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체육관광부는 한국문화관광연구원과 함께 내달 10일 오후 2시 서울 종로구 대한민국역사박물관 강의실에서 ‘제2차 남북문화교류 교육 및 포럼’을 개최한다고 26일 밝혔다. 문체부는 남북 문화교류 협력 기반을 마련하고자 남북 문화예술의 차이를 살피고 향후 문화공동체 회복 방향을 모색하는 ‘남북문화교류 교육 및 포럼’을 올해 12월까지 총 4차례 개최한다. 지난달 ‘북한 문화예술을 말하다’를 주제로 열린 제1차 행사에 이어 이번 2차 행사는 ‘남과 북의 언어를 말하다’를 주제로 개최한다. 한성우 인하대 교수가 요즘 북한 말과 북한 언어문화에 대해 강연하고, 한정미 박사가 하나원에서 탈북민들의 한국어교육을 담당하면서 확인한 남북 언어의 비교 사례를 발표한다. 이어 한성우 교수의 진행으로 탈북민 출신 작가인 설송아 박사, 서재평 탈북자동지회장이 함께 북한의 언어문화에 대해 흥미로운 이야기를 나눌 예정이다. 문체부 이해돈 문화정책관은 “한반도 분단으로 인해 남북 간 문화교류가 제한되고 남북한 간 언어 이질성이 심화했지만, 언어는 남북이 오랜 역사를 함께 공유해온 우리 민족 고유의 것”이라며 “최근 남북 관계 경색에도 불구하고 이 사업으로 남북 문화예술의 차이를 이해하고 민족 동질성과 공동체 회복을 위한 계기가 마련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en1302@fnnews.com 장인서 기자
2024-08-26 06:48:42국내 대표 SW기업인 한글과컴퓨터가 겨레말큰사전남북공동편찬사업회와 함께 남북 언어교류 활성화 지원에 나선다고 23일 밝혔다. '겨레말큰사전'은 남북한 국어학자들이 공동으로 편찬하는 최초의 우리말사전으로 남과 북, 해외에서 사용하는 33만 어휘의 뜻을 풀이하는 사전이다. 한컴은 이날 서울 공덕동에 위치한 편찬사업회 사무실에서 노진호 한글과컴퓨터 대표와 염무웅 편찬사업회 이사장 등 주요 관계자들이 참여한 가운데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을 통해 한컴은 겨레말큰사전 편찬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편찬사업회에 한컴오피스2018과 소프트웨어 개발 등을 지원하며, 향후 겨레말큰사전의 대국민 사용 확산을 위해서도 상호 협력을 추진한다. 염무웅 편찬사업회 이사장은 “우리 편찬사업회에 소프트웨어를 지원해준 한컴에 감사를 표하며, 임직원 모두 힘을 모아 성공적인 사전 편찬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노진호 한컴 대표는 “현재 남북이 사용하는 언어와 소프트웨어 호환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적극적인 남북 교류와 협력이 필요하다”며 “빠른 시일 내에 정보통신분야에서도 남북경협이 이뤄질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겨레말큰사전은 2005년 겨레말큰사전공동편찬위원회를 결성하면서 본격 편찬을 시작했으나 2016년부터 남북관계 영향으로 남북 공동 사업은 중단된 상황이다. 정부는 판문점 선언 이후 편찬사업 재개를 적극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혀왔다. true@fnnews.com 김아름 기자
