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울산=최수상 기자】 고효율 엑시톤을 자유자재로 조절할 기술이 나와 차세대 반도체 칩 개발이 탄력을 얻게 됐다. 유니스트(UNIST) 물리학과 박경덕 교수팀은 엑시톤 입자(준입자)를 손실 없이 조절할 수 있는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고 7일 밝혔다. 엑시톤(exciton)은 절연체나 반도체 소재 안에 생기는 입자다. 음전하(-)인 전자와 양전하(+)인 정공이 합쳐진 형태라 전기적으로 중성이다. 이 특성 덕분에 엑시톤을 전자 대신 활용하면 더 빠르게 작동하고 발열이 없는 반도체 칩을 만들 수 있다. 칩 성능을 높이기 위해 소자를 많이 집적할수록 불필요한 전기장 간섭이 생기는데, 전기적으로 중성인 엑시톤은 소자를 집적해도 이러한 간섭이 생기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엑시톤 입자는 쉽게 소실되는 문제가 있다. 엑시톤 기반 반도체 칩을 만들기 위해서는 반도체 소재를 구부리는 기계적 변형 방식을 써야만 하는데, 이 과정에서 변형이 충분치 못하면 열과 같은 외부 요인으로 소재 내 엑시톤 입자가 사라지고 만다. 또 너무 강하게 구부리면 소재 자체가 영구적으로 손상될 수 있다. 연구팀은 나노 틈새 구조를 갖는 소자(나노 갭 소자)를 만들어 이 같은 한계를 극복했다. 구조 위에 걸쳐진 얇은 2차원 반도체 소재가 틈새 사이로 말려 들어가 있는 형태다. 이 틈새의 길이가 수백 나노미터(nm, 1억분의 1m) 단위로 매우 짧아(단위 길이) 손실을 줄일 수 있다. 엑시톤 손실을 줄이기 위해서는 2차원 반도체 소재의 변형률(단위 길이 당 변형 크기)이 커야만 한다. 이 상태에서 연구진이 선행 개발한 ‘능동형 탐침증가 광발광 나노현미경’의 팁으로 2차원 반도체 소재를 누르면 2차원 반도체 소재 안에 생기는 엑시톤 입자의 거동을 더 효율적으로 조절할 수 있다. ‘능동형 탐침증강 광발광 나노현미경’의 팁은 단면적이 10나노미터 정도로 좁기 때문에 2차원 반도체 소재에 가해지는 압력을 기가파스칼(GPa) 수준으로 높일 수 있다. 더 높은 압력을 가할수록 변형률이 높아진다. 나아가 탐침을 제거하면 가해졌던 기계적 변형이 원상태로 회복되는 것이 이 기술의 또 다른 장점이다. 연구팀은 이 같은 조절 원리도 이론적으로 입증했다. 이번 연구는 이형우·구연정 UNIST 물리학과 대학원생이 주도했다. 연구팀은 “세계 최초로 나노스케일에서 엑시톤 거동 현상을 이론과 실험을 거쳐 규명했을 뿐만 아니라 기존 엑시톤 거동 제어 연구의 한계였던 효율 문제를 해결하는 방안을 제시했다”며 “기존의 엑시톤 거동 제어 연구의 통념을 깨는 새로운 연구”라고 설명했다. 박경덕 교수는 “이번에 선보인 엑시톤 기반 소자는 자유자재로 제어가 가능한 동적 소자”라며 “다양한 엑시톤 기반 나노 반도체, 광통신 소자 등의 개발과 성능 향상 연구에도 쓰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편, 엑시톤 입자는 초고속 광통신에도 유리하다. 정전기력으로 묶여 있던 전자와 정공이 결합하면서 빛을 방출하는 특성 때문에 디지털 정보를 별도의 광신호로 바꾸는 과정이 필요 없기 때문이다. 이번 연구에 사용된 나노 갭 소자는 삼성전자의 주혁 부사장 연구팀과 UNIST 물리학과 박형렬 교수팀이 제작했으며, 2차원 반도체 물질 제작에는 성균관대 에너지과학과 김기강 교수팀이 참여했다.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에 2월 4일자로 출판됐으며, 연구수행은 한국연구재단, UNIST, IBS 등의 지원을 받아 이뤄졌다. ulsan@fnnews.com 최수상 기자
