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태현 주원 얼음침대(사진=방송캡쳐) 차태현과 주원이 얼음침대에서 상의탈의 벌칙을 수행했다. 20일 방송된 KBS 2TV ‘해피선데이-1박2일’에서는 강원도 태백 설국 여행 두 번째 이야기가 그려졌다. 이날 방송에서 ‘1박2일’ 멤버들은 저녁식사 메뉴인 라면 재료 획득을 위해 제작진이 제시하는 사진을 보고 알아맞추는 퀴즈를 풀었다. 이러한 가운데 김치를 걸고 진행된 게임에서 실패해 차태현은 한 번 더 기회를 얻는 조건으로 상의탈의 후 이글루 안 얼음침대 위에 5초간 눕는 벌칙을 수행했다. 하지만 결국 재차 미션에서도 실패했고 다음 타자인 주원 역시 10초간 같은 포즈를 취하는 벌칙을 수행, 강한 남성미를 발산해 눈길을 끌었다. 한편 이날 방송에서는 성시경이 태백 한우를 보자마자 소고기 영접 기념 댄스를 선보였다. /파이낸셜뉴스 스타엔 gnstmf@starnnews.com이슬 기자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press@starnnews.com
2013-01-20 23:16:30[파이낸셜뉴스] 무더운 여름철에는 자는 것도 힘이 든다. 열대야는 오후 6시부터 다음날 오전 9시까지의 기온이 25도 이상인 경우를 말한다. 열대야는 여름철 수면의 적이다. 잠을 제대로 못자면 컨디션이 무너지면서 다음날 일정에도 영향을 미친다. 또 면역력도 약해져 건강 전반에도 악영향을 끼친다. 여름철 숙면을 잘 취하는 것은 여름철 건강을 지키기 위한 기본이다. 신원철 강동경희대병원 수면센터 신경과 교수는 '멜라토닌'이 잘 생성되도록 하고, 침실을 서늘하고 시원하게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멜라토닌' 나와야 '꿀잠'도 가능 사람은 잠자기 2시간 전 가장 높은 체온을 유지한다. 이후 수면과 함께 점차 체온이 떨어지기 시작하며 잠 호르몬인 멜라토닌이 분비되면서 깊은 잠을 유지하게 된다. 신 교수는 “잠에서 깨어나기 2시간 전까지 체온이 내려가고, 이후 조금씩 체온이 높아지면서 잠에서 깨어나는데 잠자는 밤 동안 대기 온도가 25도 이하로 떨어지지 않으면 높은 대기 온도로 인해 체온이 떨어지지 않게 된다"고 말했다. 이처럼 체온이 떨어지지 않으면 멜라토닌 분비가 되지 않아 깊은 잠에 들기 어렵고 자주 깨게 된다. 열대야를 이기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침실 상태를 서늘하고 시원하게 유지하는 것이다. 낮 동안 블라인드와 커튼을 사용해 뜨거운 햇빛과 공기가 집안에 들어오는 것을 막는 것이 좋다. 최근에는 블라인드와 커튼, 필름 시공을 통해 태양열을 차단할 수 있는 제품이 시중에 많다. 또 밤에는 열이 많이 발생하는 전자기기를 적게 사용해야 한다. 고성능 PC, 대형 TV도 열이 상당히 많이 분출되므로 되도록 짧게 사용하거나 취침 1~2시간 전에는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통기가 잘 되는 시원한 침구류를 사용하면 좋다. 면, 텐셀, 대나무 레이온 소재 등 통기성 소재의 침구류를 사용하면 몸의 수분을 쉽게 흡수하고 빨리 증발해 체온이 빠르게 낮아진다. 쿨링 매트리스와 패드를 사용하는 것도 좋다. 침대에서 잠들기 전 스마트폰 등 LED, OLED 패널이 있는 기기를 사용하면 청색파(블루라이트) 때문에 잠들기 어렵다. 청색광은 멜라토닌 생성, 분비를 현저히 감소시켜 깊은 잠에 들지 못하고 수면에 방해를 준다. 청색광 차단 필름이나 스마트폰 야간모드 설정을 통해 청색광을 줄이려 하고 있으나, 이런 방법으로는 청색광 방출을 완전히 막지는 못한다. 따라서 잠자리에 들기 최소한 1시간 이전부터는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등의 전자기기를 사용하면 않는 것이 좋다. 수분 섭취와 찬물 샤워도 열대야 꿀잠에 도움 충분한 수분을 섭취하는 것도 좋다. 자기 전 이외에도 하루 종일 수분을 충분히 섭취하면 몸을 시원하게 유지할 뿐더러 낮에 온열질환 예방에도 효과가 있다. 여름밤에 잠들기 전 차가운 얼음물을 마시면 체온을 일시적으로 빠르게 낮춰 수면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일반적으로 좋은 수면을 위해서는 미지근한 물로 샤워를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열대야에는 찬물 샤워도 좋다. 보통 날씨에 찬물 샤워를 하면 혈관이 수축하고 몸을 흥분시키는 교감신경을 항진시켜 깊은 잠을 방해하지만, 열대야는 더운 기온이 지속되므로 빠르게 체온을 낮춰주는 것도 괜찮다. 제습기를 사용해 수면에 가장 좋은 습도인 50% 내외로 조절하면 수면의 질을 높일 수 있다. 높은 습도는 방을 더 덥게 만들어 잠들기 어렵고 자주 깨게 만들어 깊은 수면을 방해한다. 에어컨은 도움되는 것이 맞지만, 너무 낮은 온도로 설정하면 냉방병을 일으킬 수 있고 체온이 너무 낮아지면 혈관 수축을 일으켜 몸속 높은 심부체온의 발산을 박아 오히려 체온이 떨어지지 않을 수 있다. 그러므로 방안 온도를 고려해 23~26도 정도로 설정하는 것이 좋다. 신 교수는 숙면을 위해서는 소음, 온도 등을 조절해 잘 수 있는 침실 환경을 만들고, 오후에 운동하고 잠을 방해하는 음식을 줄여 멜라토닌이 생성되기 좋은 몸 상태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한다. 