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울산=최수상 기자】 전자 기기에서 발생하는 열을 전기로 바꾸는 열전발전기를 손톱보다 작은 모듈화 기술이 UNIS에서 개발됐다. 이를 초소형 전자기기에 적용하면, 독립적 구동이 가능해 사물인터넷이나 무선 센서, 착용하는 전자기기의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릴 것으로 기대된다. UNIST 신소재공학부의 손재성·채한기 교수팀은 열전 발전기내의 열전 모듈을 수백 마이크로미터(10-6m,μm) 크기로 작게 만드는 데 성공했다고 1일 밝혔다. 이번 성공은 3D 직접 잉크 쓰기를 할 수 있는 열전 소재 잉크를 개발한 덕분이다. 개발한 잉크를 튜브(노즐)를 통해 짜내기만 하면 초소형 필라멘트 형태 열전 모듈이 완성된다. 열전 발전 모듈은 평편한 필름 형태 보다는 폭은 좁고 길이는 긴 필라멘트 형태가 더 좋다. 발전기 최대 출력이 모듈 내부의 온도차에 비례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존에는 3D 구조인 필라멘트 형태를 마이크로미터 단위로 작게 제작할 기술이 없었다. 연구팀은 3D 직접 잉크 쓰기(3D direct ink writing) 기술에 주목했다. 3D 직접 잉크 쓰기 기술은 손 글씨를 써내듯 정교한 동시에 미세한 입체 구조를 만들 수 있는 기술이다. 개발된 마이크로 열전 모듈로 만든 발전기의 전력 밀도는 단위 면적(1cm2)당 479 μW(마이크로 와트)에 달하며, 온도 차는 최대 82.9 °C(도씨)를 유지할 수 있다. 이는 현재까지 보고된 마이크로 열전 모듈 중 가장 큰 온도 차이다. 이 열전 모듈은 밀폐된 초소형 전자기기의 발열 문제 해결에도 쓸 수 있다. 열전소재는 열로 전기를 만드는 발전 기능뿐만 아니라 전기로 열을 흡수하는 열전냉각 기능도 있기 때문이다. 또 기존 필름 형태 초미세 열전 모듈의 경우 미세전자제어기술(MEMS) 공정으로만 만들 수 있어 비용도 비쌌는데, 3D 직접 잉크 쓰기 기술로 비용 절감이 가능하다. 손재성 교수는 “개발한 기술을 쓰면 기존 2D 형태의 초소형 열전 모듈에서 탈피해, 3D 형태의 초소형 열전모듈을 값싸게 만들 수 있다”며 “효과적인 열에너지 수집과 냉각이 가능해 전자기기를 비롯한 여러 분야에서 쓰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편, 개발된 열전잉크는 필라멘트 형태뿐만 아니라 아치형, 3D 격자 구조 같이 복잡한 형태도 만들 수 있다. 또 열전 필라멘트의 크기는 3D 프린터 노즐 크기와 도포 압력에 따라 180 마이크로미터에서 810 마이크로미터 까지 조절 가능하며, 최대 9.4의 종횡비(가로세로 비율)를 갖도록 제작할 수 있다. 채한기 교수는 “기존 제작공정으로는 이 정도로 큰 종횡비를 갖는 열전 모듈 제작이 불가능하다”며, “소재 물성 저하 없이 첨단 소재를 원하는 초미세 구조로 만들 수 있다는 점이 개발한 3D 프린팅 기술의 차별성”이라고 설명했다. UNIST 원자력공학과 안상준 교수, 신소재공학과 차채녕 교수, 한국재료연구소김경태 박사가 참여한 이번 연구는 세계적 과학저널 ‘네이쳐 일렉트로닉스(Nature Electronics)’ 8월호 표지논문으로 선정돼 출판됐다. 연구 수행은 삼성전자의 삼성미래기술육성사업 등의 지원을 받아 이뤄졌다. ulsan@fnnews.com 최수상 기자
