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좌승훈 기자] 제주도의회 4·3특별위원회(위원장 강철남)는 24일 4.3유적지인 서귀포시 대정읍 백조일손 묘와 중문성당, 시오름 주둔소(서호동)를 답사했다. 위원들은 평화와 인권교육의 중심지인 4·3 유적지를 둘러보며 정비·기념사업 확대 필요성에 공감했다. 강철남 위원장은 “백조일손 묘는 희생자 132명의 유골이 안장된 집단 학살의 흔적이 남아있는 곳”이라며 “체계적인 보전과 관리를 통해 4·3유적지가 지닌 가치를 다음 세대에도 계승 발전시켜야 한다”고 피력했다. 한편 4·3특별위원회는 행정자치위원회(위원장 이상봉), 제주문화누리포럼(대표 강민숙)과 함께 오는 28일 오후 2시30분 도의회 대회의실에서 ‘제주4·3유적지 지속적 관리와 활용을 위한 정책토론회’를 개최한다. [사진=제주도의회 제공] jpen21@fnnews.com 좌승훈 기자
2021-09-24 21:44:45[파이낸셜뉴스] 국가유산청 궁능유적본부는 한국의재발견, 우리문화숨결과 함께 오는 26일과 27일 서울 창덕궁과 덕수궁에서 '2025 고궁청소년문화학교' 행사를 운영한다고 3일 밝혔다. 대상은 초등학교 3~6학년이다. '고궁청소년문화학교'는 1989년부터 진행돼 온 30여년 전통의 청소년 대상 궁궐 활용 프로그램이다. 초등학생들이 고궁의 역사를 배우고 궁중 문화를 직접 체험해 볼 수 있는 행사다. 올해는 조선 왕실의 건강 관리, 창덕궁 현판 읽기, 대한제국의 역사와 인물 등에 대한 이론 강의와 현장답사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마련됐다. 행사는 이틀간 오전 10시, 초등학교 3~4학년과 5~6학년으로 나눠 한 차례씩 운영된다. 회차별 정원은 35명이며 공정한 체험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추첨제로 참가자를 선정한다. 참가 신청은 오는 7일 오후 2시부터 10일 오후 6시까지 궁능유적본부 누리집에서 한 계정당 1회 신청만 가능하다. 당첨자는 14일 오후 2시 누리집 공지와 개별 안내를 통해 발표된다. 참가비는 무료다. rsunjun@fnnews.com 유선준 기자
2025-07-03 14:29:32[파이낸셜뉴스] 국가유산청 국립문화유산연구원 국립완주문화유산연구소는 전북 지역 선사시대 문화유산의 가치와 중요성을 담은 문화강좌 ‘용담댐 문화유산과 정천면 여의곡 이야기’를 운영한다고 18일 밝혔다. 이 강좌는 오는 19일부터 내달 17일까지 매주 목요일 총 5회에 걸쳐 전라북도 진안군 둥구나무아래센터 1층 도서관에서 진행된다. 진안군 ‘정천면 기초생활거점사업 주민위원회’와 함께 운영하는 강좌는 19일 ‘용담댐 문화유산의 가치’(정상기·전북특별자치도 문화유산위원회)를 시작으로 △‘문화유산 정책변화와 용담댐 문화유산의 활용’(노기환·온문화유산정책연구원) △‘여의곡 복합유적 입대목과 고인돌의 의례 고고학적 가치’(이종철·전북대학교 자연사박물관) △‘강제 이주 고구려 유민을 통해 보는 강제 이주의 상실과 승화’(김인희·동북아역사재단)로 구성돼 있다. 이밖에 내달 3일에는 ‘울산 반구대와 대구박물관 견학’이라는 답사 프로그램도 준비돼 있다. 모든 강좌와 답사는 무료로 참여할 수 있다. rsunjun@fnnews.com 유선준 기자
2025-06-18 10:01:20【파이낸셜뉴스 광주=황태종 기자】광주광역시가 국가유산주간(5월 30일~6월 22일)을 맞아 '2025 광주 방문의' 해와 연계한 국가유산 활용 특화 체험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10일 광주시에 따르면 국가유산청 주관 '2025년 우리고장 국가유산 활용 사업' 공모에서 8개 프로그램이 선정돼 자치구와 함께 체험 프로그램을 추진 중이다. '우리고장 국가유산 활용 사업'은 전국에 소재한 문화·자연·무형유산의 역사적 의미와 가치를 지역의 인적·물적 자원과 결합해 국민의 문화향유 기회를 늘리고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이바지하고자 기획됐다. 생생국가유산, 국가유산야행, 고택·종갓집, 전통산사, 향교·서원 등 5개 세부사업으로 구성됐다. 이번 공모에서 광주지역 △서창 들녘에 부는 바람 △광주향교 路(로) 거닐다 시시각각 △산사에서 찾는 소확행 △달의 정원-월봉서원 △신창동 타임캡슐을 열어라 △광산사계夢(몽) 네날의 노래 △돌의 시간 △무양 In the city 등 8개 체험 프로그램이 선정돼 국가유산주간에 집중 운영한다. 