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여성이 군에 가야 하는 상황이 됐어요. 그러면 생활관에서 남녀가 같이 물론 방은 따로 쓰겠지만, 대학교 기숙사처럼 같이 있을 거 아닙니까? 그러면 자연스럽게 거기서도 남녀 좋아하는 커플이 생기고..." 7일 SBS 보도에 따르면 한국군사문제연구원 원장이 여성이 군대에 가면 결혼이 늘어나고, 출산율도 올라갈 것이라고 발언해 논란이 일었다. 한국군사문제연구원은 국방부 산하 공익재단으로 국방 정책 수립에 기여하고 예비역 지원을 위해 지난 1994년 설립됐다. 이 연구원 원장인 예비역 공군 중장 출신 김형철 원장이 지난 9월 한 유튜브 방송에 나와 여성 징병제가 출산율을 올리는 데 도움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원장은 "일생을 같이 할 수 있는 전우애가 생겨서 오히려 결혼도 많아지고 또 그다음에 아기도 많이 낳지 않을까, 그걸 잘 이렇게 유도해서…. (만남) 기회를 자꾸만 제공한다는 측면에서 그것도 좋고 또 유사시에는 전투력으로 활용되지 않나"라며 남녀가 같은 생활관을 쓰면 전우애가 생겨 결혼한다는 황당한 발언도 했다. 김 원장은 지난 대선 당시 윤석열 후보 캠프 공명선거·안심투표 추진위원회에 이름을 올렸었고 2년 전 12대 원장에 취임했다. 해당 발언이 논란이 일자 야당은 임명권자인 국방부장관의 사과를 촉구했다. 박선원 민주당 의원은 "군대를 출산의 도구로 삼으려 한다거나 (하는) 매우 부적절한 인사"라며 "임명권자인 국방장관은 즉시 사과하라"고 지적했다. 김 원장은 SBS 측에 "남녀 간 만남의 장이 필요하다는 취지에서 가볍게 한 말"이라며 "부적절했다면 사과하겠다"고 밝혔다. 또 자신이 원장이 된 건 "정상적으로 지원해 이사회에서 선임된 것"이라고 반박했다. gaa1003@fnnews.com 안가을 기자
2024-10-08 06:55:21[파이낸셜뉴스] 덴마크는 변화한 안보 환경에 대비하기 위해 여성 징병제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정식 실시되면 2015년 노르웨이, 2017년 스웨덴에 이어 유럽에서 여성 징병제를 도입하는 세 번째 국가가 된다. 13일(현지시간)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와 AP통신에 따르면 메테 프레데릭센 덴마크 총리는 이날 여성 징병제 도입과 징집병 복무 기간 연장 등을 골자로 한 국방 정비 계획을 발표했다. 현재 덴마크군은 직업군인 7,000~9,000명과 의무 복무 기간 동안 기본 군사 훈련을 받는 징집병 4,700명으로 구성돼 있다. 남성들은 18세가 되면 군에 입대해 4개월간 복무해야 한다. 하지만 지원자가 충분해 모든 남성이 군에 가지는 않으며, 추첨을 통해서 선발한다. 덴마크 여성은 현재도 자원하면 군 복무를 할 수 있으며, 전체 병력의 25% 정도다. 프레데릭센 총리는 여성 징병제 도입과 함께 복무 기간도 남녀 모두 11개월로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오는 2028년까지 최대 6,000명으로 구성되는 보병여단을 창설하고 지상 대공망도 구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라르스 뢰케 라스무센 덴마크 외무장관은 이번 국방 정비 계획은 억지력 확보 차원에서 마련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트롤스 룬드 폴센 덴마크 국방장관은 “러시아가 장기 전쟁을 준비하는 등 현재 유럽 안보 상황이 악화해 군사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면서 “특히 군인 수를 늘려야 하는데, 완전한 양성평등을 포함해 강력한 징병이 이뤄지면서 국방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한편 덴마크는 지난해 국내총생산(GDP)의 1.4%가량을 국방비로 사용했으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목표치인 2% 달성을 위해 향후 5년간 54억 유로(약 7조7,700억 원)를 증액한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2024-03-15 07:50:58[파이낸셜뉴스] 4월 총선을 앞두고 정치권에서 여성 징병제가 핫이슈로 부상하고 있다. 제3지대 신당이 병역 수급난 해결 등을 근거로 제기하며 참신한 아이디어라는 긍정적 반응과 비현실적인 성별 갈라치기라는 비판이 병존, 향후 관련 논의가 활발히 전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30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준석 대표가 이끄는 개혁신당은 전날 여성 신규 공무원 병역 의무화 공약을 발표했다. 