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찰스 3세 영국 국왕이 6일(현지시간) 웨스트민스터 사원 대관식을 통해 새로운 시대의 개막을 정식으로 알린다. 대관식은 이날 오전 11시(한국시간 오후 7시)에 진행되며 찰스 3세는 왕관을 쓰고 왕좌에 앉아 영국과 14개 영 연방 왕국의 군주가 됐음을 선포하게 된다. 찰스 3세는 작년 9월 8일 엘리자베스 2세 여왕 서거 직후에 왕위를 승계했으며, 8개월간 준비를 거쳐 무게 2㎏이 넘는 왕관을 쓴다. 엘리자베스 여왕 대관식 이후 70년 만에 치러지는 찰스3세의 대관식은 국가적으로도 의미가 큰 초대형 행사다. 화려한 예식과 오랜 전통에 기반한 종교의식으로 국왕의 위용을 드러내고, 신의 선택을 받은 존재로서 왕의 정당성을 강조하는 기회다. 커밀라 왕비도 이날 대관식을 기점으로 '왕의 배우자'(Queen Consort)에서 드디어 '왕비'(Queen) 칭호로 불리게 된다. 웨스트민스터 사원 대관식은 1066년 윌리엄 1세부터 시작했으며, 찰스 3세는 이곳에서 대관식을 치르는 40번째 국왕이다. 대관식 참석자는 약 2200여명으로 여왕 때의 4분의 1 수준으로 축소됐다. 국가원수급 약 100명을 포함해서 세계 203개국의 대표가 초청됐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대신해 질 바이든 여사가 참석하고 그 밖에 프랑스 대통령, 영연방 국가 수장 등이 직접 자리를 지킨다. 우리 정부 대표로 참석하는 한덕수 총리는 4일 영국에 도착했다. 한편, 대관식 비용은 세금으로 충당하는데 1억파운드(1700억원) 이상이 투입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엘리자베스 2세 여왕 대관식 비용은 약 157만파운드로 이를 현재 가치로 환산하면 약 5600만 파운드로 수준이다. 찰스 3세의 대관식 비용은 인플레이션, 영국의 경제 위기 등을 배경으로 엘리자베스 2세 여왕 보다 약 2배의 비용이 들어가게 됐다고 외신들은 분석했다. cjk@fnnews.com 최종근 기자
2023-05-06 10:41:22영국의 국왕이자 영연방의 수장, 엘리자베스 2세가 향년 96세의 일기로 영면에 들었다. 전 세계인은 존경과 경의로 그의 마지막을 배웅했다. 반면 그의 아들 찰스 3세의 국왕 즉위와 동시에 군주제를 철폐하자는 영국 내 목소리는 갈수록 커지고 있다. 살아있는 역사였던 여왕의 빈자리가 더욱 커 보인다. 정기현 기자
2022-09-18 18:52:30[파이낸셜뉴스] 영국의 국왕이자 영연방의 수장, 엘리자베스 2세가 향년 96세의 일기로 영면에 들었다. 전 세계인은 존경과 경의로 그의 마지막을 배웅했다. 반면 그의 아들 찰스 3세의 국왕 즉위와 동시에 군주제를 철폐하자는 영국 내 목소리는 갈수록 커지고 있다. 살아있는 역사였던 여왕의 빈자리가 더욱 커 보인다. #우리를 웃게 하고 때로는 울게 하는 한 주의 뉴스, 스케치 한 장으로 담아본다. fnjung@fnnews.com 정기현 기자
2022-09-15 15:51:28[파이낸셜뉴스] 영국 정부가 오는 19일(현지시간) 열리는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장례식에 세계 정상들이 전용기 이용을 자제하고, 버스를 타고 참석해야 한다 등 방침을 발표한 후 논란이 일자 한발 물러선 모양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등 주요 7개국(G7) 지도자들은 전용차를 타게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14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리즈 트러스 영국 총리 대변인은 외무부가 각국에 보낸 조문 이동 안내문 관련 "(장례식) 안내는 가이드라인일 뿐으로 각국 정상에 따라 다른 이동 방법이 적용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틀 전 보낸 안내문에서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비롯한 각국 정상들에게 전용기가 아닌 상업용 항공을 이용하고 장례식장까지는 런던 서쪽의 한 장소에 모여 버스로 함께 이동해 달라고 당부했지만, 일부 예외가 있을 것이란 의미다. 