2022-02-07 09:15:49이번에 삼성그룹이 선정한 '미래기술 육성사업' 1차 과제는 미래기술육성재단과 미래기술육성센터로 이원화돼서 진행된다. 삼성이 지난 8월 미래기술 육성사업 기금 운용주체를 미래기술육성재단과 미래기술육성센터로 이원화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얼음화학 등 기초 과학분야 12개 주제는 미래기술육성재단이 담당하고 소재기술과 정보기술통신(ICT) 융합 부문은 미래기술육성기금을 통해 운영된다. 삼성 관계자는 "미래기술육성사업이 재단과 센터로 이원화됐지만 당초 약속한 대로 같은 기준으로 지속적이고 체계적으로 지원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미래기술육성재단, 기초과학 12개 주제 담당 기초과학에서 미래기술 육성사업 1차 과제로 선정된 것은 얼음화학 - 새로운 화학 연구분야의 개척, 이형핵산들의 구조 기능 연구를 통한 유전정보 및 세포 기능 조절작용에 대한 통합적 이해, 소유욕 조절 중추 발견 및 작동원리 규명, 호몰로지 대수 이론의 모델론을 통한 연구, 곡면 부분군 추측에 관한 연구, 세포 내 소기관 다이나믹스 연구, 테라헤르츠 클록 속도의 다중 얽힘 원자 큐 빗 양자 전산 등 12개다. '얼음화학-새로운 화학분야 개척' 과제는 강헌 서울대 교수가 연구한다. 강 헌 서울대 교수 이 과제는 우주에서 물의 가장 보편적인 상태인 얼음이 가지는 화학적 특성과 얼음을 매개로 진행되는 화학 반응에 대한 연구다. 대기과학과 천체과학 등 분야에서 얼음을 매개로 한 화학 반응들의 많은 의문점을 해결하고 더 나아가서는 생명의 기원을 밝히는데 기반이 될 연구라는 게 강 교수의 주장이다. 강 교수는 서울대 화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캘리포니아공과대에서 물리화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2014년 예정된 세계수학자 대회(ICM)에서 논리학 분야에 동아시아 최초로 초청강연자로 선정된 김병한 연세대 교수는 호몰로지 대수 이론의 모델론을 통한 연구를 진행한다. 김병한 연세대 교수 이 연구는 연속적 수학에만 적용되던 호몰로지 이론을 이산적 수학분야까지 확장하는 모델이론을 정립하는 세계 최초의 연구다. 수학의 여러 분야에 방대한 응용이 예상되고 학문적으로도 임팩트가 매우 클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미래기술육성센터 소재기술·ICT융합 부문 담당 미래기술육성센터는 소재기술 ICT융합형 창의과제 프로그램 15개를 담당한다. 소재기술에서 관심을 끄는 연구는 유영민 경희대 교수가 진행하는 '희토류 금속을 포함하지 않는 고효율 엑시톤 포집분자 소재'다. 유영민 경희대 교수 유 교수는 희토류가 광전자 소자 작동에 필수적인 소재군이라는 것을 염두에 두고 희토류 금속을 사용하지 않고 고휴욜의 빛을 낼 수 있는 방안을 찾아내는 연구를 할 예정이다. 희토류는 중국이 자원무기화를 할 정도로 희귀한 자원이어서 대체 가능한 소재군 확보가 시급한 상황이다. 핸드폰부터 TV까지 적용되고 있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에는 빛을 내기위해서 이리듐과 같은 희토류 금속이 사용돼야 한다. ICT융합 부문에서는 이종호 서울대 교수의 '흥분/억제 기능을 포함하는 신경모방소자 및 이를 이용한 뉴로모픽 프로세서 연구'가 관심을 끌고 있다. 이종호 서울대 교수 이 연구는 미래의 초저전력 지능 및 인지 시스템을 구현하기 위해 생물학적 시냅스가 갖는 장단기 기억, 기억 강화 및 약화, 흥분 및 억제 기능이 가능하면서 초고집적 시냅스 모방 소자를 세계 최초로 입증하는 연구다. 이 교수는 실용적인 고집적·고성능 3차원 나노 CMOS 소자를 세계최초로 개발해 이달의 과학기술자상, 반도체의 날에 국무총리표창을 수상하는 등 반도체 연구 분야에서는 세계적으로 인정을 받고 있다. kkskim@fnnews.com 김기석 기자
