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김경민 특파원】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이 두달이 채 남지 않은 가운데 글로벌 금융사들의 엔화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내년에도 강달러가 지속돼 슈퍼 엔저(엔화가치 하락)가 계속될 것이란 쪽과 트럼프 정책의 불확실성이 예상보다 크지 않아 엔화 값이 우상향할 것이란 의견으로 갈린다. 양 극단의 엔달러 환율 전망치는 달러당 최저 138엔에서 최대 160엔으로 22엔가량 차이를 보였다. 25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영국 HSBC는 내년 6월 엔달러 환율이 160엔까지 오를 것이라며 기존 전망치였던 138엔에서 22엔이나 올려 잡았다. HSBC는 "향후 몇 분기 동안 엔달러 강세를 이어가며 지난 7월에 기록한 162엔 부근에서 움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상향 배경은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경제 정책에 대한 경계감이다. HSBC는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인상과 감세 등의 조치로 현재는 주춤해진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재연되고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금리인하 속도도 느려질 것으로 내다봤다. HSBC는 "현재로서는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정책 우선순위와 구체적인 시행 시기에 대한 정보가 제한적이지만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에서 훨씬 더 높은 금리 수준과 더 강력한 경제 성장이 달러 가치를 높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영국 바클레이즈도 엔저가 지속, 내년 3월 엔달러 환율이 158엔까지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미국 상하 양원의 다수당을 공화당이 차지해 트럼프 정책의 실현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주목했다. 반면 엔고를 주장하는 쪽은 미 연준의 금리인하가 계속되며 미일간 금리 축소가 진행돼 엔화 가치가 오를 것으로 예측한다. 미 모건스탠리는 "미국 경기는 내년 상반기에 둔화해 내년 5월까지 총 1%의 금리인하를 단행하게 될 것"이라며 6월 140엔을 거쳐 연말에는 138엔까지 하락할 것으로 관측했다. 일본 스미토모은행은 "서서히 시장의 눈은 각국의 금융 정책으로 옮겨 갈 것"이라며 "엔 시세가 교착 상태에 있지만 우리의 메인 시나리오는 엔고와 달러 약세"라고 강조했다. 내달 일본은행(BOJ)의 올해 마지막 금융통화정책결정회의가 남은 가운데 우에다 가즈오 BOJ 총재는 최근 "추가 금리인상은 수집된 다양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결정할 것"이라고 말을 아꼈다. 시장에선 BOJ가 12월과 내년 1월 두 차례 금리인상을 할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9월 중순 140엔까지 떨어졌던 엔달러 환율은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와 트럼프 전 대통령 당선 소식 이후 오름세로 돌아서 현재 154엔 안팎에서 거래되고 있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
