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공약한 '코스피 5000 시대'가 실현되려면 배당소득을 분리과세하고, 주가조작 등 불공정거래에 '원스트라이크 아웃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벤처투자를 활성화해 자본시장 성장까지 선순환 구조를 이끌기 위해서는 연기금의 투자 비중을 늘려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한국민간금융개혁위원회는 11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자본시장·신탁과 벤처투자 10대 금융개혁과제'를 발표했다. 먼저 자본시장·신탁 분야에서는 △자본시장 원스트라이크 아웃제 도입 및 상장사 임원 선임 제한 △중복상장 원칙적 금지 △배당소득세 분리과세 △신탁업 혁신 △신탁재산의 범위 확대 등 5개 과제를 내놨다. 특히 증시 활성화를 위해서는 배당소득을 종합과세 적용에서 제외하는 분리과세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배당소득을 별도과세하면 투자자들의 세금 부담이 줄어든다. 이는 배당주 투자 활성화와 실적 좋은 상장사들의 배당 증액 움직임 등으로 이어지고, 주가를 밀어올리는 선순환을 끌어낼 가능성이 높다. 위원회 소속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배당소득은 위험이 낮고 안정적인 이자소득과는 달리 파산 가능성이 있는 기업에 대한 투자라는 측면에서 이자소득과 구별되는 세제를 적용할 필요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자본시장의 불공정거래를 근절하기 위해서는 원스트라이크 아웃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시됐다. 자본시장에서 한 번이라도 3대 불공정거래행위(미공개정보이용, 주가조종, 부정거래)에 가담한 적이 있으면 금융투자상품의 거래를 최대 10년간 금지하고, 증권사 계좌개설도 금지하자는 것이다.벤처투자 분야에서는 △코스닥시장 제도 개선 △기업형 벤처캐피털(CVC) 규제 완화 △기업성장집합투자기구(BDC) 제도 도입 △퇴직연금의 벤처투자 허용 △금융기관의 벤처펀드 출자규제 완화 등 5개 과제를 제시했다. 코스닥시장 상장제도를 산업별 특성을 반영한 맞춤형 방식으로 개선하고, 장기 기관투자자인 연기금의 코스닥 기업 투자를 늘릴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특히 현재 '2% 또는 50억원 이하'인 연기금 투자 비중을 '5% 또는 100억원 이하'로 확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zoom@fnnews.com 이주미 서혜진 기자
2025-06-11 18:14:42[파이낸셜뉴스] 주요 연기금과 공제회의 대체투자 과정에서 불법·부당행위들이 적발된 것으로 27일 알려졌다. 수백억원의 손실을 내고도 투자 과정에서 나온 문제를 은폐하려 하거나 심지어 리베이트를 받은 비리도 드러났다. 감사원이 이날 발표한 ‘주요 연기금·공제회 등의 대체투자 운용 및 관리실태’ 감사 결과 여러 공제회들이 2010년대 부동산을 비롯한 대체투자를 확대하면서 대규모 손실을 냈다. 제도적인 문제점 외에 내부 일탈행위들이 적발됐다. 먼저 건설근로자공제회의 경우 본부장 A씨가 2019년 회계법인 소속 지인에게 스페인 물류센터 투자를 소개받고 기금 300억원 투자를 집행했다. 2020년 5월 A씨가 사실상 지배하는 법인을 설립해 현지 브로커로부터 컨설팅 수수료 명목으로 한화 2억6000만원을 받았다. 2021년에는 서울 버스 운수기업 투자와 관련해 운용사에 펀드 관리보수 40% 상납을 요구했다. 해당 운용사가 들어주지 않자 교체해 3억원을 챙겼다. 이렇게 받아 챙긴 돈은 허위서류로 운용사를 금융감독원에 등록해 미술품 거래로 위장하려 했지만 다행히 꼬리가 밟혔다. 법인 관련자가 진술에 나섰고, 또 A씨의 배우자가 법인 직원으로 8000만원을 지급받은 사실이 밝혀지면서다. 