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게 주어진 소임을 내려놓고 여러분께 아쉬운 작별의 인사를 드리고자 합니다. 국가와 국민을 위해 봉사하는 것 그 자체로, 저로서는 큰 영광과 보람의 시간이기도 했습니다." (제41대 국무총리 김황식) 2011년 연평도 전사자 1주기 추모식장. 장대비가 오는데도 유독 한 사람만이 우산을 쓰지 않았다. 경호팀장이 우산을 씌워주자 "괜찮다. 치우라"고 말하곤 40분간 고스란히 그 비를 다 맞았다. 옷이 흥건히 젖은 그는 전사자들의 묘역을 찾아 헌화하고 비석을 어루만졌다. 빗물이 얼굴을 타고 내렸고 눈은 충혈돼 있었다. 그날 사람들은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유족들과 아픔을 함께하려는 그에게서 고위 공직자로서의 진정성을 느꼈다고 말한다. 인물 기근의 시대, 이같이 뭉클한 일화들을 남기고 명재상이 떠나갔다. 26일 김황식 총리(65)가 41년간의 공직생활을 마치고 자연인으로 돌아갔다. 총리 재임기간은 2년5개월. 정일권(6년7개월), 김종필(6년1개월), 최규하(3년10개월) 전 총리에 이어 네 번째 장수 총리이자 1987년 대통령 직선제 도입 이후 '최장수 총리'다. 그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이임식에서 "그저 성실하고 괜찮았던 사람으로 기억해 주신다면 감사하겠다"고 말했지만 사람들은 떠나는 그에게 못내 아쉬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전형적인 외유내강형 총리였던 그는 떠나는 날까지 공직사회에 대한 애정어린 마음을 숨기지 않았다. 이임사에서 그는 "구제역 발생으로 전국 곳곳에서 공무원들이 과로로 쓰러지고 순직할 때는 말로 다 할 수 없이 괴로웠다"면서 화재 도중 순직한 소방관 등의 이름을 일일이 거명하며 "유가족들이 아버지 없이 살아갈 날들을 생각하니 한없이 미안하고, 죄인이 된 심정이었다"고 고백했다. "더 안전한 환경에서 근무할 수 있는 여건을 충분히 만들어 드리지 못한 게 가장 마음에 걸리는 일"이라고 말했다. 최근엔 서울중앙지방법원을 찾아 후배 법관들에게 공직자로서 원칙과 자세도 강조했다. "전관예우, 무전유죄…국민들이 이렇게 생각하는 것 중 많은 부분은 여러분이 책임져야 한다"면서 "원칙에 맞게 일한다고 해도 국민을 납득시키는 노력도 우리의 과제이며, 국민 앞에 겸손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소외계층, 서민층과의 스킨십에도 적극적이었다. 꾸준한 현장방문과 이를 정책으로 연결 지으려는 노력은 크고 작은 결실을 맺기도 했다. 재임 기간 김 총리는 29회의 간담회와 190회의 현장방문을 진행했으며 정책으로 연결시키려 노력했다. 또 현장 방문 기록을 자필 메모로 기록한 '연필로 쓴 페이스북' 연재는 튀지 않으면서도 국민과 소통을 멈추지 않으려는 그의 노력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때때로 거침없이 소신도 드러냈다. 노인들의 지하철 무임승차 반대 입장을 밝히기도 했고 동남권 신공항 백지화, 제주 해군기지 이전, 택시법 등 이해관계가 얽힌 문제를 조정하고 불법 사금융 척결, 묻지마 범죄와 성폭력 대책, 학교폭력 근절 종합대책 마련을 주도하기도 했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
2013-02-26 17:31:45[파이낸셜뉴스] 23일 연평도 포격전 당시 전사한 고(故) 서정우 하사의 모친인 김오복 여사가 광주광역시가 조성 중인 ‘정율성 역사공원’ 철회를 촉구하며 강기정 광주시장에게 항의했다. 김 여사는 광주의 한 고등학교에서 37년간 교직 생활을 하다 올해 2월 정년퇴직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군가 만든 정율성, 전쟁 부추긴 사람" 강조한 어머니 23일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김 여사는 강 시장에게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내 “호국 유공자는 무관심하면서 북한·중국 공산 세력을 도운 인물을 기념한다는 것은 도저히 이해가 안 된다”며 “보훈 가족에게 피눈물 나게 하고 분노가 치밀어 오르는 사업”이라며 사업 중단을 촉구했다. 김 여사는 “정율성이라는 분이 대한민국 국민을 위해 중국 공산당에 가입하고, 인민군행진곡을 작곡하고, 6·25전쟁 위문단을 조직해 중공군을 위로하고, 중국으로 귀화한 것은 아니지 않느냐”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대한민국 국민 수백만 명이 희생되고 국토가 폐허가 된 전쟁을 부추긴 사람, 김일성에게 상장까지 받은 그런 사람을 위해 기념공원을 만드는 것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김 여사는 자신이 보낸 카카오톡 메시지에 강 시장이 ‘이미 진행 중인 사업이라 중단하기 어려운 점을 이해해달라’는 취지로 답했다고 전했다. 한중 우호 상징인물로 선정하고 공원 추진했던 광주시 광주 출신인 정율성은 1939년 중국공산당에 가입해 인민해방군 행진곡을 작곡한 인물이다. 