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안중근이 이토 히로부미에게 총구를 겨누기까지 과정을 담은 한국 영화 '하얼빈'이 4일 일본에서 개봉했다. 하얼빈 일본 홈페이지에는 해당 작품에 대해 "1909년 조국 독립을 위해 안중근과 동지들은 이토 히로부미를 쫓아 중국 하얼빈으로 향한다"며 "역사적 사건의 이면을 장대한 스케일로 그린 극한의 서스펜스 엔터테인먼트"라고 소개됐다. 하얼빈은 도쿄에서만 신주쿠, 이케부쿠로, 시나가와 등지에 있는 극장 10여 곳에서 상영됐다. 안중근 역을 맡은 현빈은 지난 6월 27일 도쿄에서 열린 시사회에서 "한국과 일본의 역사적 사건을 그렸다"며 "여러분의 감상이 궁금하다"고 밝혔다. 또 이토 히로부미를 연기한 릴리 프랭키는 "서로의 나라에서 상영되는 것이 평화의 상징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간토대지진 직후 벌어진 무차별 학살을 소재로 삼은 영화 '후쿠다무라 사건'을 연출한 모리 다쓰야 감독은 '뉴스위크' 일본판을 통해 "역사를 배우는 이유는 같은 과오를 거듭하지 않기 위해서"라며 "일본인은 이 영화를 봐야 한다"고 평가했다. 다만 영화가 너무 진지한 점 등은 불만이라고 덧붙였다. '내부자들', '남산의 부장들' 우민호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하얼빈은 지난해 12월 개봉해 관객 491만명을 동원했다. 배급사 CJ ENM은 올해 1월 하얼빈이 미국, 일본, 프랑스 등 117개국에 판매됐다고 밝혔다. gaa1003@fnnews.com 안가을 기자
2025-07-04 19:54:49[파이낸셜뉴스] 동명대학교는 안중근 의사 여동생 안성녀 지사 묘역을 중심으로 호국보훈 상징 공간 정화활동을 정례화하는 등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참교육을 실천하고 있다고 3일 밝혔다. 안성녀 지사는 독립운동가 안중근 의사 여동생으로 가족과 함께 항일운동에 헌신하며 나라를 되찾기 위해 일생을 바친 여성 독립운동가다. 부산 남구 유엔기념공원 인근에 위치한 그의 묘역은 지역민들에게는 다소 낯설 수 있지만 안중근 의사의 가족사 등이 깃든 중요한 역사의 현장이다. 동명대는 이런 의미를 살려 지역 청년들에게 독립운동 정신과 희생의 가치를 직접 배우고 느끼도록 안성녀 지사 묘역과 유엔기념공원을 연 2회 정화활동과 헌화·묵념 대상지로 정례화했다. 동명대 군사학과 학생들은 2일 안성녀 지사 묘역 주변 정화활동을 펼쳤다. 학생들은 묘역 주변 환경을 정비하고 헌화와 묵념을 통해 독립운동가의 숭고한 뜻을 기리는 시간을 가졌다. 이상천 총장은 "취업명문 동명대가 대학이 지역과 국가사회를 살리고 세계에까지 기여해나가고자 한다"면서 "이는 대학의 모기업인 옛 동명목재 창업주 강석진 박사의 뛰어난 기업가 정신과 도전 창의 봉사 등을 이어가는 활동이기도 하다"고 강조했다. bsk730@fnnews.com 권병석 기자
2025-07-03 14:12:00【파이낸셜뉴스 부천=김경수 기자】 경기 부천시가 안중근 의사 순국 115주기 추념식을 열었다. 27일 부천시에 따르면 시는 하루 전 순국일을 맞아 안중근공원에서 위국 헌신 정신을 기리며 추념하는 시간을 가졌다. 공원은 2009년 10월26일 중국 하얼빈에서 들여온 안중근 의사 동상을 부천에 유치하면서 조성됐다. 추념식은 헌화 및 분향을 시작으로 안중근 의사 약전 낭독, 추념사, 누베스 어린이합창단의 추모 공연 등으로 진행됐다. 10월26일은 안중근 의사가 이토 히로부미를 처단한 의거일을 맞아 기념행사를 열 예정이다. 조용익 부천시장은 “부천시는 광복 80주년을 맞아 안중근 의사를 비롯한 독립운동가를 최선을 다해 예우할 것"이라며 "순국 선열들의 숭고한 헌신이 깃든 자랑스러운 독립 운동의 역사를 시민과 함께 기억하겠다”고 말했다. 2ks@fnnews.com 김경수 기자
