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2차 여야 당 대표 회담을 앞두고 더불어민주당이 대통령실과 여당의 '아킬레스건'인 김건희여사 특검법 수용을 요구하며 정부·여당 관계를 흔들고 있다. 민주당은 오는 2027년 대통령선거를 겨냥한 '집권플랜본부'를 본격 가동하며 수평적 정권교체를 염두에 둔 행보에 사실상 돌입했다. 김민석 민주당 최고위원은 23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나와 전날 한 대표와 따로 모인 친한계 국민의힘 의원들을 향해 "배알이 있으면 꿈틀은 해야 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지난 21일 윤석열 대통령과 회동한 한 대표가 이튿날 "민심을 따라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밝히고, 친한계 의원 약 20명을 긴급 소집하는 등 정부·여당 간 긴장 관계가 고조되고 있다. 김 여사 문제 등에서 이견 차를 좁히지 못함에 따른 것이다. 일각에서는 한 대표가 김건희 특검법을 수용하거나 아예 자체 특검 법안을 발의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 틈을 타 민주당은 특검법 재추진 동력을 최대한 끌어올리겠다는 전략이다. 날카롭게 정부와 대립각을 세우면서도 이재명 대표의 11월 사법 리스크에 대비해 정국 분위기를 주도하겠다는 것이다. 곧 있을 여야 당대표 회담이 이 같은 민주당 계획에 안성맞춤인 무대다. 회담이 이뤄지면 이 대표가 김건희 특검법 문제를 가장 강조할 가능성이 크다. 한민수 민주당 대변인은 최고위원회의가 끝난 후 기자들과 만나 ‘한 대표가 완화된 김건희 특검법을 발의하면 수용할 수 있나’라는 질문에 "한 대표가 친한계 의원들과 특검법을 발의하면 논의해 보겠다"고 밝혔다. 한편 민주당은 차기 대권을 위한 당내 기구 집권플랜본부를 본격적으로 띄우며, 직접적으로 탄핵을 언급하지는 않으면서도 조기 집권을 염두에 두는 모습이다. 집권플랜본부는 집권 준비 계획 입안 및 집권 준비 핵심 사업 실행을 위한 기구로, 본부장은 김 최고위원이 맡았다. 김 최고위원은 "1호 사업과 정책은 오는 28일 1차 세미나를 통해 '문화'부터 시작한다"며 "김대중 전 대통령의 문화 정치를 잇고 한류의 길을 넓혀 (작가) 한강과 (프로그램) 흑백요리사 시대에 민주당과 이재명 대표의 문화 주도 성장 전략과 품격 있는 기본사회를 상징하는 신호탄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집권플랜본부 역할이 사실상 섀도 캐비닛(예비 내각)을 구성하는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특히 야권 일각에서 대통령 탄핵이 지속적으로 언급되는 만큼, 이를 염두에 두고 여론전을 위한 사전 작업으로 풀이된다는 것이다. 다만 탄핵에 대해 민주당은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이고 있다. 섣불리 추진하다가 역풍을 맞을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에서다. 김 최고위원은 이날 회의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집권의 신중하고 강력한 대세를 만드는 것이 지금 우리의 최대 임무"라며 "저는 전당대회부터 한번도 탄핵의 'ㅌ'자를 직접 말한 적 없고, 집권 준비를 1년 내에 끝내겠다고 일관적으로 얘기했다. 포지티브한 집권으로 신뢰를 받기 위한 준비를 하루라도 빨리 시작하겠다는 차원에서 (본부를) 시작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glemooree@fnnews.com 김해솔 최아영 기자
