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어지는 국정공백 속에 먹거리 물가 관리에 큰 구멍이 생기고 있다. 최근 몇달 새 외식과 가공식품 가격이 줄줄이 오르고 있어 내수와 소비 심리가 더욱 위축되고 있다. 국무총리에 이어 경제부총리까지 사퇴한 '대대대행 체제'에서 그동안 억눌러 왔던 가격을 이때다 싶어 올리고 있는 것이다. '꼼수' '짬짜미' 인상이 의심될 정도로 가격이 동시다발로 오르고 있는 게 특징이다. 그러나 경기악화로 서민들의 지갑이 얇아져 외식과 식품 소비가 모두 줄어드는 내수부진의 악순환에 빠졌다. 경기침체에 물가가 오르는 스태그플레이션의 전조가 아닐지 우려되는 대목이다. 소비자물가는 2%대를 유지하지만, 유독 먹거리 가격이 많이 올랐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외식물가는 3.2% 올라 13개월 만에 최대 폭이었다. 짜장면, 칼국수, 햄버거, 치킨, 김밥은 1년 전보다 5~8% 올랐다. 프랜차이즈 커피 가격도 3~5% 올랐다. 냉면은 한그릇 가격이 1만5000~2만원으로 3년 새 22%나 뛰었다. 가공식품 가격은 더 많이 올랐다. 반찬거리인 오징어채는 1년 새 가격이 47%나 올라 4년 만에 최고치를 찍었다. 초콜릿은 21%나 올라 16년여 만에 가장 높다. 커피·딸기우유 등 가공우유 제품, 커피류도 7~8% 이상 올랐다. 김치는 21%, 맛김은 15% 가격이 상승했다. 라면 가격도 최근 두 달 새 4~7% 올랐다. 근로자 임금소득이 늘고 경기가 활황일 때는 먹거리 가격이 올라도 소비가 그렇게 줄어들지는 않는다. 중산층이 소비를 지탱해 주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은 이례적으로 음식료품과 외식 소비가 동반 하락 중이다. 올 1·4분기 음식점업 생산지수는 3.4% 떨어져 2023년 4·4분기(-4.7%) 이후 하락폭이 가장 컸다. 음식료품 소매판매지수도 0.3% 하락했다. 이처럼 두 지표가 3년째 동반 하락하는 것은 2006년 통계 작성 이후 처음이다. 기업들은 대체로 대선 직전에 가격을 올린다. 새 정부 출범 초기에는 물가안정을 우선시해 가공식품 등 서민가계와 밀접한 제품 가격을 올리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이번에는 조기대선에 국정공백까지 더해져 정부의 물가관리 감독은 느슨해질 대로 느슨해진 상황이다. 물가 컨트롤타워인 경제사령탑 부재에다 주무부처인 농림축산식품부, 해양수산부 등의 가격통제력은 약화됐다. 대통령 탄핵 이후 '가격 인상을 자제해 달라'는 요청도 제대로 먹혀들지 않고 있다. 물가통제 고삐를 아예 놓아버린 게 아닌지 걱정스럽다. 앞으로 대선까지 한 달여 가공식품과 생필품 등의 가격이 더 오를 것이다. 얼마나 길어질지 모를 경기침체와 고용불안에 서민들은 지갑을 선뜻 열지 않을 것이다. 구매력이 약화된 서민들이 먹거리 소비를 줄이면 소상공업 경영난이 경기부진으로 이어져 악순환이 심화될 수밖에 없다. 수입 원재료 가격과 인건비 등 안 오른 게 없으니 기업과 식당들의 고충은 이해가 된다. 그러나 가격 오름세가 너무 가파르다. 내수에 전반적으로 악영향을 끼칠 것이고, 경기침체를 더욱 부추겨 경제회복에 암초가 된다. 적정 수준의 인상 폭을 유지해야 하는 이유다. 물가를 안정시키는 것이 정부의 중요한 역할이다. 국정공백을 틈타 짬짜미, 꼼수 편법 인상 소지가 없는지 대행 정부는 한 달도 남지 않은 기간 물가관리에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다.