2013-11-14 15:55:00[파이낸셜뉴스] 기초과학연구원(IBS)은 조민행 분자 분광학 및 동력학 연구단장팀이 양자점 디스플레이(QLED)의 발광효율을 향상시킬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찾아냈다고 5일 밝혔다. 연구진은 크기 100나노미터(nm) 이하의 박막으로 만들어진 양자점을 메타물질 나노구조 위에 만들어 발광효율을 향상시켰다. 조민행 단장은 "양자점 내부에서 빈번히 빛이 외부로 방출되지 않는 현상을 나노구조를 통해 제어할 수 있음을 최초로 증명했다"고 말했다. 전자가 공급받았던 에너지를 다시 빛의 형태로 외부로 방출하는 것이 우리가 관찰하는 QLED 등 광전소자의 빛이다. 양자점은 지름이 수 nm 수준인 반도체 입자다. 입자 크기에 따라 다른 주파수의 빛을 방출하는 등 독특한 광학적 성질을 지녀 QLED 등 다양한 광전소자로 응용되고 있다. 양자점과 같은 반도체는 전자가 존재할 수 있는 두 개의 밴드를 갖는다. 전자가 차 있는 아래쪽의 밴드를 '가전자대', 전자가 비어있는 위쪽 밴드를 '전도대' 그리고 이 둘 사이의 에너지 차이를 밴드갭(Band Gap)이라 부른다. 밴드갭보다 큰 외부 에너지(빛)를 받으면 가전자대에 있던 전자는 전도대로 들뜨게 된다. 이때 전자가 사라진 빈자리를 정공(hole)이라 하며, 정공은 전도대로 올라간 전자와 쌍을 이뤄 엑시톤(exciton)이라는 준입자를 형성한다. 엑시톤은 시간이 흐르면 에너지를 잃으며 정공과 재결합한다. 문제는 모든 엑시톤이 이처럼 이상적으로 빛을 방출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양자점 물질의 특성에 따라 엑시톤의 재결합은 다른 과정을 통해 일어나기도 한다. 대표적인 현상이 두 개 엑시톤의 상호작용으로 인해 발생하는 '오제 재결합' 현상이다. 오제 재결합은 전자와 정공이 결합할 때 빛이 외부로 방출되지 않고 주변에 있는 다른 엑시톤에 에너지를 전달하는 현상이다. 즉, 빛이 밖으로 나오지 않기 때문에 양자점을 기반으로 하는 광전소자, 특히 디스플레이의 효율을 향상시키는데 큰 걸림돌이 되고 있다. 연구진은 크기 100nm 이하의 박막으로 만들어진 양자점을 메타물질 나노구조 위에 제작하여 오제 재결합 현상을 탐구했다. 이 과정에서 수 피코 초(ps, 1조 분의 1초) 수준의 매우 짧은 시간에 일어나는 오제 재결합 현상을 관측했는데, 나노구조로 인해 오제 재결합 현상이 억제된다는 것을 발견했다. 조 단장은 "외부 구조를 도입해 비(非)복사과정 중 하나인 오제 재결합을 억제 할 수 있어 광전소자의 효율 향상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광학 분야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옵티컬 머터리얼스(Advanced Optical Materials)' 2021년 12월 23일자 온라인 판에 게재됐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2022-01-05 09:52:17삼성미래기술육성재단과 삼성전자가 2021년 하반기 기초과학·소재·정보통신기술(ICT) 분야 22개 연구 과제를 선정해 총 340억7000만원을 지원한다고 11일 밝혔다. 