건설근로자공제회 과장 B씨는 2021년 지인의 권유를 받아 기금 200억원을 해외 전기차 기업에 투자했다. 지난해 말 기준 166억원 손실을 입은 상태인데, 문제는 투자 당시 다른 기관들이 철회했음에도 밀어붙였다는 것이다. 이에 감사원은 A씨에 대해 지난 1월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고, B씨에 대해선 수사 참고자료를 송부했다. 군인공제회는 산하 공우이앤씨가 2019년 총사업비 719억원 규모 인천 생활형숙박시설 사업의 96억원 전기공사에 프로젝트파이낸싱(PF) 보증을 섰다. 하지만 사업이 무산되면서 보증을 선 공우이앤씨가 상환 책임을 지면서 367억원 손실을 입었다. 무리한 보증으로 대규모 손해를 본 것이지만, 육군사관학교 동문인 공우이앤씨 대표와 군인공제회 실장이 이를 은폐하려 했다. 한국교직원공제회는 2018년 미국 시카고 오피스 담보 대출 채권에 한화 470억원을 투자했다가 전액을 잃을 위기에 처했다. 대출이 부실화되면 투자금을 상환받지 못할 위험이 큰 후순위 채권에 투자한 탓이다. 당시 주요 임차 계약 종료 가능성이 투자심의위원회 보고에서 누락되면서 눈 뜬 채 코를 베인 꼴이 됐다. uknow@fnnews.com 김윤호 기자
2025-05-27 15:43:02[파이낸셜뉴스] 송병준 벤처기업협회 회장은 29일 "대한민국 경제정책 최우선이 벤처·스타트업 육성이 될 수 있게끔 정책의 판을 바꿔야 한다"고 밝혔다. 송 회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페어몬트 엠버서더 서울에서 진행된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에서 "혁신기술 기반 창업기업이 감소하고, 벤처기업의 영업이익이 적자를 기록하는 등 최근 벤처기업들은 최악의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에 임기 중 중점 추진 과제로 △벤처생태계 복원 △규제혁신 패러다임 전환 △민간 주도 인공지능 전환(AX) 생태계 플랫폼 구축 △기업가정신 확산 △혁신생태계 제1단체 입지 강화 등을 제시했다. 송 회장은 "현재 우리나라 국내총생산(GDP) 대비 벤처 투자 비율이 미국과 이스라엘의 5분의 1 수준에 머물고 있다"며 "현재 12조원 규모 벤처투자 시장을 50조원으로 확대하기 위해 법정기금의 벤처스타트업 투자 의무화, 공적 연기금의 벤처 투자 허용 및 활성화, 회수시장 선순환 구조 마련 등 벤처생태계 정비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날 벤처기업협회는 주52시간 제도 개선 필요성도 강조했다. 유정희 벤처기업협회 혁신정책본부장은 "주52시간 제도의 도입으로 벤처기업의 생산성이 악화되고 있다"며 "노사 합의를 통해 현행 주 단위 연장근로 관리를 월·분기·반기·연 단위로 유연화하고, 연구개발(R&D) 인력 등 핵심 근로자(전체 인력의 20% 이내)의 경우 당사자 간 근로계약에 의해 주52시간제 적용을 예외로 해 별도 보상체계 및 건강권 보호 방안을 마련하는 식"이라고 말했다. 송 회장은 "현재 벤처기업의 상황은 마치 하늘에서 쏟아지는 장대비를 고스란히 맞고 있는 절체절명의 환경 속에 있다"며 "이전과는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벤처 생태계의 판을 바꿀 수 있는 시대전환적 벤처 정책을 실현하는 데 협회가 구심점이 되겠다"고 강조했다. jimnn@fnnews.com 신지민 기자
2025-04-29 14:40:02[파이낸셜뉴스] 엠지알브이(MGRV)가 캐나다연금투자위원회(CPP Investments)와 손잡고 서울 주요 지역 4곳에 기업형 임대주택을 개발한다고 23일 밝혔다. 지난 1월 공동 투자를 위한 조인트벤처 결성 후 약 3개월 만이다. 신규 프로젝트 부지는 서울시 △동대문구 △성동구 △영등포구 △중구 일대에 위치해 중심업무지구 및 대학교와 접근성이 탁월하다. 총 약 1500실 규모로 1~2인 대학생 및 사회초년생, 직장인의 장단기 주거를 위한 지점으로 개발할 예정이다. 특히 영등포 지점은 엠지알브이의 첫 임대형기숙사로 지어진다. 