2024-11-25 14:19:51【도쿄=김경민 특파원】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압승하면서 달러 가치가 재차 급등하고 있다. 특히 1달러당 엔화가치를 나타내는 엔·달러 환율은 석달만에 154엔을 돌파했다. 엔저는 일본의 수입물가 상승의 주범으로 가뜩이나 출범 초기부터 지지율이 낮은 이시바 시게루 내각에겐 부담이다. 반면 닛케이평균주가는 4만에 육박하는 등 '트럼프 랠리'에 대한 기대감이 있다. 7일 도쿄 외환시장에서 엔·달러 환율은 154엔 선에서 거래됐다. 트럼프의 승리 윤곽이 어느 정도 잡힌 전날 오후 엔·달러는 1.99% 오른 154엔 중반까지 올라 거래를 마쳤다. 이는 지난 7월 말 이후 약 3개월 만이다. 엔저는 이시바 내각의 경제정책 방향을 가르는 최대 고민 요소다. 과거 엔저는 일본 수출에 큰 도움을 줬으나 대기업 공장들이 해외로 대거 빠져나간 최근에는 내수 기업의 수입 물가를 급등시키며 '슬픈 엔저'라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이는 국민들의 장바구니 물가로 직결되는 구조로, 출범 한달 만에 30%대로 고꾸라진 이시바 내각 지지율에 악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당초 시장에선 일본이 12월께 금리를 올려 엔저를 방어할 것으로 봤지만 집권 자민당이 중의원 선거에서 대패하면서 금리인상은 물건너 간 분위기다. 일본 자본시장 관계자는 "엔·달러 환율이 160엔 대 이상을 넘어가면 당국의 긴축 발언 및 외환시장 개입 가능성 정도가 현재 일본으로선 남은 카드"라면서 "그러나 옛날만큼 정부 개입 효과는 크지 않고 단기 처방에 그치는 수준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물가를 웃도는 임금 인상이 있다면 국민 불만을 잠재울 수 있을테지만 현실은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이날 발표된 일본의 물가 변동을 고려한 9월 실질임금은 1년 전보다 0.1% 줄어 2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이날 오후 2시 현재 닛케이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0.36% 내린 3만9340에서 거래 중이다. 전날 지수가 1000p 이상 올라 이날 차익실현 매물이 쏟아진 것으로 분석된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시장 참가자들은 2016년 트럼프 랠리에서 일본 증시가 승자였던 기억 아직도 생생하다"며 "당시 닛케이지수는 트럼프의 깜짝 승리 이후 연말까지 11% 상승했다"고 전했다. 다만 이번에는 트럼프 랠리가 오래가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2016년 엔·달러 환율은 101~105엔 사이에 불과했던 데다 트럼프 정책에 대한 불확실성이 크다는 이유에서다. 오니시 고헤이 미쓰비시UFJ모건스탠리증권 연구원은 "1기 트럼프 정권 때는 엔저로 일본 제조업에 순풍이 불었지만 현재는 주가 상승으로는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이시바 총리는 이날 "트럼프 당선인과 5분가량 통화했다"며 "전화 회담에서 가능한 한 조기에 만나자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시바 총리는 트럼프 당선인과의 회담 일정과 관련 "현재 조율 중으로 트럼프 당선인이 만나서 이야기하는 것을 기대하고 있다고 했고, 저도 그렇게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그의 지론인 미일지위협정 개정에 대해선 "오늘 통화에서는 거기까지는 이야기하지 않았다"면서 "향후 미일 동맹 강화는 금액부터 장비, 운용, 통합 측면 등 다양한 관점에서 논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
2024-11-07 14:23:27일본 부동산 전문 컨설팅 회사인 클라우드의 황순철 대표(사진)는 지금을 '투자 타이밍'으로 봤다. 팬데믹 이후 도쿄 부동산 가격이 상승세인 데다 금리 및 정책이 안정적이기 때문이다. 또 엔저로 향후 환차익까지 노려볼 수 있기 때문이다. 29일 서울 마포구 클라우드 본사에서 만난 황 대표는 일본 부동산 투자가 매력적인 4가지 이유를 꼽았다. 그에 따르면 △안정적 정책 △가격 상승 △저금리 △엔화 약세 등이다. 지난 2020년부터 해외 투자자들은 이미 적극적으로 일본 부동산에 투자하고 있다. 미국, 유럽 투자자가 대부분이지만 국내 투자자들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황 대표는 최근 '돈이 되는 일본 부동산 투자 가이드' 책을 출간하기도 했다. 