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한미 연구진이 염증을 감지하거나 약물을 전달할 수 있는 수술실을 개발했다. 이 수술실은 피부를 꿰매는 것보다 몸 속 장기 등을 수술한 뒤 봉합할때 염증 유무를 확인하는데 사용할 수 있으며, 수술부위를 더 빨리 아물 수 있도록 약물을 전달할 수도 있다. 또 이 수술실을 이용해 수술 부위에 줄기 세포와 같은 치료 세포를 전달할 수도 있다. 성균관대 글로벌바이오메디컬공학과 이정승 교수와 미국 캔사스대 김현준 교수, MIT 기계공학과 지오바니 트래버소 교수가 공동연구해 '스마트 수술실'을 개발하고 재료분야 국제 학술지 '매터(Matter)'에 17일(한국시간) 발표했다. 트래버소 교수는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4월 미국 방문중 MIT 디지털바이오 석학과의 대화에 참여한 과학자이다. 수술에 가장 많이 쓰이는 의료제품 중 하나인 수술실은 잘 소독된 콜라겐 가닥으로 만들어 90일 이내 몸 속에 스며들게 만든다. 이정승 교수는 "의료진이 몸 속 수술 부위를 봉합하고 나면 내부에서 염증이 생기는 것을 확인할 방법이 없다는 얘기를 듣고 이 스마트 수술실 개발 아이디어를 얻었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우선 염증 가능성을 줄이기 위해 탈세포화된 돼지 조직으로 수술실을 만들었다. 이 수술실은 기원전부터 유래됐던 가축의 장을 말리고 꼬아 만든 '장선'보다도 인장강도가 우수했으며, 꿰맨 부위의 면역반응이 훨씬 적게 나타났다. 다음으로 새로운 수술실이 꿰맨 부위의 염증 여부를 알아낼 수 있도록 바이오 센서로 작용하는 물질을 만들었다. 'MMP'라 불리는 염증 관련 효소가 조직에 존재할때 미세입자로 된 형광물질이 소변으로 방출되도록 수술실 위에 하이드로젤을 코팅했다. 연구진은 이 수술실로 돼지의 장을 꿰매는 실험을 진행했다. 그결과 염증이 있는 돼지는 소변에서 형광물질이 발견됐으며, 정상적인 돼지에게서는 발견되지 않았다. 이 교수는 수술실을 염증에 반응해 형광물질이 나올 수 있다면 형광물질 대신 염증을 치료하는 약물도 여기에 담아낼 수 있겠다는 가정하에 추가로 연구했다고 설명했다. 그 결과 수술부위가 빨리 아물게 하는 약물을 담아내거나 통증을 줄여주는 약물을 넣어 일주일간 서서히 방출하도록 만들었다. 그는 "이 수술실이 어떻게 디자인하느냐에 따라 바이오 센서 역할을 할 수도 있으며, 다양한 약물을 전달하는 플랫폼 역할까지 가능하다"고 말했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2023-05-16 14:08:41[파이낸셜뉴스] 낮 최고기온이 30도를 웃돌면서 본격적인 여름이 시작됐다. 여름은 당뇨병 환자에게는 유독 힘든 계절이다. 무더위로 인한 온열 질환에 취약할 뿐만 아니라 혈압 및 혈당 관리 등 평소보다 조심해야 할 것들이 많아지기 때문이다. 노원을지대병원 내분비내과 김진택 교수는 "최근 혈당 다이어트, 일명 ‘글루어트’가 각광받고 있는데, 혈당 다이어트는 체중감소와 당뇨 예방 및 완화에 매우 효과적이다"라며 "식사 후 혈당이 급격히 상승하는 현상인 혈당 스파이크를 예방하고, 인슐린 저항성을 개선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20일 밝혔다. 김 교수는 “수박, 참외, 복숭아, 포도 등 여름철 제철 과일은 무기질과 비타민 보충에 있어서 중요한 식품이지만 너무 많은 양을 섭취하면 혈당이 높아질 우려가 있다"며 "특히 여름철 제출 과일 중 수박은 가장 당지수가 높아 혈당 스파이크를 일으킬 수 있으므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라고 설명했다. 당뇨를 예방하려면 상대적으로 당지수가 낮은 사과, 배, 자두 등을 섭취하는 것이 좋다. 당뇨병 환자의 경우 적정한 체중 조절을 위해 운동은 필수다. 하지만 여름철에는 가장 무더운 시간대는 피해야 한다. 특히 혈당이 높을 때 운동을 하면 오히려 해가 될 수 있는데, 온열 질환 위험성이 높고, 땀이 나면서 탈수가 생길 수 있어서다. 더위로 인해 생기는 갈증을 탄산이나 주스 등 단 음료 대신 시원한 물이나 차를 마시는 것이 좋다. 하지만 장시간 운동을 할 땐 탈수나 저혈당을 빠르게 회복할 수 있는 5~10% 미만의 당분이 함유된 스포츠음료를 준비해 두는 것이 좋다. 당뇨병 환자에서 탈수가 발생하면 신장이나 심기능에도 문제가 될 수 있다. 당뇨병 환자에서 식욕 감소는 어느 정도 혈당조절에 도움이 될 순 있다. 그러나 정도가 너무 심해 식사를 거를 정도라면 저혈당을 조심해야 한다. 특히 약물치료를 받는 당뇨병 환자는 정해진 시간에 먹는 규칙적인 식사가 중요하다. 당뇨 환자에게 발은 언제나 특별 관리 대상이다. 당뇨 합병증의 가장 흔한 질환이 발에서 먼저 나타나고,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면 발을 절단해야 하는 상황도 발생하기 때문이다. 특히 당뇨 환자는 신경 감각과 혈액 순환 등의 기능이 정상인보다 떨어져 온도 변화와 통증에 둔감하다. 특히 여름철엔 샌들을 신으면서 발이 노출되는데, 이때 발에 작은 상처가 생겨도 잘 감지하지 못해 심각한 염증으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여름철엔 매일 발을 자가 검진하자. 잘 보이지 않는 부분은 거울을 사용해서 발바닥, 발가락 사이, 발뒤꿈치까지 잘 살피고 피부가 붉게 편하거나 붓고 열감이 느껴지는지 관찰이 필요하다. 땀이 많이 난다면 파우더를 발라 주는 것도 도움이 된다. camila@fnnews.com 강규민 기자
