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미국에서 5건의 살인 혐의로 50년간 복역 중인 연쇄살인범에 대한 사형이 연기됐다. 미국 내 최장기 복역 사형수 중 한 명인 연쇄살인범은 사형대에 올랐지만 교도소 측의 실수로 목숨을 부지했다. 3일 영국 BBC 방송 등 외신에 따르면 지난 28일 미국 아이다호주 주도인 보이스시 교정시설에서 연쇄살인범 토머스 유진 크리치(73)에 대한 사형 집행에 나섰으나 연기됐다. 크리치는 미국 3개 주에서 다섯 차례 살인을 저질러 1974년 수감됐다. 이후 그는 1981년 동료 수감자를 살해한 것으로 알려졌다. 교도소 관계자는 성명을 통해 "의료진이 정맥을 찾지 못해 사형 집행이 진행되지 못했다"고 밝혔다. 보도에 따르면 이번 사형 집행은 아이다호에서 12년 만에 재개된 것으로 이날 오전 10시께 연쇄살인범 크리치에 대한 사형이 집행될 예정이었다. 교도소 측은 이날 정맥에 독극물을 주사(IV)하는 방식으로 사형집행을 시도하기 위해 크리치의 양쪽 팔다리 정맥에 주삿바늘을 10차례 찔렀지만 결국 실패했다. 이에 크리치의 변호인은 교정 당국을 맹비난하며 사형집행이 재개돼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크리치의 변호인은 "알려지지 않은 개인이 알 수 없는 훈련을 받고 사형을 집행하도록 배정될 때 이런 일이 일어난다"고 질타했다. 아이다호주 의회는 지난해 독극물 주사 방식의 사형 집행이 불가능할 경우 총살형으로 대체할 수 있는 법안을 통과시켰지만 관련 시설과 세부 수행 절차 등이 마련되지 않은 상태다. 교정 당국은 "주 정부의 사형 영장이 만료돼 다음 단계를 고려 중"이라며 "사형집행을 위해 법원으로부터 다시 영장을 받거나 아니면 집행을 무기한 연기하는 것을 놓고 고민 중"이라고 전했다. 한편 앨라배마주는 지난 2022년 두 차례 정맥주사를 이용한 사형집행에 실패한 뒤 질소 가스를 이용해 뇌에 산소를 차단하는 새로운 방법으로 사형을 집행한 바 있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
2024-03-04 10:30:26[파이낸셜뉴스] 호주에서 자녀 4명을 살해한 혐의로 20년간 옥살이를 한 여성의 유죄 판결이 뒤집혔다. 여성의 유전자에서 돌연사를 일으킬 가능성이 있는 유전자가 발견됐기 때문이다. 15일(현지시간) 호주 일간 디오스트레일리안 등 외신 따르면 전날 호주 뉴사우스웨일스(NSW)주 항소법원은 살인죄 등으로 유죄 판결을 받은 캐슬린 폴비그에 대해 아이들이 자연사했을 가능성이 있다며 원심 판결을 뒤집고 무죄를 선고했다. 폴비그는 지난 1989∼1999년 생후 19일∼18개월 된 자신의 두 아들과 두 딸 총 4명 중 3명을 살해하고 1명을 과실치사로 사망하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폴비그의 자녀들은 모두 생후 20개월을 넘기지 못하고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첫 아이 케일럽은 생후 19일 만에 요람에서 죽은 채 발견됐으며, 이후 패트릭와 사라, 로라가 각각 생후 8개월, 10개월, 19개월 만에 사망했다. 그의 남편인 크레이그 폴비그는 아이들 사망 이후 아내가 적은 일기를 경찰에 넘겼고, 폴비그는 자녀를 질식사시킨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폴비그는 자녀들이 자연사했다고 주장했으나 2003년 재판에서 배심원단은 폴비그에게 유죄 평결을 내렸고, 재판부는 징역 40년 형을 선고했다. 당시 언론은 폴비그를 '호주 최악의 여성 연쇄 살인범'이라 불렀다. 이후 2021년 과학자들은 숨진 두 딸에게서 돌연사를 일으킬 수 있는 유전자 돌연변이를 발견했다. 이에 90명의 과학자와 의료 종사자, 전문가들은 재조사가 필요하다는 청원서를 냈다. NSW주는 은퇴한 톰 배서스트 전 판사에게 재조사를 맡겼다. 그는 "사망한 아이들에게서 설명할 수 없는 의학적 상태가 발견됐다"며 "아이들의 죽음이 자연사일 가능성이 있어 유죄 평결이 잘못일 수 있다"고 결론 내렸다. 