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국립부경대학교 연구팀이 암세포에 대한 항암제 전달 효율을 향상시키는 ‘스마트 약물 전달 시스템’을 개발했다고 22일 밝혔다. 국립부경대 김병국 박사수료생(4차산업융합바이오닉스공학과)이 제1 저자, 임권택 명예교수와 박상혁 교수(의공학전공)가 교신저자로 참여한 연구팀이 개발한 ‘산화-환원반응 가교 말토헵타오스 기반 마이셀’이 그것. 이 시스템은 항암제인 독소루비신의 비특이적 전달에 따른 낮은 항암 효율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개발됐다. 독소루비신은 다양한 암 치료에 사용되는 매우 효과적인 항암제이지만, 여러 부작용을 초래하는 한계가 있다. 연구팀이 이번에 개발한 시스템은 생체적합성 올리고당인 말토헵타오스 기반의 A2B 믹토암 블록 공중합체로 구성되어 있고, 내부에 이황화결합 또는 이셀레나이드결합 가교를 이용해 체내 정상조직에는 영향을 주지 않으면서 암세포에 도달했을 때만 선택적으로 약물을 방출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연구팀의 실험 결과 이 시스템은 높은 약물 적재 효율을 보였고, 정상 세포와는 생체적합성을, 암세포에는 강력한 항암 효과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박 교수는 “이번 연구는 기존 약물 전달 시스템의 문제였던 혈액 내 조기 누출과 그로 인한 다양한 부작용 문제를 극복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밝힌 의의가 있다. 앞으로 항암제 정밀 투여 시스템이나 부작용 감소형 나노 약물 전달 플랫폼 등에 활용될 수 있어 학계와 산업계의 높은 관심이 기대된다.”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를 담은 논문은 화학·재료공학 분야의 세계적인 국제학술지 'Carbohydrate Polymers'(JCR 상위 0.9%)에 최근 게재됐다. bsk730@fnnews.com 권병석 기자
2025-06-20 15:10:57[파이낸셜뉴스]HLB은 리보세라닙과 경동맥화학색전술(TACE)의 병용요법의 임상 3상 결과가 국제학술지에 게재됐다고 2일 밝혔다. HLB에 따르면 수술이 불가능한 간세포암(HCC) 환자를 대상으로 한 리보세라닙(중국명 아파티닙)과 TACE 병용요법이 생존기간을 유의미하게 연장한 것으로 확인됐다. 최종 임상3상 결과는 국제학술지 'BMC Medicine'에 게재되며, 리보세라닙의 치료 전략 확장 가능성을 뒷받침했다. 이번 임상은 다기관, 무작위, 공개 방식으로 진행됐다. 병용군은 TACE 단독군 대비 전체생존기간(mOS)이 28.9개월로 24.0개월보다 유의하게 길었다. 무진행생존기간(mPFS)도 6.1개월로 3.4개월 대비 길게 나타났다. 객관적 반응률(ORR) 역시 병용군 58.1%, 단독군 31.5%로 병용요법의 효과가 뚜렷했다는 설명이다. 안전성 측면에서는 고등급 이상반응이 병용군에서 다소 높았지만 치료 관련 사망은 보고되지 않았다. TACE는 간암 치료에서 표준적인 국소 치료지만, 반복 시 종양 재성장 가능성이 높다는 한계를 지닌다. 리보세라닙과의 병용은 혈관내피성장인자 수용체(VEGFR) 억제를 통해 이 단점을 보완하며 치료 효과를 지속시킬 수 있음을 입증했다. HLB 한용해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이번 결과는 간암 외 다양한 적응증으로의 확장 가능성을 보여주는 중요한 임상 근거”라며 “글로벌 전략 수립에도 기반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2025-06-02 16:08:40[파이낸셜뉴스] 암세포 부위만 정확히 파괴하는 치료법으로 각광받는 플루빅토 치료법이 비수도권 최초로 부산에 도입, 암 환자들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동남권원자력의학원은 지난 5월 29일부터 플루빅토 치료를 본격 시작했다고 1일 밝혔다. 