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통화 질서는 비대칭적 경제력과 정치적 이해관계가 끊임없이 충돌하는 역사의 무대다. 전후 통화 질서는 군사력과 지정학적 역학 관계 속에서 형성됐고, 그 결과 단일 국가 통화에 의존하는 기축통화 체제는 본질적 한계를 내포할 수밖에 없었다. 이 문제를 처음으로 체계적으로 지적한 인물은 벨기에 경제학자 로버트 트리핀이다. 1960년 미국 의회 연설에서 그는 "세계 경제에 충분한 유동성을 공급하려면 미국은 경상수지 적자를 지속해야 하고, 그러나 적자가 누적되면 달러에 대한 신뢰는 무너질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기축통화국은 유동성 공급과 통화 신뢰라는 양립할 수 없는 목표 사이에 놓인다. 트리핀의 경고는 현실이 됐다. 브레튼우즈 체제는 달러를 금에 연동하고 각국 통화를 달러에 고정하는 이중 고정환율 시스템을 기반으로 했지만, 세계 무역이 팽창하면서 달러 공급은 미국의 경상수지 적자에 의존하게 됐다. 이 구조적 모순은 무역 불균형 조정을 어렵게 만들었고, 누적된 적자는 달러 신뢰를 약화시켰다. 결국 1968년 '골드 풀(Gold Pool)' 붕괴, 1971년 '닉슨 쇼크(금태환 중단)'를 거치며 브레튼우즈 체제는 막을 내리고 세계는 변동환율 체제로 넘어갔다. 그러나 위기는 여전했다. 레이건 정부의 재정지출 확대와 감세 정책은 대규모 국채 발행을 유발하며 금융시장의 과열과 취약성을 키웠다. 동시에 연준 의장 폴 볼커의 초고금리 정책은 강달러를 초래해 경상수지 적자를 더욱 악화시켰다. 결국 1985년 '플라자 합의'로 달러 가치를 절하했지만, 근본적 구조 불균형은 여전히 해소되지 못했다. 이후 글로벌 자본 이동이 본격화되면서 미국의 국채와 금융자산은 글로벌 유동성의 핵심 축으로 자리 잡았다. 외환보유 다변화와 글로벌 금융기관의 달러 자산 수요가 결합되며, 세계 경제는 미국 국채 금리에 구조적으로 종속됐다. 이 결과 미국의 통화정책은 글로벌 금융 불안정성의 주요 촉매가 됐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2020년 팬데믹 대응 과정에서 공급된 막대한 유동성은 실물 경제보다 자산시장으로 쏠리면서 자산 가격 급등과 레버리지 확대를 촉발했고, 글로벌 부채 누적과 금융 불안정성을 심화시켰다. 오늘날 '현대적 트리핀 딜레마'는 기축통화국이 글로벌 유동성 공급을 유지하기 위해 부채와 금융자산을 지속적으로 확장해야 하는 구조적 압력과 그 과정에서 통화 신뢰 약화와 시스템 리스크 심화라는 딜레마적 긴장이 병존하는 상황을 의미한다. 균열이 깊어지는 세계는 이제 달러의 중력에서 벗어나려는 무거운 걸음을 내딛고 있다. 무역 결제 통화 다변화, 블록체인 기반 CBDC와 디지털 자산 실험은 이를 모색하는 초기 시도다. 미래 글로벌 금융 시스템의 운명은 단순한 통화 패권 이동에 달려 있지 않다. 이제 세계는 국가의 경계를 넘어 '코즈모폴리탄 통화 질서-초국가적 유동성 관리와 탈중앙형 통화 거버넌스'를 향한 긴 여정을 시작하고 있다. 이는 각국 통화 주권을 넘어서는 인류 공동의 신뢰를 향한 첫 도전이다. 김종승 엑스크립톤 대표 블록체인법학회 부회장 ■다음 회차에서는 이 제약된 질서를 넘어 등장한 ‘탈국가적 통화 실험 — 비트코인의 의미와 한계, 그리고 그것이 제기하는 새로운 가능성’에 대해 본격적으로 탐색해보고자 한다.