이에 NSW주는 지난 6월 폴비그를 사면했다. 이후 폴비그는 항소법원에 재심을 청구해 결국 유죄 취소 판결을 받았다. 폴비그는 재판 후 "최신 과학으로 내 아이들이 어떻게 죽었는지 답을 얻어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법 시스템은 아이들이 예기치 않게 숨질 수 있다고 생각하기보다는 나를 비난하기를 더 좋아했다"고 꼬집으며 "나처럼 고통받는 사람이 없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폴비그의 변호인은 "폴비그가 억울하게 옥살이 한 시간에 대한 실질적 배상을 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호주 언론은 폴비그의 배상금이 호주 역사상 가장 큰 배상 사례로 기록된 데이비드 이스트먼 사건을 뛰어넘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스트먼은 경찰 살해 혐의로 19년을 감옥살이를 하다 지난 2018년 재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아 수도 준주(ACT) 정부로부터 702만 호주달러(약 61억원)를 받았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
2023-12-15 14:30:15[파이낸셜뉴스]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연쇄 살인범에게 징역 10년이 추가로 선고됐다. 23년 전 저지른 성폭력 범죄가 뒤늦게 밝혀졌기 때문이다. 18일 법조계에 따르면 수원지법 형사13부(박정호 부장판사)는 성폭력범죄의 처벌 및 피해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특수강도강간 등)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10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죄질이 극히 불량하고, 살인죄 누범기간 중 범행을 저질러 비난 가능성이 매우 큰 점, 피해자의 고통이 상당한 점을 고려했다"면서도 "다만 피고인이 범행을 반성하고 있고 현재 복역 중인 확정판결과 이 사건이 후단 경합 관계에 있는 점을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한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A씨는 지난 2000년 5월 경기 오산의 피해 여성 B씨가 사는 집에 침입했다. 그는 금품을 빼앗으려다 미수에 그치자 B씨에게 흉기를 휘두른 뒤 성폭행하려다 미수에 그치는 등 B씨를 다치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수사 기관은 흉기에 남은 DNA를 확보했지만, 범인의 인적 사항을 특정하지 못해 해당 사건은 미제로 남았다. 이후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와 대검찰청 형사부는 지난해 11월부터 지난 6월까지 과거 미제 사건 수사 당시 확보한 신원 미상의 DNA와 2010년부터 구축된 DNA데이터베이스에 수록된 DNA를 대조하는 등 전수 점검을 했다. DNA데이터베이스는 2010년 7월26일 '디엔에이 신원확인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이 시행되면서 수사기관이 구축해 운영 중인 유전자 정보 시스템이다. 경찰과 검찰은 이를 활용해 다른 사건으로 검거된 범인들의 DNA와 대조·분석하는 과정을 거쳐 2011년 3건의 살인과 2건의 살인미수로 무기징역을 확정받고 복역 중인 A씨가 진범인 것을 확인했다. 검찰은 올해 6월 특수강도강간 혐의로 A씨를 추가 기소했다. 