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작가 야스미나 레자의 대표작 '대학살의 신'이 완전히 새로운 캐스팅으로 5년 만에 돌아왔다. 5번째 시즌인 이번 공연을 위해 김상경·이희준(미셸 역), 신동미·정연(베로니끄 역), 민영기·조영규(알랭 역), 임강희(아네뜨 역) 등 영화와 드라마, 뮤지컬 등 전방위에서 활약하는 실력파 배우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지난 2010년 국내 초연된 연극 '대학살의 신'은 애들 싸움이 어른 싸움으로 번지는 과정을 보여주면서 위선과 가식으로 뒤덮인 인간의 민낯을 까발린 작품이다. 11세 두 소년이 놀이터에서 벌인 몸싸움으로 한 소년의 앞니 두 개가 부러지고, 때린 소년의 부모 알랭과 아네뜨가 맞은 소년의 부모인 베로니끄와 미셸의 집을 찾아오는 것으로 이야기는 시작된다. 2017년과 2019년에 이어 세번째로 연출을 맡게 된 김태훈은 "극중 4명의 인물들은 자신의 욕망과 이익 때문에 다른 이들을 짓밟고 무시하고 깔보며 최선을 다해서 싸우고 있다"며 "피가 난무하지 않아도 어떤 욕심이나 탐욕으로 다른 이들을 해하려는 행위를 통해 '학살'이라는 주제 의식을 담으려 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시즌 달라진 점에 대해서는 "일단 배우가 바뀌었다"며 "배우들이 가진 역량 안에서 작품을 소화하는 것이기 때문에 좀 더 새로운 색깔의 '대학살이 신'이 될 것"이라고 답했다. 자녀들의 문제를 원만하게 해결하기 위해 모인 두 부부는 중산층 가정의 부부답게 처음엔 고상하고 예의 바른 모습을 보인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유치찬란한 설전을 벌이게 된다. 말의 의미를 설명하기 위해 말을 더할수록 오해는 첩첩산중으로 쌓여가며 남편과 아내, 남자와 여자 간 대립으로 갈등이 확산된다. 막판에는 서로 삿대질을 하며 막말을 내뱉고 물건을 내던지는 등 격렬한 육탄전까지 치닫는다. 언제 어디에서나 일어날 수 있는 평범한 사건을 두고 어른들이 대처하는 모습을 시니컬하면서도 코믹하게 풀어낸다. 인물들을 둘러싼 무대 콘셉트는 모던하고 심플하다. 중산층 가정의 거실에 깔끔한 디자인의 소파와 고가의 예술서적들, 우아한 화병 등이 놓여 있다. 벽에는 프랜시스 베이컨의 유명한 작품 한 점이 걸려 있다. 김태훈 연출은 "지난 두 시즌에서는 무대 콘셉트를 아이들의 놀이터 콘셉트로 구성했다"며 "이번엔 투견장 또는 격투장 느낌의 라이트 박스를 이용해 좀 더 현실적이고 직선적인 인간의 내면을 표현하려고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90분가량 연극이 진행되는 동안 무대 전환도, 배우들의 등장이나 퇴장도 거의 없이 대사 중심으로 공연을 채웠다. 촘촘하게 설계된 텍스트와 통쾌하게 밀어붙이는 배우들의 에너지가 공연 그 자체인 작품이기 때문이다. 압도적인 분량의 대사들이 핑퐁게임처럼 쉴 틈 없이 이어지기에 관객들 역시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다. 순간 순간 동반되는 배우들의 표정과 몸짓들이 해학적 재미를 더한다. 두 부부의 소소한 에피소드를 한 편의 시트콤처럼 바라보던 관객들 역시 자기의 이면과 마주하게 된다. 타인의 시선에 맞춰 살고 있는 우리 모두의 민낯, 교양이라는 가면 속에 가려진 인간 근본의 가식, 위선, 유치, 치사, 허상 등을 말이다. 김태훈 연출은 "지금 이 순간에도 시간과 장소, 정도에 상관없이 인간의 욕망과 탐욕은 서로 충돌하고 있다"며 "불안정하고 부족한 인간들이 만나 부딪히고 소리도 내면서 그렇게 살아가는 게 인생이 아닐까 한다"고 말했다. 연극 '대학살의 신'은 오는 2025년 1월 5일까지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만나볼 수 있다. en1302@fnnews.com 장인서 기자
