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치니 서거 100주년을 기념해 서울시오페라단이 오페라 '라보엠'을 오는 21~24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무대에 올린다. 이탈리아 작곡가 푸치니의 자전적 경험이 반영된 '라보엠'은 19세기 프랑스 파리 라탱지구, 크리스마스이브를 배경으로 펼쳐진다. 젊지만 가난한 예술가 '미미'와 '로돌포'의 순수한 사랑을 통해 청춘의 고통과 낭만을 담은 작품이다. 겨울 시즌마다 세계 오페라극장을 장식하는 인기 레퍼토리지만 서울시오페라단이 이 작품을 선보이는 건 창단 39년 만에 처음이다. 박혜진 서울시오페라단장은 지난 7일 세종문화회관 연습동에서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젊고 실력 있는 성악가들을 주축으로 캐스팅했다"며 "서울시오페라단의 특장점을 작품에 담기 위해 노력한 만큼 아주 독창적인 '라보엠'을 만날 수 있을 것"이라고 소개했다. '라보엠'은 파리의 동화 같은 분위기와 순수했던 시절의 아름다움, 그리고 애잔함을 푸치니의 선율에 담아낸다. 로돌포가 미미의 손을 녹이며 부르는 아리아 '그대의 찬 손'과 미미의 답가 '내 이름은 미미'는 오페라 팬들에게 익숙한 명곡이다. 이어지는 두 사람의 이중창 '오! 사랑스러운 아가씨'는 오페라 역사상 가장 아름다운 이중창으로 평가받는다. 시인 로돌포의 연인이자 재봉사인 미미 역은 차이콥스키 콩쿠르 우승자인 소프라노 서선영과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우승자인 소프라노 황수미가 맡는다. 한국 오파라계에서 존재감이 큰 두 사람이 한 작품에 캐스팅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미 수차례 '라보엠' 공연 경험이 있지만 이번 작품에서 만나 서로에게 많은 아이디어를 얻고 배운다고 했다. 서선영은 "성악가는 태어날 때부터 자기 목소리의 스펙트럼이 정해져 있기 때문에 갖지 않은 것에 대한 동경이 있다"며 "황수미씨와 연습하면서 연기나 음악적 표현이 다른 점에 많이 배우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황수미는 "여러 차례 '미미' 역을 해봤지만 캐스팅과 배우, 프로덕션이 다르기 때문에 공연마다 내가 채워야 할 부분에 대한 아이디어가 필요하다"며 "'라보엠' 자체는 클래식한 연출로 진행되지만 MZ 스타일을 넣어 연기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로돌포 역은 테너 문세훈과 김정훈, '무제타'는 소프라노 김유미·장은수, '마르첼로'는 바리톤 이승왕·김태한이 각각 연기한다.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에서 최연소 및 아시아 남성 최초로 우승한 김태한은 '라보엠'을 통해 국내 무대에 데뷔한다. 김태한은 "중학생 시절 로커를 꿈꿨지만 이후 성악에 입문한 뒤 처음 본 오페라가 '라보엠'이었다"면서 "제가 가장 좋아하고 불러보고 싶었던 작품이라 매우 뜻깊다"고 출연 소감을 전했다. 이번 공연을 위해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와 서울시오페라단이 처음으로 손을 잡았다. 지휘는 수원시립교향악단 예술감독 겸 상임지휘자인 최희준이 맡는다. 연출에는 제2회 광화문광장 야외 오페라 '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로 호평받은 엄숙정이 참여했다. 