엠지알브이는 코리빙 개발을 위한 규제샌드박스 임시허가를 획득하며 임대형기숙사의 제도적 기틀을 다지는 데 앞장서 왔다. 임대형기숙사는 지하 3층~지상 18층, 연면적 약 1만5000㎡, 400실 이상 규모로 올 하반기 착공에 돌입할 예정이다. 엠지알브이는 이번 프로젝트를 포함해 연내 총 사업비 기준 최대 1조 원 규모의 신규 개발 프로젝트를 확정 짓고 본격적인 서비스 확장에 박차를 가할 방침이다. 현재 전국 6개 지점을 통해 코리빙 및 워케이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엠지알브이는 이 외에도 은평 시니어 하우징, 코리빙 지점, HUG 역세권청년주택 등 서울 내 6개의 개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이번 캐나다연기금과의 조인트벤처로 진행되는 4개 프로젝트까지 포함해 총 16개 지점, 최대 5500여명 수용 가능한 규모의 파이프라인을 구축하게 됐다. 조강태 엠지알브이 대표는 "조인트벤처 약 3분의 1에 해당하는 투자를 확정했다"며 "토지 매입 시 100% 자기자본 투자로 안정적인 금융구조와 신속한 의사결정 체계를 확립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연내 서울 주요 지역 내 연면적 3000평 이상 개발 가능한 토지 및 실물 자산을 빠르게 확보해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엠지알브이는 2020년 첫 지점인 맹그로브 숭인 오픈 이후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2024년 전년 대비 매출액이 2배가량 신장한 약 255억원, 영업이익 50억원을 기록했으며 코리빙 등 운영 부문 매출이 전년 대비 40% 증가했다. 브랜드 신뢰도와 고객 만족도를 기반으로 광고선전비는 50% 수준으로 절감했다. 지난 3월에는 영국 파이낸셜타임스의 '2025 아시아태평양 지역 고성장 기업' 500곳 중 부동산 부문 국내 2위, 아태지역 전체 13위로 선정됐다. ming@fnnews.com 전민경 기자
2025-04-23 11:03:13#OBJECT0# [파이낸셜뉴스] 기관 투자자들이 국내 증시에 3조6000억원이 넘는 자금을 투입하면서 수급 주체로 자리매김했다. 글로벌 관세 부과와 미·중 갈등 등 대외 리스크에 변동성이 커진 증시에서 '큰손'으로 등극하며 그 배경에 관심이 집중된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한 달(3월 17일~4월 17일) 동안 기관 투자자는 유가증권시장에서 총 4조117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개인은 2조3566억원을 순매수했고, 외국인은 8조7344억원을 순매도했다. 외국인의 대규모 차익 실현성 매물이 쏟아지는 가운데, 기관의 유입 자금은 증시 하단을 방어하는 주요한 완충재 역할을 했다. 기관의 매수세는 소위 '믿을 만한 대형주'에 집중됐다. SK하이닉스에 9300억원이 넘는 자금이 몰렸다. 두 번째로 많은 기관 자금이 몰린 LG에너지솔루션의 순매수 자금 3495억에 비하면 3배 가까이 많은 규모다. IBK투자증권 김운호 연구원은 "SK하이닉스의 D램 시장 내 입지는 더욱 강화될 전망이다"라면서 "아직 공식적인 실적 발표 전이지만 올해 1·4분기 D램 점유율은 1위를 달성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연구원은 또 "고대역폭메모리(HBM) 입지는 올해에도 유지될 것으로 예상한다"라며 "인공지능(AI) 중심으로 메모리 시장이 성장할 것으로 기대하고 SK하이닉스는 D램과 낸드(NAND)에서 차별화된 실적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기관은 이 외에도 KB금융(2345억원), 신한지주(2330억원) 등 금융주에 베팅했다. 또 삼성바이오로직스(2258억원) 등도 바이오 업종도 기관의 선택을 받았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반도체와 이차전지 업종은 글로벌 공급망 재편 속에서 기술주 반등 기대감이 유효하고, 금융주는 금리 정점 통과에 따른 순이자마진(NIM) 개선과 배당 매력이 부각된다”고 말했다. 