2024-06-20 09:02:47안구건조증 환자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안구건조증은 노화와 관련이 있지만 미세먼지, 황사 등의 환경 요인, 과도한 스마트폰 사용이나 스트레스, 과음, 흡연, 수면부족 등의 생활 습관도 원인이 된다. 21일 의료진들은 안구건조증 환자가 유독 봄에 증가하기 때문에 안구건조증 예방을 위해서는 황사, 미세먼지, 꽃가루가 심한 날 외출을 피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안구건조증, 성인 80% 경험 안구건조증은 눈물층의 양과 질이 감소해 생긴다. 건성안증후군 또는 눈마름증후군이라고도 불린다. 성인 80%가량 살면서 한 번쯤 경험한다. 눈을 깜빡이지 않고 있다 보면 마치 눈이 타들어 가는 듯한 통증과 이물감이 생기고 눈앞이 흐려지면서, 심하면 두통까지 생기곤 한다. 이는 눈물이 눈 표면을 덮지 못하고 증발돼 생기는 증상이다. 우리 눈에서 눈물의 역할은 각막과 결막을 적셔 눈을 부드럽게 해주고 눈꺼풀을 움직이는데 윤활 작용을 한다. 또 각막의 고른 굴절면을 유지시켜 깨끗한 상을 볼수 있도록 해 좋은 시력을 유지하도록 돕는다. 세균과 먼지를 씻어내주는 면역 기능을 하기도 한다. 이 때문에 일정량의 눈물이 항상 분비돼야 한다. 눈물에는 지방층, 수성층, 점액층의 세 가지 성분이 있다. 이 중 하나라도 어떠한 원인에 의해 결핍되면 안구건조증을 일으킨다. 강남세브란스병원 안과 변형주 교수는 "안구건조증 환자가 유독 봄에 증가한다"며 "특히 봄철에는 건조한 날씨나 꽃가루, 미세먼지 등이 직접적인 원인이 되기도 하고, 꽃가루 알레르기 등의 치료제로 쓰이는 항히스타민제가 눈을 건조하게 만들기도 한다"고 말했다. ■과도한 스마트폰 사용도 원인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최근 5년간(2018~2022년) 매년 230~250만명 가량의 환자들이 안구건조증으로 병원 진료를 받았다. 2022년 기준 여성이 남성보다 2배 정도 안구건조증 환자가 많았으며 연령별로는 60~69세가 19.4%로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 △50~59세(19.1%) △40~49세(15.1%) △70~79세(12.2%) △20~29세(11.6%) △30~39세(11.4%) △80세 이상(6%) △10~19세(4.5%) △9세 이하(2.1%) 순이었다. 노화와 건조한 날씨도 안구건조증을 유발하지만 과도한 스마트폰 사용이나 스트레스, 과음, 흡연, 수면부족 등의 생활 습관도 원인이 된다. 특히 스마트폰의 작은 화면을 장시간 집중해서 보는 것은 눈의 건강을 해치는 주된 요인이다. 평상시 1분에 16~20번 정도 눈을 깜빡인다. 하지만 책이나 모니터를 집중해서 보는 경우에는 분당 5~8회까지 감소된다. 눈을 오래 뜨고 있는 시간이 길어지면 눈물막이 쉽게 파괴되고 각막에 염증을 동반하는 안구건조증이 발생한다. 이로인해 이물감이나 충혈, 피로감, 눈주위 통증, 시력저하 등이 나타날 수 있다. 또 근거리에서 스마트폰을 오래 보게 되면 초점을 맞추기 위해 사용되는 눈근육에 무리가 가게 돼 시력저하와 함께 눈이 무겁고 피로해지게 된다. 서울성모병원 안과 변용수 교수는 "스마트폰 사용시 눈 깜빡이는 횟수가 감소하고 눈을 뜨고 있는 시간이 길어진다"며 "이때는 무보존제 인공눈물을 점안하는 것이 좋다"라고 설명했다. ■온찜질, 세정 등으로 눈 관리해야 안구건조증은 눈이 건조하고 뻑뻑한 증상에 그치지 않는다. 눈알이 빠질 것 같은 극심한 통증과 두통도 생길 수 있다. 계속 방치하면 시력이 나빠지고, 심하면 실명을 유발할 수 있다. 따라서 생활 속에서 미리 안구건조증을 예방하는 것이 좋다. 가장 쉬운 예방법으로는 △눈꺼풀 제대로 깜빡이기 △온찜질과 눈꺼풀 세정 △인공눈물 적정량 사용하기 △자외선 차단 등이 있다. 눈을 제대로 깜빡인다는 것은 눈꺼풀을 완전히 감았다가 떴을 때 눈물이 한번 순환하도록 하는 것이다. 눈을 완전히 감지 못하고 반만 감았다 뜨면 눈 표면이 말라서 안구건조증이 진행될 수 있다. 의식적으로 눈을 완전히 감았다 뜨기를 시행하면 안구건조증 완화에 효과적이다. 눈꺼풀을 주기적으로 세정하는 것도 좋다. 속눈썹 밑에는 기름을 짜내는 '마이봄샘'이 있다. 