2025-04-29 18:13:00[파이낸셜뉴스] 글로벌 통화 질서는 비대칭적 경제력과 정치적 이해관계가 끊임없이 충돌하는 역사의 무대다. 전후 통화 질서는 군사력과 지정학적 역학 관계 속에서 형성됐고, 그 결과 단일 국가 통화에 의존하는 기축통화 체제는 본질적 한계를 내포할 수밖에 없었다. 이 문제를 처음으로 체계적으로 지적한 인물은 벨기에 경제학자 로버트 트리핀이다. 1960년 미국 의회 연설에서 그는 “세계 경제에 충분한 유동성을 공급하려면 미국은 경상수지 적자를 지속해야 하고, 그러나 적자가 누적되면 달러에 대한 신뢰는 무너질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기축통화국은 유동성 공급과 통화 신뢰라는 양립할 수 없는 목표 사이에 놓인다. 트리핀의 경고는 현실이 됐다. 브레튼우즈 체제는 달러를 금에 연동하고 각국 통화를 달러에 고정하는 이중 고정환율 시스템을 기반으로 했지만, 세계 무역이 팽창하면서 달러 공급은 미국의 경상수지 적자에 의존하게 됐다. 이 구조적 모순은 무역 불균형 조정을 어렵게 만들었고, 누적된 적자는 달러 신뢰를 약화시켰다. 결국 1968년 ‘골드 풀(Gold Pool)’ 붕괴, 1971년 ’닉슨 쇼크(금태환 중단)’를 거치며 브레튼우즈 체제는 막을 내리고 세계는 변동환율 체제로 넘어갔다. 그러나 위기는 여전했다. 레이건 정부의 재정지출 확대와 감세 정책은 대규모 국채 발행을 유발하며 금융시장의 과열과 취약성을 키웠다. 동시에 연준 의장 폴 볼커의 초고금리 정책은 강달러를 초래해 경상수지 적자를 더욱 악화시켰다. 결국 1985년 ‘플라자 합의’로 달러 가치를 절하했지만, 근본적 구조 불균형은 여전히 해소되지 못했다. 이후 글로벌 자본 이동이 본격화되면서 미국의 국채와 금융자산은 글로벌 유동성의 핵심 축으로 자리 잡았다. 외환보유 다변화와 글로벌 금융기관의 달러 자산 수요가 결합되며, 세계 경제는 미국 국채 금리에 구조적으로 종속됐다. 이 결과 미국의 통화정책은 글로벌 금융 불안정성의 주요 촉매가 됐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2020년 팬데믹 대응 과정에서 공급된 막대한 유동성은 실물 경제보다 자산시장으로 쏠리면서 자산 가격 급등과 레버리지 확대를 촉발했고, 글로벌 부채 누적과 금융 불안정성을 심화시켰다. 오늘날 ‘현대적 트리핀 딜레마’는 기축통화국이 글로벌 유동성 공급을 유지하기 위해 부채와 금융자산을 지속적으로 확장해야 하는 구조적 압력과 그 과정에서 통화 신뢰 약화와 시스템 리스크 심화라는 딜레마적 긴장이 병존하는 상황을 의미한다. 균열이 깊어지는 세계는 이제 달러의 중력에서 벗어나려는 무거운 걸음을 내딛고 있다. 무역 결제 통화 다변화, 블록체인 기반 CBDC와 디지털 자산 실험은 이를 모색하는 초기 시도다. 미래 글로벌 금융 시스템의 운명은 단순한 통화 패권 이동에 달려 있지 않다. 이제 세계는 국가의 경계를 넘어 ‘코즈모폴리탄 통화 질서 — 초국가적 유동성 관리와 탈중앙형 통화 거버넌스’를 향한 긴 여정을 시작하고 있다. 이는 각국 통화 주권을 넘어서는 인류 공동의 신뢰를 향한 첫 도전이다. 김종승 엑스크립톤 대표(블록체인법학회 부회장) ■다음 회차에서는 이 제약된 질서를 넘어 등장한 ‘탈국가적 통화 실험 — 비트코인의 의미와 한계, 그리고 그것이 제기하는 새로운 가능성’에 대해 본격적으로 탐색해보고자 한다.
