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불암산힐링타운, 2022 경춘선 힐링타운, 2023년 당현천 수변문화공간 수상에 이어 올해 초안산 힐링타운 조성으로 4년 연속 수상의 영예를 안게 됐습니다. 국토·도시공간에서 경관디자인 향상을 이룬 창의적인 사례를 평가해 발굴하고 이를 시상하는, 국내 국토·도시·경관 분야에선 가장 권위 있는 행사인 국토대전에서 4년 연속 수상을 한 것에 대해 우리 노원구가 서울의 명소로 거듭나고 있다는 것을 대외적으로 인정받은 것이며 심사에 참석하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우리 구에서 수상한 초안산 힐링타운은 먼저 비석골 공원 내 조선시대 분묘군 석물을 보존하고 노후화된 시설물을 정비해 역사를 기억하는 공간으로 재탄생했습니다. 두 번째로 조성한 수국동산은 주민에게 휴식공간을 제공하고, 지역 내 녹색복지 불균형을 해소하겠다는 목표로 1년간의 공사 끝에 조성을 완료했습니다. 수국을 테마로 한 '초화원'을 중심으로 수국 종류별 개화 시기를 고려해 목수국, 아나벨, 썸머시리즈 등 19종 약 1만1000본을 심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산에서 오랫동안 자라온 아름드리 왕벚나무 군락을 그대로 활용해 힐링을 느낄 수 있는 피크닉장 및 맨발걷기길을 설치해 일상에 지친 주민들에게 편안한 휴식처를 제공하는 아름다운 공간으로 재탄생했습니다. 앞으로도 소외되는 이 없이 모든 구민이 천혜의 자연을 누릴 수 있도록 힐링도시 완성에 박차를 가하겠습니다. 오승록 노원구청장
2024-07-17 18:54:44[파이낸셜뉴스] 노루페인트가 역사적 의미와 상징성을 유지하고자 서대문형무소역사관에 전시된 '통곡의 미루나무' 보존 처리 작업에 협력했다. 30일 노루페인트에 따르면 통곡의 미루나무는 과거 사형 선고를 받은 독립 운동가들이 조국 해방을 보지 못한 채 생의 마지막 순간 이 나무를 부여잡고 눈물을 흘렸다’고 해서 이름이 붙여진 것으로 알려졌다. 역사관 측은 지난 2020년 태풍으로 인해 나무가 쓰러졌으나, 이를 폐기하지 않고 쓰러진 모습 그대로 소독 및 보존 처리해 시민들에게 공개하기로 결정했다. 이번 보존 작업은 고사목에 방부처리를 통해 전시효과를 극대화하고 사형장의 역사적 의미를 오래도록 시민과 공유하기 위해 지난 20일부터 23일까지 4일간 진행됐다. 관리 규정에 의거해 수중심의위원회와 전문가 자문 의견을 반영, 문화재청에 등록된 보존과학업 전문가가 나무의 방부·방충 작업 후 열화 및 손상 방지를 위한 홈 메꿈 작업을 실시했다. 노루페인트는 환경·사회·지배구조(ESG)사회공헌 활동의 일환으로 쓰러진 통곡의 미루나무 보존을 위해 눈, 비 외 곰팡이, 미생물 및 벌레로부터의 보호에 강점이 있는 특화페인트 '올뉴칼라스테인'을 무상으로 제공하고 보존을 위한 기술을 지원했다. 노루페인트 관계자는 "연간 60만명 이상 관람객들이 찾는 서대문형무소역사관과 함께 의미있는 역사 자원을 보존하는 작업을 할 수 있게 됐다"며 "앞으로도 시민이 이용하는 공간에 의미 있는 사회공헌 활동을 기획해 사회적 책임을 다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welcome@fnnews.com 장유하 기자
2024-05-30 09:08:43[파이낸셜뉴스] 부산교육의 근현대 역사를 체계적으로 보존·연구하고 널리 알릴 ‘부산교육역사관’이 문을 연다. 부산광역시립중앙도서관 분관 부산교육역사관은 오는 11일 오후 2시 개관식을 열고 본격 운영에 들어간다고 8일 밝혔다. 부산교육역사관은 사하구 옛 감정초 건물을 활용해 연면적 약 6430㎡, 지상 1~4층 규모로 개관한다. 매주 화~일까지 운영하며, 공휴일·월요일은 휴관한다. 역사관은 상설전시실 3곳, 기획전시실, 독도체험관, 야외 체험 마당 등으로 이뤄졌다. 