이곳에서 깨끗한 기름이 나와야 건강한 눈물이 만들어진다. 동양인의 경우 40~60%가량 마이봄샘 기능이 저하돼 있다. 온찜질을 통해 눈꺼풀을 따뜻하게 해 기름샘을 넓혀 나쁜 기름이 잘 빠져나가게 하고 시중에 판매 중인 눈 세정제로 눈을 닦아내듯 눈 세정을 하면 나쁜 기름을 깨끗이 닦아낼 수 있다. 안구건조증을 앓고 있는 사람들 대부분이 수시로 인공눈물을 점안한다. 잦은 인공눈물 사용은 안구 표면의 점액을 씻겨 나가게 할 수 있어 지양해야 한다. 식약처 기준으로 1일 4~6회 정도로 제한하는 것이 좋다. 일회용 인공눈물은 양이 남더라도 개봉 시 균에 노출될 수 있기 때문에 버려야 한다. 자외선은 눈에 '백해무익'하다. 눈이 과도하게 자외선에 노출되면 안구건조증이나 각막염, 백내장, 황반변성도 생길 수 있다. 자외선이 강한 날에는 야외 활동을 줄이고, 선글라스나 챙이 넓은 모자를 쓰는 것이 도움이 된다. 일산백병원 안과 이도형 교수는 "눈이 뻑뻑하거나 이물감 등 통증이 생긴다면 안과 전문의의 정확한 진료를 받는 게 중요하다"며 "안구건조증도 염증에 따라 환자마다 적절한 안약을 사용해 치료 방향을 결정해 증상을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camila@fnnews.com 강규민 기자 camila@fnnews.com 강규민 기자
2024-03-21 18:55:35[파이낸셜뉴스] 안구건조증 환자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안구건조증은 노화와 관련이 있지만 미세먼지, 황사 등의 환경 요인, 과도한 스마트폰 사용이나 스트레스, 과음, 흡연, 수면부족 등의 생활 습관도 원인이 된다. 21일 의료진들은 안구건조증 환자가 유독 봄에 증가하기 때문에 안구건조증 예방을 위해서는 황사, 미세먼지, 꽃가루가 심한 날 외출을 피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안구건조증, 성인 80% 경험 안구건조증은 눈물층의 양과 질이 감소해 생긴다. 건성안증후군 또는 눈마름증후군이라고도 불린다. 성인 80%가량 살면서 한 번쯤 경험한다. 눈을 깜빡이지 않고 있다 보면 마치 눈이 타들어 가는 듯한 통증과 이물감이 생기고 눈앞이 흐려지면서, 심하면 두통까지 생기곤 한다. 이는 눈물이 눈 표면을 덮지 못하고 증발돼 생기는 증상이다. 우리 눈에서 눈물의 역할은 각막과 결막을 적셔 눈을 부드럽게 해주고 눈꺼풀을 움직이는데 윤활 작용을 한다. 또 각막의 고른 굴절면을 유지시켜 깨끗한 상을 볼수 있도록 해 좋은 시력을 유지하도록 돕는다. 세균과 먼지를 씻어내주는 면역 기능을 하기도 한다. 이 때문에 일정량의 눈물이 항상 분비돼야 한다. 눈물에는 지방층, 수성층, 점액층의 세 가지 성분이 있다. 이 중 하나라도 어떠한 원인에 의해 결핍되면 안구건조증을 일으킨다. 강남세브란스병원 안과 변형주 교수는 "안구건조증 환자가 유독 봄에 증가한다"며 "특히 봄철에는 건조한 날씨나 꽃가루, 미세먼지 등이 직접적인 원인이 되기도 하고, 꽃가루 알레르기 등의 치료제로 쓰이는 항히스타민제가 눈을 건조하게 만들기도 한다"고 말했다. 과도한 스마트폰 사용도 원인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최근 5년간(2018~2022년) 매년 230~250만명 가량의 환자들이 안구건조증으로 병원 진료를 받았다. 2022년 기준 여성이 남성보다 2배 정도 안구건조증 환자가 많았으며 연령별로는 60~69세가 19.4%로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 △50~59세(19.1%) △40~49세(15.1%) △70~79세(12.2%) △20~29세(11.6%) △30~39세(11.4%) △80세 이상(6%) △10~19세(4.5%) △9세 이하(2.1%) 순이었다. 노화와 건조한 날씨도 안구건조증을 유발하지만 과도한 스마트폰 사용이나 스트레스, 과음, 흡연, 수면부족 등의 생활 습관도 원인이 된다. 특히 스마트폰의 작은 화면을 장시간 집중해서 보는 것은 눈의 건강을 해치는 주된 요인이다. 평상시 1분에 16~20번 정도 눈을 깜빡인다. 하지만 책이나 모니터를 집중해서 보는 경우에는 분당 5~8회까지 감소된다. 눈을 오래 뜨고 있는 시간이 길어지면 눈물막이 쉽게 파괴되고 각막에 염증을 동반하는 안구건조증이 발생한다. 이로인해 이물감이나 충혈, 피로감, 눈주위 통증, 시력저하 등이 나타날 수 있다. 또 근거리에서 스마트폰을 오래 보게 되면 초점을 맞추기 위해 사용되는 눈근육에 무리가 가게 돼 시력저하와 함께 눈이 무겁고 피로해지게 된다. 서울성모병원 안과 변용수 교수는 "스마트폰 사용시 눈 깜빡이는 횟수가 감소하고 눈을 뜨고 있는 시간이 길어진다"며 "이를 위해 무보존제 인공눈물을 수시로 점안하는 것이 좋다"라고 설명했다. 온찜질, 세정 등으로 눈 관리해야안구건조증은 눈이 건조하고 뻑뻑한 증상에 그치지 않는다. 눈알이 빠질 것 같은 극심한 통증과 두통도 생길 수 있다. 계속 방치하면 시력이 나빠지고, 심하면 실명을 유발할 수 있다. 