황 대표는 일본 부동산 정책이 우리와 다른 점은 정부가 시장에 개입하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말한다. 일본인들은 '잃어버린 20년'이라는 저성장기를 경험했다. 이 같은 배경 탓에 일본인들의 부동산에 대한 인식이 한국과 전혀 다르기 때문이다. 그는 "한국에서 부동산은 투자라면 일본에서는 소비재"라며 "일본 정부 역시 정책보다는 민간 시장에 맡기는 정책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투자자 입장에서 보면 부동산 정책 변화가 거의 없어 예측이 용이해 안정적"이라고 덧붙였다. 지난달 일본은행은 기준금리를 인상해 0.25%가 됐다. 하지만 일본 시중은행 대출금리는 1.8~2.5%로 유지되고 있다. 통상 매매가격의 50~60%까지 대출이 나온다. 기준금리도 미국(5.5%), 한국(3.5%)과 격차가 크다. 부동산 투자 레버리지를 일으키기 좋은 조건인 셈이다. 황 대표는 "일본 부동산은 팬데믹을 지나면서 조금씩 우상향 중"이라며 "올해 일본 도쿄 도심부 공시지가는 전년 대비 주택지는 7.1%, 상업지는 7.3% 올랐고 도쿄도 23구 전체로 봐도 주택 5.4%, 상업 7.0% 상승했다"고 말했다. 국내 전문직의 투자상담도 늘고 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도쿄 중심부 내 3~10층짜리 꼬마빌딩을 찾는 경우가 많다. 일본에서는 아파트가 한국과 다른 개념이고, 주상복합에 해당하는 멘션은 임대수익이 적기 때문이다. 건물에 투자해 임대수익 및 매각차익을 얻는 방식이 일반적이다. 당초 국내 투자자들은 도쿄 도심 3구(지요다, 주오, 미나토) 내 빌딩 선호가 높았지만 가격 상승에 따라 7구, 10구까지 눈을 넓히는 분위기다. 황 대표는 "의사나 증권사 종사자 등 전문직에서 투자문의가 많이 늘고 있다"며 "최소 10억원 이상 자기자본을 가진 분들이 20억원 이상 빌딩에 투자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이어 "한국과 달리 일본은 급격한 가격 상승은 아니기 때문에 40, 50대가 장기적 관점에서 임대수익을 중심에 두고 투자판단을 하고 있다"며 "현재 엔화가 약세인 상황에서 향후 엔화가치가 오르면 환차익도 노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junjun@fnnews.com 최용준 기자
2024-08-29 18:20:20일본 엔화의 힘은 셌다. '엔저'가 주는 느낌에 속았구나 하는 생각마저 들었다. 8월 2일 '검은 금요일', 서킷브레이크(주식매매 일시정지)까지 발동된 8월 5일 '검은 월요일'은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아시아 시장에 엔화의 힘을 보여줬다. 미국 경기침체 우려에다 '엔 캐리 트레이드'가 가미되면서 시장은 발작을 일으켰다. 일본은 1990년대 경제거품 붕괴로 '잃어버린 30년'이라는 저성장기에 접어들었다. 경기부양을 위해 일본은행(BOJ)은 기준금리를 마이너스까지 내렸다. 일본인의 안전자산 선호는 유별나지만 원금마저 깎이는 상황을 감내하긴 힘들었다. 낮은 이자로 대출을 받아 달러 등 외화를 사두거나 금리가 높은 나라의 예금·자산에 투자했다. 이른바 '엔 캐리 트레이드'와 '와타나베 부인'의 등장이었다. 국경을 넘나드는 돈은 고려할 게 많다. 외환·금리·세금 리스크를 감수해야 한다. BOJ는 지난 3월 17년 만에 단기금리를 올리면서 마이너스 금리에서 벗어났다. 7월 31일 기준금리를 깜짝 인상했다. 이렇게 되면 엔화 투자금이 감당할 리스크는 커진다. 마침 이 시기에 미국 침체 공포가 부상했다. 글로벌 엔화 투자금은 급격한 청산 과정을 밟았다. 울고 싶을 때 뺨 때려준 격이었다. 이틀 연속 폭락을 겪은 시장은 안정세다. 그럼에도 촉각은 곤두서 있다. 추가 청산 규모를 놓고 전망이 엇갈리고 있어서다. JP모건은 4분의 3이 청산된 것으로 추정했다. 반면 BNY(뱅크오브뉴욕멜론)는 추가 청산 여지가 있고 엔·달러 환율이 30% 더 내려갈 수 있다고 추정했다. 변수는 미국과 일본의 정책기조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는 인하로, 일본은 인상으로 방향을 튼 것이 뚜렷해지고 있다. 향후 시장이 출렁일 가능성은 높다. 여기에다 일본 기상청이 '난카이 대지진 임시주의보'를 발령할 정도로 우려하고 있는 지진이 발생하게 되면 엔화 값은 급등한다. 