2024-10-23 16:22:41[파이낸셜뉴스]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 승인을 받지 않은 '반쪽 아킬레스건'을 수입·유통해 요양급여 100억여원을 편취한 피의자 85명이 붙잡혔다. 미승인 아킬레스건은 병원 400여곳에 납품돼 6500여명의 환자가 해당 제품으로 수술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서울경찰청은 인체조직법 위반, 특경법상 사기,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의료법·의료기기법 위반 등 혐의로 피의자 85명을 검거했다고 16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인체조직을 수입·납품하는 업체 26곳은 지난 2012년 3월부터 2019년 4월까지 반쪽 아킬레스건 6770개를 수입해 병·의원 400여곳에 납품하고 완전한 아킬레스건을 납품한 것으로 국민건강보험공단을 속여 요양급여 100억원 상당을 편취한 혐의를 받는다. 반쪽 아킬레스건은 실제 사망자의 인체조직인 정상 아킬레스건을 세로로 자른 반쪽짜리 제품이다. 이들의 수입처인 미국에서는 주에 따라 반쪽 아킬레스건도 당국에서 안전성을 인정한 곳이 있다. 반면 국내 식약처에서는 완전한 아킬레스건만을 승인하고 있다. 해당 제품으로 수술받은 환자는 6500여명으로 파악된다. 납품업체들은 수입가 52만원 상당의 반쪽 아킬레스건을 수입해 82만원 상당의 정상 아킬레스건인 것처럼 판매하면서 한 제품당 약 30만원의 부당이득을 얻었다. 또 경찰은 일부 의사들이 인체조직 납품업체 영업사원이 수술실에 들어가 환자의 치수에 맞게 아킬레스건을 다듬게 하고 이를 위해 환자의 의료정보 등 개인정보를 영업사원에게 넘기는 등 의료법 위반 및 개인정보유출 혐의를 추가 적발했다. 일부 영업사원은 병원, 의사에게 회식비 명목으로 현금 제공 및 납품업체 선정에 대한 대가로 의자 등 사무집기를 구매해주고 고가의 수술도구를 무상으로 제공한 혐의도 받는다. 경찰은 지난달 27일까지 의사 및 간호사 52명, 수입납품업체 대표 26명, 영업사원 6명 등 총 85명을 모두 검찰에 넘겼다. yesyj@fnnews.com 노유정 기자
2023-11-16 10:04:19[파이낸셜뉴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3개월 전 입은 아킬레스건 부상과 관련해 “아직 절뚝인데”라며 불편함을 드러냈다. 부상 후 3개월 만에 목발을 벗었지만 아직 정상 컨디션까지는 도달하지 못한 모습이다. 최 회장은 14일 울산 울주 울산전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23 울산포럼’에서 기자와 만나 이같이 말했다. 실제로 그는 이날 약간은 절뚝거리는 모습을 보였다. 앞서 최 회장은 지난 6월 초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부상 소식을 알렸다. 그는 게시물에서 "사흘 전 테니스를 치다가 아킬레스건이 파열됐다"며 "사뿐하게 서브하고 육중하게 착지하는 순간 뚝 하고 끊어지는 소리와(기분이었을까) 함께 왼쪽 종아리 아래에서 엄청난 통증이 덮쳤다"고 언급했다. 목발을 짚을 정도로 큰 부상이었지만 이후 일정은 변동 없이 소화했다. 6월 말에는 2030 부산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를 기원하기 위해 관련 로고를 새긴 목발을 짚고 프랑스 파리 등을 다녔고 8월 이천포럼, 울산포럼까지 국내외 행사를 다수 챙겼다. 그는 이날도 행사 시작부터 끝까지 자리를 지켰다. 중간 중간 피곤한듯한 표정을 짓긴 했지만 예정된 모든 연설과 토론에 참석했다. 행사 마지막을 알리는 '클로징 세션'에서는 직접 참여해 질문을 받기도 했다. 그는 "제조업 중심 도시라는 게 울산이 가진 가장 큰 강점”이라며 “디지털화를 통해 제조 인공지능(AI) 중심 소프트웨어 메카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는 제조업이 가지고 있는 수많은 데이터를 한꺼번에 끌어당겨서 이것을 쓸 수 있게 만드는 능력이 필요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올해로 2회째인 울산포럼은 SK그룹이 울산상공회의소와 공동으로 주최한 지역 포럼이다. 이번 포럼에는 최 회장을 비롯해 김준 SK이노베이션 부회장 등 SK그룹 경영진과 김두겸 울산광역시장, 김기환 울산시의회 의장, 이윤철 울산상공회의소 회장, 오연천 울산대 총장 등이 참석했다. kjh0109@fnnews.com 권준호 기자