따라서 생활 속에서 미리 안구건조증을 예방하는 것이 좋다. 가장 쉬운 예방법으로는 △눈꺼풀 제대로 깜빡이기 △온찜질과 눈꺼풀 세정 △인공눈물 적정량 사용하기 △자외선 차단 등이 있다. 눈을 제대로 깜빡인다는 것은 눈꺼풀을 완전히 감았다가 떴을 때 눈물이 한번 순환하도록 하는 것이다. 눈을 완전히 감지 못하고 반만 감았다 뜨면 눈 표면이 말라서 안구건조증이 진행될 수 있다. 의식적으로 눈을 완전히 감았다 뜨기를 시행하면 안구건조증 완화에 효과적이다. 눈꺼풀을 주기적으로 세정하는 것도 좋다. 속눈썹 밑에는 기름을 짜내는 '마이봄샘'이 있다. 이곳에서 깨끗한 기름이 나와야 건강한 눈물이 만들어진다. 동양인의 경우 40~60%가량 마이봄샘 기능이 저하돼 있다. 온찜질을 통해 눈꺼풀을 따뜻하게 해 기름샘을 넓혀 나쁜 기름이 잘 빠져나가게 하고 시중에 판매 중인 눈 세정제로 눈을 닦아내듯 눈 세정을 하면 나쁜 기름을 깨끗이 닦아낼 수 있다. 안구건조증을 앓고 있는 사람들 대부분이 수시로 인공눈물을 점안한다. 잦은 인공눈물 사용은 안구 표면의 점액을 씻겨 나가게 할 수 있어 지양해야 한다. 식약처 기준으로 1일 4~6회 정도로 제한하는 것이 좋다. 일회용 인공눈물은 양이 남더라도 개봉 시 균에 노출될 수 있기 때문에 버려야 한다. 자외선은 눈에 '백해무익'하다. 눈이 과도하게 자외선에 노출되면 안구건조증이나 각막염, 백내장, 황반변성도 생길 수 있다. 자외선이 강한 날에는 야외 활동을 줄이고, 선글라스나 챙이 넓은 모자를 쓰는 것이 도움이 된다. 일산백병원 안과 이도형 교수는 "눈이 뻑뻑하거나 이물감 등 통증이 생긴다면 안과 전문의의 정확한 진료를 받는 게 중요하다"며 "안구건조증도 염증에 따라 환자마다 적절한 안약을 사용해 치료 방향을 결정해 증상을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camila@fnnews.com 강규민 기자
2024-03-20 20:31:35[파이낸셜뉴스] 우리 신체를 이루는 신경계는 크게 뇌 및 척수의 중추신경과 중추신경을 제외한 몸통과 팔, 다리 등으로 이어지는 신경을 말초신경으로 분류한다. 감각과 운동 기능에 영향을 주는 말초신경에 염증이 발생하는 경우를 '말초신경염'이라고 한다. 대동병원 신경과 문인수 과장은 "말초신경염이 생기면 전기가 흐르는 것처럼 저리거나 찌릿찌릿한 통증이 나타날 수 있으며 남의 살처럼 느껴지기도 한다"며 "치료를 위해서는 정확한 진단을 통해 염증의 원인을 찾아 제거하는 것이 중요하며 특히 당뇨병으로 인한 경우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경우 당뇨발 등 다양한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23일 경고했다. 말초신경염은 염증이 발생하는 원인에 따라 △상처 등의 외부 손상에 의한 손상성 말초신경염 △균이나 바이러스에 의한 감염성 말초신경염 △염증 세포로 오류로 자기 신경을 공격할 경우에는 자가면역성 말초신경염 등으로 나눌 수 있다. 또 영양부족, 납 중독 등도 원인이 될 수 있다. 성인에서 가장 흔한 말초신경염의 원인은 당뇨병의 합병증으로 알려져 있다. 말초신경염은 손상 신경계와 위치에 따라 증상이 나타난다. 외부 및 여러 신체 부위에서 발생한 자극을 감지하고 뇌로 전달하는 신호로 바꾸는 감각신경에 이상이 발생하면 해당 부위 감각이 저하된다. 전기가 흐르는 것처럼 저리거나 찌릿찌릿한 통증이 나타날 수 있으며 남의 살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신체에 광범위하게 분포되어 있는 운동 신경은 전체 근육을 수축시키는 역할을 하는데 이상이 발생하면 해당 부위에 근육의 힘이 저하되어 단추를 잠그거나 지퍼를 올리는 등의 행동이 어려워진다. 반명 자율신경계 이상이 발생한 경우에는 기립성 저혈압, 변비, 설사, 입 마름 증상 등이 나타난다. 염증이 말초신경을 얼마나 손상시켰는지에 따라 증상이 하나 혹은 복합적으로 나타난다. 또 중추신경계에 문제가 있는 경우에도 말초신경염과 비슷한 증상이 나타날 수 있어 증상이 있을 경우 신속하게 전문의 진료를 받고 치료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문 과장은 “말초신경염 증상과 비슷한 질환이 많아 개인이 판단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으므로 2주 이상 비슷한 증상이 나타나거나 일상생활에 지장이 있다면 병원에 내원해야 한다”며 “신경과 전문의의 정확한 진단을 토대로 원인을 찾아 적절한 치료 계획을 수립해 통증을 줄이고 기능을 향상시켜 일상생활을 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camila@fnnews.com 강규민 기자
