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5일(현지시간) 실시된 미국 대선에서 민주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7개 경합주에서 모두 패하며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백악관 자리를 뺏긴 것에 대한 원인 분석이 이어지고 있다. 이중 해리스 지원 사격에 나섰던 전 퍼스트레이디 미셸 오바마와 유명 방송인 오프라 윈프리가 연설에서 했던 말이 남성들로 하여금 소외감을 느끼게 만들며 역효과를 냈다는 논란이 제기됐다. 스포츠 채널 ESPN 방송인 스티븐 A 스미스는 지난 7일 자신의 유튜브 팟캐스트 방송 프로그램에서 해리스의 대선 패배를 분석하면서 오바마와 윈프리의 연설을 비판했다. 중도성향을 보여왔으며 이번 대선에서 자신은 해리스를 찍었다고 밝힌 스미스는 부유한 오바마와 윈프리가 하루 하루를 어렵게 살아가는 일반 미국인들과는 거리가 멀어 중산층 유권자들은 공감을 느끼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특히 오바마가 지난 26일 미시간주 캘러머주 유세장 연설에서 흑인 남성들을 향해 트럼프를 지지하는 것은 “우리를 반대하는 것에 투표하는 것”이라고 말한 것을 문제삼았다. 스미스는 이같은 발언에 남성 유권자들이 불쾌하게 생각했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 지난 4일 경합주인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에서 열린 해리스 유세에 지원 연설에 나선 윈프리가 트럼프가 당선되면 장래에 더 이상 선거가 없을 것이라고 경고한 것이 불안을 과장한 것으로 유권자들의 참여를 떨어뜨리고 선거에 대한 신뢰도 잃게 했다고 비판했다. 스미스는 이번 대선 패배 책임이 해리스 후보에게 전적으로 있지 않지만 지지표를 얻기 위해 일반 시민들에게 죄책감을 주는 전략을 썼다고 분석했다. 유튜브 구독자 약 91만2000명을 거느리고 있는 스미스는 이번 트럼프의 당선은 “미국 역사상 최대 정치적 컴백”이라고 솔직하게 말했다. 그는 지난 7월 트럼프에 대한 저격 미수 사건이 발생하자 당시 얼굴에 피를 흘리면서도 주먹을 쥐고 지지자들에게 싸우라고 외친 모습을 보인 것으로 일찌감치 대선을 승리했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경호원들에 둘러싸인 트럼프 뒤에 대형 성조기까지 보인 당시 사진은 어떠한 연출로도 만들어낼 수 없는 것이었다고 밝혔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
2024-11-10 23:50:06[파이낸셜뉴스] 나의 고등학교 시절은 이미 저 먼 과거로 가버렸다. 이런 사실을 자각하는 순간, 비로소 나는 이 소설을 쓸 수 있었다. (중략) 그때처럼 자신의 변변치 않음을 혐오하거나 무작정 감동하는 것이다. 그럴 때 아무런 진보도 없는 자신에 놀라고 동시에 인간에게는 결코 진보할 수 없는 영역이 존재함을 새삼 느낀다. (중략) 어른이 된다는 건 진보하는 것이 아니라, 진보시키지 않아도 될 영역을 알게 된다는 것이다. 지금 두 번째로 다시 읽고 있는 소설 '나는 공부를 못해'를 쓴 야마다 에이미는 작가의 말을 통해 위와 같이 말했다. 지금 이 글(여행기도 기사도 아닌 무언가)을 보고 있는 사람 모두는 한 번쯤 이렇게 생각해 봤을 것이다. 내 나이는 30 혹은 40인데 10년전의 나와 지금의 나는 바뀐 것이 전혀 없구나, 라고. 어릴적 막연하게 생각했던 '어른이 된다는 것'은 어느 시점을 지나면 훈장처럼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어제와 다르지 않은 오늘'처럼 연속해 흘러가는 시간에 불과한 거라고. 어른이 되었어도 나의 내면, 육체안에 깃든 나를 구성하는 무언가는 전혀 변하지 않았다. 하지만 우리는 숫자가 하나씩 오를 때마다, 혹은 입고 있는 유니폼이 바뀔 때마다 그에 맞는 역할극을 아둥바둥 수행하고 있다. 너무도 오래 전에 읽은 글이라 기억이 정확하진 않지만 무라카미 류는 그의 소설에서 사회적으로 성공한 남성이 그가 사랑하는 사람 앞에서 '유아적 퇴행'을 하는 현상을 묘사한 적이 있다. 사랑하는 이 앞에서는 나이와 직책에 맞는 역할극을 할 필요가 없어 사회적 갑옷을 벗어 던지고 본래의 그 자신에 가까운 모습으로 돌아간다는 것이다. 아무도 나를 모르는 곳으로 홀로 여행을 떠난다는 것은 어쩌면 다른 의미의 또 다른 퇴행일 수 있지 않을까. 