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이제 국가대표가 아닌 개인도 국제대회에 출전할 수 있는 길이 열릴 전망이다. 문화체육관광부가 배드민턴 비(非) 국가대표 선수의 국제대회 출전을 제한하는 대한배드민턴협회 규정의 폐지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페이백' 의혹이 제기된 김택규 배드민턴협회 회장에 대해선 횡령·배임 가능성을 지적했다. 문체부는 10일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협회 조사 중간 브리핑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 이번 조사는 2024 파리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안세영(22·삼성생명)이 협회와 대표팀 운영 전반에 대해 작심 발언을 내놓은 것을 계기로 착수됐다. 배드민턴협회 규정은 "국가대표 은퇴선수 중 대한민국 배드민턴 발전에 기여한 공로가 큰 선수에 한해 세계배드민턴연맹 승인 국제대회에 참가할 수 있다"면서 "국가대표 활동기간을 햇수로 5년 이상인 선수를 대상으로 하며 그 연령은 여자 만 27세, 남자 만 28세 이상으로 한다"고 정하고 있다. 안세영은 "대표팀에서 나간다고 해서 올림픽을 못 뛰는 것은 선수에게 야박하지 않나 싶다"며 해당 규정이 부당하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문체부는 “국내 올림픽·아시안게임 종목(44개) 중 배드민턴처럼 비국가대표 선수의 국제대회 출전을 제한하는 경우는 없다”라면서 “직업행사의 자유를 과도하게 제한하는 만큼 폐지를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것이 끝이 아니다. 김 회장의 후원 물품 배임·유용 의혹에 대해선 횡령·배임 가능성을 언급했다. 문체부는 "2023년 회장과 공모사업추진위원장 주도로 물품을 구입하면서 협회 직원들 몰래 후원 물품 지급 계약을 구두로 체결해 셔틀콕, 라켓 등 1억5천만원 규모의 물품을 수령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를 명확한 기준 없이 시도별 협회로 배분한 것이 문제가 됐다. "작년에는 공모사업추진위원장이 지역별 물량을 임의로 배정했고 위원장 소속인 태안군배드민턴협회로 4천만원 상당의 용품이 배분됐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물품을 정부 승인 없이 임의로 사용한 것은 문제가 된다"며 "김택규 회장의 횡령·배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이미 회장에 대한 고발 사건이 수사기관에 접수된 만큼 추가적인 조사를 마치는 대로 수사 참고 자료로 제공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2024-09-10 14:08:16[파이낸셜뉴스] 28년 만에 한국 배드민턴 올림픽 단식 종목에서 금메달을 거머쥔 안세영(22·삼성생명)의 환영식이 31일 고향 전남 나주에서 열렸다. 안세영은 귀국한지 무려 23일만에 고향을 찾았다. 환영식은 이날 오후 나주종합스포츠파크 다목적체육관에서 안 선수와 그 부모, 윤병태 나주시장, 배드민턴 동호회 회원 등 400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열렸다. 안 선수가 부모와 함께 체육관 안으로 들어오자 시민들은 꽃다발·꽃목걸이를 전달하며 환호했다. 윤 시장은 "28년 만에 올림픽 배드민턴 금메달이라는 위대한 업적을 세웠다"며 "불합리한 배드민턴협회의 구조 속에서 역경을 이겨냈다는 점이 나주 정신의 표상이라고 생각한다"고 추켜세웠다. 안세영은 사전에 준비한 답사를 전하며 친필 사인이 새겨진 라켓을 시민들에게 답례로 건네기도 했다. 환영식 후 나주시는 안세영은 시 홍보대사로 임명했고, 지역 은행은 소정의 후원금을 전달했다. 나주에서 태어난 안세영은 광주체육고를 졸업했고, 부친 안정현 씨는 나주시체육회 사무국장으로 활동 중이다. 2024 파리올림픽 배드민턴 여자 단식에 출전한 그는 1996 애틀랜타 대회 방수현 선수 이후 두 번째이자 28년 만에 금메달을 따냈다. 