2024-01-23 09:20:11[파이낸셜뉴스] 반려견이 엉덩이 자꾸 코를 대고 ‘킁킁’거리는 행동을 한 덕에 항문암을 발견한 여성의 사연이 알려져 화제다. 13일(현지 시간) 영국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린제이 스웨이츠(51)는 반려견 보더콜리 브라이언 덕에 목숨을 구했다. 브라이언이 그의 엉덩이에 코를 갖다 대고 킁킁거린 덕에 병원을 찾았고, 항문암에 걸린 사실을 알게 된 것이다. 린제이는 1990년대에 아들을 출산한 뒤 치질로 항문 통증을 겪어왔다. 지난 5월부터는 통증뿐만 아니라 출혈도 나타났다. 그는 “가끔은 속옷과 잠옷이 피투성이가 돼 깨기도 했다”라며 “오랜 기간 통증에 시달려왔기 때문에 대수롭지 않게 여긴 채 몸을 씻고 다시 잠을 청했다”고 했다. 하지만 반려견 브라이언은 뭔가 잘못됨을 감지했는지 린제이의 엉덩이 부근에 지속적인 관심을 보였다. 린제이가 “그만해”라고 말할 정도로 브라이언은 계속해서 엉덩이 냄새를 맡거나 졸졸 따라다녔다. 개들이 암 냄새를 맡을 수 있는 사실을 알고 있던 린제이는 혹시나 하는 생각에 병원을 찾았고, 항문암 3기로 진단받았다. 린제이는 “32년 전 처음 아들을 가진 뒤로 계속 치질에 시달렸으며 아프거나 간지러울 땐 연고를 사용했었다”며 “브라이언이 날 병원으로 이끌고 내 목숨까지 구했다”고 밝혔다. 항문암은 말 그대로 항문 조직에 암이 생기는 것으로 평균적으로 60대에 진단을 받는 경우가 많다. 항문암이 생기는 주요 원인으로는 만성적인 자극을 꼽는데, 항문 부위에 잦은 염증이 생기거나 인유두종바이러스(HPV) 감염, 항문성교 등으로 항문에 자극을 주면 항문암으로 발전하는 것이다. 치질을 방치하면 항문암이 된다는 속설은 잘못된 것으로, 치질은 치핵·치열·치루로 나뉘는데 치루만 항문암과 관련 있다. 모든 암의 원인으로 빼놓을 수 없는 흡연이나 음주도 항문암과 무관하지 않다. 항문암 초기에는 대변의 형태가 변할 수 있는데 평소 굵던 대변이 가늘게 나오는 경우 조기 신호일 수 있다. 또한, 항문 또는 사타구니 부위 림프절에 부종이 생기기도 한다. 항문암의 발생률은 전체 암 가운데 약 0.1%로 낮은 편이지만 연간 수백 명이 발생하고 있다. 국가암정보센터 자료에 의하면 항문암으로 새로 진단된 환자의 수는 2009년 178명, 2014년 234명, 2016년 253명, 2019년에는 322명으로 해마다 증가하는 추세다. 항문암을 조기에 발견한 환자의 5년 생존율은 82%다. 전이성 질환이 있을 경우 초기 진단 시점에서 5년 생존율은 19%에 불과하다. 한편, 반려견 덕에 암을 발견한 사례는 많다. 작년 영국의 한 여성은 반려견이 가슴을 누르고 냄새 맡는 행동을 한 달 넘게 반복하자 병원을 찾아 유방암을 진단받았다. 올 6월에도 반려견이 가슴에 올라타고 냄새를 맡거나 쿡쿡 찌르는 모습에 유방암을 알아차린 영국 여성 사례가 있다. 올 9월에는 대만 가수 겸 배우 시마 산산이 반려견 덕에 유방암을 발견했다고 알렸다. 개가 암을 발견할 수 있는 이유는 뛰어난 후각이다. 수많은 전문가들이 개의 후각 능력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라고 입을 모은다. 개 코에는 약 3억 개의 후각수용체가 있다. 이는 사람의 후각수용체의 약 50배다. 또 개가 냄새를 분석하는 능력은 사람의 40배에 달한다. 이같은 맥락으로 개는 질환이 풍기는 냄새, 즉 병으로 인해 사람의 세포, 체액 흐름, 체온 등이 변할 때 생기는 냄새 등을 알아차릴 수 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3-11-14 21:14:39[파이낸셜뉴스] 영화 매트릭스나 공각기동대를 보면 뇌와 컴퓨터를 연결하는 기술이 나온다. 지금처럼 모니터와 키보드 등의 별도의 송수신장치 없이 뇌를 직접 인터넷에 연결하고 원격으로 사이보그를 조종하는 등의 행위가 가능하다. 사이버펑크 영화 속 이야기이지만 이와 비슷한 기술 개발은 현재 진행형이다. 바로 뇌와 컴퓨터를 연결하는 인터페이스 기술인 'BCI(Brain-Computer Interface)'이다. 뉴럴링크·싱크론 등 연구 선두..의료·교육·엔터 활용 기대 BCI 관련 기술은 1970년대부터 연구가 시작됐지만 본격적인 연구를 알린 것은 테슬라로 유명한 일론 머스크가 2016년에 1억 달러(약 1186억원)를 투자해 설립한 '뉴럴링크'이다. 뉴럴링크의 궁극적인 목적은 인간의 뇌와 인공지능(AI)을 연결해 디지털 초지능(digital super intelligence)을 구현하는 것이다. 뉴럴링크는 지난 5월 25일(현지시간) 미국 식품의약국(FDA)로부터 인간을 대상으로 한 뇌 칩 임상시험을 승인받았다. 뉴럴링크가 개발한 칩은 원숭이 실험을 거쳤다. 칩은 뇌에서 생성된 신호를 해석하고 블루투스를 통해 외부 장치에 정보를 전달하도록 설계됐다.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조스와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빌 게이츠도 올해 상반기에 벤처 캐피털 펀드를 통해 미국 브루클린에 본사를 둔 스타트업 ‘싱크론’에 투자했다. 2012년 설립된 이 기업은 2021년 마비 환자에 영구적으로 이식 가능한 BCI의 임상시험을 FDA로부터 허가받았다. 