골자는 경찰과 해양경찰, 소방관, 교정 직렬에서 신규 공무원이 되려면 성별에 관계없이 병역을 필할 것을 의무화하겠다는 구상이다. 이 대표는 “논쟁이 있을 수 있는 방식이지만 아무리 감군(減軍)을 빠르게 진행한다고 해도 지금의 병력 자원 감소 추세를 감안하면 전격적인 병역 제도 개혁이 필요하다”며 “지금까지 대한민국 시민의 절반가량, 즉 한쪽 성별만 부담했던 병역을 나머지 절반이 조금씩 더 부담해 나가는 방식으로 전환할 것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연간 1만~2만명가량의 병역 자원을 추가로 확보할 수 있을 거라는 주장이다. 앞서 금태섭 공동대표 등이 주도하는 새로운선택은 성 평등을 이루려면 남성 징병제를 개선해야 한다는 취지에서 “‘병역에서 가사까지 성 평등’을 의제로 총선에서 토론하자”고 제안한 바 있다. 새로운선택은 “우리나라에서 당장 여성 징병제를 실시하자는 제안은 아니다”라면서도 “가사의 성 평등이 병역의 성 평등과 동떨어 있지 않다”고 주장했다. 다만 이 같은 정책 방향을 진지한 구상보다는 선거 공학적인 수로 보는 시선도 만만찮다. 특히 거대 양당인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은 개혁신당 공약이 성별 갈라치기의 일환이라고 본다. 김윤형 국민의힘 부대변인은 이날 BBS 라디오에서 “선거를 앞두고 이런 문제를 다루게 되면 정상적인 논의보다 대립과 갈등이 부각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여당은 여성 징병제가 아니라 숙련 간부 중심의 구조 개편과 4차 산업 혁명 기술 활용 등을 통해 병력 부족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국방부 기조와 궤를 같이하고 있다. 민주당에서도 형평성과 재원 문제 등을 지적하며 선거를 의식한 표퓰리즘 공약이라는 목소리가 나왔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소방공무원도 현장직과 행정직 등으로 나뉘는데 병역 의무화를 어떻게 적용할지, 호봉제는 어떻게 해결할지 등이 명확하지 않다”며 “이 대표가 어떤 의제를 던지고 싶은지는 알겠지만 실현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주장했다. 한편 국방부는 이날 여성 징병제에 대해 “사회적 공감대, 합의가 필요하기 때문에 신중하게 검토하거나 결정돼야 할 사안”이라고 밝혔다. glemooree@fnnews.com 김해솔 서지윤 기자
2024-01-30 16:01:49[파이낸셜뉴스] 국회 국민동의 청원에 올라온 ‘여성 징병제’ 글이 한 달도 되지 않아 조건을 채웠다. 이제 소관 상임위원회인 국방위원회의 심사를 받게 됐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여성 징병제' 청원글도 30만명 가깝게 참여하며 정치권에서도 진지하게 논의할 수밖에 없게 됐다. 14일 정치권 등에 따르면 국회 국민동의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여성 의무 군복무에 관한 병역법 개정에 관한 청원’ 게시글에 이날 새벽 10만명이 동의했다. 해당 청원인 조모씨는 “인구감소로 인한 군 병력이 줄어들고 있다. 이에 국방력의 약화될 우려가 있다”며 “현대에는 과학기술이 발전돼서 전쟁도 기술로 싸운다고는 하지만, 결국 땅을 점령하는 건 기계가 아닌 군인이다. 군 병력이 줄어드는 것을 막기 위해서 여성의 군 복무를 선택이 아닌 의무로 법을 개정해주시기 바란다”라고 밝혔다. 청원인은 여성 징병의 이유를 인구 감소 문제로 꼽았다. 글에서 “현재 대한민국은 저출산, 고령화 사회로 진입했고, 지난해 한국의 출산율이 0.84명으로 전세계 최저를 기록했다”며 “이러한 상황에서 건강한 남성들로만 군대 머릿수를 채우기는 힘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병무청은 군대 머릿수를 채우려고 군대에 보내지 말아야 할 몸이 불편한 남성들까지도 군대에 보내려고 하고 있다”며 “2013년부터 군대 현역 판정률이 90% 이상이다. 이러면 군대가 질적으로 괜찮겠나”라고 되물었다. 또한 “헌법에도 국방의 의무는 모든 국민이 진다고 나와 있다”면서 “근데 여자들은 군 복무는 안 할 뿐더러, 국방세라는 것도 내지 않는다”고 문제 삼았다. 청원 글에선 여성 징병제 찬성이 52.8%가 넘었다는 여론조사도 인용됐다. 청원인은 “북한·중국·이스라엘 등 여러 나라에서도 여성징병제가 시행되고 있다”고 소개했다. 한편 유사한 청원이 청와대 국민청원에서 올라와 약 28만명 이상의 동의를 기록 중이다. 이는 청와대 청원의 답변 기준인 20만명을 넘긴 것이다. 이에 네티즌들은 "이제 국회와 청와대 등 정치권이 국민의 요구에 진지하게 답할 때"라며 기대감을 나타내기도 했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
