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한국의 첫 달 탐사선 '다누리'로부터 지구에서는 확인할 수 없었던 달 뒷면의 지형 모습이 수신됐다. 지구의 자전 주기와 달의 공전주기는 거의 동일하기 때문에 지구에서는 항상 달의 전면부밖에 볼 수 없다. 이번에 다누리가 달 뒷면을 공개함으로써 이제껏 호기심을 자극했던 달 뒷면에 대한 미스터리가 조금은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12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및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다누리가 촬영한 달 뒷면의 고해상도 영상을 공개했다. 고해상도카메라(LUTTI)가 장착된 다누리는 지난달 22일 치올콥스키 크레이터(구덩이) 지역과 같은 달 24일 슈뢰딩거 계곡 지역, 실라르드 엠 크레이터 지역을 촬영했다. 이는 우리나라가 처음으로 달 뒷면을 촬영한 사진이다. 과기정통부는 "3월 24일 촬영된 사진들은 다누리가 달 궤도를 1000회 공전한 날 찍은 사진"이라고 설명했다. 이중 슈뢰딩거 계곡은 길이 320km, 폭 10~10km 계곡이다. 슈뢰딩거 충돌구가 만들어질 때 여러 개로 쪼개진 작은 운석 무리가 줄지어 충돌하면서 생긴 것으로 추정된다. 이어 실라르드 엠 크레이터는 달 뒷면 북위 31도 부근 지름 23km 분화구다. 주변 테두리가 후속 충격으로 모양이 변형된 형태를 띤다. 과기정통부는 이번에 촬영된 영상이 향후 달 지표 구성 성분이나 충돌구 내 봉우리 형성 과정 등을 이해하는 자료로 활용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날 과기정통부 및 한국천문연구원은 다누리에 탑재된 광시야편광카메라로 촬영된 비흐만크레이터 영상도 공개했다. 이 카메라는 달 표면 토양과 입자 크기, 조성에 따라 빛 반사 특성이 다른 것을 이용해 표토입자 크기와 조성을 알아내는 장비다. 이번 촬영 영상에서 파장, 편광 필터의 종류에 따라 밝기가 뚜렷하게 달라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어 향후 달 표면의 입자, 조성 분포 연구를 위한 충분한 역량을 확보했음을 알 수 있다. 또 자기장측정기(경희대 개발)와 감마선분광기(한국지질자원연구원 개발)도 정상적으로 관측 데이터를 획득 중이다. 자기장 변화자료는 달 구조 및 이상 자기장 영역 연구와 향후 달 탐사를 위한 우주환경 자료 제공에 활용할 계획이다. 감마선분광기 측정자료의 경우 달 표면의 감마선, 엑스선, 중성자 환경 등의 연구에 활용될 예정이다. 다누리 탑재체의 달 관측자료를 통한 달 과학연구성과도 내년 1월부터 공개될 예정이다. 이중 고해상도카메라 촬영 영상은 보정 작업을 거쳐 내년 1월부터 순차적으로 일반에 공개된다. 광시야편광카메라 관측자료로 만든 세계 최초의 달 전면 편광지도도 내년 1월에 공유된다. 자기장측정기의 자기장 분석자료와 감마선분광기의 달 표면 감마선 스펙트럼 자료도 같은 달에 공개할 방침이다. 한편 다누리가 정상 임무를 수행하면서 촬영한 영상 등 관측 자료는 다누리 홈페이지(www.kari.re.kr/kplo)에서도 지속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12일부터 달 궤도 상 다누리 실시간 위치를 확인할 수 있는 서비스도 제공한다. helpfire@fnnews.com 임우섭 기자
2023-04-12 13:52:05[파이낸셜뉴스] 국내 연구진이 국산 장비를 이용해 반도체 산화막의 두께를 측정하는 국제기준을 마련하는데 성공했다. 연구진은 국내 반도체 소자업체에 최고 수준의 측정 신뢰성을 부여함으로써 외국 기업이 따라올 수 없는 초격차 기술을 더욱 확대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KRISS)은 소재융합측정연구소 표면분석팀이 중에너지이온산란분광기(MEIS)를 이용해 1㎚(10억분의 1m) 이하 반도체 산화막의 절대 두께를 정밀하게 측정할 수 있음을 세계 최초로 확인했다고 30일 밝혔다. 국내 중소기업 케이맥(주)이 개발한 MEIS는 국제도량형위원회(BIPM) 물질량자문위원회(CCQM) 공동연구인 파일럿 연구에서 나노박막 두께측정의 새로운 기준으로 인정받았다. 엑스선반사측정기(XRR)에 의한 기준 두께 결정에 문제가 발생해, 세계 국가측정표준기관 전문가들의 협의를 통해 MEIS를 활용해 기준 두께를 결정한 것이다. 이 기술은 국제회의에서 하프늄산화막의 기준 두께를 결정하는 방법으로 채택되는 등 국제기준으로 활용되기 시작했다. KRISS 김경중 책임연구원은 "이번 성과의 핵심은 반도체 산화막의 초정밀 절대 두께를 측정할 수 있는 국산 첨단 측정 장비의 가능성을 확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도체 집적회로 제조 공정에서는 기판 산화막을 얇고 균일한 두께로 제어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산화막은 표면을 보호함과 동시에 전자의 이동을 조절하는 등 반도체의 전자특성 및 회로설계의 핵심적 기능이다. 