2023-09-15 01:14:33중국 칭다오시에 근거지를 둔 전화금융사기(보이스피싱) 범죄 조직이 검찰에 검거됐다.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금융범죄수사대는 지난달 보이스피싱 조직원 16명을 한국과 중국 현지에서 순차 검거했다고 7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 조직 소속 중국인 3명과 한국인 13명은 지난해 12월부터 지난달까지 검사와 검찰 수사관을 사칭하는 수법의 보이스피싱으로 피해자 68명에게서 모두 27억원을 뜯어낸 혐의(범죄단체 조직·가입·활동, 사기)를 받는다. 총책인 중국인 A씨(38)는 지난해 12월 중국 칭다오시에 사무실을 마련하고 조직원을 고용했다. 경찰은 검찰 사칭 보이스피싱 피해 사건을 수사하다가 한국인 피의자 일부를 확인, 지난달 초 국내에 거주하는 3명(구속 2명)을 먼저 검거해 검찰에 넘겼다. 아울러 중국 내 사무실 위치도 파악해 조직원 정보를 중국 공안에 제공하고 국제 공조를 요청했다. 중국 공안은 지난달 24일 칭다오 사무실에서 A씨와 조직원 12명을 검거했다. 중국인 조직원은 지난 6월 김모씨(29·구속)가 중국 현지에서 조직을 탈퇴하려 한다는 이유로 둔기로 폭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김씨는 아킬레스건이 끊어지는 중상을 입고 치료를 위해 국내에 입국했다가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은 해외를 거점으로 삼은 보이스피싱 조직을 집중적으로 수사하고 있다. 지난해 11월부터 최근까지 중국, 필리핀, 태국 등지에 근거지를 둔 11개 조직의 조직원 42명을 검거하고 이 가운데 19명을 구속했다. 이들로부터 419명이 피해를 봤고 피해 규모는 157억3000만원 상당이다. 경찰은 "보이스피싱 조직은 신원을 감추고 검거를 피하기 위해 국외에 본거지를 둔 채 범행한다"며 "범인의 인적사항을 특정할 수 있는 수사기법과 탄탄한 국제공조의 기반이 마련된 만큼, 조직원들을 끝까지 추적 검거함으로써 피싱 범죄를 반드시 근절시킬 것"이라고 했다. yesyj@fnnews.com 노유정 기자
2023-09-07 18:15:03[파이낸셜뉴스] 중국 칭다오시에 근거지를 둔 전화금융사기(보이스피싱) 범죄 조직이 검찰에 검거됐다.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금융범죄수사대는 지난달 보이스피싱 조직원 16명을 한국과 중국 현지에서 순차 검거했다고 7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 조직 소속 중국인 3명과 한국인 13명은 지난해 12월부터 지난달까지 검사와 검찰 수사관을 사칭하는 수법의 보이스피싱으로 피해자 68명에게서 모두 27억원을 뜯어낸 혐의(범죄단체 조직·가입·활동, 사기)를 받는다. 총책인 중국인 A씨(38)는 지난해 12월 중국 칭다오시에 사무실을 마련하고 조직원을 고용했다. 경찰은 검찰 사칭 보이스피싱 피해 사건을 수사하다가 한국인 피의자 일부를 확인, 지난달 초 국내에 거주하는 3명(구속 2명)을 먼저 검거해 검찰에 넘겼다. 아울러 중국 내 사무실 위치도 파악해 조직원 정보를 중국 공안에 제공하고 국제 공조를 요청했다. 중국 공안은 지난달 24일 칭다오 사무실에서 A씨와 조직원 12명을 검거했다. 중국인 조직원은 지난 6월 김모씨(29·구속)가 중국 현지에서 조직을 탈퇴하려 한다는 이유로 둔기로 폭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김씨는 아킬레스건이 끊어지는 중상을 입고 치료를 위해 국내에 입국했다가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은 해외를 거점으로 삼은 보이스피싱 조직을 집중적으로 수사하고 있다. 