2021-05-14 08:24:22[파이낸셜뉴스] 청와대 국민청원과 일부 정치권 안팎 인사들이 밀어올린 ‘여성징병제’ 논란의 불길이 거세다. 여성도 징병 대상에 포함시켜달라는 청원 동의자가 21일 기준 게시 닷새 만에 15만명을 훌쩍 넘어섰고, 기사마다 붙은 댓글에는 날이 서있다. 현재 여성징병제를 둘러싼 의견은 찬성, 반대 2가지로 갈린다. 문제는 이분화 자체보다 논의의 수준에 있다. 사실 여성징병은 1999년 군 가산점 폐지 이후 줄곧 화두였는데, 이번에도 모병제 전환의 실질적 토대가 마련되지 않은 시점에서 무턱대고 수면으로 떠 갈등만 촉발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여성징병제 도입의 전제는 그것의 ‘효율성’과 ‘성 평등 실현’에 대한 담보다. 하지만 찬성하는 쪽도 반대하는 편도 이에 동의하지 못 하고 있다. 소위 ‘이대남(20대 남자)’ 표심을 붙잡기 위해 정치권이 달려든다는 해석도 성별 갈라치기에 불과하다는 분석이다. 결국 현재 정치권에서 띄우는 화두의 끝은 남녀 갈등일 뿐이라는 게 중론이다. ■ “장교로는 가잖아” vs “아직 일러” 여성징병에 대한 일반적인 찬성 의견은 지난 16일 ‘여성도 징병 대상에 포함시켜 주십시오’라는 제목의 국민청원에 잘 나타나있다. 작성자는 “더욱 효율적인 병(력) 구성을 해야 한다”는 이유를 들며 “이미 장교나 부사관으로 여군을 모집하고 있다. 여성의 신체가 군 복무에 적합하지 않다는 이유는 핑계”라고 잘라 말했다. 이 주장에 찬성표를 던지는 이들이 결코 적지 않다. 인터넷상에서 “왜 징병제인데 남자만 가냐”, “임신이랑 군복무랑 같은 선상에 놓지 마라”, “장교는 되고 사병은 안 되나” 등의 반응은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대학생 이모씨(26·여)도 “휴전 국가에서 전쟁 땐 누구나 안보에 기여해야 한다. 여성도 예외는 아닐 것”이라며 “여성도 당연히 총기 사용법과 생존 전략을 익혀야 한다”고 짚었다. 사업을 하는 김모씨(29·남)는 “기본적인 군사교육은 누구나 배워야 하는 것. 자신과 국가를 지키는 일이 성별과 무슨 상관이 있는지 모르겠다”고 의문을 표했다. 실제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이 2019년 7월 남성 1036명과 여성 97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여성 53.7%가 여성도 군대를 가야한다는 데 동의했다. 반면 여성징병이 시기상조라는 의견도 있다. 같은 당 권인숙 의원 주장이 박용진 의원이 미는 ‘남녀평등복무제’와 동일한 내용인 것처럼 소개되고 있으나, 차이가 있다. 권 의원은 ‘모병제 전환’에만 동의했을 뿐 여성징병을 두고는 “지금 단계에서 (답하기) 굉장히 섣부르다. 조심스레 논의를 시작하는 것엔 찬성한다”고 유보적인 입장을 밝혔다. 직장인 김모씨(28·여)도 “설령 여성들이 (군대를)간다고 해도 (군이)받아들일 준비가 돼있는지 의문이다”라며 “지난 2년 간 한국사회의 화두는 권력형 성범죄였다. 상명하복의 군 체계에서 여성 유입에 따른 문제를 방지할 방편은 마련돼 있는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그는 “고 변희수 전 하사가 근무하고 싶다는 입장을 냈을 때, 군은 여성용 시설을 따로 지어야 한다며 비용 문제를 거론했다”며 “군은 여성징병이 과연 효율적인가에 답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 “현실성 없는 대안으로 남녀갈등만 조장” 여성징병 찬성자들도 ‘남자가 가니 여자도 가야 한다’는 수준의 논리에 그치지 않았다. 정치권의 겉핥기식 논지 설파를 더욱 우려했다. 다만 남성이라는 이유만으로 군대에 가는 건 불합리하다는 데는 이견이 없었다. 여성징병에 찬성표를 던졌던 이씨는 그 이유로 “(남성 징병제는) 군대를 다녀오지 않은 여성, 미복무 남성들에 대한 차별의 빌미를 제공한다”며 “남성은 국가를, 여성은 가정을 지켜야한다는 전근대적 사고가 깔려있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역시 찬성했던 김씨는 “20대 남성 표심을 잡기 위해 정치인들이 이 문제(여성징병제)를 논한다고 하는 건 1차원적인 생각”이라며 “해당 정치인, 해석한 일부 언론의 의도와 상관없이 여성을 적대화하는 결과를 낳았다”고 꼬집었다. 