맛이 제법 강하게 느껴져서 좋다. "담백한 왕교자와 매콤한 김치왕교자를 번갈아 먹으면 평생 물리지 않을 것"이라는 아내의 말이다. 딸아이는 "매운 데도 맛있다. 젓가락이 계속 간다"며 연신 물을 찾는다. 그게 '맛있게 맵다'는 거란다. 이렇게 딸아이의 입맛이 한 뼘 더 성장한다. ■'플렌테이블 왕교자' 나의 소울푸드로 인정 군만두는 나의 '소울푸드'다. 출출할때 간식으로, 맥주 안주로도 훌륭하다. 주말 저녁 "만두 구워서 맥주나 한 잔 할까" 했더니 아내와 딸아이가 내 얼굴을 빤히 쳐다본다. '요알못(요리를 알지 못하는 사람)'인 아내를 대신해 주방으로 입장한다. 프라이팬에 기름을 넉넉히 두르고, 왕교자 한 봉지를 투하한다. 중요한 포인트는 프라이팬을 흔들어서 왕교자에 기름을 입히는 것이다. 1~2분 지나 기름 튀는 소리가 들리면 물을 '3분의 1 컵' 정도 부은 다음 프라이팬 뚜껑을 닫는다. 물이 졸아든 후 중불로 1분가량 더 익히면 끝이다. 자칫 왕교자가 탈 수 있으니 눈을 크게 뜨고 지켜봐야 한다. 맛있는 음식을 즐기는 길은 원래 험난한 법이다. 이제 200% 겉바속촉(겉은 바삭 속은 촉촉)을 만나는 시간이다. 아내와 딸아이 "뜨거우니 조심하라"는 경고를 무시한 채 허겁지겁 덤벼든다. 만두피 씹는 소리만 '바사삭' 하고 들릴 뿐, 서로 말 한 마디가 없다. 맥주 한두 모금 마시는 동안 절반이 사라졌다. 나도 질세라 만두전쟁에 뛰어든다. 노릇노릇하게 잘 익은 만두피가 과자같이 고소하다. 전문가의 레시피로 만 번 이상 치댔다는 게 사실인가 보다. 만두소는 '진짜' 고기만두 그 이상으로 풍미가 가득하다. 야채의 맛보다 고기를 넣은 듯 육즙이 한가득 느껴진다. 아차, 맛을 음미하느라 잠시 방심했다. 달랑 3개밖에 못 먹었는데 접시가 깨끗하게 비었다. "그러게 '대식가'인 우리 가족에게 왕교자 한 봉지로는 어림도 없다니까" 하는 아내의 타박을 뒤로 한 채 다시 주방으로 향한다. 이번에는 김치왕교자를 구울 차례다. 개인적으로 만두를 가장 맛나게 먹는 방법 중 하나가 라면에 넣어 '만두라면'을 만드는 것이다. 라면에 만두, 공기밥까지 더하면 양이 많으므로 엄청나게 배가 고플 때만 시도할 수 있다. 느지막이 아점(아침+점심)을 해결하는 오늘이 그날이다. 딸아이가 자리를 비웠을 때만 주어진다는 '라면 치팅' 시간이다. 라면과 함께 왕교자 5개, 김치왕교자 3개를 꺼냈다. "또 만두야? 지겹지도 않냐? 그걸 다 먹냐?" 속사포 마냥 잔소리가 터진다. 아내의 매서운 눈초리를 느끼고 슬그머니 꼬리를 내린다. 왕교자 3개, 김치왕교자 2개를 넣기로 한다. 하나 더 넣으려고 "원래 만두는 짝수로 먹는 거 아니다"라며 툴툴댔지만 소득은 없다. 물이 끓고 면과 수프를 투입할 때 냉동만두를 같이 넣는다. 먹는 순서는 면, 왕교자, 김치왕교자+공기밥이다. 중간에 자칫 만두가 터지면 재미가 없으니 조심해야 한다. 왕교자를 라면국물과 함께 먹으면 전혀 다른 맛을 즐길 수 있다. 그 다음 공깃밥을 넣고, 김치왕교자를 터뜨려서 함께 먹는다. 어릴 적 어머니가 끓여주신 김칫국에 밥을 말아 먹는 기분이다. 입 안에서 행복이 펑펑 터진다. blue73@fnnews.com 윤경현 기자