올해 국가유산주간은 지난 5월 30일부터 오는 6월22일까지로, '일상에서 만나는 국가유산'을 주제로 전국 400여 국가유산 현장에서 답사, 체험, 공연, 전시 등 다양한 문화행사가 펼쳐져 전국 최대 규모의 지역유산축전이 될 전망이다. 광주시는 이번 공모를 앞두고 무형유산 가야금 병창을 비롯한 환벽당, 월봉서원, 원효사 등 광주의 국가유산을 다양한 방식으로 활용해 시민들이 일상에서 문화유산을 경험하며 특별한 추억을 만들 수 있도록 기획했다. 먼저, 서구는 만귀정 등에서 오는 11월까지 '서창 들녘에 부는 바람'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대표 국가유산인 가야금 병창 무형 보유자와 병천사, 화담사를 활용해 풍류 토크 콘서트를 열고, 만드리 들노래 체험, 시골밥상 체험 등을 선보인다. 남구는 전통유학 교육기관인 광주향교에서 오는 11월까지 '광주향교 路(로) 거닐다 시시각각'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고즈넉한 광주향교에서 아름다운 선율을 만나는 광주향교 가족음악회 '시시각각'부터 유림 체험과 전통혼례를 경험하는 '희경류 풍류' 등의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북구는 원효사에서 오는 10월까지 '산사에서 찾는 소확행'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무등산의 자연환경과 원효사의 문화유산에 담긴 가치와 원효대사의 가르침으로 배우는 나와 이웃, 다식·다도 체험, 주상절리 목판 체험을 운영한다. 광산구는 월봉서원 등에서 오는 12월까지 '달의 정원-월봉서원'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월봉서원에서 선비의 하루를 체험하고, 달빛 아래 LP에서 흘러나오는 음악과 참가자들의 사연을 함께 들으며 힐링하는 음악토크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구성됐다. 이 프로그램은 국가유산 활용 사업 중 대표 브랜드 10선에 올랐다. 이 밖에 신창동 유적을 활용한 '신창동 타임캡슐을 열어라' 프로그램과 장덕동 근대한옥, 용아생가, 김봉호 가옥을 활용한 '광산사계 夢' 프로그램 등도 추진 중이다. 광주시는 더 많은 시민이 국가유산을 일상에서 향유할 수 있도록 지역 문화유산 활용 프로그램을 내실화해 지역 문화유산의 가치를 조명하고 국내 대표 문화유산 도시로 도약하는 발판을 마련할 계획이다. 전순희 광주시 문화유산자원과장은 "국가유산주간을 맞아 광주의 다양한 국가유산을 직접 체험하고, 그 가치를 새롭게 발견하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면서 "시민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참여를 부탁드린다"라고 말했다. hwangtae@fnnews.com 황태종 기자
2025-06-10 09:30:41[파이낸셜뉴스] 국가유산청 궁능유적본부 세종대왕유적관리소는 다음달 6일 오전 9시 경상북도 경주 여주시 세종대왕릉 위토답(位土畓)에서 ‘2025년 세종 농사직설-위토답 모내기 체험 행사’를 진행한다고 23일 밝혔다. 위토답은 제사와 관련한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경작하는 논을 뜻한다. 이번 행사는 위토답의 역사적 가치를 알리고 전통 농업문화 체험의 장을 만들기 위해 기획했다. 지난달 여주시농업기술센터와 체결한 업무협약의 일환으로 진행한다. 참가자들은 행사 당일 제공되는 전통 생활민복을 입고, 현장에서 농촌 지도사의 지도를 받으며 손모내기를 체험할 수 있다. 모내기 후에는 떡메치기, 단오 부채 만들기 등 전통 체험과 함께 세종대왕릉을 답사하는 프로그램이 이어진다. 초등학생 자녀와 함께하는 가족은 누구나 참여 신청을 할 수 있다. 사전 신청은 오는 26일 오전 10시부터 28일 오후 6시까지 궁능유적본부 누리집 내 통합예약란을 통해 가능하다. 최종 참가자(30가족)는 추첨을 통해 선정하며 결과는 29일 오전 10시 개별 공지할 예정이다. rsunjun@fnnews.com 유선준 기자