기존 사회적 맥락을 벗어나 자신을 아무도 모르는 곳에서 본래의 나로 되돌아가는 경험 말이다. 열등감 덩어리였던 20대 무렵 홀로 떠난 타국으로의 여행은 필자에게 새로운 재충전의 기회가 됐다. 나에 대해 아무런 정보도 없는 그곳에서 사름들은 편견 없이 나를 받아들여줬고, 나는 어쩌면 '내가 생각하는 것만큼 최악'은 아닐 수도 있다는 생각을 했다. 세월이 지나고 나이를 먹으면서 지금은 그때처럼 민감한 감수성도, 열등감도 없어지고 둥글둥글 배나 온 아저씨가 됐지만 아직 자신의 인생에서 모서리가 살아 있을 때 다양한 경험을 하는 것은 좋다고 생각한다. 경험의 측면에서 홀로 떠나는 여행이든 동행이 있는 여행이든 여행은 좋은 선택지 중 하나다. 베트남 속 베네치아 메가 그랜드월드 하노이 하노이 여행 이틀차, 일행의 제안으로 최근에 새로 생긴듯한 명소인 메가 그랜드월드 하노이에 가기로 했다. 그랩으로 택시를 불러 갔는데 도착하고 나서야, 하노이 시내와 이곳을 왕복하는 무료 셔틀 버스가 있다는 것을 알았다. 택시를 타고 길에 내리자 파스텔톤, 형형색색의 건물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다. 유럽의 어느 거리를 떠올리게 하는듯한 건축 양식이었다. 베트남 우기인 7월 이었지만 햇살이 피부를 파고 들정도로 따가워서 우산을 양산 대용으로 들고 다녔다. 가장 먼저 보이는 '콩 카페'에서 코코넛 커피를 마시면서 어디부터 둘러볼지 계획을 세웠다. 그랜드월드 하노이는 물의도시 베네치아를 모티브로 한 대형 쇼핑, 문화 시설이다. 한국의 교외형 아울렛과 작은 놀이동산을 합친 듯한 느낌이었다. 평일 오전 방문이어서 주점과 식당 등 많은 가게들이 영업을 하고 있지는 않았다. 도로변쪽에 '한국'을 모티브로 한 한국거리도 있었는데 카카오 캐릭터를 파는 상점이 정식 오픈을 앞두고 준비 중이었다. 다이소에서 1000원이면 살 수 있을 듯한 카카오 편지지가 현지 가격으로 2000원이 넘는 아주 비싼 가격표가 붙어 있었다. 관세가 붙었다고는 해도 현지 물가를 고려하면 아주 비싼 가격표에 한류 프리미엄 파워를 다시 느낄 수 있었다. 강을 따라 걸으며 양쪽 상점가를 순서대로 둘러 볼 수 있었다. 옷을 파는 매장, 각종 장식품과 기념품을 파는 매장, 식당과 카페 등 셀수 없이 많았다. 이곳 저곳 둘러 보면 연신 사진을 찍었다. 더운 날씨 탓에 구석구석 둘러보는 것은 포기하고 다시 카페에 들려 음료수로 목을 축였다. 돌아갈 때는 블로그를 검색해 무료 셔틀 버스를 타고 가기로 했다. 무료 셔틀버스는 강의 한쪽 끝, 길 건너 정류장에서 탈 수 있었다. 오바마 분짜먹고 호아로 감옥 박물관 무료 셔틀 버스 하차역은 하노이 오페라 하우스 인근이었다. 지도를 검색하고 늦은 점심을 먹기 위해 하노이 명소인 '오바마 분짜' 식당으로 향했다. 'HUONG LIEN' 분짜라는 식당으로 한국인이 가장 많이 가는 곳 중 하나다. 1층 식당의 벽면에는 오바마 방한 당시 사진이 걸려 있고, 메뉴 중에도 맥주를 포하만 오바마 세트가 있다. 식당 2층으로 올라가면 실제로 오바마 미국 전 대통령이 앉아서 식사를 했던 테이블이 유리로 차단돼 있어 당시를 기념하고 있다. 분짜의 맛 자체는 베트남 어디서나 먹을 수 있는 평범한 수준이었다. 분짜보다는 사이드 메뉴로 시킨 튀김류가 더 맛있었다. 하노이에는 유명한 분짜 집이 셀 수 없이 많으므로 특별한 이유가 없다면 숙소 근처 식당에 가길 추천한다. 정보가 없다면 숙소(호텔)의 카운터에 물어봐도 대부분은 친절하게 대답해 준다. 분짜를 먹고는 다시 도보로 이동했다. 중간에 더위를 식힐 겸 사파에서 봤었던 '카파' 카페에 들렸다. '카파' 카페가 프랜차이즈였다는 걸 이때 알았는데 사파에서 먹었던 것보다 음료의 맛은 별로였다. 한동안 걸어서 호아로 감옥 박물관에 도착했다. 19세기 말 프랑스 점령군에 의해 건설된 감옥이다. 매우 큰 부지로 1953년에는 2000명 이상이 수용됐다고 한다. 박물관이 초입에는 당시 수용자들의 모습을 알 수 있는 동상 모형이 있다. 프랑스군이 물러난 이후 이 감옥은 베트남 전쟁 당시 다시 베트남 인민군의 수용소로 사용됐다. 당시 고문도구와 처형도구 등이 있고 인상깊었던 점은 미군 파일럿의 옷과 장비들도 있었다는 점이다. 전쟁 당시 추락한 미국 파일럿인듯 보였는데 감옥에 넣는 대신 굉장히 극진한 대접을 해준 모양이었다. 롯데몰 웨스트레이크점 푸드코트 이날 마지막 일정으로 저녁을 먹기 위해 그랩을 타고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점에 방문했다. 하노이에 지어진 초대형 쇼핑몰로 '서호'라는 거대한 호수가 있어 잠실에 있는 롯데몰과 흡사한 분위기였다. 