이어 "바이오주는 경기 방어주로서의 성격을 갖춰 포트폴리오 안정성 확보에 기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증시는 여전히 미·중 간 상호 관세 부과 조치, 중동 지역의 전운 고조 등 지정학적 리스크로 투자심리가 개선되지 못하고 있다. 글로벌 증시 전반이 ‘방향성 없는 혼조장’에 머무르면서 기관의 대규모 매수도 가시적인 수익 실현으로 연결되지 못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장에서는 기관의 매매 동향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보 접근성과 분석 능력, 리스크 관리 체계 등에서 개인 투자자보다 우위를 갖는 기관의 투자 방향이 결국 시장의 중장기 트렌드를 반영한다는 시각에서다. 특히 연기금은 지난달 28일부터 이날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 14거래일 연속 순매수세를 유지하고 있다. 최근 한 달간 기관 전체 순매수 자금 중 연기금이 사들인 비중만 2조원을 넘어섰다. 신한투자증권 강진혁 연구원은 "국내 연기금은 주어진 상황 속에서 최대 수익률을 내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라며 "국민연금은 국내 주식 비중이 크게 낮아진 상태에서 목표 비중과의 괴리를 메울 필요가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국민연금 등 연기금은 추세추종보다는 저점 매수에 더욱 집중할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며 "연기금 수급을 본다고 할 때 얼마나 더 오를지에 주목하기보다 시장의 하단을 추정하고 확인하는데 의의가 있다"고 전망했다. dschoi@fnnews.com 최두선 기자
2025-04-15 15:45:06외국인이 빠져나간 빈 자리를 연기금이 채우고 있다. 6거래일째 '사자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외국인이 크게 이탈한 대형주 비중을 확대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올해 2·4분기에도 연기금이 순매수세로 지수 하방 지지력을 높여나갈 것으로 보고 있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시장에서 연기금은 지난 3월 28일 이후 6거래일 연속 매수세를 이어갔다. 지난달 28일 401억원어치 사들이고는 지난 3일 2722억원까지 순매수 규모를 꾸준히 확대했다. 지난 4일엔 2067억원어치 사들였다. 순매도로 전환한 외국인이 같은 기간 6조5047억원어치 내다판 가운데서다. 당초 증권가에서는 3월 말 공매도 전면 재개, 국내 정치 불확실성 해소·완화 등에 따라 외국인이 국내 증시로 돌아올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렸다. 실제 지난해 하반기부터 빠른 속도로 국내 주식을 팔아치우던 외국인은 지난 3월 중순부터 6거래일 연속(3월 17~24일) 사들였다. 다만 상호 관세 시행 불안감에 다시 발을 빼고 있다. 구체적으로 연기금은 시가총액 상위 종목을 대거 사들이며 지수를 방어하고 있다. 코스피 시총 1위인 삼성전자를 1155억원어치 가장 많이 순매수했다. 이를 비롯해 삼성바이오로직스(732억원), SK하이닉스(474억원) 등 시가총액 상위 10위권 종목이 각각 순매수 2위, 4위에 올랐다. 특히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는 같은 기간 외국인 순매도 상위 종목 1·2위에 각각 올랐던 종목이다. 이를 비롯해 연기금은 HD현대중공업(589억원), 삼성중공업(367억원), HMM(349억원), 카카오(346억원), 신한지주(331억원), 현대건설(300억원), HD현대미포(296억원) 등 순으로 순매수했다. 이 중 HD현대중공업, 카카오, 신한지주 등 3개 종목도 코스피 시가총액 20위 안에 드는 종목이다. 연기금의 대형주 중심 순매수는 시장의 하방 경직성을 확보하는 '안전판' 역할을 한다고 해석된다. 증권가에서는 당분간 증시 불확실성 고조에도 연기금의 매수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주요 연기금과 자사주 매입 중심 기타법인은 2·4분기에도 코스피 하방을 지지하는 주체"라고 내다봤다. seung@fnnews.com 이승연 기자
