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중국발 이커머스 거래 활성화와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로 비행기를 타고 운송하는 물동량이 증가하면서 항공화물 운임이 지난달 연중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동지역 긴장 사태가 길어지면서 당분간 운임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여, 항공업계의 화물 사업이 실적 부문에서 수혜를 누릴 수 있다는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5일 발틱거래소 항공운임지수(BAI)에 따르면 지난달 홍콩-북미 노선 항공화물 운임은 1㎏당 5.96달러로 올해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달 5.72달러 대비 증가했으며, 올해 1월 5.22달러와 비교하면 14% 증가한 수치다. 통상적으로 여름휴가 기간인 7~8월은 항공화물 운송에서 비수기로 꼽힌다. 항공 화물 물동량은 크리스마스와 쇼핑몰 대형 세일이 진행되는 연말을 준비하는 9월부터 크게 늘어나기 때문이다. 비수기로 꼽혔던 8월에도 항공 운임이 오르고 있는 것은 지난해부터 '알테쉬'(알리익스프레스·테무·쉬인) 등 중국발 전자상거래 물량이 쏟아진 영향이다. 국토교통부 항공정보포털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1~7월 국제선 화물운송량은 240만3375t으로 전년 동기 208만4836t 대비 15.3% 증가했다. 시장조사기관 S&P에 따르면 국경을 오가는 소포 배송은 지난 2022년 약 1700억개에서 오는 2027년 50% 증가할 전망이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 역시 글로벌 전자상거래 시장이 연평균 22%씩 성장해 항공화물에서의 점유 비중이 30%까지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중동 지역 내 지정학적 긴장도 운임을 끌어올리는 요인이다. 홍해사태 등으로 해운사들이 안전을 담보할 수 없는 기존 항로를 포기하고 더 멀리 돌아가는 우회 노선을 택하고 있어서다. 해상 물동량이 적체되자 일부 화주들이 항공편을 통한 운송을 선택하면서 항공 화물 수요가 상승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에 저비용항공사(LCC)들도 전자상거래 수요 선점을 위해 지난해부터 화물 운송 사업을 늘려오고 있다. 제주항공은 지난해 말 두 번째 화물기를 도입해 수송량을 지속적으로 늘렸고, 티웨이항공, 진에어 등도 여객기 하부 화물칸을 활용한 대량의 '벨리 카고' 운송 사업을 진행 중이다. 업계는 이달부터 전통적 성수기가 시작되면서 항공화물 운임 상승세가 더 가팔라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항공화물 사업의 수익성도 커질 것으로 기대된다. 업계 관계자는 "당분간 중국발 전자상거래는 견조할 것으로 보인다"며 "연말 항공 화물 수요가 강세를 보이는 노선에 부정기편으로 공급을 보완하는 등 탄력적 노선을 운영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yon@fnnews.com 홍요은 기자
2024-09-04 16:11:14항공화물 물동량이 전자상거래 활성화로 증가하면서 항공 운임도 최근 5개월간 상승세를 타고 있다. 홍해 사태로 인한 바닷길 병목 현상이 끌어올린 해상 운임도 화주들이 하늘길로 눈을 돌리게 만드는데 일조하고 있다. 15일 발틱거래소 항공운임지수(BAI)에 따르면 지난달 홍콩-북미 노선 항공화물 운임은 1㎏당 5.75달러로 올해 들어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월 5.22달러와 비교해 10.2% 증가한 수치다. 항공화물 운임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특수를 누렸던 2021년 12월 ㎏당 12.72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찍은 바 있다. 이와 비교하면 현재 항공 운임은 떨어졌지만, 팬데믹 이전인 지난 2019년 3달러 대에 머물렀던 것을 고려하면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이다. 글로벌 전자상거래의 끊임없는 수요에 힘입어 항공화물 강세장이 꺾이지 않는 분위기다. 여름철은 전통적으로 항공화물 비수기로 꼽히지만 '알테쉬'(알리익스프레스·테무·쉬인) 등 중국 이커머스가 주도하는 전자상거래 시장의 호조로 물동량 자체가 증가하며 항공 운임 상승을 이끌었다. 국내 반도체 수출이 살아난 점도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다. 반도체는 제품의 예민한 특성을 반영해 대부분의 화물이 선박을 통해 해상으로 운송하는 것과 달리 항공기로만 운송한다. 실제로 국토교통부 항공정보포털에 따르면 올해 1~6월까지 국내 항공사의 화물 운송량은 총 216만7719t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86만5887t에 비해 16.18% 증가했다. 