그는 6·25전쟁 당시 중공군의 일원으로 전선 위문 활동을 한 후 중국으로 귀화했다. 2009년 중국 정부가 선정한 신중국 창건 영웅 100인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광주시는 정율성을 한중 우호 교류를 상징하는 인물로 보고 2020년 5월 동구 불로동 일대에 ‘정율성 역사공원’ 조성 계획을 발표했다. 광주시는 총 48억원을 들여 올해 연말까지 공원 조성을 완료할 방침이다. 이에 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은 자신의 SNS에 ‘48억원을 누구에게 바친단 말입니까?’라는 제목의 게시글을 올려 “안중근, 윤봉길도 못 누리는 호사를 누려야 할 만큼 그가 대단한 업적을 세웠느냐”고 지적했다. 박 장관은 “하늘에서 정율성 찬양미화작업을 지켜 보고계실 독립지사와 호국, 민주화 영령들이 얼마나 통탄할지 솔직히 부끄럽다”며 “그는 대한민국을 위해 일제와 싸운 것이 아니다. 1939년 중국공산당에 가입하고 현재 중국 인민해방군 행진곡인 ‘팔로군 행진곡’(현 ‘중국 인민해방군 행진곡’)을 작곡한 장본인”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강 시장도 SNS를 통해 “정율성 선생의 삶은 시대의 아픔이자, 그의 업적 덕분에 광주에는 수많은 중국인 관광객이 찾아온다”고 반박했고, 박 장관은 재차 “호남에 정말 기념할 인물이 없나. 돈이 되는 일이면 국가정체성도 필요 없나”라고 반박하며 설전을 벌였다. sanghoon3197@fnnews.com 박상훈 기자
2023-08-23 10:39:17[파이낸셜뉴스] 국가보훈부는 제9회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이 '영웅들이 지켜낸 서해바다! 영원히 지켜나갈 대한민국!'을 주제로 22일 오후 경기도 평택 해군 2함대사령부에서 열린다고 21일 밝혔다. 보훈부에 따르면 이번 기념식은 유가족과 참전 장병, 정부 주요 인사, 군 주요 직위자, 시민, 학생 등 10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개최한다. 강정애 보훈부 장관은 "서해수호 55영웅과 참전 장병 한분 한분이 조국을 위해 보여줬던 용기와 헌신은 자유 대한민국을 지켜낸 자랑스러운 호국의 역사이자 꺼지지 않는 불멸의 빛"이라며 "이번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을 통해 우리 국민들이 서해수호 영웅들의 숭고한 뜻과 정신을 다시 한번 되새기는 소중한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의미를 밝혔다. 이번 기념식에선 특히 천안함 피격 때 숨진 고(故) 김태석 원사의 자녀인 김해봄씨(19)가 아버지를 추억하고 앞으로의 각오를 밝히는 '아빠에게 보내는 편지'를 낭독할 예정이다. 국민의례, 승전의 역사가 담긴 영상 상영, 헌정 공연, 기념사, 기념공연 순으로 40분간 진행된다. 기념식 후엔 제2연평해전 전승비와 천안함 46용사 추모비에서 서해수호 55영웅의 유족과 참전 장병들이 함께한 가운데 전사자 참배가 진행된다. 서해수호의 날은 지난 2016년부터 매년 3월 넷째 금요일에 정부기념식으로 개최하고 있다. 2002년 6월 29일 제2연평해전, 2010년 3월 26일 천안함 피격, 2010년 11월 23일 연평도 포격전으로 희생된 서해수호 55영웅과 참전 장병의 공헌을 기리고, 국민의 안보의식을 높여 국토수호 결의를 다지기 위한 기념일이다.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
2024-03-21 09:19:24[파이낸셜뉴스] 국가보훈부는 오는 22일 제9회 '서해수호의 날'을 앞두고 20일부터 사흘간 국립대전현충원에서 서해수호 55용사를 추모하기 위한 '불멸의 빛'을 밝힌다고 19일 전했다. 보훈부에 따르면 20일 저녁 7시 30분 국립대전현충원 현충광장에서 강정애 장관과 이장우 대전광역시장, 설동호 대전광역시 교육감, 서해수호 전사자 유가족, 학생 등 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불멸의 빛 점등식을 개최한다. 강정애 보훈부 장관은 "보훈부는 영웅들의 유가족과 참전 장병들이 자긍심을 갖고, 우리의 미래세대들이 서해수호 영웅들의 숭고한 희생을 잊지 않고 기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며 "서해를 지킨 55명의 영웅들은 조국 수호의 역사와 대한민국 국민들의 가슴 속에서 영원의 꺼지지 않는 불멸의 빛으로 살아 숨 쉬고 있다"고 말했다. 서해수호 임무 수행 중 희생된 55용사를 상징하는 조명 55개와 서해수호 3개 사건(제2연평해전·천안함 피격사건·연평도 포격전)을 의미하는 빛기둥 3개로 구성된 불멸의 빛은 사흘간 매일 저녁 8시부터 55분간 점등된다. 서해수호의 날은 제2연평해전, 천안함 피격, 연평도 포격전을 기억하고 서해 북방한계선(NLL) 수호의 의지를 다지기 위해 천안함 피격사건이 발생한 3월 넷째 주 금요일로 2016년 지정됐다. 제2연평해전은 2002년 6월 29일 북한 경비정 2척이 NLL을 침범해 우리 고속정 참수리 357호정을 기습 공격하며 발생했고 6명이 전사했다. 천안함 피격은 2010년 3월 26일 백령도 서남방에서 북한의 어뢰 공격으로 발생했다. 46명이 전사했고, 해군 한주호 준위가 탐색 작전 중 숨졌다. 연평도 포격전은 2010년 11월 23일 북한의 기습 방사포 공격으로 일어났으며 2명이 전사했다. 지난해에는 서울 용산 전쟁기념관에서 불멸의 빛이 점등된 바 있다. 대전현충원은 서해수호 55영웅들이 잠들어 있는 곳으로, 국가를 위한 숭고한 희생에 대한 추모의 의미를 더할 것이라고 보훈부는 설명했다. 서울·부산·대전·대구·광주 등 5개 지방보훈청도 서해수호 55 영웅 다시 부르기 등 행사를 하고 있다.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