플루빅토는 스위스 노바티스 제약회사가 개발한 차세대 표적 방사선 리간드 치료제다. 이는 전립선암 세포의 전립선특이막항원(전립선 표면 단백질·PSMA)에 선택적으로 결합해 암세포만을 표적으로 사멸시킨다. 전립선암 세포는 정상 세포보다 PSMA 단백질을 더 많이 발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플루빅토는 이를 찾아내 선택적으로 암세포를 공격하는 원리로 암을 치료한다. 의학원 이홍제 핵의학과장은 “치료 대상은 PSMA 양성의 진행성·전이성·거세저항성 전립선암 환자”라며 “기존의 안드로겐 수용체 경로 억제제와 탁산계 항암제를 모두 시행했으나 반응하지 않는 환자 가운데 PSMA 검사를 통해 종양에 PSMA 과발현이 확인된 경우 시행한다”고 설명했다. 기존의 전신 항암화학요법과 달리 암세포만 표적으로 제거해 부작용이 적고 안전한 내부 방사선 치료로 각광받고 있는 셈이다. 기존 치료로는 어려운 말기 전립선암 환자에 특히 비교적 안전하게 적용 가능한 치료법으로도 평가받는다. 국내에서는 지난해 5월 식품의약품인전처 허가를 받아 수도권 일부 상급종합병원에서 제한적으로 치료가 시행되고 있다. 그러나 비수도권 지역 거주 환자 입장에서는 첨단 치료를 받기 위해 장거리 이동을 할 수밖에 없는 어려움이 있었다. 이홍제 과장은 “동남권의학원이 비수도권 최초로 플루빅토를 시행하게 된 것은 큰 의미가 있다. 첨단 암 치료 분야가 수도권에 집중된 가운데 지역 공공의료기관이 이 기술을 도입함으로써 의료격차를 줄이고 지역 환자들에도 치료 기회를 제공하게 된 것”이라며 “고령 환자가 많은 전립선암의 특성상 먼 거리를 이동하는 부담이 줄어들게 되면 치료 순응도 향상에도 이바지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lich0929@fnnews.com 변옥환 기자
2025-05-30 09:44:16[파이낸셜뉴스] 폐암과 후두암 발병의 유전 요인과 흡연의 상관성을 정량적으로 비교 분석한 결과 흡연이 유전보다 압도적으로 암 발병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산하 건강보험연구원은 18일 2004~2013년 민간검진센터를 이용한 국민 13만7000여명의 건강검진, 유전 정보, 암 등록 자료 등을 통합 분석해 2020년까지 추적 관찰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18일 밝혔다. 건보공단은 연세대학교 보건대학원 지선하 교수팀과의 공동연구를 통해 “30년 이상, 하루 한 갑 기준 20년 이상 흡연한 사람은 비흡연자에 비해 소세포폐암 발생 위험이 무려 54.49배에 달하며 해당 암 발병의 98.2%는 흡연이 직접적인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특히 암 발생 위험도를 예측하는 ‘유전위험점수(PRS)’를 활용해 흡연과 유전의 영향을 분리해 정밀 분석했다. 결과적으로 유전요인이 폐암에 미치는 영향은 전체 폐암과 편평세포폐암에 한해 각각 0.7%, 0.4%에 불과했으며, 후두암이나 소세포폐암에는 유의미한 영향을 보이지 않았다. 반면 장기간의 흡연력은 소세포폐암의 98.2%, 편평세포폐암의 86.2%, 편평세포후두암의 88%가 흡연에 기인한 것으로 확인됐다. 