한편, 안세영은 배드민턴 협회 관련 언급은 하지 않았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2024-08-31 21:05:58[파이낸셜뉴스] 2024 파리 올림픽에서 가장 감동을 안긴 장면은 배드민턴 안세영(삼성생명)이 여자 단식을 제패한 순간으로 나타났다. 온라인 스포츠·연예 매체인 스타뉴스가 창간 20주년 기념으로 한국갤럽에 의뢰해 전국 만 19∼69세 남녀 1천52명을 대상으로 진행, 29일 발표한 설문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22%(이하 1·2순위 합계)가 파리 올림픽에서 가장 감동적인 한국 경기로 안세영의 배드민턴 여자 단식 결승을 택했다. 세계 1위 안세영은 8월 5일 프랑스 파리의 포르트드라샤펠 아레나에서 열린 파리 올림픽 배드민턴 여자 단식 결승에서 허빙자오(중국)를 2-0(21-13, 21-16)으로 완파하고 우리나라 선수로는 28년 만에 이 종목 올림픽 챔피언이 됐다. 임시현(한국체대), 전훈영(인천시청), 남수현(순천시청)이 단체전 10연패 신화를 합작한 양궁 여자 단체 결승이 17%로 2위, 김우진(청주시청)이 파리 올림픽 3관왕을 달성한 양궁 남자 개인전 결승이 16%로 3위에 각각 올랐다. 안바울(남양주시청)의 '36분 투혼'으로 감동을 선사한 유도 혼성 단체전 동메달 결정전, 신유빈(대한항공)을 앞세운 탁구 여자 단체전 동메달 결정전은 13%의 지지로 공동 4위에 자리했다. 조사 응답자들은 파리 올림픽에서 가장 아쉬웠던 한국 경기로는 신유빈이 일본의 하야타 히나에게 패한 탁구 여자 단식 동메달 결정전(38%)을 들었다. 우상혁(용인시청)이 7위에 머문 육상 남자 높이뛰기 결선(29%)도 안타깝게 여겼다. 한편 '2036년 하계 올림픽의 서울 유치 계획'에 관한 설문에서는 응답자의 68%가 찬성, 32%가 반대 의견을 나타냈다. 또 올림픽에서 메달을 획득한 남자 선수의 병역특례 혜택에는 71%가 찬성, 29%가 반대를 찍었다. 이번 조사는 8월 19∼23일 온라인을 통해 진행됐으며 2024년 7월 행정안전부 발표 주민등록인구를 기준으로 성별·연령별·지역별 가중치(셀가중)를 부여했다. 표본 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0% 포인트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2024-08-31 14:27:14구습은 쉽게 바뀌지 않는다. 그래도 간혹 개인의 용기 있는 행동으로 구습이 깨지는 계기가 마련되기도 한다.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안세영이 그동안 훈련과 시합을 통해 겪었던 힘든 경험과 고민을 용기 있게 토로하였다. 이 행동은 좁게는 배드민턴협회와 체육계, 넓게는 정치권, 언론, 나아가 사회 전체에 큰 반향을 일으켰다. 그 반향은 상명하복 권위주의 구습을 배격하는 쪽으로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구습에 젖어있는 일부 사람들은 그의 발언을 불편하게 여기거나 묵살하고 싶어 한다. 안세영은 기자회견이나 SNS에서 비난이나 대결의 자세를 취하지 않았다. 어린 선수 개인의 입장으로 얼마나 힘들었고, 어떤 점이 아쉬웠고, 향후 어떤 변화가 있으면 좋을지를 담담하게 말했다. 다원주의 문화가 퍼지고 민주주의 가치가 중시되는 사회에서라면 그런 발언은 지극히 일상적인 것이다. 꼭 그런 사회가 아니어도 충분히 나올 수 있는 발언이다. 예를 들어 우리나라 대학에서 학기가 끝나면 학생은 수강과목마다 수업 내용과 방식에 어떤 문제가 있고, 어떻게 개선되면 좋을지 평가서를 작성한다. 공공기관, 기업, 시민단체, 교육기관 등도 대부분이 업무·활동 관련 불편·개선 사항에 대한 의견 개진을 제도화하고 있다. 군대에도 소원수리 제도가 있다. 그런 맥락으로 보면 안세영의 발언은 지극히 정상적인 일상 대화의 한 부분이다. 그러나 대한배드민턴협회와 대한체육회의 간부진이 보인 반응은 정상적 일상과는 차이가 컸다. 