2018-08-23 10:21:51공공외교 전문기관 한국국제교류재단(KF)은 9일~5월 25일 3개월 간 33개국 외교관 34명을 한국으로 초청해 '한국 언어·문화연수'를 시행한다. 이번 연수 과정은 주 5일, 매일 4시간씩 이뤄지는 한국어 강좌를 중심으로 한국학 특강, 문화유적 답사 및 산업시설 시찰, 문화체험 등으로 구성된다. 한국어 연수는 서울대학교 언어교육원에서, 한국학 특강은 국립외교원에서 각각 위탁 시행된다. 첫날인 9일 11시 환영식이 개최돼 주한도미니카공화국 대사 그레씨아 피차르도, 주한남아프리카공화국 대사 노주코 글로리아 밤 등 18개국 주한 외국대사관 관계자들이 참석해 참가자들을 격려한다. KF는 국제외교무대에서 활약할 한국 전문가를 양성하기 위해 2005년부터 외국 외교관을 대상으로 동 연수를 시행해왔다. 참가자는 해외의 우리 재외공관 추천을 받아 선정한다. 올해에는 남아태국 9개국 9명, 중남미국 10개국 10명, 아중동국 10개국 10명, 유럽중앙아국 4개국 5명이 선발됐다. 이들은 오전에는 한국어를 배우고, 오후에는 태권도, 서예, 사물놀이 등 문화강좌를 수강한다. 주말에는 서울, 경주, 포항 등의 유적지를 답사하거나 산업시설을 시찰한다. 또 서울대 학생들로 구성된 1:1 도우미 제도를 통해 일과 후에도 한국어 학습을 지원하고 한국인과의 교류를 지원한다. lkbms@fnnews.com 임광복 기자
2018-03-07 10:00:37부산국제교류재단은 일반시민들을 대상으로 '문화와 함께하는 세계언어교실'을 운영한다고 3일 밝혔다. 세계언어교실 모든 수업은 외국인 주민이 직접 강사로 나서 한국어 또는 영어로 자기 나라의 언어와 문화를 가르치게 된다. 1기 수업은 오는 24일부터 5월 17일까지 총 8주간, 주 1회 2시간씩 운영된다. 1기에는 페르시안어, 이탈리아어, 크로아티아어, 스페인어, 캄보디아어, 베트남어, 태국어, 타갈로그어, 러시아어, 불어, 몽골어, 인도네시아어 총 12개반이 개설된다. 모든 반은 입문반 수준으로 진행된다. 수강생들은 다양한 체험활동 등을 통해 생생하게 그 나라의 언어와 문화를 배울 예정이다. 참가신청은 만 19세 이상 부산시민이면 누구나 가능하며 부산국제교류재단 홈페이지(www.bfia.or.kr)를 통해 할 수 있다. 참가자 모집기간은 오는 16일까지다. 부산국제교류재단 관계자는 "이번 세계언어교실에 참여함으로써 그 나라의 외국어를 학습할 뿐 아니라 다양한 외국인과 교류하고 다문화 사회와 외국인 주민에 한걸음 더 다가설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면서 "세계언어교실 운영과 관련해 향후 다른 외국어 강좌도 추가로 개설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부산국제교류재단은 다음달 한 달간 매주 목요일 오후4시부터 6시까지 두 시간에 걸쳐 세계문화특강을 마련한다. 인도교수, 부산이스라엘문화원장, 네덜란드기업가, 케냐교수를 통해 각 나라의 생생한 문화정보를 얻을 수 있다. roh12340@fnnews.com 노주섭 기자
2014-03-03 11:11:41"글로벌 부산관광서비스센터 건립은 부산관광업계의 최대 숙원입니다. 부산은 2020년 국내 첫 국제관광도시로 선정된 데 이어, 최근 글로벌허브도시를 목표로 특별법 제정에 온 힘을 쏟고 있습니다. 이에 걸맞은 관광서비스 체계 구축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니라 필수입니다." 이태섭 부산광역시관광협회장(게스후·게스후호텔 대표·사진)은 19일 부산파이낸셜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글로벌 부산관광서비스센터' 건립 필요성부터 강조했다. 부산 관광업계의 가장 절실한 현안이자 60년 묵은 숙원이라는 것이다. "글로벌 부산관광서비스센터는 부산 관광산업과 마이스산업, 의료관광과 해양레저산업의 구심점 역할을 할 곳입니다. 