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쿄=김경민 특파원】 외환시장에서 엔화가 주요 통화에 대해 나홀로 약세를 보이고 있다. 스위스프랑 대비 사상 최저치 수준까지 밀린 데 이어 유로화에 대해서도 1년 만의 엔저 수위까지 떨어졌다. 미일 관세 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다는 인식이 확산되며 경기 둔화 우려가 커졌다. 일본은행의 조기 금리 인상 기대도 약화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14일 외환시장에 따르면 지난 11일 달러당 엔화 환율 147엔대로 올라서며 약 2주 만에 다시 엔저 수위에 도달했다. 일주일 간 하락률만 2%에 달했다. 엔화 약세는 달러에 국한되지 않고 전방위적으로 확산 중이다. 스위스프랑 대비로는 1프랑=185엔대로 사상 최저치를 경신했고, 유로화에 대해서도 1유로=172엔대를 기록하며 약 1년 만의 엔저 수준으로 하락했다. 파운드화에 대해서도 1파운드=199엔 후반대로 연중 최저치에 가까워졌고, 200엔선을 눈앞에 두고 있다. 관세 충격에 따른 경기 하강 우려도 커지고 있다. 노무라종합연구소는 미국이 새 관세율을 실제로 적용할 경우 세계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0.62% 감소하고, 일본은 최대 마이너스 1% 수준의 역성장을 겪을 수 있다고 추산했다. 수출 의존도가 높은 일본 경제에 치명타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금리 정책 여력 부족도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일본은행이 경기 둔화 가능성 속에서 긴축 전환에 나서기 어렵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금리차 확대를 노린 엔화 매도세가 더욱 강화되고 있다.
2025-07-14 18:05:53【도쿄=김경민 특파원】 외환시장에서 엔화가 주요 통화에 대해 나홀로 약세를 보이고 있다. 스위스프랑 대비 사상 최저치 수준까지 밀린 데 이어 유로화에 대해서도 1년 만의 엔저 수위까지 떨어졌다. 미일 관세 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다는 인식이 확산되며 경기 둔화 우려가 커졌다. 일본은행의 조기 금리 인상 기대도 약화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14일 외환시장에 따르면 지난 11일 달러당 엔화 환율 147엔대로 올라서며 약 2주 만에 다시 엔저 수위에 도달했다. 일주일 간 하락률만 2%에 달했다. 엔화 약세는 달러에 국한되지 않고 전방위적으로 확산 중이다. 스위스프랑 대비로는 1프랑=185엔대로 사상 최저치를 경신했고, 유로화에 대해서도 1유로=172엔대를 기록하며 약 1년 만의 엔저 수준으로 하락했다. 파운드화에 대해서도 1파운드=199엔 후반대로 연중 최저치에 가까워졌고, 200엔선을 눈앞에 두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7일 발표한 서한을 통해 "일본에서 수입되는 모든 제품에 25%의 관세를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4월 발표된 24%보다 1%p 높은 수준이다. 이번 조치는 한국, 말레이시아, 카자흐스탄 등 14개국을 대상으로 한 제1차 고율 관세 통보로, G10 국가 중에서는 일본만 포함됐다. 관세 충격에 따른 경기 하강 우려도 커지고 있다. 노무라종합연구소는 미국이 새 관세율을 실제로 적용할 경우 세계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0.62% 감소하고, 일본은 최대 마이너스 1% 수준의 역성장을 겪을 수 있다고 추산했다. 수출 의존도가 높은 일본 경제에 치명타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금리 정책 여력 부족도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일본은행이 경기 둔화 가능성 속에서 긴축 전환에 나서기 어렵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금리차 확대를 노린 엔화 매도세가 더욱 강화되고 있다. 