엄상원 삼성서울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폐암은 체세포 돌연변이에 의해 발병하며, 후천적 요인인 흡연의 기여가 크다는 기존 학설을 이번 연구가 구체적인 수치로 증명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선미 건강보험연구원 건강보험정책연구실장은 “이번 연구는 흡연과 암 발병의 인과성을 유전요인과 분리해 분석한 첫 사례”라며 “담배 소송에서 법원이 인과관계를 인정하지 않아 공단이 패소한 사례도 있지만, 앞으로 빅데이터 기반의 과학적 증거로 흡연의 유해성을 지속 입증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현재 국민건강보험공단이 KT&G, 한국필립모리스, BAT코리아를 상대로 진행 중인 500억 원대 손해배상 소송의 핵심 근거 자료로도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2025-05-17 11:09:02【파이낸셜뉴스 안양=장충식 기자】보건복지부 지정 척추전문병원 안양윌스기념병원은 강화된 암 예방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진씨커의 '암세포 탐색 검사'를 도입했다고 7일 밝혔다. 한국, 미국, 일본 등 각국에서 특허를 취득한 진씨커의 '암세포 탐색 검사'는 유전자가위 기술을 적용한 원스톱 암 예방 검진이다. 단 10mL의 혈액만으로 혈액 속 극미량의 후천적 암 돌연변이 유전자 조각(ctDNA)을 차세대염기서열분석(NGS)으로 분석하여 암 발생 위험도를 정밀하게 평가한다. 폐암, 대장암, 췌장암 등을 포함해 여성, 남성 각각 11종, 9종의 암 위험도를 평가하는 것은 물론, 실시간으로 암 위험을 탐지할 수 있어 환자들에게 선제적인 암 예방 관리가 가능할 수 있도록 돕는다. 안양윌스기념병원은 이번 암세포 탐색 검사 도입을 통해 단순 진단을 넘어, 조기 발견 및 예방 중심의 의료 서비스를 본격화할 계획이다. 특히 암 발병 위험에 대한 환자의 인식을 높이고, 고위험군에 대한 선제적 개입이 가능해짐에 따라 개인 맞춤형 건강관리와 질병 예방 전략 수립에 기여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동찬 병원장은 "진씨커의 암세포 탐색 검사는 환자의 부담은 줄이면서도 보다 과학적이고 선제적인 암 위험 평가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정형화된 검진을 넘어 환자 개개인의 유전적 특성과 위험 요인을 고려한 정밀 의료 도입은 앞으로의 의료서비스가 나아가야 할 방향이며, 안양윌스기념병원은 앞으로도 안양 지역을 포함한 수도권 전역의 환자들에게 수준 높은 예방의학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의료 인프라를 지속적으로 확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jjang@fnnews.com 장충식 기자
2025-05-07 09:45:21[파이낸셜뉴스] 암세포가 면역공격을 피하는 데 쓰는 단백질을 분해해 암세포를 죽이는 기술이 개발됐다. 23일 울산과학기술원(UNIST)에 따르면 UNIST 화학과 유자형 교수팀은 암이 면역 회피에 쓰는 단백질을 분해하는 복합체 조립 기술을 개발했다. 복합체 안에 면역 회피 단백질을 가둬 단백질 분해가 일어나는 리소좀으로 보내는 원리다. 면역계가 암세포를 인식하고 제거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암 치료 효과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암세포는 PD-L1이라는 단백질을 정상세포보다 많이 만들어 세포 표면에 내세운다. 면역세포에 ‘공격 금지’ 신호를 보내는 이 단백질 덕분에 암세포는 인체 면역 감시망을 피해 빠르게 증식할 수 있다. 연구팀은 아세타졸아마이드를 기반으로 암세포의 PD-L1만 골라 분해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아세타졸아마이드는 암세포 표면에 분포하는 CAIX 효소에 달라붙어 단백질 나노 복합체를 형성하고, PD-L1과 같은 면역 회피 단백질을 세포 안으로 같이 끌고 들어간다. 