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과거 50대 이상의 중장년층에서 흔히 발생했던 어깨 질환이 최근에는 스포츠 활동과 스마트폰 사용이 늘어나면서 30~40대 젊은 층에서도 빈번히 나타나고 있다. 다친적도 없는데 팔을 위로 올릴 때 어깨가 아프거나 팔 움직이기가 불편하다면 ‘회전근개파열’을 의심해 볼 수 있다. 센텀종합병원 관절센터 박준호 과장은 “회전근개파열과 오십견은 ‘팔의 운동 범위’를 비교하면 알 수 있다"라며 "오십견은 통증도 있지만 타인이 팔을 들어 올리려 해도 어깨가 굳어서 잘 올라가지 않는 반면, 회전근개 파열은 아프고 오래 버티지 못하긴 하지만 어깨가 올라간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라고 3일 밝혔다. 박 과장은 이어 “오십견인줄 알고 회전근개파열을 오래 방치하면 팔이 안올려지고, 어깨 관절염으로 이어질 수 있다"라며 "어깨 통증이 잦을 경우 병원에 내원해 정확한 검사를 받고 조기에 치료를 받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라고 덧붙였다. 회전근개파열은 팔을 위로 올릴 때의 통증이 가장 대표적이다. 파열의 급성기가 아니면 가만히 있을 때는 통증이 심하지 않지만, 일하면서 팔을 쓸 때 통증이 심해 아파서 팔을 들기가 힘들어지고, 심한 경우 통증으로 인해 정상적인 숙면을 취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회전근개파열은 오십견과 초기 증상이 비슷해 오인하기 쉽기 때문에 질환을 방치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오십견은 어깨 관절막에 염증이 생긴 것으로 통증과 운동 제한을 유발한다. 회전근개파열은 초음파로 진단이 가능하지만, 정확한 근육의 상태와 형태 등을 알기 위해서는 MRI 검사를 필요로 하는 경우도 있다. 파열이 진단된다면 치료 방법을 결정해야 한다. 부분파열일 경우 대부분 주사 치료 및 물리 치료를 먼저 시도한다. 초기 단계에서는 증상을 개선하고 재발을 방지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하지만 파열 크기가 1cm 이상이 넘어간다면 대부분 증상도 심하기 때문에 수술을 진행할 가능성이 높다. 회전근개파열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일상생활에서의 운동 전 충분한 스트레칭으로 몸의 근육을 풀어주고, 어깨 주변 근육을 강화시키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다. 회전근개파열은 다쳐서 파열되는 것뿐만 아니라 많은 사용으로 인해 서서히 파열되는 경우도 많다. 그렇기 때문에 어깨 통증이 지속될 때는 방치하지 말고 빠른 시일 내에 병원에 방문해 조기 치료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camila@fnnews.com 강규민 기자
2024-09-03 10:38:53"어깨 통증 참지 마세요. 어깨에도 골든타임이 있습니다." 어깨 관련 질환만 20년 가까이 다룬 '어깨 명의' 연세천용민정형외과 천용민 대표원장은 18일 이같이 조언했다. ■체계적 시스템으로 "어깨 1등 병원이 목표" 지난 2009년부터 세브란스병원에서 정형외과 교수로 근무한 천 대표원장은 지난 6월 26일 자신의 이름을 내건 개인병원의 문을 열며 새출발을 했다. 그는 대학병원보다 규모는 작지만 자신만의 전문적인 시스템을 통해 업계 1등 어깨 전문병원으로 거듭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현재 연세천용민정형외과에는 천 대표원장을 포함해 어깨를 전공한 세브란스병원 펠로우 출신 2명의 전문의와 마취통증의학과와 영상의학과 원장 등 5명의 의사가 상주하고 있다. 또 27명을 수용할 수 있는 입원실도 마련돼 있다. 천 대표원장은 "대학병원에서는 어깨 질환이 응급환자가 아니기 때문에 1년에서 2년 가까이 수술이 밀려있는 경우가 많았다"며 "통증을 호소하는 환자들을 보면 안타까웠는데 전문병원에 방문하면 비교적 빠르게 진료 및 치료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또 대학병원에서는 어깨 질환자들이 재활치료도 제대로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천 대표원장은 "어깨가 아픈 환자들이 수술 후 재활을 해야 하는데 대학병원의 재활의학과는 뇌졸중이나 척추장애처럼 더욱 심각한 환자 위주로 돌아간다는 점이 아쉬웠다"며 "입원 또한 대학병원의 경우 최대 2박3일 정도로 짧은 편이라 환자들이 수술 후 관리가 잘 안 되는 경우가 많았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연세천용민정형외과에서는 환자들의 수술 후 재활도 체계적으로 만들었다. 환자들은 입원실에서 최대 2주간 머물며 보조기를 착용한 상태에서 도수치료나 물리치료 등을 아침저녁으로 받는 등 원스톱 관리를 받을 수 있다. 그는 "관절 등의 통증은 밤에 심해지는 경향이 있다"며 "환자들이 병원에 입원해 통증치료를 하면 심한 경우에는 무통주사나 신경차단술(블록)과 같은 주사치료를 통해 고통을 덜어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대학병원에서 2박3일 정도의 입원으로 받는 케어에 비해 더욱 신속한 개인맞춤형 치료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천 대표원장은 "개인병원을 개원해 좋은 점은 나만의 스타일을 아는 재활팀을 꾸려 환자들의 회복을 더욱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어깨에도 골든타임 있어…"통증, 참지 마세요" 천 대표원장에 따르면 어깨질환 중 오십견이나 회전근개 파열로 병원을 찾는 환자가 많다. 