시장 일각에서는 "일본은 관세 압박에 경제 펀더멘털까지 흔들리는 구조적 약세 통화로 전환하는 중"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실제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에 따르면 투기 세력의 달러 대비 엔화 순매수 포지션은 지난 4월 말 대비 35% 가까이 줄었다. 향후 외환시장 향방은 15일 예정된 미국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와 20일 치러지는 일본 참의원(상원) 선거 결과가 가를 전망이다. CPI가 시장 예상을 크게 웃돌 경우 미 연방준비제도(FRB)의 금리 인하 기대가 꺾이며 달러 강세·엔화 약세가 심화될 수 있다. 반면 물가 상승세가 둔화될 경우 미국발 긴축 종료 기대가 살아나며 시장 흐름에 반전을 줄 가능성도 있다. 정치 이벤트도 변수다. 참의원 선거를 앞두고 이시바 내각의 지지율이 여전히 정체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는 가운데 소비세 감세 등을 주장하는 야당이 의석을 확대할 경우 재정 확장 우려가 부각되며 엔화 약세 흐름이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
2025-07-14 11:29:35[파이낸셜뉴스] 네이버웹툰의 미국 본사 웹툰 엔터테인먼트가 원화와 엔화 동반 약세에 영향을 받으며 올해 1·4분기 적자 전환했다. 웹툰엔터테인먼트는 2025년 1·4분기 매출 3억2571만달러(약 4727억원·분기 평균 환율 1451.20원), 영업손실 2663만달러(약 387억원)를 기록했다고 13일(현지시간) 공시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0.3% 하락했지만, 지난해 1·4분기와 동일 환율 적용 시 5.3% 상승한 수치다. 웹툰 판매를 통한 유료 콘텐츠 매출이 2억6020만달러로 지난해보다 2.5% 감소했고, 광고 매출은 3990만달러로 7.8% 증가했다. 지식재산권(IP) 사업 매출은 2560억달러로 11.8% 늘었다. 주요 시장인 한국과 일본에서는 매출 증가를 기록했다. 한국 유료사용자당평균수익(ARPPU)은 올해 1·4분기 8.4달러로 동일 환율 기준 지난해보다 6.7% 늘었으며 일본에서는 23달러로 3.5% 증가했다. 영어 애플리케이션(앱)에서는 이용자 맞춤형 콘텐츠를 추천하는 인공지능(AI) 기술과 완결 웹툰을 한번에 감상하는 '몰아보기' 기능을 도입하면서 월간활성사용자(MAU)가 전년 동기 대비 19% 증가했다. 특히 웹툰엔터테인먼트는 글로벌 서비스 유입을 늘리기 위해 인기 IP 작품을 늘려가겠다는 방침이다. 2·4분기에는 북미 인기 코믹스 ‘고질라: 언내추럴 디제스터스’와 ‘소닉 더 헤지혹’, 일본 망가 ‘강철의 연금술사’와 ‘촌구석 아저씨, 검성이 되다’ 등을 웹툰 포맷으로 출시한다. 김준구 웹툰 엔터테인먼트·네이버웹툰 대표는 “유료 콘텐츠, 광고, IP 비즈니스를 포함하는 전 사업 부문이 동일 환율 기준 고루 성장하여 시장 기대에 부합하는 성과를 거뒀다”라며 “더욱 다양한 스토리텔링 콘텐츠를 선보이며 더 많은 독자들이 작품을 즐길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밝혔다. wongood@fnnews.com 주원규 기자
2025-05-14 16:24:29지속되는 엔화 상승세에도 불구하고 일본 여행 열기가 식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글로벌 여행 플랫폼 클룩이 자사 예약 데이터를 바탕으로 내놓은 '5월 황금연휴 해외여행 트렌드'에 따르면, 5월 연휴 기간(5월 3~6일) 가장 많은 예약 건수를 기록한 나라는 일본으로, 전체 예약 건수의 52%를 차지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다음으로는 대만, 홍콩, 베트남, 중국, 태국 등 비행시간이 6시간 이내로 이동 거리가 비교적 짧은 근거리 여행지가 강세를 보인 것으로 조사됐다. 