2025-05-23 09:56:26[파이낸셜뉴스] 국가유산청 궁능유적본부는 오는 5월 16일부터 11월 10일까지 총 40회에 걸쳐 유네스코 세계유산 조선왕릉과 궁궐을 연계한 여행 프로그램 '왕릉팔(八)경'을 운영한다고 21일 밝혔다. 올해로 5회째를 맞는 이 프로그램은 기존 '왕릉천(千)행'에서 명칭을 변경한 것이다. 여덟 곳의 조선왕릉에서 역사와 아름다움을 체험할 수 있는 1일 답사 프로그램(8시간 내외)이다. '왕릉팔경'은 조선시대 왕과 왕비의 능행에서 일어난 사건과 행사를 주제로 8개 코스로 구성됐다. 상반기(5~6월)에는 '조선왕실 능행길' 등 6개 코스가, 하반기(9~11월)에는 '대한제국 봉심길'과 '순종황제 능행길'이 추가돼 총 8개 코스가 운영된다. 각 코스에는 도자기 공예체험, 영월 오일장 체험, 왕릉석물 모양의 자개 열쇠고리 공예체험, 소리 치료 등 다양한 체험이 준비됐다. 참가자들에게는 '조선왕릉길 윷놀이'를 기념품으로 증정한다. 참가 인원은 회당 25명이며, 5월 프로그램은 오는 24일 오전 11시부터 네이버 예약을 통해 신청할 수 있다. 행사는 유료로 진행되며, 만 65세 이상 어르신이나 장애인, 국가유공자는 전화 예약도 가능하다. rsunjun@fnnews.com 유선준 기자
2025-04-21 09:53:42소금은 인류를 비롯한 모든 생물에 필수적인 요소다. 인류의 탄생과 그 역사를 함께한다. 1960년대까지도 가정에서 간장과 된장, 고추장을 만들었던 시절에 소금은 필수였다. 그리하여 산간마을에서 재배한 콩 등 여러 작물들은 강가 나루터로 올라온 서해안 소금과 교환했다. 한강의 지류 섬강의 문막나루터는 서해의 소금과 어류가 강원 평창 일대의 콩, 쌀 등 작물과 교환됐던 중요한 장소였다. 소금이 쌓이면 소금산이라 했다. 중국의 차마고도는 중국 남서부와 부탄, 미얀마 등과 연결된 무역로로 차, 말 그리고 소금이 주요 교역품이었다. 소금과 연계된 지명으로 서울의 염창동(소금창고), 염리동(소금마을), 아산 염치(소금고개) 등이 있다. 또 경남 남해 서면 해안에는 염해 마을이 있다. 염해 등대와 방파제가 있는 작은 해안마을이며, 조선시대 염전터가 있었던 곳으로 염전포라고도 했다. 긴 해안을 가진 한국에서는 동해안까지도 소규모 염전터가 많았지만 거의 사라졌다. 염해처럼 부분적으로 소금 관련 유적지들이 남아있다. 로마시대 병사 봉급으로 소금을 주었는데, 이것이 어원이 되어 영어로 봉급을 지금도 샐러리(salary)라고 부른다. 오스트리아의 암염 생산지인 잘츠부르크(Salzburg)는 글자 뜻 그대로 소금성이다. 최근 소금이 주제가 된 상품이 많이 소개되고 있다. 소금사탕, 소금비누, 소금치약, 소금빵 등이 있다. 소금 원산지로 중동의 사해 소금, 히말라야 암염, 천일염, 정제소금 등이 소개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소금 생산 방식은 다양하다. 가장 일반적인 것으로 ①염전에서 태양열로 수분을 증발시켜 소금을 만드는 천일염 ②광물화된 소금인 암염 ③과거 빙하기에 형성된 내륙 호수가 건조해지면서 생긴 염호 소금 ④라오스의 경우처럼 과거 바다가 육지화되면서 지질적으로 지하수화된 지하수염 ⑤지하염수가 솟아 생긴 염정염 ⑥인공적으로 해수를 끓여서 만든 자오염 ⑦공장에서 화학적으로 만든 인공염 ⑧소금물을 다시 정제해 적절한 용도로 사용하는 재생소금이 있다. 최근 소개된 용융소금은 천일염을 830도로 가열해 만든 정제된 재생소금이다. 건조 지역의 암염에서는 석회동굴과 유사한 형태의 암염동굴이 형성되기도 한다. 이스라엘 소돔 암염동굴이 대표적이다. 염호로는 미국 유타주의 그레이트솔트레이크가 좋은 사례다. 염호수에서 식탁 소금은 물론 리튬, 마그네슘, 칼륨 등 희소금속도 얻는다. 남미 우유니 소금호수는 이러한 자원과 함께 광활한 평탄 염호의 아름다움으로 세계적인 관광지로 발전했다. 한국의 천일염은 고급 소금으로 서해안 많은 곳에서 이뤄졌다. 현재는 이러한 염전들이 농경지, 공업단지 등으로 생산성이 높은 토지 이용으로 전환됐다. 인천 소래, 시흥 군자 등 경기만 염전은 도시화와 산업화로 거의 사라졌다. 현재 소금 생산이 되는 가장 잘 알려진 염전으로는 신안염전, 곰소염전 등이 있다. 신안군 증도의 태평염전은 관광자원으로도 활용된다. 영광군의 염전은 한국의 염전 소금 10%가량을 생산하면서 영광9경으로 멋진 경관을 보여준다. 한국 서해안의 염전은 세계 5대 간석지에 들어가는 넓은 간석지로 갯벌 식생인 함초와 많은 유기물 함량 등으로 세계적인 문화유산이다. 자염(煮鹽)은 전오염이라고도 하며 소금물을 끓여서 염도를 높이는 방법으로 이뤄진다. 빠른 시간에 염도를 높이는 것으로, 넓은 염전을 만들기 힘든 곳이거나 날씨 관계로 천일염 하기가 힘든 시기에 자염이 이뤄진다. 작은 공간으로 염분(鹽盆), 염소(鹽所), 염정(鹽井), 염창(鹽倉) 등이 발달했으며 자염 일을 하는 사람을 염한(鹽干)이라고 했다. 세종실록지리지에 의하면 당시 염분이 가장 많았던 곳은 전라도 영광군으로 113개의 염분이 있었고, 조기잡이 중심지인 파시두(波市頭·법성포 부근)에 많이 위치했고, '염창은 읍안에 있고, 염한은 1129명'이라고 기록되어 있다. 