2024-12-16 19:08:54[파이낸셜뉴스] 프랑스 작가 야스미나 레자의 대표작 '대학살의 신'이 완전히 새로운 캐스팅으로 5년 만에 돌아왔다. 5번째 시즌인 이번 공연을 위해 김상경·이희준(미셸 역), 신동미·정연(베로니끄 역), 민영기·조영규(알랭 역), 임강희(아네뜨 역) 등 영화와 드라마, 뮤지컬 등 전방위에서 활약하는 실력파 배우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지난 2010년 국내 초연된 연극 '대학살의 신'은 애들 싸움이 어른 싸움으로 번지는 과정을 보여주면서 위선과 가식으로 뒤덮인 인간의 민낯을 까발린 작품이다. 11세 두 소년이 놀이터에서 벌인 몸싸움으로 한 소년의 앞니 두 개가 부러지고, 때린 소년의 부모 알랭과 아네뜨가 맞은 소년의 부모인 베로니끄와 미셸의 집을 찾아오는 것으로 이야기는 시작된다. 2017년과 2019년에 이어 세번째로 연출을 맡게 된 김태훈은 "극중 4명의 인물들은 자신의 욕망과 이익 때문에 다른 이들을 짓밟고 무시하고 깔보며 최선을 다해서 싸우고 있다"며 "피가 난무하지 않아도 어떤 욕심이나 탐욕으로 다른 이들을 해하려는 행위를 통해 '학살'이라는 주제 의식을 담으려 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시즌 달라진 점에 대해서는 "일단 배우가 바뀌었다"며 "똑같은 작품이라고 해도 배우들이 가진 역량 안에서 작품을 소화하는 것이기 때문에 좀 더 새로운 색깔의 '대학살이 신'이 될 것"이라고 답했다. 자녀들의 문제를 원만하게 해결하기 위해 모인 두 부부는 중산층 가정의 부부답게 처음엔 고상하고 예의 바른 모습을 보인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유치찬란한 설전을 벌이게 된다. 말의 의미를 설명하기 위해 말을 더할수록 오해는 첩첩산중으로 쌓여가며 남편과 아내, 남자와 여자 간 대립으로 갈등이 확산된다. 막판에는 서로 삿대질을 하며 막말을 내뱉고 물건을 내던지는 등 격렬한 육탄전까지 치닫는다. 언제 어디에서나 일어날 수 있는 평범한 사건을 두고 어른들이 대처하는 모습을 시니컬하면서도 코믹하게 풀어낸다. 인물들을 둘러싼 무대 콘셉트는 모던하고 심플하다. 중산층 가정의 거실에 깔끔한 디자인의 소파와 고가의 예술서적들, 우아한 화병 등이 놓여 있다. 벽에는 프랜시스 베이컨의 유명한 작품 한 점이 걸려 있다. 김태훈 연출은 "지난 두 시즌에서는 무대 콘셉트를 아이들의 놀이터 콘셉트로 구성했다"며 "이번엔 투견장 또는 격투장 느낌의 라이트 박스를 이용해 좀 더 현실적이고 직선적인 인간의 내면을 표현하려고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90분가량 연극이 진행되는 동안 무대 전환도, 배우들의 등장이나 퇴장도 거의 없이 대사 중심으로 공연을 채웠다. 촘촘하게 설계된 텍스트와 통쾌하게 밀어붙이는 배우들의 에너지가 공연 그 자체인 작품이기 때문이다. 압도적인 분량의 대사들이 핑퐁게임처럼 쉴 틈 없이 이어지기에 관객들 역시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다. 순간 순간 동반되는 배우들의 표정과 몸짓들이 해학적 재미를 더한다. 두 부부의 소소한 에피소드를 한 편의 시트콤처럼 바라보던 관객들 역시 자기의 이면과 마주하게 된다. 타인의 시선에 맞춰 살고 있는 우리 모두의 민낯, 교양이라는 가면 속에 가려진 인간 근본의 가식, 위선, 유치, 치사, 허상 등을 말이다. 김태훈 연출은 "지금 이 순간에도 시간과 장소, 정도에 상관없이 인간의 욕망과 탐욕은 서로 충돌하고 있다"며 "불안정하고 부족한 인간들이 만나 부딪히고 소리도 내면서 그렇게 살아가는 게 인생이 아닐까 한다"고 말했다. 연극 '대학살의 신'은 오는 2025년 1월 5일까지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만나볼 수 있다. en1302@fnnews.com 장인서 기자