홍해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상승한 해상운임도 항공화물 운임으로 전이됐다. 글로벌 해상운송 항로의 운임 수준인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도 지난 3월 말부터 본격적으로 상승 랠리를 시작했다. SCFI는 최근 13주 연속 상승해 지난 5일 기준 3733.8을 기록했다. 수에즈-홍해 항로가 봉쇄돼 남아프리카 희망봉 항로로 우회하는 등 해상 물동량이 적체되면서 일부 화주들은 항공편을 통한 운송을 선택하고 있다. 이같은 운송 수요 확대 및 운임 상승에 힘입어 2·4분기 항공업계의 화물 사업도 양호한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대신증권에 따르면 대한항공의 2·4분기 화물 매출은 직전 분기 대비 860억원이 증가한 깜짝 실적을 기록할 전망이다 . 제주항공, 진에어, 티웨이항공 등 저비용항공사(LCC)들도 화물 전용기를 도입하고, 밸리카고(여객기 화물칸을 활용한 화물 운송) 화물량을 늘리는 등 역량을 키워가고 있다. 최근 에어인천이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의 새 주인으로 낙점되는 등 항공화물 시장이 재편되는 상황에서 경쟁력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하반기에도 중국발 전자상거래 견조세 유지, 계절성 신선화물 특수와 반도체 연관 수요 증가가 예상된다"며 "항공사들의 화물 운송 사업 실적도 호조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yon@fnnews.com 홍요은 기자
2024-07-15 18:16:33[파이낸셜뉴스] 항공화물 물동량이 전자상거래 활성화로 증가하면서 항공 운임도 최근 5개월간 상승세를 타고 있다. 홍해 사태로 인한 바닷길 병목 현상이 끌어올린 해상 운임도 화주들이 하늘길로 눈을 돌리게 만드는데 일조하고 있다. 15일 발틱거래소 항공운임지수(BAI)에 따르면 지난달 홍콩-북미 노선 항공화물 운임은 1㎏당 5.75달러로 올해 들어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월 5.22달러와 비교해 10.2% 증가한 수치다. 항공화물 운임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특수를 누렸던 2021년 12월 ㎏당 12.72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찍은 바 있다. 이와 비교하면 현재 항공 운임은 떨어졌지만, 팬데믹 이전인 지난 2019년 3달러 대에 머물렀던 것을 고려하면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이다. 글로벌 전자상거래의 끊임없는 수요에 힘입어 항공화물 강세장이 꺾이지 않는 분위기다. 여름철은 전통적으로 항공화물 비수기로 꼽히지만 '알테쉬'(알리익스프레스·테무·쉬인) 등 중국 이커머스가 주도하는 전자상거래 시장의 호조로 물동량 자체가 증가하며 항공 운임 상승을 이끌었다. 국내 반도체 수출이 살아난 점도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다. 반도체는 제품의 예민한 특성을 반영해 대부분의 화물이 선박을 통해 해상으로 운송하는 것과 달리 항공기로만 운송한다. 실제로 국토교통부 항공정보포털에 따르면 올해 1~6월까지 국내 항공사의 화물 운송량은 총 216만7719t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86만5887t에 비해 16.18% 증가했다. 홍해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상승한 해상운임도 항공화물 운임으로 전이됐다. 글로벌 해상운송 항로의 운임 수준인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도 지난 3월 말부터 본격적으로 상승 랠리를 시작했다. SCFI는 최근 13주 연속 상승해 지난 5일 기준 3733.8을 기록했다. 수에즈-홍해 항로가 봉쇄돼 남아프리카 희망봉 항로로 우회하는 등 해상 물동량이 적체되면서 일부 화주들은 항공편을 통한 운송을 선택하고 있다. 이같은 운송 수요 확대 및 운임 상승에 힘입어 2·4분기 항공업계의 화물 사업도 양호한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대신증권에 따르면 대한항공의 2·4분기 화물 매출은 직전 분기 대비 860억원이 증가한 깜짝 실적을 기록할 전망이다 . 제주항공, 진에어, 티웨이항공 등 저비용항공사(LCC)들도 화물 전용기를 도입하고, 밸리카고(여객기 화물칸을 활용한 화물 운송) 화물량을 늘리는 등 역량을 키워가고 있다. 최근 에어인천이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의 새 주인으로 낙점되는 등 항공화물 시장이 재편되는 상황에서 경쟁력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하반기에도 중국발 전자상거래 견조세 유지, 계절성 신선화물 특수와 반도체 연관 수요 증가가 예상된다"며 "항공사들의 화물 운송 사업 실적도 호조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yon@fnnews.com 홍요은 기자
