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무대와 브라운관을 오가는 배우 박호산은 평소 대본에 메모하는 습관이 없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시쳇말로 대본이 까맣다. 빈칸에 지우고 덧붙인 글자가 빼곡하다. 오는 5월 12일 개막하는 셰익스피어 4대 비극 중 하나인 연극 ‘오셀로’ 이야기다. ‘오셀로’는 예술의전당이 전관 개관 30주년을 맞아 선보이는 작품으로 오는 5월 12일~6월 4일 CJ토월극장 무대에 오른다. 예술의전당 장형준 사장은 앞서 “연극 ‘오셀로’는 코로나19로 주춤했던 ‘토월정통연극 시리즈’의 부활을 알리는 신호탄과 같은 작품”이라고 말했다. ‘오, 질투를 조심하시옵소서. 질투는 사람의 마음을 농락하며 먹이로 삼는 녹색 눈을 한 괴물이니까요(3막3장). 12일 개막을 한달 앞두고 한창 연습 중인 박호산을 만났다. 그는 “연습 시작하고 한 달 가까이 연출, 배우들끼리 모여앉아 대본 수정 작업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체홉이 일상 용어를 쓴다면 셰익스피어 언어는 다 시와 같아요. 그 문학적인 문어체를 어떻게 대사처럼 들리게 잘 바꿔 배우 입에도 붙고 관객들 귀에도 잘 들릴게 할까? 직역한 대본을 놓고 최적의 단어를 찾고 입으로 뱉어봤다 이상하면 또 바꾸는 작업을 반복했죠. 동시에 방대한 셰익스피어 언어를 간추리는 작업도 병행했죠.” 그러니까 번역과 축약과 무관하게 여전히 셰익스피어다운 언어로 인물들의 감흥과 정서를 전달하는 게 목표다. 17세기 문학작품이 21세기 무대에 오르기 때문에 현대 관객의 눈높이에 맞는 시대 감성도 신경 쓴 부분이다. 그는 “여성에 대한 묘사가 올드하다. 그 부분을 어떻게 조심스레 바꾸면서도 원작을 훼손하지 않을지 고민하느라 텍스트 작업이 길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젠더 감수성’을 말하는 것이냐고 묻자 그는 “그 단어는 쓰고 싶지 않다. 그냥 (남녀 평등은) 상식이다”라고 응수했다. 작업 과정이 다소 지난하게 들린다고 하자 그는 “이것이야말로 연극하는 재미”라고 답했다. “길고 지난한 과정을 할 때 팀워크가 좋으면 정말 재밌습니다. 물론 자유롭게 낸 의견을 정리하는 조연출은 힘들겠지만(웃음)” 공연 하는 재미? "자유로움을 느낍니다" ‘오셀로’는 베네치아의 무어인 용병 출신 장군 오셀로가 희대의 악인 이아고에게 속아 정숙한 아내 데스데모나를 의심하고 질투하다 결국 살해한다는 이야기다. 요즘으로 따지면 유럽으로 이주한 ‘흙수저’ 출신 유색인종이 최고의 무관 자리에 오르고, 승진에 실패한 소시오패스 성향의 부하가 온갖 계략을 꾸며 여럿 사람의 인생을 파멸한다는 내용이다. 오셀로를 오늘날 무대로 소환하면서 가장 신경 쓴 부분은 오셀로 캐릭터의 개연성이다. 그는 오셀로가 너무 쉽게 이아고의 말에 속아 넘어간 것처럼 보이지 않아야 한다고 봤다. “오셀로의 대사 중 자화자찬이 많아요. 캐릭터의 무게감이 떨어져서 대사를 많이 줄여 말을 아끼는 사람으로 만들었죠. 또 이방인이 그렇게 높은 지위에 올랐으면 남을 쉽게 믿지 않을 것이라고 봤어요. 같은 대사라도 말의 뉘앙스를 달리해 늘 경계하고 속이기 어려운 인물로 잡았어요. 그래야 오셀로를 속이는 이아고의 캐릭터도 더 강해질 것이고, 오셀로의 낙폭 역시 더 클 것이라고 봅니다.” 오셀로에게 아내 데스데모나는 어떤 존재였을까? 그는 “첫사랑 같은 사람”이라고 해석했다. “산전수전 다 겪은 노장이 난생 처음 정서적으로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게 된 거죠. 질투도 느껴본 적 없는 사람이라 이 낯선 감정들에 미숙했을 것 같아요. 아내가 어떤 사람인지 보지 않고, 그저 내 감정을 따라가다 파멸에 이르렀다고 봅니다." "오셀로는 맹목적으로 목표를 향해 달리는 경주마와 같습니다. 마냥 고결하지도, 미련하지도 않은 오셀로의 입체적인 면을 보여주고 싶어요." 400년이 지나도 여전히 소환되는 고전의 매력에 대해서는 “인간을 다루기 때문”이라고 봤다. “세익스피어는 늘 인간을 다루죠. 어떻게 보면 다 아는 이야기입니다. 그렇기에 이야기가 중요한 게 아니고 인물의 정서나 감정이 중요하죠. 스토리를 통해 주제나 교훈을 드러내기보다 인물의 정서나 느낌을 (현대의 관객들과) 공유하는 게 더 재미있고 감동적일 것 같습니다.” 공연하는 즐거움도 전했다. 