2024-03-19 09:41:58[파이낸셜뉴스]해병대사령부는 23일 국립대전현충원에서 '연평도 포격전 제13주기 전투영웅 추모 및 전승기념식'을 거행했다. 이날 기념식에는 국민의힘 인요한 혁신위원장과 전사자 유가족 등 200여명이 참석했다. 3년 전인 2010년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로 산화한 두 해병대원의 유족들이 숨진 장병들의 헌신을 잊지 말아 달라고 당부했다. 고(故) 문광욱 일병의 모친 이순희 씨는 추모영상을 시청한 뒤 "영상을 볼 때 아직도 심장이 두근거리고 너무 힘들다. 어떤 이들은 10년도 지난 것, 잊어버리라고 하는데 어떻게 잊어버리겠느냐"며 눈물을 훔쳤다. 고 서정우 하사의 모친 김오복 씨는 추도사에서 "두 장병이 살아있다면 35살, 33살이 되어 결혼도 하고 행복을 누리며 살아갔을 것"이라며 "유족들은 13년간 아들 없는 아픔의 시간을 보내면서도 국가를 원망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김 씨는 광주시가 추진하는 '정율성 역사공원' 조성 사업을 언급하며 "정우가 태어나고 자란 광주에서 6·25전쟁 때 공산당 선동대장을 한 정율성 공원을 조성한다는 소식을 들었다"며 "공산세력에 아들을 잃은 엄마로서 아들이 하늘에서 분노할 것 같아 저 역시 반대 활동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수없이 많은 국군 장병들이 6·25전쟁에서 산화했는데 공산주의자 공원 조성이 대한민국에서 일어나고 있다. 보훈 가족의 상처에 더한 고통을 주는 일"이라며 "정부에서 말만이 아닌 적극적인 보훈행정을 펼쳐달라"고 당부했다. 김계환 해병대사령관은 13년 전 산화한 해병대원들을 호명하며 "그들을 떠나보내며 우리 해병대는 '백배 천배 되갚아 줄 것'이라고 결의했고 '그날을 뼈에 새겨 기억할 것'이라고 다짐했다"며 "영웅들의 고귀한 희생을 영원히 잊지 않겠다"고 말했다. 북한은 2010년 11월 23일 연평도와 주변 해상에 76.2㎜ 평사포와 122㎜ 방사포 등 포탄 170여 발을 발사했다. 개머리 해안 인근 해안포 기지에서 시작된 포격은 2차례에 걸쳐 1시간이나 계속됐고, 해병대원 2명과 민간인 2명이 목숨을 잃었다. 부상자도 60명이나 발생했다. 신원식 국방부 장관은 오영대 인사기획관이 대독한 기념사를 통해 "군은 고 서정우 하사, 고 문광욱 일병의 숭고한 호국 의지를 이어받아 대한민국의 자유·평화·번영을 굳건히 지키는 '정예 선진 강군'을 만들어가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그날 우리 해병 전우들은 평소 강한 정신력으로 무장하고 실전과 같은 훈련으로 선승구전(先勝求戰·먼저 이겨놓고 싸운다)의 대비 태세를 갖췄기에 완벽하게 대응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한편 해병대는 지난 20부터 오는 24일까지 닷새간을 '연평도 포격전 상기 기간'으로 지정해 특별 정신전력 교육, 사이버 추모관 운영, 서북도서부대 상황조치 훈련 등을 실시하고 있다.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
2023-11-23 17:07:45[파이낸셜뉴스] 해군은 29일 경기 평택시 제2함대사령부에서 안상민 2함대사령관 주관으로 열린 '제2연평해전 21주년 승전 기념식'을 개최했다. 기념식은 서영석(고 서후원 중사 부친) 유가족 회장 등 유족들과 당시 참전장병인 이희완 대령(진) 및 해군 관계자, 여·야당 대표 및 전·현직 국회의원의 참배 및 분향을 시작으로 승전경과, 결의문 낭독 등의 예정된 순으로 진행됐다. 이종섭 국방부장관,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이종호 해군참모총장, 한기호 국방위원장 및 전·현직 국회의원, 유가족, 당시 참전장병 등 300여명이 참석했다. 이종섭 국방부장관은 기념사를 통해 "조국의 바다를 수호하다 희생한 6영웅에 감사하며 유족에 깊은 위로의 말을 드린다. 작년 승전행사 때 헌신과 희생정신을 헛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을 다짐했다"며 "제2연평해전은 대한민국 해군이 북한 도발을 막은 승전이다. 참전 장병들은 북의 기습에도 단 한 명도 물러서지 않고 즉각 대응해 NLL(북방한계선)을 사수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북은 우리 장병들의 단호한 대응에 불길에 휩싸인 채 퇴각할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우리 군은 참전 장병들의 희생정신과 호국정신을 받들어 목숨바쳐 지켜낸 자유 대한민국을 더욱 굳건히 지켜 나가겠다"며 "국가의 품격은 누가, 어떻게 개혁하냐에 따라 달렸다. 제2연평해전 영웅의 이름을 다시 불러보며 투철한 희생정신과 숭고한 정신을 다시 되새기겠다"고 덧붙였다. 