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그룹은 29일 이미경 부회장(사진)이 미국 엘리스 아일랜드 명예협회에서 수여하는 '엘리스 아일랜드 명예훈장' 수상자로 선정됐다고 밝혔다. 지난 28일 CJ ENM이 창립 30주년을 맞은 가운데 이 부회장이 전 세계 엔터테인먼트 시장의 창조적 여정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더욱 뜻깊게 됐다. 1986년 제정된 '엘리스 아일랜드 명예훈장'은 다양한 배경의 각계 지도자들이 미국 사회에 기여한 공로를 기리는 상이다. 미 연방의회가 공식 인정해 의사록에 수상자를 기록한다. 앞서 로널드 레이건, 조 바이든 등 미국 역대 대통령 8인을 비롯해 헨리 키신저, 프랭크 시나트라 등 저명 인사들이 수상했다. 이 부회장은 올해 아카데미 수상 배우 에이드리언 브로디, 노벨상 수상자 제임스 앨리슨, 화이자 앨버트 불라 회장 등과 함께 이름을 올렸다. 엘리스 아일랜드 명예협회는 "이 부회장은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지형을 재편했으며, 인간의 보편적 서사를 만들어내고 신진 창작자들의 목소리를 세계 무대에 올리는 데 큰 역할을 해왔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이 부회장은 지난 30년간 한국 문화산업의 세계화를 이끌었다. 또 동서양 가교 역할을 통해 영화·드라마·음악 등 다양한 콘텐츠의 국제적 인지도를 크게 높였다. 이러한 활동을 인정받아 △2022년 국제 에미상 공로상 △아카데미 영화 박물관 필러상 △2023년 금관문화훈장 △ 2024년 세계시민상 등 다수의 상을 수상했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2025-04-29 18:17:47[파이낸셜뉴스] 인공지능(AI) 기술에 보수적 입장을 견지해온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 주최 측이 AI를 수용하는 쪽으로 입장을 선회했다. 영화계에서 세계적인 권위를 인정받는 미국 아카데미(오스카상) 시상식 주최 측이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한 작품도 후보 선정에서 배제하지 않겠다는 원칙을 명확히 했다. 아카데미 시상식을 주최하는 미 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AMPAS) 이사회는 21일(현지시간) AI 기술을 활용한 작품도 후보 선정에서 배제하지 않겠다는 내용을 포함해 내년 시상식 운영 규정을 발표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이사회의 새 규정에는 "영화 제작에 사용된 생성형 AI, 다른 디지털 도구들과 관련해 그 도구들은 (수상) 후보로 지명되는 기회를 돕지도, 방해하지도 않는다"는 내용이 들어갔다. 다만 이 내용엔 "아카데미와 각 분과는 수상작을 선정할 때 인간이 창의적 저작의 중심에 있는 범위를 고려해 그 성취도를 판단할 것"이라는 단서를 붙였다. 이 같은 결정에 NYT는 AI가 영화 제작에 이미 들어와 있다는 사실을 인정한 것만으로도 아카데미에 큰 변화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미 할리우드 현장에서 AI를 활용하는 사례는 늘고 있다. 지난 2월 오스카 시상식을 앞두고 10개 부문 후보에 오른 영화 '브루탈리스트'가 대표적이다. 당시 배우들의 헝가리 억양을 강조하기 위해 AI 기술을 썼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후보로 오른 데 형평성 논란이 일기도 했지만, 주연배우 에이드리언 브로디가 남우주연상을 받는 등 이 영화가 3관왕을 차지했다. 