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선거 유세 중 총격을 받아 귀에서 피를 흘리면서도 주먹을 불끈 들어 올린 모습이 담긴 사진이 미 대선 구도를 뒤흔들 만큼 강력한 사진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이 사진은 미국 AP통신 소속인 에반 부치(Evan Vucci) 기자가 트럼프 전 대통령 피습 직후인 지난 13일(현지시간) 오후 촬영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피를 흘리며 주먹을 움켜쥐는 뒷배경으로 파란 하늘 아래 성조기가 펄럭여 "트럼프의 모습이 마치 영웅처럼 보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부치 기자는 "평소처럼 평범한 유세였는데 왼쪽 어깨너머로 여러 발의 총성이 들렸다. 그 순간부터 나는 단상으로 달려갔고 트럼프 전 대통령 위를 감싼 경호 요원들을 찍기 시작했다"며 당시 상황을 전했다. 이어 "총성이 들리는 순간, 이것이 미국 역사에 남을 순간임을 직감했다"며 "이런 일을 기록하는 것이 바로 우리 기자들의 임무"라고 부연했다. 에반 부치는 2003년부터 20년 넘게 AP에서 일한 베테랑 기자다. 지난 2020년 경찰의 과잉진압으로 흑인 조지 플로이드 사망 이후 미국 전역으로 번진 흑인 인권 시위 현장을 취재한 사진으로 이듬해 퓰리처상을 받았다. 부치가 자신의 SNS에 올린 이 사진들은 폭발적 반응과 함께 엑스 등 각종 SNS를 통해 빠르게 퍼졌다.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에 따르면 정치 컨설팅 업체 유라시아그룹의 이안 브레머 회장은 "트럼프가 주먹을 쥔 사진은 내일 모든 신문 1면에 실릴 것"이라고 평했다. 또 싱크탱크 퀸시연구소의 트리타 파르시 행정부회장은 "이 사진은 2024년 미 대선을 규정하는 이미지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공화당 인사들은 잇따라 이 사진을 자신의 SNS에 올리며 지지층 결집에 나서고 있다. 리치 매코믹 하원의원은 이 사진을 게시하며 "우리 후보를 암살하려는 이 비겁한 시도가 트럼프 지지층을 더욱 결집시킬 것"이라고 썼다. 마코 루비오 상원의원은 "신이 트럼프를 구했다"고 했고, 맷 게이츠 하원의원은 "우리는 악을 극복하고 격퇴할 것이다. 절대 항복하지 말라"고 했다. 더그 버검 노스다코타 주지사도 이 사진을 올리며 "우리 모두 트럼프 대통령이 그의 적들보다 강하다는 것을 알고 있으며, 오늘 그는 이를 보여줬다"고 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장남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도 아버지가 주먹을 든 사진과 함께 "그는 미국을 구하기 위한 싸움을 절대 중단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일각에선 이 사진이 올해 미국 대선에 미칠 영향도 적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폴리티코는 이번 피격 사건으로 공화당 내에선 '트럼프가 이미 선거에서 이겼다'는 기류가 형성되고 있다고 전했다. 데릭 반 오든 하원의원은 "트럼프는 이번 공격에서 살아남았다. 그는 방금 선거에서 승리했다"고 말했다. 안소니 데스포지토 하원의원은 "이번 총격 사건은 의심의 여지 없이 사람들을 투표장으로 불러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4-07-15 08:12: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