도시별 선호도를 살펴보면, 일본 도쿄가 전체 예약의 약 24%를 차지해 1위에 올랐으며, 이어 일본 오사카, 대만 타이페이, 홍콩, 중국 상하이, 일본 후쿠오카, 베트남 하노이가 많은 선택을 받았다. 또 지난해 5월 동기 대비 해외여행 예약 건수가 급격히 늘어난 국가로는 대만(297%)과 중국(253%)이 지목됐다. 대만은 대만관광청의 꾸준한 할인 프로모션이, 중국은 무비자 정책 시행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여행상품별 예약 건수를 살펴보면, 어트랙션(34%)과 모빌리티(25%) 카테고리에서 예약이 많이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다. 어트랙션 카테고리에선 유니버설 스튜디오 재팬, 도쿄 시부야 스카이 전망대, 도쿄·상하이·홍콩 디즈니랜드 등의 인기가 높았고, 모빌리티 카테고리에선 간사이공항 난카이 라피트 익스프레스, 일본 고속철도 신칸센, 나리타공항 스카이라이너 등의 수요가 많았다. jsm64@fnnews.com 정순민 기자
2025-04-29 13:51:49[파이낸셜뉴스] 우리나라와 일본의 교역 비중이 줄어들면서 지난해 국내 수출입대금 결제시 엔화 사용 비중이 역대 최소 수준까지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이 14일 발표한 '2024년 결제통화별 수출입'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수출대금 결제 가운데 84.5%가 달러로 이뤄졌다. △유로 6.0% △원 2.7% △엔 2.0% △위안 1.5%이 뒤를 이었다. 2023년과 비교할 때 달러는 1.4%p 확대됐으나 유로, 원, 엔, 위안은 각 0.8%p, 0.2%p, 0.3%p, 0.2%p 줄었다. 특히 엔화 비중 2.0%는 1992년 통계 편제 이래 역대 가장 작았다. 김성준 한은 국제수지팀장은 "엔화 결제 비중은 기계류·정밀기기, 철강제품 등을 중심으로 줄었는데, 중장기적으로는 일본과의 교역 규모 자체가 감소하는 데 영향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대일본 수출액은 2011년 396억8000만달러로 고점을 기록한 뒤 지속적으로 하락하며 지난해 296억1000만달러에 그쳤다. 수입 결제대금의 통화별 비중의 경우 △달러 80.3% △유로 5.7% △원 6.3% △엔 3.7% △위안 3.1%로 집계됐다. 전년과 비교하면 달러, 유로, 원, 엔이 각 0.2%p, 0.1%p, 0.3%p, 0.1%p 줄었고, 위안은 0.7%p 늘었다. 엔 비중은 수출과 마찬가지로 역대 최소치를 기록했다. 반대로 위안 비중은 6년 연속 늘어 다시 최대치를 다시 썼다. 김 팀장은 "위안화의 경우 반도체·철강제품·자동차부품 등을 중심으로 수입 결제가 늘었다"며 "중국과의 교역이 수입 중심으로 전반적으로 증가하면서 위안의 수입 결제 비중도 역대 가장 커졌다"고 말했다. eastcold@fnnews.com 김동찬 기자
2025-04-14 14:06:00[파이낸셜뉴스] 한화자산운용은 미국발 관세 전쟁으로 인한 변동성 장세에서 안전자산인 '엔화'에 장기 투자할 수 있는 상장지수펀드(ETF) 'PLUS일본엔화초단기국채(합성)'가 양호한 수익률을 거두고 있다고 10일 밝혔다. 해당 상품은 지난 7일 종가 순자산가치(NAV) 기준 최근 1개월 2.99%, 3개월 9.56%, 6개월 11.04%, 연초 이후 8.2%의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PLUS일본엔화초단기국채'는 일본 재무성이 발행하는 채권 중 3개월 이내의 초단기 국채에 투자하는 환노출형 ETF다. 엔화에 투자해 절상 효과를 기대할 수 있으며, 일본 금리 상승 흐름에 따라 채권 이자 수익 확대까지 함께 노려볼 수 있는 상품이다. ETF는 만기가 매우 짧은 채권에 투자하므로 만기가 긴 채권에 투자하는 상품에 비해 금리 변동에 따른 가격 변동 위험이 거의 없다. 일본 정부의 신용도를 바탕으로 하므로 신용 위험 또한 극히 낮다. 'PLUS일본엔화초단기국채'는 채권형ETF로 세제 혜택이 있는 모든 계좌에서 100% 투자 가능하다. 특히, 퇴직연금(DC,IRP) 계좌로 투자할 수 있는 유일한 엔화 투자 ETF다. 