쇼핑몰 고층에 위치한 고급 식당가도 있었지만 상대적으로 저렴한 지하 푸드코트에서 저녁을 먹었다. 김밥과 떡볶이 등을 파는 한식관도 있었는데 한국 음식을 찾는 현지인, 외국인 관광객이 상당히 많았다. 푸드코트의 대형 TV 화면에서는 셰프용 검은 장갑을 낀 주방장이 불고기를 만들고 멋있는 요리를 하다가 마지막에 완성품인 김밥을 심혈을 기울여 자르는 장면이 나왔다. 일류 셰프 복장을 한 사람이 김밥을 심혈을 기울여 자르는 장면에서 웃음이 나왔는데 베트남에서는 길거리 음식인 김밥이 한류 버프를 받아 고급 요리로 인식되는 걸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일행과 초밥 도시락과 닭고기 도시락을 하나씩 먹고 숙소로 복귀했다. 쇼핑몰을 돌아보는 중에 엄청나게 비가 쏟아지기 시작했는데 일정 중에는 큰 비가 내리지 않아 럭키비키인 하루였다. #OBJECT0# hwlee@fnnews.com 이환주 기자
2024-11-02 13:34:43[파이낸셜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선 후보의 흑역사를 담은 영화 ‘어프렌티스’의 알리 아바시 감독이 이같이 말했다. 17일 수입사 누리픽처스가 공개한 아바시 감독 인터뷰에 따르면 그는 이 프로젝트에 참여한 이유로 “미국인들은 이런 영화를 만들 용기가 없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내가 미국에서 활동하는 감독들과 다른 점은 외부인이기에 편파적이지 않고, 당파적이지 않은 관점을 갖고 있다는 것"이라며 "외부인의 시선으로 트럼프와 (악마 변호사로 유명했던 트럼프의 롤모델) 로이 콘을 다채로운 인물로 명확하게 볼 수 있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28세 트럼프는 오바마와 비슷했다. 지금은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됐다”고 말했다. 이어 “1970년대 젊은 트럼프가 가진 추진력, 누군가가 되고 싶어 하고 무언가를 만들고 싶어 하는 모습은 흥미롭다"며 "이 영화가 흥미로운 이유는 인물이 복잡성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지만, 이 복잡성은 그의 무죄와 같은 말은 아니다. 영화 속 트럼프는 오늘날 대선에 출마해 헛소리하는 사람과는 다른 인물”이라고 강조했다. 또 그는 “우리는 수퍼빌런 영화를 만든 것이 아니"라며 "트럼프가 28세 때 말하는 것을 보면 놀랍게도 오바마와 비슷했다"고 부연했다. 하지만 그는 "하지만 50대가 되자 교통 체증에 소리를 지르는 사람처럼 변했다"며 "수십 년 동안 미디어와 사회에 상호작용을 하며 이런 식으로 말하는 것이 통한다는 것을 배웠다. 이 영화가 ‘오늘날의 트럼프를 만든 것은 무엇일까’에 대한 답을 향해 가고 있다"고 전했다. 이란 출신 아바시 감독은 판타지 로맨스 ‘경계선’(2018)을 통해 제71회 칸영화제 '주목할만한 시선' 대상을 수상했다. 전작은 이란 최대 종교도시에서 자신만의 정의감으로 여성 16명을 살해한 평범한 아버지이자 연쇄살인마 이야기를 그린 '성스러운 거미'다. 앞서 봉준호 감독은 2020년 영국영화협회에서 발행한 잡지 ‘사이트 앤 사운드’와의 인터뷰에서 아바시 감독을 주목해야 할 ‘차세대 거장 20인’ 중 한 명으로 언급했다. 한편 ‘어프렌티스’는 뉴욕 부동산 업자의 아들에서 세계적인 부동산 재벌 겸 대통령이 된 도널드 트럼프와 그를 키워낸 악마 변호사 로이 콘의 이야기를 다룬 문제작이다. 트럼프와 그를 '도니보이'로 불렀던 콘의 첫 만남부터 마지막을 마치 다큐멘터리처럼 건조하게 담았다. 23일 개봉.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2024-10-17 09:58:37[파이낸셜뉴스] 다음달 실시되는 미국 대선을 앞두고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진영이 점차 초조해지고 있음을 드러내고 있다. 해리스의 부통령 러닝메이트인 팀 월즈 미네소타 주지사는 미국 대선 승자를 결정하는 선거인단 제도를 폐지하자고 주장하고 있다. 해리스 진영은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에게 지원을 요청했으나 그가 유세장에서 한 발언이 특히 흑인 남성들로부터 비난의 표적이 되고 있으며 민주당은 표가 이탈되지 않을까 혹시나 역풍을 우려하고 있다. 오바마는 지난 10일(현지시간) 대선 경합주인 미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의 유세장에서 흑인 남성들에게 해리스에 지지표를 던질 것을 촉구했다. 