그는 어깨 통증이 생겼을 경우 대수롭지 않게 여기거나 통증을 참는 것이 가장 위험하다고 경고했다. 그는 "부모들은 자식들에게 부담 주기 싫다고 참는 경우가 많다"며 "통증을 참는 것은 오히려 병을 더 키워서 수술을 해야 하는 경우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어깨 수술의 골든타임에 대한 조언도 잊지 않았다. 일반적으로 회전근개 파열이 생겨도 파열이 크지 않고 통증이 심하지 않을 경우 급하게 수술을 할 필요는 없다. 최대 1~2년 두고 봐도 된다. 하지만 중파열이나 대파열인 경우에는 수술을 해야 한다. 천 대표원장은 "어깨는 퇴행성 질환이어서 응급수술은 없지만 '골든타임'은 있다"며 "자기공명영상(MRI)을 통해 회전근개 파열이 더 커졌거나 회전근개가 붙어있는 근육이 말라 위축되는 등 상태가 나빠졌을 경우 수술을 빨리 해야 한다"고 말했다. 어깨 힘줄이 끊어지면 대부분 조금씩 진행된다. 이 힘줄이 안으로 말려들어가면 점차 탄력을 잃게 된다. 부드러운 고기 같았던 힘줄이 육포처럼 딱딱하게 변하면 이를 당겨서 꿰매기가 힘들어진다는 것이다. 그는 "모든 관절 수술이 마찬가지이지만, 불편함이 생겼을 때 전문의를 방문해야 정상에 가깝게 치료가 가능하다"며 "너무 오래 방치하다 보면 후유증이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70대도 어깨 치료 가능…빨리 병원 찾아야 천 대표원장은 "예전에는 70대는 수술을 하지 않았다"며 "건강상태가 좋지 않아 재활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경우 통증이 더 심해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요즘은 70대라도 예전과 달리 건강한 사람들이 많다. 따라서 어깨 통증을 느낀다면 전문의를 찾아 치료하는 것이 좋다. 천 대표원장은 병원을 고르는 팁으로는 대한견주관절학회 정회원으로 등록이 된, 어깨를 전공한 전문의들을 찾아갈 것을 권장했다. 천 대표원장은 "학회 정회원들은 무리하게 수술을 권하지 않는다"며 "이들은 어깨만 전문적으로 다룬다는 것을 학회에서 인증한 것이므로, 어깨는 어깨 전문의에게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아울러 천 대표원장은 어깨 질환 예방을 위해선 평소에 어깨 근육을 강화하는 운동과 스트레칭을 꾸준히 시행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그는 "어깨 질환 중 관절염의 경우 스트레칭이 정말 중요하다"며 "평소 바른 자세를 유지하고 각자에게 맞는 요일이나 시간을 정해두고 스트레칭이나 어깨 근력운동을 통해 어깨 통증을 예방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camila@fnnews.com 강규민 기자
2024-07-18 18:58:51[파이낸셜뉴스] 본초여담(本草餘談)은 한동하 한의사가 한의서에 기록된 다양한 치험례나 흥미롭고 유익한 기록들을 근거로 이야기 형식으로 재미있게 풀어쓴 글입니다. <편집자 주> 1737년 음력 2월 14일(영조 13년), 영조는 아침에 일어나 세면을 하고 침전에서 용포를 입으려고 했다. 궁녀들이 용포 자락을 들고 있었고 팔을 올려 손을 넣으려고 하는데, 갑자기 왼쪽 어깨에 담이 결리듯이 통증이 나타났다. 영조의 어깨 통증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다. 사저에 있었을 때부터 어깨가 간간이 아팠다. 즉위년에도 그랬고 망건도 간신히 쓸 정도로 통증이 나타났던 적도 있었다. 그때마다 내관혈에 침을 맞아서 진정이 되었는데, 다시 재발한 것이다. 수의(首醫) 권성징은 “이것을 담(痰)의 일종으로 침보다는 뜸이 좋겠습니다.”라고 하자, 영조는 “예전에 중완혈에 뜸을 뜬 적이 있는데, 흉터가 남아 매번 어루만질 때마다 후회스럽다. 따라서 흉터가 없는 침을 맞고 싶다.”라고 했다. 영조는 4년 전에 아랫배가 뭉치는 증상으로 윗배의 중완혈에 직접구를 200장이나 뜬 적이 있었다. 그때 살을 태우는 뜸 때문에 배에 흉터가 남은 것이다. 영조는 그때부터 뜸을 극구 꺼렸다. 의관 현기붕이 침을 맞기 전이라도 우선 황랍병(黃蠟餠)을 만들어 붙일 것을 권했다. 황랍병은 밀랍을 녹여서 남성가루를 섞어서 따뜻하게 찜질을 하는 것이다. 이 외에도 의관들은 돌아가며 천초수(川椒水, 제피열매 달인 물) 습포, 잠사(蠶沙, 누에똥) 찜질, 솔잎 찜질을 권했다. 영조는 이 중에 황랍병 찜질을 해보자고 했다. 황랍병은 어느 정도 효과가 있었지만 더 이상 좋아지지 않았다. 며칠 후 우의정 김흥경이 “담증(痰症)은 따뜻할수록 풀어지고 추울수록 뭉칩니다. 반드시 따뜻하게 한 뒤에야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라고 했다. 그래서 영조는 뜨거운 기운의 약재인 상륙(商陸)을 편썰어 그 위에 간접구로 뜸을 뜨고, 그 다음에 설면자(雪綿子, 풀솜)를 붙여서 환부를 따뜻하게 했다. 그러나 영조의 어깨 통증은 여전했다. 침의는 어깨의 견우혈과 팔꿈치의 곡지혈, 팔목의 내관혈에 침을 놓았다. 상륙을 이용한 간접구 뜸치료도 반복했다. 그러나 크게 차도가 없었다. 의관들은 기혈순환을 소통시키는 처방을 올렸다. 영조의 증상은 좋아지지도 심해지지도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의관들은 계속해서 뜸을 떠야 한다고 영조를 설득했다. 음력 4월 18일, 영조는 법강(法講)을 위해서 용상에 올랐다. 그런데 어좌에 오르는 도중에 발을 헛디뎌서 왼손으로 책상을 짚고 말았다. 영조는 “아악~~!!!” 하면서 외마디 비명을 질렀다. 신하들은 깜짝 놀라 달려왔다. 영조는 문제가 있는 왼쪽 팔에 또다시 큰 충격을 받았고 어깻죽지가 욱신거리고 아파 견딜 수가 없었다. 