이 가운데 상설전시실은 조선 후기부터 현재까지 부산교육 역사를 소개하고, 기획전시실은 100년 이상의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부산지역 학교 39개교를 안내한다. 그동안 부산교육역사관은 부산 근대교육이 태동한 조선 후기부터 개항기, 일제강점기, 한국전쟁기, 산업화·민주화 시기까지 다양한 교육 사료를 수집해 왔다. 이 사료를 바탕으로 부산교육 역사 연구, 전시·교육·체험 등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초등학교 5학년부터 중학교 3학년까지 단체를 대상으로 ‘해설사와 함께하는 교육 역사 학습’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회당 30명까지 참여할 수 있다. 개인을 대상으로 해설·AR 체험·자유 관람 등 일반 전시 관람을 마련했다. 또, 초등 통합방과후학교와 연계한 ‘우리 고장 역사 여행’ 프로그램도 초등학교 4~6학년을 대상으로 운영한다. 이 외에도 학생, 일반시민을 대상으로 다양한 평생교육 프로그램도 마련했다. 하윤수 시교육감은 “부산교육역사관은 학생과 시민들에게 부산교육에 대한 자부심을 심어주고, 배움의 가치를 알려주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이다”며 “부산교육의 미래와 새로운 역사를 열어가는 소중한 디딤돌이 될 역사관을 내실 있게 운영해 나가겠다”라고 말했다. bsk730@fnnews.com 권병석 기자
2024-03-08 09:25:09[파이낸셜뉴스] 한국항공협회와 국립항공박물관은 항공역사·문화유산의 보존, 항공산업 활성화 등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2일 밝혔다. 이날 협약식에는 한국항공협회 윤형중 회장, 국립항공박물관 안태현 관장 등 양 기관 주요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양 기관은 협약을 통해 △항공분야 정보교환·인적 교류 및 홍보 △국내·외 항공 관련 자료의 발굴 및 기증 △항공분야 학술과제 개척 및 공동 연구 등 항공산업 활성화와 항공역사 보존 등에 협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윤 회장은 “이번 협약을 계기로 한국항공협회와 국립항공박물관 사이 폭넓은 교류의 장이 마련됐다"며 "앞으로도 항공산업 발전은 물론, 항공역사와 문화유산 보전을 위해 적극 노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kjh0109@fnnews.com 권준호 기자
2023-08-02 16:33:22[파이낸셜뉴스] 문화재청은 문화재의 대표적인 규제사항인 역사문화환경 보존지역 내 행위 규제 사항을 문화재별 특성에 맞게 합리적으로 조정하고, 일부 지역에 대하여 개발사업 시 개인이 해야 하는 지표조사 및 협의 절차를 간소화한다고 9일 밝혔다. 또 2026년까지 일반 국민이 3차원(3D) 모형으로 규제 결과를 미리 확인하여 건축행위 등에 참고할 수 있는 디지털규제시스템을 구축하고, 문화재와 관련한 복잡하고 어려운 규제사항을 신속하게 확인하고 해소 방안과 대안을 마련할 수 있도록 관련업무 경험이 풍부한 퇴직공무원과 현장경험이 많은 관계 전문가 등으로 ‘신속확인전담반’을 운영하기로 했다. 이외에 8개 민속마을별로 서로 다른 건축유형과 취락 형태 등의 특성을 반영한 정비기준도 새로 마련하고, 한옥에 국한하던 고도 지원 대상도 근현대 건축물까지 지원을 확대하기로 했다. 문화재청은 이같은 내용의 ‘주민이 공감하고, 지역에 기여하는 문화재규제 개선방안’을 마련하여 9일 열린 제2차 규제혁신전략회의에서 발표했다. 이번 규제혁신은 문화재 규제에 따른 지역주민의 사유재산권 침해 등으로 야기되는 사회적 갈등과 상대적으로 낙후된 농촌과 산간지역 문화재 보호에 대한 변화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보다 합리적인 보호체계를 마련하기 위한 취지이다. 선택과 집중을 통해 꼭 필요한 보호분야에 역량 집중, 3차원 모의실험(3D 시뮬레이션) 등 첨단기술을 활용한 규제의 예측가능성과 객관성 제고, 문화재 규제로 인한 지역주민.기업의 부담 경감을 목표로 5대 주요 과제를 담고 있다. yccho@fnnews.com 조용철 기자