무대는 거대한 책 세트의 움직임을 통해 파리 라탱지구의 다락방과 모무스 카페를 재현하며, 흰색과 검은색을 기반으로 화려한 색상을 더해 관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을 예정이다. 안호상 세종문화회관 사장은 "세계를 무대로 맹활약을 펼치는 젊은 한국 성악가들의 현재 진행형 모습을 볼 수 있는 드문 기회"라며 "'라보엠'을 통해 아름답고 감동적인 크리스마스 선물을 관객들에게 미리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en1302@fnnews.com 장인서 기자
2024-11-11 07:26:07국립오페라단은 오는 23~24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베르디의 '라 트라비아타' 앙코르 공연을 선보인다. 7일 국립오페라단에 따르면 '라 트라비아타'는 국립오페라단의 대표 레퍼토리로, 이탈리아 작곡가 주세페 베르디 탄생 210주년을 맞아 지난해 새롭게 선보인 공연이다. 베르디의 첫 로맨스 오페라로 평가받는 '라 트라비아타'는 '길 잃은 여인'이라는 뜻으로, 코르티잔(고급 매춘부)인 비올레타의 슬픈 사랑 이야기를 담고 있다. 베르디는 귀족들의 향락적 문화와 황금만능주의 등을 꼬집고 코르티잔을 통해 진정한 사랑이 무엇인지 묻는다. 국립오페라단의 '라 트라비아타'는 당대 현실을 반영하고자 했던 베르디의 의도에 충실하게 동시대성을 강조했다. 비올레타는 오늘날의 성악가로 변신했고, 동백꽃을 단 드레스는 가죽 재킷에 청바지로 변경했다. 알프레도 역시 깔끔한 슈트를 입고 무대에 등장할 예정이다. 무대는 펜트하우스를 연상시킨다. 피아노만 놓인 공간을 통해 성악가인 비올레타의 정체성을 상기시키고, 다양한 인물들이 그 공간에 들어오며 현실의 고통과 혼돈을 직시하게 만든다. 비올레타의 어린 시절, 순수한 마음으로 상징되는 어린 소녀도 등장한다. 연출가 뱅상 부사르는 "피아노, 그 뒤로 보이는 영상, 어린 소녀 등을 통해 비올레타의 변화하는 감정을 시각적으로 설명할 예정"이라며 "잃어버린 길을 되찾고 싶다는 마음이 비올레타의 노래를 통해 무대를 채우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공연을 위해 서울시립교향악단 부지휘자로 클래식계 세대교체를 이끌고 있는 데이비드 이가 포디움에 선다. '비올레타' 역은 소프라노 박소영, '알프레도' 역은 테너 김성현, '제르몽' 역은 이장원이 열연한다. 아울러 국립오페라스튜디오 청년교육단원 5명이 무대에 오르며, 3명은 주역의 커버를 맡을 예정이다. en1302@fnnews.com 장인서 기자
2024-11-07 14:08:37국립오페라단은 푸치니 서거 100주년을 기념해 푸치니의 숨은 보석으로 사랑받은 오페라 '서부의 아가씨'를 오는 12월 5~8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무대에서 선보인다. '서부의 아가씨'는 국립오페라단이 지난 2021년 초연한 작품으로, 당시 국내에선 접하기 어려운 새로운 작품을 선보였다는 점에서 관객들의 큰 관심을 받았다. 이 작품은 미국 골드러시 시대의 캘리포니아 탄광촌을 배경으로 한다. 조그마한 술집을 운영하는 당차고 영리한 여성 '미니'가 어느 날 마을에 숨어든 무법자와 사랑에 빠진다는 스토리를 담고 있다. '미니'는 광부들이 캐온 금을 보관해 주면서 그들의 정신적 지주 역할을 한다. 특히 자신의 사랑을 지키기 위해 마을 보안관과 포커 승부를 던지고 승리를 거머쥐는 모습이 매력적인 캐릭터다. 이번 공연의 지휘는 홍석원 부산시립교향악단 예술감독이 맡아 작품 고유의 유려한 오케스트레이션을 최대한 부각할 예정이다. 