그 외 평안도 영유현 103개, 황해도 강령현 89개의 염분이 있었고 옹징현·울진현·연안도호부·평해현 등도 주요 소금 산지였다. 암염은 내륙이나 고산지대에서 나오는 소금이 암석화한 것이다. 당연히 1억년 넘는 시간을 지나면서도 과거 바다였던 해양지대들이 대륙판들과 충돌하면서 융기해 바닷물이 육지에 갇히고, 지질층으로 지하 깊숙이 모여 오랜 기간 수분이 빠져나가고 염분만 남아 단단한 암석으로 변한 것이다. 최근 국내에서도 판매되는 '히말라야 핑크솔트'가 대표적이다. 호수 소금은 내륙 깊숙이 자리잡은 소금호수에서 생산된 것이다. 볼리비아의 우유니와 미국 유타주의 그레이트솔트레이크가 유명하다. 이들은 대략 1만3000년 전 빙하가 물러가고 기후가 건조해지면서 증발이 대량으로 이뤄져 호수 물이 소금 바닥을 보이거나 혹은 진한 염도의 염수 호수가 됐다. 인근의 산지에서 더러 내려오는 여러 광물질인 리튬, 망간 등도 이곳 염호에서 자원으로 채취된다. 소금호수 물은 건조 증발에 의해 일반적으로 바닷물에 비해 염도가 5~13배에 이른다. 수영을 할 경우 자연적으로 물에 뜬다. 이스라엘과 시리아, 요르단의 경계를 이루는 갈릴리 호수, 요르단강, 사해는 이러한 모습을 잘 보여준다. 갈릴리 호수는 요르단강을 통해 사해로 물이 흘러들어 가는 일반호다. 그러나 사해의 물은 빠져나갈 방법이 증발 외에는 없으므로 소금호수와 소금사막을 이루는 것이다. 여기서 상당한 소금이 생산된다. 미국 유타주에서 생산되는 소금은 물기가 매우 적어서 우기에도 물기가 없는 고급 소금임을 광고한다. 지하수염도 특이한 것이다. 이 지하수는 지질학적 시기가 늦거나 지하화된 해양염수에서 물이 빠져나가지 못해 염도가 높은 지하수 상태로 남아 있는 것이다. 이러한 지하수는 관정으로 지하 200m까지 뽑아 올려서 열을 가해 건기에는 천일염 형태로, 우기에는 자염 형태로 생산된다. 라오스 콕싸앗 소금공장이 대표적이다. 영국 지리학자 이사벨라 비숍(1831~1904)은 1894년부터 1897년까지 네 차례 한국을 방문해 '한국과 그 이웃나라들'이라는 답사기행록을 남겼다. 여기에 보면 당시 함경북도 해안을 거치면서 소금 생산을 관찰했고, 생산된 소금은 바구니에 담겨 중국 훈춘으로 운반되는데 소금 수송 중국인 마차는 각각 7마리 노새로 조종되고, 빠른 속도로 달린다고 적고 있다. 또 서해안에서 생산된 소금은 한강을 통해 여러 나루터에서 지역의 쌀, 콩 등과 교환됐다고 기록하고 있다. 이민부 한국교원대 지리교육과 명예교수 jsm64@fnnews.com 정순민 기자
2025-02-10 18:34:12소금은 인류를 비롯한 모든 생물들에 필수적인 요소이다. 인류의 탄생과 그 역사를 함께 한다. 1960년대까지도 가정에서 간장과 된장, 고추장을 만들었던 시절에 소금은 필수였다. 그리하여 산간마을에서 재배한 콩 등 여러 작물들은 강가 나루터로 올라온 서해안 소금과 교환했다. 한강의 지류 섬강의 문막나루터는 서해의 소금과 어류가 강원 평창 일대의 콩, 쌀 등 작물과 교환되었던 중요한 장소였다. 소금이 쌓여지면 소금산이라 했다. 중국의 차마고도는 중국 남서부와 방글라데시, 부탄, 미얀마 등과 연결된 무역로로서 차, 말, 그리고 소금이 주요 교역품이었다. 소금과 연계된 지명으로 서울의 염창동(소금창고), 염리동(소금마을), 아산 염치(소금고개) 등이 있다. 또 경남 남해 서면 남상리 해안에는 염해 마을이 있다. 염해 등대와 방파제가 있는 작은 해안 마을이며 조선시대 염전터가 있었던 곳으로 염전포라고도 했다. 긴 해안을 가진 한국에서는 동해안까지도 소규모 마을 염전터가 많았지만 거의 사라졌다. 염해처럼 부분적으로 소금 관련 유적지들이 남아 있다. 로마시대 병사 봉급으로 소금을 주었는데, 이것이 어원이 되어 영어로 봉급을 지금도 샐러리(salary)로 부른다. 오스트리아의 암염 생산지인 잘츠부르크(Salzburg)는 글자 뜻 그대로 소금성이다. 최근 소금이 주제가 된 상품들이 많이 소개되고 있다. 소금사탕, 소금비누, 소금치약, 소금빵 등이 있다. 소금 원산지로 중동의 사해 소금, 히말라야 암염 발굴 핑크 소금, 천일염 정재 소금 등이 소개되고 있다. 소금은 겨울철 도로 결빙을 녹이는데도 요긴하게 사용된다. 생물은 소금에 의존하고 적응한다. 모든 동물들도 어떠하든 적은 양이나마 소금을 섭취한다. 일상에서 식품을 조금 오래 보관하는 방법으로 ‘빛과 소금’이 있다. 햇볕에 말리거나 염장을 하여 보관하는 것이다. 또 다른 방법으로는 발효를 시키는 방법이 있다. 모두 세계적으로 많이 사용된 것이다. 전 세계적으로 소금 생산의 방식은 다양하다. 