2025-04-29 10:10:57[파이낸셜뉴스] 여자친구를 잔인하게 살해한 '수능 만점' 명문대 의대생 최모(25)씨가 동성애자라는 의혹이 제기됐다. 지난 24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 싶다'(이하 그알)에 따르면 최씨는 동성애자라는 사실을 숨기고 여성과 혼인신고를 하고 피해자의 재산을 이용해 병원을 개원하려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최씨는 지난해 5월 연인 관계였던 여성 A씨를 서울 강남역 인근 건물 옥상으로 데려가 흉기로 잔인하게 살해했다. 범행 당시 최씨는 명문대 의대에 재학 중이었으며, 201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만점을 받은 인물로 알려져 충격을 줬다. 방송에 따르면 최씨는 중학교 동창인 A씨에게 먼저 연락을 취해 접근했고, 지난해 2월부터 교제를 시작했다. 그리고 단 53일 만에 A씨 부모 몰래 혼인신고를 강행했다. 이를 알게 된 A씨의 부모가 혼인무효 소송을 진행하고 A씨가 이별을 통보하자 격분해 범행을 저질렀다. A씨 유족과 지인들은 "최씨가 처음부터 A씨 집안의 재산을 이용해 서울에서 피부과를 개원하려는 목적으로 접근했다"고 주장했다. 그알 제작진은 최씨가 동성애 커뮤니티에서 즉석 만남을 가져왔다는 점을 밝혀냈다. 최씨가 A씨와 교제하던 시기에도 특정 찜질방과 목욕탕에서 동성 간 즉석 만남을 가진 기록도 확인됐다. 제작진은 역할극을 하며 가학적 성관계를 즐길 남성 파트너를 구하는 최씨 SNS 글을 다수 확인했다. 성소수자 커뮤니티 지인은 "최씨는 여자를 좋아하는 친구는 아니다"라고 증언했으며, 최씨와 관계를 맺은 남성은 방송을 통해 "가학적 성행위를 원하는 글을 지속적으로 올렸고, 나와 만났을 때도 같은 요구를 했다"고 밝혔다. 최씨와 관계를 가졌다는 한 남성은 "최씨를 'SM성향을 가진 성 소수자 커뮤니티를 통해서 만나 관계도 여러번 가졌다"고 밝히기도 했다. 실제 최씨는 2023년경 X(엑스)를 통해 "영상에 나온 강도와 분위기 그대로 플레이 원하고, 장소 도구 및 복장 제공이 가능합니다"라는 글을 남긴 바 있다. 한편 최씨는 구치소에서 제작진에 보낸 편지를 통해 "저는 양성애적 성적 지향을 지닌 사람으로, 피해자와 연인이 되는 데 문제가 없었다"며 "제 성향과 정체성, 과거 경험에 대해 피해자에게 솔직하게 말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최씨가 철저히 계산적인 관계를 맺었으며, 피해자를 자신의 성공을 위한 도구로 이용하려 했다고 분석했다. 최씨는 또한 두 차례 정자 기증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전문가들은 최씨의 강한 자기애와 유전자 집착이 범행 동기로 작용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5-03-16 22:37:02[파이낸셜뉴스] SNS에 대리 수강신청 글이 올라와 눈길을 끌었다. 26일 뉴스1에 따르면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엑스(X·옛 트위터)에서는 수고비를 받고 대리로 대학 강의 수강신청을 해주겠다는 게시글이 올라왔다. 대리 수강신청은 강의당 5000원에서 1만원 선의 수고비를 받는 방식으로 운영, 대학생들은 적게는 1만원, 많게는 8만원씩 투자했다. 업자들은 모 대학 수강신청에 성공했다는 게시글을 올리며 경쟁적으로 고객을 유치했다. 여기에는 대학생들이 대리 수강신청에 만족하는 후기를 남기기도 했다. 올해 1학기 수강 신청을 대리 업자에게 맡긴 A씨(21·여)는 "이번에 강의 6개를 맡겼는데 전부 성공해서 대리 수강신청 만족도가 높다. 다음 학기도 주머니 사정을 봐서 다시 이용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대리 문화가 성행하는 현상에 대해 자본주의 사회에 능력까지 사고 파는 '서비스 분화'라고 분석했다. gaa1003@fnnews.com 안가을 기자