출연진은 국내외 정상급 성악가들로 꾸려졌다. '미니' 역은 소프라노 임세경과 김은희가 맡는다. 서부의 무법자 딕 존슨이자 라메레즈 역에는 테너 박성규와 한윤석, 둘의 사랑을 방해하는 보안관, 잭 랜스 역에는 바리톤 양준모와 황인수가 각각 출연한다. 또 베를린도이치오페라극장과의 협업을 기반으로 극장 소속 아티스트인 제러드 월라인이 애시비 역으로 출연한다. 국립오페라단은 공연 현장의 생생한 감동을 온라인에서도 선보인다. '서부의 아가씨'는 12월 7일 오후 3시 국내 최초 오페라 전용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인 크노마이오페라에서 관람할 수 있다. en1302@fnnews.com 장인서 기자
2024-11-04 15:37:35국립오페라단 정기공연 '탄호이저'가 관객들의 환호 속에 막을 내렸다. '탄호이저'는 베누스와 엘리자베트로 상징되는 육체적 쾌락과 영적 사랑 사이의 갈등을 깊이 탐구한 작품이다. 이번에는 '탄호이저'에서 한 축을 담당한 볼프람의 시각으로 이 작품을 바라보면 어떨까. 그는 엘리자베트를 신앙과 구원의 상징으로, 베누스를 일시적인 쾌락의 허상으로 바라봤다. 탄호이저와 달리 이들 사이에서 갈등하는 것이 아니라 엘리자베스의 헌신적인 사랑만이 구원의 열쇠가 될 수 있다고 여겼다. 그의 신념은 신의 은총과 사랑을 통해서 구원될 수 있다는 기독교적 진리와 닿아있다. 또 음악과 시는 인간의 영혼을 고양시켜 구원으로 가는 도구로 봤다. 그런 볼프람은 엘리자베트를 사랑했다. 그의 사랑은 헌신적이고 순수한 사랑이었다. 이번 프로덕션에서 볼프람은 엘리자베스를 안고 싶어 하고 쓰다듬으려는 제스처를 취하다가도 멈췄다. 그 역시 인간의 본능을 갖고 있지만 자신의 감정을 억누르는 것이다. 엘리자베트가 탄호이저를 사랑한다는 것을 알고 있기에 묵묵히 그녀의 곁을 지키고 탄호이저가 다시 돌아오길 바라고 기도한다. 특히 오페라 마지막 장면에서 엘리자베트가 탄호이저를 위해 기도하다 죽음을 맞는 장면에서 볼프람은 그 희생을 깊이 받아들이고 엘리자베트의 영혼이 구원받기를 바라는 노래를 부른다. 결국 볼프람의 입장에서 '탄호이저'는 인간의 죄와 신성한 사랑의 궁극적 힘을 상징하며 예술과 신앙을 통해 구원의 길을 찾는 여정으로 해석된다. 특히나 볼프람에 관해서 재미난 이야기가 있다. '탄호이저' 속 음유시인들은 대부분이 실재인물인데, 볼프람은 그 당시 유명한 시인으로 우리가 알고 있는 '파르지팔(Parzival)'이 그의 작품이다. 하지만 이런 훌륭한 작품을 쓴 천재 작가가 문맹이었다는 사실은 잘 알려지지 않았다. 볼프람은 자신이 글을 읽지 못한다고 주장했는데, 다른 학문적 저술을 읽지 않고 오로지 그의 상상력과 구술을 통해 작품을 완성했다는 것이다. 이런 점이 그를 다른 시인들과 구분 짓는 독특한 인물로 만들고, 중세 궁정의 음유시인으로서 독특한 위치를 차지하게 했다. 이 일화는 오페라 속 볼프람 캐릭터에게도 상징적으로 적용될 수 있다. 오페라 속에서 볼프람은 탄호이저에게 단순한 신앙과 도덕적 충고를 넘어서 인간의 내적 갈등을 이해하고 그것을 예술과 음악을 통해 승화시키려 한다. 그가 단순한 조력자가 아니라 예술적 통찰력을 가진 시인으로서의 역할을 강조하며 그의 문맹에도 불구하고 깊은 지혜와 영적 통찰을 지닌 인물로 볼 수 있게 한다. 최상호 국립오페라단장