2024-12-16 05:47:00"난 어둠 속에서도 자유롭기 위해 고통을 무릅쓰고 있어/쇼는 계속 되어야만 해." 그룹 퀸의 노래 '쇼 머스트 고 온(The Show must go on)' 가사처럼, 코로나19 여파에도 뮤지컬 전용관과 대학로 일부 극장은 오늘도 무대 조명을 밝히고 있다. 뮤지컬 '드라큘라' '마리 퀴리' '스웨그에이지:외쳐! 조선' 등이 한창 공연 중이며, 지난 7일에는 연극 '아트' '지구를 지켜라'와 뮤지컬 '데미안'도 개막했다. 또 14일에는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 월드투어 서울 공연도 막을 올린다. ■대형 뮤지컬부터 '뮤덕' 추천작까지 부산 찍고 서울 온 '오페라의 유령' 월드투어는 누구나 한번쯤 들어봤을 '오페라의 유령' 속 음악을 라이브로 들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음악의 천사' '바램은 그것뿐' '오페라의 유령' '밤의 노래' 등 아름답고도 극적인 선율은 19세기 프랑스 파리를 무대로 한 이 기괴하면서도 낭만적인 뮤지컬에 흠뻑 빠지게 한다. 역대 최연소 '유령'인 조나단 록스머스를 만날 수 있다. 14일 개막하는 공연은 오는 6월 27일까지 계속될 예정이다. 서울 한남동 블루스퀘어 인터파크홀. 류정한·김준수·전동석이 드라큘라로 열연 중인 뮤지컬 '드라큘라'는 스타 작곡가 프랭크 와일드혼의 서정적이면서도 드라마틱한 선율이 귀에 싹 감긴다. 좌우 양방향으로 드라마틱하게 전환되는 4중 회전무대는 원작의 기괴한 분위기를 제법 잘 살려내면서 어둠 속 관객의 시선을 압도한다. 6월 7일까지 잠실 샤롯데씨어터. 창작뮤지컬 '스웨그에이지:외쳐! 조선'은 우울한 날 보면 기분전환에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는 작품이다. 시조창이 금지된 가상의 조선을 무대로 시조 문화를 오늘날의 힙합 문화로 치환해 남녀노소 모두를 흥으로 대동단결시킨다. 신명나는 우리 가락과 랩을 오가는 음악은 어깨를 들썩이게 하고, 시조로 세상에 저항하는 민초들의 이야기는 통쾌함을 안겨준다. 배우와 관객이 함께 노래하는 '싱어롱데이' 등 다양한 이벤트로 재미를 더한다. 4월 26일까지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대극장. ■실존 과학자·예술가를 만나다 실존 인물의 삶은 늘 창작자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뮤지컬 '마리 퀴리'는 노벨상을 두 번이나 받은 폴란드 태생의 프랑스 과학자 마리 퀴리의 삶을 그린 팩션 뮤지컬. 라듐을 발견한 과학자 마리와 라듐공장에서 일하는 안느를 영혼의 친구로 설정해 여성·이민자의 편견을 딛고 과학자로 성장하는 마리의 이야기를 담았다. 여기에 라듐의 유해성이 밝혀지면서 운명이 엇갈린 두 여성의 대립과 화해의 이야기로 감동을 더한다. 29일까지 퇴계로 충무아트센터 중극장 블랙. 클래식 선율로 꽉 찬 뮤지컬 '라흐마니노프'는 빈센트 반 고흐, 파가니니 등 예술가를 무대로 소환해온 뮤지컬 제작사 HJ컬쳐의 작품. 배우는 단 둘뿐이지만 무대 위 피아니스트가 현악 4중주단과 함께 들려주는 서정성 짙은 음악이 제3의 주인공 역을 톡톡히 한다. 1897년 초연한 교향곡 1번이 혹평을 받자 신경쇠약에 걸린 라흐마니노프는 정신의학자 니콜라이 달 박사를 찾는다. 기존 대극장에서 중극장으로 무대를 옮겨 배우들의 밀도 높은 연기, 명곡을 바탕으로 작곡된 넘버 등을 좀 더 가까이서 느낄 수 있다. 공연은 14일부터 6월 7일까지 대학로 예스24스테이지 1관. ■소설·영화 원작을 무대로 도스토옙스키 소설 '까라마조프가의 형제들'을 원작으로 한 뮤지컬 '브라더스 까라마조프'와 연극 '대학살의 신'으로 유명한 프랑스 극작가 야스미나 레자의 작품 '아트' 그리고 동명 영화 원작의 연극 '지구를 지켜라'도 공연 중이다. '브라더스 까라마조프'은 아버지의 피살 사건을 둘러싼 네 형제들의 심리를 극적으로 풀어낸 창작 뮤지컬. 아버지 표도르는 마치 감옥 속 감옥처럼 꾸며진 무대에서 네 아들과 끊임없이 교감하고, 천장에 설치된 거울은 이들의 격렬한 몸싸움과 격론을 비춰내며 인간 본성에 대한 밀도 있는 드라마를 만들어낸다. 5월 3일까지 대학로 자유극장. 이건명·엄기준·강필석·박건형 등 스타급 연기자들이 출연하는 연극 '아트'는 15년간 지속된 세 남자의 우정이 허영과 오만에 의해 얼마나 쉽게 무너지는지 일상의 대화로 풀어낸 블랙 코미디. '실제 대본인지 애드리브인지 헛갈릴 정도'로 말맛이 뛰어나다는 평을 받고 있다. 5월 17일까지 테헤란로 백암아트홀. 이밖에 SF 블랙코미디물 '지구를 지켜라'가 5월 31일까지 대학로 아트원 씨어터 3관에서 공연되며, 그리스 신화 속 인물들의 현대적 재해석이 돋보이는 연극 '헤라, 아프로디테, 아르테미스'가 오는 29일까지 대학로 콘텐츠그라운드 무대에 오른다.
