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아이리스’로 인기를 끌고 있는 탤런트 이병헌씨(39)가 1억원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한 옛 여자친구 권모씨(22)를 상대로 법적 대응에 나선 것으로 14일 확인됐다. 이씨 측 변호인에 따르면 이씨는 지난 10일 권씨측의 금품 요구 및 협박과 관련해 진정서를 접수한 데 이어 11일에는 권씨와 권씨 대변인 격으로 활동하고 있는 박모씨 등 2명을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이씨는 권씨 측의 무고 혐의와 관련해서는 별도의 고소장을 접수치는 않을 계획이다. 이씨 측 변호인은 “법원에 제출한 소장을 언론에 공개한 것은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에 해당한다”며 “무고 혐의는 진정서 내용에 포함돼 있어 고소장 접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권씨측이 상습 도박 혐의로 이씨를 고소 했지만 이씨는 ‘절대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이다”며 “관련한 진실은 검찰 조사를 통해 모두 밝혀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검찰은 사건을 이씨의 주거지 등을 고려해 형사7부(부장 이옥)에 배당할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검찰은 권씨가 이씨를 상습 도박 혐의로 고발한 사건을 이 부서에 배당한 바 있다. 이병헌 소속사는 최근 “이씨와 권씨가 지난해 가을부터 올해 봄까지 교제했고, 이후 신원을 알 수 없는 남성들로부터 ‘스캔들을 폭로하겠다’며 20억원을 요구하는 등 협박을 당했다”고 밝힌 바 있다. 권씨는 지난 8일 이씨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한 데 이어 상습도박혐의로 이씨를 고발했으며, 이후 이씨와 자신이 교제할 당시 찍었던 사진을 공개하기도 했다. /hong@fnnews.com홍석희기자
2009-12-14 18:01:51▲ 현송월 건재 과시현송월 건재 과시 현송월 건재 과시 소식이 전해진 가운데 그에 대한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지난 10일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옛 애인으로 알려진 현송월 모란봉악단 단장이 중국 베이징에서 건재함을 과시했다. '북한판 걸그룹' 모란봉 악단을 이끌고 중국에 방문한 현송월은 지난 11일 취재진들과도 만나 방중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현송월은 과거 신변이상설 및 처형설이 끊임없이 나돌았던 인물이었기에 더욱 주목을 받고 있다. 한편 현송월의 모란봉악단은 12일부터 사흘간 공훈국가합창단과 함께 첫 베이징 공연에 나설 예정이다. /news@fnnews.com 온라인편집부
2015-12-12 11:34:53[파이낸셜뉴스] 과거 사귀던 여자친구와 그의 현 남자친구를 살해했다며 경찰에 자수한 30대가 뒤늦게 혐의를 부인하고 나섰다. 12일 경기남부경찰청에 따르면 이천경찰서는 살인 혐의로 A씨를 구속 수사 중이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 4일 오전 이천시의 한 오피스텔에서 옛 연인인 B씨와 그의 남자친구인 C씨를 흉기로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해당 오피스텔은 B씨의 집으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부검 결과 B씨와 C씨의 사인은 과다출혈인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사건 당일 가족에게 범행 사실을 털어놓고 부친과 함께 경찰서를 찾아 자수했다. 손과 목 부위 등을 다쳐 병원 치료를 받아온 A씨는 지난 9일 퇴원해 경찰에 체포됐다. 경찰은 지난 11일 법원에서 구속영장을 발부받았다. 하지만 구속된 A씨는 뒤늦게 혐의를 부인하고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현장 감식과 CCTV 분석 등을 통해 (피의자가 범행했다는) 다양한 증거자료를 확보했다”며 “피의자의 진술에 모순점이 있어 수사 중”이라고 했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2025-05-12 15:24:56[파이낸셜뉴스] 경기 이천시에서 30대 남성이 전 여자 친구와 그의 현재 남자 친구를 살해한 사건이 발생한 가운데 이들은 같은 건물 입주민인 걸로 확인됐다. 5일 경찰에 따르면 경기 이천경찰서는 전날 오전 9시쯤 자수를 한 30대 남성 A씨를 살인 혐의로 입건했다. A씨는 이날 오전 이천시 한 오피스텔에서 전 여자친구인 30대 여성 B씨와 그의 남자친구인 30대 남성 C씨를 흉기로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언론 등을 통해 공개된 폐쇄회로(CC)TV에는 A씨가 오피스텔에서 수건으로 손을 감싼 채 걸어 나오는 모습이 포착됐다. 