격려사를 통해 서영석 유가족 회장은 "오늘 제2연평해전 승전 21주년을 맞아 기념행사를 마련해 준 제2함대사령부 관계자에 깊은 감사의 말을 드린다"며 "사랑하는 아들을 보낸 지 어느덧 21년이라는 시간이 지났지만 2002년 6월, 그날의 기억이 마치 어제와 같이 생생하다. 오늘처럼 이곳 2함대사령부를 찾아 여러분을 만나는 날에는 그리움과 든든함이 동시에 온다"고 밝혔다. 이어 "장병 여러분, 대한민국 서해와 북방한계선을 사수하는 것은 국가가 여러분에게 부여한 신성한 임무다. 그 임무를 다할 때 국민들은 행복한 일상을 이어갈 수 있다"며 "죽음을 각오한 결연의 의지로 전투에 임해 군 복무를 다하는 사병들은 적과 싸움하면 박살내는 위대한 정통을 이어갈 거라 믿는다"고 전하며 기념식을 찾은 장병 등에게 큰 절로 인사했다. 5명의 해군 장병은 "나는 자랑스런 해군 장병으로서 제2연평해전 6영웅의 거룩한 희생정신을 가슴깊이 새기고 조국해양을 사수하기 위할 것"이랴머 "하나, 조국의 바다와 NLL은 우리가 사수한다. 하나, 임전무퇴 필사즉생의 각오로 필승의 전통을 계승한다. 하나, 한마음 한뜻으로 일치단결해 강하고 정예화된 필승해군 건설에 앞장선다"고 결의문을 낭독했다. 이날 이뤄진 승전 기념식에서 이희완 대령(진)과 이해영 예비역 원사를 비롯한 제2연평해전 참전 장병들이 이종섭 국방부 장관으로부터 '헌신영예기장'을 받았다. '헌신영예기장'은 전투 등 군 작전과 관련한 직무 수행 중 부상한 장병에게 주어지는 기장으로서 기존 '상이기장' 명칭을 올해 개정한 것이다. '제2연평해전'은 한일월드컵 축구대회가 한창이던 2002년 6월 29일 오전 서해 연평도 서쪽 해상에서 북방한계선(NLL)을 넘어온 북한군 경비정 '등산곶684호'가 우리 해군 고속정 '참수리357호'를 기습 공격해 발발한 해전이다. 제2연평해전으로 우리 측에선 참수리357호 정장 윤영하 소령(당시 대위)을 비롯해 한상국·조천형 상사, 황도현·서후원 중사, 박동혁 병장 등 6명이 전사하고 19명이 다쳤다. 북한군에서도 30여명의 전사자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참수리357호정은 당일 예인 중에 침몰했고 같은 해 8월 인양됐다. 해군은 제2연평해전의 승전 의미를 제고하기 위해 지난해 기존 '기념식' 명칭을 '승전 기념식'으로, 기념비 명칭도 '전적비'(戰蹟碑)에서 '전승비'(戰勝碑)로 각각 변경했다.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
2023-06-29 14:14:441950년 6월 25일 일요일 새벽 4시경 북한군 암호명 '폭풍 224' 계획에 따라 북위 38도선 전역에 걸쳐 기습 남침으로 발발한 6·25전쟁은 대한민국 국군과 유엔군, 중국 인민지원군 등이 참전한 국제전으로 격화됐다. 정규 교전은 1953년 7월 27일 정전협정이 체결되기까지 사실상 3년1개월(1129일)간이지만 현재까지 73년간 끝나지 않은 전쟁이다. 1950년 4월 14일 6·25전쟁 발발 불과 두 달여 전에 군사원호법을 제정하고 원호제도의 도입을 시행한 것이 오늘날 대한민국의 국가보훈 제도의 효시다. ■전후 빈약했던 보훈, 진통 속 개념 정립 우리나라는 일제강점기의 독립운동 과정과 광복 후 좌우 이념대립에 의해 크고 작은 분쟁, 동족상잔의 6·25전쟁을 겪으면서 공비토벌, 베트남전 참전으로 군경이 부상을 당하거나 목숨을 잃고 유족 등 많은 보훈대상자가 발생했다. 하지만 빈약한 국가재정과 전후 복구사업이 시급해 이들에 대한 보상과 지원은 미흡하다는 표현조차 무색했다. 상이군경들은 생계유지 방편으로 임의단체 등을 조직해 일반 국민들을 대상으로 물품을 강매하거나 정부기관에 지원을 강요하는 사례가 빈번했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고 이들 단체에 대해 정부 차원에서의 지원정책을 수립하기 위해 1963년 8월 7일 '군사원호대상자단체설립에관한법률'을 제정하고 정부도 지원에 나섰다. 국가의 재정상태 취약 등으로 미비했던 제도의 시행은 수많은 역사적 진통 속에 보훈의 개념이 정립되고 이젠 국가경쟁력 세계 10위권의 위상에 걸맞을 정도로 의미 있게 자리 잡은 것으로 평가된다. 2021년 10월 편찬 발간한 보훈 60년사에 따르면 국가보훈 대상자는 독립·호국·민주로 분류되며 1962년 15만명에 불과했으나 이후 공무수행으로 그 대상 범위를 확대해 2019년에 87만명으로 정점에 도달한 이후 2021년 초 기준 84만여명으로 감소 추세에 있다. 역사적 사건의 당사자인 독립, 6·25, 4·19민주유공자는 지속 감소하고 있다. 6·25 참전자는 2018년 6월 10만7407명→2020년 6월 8만2992명→2022년 6월 5만8626명의 급감소 추이를 보였다. 지난해 기준 국가보훈대상자의 평균 연령은 71.2세로 매우 높은 수준이며 6·25 참전유공자 평균연령은 90세에 도달했다. 최근 10년간 제대 군인을 제외한 실제 보훈대상 인원의 실질 인구감소율은 31.3%에 달한다. 보훈대상자 실제 총인원은 2020년 61만명에서 2027년경엔 유족이 보훈대상자 본인 수를 추월하며 2060년경엔 40만명으로 감소할 전망이다. ■보훈예산 첫 6조원 시대 이번 윤석열 정부는 보훈 관련 국정과제를 △'국가가 끝까지 책임지는 일류보훈' △'국가와 국민을 위해 희생한 분을 존중하고 기억하는 나라'의 실현, 두 가지로 채택해 '보훈'을 국정운영의 핵심가치로 삼았다. 보훈 예산(일반회계)은 1990년 3774억원에 불과했으나 2000년 이후 증가해 2007년에는 2조7053억원을 기록했고 지난해 '보훈예산 첫 6조원 시대'를 열었다. 