하지만 박용진 의원은 ‘남녀평등복무제’를 연일 띄우고 있다. 40~100일 정도 남녀 모두 군대를 다녀와 예비군으로 편입되고, 현행 징병제를 모병제로 전환하자는 게 주장의 골자다. 하지만 남녀가 동일한 환경에서 같은 기간 군 생활을 한다는 게 곧 성 평등 달성은 아니라는 문제제기가 나온다.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최모씨(28·남)는 “(모병제는)가고 싶은 사람만 가는 게 핵심이지, 여성을 보내야 한다는 발상에는 동의 못 한다”며 “20~30대는 젊은이로 묶일 뿐이지 ‘여성징병제’ 주장은 (남녀)갈라치기 의도로밖에 안 보인다”고 강조했다. 그는 “남녀 갈등에 불을 붙인 채 정치인 본인은 슬그머니 빠진다”고도 덧붙였다. 결국 현실은 개선시키지 못한 채 가상의 다툼만 유발한다는 것이다. 모병제를 위한 재원은 충분한지, 전환 시 효율적인지, 실현 가능한지 등에 대한 답은 찾아볼 수 없기 때문이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모병제로 가려면) 헌법을 개정해야 한다. 실현 가능성 없는 ‘입술 서비스’로 2030 표나 얻어보겠다는 포퓰리즘”이라고 평가했다. 강민진 청년정의당 대표도 “젠더 갈등을 통한 주목경쟁, 정치장사 그 이상 이하도 아니다”라고 혹평했다. 논란이 불붙자 군 당국은 “병역의무 대상과 복무기간, 민방위 편입 등 병역법과 민방위기본법에서 많은 개정 소요가 따를 것”이라며 “여성징병 문제는 소요 병력 충원에 국한되지 않고, 양성 평등 쟁점을 포함하고 있다. 사회적 합의와 충분한 공론화 과정이 필요하다”는 원론적 입장을 취했다. taeil0808@fnnews.com 김태일 기자
2021-04-21 11:19:34[파이낸셜뉴스] 최근 '남녀 평등 군복무'를 제기한 정치권에 이어 청와대 국민청원에도 관련 청원글이 사흘 만에 5만명 이상의 사전동의를 얻었다. 19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여성도 징병대상에 포함시켜 주십시오'라는 제목의 청원글이 올라왔다. 이 글은 지난 16일 게재된 이후 사전 검토 중으로, 3일만인 19일 오전 11시43분 기준으로 5만12명이 동의했다. ■ "남성에 국한된 병역의무..매우 후진적" 청원인은 "나날이 줄어드는 출산율과 함께 우리 군은 병력 보충에 큰 차질을 겪고 있다. 이에 따라 남성의 징집률 또한 9할에 육박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과거에 비해서 높아진 징집률만큼이나 군 복무에 적절치 못한 인원들마저 억지로 징병대상이 돼버리기 때문에 국군의 전체적인 질적 악화가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했다. 청원인은 "그 대책으로 여성 또한 징집 대상에 포함해 더욱 효율적인 병 구성을 해야 한다"면서 "이미 장교나 부사관으로 여군을 모집하는 시점에서 여성의 신체가 군 복무에 적합하지 않다는 이유는 핑계로밖에 들리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청원인은 "병역 의무를 남성에게만 지게 하는 것은 매우 후진적이고 여성비하적인 발상"이라며 "여자는 보호해야만 하는 존재가 아니라 나라를 지킬 수 있는 듬직한 전우가 될 수 있다"고 덧붙엿다. 여성 징병제에 관한 청원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17년부터 지속 제기된 여성 징병 관련 청원글은 지난해만 11개에 달했다. 올해는 이날까지 3개의 청원글이 게재됐다. ■ 온라인서도 커뮤니티·카페 중심으로 갑론을박 온라인 상에서는 이 같은 '여성 징병제'가 논란이 되자 갑론을박이 이어졌다. 한 네티즌은 "어떤 식으로든 의무이행은 해야한다고 보는 입장"이라며 "그것이 징병이든, 사회봉사나 세금이든 징병이 좋은 방안이나 현실적으로 도입이 어렵다면 다른 의무라도 대체적으로 이행하도록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세계적으로 여성 징병은 드문 현상"이라며 "전쟁 위험이 큰 북한이나, 전쟁이 잦은 이스라엘, 성평등 의식이 유난히 강한 노르웨이 등의 경우가 아니면 거의 없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여성 징병을 하지 않는 이유는 남자를 억압하거나 여자를 귀하게 여겨서가 아니다. 여성은 출산을 하기 때문"이라며 "국가적인 측면에서 인구는 국력의 중요한 요소로, 여성이 군 입대 후 훈련 중 난임·불임이 되거나 전투에서 전사할 시 그만큼 미래의 잠재적 인구 증가폭이 줄어들게 된다"고 주장했다. ■ 정치권서도 '남녀평등 복무제' 도입 제안 이번 여성 징병제가 이슈로 또 한 번 떠오른 데는 최근 정치권에서 여성 징병 문제를 두고 논쟁을 벌인데 따른 것이다.