2024-07-09 15:26:47이른바 '알테쉬'로 불리는 중국 이커머스의 습격으로 전 세계가 적잖이 당황하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는 유통을 비롯한 산업계 전반에서 아우성을 쏟아내고 있지만 정부는 대책조차 마련하지 못한 채 허둥대고 있다. 의류, 화장품, 공산품 등 다양한 품목을 취급하는 알테쉬의 최대 무기는 상식으로는 설명되지 않는 가격경쟁력이다. 엄청난 자본력을 앞세운 초저가 마케팅에 "10개를 사서 한두 개만 건져도 이득"이라며 국내 소비자 상당수는 이미 마음을 내줬다. 가품, 유해물질 논란에도 거의 공짜 같은 가격 앞에서 무너진 것이다. 와이즈앱·리테일·굿즈가 지난 3월 국내 이용자를 집계한 결과에 따르면 알리가 887만명, 테무는 829만명으로 각각 2위와 3위에 올랐다. 11번가와 G마켓은 이미 제쳤다. 쿠팡의 뒷모습도 이제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소상공인, 중소기업은 이미 초토화되고 있다. 중소기업중앙회 조사 결과 최근 해외직구로 피해를 본 기업은 34.7%에 달했다. 피해 내용도 직구제품 재판매(40.0%), 지식재산권 침해(34.1%) 등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현행법상 국내 사업자가 해외에서 제품을 수입하려면 품목당 수백만원에 달하는 KC인증 절차를 거쳐야 하지만 알리익스프레스, 테무 등 해외사업자는 일부 유아용품, 전기용품 등을 제외하면 KC인증 의무가 없다. 지난 2018년 관련법을 개정해 직구, 구매대행, 병행수입 등은 KC인증 의무를 면제했기 때문이다. 관세 8%와 부가세 10%도 안 낸다. 소비자 피해사례도 급증하고 있다. 작년 한국소비자연맹에 접수된 C커머스(중국 이커머스) 관련 가품 등 불만 접수건수는 465건으로 전년 대비 5배나 증가했다. 위해성도 문제다. 얼마 전에는 C커머스에서 판매하는 귀걸이, 목걸이, 반지 등을 조사한 결과 96개 제품에서 많게는 기준치의 수백배에 달하는 발암물질이 검출되기도 했다. 그러나 알테쉬의 침공은 지금부터가 진짜다. 알리익스프레스는 지난해 10월 한국 제품 판매채널 'K-베뉴'를 선보였다. LG생활건강, 아모레퍼시픽, 애경, CJ제일제당 등 한국 업체가 대거 입점을 시작했다. 당분간 입점수수료와 판매수수료 면제 혜택을 준다고 하면서 참여기업은 갈수록 급증하고 있다. 알리는 또 2632억원을 투입해 한국 내에 축구장 25개 규모의 통합물류센터를 구축하겠다고 했다. 초저가 짝퉁 제품으로 한국 상륙에 성공한 C커머스가 이제 고품질의 국내 제품까지 조달하며 한국시장 장악에 나선 것이다. 섣불리 볼 일이 아니라는 게 이 때문이다. 국내 유통시장과 관련 산업계는 어떤 운명을 맞게 될까. 우선 국내 중소기업들은 플랫폼으로서 슈퍼갑 위치인 알테쉬에 종속돼 협상력을 상실할 가능성이 크다. 통상적으로 유통 플랫폼에 입점하기 위해 일정 수량을 미리 생산해야 하는데 중국산 초저가 혹은 짝퉁 제품과 경쟁을 하다가 안 팔리면 순식간에 도산을 맞을 수도 있다. 국내 신선식품 입점은 더 걱정이다. 국내 유통 플랫폼과 경쟁을 위해 가격 상한선을 맞춰놓고 계약을 밀어붙일 게 자명하기 때문이다. 그 과정에서 협상력이 전혀 없는 국내 농가의 피해는 언급 안해도 뻔한 일이다. 상황이 이처럼 급박한데 우리 정부는 지금 뭘하고 있을까. 공정거래위원회는 국내 대리인지정제도 의무화를, 관세청은 가품과 위해품 검사를 강화하겠다고 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불법유통, 부당광고를 점검하겠다고 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조직 내에 C커머스 전담팀을 꾸리겠다고 한다. 온도차가 너무 크지 않은가. C커머스는 이미 국내시장 상륙에 성공한 후 국내 유통 플랫폼과 연관산업 장악을 위해 2차 침공에 나섰는데 정부는 아직도 작년 짝퉁 논란 버전에 머물러 있다. 대통령실과 국무총리실은 아예 뒷짐이다. 부처별 대책을 주문하고 조율할 컨트롤타워조차 없다가 국무총리실 산하 국무조정실에 맡겨버렸다. 아직 C커머스의 1차 침공 단계에 머물고 있는 미국, 유럽 등 다른 나라는 어떨까. 프랑스는 중국업체에 판매가의 50%의 부담금을 부과하는 '패스트 패션법'을 추진 중이며, EU는 짝퉁 제품 등 위법성 조사에 착수했다. 미국은 초저가 물품 유통 허점을 보완해 무관세 혜택을 없앴다. 태국도 중국의 저가 수입품에 부가세 면제조항 폐지를 추진 중이다. 유감이지만 우리 정부의 수준이 이 정도다. kwkim@fnnews.com 김관웅 기자
