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체육관광부는 한국문화관광연구원과 함께 내달 10일 오후 2시 서울 종로구 대한민국역사박물관 강의실에서 ‘제2차 남북문화교류 교육 및 포럼’을 개최한다고 26일 밝혔다. 문체부는 남북 문화교류 협력 기반을 마련하고자 남북 문화예술의 차이를 살피고 향후 문화공동체 회복 방향을 모색하는 ‘남북문화교류 교육 및 포럼’을 올해 12월까지 총 4차례 개최한다. 지난달 ‘북한 문화예술을 말하다’를 주제로 열린 제1차 행사에 이어 이번 2차 행사는 ‘남과 북의 언어를 말하다’를 주제로 개최한다. 한성우 인하대 교수가 요즘 북한 말과 북한 언어문화에 대해 강연하고, 한정미 박사가 하나원에서 탈북민들의 한국어교육을 담당하면서 확인한 남북 언어의 비교 사례를 발표한다. 이어 한성우 교수의 진행으로 탈북민 출신 작가인 설송아 박사, 서재평 탈북자동지회장이 함께 북한의 언어문화에 대해 흥미로운 이야기를 나눌 예정이다. 문체부 이해돈 문화정책관은 “한반도 분단으로 인해 남북 간 문화교류가 제한되고 남북한 간 언어 이질성이 심화했지만, 언어는 남북이 오랜 역사를 함께 공유해온 우리 민족 고유의 것”이라며 “최근 남북 관계 경색에도 불구하고 이 사업으로 남북 문화예술의 차이를 이해하고 민족 동질성과 공동체 회복을 위한 계기가 마련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en1302@fnnews.com 장인서 기자
2024-08-26 06:48:42국내 대표 SW기업인 한글과컴퓨터가 겨레말큰사전남북공동편찬사업회와 함께 남북 언어교류 활성화 지원에 나선다고 23일 밝혔다. '겨레말큰사전'은 남북한 국어학자들이 공동으로 편찬하는 최초의 우리말사전으로 남과 북, 해외에서 사용하는 33만 어휘의 뜻을 풀이하는 사전이다. 한컴은 이날 서울 공덕동에 위치한 편찬사업회 사무실에서 노진호 한글과컴퓨터 대표와 염무웅 편찬사업회 이사장 등 주요 관계자들이 참여한 가운데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을 통해 한컴은 겨레말큰사전 편찬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편찬사업회에 한컴오피스2018과 소프트웨어 개발 등을 지원하며, 향후 겨레말큰사전의 대국민 사용 확산을 위해서도 상호 협력을 추진한다. 염무웅 편찬사업회 이사장은 “우리 편찬사업회에 소프트웨어를 지원해준 한컴에 감사를 표하며, 임직원 모두 힘을 모아 성공적인 사전 편찬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노진호 한컴 대표는 “현재 남북이 사용하는 언어와 소프트웨어 호환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적극적인 남북 교류와 협력이 필요하다”며 “빠른 시일 내에 정보통신분야에서도 남북경협이 이뤄질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겨레말큰사전은 2005년 겨레말큰사전공동편찬위원회를 결성하면서 본격 편찬을 시작했으나 2016년부터 남북관계 영향으로 남북 공동 사업은 중단된 상황이다. 정부는 판문점 선언 이후 편찬사업 재개를 적극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혀왔다. true@fnnews.com 김아름 기자
