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육군 12사단 을지부대에서 입대 9일 된 훈련병이 얼차려를 받던 도중 쓰러져 사망한 가운데 사인은 패혈성 쇼크인 것으로 드러났다. 28일 방송된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는 며칠 전 발생한 훈련병 사망 사건에 대해 다뤘다. 사망한 훈련병 사고 당일 입소 9일 차로, 신병 중 신병 이날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은 "(훈련병이) 쓰러진 날(23일)은 9일 차였다"며 신병 중 신병이라고 말했다. 사망 원인에 대해서는 △군기훈련 규정 위반 △건강상태 사전체크 무시 △얼차려 중 이상징후 묵살 △최단 시간 응급후송이 이뤄지지 않았을 가능성 등 있다며 막을 수 있었던 죽음이었다고 주장했다. 임 소장은 "(20~25㎏에 이르는) 완전군장을 한 채 팔굽혀 펴기, 선착순 뺑뺑이를 돌렸다고 하더라"며 6명의 군기 훈련 대상 훈련병을 상대로 완전군장 달리기를 시킨 뒤 1등만 빼고 또 돌리는 벌을 줬다고 했다. 이는 △군기 훈련은 하루 2시간 이내 △완전군장을 한 채 걷기 1km까지 △맨몸으로 앉았다 일어나기 가능 △맨몸 팔굽혀 펴기 20회까지 가능하다는 군기 훈련 규정을 어긴 것이다. 임 소장은 "군이 철저하게 정보단속을 했지만 휴일을 맞아 훈련병이 부모들과 통화를 하면서 정보가 샜다"고 사망이 알려진 경위를 밝혔다. 훈련병이 얼차려를 받은 이유에 대해서는 "좀 떠들었다는 이유로 군기 훈련을 줬다"고 말했다. 사인은 패혈성 쇼크로 열 40.5도까지 올라, 신장 투석 했지만.. 가장 중요한 사인에 대해선 "패혈성 쇼크로 병원 도착했을 무렵에는 열이 40.5도까지 올라갔다"고 전했다. 이어 "속초 의료원에서 2~3시간 치료했지만 열이 안 내려가 강릉 아산병원으로 이송했을 때도 거의 열이 40도였고 이때 근육이 녹아내리기 시작해 신장 투석을 했지만 결국 패혈성 쇼크로 사망에 이르렀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신병교육대 의무실로 이동을 한 시간이 23일 오후 5시 20분으로 이 시간대는 군의관이 없을 확률이 높다. 119 앰뷸런스로 외진을 가지 않았기에 아마 의식이 있는 상태로 긴급 후송됐을 개연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정상 호흡수는 분당 16회에서 20회인 반면, 사망한 훈련병의 호흡수는 분당 50회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임 소장은 "얼차려 전에 반드시 건강 체크, 문진을 하도록 돼 있다"며 "군기 교육은 고문이 아니고 가혹행위도 아니다"고 군의 처사를 비판했다. 또 "부모가 군에서 하는 부검을 못 믿어 그런지 국가수사연구원에다가 부검을 의뢰했다"며 "부검 결과는 빨라야 한 달 뒤에 나올 것 같다"고 전했다. gaa1003@fnnews.com 안가을 기자
2024-05-28 10:35:12[파이낸셜뉴스] 중국의 한 가정에서 아이의 소변을 뒤집어 쓴 음식을 그대로 먹는 모습이 공개돼 논란이 되고 있다. 8일(현지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베이징에 사는 여성 A씨는 최근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사진과 글을 올렸다. 사진에는 찐빵과 달걀, 나물 등 음식이 차려진 식탁 위에 아기가 소변을 보는 모습이 모습이 담겼다. A씨는 "할머니에게 안겨있던 아들이 갑자기 소변을 봤다"고 설명했다. 사진을 본 누리꾼들이 "그래서 저 음식을 먹었냐"고 묻자 A씨는 "먹었다. 조부모 등 가족들은 신경 쓰지 않았다"고 답했다. A씨는 "낮에는 아이에게 일회용 기저귀를 거의 채우지 않는다. 천으로 된 기저귀를 입히거나 맨몸으로 둔다"며 "아이가 소변보는 걸 방해하지 않는 게 좋다고 생각해서 입히지 않는다"고 밝혔다. 누리꾼들은 "나도 엄마지만 보고도 믿기 어려운 일", "아이 소변은 깨끗할 거라 생각하나", "이게 진짜인가요? 소변이 묻은 음식을 먹었다고요?" 등 반응을 보였다. 중국에서는 어린 남자아이들의 소변이 행운을 가져다준다고 믿는 문화가 있다. 이들은 어린 남자아이 소변이 양기를 높이고 열을 내리며, 악귀를 쫓고 행운을 가져다준다고 여긴다. 특히 생후 1개월이 되기 전날 아침 첫 소변이 가장 효험이 있다고 전해진다. 중국 남부 지역에서는 '소변 계란'이라는 독특한 요리도 전해 내려온다. 지난해 3월에는 중국 저장성에 사는 여성이 유치원에 부탁해 수집한 소변 4.5리터로 달걀 100여개를 삶아 먹는 모습을 공개한 바 있다. 중국인들은 이 계란에 질병 치유력이 있다고 믿고 있다. 당시 여성은 "'동자단'(童子蛋)이라고 불리는 지역 전통 음식"이라며 "10세 미만 남자아이들의 소변이 특히 영험하다. 