부산을 찾는 국내외 관광객의 숙박·차량 예약부터 여러 나라 언어로 24시간 서비스를 제공하는 역할도 맡을 곳입니다. 부산을 수도권과 견줄 남부권 관광거점도시로 성장시키기 위해서는 글로벌 부산관광서비스센터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이 회장은 2013~2019년 연임에 이어 2022년 3월부터 3번째 회장을 맡아 부산관광업계를 이끄는 야전사령관이다. 협회에는 여행업, 관광호텔업, 관광식당업 등에 종사하는 650여 업체가 회원사로 등록돼 있다. 당초 회원사가 1000여개 업체에 달했으나 코로나19를 거치면서 600여 업체까지 줄어들었다가 최근 재가입이 늘고 있다. 코로나 이후 부산을 찾는 관광객이 조금씩 늘고 있지만 이전으로 되돌리기에는 아직 역부족이다. 그만큼 이 회장의 어깨는 무겁다. 글로벌 부산관광서비스센터를 서둘러 건립해야 할 이유이기도 하다. 부산시관광협회에 따르면 관광도시를 지향하는 서울·제주는 관광복합건물을 운영하는 등 관광 거점공간을 이미 갖추고 있다. 서울은 2000년부터 '서울관광플라자'를 운영 중이다. 1층은 여행자들을 위한 여행자 카페로 운영 중이고, 시민들이 대관할 수 있는 공간도 운영하고 있다. 또 서울관광재단과 서울관광·마이스 기업 지원센터, 관광협회·단체, 관광스타트업 등이 한 건물에 모여 있어 서울 관광의 구심점 역할을 한다. 시너지효과도 높다. 제주도 제주웰컴센터는 제주특별자치도, 제주관광공사, 제주특별자치도관광협회, 제주컨벤션뷰 등으로 이원화되어 있던 관광 운영체계를 단일화한 안내소다. 종합관광안내, 환전소, 관광기념품 전시장 등 관광객 편의시설은 물론, 사진 스튜디오, 영상 스튜디오, 비즈니스 라운지, 회의실까지 두루 갖추고 원스톱 관광객 지원활동을 맡는다. 이에 비하면 부산 사정은 열악하다. "부산은 해운대 광안리 송도 등 주요 관광지 22곳에 소규모 관광안내소를 운영 중이지만 오후 6시면 대부분 문을 닫습니다. 부산관광공사도 동구 범일동의 한 건물 몇 개 층을 임차해 사용 중입니다. 부산 관광·마이스 업계 단체나 기관들은 도심 곳곳에 흩어져 있습니다. 시너지효과를 내기에는 역부족입니다." 부산시관광협회도 사정이 열악하기는 마찬가지다. 초창기 부산상공회의소 1층에 협회 사무실을 설치한 이후 1982년부터 부산데파트 2층을 사용했고, 2004년부터 동구 초량동 차이나타운에 있는 부산트래블라운지로 사무실을 옮겨 운영 중이다. "글로벌 부산관광서비스센터 건립을 위해 다른 지자체를 벤치마킹하고 박형준 시장 면담, 부산국회의원들과의 간담회를 통해 여러 차례 건립을 건의했습니다. 앞으로도 사업 추진을 위한 타당성 용역예산 반영과 타당성 용역을 통해 글로벌 부산관광서비스센터가 조속히 건립될 수 있도록 온 힘을 쏟을 계획입니다." 부산시관광협회는 1963년 7월 설립돼 올해로 61주년을 맞았다. 협회는 국제교류 활성화를 위해 1966년 일본 후쿠오카시를 시작으로 일본 8개, 중국 6개, 대만 2개, 태국 1개 등 모두 17개 해외도시 관광협회와 자매결연을 맺고 관광교류를 통한 우호증진, 부산관광산업 발전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올해는 일본 미야자키현, 대만 타이난시와 관광교류 MOU를 체결했다. "11월부터 중국 무비자 입국이 시작되면서 여행 수요가 늘고, 관광 업계의 기대감도 큽니다. 이에 따른 관광 활성화 방안에 머리를 맞대고, 부산관광협회의 해외교류 활성화에도 박차를 가할 계획입니다." 이 회장의 열정과 각오는 남다르다. 그는 "국내외 관광 트렌드가 단체관광에서 개별관광으로 변화되는 추세가 뚜렷한 만큼 이에 대한 관광 자원 개발을 서둘러야 한다"며 "천혜의 자연환경만으로는 지속적인 호감을 주는데 한계가 있기 때문에 부산만의 차별화된 먹거리, 살거리, 즐길거리 개발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부산시관광협회는 오는 27일 오후 5시 농심호텔 허심청에서 제51회 관광의 날 기념행사를 연다. 올 한해를 마무리하는 협회의 가장 큰 행사이자 '부산 관광인의 밤'이다. 부산 관광인들을 격려하고 화합하며, 유공자에 대한 표창과 장학금 수여식을 비롯해 축하공연도 진행한다. paksunbi@fnnews.com 박재관 기자