왜 축제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느냐는 당혹감, 협회의 도움을 몰라주고 오해로 불평을 터트린다는 불쾌감, 왜 이 선수만 불만에 차 반항하느냐는 의구심, 선수가 건방지게 지도·관리 방식에 문제를 제기한다는 고까움 등이 이들의 대응태도에 여실히 드러났다. 게다가 일부 언론매체마저 충격발언, 폭탄발언, 폭로, 도전 등 자극적 표현으로 안세영의 의도를 왜곡했고 이번 사안을 적대적 대결구도 속으로 집어넣었다. 이러한 체육계와 언론의 반응 이면에는 선수가 임원에게 문제를 제기해선 안 되고 집단행동에서 이탈하거나 튀어선 안 된다는 권위주의, 집단주의, 순응주의 문화가 자리 잡고 있다. 안세영의 일상적 발언이 일파만파 커지고 사회적 논란을 일으킨 건 이런 시대착오적 구습에 젖은 이들의 경직된 반응 때문이다. 만약 체육계 어른들이 유연한 모습을 보이며 어린 선수의 지적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개선을 위한 진솔한 대화를 했다면 어땠을까. 만약 언론이 선동적 기사로 야단법석을 떠는 대신 금메달리스트의 고충을 진지하게 보도하고 심층분석했다면 어땠을까. 그랬다면 안세영의 발언은 대중의 말초신경을 자극하는 논란이나 소동이 아니라 체육계의 발전을 위한 고심에 찬 문제의식으로 비(非)대립적 차원에서 다뤄졌을 것이다. 유독 체육계에서 권위주의 구습이 강하게 남아있는 건 독점체제 때문이다. 선수 선발부터 지도·관리까지 협회가 독점한다. 협회의 미움을 사면 엘리트 선수로서의 생명은 끝난다. 선수에게 다른 길이 없으므로 협회의 어른들은 어린 선수들 위에 군림하며 그냥 시키는 대로 하라는 태도를 견지한다. 권위주의, 집단주의, 순응주의가 지배하는 환경이다. 독점구조에서의 경직된 상하관계는 체육계뿐 아니라 주요 정당들에도 해당한다. 공천권과 징계권을 독점해 소속 정치인들의 생명줄을 쥔 당 최고지도부가 권위주의적 방식으로 당 내부의 순응적 집단주의를 굳히고 있다. 이런 정당들이 정치를 파탄 내고 정치인들의 개인적 양심을 희생시키고 있듯이 독점적 체육단체가 체육 발전을 막고 선수들의 꿈을 부수고 있다. 구습으로 멍든 현실을 바꾸려면 독점구조를 깨거나 적어도 문제 제기를 일상화해야 한다는 정당 관련 교훈은 체육계에도 딱 맞는다. 안세영의 용기 덕에 이런 인식이 퍼지고 있다. 임성호 경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2024-08-28 18:43:32[파이낸셜뉴스] 김택규 대한배드민턴협회장이 안세영(22·삼성생명)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김 회장은 27일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월드투어 슈퍼 500 코리아오픈이 개막한 전남 목포체육관에서 연합뉴스와 인터뷰를 하고 이같이 밝혔다. "구세대 관습 없애야…선수가 편한 것이 최우선" 이날 김 회장은 "전체적으로 구세대의 관습은 없애야 한다. 예를 들어 국가대표 선발, 후원과 계약에 대한 규정을 모두 손봐야 한다"면서 "선수가 국가대표 생활을 편하게 하도록 하는 것이 최우선"이라고 말했다. 김 회장은 "안세영 선수가 금메달을 따고도 그런 말을 했다는 것은 얼마나 (한이) 맺혔다는 것이겠느냐"면서 "(협회장 임기가) 얼마 남지 않았지만, 제도 개선에 최선을 다할 것이다. 안세영 선수가 의견을 낸 부분에 대해서 전부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다른 종목과의 통일성을 유지해야 하며 회장 혼자 결정할 사안은 아니라고 말했다. 김 회장은 "대한체육회 가맹단체들과 전체적인 흐름은 같아야 한다"면서 "제가 혼자 모든 것을 판단해서 혼자 결정할 일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김 회장은 "국회, 문화체육관광부, 대한체육회 등 어디가 됐든 (제도 개선에 대한) 합의점이 나오면 그에 맞춰 개선은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학균 대표팀 감독에 대해선 "수십명의 선수들과 코치진을 지도하려면 여러 자질이 있어야 하는데 너무 개인적인 성향이 많지 않았나 싶다"면서 "올림픽 출전 선수 위주로 대표팀을 운영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고, 잘하는 선수들과의 소통도 진짜 원활히 이뤄졌는지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큰소리 친 부분은 잘못…상처 입었다면 사과해야" 김 회장은 협회 임원진의 후원이 전무하다는 지적에 대해선 "배드민턴협회는 언제부터였는지 모르겠지만, (임원이 후원금을) 낸 적이 한 번도 없다"면서 "협회 정관에 임원에게 분담금을 부과하는 내용을 집어넣으면 해결될 일"이라고 답했다. 