흔히 영화는 감독, 드라마는 작가 그리고 연극은 배우의 예술이라고 한다. 박호산은 공연을 하는 이유로 "작품 전체를 만지는 힘? 안는 힘, 그것 때문"이라고 말했다. "객석에서 느껴지는, 마치 지휘자와 같이 공연장의 공기를 만지는 힘이 너무 좋습니다. 조정하는 게 아니고요. 무대와 객석을 오가는 공기의 흐름 안에 내가 들어가 있는 기분이라고 할까요? 자유로움을 느낍니다." 분업화가 잘된 드라마나 영화와 달리 자신이 맡은 캐릭터뿐 아니라 작품 전체를 보는 훈련을 할 수 있다는 점도 연극을 하는 재미다. 그는 즐거운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그 자체가 놀이입니다." 한편 오셀로 역에는 동갑내기 배우 박호산과 유태웅이 캐스팅됐다. 오셀로의 기수장이자 질투의 화신 이아고 역은 ‘양손프로젝트’로 활동 중인 손상규가 맡는다. 귀족 브라반티오의 딸로 오셀로와 사랑에 빠진 데스데모나 역에는 이설, 이아고의 부인 에밀리아 역에는 이자람, 원로원 의원이자 데스데모나의 아버지인 브라반티오 역은 이호재가 맡는다. 여기에 실험적이고 세련된 연출로 동시대와 호흡하는 박정희가 연출을 맡는다. 시노그래퍼(무대미술가) 여신동과 독일을 중심으로 활동해 온 의상 디자이너 김환 등 젊은 창작진들이 합세했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2023-04-26 18:16:14[파이낸셜뉴스] 연극 ‘오셀로’ 개막을 앞둔 배우 박호산이 지금의 예명으로 활동하게 된 비하인드 스토리를 밝혔다. 무대와 브라운관을 자유자재로 오가는 박호산은 드라마 ‘슬기로운 감빵생활’을 계기로 브라운관에서 큰 주목을 받았다. 나의 아저씨‘의 박상훈도 잊지 못할 배역이다. 영화 ’낙원의 밤‘에서 펼친 악역 연기도 일품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연극 '얼음', 뮤지컬 '빅피쉬' 등 무대에서도 존재감을 과시해왔다. ‘오셀로’는 예술의전당이 전관 개관 30주년을 맞아 선보이는 연극으로, 5월 12일~6월 4일 CJ토월극장 무대에 올린다. 예술의전당 장형준 사장은 앞서 “연극 ‘오셀로’는 코로나19로 주춤했던 ‘토월정통연극 시리즈’의 부활을 알리는 신호탄과 같은 작품”이라고 밝혔다. 박호산은 특히 2005년 ‘아가멤논’이후 처음으로 토월정통연극을 하게 됐다. 그동안 예술의전당 무대에 수차례 섰지만, 토월정통연극 시리즈로 돌아온 것은 18년 만이다. 당시만 해도 본명 박정환으로 활동할 때였고, 치열한 오디션 끝에 주역 자리를 꿰찼다. 이번에는 러브콜을 받고 주역 '오셀로'를 연기하게 된 박호산은 "영광"이라면서 “호산은 할아버지 이름”이라고 말했다. “뮤지컬 ‘광화문 연가’ 때부터 박호산이라는 예명을 사용했다”며 “서른 아홉 무렵 지난 내 인생을 반성하게 됐고, 이전의 나를 싹 지우고 다시 한번 제대로 살아보자는 마음으로 이름을 바꿨다”고 말했다. “돌이켜보면 10년 주기로 (삶의) 변화를 맞았다. 고등학교 막 졸업했을 때는 세상에 참 많은 직업이 있다고 생각했던 게 기억난다. 그렇게 20대를 거쳐 30대에는 개인적 삶이 꼬이면서 뭔가 억울하고 많이 외로웠다. 그리고 마흔을 코 앞에 두니 내가 지난 세월 잘못한 일들을 반성하게 되더라”고 돌이켰다. “어느 밤 할아버지가 꿈에 나타나 나를 호산이라고 부르면서 혼내셨다. 왜 나를 호산이라고 부르시지? 근데 호산이라 불리니까 뭔가 혼나는 기분이 들어 좋았다. 정신 차리고 다르게 살아보자, 잘 살아보자는 마음에 박호산으로 바꿨다”고 설명했다. 예명을 갖게 된 후 혹시 하는 일이 잘 풀렸냐고 묻자 그는 “이름을 바꿨기 때문이 아니라 (삶에 대한) 내 마음가짐을 바꿨기 때문인 것 같다”고 답했다. “더 나은 상황으로 만든 것 같다. 이젠 그걸 잘 유지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어느덧 50대다. 다시 새로운 10년을 맞이했다는 말에 그는 “이번에도 좋은 게 왔다”며 “그게 무엇인지는 비밀”이라며 웃었다. 한편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 중 하나인 ‘오셀로’는 베네치아의 무어인 용병 출신 장군 오셀로가 악인 이아고에게 속아 정숙한 아내 데스데모나를 의심하고 질투하다 결국 살해하게 된다는 이야기다. 오셀로 역에는 동갑내기 배우 박호산과 유태웅이 캐스팅됐다. 오셀로의 기수장이자 질투의 화신 이아고 역은 ‘양손프로젝트’로 활동 중인 손상규가 맡는다. 