2024-11-19 18:30:57【실리콘밸리=홍창기 특파원】 주샌프란시스코대한민국총영사관은 13일(현지시간) 실리콘밸리 팔로알토에 위치한 일본혁신캠퍼스(Japan Innovation Campus)에서 한일 스타트업 및 벤처투자자 교류 행사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이번 행사는 지난해 11월 스탠퍼드대에서 양국 정상이 참석한 한일 스타트업 간담회에 이어, 국경 없는 혁신과 상호 협력을 통한 스타트업 글로벌 진출 및 투자유치 지원 등을 위해 마련됐다. 주샌프란시스코 대한민국 총영사관과 일본 총영사관이 행사를 공동으로 주최했다. 중소벤처기업부와 한국벤처투자(KVIC US)와 일본혁신캠퍼스가 함께 힘을 보탰다. 이날 행사에는 한일 양국 총영사와 양국의 실리콘밸리 스타트업 대표 및 벤처투자자 등 120여명이 참석했다. 또 캘리포니아주정부(GO-Biz)를 비롯해 캐나다총영사관과 브라질총영사관 관계자도 자리했다. 이날 행사는 양국 총영사의 환영사에 이어, 스타트업 정책 소개, 패널토론 및 스타트업 피칭, 네트워킹 등의 순서로 진행됐다. 참석자들은 서로의 실리콘밸리 경험을 나누고 네트워킹 시간을 통해 지속적인 교류와 상호 협력 필요성에 공감했다. 또 최근 실리콘밸리 벤처투자(VC) 동향과 실리콘밸리에 도전하는 스타트업들을 위한 조언 등도 행사에서 다뤄졌다. 이날 행사를 주최한 주샌프란시스코총영사관 임정택 총영사는 "스타트업 성지이자 혁신 거점인 실리콘밸리 한복판에서 언어와 문화 차이 등 비슷한 애로를 가진 한국과 일본 스타트업들이 서로를 응원하고 교류.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이번 행사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이어 임 총영사는 "실리콘밸리에서 많은 일본 스타트업이 활동 중이고 미국에 이어 일본 시장에 진출하고자 하는 한국 스타트업들도 많은 만큼, 이번 행사가 우리 스타트업의 성공적인 글로벌 진출을 위한 좋은 계기가 될 것이다"고 기대했다. theveryfirst@fnnews.com 홍창기 기자
2024-11-14 11:58:57교도소 수용자가 징벌 보고서에 손도장(무인)을 거부했다는 이유로 징벌할 수 없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무인 거부는 헌법상 진술거부권에 포함되기 때문에, 권리가 보장돼야 한다는 취지다. 11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1부(주심 노경필 대법관)는 A씨가 대구교도소장을 상대로 제기한 징벌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한 원심을 유지했다. 대구교도소에 수용 중이던 A씨는 지난 2022년 3월 다른 수용자와 이불 정리를 문제로 다투다가 욕설을 하는 등 소란을 벌였다. 이에 교도관은 징벌보고서를 작성한 뒤 손도장을 찍을 것을 지시했으나, A씨는 "잘못한 것이 없다"고 고함을 지르며 거부했다. 이후에도 A씨는 재차 손도장 찍기를 거부했고, 교도소 징벌위원회는 A씨의 소란 행위, 무인 거부 행위 등을 문제 삼아 금치 20일의 징벌 처분을 내렸다. 