보험사 등 금융권이 피해복구를 위해 해외자산을 팔고 일본으로 자금을 회수하기 때문이다. 여기까지는 현상이다. 상대적 고수익을 좇는 엔화 투자금이 일본의 정책기조 변화에 맞춰 회귀한 것은 큰 줄기다. 그 과정에서 시장은 출렁였다. 다만 일본의 저금리, 마이너스 금리를 활용한 것은 와타나베 부인만은 아니라는 사실에 주목한다. 글로벌 은행과 자산운용사, 헤지펀드 등 기관투자자들은 거의 공짜로 대출받기 위해 일본에 줄을 섰었다. 일본 자금을 받아 엔비디아 등 미국 기술주, 대만 주식, 부동산에 투자했다. 미국·대만의 주식시장 활황도,'7월 말 8월 초' 시장의 출렁거림도 엔화라는 달러에 버금가는 통화를 보유한 일본의 힘이라고 하면 비약일까. 그렇다면 우리나라는 엔 캐리 트레이드 사정권 밖일까. 일본 자금의 한국 주식시장 투자 비중은 높지 않다. 6월 말 기준 코스피 시가총액의 0.6%, 국내 채권시장의 0.03% 정도다. 2200조원을 훌쩍 넘긴 코스피 시가총액 대비론 미미하다. 하지만 방심은 금물이다. 한반도에만 한정하면 이 정도라는 것이다. 글로벌 차원에서 판단하면 한국에 대한 일본 자본의 영향력은 막강하다. 1990년대 후반 'IMF(외환위기)'의 시발점이 일본 자금의 한국 철수였다는 건 당시 정책당국자들의 일관된 주장이다. 또 국내 대기업의 해외 프로젝트파이낸싱(PF), 해외 채권 자금줄은 일본의 영향력 아래에 있다. 윤석열 정부가 오는 9월 편입을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세계국채지수(WGBI)도 성공 여부는 일본이 키를 쥐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일본의 WGBI 편입 비중은 12%다. 미국(40%)에 이어 두 번째로 높다. 빙산 아랫부분을 유념해야 한다. 1인당 국민소득이 일본을 추월했다는 자신감에 우쭐해선 안 된다. 문재인 정부 시절인 2018년처럼 한일 관계가 극도로 경색된 상황은 아니라는 게 다행이라지만 흔들면 흔들릴 수 있다. 엔저의 익숙함에 감춰진 일본의 힘을 무시해선 안 된다. 극일은 자신감만으론 이룰 수 없다. 79주년 광복절을 보낸 소회다. mirror@fnnews.com
2024-08-20 18:05:37【도쿄=김경민 특파원】 2·4분기 일본 7대 완성차 업체의 실적이 엔저(엔화 약세) 효과를 제외하면 이익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은행(BOJ)의 금리인상 단행으로 엔화 가치가 오름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현재 엔화 가치 수준을 유지한다면 3·4분기에는 실적이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8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주요 7개 완성차의 4~6월 영업이익은 전년동기대비 12% 증가한 2조1000억엔(약 19조7681억원)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닛산과 미쓰비시 등 2개사를 제외한 5개사가 영업이익이 증가했다. 특히 도요타, 혼다, 스즈키는 설립 이래 사상 최고 이익을 기록했다. 7개사의 증익 요인은 엔저였다. 4~6월의 평균 환율은 1달러당 약 156엔으로 1년전 보다 19엔 하락했다. 엔저는 이익을 5800억엔 끌어올렸다. 전체 이익 폭(2200억엔)을 웃도는 규모다. 엔·달러는 7월 상순에 37년만의 최하인 162엔까지 떨어진 후 BOJ의 추가 금리인상 단행 직후인 5일 한때 141엔대까지 올랐다. 만약 8~9월 엔·달러가 현재 145엔 수준을 유지한다고 가정하면, 엔저 효과는 약 5엔으로 2·4분기의 4분의 1 정도로 줄어든다. 자동차 판매 흐름은 그다지 좋지 않다. 자동차 가격 인상 효과가 있었음에도 각사의 세계 판매 합계는 약 580만대로 2% 감소했다. 전기차(EV)와 자율주행 연구개발비와 임금인상 등에 따른 비용증가가 약 3800억엔 이익을 끌어내렸다. 3·4분기 분기 영업이익 감소가 현실화한다면 9분기 만의 첫 분기 영업이익 감소가 된다. 