지난해 보훈부는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바로 세울 수 있도록 미국 워싱턴DC '한국전 전사자 추모의 벽' 준공, 무호적 독립유공자 156분의 가족관계등록 창설, 수유리 광복군 17위 국립묘지 이장 등을 통해 국가를 위해 청춘과 목숨을 바치신 영웅들의 헌신을 되새겼다. 부산보훈병원 재활센터, 광주요양병원 등 보훈의료 인프라를 확충했고 참전유공자 위탁병원 약제비 90% 감면, 기초연금 소득산정 시 보훈보상금 공제 신설, 전국 호환 교통복지카드 도입 등 보훈가족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제도를 개선했다. 또 사선을 넘나들며 조국을 수호한 6·25 참전용사들께 존경과 감사를 표하기 위해 '제복의 영웅들' 캠페인을 추진해 국민들의 큰 호응 속에 정전 70주년인 올해 6·25 참전유공자 전원에게 새로운 제복을 제공하는 노력을 펼치고 있다. 지난해 3월 23일 국가보훈처는 25일 제7회 서해수호의 날을 앞두고 등록심사 제도를 개선, 기준 완화 등으로 제2연평해전으로 서해수호 중 부상당한 장병 중 47명에 대해 국가유공자로 추가 등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속적인 등록심사 제도 개선의 노력으로 이뤄진 결과로, 보훈처는 앞서 복합부위통증증후군, 외상후스트레스장애 및 사회환경 변화에 맞춘 보훈심사 기준 및 절차 개선 등을 추진해 왔다. 또한 전역 6개월 전 국가유공자 등록신청 제도 도입, 순직 등이 명백한 경우 보훈심사위원회 심의 생략 등의 절차 개선을 통해 국가유공자 등록처리기간을 283일에서 240일로 단축했다. 이와 함께 천안함 피격, 연평도 포격전에서 서해를 수호하다 전사하거나 부상을 입은 사람들 중 전몰군경 54명, 전상군경 47명 등 총 101명이 국가유공자로 등록됐다. 이 중 제2연평해전은 부상자 13명과 전사자 6명을 포함해 19명(100%) 모두 국가유공자로 등록됐으며, 천안함 피격은 89%, 연평도 포격전은 88%가 국가유공자로 등록돼 예우와 지원을 받고 있다. ■보훈 패러다임을 바꾼다. 지난 6월 5일 부(部)로 승격된 국가보훈부는 1961년 군사원호청으로 출발해 1985년 처(處)로 승격됐다. 이후 38년간 기관의 위상이 장관급과 차관급을 오가다 62년 만에 숙원사업을 이루게 됐다. 2022년 기준 보훈 조직은 서울, 부산, 대전, 대구, 광주 등 전국 5개 지방청에 21개 보훈지청으로 확대되었고 현충원과 호국원, 민주묘지 등 10개의 국립묘지를 관리 운영하고 있다. 보훈처의 일반 현황은 본부 1실 5국 4관, 17과 7담당관, 3팀의 39개 조직으로 본부 300여명과 소속기관 1100여명을 포함해 총 1400여명의 조직으로 성장했다. 국가보훈위원회는 국가보훈부 승격에 따라 '국민이 하나 되는 보훈, 다시 도약하는 대한민국'을 비전으로 국가보훈발전 기본계획을 확정했다. 이번 기본계획은 3대 전략으로 △국가의 품격을 높이는 보훈문화 △끝까지 책임지는 일류 보훈체계 △자유세계와 연대하는 보훈외교를 선정했다. 이를 위한 5대 중점과제로 △국민 생활 속 보훈문화 조성 △영웅에 대한 최고의 예우 △경제적 보훈 안전망 구축 △고품격 보훈의료체계로 도약 △국제사회에 자유의 가치 확산을 추진해 나갈 예정이다. 특히 저소득 보훈대상자 지원 사각지대를 해소하고, 지자체 참전수당 격차 등을 개선해 합리적 보훈보상체계를 정립한다는 방침이다. 보훈위는 이날 서울현충원 이관 및 재창조 프로젝트도 의결했다. 70여년 만에 이뤄진 서울현충원 이관으로 국가보훈부는 전국 12개 국립묘지를 통합해 관리할 수 있게 됐다. 국가보훈부 초대 수장인 박민식 장관은 이날 국가보훈부의 청사진도 제시했다. 박 장관은 용산에 미국 워싱턴DC를 상징하는 내셔널몰과 같은 호국보훈공원을 조성하고, 6·25전쟁 최대의 격전지였던 낙동강 방어선에는 호국벨트를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서울현충원을 미국의 알링턴국립묘지처럼 국민들이 365일 즐겨 찾는 '대한민국 호국보훈의 성지'로 재창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 장관은 "서울현충원, 용산호국보훈공원, 광화문으로 이어지는 호국역사 로드를 조성해 국가의 품격을 높이는 세계적인 명소가 될 수 있도록 역점을 두고 추진하겠다"는 계획도 내놨다. 이 외에도 △고령·생계 곤란 참전 배우자를 위한 생계지원금 신설 △재해부상군경 7급에 대한 부양가족수당 신설 △국가보훈 장해진단서 도입으로 상이등급 신체검사 단축 △국가보훈부 위탁병원 올해 100개 추가 △보훈병원 없는 지역의 공공병원을 준(準)보훈병원으로 지정 등도 추진할 방침이다. ■일류보훈 문화로 자리 잡아야 반길주 서강대 국제지역연구소 책임연구원은 "일류보훈이 국내정치 상황과 무관하게 지속성 있게 추진되려면 사실 문화로 자리를 잡아야 한다"고 제언하고 "일류보훈에 가장 기초가 되는 것은 바로 제대로 된 성격 규정"이라고 강조했다. 일류보훈의 길은 국가를 위해 소임을 다한 분들에게 우리 사회가 더욱 감사한 마음을 갖도록 일상화시켜야 한다는 지적이다. 그동안 국가와 우리 사회는 6·25전쟁을 겪고도 지난 2010년 북한 기습 공격으로 침몰·전사한 천안함 46용사, 그들에게 충직하게 소임을 다한 군인이라는 성격규정을 주저했을 뿐 아니라 음모론에 부화뇌동하는 일부 모습에 현장에서 임무를 다했던 군인들에게 상처를 주는 일까지 벌어졌다는 것이다. 