가장 일반적인 것으로 △염전에서 태양열로 수분을 증발시켜 소금을 만드는 천일염 △광물화된 소금인 암염 △과거 빙하기에 형성된 내륙 호수가 건조해지면서 생긴 염호 소금 △라오스의 경우처럼 과거 바다가 육지화되면서 지질적으로 지하수화된 지하수염 △지하염수가 솟아 생긴 염정(鹽井)염 △인공적으로 해수를 끓여서 만든 자오염(煮鰲鹽) 혹은 전오염(煎鰲鹽) △공장에서 화학적으로 만든 인공염 △이미 대규모로 사용된 소금물을 다시 정제해 적절한 용도로 사용하는 재생소금이 있다. 최근 소개된 용융소금은 천일염을 830도로 가열해 만든 정제된 재생 소금이다. 건조 지역의 암염에서는 석회동굴과 유사한 형태의 암염동굴이 형성되기도 한다. 이스라엘의 소돔 산맥이 대표적이다. 염호로는 미국 유타주의 그레이트 솔트 레이크가 좋은 사례다. 염호수에서 식탁 소금은 물론, 리튬, 마그네슘, 칼륨 등 희소 금속도 얻는다. 남미 우유니 소금호수는 이러한 자원과 함께 광활한 평탄 염호의 아름다움으로 세계적인 관광지로 발전했다. 한국의 천일염은 고급 소금으로 서해안 많은 곳에서 이루어졌다. 현재는 이러한 염전들이 농경지, 공업단지 등으로 생산성이 높은 토지 이용으로 전환되었다. 인천 소래, 시흥 군자 등 경기만 염전은 도시화와 산업화로 거의 사라졌다. 현재 소금 생산이 되는 가장 잘 알려진 염전으로는 전라남북도 서해안인 신안염전, 곰소염전 등이 있다. 신안군 증도의 태평염전은 관광자원으로 되어 있다. 영광군의 염전은 한국의 염전 소금 10%정도를 생산하면서 영광9경으로 멋진 경관을 보여준다. 한국 서해안의 염전은 세계 5대 간석지에 들어가는 넓은 간석지로 갯벌 식생인 함초와 많은 유기물 함량 등으로 세계적인 문화유산이다. 최근 신안에서는 첨단 소재에 들어가는 리튬이 발견돼 화제가 되었다. 2014년 한때 장애인을 몰래 데려가서 거의 노예 상태로 부렸다는 노예염전 사건이 큰 파문을 일으키기도 했다. 자염은 전오염이라고도 하며 소금물을 끓여서 염도를 높이는 방법으로 이루어진다. 빠른 시간에 염도를 높이는 것으로, 넓은 염전을 만들기 힘든 곳이거나, 날씨 관계로 천일염 하기가 힘든 시기 등에서 자염이 이루어진다. 작은 공간으로 염분(鹽盆, 소금 굽는 장치), 염소(鹽所, 바닷물을 뽑아 올리는 소금밭), 염정(鹽井, 소금 우물, 지하에서 자연적으로 솟아나거나 인공적으로 만듦), 염창(鹽倉, 소금창고) 등이 발달했으며, 자염일을 하는 사람을 염한(鹽干)이라고 했다. 세종실록지리지에 의하면 당시 염분이 가장 많았던 곳은 전라도 영광군으로 113개의 염분이 있었고, 조기잡이 중심지인 파시두(波市頭, 법성포 부근)에 많이 위치했고, ‘염창은 읍안에 있고, 염한은 1129명’이라 기록되어 있다. 그외 평안도 영유현 103개, 황해도 강령현 89개의 염분이 있었고, 옹징현, 울진현, 연안도호부, 평해현 등이 주요 소금 산지였다. 또 북한의 경우는 현재 함경북도 어랑군 어대진 노동지구에 사구에 의한 석호 지형에 비교적 대규모 염전을 개발해 소금을 얻고 있다. 암염은 육지 내륙이나 고산지대에서 나오는 소금이 암석화한 것이다. 당연히 1억년이 넘는 시간을 지나면서도 과거에 바다였던 해양지대들이 지구의 대륙판들이 충돌하면서 융기하여 바닷물이 육지에 갇히고, 지질층으로 지하 깊숙이 모여져서 오랜 기간 수분이 빠져나가고 염분만 남아 단단한 암석으로 변한 것이다. 오스트리아의 잘츠부르크, 그리고 히말라야 산지의 암염들이 생산돼 다양한 방식으로 이용된다. 최근 국내서 판매되는 ‘히말라야 핑크솔트’가 대표적이다. 호수 소금은 내륙 깊숙이 자리잡은 소금 호수에서 생산된 것이다. 과거 빙하기에 위도가 낮은 곳에서는 기온차로 빙하가 잘 없고, 지금보다는 습윤한 빙하 변경으로 더러 눈과 비가 많이 와서 해안으로 진입하는 수로가 없는 곳에 일반 호수가 형성되었는데, 페루의 우유니와 미국 유타주의 그레이트 솔트 레이크가 유명하다. 이들은 대략 1만3000년 전, 빙하가 물러가고 기후가 건조해지면서 증발이 대량으로 이뤄져 호수물이 소금 바닥을 보이거나 혹은 진한 염도의 염수 호수가 되었다. 인근의 산지에서 더러 내려오는 여러 광물질들인 리튬, 망간 등도 이곳 염호에서 자원으로 채취된다. 소금 호수물은 건조 증발에 의해 일반적으로 바닷물에 비해 염도가 5배에서 13배에 이른다. 수영을 할 경우 자연적으로 물에 뜬다. 중동의 이스라엘과 시리아, 요르단의 경계를 이루는 갈릴리호수, 요르단강, 사해는 이러한 모습을 잘 보여준다. 갈릴리 호수는 요르단강을 통해 사해로 물이 흘러들어가는 일반호다. 그러나 사해의 물은 빠져나갈 방법이 증발 외는 없으므로 소금호수와 소금사막을 이루는 것이다. 여기서 상당한 소금이 생산된다. 미국 유타주에서 생산되는 소금은 물기가 매우 적어서 우기에도 물기가 없는 고급 소금임을 광고한다. 