앞서 A씨는 2010년 10월 경남 진주에서 30대 주부를 살해하고 금품을 훔친 혐의(강도살인) 등으로 붙잡혀 이듬해 무기징역을 확정받았다. A씨는 수사 과정에서 2000년과 2001년에도 진주와 경기 성남에서 2건의 살인과 2건의 살인미수를 더 저질렀다고 자백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사 결과 A씨는 1987년에도 살인죄로 징역 12년을 확정받아 복역했으며, 2002년에는 강도상해죄로 3년 6개월의 징역을 산 것으로도 확인됐다. 한편 A씨에게 징역 15년을 구형한 검찰은 1심 형량이 낮다며 항소할 예정이다. 검찰 관계자는 "수원지방검찰청과 경기남부경찰청이 긴밀히 협력해 DNA가 존재하는 성폭력 장기 미제사건에 대한 전수조사와 DNA 재감정을 통해 범행 전모를 밝혀내 피해자의 억울함을 풀어줬다"며 "국민들이 억울한 일을 당하지 않는 안전한 사회가 될 수 있게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
2023-10-19 06:24:47[파이낸셜뉴스] 2명을 살해한 혐의를 받는 권재찬이 사형에서 무기징역으로 감형되자 검찰이 상고했다. 서울고검은 28일 "항소심에서 사형에서 무기징역형으로 감형된 연쇄살인범 권재찬에 대해 상고를 제기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피해자 중 1인에 대해 강도살인죄가 아닌 단순 살인죄로 의율한 것은 채증법칙 위반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이라며 "실질에 부합하는 형의 선고로 피해자뿐 아니라 그 유족들의 억울함이 없도록 공소유지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서울고법 형사7부(이규홍·이지영·김슬기 부장판사)는 지난 23일 강도살인과 사체유기 등 혐의를 받는 권재찬에게 1심 사형 판결을 파기하고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사형은 인간의 생명 자체를 영원히 박탈하는 극히 예외적인 형벌로 특별한 사정이 있다는 점이 분명한 경우에만 선고해야 한다"며 "피고인이 강도 범행을 기획하였음은 인정되나 나아가 살인까지 기획했는지는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koreanbae@fnnews.com 배한글 기자
2023-06-28 16:40:42검찰·경찰이 유전자정보(DNA)를 활용한 과학수사로 무기징역 복역 중인 연쇄 살인범이 23년 전 성폭력 범죄를 저지른 사실을 추가로 밝혀냈다. 대검찰청과 경찰청은 DNA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한 재수사 결과 성폭력 사건 13건의 진범을 검거했다고 25일 밝혔다. 검경은 지난해 11월부터 약 8개월간 범행 현장에서 DNA가 발견됐지만 범인을 특정하지 못한 장기 미제 성폭력 사건을 전수 조사했다. 조사 결과 총 13건에서 진범을 확인해 10명을 재판에 넘기고 3명을 수사 중이다. 이번에 진범이 밝혀진 가장 오래된 사건은 2000년 5월 경기 오산에서 발생한 특수강도강간 사건이다. 집에 침입해 금품을 뺏은 뒤 피해자의 옆구리를 흉기로 찌르고 강간하려다 미수에 그친 사건으로, 당시 흉기에 남은 DNA를 확보했지만 범인을 특정하지는 못했다. 검경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등에 새로 축적된 DNA를 검색해 2011년 3건의 살인과 2건의 살인미수로 무기징역을 확정받고 복역 중인 신모씨(56)가 진범인 것을 확인했다. 지난 12일 그를 특수강도강간 혐의로 추가 기소했다. 신씨는 2010년 10월 경남 진주에서 30대 주부를 살해하고 금품을 훔친 혐의(강도살인) 등으로 붙잡혀 이듬해 무기징역을 확정받았다. 수사 과정에서 신씨가 2000년과 2001년에도 진주와 경기 성남에서 2건의 살인과 2건의 살인미수를 더 저질렀다고 자백해 충격을 주기도 했다. 신씨는 1987년에도 살인죄로 징역 12년을 확정받아 복역했고, 2002년에는 강도상해죄로 3년 6개월의 징역을 산 것으로도 확인됐다. 