귀족 브라반티오의 딸로 오셀로와 사랑에 빠진 데스데모나 역에는 이설, 이아고의 부인 에밀리아 역에는 이자람, 원로원 의원이자 데스데모나의 아버지인 브라반티오 역은 이호재가 맡는다. 여기에 실험적이고 세련된 연출로 동시대와 호흡하는 박정희가 연출을 맡는다. 시노그래퍼(무대미술가) 여신동과 독일을 중심으로 활동해 온 의상 디자이너 김환 등 젊은 창작진들이 합세했다. "오셀로는 맹목적으로 목표를 향해 달리는 경주마와 같다. 마냥 고결하지도, 미련하지도 않은 오셀로의 입체적인 면을 보여주고 싶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2023-04-12 15:46:29[파이낸셜뉴스] 예술의전당(사장 장형준)은 전관 개관 30주년을 맞아 셰익스피어 연극 ‘오셀로’를 5월 12일~6월 4일 CJ 토월극장 무대에 올린다. 예술의전당은 앞서 ‘아가멤논’ ‘템페스트’ ‘부활’ 등 토월정통연극을 선보여왔다. 장형준 사장은 “연극 ‘오셀로’는 코로나19로 주춤했던 ‘토월정통연극 시리즈’의 부활을 알리는 신호탄과 같은 작품”이라며 “예술의전당은 앞으로도 기초예술 장르의 활성화에 앞장설 것”이라고 밝혔다. ‘오셀로’는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 중 심리묘사가 뛰어난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베네치아의 무어인 용병 출신 장군 오셀로가 악인 이아고에게 속아 넘어가 정숙한 아내 데스데모나를 의심하고 질투하다 결국 살해하게 된다는 이야기다. 오셀로 역에는 동갑내기 두 배우 박호산과 유태웅이 나란히 캐스팅됐다. 박호산(당시 34세, ‘박정환’으로 활동)은 2005년 ‘아가멤논’이후 18년 만에 다시 토월정통연극으로 돌아온다. 오셀로의 기수장이자 질투의 화신 이아고 역은 ‘양손프로젝트’로 활동 중인 손상규 배우가 맡는다. 귀족 브라반티오의 딸로 오셀로와 사랑에 빠진 데스데모나 역에는 이설, 이아고의 부인 에밀리아 역에는 이자람, 원로원 의원이자 데스데모나의 아버지인 브라반티오 역은 이호재가 맡는다. 실험적이고 세련된 연출로 동시대와 호흡하는 박정희가 연출을 맡는다. 여기에 시노그래퍼(무대미술가) 여신동과 독일을 중심으로 활동해 온 의상 디자이너 김환 등 젊은 창작진들이 합세한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2023-03-16 16:26:01남자친구를 늘 의심하던 여자친구가 '오셀로 증후군'의 모습을 보였다. 지난 22일 방송된 KBS Joy 예능프로그램 '연애의 참견 시즌3' 112회에서는 대학생인 고민남의 사연이 소개됐다. 고민남은 의심이나 집착 없이 자신을 늘 믿어주는 완벽한 여자친구와 연애 중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부터 SNS에 악플이 달리기 시작했고, 고민남은 전 여자친구를 의심했다. 하지만 알고 보니 여자친구가 전 여자친구를 사칭해 악플을 단 것이었고 그동안 늘 고민남을 의심하며 감시하고 있었다는 사실이 밝혀져 충격을 안겼다. 오래 전부터 고민남을 좋아했던 여자친구는 전 여자친구를 늘 질투했었고 전 여자친구가 다시 돌아 올까봐 불안했다는 것이다. 고민남은 기가 막히면서도 안쓰러운 마음에 자신의 모든 일상을 여자친구에게 맞추고 공유했다. 하지만 여자친구는 이후에도 후배를 시켜 고민남을 감시했고 결국 남자친구와 전 여자친구가 우연히 함께 있는 모습이 담긴 사진을 얻는데 성공했다. 이에 이날 스튜디오에서는 근거 없이 연인의 불륜을 의심하는 '오셀로 증후군'을 언급했다. 김숙은 "연인이 아무 짓도 하지 않았는데 자기 망상으로 항상 의심을 하는 거다"라고 설명했고, 곽정은은 "상대방이 거짓말할 거라고 생각하고 있다. 남자친구가 다른 여자를 만나는 모습을 보며 '어떻게 이럴 수 있냐'라고 해야 하는데 '거봐, 내가 맞았잖아'라고 확인을 하고 희열감을 느끼고 있다. 결국 관계가 파국에 이르러야만 해소되는 거다"라며 안타까워했다. 여전히 헤어지지 못하는 고민남에게 한혜진은 "극도로 집착하는 여자친구를, 나를 희생하면서까지 감수해야할 이유는 없다. 밑바닥까지 다 봤는데 희망이 있다고 보냐"라며 회의적인 태도를 보였으며, 주우재 역시 "헤어져라. 본인도 의심이 피어날 거다. 어디선가 나를 지켜보고 있지 않을까. 이 댓글은 여자친구가 쓴 게 아닐까. 지나가는 사람만 봐도 혹시 여자친구가 시켜서 날 감시하는 건 아닐까 의심하게 될 거다"라고 이야기 했다. 김숙은 "확신을 가지고 덤벼 드는 사람에게 약이 있을까. 이제는 주변 사람들에게도 알려야 한다. 사칭해서 연락이 올 수 있다고. 당장 헤어지는 게 좋을 거 같다"라고 단호하게 말했고, 서장훈은 "여자친구는 자신이 좋아한다는 이유로 모든 걸 용서받으려고 하고 있지만 너무 선을 넘었다. 당장은 마음이 아프더라도 어른다운 연애를 해라"라고 충고했다. slee_star@fnnews.com 이설 기자 사진=KBS Joy '연애의 참견3'