2024-05-06 18:56:21[파이낸셜뉴스] 이른바 ‘알테쉬(알리익스프레스,테무, 쉬인)’로 불리는 중국 e커머스의 습격으로 전 세계가 적잖이 당황하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는 유통을 비롯한 산업계 전반에서 아우성을 쏟아내고 있지만 정부는 대책조차 마련못한 채 허둥대고 있다. 의류, 화장품, 공산품 등 다양한 품목을 취급하는 알테쉬의 최대 무기는 상식으로는 설명되지 않는 가격경쟁력이다. 엄청난 자본력을 앞세운 초저가 마케팅에 “10개를 사서 한두 개만 건져도 이득”이라며 국내 소비자 상당수는 이미 마음을 내줬다. 가품, 유해물질 논란에도 거의 공짜같은 가격 앞에서 무너진 것이다. 와이즈앱·리테일·굿즈가 지난 3월 국내 이용자를 집계한 결과에 따르면 알리가 887만명, 테무는 829만명으로 각각 2위와 3위에 올랐다. 11번가와 G마켓은 이미 제쳤다. 쿠팡의 뒷모습도 이제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소상공인, 중소기업은 이미 초토화 되고 있다. 중기중앙회 조사 결과 최근 해외직구로 피해를 본 기업이 34.7%에 달했다. 피해 내용도 직구제품 재판매(40.0%), 지식재산권 침해(34.1%) 등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현행법 상 국내 사업자가 해외에서 제품을 수입하려면 품목당 수백만원에 달하는 KC인증 절차를 거쳐야 하지만 알리익스프레스, 테무 등 해외사업자는 일부 유아용품, 전기용품 등을 제외하면 KC인증 의무가 없다. 지난 2018년 관련법을 개정해 직구, 구매대행, 병행수입 등은 KC인증 의무를 면제했기 때문이다. 관세 8%와 부가세 10%도 안낸다. 소비자 피해 사례도 급증하고 있다. 작년 한국소비자연맹에 접수된 C커머스 관련 가품 등 불만 접수 건수는 465건으로 전년 대비 5배나 증가했다. 위해성도 문제다. 얼마전에는 C커머스에서 판매하는 귀걸이, 목걸이, 반지 등을 조사한 결과 96개 제품에서 기준치를 많게는 수백배에 달하는 발암물질이 검출되기도 했다. 그러나 알테쉬의 침공은 지금부터가 진짜다. 알리익스프레스는 지난해 10월 한국제품 판매 채널 ‘K-베뉴’를 선보였다. LG생활건강, 아모레퍼시픽, 애경, CJ제일제당 등 한국 업체가 대거 입점을 시작했다. 당분간 입점수수료와 판매수수료를 면제하는 혜택을 준다고 하면서 참여기업은 갈수록 급증하고 있다. 알리는 또 2632억원을 투입해 한국 내에 축구장 25개 규모의 통합물류센터를 구축하겠다고 했다. 초저가 짝퉁 제품으로 한국 상륙에 성공한 C커머스가 이제 고품질의 국내 제품까지 조달하며 한국시장 장악에 나선 것이다. 섣불리 볼 일이 아니라는 게 이 때문이다. 국내 유통시장과 관련 산업계는 어떤 운명을 맞게 될까. 우선 국내 중소기업들은 플랫폼으로서 수퍼갑의 위치인 알테쉬에 종속돼 협상력을 상실할 가능성 크다. 통상적으로 유통 플랫폼에 입점하기 위해 일정 수량을 미리 생산해야 하는데 중국산 초저가 혹은 짝퉁 제품과 경쟁을 하다가 안팔리면 순식간에 도산을 맞을 수도 있다. 국내 신선식품 입점은 더 걱정이다. 국내 유통플랫폼과 경쟁을 위해 가격 상한선을 맞춰놓고 계약을 밀어붙일 게 자명하기 때문이다. 그 과정에서 협상력이 전혀 없는 국내 농가의 피해는 언급 안해도 뻔한 일이다. 상황이 이처럼 급박한데 우리 정부는 지금 뭘하고 있을까. 공정거래위원회는 국내 대리인지정제도 의무화를, 관세청은 가품과 위해품 검사를 강화하겠다고 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불법유통, 부당광고를 점검하겠다고 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조직 내에 C커머스 전담팀을 꾸리겠다고 한다. 온도차가 너무 크지 않는가. C커머스는 이미 국내 시장 상륙에 성공한 후 국내 유통플랫폼과 연관 산업 장악을 위해 2차 침공에 나섰는데 정부는 아직도 작년 짝퉁 논란 버전에 머물고 있다. 대통령실과 국무총리실은 아예 뒷짐이다. 부처별 대책을 주문하고 조율할 컨트롤 타워조차 없다가 국무총리실 산하 국무조정실에 맡겨버렸다. 아직 C커머스의 1차 침공 단계에 머물고 있는 미국, 유럽 등 다른 나라는 어떨까. 프랑스는 중국업체에 판매가의 50%의 부담금을 부과하는 ‘패스트 패션법’을 추진하고 있으며, EU는 온라인플랫폼 규제법을 통해 짝퉁제품 등 위법성 조사에 착수했다. 미국은 초저가 물품 유통 허점을 보완해 무관세 혜택을 없앴다. 아시아 국가인 태국도 중국의 저가 수입품에 부가세 면제 조항 폐지를 추진중이다. 유감이지만 우리 정부의 수준이 이 정도다. kwkim@fnnews.com 김관웅 기자
2024-05-06 15:40:31[파이낸셜뉴스] 정부가 국내에 진출한 알리익스프레스·테무·쉬인(알테쉬) 등 중국의 이커머스 업체들도 우리 국민의 개인정보에 관한 활용 및 보관, 폐기 등에 국내법을 준수하고, 국내 업체들과 동일한 수준으로 관리·감독을 받을 수 있도록 중국 측에 협조를 요청했다. 하지만 이들 업체의 위법 행위에 대해 제대로 된 정부 규제가 이뤄질지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우리 정부가 제재에 나설 경우 중국과의 통상마찰 등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알테쉬'에 개인정보 준수 당부 개인정보보호위원회 최장혁 부위원장은 18일 중국 베이징에서 알리익스프레스, 테무 등 관련 중국 기업들을 만나 국내 개인정보보호법을 설명하고 철저한 준수를 요청했다. 