다른 아카데미 후보작인 '에밀리아 페레즈'와 '듄: 파트2'도 AI 기술을 일부 사용했지만, 각각 여우조연상·주제가상과 음향상·시각효과상을 받았다. 다만 NYT는 AI를 둘러싸고 영화계에서 논쟁은 계속될 것으로 전망하며 데미 무어의 사례를 제시했다. 영화 '더 서브스턴스(The Substance)'로 오스카 시상식 후보에 오른 데미 무어는 AI앱을 사용해 자신의 반려견을 사람으로 바꾼 사진을 올라인에 올렸다가 비판이 쏟아지자 해당 사진을 삭제한 뒤 "이 사진을 공유하는 게 우리 세계의 예술가와 창작자들에게 무례한 일이 될 줄 몰랐다"는 사과의 글을 적었다. y27k@fnnews.com 서윤경 기자
2025-04-22 15:15:59[파이낸셜뉴스] 2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제97회 아카데미(오스카상) 시상식에서 할리우드 스타 핼리 베리의 '보복 키스'가 화제가 됐다. 이날 영국 일간 가디언 등 외신에 따르면 베리는 영화 '브루탈리스트'로 남우주연상 후보에 올라 있던 배우 에이드리언 브로디를 향해 두 팔을 뻗으며 반가운 듯 다가갔다. 가볍게 포옹을 나눈 베리는 곁에 서 있는 브로디의 여자친구 조지나 채프먼을 향해 몇 마디를 건넸다. 이어 브로디를 향해 고개를 내밀어 몇 초간 기습 키스를 했다. 채프먼은 옆에서 그 장면을 바라보며 웃으며 손뼉을 쳤고, 키스를 마친 베리는 다시 브로디를 깊게 껴안았다. 이 키스는 2003년 오스카상 시상식에서 브로디가 베리에게 한 행동을 그대로 되갚아준 것이다. 당시 영화 '피아니스트'로 생애 첫 오스카 남우주연상을 받은 브로디는 상을 받으러 무대로 올라간 뒤 감격에 겨워 시상자였던 베리를 끌어안고는 강제로 키스했다. 브로디의 이 행동은 몇 년 전 할리우드에서 '미투'(Me too) 운동이 일어나면서 다시금 논란이 되기도 했다. 베리는 2017년 한 인터뷰에서 "나도 한 해 전에 그 자리에 서 봐서 수상자가 어떤 기분인지 알기 때문에 그냥 가만히 있었지만, 속으로는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거지'라고 생각했다"고 당시 심경을 털어놓았다. 이에 브로디는 "내가 했던 어떤 행동도 누군가를 불쾌하게 만들려는 의도는 없었다"고 해명했다. 두 사람이 해당 사건 이후 22년 만에 아카데미 레드카펫에서 조우하게 되면서 아카데미 공식 인스타그램도 "22년 만의 재회"라는 문구를 영상과 함께 게재했다. 베리는 이날 연예매체 '버라이어티'와의 인터뷰에서 “그날 밤은 그에게도, 저에게도 정말 엄청난 밤이었다”라며 "오늘은 그에게 되갚아줘야 했다"고 말했다. 한편 누리꾼들은 "통쾌하다", "성추행을 성추행으로 되갚은 것이냐"는 등의 반응을 보였다. 이날 밤 브로디는 22년 만에 생애 두 번째 남우주연상을 받았다. 그는 헝가리계 유대인 건축가이자 홀로코스트 생존자인 라슬로 토트 역을 맡아 호평을 받았다. 베리는 2002년 영화 ‘몬스터 볼’로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받은 최초이자 유일한 흑인 여배우로, 이번 시상식에서는 시상자로 참석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5-03-04 05:30:44아카데미 시상식 최고의 영예인 작품상은 숀 베이커 감독의 '아노라'에 돌아갔다. 지난해 칸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작이기도 한 '아노라'를 연출한 베이커 감독은 감독상 트로피마저 거머쥐면서 이번 시상식의 주인공이 됐다. 2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돌비극장에서 열린 제97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숀 베이커의 '아노라'는 이밖에도 각본상(숀 베이커), 편집상(숀 베이커), 여우주연상(마이키 매디슨) 등 3개의 트로피를 더 들어올려 5관왕에 올랐다. 