외부 후원을 유치하는 노력도 부족했던 것 아니냐는 말엔 "제가 협회에 왔을 때는 (후원사가) 거의 다 정해져 있었다. 이제는 돈을 많이 주는 쪽으로 바꿔야 한다"고 인정했다. 정부 사업으로 셔틀콕을 사들이면서 전체 30%에 달하는 물량을 이면 계약을 통해 추가로 받았다는 의혹에 대해선 "후원 물품으로 받은 것인데 당시 변호사로부터 문제가 없다는 법리 해석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일부 직원에게 폭언했다는 주장에 대해선 "큰소리를 친 부분은 잘못했다. 만약 제가 욕을 해서 상처를 입었다면 제가 사과해야 한다"고 말했다. 기념품 제작 업체로부터 리베이트를 받았다는 의혹에 대해선 "사실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엘리트 체육 인사들, 내 눈과 귀를 가렸다" 생활체육 출신의 김 회장은 협회 이사회 과반을 차지하는 엘리트 체육 인사들이 협회 행정을 방해했다고 주장했다. 김 회장은 "그들이 제 눈과 귀를 가렸다. 이사회를 할 때마다 한 번도 제 의견이 관철된 적이 없었다"면서 "결국 '무능한 회장'이 안세영의 말로 인해 선수들의 불편함을 알게 된 격"이라고 토로했다. 안세영의 작심 발언 이후 자신에 대해 제기된 의혹은 내부 파벌에서 비롯한 것이라고 봤다. 김 회장은 "안세영 선수가 말한 것에 대해 무엇을 개선할지 의논하기에도 시간이 부족한데, 그 사람들은 지금도 관심 없고 비방만 하고 있다"면서 "엘리트 출신 인사들이 그러고 다닐 게 아니라 대안을 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rainbow@fnnews.com 김주리 기자
2024-08-28 07:29:40[파이낸셜뉴스] 안세영(22·삼성생명) 문제가 한층 가라앉아 풀릴 실마리가 보이고 있다. 안세영이 "다시 대표팀과 대한민국을 위해 뛰고 싶다“라고 밝혔다. 2024 파리 올림픽 배드민턴 금메달리스트 안세영(22·삼성생명)은 정연욱 의원(국민의힘, 부산 수영구)을 통해 "대표팀은 나의 꿈이었고 항상 자부심을 갖고 있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정 의원은 24일 "만나고 싶었던 안세영 선수의 목소리를 직접 들었다"며 안 선수와의 전화통화 내용을 공개했다. 정 의원은 ”선수 치료 관리 프로토콜이 더 발전하지 못한다면 대표팀에서 더 못하겠다고 강하게 말하긴 했으나 혹시라도 더 조율이 되고 완화가 된다면 또 다시 대표팀을 위해서, 대한민국을 위해서 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최근 배드민턴협회의 조사위는 문체부의 권고에 따라 잠정 중단됐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최근 진상조사위 활동을 중단하라는 취지의 시정명령을 협회에 내렸다. 앞서 문체부는 '협회 정관에 따라 이사회 심의·의결을 거쳐 진상조사위를 구성하라'고 권고한 바 있는데, 여기서 조치 수위를 한 층 더 끌어올린 것이다. 다만 협회는 진상조사위를 통하지 않더라도 안세영과의 면담을 계속 추진하겠다는 계획이다. 진상조사위는 이번 주 안세영의 의견을 청취하려 했으나 일정 등의 문제로 조사가 성사되지 않았다. 안세영은 지난 16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협회와 시시비비를 가리는 공방전이 아닌 제가 겪은 일에 대한 진솔한 대화를 나누는 시간이 있기를 내심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안세영 발언과 관련한 진상조사는 향후 문체부 조사단과 대한체육회 조사위원회를 중심으로 전개될 전망이다. 문체부에서 조사를 주도하게 된 것은 안세영에게는 분명한 호재다. 