그러나 지난 3월 24일 윤석열 대통령은 처음으로 서해수호기념의 날에 천안함 피격, 제2연평해전, 연평도 포격전 희생자 55명의 명단을 일일이 호명하면서 그들의 소임이 자랑스러운 것이라고 성격을 부여했다. 일류보훈은 제대로 된 성격규정을 하는 것에서 시작한다는 것을 상기시켜 주는 순간이었다는 평가다. 북의 도발로 발생한 제2연평해전도 새정부가 출범한 2022년이 돼서야 '제2연평해전 20주년 승전'이란 이름으로 기념식을 개최하고 승전이라고 성격규정을 공식화했다. 이 두 사건의 올바른 성격규정에 약 20년이 소요됐다고 반 책임연구원은 설명했다. 보훈의 길을 가는 과정엔 국민통합과 국가의 번영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점에서 보훈은 국가의 가장 기본적인 책무이며, 국가라는 공동체를 위한 희생은 기억되고 보답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이다. 또 우리나라는 6·25전쟁 당시 22개 유엔군 참전국과 참전용사들에 희생으로 기사회생한 만큼 '은혜를 잊지 않고 보답하는 나라'라는 대한민국의 국격과 위상에 걸맞은 보훈외교도 펼쳐야 한다. 보훈 60년사에 담겼듯 우리는 미래를 향해 나아가면서도 과거를 잊지 않고 기억해야 한다. 독립과 호국의 정신으로 나라를 지켜낸 애국의 뿌리이며, 나라를 지켜낸 긍지가 자유민주주의로 부활하였음을 잊지 않고, 오늘의 대한민국을 만든 한 분 한 분을 역사에 새겨야 할 것이다.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
2023-06-25 18:32:54[파이낸셜뉴스] 1950년 6월 25일 일요일 새벽 4시경 북한군 암호명 '폭풍 224' 계획에 따라 북위 38도선 전역에 걸쳐 기습 남침으로 발발한 6·25 전쟁은 대한민국 국군과 유엔군, 중국 인민지원군 등이 참전한 국제전으로 격화됐다. 정규 교전은 1953년 7월 27일 정전 협정이 체결되기까지 사실상 3년1개월(1129일) 간이지만, 현재까지 73년간 끝나지 않은 전쟁이다. 1950년 4월 14일 6·25 전쟁 발발 불과 두 달여 전에 군사원호법을 제정하고 원호제도의 도입을 시행한 것이 오늘날 대한민국의 국가보훈 제도의 효시다. ■전후 빈약했던 보훈, 진통 속 개념 정립 우리나라는 일제강점기의 독립운동 과정과 광복 후 좌우 이념대립에 의해 크고 작은 분쟁, 동족상잔의 6·25 전쟁을 겪으면서 공비토벌, 월남전 참전으로 군경이 부상을 당하거나 목숨을 잃고 유족 등 많은 보훈 대상자가 발생했다. 하지만 빈약한 국가재정과 전후 복구 사업이 시급해 이들에 대한 보상과 지원은 미흡하다는 표현조차 무색했다. 상이군경들은 생계유지 방편으로 임의단체 등을 조직해 일반 국민들을 대상으로 물품을 강매하거나 정부기관에 지원을 강요하는 사례가 빈번했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고 이들 단체에 대해 정부차원에서의 지원정책을 수립하기 위해 1963년 8월 7일 ‘군사원호대상자단체설립에관한법률’을 제정하고 정부도 지원에 나섰다. 국가의 재정상태 취약 등으로 미비했던 제도의 시행은 수많은 역사적 진통 속에 보훈의 개념이 정립되고 이젠 국가경쟁력 세계 10위권의 위상에 걸맞을 정도로 의미 있게 자리 잡은 것으로 평가된다. 2021년 10월 편찬 발간한 보훈 60년사에 따르면 국가보훈 대상자는 독립·호국·민주로 분류되며 1962년 15만명에 불과했으나 이후 공무수행으로 그 대상 범위를 확대해 2019년에 87만명으로 정점에 도달한 이후 2021년 초 기준 84만여명으로 감소 추세에 있다. 역사적 사건의 당사자인 독립, 6·25, 4·19민주유공자는 지속 감소하고 있다. 6·25 참전자는 2018년 6월, 10만7407명→2020년 6월, 8만2992명→2022년 6월 5만8626명의 급감소 추이를 보였다. 지난해 기준 국가보훈대상자의 평균 연령은 71.2세로 매우 높은 수준이며 6·25참전유공자 평균 연령은 90세에 도달했다. 최근 10년간 제대 군인을 제외한 실제 보훈 대상 인원의 실질 인구감소율은 31.3%에 달한다. 보훈대상자 실제 총인원은 2020년 61만명에서 2060년경엔 40만명으로 감소할 전망이다. ■보훈예산 첫 6조원 시대 이번 윤석열 정부는 보훈 관련 국정과제를 △'국가가 끝까지 책임지는 일류보훈' △'국가와 국민을 위해 희생한 분을 존중하고 기억하는 나라'의 실현으로 두 가지로 채택해 ‘보훈’을 국정운영의 핵심가치로 삼았다. 보훈 예산(일반회계)은 1990년 3774억원에 불과했으나, 2000년 이후 증가해 2007년도에는 2조7053억원을 기록했고 지난해 ‘보훈예산 첫 6조원 시대’를 열었다. 지난해 보훈부는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바로 세울 수 있도록 미국 워싱턴 D.C. ‘한국전 전사자 추모의 벽’ 준공, 무호적 독립유공자 156분의 가족관계등록 창설, 수유리 광복군 17위 국립묘지 이장 등을 통해 국가를 위해 청춘과 목숨을 바치신 영웅들의 헌신을 되새겼다. 부산보훈병원 재활센터, 광주요양병원 등 보훈의료 인프라를 확충했고, 참전유공자 위탁병원 약제비 90% 감면, 기초연금 소득산정 시 보훈보상금 공제 신설, 전국 호환 교통복지카드 도입 등 보훈가족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제도를 개선했다. 