지난해 11월부터 최근까지 중국, 필리핀, 태국 등지에 근거지를 둔 11개 조직의 조직원 42명을 검거하고 이 가운데 19명을 구속했다. 이들로부터 419명이 피해를 봤고 피해 규모는 157억3000만원 상당이다. 경찰은 "보이스피싱 조직은 신원을 감추고 검거를 피하기 위해 국외에 본거지를 둔 채 범행한다"며 "범인의 인적사항을 특정할 수 있는 수사기법과 탄탄한 국제공조의 기반이 마련된 만큼, 조직원들을 끝까지 추적 검거함으로써 피싱 범죄를 반드시 근절시킬 것"이라고 했다. yesyj@fnnews.com 노유정 기자
2023-09-07 12:36:17[파이낸셜뉴스]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다리 부상에도 6년 만에 열리는 한일 상공회의소 회장단 회의에 참석한다. 최 회장은 9일 본인의 SNS에 서울대병원 침대에 누워 왼쪽 다리에 깁스를 한 사진과 동영상을 올렸다. 최 회장은 "(한일상의 회장단회의는) 2030 부산엑스포 유치에도 중요한 행사이니 제 모습이 너무 볼썽사납더라도 행사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할 수 있게 기원해 주십시오"라고 밝혔다. 최 회장은 이날 6년 만에 부산에서 열리는 '한일 상의 회장단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깁스를 한 채 KTX를 타고 부산으로 향했다. 한일상의 회장단회의는 2001년부터 2017년까지 매년 양국을 오가며 열렸으나, 한일 무역 갈등과 코로나 사태로 2018년부터 중단됐다가 이번에 한일 정상 간 셔틀외교 재개를 계기로 6년 만에 개최된다. 당초 일상 생황에서 다리를 부상당했다고 알려진 것과 달리, 테니스 도중 아킬레스건이 파열된 것으로 알려졌다. 최 회장은 "사뿐하게 서브하고 육중하게 착지하는 순간 뚝 하고 끊어지는 소리와 함께 왼쪽 종아리 아래에서 엄청난 통증이 덮쳤다"라며 "최근 들어 주말도 없고 시차 적응도 못하고 돌아다니느라 체력 관리를 너무 못한 거 같아서 모처럼 쉬는 날 테니스를 하겠다고 생각한 것인데 몸이 너무 굳어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역시 현충일에는 태극기를 걸고 마당에서 잡초 뽑으며 경건하게 지냈어야 했다"며 "엑스레이 등 촬영 결과 수술은 안 해도 되는 부위라고 해서 응급실에서 깁스만 감고 5시간 만에 퇴원했다"고 전했다. 한편 최 회장은 이달 프랑스 파리와 베트남 하노이 출장에도 깁스를 한 채 일정을 소화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19~21일 프랑스 파리에서 2030 부산엑스포 유치 지원 활동을, 이후에는 베트남에서 '한·베트남 비즈니스 포럼' 등을 소화할 계획이다. hoya0222@fnnews.com 김동호 기자
2023-06-09 08:47:58니케이(Nikkei)평균주가는 일본의 니혼게이자이신문사가 관리·운영하는 일본의 대표적인 주가지수. 도쿄증권거래소 1부에 상장된 주식 가운데 유동성이 높은 225개 종목을 선정해 매일 1분 간격으로 평균주가를 산출, 공표한다. 1부 시장에서 이 종목들이 차지하는 시가총액 비중은 약 70%에 달한다.【 도쿄=김경민 특파원】 버블 붕괴에 집을 나갔던 일본 개미(개인 투자자)들이 다시 주식시장으로 귀환하고 있다. 저축 일변도였던 기성세대와 달리 젊은 층은 공격적인 주식투자로 재테크 포트폴리오를 꾸리고 있다. 매수세가 몰리는 시점에 코로나19 터널을 통과한 기업들의 실적도 견조해 투자환경은 나쁘지 않다. 