한국에도 이스라엘에서 수입되는 호수 소금의 예로 ‘사해 소금 비누’가 생산되고 있다. 중국 티베트 지역에서는 소규모 염정에서 소금을 생산한다. 지하수염도 특이한 것이다. 이 지하수는 지질학적 시기가 늦거나 지하화된 해양염수에서 물이 빠져나가지 못해 염도가 높은 지하수 상태로 남아 있는 것이다. 이러한 지하수는 관정으로 지하 200m까지 뽑아 올려서 열을 가해 건기에는 천일염 형태로, 우기에는 자염 형태로 생산하는 것이다. 라오스의 콕싸앗 소금공장이 대표적이다. 영국의 왕립학회 지리학자 이사벨라 비숍(1831~1904)은 1894년에서 1897년까지 네 차례 한국을 방문했고 ‘한국과 그 이웃나라들’이라는 답사기행록을 남겼다. 이곳에 보면 당시 함경북도 해안을 거치면서 소금 생산을 관찰하였고, 생산된 소금은 바구니에 담겨 중국의 훈춘으로 운반되는데, 소금 수송 중국인 마차는 각각 7마리 노새로 조종되고, 빠른 속도로 달린다고 적고 있다. 그리고 서해안에서 생산된 소금은 한강을 통해 여러 나루터들에서 지역의 쌀, 콩 등과 교환되었다고 적고 있다. 한국은 경제가 발전하면서 많은 소금을 수입하고 있다. 중국(제설용, 연수기용 소금), 아르헨티나(안데스 소금), 호주(장류 제조용 천일염), 베트남(천일염) 등이다. 앞서 언급한 히말라야 소금(파키스탄)과 사해 소금(이스라엘)도 있다. 필자가 가본 소금 생산지는 신안과 영광의 염전, 미국 유타주의 소금호수, 중국 신장 염호지대, 라오스의 콕싸앗 소금공장 등이다. 이민부 한국교원대 지리교육과 명예교수 jsm64@fnnews.com 정순민 기자
2025-02-09 12:17:29시장은 언제나 활기가 넘치는 곳이다. 새로운 지역을 찾아나선 여행객들에게도 시장은 꼭 가봐야 할 장소의 하나로 꼽힌다. 그곳엔 사람이 있고, 삶이 있고, 정(情)이 흘러넘쳐서다. 한국관광공사가 2월에 가볼만한 여행지로 전국의 유명 5일장 5곳을 추천했다. 경기 성남의 모란민속5일장을 비롯해 북평민속시장(강원 동해), 단양구경시장(충북 단양), 창녕전통시장(경남 창녕), 광주말바우시장(광주 북구) 등이다. 매월 4·9일은 모란민속5일장 가는 날 수도권 최대 5일장인 경기 성남 모란민속5일장은 매월 끝자리가 4, 9일인 날에 열린다. 평일에는 주차장으로 이용되다가 5일장이 서는 장날에는 공터에 천막이 쳐지고, 좌판이 들어선다. 찬바람 불고 한기가 옷 속을 파고드니, 뜨거운 것이 당긴다. 꽈배기, 호떡, 뻥튀기, 팥죽, 칼국수, 국밥까지 입맛 돋우고 속을 채워줄 먹거리가 지천이다. 모란민속5일장엔 기름집이 모여있는 백년기름특화거리가 있다. 춘천, 천안, 화성, 여주, 강진 기름집 등 간판만 봐도 전국 팔도 기름집이 다 모였다. 모란종합시장 상가건물 1층에 위치한 '로스팅랩'에선 '고소함을 걸어요'라는 이름으로 체험 프로그램도 진행한다. 기름 종류별 일반 교육과 기름 압착 과정 시연, 기름시장 골목 투어, 깨강정 만들기까지 고소함이 가득한 체험 프로그램이다. 올해 체험 프로그램은 오는 3월부터 운영 예정이어서 지금은 단체의 경우만 전화로 예약이 가능하다. 단돈 1000원으로 도심 속 겨울 레포츠를 즐길 수 있는 성남종합운동장 야외썰매장도 지척이다. 또 현대식 건물로 편의성을 더한 성남중앙공설시장도 함께 둘러보면 좋다. 그곳엔 사람과 삶이 있다, 북평민속시장 강원도 동해 북평민속시장은 끝자리가 3, 8일인 날에 장이 선다. 북평장은 조선 정조대왕 시절인 지난 1796년에 시작됐으며, 문화광장은 과거 강원도 최대의 쇠전(우시장)이 열렸던 장소다. 쇠전은 꼭두새벽부터 열렸다. 소를 거래하기 위해 먼 거리를 온 사람들은 거래를 앞두고 막걸리 한 사발과 국밥 한 그릇으로 배를 채웠다. 우시장은 지난 2008년 삼척시 미로면에 새로 개장하면서 사라졌지만, 그 흔적은 국밥거리로 남아있다. 북평민속시장에서 가장 유명한 음식은 소머리국밥이다. 가까이에 쇠전과 도살장이 있었으니 소머리나 내장 같은 부위를 활용한 국밥집이 생긴 건 어쩌면 당연한 노릇이다. 국밥 맛은 식당마다 다르다. 저마다의 비법이 담긴 레시피를 가지고 요리를 하기 때문이다. 뽀얀 국물을 내는 식당이 있는가 하면, 빨간 국물을 내는 식당도 있다. 묵호 등대 앞 도째비골 스카이밸리는 59m 높이로 세워진 스카이워크다. 동해와 묵호 등대, 묵호항 주변의 풍경을 감상하기에 좋다. 자이언트 슬라이드와 공중 외줄을 자전거로 건너는 스카이 사이클을 타고 스릴도 즐겨보자. 단양8경에 마늘 더하기, 단양구경시장 충북 단양 구경시장은 단양 8경에 1경을 더해 '구경'이다. 시장 구경이라는 중의적 의미도 있다. 120여개의 매장이 모여 이뤄진 상설 재래시장으로 단양전통시장이 전신이다. 단양구경시장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품목은 마늘이다. 