또 열대야 속에서 20분 이상 잠이 안오면 누워있지 말고 거실에 앉아 독서, 편안한 음악 감상, 복식호흡 스트레칭 등 자극을 조절하고 잠이 오면 다시 눕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2024-07-16 16:03:45[파이낸셜뉴스] 표류하는 빙산을 침대 삼아 웅크리고 낮잠을 자는 북극곰의 모습을 담은 사진이 지난해 최고의 야생 사진으로 선정됐다. 7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포스트(WP) 등 외신에 따르면 영국 런던자연사박물관은 영국 아마추어 사진사인 니마 사리카니가 출품한 '얼음 침대'(Ice Bed)를 2023년 올해의 야생 사진사 최고 인기상으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런던자연사박물관은 지난해 출품된 5만여점의 작품 가운데 전문가위원회가 25점을 최종 후보작을 추렸고, 이중 역대 최다 참여 인원인 7만5000여명이 투표해 수상작을 선정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최고 인기상으로 선정된 이 사진은 사리카니가 노르웨이 스발바르 제도 인근에서 3일간의 노력 끝에 촬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사리카니는 "매우 영광스럽다"면서 "'얼음 침대'는 보는 사람에게 희망과 같은 강력한 감정을 불러오는 사진"이라고 소개했다. 이어 "인류가 직면한 가장 큰 도전인 기후변화의 위기 속에서 이 사진이 희망을 불러오길 희망한다"며 "인간이 야기한 이 혼란을 수습할 시간이 아직 남아있길 바란다"고 전했다. 더글러스 거 런던자연사박물관 관장은 수상작에 대해 "가슴 저미는 그리고 숨이 막히는 작품"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많은 것을 생각하게 만드는 이 작품은 동물과 그 서식지 사이에 존재하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와 함께 기후변화의 악영향과 서식지 파괴를 시각적으로 보여주고 있다"고 부연했다. 한편 런던자연사박물관은 이번 수상작인 '얼음 침대'를 포함해 최종후보에 오른 5점의 작품을 오는 6월30일까지 박물관에 전시할 예정이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
2024-02-08 14:21:53"나의 가장 좋은 방, 언제든지 손님을 맞을 준비가 되어 있는 응접실은 바로 집 뒤에 있는 소나무 숲이었다. 그곳에는 햇빛도 거의 닿지 않아 아주 보드라운 이끼 카펫이 깔려 있었다." 미국의 사상가이자 문학가 헨리 데이비드 소로(1817~1862)는 1854년 펴낸 산문집 '월든'에서 한 점의 수채화를 그리듯 숲을 묘사했다. 그는 2년간이나 통나무 오두막집에 머무르며 고독의 시간을 보냈지만 홀로 핀 꽃이나 곤충들이 그러하듯 외롭지 않다고 했다. 오히려 그는 "돈은 없었지만 햇빛 찬란하게 빛나는 시간과 여름날을 마음껏 누렸다는 점에서 나는 부자였다"며 숲이 주는 풍요를 증언했다. 뜨거운 햇살을 피한 청량한 숲에서 사색의 시간을 누리다 보면 우리도 그처럼 천혜의 행복을 만끽할 수 있다. 휴가 동안 만이라도 SNS와 단절하고픈 현대판 소로들을 위해 한국관광공사가 추천하는 가볼만한 숲 여행지 5곳을 소개한다. ■강릉솔향수목원 금강소나무로 둘러싸인 테마 식물원 숲은 낮에는 초록빛 싱그러움으로, 밤에는 상쾌함으로 더위를 잊게 해준다. 강릉솔향수목원은 칠성산 자락에 있다. 줄기가 붉고 곧게 자라는 금강소나무가 집단으로 자생하는 곳이다. 우리나라 대표 수종인 금강소나무는 피톤치드를 다량 발산하고 자태가 빼어나 '나무의 제왕'이라 불린다. 수목원의 대표적인 관찰로는 천년숨결치유의길이다. 금강소나무 외에 주목과 서양측백이 어우러져 최적의 삼림욕 코스를 완성했다. 하늘정원도 놓치면 안 될 코스다. 이곳 전망대에서 강릉 시내가 한눈에 들어오고, 그 너머로 푸른 바다가 동화처럼 펼쳐진다. 예부터 용소골이라 불린 맑고 깨끗한 계곡도 매력적이다. 탐스러운 꽃을 피운 수국원은 한여름 정취를 느끼기 좋다. 비비추원에는 보랏빛 꽃이 만발했다. 아이들과 함께라면 솔숲광장에서 마음껏 뛰놀자. 널찍한 잔디밭과 귀여운 곰을 형상화한 포토존이 인기다. ■안면도자연휴양림 토종 붉은 소나무 '안면송' 자생 충남 태안군 안면도는 국내 유일한 해안 국립공원인 태안해안국립공원에 속할 만큼 아름다운 풍광을 자랑한다. 1992년 9월 개장한 안면도자연휴양림에는 우리나라 토종 붉은 소나무인 안면송이 집단으로 자생한다. 무장애나눔길, 스카이워크, 치유의숲길을 비롯해 5개 봉우리로 이어지는 조개산 등산로 등 남녀노소가 걷기 좋은 소나무 숲길을 고루 조성했다. 숲속의집(한옥 포함)과 산림휴양관, 산림전시관, 숲속교실, 산림수목원, 잔디광장, 어린이 놀이터 등이 갖춰져 여행의 즐거움을 더한다. 안면도에 자생하는 꽃과 나무를 만나는 안면도수목원, 태안읍 일대와 서해안의 풍광이 한눈에 담기는 백화산구름다리도 여행의 필수 코스다. 안면도에서 가장 큰 해수욕장이자 낙조 명소인 꽃지해수욕장에서는 해 질 무렵 붉게 물드는 백사장과 바위 너머로 떨어지는 태양을 바라보며 몸과 마음을 충전할 수 있다. ■울진금강소나무숲길 500년 넘은 신송의 성지 울진금강소나무숲길은 조선시대 보부상의 애환이 서린 십이령옛길과 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으로 지정된 금강소나무 군락지가 어우러진 길이다. 산림청이 국비로 만든 1호 국가숲길로, 지난 2010년 7월에 1구간이 열렸다. 총 7개 구간(79.4km) 가운데 현재 5개 구간을 운영한다. 이중 난도가 가장 낮은 가족탐방로는 총 거리 5.3km, 숲에서 먹는 점심을 포함해 3시간쯤 걸린다. 예약 탐방 가이드제를 시행하고 탐방은 무료로 운영한다. 불영사계곡 너른 터에 자리 잡은 불영사는 주차장에서 들어가는 길에 미끈한 금강소나무가 즐비하다. 노랑어리연꽃이 만개한 연못 앞 벤치에 앉으면 산에 폭 안긴 듯 편안한 기운이 감돈다. 