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1년에 온천수를 두 차례만 교체한다는 사실이 알려져 경찰 수사를 받던 일본의 온천 숙박시설 전직 사장이 숨진 채 발견됐다. 지난 12일(현지시간) NHK 방송에 따르면 일본 후쿠오카현 온천여관인 ‘다이마루 별장’의 야마다 마코토 전 사장이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다. 온천이 위치한 지쿠시노시의 산길을 지나가던 행인이 이를 발견하고 경찰에 신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산길 근처에 주차된 야마다 전 사장의 차 안에서는 유서로 보이는 메모가 발견됐다. 메모에는 “미안하다. 모든 것은 스스로의 부덕의 소치다. 뒤를 부탁한다”는 내용이 적힌 것으로 전해졌다. 현지 경찰은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보고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앞서 야마다 전 사장은 공중목욕탕 법 위반 혐의로 형사 고발됐다. 후쿠오카현은 조례로 일주일에 1번 이상 모든 탕의 물을 교체하도록 규정하고 있지만, 이곳은 연 2회 휴관일에만 물을 갈고 있었던 것이다. 소독용 염소 주입도 제대로 하지 않은 사실이 드러났다. 지난해 11월 진행한 검사에서는 기준치의 최대 3700배에 달하는 레지오넬라균이 검출됐다. 이에 야마다 전 사장은 지난달 28일 사과 기자회견을 하고 이달 2일 사임을 발표했다. 한편 다이마루 별장은 1865년 영업이 시작된 곳으로 히로히토 일왕도 숙박한 적이 있는 고급 시설로 알려졌다. yuhyun12@fnnews.com 조유현 기자
2023-03-13 08:07:02【 도쿄=김경민 특파원 박소연 기자】 일본이 처음으로 연간 관광 수익 5조엔을 돌파했다. 관광객 수는 코로나 이전의 80% 수준이었지만, 소비액은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지난해 일본을 가장 많이 찾은 외국인은 한국인이었다. 현지에서는 역대급 엔저(엔화 가치 하락)로 방일객이 물밀 듯 들어오고 있지만 이를 감당할 인력 부족이 심각한 수준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너도나도 일본行, 관광수입 48조원18일 현지 언론에 따르면 지난해 방일 관광객의 여행 소비액은 합계 5조2923억엔(48조53억원)으로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일본 정부가 목표로 내걸었던 연중 5조엔을 처음으로 돌파했다. 관광객 수는 2506만명으로 코로나19 확산 전인 2019년의 80%로 회복했다. 소비 목적별로는 숙박비가 가장 많았다. 관광객들은 숙박비에 1조8289억엔을 썼다. 이어 쇼핑비가 1조3954억엔이었다. 구성비로 보면 숙박비는 2019년 29.4%에서 지난해 34.6%로 늘었고, 쇼핑비는 34.7%에서 26.4%로 줄었다. 특히 호텔의 평균 객실 단가(ADR)가 상승하면서 지출을 끌어올렸다. 팰리스호텔 도쿄의 지난해 ADR은 전년보다 44% 상승한 9만1422엔이었다. 세이부·프린스 호텔 역시 방일객의 ADR는 2019년과 비교해 20% 올랐다. ■엔저에 한국인 700만명 日쇼핑 방일객의 1인당 여행소비액 평균은 21만2000엔(193만원)으로 2019년보다 5만3000엔 늘었다. 엔저 효과도 크다. 방일객의 소비액을 연간의 평균 환율로 환산하면 2019년엔 440억달러를 썼지만, 지난해는 약 380억달러 미만으로 '값 싼' 일본 여행이 된 것이다. 현지 신문들은 쇼핑보다 체험을 중시하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고 짚었다. 아사히신문은 "엔화 가치 하락으로 일본 내 서비스와 상품 가격이 저렴해졌다"며 "일본 체류 일수가 늘어나 숙박과 레저에 더 많은 돈을 쓰게 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지난해에는 총 695만8500명의 한국인이 일본을 방문했다. 일본을 방문한 외국인 중 가장 많은 숫자로 2019년보다 24.6% 증가했다. 2~3위인 대만인(420만2400명)과 중국인(242만5000명)을 합친 수보다 한국인이 더 많았다. ■일할 사람 없어서 손님 못받을 지경방일객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가운데 현지에서는 일손 부족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숙박업계는 필요한 인력의 20% 이상이 부족, 모처럼 맞은 관광 수요를 실기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숙박업계 구인 건수는 지난해 11~12월에 2개월 연속 전년 대비 20% 증가한 2만8000건 이상 올라왔다. 일손 부족 때문에 손님을 받지 못하는 사례도 나오고 있다. 시즈오카현 누마즈시의 여관은 연말연시 70%만 손님을 받았다. 지방의 관광지에서는 도쿄를 웃도는 시급으로 일손 확보에 나섰다. 지난해 11월 홋카이도 니세코쵸의 구인 평균 시급(전직종)은 1524엔으로, 도쿄(1434엔) 보다 90엔 많았다. 온천으로 유명한 가나가와현 하코네쵸도 1503엔을 기록했다. 기술로 인력을 대체하는 움직임도 포착된다. 지난해 7월 문을 연 '하코네 호텔 코와쿠엔'은 이름 등 고객 정보를 입력하면 카드키가 발급되는 자동체크인기를 도입했다. km@fnnews.com