보안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빗발치자 리즈 트러스 영국 총리 대변인은 단순한 지침에 불과하다며 "각국 정상에 따라 준비가 달라질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이와 관련해 영국의 정부 소식통들은 바이든 대통령은 전용차로 이동하는 것이 허용될 가능성이 높다고 예측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동안 미 대통령은 런던을 방문할 때 전용기를 타고 런던 인근 스탠스테드 공항을 이용했으며, 도로로 이동할 때는 각종 공격에 안전하도록 설계된 전용차에 탑승하는 것이 원칙이였다. 더타임스는 바이든 대통령은 장례식에 자신의 전용차를 가져갈 특별허가를 얻겠지만, 다른 지도자들은 버스를 타고 가야 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 영국 정부 소식통은 G7 정상에게 버스를 타라고 요구하는 것은 분명 적절치 않다면서도, 고위 인사들은 가능한 한 규칙을 준수해달라는 요청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오는 19일 열리는 여왕 장례식에는 외국 정상과 왕, 왕비 등 세계 고위 인사가 100명 이상 참석할 예정이다. 현재 참석이 확정됐거나 유력한 인사로는 윤석열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프랑크 발터 슈타인마이어 독일 대통령, 뉴질랜드·캐나다·호주 총리 등 영연방 국가 총리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 등 국제기구 수장 등이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참석 여부가 불확실하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조의를 표하기는 했으나 장례식에는 불참한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2-09-14 10:53:09[파이낸셜뉴스] 엘리자베스 2세가 서거하며 찰스 3세가 왕세자 신분에 오른지 64년만에 영국 국왕으로 즉위했다. 지난 8일(현지시간) 영국과 14개 영연방 왕국의 군주에 오른 찰스 3세는 10일 즉위식을 거쳐 공식 일정에 들어갔다. 대관식 일정은 여왕의 장례가 끝난 뒤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 첫 TV 대국민 연설에서 “평생 헌신하겠다는 어머니의 약속을 오늘 여러분에게 되풀이하겠다”며 “충성심과 존중, 사랑으로 영국인을 위해 헌신하겠다”고 밝힌 찰스 3세는 12일 런던의 웨스트민스터 홀에서 상·하원 의원들을 만나 조문과 즉위 축하 인사를 받았다. 또 이번 주 잉글랜드와 함께 영국을 구성하는 북아일랜드·스코틀랜드·웨일스 등도 방문해 통합 행보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찰스 3세는 즉위 직후 장남인 윌리엄 왕자를 왕세자인 ‘프린스 오브 웨일스’에 봉했다. 윌리엄 왕세자는 10일 “찰스 3세 국왕을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으로 도와 여왕과의 추억을 기리겠다”고 말했다. 왕실의 수장이 된 찰스3세는 왕실 재산을 관장하게 되는데, 미국 경제지 포천과 CNBC 등에 따르면 왕실 소유 총자산은 지난해 기준 약 280억 달러(약 39조원) 정도로 추정된다. 법에 따라 국왕과 그 승계자는 상속세를 면제받는다. 하지만 왕실 재산은 군주를 포함한 왕실 가족이 임의로 처분할 수 없으며, 왕실의 재정 운영은 영국 재무부가 지급하는 교부금으로 이뤄진다. 2021~2022 회계연도에 왕실에 지급된 교부금은 약 8600만 파운드(약 1380억원)다. 