이 소변에 담근 달걀을 24시간 끓인 뒤 먹으면 봄철 졸음 예방과 여름철 더위를 이겨내는 데 도움이 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마을 주민들과 나눠 먹었다"고 덧붙였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4-11-08 13:55:12[파이낸셜뉴스] 직장 상사의 극심한 ‘직장 내 괴롭힘’을 견디지 못하고 숨진 스물다섯 청년의 죽음이 업무상 재해로 인정받았다. 22일 고(故) 전영진씨 유족에 따르면 근로복지공단 서울북부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는 지난 9일 전씨의 사망이 산업재해로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전씨의 죽음이 적정범위를 넘어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주는 직장 내 괴롭힘으로 인한 정신적 스트레스가 원인이 되어 발생했다고 본 것이다. 전씨를 괴롭힌 직장 상사 A씨(41)의 형사사건에서 1·2심 법원이 ‘A씨의 범행이 전씨 사망에 상당한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판단한 점이 산재 인정에 결정적 요소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전씨는 2021년 8월 5인 미만 사업장인 강원 속초시 한 자동차 부품회사에 취직했다. 전씨는 이 회사에서 20년 경력의 A씨로부터 극심한 괴롭힘을 당하다가 결국 지난해 5월 23일 생을 마감했다. 전씨의 직장 내 괴롭힘 피해 사실은 동생의 죽음에 의문을 가진 형이 전씨의 휴대전화를 열어보면서 드러났다. 전씨의 휴대전화에는 그가 생을 마감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가 녹음돼 있었다. A씨는 전씨에게 “○○○○ 같은 ○○ 진짜 확 죽여벌라. 내일 아침부터 함 맞아보자. 이 거지 같은 ○○아” “죄송하면 다야 이 ○○○아” “맨날 맞고 시작할래 아침부터?” “개념이 없어도 정도껏 없어야지” “내일 아침에 오자마자 빠따 열두 대야”라는 등 폭언을 일삼았다. 또 전씨 사망 닷새 전에는 A씨가 “너 지금 내가 ○○ 열 받는 거 지금 겨우겨우 꾹꾹 참고 있는데 진짜 눈 돌아가면 다, 니네 애미애비고 다 쫓아가 죽일 거야. 내일부터 정신 똑바로 차려 이 ○○○아, 알았어?”라고 하는 폭언이, 나흘 전에는 “너 전화 한 번만 더 하면 죽일 거야”라고 욕설하는 내용이 녹음돼 있었다. 결국 ‘직장 내 괴롭힘’일삼던 A씨는 협박, 폭행,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지난해 3~5월 전씨에게 전화로 86회에 걸쳐 공포심이나 불안감을 유발하는 폭언을 일삼거나 16회 협박하고, 주먹으로 머리를 때리는 등 네 차례 폭행한 혐의를 받는다. 1심 법원은 A씨에게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하고 법정에서 구속했다. A씨 측은 ‘원심의 형은 무거워서 부당하다’며 항소했다. 하지만 2심 법원 역시 지난 5일 A씨가 낸 항소를 기각하고 원심 판단을 유지했다. 이와 관련해 전씨 유족은 형사사건 외에도 A씨와 회사 대표를 상대로 손해배상 민사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전씨 형 영호씨는 “지속적인 괴롭힘과 협박으로 벼랑 끝까지 몰린 동생이 죽었는데, 아직도 잘못한 게 없다는 듯이 책임을 동생에게 돌리고 있다”며 “그릇된 행동으로 발생한 일임을 꼭 인지하고, 동생 사건이 본보기가 되어 법이 더 강화되길 바랄 뿐”이라고 강조했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2024-09-22 19:28:06【 도쿄(일본)=이창훈 기자】 "지속 가능한 차별적인 제품, 한 번 맛보면 구매하지 않고는 못 배기는 특장점 개발이 필요합니다" 지난 6월 27~28일 간 일본 도쿄에서 열린 'K-푸드 페어 인 도쿄 2024'에서 국내 식품업체를 상대로 강연에 나선 윤상영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일본 지역 본부장 겸 도쿄지사장은 이같이 강조했다. K-푸드가 일본에서 인기를 끌기 시작한 지 오래된만큼 현지 경쟁도 계속해서 치열해지고 있어서다. 지난해 수출 부진에도 신기록을 써내려간 K-푸드지만 올해 목표는 더 높아졌다. 135억달러 목표로 당당히 '수출효자' 대열에 올라선 K-푸드의 약진을 위해, aT는 현지 소비자의 솔직한 품평과 더불어 바이어 직접 연결을 통한 수출 상담에 박차를 가하는 중이다.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는 일본 도쿄에서 개최한 'K-푸드 페어 인 도쿄 2024' 행사에서 역대 최대 규모인 4800만 달러 규모의 수출 상담 성과를 거뒀다고 1일 밝혔다. 