2025-04-06 18:09:31[파이낸셜뉴스] 미국 연기금인 캘리포니아 공무원 연금 캘퍼스(CalPERS)와 캘리포니아 교직원 연금 캘스터스(CALSTRS)가 24일 고려아연 이사회 측이 정기주주총회 안건으로 제안한 이사 수 상한과 사외이사 이사회 의장 선임 등 정관 변경에 모두 찬성 의사를 밝혔다. 캘스터스는 최근 홈페이지를 통해 오는 28일 고려아연 정기주총에서의 의결권 행사 방향을 공개했다. 캘스터스는 고려아연 이사회가 제안한 △이사 수 상한(19명) 설정과 △사외이사의 이사회 의장 선임 △배당기준일 변경 △분기배당 도입 △감사위원이 되는 사외이사 분리 선임 안건에 대해 모두 찬성 의사를 공개적으로 밝혔다. 이사 선임 안건과 관련해서도 고려아연의 현 경영진 체제에 힘을 실어줬다. 캘스터스는 고려아연 이사회가 추천한 후보 5명 가운데 박기덕 고려아연 사장의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에 찬성했고, 사외이사 후보 가운데서는 △김보영 △제임스 앤드류 머피 △정다미 후보에 대한 지지 의사를 밝히며 현 경영진 체제에 힘을 실어줬다. 반면 MBK·영풍이 추천한 17명의 후보 중에선 5명에 대해 지지했다. 특히 고려아연에 대한 적대적 M&A를 이끌고 있는 '키맨' 강성두 영풍 사장과 김광일 MBK 부회장을 둘 다 반대해 눈길을 끌었다. 앞서 캘스터스는 지난 1월 임시주총 당시 고려아연이 내세운 후보 7명을 전원 반대했고, MBK와 영풍이 추천한 후보 중 4명에 대해서만 찬성한 바 있다. 4명 가운데 MBK 김광일 부회장도 포함돼 있었다. 하지만 이번 주총에서는 김광일 부회장에 반대표를 던졌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최근 홈플러스 사태로 MBK에 대한 책임론이 일고 있는 상황과 김 부회장의 과다 겸직 문제 등이 영향을 미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캘스터스는 이사 수 상한 설정 안건 부결을 전제로 한 이사 선임(4호 안건) 방식에서도 고려아연 측이 제안한 12명 선임 방안을 지지하고 MBK·영풍 측 17명 선임안에는 반대 의사를 명확히 했다. 이 경우에도 고려아연 이사회가 제안한 후보 7명 가운데 6명에 대해 찬성하며, 고려아연 측에 유리한 판단을 내놨다. 캘퍼스 역시 고려아연 이사회가 제안한 정관 변경 안건 모두에 대해 찬성 의사를 밝혔다. 다만 이사 선임과 관련해서는 신중한 태도를 보이며 MBK·영풍 측 추천 후보 단 4명만 지지했다. 이사 수 상한 안건이 통과하지 않은 상황에서 12인 혹은 17인을 신규 이사로 선출할 경우에도 캘퍼스는 MBK·영풍 측 추천 후보 4명에 대해서만 찬성했다. 고려아연 현 경영진 체제 유지에 힘을 실어주면서 이사회 독립성을 제고해야 한다는 의결권 자문사들의 권고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국내외 주요 의결권 자문사들의 권고처럼 기관투자자 및 개인 주주분들이 원하는 것처럼 현 경영진 체제 속에서 이사회 독립성을 강화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yon@fnnews.com 홍요은 기자