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18일 현재의 징병제를 폐지하되, 남녀 모두 40일에서 최대 100일간 기초군사훈련을 받는 '남녀평등 복무제' 도입을 제안했다. 박 의원은 "모병제와 남녀평등복무제를 기반으로 최첨단 무기체계와 전투 수행 능력 예비군의 양성을 축으로 하는 정예강군 육성을 추진하는 것"이라며 "여성의 군 복무를 통해 의무복무기간은 대폭 줄이되 병역 대상은 넓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같은 당 김남국 의원은 전국 지방자치단체 직원 채용 때 군 경력을 인정해 주자는 의견을 밝혔고, 전용기 의원은 제대군인지원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 법률안을 개정해 공기업이나 공공기관 승진 평가 때 병역 의무 경력을 반영하는 법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전 의원은 위헌으로 군 가산점 재도입을 할 수 없다면 헌법을 개정해서라도 군 가산점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gloriakim@fnnews.com 김문희 기자
2021-04-19 11:44:37넘쳐나는 뉴스, 딱 '쓸만한 이슈'만 씁니다. 정치·경제·사회·문화 다양한 이슈를 새로운 시선에서 뾰족하게, 삐딱하게 탐구합니다. <편집자 주> 언제였는지 기억나지 않을 정도로 오래 전 일인데요. TV 프로그램에 패널로 출연한 여성이 "키 180㎝ 이하인 남성은 사회적인 '루저'라고 생각합니다"라고 발언한 일이 있었습니다. 이 한 마디에 대한민국이 발칵 뒤집어졌는데요. 프로그램의 홈페이지와 온라인 카페 등이 말 그대로 난리가 났습니다. "여자도 군대가라", "우리는 애 낳잖나" 등의 지리멸렬한 공방도 이때부터 시작된 것 같습니다. 본격적인 젠더 갈등이 미디어를 거쳐 사회 표면에 직접적으로 드러났던 최초의 소동이 아니었나 싶네요. 오늘의 이슈는 '젠더 갈등'입니다. 페미니스트(Feminist)는 아니지만 휴머니스트(Humanist)인, 속칭 '그 성별' 기자가 쓰는 기사입니다. '르노코리아 집게손' 사태에…본국 프랑스까지 "왜 저래?" 최근 프랑스 언론은 대한민국의 어느 소란스러운 사태에 주목했습니다. 이른바 '르노코리아 집게손' 논란인데요. 르노코리아 공식 신차 홍보 영상에 등장한, 극단적 여성주의자들이 남성 비하 표현으로 사용한다는 손 모양 때문에 사달이 났죠. 분노에 휩싸인 여론에 불매운동 움직임까지 일자 르노코리아는 문제가 된 영상을 비공개하고 공식 사과문을 올렸습니다. 이후 사장까지 나서 해당 직원에 대한 인사 조처를 시사하며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사태는 이미 겉잡을 수 없이 커졌고, 르노의 본국인 프랑스 언론 BFM RMC도 이 '손가락 스캔들'을 집중적으로 보도했습니다. 매체는 "지난 몇 년간 한국에서는 '남성 보이콧'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다"며 "더 이상 남성과 관계를 맺거나 대화, 성관계, 출산 등을 하고 싶지 않다고 생각하는 여성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맞습니다. 대한민국에서는 실제로 '젠더 전쟁'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나거한(나라 전체가 거대한 한국 여성)', '한남견(한국 남자 개같다)' 따위의 혐오 섞인 표현이 홍수처럼 쏟아져나오고, 젠더 관련 사건이라도 터질 때면 조롱과 비아냥을 포함한 원색적인 비난까지 서슴지 않으며 서로를 처단하지 못해 안달이 나는 게 일상이니까요. "사람이 죽었는데"…훈련병 사망사건에 2030 분노 폭발 지난달 강원 인제 육군 제12보병사단 신병교육대에서 훈련병 박모(20)씨가 군기훈련(얼차려) 도중 사망한 사건에 대한 여론도 결과적으로 젠더 갈등으로 흘러갔습니다. 여군 지휘관에 의한 얼차려 도중 남성 훈련병이 사망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2030 남성의 분노는 극에 달했는데요. 취업 경쟁의 한복판인 20대 한창 나이에 병역 의무를 감수해야 하는 징병제 현실에 대한 남성들의 분노·울분·좌절이 터져나온 겁니다. 이 와중에, 세상에, 여초 커뮤니티에서 '군대 문제는 남자들끼리 문제니까 알아서 하라'는 댓글이 달리는가 하면, 극단적 성향의 여초 커뮤니티인 '워마드(WOMAD)'에서는 훈련병 빈소 사진까지 첨부하며 사망을 조롱하는, 반인륜적인 글이 올라오기까지 했습니다. 