2022-02-24 17:59:51"이번에는 뭐 먹지?" 고만고만한 가정간편식(HMR)들을 많이 먹다보니 입맛이 무뎌지는 듯하다. 새로운 먹거리가 절실하다. 한창 고민하고 있는데 불쑥 우리 부서(생활경제부) 식음료 담당 팀장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테이스티나인 어떠세요? 프리미엄 가정간편식(HMR)이래요." "고뤠?" '프리미엄'이라는 단어에 귀가 솔깃한다. 곧바로 인터넷 검색에 들어간다. 테이스티나인은 데우기만 바로 먹을 수 있는 차세대 밀키트 '레디잇(READY EAT)'을 비롯해 △프리미엄 가정식 '탐나는밥상' △육가공 전문 '신선고깃간' △스테이크 전문 부처스나인(Butcher's9)' △국물요리 전문 '온기원' △중화요리 전문 '테이스티 반점' △일본 가정식 '테이스티 도쿄' △마켓컬리와 협업한 '신사동백반' 등 여러 개의 하위 브랜드를 갖고 있다. 자연스레 그 맛이 궁금해졌다. 이리저리 잴 것도 없다. 공식 홈페이지에서 신박하게 보이는 이름들을 푸짐하게 쓸어담았다. ■이 만한 간식 없다… 먹어바오 '찐빵 사이에 속재료를 채워 먹는 대만식 길거리 음식으로 바오번의 쫄깃한 식감과 풍미넘치는 속재료의 찰떡궁합!' 대만식 버거 '먹어바오'의 포장지에 적힌 문구다. 정말 한 치도 틀림이 없는 그대로의 맛이다. 중국음식점에서 자주 접하는 '고추잡채'와 언뜻 비슷해 보이지만 맛은 많이 다르다. 훨씬 더 깔끔하고 상큼하다. 전자레인지에 데운 바오번 안에 소스를 바르고, 샐러드와 당근피클, 돼지등심 바베큐를 넣는다. '입이 짧은' 아내와 딸아이는 "고기에서 동남아 음식 특유의 냄새가 난다"며 얼굴을 찌푸린다. 하지만 포기를 모르는 이들이다. 고기를 빼고 속을 채운 다음 맛나게 먹는다. "고기가 없어도 맛나다" "매콤 달달한 소스가 일품"이라며 5개를 모두 먹어치웠다. 이럴 때는 집안 서열 3위라는 게 서럽다. 투덜대면서 바오번을 대신해 식빵으로 남은 고기들과 재료를 넣어 샌드위치를 만들었다. 나의 기대와 상상을 뛰어넘는다. 새로운 요리를 발견한 것 같다. 먹는 내내 기쁨의 웃음이 나온다. 나쁘지 않은 정도가 아니라 아주 맛있다. 바오번은 더 맛있을까 궁금해진다. 먹어바오는 한 마디로 "꼭 한 번 먹어보라"고 주위에 광고하고 싶은 맛이다. 재구매 의사 200% 있다. "이렇게 맛있는 건 냉장고에 넉넉히 쟁여두고 먹어야 한다"며 아내가 이미 3개를 주문했다. 속으로 조용히 "만세"를 불렀다. '몽골리안 비프'는 난생 처음 만나는 퓨전 중국식 요리다. 테이스티나인 홈페이지에는 '소고기를 한 번 튀겨 쫀득한 식감을 더하고, 달큰 짭조름한 양념에 한 번 더 볶은 중국식 고기볶음'이라고 쓰여 있다. 식감이 독특하다. 부드럽지도, 딱딱하지도 않다. 꼬집어 한두 마디로 설명하기는 힘들지만 맛있다. 마늘쫑이 전체적으로 맛의 균형을 잘 잡아준다. 고추장 한 숟갈 넣어서 몽골리안 비프와 밥을 쓱싹쓱싹 비비니 다른 반찬은 1도 필요 없다. 술 안주로도 괜찮을 듯하다. ■와인보다 소주…비프 토마토 스튜 '비프 토마토 스튜'는 와인을 좋아하는 아내를 위해 골랐다. 하지만 나의 실수였다. 아내는 '물에 빠진 고기'를 절대 먹지 않는다. 소고기가 든 스튜를 먹을 리가 만무하다. 그래도 완전히 나쁘지는 않다. 내가 다 먹으면 되니까. 작게 썰어 놓은 소고기와 감자, 치즈, 브로콜리까지 한가득이다. 