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가 생물학적으로는 여성이지만 스스로 남성으로 인식하는 트랜스젠더 고등학생에게 '수련회에서 여학생 방을 써야 한다'고 한 학교의 결정을 두고 차별 행위를 했다는 판단을 내놓았다. 19일 인권위는 서울시교육감 등에게 "성소수자 학생의 어려움을 파악하고, 다양성이 보장되는 포용적인 교육 정책을 마련하라"고 권고했다고 밝혔다. 서울 한 고등학교의 학생 A씨는 스스로 남성으로 인식하고 있는 트랜스젠더로, 지난해 수련회를 앞두고 여학생 방을 쓰지 않으면 참가할 수 없다는 답변을 받자 '불합리한 차별'이라며 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학교 측은 A씨의 법적 성별이 여성인 상태에서 남학생 방을 사용할 경우 다른 학생 등의 성적 권리가 침해될 수 있는 점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A씨가 차선책으로 요구한 독방은 다른 학생들에게 정당성을 납득시키기 어렵다는 이유로 거절당했다. 또 교육청과 교육부에 지침을 문의했으나 구체적인 답변 없이 '법 테두리 내에서 사안을 처리하라'는 답을 받았다고 했다. 하지만 인권위는 성소수자 학생도 수련회 같은 교육 활동에 동등하게 참여할 기회를 보장받아야 한다며, 학교 측이 법적 성별만을 근거로 차별 행위를 했다고 판단했다. 다만, 구체적인 지침이 미비한 상황에서 학교 측이 독자적으로 판단하기는 어려웠을 것이라며 교육 당국의 일괄적 정책 수립을 주문했다. 인권위는 해당 지역 교육감을 대상으로 △학교 내 성별 분리 시설 이용 관련 가이드라인 마련 △성소수자 학생의 학업 수행 어려움에 대한 실태조사 실시 △성소수자 학생에 대한 상담 등 지원 강화 방안 마련을 권고했다. bng@fnnews.com 김희선 기자
2024-11-20 08:15:32[파이낸셜뉴스] 지난 7일 방송된 JTBC '사건반장'에 따르면 경남 김해에서 네일숍을 운영하는 A 씨가 지난 6일 한 여학생으로부터 '먹튀' 피해를 봤다고 토로했다. A씨는 출근하려다 2층 미용실 사장님이 "손님이 와서 기다린다"고 전화해 부랴부랴 매장 문을 열었다고 밝혔다. 기다리고 있던 손님은 앳된 여학생이었다. A씨가 "평일인데 학교 안 가고 어떻게 왔냐"고 묻자 B양은 "엄마가 네일 아티스트인데 손톱이 엉망인 걸 보고 당장 네일부터 받으라고 얘기했다"라고 말했다. 이에 A 씨는 "엄마한테 해달라고 하지 그랬냐"는 물음에는 "엄마가 바쁘다"라고 답했다고 한다. 정성 들여 손톱 하나 하나 네일 시술을 완료한 순간, B양은 화장실이 급하다고 했고 A씨는 외부에 있는 화장실 비밀번호를 알려줬다. 그러나 화장실을 핑계로 급히 나간 B양은 그대로 돌아오지 않았다. 여학생이 앉았던 자리에는 선불 교통카드만 남아있었다. 카드에 남아있던 금액은 5000원 정도였다고 한다. 당초 B양은 A씨에게 네일 아트 외에 손톱 연장, 속눈썹 시술도 하고 싶다는 의사를 내비쳤었다. 그러나 왠지 느낌이 좋지 않았던 A씨는 "예약자가 있어 젤네일 밖에 안 된다"며 거절했다. B양이 예약자 명단을 작성하기 위해 적었던 휴대전화 번호도 가짜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누리꾼들은 "나이 먹은 어른들이 먹튀를 해도 처벌을 안 받으니 애들이 뭘 보고 배우겠나", "잠재적 범죄자", "돈이 없으면 하지 말아야지" 등의 반응을 보였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2024-11-08 19:02:58[파이낸셜뉴스] 국방부는 지난 1일 최종 마감된 2024년 학군사관후보생(ROTC)모집에 총 7989명이 지원해 2.1대 1의 지원율을 기록, 9년 만에 상승했다고 5일 밝혔다. 이는 5907명이 지원했던 지난해 지원율 1.6대 1보다 다소 오른 것이다. ROTC 지원율은 2015년 4.8대 1에서 지난해까지 8년 연속 하락 중이었다. 올해 육군은 3129명 모집에 7136명이 지원해 2.3대 1로 가장 높은 지원율을 나타냈다. 다만 공군은 348명 모집에 593명이 지원해 1.7대 1, 해군·해병대는 239명 모집에 260명이 지원해 1.1대 1을 기록했다. 