2021-09-01 10:42:21[파이낸셜뉴스] 국내 연구진이 열을 전기로 전환하는 소재를 3D프린팅을 이용해 벌집구조로 만들었다. 이렇게 만든 열전발전기는 600도 이상의 고온과 팽창·수축, 진동에도 잘 견디며 전기 변환 성능도 26% 이상 좋아졌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은 신소재공학과 손재성·채한기 교수팀과 애리조나 주립대 권범진 교수가 열전소재인 구리-셀레나이드 를 벌집 형태로 열전발전기를 개발했다고 15일 밝혔다. 연구진은 열전소재로 이뤄진 잉크를 새롭게 개발해 3D 프린팅으로 복잡한 벌집 구조를 찍어낼 수 있었다. 손재성 교수는 "3D 프린팅 기술로 버려지는 원료 손실도 최소화 할 수 있는 뛰어난 기술"이라며 "경량화와 내구성이 동시에 필요한 우주·항공 기술과 자동차 산업에 응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열전발전은 온도차를 전기로 바꾸는 차세대 발전이다. 공장이나 항공기·자동차에서 나오는 폐가스의 열을 전기로 바꿀 수 있어, 에너지 재활용 기술로도 주목받는 발전기술이다. 열전소재 양 끝단에 온도차가 생기면 소재 내부에 전류가 흐르는 힘이 생기는 원리를 이용한다. 이 발전기 핵심인 열전소재는 다른 소재군과 비교해 충격 등을 견디는 기계적 내구성이 약하다. 또 작동 과정 중에 반복적으로 열 팽창과 수축, 기계 진동에 노출돼 미세균열과 같은 구조적 손상을 입기 쉽다. 내구성을 보완하는 새로운 기술이 필요한 이유다. 연구진은 열전소재를 세포형 구조로 제작하는 기술을 새롭게 선보였다. 세포형 구조는 단위 세포구조 여러 개가 빈틈없이 연결된 형태를 말한다. 벌집처럼 단위세포를 육각기둥 형으로 만들면 외력을 효과적으로 분산시킬 뿐만 아니라 열전소재 원료를 더 적게 써 경량화도 가능하다. 제1저자인 추승준 UNIST 신소재공학과 석·박사통합과정 연구원 "이번 실험에서는 구리-셀레나이드 소재를 세포형 구조로 제작해 기계적 강도를 크게 높였다"며 "본래 이 소재는 고온에서 열전성능이 뛰어나지만 열팽창에 의해 내구성이 쉽게 약화되던 소재"라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3D 프린팅용 잉크를 만들기 위해 셀레늄을 썼다. 점도가 높은 잉크형태로 열전소재를 만들려면 결합제가 필요한데, 일반적으로 쓰는 유기물 결합제는 열처리 공정으로 완벽히 제거되지 않는다. 잔류 유기물 결합제는 전기전도도를 떨어뜨려 열전소재의 효율을 낮추는 문제가 있었다. 채한기 교수는 "이번 기술은 소재의 전기전도도와 같은 물성저하를 방지할 수 있어 다양한 반도체 소재를 3D 프린팅 하는 데 접목시킬 수 있는 원천기술로도 응용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벌집구조 열전소재로 발전기로 만들었을 때의 성능도 컴퓨터 시뮬레이션 했다. 실험 결과 벌집구조는 직육면체 평판 형태 발전기보다 온도차를 전기로 변환하는 성능이 26% 이상 높았다. 벌집 구조가 열전소재에 붙은 전극의 열 확산을 억제하는데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열이 주변부로 확산돼 온도차가 줄면 열전발전 효율이 낮아진다. 손재성 교수는 "3D 프린팅 기술로 버려지는 원료 손실도 최소화 할 수 있는 뛰어난 기술"이라며 "경량화와 내구성이 동시에 필요한 우주·항공 기술과 자동차 산업에 응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번 연구는 삼성전자의 삼성미래기술육성사업에서 지원했으며, 연구결과는 세계적 과학저널 '네이쳐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 온라인판에 지난 10일 발표됐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2021-06-15 11:19:11【울산=최수상 기자】 3D 프린터를 이용해 ‘열원 일체형 열전발전기’를 만드는 기술이 새롭게 개발돼 관심을 모으고 있다. 