2022-02-23 08:54:18[파이낸셜뉴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의 영향으로 공연이 취소된 '오셀로와 이아고'가 오는 3일 유튜브와 네이버TV에서 실황 생중계된다. 2일 한국문화예술위원회는 한국 전통탈춤을 기반으로 동시대의 관객과 교감하는 예술단체 천하제일탈공작소가 새롭게 선보이는 탈춤과 고전의 만남 '오셀로와 이아고' 공연이 3일 저녁 8시에 아르코 유튜브와 네이버TV에서 실황 생중계된다고 밝혔다. 이 공연은 예술위원회가 주최하는 2019-2020 공연예술중장기창작지원사업 중 일환의 작품으로 당초 오는 3일부터 5일까지 서울 대학로예술극장에서 공연 예정이었으나 코로나 19의 확산으로 공연이 취소됐다. 이에 예술위는 공연진행이 어려운 공연단체와 공연장을 찾을 수 없는 관객을 위해 동영상 플랫폼을 통해 공연을 생중계한다고 밝혔다. 한편 이 공연은 국내 최초 배리어프리 생중계 공연으로 진행된다. 청각장애인을 위한 문자 통역과 수어통역, 시각장애인을 위한 음성해설이 제공된다. 문자통역은 쉐어타이핑 앱으로 진행된다. 배리어프리 버전은 아르코 유튜브 채널에서 일반 버전은 네이버TV에서 시청 가능하다. 이 작품은 탈춤이 동시대 관객과 교감하는 방법으로 고전과의 만남을 시도하였다. 오셀로와 데스데모나의 굳건한 사랑이 숨결처럼 가벼운 이아고의 말로 무너져 내리는 과정을 탈춤의 과장으로 풀어낸다. 허창열 천하제일탈공작소의 대표는 "오셀로와 이아고는 '명작으로 탈춤을 춰 보자, 탈춤으로 명작을 해 보자'라는 아이디어에서 시작되었다"며 "탈의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자기의 얼굴을 숨기는 것인데 이번 공연에서는 얼굴뿐만 아니라 마음을 숨기는 탈을 주제로 이야기하고자 했다. 우리의 몸짓이 셰익스피어의 고전을 만나 어떻게 새롭게 만들어졌는지 관람할 수 있는 좋은 시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jhpark@fnnews.com 박지현 기자
2020-04-02 15:19:10[파이낸셜뉴스] 에어프레미아는 오는 26일부터 10월 31일까지 인천~바르셀로나, 인천~오슬로 노선에 모두 60회 왕복의 유럽 전세기를 운항한다고 22일 밝혔다. 스페인 바르셀로나는 세계적인 건축가 가우디가 설계한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을 비롯해 카탈루냐 광장, 몬주익 언덕 등 아름다운 명소와 볼거리가 많아 전세계인들이 많이 찾는 관광지이다. 에어프레미아의 바르셀로나 전세기는 3월 26일부터 5월 30일까지 20회를 운항한다. 이어 8월 20일부터 10월 31일까지 20회를 운항해 모두 40번을 출발하는 일정으로 편성됐다. 운항시간은 인천국제공항에서 매주 화요일과 목요일 오전 11시 20분에 출발하고, 바르셀로나에서는 현지시각 오후 8시 5분에 출발해 다음날 오후 3시 35분 인천에 도착하는 일정이다. 노랑풍선 등 제휴된 여행사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으며 여행상품의 일정은 8박 9일로 구성돼 있다. 노랑풍선 단독으로 판매되는 '에어프레미아X오슬로' 전세기는 6월 11일부터 8월 15일까지 여름시즌 한정으로 20회를 왕복 운항한다. 여름의 오슬로는 밤새 해가 지지 않는 백야현상을 경험할 수 있으며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송네 피오르, 게이랑에르 피오르 등을 볼 수 있다. 에어프레미아 관계자는 "유럽은 계절에 따라 즐길 거리와 볼거리가 다양하다"면서 "유럽 직항노선에 대한 갈증이 있는 곳에 항공편을 공급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에어프레미아는 지난해 바르셀로나와 오슬로 노선에 전세기를 투입해 각각 1만9400여명과 7000여명을 수송한 바 있다. kim091@fnnews.com 김영권 기자