그는 흑인 남성들을 가리키는 형제들(brothers)들의 에너지가 자신이 출마했을때 와 비교해 현저하게 부족할 뿐만 아니라 이들이 투표 불참을 위해 핑계와 변명을 둘러대고 있다며 자신은 이것이 큰 문제로 생각한다고 발언했다. 또 흑인 남성들을 향해 여성이 대통령이 되는 것을 불편하게 생각하지 말라고도 촉구했다. 그러나 이 같은 발언을 불쾌하게 여기는 지적이 나오고 있으며 이중에는 여성들도 있다. 오바마의 발언에 흑인이자 여성인 니나 터너 전 민주당 상원의원(오하이오)은 CNN에 출연해 “왜 흑인 남성들이 잔소리를 들어야하냐?” 다른 선거 집단에서는 볼 수 없는 방식으로 왜 흑인 남성들을 하찮게 여기냐?”고 오바마의 발언을 비판했다. 터너 전 의원은 일부 흑인 남성들과 대화를 해본 결과 지지하는 후보가 다른 이유가 있는 것을 알게 됐다며 그것을 존중해야 한다고 했다. 미국 보수 진영도 가만히 있을리 없었다. 소셜미디어에 오바마의 발언을 비난하는 글들이 대거 올려져 엑스(X)에 한 네티즌은 “선거 3주를 남겨놓고 그들은 아이에게 잔소리 하려고 아빠를 보냈다. 해리스는 문제에 빠졌다”라며 민주당을 비꼬았다. 보수논객 베니 존슨은 과거 하얀 미국도 검은 미국도 아닌 하나의 미국을 강조하며 화합을 강조했던 오바마의 ‘마술’은 사라졌다고 비판했다. 22세의 젊은 흑인 보수 운동가 C J 피어슨도 소셜미디어에 “25일 뒤 나는 수백만명의 젊은 흑인 남성들과 함께 도널드 트럼프를 투표하는데 합류할 것이다. 우리는 버락 오바마가 뭐라고 말하든 신경쓰지 않는다”라는 글을 올렸다. 흑인 인권 신장 단체 전미유색인지위향상협회(NAACP)와 HIT스트레터지가 최근에 실시한 여론 조사에서 현재 해리스 후보에 대한 흑인 유권자들의 지지가 압도적이지만 50세 이하 흑인 남성 4명 중 1명은 공화당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지지를 나타내고 있다. 배우인 웬델 피어스는 오바마의 연설은 “끔찍한 메시지를 전달했다”고 비판했다. 피어스는 민주당이 흑인 남성들이 문제가 아니라며 이들을 희생양으로 삼는 것을 중단하라고 했다. 남성을 포함한 흑인 유권자들은 지난 2020년 대선때 조 바이든 대통령을 압도적으로 지지했지만 트럼프가 이번 대선을 앞두고 특히 흑인 남성들로부터 받는 지지도는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오바마가 당선됐던 2008년 이후 흑인 남성들의 민주당 지지도는 하락세를 보여왔다. 지난 2008년과 2012년 대선 당시 출구 조사에서 버락 오바마에 대한 흑인 남성들의 지지율이 각각 92%와 87%였던 것이 지난 2016년 대선에서는 같은 민주당의 대선 후보 힐러리 클린턴은 82%로 떨어졌다. 또 4년전 대선에서는 조 바이든을 지지한다는 흑인 남성의 응답이 80%로 더 하락했다. 미국 정치전문 매체 더힐은 트럼프가 흑인 남성들로부터 받는 지지도는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최근 하워드대학교가 경합주에서 흑인 유권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해리스 지지율이 82%로 12%를 얻은 트럼프에 비해 월등히 높았다. 그러나 경합주인 펜실베이니아와 애리조나, 조지아, 미시간, 네바다, 노스캐롤라이나, 위스콘신주에서 50세 이하 흑인 남성의 21%가 트럼프를 지지한다는 결과가 나왔다. 12일 공개된 뉴욕타임스와 시에나대의 공동 설문 조사에서 해리스를 지지한다는 흑인이 78%, 트럼프는 15%로 낮았지만 이 정도 수준으로도 자칫 경합주에서 트럼프에 큰 힘을 실어줄 수 있다. NYT는 오바마 전 대통령이 해리스 후보 유세에 가담하면서 흑인 남성들의 지지를 요구하는 것은 민주당의 가장 믿을 수 있는 지지자들 중 일부를 희생양으로 삼으려는 위협으로 보일 수 있으며 오히려 환멸을 느끼는 유권자들을 소외시킬 수 있는 리스크가 됐다고 분석됐다. 이 신문은 흑인 남성들의 민주당에 대한 충성도가 여성 못지않게 높으나 바이든 행정부의 경제 실패와 정부로부터의 외면 같은 불만이 흑인 유권자들 사이에 증가하고 있는 것에 주목했다. 오바마의 발언은 자칫 다수의 젊은 흑인 남성들이 점차 트럼프 지지로 바뀌면서 해리스의 패배로 이어질 수 있다는 민주당 내부의 불안을 보여주고 있는 것으로 외신은 해석하고 있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