닛케이는 "3·4분기는 비용이 증가해 7개사가 영업이익 감소로 돌아설 가능성 있다"며 "환율 상정 레이트를 높게 잡은 닛산과 마츠다를 제외한 5개사의 영업이익 감소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일본 자동차 업체의 핵심 시장인 미국의 흐름도 변화가 감지된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공급 부족이 해결되면서 미국의 올해 승용차 수요 전망은 전년 대비 4% 증가에 그치고 있다. 재고 증가는 신차 가격을 억제해 실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란 분석이다. 지난달 말 BOJ는 단기 정책금리를 종전 0∼0.1%에서 0.25% 정도로 인상했다. 이후 급격한 엔고가 진행되면서 전 세계 증시가 한꺼번에 요동쳤다. 일각에서는 BOJ가 성급한 금리인상을 단행했다고 비난했다. 이와 관련해 우치다 신이치 BOJ 부총재는 지난 7일 "금융 자본 시장이 불안정한 상황에서 금리 인상을 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정책금리를 계속 인상할 것이라는 생각은 경제와 물가 전망이 실현돼 간다고 하는 조건이 붙어있다"고 밝혔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
2024-08-08 10:44:27【도쿄=김경민 특파원】 일본 도요타자동차가 올해 2·4분기(4~6월) 분기 기준으로 역대 최대 매출과 순이익을 기록했다. 인증 부정 문제로 생산량이 줄었지만 엔화 약세와 해외에서 하이브리드 차량의 인기가 호재로 작용했다. 2일 일본 언론에 따르면 일본 도요타자동차는 올해 2·4분기 분기 매출이 11조8378억엔(약 107조8328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2.2%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조3084억엔(약 11조9179억원)으로 16.7% 증가했고 순이익도 1조3333억엔(약 12조1408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7% 늘어났다. 영업이익은 2·4분기 기준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엔저(엔화 약세)와 원가 개선 등이 실적 향상을 견인했다. 2·4분기 평균 엔·달러 환율은 1달러당 약 156엔으로 2024사업연도 전망치(1달러당 약 146엔)보다 약세를 보이면서 약 3700억엔(약 3조3691억원)의 이익이 증가했다. 또 원가 개선 효과도 950억엔(약 8650억원)에 달했다. 하이브리드 자동차에 대한 높은 수요도 실적 상승으로 이어졌다. 2·4분기 하이브리드 차량 판매량은 22% 증가한 97만대를 기록했다. 하지만 도요타자동차는 품질 인증 취득 과정에서 부정행위가 발견돼 지난달부터 코롤라 필더 등 3개 차종 생산을 중단했다. 최근 부정행위는 7개 차종에서 추가로 발견돼 일본 국토교통성으로부터 시정명령을 받았다. 이에 도요타자동차의 2·4분기 '도요타 렉서스' 브랜드의 세계 생산량은 7% 감소한 236만대에 그쳤고 국내 생산량은 76만대로 9% 감소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새로운 부정행위와 함께 중국에선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중국 업체들에 밀리고 있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며 "엔화 약세 흐름도 반전되는 모습이라 향후 전망은 불투명하다"고 전망했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
2024-08-02 04:26:32【 도쿄=김경민 특파원】 일본은행(BOJ)이 추가 금리인상과 국채매입 규모 축소를 동시에 단행, 본격적인 '금리 있는 시대'로 진입했다. 일본 당국이 대규모 양적완화 정책을 거둬들이고 '돈풀기' 중단에 나선 만큼 사상 최저로 떨어진 엔화 가치에도 유의미한 변화가 있을 전망이다. BOJ는 7월 31일의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기존 0~0.1%로 잡았던 정책금리를 0.25%로 올리는 추가 금리인상을 결정했다. 이번 인상으로 단기금리는 리먼브러더스 쇼크 직후의 2008년 12월(0.3% 전후) 이래 15년7개월 만의 수준으로 돌아갔다. 정책금리 인상으로 가계예금과 주택담보대출 금리, 기업의 차입금리에도 연쇄적으로 영향을 미치게 된다. 