2018-08-23 10:21:51공공외교 전문기관 한국국제교류재단(KF)은 9일~5월 25일 3개월 간 33개국 외교관 34명을 한국으로 초청해 '한국 언어·문화연수'를 시행한다. 이번 연수 과정은 주 5일, 매일 4시간씩 이뤄지는 한국어 강좌를 중심으로 한국학 특강, 문화유적 답사 및 산업시설 시찰, 문화체험 등으로 구성된다. 한국어 연수는 서울대학교 언어교육원에서, 한국학 특강은 국립외교원에서 각각 위탁 시행된다. 첫날인 9일 11시 환영식이 개최돼 주한도미니카공화국 대사 그레씨아 피차르도, 주한남아프리카공화국 대사 노주코 글로리아 밤 등 18개국 주한 외국대사관 관계자들이 참석해 참가자들을 격려한다. KF는 국제외교무대에서 활약할 한국 전문가를 양성하기 위해 2005년부터 외국 외교관을 대상으로 동 연수를 시행해왔다. 참가자는 해외의 우리 재외공관 추천을 받아 선정한다. 올해에는 남아태국 9개국 9명, 중남미국 10개국 10명, 아중동국 10개국 10명, 유럽중앙아국 4개국 5명이 선발됐다. 이들은 오전에는 한국어를 배우고, 오후에는 태권도, 서예, 사물놀이 등 문화강좌를 수강한다. 주말에는 서울, 경주, 포항 등의 유적지를 답사하거나 산업시설을 시찰한다. 또 서울대 학생들로 구성된 1:1 도우미 제도를 통해 일과 후에도 한국어 학습을 지원하고 한국인과의 교류를 지원한다. lkbms@fnnews.com 임광복 기자
2018-03-07 10:00:37부산국제교류재단은 일반시민들을 대상으로 '문화와 함께하는 세계언어교실'을 운영한다고 3일 밝혔다. 세계언어교실 모든 수업은 외국인 주민이 직접 강사로 나서 한국어 또는 영어로 자기 나라의 언어와 문화를 가르치게 된다. 1기 수업은 오는 24일부터 5월 17일까지 총 8주간, 주 1회 2시간씩 운영된다. 1기에는 페르시안어, 이탈리아어, 크로아티아어, 스페인어, 캄보디아어, 베트남어, 태국어, 타갈로그어, 러시아어, 불어, 몽골어, 인도네시아어 총 12개반이 개설된다. 모든 반은 입문반 수준으로 진행된다. 수강생들은 다양한 체험활동 등을 통해 생생하게 그 나라의 언어와 문화를 배울 예정이다. 참가신청은 만 19세 이상 부산시민이면 누구나 가능하며 부산국제교류재단 홈페이지(www.bfia.or.kr)를 통해 할 수 있다. 참가자 모집기간은 오는 16일까지다. 부산국제교류재단 관계자는 "이번 세계언어교실에 참여함으로써 그 나라의 외국어를 학습할 뿐 아니라 다양한 외국인과 교류하고 다문화 사회와 외국인 주민에 한걸음 더 다가설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면서 "세계언어교실 운영과 관련해 향후 다른 외국어 강좌도 추가로 개설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부산국제교류재단은 다음달 한 달간 매주 목요일 오후4시부터 6시까지 두 시간에 걸쳐 세계문화특강을 마련한다. 인도교수, 부산이스라엘문화원장, 네덜란드기업가, 케냐교수를 통해 각 나라의 생생한 문화정보를 얻을 수 있다. roh12340@fnnews.com 노주섭 기자
2014-03-03 11:11:41【파이낸셜뉴스 전주=강인 기자】 전북대학교가 이탈리아와 그리스 등 유럽 주요 대학을 잇따라 방문하며 교류를 확대하고 있다. 20일 전북대에 따르면 양오봉 전북대 총장은 지난 7일부터 19일까지 이탈리아와 그리스 주요 대학 및 기관을 방문하고 학생 교류와 우수 외국인 유학생 유치에 나섰다. 외국 교수가 전북대에 온라인 강의를 개설하는 ‘(가칭)전북대 인터내셔널 강의’를 소개하고, 이탈리아와 그리스 대학들 참여를 요청했다. 유학생 유치 마중물이 되고 있는 전북대 한국문화 단기체험 프로그램(필링코리아)에도 적극적인 참여를 독려했다. 양 총장은 이 기간 7곳의 대학을 방문해 4개 대학과 국제교류협정을 체결하고, 기존 협정을 강화했다. 나머지 대학과도 학생 교류와 공동 연구 분야 발굴 등 교류를 통해 추후 공식 협정 체결을 약속했다. 