2024-10-13 22:45:22[파이낸셜뉴스]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 지원에 나선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흑인 유권자들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미국의 첫 흑인 대통령이었던 오바마 전 대통령은 10일(현지시간) 이번 선거 최대 경합주 가운데 한 곳인 펜실베이니아주의 해리스 부통령 선거 유세를 수 시간 앞두고 선거 캠프에 깜짝 등장해 이같이 말했다. 흑인 유권자들이 인도계 흑인 혼혈인 해리스에게 일부 반감을 갖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되는 가운데 오바마의 발언이 나왔다. 오바마는 자신이 유세에 나설 때 보였던 흑인 공동체의 열기와 에너지가 지금은 보이지 않는다면서 흑인 남성 유권자들 일부가 트럼프에게 돌아선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그는 트럼프가 여성들을 폄하하고 있다면서 트럼프를 지지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고 못 박았다. 오바마는 “무슨 논리와 변명을 대든 문제가 있다”고 강조했다. 오바마 발언 수시간 뒤 해리스는 피츠버그에서 유세에 나섰다. 오바마가 나서서 흑인 유권자 특히 남성들에게 해리스를 지지하라고 독려하고 나선 것은 흑인 유권자 층의 동요가 그만큼 심각하다는 방증이다. 뉴욕타임스(NYT)와 시에나대학이 12일 공개한 여론조사에서는 해리스를 지지하는 흑인 유권자는 78%에 그쳤다. 트럼프를 지지하는 유권자는 15%에 이르렀다. 해리스가 흑인 유권자들로부터 압도적인 지지를 받고 있기는 하지만 이전 민주당 후보들이 받았던 지지율에는 크게 못 미친다는 것이 문제다. 특히 지금처럼 오차범위 이내의 박빙 승부를 보이는 상황에서는 흑인 표 상당수가 트럼프에게 넘어갔다는 것이 해리스로서는 뼈아플 수 있다. 해리스가 여성이어서 트럼프로 간 것이라고 보기도 어렵다. 앞서 2016년 대선에서는 흑인 표 92%가 당시 민주당 대선 후보였던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에게 갔다. 트럼프에게로 간 흑인 표는 7%에 불과했다. 2020년 대선에서도 조 바이든 대통령은 90%를, 트럼프는 9%를 가져갔다. 오차범위 승부가 벌어지고 있는 경합주에서 해리스가 트럼프에게로 간 흑인 표를 다시 끌어오지 못하면 대선 승리는 어렵다. NYT는 흑인 유권자 일부가 트럼프 지지로 돌아선 이유가 민주당에 대한 ‘실망’이라고 지적했다. 선거철만 되면 흑인을 찾다가도 선거가 끝나면 공약을 휴지 조각처럼 내던진 민주당에 대한 불만과 실망이 높아졌고, 결국 일부가 민주당에서 마음이 떠났다는 것이다. 한편 해리스는 대선 승패를 좌우할 경합주에서 점차 트럼프에게 밀리고 있다. NYT와 시에나대가 이번 선거 핵심 경합주인 애리조나와 펜실베이니아에서 실시한 공동 여론조사에서 트럼프가 우위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트럼프는 애리조나에서 51% 지지율로 46%에 그친 해리스를 따돌렸다. 오차범위 밖의 우위였다. 해리스는 펜실베이니아에서 50% 지지율로 47%를 기록한 트럼프를 따돌렸지만 오차범위 내 우세였다. 이번 여론조사 오차범위는 ±4.0%p이다. 더힐과 디시전데스크HQ(DDHQ) 공동여론조사에서는 해리스가 7개 경합주 가운데 단 2곳에서만 우세를 보이고 5개주는 트럼프에게 내준 것으로 나타났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2024-10-13 06:56:22[파이낸셜뉴스]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첫 TV 토론을 앞두고 캐런 던 변호사와 특훈에 돌입했다. 던 변호사는 2008년부터 민주당 대통령·부통령 후보들의 토론 훈련을 맡아온 토론 전문가다. 7일 외신 및 업계 등에 따르면 던 변호사는 자존감이 강한 정치인들을 능숙하게 다루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는 정치인들에게 잘못된 점과 고칠 점, 토론을 보는 유권자들에게 유머와 인간미를 주입하는 방법 등을 알려준다. 던은 지난 2000년 상원의원 선거를 앞둔 힐러리 클린턴 캠프에 합류, 그의 공보 담당 수석 비서로 일했다. 이후 잠시 정치를 떠나 예일대 로스쿨에 다녔고 판사 서기로도 근무했다. 2008년 힐러리 클린턴이 대선 경선에 출마하면서 다시 캠프에 합류했고 민주당 경선에서 오바마 전 대통령이 승리하자 그의 토론 준비를 도왔다. 