강좌를 할 때 팔을 어디에 둘지 몰라서 용상 걸개에 올려 두었는데, 이조차 불편했다. 법강이 모두 끝날 때 즈음에야 욱신거린 증상이 진정이 되었다. 어깨의 증상은 더욱 악화되었다. 음력 4월 21일, 영조는 팔을 올릴 수도 없었고, 뒤로 돌릴 수가 없었다. 그래서 용포를 입고 벗는 것, 망건을 쓰고 벗는 것을 모두 내시와 궁녀의 도움을 받았다. 영조는 통증 때문이기도 했지만 팔을 움직이지 않도록 조심했고 어깨관절은 점차 굳어갔다. 의관들은 아시혈(阿是穴)에 뜸을 뜨고자 했다. 의관들이 가장 아픈 부위를 찾아서 그곳에 직접구로 뜸을 떴다. 직접구를 살을 태우는 뜸이다. 영조는 어쩔 수 없다는 듯이 “내가 평소 살갗을 약쑥으로 태우고 싶어 하지 않았으나, 지금은 부득이하여 뜸을 뜨는 것이다.”라고 했다. 직접구는 그만큼 고통스러웠다. 뜸자리에 또다시 창(瘡)이 생겼다. 뜸을 뜬 자리 주위에 붉은 좁쌀같이 나와 퍼져 있었다. 과거의 중완혈 뜸의 고통이 되살아나는 듯했다. 그러나 크게 차도는 없었다. 의관 권성징은 “어깨와 팔의 경우혈과 곡지혈에 다시 뜸을 뜨는 것이 어떠하겠습니까? 만약 뜸을 뜨는 것이 어렵다면 침을 맞아도 무방합니다.”라고 하자, 영조는 “얼마 전에는 아시혈에 뜸을 뜨면 나을 것이라고 했는데, 뜸을 떠도 효과가 없더니 이제는 다른 혈자리에 뜸을 뜨는 것이 또한 무슨 도움이 되겠는가? 자연히 낫기를 기다리는 것 외에는 다른 방도가 없을 것이다.”라고 거절했다. 의관은 뭐라도 해야 해서 솜으로 반팔을 만들어 초피(貂皮, 족제비 가죽)를 붙여서 어깨 환부를 감쌌다. 일종의 온열치료법이었다. 날씨가 더워지면서 뜸을 뜬 곳에 생긴 창구(瘡口)에서 고름이 흘러내렸다. 심지어 영조의 얼굴에는 뾰루지가 올라왔다. 처음에는 맑은 진물이 흐르더니 점차 탁해졌다. 간혹 핏기도 보였다. 어깨의 찌르는 듯한 통증은 줄었으나 조금 가려웠다. 의관들은 태을고(太乙膏)를 만들어 올리고 서경탕(舒經湯)과 육군자탕(六君子湯)을 합방해서 지어 올렸다. 음력 5월 말경, 의관들은 다시 뜸을 뜨기를 청했다. 영조는 “침도 효과가 없고 탕약도 효과가 없다. 뜸을 또다시 뜬다고 효과가 있겠는가? 지금은 잠시 중지하고자 한다.”라고 했다. 영조는 어깨의 통증이 낫지 않아서 치료에 대한 희망을 잃어갔다. 의관들은 “침과 뜸은 중지하더라도 처방은 복용하셔야 합니다.”라고 하면서 통초탕(通草湯)과 활담탕(豁痰湯)을 올렸다. 왕의 병세가 차도가 없자 지금까지 해 보지 않았던 모든 치료법이 동원되었다. 심지어 의관들은 담병에는 묘피(猫皮, 고양이 가죽)만한 것이 없다고 하면서 권했다. 하지만 날씨가 더워지면서 묘피는 사용할 수 없었다. 음력 6월 5일, 영조는 의관들에게 “팔의 증세는 마찬가지이다. 팔에 담(痰)이 든 지 이제 여섯 달이 되는데 침이나 뜸이 효과가 없어 부항을 시험해 보고 싶다.”라고 했다. 부항은 지금까지 해보지 않는 치료법이었다. 당시 부항에는 대나무통을 이용한 것과 작은 항아리 단지를 이용한 것이 있었다. 대나무통 부항은 한쪽이 막힌 대나무통을 끓는 물에 넣었다가 뜨거울 때 꺼내서 피부에 붙이면 살이 올라왔다. 그러나 대나무통 부항은 뜨거우면 화상을 입을 수 있고, 뜨겁지 않으면 살이 올라오지 않으니 적용하기가 어려웠다. 대신 작은 항아리 부항은 안에 솜을 넣고 태워서 솜을 바로 제거하고 나서 바로 그 상태에서 피부에 붙이면 살이 올라오게 하는 것이다. 항아리 부항은 빠르고 효과적이었다. 의관들은 영조의 어깨에 있는 아시혈 부위와 어깨와 팔의 혈자리에 부항을 붙였다. 어깨의 아시혈 부위의 창구(瘡口)에서는 진물과 피가 많이 쏟아져 나왔다. 영조는 “속에 이 피고름을 쌓아 두고 있었으니 어찌 찌르듯이 아프지 않을 수 있겠는가?”라고 하면서 흐뭇해했다. 새로운 부항단지를 이용해서 3차례 부항을 하고 나서는 피고름이 묻은 부항단지는 약원 뒤뜰에 묻도록 했다. 그러나 부항도 치료에 한계가 있었다. 영조는 더운 날씨에 뜨거운 부항을 붙이는 것을 걱정했다. 게다가 자색으로 피멍이 든 피부를 볼 때마다 참혹한 마음이 들었다. 그래서 밤에 잠을 자다가도 일어나면 촛불 옆에서 붉게 물든 창구를 들여다보면서 한숨을 쉬었다. 영조는 부항치료마저 거부했다. 영조가 치료를 거부했지만 의관들은 어떻게 해서든지 침과 뜸, 부항치료를 하고자 했고, 처방을 변경해 가면서 올렸다. 영조는 병세에 차도가 없다고 낙담했지만 의관들은 결코 포기하지 않았다. 음력 7월 말, 무더위가 지나고 선선한 바람이 불기 시작하면서 영조의 어깨 통증은 드디어 진정될 기미가 보였다. 시간이 지나면서 뜸이나 부항을 뜬 뒤 상처가 났던 것은 이미 아물었다. 어깨 부위가 결리는 증세가 지금은 이미 잊어버릴 만했다. 증상은 전처럼 심하지 않았고, 혼자서도 망건을 쓸 수 있었다. 영조는 43세의 나이에 오십견을 앓았던 것이다. 오십견은 보통 50대에 많이 생긴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지만 30대나 40대에도 생긴다. 오십견은 하루아침에 낫는 병이 아니기 때문에 꾸준한 치료가 관건이다. 빨리 치료가 되지 않아서 낙담하는 영조와 그럼에도 불구하고 치료를 포기하지 않았던 의관들. 영조의 오십견은 자연치유가 된 것일까? 아니면 의관들의 치료가 도움이 되었을까? 알 수 없는 일이다. 만약 의관들이 침뜸, 부항, 한약 이외에도 운동을 적극적으로 권했다면 어떠했을까? 오십견의 치료는 운동요법 또한 매우 중요했다. 용포를 입고 벗는 것, 망건을 쓰고 벗는 것, 심지어 세안까지 내시나 궁녀들의 도움을 받았던 왕, 운동을 멀리했던 왕의 오십견 치료는 더욱더 어려움이 있었을 것이다. * 제목의 〇〇〇은 ‘오십견’입니다. 오늘의 본초여담 이야기 출처 <승정원일기> 영조 13년(1737년) 2월 14일. 上曰, 頃於日次時, 欲言而忘之矣。累日前引臂着衣, 忽然作痛甚緊, 久而稍緩, 似是滯痰不消散, 則恐致支離矣。興慶曰, 左邊乎? 上曰, 左邊矣。聖徵進請按察, 上許之。聖徵曰, 常時則不痛, 而屈伸時則覺痛乎。上曰, 常有流注之痰, 着網巾, 亦未免艱辛。