싱크론의 BCI 시스템은 이미 루게릭병 환자에 이식돼 시험 중이다. 몸을 움직일 수 없던 루게릭병을 앓고 있는 지원자는 싱크론의 BCI 이식을 통해 눈의 움직임과 생각만으로 메시징 앱을 사용하거나 인터넷 검색을 할 수 있게 됐다. 특히 BCI는 의료용 목적으로 시작했지만 교육이나 엔터테인먼트까지의 활용도 기대된다. BCI는 학습자의 주의력이나 흥미도, 난이도, 기억력 등을 측정하고 적절한 학습 자료나 전략을 제시할 수 있다. 또 BCI는 학습자가 새로운 지식이나 기술을 더 쉽게 습득할 수 있도록 뇌에 정보를 전달할 수도 있다. 가상 현실이나 게임과 같은 경험을 제공할 수도 있다. 기술적·윤리적 문제 등 해결과제도 산적 다만 BCI는 기술적·윤리적 문제도 산적해 있다. 무엇보다 뇌에 이식하는 기술이기 때문에 안전 문제가 가장 크게 대두된다. 생체 조직에 염증을 일으키거나 손상시킬 가능성이 낮아야 하고 인간의 뇌에 장시간 이식돼 있어도 문제가 없어야 한다. 따라서 뇌에서 안전한 전극 코팅, 저전력 국소 신호 처리 등 많은 칩 설계 기술이 필요하다. 또 현재는 약의 신호를 감지해 분석할 수는 있지만 복잡한 내용의 신호에는 아직 손을 대지 못하고 있다. 뇌신호를 정확히 읽고 해석해내는 기술의 개발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윤리적으로도 CI는 사용자의 뇌파를 측정하고 분석하는 과정에서 사용자의 사생활이나 의도, 감정, 기억 등을 파악할 수 있다. 이러한 정보는 사용자의 동의 없이 수집되거나 공개되거나 남용될 수 있으므로, 개인정보 보호를 위한 법적이나 윤리적인 규제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BCI는 장애인이나 질병 환자에게 유용한 기술이지만, 모든 사람들이 동등하게 접근하거나 이용할 수 있는 기술은 아니다. 비용이나 기술적인 장벽으로 인해 일부 사람들에게만 제공될 수 있으며, 이는 사회적인 불평등이나 차별을 야기할 수 있다는 우려마저 나온다. leeyb@fnnews.com 이유범 기자
2023-09-11 17:13:03[파이낸셜뉴스] 암 환자는 근육에 침착된 지방이 많을수록, 근육량이 감소할수록 암 치료의 예후가 좋지 않다. 근감소증을 측정할때 CT 검사를 시행해야 하는데 비용 문제와 방사능 노출 등 환자의 불편감으로 잘 진행하지 않는다. 연세대 강남세브란스병원은 머신러닝을 이용해 근육량을 예측할 수 있는 알고리즘 개발 연구를 진행했다고 30일 밝혔다. 대장암 예후 인자로써 근골격지수(SMG)가 제시된 가운데, CT를 촬영하지 않고도 SMG를 예측할 수 있는 알고리즘이 개발됐다. 강남세브란스병원 대장항문외과 강정현 교수팀은 피검사를 통해서 확인이 가능한 염증관련 지표 및 환자의 고유한 특성을 추출한 후 머신러닝을 적용해 SMG를 예측하는 알고리즘을 개발했다. 연구에는 강남세브란스병원에서 치료받은 1094명의 대장암 환자의 데이터가 사용됐다. 연구진은 환자군을 예측 방법을 생성하는 트레이닝 그룹(656명)과 예측모델을 실제로 적용해보는 테스트 그룹(438명)으로 나눠 연구를 진행했다. 그 결과 트레이닝 그룹의 AUC(곡선하면적) 값이 84.6% 수준으로 우수했으며 알고리즘을 적용한 테스트 그룹의 AUC 또한 86.9% 정도로 우수한 성능을 보였다. 이는 다른 피검사 수치(혈색소, 알부민 등)나 성별, 키, 몸무게 등의 임상 지표들보다도 우수한 수치다. 강정현 교수는 “이 알고리즘의 장점은 근감소증 상태를 감지하기 위한 선별도구로 채택될 수 있다는 것”이라며 “무엇보다 CT를 이용한 진단 시 동반되는 비용 및 방사선 노출의 어려움을 극복해, 환자의 불편감을 줄이고 예후를 예측할 수 있다”고 말했다. camila@fnnews.com 강규민 기자
2023-08-30 10:14:48[파이낸셜뉴스] 역사는 반복된다. 최근 식품업계를 뜨겁게 달궜던 '아스파탐 발암물질' 논란은 싱겁게 끝났다. 간단히 정리하면 "아스파탐은 암을 유발할 수 있는 가능성이 일부 있지만 현재의 식습관 하에서 위험성은 매우 낮아 걱정할 정도는 아니다"였다. 의학적으로 아스파탐과 비슷한 발암 가능 물질군은 '고사리', '스마트폰 전자파', '절인 채소' 등이 있다. 발암 물질은 4단계로 분류된다. △발암 확인 물질(그룹1) △발암 추정 물질(그룹2A) △발암 가능 물질(그룹2B) △발암성 미분류 물질이다. 그룹1에는 술, 담배, 방사선 등이 포함된다. 그룹2A는 튀김, 소고기, 야간교대 근무 등이 있다. 아스파탐은 이들보다 발암성이 약한 그룹2B에 속한다. 발암 '가능' 물질이다. 현재 아스파탐 1일 섭취 허용량은 체중 60kg인 성인을 기준으로 약 2400mg이다. 제로 콜라 1캔(250mL)에는 43mg이 들어가는데 하루 55캔을 먹어야 섭취 허용량을 초과한다. 서울장수막걸리 한 병에는 약 73mg의 아스파탐이 들어가는데 하루 허용치는 33병에 해당한다. 