2020-03-12 20:38:20▲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 설 명절 공연 한편은 유쾌한 휴식,따뜻한 위로 같은 것이다. 어떤 작품이 내게 맞을까. 연휴기간 볼만한 공연을 추려봤다. 연휴기간 공연계는 최신작과 스테디셀러작이 혼재한다. 최신작 중 눈길을 끄는 작품은 '노트르담 드 파리'다. 19일 서울 세종로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막을 올린 이 뮤지컬은 국내 관객들이 유난히 사랑했던 작품 중 하나. 빅토르 위고 '노트르담의 꼽추'가 원작으로 1998년 프랑스 파리에서 초연됐고 국내에선 2005년 오리지널팀의 내한공연으로 첫 무대가 있었다. 그 뒤 오리지널팀은 2006년 한 차례 더 내한, 이번이 세번째이자 6년 만이다. 과거처럼 프랑스어 버전이 아니라 영어버전이라는 점도 새롭다. 길이 20m, 높이 10m 대형 무대세트에 100㎏이 넘는 대형 종이 무대를 압도하는 스케일에 감미로운 음악, 극적인 드라마로 관객을 파고든다. 공연 불모지인 서울 신도림 디큐브아트센터에서 중장년층 관객을 끌어모으고 있는 뮤지컬 '맘마미아'는 올 설 명절기간에도 '공연계 강자'로 꼽을 만하다. 1980년대 아이콘 팝그룹 아바의 음악으로 만든 주크박스 뮤지컬. 풍광 좋은 그리스 섬을 배경으로 결혼을 앞둔 소피의 아빠 찾기가 큰 줄거리다. 추억의 아바 음악, 흠잡을 곳 없는 실력파 배우들의 열연, 쾌적한 극장 시설이 장기흥행 비결이다. 지난달 10일 1000회 공연을 돌파했다. 온 가족이 흥겹게 볼 만한 작품이다. 정선아, 리사가 이끄는 '에비타'는 고전미를 물씬 풍긴다. 작곡가 로이드 웨버와 작사가 팀 라이스 명콤비의 감각을 확인할 수 있는 무대다. 그 유명한 넘버 '돈 크라이 포 미 아르젠티나'가 이 무대에서 흘러나온다. 에비타 역으로 더블캐스팅된 정선아, 리사의 가창력은 폭발력이 세다. 1940년대 아르헨티나 혼란기 삼류배우에서 출발해 퍼스트레이디까지 오른 에바 페론의 파란만장한 생애를 집약한 뮤지컬. 단출한 무대로 상징적 표현이 많지만 웨버의 음악만으로도 극장은 뜨겁다. 오는 29일까지 서울 역삼동 LG아트센터. 바다(최성희)와 걸그룹 '카라'의 박규리를 앞세운 창작 뮤지컬 '미녀는 괴로워'와 아이돌 스타들이 대거 출연하는 '페임'은 가볍게 즐길 수 있는 뮤지컬이다. 서울 신당동 충무아트홀에서 공연 중인 '미녀는 괴로워'는 동명 영화가 원작이다. 변신에 성공한 주인공이 '아베마리아'를 부를 때 극장은 들썩들썩한다.조연들의 코믹 연기는 폭소를 끌어낸다. 미국 뉴욕 공연예술학교를 배경으로 한 브로드웨이 뮤지컬 '페임'은 상위 1%가 되기 위해 벌이는 10대의 경쟁, 사랑, 우정, 열정을 그린 작품이다. 걸그룹 '소녀시대'의 티파니, '천상지희'의 린아, '수퍼주니어'의 은혁, 'GOD' 출신 손호영 등 아이돌 가수들이 나온다. 연기력은 아쉽지만 노래와 춤이 생생하다. 10대 자녀와 함께 볼 만한 뮤지컬이다. 29일까지 서울 방이동 우리금융아트홀. 연극은 '대학살의 신'과 '리턴 투 햄릿' 두 편을 권할 만하다. 한태숙 연출의 '대학살의 신'은 2010년 국내 초연됐고 지난해 말 다시 무대에 오른 작품.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공연 중인 이 연극은 아이들의 다툼이 부모 싸움으로 번지면서 드러난 중산층의 허례허식을 꼬집는 블랙코미디다. 연극 '아트'로 잘 알려진 야스미나 레자의 작품. 공연은 다음 달 12일까지다. '리턴 투 햄릿'은 '서툰 사람들' 이후 3년 만에 연극판으로 돌아온 장진이 연출했다. '연극열전의 시즌4' 개막작으로 서울 대학로 동숭아트센터 동숭홀에서 공연 중이다. 연극 '햄릿' 공연을 앞둔 연극쟁이들의 무대 밖 일상과 애환이 장진식 유머와 잘 버무려져 있다. 전라도 사투리를 쓰는 극중극 햄릿에선 폭소가 터진다. 여운이 생각보다 오래가는 작품이다. jins@fnnews.com 최진숙 기자