昔年受針內關, 其後年年, 夏間則爲之, 甲辰冬竝內關爲之, 其後似愈矣, 近又如此爾。聖徵曰, 此旣痰類, 受鍼則恐難卒然, 針不如灸矣。上曰, 灸亦何難, 而嘗疚[灸]中腕, 痕嘗在身, 每一捫之, 輒有悔心, 故欲爲無痕之鍼耳。起鵬曰, 受灸誠好, 而聖敎難之, 則姑以黃蠟饌, 暖焫, 似好矣。上曰, 頻頻脫衣, 付着似難矣。(상이 이르기를, “지난번에 말하려다가 잊어버렸다. 며칠 전 팔을 들어 옷을 입는데 갑자기 통증이 몹시 심해졌다가 오랜 뒤에 조금 풀렸다. 뭉친 담이 사라지지 않은 듯하니 증세가 오랫동안 이어질까 겁난다.”하니, 김흥경이 아뢰기를, “왼쪽입니까?”하자, 상이 이르기를, “왼쪽이다.”하였다. 권성징이 나아가 진찰해 보겠다고 청하자, 상이 허여하였다. 권성징이 아뢰기를, “평상시에는 아프지 않다가 팔을 펼 때에만 아프십니까?”하니, 상이 이르기를, “평상시에도 유주하는 담이 있어 망건도 간신히 쓸 수밖에 없었다. 예전 해에 내관혈에 침을 놓았는데 그 후 해마다 여름철이 되면 했고, 갑진년 겨울에도 내관혈에 침을 놓으니 그 후에는 나은 듯했다. 그런데 근래에 또 이와 같이 발병하였다.”하자, 권성징이 아뢰기를, “이것이 이미 담의 종류인 만큼 침을 놓는다고 갑자기 낫기 어려울 듯합니다. 침은 뜸만 못합니다.”하니, 상이 이르기를, “뜸도 무엇이 어렵겠는가마는, 중완혈에 뜸을 뜬 적이 있는데, 흉터가 항상 몸에 남아 매번 어루만질 때마다 후회하는 마음이 들었다. 그러므로 흉터가 없는 침을 놓고 싶다.”하자, 현기붕이 아뢰기를, “뜸이 참으로 좋지만 성상께서 어렵다고 하교하셨으니 우선은 황랍병으로 따뜻하게 찜질하는 것이 좋을 듯합니다.”하니, 상이 이르기를, “자주 옷을 벗고 붙인다면 곤란할 듯하다.”하였다.) 〇 영조 13년 4월 18일. 興慶曰, 臣情迹不安, 久未入參診筵矣。今者伏聞下政院之敎, 他不暇顧, 蒼黃入來, 而俄於藥院, 聞入侍筵臣所傳之言, 則自上, 將臨法講升座之際, 有所跌觸, 臂部至於挫閃云, 然乎? 上曰, 常談云要害處, 每易觸傷, 俄者將升龍床, 足跌於踏障, 手著於書案, 病臂遂至挫閃。蓋厥臂常時不調, 故所以大段見築, 其時痛不可忍。臨講之際, 莫知所以安臂, 置手於床, 而亦爲不便, 文義垂畢時, 稍得鎭定, 今則與前似一樣矣。(김흥경이 아뢰기를, “신은 정세가 불안하여 오래도록 진연에 참석하지 못하다가 지금 삼가 정원에 내린 하교를 듣고 다른 일을 돌아볼 겨를이 없이 황급히 들어왔습니다. 조금 전에 약원에서 입시한 연신이 전하는 말을 들으니 상께서 법강에 나아가 어좌에 오르실 때 넘어져서 부딪혀 팔에 염좌가 생겼다고 하는데, 그렇습니까?”하니, 상이 이르기를, “늘 하는 말에 ‘중요한 부위는 매번 쉽게 부딪혀 다친다.’라고 하였는데, 조금 전에 용상을 오르려다 답장에서 발을 헛디뎌 손으로 서안을 짚느라 병이 있는 팔에 염좌가 생기고 말았다. 그 팔이 평상시에 좋지 않아서 크게 충격을 받았는데, 당시에는 아파 견딜 수가 없었다. 강을 할 때에는 팔을 편하게 할 방법을 몰라 손을 용상에 두었는데 이조차 불편하였고, 글의 뜻을 거의 다 아뢸 무렵에야 조금 진정되었는데, 지금은 이전과 같아진 듯하다.”라고 하였다.) 〇 영조 13년 4월 25일. 上曰, 前已下敎矣。非無醫藥, 而或冀針灸之有速效, 曾灸中腕·三里, 初似少豁, 厥後別無可言之效, 今番受灸, 上穴已三十九壯, 下穴亦三十壯, 而臂部運用, 一向艱澁。前則難於擧手, 今反垂手爲難, 前則妨於用前, 今反用後爲妨, 此或阿是穴誤占而然耶, 何其無效也? 雖以聖學言之, 中主實然後百體從令, 人之元氣不實, 則肢體之病, 何以自祛? 漢武不求仙而欲爲節食, 予亦欲服補中益氣湯, 果何如也? 予欲問此, 使之早入矣。(상이 이르기를, “전에 이미 하교하였다. 의약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혹시라도 침과 뜸이 빠른 효과가 있을까 기대하여 일찍이 중완과 삼리에 뜸을 뜨자 처음에는 조금 시원해지는 듯하였지만 이후로는 별달리 말할 만한 효과가 없고, 이번에 상혈에 이미 39장, 하혈에도 30장의 뜸을 떴지만 팔을 움직이는 것이 계속해서 힘들다. 전에는 손을 드는 것이 어려웠는데 지금은 반대로 손을 내리는 것이 어렵고, 전에는 앞으로 뻗는 것이 불편했는데 지금은 반대로 뒤로 뻗는 것이 불편하니, 이는 혹시 아시혈을 잘못 짚어 그러한 것인가? 어찌 그리 효과가 없는 것인가? 비록 성학으로 말해 보더라도, 마음이 신실해진 연후에야 온몸이 명령을 따르는 법이니, 사람의 원기가 실하지 않으면 온몸의 병을 어찌 없앨 수 있겠는가. 한 무제가 신선술을 구하지 않고서 음식을 조절하고자 하였으니, 나도 보중익기탕을 복용하고자 하는데, 과연 어떠한가? 내가 이를 묻고자 하여 일찍 들어오게 한 것이다.”라고 하였다.) / 한동하 한동하한의원 원장 pompom@fnnews.com 정명진 의학전문기자
2024-07-03 17:19:43[파이낸셜뉴스] # 대형마트에서 매장 관리 업무를 하는 박 씨(52)는 설 명절을 앞두고 몇 주 전부터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다. 하루종일 명절 선물 세트를 진열하고 유통기한을 확인하다 보면 온몸에 진이 다 빠질 지경이다. 아침에 출근해 새벽에 퇴근하는 일이 매일 같이 이어지면서 몸이 성한 곳이 없었다. 특히 최근에는 고개를 숙이거나 물건을 들어 올릴 때 시큰거리고 찌릿한 어깨 통증이 나타나 업무에 지장을 주기 시작했다. 잠깐의 근육통이라 여겼던 통증은 점차 심해졌고 급기야 손가락 끝에 저림 증상까지 느껴졌다. 결국 다음날 급하게 병원을 찾은 그녀는 ‘목디스크’ 진단을 받게 된다. 목에는 별다른 통증이 없어 목디스크 일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박 씨. 목디스크의 증상은 매우 다양해 목 이외에 어깨나 팔, 가슴, 등이 아픈 경우도 많다는 의료진의 설명에 업무 시간을 조정해 치료에 힘쓰기로 한다. 