금치는 교정시설 수용자에게 내려지는 가장 무거운 징벌로, 접견·서신 등이 제한되고 시설 내·외 교류가 차단되는 독방에 수용된다. A씨는 "보고서 기재 내용을 인정할 수 없어 무인을 거부한 것으로, 처분 사유가 존재하지 않아 위법하다"며 소송을 냈다. 1·2심은 무인 거부를 이유로 징벌을 내리는 것은 적법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소란 행위에 대한 징벌 처분은 가능하나, '금치 20일'은 과하다고 봤다. 대법원은 헌법상 진술거부권을 보장하고 있으므로, 무인을 거부한 것이 교도관의 직무를 방해한 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헌법 12조 2항은 '모든 국민은 고문을 받지 않으며, 형사상 자기에게 불리한 진술을 강요당하지 않는다'고 규정한다. 대법원은 "수용자가 보고서에 서명 또는 무인하는 것은 기재된 규율 위반 행위가 사실임을 인정한다는 의미"라며 "이는 언어적 표출인 '진술'을 구성하므로 헌법상 진술거부권의 보호 대상에 포함된다"고 했다. jisseo@fnnews.com 서민지 기자
2024-11-11 18:17:49[파이낸셜뉴스] 교도소 수용자가 징벌 보고서에 손도장(무인)을 거부했다는 이유로 징벌할 수 없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무인 거부는 헌법상 진술거부권에 포함되기 때문에, 권리가 보장돼야 한다는 취지다. 11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1부(주심 노경필 대법관)는 A씨가 대구교도소장을 상대로 제기한 징벌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한 원심을 유지했다. 대구교도소에 수용 중이던 A씨는 지난 2022년 3월 다른 수용자와 이불 정리를 문제로 다투다가 욕설을 하는 등 소란을 벌였다. 이에 교도관은 징벌보고서를 작성한 뒤 손도장을 찍을 것을 지시했으나, A씨는 "잘못한 것이 없다"고 고함을 지르며 거부했다. 이후에도 A씨는 재차 손도장 찍기를 거부했고, 교도소 징벌위원회는 A씨의 소란 행위, 무인 거부 행위 등을 문제 삼아 금치 20일의 징벌 처분을 내렸다. 금치는 교정시설 수용자에게 내려지는 가장 무거운 징벌로, 접견·서신 등이 제한되고 시설 내·외 교류가 차단되는 독방에 수용된다. A씨는 "보고서 기재 내용을 인정할 수 없어 무인을 거부한 것으로, 처분 사유가 존재하지 않아 위법하다"며 소송을 냈다. 1·2심은 무인 거부를 이유로 징벌을 내리는 것은 적법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소란 행위에 대한 징벌 처분은 가능하나, '금치 20일'은 과하다고 봤다. 2심 재판부는 "보고서는 원고의 규율 위반 행위를 대상으로 하고 있어 향후 징벌 대상이 되거나, 형사 책임과도 연결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원고는 보고서에 무인을 요구하는 교도관의 지시를 거부할 헌법상의 권리가 있다"고 판시했다. 대법원은 헌법상 진술거부권을 보장하고 있으므로, 무인을 거부한 것이 교도관의 직무를 방해한 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헌법 12조 2항은 '모든 국민은 고문을 받지 않으며, 형사상 자기에게 불리한 진술을 강요당하지 않는다'고 규정한다. 대법원은 "수용자가 보고서에 서명 또는 무인하는 것은 기재된 규율 위반 행위가 사실임을 인정한다는 의미"라며 "이는 언어적 표출인 '진술'을 구성하므로 헌법상 진술거부권의 보호 대상에 포함된다"고 했다. jisseo@fnnews.com 서민지 기자