안세영은 문체부 장미란 차관과 따로 비공개 면담을 할 정도로 문체부쪽을 훨씬 더 신뢰하고 있기 때문이다. 서로 대화도 여러번 했다. 상황이 호전되자 안세영은 최근 공식적인 행사에 참석하며 자신의 진심을 전하고 있다. 지난 22일 신라호텔에서 개최된 선수단 초청 만찬에도 참석했다. 그곳에서 장 차관과 다시 만나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안세영을 직접 만난 윤 대통령은 "우리 젊은 선수들이 더 좋은 여건에서 마음껏 훈련하고 기량을 키워나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서 “좋은 결과를 낸 방식은 더 발전시키고, 낡은 관행들은 과감하게 혁신해 청년 세대의 가치관과 문화와 의식에 맞는 자유롭고 공정한 훈련 환경을 만들어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낡은 관행의 혁신'을 강조한 윤 대통령의 이날 발언도 이런 상황을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해석도 제기된다. 여기에 안세영이 "국가대표로 계속 뛰고 싶다”라는 의사를 명확하게 밝히며 화답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문체부에서 해당 문제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고, 안세영이 이에 화답한 만큼 분위기는 크게 누그러졌다. 조만간 해결 실마리가 보이는 것 아니냐는 시각이 나오는 것도 그때문이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2024-08-24 17:33:32[파이낸셜뉴스] 2024 파리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이자 배드민턴 여자 단식 세계랭킹 1위인 안세영(22·삼성생명)이 대한배드민턴협회를 향해 공개적으로 불만을 드러낸 가운데, 과거 체육계의 부조리를 폭로했던 유도 금메달리스트 김재엽(61) 선수 사연이 다시 관심 받고 있다. 김재엽은 안세영의 폭로에 대해 "과거의 저를 보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김재엽은 지난 8일 '팟빵 매불쇼'에 출연해 "안세영 선수가 파리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고 협회와 관련해 용기 있게 나섰다"며 "마치 저를 보는 것 같았다"고 회고했다. 그러면서 안세영 사건에 대해 "지금은 우리 시대와 훈련 방법 등이 많이 바뀌었겠지만, 안세영 선수 폭로의 본질을 '혹사'라고 본다"고 지적했다. 1988년 서울올림픽 유도 금메달리스트인 김재엽은 선수 은퇴 후 지도자 생활을 할 때, 제자 윤동식이 심판의 편파 판정에 피해를 봤다며 유도계 안의 이른바 '용인대 카르텔'을 주장한 바 있다. 당시 윤동식(마사회)은 1996년 5월 서울 올림픽공원 제2체육관에서 열린 애틀랜타 올림픽 유도 국가대표 최종 선발전 76㎏급 승자 결승에서 조인철(용인대)에게 '0대 3'으로 판정패했다. 하지만 해당 판정은 큰 파장을 불러 일으켰다. 윤동식은 경기 후 매트에 30분간 주저앉아 항의했다. 그의 스승 김재엽도 강하게 반발했다. 당시 유도 대표팀 사령탑이었던 김창호 감독도 "강한 선수를 데리고 가야 올림픽에서 좋은 성적을 내는데, 강한 선수를 떨어뜨리면 어떻게 하느냐"라고 불만을 나타낸 뒤 경기장을 떠났다. 이 사건에 대해 김재엽은 지난 2021년 한 유튜브 인터뷰를 통해 "윤동식이 용인대 파벌의 편파 판정에 희생됐다"고 주장한 바 있다. 당시 유도계에서 용인대만 키우는 분위기가 있었고, 이에 용인대 사람들이 심판위원장까지 다 차지하는 결과를 초리했다고 김재엽은 주장했다. 결국 이런 분위기때문에 다른 대학들은 유도 국가대표 하나 만들 수가 없는 분위기라 대학들이 유도부를 없애기 시작했고, 결국 한국 유도가 경쟁력을 잃게 됐다는 지적이다. 김재엽은 이 사건 이후 적극적으로 용인대 파벌 문제에 대해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그 결과 유도계에서 퇴출 당했고, 협회에서 주는 연금까지 박탈됐다. 이에 김재엽은 나라에서 주는 연금만 받고 있다고 말했다. 