2025-05-06 18:35:42"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의 '미션'은 증권사와 보험사 인수를 통한 종합금융그룹으로서의 위상 확립이다. 금융감독원은 이를 막겠다는 것이고, 임 회장은 배수의 진을 쳐서라도 밀어붙이겠다는 것이다." 4일 금융감독원이 우리금융지주가 중국 다자보험과 맺은 인수합병(M&A) 계약 내용 중에서 '계약금 몰취' 조항을 지적하자 금융업계에선 이복현 금감원장과 임종룡 회장의 '기싸움'이 절정으로 치닫고 있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금감원은 우리금융지주가 자회사 편입 관련 인허가권을 가진 금융당국이 인허가를 승인하지 않을 경우 계약금을 몰취하는 조항을 동양생명·ABL생명 주식매매계약에 포함시켜 놓고도 이사회에서 공식 논의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이날 '2024년 금융지주·은행 검사결과' 관련 브리핑에서 "부실한 내부통제나 불건전한 조직문화에 대해 상을 줄 생각은 없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우리금융과 임 회장 입장에서 '상'이란 결국 M&A 성사를 통한 종합금융그룹 위상 확립인데 상을 줄 생각이 없다는 것은 경영실태평가 3등급을 주겠다는 것 아니겠냐"고 해석했다. 이 관계자는 "우리금융 이사회가 일반적인 금융권 M&A에서 흔하지 않은 (계약 당사자의 의사와 무관한) 계약 파기에 따른 계약금 몰취 조항을 넣은 것은 일종의 배수의 진"이라며 "금융당국이 현 경영진의 귀책 사유가 아닌데도 M&A를 무산시켜 '국부' 1500억원이 중국으로 넘어가도록 두지는 않을 것으로 판단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만약 우리금융지주가 금감원의 경영실태평가 3등급을 받아 계약이 무산될 경우 임 회장의 그룹 내 입지가 흔들릴 수밖에 없는 상황에 대한 분석이다. 임 회장은 취임 직후부터 금리 인상기와 인하기 각각 은행, 증권사·보험사 실적에 기반해 그룹의 경영안정성을 확보하겠다는 구상을 반복해서 강조해왔다. 지난해 8월 출범한 우리투자증권이 아직 '투자매매업' 본인가를 받지 못한 상황에서 보험사 인수도 '암초'를 만난 셈이다. 이 원장은 "경영실태평가와 관련된 것 중 하나는 대규모 내부통제 실패사례를 빨리 처리하는 것과 대형 M&A 승인 신청 심사를 해오겠다고 했기 때문에 이 두 가지 요소를 외면할 수는 없다"며 "우리금융이 인수 신청을 한 지난달 15일 기준으로 2개월 안에 심사하거나 예외로 기한을 늘릴 순 있지만 민감도가 있는 사건에서는 가급적으로 원칙대로 처리하고 싶다"고 말했다. 금감원은 우리금융지주가 이사회 개최에 있어서도 내규를 무시한 정황을 발견했다고 지적했다. 우리금융 내규에 따르면 M&A 등 중요 경영사항을 추진할 경우 리스크관리위원회의 사전심의를 받아야 하는데 우리금융이 이사회 개최 불과 20분 전에 리스크관리위원회를 열었다는 것이다. 금감원에 따르면 임 회장은 ABL생명·동양생명의 주식 매매계약 당일 리스크관리위원회와 이사회를 20분 간격으로 개최했다. 리스크관리위원회의 심의 내용이 충분하게 반영되지 않았을 수 있는 정황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임 회장의 임기는 내년 3월까지인데 그 전에 자신이 하겠다고 했던, 그룹 내부에서 기대했던 증권사와 보험사의 인수 마무리는 물론 정상적인 영업이 이뤄져야 한다"면서 "그룹 안팎에서 이번 인수에 대한 기대가 큰 상황인 만큼 구성원 모두가 노력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계약금 몰취 조항은 국가 간 M&A 거래에 일상적으로 들어간다"면서 "M&A가 사인 간의 계약인데 이를 금융사고에 대한 정기검사에서 거론하는 것은 일반적인 금융사고에 대한 검사와는 거리가 있다. 일종의 관치금융"이라고 짚었다. mj@fnnews.com 박문수 박소현 기자