개인정보위가 외국 기업을 상대로 현지에서 국내 개인정보보호법 준수 당부를 위한 간담회를 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최 부위원장은 간담회에서 "한국 국내에서 서비스를 제공하는 외국 전자상거래업체들도 한국 기업들처럼 개인정보보호법 등 관련 법규가 똑같이 적용된다"면서 "한국 내에서 서비스를 하고 있다면 외국 기업이더라도 한국의 개인정보보호법에 따라 활동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개인정보의 안전한 보관, 서비스 만료된 이용자 개인정보의 파기 의무는 물론, 개인정보를 판매자 및 위탁업체에 전달하는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할 것을 요청했다. 개인정보위의 이날 간담회는 이른바 '알테쉬' 파상공세 속에 제품 안전성 문제를 비롯, 반품이나 환불 등의 소비자 보호, 개인정보 유출 등 다각적인 문제가 속출하는 상황에서 열렸다. 개인정보위는 중국 이커머스 업체들의 개인정보 수집 및 이용 실태에 대한 조사에 착수한 상태다. 개인정보위는 중국으로의 국내 이용자 개인정보 유출 가능성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실제로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는 개인정보처리방침을 통해 수집된 개인정보를 개인정보 위탁업체를 비롯해 판매자에게 제공할 수 있다는 내용을 고지했다. 테무의 경우 회원 가입 시 이용자 개인정보를 제3자에게 제공할 수 있다는 동의를 받고 있는데, 필요시 ‘동의 없이’ 정보를 제3자에게 제공할 수 있다고 명시한 점이 논란이 됐다. 중국 이커머스 이용자의 개인정보가 중국 현지 판매자에게 넘어가 보이스피싱 등 범죄에 악용될 수 있다는 점이나, 중국 정부가 '알테쉬' 등의 자국 플랫폼 업체들의 회원 개인정보를 언제든지 수집 가능하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제재시 中과 통상마찰 우려 소비자나 업계가 우려하는 것은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많은 우려 속에서도 이들의 위법 행위에 제대로 된 정부 규제가 이뤄질 수 있는가에 대한 것이다. 해외 사업자에 대한 규제 실효성도 문제지만, 실제로 제재에 착수할 경우 중국과의 통상마찰 등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알리나 테무 등은 개인정보를 수집, 관리하는 데이터센터나 기관을 중국 현지에 두고 있다는 점이 특히 불안을 키우고 있다. 올들어 본격적으로 국내 투자 의지를 보인 알리와 테무 등이 개인정보 수집이 활발한 광고 마케팅에 나서는 만큼, 국내 개인정보의 확산 범위는 이커머스 앱이나 쇼핑몰을 넘어 SNS와 블로그 등으로 확대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국내 이커머스 업계 관계자는 "해외에 서버를 둔 사업자들에 대해 철저한 관리감독이 가능하겠느냐"면서 "개인 정보를 보관 및 폐기하겠다고 약속하고 지키지 않으면 어떻게 확인할 것인가"라고 꼬집었다. 또 다른 관계자도 "중국 업체들이 개인 정보를 어떻게 수집하고 이용하는지, 향후 이용자들의 불만을 어떻게 잠재워야 할지 구체적인 방안이 나와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해외 업체라도 개인정보 유출 등의 문제에서 정부 조사를 받고 과징금을 부과받은 사례가 꽤 많이 존재하는 만큼 국내법이 아예 실효성이 없다고 보긴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국내 개인정보보호법에 따르면 해외 사업자 역시 한국 영토 내에서 개인정보를 처리하는 경우, 원칙적으로 법 적용 대상이다. 실제로 개인정보위는 지난해 동의 없이 이용자의 정보를 수집한 글로벌 빅테크 메타와 인스타그램, 오픈AI 등에게 시정명령과 과징금을 부과한 바 있다. 법무법인 화우 이근우 변호사는 "규제 실효성 논란은 '한국 정부의 조사나 규제에 중국 업체가 따르지 않으면 어쩌겠느냐'는 시각에서 출발하는데, 알리나 테무와 같은 규모의 업체가 한국 시장을 공략하는 상황에서는 조금 맞지 않다"라며 "개인정보 침해 우려가 큰 것은 사실이나, 해외 업체를 대상으로 한 규제가 실제로 이뤄지고 있는 만큼 정부 집행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yjjoe@fnnews.com 조윤주 이석우 정상희 기자