2025-03-27 13:23:03[파이낸셜뉴스] 국가보훈부는 안중근 의사 순국 115주기를 맞아 중국 요녕성 다롄시에 위치한 여순감옥박물관에서 거행되는 현지 추모식에 이희완 국가보훈부 차관을 단장으로 하는 정부대표단을 파견한다고 25일 밝혔다. 정부대표단은 이날 중국으로 출국한다. 대표단은 안중근 의사 순국 115주기 현지 추모식 참석과 독립운동 사적지 점검, 대련한국국제학교 특강 등의 일정을 소화할 예정이다. 이 차관은 "안중근 의사님을 비롯한 수많은 애국선열의 생애와 정신을 기억·계승할 수 있도록, 의사님의 유해 발굴을 위해 민·관 협의체를 구성해 운영하는 등 정부 차원에서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26일 오전 10시에 거행되는 현지 추모식은 이 차관과 한중친선협회원, 현지 교민 등 약 50여명이 참석한다. 국민의례, 헌화, 약전 봉독, ‘최후 유언’ 봉독, 추모 식사 및 추모사, 추모 공연 순으로 진행된다. 이 차관을 비롯한 정부대표단은 추모식 후, 중국 여순 지역의 여순감옥박물관, 여순관동법원박물관 등 안중근 의사 관련 사적지 점검에 나설 계획이다. 이어 이 차관은 27일 오전 대련한국국제학교 중·고등학생 등 130여명을 대상으로 ‘광복 80주년, 하나된 대한민국’을 주제로 특강도 진행한다. 그간 중국 현지 추모식에는 국가보훈부 국장급을 단장으로 하는 정부대표단을 파견했다. 올해는 안중근 의사 순국 115주년과 광복 80주년을 맞이하는 만큼, 처음으로 정부대표단장을 국가보훈부 차관으로 격상했다.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
2025-03-25 09:52:35[파이낸셜뉴스] 국가보훈부는 안중근의사숭모회·안중근의사기념관이 오는 15~16일 서울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안중근 의사를 주제로 한 창작발레 '안중근, 천국에서의 춤' 공연을 선보인다고 10일 밝혔다. 보훈부는 광복 80주년과 안중근 의사 순국 115주기를 맞아 선보이는 이번 공연은 안중근 의사의 독립정신과 평화 사상을 들여다볼 수 있다고 전했다. 이번 공연에 국가유공자와 유족, 군인·경찰·소방관 등 제복근무자, 모두의 보훈 아너스클럽 위원, 2030자문단 등을 초청할 예정이다. 이희완 국가보훈부 차관은 15일 공연장을 찾는다. 미래세대의 참여 확대를 위해 중·고등학생과 대학·대학원생을 대상으로는 티켓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강정애 국가보훈부 장관은 "이번 공연이 조국독립을 위해 일생을 헌신하셨던 의사님과 애국선열들의 뜻을 기억하고 새기는 소중한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안중근, 천국에서의 춤'은 안중근 의사의 유언인 "대한독립의 함성이 천국까지 들려오면 나는 기꺼이 춤을 추면서 만세를 부를 것이오"를 모티브로 2015년 창작됐다. 죽음을 앞두고도 나라의 평화와 독립을 꿈꿨던 안중근 의사의 삶과 철학을 담았다. 특히 '안중근, 천국에서의 춤'은 일회성 창작작품에 그치지 않고 다년간 음악과 안무, 연출을 수정·보완했다. 이 때문에 해외 라이선스 작품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한국 발레계에 새로운 축을 구축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번 공연에서 안중근 역은 유니버설발레단 수석무용수 이동탁 발레리노와 윤전일 댄스 이모션 예술감독 겸 안무가 맡는다. 안 의사의 아내 김아려 역에는 김리회 국립발레단 수석무용수와 장윤서 2024년 코즐로바 국제발레콩쿠르 여자부문 은상 수상자, 그리고 안 의사의 어머니 조마리아 역에는 김순정 성신여대 무용예술학과 교수 등이 맡아 열연할 예정이다.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