단양은 석회 지역의 약산성 토양과 산지 마을의 큰 일교차로 육쪽마늘이 유명하다. 알이 단단하고 맛과 향이 특별한 한지형 토종 마늘이다. 단양구경시장은 마늘이 들어간 먹을거리로 시장 음식을 특화했다. 흑마늘닭강정을 필두로 마늘빵, 마늘순대, 마늘만두, 마늘갈비 등 시장의 간판마다 '마늘'이 접두어처럼 따라붙는다. 같은 마늘도 종류마다, 가게마다 달라 골라 먹는 재미가 있다. 단양군 적성면에 있는 높이 25m의 전망대 '만천하스카이워크'는 단양의 새로운 명소다. 여기에 서면 소백산 설경과 단양 시가지가 한눈에 내려다 보인다. 또 남한강 암벽을 따라 1.12㎞ 이어지는 단양강 잔도에선 강의 얼음 우는 소리를 들을 수 있다. 창녕전통시장서 맛보는 수구레국밥 경남 창녕전통시장은 1900년대 보부상들이 집결하던 큰 장이다. 여기저기 흩어져 있던 장을 모아 지금 자리에 개설한 것이 1926년이라고 하니 어느덧 100년 역사를 자랑한다. 5일장이 서는 3일과 8일에는 새벽부터 인산인해를 이룬다. 창녕전통시장에서 가장 유명한 것은 전국적인 산지로 꼽히는 마늘도,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재배했다는 양파도 아니다. 바로 수구레국밥이다. 수구레는 소 한 마리에 2㎏ 정도만 나오는 특수부위다. 시장 주변에 수구레국밥집이 여럿 있다. 가게마다 뜨거운 김이 펄펄 나는 커다란 가마솥이 손님을 유혹한다. 빨간 국물에 콩나물, 선지, 파 그리고 수구레가 가득 담겼다. 국밥을 한 그릇 뚝딱 먹고난 뒤 맛보는 꽈배기와 찹쌀호떡의 맛도 일품이다. 창녕은 조선시대에 현감을 두었던 큰 고을이다. 특히 창녕전통시장 주변에 창녕향교, 석빙고, 신라 진흥왕 척경비 등 역사 유적이 몰려 있어 문화유적 답사를 겸해도 좋다. 마음을 녹이는 달콤함, 광주말바우시장 무려 500여개의 다양한 점포가 들어서 있는 말바우시장은 광주광역시 북구 우산동에 자리한 전통시장이다. 식도락 여행을 온 사람들의 발길이 연중 끊이지 않는데, 그중 첫손에 꼽히는 메뉴가 배도 부르고 몸에도 좋은 팥죽과 동지죽이다. 가게마다 손맛이 다르기 때문에 팥죽 맛도 다 다르다. 값도 착해서 한끼에 5000원이면 대접 한가득 푸짐한 팥죽을 맛볼 수 있으니 요즘 세상에 흔치 않은 인심이다. 5·18민주화운동의 정신과 의미를 기념하며 조성한 국립5·18민주묘지에선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숨결을 느낄 수 있고, 호남지역 첫번째 박물관이자 광복 이후 대한민국이 지은 최초의 지역 국립박물관인 국립광주박물관에선 선사시대 유물부터 고려와 조선시대 청자·백자까지 상시 관람할 수 있으니 이곳들도 한번 둘러보길 권한다. jsm64@fnnews.com 정순민 기자
2025-02-06 18:25:35시장은 언제나 활기가 넘치는 곳이다. 새로운 지역을 찾아나선 여행객들에게도 시장은 꼭 가봐야 할 장소의 하나로 꼽힌다. 그곳엔 사람이 있고, 삶이 있고, 정(情)이 흘러넘쳐서다. 한국관광공사가 2월에 가볼만한 여행지로 전국의 유명 5일장 5곳을 추천했다. 경기 성남의 모란민속5일장을 비롯해 북평민속시장(강원 동해), 단양구경시장(충북 단양), 창녕전통시장(경남 창녕), 광주말바우시장(광주 북구) 등이다. ■매월 4·9일은 모란민속5일장 가는 날 수도권 최대 5일장인 경기 성남 모란민속5일장은 매월 끝자리가 4, 9일인 날에 열린다. 평일에는 주차장으로 이용되다가 5일장이 서는 장날에는 공터에 천막이 쳐지고, 좌판이 들어선다. 찬바람 불고 한기가 옷 속을 파고드니, 뜨거운 것이 당긴다. 꽈배기, 호떡, 뻥튀기, 팥죽, 칼국수, 국밥까지 입맛 돋우고 속을 채워줄 먹거리가 지천이다. 모란민속5일장엔 기름집이 모여있는 백년기름특화거리가 있다. 춘천, 천안, 화성, 여주, 강진 기름집 등 간판만 봐도 전국 팔도 기름집이 다 모였다. 모란종합시장 상가건물 1층에 위치한 ‘로스팅랩’에선 ‘고소함을 걸어요’라는 이름으로 체험 프로그램도 진행한다. 기름 종류별 일반 교육과 기름 압착 과정 시연, 기름시장 골목 투어, 깨강정 만들기까지 고소함이 가득한 체험 프로그램이다. 올해 체험 프로그램은 오는 3월부터 운영 예정이어서 지금은 단체의 경우만 전화로 예약이 가능하다. 단돈 1000원으로 도심 속 겨울 레포츠를 즐길 수 있는 성남종합운동장 야외썰매장도 지척이다. 또 현대식 건물로 편의성을 더한 성남중앙공설시장도 함께 둘러보면 좋다. ■그곳엔 사람과 삶이 있다, 북평민속시장 강원도 동해 북평민속시장은 끝자리가 3, 8일인 날에 장이 선다. 북평장은 조선 정조대왕 시절인 지난 1796년에 시작됐으며, 문화광장은 과거 강원도 최대의 쇠전(우시장)이 열렸던 장소다. 