이 오피스텔은 A씨의 전 여자친구가 살던 곳으로, 경찰은 현장에서 사망한 남녀 시신 2구를 발견했다.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숨진 B씨와 같은 오피스텔 다른 층에 거주하는 주민인 것으로 확인됐다. 오피스텔 관계자는 “A씨가 입주민인 탓에 공동 현관과 현관 비밀번호를 다 알고 있어서 쉽게 들어간 것 같다”고 매체에 전했다. A씨는 이날 오전 옛 여자친구 커플을 흉기로 살해하고 범행 후인 오전 8시 57분 가족과 함께 경찰에 자수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오전 9시 8분쯤 현장에 출동해 B씨와 C씨 시신을 수습하며 현장 감식을 진행했다. A씨는 손목 등에 자상을 입어 현재 병원 치료를 받고 있으며 생명에 지장은 없는 상태인 것으로 파악됐다. 한편, KBS에 따르면 A씨는 지난 2월에도 B씨에게 폭력적인 행동을 보여 112 신고를 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당시 B씨는 “남자친구가 체중계를 던진다”며 경찰에 신고했고, 현장 출동한 경찰은 A씨를 A 씨를 퇴거·분리조치한 뒤, 피해자에게 피해자 보호가 필요하면 요청할 수 있다고 안내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A씨의 진술을 토대로 A씨가 과거 사귀던 여자친구와 그의 현 남자친구에게 앙심을 품고 범행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A씨가 회복하는 대로 체포해 범행 동기 등을 조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5-05-05 14:45:22[파이낸셜뉴스] 과거 사귀던 여자친구와 그의 남자친구를 살해한 30대 남성이 경찰에 자수했다. 4일 뉴스1에 따르면 이천경찰서는 살인 혐의로 A씨를 형사 입건해 조사 중이다. 그는 이날 오전 이천시의 한 오피스텔에서 옛 여자친구인 B씨와 그의 남자친구 C씨를 흉기로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A씨는 이날 오전 8시 57분께 경찰에 자수했고 가족들도 그의 범행을 경찰에 알린 것으로 전해졌다. 신고를 접수한 경찰은 오전 9시 8분쯤 사건 현장으로 출동해 남녀 시신 2구를 확인하고 현장 감식을 진행했다. A씨 역시 손과 목 부위 등에 자상을 입고 인근 병원에서 치료받고 있다. 경찰은 A씨 진술 등을 토대로 그가 헤어진 여자친구와 그의 현 남자친구에 대한 앙심을 품고 범행한 것으로 보고 있다. y27k@fnnews.com 서윤경 기자
2025-05-04 18:33:58[파이낸셜뉴스] 헤어진 여자친구의 근무지에 찾아가 흉기를 휘둘러 살해한 40대 남성이 항소심에서도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27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형사3부(이승한 박정운 유제민 부장판사)는 강도살인 혐의로 구속기소된 40대 남성 A씨의 항소심에서 1심과 같이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해 6월 10일 경기 양주 소재의 한 공장에서 옛 연인이던 40대 여성 B씨를 찾아가 흉기를 휘둘러 살해한 뒤 도주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조사 결과 A씨는 미리 준비한 흉기를 검은색 비닐봉지에 숨겨 사무실에 들어갔고, 도주에 필요한 현금을 마련하기 위해 B씨의 가방을 가지고 나온 것으로 파악됐다. 그는 가방 안에 있던 현금 일부를 주유 등을 하는 데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폐쇄회로(CC)TV 등을 분석해 A씨 추적에 나선 경찰은 약 21시간 만에 포천 소재의 한 야산에서 그를 검거했다. 1심 재판부는 "피고인의 범행으로 인해 피해자 가족들의 상실과 충격이 크다. 살인죄는 피해 복구가 불가능하고 생명이라는 중대한 가치를 침해한 범죄"라며 A씨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이에 A씨 측은 사실오인과 양형부당을 이유로 항소했으나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과거 교제한 피해자가 자신을 속였다고 생각해 미리 흉기를 준비해 범행을 저질렀다"며 "살인은 대체할 수 없는 생명을 침해하는 중대한 범죄이고, 강도살인은 재물·재산상의 이익을 목적으로 사람 생명을 침해하는 것으로 그 불법성과 비난 가능성이 더욱 크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유족이 고통을 호소하며 엄벌을 탄원하고 있고, 피고인은 용서나 피해 회복을 위해 어떤 노력도 하지 않았다"며 A씨 항소를 기각했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
