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기억하라. 열등감은 스스로 인정하지 않는 한 절대로 생기지 않는다." 올해 2월 말 현재, 태국 치앙마이를 여행 중이다. 한 불교 사찰에서 나무에 붙어 있는 명언 두 줄이 눈길을 끈다. "Remember... no one can make you feel inferior without your consent.". 직역하면 '당신이 동의하지 않는다면 누구도 당신에게 열등감을 느끼게 할 수 없다'는 정도의 뜻일 게다. 20대 무렵, '여자에게 인기가 없다'는 단 하나의 사실 때문에 필자는 참 많은 상처를 받았던 거 같다. 불혹에 가까운 지금은 생각이 많이 바뀌었다. 사람은 타인에게 상처를 받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상처를 만드는 것이다. 나에게 상처를 줄 수 있도록 내가 허락한 사람만이 나에게 상처를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여행도 비슷하다. 같은 것을 보고, 같은 것을 먹고, 같은 시간을 공유해도 누구에게는 좋은 추억이, 누구에게는 단순히 지겨운 시간이 되기도 하는 것이다. 세상만사 마음먹기 나름이다. 무이네서 호찌민 찍고 다시 붕따우로 한 도시를 단 하루만에 돌아보는 일정을 짠 것은, 지나고나서 돌아보니 참 무리한 일이었다. 호찌민 3일, 무이네와 붕따우 각각 하루씩 일정으로 바쁘게 돌아다니느라 어느 곳도 충분히 즐기지 못했기 때문이다. 특히 무이네에서 바로 붕따우로 이동한다는 당초의 생각이 잘못이었다. 무이네에 도착해 알아보니 무이네에서 바로 붕따우로 가는 버스 편이 없었기 때문이다. 무이네에서 지프 투어를 마치고 오전 10시쯤 호찌민으로 가는 버스에 올랐다. 좌석이 침대처럼 눕혀지는 슬리핑 버스였는데 한국의 우등 고속버스보다 정확히 3배는 더 편했다. 호찌민에 도착해 바로 붕따우로 가는 버스 티켓을 샀다. 버스 출발까지 약 1시간 정도 여유가 있어서 근처의 분짜 가게에서 늦은 점심을 해결했다. 하얀 쌀 면에 한국식 돼지갈비를 달달한 간장 국물에 찍어 먹는 요리로, 베트남 여행을 왔다면 대부분 한 두번 이상 먹게 되는 메뉴다. 버스 시간에 맞춰 버스를 탑승했다. 하지만 붕따우행 버스는 바로 붕따우로 가는 대신에 중간에 다른 버스 정류소에서 승객들을 하차시켰다. 약 30분 정도 지나자 또 다른 버스가 승객들을 태우고 붕따우로 향했다. 무이네에서 붕따우로 이동하는데만 그날 하루가 거의 다 갔다. 붕따우에 도착하니 해는 이미 져있었다. 저렴하게 잘 구한 좋은 호텔이었지만 체크인을 하고 저녁을 먹기 위해 바로 호텔을 나왔다. 붕따우에서 다시 호찌민으로 돌아갈 때는 '클룩'을 통해 프라이빗 벤을 신청했다. 1만원 조금 넘는 비용이었지만 단지 몇 천원을 추가해 버스로 이동할 때보다 1~2시간 이상 절약하고 매우 편하게 올 수 있었다. 첫 날 저녁은 옵션이 많지 않았기 때문에 눈에 보이는 해산물 집으로 들어갔다. 점박이 무늬가 박혀 있는 현지 미니 소라 무침, 맛조개 구이, 새우와 해산물 볶음 라면과 맥주로 붕따우에서 첫 끼를 해결했다. 숙소로 오는 길에는 구글 평점이 높은 디저트 가게에 들려 현지식 디저트를 즐겼다. 붕따우 거리에서는 많은 현지 사람들이 거리에 '앉은 뱅이 의자'(일명 목욕탕 의자)를 두고 삼삼오오 둘러 앉아 맥주로 목을 축이고 있었다. 