쇠전은 꼭두새벽부터 열렸다. 소를 거래하기 위해 먼 거리를 온 사람들은 거래를 앞두고 막걸리 한 사발과 국밥 한 그릇으로 배를 채웠다. 우시장은 지난 2008년 삼척시 미로면에 새로 개장하면서 사라졌지만, 그 흔적은 국밥거리로 남아있다. 북평민속시장에서 가장 유명한 음식은 소머리국밥이다. 가까이에 쇠전과 도살장이 있었으니 소머리나 내장 같은 부위를 활용한 국밥집이 생긴 건 어쩌면 당연한 노릇이다. 국밥 맛은 식당마다 다르다. 저마다의 비법이 담긴 레시피를 가지고 요리를 하기 때문이다. 뽀얀 국물을 내는 식당이 있는가 하면, 빨간 국물을 내는 식당도 있다. 묵호 등대 앞 도째비골 스카이밸리는 59m 높이로 세워진 스카이워크다. 동해와 묵호 등대, 묵호항 주변의 풍경을 감상하기에 좋다. 자이언트 슬라이드와 공중 외줄을 자전거로 건너는 스카이 사이클을 타고 스릴도 즐겨보자. ■단양8경에 마늘 더하기, 단양구경시장 충북 단양 구경시장은 단양 8경에 1경을 더해 '구경'이다. 시장 구경이라는 중의적 의미도 있다. 120여개의 매장이 모여 이뤄진 상설 재래시장으로 단양전통시장이 전신이다. 단양구경시장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품목은 마늘이다. 단양은 석회 지역의 약산성 토양과 산지 마을의 큰 일교차로 육쪽마늘이 유명하다. 알이 단단하고 맛과 향이 특별한 한지형 토종 마늘이다. 단양구경시장은 마늘이 들어간 먹을거리로 시장 음식을 특화했다. 흑마늘닭강정을 필두로 마늘빵, 마늘순대, 마늘만두, 마늘갈비 등 시장의 간판마다 ‘마늘’이 접두어처럼 따라붙는다. 같은 마늘도 종류마다, 가게마다 달라 골라 먹는 재미가 있다. 큼지막하게 썰어내는 시식용 먹을거리도 시장의 인심을 더한다. 일부 맛집은 주말의 경우 '웨이팅'이 기본이다. 몇몇 가게는 평일엔 쉬고 주말에만 문을 연다. 단양군 적성면에 있는 높이 25m의 전망대 '만천하스카이워크'는 단양의 새로운 명소다. 여기에 서면 소백산 설경과 단양 시가지가 한눈에 내려다 보인다. 또 남한강 암벽을 따라 1.12㎞ 이어지는 단양강 잔도에선 강의 얼음 우는 소리를 들을 수 있다. ■창녕전통시장서 맛보는 수구레국밥 경남 창녕전통시장은 1900년대 보부상들이 집결하던 큰 장이다. 여기저기 흩어져 있던 장을 모아 지금 자리에 개설한 것이 1926년이라고 하니 어느덧 100년 역사를 자랑한다. 5일장이 서는 3일과 8일에는 새벽부터 인산인해를 이룬다. 창녕전통시장에서 가장 유명한 것은 전국적인 산지로 꼽히는 마늘도,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재배했다는 양파도 아니다. 바로 수구레국밥이다. KBS 예능 프로그램 ‘1박2일’에서 출연자들이 수구레국밥을 먹는 장면이 방송되면서 창녕 명물로 떠올랐다. 수구레는 소 한 마리에 2㎏ 정도만 나오는 특수부위다. 시장 주변에 수구레국밥집이 여럿 있다. 가게마다 뜨거운 김이 펄펄 나는 커다란 가마솥이 손님을 유혹한다. 빨간 국물에 콩나물, 선지, 파 그리고 수구레가 가득 담겼다. 국밥을 한 그릇 뚝딱 먹고난 뒤 맛보는 꽈배기와 찹쌀호떡의 맛도 일품이다. 창녕은 조선시대에 현감을 두었던 큰 고을이다. 특히 창녕전통시장 주변에 창녕향교, 석빙고, 신라 진흥왕 척경비 등 역사 유적이 몰려 있어 문화유적 답사를 겸해도 좋다. ■마음을 녹이는 달콤한 맛, 말바우시장 무려 500여개의 다양한 점포가 들어서 있는 말바우시장은 광주광역시 북구 우산동에 자리한 전통시장이다. 식도락 여행을 온 사람들의 발길이 연중 끊이지 않는데, 그중 첫손에 꼽히는 메뉴가 배도 부르고 몸에도 좋은 팥죽과 동지죽이다. 팥죽에는 쫄깃한 면발의 칼국수가 들어 있고, 동지죽에는 말랑말랑한 새알심이 들어 있다. 가게마다 손맛이 다르기 때문에 팥죽 맛도 다 다르다. 집집마다 밑반찬으로 나오는 김치 맛도 일품이다. 값도 착해서 한끼에 5000원이면 대접 한가득 푸짐한 팥죽을 맛볼 수 있으니 요즘 세상에 흔치 않은 인심이다. 5·18민주화운동의 정신과 의미를 기념하며 조성한 국립5·18민주묘지에선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숨결을 느낄 수 있고, 호남지역 첫번째 박물관이자 광복 이후 대한민국이 지은 최초의 지역 국립박물관인 국립광주박물관에선 선사시대 유물부터 고려와 조선시대 청자·백자까지 상시 관람할 수 있으니 이곳들도 한번 둘러보길 권한다. jsm64@fnnews.com 정순민 기자
2025-02-04 10:15: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