세포 안으로 들어 온 나노복합체는 비정상 단백질로 인식돼 세포 내 청소 공장인 리소좀에서 분해된다. CAIX 효소는 정상세포에는 거의 없는 단백질이기 때문에 암세포에서만 이 같은 반응이 일어나게 된다. PD-L1 단백질이 사라진 암세포는 면역세포의 공격 대상이 된다. 생쥐를 이용한 동물실험에서는 실제로 이 복합체를 주입한 그룹에서 암 크기가 절반 이하로 줄었고, PD-L1 단백질도 눈에 띄게 감소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사이언스(Advanced Science)에 지난 4월 3일에 게재됐다.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으로 이루어졌다. jiany@fnnews.com 연지안 기자
2025-04-23 09:27:42[파이낸셜뉴스] 한양대 화학과 이진석 교수팀이 아주 작은 구조의 표면에서 세포가 붙고 움직이며 성장하는 특성과 그 영향에 대해 밝혀냈다. 이 연구는 세포가 주변 환경에 따라 어떻게 행동하는지를 자세히 분석한 것으로, 앞으로 상처를 입은 조직을 치료하거나 암이 퍼지는 것을 막고, 인공 생체 재료를 만드는 데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진석 교수는 14일 "이 연구는 세포가 나노바이오 인터페이스에서 물리적 특성에 반응해 스스로의 흡착, 이동, 성장 기능을 조절할 수 있음을 보여준 사례"라며, "기존의 화학적 치료제나 성장인자 중심 접근을 넘어, 비침습적이고 무독성이며 지속 가능한 나노바이오패치 제작에 활용돼 질병의 진단과 치료에 기여할 수 있는 핵심 기술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세포는 우리 몸의 바깥 환경인 세포외기질과 서로 작용하면서 붙고, 움직이고, 성장하고, 다른 세포로 변하는 등 여러 가지 기능을 한다. 이 과정에서 세포외기질과 세포의 뼈대를 연결하는 '초점 접착점'이라는 부분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 지금까지는 세포의 행동 변화를 주로 화학 물질을 중심으로 연구했지만, 아주 작은 구조의 표면 모양이 세포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는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연구진은 표면의 휘어진 정도와 구멍 크기를 정밀하게 조절한 실리카 구슬 배열을 만들고, 그 위에서 세포가 어떻게 붙는지, 어떻게 움직이는지를 관찰했다. 실험결과, 휘어진 정도가 크고 닿는 면적이 좁은 표면에서는 세포가 잘 붙지 않고 둥근 모양을 유지했다. 이 상태에서는 초점 접착점이 약하게 형성돼 세포가 더 잘 움직이고 빨리 성장하는 경향을 보였다. 반대로, 평평하거나 구멍 크기가 작은 표면에서는 초점 접착점이 강하게 형성돼 세포의 움직임과 성장 속도가 느려졌다. 특히 연구진은 세포가 아주 작은 구조의 표면 모양에 따라 초점 접착점의 생성과 해체를 스스로 조절하며, 이 과정이 세포의 움직임과 성장 능력을 직접적으로 조절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이는 세포 기능을 조절하는 것이 단순한 화학적 자극 뿐만아니라, 표면 모양과 같은 물리적 요인을 통해서도 가능하다는 것을 과학적으로 증명한 것이다. 한편, 연구진은 이번 연구결과를 생체 재료 분야 국제 학술지 '바이오머티리얼즈 사이언스'에 발표했다. 또한 이번 연구는 박이슬 박사(숙명여자대학교, 공동 제1저자), 최예린(한양대학교, 공동 제1저자), 이진석 교수(한양대학교, 교신저자)가 참여했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2025-04-14 09:53:16[파이낸셜뉴스] 암세포와 혈관 간의 상호작용을 실제 인체 환경처럼 정밀하게 모사하고 실시간으로 분석할 수 있는 칩 기술이 개발됐다. 