브라질 부럽지 않다..32m 붕따우 예수상 호찌민에서 붕따우로 당일치기 여행을 하는 사람도 종종 있는데 그럴 때 반드시 가는 곳 1순위가 있다면 '거대 예수상'이다. 브라질 리우데 자네이루의 거대 예수상과 비슷한 모양으로 붕따우 반도 최남단인 바이두아 해변의 언덕 위에 있다. 자료마다 차이는 있지만 20미터 후반에서 30미터 초반, 보통 32m라고 한다. 예수상을 보기 위해서는 약간의 등산을 해야 한다. 예수상을 향해 올라가는데 등산로의 초입 쯤 커피 가게와 함께 음악을 연주하는 사람들이 보인다. 통기타와 색소폰 등 음악 소리가 관광객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는다. 붕따우 예수상의 하이라이트는 예수상의 내부를 통해 예수상의 꼭대기까지 올라 갈 수 있다는 점이다. 다만 여성의 경우 짧은 치마를 있었을 경우 종교적인 이유로 예수상 내부를 들어갈 수 없다. 예수상 내부로 오르는 계단은 두 사람이 교차하면 간신히 서로 지나칠 수 있을 정도로 좁다. 나선형의 계단을 따라 한동안 올라가다 보면 예수상의 양쪽 어깨위에서 붕따우 시내를 한 눈에 내려다볼 수 있다. 붕따우 거대 예수상을 검색하면 가장 많이 보이는 시그니처 사진도 예수상의 어깨에서 내려다 본 붕따우 시내의 전경이다. 예수상의 어깨는 많아야 2~3명만 내려다 볼 수 있기 때문에 사람이 많으면 여러 장의 사진을 찍기에 눈치가 보일 수도 있다. 참고로 붕따우 예수상은 1972년 착공해 완공에만 22년이 걸렸다고 한다. '화이트 팰리스', 티에우 별장 붕따우 예수상을 보고 다음으로 가기 좋은 장소는 '화이트 팰리스'라 불리는 '티에우 별장'이다. 그랩으로 택시를 잡으면 10분 내외로 이동할 수 있다. 미국에 '화이트 하우스'가 있는 것처럼 흰색은 권력자들이 좋아하는 색인가 보다. 가장 더럽혀지기 쉬운 색깔로 흰색을 유지하려면 꽤나 많은 손이 가기 때문이다. 유럽의 귀족들이 쓸모라곤 전혀 없는 잔디밭의 크기로 권세를 자랑한 것처럼 말이다. 티에우 별장은 1889년 프랑스 총독의 별장으로 세워졌다가 이후 응우옌 대통령이 개축해 별장으로 썼다고 한다. 지하는 물론 계단을 따라 2층인가 3층까지 둘러 볼 수 있다. 사실 크게 눈길을 끄는 장소라기 보다는 예수상을 보고 마땅히 할 일이 없으니 들리기 좋은 곳 정도였다. 티에우 별장을 둘러보고 커피로 목을 축인 뒤에 서둘러 발걸음을 옮겼다. 호치민까지 가는 벤을 예약한 시간이 다가왔기 때문이다. 호텔 근처 붕따우 대표 간식인 '반콧' 맛집에 들렸다. 반콧은 얇은 밀가루 반죽을 튀기고 그 위에 새우 등을 올린 간식이다. 경우에 따라 반콧을 상추 등에 싸 먹기도 한다. 호찌민 롯데마트 찍고 한국으로 반콧을 먹고 호텔로 돌아와 벤을 기다렸다. 호찌민에 도착해서는 'BTS, 봉준호, 손흥민, 제이팍 레츠고'의 바이브를 느끼기 위해 한국 기업들이 운영하는 곳을 연이어 몇군데 들렸다. 롯데리아에서 햄버거와 치킨을 먹고, 뚜레쥬르에서 커피와 케이크를 먹었다. 롯데리아, 뚜레쥬르 모두 호치민 곳곳에서 매장이 보였고, '고급화' 전략을 취하고 있었다. 롯데리아 버거는 맥도날드 버거보다 최소 1.5배 이상 비쌌고, 뚜레쥬르도 현지 베이커리와 비교해 1.5배 이상 높은 가격이었다. 이어서 GS25에서 현지 캔디인 '피셔맨 프렌드'를 잔뜩 사고 마지막 일정으로 롯데마트에 들렀다. 베트남 현지 여행의 하이라이트는 뭐니뭐니 해도 롯데마트다. 코코넛 커피를 잔뜩 사서 박스는 버리고 내용물만 캐리어 곳곳에 쑤셔 넣었다. 롯데마트에 가니 '박항서' 감독의 팻말이 호찌민을 떠나는 우리에게 인사를 건네는 듯 했다. 박항서 감독은 '따봉'을 날리는 모습이었다. hwlee@fnnews.com 이환주 기자