기초과학 분야 10개 172억7000만원, 소재 분야 6개 92억원, ICT 분야 6개 76억원 등이다. 삼성미래기술육성사업은 대한민국의 기초과학 발전과 세계적인 과학기술인 육성 등을 목표로, 삼성전자가 2013년부터 1조5000억원을 지원해 시행하고 있는 공익 목적의 과학기술 연구지원 사업이다. △혁신적인 미래기술 창출과 주도를 위한 기초과학 분야 △제조업의 근간이며 미래기술 패러다임을 주도할 소재 분야 △산업 고도화와 신시장 창출을 위한 ICT 분야 등에서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연구 과제를 지원하고 있다. 기초과학에서는 수리, 물리, 화학, 생명 분야에서 학술적으로 새로운 분야를 개척하거나 질병 치료의 근원적 접근 등 파급 효과가 예상되는 과제를 포함해 총 10개가 선정됐다. 포스텍 생명과학과 김태경 교수는 유전체 활동전위에 기반한 기억흔적의 추적 및 재구성, 울산과학기술원(UNIST) 물리학과 박경덕 교수는 1n㎥(세제곱나노미터) 이하 영역에서 엑시톤(전자와 정공이 전기적인 힘에 의해 묶여 하나의 입자처럼 보이는 상태)의 움직임을 제어할 수 있는 연구를 수행한다. 가천대 미생물학과 김익수 교수는 세포 분화를 추적하는 연구를 수행할 예정이다. 소재 분야에서는 유전 질환 치료제, 전자 소자 발열 문제 해결 등 폭넓은 연구 분야에서 6개 과제를 지원한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의과학대학원 김진국 교수는 희귀 질병을 치료할 수 있는 유전자 연구, 광주과학기술원(GIST) 물리·광과학과 이종석 교수는 나노 크기의 계면에서 일어나는 열의 움직임을 이해하는 연구를 진행한다. ICT 분야에서는 서울대 컴퓨터공학부 허충길 교수, 포스텍 전자전기공학과 공병돈 교수 가 각각 소프트웨어 안전성 검증, 라디오 프리퀀시 소자 개발 등은 연구하게 된다. 안승현 기자
2021-10-11 18:07:47[파이낸셜뉴스] 삼성미래기술육성재단과 삼성전자가 2021년 하반기 기초과학·소재·정보통신기술(ICT) 분야 22개 연구 과제를 선정해 총 340억7000만원을 지원한다고 11일 밝혔다. 기초과학 분야 10개 172억7000만원, 소재 분야 6개 92억원, ICT 분야 6개 76억원 등이다. 삼성미래기술육성사업'은 대한민국의 기초과학 발전과 세계적인 과학기술인 육성 등을 목표로, 삼성전자가 2013년부터 1조5000억원을 지원해 시행하고 있는 공익 목적의 과학기술 연구지원 사업이다. △혁신적인 미래기술 창출과 주도를 위한 기초과학 분야 △제조업의 근간이며 미래기술 패러다임을 주도할 소재 분야 △산업 고도화와 신시장 창출을 위한 ICT 분야 등에서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연구 과제를 지원하고 있다. 기초과학에서는 수리, 물리, 화학, 생명 분야에서 학술적으로 새로운 분야를 개척하거나 질병 치료의 근원적 접근 등 파급 효과가 예상되는 과제를 포함해 총 10개가 선정됐다. 포스텍 생명과학과 김태경 교수는 '유전체 활동전위에 기반한 기억흔적의 추적 및 재구성', 울산과학기술원(UNIST) 물리학과 박경덕 교수는 1n㎥(세제곱나노미터) 이하 영역에서 엑시톤(전자와 정공이 전기적인 힘에 의해 묶여 하나의 입자처럼 보이는 상태)의 움직임을 제어할 수 있는 연구를 수행한다. 가천대 미생물학과 김익수 교수는 세포 분화를 추적하는 연구를 수행할 예정이다. 