파슬리가 색감을 살려준다. 보글보글 끓으니 냄새가 끝장이다. 마음이 급해진다. 국물(소스)부터 한 숟갈 뜨니 와인이 아니라 소주가 생각난다. 바삭하게 구워낸 바게트는 국물에 찍어 먹는 게 건더기를 올려 먹는 것보다 훠얼~씬 낫다. 바게트가 달랑 4개 밖에 없어 서운할 정도다. 하필이면 이럴 때 냉장고에 빵이 하나도 남아 있지 않다니. '밥을 말아 김치랑 먹으면 어떨까' 궁금했지만 스튜에 대한 예의가 아닌 것 같아서 참는다. 함께 먹은 '미트볼 파스타'는 아주 익숙한 맛이다. 미트볼을 아주아주 좋아하는 관계로 언제 어디서든 실패하지 않을 메뉴 가운데 하나다. 오늘은 딸아이한테 한 젓가락도 양보하지 않았다. 호기심에 남은 비프 토마토 스튜 소스에 파스타를 비벼 먹으니 둘의 조화가 예사롭지 않다. 벌써부터 비프 토마토 스튜와의 다음 만남이 기다려진다. 이날 아내의 와인 안주는 '부처스9 안심스테이크'로 정해졌다. 부드러운 호주산 안심살에 아스파라거스와 새송이버섯, 양파, 그린빈까지 알차게 들었다. 마른 침을 꼴깍 삼키며 쳐다보았으나 자비는 없었다. 아내가 넘겨준 것은 본인이 싫어하는 아스파라거스와 희미한 크기의 안심 한 점이 전부였다. 그마저도 감사하면서 맛을 봤다. "이렇게 맛있는 걸 혼자 먹다니…내일 바로 주문해서 제대로 먹어보리라." ■야채와 푸짐한 만남…전주식 비빔밥 '전주식 비빔밥'은 제일 잘 고른 메뉴다. 요즘처럼 이른 더위에는 아점(아침+점심)으로 이 만한 메뉴도 없다. 콩나물, 참나물, 도라지, 고사리, 애호박, 무채 등 나물 6가지와 소고기볶음, 계란지단까지 푸짐하게 들었다. 아내의 눈대중은 믿을 것이 못 된다. 내 눈에는 딱 봐도 2인분이다. 하지만 아내는 비빔밥을 만들기 위해 양푼까지 등장했음에도 "대식가라는 걸 부끄럽게 생각하지 말라"며 '윤경현용 1인분'이라고 박박 우긴다. 게다가 "비빔밥에는 계란프라이가 있어야 제 맛"이라며 두 개나 부쳐냈다. "'쭈꾸미볶음'을 얹으면 더 좋겠다"는 아내를 겨우 말렸다. 다행히 나물들은 서로 조화를 잘 이루고 있다. 고추장은 3분의 2만 넣었다. 조금 싱거운 듯한 게 좋다. 나물의 양이 밥보다 두 배는 돼 보인다. 그래도 맛있는 걸 어쩌나. 어느 새 양푼을 끌어안고 비빔밥을 입에 퍼 넣는 내 모습을 본다. 믿거나 말거나 나는 역시 고기보다 나물, 즉 채식이 체질이다. 아내의 예언대로 기어이 '완양푼'했다. 깨끗이 비워냈다는 얘기다. 아침부터 운동을 빡세게 한 탓에 배가 많이 고팠던 때문이다. 하루 종일 배가 꺼지지 않았다. 이날의 식사는 이 한 끼로 끝났다. 당분간 비빔밥은 식사 메뉴에서 빼야겠다. '밀푀유나베'를 실물로 영접한 것은 다음날 저녁이었다. 일본드라마에서 많이 보던 음식이라 기대가 크다. 밀푀유나베는 '1000겹의 잎사귀'라는 프랑스어 '밀푀유(mille feuille)'와 '냄비'를 뜻하는 일본어 '나베(なべ)'가 합쳐진 말이다. 번거로운 재료 손질은 테이스티나인이 전부 다 했다. 켜켜이 쌓인 배추와 깻잎, 고기를 냄비에 옮겨 담고, 육수를 부어서 끓이기만 하면 된다. 팽이버섯과 표고버섯, 청경채도 들어 있다. 처음 봤을 때는 양이 적은 줄 알았는데 냄비가 가득찬다. 첫 인상이 강렬하지는 않다. 멸치육수를 먼저 맛본다. 