다만 대다수 기업들이 '잃어버린 30년'의 트라우마에 갇혀 투자보다는 생존 위주의 경영을 펴고 있어 주가가 저평가됐다는 한계도 지적된다. ■日세대교체, 주식시장도 바뀐다 5일 일본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일본증시에서 개인 투자자들은 2021년과 2022년 2년 연속으로 일본주식을 순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1983년 이후 39년 만에 처음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버블 붕괴 후에 손실을 입은 중장년층의 매도세가 막바지에 이르렀고 젊은 층의 투자가 서서히 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현지 증권가에서는 연말 니케이225지수가 3만선을 넘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기쿠치 마사토시 미즈호증권 수석 주식전략가는 "코로나19 사태로부터 경제 회복이 가속화하고 있다"며 "연내 니케이 평균주가가 최대 3만2000까지 상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른 대형 증권사들도 전망치에 대한 근소한 차이만 있을 뿐 지수는 3만을 웃돌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3만에 도달한다 해도 피크인 1989년 12월의 80% 수준에 그친다는 지적도 있다. 같은 기간 홍콩과 독일은 약 8배, 미국은 약 12배로 주가가 뛰었다. 미국 자산운용사 누버거버먼의 쿠보타 게이타 일본주식운용부장은 "버블 붕괴 이후 해외 투자자들에게 '일본 기업은 성장하지 않는다'는 이미지가 강하다"고 언급했다. 실제로 세계 각국의 주요 기업(2021년 시가총액 상위 1000대 기업 기준)의 순이익을 보면 일본은 과거 20년간 4억달러 늘어난 4억1100만달러를 벌었다. 반면 중국은 같은 기간 7억달러 증가한 7억7200만달러, 미국은 15억달러가 늘어난 19억달러로 '버는 힘'의 차이가 벌어졌다. 매출액 순이익률도 일본은 6%를 조금 넘는데 비해 유럽과 인도는 8~10%, 미국은 약 12%에 이른다. ■투자 멈춘 기업, 주가 아킬레스건 저성장하는 일본 기업의 장기 침체에 대해서는 기업의 의사결정 지연, 연공서열에 따른 경직된 인재 등용 등 다양한 분석이 있다. 특히 투자보다는 생존을 우선시하는 기업들의 투자 문화가 주가의 발목을 잡는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된다. 고도 성장기인 1968년부터 버블 붕괴기인 1990년까지 설비투자와 순이익 추이를 보면 대부분의 해에 전년 대비 두 자릿수 이상의 증가율이 이어졌다. 그러나 최근에는 투자→성장→재투자의 선순환 고리가 끊어진 기업들이 생존에만 몰두하면서 점차 시장에서 뒤처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가쿠슈인대 다키자와 미호 교수는 "불충분한 투자로 기업의 성장이 방해받고 있는 것이 근본적인 원인"이라며 "투자로 경쟁력이 높은 상품과 서비스를 만들어 수익성을 높이고 거기서 얻은 이익으로 재투자하는 선순환이 일어나지 않는 구도"라고 지적했다. 일본의 기업당 평균 연구개발 투자는 지난 10년간 25% 감소한 반면, 미국은 2.3배로 확대됐다. 중국은 4.4배로 급증했다. 기업당 설비투자액은 일본은 9% 줄었으나 미국은 28%, 중국은 34% 늘렸다. 종업원에 대한 투자도 적다. 일본의 2014년까지 5년간 인력투자액은 국내총생산(GDP)의 0.1%에 불과하다. 미국(2.1%)이나 독일(1.2%)에 한참 못 미친다. 뒤늦게 소프트웨어, 데이터베이스에 대한 투자가 늘고 있지만 투자를 해도 활용할 수 있는 전문 인재의 육성이 진행되지 않아 미국의 정보기술(IT)과 같은 신성장산업을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다는 게 일본 현지의 비판이다. ■"애니멀 스피릿 경영자 나타나야" BNP파리바증권의 고노 류타로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일본 경제가 반복적으로 위기에 직면하면서 고위험 성장 투자에 소극적인 경영자들이 결과적으로 생존한 영향이 크다"고 설명했다. 