2025-03-27 13:56:10[파이낸셜뉴스] 배우 이영애가 연극 '헤다 가블러'로 연극 무대에 복귀한다. 1993년 '짜장면' 이후 32년만이다. 25일 LG아트센터에 따르면 개관 25주년을 기념해 선보이는 새로운 제작 연극 '헤다 가블러'에서 이영애가 여성 햄릿으로 통하는 '헤다'를 연기한다. 이번 작품은 LG시그니처 홀에서 5월 7일~6월 8일 이영애를 비롯한 모든 배우들이 전 회차에 원 캐스트로 출연한다. 지난해 LG아트센트의 제작 연극이자 전도연, 박해수가 주연한 '벚꽃동산'으로 4만 관객을 동원하며 인기몰이 했는데, 이영애가 그 화제성을 이어갈지 관심이 모아진다. 헨리크 입센 원작 '헤다 가블러'는 사회적 제약과 억압 속에서 자유를 갈망하는 여성의 심리를 다룬 작품이다. 주인공 ‘헤다’는 외면은 우아하지만 내면에는 숨겨진 불안과 욕망, 파괴적인 본성을 가진 입체적 인물이다. 이영애를 비롯해 학문적 성취 외에는 관심이 없는 헤다의 남편 ‘테스만’ 역에 김정호, 가까운 곳에서 끊임없이 헤다에게 심리적 압박을 가해오는 판사 ‘브라크’ 역에 지현준, 헤다의 잠들어 있던 욕망을 깨우는 옛 연인 ‘뢰브보그’ 역에 이승주, 헤다의 질투심을 자극하는 친구 ‘테아’ 역에 백지원, 전통적인 가치관을 가진 고모 ‘테스만’ 역에 이정미, 헤다의 하녀 ‘베르트’ 역에 조어진이 출연한다. 이번 공연은 2006년 로렌스 올리비에상 최우수 리바이벌상에 빛나는 리처드 이어의 각색본으로 제작된다. 연출은 제54회 동아연극상 연출상의 주인공이자, ‘치밀한 텍스트 분석의 달인’으로 불리는 전인철이 맡는다. 전인철은 '키리에' '나는 살인자입니다' '지상의 여자들' '목란언니' 등 동시대 이슈를 독특한 방식으로 풀어내며 평단의 주목을 받아왔다. 이번 공연에서 헤다의 다층적인 내면에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우리의 복잡한 심리와 불안을 담아내고, 주변 인물들을 통해 사회 구조 속에서 반복되는 갈등을 날카롭게 그려낼 예정이다. 3월 7일 오후 2시부터 1차 티켓 판매를 시작한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2025-02-25 11:10:26시로와 탄은 동갑내기 부부다. 시로는 주로 꿈을 꾸는 Dreamer이고 탄은 함께 꿈을 꾸고 꿈을 이루어주는 Executor로 참 좋은 팀이다. 일반적으로 배우자에게 "세계여행 가자!" 이런 소리를 한다면 "미쳤어?" 이런 반응이겠지만 탄은 "오! 그거 좋겠는데?" 맞장구를 친다. 그렇게 그들은 캠핑카를 만들어 '두번째 세계여행'을 부릉 떠났다. 첫번째 입국 거절사태에 하마터면 못 올뻔한 우리가 예약한 숙소는 부다페스트 외곽에 있는 저렴한 공유숙소였다. 한국이라면 절대 실내에서 사용하지 않을 것 같은 강렬한 빨강, 초록의 페인트 벽에 소품하나하나에 주인의 개성이 강하게 드러난 멋진 집이었다. 마트에서 장봐온 식재료로 고기볶음밥도 해먹고 국경에서 놀란 가슴을 진정하며 편히 쉴 수 있었다. 헝가리 부다페스트에는 서른살 즈음에 한번 여행온 이후 처음인데 도나우강가의 풍경이 그때와 별로 다르지 않은 것 같다. 넓은 강을 따라 멋있는 유럽풍의 건물들과 다리를 볼 수 있어 아파트만 즐비하게 보이는 한강보다 낫다고 생각했던 기억이 난다. 특히 도나우강가에 눈에 띄는 국회의사당 건물은 갈색 돔 지붕과 첨탑들이 아름답게 어우러진 매우 유니크한 랜드마크이다. 밤에는 아름다운 조명으로 더욱 화려함을 자랑하고 있었다. 하지만 생각해보니 매일 유럽풍의 건물들을 보는 헝가리 사람의 경우 우리나라 서울에 온다면 높이 솟은 아파트들을 보며 이국적이라 느낄 수도 있겠다 싶다. 사람들은 내가 가지지 않은 것을 부러워하는 경향이 있으니 말이다. 부다페스트에서 구글지도에서 찾은 장소 몇군데를 방문하려 했는데 역시 도시에서는 주차가 만만치 않다. 그래도 시내에 오니 사람구경도 하고 좋았다. 부다페스트는 많이 붐비지도 않고 적당히 사람들이 다니는 모습이 활기차 보였다. 거리의 건물에 장식이 참 예쁘다. 창문이며 문입구에 아름다운 조각을 흔히 볼 수 있다. 유럽은 유럽이네. 스탄국가와는 너무도 다른 풍경들이 차창을 스치고 지나간다. 부다페스트를 떠나기전 마지막 식사로 "Sinamon"이란 식당을 찾았다. 헝가리식 아침식사가 맛있다며 한국 유튜버가 추천한 곳이라 매우 기대가 크다. 내부는 테이블 대여섯개의 작은 식당인데 라탄그네의자가 매우 탐이났지만 이미 다른 손님들이 차지하고 있어 우리는 그냥 일반 테이블에 앉았다. 