2024-10-28 18:28:02【파이낸셜뉴스 대구=김장욱 기자】 한국공항공사 대구공항은 지난 25일 대구국제공항 출국장에서 오페라 축제를 성황리에 종료했다고 28일 밝혔다. 이번 행사는 대구오페라축제와 협력해 진행된 행사다. 공항을 찾는 여객들에게 오페라의 아름다움을 직접 경험하고 즐기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기획됐다. 전성열 한국공항공사 대구공항장은 "대구국제공항은 여객들에게 더욱 풍성한 문화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서 "문화경험을 통해 여객들이 공항에 웃으며 방문하기를 기대한다"라고 강조했다. 이날 공연은 대구오페라하우스의 신진 성악가들과 함께하는 프로그램으로, 다채로운 공연을 선보였으며, 관객들은 감동적인 음색과 열정적인 공연에 큰 호응을 보냈다. 공연 후 여객들은 "공항에서 오페라를 감상해 잊지 못할 경험이었다"면서 박수와 환호가 이어졌다. gimju@fnnews.com 김장욱 기자
2024-10-28 10:29:36[파이낸셜뉴스] NH투자증권이 패밀리오피스 고객들을 초청, ‘2024 투란도트 오페라 내한공연-아레나 디 베로나 오리지널’ 문화 행사를 개최한다고 18일 밝혔다. 오는 19일 공연이다. NH투자증권 패밀리오피스는 금융자산 100억원 이상 초고액자산가 고객에게 가업성장·자산승계에 필요한 솔루션을 제공하는 가문 단위 종합자산관리 서비스다. 지난 2021년 10월에 출시한 이래 꾸준한 성장을 하고 있다. 올해 신규 가입 가문 수만 100가문을 돌파하는 등 전년 대비 두 배 가까운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다. 패밀리오피스 서비스는 각 분야 전문가의 1대1 방문 컨설팅 위주로 제공한다. 패밀리오피스 고객만을 프라이빗하게 초청해 다양한 행사도 열고 있다. 배광수 NH투자증권 프리미어 블루 본부 대표는 “수준 높은 문화 행사를 통해 패밀리 오피스 고객분들의 서비스 만족도가 높아지길 바란다”며 “초고액자산가의 다양한 니즈를 충족할 수 있도록 앞으로도 수준 높은 서비스와 차별화된 패밀리오피스 전용 프로그램들을 선보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ggg@fnnews.com 강구귀 기자
2024-10-18 16:30:102024년 가을 오페라 '탄호이저'가 신비의 베일을 벗었다. 파이낸셜뉴스와 국립오페라단이 공동주최한 바그너의 오페라 '탄호이저'는 한국에서는 45년 만에, 원어로는 처음 선보이는 전막 공연이다. 지휘자 필립 요갱과 한국인 연출가 요나 김의 참여로 기획 단계부터 수많은 궁금증을 불러일으켰다. 17일 개막한 이 공연은 침대가 놓인 첫 장면부터 관객들의 선입관과 예상을 완전히 깨부쉈다. 기존 공연들이 주로 중세풍의 성이나 자연 속 연극무대에서 시작한 것과 달리 무대 장치나 소품, 인물들의 의상이 우리와 동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을 그린 듯 익숙하다. 하지만 요나 김 연출은 베누스의 캐릭터가 입체적으로 설명되는 파리 버전(1861년)과 드레스덴 초연 버전(1845년)을 섞어 만든 이번 공연에서 시대와 배경을 뚜렷이 규정하지 않았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이는 어느 시대에나 존재하는 '인간'을 이야기하기 위한 그만의 설계다. 극 전반에 걸쳐 무대 위를 누비는 라이브캠은 공연의 감동을 최대치로 끌어올린다. 실시간으로 촬영한 영상 화면을 시각적 장치로 적극 활용했다. 연기자들의 세세한 표정 변화와 미묘한 몸짓, 객석에서 잘 보이지 않던 동선까지 카메라가 따라붙으며 관객의 눈이 되어준다. 무대 공간 역시 인물이 처한 상황이나 내면 상태에 따라 함께 변화하며 거울 역할을 한다. '탄호이저'는 사랑을 통한 구원을 노래한 작품이다. 독일에서 내려오는 전설과 중세 독일에 실제로 있었던 노래경연대회라는 소재를 결합, 바그너가 작곡하고 대본까지 썼다. 13세기 초 기사 탄호이저가 영주의 조카딸 엘리자베트와 관능적인 사랑의 여신 베누스(비너스) 사이에서 갈등하는 과정이 '참회와 구원'의 서사 아래 펼쳐진다. 