오바마 당선 후 그는 백악관 법률고문실에서 일했으며 이후에는 버지니아주 연방 검사로 근무했다. 2016년 민주당 대선 후보가 된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과 다시 일하며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토론 대결을 준비했다. 2020년 대선에서는 마이크 펜스 전 부통령과 대결하는 해리스 부통령과 토론 준비를 했다. 던 변호사와 함께 대선 토론을 준비했던 힐러리 클린턴 전 미국 국무장관은 "던은 '그건 안 돼요', '말이 안 돼요'라고 말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다"며 "잘 하고 있다고 격려도 해준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해리스 부통령 토론 준비팀에는 던 변호사를 비롯해 로히니 코소그루 정책고문, 셰일라 닉스 선거대책위 비서실장, 선거전략가 숀 크레크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2016년 대선 당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역을 맡았던 필리프 라이너스도 함께 한다. 이들은 강단과 방송 조명을 갖추고 여러 사람이 돌아가면서 질문하는 90분짜리 토론 리허설을 여러 차례 진행할 예정으로 전해졌다. kjh0109@fnnews.com 권준호 기자
2024-09-07 14:44:11[파이낸셜뉴스] 11월 미국 대선을 앞두고 일리노이주 시카고에서 열린 민주당 전당대회 이틀째인 20일(현지시간) 연설자로 나선 미셸 오바마 여사의 의상이 화제다. 미셸 여사는 이날 짙은 남색 민소매 재킷에 크롭트(짧은) 바지를 입었다. 직선 느낌으로 떨어지는 재킷에 허리 위로 벨트를 둘렀다. 허리춤까지 내려오는 머리는 파워 브레이즈 스타일로 뒤로 땋았다. 영부인 시절 고전적인 A라인 드레스를 착용하고, 곱슬머리를 핀 생머리를 유지해왔던 것과는 다른 모습이었다. "절제되면서 엣지있는 패션…대선 전투 암시"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 패션 평론가 버네사 프리드먼은 21일 "상의 옷깃은 목을 가로지르도록 교차하게 해체·재구성돼 거의 전투적인 느낌을 줬고, 어깨는 이두근을 강조하도록 튀어나와 있었다"며 절제되면서도 엣지있었다고 평가했다. 프리드먼은 또 "이것은 싸움이 될 것이라고 그의 상의와 연설은 암시했다"며 "모두가 투표에 나설 준비를 하라고 경고하고 있었다"고 전했다. 페르난도 가르시아·한국계 로라 김 공동 설립 브랜드 미셸 여사가 착용한 여사는 미 소규모 독립 레이블 몬세이(Monse) 제품이었다. 도미니카공화국 출신 페르난도 가르시아와 한국 서울 출신 로라 김이 공동 설립한 뉴욕 브랜드다. 미셸 여사는 백악관에 지내던 시절부터 이 브랜드 제품을 입었었다고 NYT는 전했다. 그의 남편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도 이날은 검은색 양복을 택했다. 타이는 은색을 착용했다. 전형적으로 정당 후보자들이 착용하는 빨강, 파랑 혹은 보라색이 아닌 색깔을 선택함으로써 원로 정치인의 모습을 보여줬다는 해석이다. 프리드먼은 이들 부부가 밝은색을 피하고 어두운 의상을 택한 것에 대해 전당대회 분위기가 그들이 언급한 것처럼 '희망'과 '기쁨'에 관한 것이었지만, 그 순간의 중대함과 다가오는 '힘든 싸움'을 전달하기 위해 조화를 이뤘다는 현실을 반영한 것이라 풀이했다. rainbow@fnnews.com 김주리 기자
2024-08-23 10:53:29미국 민주당 전당대회 이틀째인 20일(현지시간)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사실상 공식 후보로 지명됐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부부, 민주당 출신 전직 대통령의 손자들이 등장해 해리스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다. AP통신 등 외신은 미 시카고의 유나이티드센터에서 이어진 전당 대회에서 해리스 부통령이 열린 공개투표인 롤콜(roll call)로 대선 후보로 공식 선출됐으며 유세 중이던 위스콘신 밀워키에서 화면을 통해 수락했다고 보도했다. 해리스는 조 바이든 대통령의 출마 포기로 실시된 대의원들의 온라인 투표를 통해 이미 지난 5일 후보로 선출됐다. 