소식을 다룬 뉴스의 댓글 창은 또 한 번 전쟁터가 됐지요. 물론 이같은 갈등이 표면화되면서 남성들의 군 복무 처우 등 젠더 갈등을 유발하는 사회적 요인들이 개선되는 경우도 더러 있습니다. 문재인 정부와 윤석열 정부 모두에서 병사 급여는 대폭 올랐으며, 영내 휴대전화 사용이 가능해지는 등 다양한 변화가 뒤따랐지요. 여성의 주요 불만인 출산과 독박육아 문제에 대해서도 각종 지원금 지급, 출산 휴가 연장 등 정부와 기업의 정책이 제시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것만으로 심화되는 갈등을 달랠 수는 없는 것처럼 보입니다. 젠더 갈등이 극단적으로 표출되는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는 여전히 "성평등이라더니 군대는 왜 우리만 가야 하는가", "성평등이라더니 왜 우리는 '경단녀(경력 단절 여성)'가 돼야만 하는가'" 라는 질문이 끊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죠. 공동체를 위한 희생에 따르는 '사회적 인정'과 '존중'이 사라진 한국 사회, 풀어 갈 생각을 하니 한숨부터 나옵니다. "사회의 존속 여부는 '젠더 갈등 해소' 유무에 달렸다" 지난해 대통령직속 국민통합위원회에서 출범한 '청년젠더공감 특별위원회(이하 젠더특위)'가 공개한 청년층 젠더갈등 현황 및 분석 조사에서 국민 10명 중 7명 가까이(68%)가 우리 사회에서 젠더갈등이 심각하며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로 인식한다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청년층이 생각하는 젠더갈등의 핵심 문제는 '성평등 수준에 대한 남녀간 인식 차이'와 '온라인 상 과도한 혐오표현'이 꼽혔고요. 또 20대 여성과 남성은 기성세대 등 다른 세대보다 더욱 남녀 차별이 심각하다고 인식하며 성별 커뮤니티(일베, 워마드 등)의 극단적 남녀 혐오 기반 페미니즘과 안티페미니즘은 젠더 갈등을 증폭하고 있다는 조사 결과도 나왔습니다. 물론 젠더 갈등으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운 사회는 없습니다. 현대사회의 발전 과정에서 여성들은 교육 기회 확대를 기반으로 사회적 참여와 진출이 넓어지는 수순을 거치게 됐고 이는 자연스레 남녀 간의 갈등을 유발시켰습니다. 미국의 예를 보면 1970년대만 해도 남성을 100으로 볼 때 여성은 80%만 대학교육을 받았습니다. 석박사는 50%에 불과했고요. 그러나 2019년에 이르러 학부는 여성이 140%, 석박사는 150%가 됩니다. 배움은 여성을 사회의 주체로 나아가게 했고, 반면 남성들은 뒷자리로 밀려났다는 현상이 발생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가장 큰 문제는 이 같은 젠더 갈등이 정치적 왜곡과 함께 결혼과 출산 문제에도 악영향을 미친다는 것입니다. 정치적 견해와 사회적 관점이 다름을 각인한 젊은 세대들은 결혼과 가정에 부정적인 인식을 지니게 되며 향후 출산율에도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진단하고 있는데요. 사회의 존속 여부는 젊은 세대들의 젠더 갈등 해소 유무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셈입니다. 그렇다면 갈등을 최소화하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건강한 논의를 이어가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할까요. 이동귀 연세대학교 심리학과 교수는 과거 언론 인터뷰를 통해 가장 중요한 젠더 갈등 해소책으로, 상대 성을 싸잡아 비난하는 일종의 '과잉 일반화'를 지양해야 한다고 지적한 바 있습니다. "여자는 다 그래, 남자는 다 그래" 라는 이분법적인 사고를 의식적으로 하지 않으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설명입니다. 남성과 여성이 상대를 굴복 시켜야 하는 대상이 아니라 함께 소통하면서 서로가 성장할 수 있는 파트너로 보는 인식이 필요하다는 분석이지요. 18대 국회의원을 거쳐 양성평등위원회 위원장으로 활동한 손숙미 명예교수는 저서를 통해 페미니즘의 궁극적인 목적이 성평등을 통해 인간의 존엄성과 가치를 회복하는 것이라면, 결국 페미니즘은 휴머니즘으로 승화해야 한다고 피력한 바 있습니다. 투쟁 일변도에서 벗어나, 인간적으로 존중받지 못하는 그늘진 곳의 여성 혹은 남성을 세심하게 찾아내고 다가가야 한다는 지적이지요. 젠더 갈등은 제로섬 게임이 아니잖아요. 어느 러시아 대문호의 말대로, 결국 인간이 추구해야 하는 것은 '인간'이 아닐까요? '더 나은 사회'를 건설하기 위해 국가와 개인, 사회 모두의 노력이 필요한 때는 아닌지 되돌아보게 되는 시점입니다. rainbow@fnnews.com 김주리 기자