2025-02-04 18:14:44윤석열 정부가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는 동해 심해 가스전 개발 사업 '대왕고래 프로젝트'와 체코 원전 수출이 예기치 않은 암초에 부딪혔다. 윤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했다가 해제하는 사태가 벌어지면서 정부의 주요 사업들이 추진 동력을 잃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에 관련 업계는 사업의 향방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5일 정부 등에 따르면 국무위원들이 사의를 표명한 가운데 일부에서는 내각 전원 사의를 표명하자는 의견까지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산업부에서 야당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추진해 온 주요 사업들이 중단 위기에 처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대왕고래 프로젝트'는 계엄 사태 이전부터 내년도 관련 예산이 전액 삭감되면서 큰 난관에 부딪힌 상황이다. 박성택 산업부 1차관은 지난 3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에너지 안보를 포기하겠다는 것과 다름없다"며 강한 반발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야당과의 협상이 이루어지지 못할 경우 석유공사가 500억원의 추가 재원을 마련해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 하지만 계엄 사태로 예산안 협상이 후순위로 밀리면서 사실상 협상은 더욱 어려워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부는 포항 영일만 앞 심해에서 국가예산 506억원, 석유공사 500억원을 투입해 1차 시추를 진행할 계획이다. 그러나 더불어민주당은 지난달 29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기존 505억5700만원이던 대왕고래 프로젝트 예산을 98% 삭감한 8억3700원의 수정안을 단독으로 통과시켰다. 당장 다음주 시추선이 한국에 도착해 작업을 시작하게 될 예정인데, 이후 안정적인 시추 작업이 가능할지 의문이 나오는 이유다. 체코 원전 수출 역시 난항이 예상된다. 정부는 신규 원전 건설 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상태지만, 최종 계약은 내년 3월쯤 성사될 예정이다. 야당은 우리 측의 금융 지원을 문제 삼으며 "밑지는 장사"가 아니냐는 비판을 계속 제기해왔다. 그러나 산업부는 "금융 지원 공문은 관례적인 절차일 뿐 확정된 것은 아니다"라며 사업 추진 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다. 다만, 정부 내부에서는 "현재 상황에서 예산 복원을 요구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불만 섞인 목소리가 나온다. 산업부는 지난 4일 0시 안 장관 주재로 비상계엄 선포에 따른 경제·산업 상황과 에너지 수급 등을 점검하기 위한 긴급회의를 열었다. 이후 산업, 통상, 에너지 등 주요 부문별로 국내 실물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며 대응 방안을 논의 중이다. 산업부 산하 공공기관들도 비상회의를 개최하며 긴급 대응 태세를 갖추고 있다. 그러나 내년도 예산안 처리와 주요 사업 추진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정부가 실질적인 대책을 마련하지 못하면, 주요 사업들이 좌초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leeyb@fnnews.com 이유범 기자