검경은 또 2003년 5월 발생한 특수강도강간 사건의 진범이 다른 범죄로 복역하다가 출소를 앞둔 사실도 확인해 신속하게 재수사를 벌였다. 진범이 출소하기 직전 재구속시킨 뒤 재판에 넘겼다. 또 2003년 5월 발생한 다방 종업원 특수강간 사건도 공소시효가 완성되기 직전 해결했다. 마찬가지로 진범이 다른 범죄로 복역 중인 사실을 확인하고 추가 기소했다. 이번 전수조사는 지난 2010년 'DNA 이용 및 보호법'이 시행된 뒤 검찰과 국과수가 살인과 강간 등 중범죄의 DNA를 모아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해뒀기 때문에 가능했다. 검경은 이렇게 새로 축적한 DNA를 장기 미제 성폭력 사건의 DNA와 일일이 대조하는 식으로 진범을 확인했다. 대검 관계자는 "적극적인 과학수사를 통해 범인을 끝까지 추적해 죄에 상응하는 처벌을 받게 하겠다"고 밝혔다. beruf@fnnews.com 이진혁 조윤주 기자
2023-06-25 18:06:58[파이낸셜뉴스] 이른바 '캐리어 시신 유기' 사건의 범인 정유정(23)의 사이코패스 진단 검사 수치가 정상인의 범주를 넘어선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6일 부산경찰청 등에 따르면 경찰은 정유정을 상대로 실시했던 사이코패스 진단 검사 결과 등을 분석하고 있다. 경찰은 정유정이 범행을 자백했지만 여전히 범행 동기가 명확하지 않아 보강 수사 차원에서 사이코패스 진단 검사를 진행했다. 사이코패스 진단 검사는 총 20개 문항으로 40점 만점이다. 한국은 통상 25점 이상, 미국은 30점 이상일 때 사이코패스로 간주한다. 일반인은 15점 안팎의 점수가 나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쇄살인범 유영철은 38점, 아동 성범죄자 조두순은 29점, 연쇄살인범 강호순은 27점이 나와 전형적인 사이코패스라는 진단을 받았다. 사이코패스 진단은 이런 점수 외에 대상자의 과거 행적과 성장 과정, 정신건강의학과 진단, 과거 범법 행위 등의 자료와 프로파일러 면접 결과 등을 근거로 임상 전문가가 종합적으로 판단하게 된다. 경찰은 정유정이 정상인 범주에 들지 못하는 것으로 보고 종합적인 판단을 내린 뒤 검찰에 그 결과를 제출할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일 사건을 송치 받은 검찰은 정유정의 구속 기한이 끝나는 오는 11일까지 수사를 진행하고 필요하면 구속 기한을 한차례 더 연장할 계획이다. yuhyun12@fnnews.com 조유현 기자
2023-06-07 07:00:13[파이낸셜뉴스] 영국에서 연쇄살인범을 동경해오던 한 여성이 자신의 남자친구를 살해한 혐의로 종신형을 선고받았다. 이 여성은 범행 직후 친구에게 영상통화를 걸어 범행 현장을 보여주는 등 기괴한 행동을 한 것으로 알려져 충격을 주고 있다. 23일(현지시간) 영국 BBC 등에 따르면 지난 7월 샤예 그로브스는 자신의 방 침대에서 잠든 25살 남자친구 프랭키 피츠제럴드를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보도에 따르면 그로브스는 피츠제럴드를 살해한 뒤 오히려 자신이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로브스는 재판에서 "피츠제럴드가 페이스북에서 13세 소녀에게 메시지를 보낸 사실을 발견하고 우발적으로 칼로 찔렀다"고 주장했으나 담당 판사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조사 결과 실제로 해당 소녀의 나이는 17세였으며 피츠제럴드는 나이를 알자마자 즉시 차단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로브스는 또 합의된 성관계가 담긴 비디오를 강간을 당한 것처럼 편집해 친구에게 보내면서 피해를 호소했으나 그로브스가 성폭행 증거라 주장했던 성관계 비디오 역시 조작된 것으로 드러났다. 