환자 맞춤형 항암제 개발에 새로운 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 바이오메디컬공학과 조윤경 교수 연구팀은 암세포와 혈관 사이의 상호작용을 대량으로 실시간 분석하는 미세 유체 칩인 'ODSEI 칩'을 개발했다고 10일 밝혔다. 암세포는 빠르게 자라기 위해 정상세포보다 많은 영양분과 산소가 필요하다. 이러한 자원을 스스로 만들 수 없어서 주변의 혈관세포를 자극해 필요한 자원을 끌어온다. 변화무쌍한 암 전이, 약물 내성 메커니즘을 밝히고 효과적 치료 전략을 세우기 위해서 암과 혈관의 상호작용을 이해해야 하는 이유다. 연구팀이 개발한 ODSEI 칩은 1000개 이상의 암 덩어리(종양 스페로이드)를 혈관 세포와 함께 배양해 분석하는 장치다. 기존의 폐쇄형 시스템과 달리, 개방형 구조로 설계돼 특정 시점에 원하는 스페로이드만 회수해 유전자 분석을 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암세포가 혈관과 상호작용하며 내성을 획득하는 경과를 추적할 수 있게 된다. 연구진은 이 기술로 유방암 치료제인 타목시펜의 내성 발생 과정을 연구했다. 단일 세포 RNA 시퀀싱과 단백질 분석을 통해 혈관 약물 전달 효율을 높일 수 있는 바이오마커인 IL-8, TIMP-1을 발굴했다. 또 이 신호 물질들이 암세포의 생존 신호를 활성화하고 치료제에 대한 반응을 억제함으로써 암세포가 약물 내성을 보이는 과정을 규명했다. 암세포와 혈관 세포는 물리적으로는 분리돼 있지만, 신호 물질은 자유롭게 오갈 수 있어 영향을 주고받을 수 있는 구조다. 또 각 암세포 스페로이드는 개별 웰(well)에 분리돼 배양되므로, 간섭 없이 스페로이드 단위로 독립적인 관찰과 분석이 가능하다. 조윤경 교수는 “종양 미세환경을 정교하게 모사한 조건에서 약물 내성을 효과적으로 연구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며 “이 기술은 환자 맞춤형 치료법 개발을 위한 중요한 플랫폼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번 연구는 기초과학연구원(IBS)과 보건복지부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으며, 연구 결과는 세계적 학술지 어드밴스드 사이언스(Advanced Science)에 4월 3일 출판됐다. 그 혁신성과 중요성을 인정받아 권두 표지논문으로 선정됐으며, 미세유체칩 분야 핫 토픽(hot topic)에도 올랐다. jiany@fnnews.com 연지안 기자
2025-04-10 09:57:17[파이낸셜뉴스] 한국화학연구원 박지훈 박사팀은 기존 '키메라 항원 수용체 T세포(CAR-T)'보다 성능이 좋은 CAR-M(대식세포) 기반의 새로운 면역항암 치료 기술을 개발했다고 23일 밝혔다. 이 기술은 T세포 대신 대식세포를 이용하는 항암치료법으로 고형암 세포에도 효과가 있다. 세포실험 결과 CAR-M은 대부분의 암세포를 삼키듯이 직접 감싼 뒤 흡수해 죽였다. 또 기존 기술로는 대식세포의 항암 기능 유지기간이 짧았지만 렌티바이러스를 이용해 최대 20일까지 늘리는데 성공했다. 김지훈 박사는 "말초 혈액으로부터 얻은 대식세포의 낮은 항암 유전자 발현 문제를 렌티바이러스를 이용해 개선한 최초 사례"라고 설명했다. 화학연구원 이영국 원장도 "기존 CAR T 세포 치료법을 보완해 면역항암 치료 다각화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CAR-T 치료법은 환자의 면역 세포인 T세포를 추출해 특정 암세포를 공격하도록 유전자를 변형한 후 환자에게 다시 주입한다. CAR-T 세포치료제 기술의 세계 시장 규모는 2023년 약 37억4000만 달러로 평가되며, 연평균 성장률(CAGR) 39.6%로 성장해 2029년 약 29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CAR-T 세포치료제는 