2024-12-05 18:58:47#OBJECT0# [파이낸셜뉴스] 국내 조선 빅3가 슈퍼사이클을 맞아 13젼 만에 동반 연간 흑자를 낼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중국 조선소 증설이 '암초'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6일 업계에 따르면 HD한국조선해양·한화오션·삼성중공업 등 국내 조선 3사는 올해 3·4분기 모두 총 매출 합계 11조2718억원, 영업이익 합계 5439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작년 동기 대비 각각 113%, 248% 늘어난 수치다. 조업일수가 줄어드는 계절적 비수기에도 고부가 선박 선별 수주로 견조한 실적을 달성했다는 분석이다. HD한국조선해양은 3분기까지 누적 영업이익 9350억원을 기록하며 1조 클럽 가입을 눈 앞에 두고 있다. 한화오션은 과거 대우조선해양 시절 수주한 저가 물량을 털어내면서 4년 만에 연간 기준 흑자 달성이 유력하다. 삼성중공업은 7개 분기 연속 흑자를 지속하며 올해 3·4분기 기준 이미 지난해 전체 영업이익을 상회하고 있다. K-조선은 슈퍼사이클(초호황)에 올라타 올해 13년 만에 동반 연간 흑자 달성이 유력시 되고 있다. 2010년 초중반 수주절벽과 중국 저가 공세로 위기를 겪었지만, 선별 수주 전략으로 이를 극복했다. 슈퍼사이클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중국이 K-조선의 가장 큰 암초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조선해운시황 분석업체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2022년 31.7%에 달했던 한국의 수주 점유율은 지난해 20.9%로 10%p 이상 급락한 뒤, 올해 9월 기준 18%를 기록 중이다. 반면 2022년 51.6%였던 중국의 점유율은 올해 9월 기준 70%에 육박했다. 특히 증설을 추진하고 있는 중국 조선소들의 총 캐파(생산능력) 증가율은 30%에 달할 것으로 추산돼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중국 11개 조선소는 올해부터 2027년까지 건조 생산능력을 80% 이상 늘린다는 계획이다. 이를 두고 시장에서는 중국 조선사의 파상공세를 국내 기업들이 홀로 맞서기에는 역부족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반면, 일각에서는 중국 조선소의 증설이 과잉 우려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배기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중국 조선소들의 증설 계획이 레드오션을 형성하면서 조선업 성장 사이클을 훼손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라면서도 "서플라이 체인 확보 없이 조선소만의 증설 파급력은 제한적"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중국이 대량 수주로 슬롯이 꽉 찬 만큼, 한국 조선소들이 보유한 2027∼2028년 인도슬롯의 영업 경쟁력이 부각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hoya0222@fnnews.com 김동호 기자
2024-11-05 11:08:30[파이낸셜뉴스] 해양수산부는 선박의 오인으로 인한 출동을 줄이기 위해 강원도 고성군 대진항 북방 약 500m 해상에 있는 암초에 항로 표지를 설치했다고 21일 밝혔다. 이 암초는 해수면 위로 약 50㎝ 노출돼 있다. 모양이 잠수함과 비슷해 군과 해양경찰이 긴급 출동하는 등 행정력 낭비가 이어져 왔다. 또 해상 날씨가 좋지 않을 때 선박 충돌 사고 위험이 있었다. 해수부 관계자는 "암초에 2m 높이의 표지를 설치해 선박 충돌과 잠수함 오인 사고를 줄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honestly82@fnnews.com 김현철 기자
2024-07-21 14:22:18[파이낸셜뉴스] 해양수산부는 해양안전정보 앱(App)인 '해로드(海Road)'에 해상암초 접근 알람기능을 추가한다고 15일 밝혔다. 해로드는 선박운항자가 위급한 상황이 발생할 경우 자신의 정확한 위치를 구조기관(해경 및 소방청)에 알려 신속하게 구조를 돕는 해양안전 앱이다. 해로드앱에서는 최신 전자해도, 해양기상 및 영상정보 등 다양한 정보도 이용할 수 있다. 2014년 8월 서비스 이후로 해로드 다운로드 수는 약 64만 건이고 앱을 통한 신고로 구조한 인원은 2214명에 이른다. 낚시, 요트, 해루질 등 해양 레저활동 시 꼭 설치해야 하는 '해양안전 필수 앱'으로 자리 잡았다. 다만 선박의 암초 충돌 사고는 매년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 특히 소형선들은 항해장비 설치가 안된 경우가 많고 운항시간 단축을 위해 암초 근접운항 등으로 사고가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 이에 해수부는 해로드 앱 기능에 소형선박이 암초에 근접하는 경우 음성 및 화면 알림을 통해 운항자가 암초를 쉽고 빠르게 인지할 수 있도록 기능을 추가했다. 강도형 해수부 장관은 "이용자가 필요로 하는 서비스를 지속 개발해 안전한 바다를 위한 동반자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honestly82@fnnews.com 김현철 기자