우리나라 식품의약품안전처 역시 "소고기, 돼지고기도 암 유발 가능성이 있는 식품이다"며 "아스파탐도 현 섭취 기준 하에서 안전하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소고기, 돼지고기 등 적색육은 아스파탐보다 더 위험한 그룹2A에 속하는 발암 추정 물질이다. 여기에 더해 미국 식품의약청(FDA)은 최근 세계보건기구(WHO)의 '아스파탐이 발암 가능성이 있다'는 발표를 반박하며 "FDA 과학자들은 승인된 조건에서 아스파탐이 사용될 때 어떤 안전성 우려도 없다고 보고 있다"고 외신 등이 보도했다. 사카린, MSG, 우지파동 '데자뷔' 아스파탐 논란은 과거 사카린 사태를 떠올리게 한다. 사카린은 아스파탐과 마찬가지로 단맛을 가진 인공감미료다. 설탕의 300배 단맛을 내며 소량만 사용해 칼로리도 거의 없다. 우리나라는 지난 1973년부터 사카린을 식품에 사용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1977년 해외에서 사카린이 암을 유발한다는 실험 결과가 나오며 사카린 파동이 일어났다. 하지만 그로부터 20년이 더 지나 2001년 미국 식품의약청(FDA)은 사카린의 위해성을 입증할 근거가 없다고 발표했다. 우리나라도 1990년에는 사카린 사용을 엄격히 제한했으나 2001년부터 사카린 사용을 대부분 허용했다. 감칠맛을 나게 하는 글루타민산 나트륨, 일명 MSG도 비슷한 사태를 겪었다. 대상그룹이 '미원'을 통해 국내에 알린 MSG는 후발주자인 제일제당이 뛰어들면서 경쟁이 치열해졌다. 이 과정에서 제일제당은 '다시다'를 출시하고 천연 재료를 강조하며 홍보했고, MSG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이 커졌다. 인공 재료가 몸에 해롭다는 인식이 퍼진 것이다. 하지만 현재 MSG는 인체에 무해한 성분으로 밝혀진지 오래다. 라면업계에는 '우지파동'이 있었다. 삼양식품 등 일부 라면회사가 식용에 적합하지 않은 우지(쇠기름)를 써서 라면을 제조했다는 것이 알려지며 검찰 수사까지 이뤄졌다. 이후 보건복지부는 우지가 무해하다고 결론냈고 대법원에서도 삼양식품은 무죄 판결을 받았지만 모든 라면회사들이 우지 사용을 피했다. 우지 파동 사태로 라면 업계의 순위(점유율)는 크게 흔들렸다. 현재 라면은 식물성 기름인 '팜유'로 튀기는데 과거 우지라면보다 맛이 없다는 평가가 일반적이다. 당시 중식인 짜장면에도 라드(돼지기름)를 사용했었는데 동물성 기름이 몸에 나쁘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라드 대신 식용유를 사용하는 중국집이 많아졌다. 식용유 짜장면은 라드 짜장면보다 맛이 없다는 것이 대체적인 평가다. 카제인나트륨, 대왕카스텔라 논란도 남양유업은 2010년 말 커피믹스 시장에 진출하며 크리머에 '카제인나트륨' 대신 우유를 넣었다고 대대적으로 광고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카제인나트륨'은 부정적인 첨가물이라는 인식이 생겼다. 경쟁사인 동서 역시 크게 반발했다. 하지만 MSG와 마찬가지로 카제인나트륨의 유해성은 입증된 것이 없었다. 식품의약품안정청은 남양유업에 비방광고 판정과 함께 시정명령을 내렸다. 카제인나트륨이 인체에 유해하다는 증거가 없는데 소비자에게 유해한 것처럼 보이게 광고를 했다는 것이었다. 확인되지 않은 사실로 업계 자체가 거의 괴멸했던 적도 있다. 식품 고발프로그램을 주로 만들어 온 이영돈PD는 대만식 카스텔라 편에서 식용유를 사용해 해당 빵을 만드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식으로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대부분 업체들이 버터가 아닌 식용유를 쓰고 있다는 것이었다. 방송 이후 대다수 대왕 카스텔라 업체들은 문을 닫았다. 하지만 이후 재판 등을 통해 식용유를 사용한 대왕 카스텔라 제작은 문제가 없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반대로 소비자들이 몰랐던 사실을 마케팅에 잘 활용해 성공한 사례도 있다. 우리나라 국민 대부분은 '헬리코박터 파일러리균'을 알고 있다. 해당 균은 위에 염증을 일으키는 위해균이다. 한국야쿠르트는 '위까지 생각한 발효유'라는 광고 문구로 당시 '윌'이라는 제품을 히트 시켰다. 상대 회사를 깎아 내리는 대신 새로운 수요를 창출한 것이다. 아스파탐 논란...득과 실 보는 기업은? '아스파탐 발암물질' 논란은 문제가 없다는 것으로 결론이 났지만 한번 소비자 인식에 각인된 '발암'과 '아스파탐'이란 단어는 쉽게 떠나질 않는다. 과거의 많은 논란에서처럼 식품과 관련된 논란에 소비자들은 매우 민감하게 반응한다. 이번 아스파탐 논란으로 분명히 피해를 보는 기업과 반사 이익을 보는 기업이 나올 것이다. 예를 들어 펩시 콜라는 제로 콜라에 아스파탐을 일부 사용하지만, 코카콜라는 다른 감미료를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식품 업계에서도 아스파탐 대신 다른 감미료를 사용하려는 움직임이 감지된다. 