'K-푸드 페어'는 우리 농수산식품의 수출확대를 위해 2013년부터 개최됐다. 일반적으로 무료 시식으로 진행되는 상품 평가에서 솔직한 대답을 얻기 어려운 점을 해소하고자 aT에서 직접 현지 소비자를 연령별로 모집해 가감없이 보완점을 모색하는 자리를 마련하고 있다. 이렇게 첫 날 수렴한 현지 소비자의 의견을 토대로 둘째 날 바이어들과의 면담에서 더 발전적인 방안을 제시하라는 지원책이다. 올해 품평회에서 주목을 받은 분야는 단연 냉동식품이다. 윤 본부장 역시 "일본의 식품 트렌드 자체가 냉동식품으로 정리되고 있다"며 "많은 바이어들도 열을 올리고 있고 대형마트에도 전용 코너가 들어서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이날 처음으로 일본 K-푸드 페어에 참석한 냉동만두 기업인 푸드웨어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 일본의 가정 냉장·냉동고 크기 자체가 대형화 추세를 보이는 등 냉동식품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다"고 분석했다. 푸드웨어는 이번 상담회를 통해 첫 참석에도 41만달러 규모의 수출 업무협약(MOU)를 체결하는 성과를 올렸다. 미국 현지의 냉동 김밥 수출을 이뤄낸 우정푸드 역시 이날 품평회에 냉동 떡과 김밥을 들고 나왔다. 이광석 우정푸드 이사는 "일본에는 스시, 주먹밥 등 이미 김밥의 경쟁 제품이 많은 상황"이라면서도 "매운 맛과 냉동 김밥의 간편함 등 한국 제품도 일본에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K-푸드페어의 수출 상담 실적은 역대 최대 규모다. 참가 업체 규모도 사전등록 만으로 300여개사를 채웠다. 전년에 비해 2배 가량 늘어난 규모다. 그 결과 수출상담 365건으로 4800만달러, 현장 업무협약(MOU) 13건으로 350만달러가 이뤄졌다. 일본 현지 대형마트에서도 한국 음식에 대한 수요를 적극 반영하고 있다. 일반적인 '세계 음식 코너'의 한 귀퉁이를 차지하는 여타 국가와 달리 한국 전용 식품 매대를 차려놓고 국내 마트와 비슷한 수준의 제품 구성을 전시 중이다. 권오엽 수출식품이사는 "농식품부와 공사는 전통적인 수출 주력 시장인 일본에서 K-푸드가 추가 도약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다양한 지원사업을 펼쳐 다양한 K-푸드 신제품이 더욱 많이 수출될 수 있도록 박차를 가하겠다"고 말했다. chlee1@fnnews.com
2024-07-01 18:39:41[파이낸셜뉴스] 육군 12사단 훈련병 사망 사건과 관련해 군기훈련(얼차려)을 시킨 중대장이 의료진에게 가혹 행위 상황을 축소 진술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군인권센터는 12일 오전 서울 마포구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운전병이 차량을 운전할 경우 조수석에 탑승하는 선임탑승자(선탑자)가 얼차려를 시킨 중대장이었다고 밝혔다. 군인권센터는 "훈련병이 가혹행위의 결과로 후송되는 과정에서 구급차 선탑자가 가해자인 중대장이었다"며 "A훈련병이 쓰러진 뒤 사건 발생 전후 상황을 군의관, 속초의료원 등 의료인과 주변 간부들에게 설명하는 역할을 맡았던 것으로 추정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가혹행위 가해자가 구급차 선탑자 역할을 수행하거나 환자 인솔을 맡을 경우 자기 방어 기제로 인해 사건 발생 전후의 상황을 사실대로 얘기하지 않거나, 축소할 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군인권센터가 입수한 속초의료원 간호기록지에는 '군대에서 뛰던 중 쓰러지면서 환자 확인 후 열 40도 이상이어서 군 앰뷸란스 타고 내원함'으로 기록됐다. 속초의료원 기록 상에는 최초 기재 후 사건 전후 상황에 대한 기록이 없다는 점을 감안하면 현장 상황을 최초로 전달한 사람은 '완전군장을 매고 연병장을 돌다가 쓰러졌다' 정도로만 상황을 축소해 설명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은 "경찰은 최초 사건 발생 당시 상황을 12사단 신교대 군의관, 간부, 속초의료원 의사 등에게 진술한 사람이 중대장이 맞는지, 맞다면 중대장이 완전군장 하에 50분 동안 달리기, 팔굽혀펴기, 구보 등 가혹한 얼차려를 강제했다는 사실관계를 정확하게 진술했는지 면밀히 수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yesyj@fnnews.com 노유정 기자