2012-01-19 16:33:58'레미제라블' '갈매기''오이디푸스'…. 불후의 고전 명작들이 연극 무대 곳곳을 누빈다. 김성녀,손숙. 국내 연극계를 대표하는 여배우들이다. 이 묵직한 배우들을 전면에 내세운 작품도 눈에 띈다. '대학살의 신' '잠못 드는 날은 없다'. 지난해 국내 연극계를 히트했던 화제작도 연말 무대를 달군다. 연극계가 어느때보다 뜨거워지고 있다. 이달과 다음 달 눈에 띄는 연극 트렌드는 '고전 명작의 향연'이다. 입시를 끝낸 수험생,고전 스터디가 필요한 청소년들에게 유익하지만 성인들에게 던지는 메시지도 여전히 강렬하다. 오는 30일부터 다음 달 18일까지 서울 동숭동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에 오르는 연극 '레미제라블'은 '정통연극'의 부활을 표방한 2시간40분짜리 대작이다. 프랑스 대문호 빅토르 위고의 동명 소설이 원작이다. 빵 한 조각 훔쳐 19년간 옥살이 끝에 중년의 나이로 출옥한 장발장의 파란만장한 삶을 그린 내용이다. 대학로 터줏대감 '50대 연기자그룹'이 주축이다. "저가의 값싼 코미디로 몰리는 대학로에서 초심으로 돌아가 연극 정신을 일깨워보겠다"는 게 제작진, 출연진의 포부다. 박장렬 연출, 오현경 박웅 정상철 이승호 등 원로·중견 배우들이 대거 출연한다. 셰익스피어와 함께 세계에서 가장 많이 연극 무대에 오르는 작품의 작가는 러시아 출신 안톤 체호프다. 그의 '갈매기'는 19세기 제정러시아 말기를 배경으로 여배우 아르카지나, 연인 트리고린, 배우를 꿈꾸는 니나, 연출 지망생 트레플레프 등 13명의 얽히고 설킨 사랑과 인생을 다룬 이야기다. 극단 맨씨어터가 25일부터 다음 달 11일까지 서울 신수동 서강대 메리홀 대극장에서 올리는 '갈매기'는 파격적인 무대 연출이 시선을 끌 것 같다. 객석 1층을 과감히 포기한 27m의 웅장한 무대가 관객을 맞는다. 배우들이 직접 연주하는 피아노, 색소폰의 선율도 익히 봐온 '갈매기'와 다른 점이다. 연극 '레드'를 연출한 오경택, 연극 '됴화만발'의 무대 디자이너 정승호가 함께 만든다. 개성파 배우 박해수가 트레플레프, 전미도가 니나역을 맡는다. 올해 초 국립극단이 창단 공연으로 무대에 올려 연일 매진사례로 기염을 토했던 연극 '오이디푸스'는 지난 8일 시작, 오는 27일까지 서울 명동예술극장에서 펼쳐진다. 아버지를 죽이고 어머니와 동침한 비극적인 신화 속 주인공 오이디푸스를 연출가 한태숙은 감각적인 무대와 함께 인간적으로 그려냈다. 이상직, 정동환, 박정자, 차유경 등 연기파 배우가 총출동했다. '햄릿'의 코믹한 현대 버전도 무대에 오른다. 다음 달 시작하는 '연극열전 시즌 4'의 첫 작품이 영화감독 장진의 '리턴 투 햄릿'이다. 장진이 극본을 쓰고 연출을 맡은 이 작품은 '햄릿' 마지막 공연을 끝낸 배우들의 백스테이지 이야기다. 다음 달 9일 서울 동승아트센터 동승홀에서 내년 4월 8일까지 장장 5개월간 대장정을 펼친다. 12세 이상 관람가. 김성녀, 손숙 묵직한 두 여배우의 연극 나들이도 기대감을 키운다. 김성녀가 출연하는 '흑인 창녀를 위한 고백'은 윌리엄 포크너의 원작 소설을 알베르 카뮈가 희곡으로 각색한 '어느 흑인 수녀를 위한 진혼곡'을 바탕으로 한다. 과거 때문에 결혼생활이 행복하지 못한 백인여성 템플, 그녀의 딸을 살해해 교수형을 선고받은 하녀 낸시, 이 흑인 하녀를 변호하는 백인 스티븐슨 등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추리극이다. 김성녀가 맡은 역은 극중 20대인 템플이다. 국내 대표 연출가인 김정옥의 데뷔 50주년을 기념한 그의 100번째 연출작이라는 점도 이 작품에 무게감을 싣는다. 1969년 초연됐고 이번이 세 번째 무대다. 27일부터 다음 달 14일까지 서울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 손숙은 자신의 이름을 건 모노드라마로 연극 무대를 밟는다. '예술의전당 명배우 시리즈' 첫 번째로 선보이는 손숙의 '셜리발렌타인'은 18일부터 다음 달 4일까지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공연된다. 지난 1994년 초연,2005년 앙코르 공연에서도 손숙이 주인공을 했다. 답답한 일상을 과감히 뿌리치고 자신을 찾아 떠나는 40대 중년주부의 유쾌한 일탈이 줄거리다. 15명의 목소리를 손숙 혼자서 감당해낸다.영국 극작가 윌리 러셀의 작품. 지난해 히트작의 연말 귀환도 반갑다. 극단 신시의 '대학살의 신'은 지난해 4월 국내 초연후 앙코르 요청이 쇄도했던 작품이다. 