보일러 배관이나 자동차 배기가스관 등 열원의 형태가 둥근 관(pipe) 모양 일지라도 3D 프린터로 관 모양에 꼭 맞는 ‘열전발전기’를 찍어내 열 손실을 줄이고 발전기 출력은 높이는 기술이다. UNIST는 신소재공학부의 손재성 교수팀이 무기 열전 잉크를 이용, 압출형 3D 프린터로 ‘열원 일체형 열전발전기’를 제작하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16일 밝혔다. UNIST에 따르면 ‘열전효과’는 열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혹은 전기에너지를 열에너지로 바꾸는 현상이다. 열전효과를 이용하면 지열이나 태양열, 체열처럼 버려지는 열을 이용해 전기를 생산할 수 있는데, 이를 열전발전기라고 부른다. 열전발전기는 열원에 직접 부착돼 구동하며 현재 소형 냉각장치와 자동차 엔진, 선박 등에서 나오는 폐열로 발전하는 기술이 널리 쓰이고 있다. 하지만 열원에 부착되는 부분이 직육면체 모양이어서 열에너지 회수에 한계가 있다. 열원 표면은 대부분 평평하지 않아 평판형 열전발전기가 제대로 접촉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때 생기는 열손실은 발전기 출력에 매우 치명적이다. 이번에 개발된 기술로 만든 열전발전기와 같은 방식이지만 기존과는 달리 3D 프린터에 열전 잉크를 투입한 뒤 열원 모양에 맞춘 열전소재로 찍어낸다. 잉크를 이용해 입체적인 물체를 만드는 3D 프린팅 공정을 이용하면 소재 형상을 자유롭게 바꿀 수 있다는 점에 착안한 것이다. 그 결과 열전발전기는 열원과 하나처럼 붙었고 열손실도 최소화할 수 있었다. 손재성 교수는 “3D 프린팅 기술은 재료 보존과 공정 단순화, 시스템 제작 등에 따른 비용도 줄일 수 있어 경제적이고 효율적인 방식”이라며 “3D 프린터를 이용한 열원 일체형 열전발전기는 초고성능 열전 발전 시스템의 개발 가능성을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번에 개발한 열전 잉크는 끈적거리는 ‘점탄성’을 가지면서도 프린팅했을 때 전기적 특성을 유지해 주목받았다. 그 비결은 유기물 없이 무기물만으로 열전 잉크를 만든 데 있다. 이번 연구는 지난 15일 세계적 과학저널 ‘네이처 에너지(Nature Energy)’ 온라인판에 발표됐다. ulsan@fnnews.com 최수상 기자
2018-01-16 11:22:46【울산=최수상 기자】 옷이나 유리창, 건물 외벽 등에 붙여 전기를 만드는 ‘웨어러블 태양광-열전 발전기’가 개발됐다. UNIST(총장 정무영) 신소재공학부 최경진 교수팀은 태양광과 열전 소재를 융합한 신개념 에너지 하베스팅(Energy Harvesting) 기술을 개발했다고 21일 밝혔다. 최 교수팀은 기존 웨어러블 열전 발전기에 광흡수 시스템을 도입한 ‘웨어러블 태양광-열전 발전기(Wearable solar thermoelectric generator)’이라고 설명했다. 햇빛을 흡수해 뜨거워진 부분과 나머지 부분의 온도차를 이용하는 원리다. 온도차를 20.9℃까지 벌릴 수 있어 발전 효율을 크게 높일 수 있다. 에너지 하베스팅 기술은 우리 주변에서 버려지는 열이나 빛, 압력 등을 이용해 전기를 만드는 다양한 분야를 아우르는 말이다. 이중 지열이나 태양열, 체열처럼 버려지는 열을 이용해 전기를 생산하는 소자는 열전 발전기라고 부른다. 최근에는 체온과 대기의 온도차를 이용하는 웨어러블 열전 발전기 개발이 활발하다. 하지만 둘 사이의 온도차는 1~4℃에 불과해 웨어러블 열전 발전기를 본격적으로 상용화하기 어려웠다. 최 교수팀은 온도차가 적다는 문제를 ‘광흡수 시스템’으로 해결했다. 유연한 기판 가운데에 광흡수체를 얇게 쌓아올려 햇빛을 흡수하고 열원으로 활용할 수 있는 부분을 만든 것이다. 