2025-03-10 12:09:41[파이낸셜뉴스] 국가보훈부는 서울 중구에 위치한 안중근의사기념관 내 디지털 전시물을 대폭 확대해 재개관식을 26일 개최하고 다음 달 1일부터 다시 관람객을 받는다고 25일 밝혔다. 보훈부는 2010년 개관한 안중근의사기념관 기념관 로비에는 대형 엘이디(LED)월을 설치해 안중근의사 유묵, 영상 등을 송출하고, 1~3전시실의 그래픽은 전면 교체했으며 3전시실의 하얼빈 의거부터 법정투쟁까지의 과정을 디지털 전시로 개편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보훈부는 광복 80주년을 맞아 지난해 10월부터 윤봉길의사기념관과 안중근의사기념관, 백범김구기념관의 디지털 전시 공간 조성사업을 진행했다. 지난 24일에는 윤봉길의사기념관을 재개관했고, 백범김구기념관은 오는 4월 새롭게 문을 연다. 강정애 보훈부 장관은 "주요기념관 디지털 전시 공간 조성은 단순한 공간의 변화를 넘어 현대적인 소통 방식을 통해 독립유공자의 생애와 독립운동 역사를 기억·계승하기 위한 중요한 사업"이라며 "보훈부는 앞으로도 선열들의 숭고한 독립정신을 널리 알릴 수 있도록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겠다"라고 말했다.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
2025-02-25 23:27:35[파이낸셜뉴스] 중국 하얼빈역에 있는 안중근 의사 기념관에 한국어 오류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14일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하얼빈 동계아시안게임 현장에서 응원을 펼친 관광객들의 제보로 이러한 사실을 알게 됐다"며 "안중근 의사 기념관 내 전시 설명은 중국어와 한국어로 돼 있는데 한국어 오류가 많이 발견됐다"고 밝혔다. 또 '진감하다' 등 일반적인 한국어로 잘 사용하지 않는 단어들도 여러개 보였고, 띄어쓰기 역시 잘못된 것이 많았다고 지적했다. 서 교수는 "5년 전 기념관을 방문했을 때도 이런 오류에 대해 현지 직원에게 강하게 항의를 했는데 전혀 고쳐지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기념관의 관리 및 감독은 중국 측에서 하고 있지만, 국가보훈부 등 관련 정부 부처에서 중국 측에 항의한다면 충분히 시정될 수 있는 부분이라 여겨진다"고 덧붙였다. 특히 "이처럼 해외에 남아있는 대한민국 독립운동 유적지의 보존 상황이 좋은 편은 아니다"며 "우리 국민들의 지속적인 관심과 방문만이 해외에 남아있는 독립운동 유적지를 보존할 수 있는 가장 큰 힘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2025-02-14 08:31:54안중근(1879~1919) 의사가 영웅 아닌 실패에 좌절하고 두려움에 떠는 한 인간으로 되살아났다. 오는 24일 개봉하는 영화 '하얼빈'을 통해서다. '하얼빈'은 몽골과 라트비아, 중국 등 3개국 해외 로케이션을 진행한 300억원 대작이다. '내부자들' '남산의 부장들'의 우민호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우민호 감독 "안중근 자서전 읽고 큰 울림"'하얼빈'은 안중근(현빈) 대한의군 참모총장이 만국공법에 따라 일본 포로를 풀어줬다가 역습을 당해 많은 동료를 잃은 신아산 전투에서 1909년 하얼빈 의거까지 1년여의 시간을 담았다. 