올해 여학생 ROTC에 지원의 경우는 전체 지원자의 31%인 2461명으로, 지난해 24% 대비 7%p 늘었다. 국방부는 "다양한 정책 개선과 모집홍보 노력으로 ROTC 지원율이 다시 상향곡선을 그리게 된 것에 큰 의미가 있다"며 "ROTC와 초급장교의 자긍심 고취 및 처우개선 정책을 지속 발굴하고 관계기관과 법령 개정 및 예산 확보 등에 대해 협업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국방부는 올해 ROTC 지원율이 상승한 것은 '지원서류 접수체계 전산화, 필기시험을 대학성적으로 대체, 공수훈련 기회 확대, 학군생활지원금 월 8만원에서 16만원으로 인상, 단기복무장려금 900만 원에서 1200만 원으로 인상' 등 다각도의 노력도 원인 인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
2024-11-05 13:12:24[파이낸셜뉴스] 경기도 성남에서 택시 한 대가 인도로 돌진하는 일이 발생했다. 이 사고로 버스 정류장에 있던 10대 학생이 크게 다쳤는데, 택시는 교차로를 지나다가 다른 차와 부딪히며 방향을 잃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8일 SBS 보도에 따르면 이날 아침 7시 50분쯤 경기 성남시 수정구 양지동에서 60대 A씨가 몰던 전기차 택시가 인도로 돌진했다. 사고는 사거리에서 직진한 택시가 유턴하던 승용차와 부딪히면서 시작됐다. 충돌 뒤 방향을 잃은 택시는 반대편 인도로 돌진했고, 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던 10대 여학생을 친 뒤 가로수를 들이받고 멈춰 섰다. 인근 상인은 "액셀러레이터인지 브레이크 소리인지 하여튼 굉음이다. 그냥 갑자기 도깨비처럼 차량이 확 나타나서…."라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번 사고로 크게 다친 여학생은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는데 다행히 생명에 지장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택시와 승용차 운전자들도 가벼운 부상만 입었다. 당시 버스 정류장 근처에는 등교하는 학생들과 출근길 시민들 여러 명이 있어 더 큰 사고로 이어질 뻔했다. 조사 결과 A씨는 음주 상태는 아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택시가 신호를 위반한 정황을 발견하고,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 중이다. gaa1003@fnnews.com 안가을 기자
2024-10-09 08:07:41[파이낸셜뉴스] 순천에서 일면식도 없는 10대 여학생을 살해한 박대성이 사건발생 30분쯤 전 ‘자살 의심 신고’로 경찰 조사를 받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4일 KBC에 따르면 경찰은 사건발생 30분 전인 지난달 26일 오전 12시 15분경 ‘박대성이 극단적인 선택을 해 피를 흘리고 있다’는 가족의 신고를 받고 박대성의 가게로 출동했다. 이날 박 씨의 가게를 찾은 경찰은 박대성과 10분 가까이 이야기를 나눴지만 박씨가 "형한테 죽겠다고 한 것은 그냥 해본 소리로 문제가 없다"고 말해 그대로 돌아갔다. 하지만 경찰이 돌아가고 5분만에 박대성은 흉기를 들고 거리로 나가 18세 A양을 살해했다. 박대성은 A양을 살해하기 직전 흉기를 몸 뒤편에 감추고 택시 운전기사와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택시 운전기사를 범행 대상으로 노렸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대목이다. 택시 운전기사는 박대성을 태우지 않고 떠났다. 이후 인도를 걷던 A 양을 발견한 박대성은 800m가량 따라가 흉기로 살해한 뒤 달아났다. 