영어메뉴가 있어 다행이다. 우리가 아는 메뉴들이 여럿 보인다. 오믈렛도 있고 에그베네딕트도 있고 메뉴 보는 것만으로도 즐겁다. 나는 벼르던 헝가리안 아침식사를 주문했다. 납작하게 자른 큰 빵위에 베이컨과 사우어크림 등이 올려져있고 각종 신선한 야채들이 곁들여 나와 매우 맛있고 건강한 한끼식사가 되었다. 탄이는 잉글리쉬 브랙퍼스트를 시켰는데 계란후라이에, 베이컨, 소세지, 구운 토마토, 버섯등 야채와 통조림 콩이 있었다. 나는 새로운 메뉴를 도전하는 것을 좋아하는데 탄이는 식당에서 주문할때만큼은 안전하게 아는 것을 선택하는 편인것 같다. 음식은 둘다 매우 맛있어 역시 부다페스트 맛집임을 인정하고 나왔다. 다음 목적지는 폴란드 바르샤바이다. 바르샤바에 사는 안야(Ania)의 초대를 받고 가는 길이다. 안야는 2017년 우리가 이탈리아 여행을 할때 시칠리아의 에어비앤비 숙소에서 만난 친구이다. 주인인 엔리코의 여자친구로 놀러왔다고 했는데 그녀의 아들이 한국과 북한에 흥미가 많다고 해서 많은 이야기를 나누며 친해졌었다. 한글로 아들이름을 써달라고해서 써주니 사진을 찍어 아들에게 보여주겠다고 하며 좋아했었는데 그때의 인연이 페이스북을 통해 계속 이어지다가 이번 여행에 우리가 폴란드를 지나간다고 하니 감사하게도 집으로 초대해주었다. 부다페스트에서 바르샤바까지 차로 10시간 거리, 북쪽으로 길을 떠난다. 하늘에 구름이 장관이었는데 어느새 눈발이 날린다. 눈발은 점점 굵어져 앞이 잘 안보일 정도의 폭설이 되었다. 차에서 펑펑 내리는 눈을 맞으며 가는 것은 이번 여행에서 처음인 듯 하다. 다행히 까브리에는 윈터타이어가 장착되어 문제 없다. 그래도 안전하게 조심조심 운전을 한다. 한참을 가다보니 또 언제 그랬냐는 듯이 눈이 그치고 파란 하늘이 나오며 맑아진다. 장거리 운전을 하면 하루에도 극적인 날씨변화를 경험할 수 있다. 조금 전까지 눈보라 속을 다닌 것이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맑아진 도로를 달린다. 헝가리를 벗어나기 전 맛있다고 들은 랑고스(Langos)를 먹고 가야한다고 작은 도시에 왔다. 커다란 Tesco 대형마트 옆의 부스에서 팔고 있었다. 부스에 메뉴가 길게 붙어있다. 종류가 많은 모양이다. 우리는 치즈&사우어크림 랑고스를 시켰다. 접시만한 반죽을 튀겨서 간을 하고 마늘 다진것을 바르고 사우어크림을 듬뿍 올린 후 간 치즈를 듬뿍 올려준다. 사실 양이 적은 우리는 하나만 시켜서 나눠먹고 싶었는데 의사소통에 실패해서 2개를 받아들었다. 인심좋은 헝가리 아주머니가 치즈를 푸짐하게 올려준 랑고스를 한입 베어무니 갓 튀긴 바삭한 도우에 고소한 치즈가 맛있다. 꽈배기가 생각나는 도우인데 설탕은 안 들어가 단맛은 없다. 이것이 랑고스구나 하고 맛있게 먹고 슬로바키아로 넘어간다. 유럽연합이라 검문소 같은 건 없이 다리를 건너면 바로 다른 나라라는 것이 신기하다. 민트색 작은 다리를 건너 슬로바키아로 입국했다. 경찰이 서있지만 잡거나 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그간의 경험때문인지 경찰차만 보면 웬지 자세가 다소곳해진다. 다른 나라로 넘어왔다고는 하나 거리의 풍경이 별다르지 않아 느낌이 없다. 그대로 달려 3시간 후 체코로 넘어왔다. 폴란드를 가려면 두 나라를 거쳐야 한다. 마음의 여유가 있으면 이곳저곳 구경을 하며 갔을텐데 이미 가본적있는 곳들이었고 만나야할 사람이 없으니 이 나라들에 별 흥미가 생기지 않는다. 그저 빨리 안야씨를 만나고 싶어 그대로 통과했다. 심지어 체코는 도로위에서 입국을 해버려서 언제 들어왔는지도 몰랐다. 탄이 이야기해주지 않았으면 나라가 바뀌었는지도 몰랐을 것이다. 하늘에는 다시 눈이 내리고 집들의 지붕에도 들판에도 눈이 소복소복 쌓여있는 겨울나라로 다시 들어온 기분이다. 하루에 헝가리-슬로바키아-체코-폴란드를 4개의 나라를 밟을 수 있다는게 희안하다. 나중에 알고보니 이 네 나라는 비세그라드 그룹이라는 경제, 정치, 안보 공동체라고 한다. 2004년 EU가입 후 그룹을 만들어 더 끈끈한 관계로 맺어진 공동체라고 한다. 30분간 짧게 체코땅을 밟은 후 어두워진 저녁시간 폴란드에 입국했다. 바르샤바까지는 많이 남았고 깜깜한 길에 눈길과 빙판이 위험해 작은 도시의 주택가에서 차박을 하기로 했다. 다음날 아침 팅팅 부은 얼굴로 눈을 떴다. 서로 살아있는지 확인을 하고 정신을 차려본다. 몇일전 길가의 가로수에 핀 꽃들을 보고 이제 봄이 온줄 알았는데 북쪽으로 올라오니 다시 겨울이 된것 같다. 밤새 너무너무 추웠다. 우즈벡의 누쿠스에서 차 고장 났을 때 이후로 최고로 추운 차박이었다. 아무리 무시동 히터가 있어도 영하 5도이하의 날씨에 차박은 쉽지 않다. 찌뿌둥한 몸을 삐걱대며 일으켜 다시 길을 떠난다. 춥기는 했지만 그래도 조용한 주택가에서 잘 잘 수 있음을 감사했다. 바르샤바를 향해 계속 이동한다. 우리는 네비에 유료도로 회피옵션을 켜서 작은 마을들을 이어주는 길로 다니고 있었다. 