서곡을 비롯해 순례자의 합창, 볼프람의 아리아 '저녁별의 노래' 등을 통해 특유의 서정성과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다. 1막은 엘리자베트와 결혼을 앞둔 탄호이저가 그녀의 지고지순함에 질려 호텔로 도망친 뒤 베누스와 쾌락을 즐긴다는 설정을 그린다. 무대 중앙엔 객실이, 양 옆에는 엘리베이터가 자리잡고 있다. 그의 주변으로 붉은 드레스를 입은 여성들이 등장하거나 엘리자베트가 나타나 탄호이저를 염탐한다. 붉은 드레스는 탄호이저 내면의 욕망과 환상을 투영한 것으로, 쾌락과 금욕 사이에 갈등하는 상황을 감각적인 대결구도로 연출했다. 무대 공간 속 소품들도 시선을 사로잡는다. 탄호이저가 머무는 객실 벽에는 17세기에 활동한 프랑스 화가 니콜라 푸생(1594~1665)의 '미다스와 바쿠스'가 걸려 있다. 물질(황금)을 추구하는 미다스와 이를 실현시켜준 술과 풍요의 신 바쿠스를 묘사한 작품으로, 욕망에 갇힌 탄호이저를 조용히 내려다보고 있다. 2막에서는 '사랑의 본질은 무엇인가'를 주제로 음유시인들과 탄호이저의 노래경연대회가 본격적으로 펼쳐진다. 시인들은 하나같이 군복 차림을 하고 있다. 명령 체계를 따르는 군대 제복을 통해 규율이 지배하는 집단과 조직, 강박적 신앙을 드러냈다. 또 베누스는 욕망의 붉은색, 엘리자베트는 성녀의 색인 푸른색과 흰색의 드레스를 입고 있다. 하지만 동일한 외투를 입어 여성으로서의 동질성을 나타냈다. 이는 바그너가 두 여성에게 공통된 여성성을 음악과 대본으로 표현했기 때문이다. 3막에서는 두 여주인공이 신부 베일을 함께 쓰고 여성의 연대를 보여주는 장면이 인상적이다. 양립했던 두 인물이 사실은 한 인간 내면에 존재하는 두 개의 얼굴이라는 깨달음을 준다. 3막 결말 부분에서는 탄호이저를 구원하기로 마음먹은 엘리자베트가 거울 조각으로 자살하고, 탄호이저 역시 권총으로 자살한다. 원작에서는 엘리자베트의 희생을 통해 탄호이저가 구원을 얻었다는 암시로 끝난다. 하지만 이번 공연에서는 임신한 베누스가 무대 위로 걸어 나오며 막을 내린다. 이로써 비극 뒤에도 삶(생명)은 계속되며, '탄호이저'가 영원히 끝나지 않을 인간의 이야기라는 울림을 남긴다. 탄호이저 역은 하이코 뵈르너와 다니엘 프랑크, 엘리자베트 역은 레나 쿠츠너와 문수진, 베누스 역은 쥘리 로바르-장드르와 양송미가 연기한다. 이외에 성악가 톰 에릭 리, 김태현, 최웅조, 하성헌, 유신희, 전병권, 강도호, 이준석, 김현정이 출연한다. 공연은 20일까지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en1302@fnnews.com 장인서 기자
2024-10-17 18:41:33서울시오페라단은 푸치니의 오페라 '라보엠'을 오는 11월 21~24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공연한다고 16일 밝혔다. 푸치니의 자전적 경험이 반영된 '라보엠'은 19세기 파리 라탱지구의 크리스마스이브를 배경으로 젊고 가난한 예술가들의 사랑과 낭만을 그린 작품이다. 내년 창단 40주년을 맞이하는 서울오페라단이 이 작품을 공연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화려한 캐스팅과 차별화된 무대 연출로 독창적인 '라보엠'을 선보일 계획이라고 오페라단은 설명했다. 시인 로돌포의 연인이자 재봉사 미미 역에는 소프라노 서선영과 황수미가 캐스팅됐다. 또 로돌포 역은 테너 문세훈과 김정훈이 맡는다. 이외에 무제타는 소프라노 김유미·장은수가, 마르첼로는 바리톤 이승왕·김태한이 각각 연기한다. 