최근 대형마트의 공휴일 의무 휴업 제도를 폐지하고 일요일 휴무에서 평일 휴무로 전환하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 대형마트로서는 매출 증가에 도움이 되고 소비자들의 입장에서는 편의성을 키울 수 있어 양측의 기대감이 높은 상황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대형마트 근로자들의 건강 상태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대형마트 근로자들은 각종 근골격계 질환 발생 위험에 노출돼 있다. 한국노동사회연구소가 유통매장 근로자 2204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10명 중 3명(35.4%)이 1개 이상의 직업병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발하는 질환으로는 디스크 질환(24.1%)이 1순위로 꼽혔고 족저근막염(22.2%), 방광염(18.2%)이 뒤를 이었다. 특히 디스크 질환의 경우 하루 종일 고개를 숙였다 펴며 온갖 상품들을 진열해야 하는 매장 관리직의 업무 특성상 발생 위험이 더 높다. 고개를 반복적으로 숙이는 자세는 경추(목뼈)의 정상적 배열인 C자 곡선을 비정상적인 형태로 변형시키고 목과 주변 부위에 부담을 안긴다. 이는 경추 사이의 디스크(추간판)에 손상을 일으켜 목디스크를 야기하는 주요 원인이 된다. 무엇보다 대형마트 판매직은 중장년층 여성 종사자들의 비중이 높은 만큼 목디스크 발생에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중년 이후부터 뼈와 근력이 급격히 약해지는 탓에 목디스크에 취약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여성 목디스크 환자(56만7896명)의 약 70%(39만9744명)가 50대 이상인 것으로 집계됐다. 목디스크의 증상은 디스크가 탈출해 압박하는 신경에 따라 다양하게 나타난다. 목 뒤에 뻐근한 통증이 일반적이지만 박 씨의 사례와 같이 어깨 통증과 함께 팔과 손 전체에 저림이 나타나고 두통과 어지럼증 등이 동반되기도 한다. 심한 경우 손가락의 감각이 둔해져 일상 생활에도 지장을 줄 수 있다. 따라서 목디스크 의심 증상이 나타나 2주 이상 지속된다면 조속히 전문의를 찾아 정확한 진단과 치료에 나서야 한다. 한방에서는 목디스크 치료를 위해 경추 기능 회복에 중점을 두고 추나요법과 침·약침 치료, 한약 처방 등 한방통합치료를 실시한다. 먼저 추나요법을 통해 비뚤어진 경추 배열을 본래의 C자 형태로 교정해 통증을 해소한다. 또한 침 치료는 경직된 목 주변 조직을 부드럽게 이완해주고, 신바로약침을 비롯한 약침 치료는 신경을 압박하는 염증 해소에 탁월하다. 이와 함께 환자의 세부 증상에 맞는 한약 처방을 병행하면 손상된 근육, 인대를 강화하고 질환의 재발을 방지할 수 있다. 목디스크에 대한 한방통합치료의 통증 개선 효과는 연구논문을 통해 과학적으로 입증되기도 했다. 자생한방병원 척추관절연구소가 SCI(E)급 국제학술지 ‘BMC 보완대체의학(BMC CAM)’에 게재한 연구논문에 따르면 한방통합치료를 받은 목디스크 환자 117명을 21개월간 장기 추적 관찰한 결과, 0~10 숫자로 통증 강도를 나타내는 숫자평가척도(NRS)가 입원 당시 5.9(심한 통증)에서 2.47(가벼운 통증)로 줄어든 것으로 분석됐다. 환자들의 치료 만족도도 94.9%로 높았다. 또한 목디스크 예방 및 재발 방지를 위해서는 평소 고개를 앞으로 빼는 자세를 최대한 피해야 한다. 등을 펴고 턱을 당겨 목과 머리가 일직선이 되는 자세를 취하는 것을 추천한다. 무거운 짐을 나를 때도 목과 등을 곧게 편 채 다리의 힘을 이용해 물건을 들어 올리는 것이 이상적이다. 또한 수시로 앉아서 쉴 수 있는 의자를 업무 공간에 비치해두는 게 좋으며 목 뒤를 손으로 감싸고 고개를 뒤로 젖히는 스트레칭을 통해 근육의 피로를 푸는 방법도 효과적이다. 어느새 설 명절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바쁜 일상에 몰두하다 보니 시간도 금방 지나가는 듯하다. 혹시나 건강 관리에 소홀했다면 아직 늦지 않았다. 설 명절이야 말로 건강 계획을 세우고 실천할 수 있는 좋은 계기다. 커다란 변화와 도전은 작은 실천으로부터 시작되는 법이다. 천안자생한방병원 문자영 병원장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2024-01-26 11:41:16[파이낸셜뉴스] 흉곽출구증후군이란 빗장뼈와 1번 갈비뼈 사이 ‘흉곽출구’로 불리는 좁은 공간을 지나는 신경과 혈관 등이 어떠한 원인에 의해 압박돼 통증이 나타나는 질환을 말한다. 주로 젊은 연령대에서, 남성보다는 여성에서 많이 나타나는 흉곽출구증후군은 투수처럼 손을 어깨 위로 올리는 동작을 많이 하거나, 승무원처럼 무거운 물건을 위로 드는 일이 많은 직업에서 더 자주 나타난다. 이대서울병원 정형외과 김지섭 교수는 "흉곽출구증후군은 목디스크와 대부분의 증상이 같지만 흉곽출구증후군의 경우 여기에 더해 빗장뼈 부근을 눌렀을 때 통증이 급격히 심해지는 증상이 있어 이것을 하나의 지표로 삼을 수 있다”고 19일 말했다. 흉곽출구증후군이 진행되면 어깨나 승모근 통증, 손가락 저림이 나타날 수 있다. 또 팔이 무겁다고 느껴지거나 팔을 위로 올렸을 때 저리고 힘이 풀리기도 한다. 흉곽출구증후군의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는 흉곽출구를 지나는 혈관과 신경을 확인해야 한다. 또 선천적으로 흉곽출구 부근의 뼈의 기형으로 인해 신경이 압박돼 증상이 나타날 수도 있어 전문의의 조언에 따른 정밀 검사가 필요하다. 환자 스스로는 팔을 들어 어깨를 양옆으로 벌리고 팔꿈치를 구부린 상태에서 주먹을 빠르게 쥐었다 폈다 했을 때, 이 동작을 1~3분 이상 지속하기 힘들다면 흉곽출구증후군을 의심해 볼 수 있다. 흉곽출구증후군은 자연적으로 호전되는 경우도 많이 때문에 6개월 이상 운동, 재활, 물리치료를 병행하며 보존적 치료를 우선 시도해야한다. 하지만 6개월 이상의 보존적 치료에도 반응이 없거나 선천적, 구조적 문제의 경우에는 뼈와 근육 등을 잘라내는 수술이 필요할 수 있다. 김 교수는 “보존적 치료 후에도 호전되지 않은 흉곽출구증후군은 적절한 진단과 수술 치료로 완치가 가능한 질환이며, 수술 후에도 관리가 중요한 질환”이라며 “초기에 진단하고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은 물론 꾸준한 추적관찰과 관리를 통해 증상이 다시 생기지 않도록 조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camila@fnnews.com 강규민 기자