2022-11-09 13:33:24[파이낸셜뉴스] 인천 검단신도시에 위치한 '왕릉뷰 아파트' 건설사가 문화재청을 상대로 낸 공사중지명령처분 취소소송 1심에서 승소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6부(이주영 부장판사)는 8일 대방건설이 문화재청 궁능유적본부를 상대로 제기한 공사중지명령처분 취소소송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 재판부는 "경기도 문화재 보호 조례에서 역사문화환경 보존지역 범위를 '주거지역은 문화재의 외곽경계로부터 200m 이내 지역'으로 지정하고 있다"며 "이 사건 아파트 건설 지역은 200m 떨어진 곳에 위치하므로 원칙적으로 역사문화 보존지역에 해당하지 않는다"라고 판단했다. 이어 "문화재청의 훈령에 따르면 능·원·묘의 조망 침해를 검토할 때는 원거리에 위치한 조산 전망은 크게 고려되지 않고 있다"면서 "조선 왕릉 중 동구릉, 정릉, 의릉, 선릉·정릉 역시 조산 조망이 건물로 가려져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더구나 이 사건 처분은 종국적으로 해당 조산 조망의 회복을 위한 것이기도 한데, 해당 아파트 상층부를 상당 부분 철거한다고 해도 문화재 외곽 500미터 바깥 건축 중인 고층아파트들로 인해 여전히 계양산 조망이 가려지므로 철거로 조망이 회복된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김포 장릉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조선 왕릉 40기 중 하나로, 인조 아버지인 원종과 부인 인헌왕후가 안장돼 있다. 능침(봉분)에서 앞을 바라볼 때 계양산을 가리는 고층 아파트 공사가 문화재청의 허가 없이 이뤄졌다며 갈등을 빚은 뒤 법적 다툼까지 벌어졌다. 앞서 문화재청은 해당 아파트의 건설사들이 문화재보호법 등 절차를 위반했다고 지적했고, 왕릉뷰 아파트 44개동 중 19개동에 공사중지 명령을 내렸다. 이에 건설사들은 문화재청을 상대로 공사중지명령 집행정지 신청을 냈고, 법원이 이를 인용해 아파트 공사가 재개됐다. 해당 집행정지 신청 사건은 현재 대법원 판단을 기다리는 중이다. 한편 왕릉뷰 아파트 입주는 지난 5월에 시작됐다. 건설사인 대광이엔씨와 제이에스글로벌이 지은 아파트 단지 두 곳은 현재 입주가 진행 중이며 오는 9월 마지막 남은 단지 한 곳까지 입주가 시작될 예정이다. koreanbae@fnnews.com 배한글 기자
2022-07-08 15:10:41[파이낸셜뉴스] 3·1절을 맞아 '지역 독립운동 거점'의 역사적 가치를 보존하는 환경개선 작업이 추진됐다. 한국동서발전은 3·1절을 맞아 지역 근현대 문화의 산실 역할을 해온 삼일회관(울산 중구 소재)의 환경개선을 지원했다고 1일 밝혔다. 1919년 건립된 삼일회관은 1921년 '울산청년회관'의 이름으로 출발해 항일운동의 중심무대, 6·25전쟁 피난민 숙소, 유학생 귀국보고회 등으로 활용되면서 울산 항일·계몽운동의 중심지 역할을 해왔다. 동서발전은 삼일회관이 지닌 역사적 가치를 보존하기 위해 이번 환경개선을 추진했다. 지어진 지 100년이 넘어 낡고 누수·균열이 발생하는 등 열악한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벽면 단열 작업과 창문 방충망·발광다이오드(LED) 조명기구 교체로 에너지 효율을 높이고, 재래식 화장실을 현대화하는 등 노후화된 건물을 보수했다. 