지휘는 수원시립교향악단 예술감독 겸 상임지휘자 최희준이 맡고, 서울시오페라단과 처음으로 협업하는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가 푸치니의 선율을 연주한다. 연출은 엄숙정이 맡아 차별화된 미장센과 독특한 공간 연출을 선보일 예정이다. 박혜진 서울시오페라단 단장은 "서울시오페라단 39년 역사에서 처음 제작되는 '라보엠'인 만큼 우리의 특장점을 작품에 담기 위해 노력했다"며 "클래식 음악 애호가와 오페라 입문자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공연을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en1302@fnnews.com 장인서 기자
2024-10-16 14:51:22'First-Class 경제신문' 파이낸셜뉴스가 17~20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독일 작곡가 바그너의 낭만적인 오페라 '탄호이저'를 공연합니다. 한국의 오페라 문화를 선도하는 국립오페라단과 공동 주최하는 이번 공연에는 '바그너 명장'으로 불리는 세계적 지휘자 필립 오갱과 유럽 오페라계에서 활약하고 있는 한국인 연출가 요나 김, 뛰어난 기량의 국내외 성악가들이 한자리에 모입니다. 탄호이저 역을 맡은 하이코 뵈르너와 다니엘 프랑크를 비롯해 엘리자베트 역의 레나 쿠츠너와 문수진, 베누스 역의 쥘리 로바르-장드르와 양송미 등이 무대에 오릅니다. 특히 지난 1979년 중앙국립극장에서 한국 초연 이후 45년 만에 선보이는 전막 공연으로 바그네리안들의 기대를 한몸에 받고 있습니다. 깊어가는 가을밤을 더욱 아름답게 빛내줄 바그너 오페라 '탄호이저' 공연에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 일시 : 2024년 10월 17~20일 평일 오후 6시30분, 주말 오후 3시 ■ 장소 :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 티켓 : R석 18만원, S석 15만원, A석 12만원, B석 9만원, C석 7만원 ■ 예술감독 : 최상호 ■ 연출·지휘 : 요나 김, 필립 오갱 ■ 출연 : 하이코 뵈르너, 다니엘 프랑크, 레나 쿠츠너, 문수진 외 ■ 주최 : 파이낸셜뉴스, 국립오페라단 ■ 주관 : 국립오페라단 ■ 문의 : 국립오페라단 1588-2514, 팩트블록 (02)6965-0012
2024-10-14 18:28:35"오페라 '탄호이저'는 결국 인간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오페라 '탄호이저'의 연출을 맡은 요나 김은 탄호이저 공연을 오랫동안 기다려온 한국 관객들에게 이같이 전했다. 파이낸셜뉴스와 국립오페라단이 공동 주최하는 바그너 오페라 '탄호이저'가 오는 17일부터 20일까지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무대에 오른다. 탄호이저는 지난 1845년 독일 드레스덴 궁정 가극장에서 초연됐고, 한국에서는 1979년 중앙국립극장에서 한국어로 번역해 선보였다. 원어로 된 전막 오페라는 이번이 처음이다. 유럽 오페라계에서 활약하는 한국인 연출가 요나 김은 파리 버전(1861년)과 드레스덴 버전을 섞고 독창적인 무대 설계와 의상 디자인을 가미해 '서울 버전'을 탄생시켰다. 개막을 3주 앞둔 지난 2일 예술의전당 N스튜디오에서 진행한 인터뷰에서 요나 김은 "쾌락주의가 지배하는 현시대에도 육체와 정신 사이에서 갈등하는 개인들의 모습을 여전히 볼 수 있다"며 "하나의 이데올로기만 주장하는 양분법 사회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은 변화에 대한 압력을 받으며 결국 소외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탄호이저'는 사랑을 통한 구원을 노래한 작품이다. 