살짝 싱거운 듯하지만 초깔끔하다. 잔치국수가 생각난다. 이번에는 배추, 깻잎, 고기를 한 입에 담는다. 나쁘지 않다. 그렇다고 존맛탱이라기엔 5% 부족하다. 샤브샤브와 뭐가 다른지 모르겠다. '고기가 조금 더 부드러웠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소스 없이도 충분히 먹을 만하다고 생각했으나 얼마 지나지 않아 김치를 꺼냈다. 탁월한 선택이다. 역시 한국사람 곁애는 김치가 있어야 한다. 건더기를 다 먹은 후에는 죽이다. 육수를 적당히 남겨서 밥과 잘게 썬 김치, 양파를 넣고 눌어붙지 않도록 한참을 젓는다. 팔이 아플 만큼 열심히 저어야 맛이 배가 된다. 마지막으로 계란과 참기름, 김가루를 투하하면 완성이다. 역시 이 맛이다. 밀푀유나베를 빛나게 만든다. 아내도, 나도 그릇에 코를 박는다. blue73@fnnews.com 윤경현 기자
2021-07-08 18:06:30[파이낸셜뉴스] CJ제일제당은 지난해 비비고 냉동밥과 냉동면이 매출 1000억원을 돌파했다고 22일 밝혔다. 이는 전년 대비 30% 가량 성장한 수치로, '집밥족' 증가에 힘입었다. 최근 CJ제일제당이 발표한 올해 식문화 트렌드에 따르면 가정 내 체류시간이 늘면서 삼시세끼를 시간 맞춰 챙기지 않는 현상이 짙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아점' '점저' 등 유동적인 식사 상황에서 냉동밥과 냉동면은 재료나 반찬 준비 없이 빠르고 간편하게 한끼를 챙길 수 있는 제품이다. 실제 CJ제일제당이 최근 소비자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냉동밥은 밥 하기 귀찮을 때나 간단한 식사로, 밥할 시간이 없을 때 자주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초등자녀 가구의 구입 빈도가 높았다. 냉동면의 경우, 전문점 수준 면 요리를 집에서도 간편하게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선호도가 높았다. 시장도 지속적으로 성장 중이다. 냉동밥 시장은 닐슨 코리아 기준 2017년 825억원, 2018년 915억원으로 커지다가 2019년 888억원 규모로 주춤했으나, 지난해 '집밥족' 증가와 '비비고 주먹밥' 3종의 활약으로 1091억원 규모로 반등했다. 냉동면 시장은 2018년 11월 CJ제일제당 진출 후 꾸준히 확대 중인데, 특히 '비비고 잡채'와 '비비고 칼국수'가 매출 확대와 시장 성장에 기여했다. CJ제일제당은 제품 라인업을 확대하며 시장을 더욱 키워나갈 계획이다. 그 일환으로 비비고 냉동밥 신제품 3종을 내놓았다. '비비고 베이컨김치볶음밥' '비비고 매콤부추고기볶음밥' '비비고 간장버터장조림볶음밥' 등이다. 냉동면은 신제품 '비비고 시원바지락 칼국수'를 중심으로 인지도 확대에 집중할 계획이다. CJ제일제당은 올해 비비고 냉동밥과 냉동면 합계 매출을 1300억원대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냉동밥과 냉동면은 별다른 반찬 없이 단품으로 즐길 수 있어 '집밥'이나 '한끼 대용식'으로 수요가 계속 확대되고 있다"며 "차별화된기술력 기반의 맛과 품질을 토대로 메뉴를 늘려나가며 소비자 가정의 '필수템'으로 확실히 자리매김하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nvcess@fnnews.com 이정은 기자