2024-04-18 15:30:45[파이낸셜뉴스] 쿠팡이 사상 첫 연간 흑자를 내고 매출 30조원을 돌파한 가운데 국내 유통시장을 빠른 속도로 선점하고 있는 중국 직구업체들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글로벌 이커머스 시가총액 2위 알리바바의 '알리 익스프레스', 3위 핀둬둬 홀딩스 '테무', 중국 '패션 공룡' 쉬인 등이 액세서리·공산품을 넘어 가구·가전·식품의 빠른 배송으로 카테고리를 확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른바 '알테쉬'로 불리는 이들 중국 업체들은 막대한 자금력을 광고에 투입하고 수수료 제로 정책으로 판매자들을 확보하는 한편, 국내 업체가 부담하고 있는 관세에서는 자유로워 역차별이라는 논란도 제기된다. 알리·테무·쉬인, 막대한 자금 앞세운 '쩐해전술'로 국내 시장 장악 28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 직구 업체들이 무제한 광고비와 '수수료 제로' 정책으로 한국 판매자들을 입점시키는가 하면, 국내 업체에게 부과되는 관세와 인증취득 같은 노력 없이 중국에서 생산한 초저가 상품을 무차별적으로 쏟아내고 있다. 이에 중국발 직구업체들이 한국 시장을 통째로 흔들면서 쿠팡이 이들의 거센 도전을 방어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쿠팡이 지난해 거둔 창립 이후 첫 연간 영업이익 흑자는 6조원이 넘는 적자를 감수하며 국내 물류센터를 100개 이상 지은 유통비용 절감 효과다. 이를 기반으로 로켓배송과 로켓프레시, 와우 유료 멤버십 사업을 주력삼아 고객을 끌어들여 얻은 성과다. 쿠팡의 지난해 매출은 31조8298억원으로, 전년과 비교해 20% 올랐고 연간 영업이익도 6174억원을 냈다. 쿠팡의 성장세와 비견될 만큼 알리와 테무 등 중국 직구업체들의 국내 선점 속도는 빨라지고 있다. 와이즈앱·리테일·굿즈에 따르면 알리 익스프레스의 지난 1월 월간 사용자 수는 717만명으로, 1년 전(337만명)과 비교해 380만명 늘었다. 지난해 8월 첫 출시한 테무는 51만명에서 올 1월 571만명으로 6개월 만에 11배 폭증했다. 쉬인(221만명)도 지난해 1월 52만명과 비교해 4배 늘었다. 이들 세 업체, 이른바 '알테쉬'를 합친 사용자 수는 1509만명으로, 쿠팡(2982만명)의 51%에 육박한다. 알리와 테무는 천문학적인 자금력을 국내에 퍼붓고 있다. 작은 스타트업에서 출발해 6조원의 누적 적자를 감수한 끝에 연간 흑자를 달성한 쿠팡과는 대조적인 행보다. 지난 23일 기준 글로벌 이커머스 2위 알리바바의 시가총액은 1914억(255조원)으로 지난해 1308억달러(174조원)의 매출을 냈음. 테무와 쉬인을 보유한 3위 핀둬둬의 시가총액도 1748억(233조원)달러로 쿠팡(290억달러·38조원)과 비교해 6배 이상이다. 올해 미국 상장(IPO)를 준비하는 쉬인은 지난해 5월 자금 모집 당시 기업 가치를 660억달러(약 85조6000억원)로 평가받았고, 150여개국에 진출해 2022년에 230억달러(약 29조원)의 매출을 올렸다. 알리와 테무의 위력은 글로벌 톱 이커머스 아마존을 위협할 정도다. 파이낸셜타임즈 등에 따르면 테무는 지난 한 해 미국에 2조2698억원(17억달러), 알리바바는 1조6816억원(91억위안)을 광고비로 쏟아붓고 있다. 국내서도 알리는 유명배우 마동석 등을 광고모델로 기용하며 온라인 광고를 늘렸다. 마케팅 업계 관계자는 "온라인 제휴마케팅의 경우, 알리와 테무가 개인이나 사업자 마케터들에게 지급하는 디지털 광고 수수료는 6~7% 수준으로, 소비자가 광고 콘텐츠를 클릭해 10만원어치를 구매하면 6000~7000원을 지급한다"며 "최근 프로모션 수수료가 10~20% 이상 치솟은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반면, 국내 이커머스의 디지털 광고 수수료는 2~3%에 불과하다. 물류센터 세워 배송 경쟁력도 갖출 듯...관세·인증은 없어 '역차별' 알리와 테무는 쿠팡의 배송·반품·상품의 성공전략을 그대로 답습하고 있다. 1년 전만 해도 한달이 넘던 배송 기간이 지난해 봄부터 5일 배송으로 줄었고, 올해엔 1~3일로 단축될 것으로 보인다. 알리는 연내 국내 물류센터 건립을 추진 중이며, 최근 대형 가구와 가전 제품을 무료로 배송하는 '대형 상품 특송' 서비스도 출시했다. 동원F&B, LG생활건강, 한국피앤지 등 국내 식품사와 생활용품업체들이 'K-베뉴'에 속속 입점하면서 식품과 생활용품에도 진출했다. 당분간 입점과 판매수수료를 면제하기 때문에 판매자들이 크게 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식품이나 생활용품 등으로 소비자 저변을 넓힌다는 것은 중국 직구업체들이 그동안의 소비계층인 20~40대 남성뿐 아니라 여성층으로 확대하겠다는 뜻"이라고 해석했다. 쿠팡이 다각적인 서비스 혜택의 '와우 멤버십'처럼 소비자를 충성고객을 확보하고 있어 당분간 상황이 역전될 가능성은 희박하다. 전국 100개 이상 물류센터를 건립한 쿠팡과 비교하면 중국 업체들의 빠른 배송이 가능해진다고 해도 지역이 일부에 한정될 것으로 보인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알리와 테무가 초저가를 무기로 국내 시장 장악력을 높이고 있지만, 쿠팡이 지난 10년간 쌓아올린 로켓배송 노하우를 단기간에 따라잡기 어려울 것"이라며 "하지만 천문학적인 광고비로 미국시장에서 아마존을 위협할 정도로 성장한만큼 이들의 국내 잠식력이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가장 큰 문제는 알리와 테무 등 중국 직구업체는 국내 판매업자들이 부담하는 관세를 내지 않고, KC인증 취득 같은 절차를 거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는 각종 유사상품과 '짝퉁'을 포함해 무차별적인 초저가 물량공세로 이어질 수 있다. 국내 판매자들은 중국에서 똑 같은 물건을 떼어올 때 150달러 미만 제품은 관세를 내고, 화장품이나 유야용품 등은 품질을 보증한 KC인증을 받는 비용을 내고 있다. 정연승 단국대 교수는 "중국 온라인 플랫폼의 진출이 가속화하면서 국내 토종 이커머스 매출이 잠식당하고, 소매 유통 질서가 혼란을 야기하고 있다"며 "온라인 유통의 주도권을 내주면 제조와 물류, 서비스까지 타격을 미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wonder@fnnews.com 정상희 기자