2024-06-12 13:55:09[파이낸셜뉴스] 최근 한 육군 훈련병이 군기훈련을 받다가 쓰러져 숨진 가운데 이를 지시한 지휘관의 신상 정보가 온라인에서 빠르게 퍼지고 있다. 28일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해당 사건과 관련해 확인되지 않은 주장과 신상 정보가 유포되고 있다. 여성 지휘관이라는 주장 나오자 성별 논란까지 사망 보도가 나오기 전인 지난 26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어제 12사단 신교대 ○○○ 훈련병 사망했다. 중대장 ○○○과 부중대장의 가혹행위로 인해 사망했다. 그 와중에 1소대 소대장 ○○○은 '너희들 체력이 하향평준화로 일어난 사건'이라고 비웃었다"고 글을 남겼다. 이어 "지금 부대 난리 났다. 간부들이 부모한테 '코로나 세대가 체력이 하향 평준화된 상태에서 얼차려 받다가 생긴 일'이라고 전화 돌리는데 화가 난다"며 "지금 훈련들 다 미뤄지고 무한 대기하는데 내가 여기서 아무 일 없이 잘 수료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무섭다"고 토로했다. 사건 보도 이후에는 지휘관의 실명과 나이, 출신 대학 및 학과 그리고 사진까지 커뮤니티에 확산되고 있다. 관련 뉴스 영상에는 "○○학번 ROTC 여군이고, ○○년에 임관했다"며 "이미 해당 부대에서는 병사들이 온라인에 (신상 정보) 다 까발렸다"는 댓글이 달리기도 했다. 댓글을 작성한 누리꾼 A씨는 "문제는 왜 여군이 훈련소에서 중대장을 하는 거냐. 병사들보다 체력이 안 되는 여군이 무슨 근거로 사병을 지휘하는 거냐"며 "과거에는 체력 되는 남성들이 직접 통솔했는데 여군 본인들은 같은 수준의 훈련을 안 하니까 뭐가 위험한지 인지를 못 하는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대낮 30도 가까운 땡볕에 이제 입대한 지 10일밖에 안 된 만 18세 장정들을 본인 기분 풀자고 35㎏ 나가는 완전 군장 메고 죽을 때까지 뺑뺑이 돌리는 게 살인이지, 군기 훈련이냐? 저 여군은 군법에 따라 사형에 처해도 적법한 판결"이라고 비판했다. 또 다른 누리꾼은 "여중대장의 가혹행위에 의한 살인이다. 그 지휘관이 평소에 다른 기수 훈련병도 2시간씩 군장 돌리고 했다더라"라고 말했다. 훈련병, 패혈성 쇼크로 열 40도까지 올라 육군에 따르면 사고는 지난 23일 오후 5시 20분쯤 강원도 인제의 모 부대에서 발생했다. 군기훈련을 받던 훈련병 6명 중 1명이 쓰러진 것. 해당 훈련병은 민간병원으로 후송돼 치료받았으나 상태가 악화돼 이틀 뒤인 25일 오후 숨졌다. 임태훈 군인권센터는 소장은 28일 방송된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통해 "(훈련병이) 패혈성 쇼크로 병원 도착했을 무렵에는 열이 40.5도까지 올라갔다"며 "속초 의료원에서 2~3시간 치료했지만 열이 안 내려가 강릉 아산병원으로 이송했을 때도 거의 열이 40도였다. 이때 근육이 녹아내리기 시작해 신장 투석을 했지만 결국 패혈성 쇼크로 사망에 이르렀다"고 사인을 전했다. 그는 "얼차려 전에 반드시 건강 체크, 문진을 하도록 돼 있다"며 "군기 교육은 고문이 아니고 가혹행위도 아니다"라고 군의 처사를 비판했다. 이어 "부모가 군에서 하는 부검을 못 믿어 그런지 국가수사연구원에다가 부검을 의뢰했다"며 "부검 결과는 빨라야 한 달 뒤에 나올 것 같다"고 말했다. gaa1003@fnnews.com 안가을 기자
2024-05-28 14:31:47[파이낸셜뉴스] 【광저우=이석우 특파원】 "캔톤 페어(중국수출입상품교역회)에서 못 구하면 구할 곳은 없다." "혁신적인 신제품들을 한번에 보고 가격과 품질까지 확인할 수 있어 바이어들에게는 빼놓을 수 없는 자리다." "새 아이템이나 거래처를 발굴하고 전세계 바이어와 품목들을 동시에 만날 수 있어 매년 참석한다." 지난 5일 폐막한 135회 캔톤 페어에서 만난 멕시코와 두바이, 캐나다 바이어들의 소감이다. 지난 4월 15일 중국 광둥성 성도 광저우시 하이주구에서 개막한 캔톤 페어에는 전 세계에서 40여만명의 바이어들이 참석했다. 코로나19 이전 모습을 재연, 세계 최대 무역박람회라는 명성을 확인시켰다. 광저우는 세계의 공장이라고 불리는 중국에서도 제조업의 허브라는 타이틀을 갖고 있다. 우스갯소리로 '핵폭탄을 제외하고 모든 물건을 구할 수 있는 곳'으로 표현되기도 한다. 중앙아 등 제3세계 바이어, 가파르게 급증 행사장에서는 중앙아시아와 아프리카, 남미 등 제3세계 바이어들을 쉽게 볼 수 있었다. 코로나19 전과 달라진 모습이다. 미국 등 북미와 유럽쪽 바이어 수가 아직 이전의 수준을 회복하지 못한 영향도 있지만 제3세계 바이어들이 늘어난 것은 확실해 보인다. 실제 캔턴 페어 조직위원회는 "중앙아시아 등 '일대일로'(육상·해상 실크로드) 연관 국가들의 바이어 수가 전체 해외 바이어의 64%를 차지한다"라고 설명했다. 교역회의 총 전시면적은 155만㎡. 축구장 210개 규모다. 총 2만8600여개의 기업이 참가했다. 외국 기업들의 전시가 허용된 국제관, 수입제품관에는 한국 등 50개 나라에서 680개 업체가 참가했다. 중국이 자국 제조업체들의 수출을 늘리기 위해 1957년부터 마련한 상품 수출 교역의 플랫폼이지만 2007년 101회부터는 해외 기업 상품의 전시도 일부 허용했다. 