금욕주의와 쾌락주의 간의 갈등, 예술가의 고뇌를 세밀하게 담고 있다. 독일에서 내려오는 전설과 중세 독일에 실제로 있었던 노래 경연 대회라는 소재를 결합해 바그너가 작곡은 물론 직접 대본까지 썼다. 13세기 초 기사 탄호이저는 영주의 조카딸 엘리자베트와 순수한 사랑을 나누고 있었지만, 관능적인 사랑의 여신 베누스(비너스)가 사는 동굴에 찾아간 뒤로 쾌락에 젖어 살아간다. 그러던 어느 날 고향으로 돌아오게 되면서 벌어지는 일들이 '참회와 구원'이라는 서사 아래 펼쳐진다. 공연은 철학적 주제와 서술적인 이야기로 러닝 타임만 180분이 훌쩍 넘는다. 이는 유튜브에서 1분 이하 숏폼 영상을 즐겨보고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를 즐겨보는 대중의 소비 취향을 거스르는 게 아닐까. 요나 김 연출은 "오페라 자체가 우리나라 문화가 아닌 데다 어렵고 낯설다. 그럼에도 요즘 세대의 기호에 맞춰 작품을 기획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서사를 소비하지 않는 시대이기에 이러한 낯선 스토리텔링이 도리어 의미가 있지 않나"고 반문했다. 이어 "관객의 의지와 상관없이 무대는 계속된다. MZ세대에게 이런 경험이 얼마나 놀랍고 새로운 건지 상상해보라"며 "익숙한 틀을 깨면서 사고의 전환도 일어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현재 오페라 관객 층은 20대부터 중장년층까지 다양하며 '오페라 대중화'에 대한 논의도 꾸준히 이뤄지고 있다. 요나 김 연출은 "오페라 작품이 쉬울 수는 없다"며 "그럼에도 연출에 있어 원작의 난해함을 의도적으로 하향평준화하고 싶진 않다"고 말했다. 그는 "오페라 대사 하나하나를 이해하지 못하더라도 누구나 자기에게 해당하는 스토리에 감정을 이입하고 메시지를 느낄 수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연출가로서 가장 선호하는 관객 유형은 '바그너에 대해 모르고 공연장에 오는 사람'을 꼽았다. 요나 김은 "우연한 계기로 공연장에 온 관객은 마치 준비도 안된 채로 찬물에 뛰어드는 사람과 같다"며 "지식에 앞서 온몸으로 작품을 만나, 스토리를 따라 흡입하는 모습을 보이는데 이때 연출가로서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공연을 위해 바그너 스페셜리스트들이 뭉쳤다. 2016년 국립오페라단 '로엔그린'을 이끌었던 지휘자 필립 오갱이 다시 한번 한국을 찾는다. 탄호이저 역에는 독일 출신 테너 하이코 뵈르너와 스웨덴 출신 테너 다니엘 프랑크가 함께한다. 또 엘리자베트 역에 레나 쿠츠너와 문수진, 베누스 역에는 쥘리 로바르-장드르와 양송미가 번갈아 무대에 오른다. 이외에 성악가 톰 에릭 리, 김태현, 최웅조, 하성헌, 유신희, 전병권, 강도호, 이준석, 김현정이 출연한다. 또한 국립오페라단은 예술의전당 '디지털 스테이지'와 협업을 맺고 보다 높은 수준의 화질과 사운드로 오페라 '탄호이저'를 온라인 관객들에게 선보인다. 오는 19일 크노마이오페라와 네이버TV를 통해 관객들을 만나며, 이후 예술의전당 편집·보정 작업을 거쳐 VOD로 제작될 예정이다. en1302@fnnews.com 장인서 기자
2024-10-14 10:43: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