2025-02-26 08:15:29[파이낸셜뉴스] 경기 동두천의 한 고등학교에서 학생들이 수업 중 태블릿 PC로 불법 촬영물을 시청하는 영상이 SNS에 올라와 논란이 되고 있다. 지난 15일 엑스(X·옛 트위터)에는 경기도 동두천에 있는 한 고등학교 남학생들이 수업 도중 태블릿PC로 불법 촬영물을 봤다는 내용의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는 “인스타그램 릴스에서 믿을 수 없는 내용을 보고 공론화한다”며 “동두천 모 고등학교 남학생들이 수업 도중 불법 야동 사이트에 접속해서 그 모습을 릴스에 게시했다”고 전했다. 작성자는 학생들이 해당 사이트에서 시청한 영상에 대해 "절대 일반적인 야동이 아니다"라며 "여자의 인생을 지옥으로 만드는 불법 성 착취물이 올라오며 N번방 영상도 아직도 돌아다닌다"고 했다. 학생들이 접속한 음란물 사이트는 과거 N번방에서 유포되던 성 착취물 포함 각종 딥페이크 영상 등 불법 촬영물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영상이 커뮤니티 등을 통해 확산되자 학생들은 논란의 영상을 삭제하고 계정을 폐쇄했다. 이후 국민신문고에는 불법 촬영물을 시청한 학생들을 처벌해달라는 민원이 접수됐다. 민원인은 "이 웹사이트를 이용한다는 것을 불법 촬영물을 소비하는 것"이라며 "학교 내에서 버젖이 이런 사이트를 시청하는 행위에 대해 교육청과 학교는 이번 사건을 엄중히 다루고, 불법 촬영물의 심각성을 명확히 교육해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책임 있는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단순히 일부 남학생의 일탈이 아니라 명백히 여학생들의 학습권과 인권을 침해하는 심각한 범죄행위"라면서 "강력한 징계 조치와 법적 대응을 진행해 재발 방지를 위한 본보기를 만들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 "이 사건으로 큰 불안과 불쾌감을 느꼈을 피해 학생들에게 심리 상담과 가해자 분리 조치를 즉시 시행해달라"고 요구했다. 이 학교에는 현재 여학생 25명이 재학 중이다. 누리꾼들은 “저런 사이트가 아직 존재한다는 게 화가 난다”, “저건 범죄 아니냐. 사이트 폐쇄 못 시키나”, “교육청에 민원 넣어야 할 듯” 등의 반응을 보였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4-12-17 22:49:33[파이낸셜뉴스] 고등학생들이 학교에서 태블릿 PC로 불법 촬영물을 보는 영상이 SNS에 올라와 논란이 일었다. 16일 엑스(X·옛 트위터)에는 경기도 동두천에 있는 모 사립고등학교 학생들이 수업 중 태블릿PC로 불법 촬영물을 시청했다는 내용의 글이 올라왔다. 내용에 따르면 학생들은 당시 교실에서 음란물 사이트에 접속해 불법 촬영물을 봤으며, 이를 촬영한 영상을 인스타그램에 공유했다. 특히 학생들이 접속한 음란물 사이트에는 과거 n번방에서 유포되던 성 착취물을 포함해 딥페이크 영상 등 불법 촬영물이 다수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불법 촬영물은 시청만 했더라도 처벌이 가능하다. 성폭력처벌법 제14조에서는 카메라 등 기계 장치를 이용해 촬영대상자의 의사에 반해 촬영된 경우 소지·구입·저장 또는 시청한 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의 벌금에 처하도록 돼 있다. 딥페이크 성착취물이나 아동·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음란물을 시청하더라도 마찬가지다. 지난 8월 올라온 영상은 최근까지 알고리즘을 타고 인스타그램에 확산했다. 하지만 논란이 커지자 학생들은 영상을 지우고 계정을 폐쇄했다. 이후 국민신문고에는 불법 촬영물을 시청한 학생들을 처벌해달라는 취지의 민원이 접수됐다. 민원인은 "이 웹사이트를 이용한다는 것을 불법 촬영물을 소비하는 것"이라며 "학교 내에서 버젓이 이런 사이트를 시청하는 행위에 대해 교육청과 학교는 이번 사건을 다루고, 불법 촬영물의 심각성을 명확히 교육해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책임 있는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그는 "이는 단순히 일부 남학생의 일탈이 아니라 명백히 여학생들의 학습권과 인권을 침해하는 심각한 범죄행위"라며 "강력한 징계 조치와 법적 대응을 진행해 재발 방지를 위한 본보기를 만들어야 한다. 이 사건으로 인해 큰 불안과 불쾌감을 느꼈을 피해 학생들에게 심리 상담과 가해자 분리 조치를 즉시 시행해달라"고 강조했다. 1960년 개교한 이 학교는 올해 남고에서 공학으로 전환돼 여학생 25명이 재학 중이다. 이에 대해 학교 측은 "학생 개인의 일탈로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다"며 "해당 상황을 인지하고, 학생부 담당 선생님들께서 상황을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gaa1003@fnnews.com 안가을 기자