또 사선을 넘나들며 조국을 수호한 6·25 참전용사들께 존경과 감사를 표하기 위해 ‘제복의 영웅들’ 캠페인을 추진해 국민들의 큰 호응 속에 정전 70주년인 올해 6·25참전유공자 전원에게 새로운 제복을 제공하는 노력을 펼치고 있다. 지난해 3월 23일 국가보훈처는 25일 제7회 서해수호의 날을 앞두고 등록심사 제도를 개선, 기준 완화 등으로 제2연평해전으로 서해수호 중 부상당한 장병 중 47명에 대해 국가유공자로 추가 등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속적인 등록심사 제도 개선의 노력으로 이뤄진 결과로, 보훈처는 앞서 복합부위통증증후군, 외상후스트레스장애 및 사회환경 변화에 맞춘 보훈심사 기준 및 절차 개선 등을 추진해 왔다. 또한 전역 6개월 전 국가유공자 등록신청 제도 도입, 순직 등이 명백한 경우 보훈심사위원회 심의 생략 등의 절차 개선을 통해 국가유공자 등록처리 기간을 283일에서 240일로 단축했다. 이와 함께 천안함 피격, 연평도 포격전에서 서해를 수호하다 전사하거나 부상을 입은 사람들 중 전몰군경 54명, 전상군경 47명 등 총 101명이 국가유공자로 등록됐다. 이중 제2연평해전은 부상자 13명과 전사자 6명을 포함해 19명(100%) 모두 국가유공자로 등록됐으며, 천안함 피격은 89%, 연평도 포격전은 88%가 국가유공자로 등록돼 예우와 지원을 받고 있다. ■보훈 패러다임을 바꾼다. 지난 6월 5일 부(部)로 승격된 국가보훈부는 1961년 군사원호청으로 출발해 1985년 처(處)로 승격됐다. 이후 38년간 기관의 위상이 장관급과 차관급을 오가다 62년 만에 숙원사업을 이루게 됐다. 2022년 기준 보훈 조직은 서울, 부산, 대전, 대구, 광주 등 전국 5개 지방청에 21개 보훈 지청으로 확대되었고 현충원과 호국원, 민주묘지 등 10개의 국립묘지를 관리 운영하고 있다. 보훈처의 일반 현황은 본부 1실 5국 4관, 17과 7담당관, 3팀의 39개 조직으로 본부 300여명과 소속기관 1100여명을 포함해 총 1400여명의 조직으로 성장했다. 국가보훈위원회는 국가보훈부 승격에 따라 '국민이 하나 되는 보훈, 다시 도약하는 대한민국'을 비전으로 국가보훈발전 기본계획을 확정했다. 이번 기본계획은 3대 전략으로 △국가의 품격을 높이는 보훈문화 △끝까지 책임지는 일류 보훈체계 △자유세계와 연대하는 보훈외교를 선정했다. 이를 위한 5대 중점과제로 △국민 생활 속 보훈문화 조성 △영웅에 대한 최고의 예우 △경제적 보훈 안전망 구축 △고품격 보훈의료체계로 도약 △국제사회에 자유의 가치 확산을 추진해 나갈 예정이다. 특히 저소득 보훈대상자 지원 사각지대를 해소하고, 지자체 참전수당 격차 등을 개선해 합리적 보훈보상체계를 정립한다는 방침이다. 보훈위는 이날 서울현충원 이관 및 재창조 프로젝트도 의결했다. 70여년 만에 이뤄진 서울현충원 이관으로 국가보훈부는 전국 12개 국립묘지를 통합해 관리할 수 있게 됐다. 국가보훈부 초대 수장인 박민식 장관은 이날 국가보훈부의 청사진도 제시했다. 박 장관은 용산에 미국 워싱턴DC를 상징하는 내셔널몰과 같은 호국보훈공원을 조성하고, 6·25전쟁 최대의 격전지였던 낙동강 방어선에는 호국벨트를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서울현충원을 미국의 알링턴국립묘지처럼 국민들이 365일 즐겨 찾는 ‘대한민국 호국보훈의 성지’로 재창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 장관은 "서울현충원, 용산호국보훈공원, 광화문으로 이어지는 호국역사 로드를 조성해 국가의 품격을 높이는 세계적인 명소가 될 수 있도록 역점을 두고 추진하겠다”계획도 내놨다. 이 외에도 △고령·생계 곤란 참전 배우자를 위한 생계지원금 신설 △재해부상군경 7급에 대한 부양가족수당 신설 △국가보훈 장해진단서 도입으로 상이등급 신체검사 단축 △국가보훈부 위탁병원 올해 100개 추가 △보훈병원 없는 지역의 공공병원을 준(準)보훈병원으로 지정 등도 추진할 방침이다. ■일류보훈 문화로 자리 잡아야 반길주 서강대 국제지역연구소 책임연구원은 "일류보훈이 국내정치 상황과 무관하게 지속성 있게 추진되려면 사실 문화로 자리를 잡아야 한다"고 제언하고 "일류보훈에 가장 기초가 되는 것은 바로 제대로 된 성격 규정"이라고 강조했다. 일류보훈의 길은 국가를 위해 소임을 다한 분들에게 우리 사회가 더욱 감사한 마음을 갖도록 일상화시켜야 한다는 지적이다. 그동안 국가와 우리 사회는 6·25전쟁을 겪고도 지난 2010년 북한 기습 공격으로 침몰·전사한 천안함 46용사, 그들에게 충직하게 소임을 다한 군인이라는 성격규정을 주저했을 뿐 아니라 음모론에 부화뇌동하는 일부 모습에 현장에서 임무를 다했던 군인들에게 상처를 주는 일까지 벌어졌다는 것이다. 그러나 지난 3월24일 윤석열 대통령은 처음으로 서해수호기념의 날에 천안함 피격, 제2연평해전, 연평도 포격전 희생자 55명의 명단을 일일이 호명하면서 그들의 소임이 자랑스러운 것이라고 성격을 부여했다. 일류보훈은 제대로 된 성격규정을 하는 것에서 시작한다는 것을 상기시켜 주는 순간이었다는 평가다. 북의 도발로 발생한 제2연평해전도 새정부가 출범한 2022년이 돼서야 ‘제2연평해전 20주년 승전’이란 이름으로 기념식을 개최하고 승전이라고 성격규정을 공식화했다. 이 두 사건의 올바른 성격규정에 약 20년이 소요됐다고 반 책임연구원은 설명했다. 