탄이는 돈을 아낄 수 있어 좋지만 계속 갈림길들이 나오기때문에 길이 어렵다고 한다. 정신을 똑바로 차리고 네비를 계속 보고 다니지 않으면 길을 잘못들기 십상이다. 사람도 다니니 조심해야 하고 제설작업이 제대로 안된 길도 있어 좀 위험하기도 하다. 하지만 그래서 속도가 느릴 수밖에 없기에 많은 것을 볼 수 있다. 고속도로라면 절대 볼수 없는 사람 사는 모습들을 보며 주행하면서도 알게 모르게 수많은 정보들을 접하게 되기에 이렇게 국도로 다니는 것이 여행지에 대해서 아는데 도움이 된다는 큰 장점이 있다. 한참을 달려 오후 늦게 안야씨 집에 닿았다. 2층짜리 낮은 빌라들이 모여있는 깨끗하고 안전해보이는 동네였다. 까브리를 안전하게 주차할 수 있는 공간도 있다. 안야씨는 아직 퇴근 전이라 한국에 흥미 있어했던 아들 크리쉬가 우리를 맞아주었는데 그때 사진으로 잠깐 본 꼬맹이가 큰 청년이 되어 있었다. 유럽사람의 집에 들어가는 것은 처음이다. 실내인테리어며 가구며 조명들이 북유럽스타일 쇼룸에 있는 것 같은 느낌이다. 진짜 유럽사람들은 이렇게 사는구나 싶다. 집에 들어가니 크리쉬가 우리를 위해 만들어놓은 음식이 기다리고 있었다. 만난적도 없는 처음 보는 우리에게 정성껏 음식을 차려주고 따뜻한 미소로 환영해주는 크리쉬에게 너무너무 감사했다. 긴 이동끝에 따뜻한 집에서 홈메이드 케틀릿과 매쉬포테이토를 먹으니 이게 웬 호강인가 싶다. 식사를 하며 크리쉬와 즐겁게 대화를 했다. 이 가족이 아니었으면 슬로바키아나 체코처럼 그냥 지나쳐갈 수도 있었는데 이들 덕분에 폴란드와 바르샤바에 아름다운 추억이 생기겠다는 기대가 된다. 저녁늦게 회사에서 돌아온 안야와 반가운 인사를 나누었고 안야의 침대를 우리에게 제공하고 그녀는 아들방에서 자고 크리쉬는 소파에서 잔다고 한다. 너무 미안하고 황송해서 우리가 쇼파에서 자겠다고 해봤지만 손님이니 그렇게 하시라고 강권하는 터에 감사히 몇일 그렇게 신세를 지기로 했다. 다음날 오후 우리를 위해 일찍 퇴근하고 온 안야와 함께 시내중심가에 왔다. 전쟁기념 조각상도 보고 시내의 구석구석에 이야기들을 듣는다. 역시 현지사람과 함께이니 어디를 가야할지 고민할 것도 없고 숨겨진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 참 좋다. 크리쉬는 옛 폴란드역사에 대해 이야기해주었는데 한번은 다른나라 사람이 폴란드의 왕이 된 적이 있다며 매우 어이없어 했다. 아니 이 나라 사람이 얼마나 많은데 왕을 외국에서 수입해왔을까? 한국이라면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인데 하며 생각해보니 유럽은 하도 왕족간의 정략결혼도 많고 영토분쟁이며 나라가 세워지고 합쳐지고 하는 일이 많아 그럴 수도 있겠다, 아니 있구나 싶었다. 그런데 역시나 외국인이 타국의 왕을 했을때 이 나라를 위하지 않고 제대로 안해서 문제가 많았던 모양이다. 내 나라 통치를 하는 경우에도 자기 욕심만 챙기는 사람이 많은데 더우기 남의 나라라면 과연 그 나라를 사랑하고 그나라 백성들을 위한 통치가 가능했을까 싶다. 저녁을 먹으러 폴란드식 족발-골롱카(Golonka)를 잘하는 식당에 왔다. 우리가 골롱카를 먹고싶다고 하자 안야와 크리쉬는 매우 고심하며 식당을 골랐다. 인터넷으로 이곳저곳을 보여주며 물어보는데 미안할 정도여서 그렇게까지 안해도 된다고 그냥 저렴한 식당으로 가자고 했다. 결국 우리가 온 식당은 예약없이는 식사하기 어려운 매우 인기많은 전통 레스토랑이라고 한다. 조금 이른시간이어서 다행히 예약없이 빈자리를 차지할 수 있었다. 들어가는 입구며 식당내 분위기도 매우 아늑하고 이국적이고 좋았다. 안야와 크리쉬가 주문을 해주니 너무 편하고 좋다. 우리에게 메뉴에 대해 물어보아주었지만 알아서 폴란드 음식으로 시켜달라고 부탁했다. 신선한 샐러드와 높은 다리가 있는 접시에 고기가 가득 담겨진 요리들이 상다리가 부러지게 나온다. 특히 폴란드에 전통음식중 우리나라 순대와 같은 카샨카(Kaszanka)라는 것이 있다고 해서 먹어보고 싶었는데 실물을 접하게 되었다. 마치 검은색 통통한 소세지같다. 카샨카와 함께 여러가지 고기요리와 감자, 야채등 한상 가득 차려진 전통음식들을 맛있고 배부르게 먹었다. 현지 음식을 제대로 맛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고 친구와 즐거운 이야기를 나누며 먹을 수 있어 더욱 행복했다. 나중에 폴란드에 또 오게된다면 꼭 다시 방문하고 싶은 식당. 가게 이름은 가게의 주소와 같은 'Podwale 25'이다. 완전 강추. 식사후 소화도 시킬겸 시내를 좀 더 걸었다. 유럽의 특징 중 하나인 넓은 광장에 천막과 테이블이 놓여있었다. 겨울에는 이곳에 아이스링크를 만든다고 한다. 우리에게는 지금도 겨울 같은데 벌써 철수를 했다. 광장 중앙에는 인어동상이 있었는데 크리쉬는 그 앞에서 바르샤바의 이름 유래를 이야기해주었다. 바르라는 어부가 샤바라는 인어와 사랑을 나눈 이야기에서 수도이름이 바르+샤바가 되었다는 낭만적인 이야기였다. 