2023-12-19 09:54:45【파이낸셜뉴스 수원=장충식 기자】 "환자들이 의사 말을 잘 안 믿는 것 같아요..." 경기 수원에 위치한 이춘택병원에서 근무하는 현환섭 과장(제6정형외과 전문의)이 텔레비전 고민상담 코너에 나올 법한 이야기를 들고 찾아왔다. 어깨 관절(상지) 전문의로 매일 100여명이 넘는 환자들을 만나고 있는 그는 '잘못된 의료 지식'을 물어오는 환자들 때문에 걱정이 많기 때문이다. "인터넷에서 봤다", "어깨 치료에 어떤 열매가 좋다더라" 등 "누가 그랬다"는 식의 의료정보들이 대부분이다. 특히 많은 환자들은 의사의 처방이 있기도 전에 "주사 한방 놔 달라"고 요구하며, 환자 본인이 직접 진단하고 처방까지 내리는 경우도 허다하다. 이에 대해 현 과장은 "어깨가 아플 경우 부작용이 없는 약을 꾸준히 복용하는 것이 치료에 도움이 된다"며 "주사 치료는 당장의 통증을 없애는 효과는 있지만 근본적인 치료는 되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일부 환자들은 "약을 오래 먹는 것에 부작용을 걱정하는 경우가 많아 약물 치료 보다는 당장 효과가 있는 것 처럼 느껴지는 주사치료를 선호한다"며 "빨리 낫지 않으면 의사를 원망한다"고 하소연했다. 현 과장에 따르면 의사 마다 각자의 치료법이 다르기는 하지만, "최근 관절 질환과 관련해 주사 치료를 맹신하는 환자들이 많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소득 수준이 높아지면서 골프 등 취미생활을 즐기는 계층들이 많아지면서 어깨 통증을 호소하는 환자들도 많아졌지만, 정확한 원인과 치료법을 알고 병원을 찾는 사람은 드물다. 특히 요즘처럼 명절 이후 어깨 통증을 호소하는 주부 환자들도 늘어나고 있어, 정확한 원인과 치료법을 아는게 중요하다. 어려 보이지만 수술 2300회 베테랑 '어깨 관절 전문의'현 과장의 또 다른 고민은 "의사가 어려 보인다는 이유로 환자들이 의심을 많이 한다"는 것이다. 불혹을 넘긴 나이로 아주대학교 의대를 거쳐 전문의 자격을 따서부터 10년에 달하는 경력을 지니고 있지만, 워낙 나이 지긋한 환자들이 찾는 관절 병원이다 보니 어르신들 눈에 현 과장이 어려 보일 수밖에 없다. 이로 인해 진료를 보기 위해 찾아온 환자들은 "의사가 너무 어리다"며 다른 병원을 찾는 일도 있었다고 하니, 현 과장으로서는 고민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경력을 살펴보면 현 과장은 어깨 관절을 전담 진료하는 몇 안되는 귀한 의사이다. 그가 근무하는 이춘택병원만 하더라도 10여명이 넘는 의사들이 있지만, 어깨 관절(상지) 분야를 전문으로 한 의사는 단 2명 뿐이다. 매일 자고 일어나면 병원 하나가 생길 정도로 관절 전문 병원이 늘어나고 있지만, 어깨 관절을 별도로 치료하는 병원이 흔하지 않다는 점에서, 현 과장과 같은 의사를 찾기는 더 어려운 현실이다. 현 과장은 특히 이춘택병원에서 근무한 지난 6년간 약 2300건 이상의 어깨 및 상지 수술을 시행했을 정도로, 회전근개 파열 및 손상, 오십견등 어깨 관절질환 전문의로 관절 내시경, 어깨 인공관절 수술에 대한 경험이 풍부하다. 사실 어깨 관절분야는 수술 역사가 15~20년 정도로 다른 관절 치료에 비해 짧은 편이다. 과거에는 선진국병으로 인식돼 매일 생계를 이어가는 힘든 일상이 아니면, 대부분은 골프 등 지나친 취미생활로 인해 생기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동안에는 많은 관절병원에서 무릎 등 다른 관절과 함께 치료해 왔다. 하지만 환자들이 늘어나면서 진료 부위도 세분화 되고 있으며, 현 과장과 같은 의사들도 늘어나고 있다. jjang@fnnews.com 장충식 기자
2023-10-02 13:48:28[파이낸셜뉴스] 비슷한 연령의 주부 이 씨(41세, 여)와 박 씨(38세, 여)는 오른쪽 어깨 통증으로 병원을 찾았다. 두 사람 모두 증상은 어깨 통증이 심해 팔을 들어올리기 힘들었고, 통증으로 밤잠을 이루지 못한다고 했다. 증상은 같았지만 두 사람의 진단은 이 씨는 오십견(유착성관절낭염)으로, 박 씨는 석회화건염으로 달랐다. 증상은 같은데 다른 질환, 어떻게 구별해야 할까? 오십견과 석회화건염은 밤에 잠을 이루지 못할 만큼 극심한 어깨 통증이 발생하고, 어깨가 아파서 팔을 들어올리지 못한다는 공통점이 있어 증상만으로는 두 질환을 헷갈릴 수 있다. 오십견은 노화로 인한 퇴행성 변화와 운동 부족으로 나타나는 어깨 통증으로, 어떤 방향으로 팔을 돌려도 어깨 전체가 아프고 건드리기만 해도 극심한 통증을 유발한다. 주로 낮보다 밤에 통증이 심하며, 누워 있는 자세에서 통증과 불편함을 느낀다. 어깨의 운동 범위가 제한돼 옆에서 팔을 들어 올릴 수 있게 도와줘도 팔이 잘 올라가지 않는다. 석회성건염은 어깨를 회전시키는 역할을 하는 힘줄 중 하나에 석회(돌)가 생겨 통증을 유발하는 질환으로 엑스레이 검사 시 회전근개 부위에 나타나는 하얀 가루모양을 통해 진단한다. 대표 증상으로는 팔이 빠지거나 부러진 것 같은 극심한 통증인데, 통증으로 인해 어깨 관절운동이 제한되어 팔을 앞으로 올리거나 옆으로 올리기가 힘들 수도 있다. 