아이들 싸움이 어른 싸움으로 번지면서 펼쳐지는 소소한 부부 간 논쟁을 통해 부르주아 계층의 허위의식을 꼬집는다. '아트'로 유명한 프랑스 작가 야스미나 레자의 작품으로 국내에선 한태숙이 연출을 맡았다. 서주희, 이대연, 박지일, 이연규 4명이 출연한다. 다음 달 17일부터 내년 2월 12일까지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 오는 29일부터 다음 달 31일까지 서울 연지동 두산아트센터 스페이스111에서 공연될 연극 '잠 못 드는 밤은 없다'도 지난해 히트작이다. 뚜렷한 클라이맥스 없이 주로 대화방식으로 현실문제를 섬세하게 표현해온 일본 작가 히라타 오리라의 2008년작. 말레이시아 리조트에서 살아가는 일본인들의 모습을 통해 은퇴 이민, 이지메 문화, 히키코모리 등 일본의 우울한 자화상이 차분한 호흡으로 그려진다. /jins@fnnews.com최진숙기자
2011-11-16 21:54:17남자들은 모른다. 여자란 존재가 얼마나 복잡하고 변덕스러운지. 여자들도 모른다. 남자란 존재가 얼마나 단순하고 무책임한지. 사랑으로 덮지 않는 한 다른 성(性)을 이해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성의 영역을 넘어선 작가들에게 매번 감탄하는 이유다. 고 장진영, 엄정화가 주연한 영화 ‘싱글즈’의 원작 ‘29세의 크리스마스’는 57세의 남자작가 가마타 도시오가 쓴 것이다. 29세의 여성과 겹치는 구석이라곤 하나도 없지만 그의 작품은 TV드라마는 물론 소설까지, 한국에 건너와서는 영화에 이어 뮤지컬로 반복 재생되며 수많은 여성 팬을 만들어냈다. 연극 ‘아트’도 마찬가지다. 중년 남성들의 자존심 싸움과 알량한 속내를 풍자한 이 작품은 프랑스 여류작가 야스미나 레자의 솜씨다. 나이가 비슷하고 성별이 같다 해서 유리한 것은 아니다. 때론 관찰자의 시선이 더욱 날카로운 법, 그렇게 치면 뮤지컬 ‘소울메이트’도 불리할 것은 없다. 프로듀서도, 작가도, 연출자도 남자인 이 작품은 전형적인 ‘여자 이야기’를 어떻게 그려냈을까. 주인공은 일과 사랑을 두고 고민하는 20대 후반 여성이다. 이 한 가지만 들어도 작품의 큰 그림은 짐작할 수 있겠다. 승부는 섬세함에 달렸다. 사소해 보이는 행동과 말에서 무릎을 탁 칠만한 공감대를 뽑아내야 한다. 결론적으로 이 작품은 여성의 마음에 한발짝도 들어가지 못했다. 지극히 남성적인 시각에서 바라본 여성의 삶, 어떤 세밀함도 보여주지 못한 채 낡고 고루한 이야기를 들려줬다. 가장 큰 허점은 제목과 내용의 불일치다. ‘소울메이트’를 주제로 삼았다면 친구로 등장하는 은성과 혜성의 관계에 좀더 많은 설명이 필요하다. 천방지축 혜성은 의류쇼핑몰을 운영하는 은성에게 툭하면 신세를 진다. 카드빚 400만원을 갚아달라는 부탁도 서슴지 않는다. 군소리 없이 하나부터 열까지 다 받아주는 은성의 행동은 이해하기 힘들다. 제목만 보면 혜성은 어엿한 주인공인데 두 남자와 은성의 사랑 구도에 밀려 추임새나 넣는 주변인이 되고 말았다. 결국 이 작품은 은성과 혜성의 관계를 묘사하는데 실패한데다 은성의 삶 역시 겉핥기만 하다 말았다. 상사의 부적절한 행동으로 회사를 나오게 된다는 설정이나 두 남자 사이에서 갈등하는 주인공의 모습은 낯익고 지루하다. 여기에 동년배라기보다는 노회한 어르신처럼 응수하는 혜성 역시 당혹스럽다. ‘이것아, 돈 많은 남자한테 가야 행복한거야.’ 온다 간다 말도 없이 여러 나라를 떠도는 ‘멋진 캐릭터’ 혜성은 왜 그런 조언밖에 해줄 수 없었을까. 알파걸과 골드미스가 넘쳐나는 세상이다. 이들을 타깃으로 한 공연도 우후죽순 생겨난다. 입소문을 끌고 싶다면 그들을 ‘이해하는 척’ 하는 것으론 부족하다. 치밀한 고민이 필요할 때다. /wild@fnnews.com 박하나기자