2024-07-15 13:59:00전 세계적인 수요 확대로 실적 성장세를 보이던 국내 타이어 3사가 원자재 가격·해상 운임 상승이라는 '더블 암초'를 만났다. 업계는 두 악재가 올해 하반기 이들 영업이익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한다. 개별 기업들도 이를 알고 어느 정도 대비책을 세우는 모습이다. ■고무 가격-해상 운임 상승 암초 1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한국타이어), 금호타이어, 넥센타이어 등 국내 타이어 3사의 올해 하반기 실적은 고무 가격 및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 상승으로 부정적이다. 호실적을 거둔 상반기와는 흐름이 바뀌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는 한국타이어의 2·4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동기 대비 61.8% 개선한 4017억원, 금호타이어는 64.1% 오른 1445억원, 넥센타이어는 66.4% 증가한 617억원으로 예측했다. 앞서 타이어 3사는 올해 1·4분기 전 세계적인 전기차 타이어 수요 급증 등으로 '역대급' 실적을 기록했다. 문제는 최근 고무 가격과 해상 운임이 동반 상승하고 있다는 점이다. 고무는 타이어 생산 원가에 30%를 차지하는 핵심 원자재다. 한국수입협회 국제원자재가격정보에 따르면 올해 1~2월 1㎏당 150달러대의 안정세를 유지하던 천연고무(TSR20) 싱가포르 선물가격은 3월 말 1㎏당 166달러, 5월 중순 168.5달러, 5월 말 180달러로 크게 올랐다. 6월 7일에는 1㎏당 183.7달러로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고 이후 160달러 중후반대를 유지하고 있다.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도 크게 뛰었다. 3월 말 SCFI는 1730선이었지만 5월 10일 2305.79, 6월 28일 3714.32, 7월 5일 3733.80으로 급등했다. 가장 최근인 12일에는 3674.86으로 소폭 하락했지만, 3·4분기가 전통적인 해상 물류 성수기인 만큼 안심하긴 이르다는 분석이다. ■타이어사, 원가 절감 대책 분주 하반기 타이어 3사 가운데 국내 생산 비중이 큰 넥센타이어가 원가와 물류비 상승 영향을 더 받을 것이라는 시각이 많다. 국내 생산 비중이 크면 그만큼 물류비 부담도 늘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넥센타이어의 국내 생산 비중은 약 64%로 3사 가운데 제일 높다. 한국타이어와 금호타이어의 국내 생산 비중은 각각 32.5%, 45.4% 수준이다. 실제로 넥센타이어는 지난 2022년 물류비 급증으로 연결 기준 542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넥센타이어는 이를 극복하기 위해 북미 등 주요 거점에 지역 물류 센터를 확장하고 재고를 확충했다는 입장이다. 넥센타이어 관계자는 "유럽 2공장 생산이 안정화되면 운임 절감 효과가 더 나타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넥센타이어는 올해 체코 지역에 2단계 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한국타이어도 코로나 19 이후 현지 물류 재고량을 확대, 운임비 상승에 대응한다. 금호타이어는 하반기 원재료 가격 및 해상운임이 오를 것으로 예상하고 상황을 면밀하게 모니터링하고 있다. 타이어 업계 관계자는 "해상 운임은 6개월~1년 등 장기 계약이 많기 때문에 아직까지는 (수익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고 있다"면서도 "상황이 길어지면 각 사별 전략에 따라 움직일 것"이라고 말했다. kjh0109@fnnews.com 권준호 기자