김영문 동서발전 사장은 "3·1절을 맞아 역사와 문화가 서린 지역 문화공간을 재조명하고, 유지·보존을 도울 수 있게 돼 뜻깊게 생각한다"며 "앞으로도 지역사회와 상생할 수 있는 의미 있는 사회공헌 활동을 꾸준히 이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동서발전은 지난해 8월 울산의 대표적 독립운동가인 고헌 박상진 의사 순국 100주년을 기리기 위해 '박상진 의사 순국 100주년 캐릭터 공모전 수상작'을 활용한 석탄재 활용 도자기 1000개를 제작해 지원한 바 있다. lkbms@fnnews.com 임광복 기자
2022-03-01 14:27:43사업계획 변경안으로 지역사회와 갈등을 빚었던 부산항 북항재개발 1단계 사업이 관계기관과 국회의원의 적극적인 협의와 중재로 다시 정상 궤도에 오르게 됐다. 부산시(시장 박형준), 해양수산부(장관 문성혁), 최인호 국회의원, 안병길 국회의원, 부산항만공사(사장 강준석·BPA)는 23일 오전 11시 북항재개발 1단계 사업지에 조성된 문화공원에서 '부산시·해양수산부·BPA'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협약식에는 박형준 시장을 비롯해 문성혁 장관, 최인호·안병길 의원, 부산항만공사 강 사장이 참석했다. 이들은 북항재개발의 원활한 추진을 위한 4개 합의사항의 공동이행을 약속하는 업무협약서에 직접 서명했다. 부산항 북항재개발은 항만기능이 쇠퇴한 북항을 시민에게 되돌려준다는 취지로 시작된 우리나라 최초의 항만재개발 사업이다. 1단계 재개발사업은 친수·항만시설과 상업·업무 등 복합기능을 수행하는 복합도시를 조성하는 첫 번째 단계다. 지난 10월 제9차 사업계획(2020년)에 대한 해수부 내부감사 지적사항을 조치하기 위해 수립한 '제10차 사업계획 변경안'이 트램 건설사업비 일부를 부산시가 부담하도록 하고 1부두 복합문화공간, 해양레포츠 콤플렉스 등 공공콘텐츠 사업을 축소·변경함에 따라 지역사회가 반발하면서 갈등이 불거졌다. 이런 갈등을 해결하고자 박 시장이 해양수산부·부산시 간 실무협의회 구성을 제안해 관계기관인 부산시·해양수산부·부산항만공사가 여러 차례 실무협의를 했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최인호·안병길 국회의원의 적극적인 중재와 문성혁 해양수산부 장관의 관계기관·국회의원 5자 회담 전격 수용에 따라 최종 합의에 이르러 이번 업무협약이 성사된 것이다. 공동이행에 합의한 주요 내용은 첫 번째 1부두는 문화재계의 의견을 받아들여 역사공원으로 변경해 보존하고 당초 1부두에 건립하려던 '복합문화공간'은 위치를 변경해 문화공원 내에 '대체시설'로 설치하기로 했다. '대체시설'의 구체적인 위치와 건립 내용은 부산시·해양수산부·부산항만공사가 별도로 협의하기로 했다. 두 번째, '해양레포츠 콤플렉스'는 해수부의 10차 사업계획 변경안에서는 공공 또는 민간이 건립하기로 됐으나 이번 협약으로 마리나와 연계해 부산항만공사가 조성하고 공개경쟁을 통해 공공성과 전문성이 높은 기관이 운영하도록 했다. 세 번째, 신교통수단인 트램차량은 해양수산부 내부검토 결과 '기반시설'의 범위에 포함되지 않아 부산시가 구입비를 부담해야 한다는 입장이었으나 트램 차량이 '기반시설'의 범위에 포함된다는 시민여론에 따라 법제처 유권해석 결과에 따르기로 합의했다. 네 번째, 오페라하우스 건립비는 지원 가능방안을 논의해 추진하기로 합의문에 명시했다. 이는 현 정권에서 해양수산부 장관이 공식적으로 건립비에 대해 입장을 표명한 것에 대한 의미가 있다. 이번 업무협약으로 북항 1단계 재개발사업지의 공원면적이 당초 9차 사업계획 수준으로 회복됐다. 친수공원 중 공사가 완료된 구역(2만6900㎡)이 업무협약 체결을 기해 시민에게 개방된다. 그동안의 논란을 잠식시킬 이번 업무협약은 박 시장의 제안과 최인호·안병길 의원의 중재, 문성혁 해수부 장관의 전격 수용으로 3개 기관이 합의에 이른 것이다. 향후 북항 1단계 재개발사업의 성공적 마무리, 북항 2단계 재개발사업의 원활한 추진과 2030부산세계박람회 성공 유치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roh12340@fnnews.com 노주섭 기자