2021-02-22 08:30:45"고등학교 때부터 자주 먹어서 그런지 편의점 음식들이 고급 레스토랑보다 좋은데 이게 정상인가요?" "정상입니다. 편의점 음식은 다 맛있습니다." "편의점 음식들, 아무나 만들어서 나오는 거 아닙니다. 소위 전문가들이 오랜 시간 테스트를 하고 선보이는 거라 맛이나 영양적으로 걱정할 필요 전혀 없습니다." 최근 인터넷에서 본 글이다. 실제로 편의점 음식이 기존의 '끼니 때우기'에서 번듯한 '한 끼 식사'로 인정받고 있다. 삼각김밥, 컵라면으로 대표되던 메뉴도 스테이크, 보쌈수육에 감바스까지 다양하게 나온다. 여러 편의점 가운데서도 GS25의 간편식에 도전하게끔 만든 주인공은 '11가지찬많은도시락'이다. 개인적인 업무로 점심식사가 늦은 어느 날, '대충 끼니를 때울' 요량으로 샀는데 편의점 간편식에 대한 나의 인식을 180도 바꿔놓았다. 5000원도 안 되는 가격에 반찬이 11가지라니 가성비에 깜짝 놀랄 수밖에 없다. 소불고기와 오징어볶음에 치킨, 고로케, 새우튀김이 메인으로 포진해 있다. 여기에 누구나 좋아할 만한 계란장조림, 깍두기, 꽈리고추, 호박볶음까지 알차게 들었다. '짜지 않을까' 하는 우려와 달리 간도 적당하다. 먹다보면 밥의 양이 아쉬울 만큼 맛있다. 뚜껑을 열고 5분이 지나기도 전에 도시락을 말끔하게 비워냈다. 다음에 또 도시락을 먹을 상황이 되면 '11가지찬많은도시락'을 찾을 의사는 200%다. ■떡볶이+김밥은 궁극의 맛 주말 아점(아침+점심)은 푸짐해야 한다. 하루 두 끼만 먹을 거라 든든하게 채워야 한다. 에피타이저로 '케이준치킨에그샐러드', 메인은 떡볶이 2종과 김밥 2종을 각각 골랐다. 이름만으로도 '삽겹살김밥'에 기대가 아주 크다. '케이준치킨에그샐러드'는 100점 만점에 90점을 줘도 아깝지 않다. "OOO에서 먹는 거랑 별반 다를 게 없네. 냉장식품이라 케이준치킨이 딱딱하다는 점만 제외하면 아주 훌륭하다"는 아내의 평가다. 무엇보다 사각사각 씹히는 야채가 좋다. 양상추, 적양배추, 치커리, 콘샐러드, 올리브, 방울토마토, 삶은 계란이 새콤달콤한 소스와 잘 어울린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GS25의 '나만의 냉장고'로 예약주문하면 바로 만들어와서 더 싱싱하단다. '맵칼어묵떡볶이'는 "덕후들 사이에서 인기가 있다"며 고등학생 조카가 추천해준 메뉴다. 떡 만큼 어묵이 많다는 게 최고의 매력 포인트다. 떡볶이 먹을 때 '떡보다 어묵'인 사람은 무조건 반하게 돼 있다. 나 역시 그랬으니까. 어묵의 탱글탱글한 식감이 지금도 혀를 간지럽히는 듯하다. 다만, 소스가 분말로 돼 있어서 그런지 텁텁한 맛이 살짝 있다. 이 부분은 호불호가 갈릴 수도 있겠다. '죠스떡볶이'는 콜라보로 만들었나보다. 이름부터가 유명 체인점과 같다. 떡과 소스에 어묵양배추 토핑, 누드 순대까지 용기를 꽉 채웠다. 쌀떡은 쫄깃쫄깃, 순대는 탱글탱글하다. 순대가 어묵을 대신한다고 보면 된다. 나 같은 '맵찔이'도 인상쓰지 않고 먹을 정도의 '매운맛'이다. 