비스와 강변이 내려다보이는 언덕을 지나 한참을 친구와 함께 걸으니 낯선 도시가 마냥 아름답고 마음이 편했다. 시내에 올때는 시내 주차가 힘들다고 해서 까브리를 두고 버스를 타고 왔는데 집에 돌아갈 때는 지하철을 탔다. 폴란드 지하철 역사는 강렬한 그래픽과 조명이 매우 특이했다. 친구와 함께 타니 헤멜 것도 없고 그저 새로운 경험이 즐겁고 좋았다. 다음날 안야는 또 일찍 회사에 갔고 크리쉬가 자기의 취미가 베이킹이라며 치즈케이크를 만들어준다고 한다. 나는 케이크 중 치즈케이크를 제일 좋아한다. 치즈케이크를 집에서 굽다니! 만드는 과정이 마냥 신기했다. 바닥에 부서진 과자 같은 것을 깔고 반죽을 붓고 오븐에 구우니 짠! 노릇노릇 맛있어보이는 치즈케이크가 완성되었다. 우와~ 먹기 아까울 정도로 예쁘다. 치즈를 진짜진짜 많이 넣어서 진하고 맛있다. 커피와 함께 먹으니 혼자 한판이라도 먹을 수 있을 것 같았다. 커피와 케이크를 즐기며 크리쉬가 가져온 보드게임을 함께 했다. 세계지도위에 색이 다른 말들을 놓으며 서로의 땅을 정복하는 게임이었는데 룰이 어렵지않아 금방 적응하고 즐겁게 놀았다. 안야에 의하면 크리쉬가 수줍음이 많고 사교적이지 않은 성격이라 사람들과 잘 안어울린다고 했는데 우리와는 금방 친해지고 함께하는 것을 좋아하는 것이 신기하다고 한다. 사람과 쉽게 친해지는 탄이의 능력 덕분도 있지만 우리에게 마음을 열어준 크리쉬에게 참 고마왔다.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날 크리쉬와 함께 지하철을 타고 시내에 나왔다. 지하에서 이대역이 생각나는 엄청 긴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올라왔다. 코페르니쿠스 과학센터에 도착했다. 흐린 날 따로 어디를 가기보다 실내에 볼거리가 있는 이 곳이 좋을 거라며 크리쉬가 추천해주어 함께 온 것인데 어릴때 과학자가 꿈이었던 나는 여러 과학적 설치물을 다양하게 시연할 수 있고 매우 흥미로운 구경거리가 많은 이곳이 너무너무 재미있었다. 시간을 알려주는 거대한 진자운동 장치며 상승기류를 타고 펄럭이는 아름다운 천들의 댄스를 구경하기도 하고 미세플라스틱의 위험성을 경고하는 코너는 환경에 대한 경각심을 다시금 가지게 했다. 아이들 뿐 아니라 성인도 충분히 즐길만한 볼거리, 즐길거리들이 많이 있었다. 과학센터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저녁에 크리쉬에게 한식을 대접하고싶어 한식당을 찾아갔는데 테이블이 모두 꽉 찬데다가 대기하는 사람들까지 이미 여럿이어서 대 인기였다. 식당에서의 식사는 포기하고 안야에게도 맛보게 할 겸 포장을 해왔다. 제육덮밥과 해물파전, 잡채, 불고기등 제대로된 한식이어서 매우 만족스러웠고 크리쉬도 역시 한국에 관심이 많아서인지 스스럼없이 다 잘 먹었다. 살짝 아찔한 순간도 있었다. 집에 돌아오는 길에 다리가 너무 아파서 택시를 탔는데 그만 택시에 휴대폰을 두고 온것이다. 다행히 크리쉬가 우버기사와 통화를 하고 다시 찾을 수 있었다. 한국처럼 돈을 내야했지만 휴대폰이 없어지면 생길 갖가지 끔찍한 일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었고 찾을 수 있는 것만도 너무너무 감사했다. 크리쉬의 전공을 물어보았더니 커다란 화이트보드 가득 숫자를 쓰며 수학책을 풀어내는 과정을 설명해준다. 열심히 끄덕거리며 듣긴 했지만 솔직히 전혀 이해할 수가 없었다. 암튼 무지 대단해보였다. 크리쉬가 우리 드론에 관심을 보여 조종간을 맡기어 직접 촬영해보게 했더니 하늘에서 보는 자기 동네 모습에 마음을 빼앗겨 즐거워했다. 처음인데도 제법 조종을 잘한다. 크리쉬의 첫 드론촬영 영상에 음악을 넣어 편집해서 선물해주었다. 안야와 크리쉬와 함께보낸 시간이 너무도 따뜻하고 편안하고 즐거웠지만 계속 더 머물다 가라는 고마운 크리쉬와 안야의 아쉬움을 뒤로하고 손님과 생선은 사흘이상 지나면 악취가 난다는 말에따라 또 다음 여정을 떠나기로 했다. 한국에 오면 꼭 연락해요~ 안녕 안야, 안녕 크리쉬! 글=시로(siro)/ 사진=김태원(tan) / 정리=문영진 기자 ※ [시로와 탄의 '내차타고 세계여행' 365일]는 유튜브 채널 '까브리랑'에 업로드된 영상을 바탕으로 작성됐습니다. '내 차 타고 세계여행' 더 구체적인 이야기는 영상을 참고해 주세요. < https://youtu.be/PM9MRu40hW8?si=t9LEMJgsVlHKLyVc>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5-01-02 09:32:01"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넷플릭스 최고 흥행작 '오징어 게임 시즌2'가 3년 만인 26일 오후 5시 전 세계에 공개됐다. 넷플릭스는 시즌 2 공개에 앞서 지난 10월, 이탈리아를 시작으로 프랑스, 미국 등 11개국에서 팬 이벤트를 열었다. 