2024-07-11 13:48:18[파이낸셜뉴스] 이준석 개혁신당 당선자가 서울대 강연에서 “어떤 어리석은 사람’(some stupid person)이 의대생을 늘리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을 겨냥한 발언이란 해석이 나온다. 이 당선인은 지난 27일 오후 서울대 국제대학원에서 '거부할 수 없는 미래'라는 주제로 영어 강연을 한 뒤 한 학생으로부터 "연구개발(R&D) 예산 삭감으로 타격을 입은 과학계를 살릴 복안"에 대한 질문을 받고 "한국 과학에 임박한 위협은 어떤 어리석은 사람이 의대생을 늘리기 시작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당선자는 과학계 비전을 묻는 질문에 "20만 수험생 가운데 60%가 이과라고 가정하면 1등급(상위 4%) 학생은 4800명이고 이들이 모두 의대로 가게 될 수도 있다"며 "이 비율을 유지한다면 과학기술을 책임질 사람이 부족해질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윤 대통령을 겨냥한듯 "그가 의대 정원을 늘린 것은 의대에 자녀를 보내려는 부모들이 좋아하기 때문일 뿐이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일이 벌어지게끔 한 "윤 대통령의 정책적 판단은 어리석은 것(stupid things)이고 두려워해야 할 따름(should be afraid)"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그는 강연 초반 "한국에서 산업화 시대의 영광을 그리워하는데, 윤 대통령은 평생 산업화를 위해 한 일이 없다"며 "그의 이력서만 보더라도 서울대를 졸업하고 9번의 고시를 거쳐 대통령이 됐다"고 말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해서는 "민주화와의 연관성이 없는 후보였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2년 전만 해도 선거는 누가 감옥에 갈 것인가에 관한 것이었는데, 여전히 진행 중"이라며 "참담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 당선자는 '변호사·의사 등 전문직이 되려는 여성을 징병하는 방안'에 대한 입장을 묻는 말에 "공정성 차원에서는 일리가 있다"고 주장했다. 다만 "보수 진영 정치인으로서 시민에게 더 많은 짐을 지우는 것을 선호하지 않는다"며 "최종 목표는 징병제를 없애고 군 복무로 고통 받는 사람을 없애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4-05-28 09:27:424·10 총선을 앞두고 군소정당들이 '톡톡튀는' 정책 아이디어 제시를 통해 양당과의 차별화에 나섰다. 양당이 미처 살피지 못한 틈새를 공략, 유권자 맞춤형 공약을 내놓으면서 정책에 민감한 중도층 등을 상대로 지지세 확산에 나선 것이다. 2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각 정당들이 제출한 총선 공약집에 따르면, 다수의 군소 정당들은 무당층을 겨냥한 핀셋 공약을 제시했다. 개혁신당은 미래세대를 위한 교육개혁 방안으로 '수학 포기자(수포자) 방지법'을 추진한다. 초·중학생 대상 수학 성취도 평가를 의무화하며 수학과목 개별화 수업을 실시하고, 수업 시수 확충 및 심화 수학 과정도 강화한다. 이를 통해 과학기술 패권국가를 위한 수학교육 국가책임제를 구축하겠다는 계획이다. 경찰, 소방, 교정 직렬 여성 신규 공무원의 병역을 의무화하는 '여성 징병제'도 눈길을 끈다. 병력 수급 부족 문제 해결을 위해 일반 병사로 여성이 근무할 수 있게 하겠다는 것이다. 이번 선거에서 정권 심판론을 앞세우는 정당이 많은 만큼, 검찰을 정조준한 사법개혁 관련 공약도 나왔다. 조국혁신당은 피의사실 공표에 대한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를 마련하는 등 과도한 인권침해를 막는 '이선균법'을 내세웠다. 인권보호 수사준칙 등 관련 훈령을 입법으로 격상하겠다는 방침이다. 수사와 기소를 분리하기 위해 검찰청 해체 및 기소청으로의 전환을 공약했다. 해당 공약은 진보당도 1호 공약으로 다뤘다. 