2024-03-22 10:52:11[파이낸셜뉴스] “멕베스의 욕망보다 불안에 주목했죠.” 서울시뮤지컬단의 창작뮤지컬 ‘맥베스’가 오는 12월 12~29일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재연된다. 초연의 성과를 바탕으로 이번 공연에서는 연출, 안무, 영상에 변화를 줬다. 재연은 고전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는데 탁월한 신재훈 연출이 맡았다. 그는 ‘오셀로’를 탈춤극으로 만든 ‘오셀로와 이아고’, ‘리처드 3세’를 미국 뇌성마비 고교생 이야기로 각색한 연극 ‘틴에이지 딕’ 등에 이어 다시 셰익스피어 작품을 무대에 올린다. 최근 세종문화회관에서 만난 신 연출은 “셰익스피어 작품 중 ‘맥베스’를 가장 좋아한다”며 “맥베스하면 욕망이라는 단어를 가장 먼저 떠올리나 저는 맥베스와 그의 아내 맥버니의 마음 속 격랑을 들여다봤다”고 말했다. 원작 ‘맥베스’는 11세기 스코틀랜드의 왕위 쟁탈전과 그 과정에서 드러나는 인간 욕망과 파멸을 다룬다. 초연에서 김은성 작가와 박천휘 작곡가는 긴 서사를 압축하고 다양한 음악적 접근을 시도했다. 특히 레이디 맥베스에 ‘맥버니’라는 이름을 부여하고 능동적 여성 캐릭터로 재창조했다. 맥베스에게 왕이 될 것이라고 예언하는 원작 속 세 마녀는 맥베스의 아버지, 그의 죽은 아들, 젊은 시절 맥베스의 환영으로 설정했다. 신 연출은 김 작가의 각색본이 원작과 다른 지점을 보고 있다고 느꼈다. 그는 “던컨왕을 죽이고 왕위에 오른 뒤 둘의 생각이 변하면서 이야기가 진행되는데, 그 계기가 외부의 큰 사건이 아니라 심경 변화가 상당부분 차지한다”며 “이것이 이 작품의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대본은 초연과 단 한 줄도 바뀌지 않았다"면서 "대본을 보는 관점이 달라진 것”이라고 부연했다. 초연에선 맥버니의 존재감이 상당히 커 일각에선 ‘제목이 맥버니여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신 연출은 “욕망의 덩어리인 맥버니의 존재감은 여전하다"면서도 "그보다는 희망과 격려에 부담을 느낀 맥베스의 불안감에 대한 이야기”라고 강조했다. “맥베스가 불안하고 연약한 상황을 드러낸다면, 맥버니는 울분과 복수를 실행에 옮기는 행동주의자로 둘은 서로 대비된다. 비록 맥버니가 맥베스를 자극하지만, 최종 결정은 맥베스가 한다. ‘넌 왜 이렇게 약하니' ‘넌 이겨낼 수 있어’ 등 책망과 희망, 격려가 뒤엉킨 말을 쏟아내는 세 환영의 목소리를 따른다”. 신 연출은 맥버니 캐릭터에 대해 "(권력욕보다는) 어린 아들의 죽음 등 전쟁으로 집안이 풍비박산이 나면서까지 남편과 자신이 많은 것을 희생했는데, 기대에 못 미치는 보상에 대한 분노가 왕에 대한 복수심으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원하는 것을 얻고도 불면증에 시달리는 맥버니와 맥베스에게서 오늘날 우리의 모습을 봤다. 그는 재독 철학자 한병철의 ‘피로사회’에서 지적한 ‘할 수 있다’는 긍정성 과잉과 성과사회의 부작용을 언급하며 “누굴 죽이고 왕권을 얻었는데, 나다운 본질과 멀어진 게 아닌가. 낮엔 목표를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다 해가 지면 고민과 불안 등으로 잠 못이루는 우리시대 관객과 만나는 지점이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말했다. 유회웅 안무가가 새롭게 합류하면서 생긴 변화도 언급했다. 그는 “전쟁신이나 결투신이 많이 나오는데, 해당 장면의 생생한 묘사보다 그 장면의 메시지를 담고자 했다”고 말했다. 객원 배우 없이 단원들로만 출연진 꾸려 재연 ‘맥베스’는 객원 배우 없이 단원들로만 출연진을 꾸렸다. 지난 9월 내부 배역 선발을 통해 창작진의 의도와 방향에 잘 맞는 배우들을 뽑았다. 초연 배우 한일경과 유미는 이번 시즌에도 각각 맥베스와 맥버니 역을 맡는다. 배우 허도영과 이연경이 이번 시즌 새롭게 합류해 각각 맥베스와 맥버니 역을 맡게 됐다. 허도영은 지난 2017년 ‘밀사’에서 이위종 역할로 제6회 예그린뮤지컬상 남우신인상을 수상했다. 올해 뮤지컬 데뷔 20년차를 맞은 이연경은 ‘작은 아씨들’, ‘애니’, ‘소나기’ 등에서 활약했으며 영화 ‘하모니’에서는 주요 노래를 목소리로 선보이며 활동 범위를 넓혔다. 