2024-11-11 09:01:19"각 나라의 민족을 벗어나 인류란 무엇인가. 인종을 떠나 공통 분모는 과연 있을까." 한국·중국·일본의 비엔날레급 작가 10명이 단순한 국가 교류전이 아닌, 작품을 통한 인간의 깊은 성찰을 진솔하게 전한다. '한중일 현대미술 인류 공동체를 향한 메시지' 전(展)이 오는 15일부터 12월 19일까지 울산 장생포문화창고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 키워드는 '인간에 대한 깊은 성찰'이다. 작가들은 각각 지역 현안과 정체성에 대한 고뇌를 작품을 통해 나타내고 있지만, 이들이 다루는 조형 언어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작가 개인이 속한 민족이라는 경계를 벗어나 인류 공동체를 향하고 있다는 공통 분모를 추출할 수 있다. 이번 전시는 기존의 한국과 중국, 혹은 한국과 일본 작가들이 참여하는 통상적인 기획전이나 교류전과 달리 컬렉터들 사이에서 어느 정도 작품성이 검증된 수준급 작가들의 작품을 선보인다는 점이 특징이다. 이 때문에 전시 전부터 입소문을 타면서 미술 애호가들의 많은 관심을 끌고 있다. 전시 참여 작가는 한국의 유성숙, 김진열, 이주영, 황승우, 박야일, 이달비, 중국의 조지강, 장효몽, 일본의 마츠모토 다카시 츠부라 카메모토다. 특히 이번 전시의 해외 커미셔너이자 작가로 참여하는 조지강은 흔히 '중국 현대 미술의 4대 천왕'(장샤오강·웨민준·팡리쥔·쩡판즈)으로 불리는 이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는 인물이다. 현재 중국 베이징에서 가장 규모가 큰 상상미술관의 예술 총감독을 맡고 있다. 그는 작품을 통해 인간의 개별성과 국가주의와의 관계를 조명하는 작업으로 중국은 물론, 해외에서도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조 작가는 이번 전시의 대표작인 '노동의 뒤태(1991)'를 통해 단순한 노동이 아닌, 인간의 존엄성을 표현했다. 군중 뒤로 밀어닥치는 열차로 인해 깜짝 놀라 당황하는 사람의 표정들, 붉게 물든 노을 아래 바싹 마른 땅과 수숫대를 보면서 분노하는 사람, 아직 새벽 안개가 걷히지 않은 새벽에 출근하는 노동자를 세세히 표현한 게 압권이다. 또 다른 중국의 유명 작가인 장효몽은 대표작 '사이보그(2024)'에서 용맹함 속에 연약한 구석을 선보였다. 응시하는 눈빛, 치켜든 턱, 단단한 어깨로 봐서는 마치 용병과 같은 이미지인데, 이 사이보그는 곧 눈물을 주르르 흘릴 것 같은 모양새다. 인간이 미래에 마주할 사이보그에게 선한 감정을 기대하는 메시지가 숨어 있는 듯 하다. 그간 신앙을 향한 인간의 원초적인 고뇌와 그 터널을 통과한 뒤의 겸손을 그려 온 한국의 유성숙 작가는 200호에 이르는 대작을 선보이며 한층 깊고 원숙해진 작품 세계로 관람객들을 맞는다. 유 작가는 200호 대작 '향기로 피어나다(2024)'에서 메시아를 기다리는 인간을 통해 평화를 갈구하는 모습을 그렸다. 그는 "메시아는 세상을 구할 은자이며, 메시아를 갈망한다는 것은 준비한다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이주영 작가는 '묵(2023)'을 통해 의례를 드리듯 상대의 인간 존엄을 드러내고자 했다. 그의 시선은 노숙자와 같은 사회적 약자에 고정돼 있다. 그들과 교류하며 고단한 삶의 스토리를 경청하고 위무 하듯 작품 속 그를 그린다. 마치 성자와 같았다는 그는 이제 세상에 없다고 한다. 박야일 작가의 '벽을 건너니(2022)'도 인간의 본성을 잘 표현한 작품이다. 