숲에서 하룻밤 묵고 싶다면 통고산자연휴양림이 제격이다. 긴 계곡을 따라 야영장과 숙박시설이 들어서 쾌적하다. 바다를 보고 싶다면 죽변항에 들어선 죽변해안스카이레일을 타보자. 2.8km 구간을 따라 느리게 달리며 시리도록 푸른 바다를 감상할 수 있다. ■국립김천치유의숲 자작나무 숲 피톤치드의 청량함 국립김천치유의숲은 소백산맥의 명산으로 꼽히는 수도산 8부 능선에 자리 잡고 있다. 한국산림복지진흥원에서 운영하는 국내 치유의숲 중에서도 평균 고도가 높아, 경북 이남 지역에서는 보기 드문 자작나무 숲을 품고 있다. 김천(구미)역에서 자동차로 50분 거리, 말 그대로 오지다. 52만㎡ 규모에 자작나무, 잣나무, 참나무, 낙엽송, 전나무 등 수종이 다양하다. 산림복지 전문기관이 치유 프로그램을 운영해 숲길과 쉼터, 건강의 삼박자가 조화를 이룬다. 치유의숲길은 관찰의숲길(1.6km), 아름다운모티길(5.7km) 등 4개 코스가 있다. 전 구간이 완만해 걷는 데 어려움이 없다. 자작나무 숲이 내뿜는 피톤치드의 청량함을 만끽하고, 150년 된 아름드리 잣나무에 매단 해먹(그물침대)에 누워 '숲멍'을 해볼 수 있다. 얼음장 같은 무흘구곡 상류에 발까지 담근다면 더위가 저만치 달아난다. ■섬진강대숲길 바람처럼 휘날리는 대나무의 향연 전남 구례 섬진강대숲길은 섬진강과 지리산을 품은 풍광으로 담양 대숲과는 또 다른 매력을 발산한다. 일제강점기 섬진강 일대에서 사금 채취로 강변 모래밭이 유실되자 마을주민 김수곤씨가 대나무를 심은 게 섬진강대숲길의 출발이다. 정자 쉼터가 있는 초입부터 완만한 경사를 따라 600m 구간이 이어진다. 초록 선이 빗살처럼 가득한 대숲을 올려다보며 눈과 마음을 씻기에 좋다. 중간 지점 섬진강 쪽으로 뻗은 샛길에 마련된 그네가 포토존 역할을 한다. 야간에 하는 '별빛 프로젝트'에서는 사방에서 반짝이는 반딧불이 조명에 둘러싸여 신비로운 밤을 만날 수 있다. 이외에 섬진강대숲길 강 건너 오산 사성암(명승)도 구례 전망 명소다.'2023-2024 한국관광 100선'에 든 천은사 상생의길&소나무숲길, 안재명·진가경 부부가 10년 남짓 가꿔온 천개의향나무숲은 매혹적인 운치와 향으로 방문객들의 숨을 고르게 한다. en1302@fnnews.com 장인서 기자
2023-08-03 18:27:38“나의 가장 좋은 방, 언제든지 손님을 맞을 준비가 되어 있는 응접실은 바로 집 뒤에 있는 소나무 숲이었다. 그곳에는 햇빛도 거의 닿지 않아 아주 보드라운 이끼 카펫이 깔려 있었다.” 미국의 사상가이자 문학가 헨리 데이비드 소로(1817~1862)는 1854년 펴낸 산문집 '월든'에서 한 점의 수채화를 그리듯 숲을 묘사했다. 그는 2년간이나 통나무 오두막집에 머무르며 고독의 시간을 보냈지만 홀로 핀 꽃이나 곤충들이 그러하듯 외롭지 않다고 했다. 오히려 그는 “돈은 없었지만 햇빛 찬란하게 빛나는 시간과 여름날을 마음껏 누렸다는 점에서 나는 부자였다”며 숲이 주는 풍요를 증언했다. 뜨거운 햇살을 피한 청량한 숲에서 사색의 시간을 누리다 보면 우리도 그처럼 천혜의 행복을 만끽할 수 있다. 휴가 동안 만이라도 SNS와 단절하고픈 현대판 소로들을 위해 한국관광공사가 추천하는 가볼만한 숲 여행지 5곳을 소개한다. ‘나무의 제왕’ 금강소나무가 반기는 곳, 강릉솔향수목원 숲은 낮에는 초록빛 싱그러움으로, 밤에는 상쾌함으로 더위를 잊게 해준다. 강릉솔향수목원은 칠성산 자락에 있다. 줄기가 붉고 곧게 자라는 금강소나무가 집단으로 자생하는 곳이다. 우리나라 대표 수종인 금강소나무는 피톤치드를 다량 발산하고 자태가 빼어나 ‘나무의 제왕’이라 불린다. 수목원의 대표적인 관찰로는 천년숨결치유의길이다. 금강소나무 외에 주목과 서양측백이 어우러져 최적의 삼림욕 코스를 완성했다. 하늘정원도 놓치면 안 될 코스다. 이곳 전망대에서 강릉 시내가 한눈에 들어오고, 그 너머로 푸른 바다가 동화처럼 펼쳐진다. 예부터 용소골이라 불린 맑고 깨끗한 계곡도 매력적이다. 탐스러운 꽃을 피운 수국원은 한여름 정취를 느끼기 좋다. 비비추원에는 보랏빛 꽃이 만발했다. 아이들과 함께라면 솔숲광장에서 마음껏 뛰놀자. 널찍한 잔디밭과 귀여운 곰을 형상화한 포토존이 인기다. 야간 개장에 맞춰 수목원에 가면 낮과는 또다른 풍경을 만날 수 있다. 몸과 마음이 잠자듯 쉬어가는 곳, 안면도자연휴양림 충남 태안군 안면도는 국내 유일한 해안 국립공원인 태안해안국립공원에 속할 만큼 아름다운 풍광을 자랑한다. 1992년 9월 개장한 안면도자연휴양림에는 우리나라 토종 붉은 소나무인 안면송이 집단으로 자생한다. 무장애나눔길, 스카이워크, 치유의숲길을 비롯해 5개 봉우리로 이어지는 조개산 등산로 등 남녀노소가 걷기 좋은 소나무 숲길을 고루 조성했다. 숲속의집(한옥 포함)과 산림휴양관, 산림전시관, 숲속교실, 산림수목원, 잔디광장, 어린이 놀이터 등이 갖춰져 여행의 즐거움을 더한다. 안면도에 자생하는 꽃과 나무를 만나는 안면도수목원, 태안읍 일대와 서해안의 풍광이 한눈에 담기는 백화산구름다리도 여행의 필수 코스다. 안면도에서 가장 큰 해수욕장이자 낙조 명소인 꽃지해수욕장에서는 해 질 무렵 붉게 물드는 백사장과 바위 너머로 떨어지는 태양을 바라보며 몸과 마음을 충전할 수 있다. 500년 넘은 신송들의 성지, 울진금강소나무숲길 울진금강소나무숲길은 조선시대 보부상의 애환이 서린 십이령옛길과 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으로 지정된 금강소나무 군락지가 어우러진 길이다. 산림청이 국비로 만든 1호 국가숲길로, 지난 2010년 7월에 1구간이 열렸다. 총 7개 구간(79.4km) 가운데 현재 5개 구간을 운영한다. 이중 난도가 가장 낮은 가족탐방로는 총 거리 5.3km, 숲에서 먹는 점심을 포함해 3시간쯤 걸린다. 예약 탐방 가이드제를 시행하고 탐방은 무료로 운영한다. 