신 연출은 “여러 가지 직감과 조합 속에서 새 배우들을 모시게 됐다”며 “맥베스와 맥버니가 공격적이고 날카롭고 욕망을 추구하는 캐릭터나 이면에 약한 모습이 있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배우별 차별점에 대해선 “약한 모습을 보일 때 배우마다 (표현법이) 다르다”고 설명했다. “한일경과 유미 배우가 나약함 숨기지 않고 그대로 드러내는 식이라면 허도영 배우는 약함이 드러날 때 겉으로 평온한 척 하는 그런 맥베스더라. 이연경 역시 더 세고, 날카롭고 공격적인 모습을 통해 나약함을 드러내는 맥버니”라고 비교했다. 한편 김덕희 서울시뮤지컬단장은 “창작 뮤지컬계 연출자 부족 현상을 연극계 실력 있는 연출들이 채워주길 바라는 마음에서 신재훈 연출에게 삼고초려했다”며 “특히 셰익스피어 작품이라 텍스트를 깊이 있고 섬세하게 분석해줄 예술가가 필요했다. 초연의 조윤지 연출이 해외 일정 때문에 재공연 참여가 어려워진 상황에서 가장 먼저 떠오른 작업자가 신재훈 연출”이라며 신뢰를 표했다. ‘햄릿’ ‘맥베스’등 올해는 유난히 셰익스피어 작품이 여러 프로덕션으로 수차례 무대화됐다. 김 단장은 “셰익스피어가 이렇게 많이 소환되는 것은 비극의 인물들이 동시대 관객들에게 와 닿는 무언가가 있기 때문”이라고 본다. 그는 “멕베스는 악역이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자신의 욕망을 따라간 인물이다. 권력 쟁취를 위한 살인은 잘못됐지만 그들이 갖고 있는 욕망의 이유에 대해서는 납득할 수 있는 지점들도 있다. 인물의 심리를 더 깊이 들여다보고 이를 통해 자신을 반추해볼 수 있는 것이 셰익스피어 비극의 매력”이라고 강조했다. “재공연은 이러한 인물의 심리에 초점을 맞췄다. 재공연을 통해 레퍼토리 작품으로 완성시키고 무엇보다 노래와 춤이 결합된 뮤지컬로 완성된 작품을 통해 연극과는 또 다른 재미와 감동을 전하려고 한다”고 부연했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2024-11-18 11:27:06[파이낸셜뉴스] 영화 해리포터 시리즈에서 마법학교인 호그와트의 미네르바 맥고나걸 교수로 나온 영국 배우 매기 스미스가 별세했다. 향년 89세다. 파이낸셜타임스(FT), CNN 등 외신에 따르면 스미스는 27일(현지시간) 런던의 한 병원에서 사망했다. 스미스는 72년을 연극 무대와 영화에서 활약했다. 1952년 옥스퍼드에서 배우의 길로 접어든 그는 오스카상 2번, 에미상 4번, 토니상 1번을 받았다. 영국 아카데미 영화상(BAFTAS)은 여덟 차례나 수상했다. 스미스는 그러나 이런 상들에 초연했다. 그는 이 상들을 ‘그로테스크한 갤러리’라고 말해왔다. 또 그를 대중에게 각인시켰던 역할인 해리포터의 맥고나걸 교수 역할에 대해서는 ‘연금’ 성격으로 그 역을 맡았다고 눙칠 정도였다. 스미스는 자신의 삶을 “학교에 다닌 누군가가 연기를 원했고, 연기를 시작했으며, 아직도 연기 중인 것”이라고 요약하기도 했다. 스미스는 1934년 당시 중산층 거주지였던 런던 동부 교외의 일포드에서 태어났다. 2차 대전 직전 가족들이 옥스퍼드로 이사했고, 아버지는 옥스퍼드대에서 병리학자로 일했다. 스미스는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1851~1953년 옥스퍼드 연극학교를 다녔고, 1952년 옥스퍼드대 드라마 소사이어티가 제작한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연극 ‘십이야’에 출연하며 무대에 데뷔했다. 그는 1964년 배우 로런스 올리비에가 주연을 맡은 연극 ‘오셀로’에서 데스데모나 역을 맡았고, 이듬해 이를 토대로 만든 영화에서도 그 역을 맡았다. 스미스는 1969년 영화 ‘미스 진 브로디의 전성기(The Prime of Miss Jean Brodie)’에서 일상을 벗어난 학교 선생님인 브로디를 연기해 아카데미(오스카) 여우 주연상을 받았다. 1978년에는 영화 ‘캘리포니아의 다섯 부부(California Suite)’에 출연해 아카데미 여우 조연상을 받았다. 1985년에는 영화 ‘전망 좋은 방(A Room with a View)’으로 영국 아카데미상을 수상했다. 그는 생전 두 차례 결혼했다. 