찰스 3세는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남긴 약 5억 달러(약 6915억원)의 개인 재산 중 자신의 몫만 쓸 수 있다. ‘군림하되 통치하지 않는다’는 입헌군주제 전통에 따라 현실 정치에 직접적 의견 표명을 하지 않았던 엘리자베스 2세 여왕과 달리 찰스 3세는 왕세자 시절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왔다. 특히 그는 오랜 시간 환경과 문화재 보호 분야 등에서 다양한 사회적 활동을 펼치며 ‘간섭하는 왕자’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그러나 그는 2018년 BBC와의 인터뷰에서 “군주가 되는 것과 의견 표명은 구분해야 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는 생각을 밝히기도 했다. 한편 다이애나비의 그림자는 찰스 3세가 극복할 과제다. 찰스 3세와 다이애나는 1981년 결혼해 두 아들을 얻었지만 96년 이혼했다. 다이애나와의 이혼은 영국인들이 찰스 3세에 등을 돌리고, 그가 어머니 엘리자베스 2세에 비해 국민적인 사랑을 받지 못하게 한 결정적인 사건이다. 다이애나는 97년 프랑스 파리에서 파파라치에게 쫓기다 교통사고로 사망했으며, 찰스 3세는 오랜 연인이던 카밀라 파커 볼스와 2005년 재혼했다. 카밀라는 결혼 뒤에도 과거 다이애나가 사용했던 ‘프린세스 오브 웨일스’ 대신 ‘콘월 공작부인’이라는 호칭을 사용했지만 이번에 남편의 즉위로 왕비에 올랐다. sanghoon3197@fnnews.com 박상훈 수습기자
2022-09-13 07:12:20영국 군주로 가장 긴 70년간 재위한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이 지난 8일(이하 현지시간) 96세를 일기로 타계했다. 장남인 찰스 왕세자가 국왕을 승계했으며 앞으로 영국에 많은 변화가 예상되고 있다. 엘리자베스 여왕은 이날 여름 휴가를 보내던 스코틀랜드 밸모럴 성에서 건강이 악화됐으며 소식을 전달받고 급히 달려온 가족들이 보는 앞에서 "평화롭게" 숨을 거뒀다. 찰스 왕세자가 곧바로 찰스 3세라는 칭호가 붙으면서 국왕을 승계했다. 국왕이 된 후 9일 가진 첫 대국민 연설에서 찰스 3세는 모친의 뜻을 계속 이어받을 것이며 국민들에게 봉사를 새로 시작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모친의 영정 사진을 옆에 두고 약 9분동안 진행된 연설에서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서거로 인한 깊은 슬픔을 언급하면서 모친이 "자신과 가족들에게 영감과 본보기였다"라고 말했다. 찰스 3세는 다음날인 10일 런던 세인트 제임스 궁에서 열린 행사에서 공식으로 국왕으로 즉위했다. 영국 왕가를 자문하는 원로 정치인들로 구성된 비밀위원회(Privy Council)는 찰스를 "국왕, 영연방의 수장, 신념의 수호자"라고 선포하면서 "신이여 왕을 지켜주소서"라고 선언했다. 선포 후 제목 중 여왕(Queen)이 왕(King)으로 바뀐 영국 국가 '신이여 왕을 보호하소서(God Save The King)'가 울려 행사장 밖에 있던 시민 수천 명이 합창했다. BBC는 영국에서는 70년 만에 진행된 즉위식이어서 처음으로 텔레비전을 통해 중계방송됐다고 보도했다. ■현금·여권·우체통 디자인 바뀐다오는 11월 74세가 되는 찰스 3세는 당시 9세였던 1958년 여왕으로부터 장남이자 왕위 계승 서열 1위에게 주어지는 웨일스 왕자(Prince of Wales) 지위를 부여받아 64년 동안 기다린 끝에 영국의 국왕이 됐다. 찰스가 국왕이 됨에 따라 그의 장남인 윌리엄이 웨일스 왕자 지위를 물려받았다. 여왕의 서거로 영국의 국가가 곧바로 바뀌었을 뿐만 아니라 앞으로 지폐와 동전에 새겨진 초상화도 찰스 3세로 교체될 예정이다. 엘리자베스 여왕의 초상화는 지난 1960년부터 지폐에 처음 등장했다. 