이번 추가 금리인상에는 9명의 정책위원 중 2명이 반대하고 7명이 찬성했다. 금리인상에 반대한 2명은 향후 기업 통계와 임금인상 확산 등의 데이터를 검토한 후 신중하게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당국의 2% 물가안정 목표 실현이 사실상 달성된 데다 역대급 엔저(엔화가치 하락)로 인한 내수경제 타격 등이 금리인상 배경으로 풀이된다. BOJ는 "물가상승률 2% 목표의 지속적·안정적 실현 관점에서 금융완화 정도를 조정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했다"며 "앞으로도 경제·물가가 전망대로 움직인다면 계속해 정책금리를 인상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BOJ는 이번 회의에서 국채매입액을 현재의 월 6조엔(약 54조1476억원)가량에서 2026년 1~3월 3조엔까지 줄이기로 방침을 정했다. 원칙적으로 분기별로 4000억엔씩 감액하는 것이다. km@fnnews.com
2024-07-31 18:15:29【 도쿄=김경민 특파원】 7월 31일 일본은행(BOJ)이 금리를 올리고 국채매입 규모를 축소하기로 한 결정은 12년간 일본 경제정책의 기조였던 '아베노믹스'의 종언이라는 평가다. 대규모 돈풀기 정책으로 거시지표를 챙겼던 아베노믹스와 엔저의 시대를 뒤로하고 다시 엔고로 노를 저어 고물가에 시름하는 서민경제를 챙기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엔저로 경제지표는 '최고' 릴레이아베노믹스는 지난 2012년 아베 신조 전 총리가 경제침체와 디플레이션을 극복하기 위해 추진한 대규모 경제정책이다. 이 정책은 △대규모 금융완화 △적극적 재정정책 △구조개혁이라는 '3개의 화살'로 구성됐다. 주요 목표는 통화공급을 늘리고 엔화 가치를 낮춰 일본 제품의 가격경쟁력을 높이는 것이었다. 첫번째 화살인 대규모 금융완화는 엔저(엔화 약세)를 현실화했다. 2012년 말 달러당 약 80엔이던 엔화 가치는 올해 7월 초순 2배인 161엔까지 떨어졌다. 엔저는 일본의 수출기업과 경상수지에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 글로벌 시장에서 가격경쟁력을 등에 업고 일본산 제품이 불티나게 팔린 것이다. 도요타자동차는 2023사업연도(2023년 4월∼2024년 3월)에 사상 최대 영업이익(약 47조883억원)을 올렸다. 같은 기간 일본의 경상수지 흑자는 약 222조7680억원으로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1985년 이후 최대를 기록했다. 주식시장도 훈풍이었다. 일본 대표 주가지수인 닛케이225 평균주가(닛케이지수)는 7월 11일 사상 최고인 4만2224에 거래를 마감했다. '값싼 일본'에는 외국인 관광객도 물밀듯이 들어왔다. 지난해 일본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이후 4년 만에 처음으로 2500만명을 넘었고, 올해는 3500만명을 예상하고 있다. 기존 방일 외국인이 가장 많았던 해는 코로나19가 유행하기 전인 2019년으로, 3188만명이었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일본 방문 외국인 소비액도 올해 약 8조엔(약 70조5000억원)으로 사상 최고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아베노믹스는 기업 수익성을 강화하고 고용을 촉진하며 경제성장률을 끌어올렸다. 언론에서는 "일본이 드디어 '잃어버린 30년'에서 탈피해 새로운 미래를 그리기 시작했다"고 강조했다. ■슈퍼엔저 현실은…"슬프다"그러나 엔저정책은 예상치 못한 부작용도 초래했다. 엔저는 수출기업의 이익을 증가시키지만 수입가격을 상승시켜 소비자 부담으로 이어지는 문제를 낳았다. 엔저로 인해 원자재와 에너지 수입비용이 증가하면서 소비자물가지수(CPI)는 27개월 연속 2%를 웃돌았다. 30년 동안 물가상승을 경험하지 못한 일본인들에겐 납득하지 못할 상황이 2년 넘게 계속됐다. 그렇다고 임금이 오른 것도 아니었다. 물가상승분을 뺀 실질임금은 지난 5월까지 26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특히 내수·중소기업과 저소득층 가구는 이러한 물가상승의 직격탄을 맞으면서 전통적으로 '엔저는 좋다'는 일본인의 인식이 '나쁜 엔저' 혹은 '슬픈 엔저'로 변화했다. 