일부 백혈병 등 혈액암 치료에는 매우 효과적이지만 폐암 등 고형암에는 아직까지 뚜렷한 효과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 연구진은 렌티바이러스를 유전자 전달책으로 삼아, 대식세포의 손상 없이 항암 유전자를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일반적으로 어떤 유전자를 렌티바이러스에 심어 다른 세포로 전달할 때, 세포막을 얇게 만드는 양이온성 중합체 '폴리브렌'을 투입하고 강하게 섞어 렌티바이러스의 세포 침투 및 유전자 전달을 높인다. 하지만 대식세포가 폴리브렌과 만나면 심각한 독성이 생기며 강한 회전처리 과정에서 구조가 손상되거나 생존율이 떨어진다. 연구진은 폴리브렌 투입이나 강한 회전 처리 대신, 렌티바이러스와 대식세포의 접촉을 당초 1시간 30분에서 16시간으로 늘렸다. 그 결과, 대식세포의 손상없이 렌티바이러스의 전파가 당초보다 잘 일어났다. 또 말초혈액에서 얻은 단핵구가 대식세포로 분화되는 동안 7일을 기다려, 암세포 추적 유전자 전달률을 높였다. 이와함께 렌티바이러스가 어떤 세포로 들어갈 때 표면에서 열쇠 역할을 하는 'VSV-G 단백질'의 코돈을 최적화해 유전자 전달력을 더 높였다. 마지막으로 렌티바이러스에 담겨 전달된 항암 유전자가 대식세포에서 잘 발현되도록 DNA 서열 'EF1a'를 찾아 적용시켰다. 그 결과, 대식세포의 손상없이 유전자 전달 후 최대 20일 동안 안정적으로 항암 기능을 갖춘 'CAR-M' 생산이 유지됐다. 이 CAR-M을 급성 림프구성 백혈병과 B 세포 림프종의 대표적 세포주인 Nalm6와 Raji 암세포와 함께 두고 5일간 관찰했다. 그결과 붉은색을 띄고 있던 암세포들이 대부분 사라졌다. 연구진은 CAR M의 대량생산 및 고효율 치료 적용 기술을 개발할 계획이다. 한편, 이번에 개발한 CAR-M을 국제 학술지 '생체 신호 연구(Biomarker Research)'에 발표했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2025-03-23 12:01:27한국과학기술원(KAIST) 바이오 및 뇌공학과 조광현 교수팀이 암세포를 정상세포로 되돌리는 분자스위치를 찾아냈다. 조광현 교수는 5일 "그동안 수수께끼로 여겨졌던 암 발생 과정 이면의 세포 내에 어떠한 변화가 일어나는지를 유전자 네트워크 차원에서 상세히 밝혀냈다"며, "암세포의 운명을 다시 정상세포로 되돌릴 수 있는 중요한 단서가 바로 이러한 변화의 순간에 숨어있다는 것을 처음으로 밝혀낸 연구"라고 강조했다. 연구진은 암 발생 과정에서 정상세포가 암세포로 전환되기 직전, 정상세포와 암세포들이 공존하는 불안정한 '임계 전이' 상태에 놓일 수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이러한 임계 전이 상태를 시스템생물학 방법으로 분석해 암화 과정을 역전시킬 수 있는 암 가역화 분자스위치 발굴 기술을 개발했다. 그리고 분자세포 실험을 통해 대장암세포에 암 가역화 분자스위치 발굴 기술을 적용해 암세포를 정상세포로 회복시켰다. 암 발생의 임계 전이를 관장하는 유전자 네트워크의 컴퓨터 모델을 단일세포 유전자 발현 데이터로부터 자동 추론해 냈다. 이어서 이를 시뮬레이션 분석해 암 가역화 분자스위치를 체계적으로 찾아내는 원천기술을 개발한 것이다. 이번 연구 성과는 암 치료에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이 분자 스위치를 이용하면 기존의 항암 치료와는 다른 방식으로 암을 치료할 수 있다. 암세포를 파괴하지 않고 정상세포로 되돌리는 것이기 때문에 부작용이 적고, 암세포가 다시 암세포로 변할 가능성도 낮출 수 있다. 연구진은 이 연구결과를 국제저널 '어드밴스드 사이언스'에 발표했다. 김만기 기자
2025-02-05 18:02: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