이와관련 전남경찰청은 당시 박 씨가 음주상태였지만 경찰관들과 정상적인 의사소통을 했고 외관상으로도 특이점이 보이지 않아 매뉴얼에 따라 문제가 없는 것으로 판단했다고 해명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4-10-04 22:49:11[파이낸셜뉴스] 북한에서 한국 드라마를 보면 어떻게 될까. 수갑을 찬 채 눈물을 흘리는 10대 소녀들, 교육을 잘못시켰다고 부모의 신상을 밝히고 공개 비판하는 모습에 그 답이 있다. 4일 KBS는 북한 당국이 주민과 군인 교육용으로 제작한 영상을 입수해 공개했다. 이 영상에는 미국·한국 영화와 한국 드라마·음악을 시청한 학생, 군인 등의 모습이 담겨있다. 한국 드라마와 영화를 돌려 봤다는 이유로 수갑을 찬 채 울음을 터뜨리는 10대 여학생의 모습과 함께, 화면에는 '김○○ 송신기술고급중학교 학생(16살)'이라는 자막이 삽입됐다. 여학생들이 마이크 앞에서 눈물을 흘리는 모습에 "괴뢰(한국) 텔레비전극(드라마)을 비롯한 불순 출판 선전물을 시청·유포시킨 여러 명의 학생을 법적으로 엄하게 처벌했습니다"라는 내레이션도 흘러나왔다. 또한 "딸자식 하나 바로 교양하지 못해서 범죄의 구렁텅이에 굴러 떨어지게 한 자신(모친)이 맡은 학생들에 대한 교육, 교양을 했으면 얼마나 잘했겠습니까?"라는 등 가족의 신상을 밝히며 공개 비판하기도 했다. KBS에 따르면 이 같은 영상들은 모두 10여편, 2시간 넘는 분량으로 대부분 2021년 5월 이후 제작됐다. 코로나19 팬데믹 시기 중국과의 교역 중단 이후 경제난이 심화하자 북한 당국이 주민 동요를 막기 위해 통제를 강화하면서 인권 상황이 더욱 악화됐다는 분석이다. 군 다큐멘터리를 만드는 군사과학교육영화촬영소가 2020년에 제작한 것으로 알려진 북한군 교육 영상도 함께 공개됐다. 이 영상에는 20대 북한군 병사가 한국 콘텐츠 시청을 자백하는 모습이 담겼다. 그는 "나는 이용하던 손전화기로 미국 영화 15편과 남조선 괴뢰 영화 17편에 127개, 괴뢰 노래 160여 곡을 시청했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병사의 어머니는 아들이 군에서 한국 영상을 보다 체포됐다며 오열했다. 어머니는 "(아들이) 불순 녹화물을 보다가 단속 체포됐다고 말해 줬다. '내 아들이 아닌 역적을 낳았구나!' 하며 또다시 통곡했다"라고 했다. 북한 당국은 "사회 손전화기(휴대전화)로 '불순 녹음 녹화물(남한 영상)'을 구입·시청·보관하고 유포시키며, 이 과정에 오염된 '괴뢰(남한) 말투'로 통보문(문자)까지 주고받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라며 "군인, 종업원, 가족들에 이르기까지 이 악성 종양과의 투쟁을 자기 생사 문제로 여겨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북한 정권은 한국 등 외부 콘텐츠를 체제를 위협하는 요인으로 보고 있다. 북한은 2020년 12월 남측 영상물 유포자를 사형에 처하고 시청자는 최대 징역 15년에 처하는 내용의 '반동사상문화배격법'을 제정하는 등 외부 문물 유입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고 있다. bng@fnnews.com 김희선 기자
2024-09-06 09:27:55[파이낸셜뉴스] 여성가족부가 운영하는 여성폭력 상담 창구 '여성긴급전화1366'의 충남센터(이하 센터)가 '딥페이크' 관련 상담안내를 위해 제작한 카드뉴스가 논란에 휩싸였다. 앞서 센터는 지난달 SNS에 '딥페이크의 실태'라는 주제의 카드 뉴스를 제작해 올렸다. 딥페이크에 관해 설명하고 피해를 보았을 경우 도움을 요청하라는 취지였다. 그런데 이 게시물에 피해자는 교복을 입은 남학생으로, 가해자는 여학생들로 묘사한 그림을 삽입해 논란이 빚어졌다. 센터측이 제작한 이미지를 보면 교복을 입은 남학생이 두 손으로 얼굴을 가리고 고개를 숙이고 있고, 뒤에서 여학생들이 휴대전화를 조작하고 있다. 남학생 밑에는 "내 얼굴이 왜 거기서 나와?"라는 문구가 있어 남학생이 딥페이크 영상 피해자로 추정된다. 