양오봉 총장과 이동헌 교무처장, 박성용 국제부처장 등으로 구성된 전북대방문단은 이탈리아 시에나외국인대학(University for Foreigners of Siena)과 카포스카리베네치아대학(Ca’ Foscari University of Venice), 피렌체대학(University of Florence) 등을 찾아 총장 등을 접견하고 교류 협정을 체결했다. 시에나외국인대학과 카포스카리베네치아대학 등은 한국어학과가 설치돼 많은 학생들에게 인기가 높은 대학이다. 한국어학과를 중심으로 교환학생과 전북대의 단기문화체험 참여 등 학생 교류에 적극 협력하기로 했다. 교수 간 연구 교류도 추진하기로 했다. 피렌체대학과는 MOU를 통해 생물학과 교육, 문학, 심리 등의 분야에서 학생 교류 및 공동 연구를 추진해 나가기로 했다. 볼로냐대학과는 건축학과, 현대 언어학과, 정치사회과학과, 삶의 질 연구학과, 예술학과, 통역 및 번역학과 등 다양한 학과 교수들이 참여해 연구 협력 방안을 심도 있게 논의하기로 했다. 아테네국립공과대학과는 유럽-한국 공동 펀딩 프로젝트에 참여해 AI나 수소 분야에서 공대 대학원생과 연구원 교류를 통한 공동 연구 협력을 추진하기로 했고, 이를 구체화하기 위해 조만간 공식 MOU를 체결키로 했다. 그리스 대학 중 전북대와 유일하게 2018년부터 자매결연을 맺고 있는 테살로니키아리스토텔레스대학에서는 유럽의 에라스무스 장학 프로그램(Erasmus+)을 통해 학생과 교수의 교류 추진을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 구체적으로 인문학과 식품공학, 건축학, 삼림학 등에서 공동 연구와 연구자의 교류가 이루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양오봉 총장은 “국제협력 성과를 내기 위해 되도록 많은 대학을 찾았는데, 대부분의 대학이 우리 대학과 적극적인 교류를 희망해 좋은 성과들이 도출된 것 같다”라며 “전북대만이 갖고 있는 우수한 연구 분야와 한국적 기반을 바탕으로 유학생 5000명 유치 목표도 실현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kang1231@fnnews.com 강인 기자
2024-09-20 14:06:30[파이낸셜뉴스] 지난 7월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에 이어 이달 미국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학(UCLA) 최고경영자 과정(eMBA) 학생 및 교수진이 SK텔레콤을 찾아 인공지능(AI) 전략과 사례를 확인했다. SKT는 지난 11일 UCLA eMBA 학생들과 교수진 40여명이 SKT의 글로벌 AI 사업 혁신 전략에 대해 배우기 위해 서울 중구 SK T타워를 방문했다고 12일 밝혔다. 이번 방문은 UCLA 측의 요청으로 이뤄졌다. UCLA 앤더슨 경영대학원은 해외 유명 기업을 탐방해 글로벌 경영과 경제 환경을 학습하는 '국제 경영 레지던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SKT 방문도 해당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진행됐다. 이지용 SKT AI제휴개발 담당과 에릭 데이비스 SKT AI 기술협력 담당은 사옥을 방문한 학생들에게 AI 활용 사례와 전략을 소개했다. SKT가 추진 중인 글로벌 텔코 AI 얼라이언스(GTAA) 협력을 비롯해 텔코 거대언어모델(LLM) 전략을 발표했다. 발표 이후엔 질의응답도 진행했다. 