2024-02-29 12:09:46[파이낸셜뉴스]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의 거대 예수상 머리에 벼락을 맞는 모습이 포착돼 화제를 모으고 있다. 14일(현지 시각) 뉴욕포스트 등 외신에 따르면 사진작가 페르난도 브라가는 지난 10일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의 거대 예수상 머리에 벼락이 정통으로 내려꽂히는 모습이 담긴 사진을 SNS에 공개했다. 브라가는 번개가 예수상 위로 치는 순간을 절묘하게 포착했고, 그 결과 머리에서 빛이 뿜어져 나가는 듯한 장면이 연출됐다. 브라가는 "금요일 밤 신성한 번개를 포착했다"며 "약 3시간동안 장노출로 500번 이상 셔터를 눌러가며 건진 사진이다. 내 사진이 많은 사람에게 감동을 가져다준 것 같아서 행복하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 사진을 본 네티즌들은 예수상 머리 위로 생긴 보랏빛 광선을 보고 "번개의 신 토르와 예수상이 싸우는 것 같다" 등의 글을 남겼다. 예수상이 벼락에 맞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브라질 국립우주연구소에 따르면 예수상은 1년에 적게는 3번, 많게는 5번 벼락을 맞는다. 지난 2008년과 2014년에도 예수상에 번개가 내리친 바 있다. 특히 2014년에는 번개로 인해 예수상의 엄지손가락 부분이 손상되기도 했다. 다행히 이번에는 번개로 인한 동상의 손상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리우데자네이루의 대표 랜드마크인 예수상은 1931년 10월 포르투갈로부터의 독립 100주년을 기념해 710m 높이의 코르코바두 언덕 위에 세워졌다. 높이 38m, 가로 28m 규모로 무게는 1만1145t에 달한다. 세계에서 가장 큰 아르데코 양식 조각상으로 알려져 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3-02-16 10:40:42브라질 예수상 브라질 예수상 복원이 마무리됐다. 벼락으로 손상된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시의 거대 예수상을 복원하는 작업이 정식으로 완료됐다. 지난 1월부터 시작된 복원작업은 지난 11일(현지시간) 오라니 템페스타 대주교가 집전하는 행사를 끝으로 마무리됐다. 이번 복원 작업은 폭풍우와 벼락 때문에 예수상의 손가락 두 개와 머리 부분이 손상된데 따른 것이다. 새로운 피뢰침 설치 등을 포함해 총 85만 달러의 비용이 소요된 것으로 알려졌다. 30m 높이의 예수상은 리우데자네이루의 장관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관광 명소로도 유명하다. 예수상은 1931년에 설치됐으며 2010년에도 400만 달러를 들여 대대적인 수리작업이 진행된 바 있다. onnews@fnnews.com 온라인뉴스팀