아예 인공감미료를 피하고 설탕에 대한 수요가 다시 늘어날 수도 있다. 언론과 증권사 등을 통해 유통되는 일명 '지라시'는 확인되지 않은 정보를 비밀리에 퍼뜨리는 수단이 된다. 하지만 때때로 이 지라시는 '자가발전' 형태를 통해 없는 정보를 사실인 것처럼 호도하거나, 적수를 비방하는데도 사용된다. 여기서 '자가발전'이란 지라시의 생산자가 기자가 아닌 사건 당사자 본인이 직접 만들어 뿌리는 것을 말한다. 예를 들어 공공기관 등의 인사철에 이 '자가발전'이 빈번하게 발생한다. 특정 자리에 특정인이 매우 능력있는 것처럼 지라시가 돌거나 반대로 특정인이 매우 부적합하다는 식의 지라시가 도는 것이다. 아스파탐 논란의 결론은 아직 모른다. 하지만 이번 논란을 통해 어떤 기업은 돈을 더 벌 것이고, 어떤 기업은 큰 손해를 볼 것이다. hwlee@fnnews.com 이환주 기자
2023-07-18 16:38:46【파이낸셜뉴스 울산=최수상 기자】 코로나19에 감염된 환자를 사망에 이르게 하는 결정적 유전자가 발견됐다. 세포 속에서 바이러스 감염을 인지하는 선천 면역 센서 중 하나인 ‘ZBP1’이다. 유니스트(UNIST) 생명과학과 이상준 교수는 ‘선천 면역 센서로 알려진 ZBP1 유전자가 코로나19 환자의 사망률을 높인다’고 연구를 발표했다고 21일 밝혔다. 이 유전자는 세포 속에 침투한 바이러스를 인지하고, 면역 단백질인 사이토카인(Cytokine)을 만들라는 신호를 준다. 그런데 코로나19 바이러스(SARS-CoV-2)가 침투한 경우에는 사이토카인을 너무 많이 만들도록 한다. 이 바람에 온몸에 과도한 면역반응으로 인한 염증이 생기고, 사망까지 이르게 된다는 내용이다. 이상준 교수는 “면역세포는 병원체와 싸우는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잘못하면 스스로 공격하는 ‘양날의 검’이어서 면역세포 활성화의 균형이 중요하다”라며 “이번 연구는 어떤 선천 면역 센서가 균형을 깨고 사이토카인 폭풍과 사망을 일으키는지 밝혔다”라고 말했다. 이상준 교수팀은 코로나19 바이러스에 감염된 대식세포(Macrophage)의 유전자를 제거하는 유전자 가위 기술(genome-wide CRISPR-Cas9 screening)을 이용해 ZBP1 유전자를 찾았다. 이 유전자가 존재하는 대식세포는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에 따른 사이토카인 폭풍으로 사멸하지만, 이 유전자를 제거한 대식세포는 코로나19 바이러스에 감염되어도 사멸하지 않았다. 이 연구에 따르면, ZBP1 유전자는 세포 속에 침투한 코로나19 바이러스를 특별히 잘 인지한다. 위험신호를 잘 감지한 것은 좋지만, 필요 이상으로 사이토카인을 만들어내는 게 문제다. 사이토카인이 너무 많아지면서 동시다발적인 염증성 세포사멸(PANoptosis)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이런 세포사멸은 전신 염증(Systemic imflammation), 즉 사이토카인 폭풍(Cytokine Storm)을 일으켜 환자 사망률을 높인다. 연구진은 바이러스 치료에 흔하게 사용하는 ‘인터페론(Interferon, IFN) 요법’이 코로나19 환자에게는 잘 통하지 않는 이유도 찾아냈다. 인터페론이 ZBP1 유전자를 강력하게 발현시켜 염증성 세포 사멸과 사이토카인 폭풍을 유도한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인터페론은 면역 센서가 바이러스 등을 인지한 다음에 분비되는 면역물질인데, 그 자체가 바이러스와 싸우는 게 아니라 싸울 수 있는 단백질을 만들어내는 전령 역할을 한다”라며 “ZBP1 유전자도 인터페론에 의해 더 강력하게 발현되면서 사이토카인 폭풍을 일으키는 것으로 추정된다”라고 설명했다. 코로나19 바이러스에 감염된 소동물 실험에서도 인터페론과 ZBP1 유전자의 관련성이 입증됐다. ZBP1 유전자가 있는 상태에서 인터페론을 주입한 경우만 소동물이 모두 사망한 것. 두 조건 중 하나만 주어지면 소동물이 모두 사망하지는 않았다. 이 교수는 “ZBP1 유전자의 발현을 조절할 수 있다면 면역세포의 활성화 균형을 맞춰 코로나19 환자를 치료하는 새로운 약물을 만들 수 있다”라며 “이 방식은 우리 몸이 가진 면역체계를 조절해 면역 염증반응을 막는 것이므로 어떤 바이러스에 감염돼도 치료 가능한 범용성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라고 기대했다. 이번 연구는 미국 세인트 쥬드 아동 연구병원(St.Jude Children’s Research Hospital)과 공동으로 진행됐으며 연구 결과는 ‘사이언스 이뮤놀로지(Science Immunology)’에 게재됐다. ulsan@fnnews.com 최수상 기자
2022-09-21 08:25: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