2021-12-23 18:30:03충북 영동군 노근리 마을에서 영동읍으로 나오는 길목에 길이 약 25m, 폭이 7m 남짓한 작은 철도 교각이 있다. 1934년 경부선 철로 아래 건설된 이 교각은 2개의 아치 형태를 하고 있어 '쌍굴다리'라고 불린다. 흔히 볼 수 있는 철도 교각처럼 생겼지만 6·25 전쟁 당시 미군에 의해 죄 없는 양민들이 무차별적으로 학살당했던 비극의 현장이다. 6·25 전쟁 발발 초기인 1950년 7월 25일, 영동군 주곡리와 임계리 주민 600여명은 미군 제1기병사단 예하 부대의 유도에 따라 피란길에 올랐다. 이튿날 피란 행렬이 쌍굴다리에 이르렀을 즈음 난데없이 미군의 폭격이 시작된다. 피난민 속에 북한군이 섞여있다고 오판한 것이다. 피난민들은 살기 위해 쌍굴다리로 숨어들었다. 그러나 미군은 26일부터 무려 4일 동안 쌍굴다리를 포위하고 기관총까지 동원해 총알을 퍼부어 댔다. 무고한 피란민 250여명이 60시간을 갇혀 이유도 모른 채 무참하게 학살당하거나 다쳤다. 전쟁 후에도 이 사건은 오랫동안 묻혀 있었다. 노근리 사건의 피해자와 유가족들은 이 사건을 세상에 알리고 진상을 규명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으나 주목을 끌지 못했다. 50여년이 지난 1999년 9월 AP통신이 이를 특종 보도하자 그해 10월 김대중 대통령과 클린턴 대통령의 진상규명 지시에 의해 한미 합동조사가 시작됐다. 마침내 2001년 1월 한미 합동조사 결과에 대한 공동발표가 나오고 클린턴 대통령이 '깊은 유감'을 표명하기에 이르렀다. 2004년에는 '노근리사건 희생자 심사 및 명예회복에 관한 특별법'이 제정되면서 노근리 희생자들의 명예회복과 희생자 및 그 유족들에 대한 지원이 본격적으로 이뤄지게 됐다. 2011년에는 '노근리 평화공원'이 준공돼 많은 사람이 찾는 역사교육의 장이 됐다. 시대의 아픔을 간직하고 있는 쌍굴다리와 관련한 집단민원이 국민권익위에 제기되면서 쌍굴다리에 얽힌 가슴 저린 사연을 재차 인식하는 계기가 됐다. 쌍굴다리는 그 아래로 경부고속도로와 연결되는 도로가 지나다 보니 교통량이 많고 대형차량의 통행이 빈번하다. 이 도로의 선형이 굴곡지고 1차선으로 협소한 데다 우기 때 하천 범람으로 교통사고 위험이 커 주민들이 지속적으로 교통 불편을 호소해왔다. 이에 영동군은 쌍굴다리와 연결되는 도로를 2차선으로 확장하는 공사를 시행했으나 국가등록문화재인 쌍굴다리의 보존 문제로 공사가 중단됐다. 영동군과 국가철도공단은 이 문제를 풀기 위해 여러 방안을 찾았으나 사업 진행이 지지부진하게 되자 노근리 등 인근 3개 마을 주민들이 올 2월 국민권익위에 집단민원을 제기하게 된 것이다. 국민권익위는 8차례 이상의 현장조사와 관계기관 협의를 진행한 끝에 쌍굴다리 보존, 철도 안전, 마을주민 교통환경 개선이라는 문제를 한번에 풀 수 있는 조정안을 마련했다. 마침내 지난 7월 마을 주민들과 영동군, 국가철도공단, 문화재청이 조정안에 합의하면서 집단민원은 일단락됐다. 이는 단순히 민원을 해결했다는 것 이상의 의미가 있다. 쌍굴다리는 지난 세기 겪었던 폭력과 대립의 상처를 우리가 잊지 않고 기억하게 해주는 공간이다. 비극적인 현대사의 현장이자 기억의 공간인 쌍굴다리를 지키고 보존하는 데 조금이나마 역할을 한 것 같아 참으로 다행스럽다. 이정희 국민권익위원회 부위원장