단맛이 거의 느껴지지 않는 점이 신선하게 다가온다. 비슷한 듯 다른, 두 가지 떡볶이를 먹는 재미가 쏠쏠하다. 순대나 어묵을 좋아하지 않는 아내, 떡보다 순대와 어묵을 좋아하는 남편이 함께 먹기에는 딱이다. 아내도, 나도 "남은 국물을 보니 라면사리가 생각난다"며 입맛을 다신다. 하지만 우리에게는 라면사리를 대신할 김밥이 있다. 그리고 함께 먹은 김밥의 '감격스러운' 맛을 나는 아직도 잊지 못한다. CJ제일제당의 '스팸'과 콜라보(협업)한 '스팸매일함 볶음김치김밥'은 두 말이 필요 없다. 대한민국 사람 치고 스팸이랑 볶은 김치를 싫어하는 사람은 드물지 않나. 이 둘의 앙상블로 맛은 두 배를 넘어 세 배가 된다. 이렇게 맛있는 김밥을 떡볶이 국물에 찍어 먹으면 그 맛은 네 배가 된다. '삼겹살김밥'은 고깃집에서 삽겹살을 상추에 싸서 먹는 그대로다. 상추에 고추, 파채, 쌈장이 절묘하게 어우러진다. 아침부터 삼겹살을 먹는 사람들의 심정을 이제야 이해할 것 같다. '삼겹살김밥'은 이렇게 나의 '최애템(가장 좋아하는 아이템)' 목록에 올랐다. ■'반찬+안주'로 든든하게 아내가 자리를 비운 날의 저녁은 '셀프 외식'이다. 요리를 하려니 좀처럼 흥이 나질 않아서다. '1인분' 양을 맞추기도 어렵고, 무엇보다 설거지가 귀찮다. 이럴 때는 편의점 간편식 만한 것이 없다. 퇴근길에 집 근처 GS25를 들렀다. 냉동실에 밥은 있을 테니 안주를 겸할 요량으로 '든든하게먹는고기반찬'을 골랐다. 돼지고기로 만든 바싹불고기와 너비아니, 치즈닭갈비가 가지런히 자리잡고 있다. 혹시나 안주가 부족할까 싶어 '장수보쌈수육'도 하나 담았다. 돼지보쌈에 무생채, 알배기배추, 고추, 마늘, 쌈장이 들어 있어 '혼술'에 딱이라는 생각이 든다. 서울장수막걸리와의 협업으로 막걸리와 어울리는 안주를 만들었다는데 오늘은 소주 안주다. 홀로 식탁에 앉아 TV를 보며 느긋하게 반주 한 잔 걸치니 세상 부러울 것이 없다. '든든하게먹는고기반찬'은 예상대로 (내 입맛에는)살짝 짜다. 꼭 밥과 함께 먹을 것을 권한다. '장수보쌈수육'에 든 알배기배추에 싸서 먹으니 훨씬 식감도, 맛도 좋다. 셋 중에서 불향이 묻어나는 바싹불고기가 제일 마음에 든다. 너비아니는 단맛이 강하지 않아서 후한 점수를 줄 만하고, 치즈닭갈비 역시 반찬 겸 안주로 무난한 맛이다. '비계가 많다'는 후기를 봤는데 다행스럽게도 내가 고른 '장수보쌈수육'은 살코기와 비계의 비율이 적당해 보인다. 알배기배추를 '든든하게먹는고기반찬'에 양보한 탓에 보쌈은 싱싱한 마늘, 고추와 함께 즐겼다. 무생채는 순전히 밥 반찬으로 먹었는데 의외로 조합이 훌륭하다. 맛있는 안주에 집중하느라 소주는 한 병을 다 마시지 못한 채 냉장고로 되돌아갔다. ■햄버거+샌드위치로 풍성한 아침 '일요일 아점은 간단하게 먹자'고 굳게 다짐했건만 '트리플치즈버거'와 '4단콤비샌드위치'로 푸짐한 한 상이 차려졌다. "당신 먹성에 둘 중 하나로는 절대 부족할 것" "출근해서 일하다 보면 금세 배가 고플 것"이라는 아내의 따뜻한 걱정과 배려 덕분이다. '트리플치즈버거'는 외모만으로도 합격점을 줄 만하다. 유명 프랜차이즈의 햄버거와 별반 다르지 않은 '아름다운' 모습이다. 3장의 치즈 사이사이로 2장의 패티와 피클이 살포시 자리잡고 있다. 