불영사계곡 너른 터에 자리 잡은 불영사는 주차장에서 들어가는 길에 미끈한 금강소나무가 즐비하다. 노랑어리연꽃이 만개한 연못 앞 벤치에 앉으면 산에 폭 안긴 듯 편안한 기운이 감돈다. 숲에서 하룻밤 묵고 싶다면 통고산자연휴양림이 제격이다. 긴 계곡을 따라 야영장과 숙박시설이 들어서 쾌적하다. 바다를 보고 싶다면 죽변항에 들어선 죽변해안스카이레일을 타보자. 2.8km 구간을 따라 느리게 달리며 시리도록 푸른 바다를 감상할 수 있다. 자작나무의 청량함에 더위를 잊는 국립김천치유의숲 국립김천치유의숲은 소백산맥의 명산으로 꼽히는 수도산 8부 능선에 자리 잡고 있다. 한국산림복지진흥원에서 운영하는 국내 치유의숲 중에서도 평균 고도가 높아, 경북 이남 지역에서는 보기 드문 자작나무 숲을 품고 있다. 김천(구미)역에서 자동차로 50분 거리, 말 그대로 오지다. 52만㎡ 규모에 자작나무, 잣나무, 참나무, 낙엽송, 전나무 등 수종이 다양하다. 산림복지 전문기관이 치유 프로그램을 운영해 숲길과 쉼터, 건강의 삼박자가 조화를 이룬다. 치유의숲길은 관찰의숲길(1.6km), 아름다운모티길(5.7km) 등 4개 코스가 있다. 전 구간이 완만해 걷는 데 어려움이 없다. 자작나무 숲이 내뿜는 피톤치드의 청량함을 만끽하고, 150년 된 아름드리 잣나무에 매단 해먹(그물침대)에 누워 ‘숲멍’을 해볼 수 있다. 얼음장 같은 무흘구곡 상류에 발까지 담근다면 더위가 저만치 달아난다. ‘대(竹)’ 향연이 바람처럼 흩날리는 곳, 섬진강대숲길 전남 구례 섬진강대숲길은 섬진강과 지리산을 품은 풍광으로 담양 대숲과는 또 다른 매력을 발산한다. 일제강점기 섬진강 일대에서 사금 채취로 강변 모래밭이 유실되자 마을주민 김수곤씨가 대나무를 심은 게 섬진강대숲길의 출발이다. 정자 쉼터가 있는 초입부터 완만한 경사를 따라 600m 구간이 이어진다. 곳곳에 놓인 벤치는 단순 휴식보다는 빼곡한 숲을 바라보라는 전망대에 가깝다. 초록 선이 빗살처럼 가득한 대숲을 올려다보며 눈과 마음을 씻기에 좋다. 중간 지점 섬진강 쪽으로 뻗은 샛길에 마련된 그네가 포토존 역할을 한다. 야간에 하는 '별빛 프로젝트’에서는 사방에서 반짝이는 반딧불이 조명에 둘러싸여 신비로운 밤을 만날 수 있다. 이외에 섬진강대숲길 강 건너 오산 사성암(명승)도 구례 전망 명소다. ‘2023-2024 한국관광 100선’에 든 천은사 상생의길&소나무숲길, 안재명·진가경 부부가 10년 남짓 가꿔온 천개의향나무숲은 매혹적인 운치와 향으로 방문객들의 숨을 고르게 한다. en1302@fnnews.com 장인서 기자
2023-08-03 06:38:01[파이낸셜뉴스] SK매직이 용산 아이파크몰에 '워커힐 매트리스 팝업스토어'를 운영한다. SK매직은 다음 달 6월 21일까지 워커힐 매트리스 팝업스토어에서 체험 프로그램과 현장 할인 행사를 진행한다고 25일 밝혔다. 아이파크몰 4층에 마련된 팝업스토어에서는 △앰배서더 스위트 △로열 스위트 △프레지덴셜 스위트 등 실제 워커힐 호텔앤리조트 스위트룸 객실에서 사용하는 동일 모델 매트리스를 직접 체험할 수 있다. 현장에서는 매트리스 청소와 살균 등 전문적인 방문 관리 서비스 '안심 OK서비스' 시연도 함께 진행한다. 상담과 함께 계약도 현장에서 가능하다. 이뿐 아니라 △원코크 얼음물 정수기 △에코클린 음식물처리기 △워커힐 호텔앤리조트 구스다운 침구세트 등도 전시한다. SK매직 관계자는 "특급 호텔과 동일한 사양의 워커힐 매트리스를 비롯해 다양한 제품을 직접 체험하고 구매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행사를 마련했다"며 "앞으로도 생활구독 기업으로서 최적화된 소비자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팝업스토어에서 매트리스를 비롯한 침대 프레임을 구매하면 월 렌털료 10% 할인 혜택이 주어진다. 아울러 에어서큘레이터를 사은품으로 제공한다. 매트리스 전문 케어 서비스 '안심OK서비스' 무료 이용권과 스타벅스 커피 쿠폰도 증정한다. butter@fnnews.com 강경래 기자
2023-05-25 11:15:12[파이낸셜뉴스] 코웨이가 가정의 달을 맞아 프로모션에 나선다. 3일 코웨이에 따르면 오는 26일까지 진행하는 이번 프로모션은 정수기와 공기청정기, 비데 등 전 제품을 대상으로 진행한다. 약정기간 동안 매월 최대 5000원 렌털료 할인을 제공한다. 특히 △아이콘 정수기2 △아이콘 얼음 정수기 △노블 정수기 가로는 신규 렌털 시 할인과 함께 최대 3개월 렌털료 면제를 추가로 받을 수 있다. 코웨이는 비렉스 안마의자 할인도 진행한다. '비렉스 안마의자 시그니쳐'는 신규 렌털 시 약정 기간 동안 6개월 렌털료를 면제한다. 일시불로 구매할 경우 최대 100만원 할인을 적용한다. '비렉스 안마의자 마인'은 신규 렌털 시 최대 3개월 렌털료를 면제 받을 수 있다. 아울러 스마트 매트리스를 비롯한 비렉스 매트리스와 침대 프레임 전 품목을 대상으로 렌털료 3개월 면제 프로모션도 진행한다. 코웨이 관계자는 "가정의 달을 맞아 가족을 위한 선물을 고민하는 이들을 위해 다양한 혜택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butter@fnnews.com 강경래 기자