내년 상반기 시즌3 공개를 앞두고 7부작으로 완성된 시즌2는 전편 우승자 456번 성기훈(이정재)이 우연히 모객 중인 딱지남(공유)을 보고 다시금 분노, 복수를 다짐하면서 시작된다. 죽음의 게임을 멈추려는 기훈과 기훈을 무너뜨리려는 프런트맨(이병헌)의 대결이 핵심 갈등이다. 다양한 사연을 가진 참가자들의 게임도 새롭게 펼쳐진다. 시즌1에서 등장한 인물은 성기훈을 비롯해 프런트맨, 형사 준호(위하준), 기훈 친구 정배(이서환), 딱지남(공유) 정도다. 시즌2에는 새로운 인물이 대거 출연하나 시즌1과 같은 세계관과 게임의 룰을 갖고 있어 다른 듯 친숙하다. 세트와 시그니처 음악 역시 살짝 변형·편곡해 시즌1의 색깔을 유지한다. 이 때문에 시즌1만큼 충격적이진 않지만 치열한 고민 끝에 직조된 이야기는 다른 재미로 시리즈의 완성도를 잇는다. 새로운 게임은 비석치기, 공기놀이, 제기차기 등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알만한 게임이 등장한다. 딱지남의 과거도 다뤄지면서 '멜로 장인' 공유의 폭주가 눈에 띈다. 또 깐부 할아버지의 자리를 대신해 참가한 1번의 연기도 볼 만하다. 하지만 성기훈은 그의 정체를 모르지만 시청자는 알기 때문에 반전의 재미는 다소 떨어진다. 가장 큰 변화는 기훈의 성격이다. 다소 철없고 순박했던 기훈은 얼굴에 웃음기가 싹 사라졌다. 맹목적 목적에 사로잡힌 그는 대를 위해 소를 희생하는 도덕적 딜레마도 저지른다. 시즌2에는 2030대 청춘 스타들이 대거 합류한 게 특징이다. 시즌1의 글로벌 흥행 덕분이기도 하지만, 지난 3년간 코인과 인터넷 도박 등으로 큰돈을 잃고 빚을 진 2030대가 늘어난 사회현상이 반영된 결과다. 참가자의 면면을 살펴보면 사기에 연루된 코인 투자 유튜버(임시완)와 그의 옛 여자친구(조유리), 성전환 수술비가 필요한 특전사 출신 트랜스젠더(박성훈), 북한에 딸을 두고 온 탈북민(박규영), 은퇴한 래퍼(최승현·탑), 넉살 좋은 해병대 출신 청년(강하늘)이 대표적이다. 여기에 노름빚을 진 아들(양동근)과 아들의 빚을 갚으려고 게임에 나선 엄마(강애심), 딸의 병원비를 벌려는 아빠(이진욱) 등이 합류했다. 마약 은퇴·논란의 탑이 극중 마약중독자 역할을 한다는 점이 눈에 띈다. 황감독은 캐스팅 논란에 "본인도 용기가 필요했을 것"이라고 했는데, 공개 후 여론이 바뀔지는 미지수다. '더 글로리'의 박성훈은 여장한 곱상한 외모와 달리 총기를 능숙하게 다루는 이중 매력을 뽐낸다. 가장 눈에 띄는 인물은 못난 아들을 한없이 품는 엄마 역의 강애심이다. 오지랖 넓고 정 많은 K엄마로 감동을 준다. 이외에도 이병헌과 이정재의 연기 대결도 볼거리다. 본격적인 게임이 시작되면 모두가 살아남길 바라는 마음에 응원하게 된다는 점에서 경쟁보다 함께의 가치를 되새기는 '오징어 게임'의 미덕은 여전하다. 다만 시즌1에 비해 스타성 높은 배우진 덕에 게임에서 누가 살아남을지 예측돼 긴장감이 다소 떨어진다. 극중 게임을 통해 전 세계 시청자에게 하고 싶은 메시지가 잘 드러난다는 점은 이 작품의 장점이자 단점이다. 시즌2의 중요한 연출 요소 중 하나가 매 게임이 끝날 때마다 게임의 계속 여부를 묻는 OX 투표다. 이 투표는 다음에 무슨 게임이 나올지에 대한 궁금증으로 드라마를 쭉 보게 한 시즌1의 장점을 약화시킨다. 대신에 서로 편을 가르고 그 안에서 반목하는 오늘날의 사회상을 보여준다. 더 많은 사람이 죽을수록 상금이 늘어나는데, 이를 반기는 사람들의 모습은 사람보다 돈이 우선인 자본주의사회의 병폐를 꼬집는다. 특히 참가자들의 투표 결과에 따라 게임을 관두고 싶어도 관둘 수 없는 운명공동체라는 점에서 유권자의 한 표, 한 표가 얼마나 소중한지 역설적으로 드러낸다. 황감독은 "전 세계에 벌어지는 갈등과 분열, 격변을 게임 속 세상과 연결해 볼 수 있다"며 "오징어 게임을 보는 게 현실과 동떨어진 일은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넷플릭스에 따르면 오징어 게임은 한국을 포함해 총 94개국에서 가장 많이 본 작품이다. 공개 후 28일 동안 누적 16억5045만 시청 시간을 기록했는데, 연 단위로 환산하면 무려 18만8000년에 달한다. 약 95%가 해외에서 봤다. 시즌2는 다음 달 열리는 미국 골든글로브 시상식 최우수 TV시리즈 드라마 부문 작품상 후보로 지명됐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2024-12-26 18:24:17[파이낸셜뉴스]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양 갈래머리 '소녀 로봇' 영희가 돌아왔다. 넷플릭스 최고 흥행작 '오징어 게임 시즌2'가 3년 만인 26일 오후 5시 전 세계에 공개됐다. 넷플릭스는 시즌 2 공개에 앞서 지난 10월, 이탈리아를 시작으로 프랑스, 미국 등 11개국에서 팬 이벤트를 열었다. 