이 작품은 인간의 욕망이 키운 온통 벽으로 둘러쳐진 곳, 그 벽을 응시하는 인간의 모습을 담아냈다. 길이 없는 삶, 그것은 오늘 우리의 모습, 즉 임계점에 도달한 기후 위기와 같은 위험을 깨우치게 한다. 일본의 대표 작가인 츠부라 카메모토는 '음영의 이미지(2023)'에서 평면으로 누운 나무 패널에 말 모양을 파내서 위로 조명을 쏘아서 말 형상의 그림자가 겹치게 했는데, 그림자(음陰)과 형상(양陽)의 조화를 볼 수 있게 했다. 생명에게 섭생이 있다면 우주도 지구도 섭생이 있는데, 그것의 근본은 곧 음양이라는 게 그의 메시지다. 마츠모토 다카시의 '원형질 덩어리(2022)'도 인간의 원형을 탐구한다. 가공되지 않고 날 것의 원형에서 인간의 본성을 길어 올리는 것이다. 주로 흙을 재료로 쓰는 까닭도 인간 원형에 닿기 위함이다. 이밖에 이번 전시는 작가들의 독특한 캐릭터가 도드라진 작품을 다수 만나볼 수 있다. 정체성을 잃고 방황하는 우리 시대의 현실을 보여주거나(김진열), 인간의 다양한 내면을 보여주는 조각(황승우), 콘테로 나타낸 숙명처럼 삼아온 사회의 모순(이주영), 어렵고 불편한 세상에 대한 한 차원 높은 이해(박야일), 결과 중심의 세태를 비판하고 과정을 중시하는 사회를 씨앗으로 표현한 작품(이달비)들이 주목 받았다. 전시를 주최한 최진실 고래문화재단 공연예술팀 주임은 "이번 전시에서는 기후 위기, 질병, 전쟁 등 인간의 보편적 가치를 위협하고 생존 기반을 무너뜨리는 요인들을 되짚어보고 공동체적 삶은 무엇인가에 대한 고민을 예술가들을 통해 조명했다"며 "수준 높은 작품들을 감상하면서 인간으로서 존재에 대한 가치관을 재정립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rsunjun@fnnews.com 유선준 기자
2024-11-07 19:10:10[파이낸셜뉴스] "각 나라의 민족을 벗어나 인류란 무엇인가. 인종을 떠나 공통 분모는 과연 있을까." 한국·중국·일본의 비엔날레급 작가 10명이 단순한 국가 교류전이 아닌, 작품을 통한 인간의 깊은 성찰을 진솔하게 전한다. '한중일 현대미술 인류 공동체를 향한 메시지' 전(展)이 오는 15일부터 12월 19일까지 울산 장생포문화창고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 키워드는 '인간에 대한 깊은 성찰'이다. 작가들은 각각 지역 현안과 정체성에 대한 고뇌를 작품을 통해 나타내고 있지만, 이들이 다루는 조형 언어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작가 개인이 속한 민족이라는 경계를 벗어나 인류 공동체를 향하고 있다는 공통 분모를 추출할 수 있다. 이번 전시는 기존의 한국과 중국, 혹은 한국과 일본 작가들이 참여하는 통상적인 기획전이나 교류전과 달리 컬렉터들 사이에서 어느 정도 작품성이 검증된 수준급 작가들의 작품을 선보인다는 점이 특징이다. 이 때문에 전시 전부터 입소문을 타면서 미술 애호가들의 많은 관심을 끌고 있다. 전시 참여 작가는 한국의 유성숙, 김진열, 이주영, 황승우, 박야일, 이달비, 중국의 조지강, 장효몽, 일본의 마츠모토 다카시 츠부라 카메모토다. 특히 이번 전시의 해외 커미셔너이자 작가로 참여하는 조지강은 흔히 '중국 현대 미술의 4대 천왕'(장샤오강·웨민준·팡리쥔·쩡판즈)으로 불리는 이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는 인물이다. 현재 중국 베이징에서 가장 규모가 큰 상상미술관의 예술 총감독을 맡고 있다. 그는 작품을 통해 인간의 개별성과 국가주의와의 관계를 조명하는 작업으로 중국은 물론, 해외에서도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조 작가는 이번 전시의 대표작인 '노동의 뒤태(1991)'를 통해 단순한 노동이 아닌, 인간의 존엄성을 표현했다. 