2023-05-03 14:08:27남편 돈이 부엌에 설치한 컴퓨터에서 흘끗 올려다보며 말했다. "나라면 그렇게 안 해요." 내가 식기세척기에 시리얼 그릇을 꽂아 넣으면서 아마 꼭 필요한 것보다 좀 더 힘을 줬던 모양이다. "내가 여태껏 제대로 넣지 않았다는 걸 몰랐네요. 알게 해줘서 고마워요." 눈빛으로 사람을 죽일 수 있다면 나는 남편을 뒷마당에 묻으면서 남은 하루를 보냈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지금은 코로나19로 인한 봉쇄 2주차에 불과했다. 집에 마련한 내 사무실로 급히 도망쳐서 기도했다. '주님, 이제는 식기세척기예요! 제발 돈이 마음 편히 지내게 해주세요. 그러지 않으면 격리를 결코 무사히 보낼 수 없을 거예요.' 오해하지는 않기를. 돈과 나는 38년 동안 결혼생활을 이어왔다. 행복하게 말이다. 하지만 우리는 닮은 구석이 하나도 없다. 전역한 해병대이자 전문 회계사인 남편은 스프레드시트가 마음에 들지 않은 적이 없었다. 나는 예술을 좋아하며, 예산의 수지를 맞추는 일보다 그림 그리기에 더 끌린다. 이베이에서 수집품 사업을 운영하고 있는데도 그렇다. 요즘 들어 난청일지도 모르는 남편은 새벽같이 침대에서 벌떡 일어난다. 그는 나팔 기병의 진격을 흉내 내면서 날 깨우곤 했다. 나는 커피를 어디에 숨겼는지 말해주지 않는 방식으로 남편이 그 습관을 버리게 했다. 남편에게 카페인이 필요했기 때문이 아니다. 실상 그의 두뇌는 일어난 순간부터 과열 상태다. 나는 오전 7시45분에 남편이 내 볼에 입을 맞추고 출근할 때까지 침대에 있었다. 그러고 난 뒤 더듬거리며 냉장고까지 가서 다이어트 탄산음료를 잡은 다음, 침침한 침묵에 잠긴 소파에서 쭉 들이켰다. 우리가 데이트를 시작했을 때는 그가 나와 다르다는 게 '좋았다'. 잘 정돈돼 보였다. 그간 만나던 목표 없는 남자들 같지 않았다. 우리는 내가 미술학교에 다니면서 그의 부모님이 운영하던 예술품 가게에서 일하던 시절에 만났다. 돈은 부모님의 장부 관리자였다. 하루는 비품창고에 갔는데, 그곳 역시 돈의 일터였다. 집에 돌아오니 돈이 데이트를 청하며 자동응답기에 남긴 메시지가 있었다. 그의 A유형 성격(성취 지향적인 성격)은 나의 B유형 성격(느긋하고 자율을 중시하는 성격)과 균형이 맞았다. 신혼 때 나는 오클라호마 일대의 랜드마크를 그리면서 명성을 쌓았다. 남편은 내 그림을 액자에 넣어주고 전시회 준비를 도왔다. 나중에는 다른 열정을 추구하라고 권하기도 했다. "당신은 이야기를 써야 해요. 아주 잘해 낼 거예요." 우리 부부는 둘 다 상근으로 일하며 두 아이를 키웠다. 내가 글을 쓰기 시작한 것도 수십년 전이다. 펜을 들자 글쓰기는 내가 남편의 지지와 함께 걸어온 흥미롭고 새로운 많은 길 중에 하나라는 것이 입증됐다. 지난 15년 동안은 집에서 일하면서 이베이 사업을 운영하고 글을 썼다. 아이들은 다 컸기에 집을 독점하는 데 익숙해졌다. 까탈스러운 앵무새 태즈와 충성스러운 개 스쿠비를 빼면 말이다. 남편의 은퇴가 어렴풋하게 가까워지자 나는 걱정스러웠다. 남편이 종일 집에 있으면 우리의 타고난 차이가 충돌할까? 아마 서로의 일을 방해하지 않은 게 행복한 결혼생활의 비결이었을 거다. 무언가, 혹은 '누군가' 변해야 한다는 점이 걱정이었다. 그러다 코로나19가 닥쳤다. 남편의 고용주는 수치가 호전될 때까지 나이 든 직원이 재택근무를 해야 한다고 결정했다. 나는 감사했다. 남편이 안전하기를 바랐다. 앞으로 있을 우리 은퇴계획을 시험해 볼 좋은 기회이기도 했다. 재택 첫번째 월요일 아침에 남편은 마당 계획을 늘어놓았다. "두고 봐요, 크리스티. 나는 앞으로…." 아직 카페인이 들어가지 않은 내 뇌 언저리에 남편의 말이 어지러이 오갔다. 들려오는 건 그저 만화 '피너츠'에 등장하는 어른들처럼 '와와와'뿐이었다. 사랑하는 남편이 아침 에너지를 좀 쓸 수 있도록 외투용 옷장에 넣고 문을 닫고 싶은 유혹이 들었다. 남편 혼자 말이다. 어찌어찌해서 봉쇄 1주차를 넘겼다. 내가 식기세척기에 그릇을 넣는 방식을 돈이 비평하고, 내가 재택 사무실로 피신하는 것으로 2주차가 시작됐다. 다이어트 탄산음료를 다시 채우고 싶은 절박한 갈망이 결국 나를 다시 부엌으로 몰았다. 남편은 사소한 실랑이에 대해서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자신의 새로운 스프레드시트를 하나씩 세세히 가르쳐 주었다. "이 열은 우리가 이미 쓴 거고, 이 열은 우리가 써야 할 거고, 이 열은…." 며칠 후에는 남편이 식기세척기에 그릇을 다시 넣고 있음을 알았다. 군인의 딱 부러지는 정확함으로 우리 접시가 죄다 완벽히 열 맞춰 있었는데 마치 훈련 교관에게 점검받는 해병대원 같았다. 짜증스럽게도 그렇게 하니까 식기세척기에 더 많은 접시가 '들어맞았다'. 그렇다고 내가 그걸 인정했다는 건 아니다. 머리를 식혀야 한다는 걸 알았다. 돈은 그저 그답게 있을 뿐이고, 나는 그를 사랑했다. '그렇기는 하지만.' 머리에서 그 생각을 떨쳐냈다. 우리는 단둘이 조금 과하게 있는 것보다 더 힘든 일들도 헤쳐왔다. 다음 날 아침에는 노년층을 위한 시간에 맞춰 월마트에서 온라인으로 주문한 식료품을 찾아왔다. 그러고 나서 부엌 싱크대에서 같이 손을 씻었다. "내가 손 닦는 방법을 당신도 시도해 봐요." 남편의 말에 나는 눈을 뒤룩거렸다. "보여요? 내 고체비누가 당신 액체비누보다 거품이 훨씬 잘 나잖아요. 손가락 사이를 비누로 더 열심히 문지르는 게 중요해요." 두통이 오는 게 느껴졌다. "잠시 누워 있을게요. 아스피린 좀 갖다 줄래요?" 천장을 응시하면서 침대에 누웠다. '주님, 주님께서는 돈이 변하도록 전혀 도와주시지 않네요. 어떻게 하면 제가 결혼 39주년을 맞을 수 있을까요?' 남편이 다가와서 산더미 같은 냅킨을 건넸다. "당신 보청기 안 끼고 있죠, 그렇죠?" 아스피린이 없다는 걸 한탄하는 동시에 이불을 뒤집어쓰며 물었다. 하나님께서도 보청기가 필요하실까? 그 후 봉쇄 2주가 더 흐르면서 이상한 점을 하나 알아차렸다. 아니면 내가 그걸 알아차린 게 이상한지도 모른다. 나는 남편이 가까이 있을 때 더 생산적이었다. 나는 끊임없이 물건을 잘못 두고 그것들을 찾느라 애쓰면서 시간을 버렸다. 텀블러, 안경, 열쇠 등 뭐든지 그랬다. "당신 안경을 닦아뒀어요." 돈은 없어졌던 안경을 책상에 올려두며 말했다. "여기 당신 텀블러에 신선한 얼음이랑 다이어트 콜라를 채웠어요." 어느 날 오후에는 욕실을 지나가다가 남편이 치약 뚜껑을 돌려서 닫는 모습을 보았다. '오, 지긋지긋해!' 