2024-12-16 10:26:59#. 서울 서초구에 사는 30대 김모씨는 올해 초 엑스(X·옛 트위터) 등 SNS를 검색하던 중 '얼음을 판다'는 광고를 봤다. '편의점에만 가도 얼마든지 살 수 있는데, 굳이 광고까지…'라는 생각이 든 김씨는 호기심에 글을 클릭했다. 그러나 해당 광고 댓글 창에는 '빙두' '아이스' 등 알 수 없는 단어들만 잔뜩 적혀있었다. 김씨는 기분이 찝찝해 곧바로 광고에서 빠져나왔다. 나중에 알고 보니 '얼음'은 필로폰을 뜻하는 은어였다. '얼음'과 '빙두' '아이스' 등 마약류를 지칭하는 용어들이 SNS에 횡행해 주의가 요구된다. 특히 해외에 본사를 둔 SNS에 무차별적으로 게재되는 상황이다. 하지만 해외 SNS에는 국내법을 적용하기 어렵기 때문에 우리 정부가 강제할 조치는 사실상 없다. 해외 SNS가 공적 의무를 다할 수 있도록 '별도의 조치'를 강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27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심의위원회 소속 박충권 국민의힘 의원이 방송통신심의위원회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방심위는 지난 1~9월 동안 온라인 플랫폼 사업자에게 마약류 판매 정보와 관련해 5442건의 시정을 요구했다. 이런 요구는 2019년 2131건에 불과했으나 △2020년 3569건 △2021년 7144건을 거쳐 2022년에 1만건을 훌쩍 넘긴 1만5502건, 2023년엔 1만4045건으로 집계됐다. 2019년과 최고치를 기록한 2022년을 단순 비교하면 625% 증가한 셈이 된다. 특히 해외에 서버를 둔 SNS에서 마약류 판매 정보의 유통이 두드러졌다. 같은 기간 마약류 판매 정보와 관련한 플랫폼별 시정 요구를 보면, 해외 SNS의 대표주자 X가 전체의 62.10%를 차지하는 3380건으로 1위였다. 또 텀블러는 24.43%(1330건), 페이스북 11.52%(627건) 등으로 기록됐다. 네이버와 카카오 등 국내 SNS는 각각 전체의 0.01%인 1건씩이다. 다만 이 같은 수치는 적발되면서 시정 요구에 포함된 부분이다. 드러나지 않은 것까지 고려하면 정보 유통은 대폭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강제 조치를 취할 수 없는 해외 SNS의 경우 국내에 제공하는 인터넷망 사업자를 통해 접속을 차단하거나 불법 영상에 대한 리스트를 작성한 뒤 플랫폼 본사에 협조 차원에서 영상 삭제를 요청하는 방법이 유일하다. 검색이 국내에만 머물지 않는다. 따라서 그만큼 마약류 판매 정보에 노출되기 쉽다는 얘기도 된다. 박 의원은 SNS를 통한 마약류 판매 정보가 판을 치면서 인터넷 사용에 익숙한 10대 마약 사범이 급증하는 등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대두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해외 SNS플랫폼들이 마약류 판매 정보 등 유해 정보들을 차단하는 데 공적 의무를 다하도록 조치하고, 방심위의 모니터 인력 증원을 통해 철저한 감시가 수반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kyu0705@fnnews.com