2024-02-28 14:12:05[파이낸셜뉴스] 최근 3년 새 택배 물량이 53% 가까이 증가하며 한해 1인당 택배 이용 건수가 100건을 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대한상공회의소가 최근 발표한 '택배 산업 현황 및 성장 요인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연간 택배 물량은 2020년 33억7000만건에서 2023년 51억5000만건으로 52.9% 증가했다. 1인당 택배 이용 건수는 2020년 65.1건에서 2023년 100.4건으로 늘어났다. 보고서는 택배가 증가한 배경으로 C-커머스(China-commerce), 경쟁(Competition), 소비자 편익(Consumer benefit), 비용 절감(Cost down) 등의 첫 단어를 딴 '4C'를 제시했다. 우선 알리·테무 등 중국 커머스의 초저가 공세로 인해 국내외 공급자 경쟁이 심화한 것이 택배 시장 성장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대한상의는 "중국 커머스 업체들이 초저가 상품과 강력한 마케팅으로 국내에서 영향력을 키워나가면서 국내 택배사들도 이들 업체의 물동량을 빠르게 처리해 새로운 동력 확보에 나섰다"고 진단했다. 업체 간 치열한 시장 경쟁도 택배 시장을 키운 중요 요인으로 꼽힌다. 배송 속도가 경쟁 우위 및 차별화 요소로 부상하면서 이커머스사와 택배사는 풀필먼트(물류 일괄 대행) 구축했다. 이에 따라 익일 배송, 새벽 배송을 넘어 당일 배송이 확대됐다. 마종수 한국유통연수원 교수는 "풀필먼트 내재화 경쟁이 이커머스 시장으로 고객 유입을 촉진하고 택배 물동량 증가로 연결돼 이커머스와 택배 시장이 동반 성장하는 중요한 원동력이 됐다"고 말했다. 이커머스 시장의 회원제 도입 확산도 영향을 미쳤다. 유료 회원으로 가입하면 무료 배송, 무료 반품 등 혜택을 제공하는 서비스 도입으로 이용 부담이 낮아지고 편의성이 높아지면서 택배 이용량이 증가했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무료 반품 서비스를 도입한 업체가 늘어나고, 중국 이커머스 업체들이 국내 시장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반품 절차를 간소화하면서 반품 규모도 함께 증가했다. 투자도 한몫했다. 택배사는 지역별로 흩어진 물류 인프라를 통합하고, 인공지능(AI)과 물류로봇 등 첨단 기술을 활용한 물류 시설 자동화 등으로 지속적인 물류 효율화를 추진했다. 그 결과 저렴한 택배 단가가 형성되면서 고속 성장의 기반이 마련됐다. 택배 평균 단가는 2012년 2506원에서 2021년 2366원으로 5.6% 감소했다. 장근무 대한상의 유통물류진흥원장은 "물동량 증가에 따른 일회용기, 과대포장 등의 부작용도 문제시되는 만큼 재활용·재사용 등 순환 비즈니스 모델 확산과 친환경 포장 등에 대한 국가와 기업의 관심도 함께 제고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psy@fnnews.com 박소연 기자
2024-10-16 07:32:49[파이낸셜뉴스] 알리·테무·쉬인 등 중국 이커머스 플랫폼이 빠르게 몸집을 부풀리면서 소비자 피해 우려가 커지고 있다. 반품, 환불 등 소비자 보호에 소홀하거나 농식품 원산지 표시 규정을 어기는 사례가 다수 발견됐다. 제품 안정성은 물론 개인정보 보호 수준도 기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문제는 외국에 본거지를 둔 플랫폼 기업이나 이에 입점한 해외 제조·판매사의 위법 행위는 규제할 법적 근거가 없다는 점이다. 이들 업체들이 국내 법규를 준수할 수 있도록 관련 규정과 제도를 시급히 정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4일 공정거래위원회 등에 따르면 이달 공정위는 최근 알리와 테무에 대해 잇따라 조사에 착수했다. 거짓·과장 광고를 했는지 등 전자상거래법·표시광고법 위반 여부를 들여다 보고 있다. '이커머스 시장 실태조사 전단팀'도 구성했다. 국내 플랫폼 및 알리·테무·쉬인 등을 상대로 소비자 보호를 위한 상담·피해구제 절차를 갖췄는지 확인하고 있다. 공정위가 중국 이커머스 업계에 칼을 빼든 것은 거래 관행 공정성과 소비자 피해에 대한 우려 때문이다. 테무는 지난해 7월 한국 진출 이후 신규 회원을 늘리기 위해 현금성 쿠폰을 뿌리고 룰렛 게임과 다단계 방식을 활용해 논란이 됐다. 배송 지연과 낮은 품질로 소비자 만족도가 떨어진다는 불만도 이어지고 있다. 