워낙 규모가 커서 봄, 가을 두 차례 열리는데, 봄·가을 각각 품목에 따라 일주일씩 1~3기로 나뉘어 3주간 이어진다. 우리나라에서는 코트라가 해외 기업의 전시 참여를 허용한 2007년 첫 해부터 발빠르게 부스를 확보해서 해마다 우리 중소기업과 제품들을 세계 바이어들에게 알리는 자리로 활용해 오고 있다. 올해도 수입품 전시관의 한국관이 차려지고, 전자제품, 차량 부품, 기계 등이 전시되는 1기에 참여한 31개 한국 업체 관계자들과 한국관 주관사인 코트라 관계자들이 61개 부스에서 우리 제품들을 알리느라 40℃가 넘는 남방의 더위 속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었다. 올해는 중국 주최 측이 외국기업에게 주는 전시 공간을 줄이는 바람에 코트라가 연초부터 주최 측과 실랑이를 벌이며 61개 부스를 고수할 수 있었다. 31개 한국 기업, 중국의 플랫폼으로 세계 바이어들과 교류 A구역 2호관에 자리잡은 한국관. 한국관 한쪽 부스에 많은 사람들이 몰려 사과, 오렌지, 키위 등 과일 등에서 짜낸 주스 맛보고 있었다. 현장에서 영어와 중국어를 사용해서 직원들이 제품들을 소개하고 있었고, 바이어들의 시음과 질문도 이어졌다. "중국의 비슷한 제품들의 가격이 저희 것의 3분1 이하 수준입니다. 중국산의 품질도 놀랄 정도로 빨리 치고 올라왔어요. 디자인도 거의 우열을 가릴 수 없고요. 그래도 저희 물건들은 잘 나가고, 중국 소비자들도 많이 찾습니다. 결정적인 기술에서 다르거든요. 맛을 보시면 압니다". 스마트 주서기, 원액기 등을 만드는 엔유씨 전자의 임지수 중국 총괄팀장의 말이다. 임 팀장은 "기존 믹서기와는 달리 서서히 눌러서 과일 원액을 짜내는 원액기들이 중국 시장에서도 반향을 얻고 있다"라고 말했다. 기존 믹서기들은 커터 회전시 발생되는 열로 인해 과일 맛과 향이 영향을 받지만 원액기는 천천히 짜내다 보니 향과 맛이 그대로 보존된다는 설명이다. 7초 만에 진공상태를 만들어 과일을 블렌딩하는 진공 블렌더도 좋은 식감 유지를 인정받으면서 인기를 끌었다. 엔유씨 전자의 원액기 매출액만 750억 원대. 대부분의 한국산 소형 가전들이 중국산에 일찌감치 추월당하고 무너졌지만 이 회사는 차별적인 기술력으로 중국 등에서 시장을 넓혀나가고 있었다. 패러다임이 다른 기술적 접근으로 차별화와 우위를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여성과 젊은이가 타깃이다. 캔턴 페어 기간에 동남아, 중동, 남미 등의 바이어들을 많이 만났고, 이들을 통해 판로 확대에도 도움을 크게 받고 있다". 중국이 마련한 플랫폼을 이용해 선전과 마케팅에 제약을 받는 우리 중소기업들이 중국은 물론 세계 시장에 활로를 개척해 나가고 있었다. 한국 중소기업들, 코트라 주관의 한국관 기반으로 중남미와 중앙아, 아프리카 시장도 개척 한국관의 다른 한편에 있는 맥선. 중국에서는 마이센금속으로 더 알려져 있다. 부탄가스, 휴대용 가스레인지 제조 기업이다. "캔톤 페어에 기회 있을 때 마다 수년 째 참가해 오고 있다. 전세계 바이어들을 한꺼번에 만날 수 있는 게 강점이다"라고 맥선의 함광호 대련 매니저는 말했다. 이곳에서 만난 해외 바이어들을 통해 맥선은 지난해 아프리카 수출에서 대박을 쳤다. 아프리카 일부지역에서 전력과 연료 공급이 부족해지면서 취사용으로 맥선의 휴대용 가스레인지가 불티나게 팔렸다. 판매 신장률이 300%를 넘어선 원동력이 됐다. 지난해 캔턴 페어 가을전시회 때에는 중국중앙텔레비전(CCTV)에서 이 기업 부스로 찾아와 인터뷰를 했고, 시청률 높은 시간대에 소개도 했다. 회사의 중국 내수용 제품 브랜드 이름을 한글로 인쇄돼 유통하는 회사 고집도 눈에 띄었다. 다른 한국 부스를 지나치는데 환경미화원들이 쓰는 큰 빗자루와 제설작업용 넉가래 등의 제품을 둘러싸고 해외 바이어들이 상담하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가족 기업으로 설립자 아들이 영어로 중동의 바이어들에게 제품을 설명하고 있었다. 제품은 비슷해 보여도 빗자루 살의 탄력, 내구성, 쓸어 담는 기능의 차이가 꽤 커서 중국 제품보다 비싸도 기존 바이어들의 재구매가 이어지고 있다는 설명을 들을 수 있었다. 캔턴 페어는 광저우에서 열리지만 세계의 바이어들에게 상품을 선을 보이는 장소이다. 코트라의 안간힘속에서도 부스 확대는 하늘의 별따기다. 당초 중국 당국이 자국 상품을 세계에 알리기 위해서 만든 플랫폼이었는데 다양성을 강조하기 위해 일부 해외 기업들의 제품 전시도 제한적으로 허용한 탓이다. AI 활용 제품 늘고, 중국·튀르키에 전자제품의 약진 두드러져 일단 캔턴 페어의 부스를 잡으면 그 자체로 상품성을 인정받는 것이어서 부스 확보를 위한 중국 현지 업체들이 경쟁이 치열하다. 부스를 못얻은 중국 일부 기업 직원들은 행사장에 팸플릿과 모형 등을 들고 나와 해외 바이어들을 붙잡으려고 애쓰고 있었다. 