지폐와 동전을 각각 발행하는 영국 중앙은행인 영란은행과 왕립 조폐당국인 로열민트(Royal Mint)는 찰스 3세의 초상화가 새겨진 현찰로 교체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영란은행은 추모기간이 끝나면 공개할 것으로 전해졌다. CNN은 현재 영국에서 기존의 지폐 470만장과 동전 약 290억개가 유통 중에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앞으로 새로운 디자인의 지폐와 동전이 공개된 점차 발행되면서 기존의 것과 상당 기간 같이 사용될 것으로 보인다. 바뀌는 것은 현금 디자인 뿐만이 아니다. 새로 발행되는 여권과 수천개의 우체통의 왕실 휘장도 바뀌게 된다. ■여왕 장례식 19일 거행 엘리자베스 여왕의 장례식은 오는 19일 런던 웨스트민스터 사원에서 열릴 예정이다. 여왕의 시신은 11일 스코틀랜드 에든버러의 세인트 가일즈 대성당으로 옮겨져 24시간 동안 시민들의 조문을 받는다. 이어 에든버러 공항에서 군 수송기편으로 노솔트 영국 공군 기지로 옮겨지며 여기에는 장녀인 앤 공주가 동행하게 된다. 시신은 14일부터 장례식이 열릴 웨스트민스터 사원으로 옮겨져 다음날부터 나흘간 시민들의 조문을 받는다. 많은 인파가 몰릴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철저한 보안 검색이 실시될 예정이며 사진 촬영은 엄격하게 금지될 것이라고 영국 언론들이 보도했다. 엘리자베스 여왕은 그녀가 평소 좋아하던 윈저 성의 조지 6세 추모 교회에 영면하게 된다. 장례식 당일 영국의 모든 금융기관들은 하루 휴무하게 된다. ■영연방 국가들, 공화국 전환 늘듯 엘라자베스 여왕의 타계를 계기로 군주제를 버리고 공화국으로 전환하는 영연방 국가들이 앞으로 늘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11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여왕의 사망을 계기로 옛 영국의 식민지들이 외국의 지도자를 국가 원수로 둘 수 없다는 움직임이 확산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영국의 국왕에 즉위한 찰스 3세는 영국 외에 호주와 뉴질랜드, 캐나다, 태평양 및 카리브해 제도 등 14개국의 국가 원수직을 맡고 있다. WSJ은 엘리자베스 여왕의 경우 여러 차례 외국을 방문하면서 등 많은 국가에서 호감을 얻어 모독을 피해왔으나 찰스 3세의 인기도가 낮은 점에 앞으로 공화국으로의 전환 운동이 확산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엘리자베스 여왕 생전에도 일부 국가에서는 식민 지배로 시작된 영국과의 관계 변화를 암시했으며 바베이도스가 군주제를 폐지했다. 캐나다와 호주, 뉴질랜드에서도 앞으로 공화국으로의 전환 움직임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
2022-09-12 18:19:15영국의 찰스 3세가 지난 8일(현지시간) 타계한 모친 엘리자베스 2세에 이어 공식으로 즉위했다. 찰스 3세는 10일 영국 런던 세인트 제임스 궁에서 열린 즉위식에서 국왕으로 즉위했다. 왕세자였던 그는 모친이 사망하면서 찰스 3세라는 칭호가 붙으며 곧바로 국왕이 됐으나 이날 공식으로 즉위한 것이다. 영국 왕가를 자문하는 원로 정치인들로 구성된 비밀 위원회(Privy Council)는 찰스를 “국왕, 영연방의 수장, 신념의 수호자”라고 선포하면서 “신이여 왕을 지켜주소서”를 선언했다. 위원회에는 보리스 존슨과 테리사 메이 등 전직 총리를 비롯해 200명이 소속돼있다. 선포 후 제목에서 여왕(Queen)이 왕(King)으로 바뀐 영국 국가가 울려 행사장 밖에 있던 시민 수천 명이 합창했다. BBC는 영국에서는 70년 만에 진행된 즉위식이어서 처음으로 텔레비전을 통해 중계방송됐다고 보도했다. 한편 찰스 3세는 새 국왕으로의 첫 공식 업무로 장남인 윌리엄 왕세손에게 자신이 가지고 있던 웨일스 왕자(Prince of Wales) 직위를 물려줬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