엔선물 ETF는 퇴직연금 계좌에서 투자할 수 없고, 엔화예금은 ISA(개인종합자산관리) 계좌에서 가입이 불가능한 것과 달리 'PLUS일본엔화초단기국채' ETF는 개인연금, 퇴직연금(DC·IRP), ISA 등 세제 혜택이 있는 모든 계좌에서 투자할 수 있다. 금정섭 한화자산운용 ETF사업본부장은 "'PLUS일본엔화초단기국채'는 만기가 짧은 일본 국채에 투자하는 만큼, 만기가 긴 채권에 투자하는 상품과 비교해 가격 변동 위험이 적다"며 "세제 혜택이 있는 모든 계좌에서 100% 투자가 가능한 만큼, 원화나 달러화 자산에 집중되기 쉬운 국내 투자자들이 장기적인 관점에서 엔화로의 자산 배분을 원한다면 최적의 투자처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hippo@fnnews.com 김찬미 기자
2025-04-10 09:51:09미래에셋증권은 지난 10일 기준 일본 엔화 환매조건부채권(RP) 잔고가 500억엔(약 4950억원)을 돌파했다고 17일 밝혔다. 지난해 출시된 미래에셋증권의 엔화 RP 상품은 단기 자금 운용처를 필요로 하는 법인 투자자들을 중심으로 꾸준한 수요를 기록하며 잔고를 확대해왔다. 최근 엔화 대비 원화 환율이 900원 후반대에 근접하는 등 엔화 강세 흐름이 두드러지자,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 11일 기준으로 수시형 RP는 세전 연 0.15%, 약정형 RP는 세전 연 0.20%~0.25%(개인·법인)의 수익률을 제공한다. 미래에셋증권은 엔화뿐 아니라 달러, 유로, 위안 등 4대 주요 통화에 대한 RP 상품을 완비했다. 또한 이들 통화로 표시된 외화 예탁금에 대해 자동으로 RP를 매매해 주는 '자동매수형 RP' 서비스도 지원해 주요국 증시에 다양한 통화로 투자 중인 고객들에게 편의를 제공한다.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미국 증시가 조정기를 보이고 중국과 유럽 증시가 호조를 보임에 따라 위안화 및 유로화 RP도 잔고가 증가하고 있다."며 "미래에셋증권의 다양한 외화 RP 상품이 고객들의 외화 포트폴리오 조정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두선 기자
2025-03-17 18:36:46[파이낸셜뉴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 10일 기준 일본 엔화 환매조건부채권(RP) 잔고가 500억엔(약 4950억원)을 돌파했다고 17일 밝혔다. 지난해 출시된 미래에셋증권의 엔화 RP 상품은 단기 자금 운용처를 필요로 하는 법인 투자자들을 중심으로 꾸준한 수요를 기록하며 잔고를 확대해왔다. 최근 엔화 대비 원화 환율이 900원 후반대에 근접하는 등 엔화 강세 흐름이 두드러지자,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 11일 기준으로 수시형 RP는 세전 연 0.15%, 약정형 RP는 세전 연 0.20%~0.25%(개인·법인)의 수익률을 제공한다. 미래에셋증권은 엔화뿐 아니라 달러, 유로, 위안 등 4대 주요 통화에 대한 RP 상품을 완비했다. 또한 이들 통화로 표시된 외화 예탁금에 대해 자동으로 RP를 매매해 주는 ‘자동매수형 RP’ 서비스도 지원해 주요국 증시에 다양한 통화로 투자 중인 고객들에게 편의를 제공한다.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미국 증시가 조정기를 보이고 중국과 유럽 증시가 호조를 보임에 따라 위안화 및 유로화 RP도 잔고가 증가하고 있다.”며 “미래에셋증권의 다양한 외화 RP 상품이 고객들의 외화 포트폴리오 조정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dschoi@fnnews.com 최두선 기자