보훈의 길을 가는 과정엔 국민통합과 국가의 번영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점에서 보훈은 국가의 가장 기본적인 책무이며, 국가라는 공동체를 위한 희생은 기억되고 보답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이다. 또 우리나라는 6·25전쟁 당시 22개 유엔군 참전국과 참전용사들에 희생으로 기사회생한 만큼 "은혜를 잊지 않고 보답하는 나라"라는 대한민국의 국격과 위상에 걸맞은 보훈외교도 펼쳐야 한다. 보훈 60년사에 담겼듯 우리는 미래를 향해 나아가면서도 과거를 잊지 않고 기억해야 한다. 독립과 호국의 정신으로 나라를 지켜낸 애국의 뿌리이며, 나라를 지켜낸 긍지가 자유민주주의로 부활하였음을 잊지 않고, 오늘의 대한민국을 만든 한 분 한 분을 역사에 새겨야 할 것이다.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
2023-06-25 15:50:33[파이낸셜뉴스]24일 제8회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이 이날 오전 11시 국립대전현충원에서 거행됐다. 이번 기념식은 '헌신으로 지켜낸 자유, 영웅을 기억하는 대한민국'이라는 주제로 생명을 바쳐 조국 바다를 수호한 영웅의 용기와 희생정신을 기리기 위해 열렸다. 서해 수호 55용사의 유족, 정부 주요인사, 군 주요직위자, 시민 등 2천여 명이 참석했다. 이날 기념식은 여는 공연, 국민의례, 헌화·분향·묵념, 추모공연, 서해수호 55용사 다시 부르기, 기념사, 기념공연 순서가 이어졌다. 추모 공연에서는 서해를 지켜낸 참전 장병의 인터뷰와 함께 이번 신학기에 새로운 출발을 맞이한 서해 수호 영웅의 자녀들이 자랑스러운 아버지를 기억하고 각오를 밝히는 모습을 담은 영상이 상영돼 감동을 더했다. 기념식에 앞서 참석자들은 제2연평해전과 연평도 포격전 전사자 묘역, 천안함 피격 전사자 묘역, 한주호 준위 묘역에 참배했다. 서해수호의 날은 2002년 6월 29일 발생한 제2연평해전과 2010년 3월 26일 발생한 천안함 피격, 2010년 11월 23일 발생한 연평도 포격전에서 산화한 서해 수호 55용사와 참전 장병의 공헌을 기리고 국민의 안보 의식을 고취해 국토수호 결의를 다지고자 제정된 날이다. 서해수호의 날은 이들 서해수호 55용사를 기리기 위해 2016년부터 매해 3월 넷째 주 금요일로 지정됐다. 3월 넷째 주 금요일은 2010년 천안함 피격이 발생한 날이다. 이날 기념식에 더해 전국 보훈관서와 해군 주관으로 다양한 행사가 진행된다. 용산구 전쟁기념관에서는 지난 22일부터 이날까지 매일 저녁 8시부터 55분간 제2연평해전, 천안함 피격사건, 연평도 포격전을 의미하는 큰 빛기둥 3개를 하늘을 향해 표출하는 '불멸의 빛' 점등으로 55용사를 추모한다. 해군본부가 주관하는 제13주기 천안함 46용사 추모행사가 3월 26일 개최하며 백령도 해상위령제는 3월 27~28일 열리는 등 전국 보훈관서와 학교에서도 다양한 추모·기념 행사가 펼쳐진다.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
2023-03-24 14:11:30[파이낸셜뉴스] 국민의힘 지도부가 24일 대전국립현충원에서 열린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에 총출동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참석한 이날 기념식에는 김기현 대표와 주호영 원내대표, 박대출 정책위의장 등 신임 지도부가 함께 자리했다. 호국·보훈 정신을 강조하는 윤 대통령이 참석한 첫 기념식에서 새 지도부가 '당정 원팀' 메시지를 던지며 보조를 맞추고 결속을 과시하는 의미로 풀이된다. 서해수호의 날은 제2연평해전과 천안함 피격, 연평도 포격전에서 전사한 국군 장병들을 추모하기 위해 박근혜 정부 때인 지난 2016년 국가기념일로 지정됐다. 김 대표와 주 원내대표는 기념식 후 현충원에 마련된 서해 수호전사자 묘역을 별도로 참배하고, 대전 호국보훈파크 조성 예정지인 현충원역 인근 현장을 살피고 호남고속도로 지하화 등 지역 현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장병들의 고귀한 희생을 한반도 평화와 번영으로 보답하겠다고 다짐하는 동시에 전임 정부인 문재인 정부 안보정책을 비판했다. 김 대표는 이날 오전 페이스북에서 "우리 가슴속에서 영원히 빛날 호국의 별, 서해수호 55 용사들의 넋을 기리며, 이 땅에 완전하고 흔들림 없는 튼튼한 평화를 정착시켜 나가는데 정진하겠다"면서 "북한에 일방적으로 끌려다녔던 문재인 정권의 가짜 평화와 달리 윤석열 정부와 국민의힘은 굳건한 한미동맹과 국제적인 유대관계를 통해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이끌고 이 땅에 진정한 진짜 평화를 만들어 나가는 데 전력을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상범 수석대변도 논평에서 "분명히 천안함 폭침은 북한의 소행"이라면서 국민의힘과 윤석열 정부는 이 진실이 다시는 정파적 이익에 따라 변화하지 않도록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조수진 최고위원도 국가보훈처가 서해 희생 장병의 이름을 담아 제작한 서해수호의 날 카드뉴스를 공유했다 . gogosing@fnnews.com 박소현 기자
2023-03-24 12:2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