2025-03-24 16:33:55[파이낸셜뉴스] 세계 최대 국부펀드 중 하나인 노르웨이 정부연기금이 최윤범 회장 측 이사 후보 전원에 대해 반대했다. 24일 현지시간 노르웨이 정부연기금을 운용하는 노르웨이 은행 투자 관리(Norges Bank Investment Management, 이하 NBIM)의 홈페이지에 따르면 이같이 결정했다. ISS나 글래스 루이스의 권고와 마찬가지로, 최 회장 측 감사위원 후보 3명에 대해서도 모두 반대했다. 이사수 19인 상한, 분리선출 사외이사 증원, 이사 12인 선임 등 최윤범 회장 측이 찬성을 권유한 주요 안건들에 대해 모두 반대를 표했다. 반면, 영풍·MBK 측 주주제안인 ‘이사 17인 선임’에 찬성표를 던졌다. 이사 17인 선임 시 영풍·MBK 측 17명(강성두, 김광일, 김정환, 조영호, 권광석, 김명진, 김수진, 김용진, 김재섭, 변현철, 손호상, 윤석헌, 이득홍, 정창화, 천준범, 홍익태, 김태성) 전원에 대해 찬성했다. NBIM은 “고려아연 이사회가 효율적으로 운영될 지에 대해서, 그리고, 주주 권리가 보호될 수 있을 지 우려가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NBIM은 “주주는 이사회가 주주에게 최선의 이익을 제공하지 않을 때 이사회를 변경할 권리가 있어야 한다. 이사회가 주주의 중요한 요청에 따라 조치를 취하지 않았는지, 주주 제안을 회피하려고 했는지, 주주의 승인 없이 주주의 권리를 제한하는 거버넌스 변경을 시행했는지 여부를 고려한다”고 말했다. NBIM은 이사회의 조치에 대해 합리적인 의심을 제기하는 정보를 고려했고, 만족스럽지 못한 재무 및 전략적 성과, 관리되지 않은 위험 감수, 이해 관계자에 대한 용납할 수 없는 대우 및 회사 운영에서 발생하는 바람직하지 않은 환경적, 사회적 결과도 고려했다는 설명이다. 노르웨이 정부연기금은 1996년 처음으로 노르웨이 정부로부터 출자를 받았다. 현재 20조 크로네(약 2549조원)를 운용하는 세계 최대 국부펀드 중 하나다. 전세계 모든 상장사 지분의 1.5%를 가지고 있다. 노르웨이 정부는 자국 앞바다에서 발견된 해상유전에서 번 돈으로 미래세대를 위한 기금을 마련했고, NBIM에게 기금 운용을 맡기고 있다. NBIM 은 70개국의 약 9000개 기업에 투자하는 장기 투자자다. 환경 및 사회적 문제를 고려함을 물론, 투자의 수익성과 기업에 대한 사회적 기대가 일치하는 것에 대한 관심이 있다. ggg@fnnews.com 강구귀 기자
2025-03-24 14:14:41연기금과 외국인이 이달 들어서도 네이버와 카카오의 주식을 사들이고 있다. 증시 주도 업종이 된 인공지능(AI)의 성장세로 '초개인화'에서 투자 모멘텀이 형성된 영향이 커 보인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연기금은 이달 들어서만 네이버의 주식 약 270억원어치를 사들였다. 지난 5일부터 이날까지 단 3거래일을 제외하고 매수세를 보이고 있다. 카카오에 대해서는 지난달부터 연기금 순매수세가 이어지며 최근 한 달간 420억원에 달하는 자금이 몰렸다. 외국인은 최근 한 달간 카카오의 주식을 무려 2293억원어치 사들였다. 전체 주식시장에서 한국항공우주(2920억원)를 제외하면 가장 많은 규모다. 특히 지난 6일 하루 527억원, 지난 10일 313억원의 외국인 자금이 몰리는 등 이달 들어 매수규모도 커지고 있다. 증권업계는 그동안 강조해오던 초개인화 전략이 올해부터 본격화될 것으로 보이면서 인터넷 업종에 대한 투자심리가 개선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향후 생성형 AI 적용 범위 확대로 기업들의 맞춤형 마케팅 및 운영 효율성도 지속적으로 강화될 전망이다. 대신증권 이지은 연구원은 "국내 인터넷 업종 최선호주로 네이버를 추천한다"라며 "초개인화 전략을 기반으로 2026년까지 지속적인 실적 성장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어 "이익 성장세가 예상되면서 밸류에이션 부담 역시 낮아진 상황으로 커머스부문의 본격적인 실적 성장이 확인되면서 주가 상승 흐름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는 네이버의 올해 1·4분기 연결기준 예상 영업이익을 전년 동기 대비 19.09% 늘어난 5232억원으로 전망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11.46% 오른 2조8155억원으로 예상했다. 