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대기업그룹이 정부의 지배구조 개편 압박에 잇따라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며 남은 금융계열사 정리에 관심이 쏠린다. 현행 공정거래법은 일반 지주회사의 금융사 주식 보유를 금지하고, 지주사 전환 2년 안에 이를 처분토록 하고 있다. ■롯데, 카드.손해보험.캐피탈 지분 정리해야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롯데지주를 출범시킨 롯데그룹은 롯데손해보험, 롯데캐피탈, 롯데카드 등 금융계열사 지분을 해소해야 하는 숙제가 남았다.롯데그룹은 지난해 말 롯데지주 계열사들이 보유한 롯데캐피탈, 롯데손해보험 지분을 각각 호텔롯데, 부산호텔롯데 등 지주사 체제 밖에 있는 계열사에 넘겼다. 호텔롯데는 캐피탈과 손해보험 지분을 각각 39.37%, 23.68%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부산호텔롯데는 손해보험 지분 21.69%를 보유한 2대주주다. 호텔롯데와 부산롯데호텔의 최대주주가 일본 롯데홀딩스인 만큼 금산분리 등 지주사 행위제한 요건을 비껴간 것이다.중장기적으로 호텔롯데 등 호텔 계열사를 지주사 체제로 편입할 경우 추가적인 지배구조 재편이 필요하다. 그 전까지는 그룹의 품안에 금융계열사들을 둘 수 있다. 다만, 근본적인 대안이 되지는 못한다. 호텔롯데의 추가 지분 확보가 필요한 것도 문제점으로 꼽힌다. 또다른 방법은 롯데지주가 직접 보유한 롯데카드(93.78%), 롯데카드(25.46%) 등 금융계열사의 지분을 일본 롯데홀딩스의 자회사인 롯데물산에 넘기고, 롯데물산이 보유한 롯데케미칼, 롯데건설 등 화학.건설 계열사를 지주사로 편입시키는 시나리오도 거론된다.신동빈 회장이 지난달 29일 일본 롯데홀딩스 주주총회에서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과의 표대결에서 승리한 만큼 한국과 일본 롯데의 협의만 있다면 지분교환은 순조롭게 이뤄질 수도 있다는 평가다.■효성, 효성캐피탈 지분 처리 고심 지난 6월 1일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한 효성그룹도 2년 내에 효성캐피탈 지분을 정리해야 한다. 효성캐피탈은 효성이 지분 97.15%를 보유하고 있다. 효성캐피탈 지분은 오너일가가 직접 지분을 취득하거나 제3자에게 지분을 넘기는 방법 등이 거론된다. 그러나 금융계열사 지분을 오너일가가 떠안기에는 실익보다 위험요소가 크다는 지적이다. 효성캐피탈의 보유자산으로 인해 실제가치보다 높게 평가될 수 있고, 캐피탈사의 특성상 대출채권 부실이 발생할 위험성도 있기 때문이다.제3자 매각도 쉽지 않다. 효성캐피탈의 신용등급은 A-(안정적) 수준으로 본원적 이익창출력이 업계 평균 대비 낮은 수준이다. 업계 관계자는 "앞으로 2년 동안 효성캐피탈의 지분 처리 방법에 그룹의 고민이 깊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 밖에 HDC그룹(현대선물), BGF그룹(비지에프보험서비스) 등 최근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한 기업들도 보유 중인 금융계열사 지분을 해소해야 한다. mjk@fnnews.com 김미정 기자
2018-07-03 17:21: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