2024-10-27 18:27:19[파이낸셜뉴스] #서울 서초구에 사는 30대 김모씨는 올해 초 엑스(X·옛 트위터)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검색하던 중 '얼음을 판다'는 광고를 봤다. '편의점에만 가도 얼마든지 살 수 있는데, 굳이 광고까지...'라는 생각이 든 김씨는 호기심에 글을 클릭했다. 그러나 해당 광고 댓글 창에는 '빙두', '아이스' 알 수 없는 단어들만 잔뜩 적혀있었다. 김씨는 기분이 찝찝해 곧바로 광고에서 빠져나왔다. 나중에 알고 보니 '얼음'은 필로폰을 뜻하는 은어였다. '얼음'과 '빙두', '아이스' 등 마약류를 지칭하는 용어들이 SNS,에 횡행하면서 주의가 요구된다. 특히 해외에 본사를 둔 SNS에 무차별적으로 게재되는 상황이다. 하지만 해외 SNS에는 국내법을 적용하기 어렵기 때문에 우리 정부가 강제할 조치는 사실상 없다. 해외 SNS가 공적 의무를 다할 수 있도록 '별도의 조치'를 강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27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심의위원회 소속 박충권 국민의힘 의원이 방송통신심의위원회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방심위는 지난 1~9월 동안 온라인 플랫폼 사업자에 마약류 판매 정보와 관련해 5442건의 시정을 요구했다. 이런 요구는 2019년 2131건에 불과했으나 △2020년 3569건 △2021년 7144건을 거쳐 2022년은 1만건을 훌쩍 넘긴 1만5502건, 2023년엔 1만4045건으로 집계됐다. 2019년과 최고치를 기록한 2022년을 단순 비교하면 625% 증가한 셈이 된다. 특히 해외에 서버를 둔 SNS에서 마약류 판매 정보의 유통이 두드러졌다. 같은 기간 마약류 판매 정보와 관련한 플랫폼별 시정 요구를 보면, 해외 SNS의 대표주자 X가 전체의 62.10%를 차지하는 3380건으로 1위였다. 또 텀블러는 24.43%(1330건), 페이스북 11.52%(627건) 등으로 기록됐다. 네이버와 카카오 등 국내 SNS은 각각 전체의 0.01%인 1건씩이다. 다만 이같은 수치는 적발되면서 시정 요구에 포함된 부분이다. 드러나지 않은 것까지 고려하면 정보 유통은 대폭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강제 조치를 취할 수 없는 해외 SNS의 경우 국내에 제공하는 인터넷망 사업자를 통해 접속을 차단하거나 불법 영상에 대한 리스트를 작성한 뒤 플랫폼 본사에 협조 차원에서 영상 삭제를 요청하는 방법이 유일하다. 우리나라는 온라인 사용 수준이 세계 최고 수준이다. 검색이 국내에만 머물지 않는다. 따라서 그만큼 마약류 판매 정보에 노출되기 쉽다는 얘기도 된다. 박 의원은 SNS를 통한 마약류 판매 정보가 판을 치면서 인터넷 사용에 익숙한 10대 마약 사범이 급증하는 등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대두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해외 SNS플랫폼들이 마약류 판매 정보 등 유해 정보들을 차단하는 데 공적 의무를 다하도록 조치하고, 방심위의 모니터 인력 증원을 통해 철저한 감시가 수반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kyu0705@fnnews.com 김동규 기자
2024-10-25 16:08:46[파이낸셜뉴스] 최근 '딥페이크 성착취' 등 디지털 성범죄가 횡행하는 가운데, 자신의 나체 사진이나 성적 이미지를 불특정 다수에게 보내 성적 수치심을 주는 '사이버플래싱'(cyberflashing) 피해 사례가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8일 여성가족부와 한국여성인권진흥원의 '2023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 지원 보고서'에 따르면 디지털성범죄피해자지원센터에서 지원받은 '사이버 괴롭힘' 피해자는 2018년 251명에서 지난해 500명으로 5년 사이 2배가 됐다. ‘사이버 괴롭힘’은 휴대전화 등 통신매체를 통해 상대방이 원치 않는 성희롱을 하거나 성적 촬영물을 일방적으로 전송한 경우 등을 뜻한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사이버 괴롭힘 피해자 중 여성은 90.2%(451명), 남성은 9.8%(49명)였다. 연령별로는 10대(192명·38.4%)와 20대(232명·46.4%)가 대부분을 차지했다. 30대 여성 김모 씨는 최근 엑스(X·옛 트위터) 쪽지로 남성의 나체 사진을 전송받았고, 직장인 여성 손모씨도 텔레그램 메시지로 성기 사진과 함께 하트 모양 이모티콘을 받은 경험이 있다고 했다. 