나라의 원수 이토 히로부미(릴리 프랭키)를 처단하려 하얼빈으로 향하는 독립군과 이를 쫓는 일본군 사이 추적과 의심을 그린다. '기생충' '설국열차'의 홍경표 촬영감독이 매 장면 감탄을 자아내는 영상을 펼쳐 보이고 '헤어질 결심' 조영욱 음악감독이 풍성한 선율을 보탰다. 우민호 감독은 지난 19일 취재진과 만나 "이 영화를 상업 오락 영화로 풀고 싶지 않았다"며 "묵직하게 안중근 의사와 독립투사들의 여정을 담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는 "일제에 다 빼앗겨 땅 한 평도 없던 시기 광활한 자연 앞에 놓인 그들은 얼마나 서글펐을까. 그럼에도 마음을 다잡고 목적을 향해 나아가는 그들에게서 숭고함이 느껴지길 바랐다"고 덧붙였다. 당시 충무로에서 안중근 소재 '영웅'(2022)이 작업 중인데도 이 작품을 한 이유는 "안중근 자서전을 읽고 큰 울림을 받았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는 "하얼빈 거사 때 안중근의 나이가 서른에 불과했고, 하얼빈 거사 전까진 패장(敗將)이었다는 사실이 특별하게 다가왔다"며 "우리도 많은 역경을 겪고 포기하고 싶은 순간이 있지 않나. 먼 이야기처럼 들리지 않았다"고 돌이켰다. 이 영화에서 자연은 또 하나의 주인공이다. 광활한 몽골 사막에서는 독립군들의 외로움과 결연한 투지가, 차가운 겨울 라트비아에서는 독립군과 일본군의 추격전이 펼쳐진다. 또 군중 샷이 많고 마치 명화의 한 장면처럼 빛과 어둠의 대비가 강렬한 게 특징이다. 우 감독은 "시네마틱하게, 고전적 스타일로 찍었다"며 "OTT 시대, 영화만의 차별성을 꾀함과 동시에 독립군의 얼굴과 정신을 숭고하게 담기에 최적의 스타일이라고 봤다"고 설명했다. 또 "안중근이 이토 히로부미를 쐈지만 동지들의 희생이 있어서 가능했다. 군상화처럼 보이길 바랐다. '영웅' 안중근이나 '영웅' 독립군이 아니라 그들도 우리와 크게 다르지 않다고 관객들이 느끼길 바랐다"고 부연했다. 대본이 잘 풀리진 않을 땐 박경리 작가의 '토지'를 읽으면서 가닥을 잡았다. 우 감독은 "우리 민족의 끈질긴 생명력을 느꼈다"며 "짓밟아도 다시 살아나고, 저항하고 싸웠다"고 돌이켰다. 이러한 민족의 생명력은 극중 이토 히로부미의 대사에서 드러난다. 그는 "조선이란 나라는 백성들이 제일 골칫거리"라며 "받은 것도 없으면서 국난이 있을 때마다 이상한 힘을 발휘한다"고 말했다. ■현빈 "안중근 상징성 덕에 압박감 컸다"출연 제의를 몇 차례 거절했던 현빈은 이날 "안중근의 존재감과 상징성 덕에 압박감이 컸다"고 토로했다. 그는 "안중근 장군의 처형 신을 찍고 거의 오열했다"고 말했다. 체력보다 정신적으로 더 힘든 영화였지만 영하 40도 강추위에 얼어붙은 홉스골 호수 위를 걷고 또 설산에서 생사를 오가는 전투를 하는 등 몸 고생도 컸다. 현빈은 "영화에 나온 모든 자연현상은 다 실제"라며 "CG는 없다. 빛이 나고 바람이 불기까지 하루 종일 기다렸다가 10분 찍고 돌아온 적도 있다"고 말했다. 또 홉스골 호수 신을 떠올리며 "1m 깊이로 얼어있었는데도 희한한 소리가 나 무서웠다"며 "보이는 것이라곤 끝없이 펼쳐진 빙판과 저 멀리 보이는 산봉우리뿐이었다. 끝도 안 보이는 곳을 향해 한발씩 내딛은 당시 독립군들의 고독이 어렴풋이 짐작됐다"고 말했다. 신아산 전투신은 50년 만에 광주에 내린 폭설 덕에 설산에서 찍었다. 그는 "눈밭은 결국 진흙밭이 됐다"며 당시의 치열함을 전했다. 교수형 장면을 찍을 때는 어떤 심정이었을까. 그는 "교수대가 천장 높이만큼 높았다. 