미처 부스를 확보하지 못한 업체들은 부스를 확보한 업체들에게 연락해 부스 권리금을 줄 테니 장소를 양보해 달라는 요구를 하기도 하고, 공간을 내어 자사 제품을 홍보할 수 없느냐는 부탁을 하기도 한다. 캔턴 페어의 위상을 보여준다. 기본 부스 9㎡ 넓이가 대략 3500만원~4000만원 정도에 호가될 정도이다. 해외업체들의 상품을 전시하는 국제관(수입제품관)에는 우리나라를 비롯해, 튀르키에, 미국, 독일, 영국 등 50개 국가에서 680여개 업체가 부스를 차리고 진검승부를 벌이고 있었다. 국제관의 전자관만 획 돌아봐도 인공지능(AI)의 활용과 핸드폰 등과의 연동 등 중국제품들의 고품질화가 더 두드러졌다. 한국관 옆 튀르키에관은 대대적인 물량 공세로 가전분야 등에서 빠르게 치고 올라오는 모습이었다. 개막 직후인 지난 17일 리창 총리가 캔톤 페어를 찾아와 해외 바이어들을 만났다. 리 총리는 “캔톤 페어는 중국이 지속해서 대외 개방을 확대하고 글로벌 시장에 적극적으로 융합해 온 것을 보여주는 하나의 축소판”이라며 중요성을 지적했다. 이케아, 월마트 등 기업 관계자들과 가진 간담회에서는 “대외 개방을 지속 확대하고 무역과 투자의 자유화 및 편의성 증진을 촉진하겠다"라면서 해외기업과의 협력을 강조했다. june@fnnews.com 이석우 대기자
2024-05-02 13:18:50[파이낸셜뉴스] #OBJECT0# 치앙마이에서 눈을 뜬지 4일째 되는 날, 이 날은 버스를 타고 치앙라이에서 약 3시간 30분 거리에 있는 근교 도시인 치앙라이로 이동할 작정이었다. 타페게이트 근처에 있는 호텔에서 체크 아웃을 하고 가까운 카페에서 아침을 먹었다. '싱글 오리진 스토어 타페'라는 곳으로 구글 평점이 매우 높았다. 태국 현지 느낌이 전혀 없는, 한국 강남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세련된 느낌의 카페였다. 크림 파스타와 샌드위치를 먹었다. 이후 도보 5분 거리에 있는 '쿨 무앙'이란 작은 카페에 들렸다. 커피를 기다리는 동안 다양한 피부색의 관광객, 현지인이 가게에 들렸다. 젊은 여사장님이 운영하는 카페였다. 아메리카노를 시켰는데 살면서 먹어본 커피 중 가장 산미가 강했다. 조금 과장하면 커피에 식초를 탄 건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카페 한 구석에는 한 한국인 손님이 엽서에 그려 놓고 간 고양이 데생이 있었다. 엽서에는 2024년 1월 14일이라는 날짜와 함께 '통영에서 온 백서냉면 쉐프'라는 한글이 남겨져 있었다. 이 글을 쓰며 네이버 지도에 냉면 가게 이름을 검색해 보니 맛있다는 평이 많다. 역시 고양이를 좋아하고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 중에 나쁜 사람은 없는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다시 하게 된다. 치앙라이 무사 도착..하지만 코로나19 감염? 호텔 체크아웃을 하기 전 치앙마이에서 빌린 렌터카를 반납했다. 차량의 흠집과 사고 여부를 확인하고 사전에 건넸던 보증금 1000밧을 돌려 받았다. 그랩 택시를 타고 치앙마이 버스터미널로 이동했다. 사전에 예약한 티켓을 수령하고 버스 시간에 맞춰 버스에 탑승했다. 동행과 함께 버스 좌석에 자리를 잡았는데 뒷자리의 한 할머니가 기침을 하는 소리가 몇번 들렸다. 이때까지만 해도 대수롭게 여기지 않았는데 나중에서야 이 할머니의 기침이 큰 나비효과가 되어 돌아온다는 것을 알게된다. 1시간 조금 더 넘게 달리고 첫 번째 휴게소에서 내렸는데 살짝 멀미 증상이 있었다. 평소에 차 멀미를 하지 않는 편인데 어지럽고 속도 울렁거렸다. 고통을 잊으려고 눈을 감고 잠에 들려고 했지만 쉽게 잠이 오지 않았다. 구글 맵을 켜놓고 버스의 이동 경로를 실시간으로 지켜봤는데 몸이 힘든 만큼 버스의 이동 속도는 더디기만 했다. 도착 1시간을 앞두고부터는 멀미가 굉장히 심해졌다. 어찌어찌 참아가며 치앙라이 버스 터미널에 내렸다. 치앙마이부터 여행을 함께 해 온 현지인 친구가 약국에서 타이레놀과 목캔디를 사다줬다. 미리 예약해둔 렌터카를 받으러 가기 위해 이동을 하는데 갑자기 어지럼증이 밀려 왔다. 그대로 길바닥에 주저 앉아서 한동안 가방을 배고 누워있었다. 이때 쯤 차 멀미가 아니라 감기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한국에서 보통 감기에 걸리면 몸살 증상이 있는데 목이 가렵고 답답한 것이 수년전 걸렸던 코로나19와 증상이 비슷했다. 정도는 훨씬 약했지만 태국 코로나19에 다시 걸린걸까,라는 걱정이 들었다. 하지만 이미 내 몸안에 항체가 있을 것이라고 믿으며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좀 심해지면 병원에 가면 그만이다. 사실 수년전 파타야에서 길을 걷다 차에 치여 태국 앰뷸런스를 타고 병원에 실려 갔던 경험도 있었다. 재밌게 놀려고 여행을 왔는데 아파서 제대로 즐기지 못하는 것만큼 억울한 것도 없다. 치앙라이 버스 터미널은 벽화가 인상적이었다. 태국 전통 여성의 그림이 큰 기둥마다 있었고, 큰 벽면에는 태국을 상징하는 다양한 그림들이 있었다. 