구체적 실현 방안으로 조국혁신당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강화를, 진보당은 독립적인 수사청 신설을 제시했다. 사법부가 입법부로 유입되는 것을 막겠다는 정당도 눈에 띈다. 새로운미래는 판·검사가 퇴직 후 2년이 경과하지 않으면 선출직에 도전할 수 없도록 하는 '판·검사 국회의원 환승금지법'을 내걸었다. 이와 함께 전관예우 및 법조비리 변호사를 형사 처벌 하도록 하는 법 개정도 제시했다. 양당이 미처 챙기지 못한 법안들을 내세운 정당도 있었다. 녹색정의당은 주요 10대 의제에 유일하게 성평등을 포함했다. 구체적으로 비동의 강간죄(간음죄) 도입 등 젠더폭력 관련 법제를 전면 제·개정하겠다고 밝혔다. 비동의 강간죄는 강간죄의 기본 요건인 '폭행 또는 협박'을 '동의 여부'로 대체하는 내용이다. 이는 더불어민주당이 10대 공약에 포함시켰으나 논란이 되자 '실무 착오'라며 급히 철회한 공약이다. 녹색정의당은 "지난 대선에서 보였던 국민의힘의 성별 갈라치기 정치와 이에 휘말렸던 민주당의 우왕좌왕 행보가 재연되고 있다"며 양당 체제를 비판했다. act@fnnews.com 최아영 기자
2024-04-02 18:30:09[파이낸셜뉴스] 4·10 총선을 앞두고 군소정당들이 '톡톡튀는' 정책 아이디어 제시를 통해 양당과의 차별화에 나섰다. 양당이 미처 살피지 못한 틈새를 공략, 유권자 맞춤형 공약을 내놓으면서 정책에 민감한 중도층 등을 상대로 지지세 확산에 나선 것이다. 2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각 정당들이 제출한 총선 공약집에 따르면, 다수의 군소 정당들은 무당층을 겨냥한 핀셋 공약을 제시했다. 개혁신당은 미래세대를 위한 교육개혁 방안으로 '수학 포기자(수포자) 방지법'을 추진한다. 초·중학생 대상 수학 성취도 평가를 의무화하며 수학과목 개별화 수업을 실시하고, 수업 시수 확충 및 심화 수학 과정도 강화한다. 이를 통해 과학기술 패권국가를 위한 수학교육 국가책임제를 구축하겠다는 계획이다. 경찰, 소방, 교정 직렬 여성 신규 공무원의 병역을 의무화하는 '여성 징병제'도 눈길을 끈다. 병력 수급 부족 문제 해결을 위해 일반 병사로 여성이 근무할 수 있게 하겠다는 것이다. 이번 선거에서 정권 심판론을 앞세우는 정당이 많은 만큼, 검찰을 정조준한 사법개혁 관련 공약도 나왔다. 조국혁신당은 피의사실 공표에 대한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를 마련하는 등 과도한 인권침해를 막는 '이선균법'을 내세웠다. 인권보호 수사준칙 등 관련 훈령을 입법으로 격상하겠다는 방침이다. 수사와 기소를 분리하기 위해 검찰청 해체 및 기소청으로의 전환을 공약했다. 해당 공약은 진보당도 1호 공약으로 다뤘다. 구체적 실현 방안으로 조국혁신당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강화를, 진보당은 독립적인 수사청 신설을 제시했다. 사법부가 입법부로 유입되는 것을 막겠다는 정당도 눈에 띈다. 새로운미래는 판·검사가 퇴직 후 2년이 경과하지 않으면 선출직에 도전할 수 없도록 하는 '판·검사 국회의원 환승금지법'을 내걸었다. 이와 함께 전관예우 및 법조비리 변호사를 형사 처벌 하도록 하는 법 개정도 제시했다. 양당이 미처 챙기지 못한 법안들을 내세운 정당도 있었다. 녹색정의당은 주요 10대 의제에 유일하게 성평등을 포함했다. 구체적으로 비동의 강간죄(간음죄) 도입 등 젠더폭력 관련 법제를 전면 제·개정하겠다고 밝혔다. 비동의 강간죄는 강간죄의 기본 요건인 '폭행 또는 협박'을 '동의 여부'로 대체하는 내용이다. 이는 더불어민주당이 10대 공약에 포함시켰으나 논란이 되자 '실무 착오'라며 급히 철회한 공약이다. 녹색정의당은 "지난 대선에서 보였던 국민의힘의 성별 갈라치기 정치와 이에 휘말렸던 민주당의 우왕좌왕 행보가 재연되고 있다"며 양당 체제를 비판했다. 한편 군소 정당들은 민생공약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새로운미래는 최근 지속되는 고물가 상황 대응을 위해 농산물 경매독점거래를 폐지하는 '금사과 방지법'을 내걸었다. 녹색정의당은 변호사 출신 후보들의 과거 수임 사건 및 전관예우가 논란이 되는 것에 대응해 판·검사 출신 변호사가 퇴직일로부터 2년간 수임한 사건을 전 국민에게 공개하고, 변호사 개업 금지기간과 수임 제한기간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로스쿨 입시와 관련해서도 법학적성시험(LEET) 100% 전형을 도입해 연령, 적성, 출신에 따른 불공정을 혁파하겠다고 공약했다. act@fnnews.com 최아영 기자
2024-04-02 16:01: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