나는 뚜껑 닫는 걸 잊었다. 신혼 때 그게 얼마나 돈을 괴롭혔는지 알고 있었다. "왜 이제는 내가 치약 뚜껑을 열어둬도 화내지 않는 거예요?" 문간에 서서 물었다. "그게 크리스티다운 거니까요. 당신은 변하지 않을 거고, 나는 당신 그대로를 사랑하니까." 남편이 미소 지으며 말했다. 놀라 자빠질 뻔했다. 35년쯤 전에 지금처럼 그 자리에 서 있던 남편을 그려 보았다. 내가 욕실에서 나온 다음 치약 뚜껑을 닫는 모습 말이다. 매일같이 그랬다. 그는 내 결함까지도 받아들이겠다고 결심한 지점에 이른 게 분명했다. 글쎄, 만약 남편이 할 수 있다면…. 스쿠비와 나는 돈이 매일 사무실에 가서 우편물과 일거리를 챙겨 오는 일에 따라나서기 시작했다. 함께 더 많은 시간을 보내면 내 불만이 악화될 거라고 생각하겠지만, 물 만난 물고기 같은 그의 모습을 보는 게 좋았다. 그사이 돈은 내가 얼마나 많은 시간을 이베이 사업과 집필에 쏟아붓는지 몸소 알게 되면서 집안일을 더 많이 도왔다. 우리는 제일 좋아하는 레스토랑을 흉내 내느라 새로운 조리법을 찾아내면서 즐겁게 지내기도 했다. "이 딥 디시 파이(높이가 높은 접시에 구워 낸 파이)는 피체리아 우노(피자 전문 레스토랑 체인)만큼 맛있네요." 돈은 세 번째 조각에 달려들며 말했다. 남편에게 물어볼 게 있을 때 복도 안쪽으로 소리치는 건 그만뒀다. 그가 내 말을 못 듣는다는 걸 알았다. 그 대신 부엌까지 걸어가서 마주 보고 얘기했다. 시간은 좀 더 걸렸지만 속은 훨씬 덜 타들어 갔다. 마침내 돈의 고용주가 고참 직원들에게 사무실로 돌아와 달라고 요청했다. 기쁠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스쿠비도 마찬가지였다. 남편이 사무실로 출근하고 나서도 스쿠비는 수많은 아침을 현관에 서 있었다. 돈의 우편물을 챙기러 가는 가족 외출을 준비한 채로 말이다. 나는 결혼의 진실을 찾았다. 남편이 좀 더 나처럼 되어야 한다는 게 아니었다. 오히려 남편처럼 내가 좀 더 받아들여야 했다. 그 세월 내내 내가 남편을 사랑하고 남편이 날 사랑한 비결은 하나님께서 우리를 창조하신 대로 서로 개성 있는 (그러면서도 상호보완적인) 존재로 있게끔 두었던 거다. 남편이 은퇴하면 또 적응기간이 필요하겠지만 우리는 잘 지낼 거다. 심지어 남편이 식기세척기에 그릇을 넣게 할지도 모른다. '가이드포스트(Guideposts)'는 1945년 노먼 빈센트 필 박사에 의해 미국에서 창간된 교양잡지로, 한국판은 1965년 국내 최초 영한대역 잡지로 발간되어 현재까지 오랜 시간 독자들의 꾸준한 사랑을 받아오고 있습니다. 가이드포스트는 실패와 좌절을 딛고 다시 일어선 사람들, 어려움 속에서 꿈을 키워가며 끊임없이 도전하는 사람들의 감동과 희망의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이런 감동의 이야기를 많은 분들의 후원을 통해 군부대, 경찰, 교정시설, 복지시설, 대안학교 등 각계의 소외된 계층에 전달하고 있습니다. 여러분의 후원을 통해 더 많은 이웃에게 희망과 감동의 메시지가 전달될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글·사진=가이드포스트
2021-06-29 17:03:36【파이낸셜뉴스 군산=김도우 기자】 태어난 지 2주 된 아기를 학대해 숨지게 한 20대 부모가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친부에게는 살인죄를, 친모에게는 아동학대치사 혐의를 적용했다. 10일 법원 등에 따르면 전주지검 군산지청 형사1부(김기룡 부장검사)는 친부 A(24·남)씨를 살인 및 아동학대 혐의로, 친모 B(22·여)씨를 아동학대치사 및 아동학대 혐의로 구속기소 했다. 부모에게 모두 살인 혐의를 적용한 경찰 판단을 일부 뒤집은 것이다. 검찰은 “A씨는 아내의 불륜을 의심하면서 아이가 자신의 친자가 아닐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며 “주위의 도움 없이 피해자를 양육하는 상황에서의 경제적 어려움,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로 인한 공격성이 발현해 아이를 살해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B씨는 남편이 아이를 침대 프레임 방향으로 던지고 얼굴을 힘껏 때린 사실을 알면서도 병원으로 옮기는 등의 보호 조치를 하지 않아 유기, 사망에 이르게 했다”고 덧붙였다. B씨는 아동학대로 처벌받을 수 있다는 두려움에 A씨의 범행을 방관한 것으로 조사됐다. 당시 아이는 발작·경련 등을 일으켰으며 분유도 잘 먹지 못한 채 숨을 헐떡거리던 상태였다. 검찰은 부인 혐의 변경에 대해 “B씨는 아이의 사망 원인이 된 행위에 가담한 사실이 없는 점, 페이스북에 출산·성장 과정에 대한 글을 지속해서 게시해 애정이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보면 살인의 고의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검찰은 또 “아이가 이상 증상을 보이자 얼굴에 알로에 젤을 바르고 얼음찜질 등 조치를 하고 숨을 쉬지 않자 남편에게 119에 신고하도록 한 점도 참작했다”고 부연했다. A씨 등은 지난달 3일부터 9일까지 익산시 한 오피스텔에서 생후 2주 된 아들을 침대에 던지고 손바닥으로 얼굴, 허벅지, 발바닥 등을 때려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조사 결과 부부는 양육 과정에서 아이를 7차례 이상 반복적으로 폭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A씨는 “분유를 먹고 토했다”는 이유로 아이를 침대로 던지는 등 학대했다. 결국 아이는 뇌출혈(두피하출혈)과 정수리 부위 두개골 골절 등에 따른 두부 손상으로 사망했다. 이들 부부는 경찰 조사에서 이러한 혐의를 인정하면서도 서로에게 아이의 사망 책임을 떠미는 태도를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부부는 119 신고 직전 스마트 폰을 통해 ‘멍 자국 지우는 방법’과 최근 발생한 아동학대 사건을 검색하며 범행을 은폐하려는 정황까지 포착됐다. 검찰은 앞서 이들 부부로부터 학대를 받았던 딸에 대한 지원 방안과 친권상실 심판 청구 등을 논의 중이다. 964425@fnnews.com 김도우 기자