2024-07-14 18:00:02[파이낸셜뉴스] 22대 국회가 30일 문을 열고 4년간의 대장정에 돌입했다. 특히 집권여당 108석 대(對) 범야권 192석의 압도적인 여소야대 구도로, 총 300명 당선인들이 본격적인 의정활동에 돌입했지만, 특검법과 원구성 협상 등 곳곳에 암초가 도사리고 있어 '협치'를 토대로 한 국회 운영이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상당한 험로가 예상되는 전반기 22대 국회의 주요 관전 포인트로는 △거부권 정국 △원 구성 협상 △검찰개혁 △민생안정 △여야 전당대회 등이 꼽힌다. ■거부권 정국 되풀이...원 구성 신경전이날 정치권에 따르면, 21대 국회가 벼랑끝 갈등 속에 임기를 마친 만큼 22대 국회에서 대화와 타협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지난 4월 22대 총선에서 171석을 얻은 더불어민주당은 제1당으로서 입법 주도권을 강하게 쥘 것으로 보인다. 특히 윤석열 대통령이 21대 국회에서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한 법안들을 재발의하겠다는 방침이어서 여당과의 충돌은 불가피하다. 제2당은 108석의 국민의힘으로, 헌정사상 가장 적은 의석을 가진 소수여당이 됐다. 국민의힘은 범야권의 단독 법안추진을 '입법 독주'로 규정하고, 이를 저지하는데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특히 대통령의 거부권과 정부의 예산 편성권을 대야 협상 카드로 꺼내들 것이란 관측이다. 각종 특검 및 민생법안에 대한 '야당 강행처리-거부권 행사-재의결' 정국은 계속될 수밖에 없다. 일단 여야는 원 구성 협상에서 일찍부터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민주당은 '총선 민의'라며 원내 제1당이 법제사법위원장과 운영위원장을 가져가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국민의힘은 관례대로 제1당이 국회의장을, 제2당이 법사위원장을 가져가고, 집권여당이 운영위원장을 맡아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민주당은 협상 결렬시 18개 상임위원장을 모두 차지하겠다는 의지도 밝히고 있어, 21대 국회 전반기와 마찬가지로 야당이 상임위 전체를 독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민주당은 이날 상임위원장 후보군인 3선을 재외한 의원들의 상임위 배정을 선공개하며 여당을 우회 압박했다. ■검수완박 시즌2, 민생은 네탓..한여름 전당대회이에 더해 당장 국회에서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시즌 2'로 갑론을박이 펼쳐질 전망이다. 민주당은 최근 검찰개혁 관련 TF(태스크포스)를 활성화 시키며, 검찰청을 폐지하고 공소청을 신설하는 법안에 시동을 걸었다. 검찰청 존치시에는 수사권을 박탈하겠다는 의지도 드러냈다. 민주당 핵심 의원은 "6월부터 검찰개혁이 휘몰아칠 것"이라고 예고하기도 했다. 여기에 원내3당인 12석의 조국혁신당도 창당 때부터 '검찰개혁'을 기치로 내건 만큼, 민주당과 함께 화력을 쏟을 전망이다. 국민의힘은 이들이 사실상 검사 출신의 윤석열 대통령과 그 측근들을 겨냥한 것이라는 관측 하에 강하게 맞설 것으로 보인다. 여야 모두 '일하는 국회'를 만들자는 입장이지만, 민생·경제 법안 추진을 둘러싼 '네탓 공방'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처리가 시급한 K칩스법 연장법(조세특례제한법)과 고준위방사성폐기물처분시설 특별법, 인공지능(AI) 기본법 등이 21대 국회 정쟁에 밀려 폐기되면서 재추진돼야 하는 상황이다. 또한 민주당은 민생회복지원금 추진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지만, 거부 의사를 밝힌 정부여당과의 끝없는 입씨름이 전망된다. 