철판대로 올라가는데, 그 소리가 공포심을 자아냈다"며 "천을 뒤집어쓰기 전부터 만감이 교차했다. 두렵기도 했지만 남은 동지들에게 미안함도 들었다"고 전했다. 우 감독도 "하얼빈 거사 후 폭압이 더 거세졌다"며 "그래서 거사가 성공했지만, 통쾌하게 끝낼수 없었다"고 말했다. 영화는 실패한 장군의 뒷모습에서 시작해 마지막 스크린을 향해 성큼성큼 걸어오는 안중근의 얼굴로 끝난다. 안중근의 내레이션은 현재의 정치 상황과 맞물려 큰 울림을 전한다. 우감독은 절묘한 개봉 시기와 관련해 "10·26을 소재로 한 '남산의 부장들'이 개봉하자 바로 코로나가 왔는데, 이번엔 계엄이 터졌다"고 돌이켰다. 그는 "반복되지 말아야 할 역사가 다시 반복돼 참담했다"며 "비극의 역사일수록 되짚어봐야 하는구나. 이는 시대극이 계속 나와야하는 이유"라며 남다른 소회를 전했다. 또 "혼란의 시대를 관통하고 있지만, 반드시 이겨낼 것이라고 믿는다. 우리 영화가 관객들에게 힘이 되면 좋겠다"고 바랐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2024-12-23 18:44:49[파이낸셜뉴스] 안중근(1879~1919) 의사가 영웅 아닌 실패에 좌절하고 두려움에 떠는 한 인간으로 되살아났다. 오는 24일 개봉하는 영화 '하얼빈'을 통해서다. '하얼빈'은 몽골과 라트비아, 중국 등 3개국 해외 로케이션을 진행한 300억원 대작이다. '내부자들' '남산의 부장들'의 우민호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우민호 감독 "안중근 자서전 읽고 큰 울림" '하얼빈'은 안중근(현빈) 대한의군 참모총장이 만국공법에 따라 일본 포로를 풀어줬다가 역습을 당해 많은 동료를 잃은 신아산 전투에서 1909년 하얼빈 의거까지 1년여의 시간을 담았다. 나라의 원수 이토 히로부미(릴리 프랭키)를 처단하려 하얼빈으로 향하는 독립군과 이를 쫓는 일본군 사이 추적과 의심을 그린다. '기생충' '설국열차'의 홍경표 촬영감독이 매 장면 감탄을 자아내는 영상을 펼쳐 보이고 '헤어질 결심' 조영욱 음악감독이 풍성한 선율을 보탰다. 우민호 감독은 지난 19일 취재진과 만나 "이 영화를 상업 오락 영화로 풀고 싶지 않았다"며 "묵직하게 안중근 의사와 독립투사들의 여정을 담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는 "일제에 다 빼앗겨 땅 한 평도 없던 시기 광활한 자연 앞에 놓인 그들은 얼마나 서글펐을까. 그럼에도 마음을 다잡고 목적을 향해 나아가는 그들에게서 숭고함이 느껴지길 바랐다"고 덧붙였다. 당시 충무로에서 안중근 소재 '영웅'(2022)이 작업 중인데도 이 작품을 한 이유는 "안중근 자서전을 읽고 큰 울림을 받았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는 "하얼빈 거사 때 안중근의 나이가 서른에 불과했고, 하얼빈 거사 전까진 패장(敗將)이었다는 사실이 특별하게 다가왔다"며 "우리도 많은 역경을 겪고 포기하고 싶은 순간이 있지 않나. 먼 이야기처럼 들리지 않았다"고 돌이켰다. 이 영화에서 자연은 또 하나의 주인공이다. 광활한 몽골 사막에서는 독립군들의 외로움과 결연한 투지가, 차가운 겨울 라트비아에서는 독립군과 일본군의 추격전이 펼쳐진다. 또 군중 샷이 많고 마치 명화의 한 장면처럼 빛과 어둠의 대비가 강렬한 게 특징이다. 우 감독은 "시네마틱하게, 고전적 스타일로 찍었다"며 "OTT 시대, 영화만의 차별성을 꾀함과 동시에 독립군의 얼굴과 정신을 숭고하게 담기에 최적의 스타일이라고 봤다"고 설명했다. 또 "안중근이 이토 히로부미를 쐈지만 동지들의 희생이 있어서 가능했다. 군상화처럼 보이길 바랐다. '영웅' 안중근이나 '영웅' 독립군이 아니라 그들도 우리와 크게 다르지 않다고 관객들이 느끼길 바랐다"고 부연했다. 