이렇게 생긴 온도차는 최대 20.9℃까지 커졌다. 이번 연구에 제1저자로 참여한 정연수 UNIST 신소재공학부 석사과정 연구원은 “기존 웨어러블 열전 발전기에 비해 최대 10배 이상의 온도차를 확보했다”며 “열전 발전기의 출력은 온도차이 제곱에 비례하기 때문에 출력을 상당히 높일 수 있는 기술”이라고 설명했다. 최 교수는 “이번 연구로 개발한 태양광-열전 발전 기술은 소형 웨어러블 전자기기의 자가충전 기술로 응용 가능하다”며 “향후 웨어러블 전자기기 산업을 본격적으로 발전시키는 촉매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ulsan@fnnews.com 최수상 기자
2017-09-21 11:36:18한국전기연구원(KERI) 박수동·류병기·정재환 박사팀이 원자력전지 핵심부품인 열전발전 부품을 개발했다. 특히 우주 탐사선의 핵심인 원자력전지 성능을 높일 수 있는 이 '신 열전효율 공식 및 고효율 적층형 열전발전소자'는 수백만개의 열전반도체 적층 조합이 가능하며 기존 소재보다 3% 이상 효율을 높였다. 이 기술은 국제 공동연구를 통해 독일항공우주연구원의 성능 검증까지 마쳤다. 16일 한국전기연구원에 따르면 박수동 박사는 지난 9월 말, 독일 드레스덴에서 열린 '한-독 열전발전 워크숍'에서 현지 기업들을 대상으로 관련 기술을 소개하고, 호평을 받기도 했다. 전기연구원과 독일항공우주연구원은 이 성과를 활용해 다른 물질계를 활용한 '하이브리드형 적층 복합 열전발전소자'를 함께 개발하겠다는 목표를 공유하는 등 협력 관계를 강화했다. 원자력전지는 방사선 에너지를 전기 에너지로 변환하는 발전기로, 우주 탐사선, 탐사로버 등 전력원으로 사용되는 '방사성동위원소 열전발전기(RTG)'가 대표적이다. 방사성동위원소는 밀폐용기 내에서 스스로 붕괴되며 400~700도가 넘는 높은 열을 발생한다. 원자력전지는 이 높은 열과 우주의 낮은 온도 차이를 이용해 전기를 만들어 낸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2023-10-16 18:25:00[파이낸셜뉴스] 한국전기연구원(KERI) 박수동·류병기·정재환 박사팀이 원자력전지 핵심부품인 열전발전 부품을 개발했다. 특히 우주 탐사선의 핵심인 원자력전지 성능을 높일 수 있는 이 '신 열전효율 공식 및 고효율 적층형 열전발전소자'는 수백만개의 열전반도체 적층 조합이 가능하며 기존 소재보다 3% 이상 효율을 높였다. 이 기술은 국제 공동연구를 통해 독일항공우주연구원의 성능 검증까지 마쳤다. 16일 한국전기연구원에 따르면 박수동 박사는 지난 9월 말, 독일 드레스덴에서 열린 '한-독 열전발전 워크숍'에서 현지 기업들을 대상으로 관련 기술을 소개하고, 호평을 받기도 했다. 전기연구원과 독일항공우주연구원은 이 성과를 활용해 다른 물질계를 활용한 '하이브리드형 적층 복합 열전발전소자'를 함께 개발하겠다는 목표를 공유하는 등 협력 관계를 강화했다. 원자력전지는 방사선 에너지를 전기 에너지로 변환하는 발전기로, 우주 탐사선, 탐사로버 등 전력원으로 사용되는 '방사성동위원소 열전발전기(RTG)'가 대표적이다. 방사성동위원소는 밀폐용기 내에서 스스로 붕괴되며 400~700도가 넘는 높은 열을 발생한다. 원자력전지는 이 높은 열과 우주의 낮은 온도 차이를 이용해 전기를 만들어 낸다. 연구진은 열전반도체 물질의 온도 분포를 세계최고 수준으로 명확하게 분석하고, 이를 기반으로 최적의 '적층형 열전발전소자'를 설계·합성했다. 우선, 학계에서 열전발전 효율성을 입증하는 기존 지표였던 '열전성능지수(ZT)'의 오류·한계를 공식적으로 밝혀냈다. 또 정확한 데이터를 산출할 수 있는 '신 열전효율 공식'을 개발해냈다. 연구진은 이를 이용해 설계된 적층형 열전발전소자를 실질적으로 합성했다. 