한 여름에 펼쳐질 전당대회에도 이목이 쏠린다. 국민의힘은 이르면 7~8월, 민주당은 8월쯤 전당대회가 예상되면서 여야 리더십 변화와 그에 따른 지각변동도 주요 관전 포인트다. 국민의힘에서는 최근 정치적 보폭을 넓히고 있는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의 출마설이, 민주당에서는 이재명 대표의 연임론이 연일 정치권을 달구고 있다. 양당에서 '한동훈 대 이재명' 원톱 체제가 실현될 경우 사실상 유력 대권주자들의 시험대가 될 것이란 관측이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두 사람이 22대 총선에서 이미 한 차례 대결을 폈지만, 다음 대선을 준비해야 하는 지금부터가 진짜 경쟁의 시작"이라고 전했다. ming@fnnews.com 전민경 기자
2024-05-30 16:19:47[파이낸셜뉴스] 미국 메이저리그(MLB) 홈피에 '독도'를 '리앙쿠르 암초'(Liancourt Rocks)로 표기한 것이 결국 삭제됐다. 17일 '독도 지킴이'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에 따르면 MLB 홈피에 WBC에 참여한 국가들의 야구 역사에 관한 소개를 하고 있는데, 일본을 소개하는 페이지 지도에서 '독도'를 '리앙쿠르 암초', '동해'를 '일본해'로 표기했었다. '리앙쿠르 암초'는 독도를 발견한 프랑스 포경선의 이름 리앙쿠르를 딴 것으로, 한국의 독도 영유권을 부정하는 의미에서 일본 정부가 퍼뜨리는 용어다. 이에 서 교수는 즉각 MLB 측에 항의 메일을 보내 "'리앙쿠르 암초'는 엄연히 잘못된 표기로 대한민국 영토인 '독도'(Dokdo)로 바꿔야 한다. '일본해' 표기도 '동해'로 바꾸는 것이 옳다"고 전했다. 독도와 동해에 관한 영상을 함께 첨부한 서 교수는 "전 세계 야구 팬들이 오해하지 않도록 올바른 표기로 즉각 시정하라"고 강력히 요청했다. 그 후 국내 언론 보도가 이어지며 논란이 커지자, MLB 공식 홈피에서는 '리앙쿠르 암초'와 '일본해' 표기가 삭제됐다. 이에 대해 서 교수는 "독도(Dokdo)와 동해(East Sea)로 정확히 바꼈다면 좋았겠지만, 항의를 통해 '리앙쿠르 암초'와 '일본해' 표기가 사라진건 MLB 측에서 어느 정도 문제인식을 했기에 가능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yccho@fnnews.com 조용철 기자
2023-03-17 08:16:51[파이낸셜뉴스] 전 세계에 독도를 알리고 있는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가 미국 메이저리그(MLB) 홈피에 '독도'를 '리앙쿠르 암초'(Liancourt Rocks)로 표기했다고 전했다. 서 교수는 지난 도쿄올림픽 공식 홈피에 독도를 일본땅으로 표기한 것을 IOC에 꾸준히 항의하는 등 전 세계 스포츠 축제에서의 올바른 독도 표기를 위해 힘쓰고 있다. 16일 서 교수에 따르면 최근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이 미국, 일본 등에서 예선전이 열려 주최측인 MLB 홈피에 많은 누리꾼이 접속을 했고, 이를 발견한 후 서 교수에게 제보했다. 이 홈피에서는 WBC에 참여한 국가들의 야구 역사에 관한 소개를 하고 있는데, 일본을 소개하는 페이지 지도에서 '독도'를 '리앙쿠르 암초'(Liancourt Rocks)로 표기했다. '리앙쿠르 암초'는 독도를 발견한 프랑스 포경선의 이름 리앙쿠르를 딴 것으로, 한국의 독도 영유권을 부정하는 의미에서 일본 정부가 퍼뜨리는 용어다. 이에 대해 서 교수는 즉각 MLB 측에 항의 e메일을 보내 "'리앙쿠르 암초'는 엄연히 잘못된 표기로 대한민국 영토인 '독도'(Dokdo) 표기로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한국과 일본 사이의 바다 이름이 현재 'Sea of Japan'으로 표기되어 있는데, 이 역시 잘못된 표기로 'East Sea'로 바꿔야만 한다"고 덧붙였다. 특히 독도와 동해에 관한 영상을 함께 첨부한 서 교수는 "전 세계 야구 팬들이 오해하지 않도록 올바른 표기로 즉각 시정하라"고 강력히 요청했다. yccho@fnnews.com 조용철 기자
2023-03-16 08:30: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