2014-07-13 12:17:33성유리 브라질(사진=성유리 인스타그램) 성유리 브라질 근황이 눈길을 끌고 있다. 지난 16일 성유리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예수상. 제동 오빠랑”이라는 글과 함께 사진을 게재했다. 공개된 사진 속에는 성유리와 김제동이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의 랜드마크인 예수상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는 모습이 담겨있다. 현재 SBS ‘힐링캠프-기쁘지 아니한가’를 진행하고 있는 성유리는 앞서 지난 13일 월드컵을 맞이해 브라질로 출국한 바 있다. 한편 성유리는 지난 17일 골프선수 안성현과 열애를 인정해 화제가 됐다. /파이낸셜뉴스 스타엔 syafei@starnnews.com김동주 기자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press@starnnews.com
2014-06-18 08:59:26성유리와 프로골퍼 안성현 열애설이 화제인 가운데 성유라가 브라질 근황을 알렸다. 성유리는 15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예수상. 제동 오빠랑"이라는 글과 함께 사진을 게재했다. 공개된 사진 속 성유리는 김제동과 브라질 예수상 앞에서 다양한 포즈를 취하고 있다. 특히 썬글라스를 낀 성유리는 브라질에서도 빼어난 미모를 과시하며 매력을 발산하고 있다. 성유리 사진을 접한 네티즌들은 "성유리 더 예쁘다", "성유리, 연애해서 좋겠다", "성유리, 행복하세요"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한편 성유리와 김제동은 SBS '힐링캠프, 기쁘지 아니한가' 공동 MC로 호흡을 맞추고 있다. /온라인편집부 news@fnnews.com
2014-06-17 19:56:44살림살이와 생각은 변한다. 살아있는 사람들이 문화의 주체이기 때문에, 문화는 변동할 수밖에 없다. 과거에는 그러한 현상을 문화변동이라고 하여 별도로 취급하는 경우도 있었다. 인위적인 변화는 안 된다는 소리도 하지만, 변화란 본시 인위적이다. 문제는 그 방향과 속도에 있다. 관혼상제 중에서도 관례는 없어진 지 오래되었고, 상례도 상당히 축소되었다. 제례도 마찬가지다. 죽은 자 중심의 의례는 사라지고 산 자 중심의 의례만 성황이다. 세계관이 사자 중심으로부터 생자 중심으로 대체되고 있음도 드러난다. 엄청나게 내용이 변한 혼례도 가관이다. 가족이라는 현상 그리고 그것을 구성하는 과정의 필연적인 결혼. 이것과 관련된 변화는 참으로 복잡하고 골치 아픈 사회문제가 되어 버렸다. 오죽하면 비혼(非婚) 가족이라는 말까지 통용되고 있을까. 흔히 '리우데자네이루'로 불리는 도시에 가면 '히우'(강이란 뜻)라고 부른다. 범죄도시 2위라면 서러울 정도로 치안이 불안하다. 빈부차의 결과다. 재래시장의 옷가게에서 배달 점원으로 살아가는 펠리페의 가족을 만나러 갔다. 브라질에서 사람을 구분하는 기준은 유럽계와 인디오 그리고 아프리카계의 세 계통이 가계를 구성함에 어떠한 조합을 이루고 있는가에 따라서 명칭이 20여개로 갈라진다. 그중에서도 가장 많은 빈도를 보이는 '모레노'는 유럽계와 인디오의 혈통으로 이어진 집단이다. 펠리페의 가계는 모레노에 속한다. 