이후 일부 누리꾼들 사이에서 피해자 대부분이 여성인 상황에서 가해자를 여학생으로 묘사한 것은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한 누리꾼은 "남성 피해자도 있을 수 있지만 압도적으로 여성 피해자가 많은 상황이라는 점을 무시했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누리꾼도 "현실을 왜곡하고, 여성 피해자들의 고통을 경시하는 것으로 비춰질 수 있는 일러스트"라며 "이런 기관을 믿고 피해자들이 성폭력 상담을 할 수 있겠냐"고 비판했다. 이에 센터 측은 관련 게시글을 비공개로 전환하고 "성 인지 감수성이 부족했다"고 사과했다. 3일 센터는 공식 SNS에 사과문을 올려 "최근 본 센터에서 게시한 딥페이크 예방 카드 뉴스로 인해 불편함을 느끼신 모든 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본 센터는 이번 카드 뉴스 논란에 대해 깊은 우려와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고 했다. 이어 "해당 논란이 발생한 후 즉시 카드 뉴스 배포를 중단했으며 카드 뉴스 제작에 더 세심하고 주의 깊게 검토하지 못한 점에 깊이 반성 중"이라며 "딥페이크 피해자에 대한 성 인지 감수성이 부족했던 점에서 비롯된 것으로, 이 부분에 대해 다시 한번 고개 숙여 사과드린다"고 했다. 그러면서 "관련 직원에 대한 적절한 조치와 성 인지 교육 및 재발 방지 교육을 통해 이러한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4-09-03 16:31:47[파이낸셜뉴스] 여학생 얼굴을 나체사진에 합성한 딥페이크 성 착취물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받아 피해자 친구에게 보낸 고등학생이 재판에 넘겨졌다. 3일 인천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부(정희선 부장검사)는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상 성 착취물 소지·반포 등 혐의로 고교생 A군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A군은 SNS를 통해 지난해 12월 B양의 얼굴 사진에 다른 여성의 나체 사진을 '딥페이크' 기술로 합성해 만든 성 착취물을 건네받아 이를 유포한 혐의를 받고 있다. A군은 트위터를 통해 알게 된 한 남성으로부터 B양의 개인정보와 함께 넘겨받은 합성 성 착취물을 B양의 친구에게 보낸 것으로 드러났다. A군과 B양은 서로 모르는 사이이며, B양의 합성 성 착취물을 제공한 남성은 누군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앞서 경찰은 A군을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허위 영상물 제공 혐의로 송치했으나 검찰은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성 착취물 소지·배포 등 혐의를 추가로 적용했다. 검찰 관계자는 "A군이 초범이고 소년범이지만 사안이 중대하다고 보고 기소했다. 앞으로 허위 영상물은 성 착취물로 보고 관련법을 적용하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라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성폭력 처벌특례법상으로는 배포할 의도 없이 허위 영상물을 제작하거나 갖고만 있었다면 처벌할 규정이 없다. 그러나 아동·청소년성보호법을 적용할 경우 아동·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허위 영상물은 성 착취물에 해당해 배포 의도가 없었다고 해도 제작자와 소지자를 처벌할 수 있다. bng@fnnews.com 김희선 기자