정석근 SKT 글로벌/AI테크사업부장(부사장)은 "우수한 글로벌 MBA 학생들의 지속적인 방문을 통해 SKT의 AI 기술 혁신이 글로벌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음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며 "SKT는 앞으로도 AI 기술을 통해 전 세계적으로 지식 교류와 협력을 강화하며, 글로벌 혁신을 선도하는 기업으로 자리매김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우데이 카마카 UCLA 교수는 "이번 방문은 AI 기술이 통신 산업에 결합해 어떻게 미래를 변화시킬 수 있는지에 대해 깊이 통찰해볼 수 있는 경험이었다"며 "SKT가 통신사로서 AI 혁신을 이끌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는 모습이 매우 인상적이었다"고 했다. jhyuk@fnnews.com 김준혁 기자
2024-09-12 09:12:55[파이낸셜뉴스] 한반도미래인구연구원은 인구감소, 저출산, 고령화, 지방소멸 등에 대한 인구정보를 쉽게 얻을 수 있는 ‘AI 인구박사’인 한미연 GPT 서비스를 개시한다고 11일 밝혔다. 한미연 GPT는 국내에서 처음으로 개발한 ‘인구 Q&A’ 대화형 AI이다. 1만6000여건의 인구 관련한 연구논문, 보고서, 정책자료, 통계자료, 언론기사 등을 학습시켜 개발했다. 또 대형언어모델(LLM)기반의 ‘GPT-4 터보’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한미연 GPT는 단순한 통계 수치부터 전문 연구결과까지 모두 대답할 수 있다. 최근 인구 이슈를 묻는 것도 가능하다. 부영그룹의 자녀 1명당 1억원의 출산 장려금 정책에 대한 질문에 "거액의 지원금이 전체 출산율 증가에 얼마나 기여할 것인지는 지켜봐야 한다"며 “회사의 브랜드 이미지 향상에도 기여할 수 있으며, 직원들의 회사에 대한 충성도 및 만족도를 높일 수 있다”고 평가했다. 또한 '자녀 없는 윤석열 대통령이 입양하면 저출산 문제 해결에 어떤 메시지를 줄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 “입양을 긍정적이고 자연스러운 가족 형성 방식으로 받아들이도록 하는 사회적 인식의 전환을 촉진할 수 있다”며 “대통령의 입양은 저출산 문제 해결에 대한 국가적 의지와 개인적 책임감을 드러내는 상징적인 행동이 될 수 있다”고 답했다. 임동근 한미연 연구위원은 “인구 자료를 계속 학습시켜 한미연GPT의 성능을 업그레이드해 나갈 계획”이라며 “한미연 GPT가 국민, 정부, 기업인, 연구자 모두가 참여하는 인구 문제 교류의 아고라 역할을 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imne@fnnews.com 홍예지 기자
2024-09-11 11:27:15한국관광공사는 한국공연관광협회와 한국·중국 간 우수공연 홍보 및 공연관광 활성화를 위한 실무자 간담회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27일 관광공사 서울센터에서 열린 간담회에는 상하이문화광장, 한국 측 공연 관계자 등 40여명이 참석했다. 상하이문화광장은 2011년에 설립된 중국 국영기업으로 현재 국가 소유 공연장을 운영하며 다수의 한국 뮤지컬 사용권을 보유하고 있다. 관광공사는 이번 간담회를 계기로 한국 공연의 중국 진출을 지원하고 양국의 우수공연을 공동 홍보하는 등 다양한 협업사업을 실시한다. 또 올해 10월에 열리는 공연관광축제 '웰컴대학로'의 공연관광 B2B 상담회에도 중국 공연 관계자가 참석해 상호 교류를 이어나갈 계획이다. 