심한 통증으로 인해 아픈 어깨 쪽으로 눕기 힘들고, 수면을 취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두 질환을 구별하기 위해서는 팔의 움직임과 통증 양상을 확인해봐야 한다. 오십견은 팔 전체에 통증이 발생하며 본인의 의지로는 팔을 들어올릴 수가 없는 반면 석회화건염은 어깨 높이 이상으로 팔을 올렸을 때 통증이 발생하고 어깨 끝 쪽에 주로 통증이 발생하는 특징이 있다. 오십견 초기에는 진통소염제나 물리치료, 운동치료, 주사치료로 증상이 완화될 수 있다. 이러한 치료로도 통증이 나아지지 않는다면 관절내시경 치료를 진행한다. 오십견 증상이 심하고 회전근개파열이나 어깨충돌증후군 등 다른 질환을 동반했다면 적극적으로 빠른 치료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석회성건염은 약물치료와 주사치료, 체외충격파 등의 비수술적 치료로 증상을 완화시킬 수 있다. 하지만 비수술적 치료로도 증상이 호전되는 않고 어깨 통증이 지속되는 경우, 관절내시경을 통해 석회를 제거하는 수술을 시행하게 된다. 내시경을 통해 환부의 석회를 말끔하게 제거할 수 있고, 수술 후 증상이 바로 호전되기 때문에 치료 후 환자들의 만족도는 매우 높은 편이다. 어깨 통증 질환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과도한 어깨 사용은 피하고 운동 전에는 충분한 스트레칭으로 어깨 주변 근육과 인대의 유연성을 높이는 것이 좋다. 여우진 (바른세상병원 관절클리닉 / 정형외과 전문의)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2023-06-23 14:07:52[파이낸셜뉴스] 한국한의학연구원 한의과학연구부 정지연 박사팀이 어깨통증이나 혈중지질 개선에 처방되는 한약 '계지복령환'을 과학적으로 입증했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결과를 국제 저명학술지 '파이토메디슨(Phytomedicine)'에 발표했다. 제1저자로 참여한 한의학연구원 고미미 박사는 8월 31일 "이 연구는 한의학 임상연구와 대사체학 연구를 결합해 임상적 효능과 함께 그 작용원리를 밝혀냈다"고 말했다. 계지복령환은 계지, 복령, 목단피, 도인, 작약으로 구성된 한약이다. 주로 갱년기장애, 월경이상, 타박상 등 어혈 제거를 위해 처방되고 있다. 소염 진통효과를 가지는 한약 작용원리의 핵심은 염증과 면역 조절이다. 특히 계지복령환은 어깨통증과 같은 근골격계 염증성 통증 질환에 효과가 있어 자주 처방되고 있지만 치료 원리는 아직 밝혀지지 않은 상태였다. 연구진은 계지복령환의 효능을 밝혀내기 위해 다기관, 무작위배정, 대기명부 대조군 임상시험을 진행했다. 임상 결과, 치료 8주 후 치료군과 대조군에서 치료 전 어깨 통증(VAS) 점수가 유의미하게 감소했다. 특히, 치료군에서 대조군 대비 VAS가 약 1.6배 감소했다. 연구진은 결과적으로 계지복령환이 만성통증과 신경 염증과 관련 있는 아르기닌, 트립토판 등의 대사 패턴을 조절해 어깨 통증을 개선한다는 것을 밝혀냈다. 뿐만아니라 혈중지질 수치도 개선된다는 것을 알아냈다. 연구진은 이와 관련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품목허가용 임상시험계획(IND)을 승인을 받아 이상지질혈증 치료에 대한 계지복령환의 효능과 안전성 연구도 진행중이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2022-08-31 15:46:27[파이낸셜뉴스] #주부 박 씨(42세, 여)는 팔을 들어 옷을 입거나 머리를 묶을 때면 유독 어깨가 아팠다. 평소에는 괜찮지만 팔을 어깨 위로 올릴 때 통증이 심해 해당 증상을 인터넷으로 찾아보니 오십견에 가까웠다. 오십견은 시간이 지나면 자연 치유가 된다고 하는데 병원을 가봐야 할지, 통증을 참고 당분간 지켜봐야 할지 고민스러웠다. 어깨 유착성 관절낭염은 ‘오십견’이라 불릴 만큼 50대의 발병율이 높은 질환이었지만, 최근에는 3040 젊은 층 환자들이 늘면서 삼십견, 사십견이란 말까지 생겨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 자료에 따르면 2021년 오십견 전제 환자수는 87만5029명으로, 이는 2020년 79만7662명과 비교해 1년 사이 9.7%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오십견은 어깨 관절을 감싸고 있는 관절낭이 오그라들어 문제가 생기는 질환이다. 정확한 발병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일반적으로 노화에 따른 어깨 관절의 퇴행성 변화라고 알려져 있는데, 최근 30~40대 젊은 연령층에서 발병률이 높아지고 있는 추세다. 해당 원인을 정확하게 규명하기는 어렵지만 장시간 한 자세를 유지하는 스마트기기나 컴퓨터 사용이 많은 경우 관절낭이 굳으면서 오십견과 같은 증상을 일으킬 수 있고, 과도한 운동이나 외상도 원인으로 꼽힌다. 특별한 원인 없이 발병하는 일차성 오십견은 특별한 치료 없이도 수개월 이내에 자연치유가 된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실제 자연회복 되지 않는 경우가 더 많고, 자연치유가 되더라도 매우 오랜 시간에 걸쳐 치유가 되거나 일부 운동제한이 남아 있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오십견 증상이 심하지 않은 초기 환자의 경우, 꾸준한 스트레칭만으로도 증상이 호전될 수 있다. 이때 충분한 휴식과 함께 소염진통제나 물리치료, 도수치료 등을 병행하는 것이 좋다. 증상이 심한 경우라면 주사치료를 통해 빠른 치료 효과를 볼 수 있다. 하지만 이와 같은 보존적 치료에도 증상이 호전되지 않는다면 관절내시경을 통해 염증을 없애고 줄어든 관절낭을 넓혀주는 시술을 시행해볼 수 있다. 