포장지에 적힌대로 전자레인지에서 1분간 돌렸는데 치즈가 흘러내린다. 내 입가에는 침이 흘러내린다. 냉장식품인지라 빵이나 패티의 육즙이 아쉽다. 하지만 치즈와 피클이 어우러진 덕분에 느끼함보다는 고소함이 더 강하게 다가온다. 결국 "맛이라도 보라"며 아내에게 건넨 4분의 1 조각마저 해치우고 말았다. 다음에는 전자레인지가 아닌, 에어프라이어에 데워서 먹어볼테다. 그 상상 만으로도 즐겁다. '4단콤비샌드위치'는 노란색 에그샌드위치, 양배추샐러드에 햄이 들어간 샌드위치가 교대로 쌓여 4층을 이루고 있다. 번갈아가며 먹는 맛도, 두 개를 한꺼번에 먹는 맛도 훌륭하다. 에그샌드위치는 마요네즈에 삶은 계란, 오이, 당근, 양배추가 들었다. 부드러움과 아삭함을 동시에 느낄 수 있다. 다른 하나는 케첩과 마요네즈를 섞은 소스에 햄, 당근, 양파, 양배추가 버무려져 있다. 누구나 좋아할 '추억이 새록새록 돋는' 그런 맛이다. 특출나다고는 할 수 없지만 언제 먹어도 질리는 법이 없다. blue73@fnnews.com 윤경현 기자
2021-02-17 17:44:12[파이낸셜뉴스] 최근 코로나 19로 인해 사람들이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일반적인 식사 시간대에서 벗어나, 다양한 시간대에 식사를 하는 사람이 많아지고 있다.바이브컴퍼니 (구 다음소프트)의 빅데이터 분석 플랫폼 썸트렌드에 따르면 2018년 1월1일부터 2021년 1월31일까지 소셜 빅데이터 분석 결과, 아침 겸 점심식사를 일컫는 말인 '아점'과 점심 겸 저녁식사를 뜻하는 '점저'의 언급량이 코로나 19가 발생한 시점부터 급증했다. 재택근무로 인해 시간관리에 자율성이 보장되면서 사람들은 아침, 저녁 등 정해진 시간에 식사를 하기보다, '아점', '점저'와 같이 다양한 시간대에 식사를 하는 상황이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의미적으로는 같은 말인 '아점'과 '브런치'의 차이는 '장소'에 있다. 아점과 브런치의 연관 장소를 살펴보면 아점을 먹는 장소로 '집'의 비중이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브런치의 경우 '카페'가 높은 비중을 차지해 아점과 상반되는 결과를 보여줬다. 타인과 함께 카페에서 식사를 하는 브런치와 달리, 아점은 자신이 원하는 메뉴와 시간대를 선택하고 편하게 먹을 수 있다는 이유로 집에서 식사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뿐만 아니라 사람들이 생각하는 아점과 브런치의 메뉴도 각각 다르게 나타났다. 아점과 브런치의 연관 음식을 살펴보면 사람들은 브런치를 ▲베이커리 ▲디저트 ▲과일 ▲토마토 등의 가벼운 음식으로 인식하지만 아점으로는 ▲볶음밥 ▲만두 ▲떡볶이 ▲라면 ▲맥주 ▲ 치킨 등 포만감을 주는 음식을 찾고 있었다. 썸트렌드 트렌드 매거진 염한결 에디터는 "특히 아점의 연관어로 등장한 '맥주'와 '치킨'은 원래 야식으로 자주 먹는 음식이었지만, 최근 사람들이 혼자 지내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원하는 음식을 시간대에 구애 받지 않고 찾고 있음을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바이브컴퍼니가 개발한 빅데이터 분석 플랫폼 썸트렌드는 바이브가 보유한 278억 소셜 데이터를 바탕으로 이슈 분석, 평판 분석, 키워드 간 비교분석 등 다양한 트렌드 분석이 무료로 가능하다. 