총 6개 부문에 노미네이트됐던 이 작품은 남우조연상(유라 보리소프) 한 부문을 제외하고 모두 수상으로 이어지는 진기록을 세웠다. 제작비 600만달러(약 87억7000만원)의 저예산 독립영화인 '아노라'는 러시아 갑부와 결혼한 뉴욕의 스트립 댄서가 시부모로부터 동화 같은 결혼 생활을 위협당하기 시작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렸다. 무대에 오른 베이커 감독은 "진정한 독립영화를 인정해준 아카데미에 감사를 표한다"며 "이 영화는 인디 아티스트들의 피와 땀, 눈물로 만들었다. 독립영화는 오래오래 살아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극장에서 영화를 보는 건 세상이 분열되고 있다고 느끼는 요즘 중요한 경험이 된다"며 "극장이 위협받고 있지만 극장 관람이라는 위대한 전통을 계속 이어가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노라'로 여우주연상을 거머쥔 마이키 매디슨도 화제의 중심에 섰다. 애당초 '서브스턴스'의 데미 무어의 수상을 점치는 사람들이 많았지만, 25세의 신인 배우 마이키 매디슨이 여우주연상을 가져가면서 이번 시상식 최대의 이변이 연출됐다. 남우주연상은 '브루탈리스트'의 에이드리언 브로디가 '컴플리트 언노운'의 티모테 샬라메, '어프렌티스'의 서배스천 스탠 등 쟁쟁한 후보들을 제치고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그의 이번 수상은 지난 2003년 '피아니스트'에 이은 생애 두 번째 오스카 남우주연상 수상이다. 남녀조연상은 '리얼 페인'의 키에란 컬킨과 '에밀리아 페레즈'의 조 샐다나가 나눠 가졌다. '에밀리아 페레즈'의 조 샐다나는 지난해 칸영화제 여우주연상과 올해 골든글로브 여우조연상에 이어 오스카까지 거머쥐는 영광을 누렸다. jsm64@fnnews.com 정순민 기자
2025-03-03 15:28:32추석연휴를 맞아 극장가가 다시 분주해지고 있다. 민족 최대의 명절 한가위를 끼고 있는 추석연휴는 여름시즌과 함께 극장가 최대성수기. 평소 영화 한 편 보지않던 사람들도 추석연휴엔 ‘극장나들이’를 한번쯤 생각하게 마련이다. 추석 특수를 노리고 간판을 내건 국내외 작품을 소개한다. ◇한국영화=올 추석 극장가는 이범수가 주연을 맡은 ‘수퍼스타 감사용’과 차승원·장서희 주연의 ‘귀신이 산다’, 최민식이 시골 음악선생님으로 분한 ‘꽃피는 봄이 오면’ 등 3파전으로 압축된다. ‘수퍼스타 감사용’은 프로야구 원년 삼미 슈퍼스타즈의 패전처리 전문투수 감사용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한 작품. ‘루저들을 위한 찬가’라고 해도 손색이 없는 이 작품은 실존인물의 드라마틱한 삶이 제공하는 눈물어린 에피소드를 영화 곳곳에 배치, 감동을 배가시킨다. 영화의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는 두산 베어스와의 야구 경기도 실전을 방불케 해 손에 땀을 쥐게 한다. ‘신라의 달밤’ ‘광복절 특사’ 같은 영화로 ‘대박신화’를 이어온 김상진 감독의 신작 ‘귀신이 산다’는 마음껏 웃기를 원하는 관객들에게 안성맞춤한 영화. 집 장만이 소원인 노총각이 하필이면 귀신이 사는 집에 살게 된다는 설정을 통해 왁자지껄한 볼거리와 가슴 뭉클한 멜로드라마를 선보인다. 귀신과 싸우고, 뛰고, 울부짖는 차승원의 오버연기가 압권이다. 강원도 오지 중학교에 임시교사로 부임한 트럼펫 연주자의 이야기를 그린 ‘꽃피는 봄이 오면’은 우리시대 최고의 배우 최민식이 들려주는 ‘희망의 찬가’. 슬픔도, 미움도, 사랑도 그리고 다시 찾아온 희망도 과장하지 않은 채 담담하게 그려내고 있다는 점이 이 영화의 최대 장점이다. 