김씨는 "원하지 않는 사진을 전송받거나 '스타킹이나 속옷을 팔아달라'는 성희롱성 메시지를 받는 게 1년에 대여섯 번은 된다"라고 했고, 손씨는 "누가 보냈는지 모르니 혹시 지인은 아닐까 싶어 무서웠다“라고 토로했다. 아이폰의 근거리 무선 파일 공유 시스템인 '에어드롭'(Airdrop)이 이용되기도 한다. 에어드롭은 와이파이와 블루투스를 이용해 반경 약 9m 이내의 모든 애플 기기에 익명으로 사진과 파일 등을 보낼 수 있다. 지난해 등굣길 버스정류장에서 에어드롭으로 나체 사진을 전송받았다는 여대생 주모씨는 "옆에 있던 여자도 휴대전화를 보고 놀랐는데 근처에서 함께 버스를 기다리는 누군가가 그런 사진을 막 뿌린 거 같다"라며 "또 그런 일을 당할까 봐 겁이 나 에어드롭 기능을 아예 꺼놨다"라고 전했다. 이 같은 행위는 성폭력처벌법상 통신매체이용음란 혐의를 적용해 처벌할 수 있지만 피해자 대부분은 신고할 엄두도 내지 못한다. 메시지 발신자를 추적하기 어려울 뿐 아니라 처벌 수위도 낮아 신고해도 제대로 죗값을 묻기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가수 소유도 지난 5월 한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인스타그램 DM(다이렉트 메시지)을 통해 '난 널 만족시킬 수 있다'는 식으로 (사진을) 진짜 많이 받는다"라며 "고소도 해봤지만 인스타그램은 잡기가 힘들더라"고 털어놓기도 했다. 배상훈 우석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상대방의 수치심을 유발해 과시욕을 충족하고 성적 자극을 얻고자 하는 행위로 볼 수 있다"라며 "더 큰 범죄로 발전하지 않도록 적극적으로 대응해 제때 치료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bng@fnnews.com 김희선 기자
2024-09-08 20:16:23[파이낸셜뉴스] 검찰이 문재인 전 대통령의 전 사위 서모씨의 '타이이스타젯 특혜 채용' 의혹을 수사 중인 가운데 문 전 대통령의 딸 다혜씨가 "이제 더이상은 참지 않겠다"고 엄중히 경고했다. 다혜씨는 3일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윤석열 대통령이 박근혜 전 대통령 국정농단을 수사할 당시) '경제공동체'란 말을 만들어서 성공했던 지라 다시 추억의 용어를 소환해서 오더(?)를 줬냐"며 이같이 말했다. 이는 '경제공동체' 논리를 내세워 자신의 전 남편 서 모 씨의 타이이스타젯 특혜 채용' 의혹을 캐고 있는 검찰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우리는 '경제공동체' Nope(No, 아니다). '운명공동체'인 가족"이라며 "가족은 건드리는 것 아닌데 엄연히 자연인 신분이신데 이쯤 가면 막 하자는 거지요?"라고 했다. '이쯤 가면 막 하자는 거지요'는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이 지난 2003년 '검사와의 대화'에서 한 발언을 차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면서 문 전 대통령과 손을 잡고 찍은 사진과 함께 해시태그 '겸손은 안 할래'를 올렸다. 한편 검찰은 다혜씨의 전남편 서씨가 지난 2018년 이상직 전 의원의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이사장 취임 후 이 전 의원이 설립한 태국계 저비용 항공사인 타이이스타젯에 전무로 취업해 불거진 '특혜 채용' 논란에 대해 수사 중이다. 앞서 검찰은 지난달 30일 다혜씨의 서울 주거지와 제주도 별장 등 3곳을 압수수색 했다. 검찰은 압수수색을 진행하면서 영장에 문 전 대통령을 뇌물 수수 피의자로 적시했다. 타이이스타젯이 서씨에게 준 월급과 주거비 등 2억2000여만원 상당의 각종 지원이 사실상 문 전 대통령에 대한 뇌물 성격일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검찰은 추석 연휴 이후 다혜씨를 소환 조사할 예정이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
2024-09-04 13:38: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