소재 분야에서는 유전 질환 치료제, 전자 소자 발열 문제 해결 등 폭넓은 연구 분야에서 6개 과제를 지원한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의과학대학원 김진국 교수는 희귀 질병을 치료할 수 있는 유전자 연구, 광주과학기술원(GIST) 물리·광과학과 이종석 교수는 나노 크기의 계면에서 일어나는 열의 움직임을 이해하는 연구를 진행한다. ICT 분야에서는 서울대 컴퓨터공학부 허충길 교수, 포스텍 전자전기공학과 공병돈 교수 가 각각 소프트웨어 안전성 검증, 라디오 프리퀀시 소자 개발 등은 연구하게 된다. 한편 이번 연구 과제를 포함해 지금까지 삼성이 지원한 기초과학기술 연구비는 기초과학 분야 239개, 소재 분야 230개, ICT 분야 236개 등 총 705개 과제 9215억원이며, 지원을 받은 연구진은 1만3000명이 넘는다. 연구진의 성과도 잇따르고 있다. 국제학술지에 논문 2550건이 게재됐으며, 특히 사이언스(10건), 네이처(7건), 셀(1건) 등 최상위 국제학술지에 소개된 논문 수만 420건 정도다. ahnman@fnnews.com 안승현 기자
2021-10-11 12:00:19【파이낸셜뉴스 울산=최수상 기자】 UNIST 물리학과의 박경덕 교수팀은 2차원 반도체 ‘나노주름’의 물리적 특성을 제어하면서 이를 수 나노미터 수준의 정밀도로 관찰하는 데 성공했다. 연구진이 독자 개발한 ‘능동형 탐침 증강 광발광 나노현미경’ 기술 덕분이다. 이 기술로 2차원 반도체의 결함으로 여겨지던 나노주름이 발광소자 제작에 유리한 특성을 지닌다는 점도 실험적으로 입증됐다. 종이처럼 얇고 굽혀지는 디스플레이 같은 차세대 전자 소자 개발이 앞당겨질 전망이다. 22일 연구진에 따르면 2차원 반도체 물질은 두께가 원자 수준으로 얇아 제조과정에서 수십 나노미터 수준의 주름이 불가피하게 생기는데, 이 주름은 반도체 물질의 기계적·전기적·광학적 균일성을 해치는 요소로 꼽힌다. 주름의 크기가 작아 기존 분광 기술로는 정확한 특성 분석이 불가능하고, 특성을 부분적으로 정밀하게 제어할 수 있는 기술이 없어 2차원 반도체의 상용화가 더디다. 연구진이 개발한 탐침증강 광 발광 나노현미경은 나노주름의 구조적, 광학적 특성 등을 15nm(나노미터, 10-9m) 수준으로 쪼개 정밀 분석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그 특성을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다. 이 나노현미경은 금 탐침으로 주름을 미세하게 눌러(원자 힘)가며 관찰하는 방식으로 작동된다. 탐침은 나노주름에서 나오는 약한 발광 신호를 증폭시킬 뿐만 아니라 주름 모양을 정밀하게 바꿀 수 있다. 주름의 구조적 모양이 바뀌면 이와 연관된 각종 물리적 특성이 변하게 된다. 이 기술로 ‘빛 입자’로 불리는 엑시톤이 이셀레늄화텅스텐(WSe2)의 나노주름으로 모여드는 ‘엑시톤 깔때기’ 현상을 규명했다. 빛 입자가 주름으로 몰려 나노 주름의 발광 특성이 오히려 주름이 없는 상태보다 우수하다는 사실을 실험적으로 입증한 것이다. 또 연구팀은 나노스케일에서 자유자재로 물리적 특성을 제어하는 새로운 방식의 초소형 튜너블(tunable) 나노광원 플랫폼도 실험적으로 제시했다. 금 탐침의 압력에 의한 나노주름 구조 변형으로 전자띠구조, 발광 양자수율, 엑시톤 거동과 같은 물리적 특성을 바꾸는 원리다. 박경덕 교수는 “이번 연구는 물질의 구조적·광학적 특성을 3차원 공간에서 초고분해능으로 분석하는 동시에 원자현미경 기술을 접목해 물질의 기계적 특성과 이와 연관된 전기적, 광학적 특성을 실시간으로 제어하는 4차원 복합현미경을 개발한 것” 이라며 “이를 통해 나노현미경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다”고 연구 의미를 설명했다. 