김재엽은 "그 배후에는 18년간 대한유도회 회장을 맡았던 김정행 전 용인대 총장이 있었다"며 "이후 국내 유도계에서 저에 대한 자료를 없앴고, 관련 분야에 취업하면 압력을 넣어 일을 못하게 만들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한편 안세영은 우승 직후 인터뷰에서 "내 부상은 생각보다 심각했고, 너무 안일하게 생각한 대표팀에 많이 실망했다"며 "이 순간을 끝으로 대표팀하고 계속 가기는 힘들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고 밝혔다. 여기에 안세영은 지난 7년간 대표팀 빨래와 청소 등을 했다고 밝혀 파문이 일었다. 안세영은 중학교 3학년이던 2017년 처음 대표팀에 발탁됐는데, 이후 선배들의 끊어진 라켓 줄을 교체하거나 방 청소와 빨래 등을 전담하다시피 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안세영의 부모는 지난 2월 협회 관계자들을 만나 "일과 휴식이 필요한 상황에서 이런 잡무로 피해를 받아왔다"며 대표팀 선수촌 내 생활개선 등 7가지 요구사항을 전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대표팀 코치진은 오래된 '관습'이기 때문에 당장은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고, 점진적으로 고쳐나가겠다고 답변했다고 한다. 안세영은 또 지난 16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통해 "제가 궁극적으로 이야기하고 싶은 것은 불합리하지만 관습적으로 해오던 것들을 조금 더 유연하게 바뀌어나갔으면 하는 바람에 대한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2024-08-21 16:16:20[파이낸셜뉴스] 문체부와 배드민턴협회의 갈등이 갈수록 점입가경이다.배드민턴 협회가 문체부의 “조사위 재구성” 권고에도 안세영 조사를 강행하겠다는 입장이어서 파장이 커지고 있다. 지난 16일, 배드민턴협회는 자체 진상조사위를 꾸려 김학균 국가대표팀 감독 등 지도자와 트레이너를 세 시간가량 면담했다. 하지만 조사위원 5명 가운데 3명은 비공개에, 내부 위원 2명은 '김택규 협회장 라인'으로 꼽혀 협회 임원들조차 공정성에 문제를 제기했다. 문체부는 당일 곧바로 '절차 위반'을 지적하며 "정관에 따라 이사회 심의·의결을 거쳐 조사위를 다시 구성하라"고 권고했다. 하지만 협회는 조사를 강행하겠다는 입장이다. 협회 관계자는 "조사위는 상설 위원회가 아니어서 이사회 의결 대상이 아니다"라고 기존 입장을 재확인하며 "문체부는 시정명령이 아니라 권고를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즉 문체부에서 강제할 권한이 없다는 것이다. 절차 진행을 위해 "안세영 측에 이번 주 복수의 면담 날짜를 전달했고 답을 기다리는 상태"라고 덧붙였다. 협회의 막무가내식 입장에, 문체부는 '절차상 하자의 치유 없이 조사하지 말라'고 거듭 통보했다. 문체부 관계자는 "해당 권고는 광범위한 지도·감독권 범위 내에서 이뤄진 것"이라며 "협회가 수용할 이유가 없다고 한다면 정부가 국고를 지원할 필요도 없다"고 말했다.올해 배드민턴협회에 대한 문체부 보조금은 71억 2천만원이다. 앞서 별도 조사위를 꾸렸던 대한체육회는 "문체부 조사 결과를 지켜보겠다"며 한발 물러난 상황이다. '협회와 선수 간 불통'을 지적했던 안세영이 협회 조사에 선뜻 응하기 쉽지 않은 문제도 있다 김택규 협회장 등 협회 측은 올해 2월 안세영의 13쪽짜리 건의서를 받고 답변서를 주겠다고 했지만, 반년이 지난 지금까지 안세영 측에 아무런 답을 하지 않은 바 있다. 안세영이 입장문에서 거듭 밝힌 선수와의 소통 문제가 바로 이것이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2024-08-20 08:44:57[파이낸셜뉴스] 안세영이 배드민턴 협회에게 서로 대화를 해보자는 제안을 건넸다. 안세영은 8월 16일 자신의 SNS에 밝힌 입장민에서 "협회와 시시비비를 가리는 공방전이 아닌 제가 겪은 일에 대한 진솔한 대화를 나누는 시간이 있기를 내심 기대하고 있고 조만간 그런 자리를 가지기를 바라고 있다”라고 말했다. 