따라서 주최측은 전당대회 전통인 롤콜을 형식상 유지하면서 축하 성격의 행사로 진행했다. 해리스는 전당대회 마지막날인 22일 대선 후보 지명을 공식 수락하고 연설을 가질 예정이다. 이날 행사는 민주당 출신 대통령의 손자들의 연설로 시작됐다. 생존하는 민주당 출신 대통령으로는 이번 전당대회에 유일하게 참석을 하지 못한 지미 카터의 손자 제이슨 카터는 "카멀라 해리스는 할아버지의 유산을 이어갈 것"이라며 "그는 무엇이 옳은지를 알고 이것을 위해 싸운다"고 했다. 이어 "할아버지는 해리스를 위해 투표하는 것을 기다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의 외손자 잭 슐로스버그는 "횃불이 새로운 세대에게 넘겨졌다. 할아버지의 에너지와 비전, 미래에 대한 낙관을 나누는 지도자는 바로 해리스 부통령"이라고 소개했다. 이날 연설자 중 한명인 해리스 부통령의 남편 더그 엠호프는 "그는 정의를 추구하는 것에서 즐거움을 느낀다. 특히 불공평하게 대우를 받는 것을 참지 못한다"라고 부인을 치하했다. 이날 또 상원의원인 척 슈머와 버니 샌더스도 연설을 했으며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대변인이었던 스테파니 그리셤이 해리스를 위한 연설을 진행했다. 이날 마지막은 행사가 열린 시카고가 정치 고향인 오바마 전 대통령 부부가 장식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먼저 조 바이든 대통령에 대해 경의를 표시하면서 "그를 대통령이라고 부른 것이 기뻤으나 나의 친구라고 부른 것은 더 기뻤다"라고 말했다. 해리스가 상대할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해 "영화 속편은 보통 더 나쁘기 마련"이라며 "미국은 새로운 스토리가 담긴 새로운 장이 열릴 준비를 하고 있다. 해리스 대통령을 맞을 준비를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오바마는 이번 대선에 대해 분열된 나라에서 많은 미국인들이 어렵게 살고 있어 치열할 것이라고 말하며 대선까지 남은 11주가 험난할 것임을 예고했다. 그러면서 해리스 지지자들에게 "우리가 믿는 미국을 위해 싸우자"며 적극적인 투표를 할 것을 당부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에 이어 등장한 미셸 오바마는 "희망이 다시 돌아오고 있다"며 해리스와 부통령 후보 팀 월즈에 대한 지지에 나섰다. 미셸 오바마는 두려움과 분열을 넘어서야 한다며 트럼프 전 대통령이 해리스에 대한 진실을 왜곡하려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전당 대회 3일째인 21일에는 월즈 주지사가 민주당 부통령 후보로 공식 지명될 예정이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
2024-08-21 18:03:42[파이낸셜뉴스]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횃불은 넘겨졌다"며 대선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에 대한 지원사격에 나섰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일리노이주 시카고에서 열린 전당대회 무대에 올라 "이제는 우리 모두가 미국을 위해 싸울 때다. 실수해서는 안된다"면서 "이는 믿을 수 없는 에너지를 쏟아 부어야 하는 싸움이며, 팽팽하게 양분된 나라에서 벌어지는 박빙의 승부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여기 78세의 끊임없는 불만을 멈추지 않는 백만장자가 있다. 그는 이제 카멀라에게 질 두려움까지 가져 상황이 한층 악화되고 있다"며 "유치한 변명과 미친 음모론에 거짓말, 군중 규모에 대한 괴상한 집착까지 있다"며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트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또 오바마 전 대통령은 "우리는 허세와 갈팡질팡, 혼돈을 4년 더 경험할 필요가 없다"면서 "미국은 이제 새 장으로 넘어갈 준비가 돼 있다. 카멀라 해리스 대통령을 위해 준비돼 있다"고 역설했다. 앞서 "고향에 오니 좋다"는 말로 이날 연설을 시작한 오바마 전 대통령은 "내가 민주당의 대선 후보로 지명되는 영광을 안은 지 벌써 16년이 흘렀다"며 "후보가 된 후 내가 한 최고의 일은 부통령 후보로 조 바이든을 선택한 일"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상대당이 개인숭배로 치달을 때 우리는 꾸준하고 사람들을 모으는 지도자, 자신의 개인적 야망을 나라를 위해 내려놓는 지도자를 필요로 한다"며 바이든 대통령의 후보 사퇴 결정에 감사를 표하기도 했다. longss@fnnews.com 성초롱 기자