2021-03-09 18:13:36크리스마스가 가까워 올 무렵, 남편이 개를 키우고 싶다는 말을 한번 한 적이 있다. 딱 한 번이었다. 평소와 다르게 잠깐 마음이 약해져서 나온 말이었고, 시간이 흐르면 그는 절대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고 할 것이다. 하지만 나는 분명히 기억하고 있다. 우리는 부엌에 있었다. 그때 컴퓨터 화면에 우리의 사랑을 독차지한 흰색 래브라도, 레기의 사진이 나타났다. "레기가 보고 싶어요. 레기만큼 충성스러운 개는 없을 거요. 진정한 친구였지." 도널드가 눈물을 글썽이며 말했다. 그러고는 나를 보며 이렇게 말했다. "우리 다른 개를 키워 보는 게 어떻겠소." 레기는 새끼 때부터 우리 아이들과 함께 자랐다. 애리조나주 코튼우드의 집으로 레기를 처음 데려왔을 때 켈시가 일곱 살, 타일러가 네 살이었다. 거기서 몇 번의 크리스마스를 보낸 후 밴쿠버로 이사했을 때도 레기가 있었다. 레기는 우리 가족에게 일어난 모든 일, 우리 가족의 삶 한가운데 있었다. 하지만 강아지도, 아이들도 나이를 먹는다. 아이들은 하나둘 성장해 대학으로 떠났고, 막내 오스틴만이 집에 남았다. 물론 레기도 있었다. 집에서 레기가 가장 잘 따르는 사람은 남편이었다. 레기가 열네 살이 되던 2011년, 테네시주 내슈빌로 가라는 주님의 계시를 느꼈다. 그곳은 내 담당 출판사와 더 가까워서 봄과 가을에 잡혀 있는 강연 일정을 소화하기가 훨씬 수월할 것이다. 25년 동안 공립학교 교사이자 농구팀 코치로 일한 남편도 교직에서 은퇴하고 코치 일에 전념할 준비를 마쳤다. 게다가 아들들이 다니는 대학과도 더 가까웠고, 켈시의 신혼집에서는 불과 몇 십㎞ 거리였다. "레기는 어떻게 해요?" 이사를 몇 달 앞둔 어느 날 남편에게 물었다. "아직 고민 중이에요. 내가 차로 데려가야 하지 않을까 싶소." 남편이 몸을 굽혀 레기의 귀를 어루만졌다. 그러고는 레기를 향해 씩 웃으며 말했다. "어이 친구, 내슈빌도 마음에 들겠지?" 일주일 뒤, 레기는 뇌졸중으로 쓰러졌다. 우리의 엄청난 보살핌과 기도에 힘입어 레기는 며칠 만에 걸음을 뗄 수 있었다. 천천히. 더 신중하게. 이사가 며칠 앞으로 다가온 어느 날, 레기에게 두번째 뇌졸중이 찾아왔다. 이번에는 움직이지도, 먹지도 못했다. 그렇게 마지막 인사를 할 시간이 되었다. 남편이 사랑하는 레기를 들어 자동차 뒤쪽에 눕혔다. 우리는 마지막 인사를 하기 위해 차 뒤편으로 모였다. 레기의 눈이 준비되었다고 말하는 듯했다. 레기는 우리가 그리울 테지만 그런 몸으로 살아가기는 힘들었다. 남편은 레기를 수의사에게 데려갈 것이다. 녀석과 함께하는 마지막 운전이 될 터였다. "죽을 때까지 절대, 절대 다른 개는 키우지 않을 거요." 나는 남편을 끌어안았다. 우리는 함께 울었다. 진정이 되자 남편이 말했다. "내 평생 그렇게 힘든 일은 처음이었소." 이사는 순조롭게 진행되었다. 키우던 고양이 구스구스를 데리고 새집에 정착했다. 레기는 없었다. 첫날부터 내슈빌의 모든 것이 우리 마음에 들었다. 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레기를 향한 그리움이 커져만 갔다. 2012년 10월 어느 날, 남편이 무척 당황스러운 말을 했다. 딱 한 번이지만 분명히 말했다. "우리 다른 개를 키워 보는 게 어떻겠소." 나는 오래 고민하는 성격이 아니다. 몽상가이기도 하지만 추진력도 있는 편이어서 한 시간도 안돼 인터넷을 뒤져 하얀색 래브라도를 찾기 시작했다. 그렇게 '불리스 레이크 래브라도'를 찾아냈다. 한 어미에서 나온 새끼들로 크리스마스 이브에 집으로 데려올 수 있었다. 크리스마스 이브라니! 나는 쏜살같이 계약금을 넣었다. 그 후로 몇 주 동안, 크리스마스 강아지는 혼자만의 비밀로 했다. 새끼들 중 한 마리를 선택해야 할 때가 되자 브리더(동물 교배를 전문적으로 하는 사람)에게 조언을 구했다. "저라면 노란색 목줄을 한 수컷으로 하겠습니다. 사람에게 우호적이고 호기심도 많죠. 저렇게 귀여운 놈은 정말 오랜만에 봅니다." "그럼 저 녀석으로 할게요." 내가 말했다. 노란 목줄을 한 수컷 강아지, 바로 저 녀석이야! 크리스마스 이브 전날이 되자 나는 가족들에게 공표했다. "내일 크리스마스 이브 점심 직후, 모두 집으로 모이거라. 중요한 일이 있단다. 깜짝 선물이 있어. 아주 중요한 사람이 오니까 모두들 와야 해." 그렇게 가족 모두가 집으로 모였다. 크리스마스 이브, 정확히 오후 1시가 되자 현관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났다. 전구를 가느라 여념이 없는 남편을 두고, 나와 아이들은 문 쪽으로 서둘러 갔다. 아이들은 내가 문을 여는 모습을 숨죽여 바라보았다. 문밖에는 여태 본 중에 가장 잘생기고 완벽한 흰색 래브라도 강아지가 브리더의 품에 안겨 있었다. 아들 녀석은 눈물을 보이기까지 했다. "저희한테 주시는 거예요? 정말 저희한테 새 강아지를 주시는 거예요?" 아들이 눈을 반짝이며 말했다. 기쁨으로 가슴이 벅차올랐다. 크리스마스트리를 배경으로 아이들은 앙증맞은 강아지를 보며 '꺄악' 비명을 지르고 아양을 떨었다. 