버스 터미널의 주차장에서 미리 예약해둔 렌터카를 인수 받았다. 보증금이 2000밧으로 치앙마이보다 조금 더 비쌌고, 차를 빌리는 가격은 하루에 4만원 정도로 한국보다는 저렴했다. 카오소이 먹고 '탄야 반 본 도이' 숙소로 치앙라이에서 첫 끼는 카오소이를 먹기로 했다. 구글 맵을 검색해 평점이 적당한 곳을 찾아 차를 몰았다. 가게 이름은 'Khao Soi Thao Gae Ek'이란 곳이었다. 카오소이와 함께 태국식 비빔국수인 '카놈찐'이 유명한 곳이었다. 돼지고기가 들어간 카놈찐은 한국의 매운 갈비찜 국물에 면을 넣어 먹는 것과 흡사했다. 카오소이도 달콤한 코코넛 밀크의 맛이 강조된 다른 식당과 달리 굉장히 매운 맛이 강한 것이 특징이었다. 곁들여 주는 야채 역시 매콤해서 한국의 김치와 비슷했다. 실내가 아닌 야외 노출형 식당으로 한 여름에는 조금 더울 수도 있어 보였다. 가게 벽면에는 여느 맛집처럼 액자에 걸린 다양한 사진들이 있었다. 식사를 하고 커피는 '아가페(AGAPE)'란 카페에서 마셨다. 그리스어로 '사랑'을 뜻하는 아가페란 단어를 이름에 사용한 카페로 사자와 함께 작은 아기 사슴이 있는 이미지가 카페의 상징이다. 작은 실내 정원 느낌의 카페로 인테리어와 분위기 모두 나쁘지 않았다. 커피를 먹고는 미리 예약해둔 숙소로 이동했다. 숙소는 유튜브를 통해 정보를 얻고 예약한 '탄야 반 본 도이'라는 곳이었다. 일주일간 치앙마이, 치앙라이에서 묵었던 여러 숙소 중 가장 좋았다. 총 이틀을 묶었는데 교외 지역이라 이동은 좀 불편했지만 별도 리조트 형태의 독립형 숙소라 한적하고 조용했다. 인적이 드문 언덕을 차를 몰고 오르면 거대한 철문이 나오는데, 미리 받아둔 전화번호로 전화를 걸면 문이 자동으로 열리는 시스템이었다. 높은 언덕 지형에 개별의 숙소가 있고, 수영장이 딸린 조금 오래된 리조트 같은 형태였다. 1박에 4~5만원 선으로 3성급 호텔이었는데 위치가 조금 외진 것을 빼면 마음에 쏙 드는 숙소였다. 치앙마이 최고의 한끼 '무카타' 뷔페 감기 기운이 있어 숙소에서 잠시 휴식을 취한 뒤에 차를 몰고 저녁을 먹으러 나갔다. 동행이 찾은 현지 무카타 식당이었는데 한가한 찻길에 유독 그 가게만 사람이 넘쳐나고 있어서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 무카타는 태국어로 '구이'를 뜻하며 태국의 대표적인 숯불구이 요리다. 샤부샤부 스타일의 '수끼'와도 비슷하고 한국의 삼결살과도 비슷하다. 고기, 해산물, 야채 등을 선택해 불판에서 구워 먹는데 불판이 볼록한 원형이다. 불판에서는 직화로, 불판의 가장 자리는 국물이 고여 샤부샤부 스타일로 먹을 수 있다. 우리가 간 곳은 영어나 한글 이름이 없는 완전 현지 식당이었다. 'Sank Hong luang' 거리에 있는 식당인데 구글 맵에서도 잘 검색이 되지 않는다. 구글맵에 치앙라이 'Wonder'라는 식당을 입력하면 그 길 건너편에 있는 식당이다. 식당의 컨셉은 한국의 노량진 수산물 식당과 고기 뷔페를 섞어 놓은 듯하다. 수많은 해산물과 다양한 육고기 등이 차려져 있고 뷔페 형태로 마음껏 먹을 수 있다. 무카타 기본 불판만 시킬 수도 있고, 요금을 조금 추가하면 숯불 형태의 직화 불판까지 2개를 동시에 놓을 수 있다. 추가 요금이 큰 차이가 없기 때문에 불판은 모두 선택하는 것이 좋다. 새우, 게는 물론 공룡시대에 살았을 것 같은 투구게 역시 수백 마리가 쌓여 있었다. 투구게의 경우 구워서 알을 먹는 유튜브 영상을 본 적이 있는데 쉽게 손이 가지는 않았다. 투구 게의 파란색 피는 아주 값비싼 의약품의 원료로도 사용된다고 한다. 뷔페의 시간은 무제한 이었고 소스 역시 다양했다. 개인적으로 뷔페에서 수박을 몇 접시씩 먹는데 수박도 떨어지면 바로바로 채워줘서 원 없이 먹을 수 있었다. 고기, 꼬치, 조개구이, 닭발 등을 배부르게 먹고 후식으로 아이스크림까지 야무지게 챙겨 먹었다. 유일한 단점은 수십 개의 불판이 끊임없이 열을 내뿜기 때문에 냄새가 온 몸에 밴다는 정도다. 저녁을 먹고는 시간이 늦어 인근의 관광 명소를 둘러봤다. 치앙라이 황금시계탑 앞에서 기념 사진을 찍고, 근처의 야시장을 잠깐 산책했다. 전날 치앙마이 라이브 카페의 기억이 좋았기 때문에 치앙라이에서 라이브 음악을 들을 수 있는 '타마린드 비스트로 앤 뮤직 하우스'에 들렸다. 라이브 음악을 들으며 칵테일을 한 잔씩 하고 하루를 마감했다. 같이 간 친구가 '타마린드'는 태국의 열대 과일 나무로 가게 한 가운데 있던 굵은 나무가 '타마린드' 나무라고 설명해 줬다. 칵테일을 마시며 태국어로 1부터 10까지 세는 법을 배웠다. 타마린드의 열매는 커다란 갈색 콩처럼 생겼다. 타마린드의 꽃말은 '사치'라고 한다. 치앙라이에서의 사치스런 하루가 이렇게 지났다. hwlee@fnnews.com 이환주 기자