지금까지 반도체 공정에서는 투과전자현미경(TEM), 분광타원계측기(SE), XRR 등으로 산화막 두께를 측정했다. 문제는 이렇게 측정한 산화막의 두께가 실제 두께와 큰 차이를 보였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그동안 반도체 산화막 두께측정의 기준으로 활용되던 XPS의 경우 측정 기준으로 활용되기 어렵다는 것을 밝혀내고, MEIS를 그 대안으로 제시했다. 연구진은 두께측정에 대한 체계적인 비교 연구를 통해 MEIS의 경우 XPS와 다르게 두께 결정 기준이 변화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실험을 통해 증명했다. 김경중 책임연구원은 "차세대 반도체 소자의 수율을 높여 국내 기업의 생산성 향상에도 도움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측정과학 분야의 세계적 학술지인 '어플라이드 서페이스 사이언스(Applied Surface Science)'에 게재됐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2021-04-30 10:13:24[파이낸셜뉴스] 한국표준과학연구원(KRISS)이 국내 중소기업 기술로 개발한 첨단 측정장비를 통해 반도체 측정 난제인 산화막 두께를 측정하는 데 성공했다. 중소기업 케이맥㈜의 측정장비로 해결한 이번 성과는 수입 의존도가 높은 반도체 장비 시장에서 국산 장비의 우수성을 알리고 보급을 활성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KRISS 나노구조측정센터 김경중 책임연구원팀은 국산 장비인 중에너지이온산란분광기(MEIS)를 이용, 나노미터(nm)급 산화막의 두께를 측정할 수 있는 상호보정법을 완성했다고 23일 밝혔다. 국가표준기술력향상사업을 통해 ISO 국제표준으로 제정될 예정이다. 김경중 책임연구원팀은 측정기술인 상호보정법을 2008년 처음 제시, 10년 이상의 연구 끝에 완벽한 산화막 절대두께 측정기술을 완성했다. 상호보정법은 2가지 방법을 사용해 측정결과의 정확도를 높이는 기술이다. 연구팀은 이번 기술에 국내 중소기업의 MEIS 장비를 활용했다. 재현성이 좋은 MEIS로 산화막 두께를 측정한 다음, 길이 단위의 소급성을 갖는 TEM의 측정 결과로 보정한 것이다. 이번 성과는 이미 검증된 측정결과와의 비교를 통해 그 우수성이 입증됐다. 국제도량형위원회(CIPM) 물질량자문위원회(CCQM)가 주관하는 세계 측정표준기관들의 공동연구에서 결정된 하프늄산화막(HfO2)의 두께와 연구팀이 측정한 두께를 비교한 결과, 1% 수준의 차이에서 정확하게 일치하는 것을 확인한 것이다. KRISS 김경중 책임연구원은 "일본의 수출규제 등으로 인한 경제 위기 상황에서 반도체 소재 개발을 위해 국가측정표준기관이 나선 좋은 사례"라며 "중소기업과의 협력으로 탄생한 이번 기술은 반도체 산업 현장에 활용되어 차세대 반도체 소자의 생산 수율을 크게 향상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창의형융합연구사업(CAP)의 지원을 받은 이번 연구결과는 측정과학분야의 세계적 학술지인 메트롤로지아에 온라인 게재됐다. 한편, 반도체 공정에서 집적회로를 만드는 데 사용하는 웨이퍼는 표면에 얇고 균일한 산화막을 형성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산화막은 웨이퍼 표면을 보호함과 동시에 전류의 흐름을 제어하는 역할을 하며, 산화막이 형성된 웨이퍼 위에 반도체 설계 회로가 그려진다. 따라서 산화막의 두께를 유지하고 정확히 측정하는 것은 반도체의 수율을 결정짓는 핵심 요인으로 꼽힌다. 실제 산화막 문제로 12인치 웨이퍼 한 장만 결함이 발생해도 약 수천만원대의 피해를 초래할 수 있다. 현재 현장에서는 1nm 내외의 산화막 두께를 4% 이하 불확도로 정확하게 측정해야만 반도체 품질 유지가 가능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지금까지 반도체 공정에서는 투과전자현미경(TEM), 분광타원계측기(SE), 엑스선반사측정기(XRR) 등으로 산화막 두께를 측정했다. 문제는 이렇게 측정한 산화막의 두께가 실제 두께와 큰 차이를 보였다는 것이다. 장비 사용이 어렵고 품질 확보에도 불확실성이 생겨 산화막 측정은 반도체 소자 제작에서 커다란 근심거리로 남아있었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2019-12-23 11:33: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