내년 상반기 시즌3 공개를 앞두고 7부작으로 완성된 시즌2는 전편 우승자 456번 성기훈(이정재)이 우연히 모객 중인 딱지남(공유)을 보고 다시금 분노, 복수를 다짐하면서 시작된다. 죽음의 게임을 멈추려는 기훈과 기훈을 무너뜨리려는 프런트맨(이병헌)의 대결이 핵심 갈등이다. 다양한 사연을 가진 참가자들의 게임도 새롭게 펼쳐진다. 공개된 딱지남 과거..희생적 K엄마 감동 시즌1에서 등장한 인물은 성기훈을 비롯해 프런트맨, 형사 준호(위하준), 기훈 친구 정배(이서환), 딱지남(공유) 정도다. 시즌2에는 새로운 인물이 대거 출연하나 시즌1과 같은 세계관과 게임의 룰을 갖고 있어 다른 듯 친숙하다. 세트와 시그니처 음악 역시 살짝 변형·편곡해 시즌1의 색깔을 유지한다. 이 때문에 시즌1만큼 충격적이진 않지만 치열한 고민 끝에 직조된 이야기는 다른 재미로 시리즈의 완성도를 잇는다. 새로운 게임은 비석치기, 공기놀이, 제기차기 등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알만한 게임이 등장한다. 딱지남의 과거도 다뤄지면서 '멜로 장인' 공유의 폭주가 눈에 띈다. 또 깐부 할아버지의 자리를 대신해 참가한 1번의 연기도 볼 만하다. 하지만 성기훈은 그의 정체를 모르지만 시청자는 알기 때문에 반전의 재미는 다소 떨어진다. 가장 큰 변화는 기훈의 성격이다. 다소 철없고 순박했던 기훈은 얼굴에 웃음기가 싹 사라졌다. 맹목적 목적에 사로잡힌 그는 대를 위해 소를 희생하는 도덕적 딜레마도 저지른다. 시즌2에는 2030대 청춘 스타들이 대거 합류한 게 특징이다. 시즌1의 글로벌 흥행 덕분이기도 하지만, 지난 3년간 코인과 인터넷 도박 등으로 큰돈을 잃고 빚을 진 2030대가 늘어난 사회현상이 반영된 결과다. 참가자의 면면을 살펴보면 사기에 연루된 코인 투자 유튜버(임시완)와 그의 옛 여자친구(조유리), 성전환 수술비가 필요한 특전사 출신 트랜스젠더(박성훈), 북한에 딸을 두고 온 탈북민(박규영), 은퇴한 래퍼(최승현·탑), 넉살 좋은 해병대 출신 청년(강하늘)이 대표적이다. 여기에 노름빚을 진 아들(양동근)과 아들의 빚을 갚으려고 게임에 나선 엄마(강애심), 딸의 병원비를 벌려는 아빠(이진욱) 등이 합류했다. 마약 은퇴·논란의 탑이 극중 마약중독자 역할을 한다는 점이 눈에 띈다. 황감독은 캐스팅 논란에 "본인도 용기가 필요했을 것"이라고 했는데, 공개 후 여론이 바뀔지는 미지수다. '더 글로리'의 박성훈은 여장한 곱상한 외모와 달리 총기를 능숙하게 다루는 이중 매력을 뽐낸다. 가장 눈에 띄는 인물은 못난 아들을 한없이 품는 엄마 역의 강애심이다. 오지랖 넓고 정 많은 K엄마로 감동을 준다. 이외에도 이병헌과 이정재의 연기 대결도 볼거리다. "사회상 담은 OX 투표" 재미보다 의미담아 본격적인 게임이 시작되면 모두가 살아남길 바라는 마음에 응원하게 된다는 점에서 경쟁보다 함께의 가치를 되새기는 '오징어 게임'의 미덕은 여전하다. 다만 시즌1에 비해 스타성 높은 배우진 덕에 게임에서 누가 살아남을지 예측돼 긴장감이 다소 떨어진다. 극중 게임을 통해 전 세계 시청자에게 하고 싶은 메시지가 잘 드러난다는 점은 이 작품의 장점이자 단점이다. 시즌2의 중요한 연출 요소 중 하나가 매 게임이 끝날 때마다 게임의 계속 여부를 묻는 OX 투표다. 이 투표는 다음에 무슨 게임이 나올지에 대한 궁금증으로 드라마를 쭉 보게 한 시즌1의 장점을 약화시킨다. 대신에 서로 편을 가르고 그 안에서 반목하는 오늘날의 사회상을 보여준다. 더 많은 사람이 죽을수록 상금이 늘어나는데, 이를 반기는 사람들의 모습은 사람보다 돈이 우선인 자본주의사회의 병폐를 꼬집는다. 특히 참가자들의 투표 결과에 따라 게임을 관두고 싶어도 관둘 수 없는 운명공동체라는 점에서 유권자의 한 표, 한 표가 얼마나 소중한지 역설적으로 드러낸다. 황감독은 "전 세계에 벌어지는 갈등과 분열, 격변을 게임 속 세상과 연결해 볼 수 있다"며 "오징어 게임을 보는 게 현실과 동떨어진 일은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넷플릭스에 따르면 오징어 게임은 한국을 포함해 총 94개국에서 가장 많이 본 작품이다. 공개 후 28일 동안 누적 16억5045만 시청 시간을 기록했는데, 연 단위로 환산하면 무려 18만8000년에 달한다. 약 95%가 해외에서 봤다. 특히 오징어 게임은 세계적인 문화현상으로 부상했다. 미국 로스앤젤레스시는 시즌1이 공개된 날인 9월 17일을 '오징어 게임의 날'로 제정했다. 시즌1은 또 미국 방송계 최고 권위인 에미상 시상식에서 6관왕을 달성하며 새 역사를 썼다. 비영어권 작품 최초로 작품상을 비롯해 13개 부문 후보로 올라 감독상과 연기상을 받는 기염을 토했다. 시즌2는 다음 달 열리는 미국 골든글로브 시상식 최우수 TV시리즈 드라마 부문 작품상 후보로 지명됐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2024-12-26 12:34: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