배우 로버트 스티븐스와 결혼했다가 1974년 이혼했고, 1975년 극작가 베벌리 크로스와 결혼해 1998년 사별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2024-09-28 03:37:14메가박스는 자사 큐레이션 브랜드 클래식 소사이어티가 2024 씨네클래식 '빈 국립 오페라' 기획전을 개최한다고 26일 밝혔다. 이번 기획전에서는 음악의 도시라 불리는 오스트리아 빈의 국립 오페라 극장에서 펼쳐지는 사랑과 파멸의 오페라 3편의 공연 실황을 차례로 상영한다. 먼저, 내달 3일 자코모 푸치니의 '투란도트'로 기획전의 막을 연다. '투란도트'는 색다른 소재와 호기심을 자극하는 내용, '네순 도르마'와 같은 유명 아리아들로 대중적으로 꾸준히 사랑받는 작품이다. 빈 국립 오페라에서 재현되는 '투란도트'에는 몰입감 있는 연기력과 환상적인 가창력을 자랑하는 소프라노 아스믹 그리고리안이 공주 투란도트 역으로, '21세기 최고의 테너'라는 평을 받는 요나스 카우프만이 왕자 칼라프 역으로 출연한다. 두번째 상영작으로 베르디의 '오텔로'가 내달 24일 개봉한다. 셰익스피어 4대 비극 중 하나인 '오셀로'가 원작이며 베르디가 작곡한 가장 비극적인 오페라로 손꼽힌다. 빈 국립 오페라 극장에서 선보이는 '오텔로'에는 요나스 카우프만이 짙은 음색과 깊이 있는 연기로 주인공 오텔로 역을 설득력 있게 그려낸다. 여기에 폭발적인 테크닉의 바리톤 뤼도비크 테지에가 이아고 역을 맡아 쟁쟁한 대결 구도로 극에 긴장감을 더할 예정이다. 오는 11월 14일에는 프랑스 낭만주의 작곡가 쥘 마스네의 대표작 '베르테르'가 기획전의 마지막을 장식한다. 독일의 대문호 괴테의 동명 소설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오페라로 베르테르, 샤를로테, 알베르트 등 세 인물의 섬세한 감정 묘사와 서정적인 아리아가 돋보이는 작품이다. 빈 국립 오페라에서 선보이는 '베르테르'에는 테너 표트르 베찰라가 섬세한 베르테르 역을 소화하며, 아름다운 음색과 정교한 테크닉의 메조 소프라노 가엘르 아르퀘즈가 사랑스러운 샤를로테를 연기한다. 2024 씨네클래식 '빈 국립 오페라' 기획전은 메가박스 코엑스점, 센트럴점, 더 부티크 목동현대백화점 등 10개 지점에서 차례로 선보인다. 예매 및 자세한 사항은 메가박스 홈페이지 및 모바일 앱에서 확인할 수 있다. 메가박스 관계자는 "올가을 클래식의 도시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리는 오페라 무대를 국내 관객들을 위해 발 빠르게 준비했다"며 "대형 스크린과 극장 음향으로 오스트리아 빈 현지로 떠나는 오페라 여행에 많은 분들이 함께 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en1302@fnnews.com 장인서 기자
2024-09-26 11:05:19[파이낸셜뉴스] 세계적인 성악가 이용훈이 지난해 10월 서울시오페라단의 '투란도트'이후 약 10개월 만에 다시 고국 무대에 선다. 애초 그가 계획했던 한국 ‘데뷔’ 무대 ‘오텔로’를 통해서다. 예술의전당이 오는 18일~25일 영국 로열오페라하우스 프로덕션 오페라 ‘오텔로’를 오페라극장 무대에 올린다. 유명 오페라 연출가 키스 워너가 2017년 로열오페라하우스 시즌 작품으로 선보인 공연으로, 독창적인 해석과 상징적 연출로 화제를 모았다. 이용훈, 고국 데뷔 무대로 '오텔로' 원했죠 이번 작품에서 주역 오텔로를 맡은 이용훈은 5일 예술의전당 인춘아트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스케줄이 맞지 않아 고국 데뷔가 많이 미뤄졌는데, 만약 하게 된다면 뭘 할까 생각했을 때 ‘오텔로’를 떠올렸다”며 “이렇게 훌륭한 아티스트들과 함께 훌륭한 작품을 선보일 수 있게 돼 감격스럽다”며 남다른 소회를 밝혔다. “작년에 ‘투란도트’는 마침 제 스케줄이 딱 2주 비어있을 때 출연 제의가 들어왔다. 시차도 적응 못하고 와 노래만 하고 들어갔다. 이번 공연은 장형준 예술의전당 사장이 부임하자마자 제의해주셨다. 아티스트, 지휘자 등 생각한 것들이 현실화돼서 개인적으로 무척 기대된다”고 부연했다. 한국 데뷔 작품으로 왜 '오텔로'였을까? 그는 "'오텔로'는 하룻밤에 세 개의 오페라를 부르는 것과 같을 정도로 어렵다는 평이 있지만 매력이 큰 작품"이라고 말했다. 