2025-03-17 10:15:33읽어보고 사도 늦지 않습니다. 문제는 정부 출연기관과 한국은행, 각종 연구소까지 하루에 쏟아지는 보고서만 수십 개가 넘는다는 것. 숨 가쁜 투자자를 위한 리포트 해설 시리즈 [읽어보고서 사]는 화·목·토 아침 6시 나온답니다. 어젯밤 여의도에서 가장 '핫'했던 이야기만 요약해 드릴께요. 놓치면 후회할 보고서, 알짜만 쉽게 풀어쓴 기사를 오늘부터 챙겨보세요. [파이낸셜뉴스] ‘슈퍼 엔저’의 시대가 끝나고 ‘엔고’의 막이 열렸습니다. 일본은행(BOJ)의 추가 금리 인상 기대감이 커지고 미국 경기 악화 우려에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커지면서 엔화값이 무섭게 오르고 있는데요. 이번주 원·엔 환율은 약 1년10개월 만에 최고 수준까지 오르면서 100엔당 1000원에 가까워졌습니다. 당장 일본 여행을 앞두고 환전 고민이 커지신 분들도 많으실 텐데요. 앞으로 엔화 향방은 어떻게 될까요? 국제금융센터의 ‘최근 엔화 강세 배경 및 전망’을 살펴볼 차례입니다. ■달러·엔 환율, 3개월 만에 150엔선 하회12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과 엔·달러 환율의 비율로 계산되는 원·엔 재정환율(오후 3시30분 기준)은 100엔당 979.91원에 거래됐습니다. 지난 2023년 5월 12일(990.39원) 이후 최고치를 기록한 전일(989.85원)보다는 9.94원 하락했지만 1년 전(889.21원)과 비교하면 90원 넘게 오른 수치입니다. 최근 엔화는 얼마나 강해진 걸까요. 달러·엔 환율의 경우 지난 1월 8일 158.35엔까지 상승하면서 지난해 고점이었던 7월 3일(161.69)과의 차이를 2%까지 좁혔습니다. 이후 환율 흐름이 반전되면서 지난 11일 장중 146.54엔(연중 고점 대비 -7.76%)까지 빠르게 하락했습니다. 유로·엔 환율의 경우 지난달 27일 155.79까지 하락했으나, 독일의 대규모 확대 재정정책을 통한 경기부양 기대감 등으로 유로화가 강세를 보이면서 160엔선에서 등락했습니다. 올해 엔화의 미 달러화 대비 강세폭은 G10 통화 가운데 가장 두드러진 편인데요. 주요 선진국 통화의 연중 미 달러화 대비 강세폭(3월 10일 기준)은 엔화가 7.0%로 노르웨이 크로네(5.8%), 유로화(5.5%), 파운드화(4.0%)를 모두 상회했습니다. 환율 변동성 역시 주요 선진국 통화 중 가장 높은 수준입니다. 지난 10월 기준 엔화의 내재변동성(옵션 1개월물 기준)은 일본이 12.2%로 스웨덴(11.8%), 노르웨이(11.2%), 유로존(8.7%), 영국(8.2%)을 넘어섰습니다. ■금리인상 기대에 안전자산 선호 심리 강화이같은 엔화 강세는 일본은행(BOJ)의 금리 인상 기대감이 확대된 영향입니다. 일본의 양호한 경제지표가 확인되면서 엔화 강세 압력이 확대된 건데요. 실제 지난해 4·4분기 일본 경제가 2.2%의 양호한 성장률을 나타내고, 1월 물가상승률도 4.0%로 2023년 1월 이후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일본 경제의 만성적 저성장저물가가 해소되는 조짐을 보이면서 장기금리가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습니다. 이에 더해 BOJ도 통화정책 결정에 임금-물가 선순환 여부를 고려하고 있다고 거듭 밝혀온 가운데, 2025년 춘투에서 렌고일본노동조합총연합회 산하 노조의 임금인상 요구폭이 1993년 이후 최고 수준인 6.09%(2024년 5.85%)로 확인되면서 조기 금리인상 기대감이 조성됐습니다. 그 결과, 렌고가 발표된 지난 6일에는 일본의 10년물 국채금리가 BOJ 추가 금리 인상에 대한 시장 기대감 등을 반영해 2009년 6월 이후 최고치인 1.537%까지 상승했습니다. 아울러 최근 일부 경제지표에서 확인된 미국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로 美 국채와 엔화 등의 안전자산 수요가 확대된 것도 최근 엔화 강세를 견인하고 있습니다. 엔화는 달러를 제외하면 가장 안전한 통화로 평가받는데요. 1월 미국 소매판매가 1월 전월 대비 0.9% 감소하는 등 지난 2023년 3월 이래 가장 큰 폭으로 주저앉으면서 미국 경제의 성장 둔화 조짐 우려가 커졌습니다. 이에 안전자산인 미국 국채 수요 확대로 미국 10년물 국채금리가 하락하면서 미-일 금리차가 빠르게 축소하고 있습니다. ■2025년 말까지 엔고 전망...美경기 둔화시 강세폭↑엔화 강세는 얼마나 유지될까요? 국금센터는 BOJ의 긴축적 통화정책과 낙관적 경제전망에 힘입어 엔화의 강세가 연말까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특히 지난해 말 일본 생명보험사 등이 일본 채권투자 비중 확대를 시사한 가운데, 3월말 발표 예정인 일본 공적연금(GPIF) 중기 자산배분 계획에서도 국내 자산 비중을 늘리거나 투자유연성을 확대한다는 내용이 확인될 경우, 엔화 추가 강세 압력이 될 소지가 있다는 분석입니다. 