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역 대학 기숙사 내·외부의 보안이 취약한 것으로 드러났다. 부산경찰청은 지난달 21일부터 11일간 부산에 있는 30개 대학 기숙사 86곳(학교 내 60곳, 학교 밖 26곳)에 대해 범죄취약 환경을 점검한 결과 47건에 달하는 문제점이 발생했다고 6일 밝혔다. 이번 점검은 지난달 16일 술에 취한 남학생이 부산대 여학생 기숙사에 무단침입해 성범죄를 저지른 사건이 발단이 됐다. 중점점검 내용은 기숙사 내·외부 및 인근 원룸촌 등 취약지역의 CCTV·비상벨·방범창·출입문 등 방범시설물 점검과 경비원 근무실태, 화장실 내 불법 카메라 설치 여부 등이다. 점검 결과 대학 7곳이 운영하는 기숙사에는 경비실과 곧바로 연결되는 비상연락 시스템이 전혀 없었으며, 기숙사 경비인력도 크게 부족했다. 기숙사 86곳의 경비인력은 모두 124명이었는데, 경비 전문교육을 받은 경비원이 아닌 시설관리원이 경비 일을 함께 보는 곳도 있었다. 경찰은 대학 측에 기숙사 방과 경비실을 연결하는 비상벨을 설치하고, 경비인력을 늘릴 것을 권고했다. 기숙사 내부의 문제점도 나왔다. 기숙사 7곳은 출입문이 열렸다가 닫히는 시간이 6∼7초나 돼 외부인 침입이 어렵지 않다는 지적을 받았다. 실제 부산대 여학생 기숙사에 침입해 성범죄를 저지른 남학생도 다른 여대생이 출입카드를 찍고 문을 열고 들어간 사이 뒤따라 들어간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경찰은 출입문 개폐시간을 3초로 단축할 것을 제안했다. 남녀 학생이 함께 생활하는 기숙사 4곳은 성별에 따라 이용할 수 있는 승강기를 구분하고 성별에 따라 승강기 이용 층수가 제한되도록 출입카드를 보완하도록 했다. 경찰은 또 저화질 CCTV가 설치된 10곳의 기숙사는 고화질로 교체를 주문했다. 부산경찰청 관계자는 "정기적으로 기숙사 주변 범죄취약 환경을 점검하는 한편 학생들이 실제 체감하는 대학가 불안요소를 직접 듣고 미비점은 관계자 회의를 통해 개선·보강토록 하겠다"고 말했다. bsk730@fnnews.com 권병석 기자
2019-01-06 17:39: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