이어 “저차원 양자 물질의 물리적 특성 규명과 이들에 존재하는 엑시톤 같은 다양한 준입자 간 상호작용을 나노스케일에서 제어하는 새로운 연구 분야를 개척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연구에 사용된 2차원 반도체 물질 제작에는 성균관대 김기강 교수, 최수호 박사와 충북대 이현석 교수가 참여했다. UNIST 화학과의 이근식 교수와 김용철 연구원은 연구결과의 이론적 계산에 참여했다.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Advanced Materials 겉표지 논문으로 선정돼 정식출판 예정이다. 또한 능동형 나노현미경에 관한 원천기술은 특허 출원되었다. ulsan@fnnews.com 최수상 기자
2021-03-22 08:55:38[파이낸셜뉴스] 삼성전자 종합기술원 최현호 상무와 성균관대 화학공학 고분자공학부 이준엽 교수가 공동 연구를 통해 청색 OLED 초격차 신기술을 개발했다.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각광받고 있는 AMOLED의 오랜 숙원인 고효율·장수명 청색 OLED 분야에서 세계 최고 성능의 청색 소자를 개발한 것이다. 이준엽 교수는 "청색 OLED 분야의 신기술을 선점하고, 차세대 청색 소재 포트폴리오를 확장하는 데 기여하며, 시장에서의 지배력을 공고히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연구진은 독자적 고효율 형광 소자 기술을 개발하는 연구를 진행했다. 신규 소재를 적용한 삼중항 제어 열활성 지연 형광 소자 원천 기술을 개발한 것이다. 이를 통해 세계 최초로 진청색 소자에서 청색 변환 효율 400cd/A 이상의 고효율 및 장수명을 동시에 달성했다. 소재에 강점이 있는 삼성전자 종합기술원과 소자 분야를 선도하고 있는 성균관대의 기술을 접목해 3성분계의 소자 구성에 있어 가장 효과적인 소자구성의 플랫폼을 제시함으로써, 배면구조 뿐만 아니라 전면구조에서도 고에너지, 고색순도, 고효율, 장수명 청색 OLED를 구현했다. 최현호 상무는 "신규 OLED 수명 개선 방향을 제시하여 3성분계에서의 딥블루(Deep blue) 개발 전략으로 활용가능해 향후 고성능 독자 소자플랫폼을 개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공동 연구진은 3성분계 소자로 삼중항 상태 엑시톤(Triplet Exciton)을 안정화시키는 삼중항 상태 엑시톤 배분(Triplet-Exciton-Distributed·TED)-TADF 메커니즘을 통해, 기존의 에너지 전이를 위한 발광층 소재 구성과는 차별화되는 전략으로 청색 OLED에서 고효율·장수명 특성을 동시에 확보 가능하다는 것을 제시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광학 분야의 세계 최고 학술지인 '네이처 포토닉스'에 16일 인터넷 속보판으로 게재돼 그 성과를 인정받았다. 또한 특허로도 출원돼 원천 기술 확보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한편, 현재 청색 OLED는 일반 형광 발광 재료를 사용하고 있으나, 낮은 효율로 인해 AMOLED의 소비전력을 높이는 단점이 있다. 이를 극복하고자 고효율 청색 OLED를 개발하기 위한 연구가 진행돼 왔으나, 효율이 높은 청색 소자의 경우 수명이 짧아 어려움이 있었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2021-02-26 09:00:34[파이낸셜뉴스] KAIST는 EEWS 대학원 이정용 교수 연구팀과 캐나다 토론토 대학교 전기 및 컴퓨터 공학부 테드 사전트 교수 공동 연구팀이 유기 단분자 물질 도입을 통한 고효율, 고 안정성 유무기 하이브리드 태양전지 제작 기술을 개발했다고 19일 밝혔다. 