실험 결과, 500도 이상의 조건에서 기존 단일방식 소자보다 효율이 3% 이상 높았다. 또한 수 밀리미터(㎜) 높이에서 2~4층의 적층을 가능하게 하는 소자의 설계 및 합성 기술까지 확보해 고효율화는 물론, 소형화·경량화까지 이뤘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2023-10-16 11:30:41[파이낸셜뉴스] HD현대와 한화그룹, 양대 그룹사로 재편되고 있는 조선시장에서 삼성중공업의 나홀로 행보가 주목된다.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이 수직계열화 등 그룹사 시너지를 동력으로 내세우는 상황에서 삼성중공업은 사실상 독자 생존을 모색해야 하는 처지다. 삼성중공업은 그간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과 '조선 빅3'로 경쟁력을 키워왔다. 하지만 삼성중공업은 2010년 이후 수년간 조선업황 불황을 혹독하게 겪고 있다. '드릴십(심해용 원유 시추선) 부도 사태'로 심각한 자금난에 빠졌고 그룹사는 세차례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8년째 적자터널을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다행스러운 것은 최근 2년래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대규모 발주로 조선업이 호황기에 진입했다는 점이다. 삼성중공업이 올해 2000억원의 영업이익으로 9년 만의 흑자전환이 전망되는 배경이다. 현대-한화 경쟁 속에 낀 삼성중공업 22일 업계에 따르면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이 함정 등 특수선 분야의 치열한 수주 경쟁을 비롯, 인력 유치 등에서 건건이 맞붙으며 호황을 맞이한 조선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이런 경쟁 속에서 삼성중공업은 상대적으로 위축되는 분위기다. '조선 3강'에서 지금은 현대, 한화 양대 구조의 '2강1중'이라는 자조섞인 말까지 나온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삼성그룹내에서도 주목도가 낮은데다 요즘 조선업 뉴스는 한화와 현대만 부각되고 있어 상대적인 소외감이 든다"고 했다. 조선시장 경쟁 환경 급변 속에 삼성중공업이 버티고 있는 것은 그간 축적한 독보적 저력 때문이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삼성중공업은 세계 최다 해양플랜트 설계·건조 노하우와 친환경 선박 기술 우위로 경쟁력을 쌓아왔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조선시장은 그간 양대 체제로 재편(인수합병)을 수차례 시도했으나 여러 이유로 좌절됐다"며 "친환경, 에너지 분야에서 K-조선의 경쟁력이 세계 최고라는 점에서 지금의 3사 체제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본다"고 했다. '독보적 해양플랜트 기술' 세가지 힘 창사 49년, 삼성중공업의 힘은 크게 세가지로 요약된다. ①해양플랜트(해상유전) 독보적 기술 축적 ②지속적인 연구개발(R&D) ③'세계 최초' 초격차 기술력이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지난달 미국 휴스턴에서 열린 해양기술박람회(OTC 2023)에서 글로벌 오일메이저들은 삼성중공업이 독자 개발한 차세대 FLNG(부유식 액화천연가스 생산 설비) 모델을 보고 놀라워했다. 삼성중공업이 납기 단축과 경제성을 갖춘 전략 모델로 개발한 FLNG 부유체 'MLF-N'이다. 