군중 뒤로 밀어닥치는 열차로 인해 깜짝 놀라 당황하는 사람의 표정들, 붉게 물든 노을 아래 바싹 마른 땅과 수숫대를 보면서 분노하는 사람, 아직 새벽 안개가 걷히지 않은 새벽에 출근하는 노동자를 세세히 표현한 게 압권이다. 또 다른 중국의 유명 작가인 장효몽은 대표작 '사이보그(2024)'에서 용맹함 속에 연약한 구석을 선보였다. 응시하는 눈빛, 치켜든 턱, 단단한 어깨로 봐서는 마치 용병과 같은 이미지인데, 이 사이보그는 곧 눈물을 주르르 흘릴 것 같은 모양새다. 인간이 미래에 마주할 사이보그에게 선한 감정을 기대하는 메시지가 숨어 있는 듯 하다. 그간 신앙을 향한 인간의 원초적인 고뇌와 그 터널을 통과한 뒤의 겸손을 그려 온 한국의 유성숙 작가는 200호에 이르는 대작을 선보이며 한층 깊고 원숙해진 작품 세계로 관람객들을 맞는다. 유 작가는 200호 대작 '향기로 피어나다(2024)'에서 메시아를 기다리는 인간을 통해 평화를 갈구하는 모습을 그렸다. 그는 "메시아는 세상을 구할 은자이며, 메시아를 갈망한다는 것은 준비한다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이주영 작가는 '묵(2023)'을 통해 의례를 드리듯 상대의 인간 존엄을 드러내고자 했다. 그의 시선은 노숙자와 같은 사회적 약자에 고정돼 있다. 그들과 교류하며 고단한 삶의 스토리를 경청하고 위무 하듯 작품 속 그를 그린다. 마치 성자와 같았다는 그는 이제 세상에 없다고 한다. 박야일 작가의 '벽을 건너니(2022)'도 인간의 본성을 잘 표현한 작품이다. 이 작품은 인간의 욕망이 키운 온통 벽으로 둘러쳐진 곳, 그 벽을 응시하는 인간의 모습을 담아냈다. 길이 없는 삶, 그것은 오늘 우리의 모습, 즉 임계점에 도달한 기후 위기와 같은 위험을 깨우치게 한다. 일본의 대표 작가인 츠부라 카메모토는 '음영의 이미지(2023)'에서 평면으로 누운 나무 패널에 말 모양을 파내서 위로 조명을 쏘아서 말 형상의 그림자가 겹치게 했는데, 그림자(음陰)과 형상(양陽)의 조화를 볼 수 있게 했다. 생명에게 섭생이 있다면 우주도 지구도 섭생이 있는데, 그것의 근본은 곧 음양이라는 게 그의 메시지다. 마츠모토 다카시의 '원형질 덩어리(2022)'도 인간의 원형을 탐구한다. 가공되지 않고 날 것의 원형에서 인간의 본성을 길어 올리는 것이다. 주로 흙을 재료로 쓰는 까닭도 인간 원형에 닿기 위함이다. 이밖에 이번 전시는 작가들의 독특한 캐릭터가 도드라진 작품을 다수 만나볼 수 있다. 정체성을 잃고 방황하는 우리 시대의 현실을 보여주거나(김진열), 인간의 다양한 내면을 보여주는 조각(황승우), 콘테로 나타낸 숙명처럼 삼아온 사회의 모순(이주영), 어렵고 불편한 세상에 대한 한 차원 높은 이해(박야일), 결과 중심의 세태를 비판하고 과정을 중시하는 사회를 씨앗으로 표현한 작품(이달비)들이 주목 받았다. 전시를 주최한 최진실 고래문화재단 공연예술팀 주임은 "이번 전시에서는 기후 위기, 질병, 전쟁 등 인간의 보편적 가치를 위협하고 생존 기반을 무너뜨리는 요인들을 되짚어보고 공동체적 삶은 무엇인가에 대한 고민을 예술가들을 통해 조명했다"며 "수준 높은 작품들을 감상하면서 인간으로서 존재에 대한 가치관을 재정립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rsunjun@fnnews.com 유선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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