공정위 관계자는 "법 위반 사항이 있다면 엄정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제품의 안전성 문제도 속출했다. 서울시가 지난달 알리에서 많이 팔린 용품 31개를 조사한 결과, 8개 제품에서 기준치를 크게 넘는 유해 물질이 나왔다. 인천본부세관도 알리와 테무의 장신구 404개 제품 중 24%에서 기준치를 초과하는 발암물질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곳곳에 빈틈이 속출하지만 중국 업체를 규제할 방안이 마땅치 않은 상황이다. 앞서 알리와 테무는 '광고' 표기없이 광고성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나 앱 푸시, 이메일 등을 보낸 것으로 파악돼 논란이 일었다. 테무는 앱을 설치·실행할 때 스마트폰 앱 접근 권한 고지도 하지 않아 비판을 받기도 했다. 국내 일부 이커머스 업체가 광고 표시 없이 광고성 앱 푸시를 보냈다가 과태료 처분을 받았던 것과는 달리 이들 업체는 별다른 처벌을 받지 않았다. 중국 플랫폼 이용시 개인정보가 중국 현지 판매자에게 넘어가 보이스피싱 등 범죄에 악용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기도 했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중국 이커머스 업체들의 개인정보 수집 및 이용 실태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중국 플랫폼의 국내 진출 상황에 대한 대처를 맡을 전담팀을 구성하기로 했다. 중국 이커머스 플랫폼의 시장잠식은 무서운 수준이다. 지난달 기준 알리와 테무의 국내 이용자 수는 국내 2·3위를 기록했다. 특히 테무의 국내 이용자수는 전월 대비 42.8% 급증, 11번가를 제쳤다. 알리 국내 이용자수는 전달보다 8.4% 늘었다. imne@fnnews.com 홍예지 기자
2024-04-13 18:38:43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이 국내 중소기업들의 신시장 진출과 수출국 다변화 지원에 박차를 가한다. 우리나라 총 수출액의 40%가량을 중소기업이 차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수출 지원을 더욱 강화해 수출 기여도를 높이고, 중소기업의 글로벌화를 견인하겠다는 구상이다. 안정곤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글로벌성장이사는 27일 서울 영등포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지난해 우리나라 수출이 전체적으로 역성장했지만, 그 와중에도 중소기업 수출은 하반기에 증가해 전체 수출 하락 폭을 완화시켰다"며 "중소기업 온라인 수출은 전체 온라인 수출의 3분의 2 이상을 차지할 만큼 수출에서 중소기업의 역할은 더욱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알리익스프레스, 테무 등 중국 이커머스 기업들이 국내에서 영향력을 넓히고 있는 상황에서 제품 수출을 넘어 중소기업의 글로벌화가 더욱 중요해졌다는 게 안 이사의 설명이다. 이에 따라 올해 글로벌성장본부는 △수출 지원 강화 △수출국 다변화 및 해외진출 거점 확대 △글로벌화 지원 인프라 확대를 중점 사업으로 추진한다. 구체적으로 중소기업의 글로벌화를 견인하기 위해 신시장진출지원자금 공급규모를 지난해 3570억원에서 올해 4174억원으로 늘리고, 지원한도를 20억원에서 30억원까지 확대한다. 수출바우처 지원도 확대해 중소기업의 글로벌 진출을 촉진한다. 또 수출국 다변화를 지원하기 위해 중소기업의 글로벌 거점도 늘린다. 그는 "현재 중진공에서 '글로벌 플랫폼'으로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와 K-스타트업센터(KSC)를 운영하고 있는데, 물리적 거점 개수도 늘리고 프로그램을 확대해 기능도 강화할 예정"이라며 "중소벤처기업부에서도 GBC 기능 강화안을 갖고 수출 전략회의를 준비하고 있는데 전략이 마련되면 더 많은 사업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중소기업의 미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물류 등 글로벌화 지원 인프라도 확대한다. 이를 위해 국적선사, 물류사와 협업해 물류 애로 지역에 선복을 지원하고, 협업 물류사의 해외 물류센터를 활용해 주요 수출국의 현지 반품을 집하, 검수, 보관 후 한국으로 정기 반송하는 역물류 지원을 신설한다. 이와 함께 항공·해운, 현지, 내륙 등으로 물류 인프라를 확대하고, 물류 전 과정을 최저비용과 원스톱으로 지원하는 '중소기업 전용 항공물류센터' 설립도 추진한다. 안 이사는 "이제는 단순 제품 수출을 넘어 중소기업이 해외 시장에 진출해 성공하는 글로벌화를 추진하고 있다"며 "전 정부적 지원 체계를 갖춰가고 있는 만큼 중진공도 중소기업의 글로벌화 지원을 위해 박차를 가하겠다"고 강조했다. welcome@fnnews.com 장유하 기자
2024-03-27 18:10: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