한국관광공사 유진호 관광콘텐츠전략본부장은 "비언어극(넌버벌) 공연을 시작으로 뮤지컬까지 다양한 한국 공연이 중국에 진출한 가운데, 이번 간담회를 통해 원작을 보기 위한 방한 수요가 늘어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에 방한한 중국 공연 관계자들은 오는 9월 1일까지 한국에 머물며 공연예술의 메카인 대학로 등을 방문한다. 넌버벌 공연 '페인터즈'와 연극 '뷰티풀라이프'도 관람할 예정이다. en1302@fnnews.com 장인서 기자
2024-08-28 10:06:21"한국 독성학을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게 업그레이드하는 것을 목표로 연구개발(R&D)에 한평생 매진해왔다." 정희선 성균관대학교 과학수사학과 석좌교수(약학박사)는 독성학 분야에 40년 넘게 종사하며 자신이 걸어온 길을 이같이 표현했다. 정 교수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 초대 원장을 지녔을 정도로 자타가 공인하는 한국 독성학의 권위자다. 미국과 일본 등 선진국이 약물중독에 대한 수사에서 사용하는 소변검사법을 한국에 도입하기 위해 1980년대 중반 이를 한국 실정에 맞게 직접 개발했다. 국과수가 자신들이 진행한 감식 결과를 국제적으로 공인받을 수 있도록 '국제표준화기구(ISO)17025'를 2000년대 중반 획득하는 것을 진두지휘했다. 내용상 혁신뿐만 아니라 형식상 혁신도 이뤄냈다. 2010년대 초.중반에는 국제법과학회와 국제법독성학회 등 세계적으로 저명한 국제학술단체 회장직을 수행하며 한국 독성학의 위상을 높였다. 정 교수가 40년 넘게 매진해 온 독성학이란 학문은 독물 전반을 연구하는 것이다. 독물이 지닌 물리적·화학적 성질을 파고들거나 검출방법, 중독현상, 치료방법, 예방방법 등을 탐구한다. 정 교수는 지난 22일 서울 서초구 파이낸셜뉴스빌딩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여자로서 국과수 원장에 오르고 아시아인으로서 국제학술단체의 회장을 맡는 일이 쉽지만은 않았다"며 "지금까지는 독성학이 한국에서 하나의 학문분과로 자리매김하는 데 힘써왔다면 이제는 연구자로서, 교육자로서 후학을 양성하며 독성학이란 하나의 학문분과로서 스스로 재생산할 수 있도록 힘쓰고 있다"고 언급했다. 다음은 정 교수와의 일문일답 ―현재 검찰이나 경찰이 쓰는 소변검사와 국과수 등이 수행하는 모발검사를 만드셨다. 이들 약물 검사법을 만든 이유는. ▲이전에는 마약류 투약 의심자를 경찰이 잡아도 몸에서 근거를 즉각 찾아낼 수 없어 골칫거리였다. 그러던 중 미국으로 출장을 갔는데, 그곳에서는 마약류를 투약했는지 안 했는지를 소변으로 검사했다. 그래서 1985년에 소변검사를 개발하게 됐다. 혈액검사는 오히려 검출이 어렵고, 시간이 오래 걸린다. 소변검사는 투약자가 마약을 했으면 바로 결과가 나오기 때문에 경찰 입장에선 다음 단계로 바로 수사를 진척시킬 수 있다. 모발검사는 소변검사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1993년에 개발했다. 소변검사는 3~4일 전에 투약한 것을 확인할 수 있어도 오래전에 마약류를 투약한 사람은 색출할 수 없다는 문제점이 있었다. 이들 기술을 개발하는 데 2~3년이 걸렸다. 혹자는 외국의 검사기술을 그대로 들여오면 되지 않느냐고 하는데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국가마다 유통되는 마약류가 다르다 보니 타국 기술을 수입하기는 어렵다. 극소량의 마약을 이용해 여러 차례 동물 테스트를 거쳤다. 