2009-10-22 16:19:34제63회 토니상 시상식이 지난 7일 밤(이하 현지시간) 뉴욕 라디오시티 뮤직홀에서 열렸다. 올해 토니상 최다 수상작이자 최우수뮤지컬상을 수상한 영예의 뮤지컬은 역시 누구나 예상했던 대로 ‘빌리 엘리어트’였다. 15개 부문 후보로 올랐던 ‘빌리 엘리어트’는 최우수뮤지컬상·연출상·남우주연상·남우조연상·안무상·극본상·무대디자인상·조명상·음향상 등 총 10개 부문을 석권하는 기염을 토했다. 또 데이비드 알바레즈, 키릴 쿨리시, 트렌트 코왈릭(사진·왼쪽부터) 등 빌리 역을 맡은 3명의 배우는 토니상 역사 이래 처음으로 남우주연상을 공동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 함께 무대에 오른 이들은 돌아가며 자신의 가족과 무용 선생님, 동료들에게 나란히 감사의 인사를 전하는 수상 소감을 발표해 관객들의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최우수연극상은 프랑스 극작가 야스미나 레자의 블랙 코미디 ‘살육의 신(God of Carnage)’에게 돌아갔다. ‘살육의 신’은 연극부문 최우수작품상 뿐 아니라 연출상과 여우주연상을 거머쥐었다. 또한 세 쌍의 부부를 주인공으로 세 편의 에피소드를 엮은 코미디극 ‘정복자 노만(Norman Conquests)’은 연극부문 최우수리바이벌상을 수상했다. 지금까지 소개된 영광의 세 작품들에는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이는 모두 영국에 본적을 둔 작품들이라는 점이다. 일부 브로드웨이 관계자들은 영국산 작품들이 토니상 주요 부문상을 대거 휩쓴 사실에 대해 “브로드웨이가 그야말로 다시 분발해야 할 때임을 반증하는 결과”라며 목청을 높였다. 뮤지컬 부문 최우수리바이벌상은 전설의 록 뮤지컬 ‘헤어’가, 여우주연상은 예상대로 조울증에 걸린 엄마 역으로 분해 열연한 ‘넥스트 투 노멀’의 앨리스 리플리가 수상했다. 또 ‘넥스트 투 노멀’의 톰 킷(작곡)과 브라이언 요키(작사) 콤비는 ‘빌리 엘리어트’의 엘튼 존(작곡)과 리 할(작사) 콤비를 꺾고 뮤지컬 음악상을 받았다. 이번 토니상은 사실 출신 지역을 떠나 여러 부문에서 치열한 경쟁을 보였다. 이는 그 어느 해보다도 우수한 평가를 받은 연극과 뮤지컬, 리바이벌 작품들이 대거 상연된 결과다. 이번 2008∼2009년 시즌에 무대에 오른 새로운 작품은 무려 43편으로 이는 지난 1982∼83년 시즌 이후 최대 규모다. /뉴욕=gohyohan@gmail.com한효통신원
2009-06-09 15:22:02맛도 있고 멋도 있다. 재미와 익살을 넘어 생각할 ‘꺼리’를 던져준단 이야기다. 지난 4일부터 서울 대학로 SM아트홀에서 공연 중인 연극 ‘아트’는 슬쩍 보면 세 남자의 우정을 다룬 코미디 같다. 서울 청담동의 잘 나가는 피부과 의사 수현이 무려 2억8000만원이나 주고 구입한 그림을 두고 벌어지는 말다툼이 극의 골자다. 때로는 귀엽게 때로는 치사하게. 90분 동안 펼쳐지는 아저씨들의 신경전에는 끝내 엉성한 몸싸움까지 동원된다. 가당치도 않은 이단 옆차기와 뒷발길질, 허술한 멱살잡이까지. 익숙한 장면이다. 지방 공과대학 교수인 규태에게 수현의 그림은 하얀 캔버스일 뿐이다. 그런데도 갖은 예술 사조를 운운하며 뻐기는 수현이 얄밉다. 이들의 오랜 친구인 덕수는 이래도 허허 저래도 허허 하는 인물. 그는 어쩌다 규태와 수현의 싸움에 말려들어 쩔쩔 맨다. 물론 덕수의 속마음도 규태와 같긴 하다. 문방구 주인인 자신의 처지에선 그림값만한 전셋집 구하는 것도 버거우니 말이다. 이 작품이 관객에 던지는 질문은 크게 두 가지다. ‘포스트모더니즘’이란 면죄부 아래-거칠게 표현하자면-개나 소나 예술품이 돼 버리는 상황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또 툭 하면 ‘우정’ 운운하는 남자들의 그것이 정말로 영속적이고 순수한 것인가. 첫번째 질문에 대해서는 너무 깊게 고민하지 않아도 된다. 세 명의 등장인물이 지겹도록 싸우는 이유이기 때문이다. 수현에게선 원칙과 위상을 중시하는 모더니즘을, 규태에게선 근대의 권위를 확 까발리는 포스트모더니즘의 한 구석을 발견하는 것도 또 다른 재미다. 물론 해체주의니 뭐니 하는 용어들이 부담스러울 수도 있다. 그땐 아는 만큼만 귀담아 듣고 두 번째 질문에 초점을 맞춰 감상하면 된다. 자격지심과 우월감이 뒤엉킨 자리에 술까지 더해지면서 극은 종반부로 향한다. 지루한 싸움에 치를 떨던 수현이 벌떡 일어나 그림이 있는 곳으로 가면서 승자는 가려진다. 힘껏 쳐든 손. 2억8000만원짜리 그림에 낙서를 하려는 순간이다. 두 친구는 사색이 돼 비명을 토한다. ‘판때기’요 ‘널빤지’라며 비웃던 그들이지만 실제로는 그 가치를 기억하고 곱씹었던 게다. 서로 옳다고 우겨댄 시간이 민망하게 느껴지지만 다같이 망가지는 그때, 남자들의 우정은 제자리를 찾는다. 때론 몇 발짝 떨어져야 더 잘 보이는 법, 남자들의 이야기를 퍽 근사하게 그려낸 이 작품의 산모는 놀랍게도 여류 작가다. 프랑스 출신의 야스미나 레자가 1994년 발표해 관객과 평단의 사랑을 한 몸에 받은 ‘아트’는 한국 남자들의 우정이란 걸쭉한 양념에 비벼져 감칠맛을 뽐낸다. /wild@fnnews.com 박하나기자