유진투자증권 정의훈 연구원은 "2025년 네이버의 전략은 '온서비스 AI'로 요약된다"라며 "네이버가 전개하는 모든 서비스에 AI를 적용해 차별화에 나서겠다는 것으로 비용 부담이 높은 별도의 상용 서비스 출시보다 타당한 전략"이라고 분석했다. 카카오 역시 실적 성장이 예상된다. 에프앤가이드는 카카오의 올해 1·4분기 연결기준 예상 순이익을 914억원으로 흑자전환을 내다봤다. SK증권 남효지 연구원은 "카카오는 지난해까지 동종 업계 대비 AI 기술 및 전략 측면에서 상당히 뒤쳐져있다고 평가받았으나 연초 오픈AI와의 협력 소식과 함께 2월 실적 컨퍼런스 콜에서 준비 중인 AI 서비스들에 대한 실마리를 공개하며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고 평가했다. dschoi@fnnews.com 최두선 기자
2025-03-19 18:19:12국내 증시의 '큰 손' 연기금이 금융주의 비중을 빠르게 줄여나가고 있다. 이달 말까지 금융주를 보유할 경우 지난달 결산 배당에 이어 1·4분기 배당금까지 '더블 배당'을 노릴 수 있지만 이를 포기하고 순매도에 나서는 모습이다. 증권가에서는 이익 성장률 둔화 우려와 정치적 불확실성이 매도세를 부추겼다는 분석이 나온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연기금의 순매수 상위 20개 종목 중 5개(25%) 종목이 금융주이다. 이 기간 연기금은 유가증권시장에서 1952억원어치를 순매수했지만 금융주의 비중은 덜어냈다. 같은기간 연기금은 하나금융지주와 KB금융을 각각 523억원, 404억원어치 팔아치우며 순매도 4위와 7위에 각각 올렸다. 이어 우리금융지주를 303억원, BNK금융지주를 269억원, JB금융지주를 251억원어치 각각 순매도했다. 증권가에서 3월은 금융주 투자의 적기라는 게 통설이다. 2월말부터 3월말까지 금융주를 보유할 경우 결산 배당과 분기 배당을 모두 챙길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연기금은 이 같은 배당 수익에도 불구하고 금융주 비중을 줄이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순이자마진(NIM) 하락에 따른 이익 성장률 우려가 원인이라고 평가한다. 경기 침체로 금리가 하락하면 은행들의 순이자마진이 떨어져 이익 성장률 둔화로 이어진다. 미래에셋증권에 따르면 올해 은행 합산 이익 성장률은 5.2%로 지난해 7.8% 대비 약 2.6%p 감소할 전망이다. 미래에셋증권 정태준 연구원은 "경기 선행지수가 이미 지난 하반기 고점을 통과한 가운데, 향후 미국의 상호 관세 정책 영향으로 경기 침체가 심화되면 금리는 더욱 하락할 것"이라며 "이는 곧 순이자마진 하락세가 심화될 것임을 시사한다. 통상 순이자마진은 기준금리가 고점에 다다르는 순간부터 기준금리 인하가 종료되는 시점까지 하락하는데 기준금리 인하는 이제 막 시작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정치적 불확실성도 금융주에는 악재다. 만약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심판 결과에 따라 조기대선 국면이 시작된다면 소상공인 지원 등 은행에 사회적 역할을 요구할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대내외적 상황을 살펴보면 은행주가 개선되기 어려운 환경"이라며 "정치적으로는 탄핵심판과 이에 따른 조기대선 여부, 경제적으로는 관세 전쟁에 따른 경기침체 가능성 등이 은행주의 발목을 잡고 있다"고 분석했다. 은행주 부진은 장기화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정태준 연구원은 "자사주 매입 정책을 통해 주가를 지지할 수는 있겠으나 자사주 공백 기간에도 수익률을 지켜가기는 어렵다"며 "장기간의 기준금리 인하 끝에 경기가 회복된 이후 시장금리가 반등하기 시작할 때 비로소 본격적인 상승 사이클이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hippo@fnnews.com 김찬미 기자
2025-03-17 18:37: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