밀집한 서민 아파트의 입구에 공용의 철창 입구가 있고, 아이들이 참으로 많다는 생각이 들었다. 26세의 펠리페는 아프리카계가 섞인 24세의 크리스티앙 사이에 어린 남매를 두었고, 52세의 장모와 함께 살고 있었다. 방 두 칸의 서민 아파트에 거주하는 펠리페는 본시 빈민가 출신이었다. 크리스티앙과 만나서 결혼식도 없이 살림을 차렸고, 크리스티앙의 아버지는 가출한 지 오래되었다. 이른바 모중심가족의 비율이 높은 라틴아메리카 빈민촌이다. 펠리페의 출신지는 이 세상에서도 으뜸가는 빈민가라고 알려진 '도나 호싱야'(薔微村)다. 히우의 시가지와 코파카바나 해변 그리고 멀리 빠옹디아수카르(砂糖峯)를 한눈에 내려다보는 '꼴꼬바도(Corcovado)'라고 불리는 예수상의 후면부 골짜기다. 그는 본가의 식구들에 비하면 많이 성공한 셈이다. 빈민들이 대를 이어서 살아가는 도나 호싱야를 탈출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아파트 옆에는 아이들로 가득한 축구장에서 연신 공들이 이리 날고 저리 튄다. 어릴 때부터 공을 발에 달고 사는 남자아이들. 모든 것을 한 손에 거머쥐는 희망은 축구스타가 되는 길밖에 없다. 펠리페가 퇴근 후와 휴일에 함께 놀아주는 다섯 살의 아드리아노에게도 축구공이 전부다. 언제나 느긋한 펠리페가 섬뜩 긴장하는 순간은 장모의 호출이다. 나에게 눈웃음을 던지면서 "소그라(sogra·장모)!"라고 나지막이 얘기한다. 브라질의 서민들은 대부분 처거제(妻居制)로 살아간다. 우리에게 익숙한 표현으로는 처가살이를 말한다. 텔레비전 광고에서도 "소그라"라는 소리에 놀라는 사위의 모습이 등장하는 정도다. 장모인 마리아는 일주일에 세 번 화려한 무도복을 입고 삼바학교에 나간다. 부활절에 맞추어서 행하는 카니발에 출전할 수 있는 팀에 속하면 대박이다. 골목마다 삼바학교가 있을 정도다. 마리아가 속한 삼바학교가 예선을 통과하여 700m 길이의 삼바드롬으로 출전할 수 있는 자격을 따게 되면, 그때부터 월급도 나온다. 그야말로 피나는 연습을 한다. 지구촌을 들썩이는 화려함의 이면에 가난의 슬픔도 안고 있는 것이 히우의 카니발이다. 장모의 삼바 연습에 지성으로 성원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일요일은 더욱 바쁜 펠리페다. 삼바에 흥얼거리는 장모의 심기에 긴장하랴, 아이들과 축구공으로 놀아주랴, 몸치장에만 열중하는 크리스티앙 대신에 장보기도 하고 부엌일도 하고. 가족들이 다 참석하는 성당의 미사는 조는 시간이다. 크리스티앙의 아버지가 일찍이 사라진 점도 일말의 이해가 간다. 처가살이란 말은 어쩌다 들었던 것이지 일반적인 관행이 아니었다. "얼마나 못났으면 처가살이를 다 하나." 이런 말도 있었다. 한국 사회는 전통적으로 부거제(夫居制)를 해왔다. 신혼부부가 남편의 본가에서 사는 방식이며, 신부 입장에서 보면 시집살이다. 그런데 한 30년 전부터 거주율(신혼부부가 거주지를 결정하는 규칙)에서 중대한 변화가 감지되었다. 딸네들이 친정 부모가 살고 있는 아파트 단지로 모이는 유형이 등장했고, "딸이 있어야 노후가 편하다"는 말이 유행했다. 말을 바꾸면, 남자는 처가로 가까이 가고 있다. 처가살이라는 단어의 의미가 변했다. 부거제하의 처가살이라는 의미가 처거제로 향하고, 신혼부부는 당연히 부인의 본가로 들어가는 제도로 향하고 있다는 말이다. 인간관계에 개입된 권력이라는 현상을 생각하면 양자의 차이는 누구의 뿌리를 뽑느냐의 문제이고, 뽑힌 쪽이 불리한 인생살이를 할 수밖에 없다. 