2022-09-10 21:03:22영국인의 정신적 지주이자 영연방의 수장인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96세로 서거했다. 영국 왕실은 8일(현지시간) 여왕이 이날 오후 스코틀랜드 밸모럴성에서 세상을 떠났다고 밝혔다. 지난 1952년 2월 6일 아버지 조지 6세의 서거로 25세에 왕위에 오른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은 70년 214일 동안 영국을 재위했다. 이는 태양왕으로 불린 프랑스 루이 14세 다음으로 긴 기간으로, 엘리자베스 2세는 세계 두 번째로 긴 기간 재위하면서 세계인의 사랑과 존경을 받았다. 루이 14세는 4세였던 1643년에 즉위해서 1715년까지 72년 110일간 왕좌를 지켰다. 다만 BBC는 루이 14세는 1661년이 돼서야 직접 통치를 시작했다고 전했다. 엘리자베스 2세는 지난 2012년 6월 64년간 영국을 통치했던 빅토리아 여왕에 이어 영국 역사상 두 번째로 '다이아몬드 주빌리'(재위 60주년)를 맞았고, 올해 6월에는 재위 70주년을 기념하는 '플래티넘 주빌리' 행사를 치렀다. 엘리자베스 2세는 지난 2015년 9월 고조모인 빅토리아 여왕의 재위 기간인 63년 7개월 2일을 넘어서면서 '영국 최장기간 재위 군주' 기록도 세웠다. 그는 2012년 즉위 60주년을 맞아 실시한 '영국에서 가장 위대한 국왕'을 묻는 설문조사에서 빅토리아 여왕, 엘리자베스 1세를 제치고 1위에 오르기도 했다. 여왕은 지난해 4월 남편 필립공의 사망 이후 급격히 쇠약해진 모습을 보였다. 지난해 10월 병원에 하루 입원했고, 이후 외부 활동을 자제해 왔다. 지난 2월에는 찰스 왕세자를 만난 뒤 신종 코로나에 확진돼 한동안 외출을 못 하기도 했다. 하지만 여왕은 건강 문제에도 불구하고 지난 6일에 신임 총리를 임명하는 등 최후까지 역할을 충실히 다하고 즉위 70년 만에 임무를 내려놓게 됐다. gogosing@fnnews.com 박소현 기자
2022-09-09 03:25:221952년 2월 6일 즉위한 영국 여왕 엘리자베스 2세가 즉위 70주년을 맞았다. 25세에 왕이 돼 올해 95세다. 1000년가량 이어진 영국의 왕 중 누구도 달성하지 못한 기록을 세웠다. 세계를 통틀어도 프랑스의 루이 14세(1643~1715년), 태국의 푸미폰 국왕(1946~2016년), 리히텐슈타인의 요한 2세 대공(1858~1929년) 등 3명만 재위 70년을 채웠다. 살아있는 왕 중 최장수 기록이다.윈스턴 처칠부터 14명의 영국 총리를 겪었고 옛 소련의 스탈린, 중국의 마오쩌둥 등 역사를 뒤흔든 주요 인물들을 겪었다. 미국의 해리 트루먼부터 조 바이든 대통령까지 14명 중 린든 존슨만 제외하곤 모두 면담했다. 우리나라 11명의 전직 대통령도 거쳤다. 전두환·노태우·김영삼·김대중·노무현·박근혜 전 대통령은 직접 만났다. 여왕은 적통 계승자가 아니었다. 큰아버지 에드워드 8세가 미국 평민 출신의 월리스 심프슨과 결혼하기 위해 왕위를 버리는 바람에 왕위를 승계한 아버지의 뒤를 이은 것이다. 심한 말더듬증을 갖고 있던 조지 6세는 영화 '킹스 스피치'(2010년, 톰 후퍼 감독, 콜린 퍼스 주연)의 주인공이다.전 세계 53개국 영연방의 수장인 여왕은 자식 문제로 골머리를 앓았다. 다이애나 왕세자비와 이혼한 1순위 후계자 찰스 왕세자를 향한 여론의 차가운 반응이 불안하다. 미성년자 성폭행 의혹으로 고소를 당한 아들 앤드루 왕자의 군 직함을 박탈하는 결정을 내렸다. 미국인 메건 마클과 결혼한 손자 해리 왕자는 물의 끝에 왕실을 떠났다.한동안 잠잠하던 입헌군주제 폐지론마저 부활해 왕실의 입지가 흔들리고 있다. 여왕 사후 영국 왕실은 껍데기만 남을 것이며, 찰스 왕세자가 최선이 아니라는 군주제 폐지운동이 거세다.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이요, 권불십년(權不十年)이라 했는데 70년은 긴 세월이다. joo@fnnews.com 노주석 논설실장