장해기 삼성중공업 기술개발본부장은 "발주처가 필요한 만큼 화물창 용량을 최대 24만5000㎥까지 손쉽게 늘릴 수 있도록 표준화한 것"이라고 했다. 삼성중공업은 지금까지 전세계 발주된 FLNG 5척 중 4척을 수주했다. 2017년 세계 최대 규모 FLNG인 쉘 프렐류드(34억달러)를 시작으로 ENI의 두아(2020년), 페트로나스 코랄 술(2021년)을 성공적으로 인도했다. 코랄 술은 총 중량 21만t, 길이 432m 폭 66m로 축구장 4개 크기다. 15억달러 규모의 네번째 FLNG를 수주한 게 지난해 12월이다. 현재 상세 설계 작업 중이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모잠비크, 북미에서 동시에 2기의 FLNG 수주를 협의 중인데, 올해 적어도 FLNG 1건의 추가 수주가 목표"라고 했다. 해양플랜트 경쟁력의 중요한 요소는 숙련된 인재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현재 800여명의 숙련된 설계, PM 분야 전문인력을 유지하며 대형조선소로는 유일하게 해양프로젝트를 연속해 건조하고 있다"고 자신했다. 삼성중공업은 해양플랜트 R&D 및 전문인력 확보를 위해 거제조선소, 판교R&D센터에 이어 오는 10월 부산에 R&D센터를 새로 설립한다. LNG 운반선 수주잔량 세계 1위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의 수주 잔량(5월말 기준)은 995만CGT(148척). 야드별 수주잔량 세계 1위다. 이 중 LNG 운반선은 85척(59%)에 달한다. 이같은 LNG 선박·해양플랜트 분야의 높은 시장점유율은 삼성중공업이 확보한 LNG 밸류체인 핵심기술 덕분이다. LNG 실증설비를 활용, 독자적인 LNG 액화→재액화→연료 공급→재기화 기술을 개발, 상용화한 것이다. 이를 기반으로 탄소배출 저감 및 무탄소 연료 전환 기술 개발에도 발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정진택 삼성중공업 대표는 "탄소중립 기술을 활용한 혁신적인 제품 개발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고 했다. △배터리를 활용한 하이브리드시스템 △선박의 발전기·추진 엔진의 폐열 회수를 활용한 열전발전 시스템 △ 이산화탄소 포집 저장·운송 기술 등이 대표적이다. 중장기적으로 무탄소 선박 에너지원으로 주목받는 암모니아, 수소 및 용융염원자로(SMR)를 활용한 부유식 원자력 발전설비도 개발 중이다. 그룹시너지, 인력 확보는 약한 고리 국내 조선업은 주요 기술 및 핵심부품 등의 수직계열화로 그룹 시너지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재편되고 있다. 이런 면에서 사실상 독자생존하는 삼성중공업은 그룹 시너지 측면에선 상대적으로 취약하다. 삼성중공업은 조선 3사중 유일하게 함정 등 특수선 사업이 없다. 고가의 해양플랜트가 수주후 건조, 인도까지 전쟁 등 국제 정세, 유가, 에너지 수급 업황에 따라 불확실성, 변동성이 크다는 점도 리스크다. 인력 확보도 삼성중공업의 약한 고리다. 현재 한화오션, 현대중공업이 대규모 인력 채용에 나서면서 상당한 인력 이동이 예상된다. 지난해 삼성중공업에서만 가장 많은 수백여명의 인력이 이탈했다. 조선업계가 인력 유출 문제로 HD현대중공업을 공정거래위원회에 고발을 주도한 것도 삼성중공업이었다. 회사 관계자는 "경쟁사의 인력 빼가기를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올 상반기에도 170여명을 채용하는 등 인력 규모를 계속 확대하고 있다"고 했다. skjung@fnnews.com 정상균 기자