2024-08-21 17:01:28"그(카멀라 해리스 부통령)는 미국의 미래에 족적을 남길 역사적 대통령이 될 것이다."(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지금은 일어설 때이며 미래를 위해 돌파해 나갈 때다. 나아가 승리하자."(힐러리 클린턴 전 미국 국무장관) 미국 민주당이 19일(현지시간) 전당대회를 열고 해리스 부통령의 대통령 만들기에 공식 돌입했다. 나흘간의 일정 가운데 '국민을 위해'를 기치로 한 첫날 행사에서는 후보 자리에서 전격 사퇴한 조 바이든 대통령이 연사로 나서 지지자들에게 사실상 마지막 인사를 전하고 해리스 부통령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여러분의 대통령으로 봉사한 것은 내 인생 최고의 명예였다"고 말했다. 이어 "후보 사퇴를 요구한 사람들에게 화가 났다고 하는데, 이것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나는 (대통령이라는) 내 일보다 내 나라를 더 사랑하며, 우리는 2024년 우리의 민주주의를 지켜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해리스를 "부통령으로 지명한 것이 자랑스럽다"면서 "해리스와 부통령 러닝메이트인 팀 월즈 미네소타 주지사의 당선을 위해 누구도 보지 못한 최고의 자원봉사자가 될 것을 약속한다"고 강조했다. 연설을 마친 바이든 대통령은 무대로 올라온 해리스 부통령과 포옹하고 손을 잡아 들어 올렸다. 인지능력이 문제됐던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약 50분간 계속된 연설을 분명하고 힘있게 하면서 자신의 업적을 과시하고 대선후보를 이어받은 해리스 부통령 지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비판의 자리로 만들었다. 연설을 마치자 청중들은 4분간 기립 박수를 하며 "감사해요, 조"라고 외쳤으며 바이든 "아메리카를 사랑한다"고 답했다. 연설 후에는 해리스와 그의 남편인 더그 엠호프가 등장해 질 바이든 여사를 비롯한 바이든 가족들과 무대에 합류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번 바이든 대통령의 연설이 정치인으로서의 삶을 마감하는 사실상의 고별사라고 평가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을 향해 "역사에 남을 당신의 지도력과 우리 나라를 위한 평생의 봉사에 감사한다. 영원히 당신에게 감사할 것"이라고 후보 자리를 물려준 바이든 대통령에게 각별한 감사를 전했다. 이어 "우리는 미래의 구상을 공유하고 하나로 모였으며, 오는 11월 하나로 뭉쳐 한목소리로 외칠 것"이라며 "싸워 이길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은 마지막 '유리천장'을 깨고 새로운 역사를 써야 한다며 지지자들을 한껏 고무했다. 클린턴 전 장관은 "우리는 단지 대통령을 뽑기 위한 선거에 나선 것이 아니다. 나라를 한 단계 끌어올리는 일을 하고 있는 것"이라며 "함께 가장 높고 가장 단단하며 가장 마지막인 천장에 균열을 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 유리천장의 반대편에서 해리스가 미국의 대통령으로서 선서에 나설 것"이라며 "나아가 승리하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당대회 이틀째인 20일에는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21일에는 빌 클린턴 전 대통령과 부통령 후보 월즈 주지사가 연설할 예정이다. 해리스 부통령은 대회 마지막 날에 후보 지명 수락연설을 한다. 한편 이날 전당대회 행사장 밖에서는 바이든·해리스 행정부의 이스라엘에 대한 지원을 반대하는 시민 수천명이 시위를 벌였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
2024-08-20 18:21: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