대본이 잘 풀리진 않을 땐 박경리 작가의 '토지'를 읽으면서 가닥을 잡았다. 우 감독은 "우리 민족의 끈질긴 생명력을 느꼈다"며 "짓밟아도 다시 살아나고, 저항하고 싸웠다"고 돌이켰다. 이러한 민족의 생명력은 극중 이토 히로부미의 대사에서 드러난다. 그는 "조선이란 나라는 백성들이 제일 골칫거리"라며 "받은 것도 없으면서 국난이 있을 때마다 이상한 힘을 발휘한다"고 말했다. 현빈 "안중근 상징성 덕에 압박감 컸다" 출연 제의를 몇 차례 거절했던 현빈은 이날 "안중근의 존재감과 상징성 덕에 압박감이 컸다"고 토로했다. 그는 "안중근 장군의 처형 신을 찍고 거의 오열했다"고 말했다. 체력보다 정신적으로 더 힘든 영화였지만 영하 40도 강추위에 얼어붙은 홉스골 호수 위를 걷고 또 설산에서 생사를 오가는 전투를 하는 등 몸 고생도 컸다. 현빈은 "영화에 나온 모든 자연현상은 다 실제"라며 "CG는 없다. 빛이 나고 바람이 불기까지 하루 종일 기다렸다가 10분 찍고 돌아온 적도 있다"고 말했다. 또 홉스골 호수 신을 떠올리며 "1m 깊이로 얼어있었는데도 희한한 소리가 나 무서웠다"며 "보이는 것이라곤 끝없이 펼쳐진 빙판과 저 멀리 보이는 산봉우리뿐이었다. 끝도 안 보이는 곳을 향해 한발씩 내딛은 당시 독립군들의 고독이 어렴풋이 짐작됐다"고 말했다. 신아산 전투신은 50년 만에 광주에 내린 폭설 덕에 설산에서 찍었다. 그는 "눈밭은 결국 진흙밭이 됐다"며 당시의 치열함을 전했다. 교수형 장면을 찍을 때는 어떤 심정이었을까. 그는 "교수대가 천장 높이만큼 높았다. 철판대로 올라가는데, 그 소리가 공포심을 자아냈다"며 "천을 뒤집어쓰기 전부터 만감이 교차했다. 두렵기도 했지만 남은 동지들에게 미안함도 들었다"고 전했다. 우 감독도 "하얼빈 거사 후 폭압이 더 거세졌다"며 "그래서 거사가 성공했지만, 통쾌하게 끝낼수 없었다"고 말했다. 영화는 실패한 장군의 뒷모습에서 시작해 마지막 스크린을 향해 성큼성큼 걸어오는 안중근의 얼굴로 끝난다. 안중근의 내레이션은 현재의 정치 상황과 맞물려 큰 울림을 전한다. 우감독은 절묘한 개봉 시기와 관련해 "10·26을 소재로 한 '남산의 부장들'이 개봉하자 바로 코로나가 왔는데, 이번엔 계엄이 터졌다"고 돌이켰다. 그는 "반복되지 말아야 할 역사가 다시 반복돼 참담했다"며 "비극의 역사일수록 되짚어봐야 하는구나. 이는 시대극이 계속 나와야하는 이유"라며 남다른 소회를 전했다. 또 "혼란의 시대를 관통하고 있지만, 반드시 이겨낼 것이라고 믿는다. 우리 영화가 관객들에게 힘이 되면 좋겠다"고 바랐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2024-12-23 09:09:37대한민국역사박물관은 오는 15일 오후 3시 서울 종로구 대한민국역사박물관 3층 다목적홀에서 문화공연 '안중근 書, 대한민국 歌'를 개최한다고 11일 밝혔다. 문화공연은 이지환 KBS 성우의 진행으로 황만익·김수용·박한근 뮤지컬배우가 뮤지컬 '영웅' 중 '그날을 기약하며'와 '영웅'을 부른다. 이어 한국발달장애인문화예술협회 '아트위캔'이 주관해 발달장애 연주자와 비장애 연주자가 함께 '자유의 외침', '아름다운 나라' 등의 곡을 선사한다. 한수 대한민국역사박물관 관장은 "박물관에서 안중근 의사 하얼빈 의거 115주년을 기념한 특별전 '안중근 書'을 전시하고 있다"며 "오늘의 대한민국이 안중근 의사의 독립 의지에 노래로 화답하는 공연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rsunjun@fnnews.com 유선준 기자
2024-12-11 13:31: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