또 미국 성장 둔화 우려로 금리차가 축소돼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 우려가 재점화될 경우, 엔화 수요가 확대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이에 더해 일본은행이 주요 선진국 중 유일하게 긴축적 통화정책 행보를 예고한 가운데 엔화 강세에 따라 구매력이 회복될 것이라는 분석도 엔화의 추가 강세 기대감을 키우고 있습니다. 아울러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에 따르면 비상업 부문 CME 엔화 선물 포지션은 2월부터 순매수로 전환했는데요. 지난 4일 기준 13만3000건 계약으로 전주 대비 3만8000건 확대됐습니다. 달러·엔 통화옵션 리스크리버설(1개월물)도 연초 이후 하락세를 지속하며, 엔화 강세 기대가 확대되고 있음을 반영하고 있습니다. 조은 국금센터 책임연구원은 “최근의 엔화 강세는 BOJ 추가 금리인상에 대한 기대감과 미국 경기 악화 우려 부각에 따른 연준 금리인하 기대 증가와 함께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반영된 결과”라며 “미국의 경기둔화 조짐이 추가로 확인되면 강세 폭이 더 커질 수 있음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eastcold@fnnews.com 김동찬 기자
2025-03-12 16:44:18[파이낸셜뉴스] 엔화가 강세로 돌아서면서 엔화로 돈을 빌린 기업들이 서둘러 상환에 나서고 있다. 이자 부담이 커지고 있어서다. 그동안 '슈퍼 엔저'에 엔화를 대거 사들였던 '엔테크족'은 차익실현에 나섰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엔화대출 잔액은 총 725억엔(약 7095억원·11일 기준)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하반기 이후 엔화대출 잔액은 감소세를 지속해왔다. 같은 해 8월 말 778억엔에서 지금까지 6.8% 줄었다. 1년 전(802억엔)과 비교하면 10% 가까이 감소했다. 엔화대출 차주는 장기로 시설자금을 충당하거나 수입대금을 치르기 위해 돈을 빌리는 기업 등 법인이 대부분이다. 일본은행(BOJ)이 전 세계 중앙은행과 정반대로 금리인상 행보를 보이며 엔화 가치가 뛰자 이자 부담을 줄이기 위해 빚을 갚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 10일 오후 3시30분 하나은행 환율 고시에 따르면 은행 창구 등에서 우대환율을 받지 않고 현찰을 살 때를 기준으로 원·엔 환율은 1001.30원(매매기준율 984.08원)이다. 7일 기준 신한·우리은행, 8일 NH농협은행 기준으로도 1000원을 넘어섰다. 원·엔 환율이 1000원을 웃돈 것은 2022년 3월 이후 3년 만이다. 당분간 엔화 강세는 이어질 전망이다. 일본은행은 오는 18~19일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금융정책결정회의를 앞두고 있다. 일본은행은 지난 1월 기준금리를 0.25%에서 0.5%로 올렸고, 이달에도 인상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엔화가 강세로 돌아서며 그간 엔저 현상에 저렴하게 엔화를 사모았던 '엔테크족'들의 차익실현 수요도 커지고 있다. 이달 11일 기준 5대 은행의 엔화예금 잔액은 8884억엔으로 나타났다. 지난 1월 1조693억엔 대비 16.9% 감소했다. 역대 최대치였던 지난해 6월(1조2929억엔)과 비교하면 30% 넘게 빠졌다. 원·엔 환율이 지난해 상반기 100엔당 850원대로 내려가면서 엔화예금 잔액도 늘어난 바 있다. 2023년 9월 말(1조371억엔)부터 올해 1월 말까지 17개월 연속으로 1조엔을 웃돌았다. 하지만 일본의 기준금리 인상에 원·엔 환율이 상승세를 이어가자 빠져나가는 추세다. zoom@fnnews.com 이주미 기자
2025-03-12 16:31: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