며느리가 뽑히면 시집살이가 되고, 사위가 뽑히면 처가살이가 된다. 2000년 전 '후한서 동이전'에 기록된 '서옥(壻屋·사위집)'이란 내용이 '서류부가(壻留婦家)'제라고 민속학자 손진태 선생께서 풀이하셨다. 친영(親迎)을 기본으로 하는 한족들의 눈에 장가 드는 방식의 동이족이 기이하게 보였던 기록이다. 장가가는 방식이 선행의 전통으로 있었고, 조선 후기 이후 시집가는 방식으로 변하였음을 알아야 한다. 혈통원리에서 부계제를 유지하면서 거주율에서도 부거제를 하면, 가부장제의 기반인 남성 중심의 사회구조로 간다. 부계혈통을 하면서 처거제를 취했던 동이족 선조들이 성별권력 관계의 균형을 유지했던 혜안을 보였다. 역사적 경험의 축적을 생각한다. "사람이 살기 위해서" 장가가는 방식에서 시집가는 방식으로 변했고, 이제 300년 만에 시계의 추는 반대방향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이 대목에서 슬기롭게 대처해야 한다. 과격한 페미니즘이 선동되었던 점도 반성해야 한다. 사회구조의 혈통원리는 부계제인데, 공계제(共系制)를 하는 서구식의 양성병행(兩姓竝行)을 주장하면 문제가 된다. 공계혈통을 따르는 브라질의 펠리페 가족과 보낸 3박4일이 나에게는 한국 가족의 역사적 문제를 비추어 주는 거울이 되었다. 남이 나를 위한 거울이고, 제도는 변한다. 살기 위해서 변한다. 변화에 대한 저항의 과정도 있지만, 변하지 않으면 죽는다. 코로나 바이러스도 살기 위해서 변종으로 다시 등장하는데, 하물며 두개골이 1400㏄나 되는 사람인들 변하지 않을쏘냐! 변화를 생각하면, 존재하는 모든 것은 과정에 불과하다. 전경수 서울대 인류학과 명예교수 jsm64@fnnews.com 정순민 기자
2024-09-02 19:36:01광화문을 중심으로 동서로 펼쳐진 조선의 궁궐과 도성은 대한제국의 쇠락 이후 철저하게 유린됐다. 가장 치욕적인 사건은 조선침략의 거두였던 이토 히로부미를 추모하기 위해 지어진 사당 박문각을 꾸미기 위해 경희궁 정문인 흥화문을 떼어간 것이다. 경희궁터 안에는 일본인 고위층 자제들을 교육하기 위한 중학교까지 세워졌다. 심지어 훼손된 경희궁터에는 해방 이후에도 서울시교육청, 서울역사문화회관, 적십자회관 등까지 들어서면서 궁궐의 위상이 완전히 사라졌다. 서울 신문로에 위치한 경희궁은 경복궁을 중심으로 동쪽의 궁궐인 창덕궁·창경궁을 지칭하는 '동궐'과 대비시켜 '서궐'로 불렸지만 이젠 옛말이 됐다. 또한 일제는 경희궁 인근 돈의문(서대문)을 전차궤도 복선화를 위해 허물어 버렸다. 철거한 돈의문의 기와와 목재는 경매에 부쳐졌다. 남은 석재는 도로를 까는 데 썼다. 조선의 심장부인 경복궁터 안에 거대한 조선총독부 건물까지 세워서 민족 정기를 완전히 끊으려 했다. 조선총독부 건물은 해방 이후에도 반세기가 지나 김영삼 정부 시절에야 철거됐다. 경복궁은 복원됐지만 경희궁, 서대문 등의 수많은 옛 유물들은 여전히 옛 모습을 되찾지 못하고 있다. 대한민국 성장기에 도심 개발에 먼저 집중하다 보니 대형 유물 복원은 뒷전이 된 것이다. 이런 가운데 오세훈 서울시장은 서울 문화유산 복원에 한창이다. 도심 박물관인 경주나 로마처럼 서울이 변신을 꾀하고 있는 것이다. 오 시장은 역사와 어우러진 정원도시를 꿈꾸고 있다. 도심 개발과 함께 역사 복원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것이다. 