가와키타 히데타카 교토대학 명예교수도 "일본은 시장의 압력에 노출되지 않고 돈을 벌지 못하는 경영자와 회사들이 보존되고 있다"며 "미국과 유럽에서는 주가와 수익이 투자자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 그 기업이나 경영자는 시장에서 제거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1990년대 버블 붕괴 초반 당시 자동차와 화학 등 제조사들은 실적 부진에 빠졌다. 1990년대 후반에는 금융위기가 터져 금융기관의 대출 거부 현상이 심화되면서 자금조달 우려마저 커졌다. 이 시기에 적극적인 투자를 했던 경영자들은 직격탄을 맞아 퇴임을 강요받았다. 2000년대부터 일본 기업의 이익잉여금이 꾸준히 늘어난 배경도 이 때문이다. 닛케이는 "'잃어버린 30년'을 벗어나려면 성장의 주역인 기업이 바뀔 수밖에 없다"며 "시장의 힘을 통해서 기업이나 경영자의 애니멀 스피릿(야성적 충동)을 재점화해야 투자와 성장의 선순환을 되찾는 첫걸음이 될 것"이라고 제언했다. km@fnnews.com
2023-03-05 18:24:40[파이낸셜뉴스] 6년간 연인을 폭행하고 흉기로 아킬레스건에 상해를 입힌 40대 남성이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13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북부지법 형사7단독(나우상 판사)은 지난 12일 상해, 특수상해 혐의로 기소된 A씨(41)에 대해 징역 3년을 선고했다. A씨는 2016년부터 연인 B씨를 상대로 수차례 폭행을 일삼은 혐의를 받는다. A씨는 2017년 3월 B씨가 이별을 요구하자 주먹과 발 등으로 B씨의 신체 부위에 폭행을 가했다. 해당 범행으로 B씨는 전치 3주의 늑골 골절 상해를 입었다. 이어 A씨는 2018년 1월 B씨와의 말다툼 과정에서 B씨가 112신고를 하자 경찰 신고를 했다는 이유로 흉기를 휘둘러 B씨의 아킬레스건을 찢어지게 했다. 또 지난 5월 30일 A씨는 B씨의 집에서 잠을 자던 중 뒤늦게 귀가한 B씨가 "왜 여기서 잠을 자냐"고 말하자 주먹을 휘두르고 목을 조르는 등 전치 3주에 달하는 상해를 입히기도 했다. 재판 과정에서 A씨 측은 "B씨가 죽겠다는 취지의 말을 하며 A씨의 왼손에 칼을 쥐게 한 후 손을 잡아당겨 자신의 아킬레스건을 베게 한 것"이라는 취지로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피고인의 손을 이용해 자해할만한 사정은 보이지 않는다"며 "피해자 등의 진술은 그 자체로 모순되는 부분이 없고 주요한 부분이 일관된다"고 A씨 측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어 재판부는 "피해자에게 가한 상해의 정도나 이에 수반된 폭행의 정도가 가볍지 않은 점, 특수상해의 범행 방법이 위험하고 그로 인한 상해의 정도가 매우 중한점, 피해자로부터 용서받지 못한 점 등을 고려했다"며 양형 이유를 밝혔다. nodelay@fnnews.com 박지연 기자
2022-10-13 17:23:12중국이 '세계의 공장'이란 말이 괜히 나왔겠나. 최근 중국의 전력난으로 전 세계 제조업이 휘청거릴 판이다. 중국 내 대만 반도체 업체와 애플·테슬라의 부품 제조사들이 직격탄을 맞고 있다. 세계적 투자은행들은 올해 중국 성장률을 하향 조정할 참이다. 블룸버그는 27일 "중국의 진짜 위기는 헝다(파산위기의 부동산기업) 사태가 아닌 전력난"이라고 진단했다. 23개 성 중 절반이 전력사용에 제한을 받아 그 여파가 심대하다는 얘기다. 장쑤성 포스코 스테인리스 공장도 10월 초까지 가동을 중단했다. 이번 전력난의 원인은 복합적이다. 올해 강수량 부족이 수력발전 부진을 불렀다. 중국 정부는 탄소절감을 위해 화석연료 규제도 강화했다. 게다가 호주산 석탄 수입금지 조치가 부메랑이 됐다. 반중친미 노선의 호주를 손보려다 제 발등만 찍은 셈이다. 인구 14억명을 웃도는 중국은 거대시장이다. 이는 국제시장에서 중국이 힘을 과시할 수 있게 하는 지렛대였다. 이로 인해 '사드 보복'을 경험한 한국뿐 아니라 프랑스와 독일 등 유럽국들도 쓴맛을 본 적이 있다. 