막상 마주한 슈퍼엔저의 현실에선 기업들의 살만 찌우고, 정작 서민은 더욱 가난해졌다는 것이다. 엔저는 일본의 경제규모도 축소시켰다. 교도통신은 "2023년 일본의 명목 국내총생산(GDP)은 지난해보다 0.2% 감소한 4조2308억달러(약 5833조원)로 예상된다"며 "일본은 독일에 역전돼 세계 4위로 한 계단 내려가는 것"이라고 보도했다. 국채 발행 지속으로 인한 GDP 대비 정부부채 비율이 세계 최고인 260%(OECD 평균 137%) 이상인 것도 이번 정책전환의 이유로 꼽힌다. 만족스러운 성과를 얻었고 부작용이 심각해지고 있다고 판단한 기시다 내각은 아베노믹스에서 벗어나 엔저정책을 완화하고 보다 포괄적이고 지속가능한 경제성장 전략을 모색하고 있다. 한편 BOJ는 7월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기존 0~0.1%로 잡았던 정책금리를 0.25%로 올리는 추가 금리인상과 국채 매입액을 현재의 월 6조엔(약 54조1476억원) 정도에서 2026년 1~3월 3조엔까지 줄인다는 방침을 결정했다. km@fnnews.com
2024-07-31 18:13:02【도쿄=김경민 특파원】 7월 31일 일본은행(BOJ)이 금리를 올리고 국채 매입 규모를 축소하기로 한 결정은 12년간 일본 경제정책의 기조였던 '아베노믹스'의 종언이라는 평가다. 대규모 돈 풀기 정책으로 거시 지표를 챙겼던 아베노믹스와 엔저의 시대를 뒤로 하고 다시 엔고로 노를 저어 고물가에 시름하는 서민 경제를 챙기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엔저로 경제지표는 '최고' 릴레이 아베노믹스는 지난 2012년 아베 신조 전 총리가 경제 침체와 디플레이션을 극복하기 위해 추진한 대규모 경제 정책이다. 이 정책은 △대규모 금융완화 △적극적인 재정 정책 △구조 개혁이라는 '3개의 화살'로 구성됐다. 주요 목표는 통화 공급을 늘리고 엔화의 가치를 낮춰 일본 제품의 가격 경쟁력을 높이는 것이었다. 첫번째 화살인 대규모 금융완화는 엔저(엔화 약세)를 현실화했다. 2012년말 1달러당 약 80엔이었던 엔화 가치는 올해 7월 초순 2배인 161엔까지 떨어졌다. 엔저는 일본의 수출 기업과 경상수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글로벌 시장에서 가격경쟁력을 등에 업고 일본산 제품이 불티나게 팔린 것이다. 도요타자동차는 2023사업연도(2023년 4∼2024년 3월)에 사상 최대 영업이익(약 47조883억원)을 올렸다. 같은 기간 일본의 경상수지 흑자는 약 222조7680억원으로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1985년 이후 최대를 기록했다. 주식시장도 훈풍이었다. 일본 대표 주가지수인 닛케이225 평균주가(닛케이지수)는 7월 11일 사상 최고인 4만2224에 거래를 마감했다. '값싼 일본'에는 외국인 관광객도 물밀듯이 들어왔다. 지난해 일본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이후 4년 만에 처음으로 2500만명을 넘었고 올해는 3500만명을 예상하고 있다. 기존 방일 외국인이 가장 많았던 해는 코로나19가 유행하기 전인 2019년으로 3188만명이었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일본 방문 외국인 소비액도 올해 약 8조엔(약 70조5000억원)으로 사상 최고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아베노믹스는 기업 수익성을 강화하고 고용을 촉진하며, 경제성장률을 끌어올렸다. 언론에서는 "일본이 드디어 '잃어버린 30년'에서 탈피해 새로운 미래를 그리기 시작했다"고 강조했다. 슈퍼엔저 현실은..."슬프다" 그러나 엔저 정책은 예상치 못한 부작용도 초래했다. 엔저는 수출기업의 이익을 증가시키지만 수입가격을 상승시켜 소비자 부담으로 이어지는 문제를 낳았다. 엔저로 인해 원자재와 에너지 수입 비용이 증가하면서 소비자물가지수(CPI)는 27개월 연속 2%를 웃돌았다. 30년 동안 물가 상승을 경험하지 못한 일본인들에겐 납득하지 못할 상황이 2년이 넘게 계속됐다. 그렇다고 임금이 오른 것도 아니었다. 