2008-10-08 16:01:36남자들의 ‘얄팍한’ 우정을 거침없이 까발리는 연극 ‘아트’가 오는 10월 4일 개관하는 서울 대학로 SM아트홀 무대에 오른다. 2004년 초연 이후 지난해 5월 아홉번째 공연을 마친 이 작품은 정보석, 권해효, 송승환, 남성진, 오달수 등 누구나 알만한 배우들이 거쳐가며 더욱 유명해졌다. 특히 이번 공연은 ‘원조 아트’로 불리는 초연팀이 대거 합류해 기대를 더한다. 제작사인 악어컴퍼니측은 “국내 최고의 배우 여섯명이 단 하나의 작품을 위해 뭉쳤다”며 “한두명의 대중 스타를 내세우고 나머지는 인지도 낮은 배우들로 꾸려나가는 제작 현실 속에서 이번 캐스트는 무척 파격적”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아트‘의 열번째 무대를 책임질 배우는 권해효, 조희봉, 이대연, 정보석, 이남희, 정원중이다. 이들은 모두 적게는 한차례부터 많게는 세차례까지 ‘아트’에 출연해 호흡을 맞춘 경험이 있다. 잘나가는 피부과 의사 수현이 하얀색 바탕에 하얀 줄이 그어져있는 그림을 1억 8000만원이나 주고 구입하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그림을 본 죽마고우 규태는 수현의 선택을 비웃고 둘 사이엔 벽이 생긴다. 또다른 친구인 덕수는 이들 사이를 풀어주기 위해 등장하지만 세 친구의 갈등은 이때부터다. 열등감과 서운함이 뒤섞인 감정은 코미디의 옷을 입고 객석을 비집는다. 작품의 골자는 남자들의 수다지만 펜대는 프랑스 여류작가 야스미나 레자가 쥐었다. 그는 1994년 이 작품을 발표한뒤 그해 몰리에르 어워드에서 최우수 작품상을 받았다. 지휘봉은 연극 ‘칠수와 만수’ ‘나쁜 자석’으로 이름을 알린 유연수 연출가가 잡는다. 배우 출신인 유연출가는 이미 ‘아트’의 배우로도 네번이나 무대에 선 경력을 가지고 있다. /wild@fnnews.com 박하나기자
2008-09-17 15:48:36남자들의 ‘얄팍한’ 우정을 거침없이 까발리는 연극 ‘아트’가 오는 10월 4일 개관하는 서울 대학로 SM아트홀 무대에 오른다. 2004년 초연 이후 지난해 5월 아홉번째 공연을 마친 이 작품은 정보석, 권해효, 송승환, 남성진, 오달수 등 누구나 알만한 배우들이 거쳐가며 더욱 유명해졌다. 특히 이번 공연은 ‘원조 아트’로 불리는 초연팀이 대거 합류해 기대를 더한다. 제작사인 악어컴퍼니측은 “국내 최고의 배우 여섯명이 단 하나의 작품을 위해 뭉쳤다”며 “한두명의 대중 스타를 내세우고 나머지는 인지도 낮은 배우들로 꾸려나가는 제작 현실 속에서 이번 캐스트는 무척 파격적”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아트‘의 열번째 무대를 책임질 배우는 권해효, 조희봉, 이대연, 정보석, 이남희, 정원중이다. 이들은 모두 적게는 한차례부터 많게는 세차례까지 ‘아트’에 출연해 호흡을 맞춘 경험이 있다. 잘나가는 피부과 의사 수현이 하얀색 바탕에 하얀 줄이 그어져있는 그림을 1억 8000만원이나 주고 구입하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그림을 본 죽마고우 규태는 수현의 선택을 비웃고 둘 사이엔 벽이 생긴다. 또다른 친구인 덕수는 이들 사이를 풀어주기 위해 등장하지만 세 친구의 갈등은 이때부터다. 열등감과 서운함이 뒤섞인 감정은 코미디의 옷을 입고 객석을 비집는다. 작품의 골자는 남자들의 수다지만 펜대는 프랑스 여류작가 야스미나 레자가 쥐었다. 그는 1994년 이 작품을 발표한뒤 그해 몰리에르 어워드에서 최우수 작품상을 받았다. 지휘봉은 연극 ‘칠수와 만수’ ‘나쁜 자석’으로 이름을 알린 유연수 연출가가 잡는다. 배우 출신인 유연출가는 이미 ‘아트’의 배우로도 네번이나 무대에 선 경력을 가지고 있다. /wild@fnnews.com박하나기자
2008-09-16 16:02: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