그런데 특별한 외상 없이 일정기간 어깨가 아픈데, 오십견이 아니라면 회전근개 파열을 의심해봐야 한다. 두 질환은 증상이 유사해 헷갈리는 경우가 많은데, 회전근개파열의 경우 파열된 상태를 오랜 시간 방치하면 파열 부위가 넓어져 회전근개 봉합이 불가능해질 수 있기 때문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오십견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평소 생활습관을 올바르게 유지하고, 주기적인 스트레칭으로 어깨 근육을 풀어주는 것이 좋다. 또 옆으로 누워자는 습관이나 어깨 관절을 압박해 부담을 주는 자세는 피하고 장시간 컴퓨터 업무나 스마트폰을 사용할 때는 틈틈이 기지개를 켜거나 목과 어깨를 돌려주는 가벼운 스트레칭을 해주는 것도 도움이 된다. 유건웅 원장(바른세상병원 관절클리닉 / 정형외과 전문의)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2022-08-19 14:53:59[파이낸셜뉴스] 여름에는 열대야 때문에 쉽게 잠들기가 힘들다. 특히 오십견이 있을 경우 '야간통'까지 겹치면 밤을 꼴딱 세게 된다. '야간통'은 밤에 통증이 심해지는 증상으로 수면 중 강도가 더욱 세지는 탓에 '수면통'으로도 불린다. 오십견뿐만 아니라 회전근개파열, 석회화건염 등이 어깨통증은 수면통을 부르는 질환이다. ■오십견 환자 4명 중 3명, '야간통' 경험 오십견(유착성관절막염)은 어깨 주변 관절과 조직대사 및 혈액순환 장애로 인해 견관절의 기능장애를 유발시키는 질환이다. 목 부위의 뻐근함이나 피로감 등의 증상이 발전해 팔을 올리거나 내릴 수 없을 만큼 심한 통증을 느끼게 된다. 세연마취통증의학과의원 최봉춘 원장(마취통증의학전문의)은 "서 있는 자세에서는 중력의 영향으로 어깨 관절 간격이 넓어져 통증이 덜하지만, 누운 자세에서는 관절 간격이 좁아져 어깨질환으로 인해 발생한 염증을 자극해 통증이 심해질 수 있다"며 "특히 요즘과 같이 열대야에는 밤새 에어컨이나 선풍기를 틀어 놓기 때문에 찬바람이 피부에 닿아 관절을 부드럽게 해주는 관절액이 굳어 평소보다 통증이 더 심해지기도 한다"고 말했다 어깨 질환으로 인한 '야간통'과 수면 장애를 없애려면 스트레칭을 해주는 것이 도움이 된다. 한밤 중 갑작스럽게 통증이 심할 때는 온찜질이 효과적이다. 취침 전 진통소염제를 복용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냉방기구의 찬바람이 어깨에 직접 닿지 않도록 하고 누운 자세에서는 아픈 어깨 아래에 수건을 괴어 어깨 관절 간격을 벌려주는 것도 한 방법이다. 최 원장은 "수면장애가 2~3일 계속되면 피로가 쌓여 어깨통증이 더욱 심해지는 악순환이 반복되므로 주사치료나 약물치료, 체외충격파, 도수치료 등으로 염증을 치료하고 관절과 근육을 바로 잡아주는 것이 도움이 된다"면서 "보존적 치료가 효과 없는 경우에는 어깨 관절내시경 시술로 근본적 치료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관절강내 주사치료법으로 치료 오십견(동결견), 어깨 질환은 빨리 치료할수록 증상이 사라지고 어깨가 굳는 합병증을 줄일 수 있다. 치료법으로는 관절강유착박리술 및 관절강내 주사치료법, 초음파 유도하 점액낭 주입술, 인대강화주사요법 등으로 치료할 수 있다. 특히 관절강유착박리술은 어깨 관절에 통증이 심하고 잘 움직일 수 없는 경우 약물을 관절내에 주입해 관절의 운동범위를 개선시키고 통증을 조절하는 치료법으로 시술 후 어깨운동이 바로 호전되는 것을 확인 할 수 있다. 또 연골세포 재생을 도와주는 관절강내 주사치료법은 퇴행성 변화가 심한 관절내에 인공 관절액 성분을 주입해 관절의 완충 작용과 함께 연골세포 재생을 도와준다. ■스트레칭으로 어깨충돌증후군, 오십견 방지 어깨 통증을 예방하는 방법으로는 바른 자세 유지, 온열요법 등 적당한 운동을 들 수 있다. 특히 노인들의 경우 새로운 운동을 시작할 때 조심해야 한다. 평소에 반복적으로 사용해 미세하게 손상이 있던 어깨 관절이나 힘줄, 인대가 갑작스런 운동으로 손상을 받아 찢어지기 쉽기 때문이다. 따라서 운동을 새로 시작하는 분들은 가벼운 체조와 스트레칭부터 시작하고 가벼운 중량 운동으로 시작해 근력을 충분히 기른 후에, 본격적인 운동을 해야 한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또 에어콘 찬바람에 노출되면 증상이 더 심해 질 수 있기 때문에 상체를 덮을 수 있는 얇고 긴 옷을 가지고 다니는 것이 좋다. 또 통증이 심한 부위에는 가벼운 찜질 등을 하면 통증을 다소 가라앉힐 수 있다. 이밖에 날씨의 영향을 다소 줄이기 위해서는 실내에서는 기온은 18~20도, 습도는 45~60% 사이를 유지해 주는 것이 좋다. ■어깨통증 완화를 위한 생활수칙 * 스트레칭=근육뭉침과 관절통증에 따라 운동 강도를 조절한다. 운동시간은 1회 5~10분, 1일 3~5회씩 꾸준히 한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갑자기 움직이면 근육에 무리가 오므로 누운 자세에서 가볍게 두 팔을 올려 기지개를 쭉 켜고 앞, 뒤, 옆으로 스트레칭을 한 뒤 일어나는 것이 좋다. * 유산소 운동=걷기, 아쿠아로빅 등 유산소운동을 스트레칭과 병행하면 몸 전체의 혈류가 촉진되고 관절 가동력을 높인다. 유산소운동은 1일 30분씩 2회 정도가 적당하다. * 따뜻한 마사지=따뜻한 마사지는 혈류촉진과 통증완화에 효과적이다. 평소 따뜻한 물로 자주 샤워를 하면 혈액순환에 좋다. * 올바른 자세 유지=같은 자세로 오랫동안 앉아있으면 어깨통증이 생길 수 있다. 컴퓨터를 사용하거나 책상에 앉을 때, 장시간 운전을 할 경우에는 1시간마다 자세를 바꿔주거나 휴식을 취하는 것이 좋다. pompom@fnnews.com 정명진 기자
2022-07-24 08:57: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