2022-02-07 16:40:23[파이낸셜뉴스]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과 영국 왕가도 "흑인의 목숨은 소중하다(BLM)" 운동을 지지한다고 영국 고위 관계자가 밝혔다. 10일(이하 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첫 흑인계 런던 주지사인 켄 올리사는 영국 방송 채널4와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주지사(Lord-Lieutenant)는 영국 왕실이 해당 지역을 방문할 때 행사를 주관하는 역할을 한다. 영연방 각국의 총독처럼 상징적인 지위다. 올리사 런던주지사는 인종문제가 영국 왕실에서도 '뜨거운 논쟁 주제'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영국 왕실의 인종문제 태도는 최근 해리 왕자와 흑인 혈통의 왕자비인 미건이 왕실에서 인종차별을 당했다는 주장으로 인해 논란거리가 돼 왔다. 또 영국 여왕이 수장인 성공회가 최소한 1960년대 후반까지만 해도 소수 이민자와 외국인들을 사제로 임명하는 것을 금지했다는 사실이 공개되면서 왕실의 인종차별 문제가 심각한 반발을 불렀다. 올리사는 그러나 영국 왕실은 인종문제에 관한 논의에 개방적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왕실 구성원들과 인종문제 전반에 관해, 특히 조지 플로이드 사건을 계기로 지난 12개월간 이 문제를 논의했다"고 밝혔다. 조지 플로이드 사건은 지난해 5월 25일 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당시 트럭운전사이자 경비원이던 46세의 흑인 플로이드가 경찰관에게 체포되는 과정에서 목이 졸려 사망한 사건이다. 대규모 인종차별 반대 시위의 도화선이 됐다. 올리사는 "이 문제는 뜨거운 논쟁거리"라면서 "논제는 이같은 장벽들을 제거해 사회를 묶기 위해 무엇을 더 해야 하는지에 집중돼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들(왕실)은 동일한 가치를 통해 국가를 하나로 묶는 문제에 열정적으로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올리사는 왕실도 BLM을 지지하느냐는 질문에 "대답은 아주 간단하게 예스이다"라면서 2017년 6월 런던 서민아파트 화재 사고와 관련한 일화도 전했다. 그는 여왕이 당시 72명이 목숨을 잃은 그렌펠타워 참사현장을 방문하는 것에 그에게 자문했다면서 당시 그의 답은 분명히 방문해야 한다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올리사는 당시 여왕이 현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야유를 받거나 아니면 시위대에서 여왕을 향해 무언가 날아올지도 모르는 불확실한 상황이었다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왕은 방문을 결정했고, 다행히도 여왕이 차에서 내리자 모든 이들이 박수를 보냈다고 말했다. 독일계 혈통인 영국 왕실은 해리 왕자와 미건 왕자비가 미 유명 방송인 오프라 윈프리와 인터뷰에서 아이가 태어난 뒤 피부색 때문에 왕실 가족 한 명으로부터 인종차별적 발언을 들었다고 말해 구설에 오른 바 있다. 다만 인종차별 발언을 한 이가 여왕이나 작고한 여왕 부군인 고 필립공은 아니라는 점은 확인됐다. 한편 여왕 차남인 요크경 앤드류 왕자는 미국 금융가인 제프리 엡스타인의 섹스 스캔들과 연루돼 현재 아동성폭행 혐의로 제소된 상태다. 그는 앱스타인의 주선으로 당시 17세의 미국 소녀 버지니아 쥬프레와 성관계를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앤드류 왕자는 앱스타인과 수년간 친분을 맺어왔다. 앱스타인은 2019년 8월 뉴욕 맨해튼 연방교도소에서 자살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2021-09-11 07:33: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