영국 검찰은 원본 영상에서 성관계가 합의된 것으로 확인하고, 그로브스가 평소 범죄 관련 책을 읽고, 살인 다큐멘터리를 보면서 범죄 현장, 거짓 알리바이를 만드는 방법 등에 대해 잘 알고 있었다는 점을 지적했다. 재판부도 그로브스를 향해 "교활하고 소유욕이 강하며 질투심이 많은 여성"이라며 "충동적으로 행동했고, 사랑하는 남자를 죽였다"고 비판했다. 한편 그로브스는 범행 직후 친구에게 영상통화를 걸어 자신이 살인을 저질렀음을 알리며 범행 현장을 보여주는 등 기괴한 행동을 일삼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로브스의 이러한 행동은 과거 그가 본 범죄 다큐멘터리를 시청하면서 얻은 정보를 바탕으로 알리바이를 만들기 위해 조작한 것으로 그로브스는 평소 연쇄살인범에 대해 집착하고, 찰스 브론스와 같은 악명 높은 범죄자에 대한 책에도 관심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
2023-02-24 09:41:21[파이낸셜뉴스] 지난해 9월, 히잡을 제대로 쓰지 않았다는 이유로 체포돼 의문사한 20대 여성 ‘마흐사 아미니 사건’ 이후 이란에서는 지금까지 반정부 시위가 지속되고 있다. 국제면을 통해 이란에서 여성으로 사는 게 얼마나 ‘극한직업’인지 어렴풋이 짐작했다면 이란영화 ‘성스러운 거미’는 그 살 떨리는 공포를 간접 체험할 수 있다. 연쇄살인마의 정체, 일부는 영웅 취급 제75회 칸영화제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성스러운 거미’는 지금으로부터 20여 년 전, 이란 최대 종교도시 마슈하드에서 일어난 실제 연쇄 살인사건을 바탕으로 한다. 영화는 2001년 체포돼 이란사회에 큰 파장을 일으켰던 일명 ‘거미 살인’의 범인 ‘사이드’(메흐디 바제스타니 분)와 그를 인터뷰하고 재판과정을 기록한 여성 저널리스트를 모델로 한 허구의 캐릭터 ‘라히미’(자흐라 아미르 에브라히미 분)를 주인공으로 한다. ‘순교자의 땅’이라는 뜻을 가진 이란 제2의 도시, 마슈하드는 세계에서 가장 큰 모스크가 있는 종교적 성지이자 산업화된 대도시로 마약과 성매매가 만연해있다. 그곳에서 1년 사이 16명의 여성을 살해한 살인자는 자신의 범행과 시체 유기 장소를 직접 언론에 제보하는 대담한 행동을 이어간다. 고향에서 발생한 살인사건을 취재하기 위해 테헤란에서 온 여기자 라히미는 경찰의 비협조적인 태도에 급기야 잠입 취재에 나선다. 도시를 떨게 한 살인마는 놀랍게도 세 명의 자녀를 둔 평범한 가장이자 이란-이라크전 참전용사였다. 그는 재판에서 "더러운 여성들을 죽여서 도시를 청소하는 종교적 의무를 행했을 뿐"이라며 결백을 주장했고 이란의 보수 언론과 일부 대중은 그를 '영웅'이라 칭송했다. ‘성스러운 거미’는 라히미가 연쇄살인범을 찾기 위해 집요하게 추적하는 과정을 통해 이란사회의 뿌리 깊은 여성혐오를 드러낸다. 범인이 체포된 후 벌어지는 이란 사회의 풍경은 범인이 여성의 목을 졸라 그 숨이 넘어가는 장면 못지않게 공포와 분노, 슬픔을 자아낸다. 특히 아버지가 체포된 후 그의 아들은 처음에는 풀이 죽어 있지만 이웃 어른들이 아버지를 칭찬하자 자랑스럽게 여긴다. 봉준호 감독이 언급한 ‘차세대 거장 20인 중 한 명’인 알리 아바시 감독은 “사이드는 너무나 많은 여성들을 살해한 범죄자인데도 이란 사람들은 그가 어떤 잘못을 했는지 아닌지에 대해 논쟁하기 시작했다”며 “일부 사람들이 사이드를 영웅으로 칭송하기 시작하면서 이 사건에 관심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연령, 직업 무관 여성 보는 이란 남성의 시선 '주목' 영화는 희생당한 성매매 여성이나 엘리트로 통하는 라히미나 그저 여성이라는 이유로 얼마나 부당한 대접을 받는지 여러 에피소드를 통해 보여준다. 이는 연쇄살인마 사이드가 자신의 아들과 딸을 대하는 태도에서도 드러난다. 가정이 살인의 장소로 활용되는 것도 경악스럽다. 특히 사이드의 아들은 아버지가 자신의 집에서 벌인 영웅(?)적 행동을 재현하는 과정에서 어린 여동생에게 희생자 역할을 맡기는데, 이는 이란사회에 만연한 명예살인을 떠올리게 한다. 