2023-06-21 17:21:17[파이낸셜뉴스] 국내 공동연구진이 열을 방출하고 흡수하는 상반된 소재로 온도차에 의해 전기를 만드는 섬유형 열전발전기를 만들었다. 이 발전기는 두 소재간 최대 22도까지 벌어진 온도차를 이용해 최대 약 0.006 ㎽/㎡의 전기 에너지를 만들어냈다. 특히 24시간 밤낮을 가리지 않고 계속해서 전기를 생산했다. 또한 이 발전기는 잘 휘어지고 신축성 있을 뿐만아니라 친환경적으로 만들어 생리식염수에 담궈두면 35일만에 녹아 없어진다. 고려대 황석원 교수와 광주과학기술원 송영민 교수가 함께한 공동연구진은 이 열전발전기를 지난 2일 세계적 과학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 (Science Advances)'에 발표했다. 황석원 교수는 "친환경 섬유를 사용하거나 다양한 에너지 기술과 스마트 그리드 기술이 결합돼 지속가능한 차세대 신재생 에너지원으로써 활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로 다른 두 물질에 온도를 다르게 하면 전기가 만들어지는 것이 열전현상이다. 연구진은 열전현상을 극대화 하기위해 복사냉각 소재와 복사가열 소재를 연결시켰다. 우선 복사냉각이 잘 이뤄질 수 있도록 나노섬유 필름을 만들었다. 이 필름은 태양빛을 잘 반사하면서 내부의 열이 잘 빠져나가도록 미세한 구멍을 가지고 있다. 연구진은 나노섬유 필름으로 다양한 날씨 조건의 야외 환경에서 복사 냉각 성능을 평가한 결과, 주변 온도보다 최대 약 8도까지 내려갔다. 특히 필름이 100%까지 늘어난 상태에서도 냉각 성능이 유지됐다. 다음으로 나노섬유 필름에 이와 반대되는 성질의 복사가열 소재를 얼룩말 무늬처럼 필름에 붙였다. 이 복사가열소재는 태양빛을 흡수해 외부온도와 비교해 최대 14도까지 끌어올렸다. 복사 냉각 소재인 나노섬유 필름과 복사 가열 소재 간의 수평 방향 온도를 측정한 결과, 낮에는 최대 22도, 밤에는 약 3도까지 온도차이가 났다. 연구진은 복사냉각과 복사가열 소재가 연결된 나노섬유필름을 온도차로 전기를 만드는 생분해성 열전 소자에 입혔다. 즉, 밤낮으로 높은 온도 차를 보이는 얼룩말 무늬 나노섬유 필름 층과 온도차에 의해 전기가 만들어지는 열전 소자가 결합해 생분해성 발전기가 만들었다. 연구진은 이 발전기를 야외에서 테스트한 결과, 초소형 전자소자를 구동할 정도의 전기를 만들어냈다. 특히 밤에는 발전 불가능한 태양광 발전과는 달리 24시간 지속적으로 전기를 만들었다. 또한 잡아 늘리거나 휘어져도 발전 성능은 그대로 유지됐다. 연구진은 "높은 열전 성능을 갖는 소재를 접목할 경우 전력 생산을 최대 40 ㎽/㎡ 까지 끌어올릴 수 있다"고 말했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2023-02-05 12:37:16[파이낸셜뉴스] 울산과학기술원(UNIST) 손재성-이지석 교수팀이 빛을 받으면 굳는 '금속 칼코게나이드 잉크'로 사진을 뽑아내듯 간단하게 전자부품 회로를 그리는 광학인쇄기술을 개발했다. 연구진은 이 기술로 2차원(2D), 3차원(3D) 구조체와 '마이크로 열전 소자'까지 만들어 기존 공정을 대체할 '무기물 소재의 패턴화 기술'로서의 가능성을 입증했다. 이지석 교수는 "고분자 지지체 없이도 프린팅 구조체를 수십 나노미터 단위로 조절할 수 있는 정밀한 기술"이라고 말했다. 또한 손재성 교수는 "광학 프린팅 기술은 고해상도 패턴을 균일하게 대면적으로 제작할 수 있다"며 "상대적으로 저비용 단순 공정을 통해 2차원 및 3차원 구조체 제작을 구현 할 수 있는 기술"이라고 설명했다. 기존 소재 패터닝은 빛으로 소재를 깎아내는 포토리소그래피나 레이저 및 전자빔으로 회로를 새긴다. 이 공정들은 비싸고 복잡하며 처리 시간도 길다. 