다만 중국의 위세가 항상 통했던 건 아니다. 이번에 호주산 석탄 수입 금지로 큰코다친 것과 유사한 사례는 과거에도 있었다. 2018년 중국은 무역보복의 일환으로 미국산 콩 수입 규제 카드를 빼들었다. 하지만 중국인의 식탁에서 빼놓을 수 없는 돼지고기 파동 등 부작용이 크자 꼬리를 내렸다. 콩은 중국에서 식용으로도, 돼지 사료용으로도 쓰이지만, 국내산 공급이 태부족했던 까닭이다. 중국이 개혁·개방 이후 세계의 경제공룡으로 부상한 건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하지만 호주산 석탄과 미국산 콩 수입 금지에서 드러났듯 중국의 '무역 갑질'은 때론 역풍을 맞고 있다. 이는 식량자급 불능과 원자재난이 중국 경제의 아킬레스건임을 웅변하는 대목일 듯싶다. kby777@fnnews.com 구본영 논설위원
2021-09-28 18:17:15[파이낸셜뉴스] 브리티시컬럼비아대(UBC) 의과대학과 브리티시컬럼비아 암연구소 연구진은 암세포의 아킬레스건을 찾아냈다. 연구진은 탄산무수화효소 IX(CAIX)가 암세포의 성장을 도울 뿐만아니라 다른 장기로 전이될 수 있도록 돕는다는 것을 밝혀냈다. UBC 의학부 생화학 및 분자생물학과 교수이자 BC 암연구소의 슈카트 데다 박사는 "암세포는 생존하기 위해 CAIX 효소에 의존하며, 이는 궁극적으로 '아킬레스건'이 된다"고 말했다. 이는 CAIX 효소의 활동을 억제하면 암세포의 성장을 막을 수 있다는 뜻이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결과가 고형암 종양의 확산을 막는 새로운 치료전략을 개발하는데 도움이 될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세계적인 과학저널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에 지난 28일(한국시간) 발표됐다. 종양은 혈액에서 산소와 영양분을 공급받는다. 종양이 커질수록 모든 부분에 산소와 영양분을 공급할 수 없게 돼 산소가 부족한 부위가 생긴다. 이렇게 시간이 지날수록 저산소 환경이 만들어지면서 암세포 내부에 산이 축적된다. 종양은 이같은 스트레스를 극복하기 위해 산성상태를 중화시키는 효소를 방출해 생존한다. 뿐만아니라 다른 장기로 퍼질 수 있는 보다 공격적인 형태의 종양이 될 수 있게 해준다. 이 효소중 하나가 CAIX다. 연구진은 이전에 CAIX 효소를 막는 약물 SLC-0111을 찾아냈다. 이 약물은 현재 임상 1상시험이 진행되고 있다. 이 약물의 전임상 시험에서는 유방암, 췌장암, 뇌암에서 종양 성장과 확산을 억제하는 효과를 입증했다. 하지만 다른 암세포에서는 그 효과가 미미했다. 이번 연구에서는 데다 박사의 연구실 동료인 숀 채프 박사, 서스캐처원 대학의 프랑코 비제아쿠마르 박사와 연구진이 함께 진행했다. 연구진은 게놈 전체를 합성치사 검색해 이러한 세포 성질을 조사하고 CAIX 효소의 다른 약점을 찾는 연구를 시작했다. 이 도구는 암세포의 유전자를 살펴보고 한 번에 한 개의 유전자를 체계적으로 삭제해 다른 특정 유전자와 함께 CAIX 효소를 제거해 암세포를 죽일 수 있는지 판단한다. 검사 결과, 페롭토시스라고 불리는 세포 스스로 죽게 만드는 현상을 찾아냈다. 페롭토시스는 암세포 안에 철분이 축적돼 세포막을 약화시켜 스스로 죽게 만드는 현상을 말한다. 데다 박사는 "CAIX 효소가 페롭토시스로 암세포의 죽음을 막아준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SLC-0111와 함께 페롭토시스를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진 화합물을 결합하면 암세포를 죽게 만들고 종양 성장을 약화시킨다"고 말했다. 현재 페롭토시스를 일으킬 수 있는 약물을 확인하기 위해 세계적으로 많은 연구가 진행중이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2021-08-30 00:42: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