그렇기에 사이드에게 희생당한 성매매 여성의 혼자 남은 어린 딸의 뒷모습이 내내 눈에 밝히고, 오빠의 역할극에 동원된 중산층 가정의 어린 소녀의 미래도 어둡게 느껴진다. ‘성스러운 거미’는 때때로 굳이 이 장면을 이렇게까지 표현한 이유가 무엇인지 의구심이 들 정도로 희생자의 얼굴부터 사이드 아내의 욕망 등 여성들의 다양한 얼굴과 모습을 담는다. 그 이유는 감독의 인터뷰로 대신한다. “이란사회 전체가 병들었다고 생각하지 않지만 여성의 신체를 표현하는 방식에 있어서는 잘못된 부분이 많다고 생각합니다. 모든 매체에서 이란의 여성들은 천에 얼굴을 파묻은,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사람들로 비인간화되었습니다. 또 희생자는 단지 숫자로만 기록됐고 그들이 어떤 모습이었는지 아무도 관심을 갖지 않습니다. 피해자들의 운명을 구체적으로 보여줌으로써 저는 관객들이 그들을 우리와 똑같은 인간으로 기억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영화 제작 자체가 용기의 산물 아바시 감독에 따르면 지난 50년간 이란 영화는 자국 내 엄격한 검열을 통과해야 했다. 정부에 대한 비판을 포함하여 나체, 섹스, 마약, 매춘 등은 금기사항이었다. 이 영화는 이 모든 것을 다 담고 있다. 아바시 감독은 수입사를 통해 “제작 초기 정부에 대본을 제출했다"며 "영화 촬영을 허락한다면 정부가 제시하는 틀 안에서 협조하겠다고 밝혔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부는 1년 이상 묵묵부답했다. 이에 터키에서 촬영을 시작했는데 이를 알아챈 정부가 힘을 행사해 결국 추방당했다. 이에 요르단 암만에서 찍어 완성했다. 남자배우는 이란의 손꼽히는 연극배우 출신 영화배우다. 그는 엄청난 직업적 위험을 감수했다. 여배우 역시 마찬가지다. 감독은 여주인공이 “영화의 가장 훌륭한 조력자였다”라고 말했다. ‘라히미’를 연기한 자흐라 아미르 에브라히미는 2000년대 초 이란 현지에서 큰 인기를 누렸으나 연인과 함께한 개인적 영상이 불법 유출되면서 큰 고초를 당했다. 결국 2006년 프랑스 파리로 망명했다. 이후 소규모 예술영화에 출연하거나 캐스팅 디렉터로 활동했다. 원래 이 영화의 캐스팅 디렉터로 참여했다가 히잡 없이 촬영해야 한다는 조건에 겁을 먹는 여배우가 촬영을 중단하면서 감독이 에브라히미에게 주인공 역할을 제안했다. 그는 자신의 역할에 대해 “라히미는 영화를 위해 탄생한 허구의 캐릭터지만 지금 이란에는 자유를 위해 거리에서 싸우고 있는 수천 명의 진짜 라히미들이 있다”고 말했다. 8일 개봉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2023-02-01 20:21:03【파이낸셜뉴스 전주=김도우 기자】 경찰이 연쇄살인범 최신종(31)의 통화내역을 분석한 결과 추가 범행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판단했다. 전북지방경찰청에 따르며 최신종의 추가 범행을 확인하기 위해 최근 1년간 통화내역을 확보해 그와 연락을 주고받은 1,148명의 범죄 연관성 유무를 확인해왔다. 전수조사를 통해 이들 모두 신변에는 이상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전북지방경찰청은 1일 전북 전주와 부산에서 실종된 여성 2명을 살해하고 유기한 혐의 등으로 구속된 최신종의 수사를 마무리하고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경찰 관계자는 이날 “최신종의 통화내역 전수조사를 끝냈다”며 “추가 피해자가 나오지 않았다”고 했다. 최신종은 지난달 14일과 18일 전주와 부산에서 실종신고가 접수된 여성 2명을 살해하고 시신을 하천과 과수원에 각각 유기한 혐의로 구속됐다. 그는 실종 여성을 살해하는 과정에서 금품을 빼앗고 성폭행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최신종은 6월18일 오후 3시 전주지방법원 301호 법정에서 첫 공판을 받는다. 964425@fnnews.com 김도우 기자