협회에 갈등 봉합 의지를 내비친 것이다. 이제 협회가 응답할 차례다. 일단 협회는 안세영이 지적한 신인 3년차 이내 인상률 제한 등 불합리한 연봉 제도는 대폭 완화시키는 것으로 수정 작업이 진행 중이다. 이는 확정적이다. 이제 남아있는 것은 이 문제의 본질 중 하나인 '개인 후원 계약'에 대한 부분이다. 안세영은 최근 모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광고가 아니더라도 배드민턴으로도 경제적인 보상을 충분히 누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스폰서와 계약적인 부분을 막지 말고 많이 풀어줬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안세영은 "모든 선수를 다 똑같이 대한다면 오히려 역차별이 아닌가 싶다"고 강조했다. 결국, 본질은 노력한 만큼 정당한 보상을 받고 싶다는 금전갈등이 이면에 있는 셈이다. 대한배드민턴협회의 국가대표 운영 지침에는 "국가대표 자격으로 훈련 및 대회 참가 시 협회가 지정한 경기복 및 경기 용품을 사용하고 협회 요청 시 홍보에 적극 협조한다"고 적혀있다. 개인 후원 계약에 대해선 "그 위치는 우측 카라(넥)로 지정하며 수량은 1개로 지정한다. 단 배드민턴 용품사 및 본 협회 후원사와 동종업종에 대한 개인 후원 계약은 제한된다"고 설명하고 있다. 또 "개인 후원 계약 기간에 올림픽 등 종합경기대회에 참가할 경우 대한체육회의 홍보 규정을 준수해야 한다"고 돼있다. 선수가 태극마크를 다는 순간 개인적인 후원을 받을 수 있는 여지는 엄청나게 줄어들고, 반대로 협회나 대한체육회 차원의 후원사에 사실상 종속되는 셈이다. 현재 안세영을 후원하고 싶어하는 기업은 줄을 섰다. 그리고 이미 안세영은 나이키 광고에 등장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대표팀 경기를 뛸땐 당연히 대표팀과 후원계약을 한 요넥스 제품을 착용해야 한다. 협회가 매년 약 40억원 가량을 후원받는 조건으로 요넥스와 계약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당연하게도 안세영은 나이키의 신발을 노출하고 싶다. 요넥스의 신발이 불편하다며 갈등을 빚은 적도 있다. 나이키 용품 광고를 노출하면 안세영이 받는 경제적인 지원은 크게 늘어난다. 자신의 노력과 실력만큼 대가를 받아가는 것은 자본주의의 가장 기본적인 법칙이다. 안세영 입장에서는 협회가 모든 것을 막고 있고, 자신의 노력에 비해 정당한 보상을 받지 못한다고 느낄 여지가 충분하다. 그러나 배드민턴계의 입장은 또 다르다. 안세영 마음은 이해하지만 비인기 종목의 특성상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기업의 후원계약은 스타 선수에 의존해서 이뤄진다. 광고 효과이기 때문이다. 스타 선수 한 명을 보고 배드민턴 대표팀 전체를 후원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협회는 그 후원계약으로 유망주를 발굴하고, 선수들의 해외 경비를 지원한다. 안세영도 그런 과정을 통해서 탄생한 스타다. 만약, 안세영이 빠져버리면 업체에서는 대표팀을 후원할 하등의 이유가 없다. 그럼 제2, 제3의 안세영은 나올 수가 없다. 방수현 해설위원은 “안세영도 중학교 3학년때 배드민턴 국가대표팀에 들어와서 꾸준히 해외에 나가고 훈련하며 성장한 선수다. 배드민턴계의 후원이 없었다면 지금처럼 성장할 수 있었겠는가. 배드민턴은 혼자 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한 것도 이런 맥락이다. 이제 유명해졌다고, 이를 외면하는 것은 자신의 성장을 위해 애쓴 배드민턴계를 나몰라라 하는 이기적인 생각이라는 것이다. 이런 갈등은 안세영이 처음이 아니다. 과거에는 이용대와 배드민턴 협회도 후원계약 갈등이 있었다. 그리고 앞으로도 방수현, 이용대, 안세영급 스타급 선수가 나오면 이런 갈등은 반복될 것이다. 물론, 다른 종목에서는 이런 갈등이 슬기롭게 해결되는 사례들이 있다. 일례로 탁구같은 경우 유니폼은 대표팀 후원사를 이용해야 하지만 라켓이나 신발은 개인 후원사에 맡긴다. 