물가 상승분을 뺀 실질임금은 지난 5월까지 26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특히 내수·중소기업과 저소득층 가구는 이러한 물가 상승의 직격탄을 맞으면서 전통적으로 '엔저는 좋다'는 일본인의 인식이 '나쁜 엔저' 혹은 '슬픈 엔저'로 변화했다. 막상 마주한 슈퍼 엔저의 현실에선 기업들의 살만 찌우고, 정작 서민은 더욱 가난해졌다는 것이다. 엔저는 일본의 경제 규모도 축소시켰다. 교도통신은 "2023년 일본의 명목 국내총생산(GDP)은 지난해보다 0.2% 감소한 4조2308억달러(약 5833조원)로 예상된다"며 "일본은 독일에 역전돼 세계 4위로 한 계단 내려가는 것"이라고 보도했다. 국채 발행 지속으로 인한 GDP 대비 정부 부채 비율이 세계 최고인 260%(OECD 평균 137%) 이상인 것도 이번 정책 전환의 이유로 꼽힌다. 만족스러운 성과를 얻었고 부작용이 심각해지고 있다고 판단한 기시다 내각은 아베노믹스의에서 벗어나 엔저 정책을 완화하고 보다 포괄적이고 지속가능한 경제 성장 전략을 모색하고 있다. 한편 BOJ는 7월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기존 0~0.1%로 잡았던 정책금리를 0.25%로 올리는 추가 금리인상과 국채 매입액을 현재의 월 6조엔(약 54조1476억원) 정도에서 2026년 1~3월 3조엔까지 줄일 방침을 결정했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
2024-07-31 15:29:10【도쿄=김경민 특파원】 일본은행(BOJ)이 추가 금리인상과 국채 매입 규모 축소를 동시에 단행, 본격적인 '금리 있는 시대'로 진입했다. 일본 당국이 대규모 양적완화 정책을 거둬들이고, '돈 풀기' 중단에 나선 만큼 사상 최저로 떨어진 엔화 가치에도 유의미한 변화가 있을 전망이다. BOJ는 7월 31일의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기존 0~0.1%로 잡았던 정책금리를 0.25%로 올리는 추가 금리인상을 결정했다. 이번 인상으로 단기 금리는 리먼브러더스 쇼크 직후의 2008년 12월(0.3% 전후) 이래 15년 7개월 만의 수준으로 돌아갔다. 정책 금리인상으로 가계 예금과 주택담보대출 금리, 기업의 차입금리에도 연쇄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 이번 추가 금리인상에는 9명의 정책위원 중 2명이 반대하고 7명이 찬성했다. 금리인상에 반대한 2명은 향후 기업 통계와 임금 인상 확산 등의 데이터를 검토한 후 신중하게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당국의 2% 물가안정 목표 실현이 사실상 달성된 데다 역대급 엔저(엔저가치 하락)로 인한 내수 경제 타격 등이 금리인상 배경으로 풀이된다. BOJ는 "물가상승률 2% 목표의 지속적·안정적 실현 관점에서 금융완화 정도를 조정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했다"며 "앞으로도 경제·물가가 전망대로 움직인다면 계속해 정책 금리를 인상할 것"이라고 밝혔다. BOJ는 7월 '경제·물가 정세의 전망 리포트'에서 소비자물가지수(CPI·신선 식품 제외)의 전년동기대비 상승률이 2026년까지 약 2%를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연도별로는 2024년에는 2.5%, 2025년 2.1%, 2026년 1.9%로 각각 전망했다. 아울러 BOJ는 이번 회의에서 국채 매입액을 현재의 월 6조엔(약 54조1476억원) 수준에서 2026년 1~3월 3조엔까지 줄일 방침을 결정했다. 원칙적으로 분기별로 4000억엔씩 감액하는 것이다. 국채 매입의 감액 방침에 대해서는 정책위원 전원이 찬성하고 8월부터 감액을 실시한다. BOJ는 현재 600조엔 가까이 있는 국채 보유 잔고가 매입 감액에 따라 2026년 3월까지 7~8% 감소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BOJ는 "국채 시장의 안정과 유연성을 확보하면서 예상 가능한 형태의 감액이 적절하다"면서 "내년 6월 회의에서 중간 평가를 실시하며 장기금리가 급상승할 경우에는 매입 규모를 유연하게 늘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
2024-07-31 14:02: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