그 모습이 마치 행복한 그림 속 한 장면 같았다. 내 평생 최고의 12월 25일이 될 것만 같았다. 그때 남편이 모습을 드러냈다. 남편은 그 자리에 우뚝 멈춰 서서 강아지를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이윽고 그의 눈에 그렁그렁 눈물이 고였다. 그는 뒤돌아 가버렸다. 가슴이 덜컥 내려앉았다. '진심인가? 정말 이 녀석을 보지도 않겠다는 걸까?' 당시 열다섯 살이던 오스틴이 재빨리 나섰다. "엄마, 제가 돌볼게요. 제가 책임지면 되잖아요." 한 시간 뒤, 오스틴은 강아지를 뒷마당으로 데려가 녀석이 있는 쪽으로 새로 산 트리 장식용 방울을 던지며 놀고 있었다. 남편이 뒷마당 발코니에 서서 그 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었다. 깜짝 선물에 대해 남편과 아직 얘기를 나누지 못한 상태였다. 하지만 한 시간 뒤, 오스틴을 도와주고 있는 그의 모습이 보였다. 개 조련사인 자신의 삼촌 옆에서 남편은 강아지를 기르는 데 필요한 모든 노하우를 조금씩 습득한 터였다. 크리스마스 이브가 저물어 갈 무렵, 남편은 강아지가 보인 진전에 대해 크게 들떠하지는 않았지만, 계속해서 개 훈련에 관한 지식을 전수해 주고 있었다. 나는 바깥에 나와 그 모습을 지켜보았다. 그날 밤늦게 우리는 아이들에게 줄 선물을 트리 아래 두었다. 그때 남편이 나를 끌어안았다. "여보, 그 말은 진심이었소. 다른 개는 원하지 않아요. 레기가 내 마지막 개가 될 거요." 남편은 화가 난 것이 아니라 단지 당혹스러웠던 것이다. 그는 잠시 자신이 한 말을 곱씹어 보는 듯했다. "아니, 내 마지막 개였소." 그렇게 말하며 한숨을 내쉬었다. "여보, 그런데 전에는 이렇게 말했잖아요…. 우리 다른 개를 키워 보는 게 어떻겠소." 남편의 눈을 살피며 내가 말했다. 남편이 미소를 지어 보였다. "여보, 그냥 해본 소리예요. 별 뜻 없이. 좋아하는 모습을 못 보여 미안하오. 단지 레기가 아닌 개를 레기만큼 사랑할 자신이 없어서 그랬을 뿐이오." 이해할 수 있었다. "시간이 필요할 거예요. 하나님께서는 계속해서 사랑할 수 있는 커다란 마음을 우리에게 주셨어요. 전 그렇게 믿어요." 아이들은 강아지의 이름을 토비로 지었다. 토비는 첫날밤을 우리 침실에서 잤다. 크리스마스 이른 아침, 남편이 용변을 보게 하려고 토비를 뒷마당으로 데려갔을 때 대참사가 일어났다. 토비가 발을 헛디뎌 얼음장같이 차가운 수영장 물속으로 그대로 빠져 버린 것이다. 남편은 그 즉시 물속으로 뛰어들었다. 그는 잠시 후 토비를 가슴에 고이 안고 침실로 들어왔다. 그의 눈에 서린 염려와 걱정은 곧 사랑이었다. "온기가 필요해요." 남편이 말했다. 그는 우리 꼬맹이 래브라도와 함께 침대로 올라가 그를 꼭 껴안았다. 그러고는 걱정이 한가득 담긴 눈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여보, 이불 좀 덮어줘요. 부탁할게요." 한 시간 뒤 아이들이 모두 일어났을 때 두 가지 일이 일어났다. 하나는 토비가 온기를 되찾아 기분이 좋아졌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그런 토비가 크리스마스 트리 아래 웅크리고 앉아 있었던 것이다. 그렇게 남편의 마음속에 새로운 사랑이 샘솟았다. 토비와 함께한 첫 크리스마스 이후, 계절이 바뀌고 해가 지나면서 녀석은 우리 마음속에 영원한 집을 지었다. 녀석은 항상 기분이 좋았고 활기에 넘쳤으며 낙천적이었다. 매일 아침, 토비는 입에 장난감을 물고 와서 자는 우리를 깨운다. 매일 5㎞씩 걷는 산책길에 따라 나설 때면 토비는 마치 처음 나온 것처럼 군다. 하루도 빠짐없이 말이다. 아이들은 이제 나이가 들었다. 그들은 왔다가 떠난다. 하지만 22세인 막내 오스틴은 아직도 바닥에 누워 토비랑 놀기도 하고 함께 낮잠도 잔다. 나에게 토비는 친구다. 나는 의자에서 일어나지 못하도록 토비가 발밑에 버티고 앉아 있어야 소설을 쓸 수 있다. 하지만 의심의 여지없이 토비는 남편의 것이다. 우리가 집을 비울 때면 토비는 집 앞 현관에 앉아 계단 끝에 발을 올려놓고 우리가 돌아오는지 살피며 기다린다. 녀석이 기다리는 사람은 남편이다. 늘 그렇다. 토비는 남편 자신도 원하는 줄 몰랐던 크리스마스 선물이었다. 가끔은 그런 것들이 최고의 선물이 되기도 한다. 2000년 전, 최초의 크리스마스를 기억하는가. 우리는 구유에 담긴 그 갓난아기가 우리에게 필요한 존재인지 깨닫지 못했다. 하지만 그는 필요한 존재였고, 지금도 그렇다. 가끔은 우리가 깨닫지 못한 것들이 최고의 선물이 될 수 있다. 이에 대해서는 우리 남편이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가이드포스트(Guideposts)'는 1945년 노먼 빈센트 필 박사에 의해 미국에서 창간된 교양잡지로, 한국판은 1965년 국내 최초 영한대역 잡지로 발간되어 현재까지 오랜 시간 독자들의 꾸준한 사랑을 받아오고 있습니다. 가이드포스트는 실패와 좌절을 딛고 다시 일어선 사람들, 어려움 속에서 꿈을 키워가며 끊임없이 도전하는 사람들의 감동과 희망의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이런 감동의 이야기를 많은 분들의 후원을 통해 군부대, 경찰, 교정시설, 복지시설, 대안학교 등 각계의 소외된 계층에 전달하고 있습니다. 여러분의 후원을 통해 더 많은 이웃에게 희망과 감동의 메시지가 전달될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글·사진=가이드포스트 jsm64@fnnews.com 정순민 기자
2020-12-01 17:25: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