신유빈이 대표적으로 그렇다. 수영에서는 과거 박태환이나 피겨 김연아가 전담팀을 꾸려서 운영했던 사례도 있다. 하지만 협회는 배드민턴에서 그정도 대우는 해줄 수 없다며, 개인 후원에 대해서만큼은 난색을 표하고 있다. 이 문제에서만큼은 아직 평행선이다. 각자의 논리가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이 문제가 풀리면 개인 대표팀 문제는 손쉽게 풀릴 수도 있다. 결국, 안세영의 개인 후원을 어느 정도까지 용인해 줄 수 있느냐에 이번 갈등을 해결할 키가 숨어져 있다는 것이 현장 관계자들의 지배적인 시각이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2024-08-16 19:58:22[파이낸셜뉴스] 셔틀콕의 여왕 안세영이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입장문을 올렸다. 당초 예상보다 훨씬 누그러진 뉘앙스로 안세영은 자신의 입장을 전했다. 또한, 배드민턴협회와의 화해 체스처도 일정 부분 들어가 있었다. 하지만 현 상황이 바뀌어야 한다는 입장에 대해서는 변함이 없었다. 일단, 안세영은 먼저의 사과로서 글을 시작했다. 안세영은 “7년간 대표팀 생활속에서 가슴속에 담아두었던 말을 하엿다. 그 말의 파장이 올림픽 기간에 축하와 격려를 받아야 할 선수들에게 피해를 주었다. 지혜롭게 인생을 헤쳐가는 방법이 한참 많이 부족하다는 것을 배웠다. 다시한번 국민들과 관계자분들게 죄송하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안세영은 “지금까지 해오던 것들을 조금 더 유연하게 바꾸어나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특히, 부상에 있어서는 선수에게 정말 괴롭고 힘든 일이기에 저 또한 부상으로부터 잘 회복될 수 있는 여건과 지원을 바랐다. 각 선수가 처한 상황에 부상에 대한 구체적인 정도가 다르기에 유연하고 효율적인 지원을 바랐다”라고 말했다. 또한 “너만 그런 것이 아니다, 넌 특혜를 받고 있잖아 라는 말로 문제를 회피하기보다 그게 안되면 다른 방법을 생각해보자라는 말로 제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 주시는 분이 있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크다”라고 덧붙였다. 안세영은 “저는 협회와 시시비비를 가리는 공방전이 아닌 제가 겪은 일에 대한 진솔한 대화를 나누는 시간이 있기를 내심 기대하고 있고 조만간 그런 자리를 가지기를 바라고 있다. 제가 드리고 싶은 말은 시시비비를 가리고자 함이 아니다. 나쁘다 틀렸다가 아니라 함께 더 발전할 수 있다는 말을 하고 싶었다. 모든 사람이 기대하는 상식선에서의 운영을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안세영은 “다행히도 체육회와 문체부에서 진상을 파악할 것이라는 소식을 확인했다. 문체부와 체육회에 한 가지 바라는 것이 있다면 협회와 선수가 원활하게 소통이 되고 있는지 선수들의 목소리에도 귀를 귀울여달라”라고 부탁했다. 마지막으로 안세영은 “지금부터 협회 관계자분들이 변화의 키를 쥐고 있는 만큼 더 이상 외면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행동해주셨으면 한다. 합리적인 시스템 아래에서 선수가 운동에만 전념하며 좋은 경기력을 마음껏 펼칠 수 있도록 지속적인 관심을 부탁드린다”라고 말했다. 안세영은 글의 마지막에 “지금 발목과무릎 부상 때문에 시합에 출전을 하지 못하고 있지만, 재활을 잘 마무리하고 다시 본연의 모습으로 돌아가려고 한다. 앞으로 이 상황이 어떻게 흘러갈지 모르고, 자칫하면 배드민턴을 하지 못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무섭게 들어온다. 하지만 그동안 받은 응원과 관심에 보답하고자 이 글을 쓰게 되었다”라고 글을 마무리 했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2024-08-16 17:19: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