또 “백인 유럽인들이 장악한 세계 오페라 무대에서 동양인 성악가로서 느낀 감정을 오텔로 캐릭터에서 비슷하게 느꼈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 중 하나인 ‘오셀로’를 바탕으로 한 ‘오텔로’는 질투와 오해로 파멸하는 흑인 장군 오텔로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오텔로는 유색 인종으로서 높은 지위에 오르나 그 역시 콤플렉스가 있는 나약한 인간으로 부하 이아고의 계략에 빠져 사랑하는 아내를 의심하면서 비극으로 치닫는 인물이다. 이용훈은 이탈리아 라 스칼라 극장에 데뷔할 당시를 떠올리며 “2007년 전후만 해도 동양인 성악가에 대한 편견이 심했다”며 “그때 제가 러브콜을 받고 갔고, 그 배역의 퍼스트 캐스트였는데 첫 2주 동안 제가 아닌 커버인 이탈리아인 성악가를 리허설에 참여시키더라. 나는 혼자 호텔에서 연습했다”고 돌이켰다. “(유색인종 장군) 오텔로 역시 나와 같은 상황은 아니지만, 비슷한 감정을 느끼지 않았을까 생각했다. 강한 장군 같지만 내면엔 굉장히 소심하고 연약한 부분이 있고 자기 자신에 대한 열등감과 아내에 대한 사랑을 갖고 있는 인물”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번 공연에서 루마니아 출신 테오도르 일린카이와 함께 오텔로를 번갈아 공연한다. 그는 “오텔로의 다양한 감정을 목소리로 표현하는 게 굉장히 흥미롭다. 한국 관객이 비록 이태리어를 모든다고 할지라도 소리를 통해 저 사람이 저렇게 괴롭고 화가 나 있고, 또 이렇게나 사랑하고 질투하고 있다는 것을 전달하는데 집중할 것이다. 그런 점이 다른 오텔로와 차별화가 될 것"이라고 비교했다. 11년 전 콩쿠르 경쟁자에서 같은 배역 맡은 두 소프라노 오텔로의 아내 데스데모나 역을 맡은 소프라노 흐라추히 바센츠와 홍주영은 이날 남다른 인연을 밝혀 눈길을 끌었다. 이번에 첫 내한한 바센츠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이용훈, 지휘자 카를로 리치 등과 작업하게 돼 영광이라면서 "홍주영과 다시 만나게 된 것도 너무 기쁘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2013년 베르디국제콩쿠르에 함께 참가해 수상했다. 바센츠는 또 독일에서 처음 만난 한국인 성악가 친구와 우정을 나누고 '오텔로'도 같이 한 적 있다면서 "이번에 한국에 오면서 고인이 된 그 친구가 유난히 그리웠다"고 부연했다. 국내에서 국립오페라단 '라 보엠'의 미미 역할로 존재감을 과시한 홍주영은 “평소 꿈꾸던 역할을 예술의전당과 영국 로열오페라하우스 코벤트가든의 프로덕션으로 하게 돼 굉장히 영광이다. 또 세계적인 지휘자 카를로 리치와 함께할 음악을 생각하니까 매일매일 흥분된다”며 기대감을 표했다. 또 바센츠와의 인연에 대해 "베르디콩쿠르에서 맺은 인연이 11년이 지난 지금, 베르디 작품으로 연결돼 굉장히 흥분된다”고 화답했다. 지휘자 카를로 리치는 '오텔로'에 대해 “베르디의 작품이라는 게 가장 큰 특징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베르디는 극장의 남자다. 베르디 작품의 모든 음악은 그저 아름다운 음악이 아니라 그 드라마에 딱 맞는 음표를 쓴다"라고 말했다. 스케일 또한 남다르다. 성인 합창단 80명과 어린이합창단 14명이 1막부터 등장해 오텔로의 배가 터키 함대를 물리치고 무사히 키프로스 섬으로 귀환하기를 염원하는 합창을 부른다. 바다의 폭풍을 묘사하는 장대한 오케스트라 사운드와 남다른 규모의 합창은 이번 공연의 백미 중 하나다. 리치는 "1막에 나오는 음악은 마치 페라리가 고속도로를 질주하는 것과 같은 느낌이다. 엄청나게 드라마틱한 전개를 보여준다. 베르디 오페라가 갖고 있는 드라마성과 아름다움을 잘 살려주는 게 제 역할인 것 같다”고 말했다. 또 그는 "오페라는 성악가가 없으면 오페라 역시 없다. 마치 명차마다 각각의 특별한 목소리를 갖고 있듯, 성악가들의 목소리를 하나의 악기로 인식하고 그들이 갖고 있는 다름과 강점을 잘 끌어내고 표현하는 것이 오페라 지휘자가 갖춰야할 미덕"이라고 말했다. 한편 예술의전당 장형준 사장은 "작년 오페라 '노르마'에 이어 로열오페라하우스의 비교적 최신작이자 평단의 극찬을 받은 '오텔로'를 기획해 선보이게 됐다"라며 "해외에 나가지 않아도 한국에서 세계적 수준의 오페라를 볼 수 있는 최고의 경험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2024-08-05 17:11: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