2020-06-01 16:20:56[파이낸셜뉴스] 화성연쇄살인 사건 유력 용의자로 지목된 이춘재가 부산교도소 '1급 모범수'로 지내온 사실이 밝혀졌다. 이춘재가 15건의 살인과 30여건의 성범죄를 저지르고도 모범수 생활을 하며 가석방을 노린 행적이 전해지면서 가석방 제도의 허점이 지적되고 있다. 최근 5년 8개월 간 가석방으로 출소한 살인범은 1854명에 달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살인에 강도, 성폭력을 더한 강력범죄 범죄자 중 가석방으로 감옥을 벗어난 사람은 3000명을 넘어섰다. 특히 법무부의 가석방 신청자에 대한 가석방 허가률은 71.6~95.3%로 높게 나타났다. ■살인범 1854명 가석방 13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금태섭 더불어민주당 의원(서울 강서갑)이 법무부를 통해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4년부터 올해 8월까지 살인죄 수감자 중 1854명이 가석방으로 풀려났다. 강도와 성폭력 범죄자 중 가석방자는 각각 1157명과 4명이다. 최근 5년 8개월 간 살인·강도·성폭력 등 강력범죄를 저지르고도 가석방 제도를 통해 교도소를 벗어난 범죄자가 3015명에 이른다는 뜻이다. 이 기간 전체 가석방 자는 4만197명으로 조사됐다. ■가석방자 '재복역률' 꾸준 문제는 이들의 재복역률이다. 가석방자 재복역률은 가석방으로 교도소를 나온 범죄자가 3년 이내 또다른 범죄를 저질러 교정시설에 수용되는 비율이다. 2016년 이후 재복역률은 데이터 집계 중이다. 가석방된 살인범의 재복역률은 △2011년 2.7% △2012년 4.5% △2013년 4.8% △2014년 4.7% △2015년 3.2%로 꾸준했다. 강도범 재복역률은 △2011년 12.3% △2012년 9.5% △2013년 11.4% △2014년 10.0% △2015년 11.0% 등으로 계속해서 두 자리 수를 기록했다. 전체 가석방자의 재복역률은 △2011년 6.4% △2012년 7.4% △2013년 6.6 △2014년 6.7% △7.3%로 나타났다. 또 2014년부터 2019년 8월까지 가석방으로 출소한 범죄자 중 580명은 전과 3범 이상으로 드러났다. ■가석방 허가율 최고 95.3% 가석방 신청자에 대한 법무부의 가석방 허가율은 최고 95%를 넘어선 것으로 조사됐다. 형법 제72조는 '징역 또는 금고의 집행 중에 있는 자가 그 행상이 양호하여 개전의 정이 현저할 때에는 무기에 있어서는 20년, 유기에 있어서는 형기의 3분의 1을 경과한 후 행정처분으로 가석방을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수형자가 가석방 조건에 해당하는 수감 기간을 채우면 일선 교정기관에서 예비심사를 진행해 1차 적격자를 법무부 가석방심사위원회에 보고한다. 가석방심사위원회는 다시 심의를 진행해 법무부 장관에게 가석방 대상자를 신청하고 법무부 장관이 최종 허가 여부를 결정한다. 연도별 가석방 신청률은 △2014년 16.2% △2015년 14.2% △2016년 16.5% △2017년 17.1% △2018년 17.4% △2019년 8월까지 20.6%로 나타났다. 가석방 신청자에 대한 가석방 허가율은 △2014년 85.1% △2015년 88.25 △2016년 95.3% △2017년 93.7% △2018년 92.4% △2019년 8월까지 71.6%로 조사됐다. 금태섭 의원은 "가석방이 늘면서 불안해하는 국민들이 있다"며 "가석방 허가심사를 철저히 하고 가석방자 재범방지를 위한 체계적인 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OBJECT0# #OBJECT1# #OBJECT2# #OBJECT3# juyong@fnnews.com 송주용 기자
2019-10-11 16:51: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