전반적으로 주인공 현우의 캐릭터가 입체적으로 그려져 있고 최민식의 호연도 영화에 힘을 실어준다. ◇해외영화=추석연휴를 노리고 개봉한 외국영화 중 가장 눈길을 끄는 작품은 액션스타 성룡을 전면에 내세운 ‘80일간의 세계일주’다. 영국신사 필리어스 포그의 시점으로 그려진 쥘 베른의 원작소설을 시종 역의 성룡에 맞춰 완전 각색했다. 중국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모으고 있는 장이모 감독의 무협영화 ‘연인’도 풍부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전작 ‘영웅’에서 엿보였던 허장성세가 여전하지만 유덕화, 금성무, 장쯔이 등 세 배우가 엮어내는 액션과 러브판타지는 관객의 시선을 잡아끈다. 흑인 섹시스타 할 베리가 힘과 관능의 여전사로 등장하는 ‘캣우먼’도 추석 관객을 유혹한다. 평범한 여성이 의문의 살해를 당한 후 고양이들의 보은으로 부활, 선과 악의 경계를 넘나들며 맹활약한다는 게 영화의 주요내용. 90년대 팜므파탈의 대명사로 통하는 샤론 스톤과 할 베리의 일전이 최대 볼거리다. ‘식스센스’로 일약 스타덤에 오른 인도 출신 감독 나이트 샤말란의 신작 ‘빌리지’도 추석 흥행전에 뛰어든다. 윌리엄 허트·시고니 위버·에이드리언 브로디 등 초호화 캐스팅이 영화의 무게감을 더하지만 도식적인 결말이 공포영화로서의 재미를 반감시킨다는 평가도 없지 않다. / jsm64@fnnews.com 정순민기자
2004-09-23 11:56:21지난해 극장 시네큐브에서 개봉된 켄 로치 감독의 ‘빵과 장미’가 16일 다시 한번 관객들을 찾는다. 이 영화에서 눈에 띄는 배우가 있다면 영화 ‘피아니스트’로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에이드리언 브로디. 그는 ‘빵과 장미’에서 익살스러운 노조운동의 리더로 출연한다. ‘빵과 장미’는 미국의 높은 빌딩에서 일하는 ‘미화원’들이 권익을 찾기위해 투쟁하는 내용을 그리고 있다. 다소 딱딱한 주제를 쉽게 풀어내기 위해 감독은 밝은 성격의 인물들을 등장시켰다. 맥시코 출신인 마야(파일러 파딜라)는 언니 로사(엘피디아 카릴로)가 있는 L.A로 건너온다. 국경을 넘으면서부터 그녀는 자신을 겁탈하려는 남자들을 재치있게 따돌린다. 언니의 도움으로 건물 청소 용역회사인 엔젤 클리닝사에 취직한 마야는 출근 첫날부터 엘리베이터 버튼을 층마다 누르며 직원들을 골탕먹이는 말괄량이 아가씨다. 열심히 청소를 하던 마야는 경비원에 쫓기는 샘(에이드리언 브로디)을 발견하게 된다. 마야는 그를 커다란 청소함에 숨겨 무사히 그곳을 탈출하도록 도와준다. 샘은 미화원의 권리를 찾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알려준다. 하지만 샘이 말하는 권익찾기는 당장 ‘짤리면’ 먹고살기 힘든 그들에겐 너무 먼 이야기다. 어려운 형편의 테레사가 해고된 후 미화원들은 점점 동요하기 시작한다. 결국 마야와 샘 일당은 자신들의 부당함을 알리기 위해 자신이 일하는 건물의 연예인 변호사 사무실에서 열리는 파티에 참석해 청소퍼포먼스 벌인다. 유쾌함이 가득하던 영화는 마야와 동료를 배신한 사람이 언니 로사임이 밝혀지는 과정에서 다소 어두워진다. 언니에 대한 배신감으로 가득찬 마야에게 로사는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아버지가 집을 나가서 돈을 벌어야 했던 로사는 창녀로 청춘을 보낸 것이다. 마야의 일자리도 몸을 팔아 얻었다는 로사 앞에서 마야는 오열한다. 이 영화는 해피앤딩으로 마무리되지만 유쾌하지만 결코 크게 웃을 수 없는 씁쓸함이 담겨있다. / pompom@fnnews.com 정명진기자
2003-05-08 09:29: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