오 시장의 역사 복원은 이미 민선 4기에 동대문역사문화공원 조성부터 시작됐다. 그리고 민선 8기 들어 더욱 활발해졌다. 도로가 점령했던 광화문의 월대를 복원했다. 또한 일제가 끊었던 종묘와 창경궁 사이 '왕의 길'을 다시 이었다. '창경궁-종묘 연결 역사복원사업'은 오 시장의 과거 재임 시절인 지난 2011년 첫 삽을 떴지만 완공하기까지 무려 12년이 걸렸다. 오 시장은 돈의문 복원도 재추진하기로 했다. 돈의문은 사대문 중 유일하게 현존하지 않는다. 돈의문이 복원되면 한양도성 사대문이 완벽하게 부활하게 된다. 서울역사박물관~강북삼성병원 사이 왕복 8차로 400m 구간에 지하차로를 만들고 그 위에 돈의문과 공원을 만든다는 구상이다. 오 시장의 '민족 정기 살리기 프로젝트'는 도성 및 궁궐 복원에 그치지 않았다. 서울시는 창덕궁과 종묘, 인사동, 경복궁 등을 잇는 문화 연결고리인 '열린송현 녹지광장'도 조성했다. 경복궁 옆 소나무숲이 우거졌던 송현동 부지는 일제강점기에 식산은행의 사택이 들어섰고 해방 이후에는 미국대사관의 숙소였다. 다만 복원 중인 역사적인 유적지 인근에 이전에 없던 조형물과 기념관 조성까지 검토되면서 찬반론이 최근 일고 있다. 서울시는 이승만기념관을 이곳 송현동 공원으로 검토했다가 타당성을 두고 반발이 일어나자 한발 물러섰다. 또한 서울시는 최근 월대를 복원한 광화문 앞에 100m 높이의 국내 최대 크기 태극기 게양대를 세운다고 밝혔다가 찬반론이 일기도 했다. 인근 광화문, 이순신 장군 동상, 세종대왕 조형물들과 조화를 깰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결국 서울시는 광화문 앞 초대형 태극기 조성을 두고 국민의 여론을 충분히 더 수렴키로 했다. 광화문광장에 초대형 태극기를 상시 내거는 것이 어렵다면 해외 사례를 벤치마킹해 보는 것을 조심스럽게 제안해 본다. 올해 하계올림픽이 열리는 파리의 상징물인 개선문에는 초대형 프랑스 국기가 혁명기념일 등에 간헐적으로 내걸리면서 오히려 세계적인 볼거리가 됐다. 꼭 실물 태극기가 아니어도 좋지 않을까 싶다. 브라질의 대표 상징물 중 하나로 손꼽히는 리우데자네이루의 초대형 예수상은 최근 '빔프로젝터 매핑' 기술을 적용해 한복을 입어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광화문광장에 빔프로젝터 초대형 영상 태극기를 연출해도 좋을 것이다. rainman@fnnews.com
2024-07-24 18:05:13롯데관광개발은 브라질, 아르헨티나, 볼리비아, 페루, 파라과이 등 남미 5개국을 16박 20일간 여행하는 비즈니스 클래스 패키지를 선보인다고 24일 밝혔다. 이번 패키지는 롯데관광개발의 프리미엄 브랜드 ‘HIGH&(하이앤드)’ 상품으로, 오는 11월부터 내년 3월까지 매주 1회 출발한다. 남미 최대 항공사인 라탐항공 비즈니스 클래스를 이용하며 가격은 1인 기준 2690만원(각종 세금 포함)부터다. 아르헨티나 최남단 우수아이아를 비롯해 파타고니아의 대자연, 대서양과 태평양을 잇는 비글 해협, 볼리비아 우유니 소금사막, 브라질 이구아수 국립공원과 코르코바도 언덕의 예수상, 페루의 상징 마추픽추 등 다양한 관광 코스를 둘러본다. 숙박은 전 일정 4~5성급 호텔을 이용하며 우수아이아 털게, 세비체, 로모 살타도 등 나라별 현지 특식을 제공해 미식의 즐거움을 더했다. 롯데관광개발 관계자는 "많은 여행객들이 인생 버킷리스트로 꼽는 남미 5개국을 안전하고 완벽하게 둘러볼 수 있는 일정으로 패키지 상품을 구성했다"며 "노팁, 노쇼핑, 노옵션으로 더욱 편리하게 여행을 즐길 수 있게 했다"고 말했다. en1302@fnnews.com 장인서 기자