개발에 성공한 후 경찰이 서울 이태원에서 마약사범들을 잡아들였다. 그때 소변검사를 시행한 이후 엄청나게 바빠졌다. ―한국의 마약류 투약 현황과 미국의 마약류 투약 현황이 다른가. ▲그렇다. 미국의 주류 마약류는 헤로인과 코카인이지만, 한국의 주류 마약류는 필로폰이다. 이는 한국이 일본의 식민통치를 당하면서 태평양전쟁이란 전쟁의 화마에 휘말렸기 때문이다. 태평양전쟁 당시 일본제국은 생산현장에서 노동생산성을 끌어올리고 전장에서 무모함을 끌어올리기 위해 각성효과를 가진 필로폰을 노동자와 군인에게 제공했다. 이 같은 역사로 인해 한국의 주류 마약류는 일본과 마찬가지로 필로폰이다. ―현재 한국의 독성학 수준을 세계와 비교했을 때 어떻게 되나. ▲세계 어느 나라와 비교해도 뒤처지지 않을 정도로 발전했다고 생각한다. 현재 국과수는 소변검사와 모발검사를 통해서 최대 0.02ng/㎎(모발 1㎎당 1억분의 2㎎)의 마약류까지 검출할 수 있다. 국제규격 수영장(길이 50m·폭 25m·깊이 2m 이상)에 떨어진 물질 한 방울을 찾는 것과 같은 수준이다. 또 수십 또는 수백 종류에 달하는 신종 마약류로 검출할 역량도 가지고 있다. 이것은 세계적 시선에서 봐도 쉽지 않은 일이다. ―한국의 독성학이 세계적 수준까지 올라설 수 있는 데는 많는 노력이 필요했을 것 같다. 어떤 노력이 있었나. ▲1970~1990년대에는 일본 독성학계로부터 노하우를 많이 전수받았다. 앞서 말했듯 마약류 투약패턴이 한국과 일본이 아주 비슷하고, 이론을 중심으로 노하우를 축적한 미국과 달리 개별 상황에 따라 진행된 실증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노하우를 축적한 일본은 한국과 같은 신흥공업국이 따라 하기 좋은 모델이었다. 그래서 일본 경찰청의 '과학경찰연구소'와 교류했다. 그러다가 1980년대 초반께 한국이 고도성장기를 겪으면서 나라가 풍요로워졌고, 질량분석기 등 기초적인 장비를 마련했다. 점차 우리 스스로 노하우를 축적할 수 있는 역량을 쌓기 시작한 것이다. 질량분석기가 없던 시절에는 시약의 색깔을 맨눈으로 파악해 약물의 종류 등을 추정할 정도였다. 지금 생각하면 정말 열악한 시기였다. ―한국 독성학의 국제화에 큰 노력을 했다. 왜 이렇게까지 국제화에 주목했나. ▲영국 런던대학교 킹스칼리지에서 2000년대 초반 박사 후 과정을 밟으면서 국제화의 중요성을 깨달았다. 어떠한 학문이든 발전하기 위해서는 내부혁신도 필요하지만 외부교류를 통한 긍정적인 자극도 필요하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2000년대는 한국 독성학계의 수준도 어느 정도 올라와 있었을 때다. 하지만 이 같은 노하우를 세계 각국과 소통하기에 아주 부족했다. 언어적 장벽은 물론 국제규격에 맞는 행정절차 등이 갖춰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영국에서의 박사후 과정을 마치고 돌아와 국과수 법과학부장을 할 때 국과수가 ISO 17025를 획득해야 한다고 강력하게 주장하고 이를 실천에 옮겼다. ISO 17025를 획득하려면 단순히 실험 과정의 엄밀성뿐만 아니라 행정절차의 보완성, 시료운송 과정에서의 정확성 등을 확보해야 한다. ―현재 관심을 두고 계신 연구 분야나 미래 연구계획은. ▲휴대용 마약류 진단키트인 '필스크린'을 상용화하는 데 힘쓰고 있다. 이를 통해 일반 시민에게 독성학이 한층 더 다가가기를 희망한다. 또 한국에서 후학을 양성하는 데 힘쓰고 있다. 이를 위해 충남대학교에서 6년, 성균관대학교에서 4년 총 10년을 대학교 교원으로 살아왔다. 국과수에서 32년간 봉직하며 터득한 정보·지식을 후배 세대에게 전수하는 것이 내 위치에서 국가의 발전을 위해 이바지할 수 있는 일이 아닐까 생각한다. kyu0705@fnnews.com 김동규 기자