여기에 대한 대안으로 빛을 이용해 소재를 쌓아올리는 '광학 3D 프린팅 기술'이 나왔으나, 대부분 유기물이 포함돼 소재의 특성을 떨어뜨리는 문제가 있다. 연구진이 개발한 '무기물 소재 광학 프린팅 기술'은 유기물이 없이도 빛을 받으면 굳는 '무기물 잉크'를 합성하고, 디지털 광 처리(DLP) 인쇄 공정에 접목한 것이다. 최근 반도체 소재로서 각광 받는 금속 칼코게나이드와 2차원 전이금속 다이칼코게나이드 소재를 잉크로 만들었다. 이 광학 프린팅 공정은 기존과 달리, '순수 무기물 잉크'만 사용했다. 또 나노미터 두께로 잉크를 쌓아 올리는 DLP 인쇄 공정을 이용해 제조 비용과 시간을 대폭 낮춰 반도체 소재 구조체를 만들 수 있다. 일반적으로 무기물을 포함하는 광학 프린팅 공정은 무기물 첨가제를 포함한 광경화성 고분자(유기물) 복합체를 잉크로 사용한다. 이 경우 공정 후 구조체 내부에 고분자가 남아 전기적 특성을 저해하는데, 이번 기술은 '순수 무기물'만 써서 이를 해결했다. 금속 칼코게나이드 전구체 용액을 합성 후, 광산 발생제를 첨가해 광학 프린팅에 사용 가능한 광경화 특성을 부여한 것이다. 연구진은 이 기술로 만든 2D, 3D 구조체는 높은 해상도와 균일도를 가졌다. 또한 대면적 프린팅과 3차원 적층 가능성도 제시했다. 더 나아가 광학 프린팅 공정을 이용한 마이크로 열전 발전기를 제작해 에너지 분야 응용 가능성을 입증했다. 이지석 교수는 "기존 광학 3D 프린팅 공정을 획기적으로 개선한 것은 물론, 프린팅 소재의 한계를 넘어 다양한 무기물 소재를 프린팅 공정에 직접 접목할 수 있는 중요한 기술"이라고 기대했다. 제1저자인 백성헌 석박사통합과정 연구원은 "다양한 기능성 소재에 따라 반도체 소자나 광전자 소자 등에도 응용이 가능할 것"이라고 기대했고, 공동1저자인 정상균 석박사통합과정 연구원은 "포토리소그래피에서는 필요한 '포토마스크'를 사용하지 않아 모양과 크기에 제약을 받지 않으므로 다양한 분야에 자유롭게 응용 가능할 것"이라고 전했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결과를 세계적 과학저널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 지난 7일 발표했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2022-09-29 01:15:34LG이노텍이 자체 개발한 혁신소재 원천기술이 산업통상자원부의 녹색기술인증을 획득했다고 23일 밝혔다. LG이노텍에 따르면 녹색기술인증은 정부가 지속 가능한 성장에 기여하는 친환경 기술을 공인하는 제도다. 녹색기술인증을 획득한 LG이노텍의 나노 다결정 열전 소재는 선박 등 산업용 발전을 위한 열전 시스템에 적용되는 핵심소재다. 열전 발전은 열 에너지를 전기 에너지로 변환하는 발전 방식을 말한다. 온도가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움직이는 전자의 성질을 활용해 열전 반도체 소재 양쪽에 온도차를 만들어 전력을 생산한다. 폐열을 회수해 전력을 재생산하기 때문에 전력 생산을 위한 발전기 가동 연료를 절감할 수 있고, 나노 다결정 열전 소재가 적용된 열전 시스템을 선박에 탑재할 경우 1척당 연간 892톤의 연료가 절감된다. 연간 2903t의 온실가스 배출 저감 효과도 있다. 이는 74만 그루의 소나무를 심은 것과 비슷한 효과다. 정철동 LG이노텍 사장은 "LG이노텍은 환경·사회·지배 구조(ESG) 선도 기업으로 고객 경험 혁신을 위한 다양한 친환경 기술 및 제품 개발을 지속 확대해 나가겠다"라고 했다. rejune1112@fnnews.com 김준석 기자
2022-08-23 18:05: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