연구팀이 개발한 유기 고분자-양자점 하이브리드 태양전지는 단순 성능 개선을 넘어 기존의 구조에서 성능이 제한된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하고, 차세대 에너지원으로써 하이브리드 태양전지에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팀은 고분자와 양자점의 매개체 역할을 할 수 있는 새 유기 단분자 구조를 도입했다. 이렇게 유기 단분자 매개체 도입된 유기 고분자-양자점 하이브리드 구조는 기존의 구조보다 다양한 강점을 가진다. 우선 기존의 유기 고분자에서 생성된 엑시톤을 원활하게 추출할 수 있으며, 상호 보완적인 흡광 대역이 형성돼 추가적인 전류 향상을 얻을 수 있고, 계단형 에너지 레벨을 형성해 에너지 및 전하를 효과적으로 운반할 수 있다. 이러한 강점을 통해 연구팀은 13.1%의 광전변환 효율을 달성했으며, 이는 기존의 유기 고분자와 양자점을 이용하는 하이브리드 태양전지보다 30% 이상 높은 효율이다. 그뿐만 아니라 제작 후 약 1500시간 이후에도 초기 효율의 90% 성능을 유지했으며, 최대전력조건에서 약 150시간 이후에도 초기 효율의 80% 이상의 성능을 유지했다. 이 교수는 "단분자를 도입해 기존의 하이브리드 구조의 고질적인 한계를 극복하고 고효율의 차세대 태양전지를 구현했다"라며 "개발한 고효율 태양전지는 최근 주목받고 있는 웨어러블 전자기기를 넘어서 모바일, IoT, 드론 및 4차산업에 적용 가능한 차세대 에너지 동력원으로써 주목받게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백세웅, 전선홍 박사, 김병수 박사과정 및 앤드류 프로페 박사가 공동 1 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에너지' 11일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이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중견연구자지원사업, 기후변화대응기술개발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2019-11-19 13:22:06[파이낸셜뉴스] 국내 연구진이 차세대 신소재로 주목받는 2차원 반도체의 상용화를 앞당길 측정기술을 개발했다. 이 기술은 반도체의 성능 향상뿐만 아니라 양자컴퓨터, 스핀트로닉스와 같은 무궁무진한 미래 기술의 기반으로도 응용할 수 있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KRISS)는 양자기술연구소 연구팀이 첨단소재인 2차원 반도체성 전이금속 디칼코게나이드(SC-TMD) 화합물의 양자전기 물리적 특성을 측정하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2일 밝혔다. 그동안 이론적 예측으로 밝혀온 물리적 특성 값들을 정확한 측정으로 규명함해 2차원 반도체의 응용성을 한 차원 높일 것으로 전망된다. 연구팀의 정수용 책임연구원은 "원자결함 제어의 가능성을 제시한 이번 기술은 2차원 반도체의 응용성을 폭넓게 확장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기술은 반도체 특성을 결정짓는 원자결함상태의 에너지 분포를 높은 정밀도로 측정할 수 있다. 