2024-08-27 18:01:31[파이낸셜뉴스] "한국 독성학을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게 업그레이드하는 것을 목표로 연구개발(R&D)에 한 평생 매진해왔다." 정희선 성균관대학교 과학수사학과 석좌교수(약학박사)는 독성학 분야에 40년 넘게 종사하며 자신이 걸어온 길을 이같이 표현했다. 정 교수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의 초대 원장을 지녔을 정도로 자타가 공인하는 한국 독성학의 권위자다. 미국과 일본 등 선진국이 약물 중독에 대한 수사에서 사용하는 소변검사법을 한국에 도입하기 위해 1980년대 중반에 이를 한국 실정에 맞게 직접 개발했다. 국과수가 자신들이 진행한 감식 결과를 국제적으로 공인받을 수 있도록 '국제표준화기구(ISO)17025'를 2000년대 중반에 획득하는 데 진두지휘했다. 내용상 혁신뿐만 아니라 형식상 혁신도 이뤄냈다. 2010년대 초중반에는 국제법과학회와 국제법독성학회 등 세계적으로 저명한 국제학술단체의 회장직을 수행하며 한국 독성학의 위상을 높였다. 정 교수가 40년 넘게 매진해 온 독성학이란 학문은 독물 전반을 연구하는 것이다. 독물이 지닌 물리적, 화학적 성질을 파고들거나 검출방법, 중독현상, 치료방법, 예방방법 등을 탐구한다. 정 교수는 지난 22일 서울 서초구 파이낸셜뉴스빌딩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여자로서 국과수 원장에 오르고 아시아인으로서 국제학술단체의 회장을 맡는 일이 쉽지만은 않았다"며 "지금까지는 독성학이 한국에서 하나의 학문분과로 자리매김하는 데 힘써왔다면 이제는 연구자로서 교육자로서 후학을 양성하며 독성학이란 하나의 학문분과로서 스스로 재생산할 수 있도록 힘쓰고 있다"고 언급했다. 다음은 정 교수와의 일문일답 ―현재 검찰이나 경찰이 쓰는 소변검사와 국과수 등이 수행하는 모발검사를 만드신 장본인이다. 이들 약물 검사법을 만든 이유는 무엇인가. ▲이전에는 마약류 투약 의심자를 경찰이 잡아도 몸에서 근거를 즉각 찾아낼 수 없어 골칫거리였다. 그러던 중 미국으로 출장을 갔는데, 그곳에서는 마약류를 투약했는지 안 했는지를 소변으로 검사했다. 그래서 1985년에 소변검사를 개발하게 됐다. 혈액검사는 오히려 검출이 어렵고 시간이 오래 걸린다. 소변검사는 투약자가 마약을 했으면 바로 결과가 나오기 때문에 경찰 입장에선 다음 단계로 바로 수사를 진척시킬 수 있다. 모발검사는 소변검사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1993년에 개발했다. 소변검사의 경우 3~4일 전에 투약한 것만을 확인할 수 있어도 오래전에 마약류를 투약한 사람은 색출할 수 없다는 문제점이 있었다. 이들 기술을 개발하는데 2~3년 정도의 시간이 걸렸다. 혹자는 외국의 검사 기술을 그대로 들여오면 되지 않느냐고 하는데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국가마다 유통되는 마약류가 다르다 보니 타국 기술을 수입하기는 어렵다. 극소량의 마약을 이용해 여러 차례 동물 테스트를 거쳤다. 개발에 성공한 후 경찰이 서울 이태원에서 마약사범들을 잡아들였다. 그때 소변검사를 시행한 이후 엄청나게 바빠졌다. ―한국의 마약류 투약 현황과 미국의 마약류 투약 현황이 다르다는 말인가. ▲그렇다. 미국의 주류 마약류는 헤로인과 코카인이지만, 한국의 주류 마약류는 필로폰이다. 