또, 썸트렌드에서는 바이브컴퍼니의 전문 에디터가 소셜 분석을 통해 인사이트를 제시하는 트렌드 매거진을 매주 받아볼 수 있다. hsk@fnnews.com 홍석근 기자
2021-02-12 22:30:20[파이낸셜뉴스] 최근 코로나 19로 인해 사람들이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일반적인 식사 시간대에서 벗어나, 다양한 시간대에 식사를 하는 사람이 많아지고 있다. 12일 바이브컴퍼니 (구 다음소프트)의 빅데이터 분석 플랫폼 썸트렌드(Sometrend)에 따르면 2018년 1월1일부터 2021년 1월31일까지 소셜 빅데이터 분석 결과, 아침 겸 점심식사를 일컫는 말인 ‘아점’과 점심 겸 저녁식사를 뜻하는 ‘점저’의 언급량이 코로나 19가 발생한 시점부터 급증했다. 재택근무로 인해 시간관리에 자율성이 보장되면서 사람들은 아침, 저녁 등 정해진 시간에 식사를 하기보다, ‘아점’, ‘점저’와 같이 다양한 시간대에 식사를 하는 상황이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의미적으로는 같은 말인 ‘아점’과 ‘브런치’의 차이는 ‘장소’에 있다. 아점과 브런치의 연관 장소를 살펴보면 아점을 먹는 장소로 ‘집’의 비중이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브런치의 경우 ‘카페’가 높은 비중을 차지해 아점과 상반되는 결과를 보여줬다. 타인과 함께 카페에서 식사를 하는 브런치와 달리, 아점은 자신이 원하는 메뉴와 시간대를 선택하고 편하게 먹을 수 있다는 이유로 집에서 식사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뿐만 아니라 사람들이 생각하는 아점과 브런치의 메뉴도 각각 다르게 조사됐다. 아점과 브런치의 연관 음식을 살펴보면 사람들은 브런치를 △베이커리 △디저트 △과일 △토마토 등의 가벼운 음식으로 인식하지만 아점으로는 △볶음밥 △만두 △떡볶이△라면 △맥주 △치킨 등 포만감을 주는 음식을 찾고 있었다. 썸트렌드 트렌드 매거진 염한결 에디터는 “특히 아점의 연관어로 등장한 ‘맥주’와 ‘치킨’은 원래 야식으로 자주 먹는 음식이었지만, 최근 사람들이 혼자 지내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원하는 음식을 시간대에 구애 받지 않고 찾고 있음을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바이브컴퍼니가 개발한 빅데이터 분석 플랫폼 썸트렌드는 바이브가 보유한 278억 소셜 데이터를 바탕으로 이슈 분석, 평판 분석, 키워드 간 비교분석 등 다양한 트렌드 분석이 무료로 가능하다. kakim@fnnews.com 김경아 기자
2021-02-12 18:14: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