2021-09-12 17:56:13【파이낸셜뉴스 목포=황태종 기자】전남 목포시는 '근대역사문화공간 재생 활성화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한다고 19일 밝혔다. 목포 근대역사문화공간은 만호·유달동 일대 11만 4000여㎡로 지난 2018년 국내 최초로 점 단위가 아닌 면 단위 국가등록문화재(제718호)로 지정됐다. 이곳은 조선시대 목포진부터 근대의 관공서, 주거, 상업시설 등 풍부한 역사문화자산이 밀집해있는 지역이다. 노동운동, 소작쟁의, 항일운동 등 일제강점기 당시 민중의 저항이 펼쳐진 공간으로서 3대항 6대 도시였던 과거 목포의 역사가 응축돼 있어 '지붕없는 근대역사박물관'으로도 불린다. 김종식 목포시장은 "근대역사문화공간은 목포만의 독특한 매력을 가장 진하게 느낄 수 있는 지역이다. 옛 일본영사관(근대역사관 1관), 옛 동양척식주식회사 목포지점(근대역사관 2관) 등 목포의 근대를 엿볼 수 있어 역사적 가치가 대단히 높다"면서 "근대역사문화공간 재생 활성화 사업은 목포의 매력과 가치를 더욱 높이는 지렛대가 될 것이다"고 설명했다. '근대역사문화공간 재생 활성화 사업'은 근대역사문화공간의 건축자산을 보수·정비하고, 이를 역사문화공간을 재활용하는 것이 골자로 지난 2019년부터 오는 2023년까지 5년간 일정으로 추진된다. 시는 사업 기반을 조성하기 위해 지난해 12월까지 종합정비계획을 수립했고, 이를 토대로 올해부터 가시적 성과를 도출하기 위해 사업 추진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와 함께 지난해부터 근대문화자산 아카이브 구축 용역과 근대건축자산 정밀실측 용역을 실시 중이다. 기록화한 데이터베이스를 다각도로 스토리텔링해 목포의 역사문화적 가치를 알리는 새로운 콘텐츠로 개발할 예정이다. 또 근대역사문화의 가치와 매력을 체계적으로 보존하기 위해 올해 안에 원도심 일대의 역사문화환경 보존을 위한 국·도 지정문화재 현상변경 허용기준(안) 수립 용역과 홍보 등 실용적인 안내를 위한 종합활용계획 수립을 추진할 계획이다. 시는 제도적·행정적 장치 뿐만 아니라 근대역사문화자산의 실질적인 활용방안도 차근차근 마련해가고 있다. 근대건축자산 전수조사와 문화재청 및 자문위원회 협의를 통해 현재까지 공간 내 공적 활용 가능한 건축물 총 10채를 매입 완료했다. 호남 최초 민족계 은행으로서의 상징성을 지닌 옛 호남은행 목포지점(등록문화재 제29호)과 근대 가장 번화했던 조선인 가게인 옛 갑자옥 모자점, 1950년대 건축양식을 엿볼 수 있는 해안로의 옛 대광전자 2층 상가건물 등이 대표적이다. 시는 옛 호남은행 목포지점의 경우 원형을 회복하는 방향으로 보수하는 한편 전시 문화 콘텐츠를 확충해 관광객에게 목포의 상징성과 역사적 가치를 알리는 근대역사공간의 핵심시설로 탈바꿈시킬 계획이다. 옛 갑자옥모자점을 비롯한 매입 건축물들도 건축 당시 원형 복원을 목표로 보수·정비한다. 아울러 목포만의 매력을 느낄 수 있는 새로운 문화예술공간으로 재구성하고, 거리 곳곳에 근대적 경관의 야외공간을 조성해 휴식과 전시 공간으로 활용할 방침이다. 특히 근대역사문화공간은 화석화된 지역이 아니라 현재 주민이 거주하는 삶의 터전인 만큼 주민과의 협력이 사업의 원활한 추진을 위한 열쇠인 셈이다. 시는 이를 위해 주민들에게 건물의 입면, 간판 등 외관 수리에 지침이 되는 경관 보존 가이드라인 매뉴얼을 제공하는 등 근대역사공간 활성화를 위해 민·관 협력과 공감대 형성을 지속적으로 이어나가고 있다. 또 전선 지중화, 가로경관 개선 사업 등 주민의 삶의 질 개선과 쾌적한 주거 환경 조성을 위한 사업도 병행 추진하고 있다. 김종식 목포시장은 "문화재 보수, 경관 정비, 공간 활용 등 사업 추진에 주민과의 소통과 공감을 최우선으로 두고, 목포를 근대역사도시 조성사업의 국내 제일 성공 모델로 완성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hwangtae@fnnews.com 황태종 기자
2021-03-19 10:42: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