이는 한국이 일본의 식민통치를 당하면서 태평양전쟁이란 전쟁의 화마에 휘말렸기 때문이다. 태평양전쟁 당시 일본제국은 생산현장에서의 노동생산성을 끌어올리고 전장에서의 무모함을 끌어올리기 위해 각성효과를 가진 필로폰을 노동자와 군인들에게 제공했다. 이같은 역사로 인해 한국의 주류 마약류는 일본과 마찬가지로 필로폰이다. ―현재 한국의 독성학 수준을 세계와 비교했을 때 어떻게 되는가. ▲세계 어느 나라와 비교해도 뒤처지지 않을 정도로 발전했다고 생각한다. 현재 국과수는 소변검사와 모발검사를 통해서 최대 0.02ng/mg(모발 1mg당 1억분의 2mg)의 마약류까지 검출할 수 있다. 국제 규격 수영장(길이 50m·폭 25m·깊이 2m이상)에 떨어진 물질 한 방울을 찾는 것과 같은 수준이다. 또 수십 또는 수백 종류에 달하는 신종 마약류로 검출할 역량도 가지고 있다. 이것은 세계적인 시선에서 봐도 쉽지 않은 일이다. ―한국의 독성학이 세계적인 수준까지 올라설 수 있는 데는 많는 노력이 필요했을 것 같다. 어떠한 노력을 했는가. ▲1970~90년대까지는 일본 독성학계로부터 노하우를 많이 전수 받았다. 앞서 말했듯 마약류 투약 패턴이 한국과 일본이 아주 비슷하고, 이론을 중심으로 노하우를 축적한 미국과 달리 개별 상황에 따라 진행된 실증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노하우를 축적한 일본은 한국과 같은 신흥공업국이 따라 하기 좋은 모델이었다 그래서 일본 정부 경찰청의 '과학경찰연구소'와 교류했다. 그러다가 1980년대 초반께 한국이 고도성장기를 겪으면서 나라가 풍요로워졌고, 질량분석기 등 기초적인 장비를 마련했다. 점차 우리 스스로 노하우를 축적할 수 있는 역량을 쌓기 시작한 것이다. 질량분석기가 없던 시절에는 시약의 색깔을 맨눈으로 파악해 약물의 종류 등을 추정할 정도였다. 지금 생각하면 정말 열악한 시기였다. ―한국 독성학의 국제화에 큰 노력을 했다. 왜 이렇게까지 국제화에 주목했는가. ▲영국의 런던대학교 킹스칼리지에서 2000년대 초반 박사 후 과정을 밟으면서 국제화의 중요성을 깨달았다. 어떠한 학문이든 발전하기 위해서는 내부 혁신도 필요하지만 외부 교류를 통한 긍정적인 자극도 필요하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2000년대는 한국 독성학계의 수준도 어느 정도 올라와 있었을 때다. 하지만, 이같은 노하우를 세계 각국과 소통하기에 아주 부족했다. 언어적 장벽은 물론, 국제 규격에 맞는 행정절차 등이 갖춰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영국에서의 박사후 과정을 마치고 돌아와 국과수의 법과학부장을 할 때 국과수가 ISO 17025를 획득해야 한다고 강력하게 주장하고 이를 실천에 옮겼다. ISO17025를 획득하려면 단순히 실험 과정의 엄밀성뿐만 아니라 행정 절차의 보완성, 시료 운송 과정에서의 정확성 등을 확보해야 한다. ―현재 관심을 두고 계신 연구 분야나 미래 연구 계획에 대해 말해줄 수 있는가. ▲휴대용 마약류 진단키트인 '필스크린'을 상용화하는 데 힘쓰고 있다. 이를 통해 일반 시민에게 독성학이 한 층 더 다가가기를 희망한다. 또 한국에서 후학을 양성하는 데 힘쓰고 있다. 이를 위해 충남대학교에서 6년, 성균관대학교에서 4년 총 10년을 대학교 교원으로 살아왔다. 국과수에서 32년간 봉직하며 터득한 정보·지식을 후배 세대들에게 전수하는 것이 내 위치에서 국가의 발전을 위해 이바지할 수 있는 일이 아닐지 생각한다. kyu0705@fnnews.com 김동규 기자
2024-08-26 15:49: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