2024-09-03 11:08:15[파이낸셜뉴스] 휴대전화로 미성년자 등 여성들의 신체를 몰래 찍은 혐의로 기소된 전 부산시의원이 항소심에서도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28일 부산지법 형사항소 3-2부는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카메라 등 이용 촬영·반포) 혐의로 기소된 A 전 부산시의원에 대한 항소심에서 검사 항소를 기각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1심 양형이 재량의 합리적 범위를 벗어나지 않았다고 판단해 1심형인 징역 1년 2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유지했다. 1심이 인정한 범죄사실에 따르면 A 전 의원은 2022년 6월부터 지난해 4월까지 피해자 16명을 상대로 총 60차례에 걸쳐 신체 부위를 몰래 촬영하거나 미수에 그친 혐의를 받는다. 그는 만취 상태로 버스에서 휴대전화로 여학생의 신체 부위를 촬영하다 경찰에 적발됐다. 휴대전화에는 여러 여성들의 몰래카메라 사진이 저장돼 있었다. 이에 검찰은 징역 3년을 구형한 바 있다. 수사 사실이 밝혀지자 A 전 의원은 지난해 10월 부산시의원 직에서 자진사퇴했다. gaa1003@fnnews.com 안가을 기자
2024-08-28 14:31:06[파이낸셜뉴스] 초등학교 남학생 5명이 언어장애를 가진 여학생 1명을 수차례 성추행한 정황이 포착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25일 경찰 등에 따르면 지난 4~5월 용인의 한 초등학교 남학생들이 피해 여학생의 신체를 여러 차례 추행했고, 이를 파악한 교사가 경찰에 신고했다. 피해 학생 부모 A씨는 전날 JTBC에 "가위바위보 놀이를 해서 벌칙이 여러 가지 있었다고 한다. 저희 아이 성기를 만지고 오는 게 강도 높은 벌칙이었다"라고 말했다. 가해 학생들은 피해 학생이 거부 의사를 밝혔지만 괴롭힘을 멈추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내 딸이 당한 구체적인 피해 사실도 학교가 아니라 경찰에게서 들었다"라며 "학교 측이 성 사안의 경우 경찰 신고를 해야 한다는 이유로 물어봐도 알려주지 않았다"고 토로했다. 학교 측은 가해 학생들과 피해 학생을 분리 조치하지 않고, 가해 학생들에 대해 일시적으로 등교를 정지시켰다. 이후 용인교육지원청에서 전담 조사관들이 파견됐다. JTBC가 학교폭력심의위원회 회의록 53장을 확보해 들여다본 결과, 가해 학생들은 여러 번 성추행한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친구들이 시켜서 억지로 그랬다며 서로 책임을 미뤘다. 또 피해 학생이 말을 못 해서 이르지 않을 줄 알았다고 말했다. 가해 학생 부모들은 성추행 횟수를 지적하거나, 학교에 장애 학생이 있는 줄 몰랐다고 말했다. 피해 여학생은 뇌병변과 언어장애를 앓고 있다. 학폭심의위는 ▲여러 학생이 성적인 신체 접촉을 하기로 공모했고 언어장애 학생을 대상으로 한 점에 대해 '심각성 보통' ▲4월과 5월 가해 행위를 반복한 것에 대해 '지속성 낮음' ▲장난으로 생각해 피해 정도를 깊게 생각하지 못했고 피해 학생이 장애가 있음을 충분히 인지해 '고의성 낮음' ▲잘못을 타인에게 전가하고 있지만 반성하고 있고 진정성 있는 사과 노력이 필요하다며 '반성·화해 정도 높음' 등이라 판단했다. 이에 학폭심의위는 만장일치로 가해 학생 5명에게 학교봉사 처분을 내렸다. 일부 가해 학생 부모는 JTBC에 "장난에서 시작한 일을 왜 이렇게 크게 만드는지 모르겠다"며 "학교에서 피해 학생이 장애를 앓고 있다는 사실을 알려주지 않았다. 피해 학생을 놀리거나 만지지 말라고 했다면 사건이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사건 발생 후 피해 학생은 이상행동을 보이는 등 2차 피해를 겪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기남부경찰청 여성청소년범죄수사팀은 해당 사건에 대해 가해 학생과 학교 측을 상대로 조사하고 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4-08-25 09:46: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