원자결함을 제어해 반도체의 특성을 자유자재로 바꿀 수 있는 가변 반도체 개발의 길이 열린 것이다. 이황화텅스텐, 이황화몰리브덴 등이 대표하는 SC-TMD 물질은 꿈의 신소재로 불리는 그래핀과 유사한 2차원 물질이다. 그래핀의 장점인 우수한 물리화학적 특징은 물론, 반도체의 특성까지 가지고 있어 산업 응용 가능성이 높은 것이 장점이다. SC-TMD 물질은 실리콘 반도체를 대체할 미래 반도체 기술로 꼽히지만, 아직까지 물질 자체가 가진 물리적 성질에 대한 비밀이 명확히 풀리지 않아 상용화 단계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SC-TMD 물질 내부에 존재하는 원자결함은 '양날의 검'과 같다. 원자결함이 만드는 결함상태(defect state)는 물질의 도핑 정도를 조절하고 'P형', 'N형'과 같은 반도체 특성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지만, 동시에 전자 이동도를 억제하는 등 성능을 저해하는 원인으로도 작용한다. 즉, 원자결함을 인위적으로 제어할 수만 있다면 SC-TMD 물질은 다양한 기능을 손쉽게 변화시킬 수 있는 신개념 소자로 탄생할 수 있다. KRISS 양자기술연구소 연구팀은 육각질화붕소 박막, 흑연, 그래핀, SC-TMD 등의 2차원 물질이 적층된 수직이종접합 구조를 제작, 전자터널링분광법을 이용해 SC-TMD에 대한 양자전기물성을 정확하게 측정했다. 그 결과 밴드갭과 엑시톤 등 SC-TMD의 고유 물성값은 물론, 원자결함상태의 기원과 영향력까지 규명하는 데 성공했다. 연구팀은 실험을 통한 측정 이후, 이론적 검증방법인 제일원리계산을 통한 해석으로 측정값의 신뢰성을 극대화했다. KRISS 주요사업과 한국연구재단 중견연구사업의 지원을 받은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에 게재됐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2019-10-02 16:15:10[파이낸셜뉴스] GIST 신소재공학부 이가영 교수가 포스코청암재단의 제 11기 포스코사이언스(POSCO Science) 신진교수 펠로로 선정됐다. 포스코청암재단은 9월 27일 서울 포스코센터에서 '제11기 포스코사이언스펠로'에 선발된 국내 과학자 39명에게 연구증서를 수여했다. 이날 수여식에는 김선욱 재단 이사장, 포스코사이언스펠로 11기 39명, 선발위원장 이범훈 서강대 교수, 노도영 GIST 교수, 이윤진 이화여대 교수, 조천규 한양대 교수 등 55명이 참석했다. 포스코사이언스펠로십은 외부 지원이 충분치 않은 상태에서 독자적 연구나 실험을 시작하는 신진 연구자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며, '과학계의 신인상'으로 자리매김 해왔다. GIST 이가영 교수는 "수십 년 전 정립된 이론에 비해 아직 발견되지 않은 '고체 평형상태 엑시톤 응집 구현'과 같이 위험 부담이 크지만 도전적인 연구를 적극 수행하겠다"고 말했다. 포스코사이언스 신진교수 펠로십은 국내 대학과 연구소에서 수학, 물리학, 화학, 생명화학 등 4개 분야의 기초과학과 철강, 신소재, 에너지소재 등 3개 분야의 응용과학을 연구하는 신진교수를 선발해 2년간 1억원을 지원하고 있다. 특히 철강, 신소재, 에너지소재 분야는 올해 신설된 분야로 이가영 교수는 신소재 분야에서 선정돼 더 의미가 크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2019-10-02 14:09: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