2024-04-21 21:08:45밀양 아리랑시장 인근에는 전국적으로 소문난 맛집 '향촌갈비'가 있다. 허영만 작가의 '백반기행'에도 소개된 곳으로, 130여년의 나이를 훌쩍 넘긴 고택과 수령 250년의 모과나무 연리지를 볼 수 있어 SNS 방문 후기가 줄을 잇는 곳이다. 이 식당의 주인은 '수묵화 명장'으로 이름이 알려진 청우 손주필 화백(71·사진)이다. 20대 시절 서울에서 공부를 하다 결혼을 한 25세 때 고향으로 내려왔다. 양돈업과 과수원에 이어 식당을 차려 생업을 이어가다 1998년 무렵에야 문인화에 입문했다. 이후 30여년간 대한민국 미술대전, 강암휘호대전, 대한민국 문인화대전 등에서 특선과 우수상 등 총 30회 이상 수상 기록으로 대가로 인정받았다. 1652㎡(약 500평) 규모 고택은 밀양 손씨인 화백이 3대째 물려받은 집으로, 현재도 사랑채를 가옥으로 사용하고 있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의 아버지가 군의관이던 시절 이곳 중채에 세들어 살았는데, 안 의원이 당시 이곳 중채에서 태어난 일화도 유명하다. 손 화백이 직접 손님을 맞이하는 식당에 들어서면 서울 인사동의 어느 갤러리에 와 있나 하는 착각이 든다. 식당은 안채와 별실 등 한옥의 구조를 그대로 둔 채 문틀 구조만 모두 통유리로 바꿔 리모델링했다. 내부 벽 곳곳에는 손 화백이 직접 작업한 수묵화가 걸려 있다. 한옥이 지닌 전통의 아름다움과 크고 작은 작품들, 중정과 연리지, 또 서양풍의 모던한 인테리어가 곁들여져 정갈하고 신비로운 기운이 넘친다. 그가 즐겨 그리는 문인화는 전문적인 화가가 아닌 사대부층이 여가로 즐긴 그림이다. 먹의 농담으로만 피사체의 형체와 특징을 드러내는 만큼 섬세한 힘 조절과 타고난 미적 감각을 필요로 한다. 그가 수년 전 그린 사신도 그림은 홍삼 제조기업 진삼가의 프리미엄 상품 패키지에도 새겨졌다. 청룡의 해를 맞아 더욱 주목받는 사신도 속 좌청룡의 당당한 자태는 이영옥 전통자개 명장과의 콜라보로 더욱 영롱한 빛을 발하는 중이다. 잉어를 소재로 한 그림을 가장 즐겨 그린다는 손 화백은 "70여점의 작품이 그간 쌓였고, 100점까지 채워 올해는 개인전을 열 계획"이라고 말했다. 밀양에서 태어나 밀양에서 일하며 밀양의 문화예술을 알리는 그의 마지막 버킷리스트인 셈이다. 손 화백은 "내 고향이라 딱히 어디가 더 좋다 말할 건 없다"면서도 "또 놀러오라"며 보는 이의 마음까지 따뜻해지는 환한 미소를 지었다. en1302@fnnews.com 장인서 기자
2024-01-25 18:17:23[파이낸셜뉴스] 더불어민주당에서 탈당한 '원칙과상식'의 김종민·이원욱·조응천 의원이 박원석 전 정의당·정태근 전 한나라당(현 국민의힘) 의원과 함께 신당 '미래대연합(가칭)' 창당을 선언했다. 이들 신당은 기득권 정치를 타파하고 신뢰받는 정치를 만들기 위해 개혁 세력이 함께 모이는 플랫폼이 되겠다는 구상이다. 김종민·이원욱·조응천 의원은 12일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원칙과 상식 위에서 국민의 삶을 바꾸고 미래를 개척하기 위해 '미래대연합'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이날 회견에 배석한 박원석 전 의원과 정태근 전 의원은 전날 각각 정의당과 국민의힘 탈당을 마쳤다. 정 전 의원은 기자회견 후 기자들과의 질의응답에서 "200여명이 넘는 활동가들과 함께 정치혁신포럼인 '당신과함께'를 운영해왔다"며 "'당신과함께'와 함께 했던 여러 그룹들이 여기에 동참하면서 제3지대 단일대오를 반드시 만들어내서, 이번 총선에서 한국 정치를 바꿀 수 있는 토대를 반드시 만들겠다"고 밝혔다. 박원석 전 의원도 "관용이 사라진 양극단의 정치를 넘어서려면 제3당이 있어야 한다는 필요성을 오랫동안 느껴왔다는 차원으로 참여하게 됐다"고 전했다. 김 의원은 "각 정당의 기득권과 싸워온 분들이 다 모였다"며 "어느 한 당, 하나의 진영과 영역을 대표하는 것이 아니라 각 영역과 정당에서 기득권 전체와 싸워왔던 5명이 모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김 의원은 "미래로 가는 개혁세대가 다 같이 힘을 합치자는 목표를 가지고 창당을 선언한 것"이라며 "이낙연 전 대표와 이준석 전 대표, 그 밖의 신당 추진세력과 공통분모를 만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늦어도 설 전에는 국민들을 위한 설 선물로 미래를 향한 정치세력(연합)을 선보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아울러 박 전 의원은 "여러 신당이 생겼고, 누군가는 먼저 테이블을 세팅해야 한다"며 "이낙연 전 대표도, 이준석 전 대표도 그 테이블에 앉히고 더 나아가서 양극단을 넘어서는 모든 시민이 함께할 수 있는 큰 식탁을 차려보겠다는 포부"라고 덧붙였다. 미래대연합은 오는 14일 창당발기인 대회를 열 예정이다. 합류를 결단한 정계 인사들도 순차적으로 공개한다는 방침이다. ming@fnnews.com 전민경 기자
2024-01-12 14:51: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