2024-07-24 13:06:31교원투어 여행이지가 멕시코 직항 노선과 연계한 중남미 패키지 라인업을 확대하며 장거리 여행 수요 공략에 나섰다. 17일 여행이지는 "해외여행 정상화에 따라 중남미 수요가 느는 등 여행 목적지가 다변화하고 있다"면서 "아에로멕시코의 인천-멕시코시티 직항 노선 재개에 맞춰 더욱 편리하게 여행을 즐길 수 있도록 중남미 패키지를 새롭게 출시했다"고 밝혔다. 대표 상품으로는 멕시코시티 관광과 더불어 칸쿤에서 휴양을 즐기는 ‘멕시코시티·칸쿤 고품격 9일’, 멕시코와 페루, 브라질, 아르헨티나 등 중남미 핵심 여행지를 방문하는 ‘중남미 5개국 14·16일’이 있다. 두 상품 모두 오는 8월 17일 첫 출발하며, 노팁·노옵션·노쇼핑으로 여행에만 온전히 집중할 수 있다. 멕시코에서는 테오티우아칸과 메트로폴리타나 대성당, 멕시코 국립인류학박물관 등을 둘러본다. 이어 에메랄드빛 바다가 펼쳐지는 칸쿤에서는 '그랜드파크 로열 럭셔리 리조트 칸쿤'에 3일간 숙박하며 올인클루시브 서비스를 만끽할 수 있다. 중남미 5개국에서는 고대 잉카 제국의 수도였던 쿠스코를 비롯해 세계 7대 불가사의 중 하나로 꼽히는 마추픽추, 우유니 소금사막, 리우데자네이루의 랜드마크인 예수상, 세계 최대 규모의 이구아수 폭포 등을 방문한다. 아울러 유니 별빛 투어와 마쿠코 사파리 투어가 특전으로 제공된다. en1302@fnnews.com 장인서 기자
2024-06-17 19:15:53[파이낸셜뉴스] 브라질에서 한 아마추어 축구선수가 경기 도중 낙뢰에 맞아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11일(현지시간) 브라질 매체 G1에 따르면 전날 오후 남부 파라나주 산투 안토니우 다플라치나에서 아마추어 리그 축구 시합 중이던 경기장에 벼락이 떨어졌다. 이 사고로 현장에서 선수 5명이 쓰러졌고, 이 중 21살 남성 1명은 상태가 심각해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끝내 숨졌다. 쓰러진 4명의 선수는 현재 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산투안투니우 다플라치나 자치단체장과 사망한 선수가 소속된 축구팀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고인을 추모했다. 한편 브라질 곳곳에서 낙뢰 피해가 적지 않게 보고되고 있다. 브라질 국립우주연구소(INPE) 산하 대기전력연구소 자료에 따르면 브라질에서 2000년부터 2019년까지 20년간 벼락에 맞아 숨진 사람은 2194명으로 집계됐다. 브라질에서 지난해 1∼2월에만 1700만 번의 벼락이 관측됐는데, 이는 2021년 같은 기간 1320만 번보다 30%가량 늘어난 수치다. 지난 2014년 1월에는 리우데자네이루의 명물인 거대 예수상에 벼락이 떨어졌다. 이 사고로 예수상 손가락 두 개와 머리 부분이 손상돼 6개월간 복원 작업이 이뤄진 바 있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
2023-12-12 07:42: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