2024-01-18 18:20:53【도쿄=김경민 특파원 박소연 기자】 일본이 처음으로 연간 관광 수익 5조엔을 돌파했다. 관광객 수는 코로나 이전의 80% 수준이었지만, 소비액은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지난해 일본을 가장 많이 찾은 외국인은 한국인이었다. 현지에서는 역대급 엔저(엔화 가치 하락)로 방일객이 물밀 듯 들어오고 있지만 이를 감당할 인력 부족이 심각한 수준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너도나도 일본으로, 관광수입 48조원 18일 현지 언론에 따르면 지난해 방일 관광객의 여행 소비액은 합계 5조2923억엔(48조53억원)으로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일본 정부가 목표로 내걸었던 연중 5조엔을 처음으로 돌파했다. 관광객 수는 2506만명으로 코로나19 확산 전인 2019년의 80%로 회복했다. 소비 목적별로는 숙박비가 가장 많았다. 관광객들은 숙박비에 1조8289억엔을 썼다. 이어 쇼핑비가 1조3954억엔이었다. 구성비로 보면 숙박비는 2019년 29.4%에서 지난해 34.6%로 늘었고, 쇼핑비는 34.7%에서 26.4%로 줄었다. 특히 호텔의 평균 객실 단가(ADR)가 상승하면서 지출을 끌어올렸다. 팰리스호텔 도쿄의 지난해 ADR은 전년보다 44% 상승한 9만1422엔이었다. 세이부·프린스 호텔 역시 방일객의 ADR는 2019년과 비교해 20% 올랐다. 엔저에 한국인 700만명 日쇼핑 방일객의 1인당 여행소비액 평균은 21만2000엔(193만원)으로 2019년보다 5만3000엔 늘었다. 엔저 효과도 크다. 방일객의 소비액을 연간의 평균 환율로 환산하면 2019년엔 440억달러를 썼지만, 지난해는 약 380억달러 미만으로 '값 싼' 일본 여행이 된 것이다. 현지 신문들은 쇼핑보다 체험을 중시하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고 짚었다. 아사히신문은 "엔화 가치 하락으로 일본 내 서비스와 상품 가격이 저렴해졌다"며 "일본 체류 일수가 늘어나 숙박과 레저에 더 많은 돈을 쓰게 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지난해에는 총 695만8500명의 한국인이 일본을 방문했다. 일본을 방문한 외국인 중 가장 많은 숫자로 2019년보다 24.6% 증가했다. 2~3위인 대만인(420만2400명)과 중국인(242만5000명)을 합친 수보다 한국인이 더 많았다. 일할 사람 없어서 손님 못받을 지경 방일객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가운데 현지에서는 일손 부족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숙박업계는 필요한 인력의 20% 이상이 부족, 모처럼 맞은 관광 수요를 실기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숙박업계 구인 건수는 지난해 11~12월에 2개월 연속 전년 대비 20% 증가한 2만8000건 이상 올라왔다. 일손 부족 때문에 손님을 받지 못하는 사례도 나오고 있다. 시즈오카현 누마즈시의 여관은 연말연시 70%만 손님을 받았다. 지방의 관광지에서는 도쿄를 웃도는 시급으로 일손 확보에 나섰다. 지난해 11월 홋카이도 니세코쵸의 구인 평균 시급(전직종)은 1524엔으로, 도쿄(1434엔) 보다 90엔 많았다. 온천으로 유명한 가나가와현 하코네쵸도 1503엔을 기록했다. 기술로 인력을 대체하는 움직임도 포착된다. 지난해 7월 문을 연 '하코네 호텔 코와쿠엔'은 이름 등 고객 정보를 입력하면 카드키가 발급되는 자동체크인기를 도입했다. 일본에는 '혼네'(本音)와 '다테마에'(建前) 문화가 있습니다. 혼네는 진짜 속마음이고, 다테마에는 밖으로 보여주는 겉마음입니다. 개인보다는 조직·사회적 관계를 중시하는 일본인들은 좀처럼 혼네를 드러내지 않습니다. 어쩌면 우리가 보는 일본은 다테마에의 파편에 불과할지도 모릅니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
2024-01-18 11:57:59[파이낸셜뉴스] 1년에 단 두 차례만 온천수를 교체해 논란이 된 일본의 유명 온천 사장이 결국 사과했다. 이 온천은 소독용 염소 주입을 게을리해 기준치의 3700배에 달하는 레지오넬라균이 검출되기도 했다. 2일 교도통신과 NHK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일본 후쿠오카현 지쿠시노시 소재 온천 여관인 '다이마루 별장' 운영회사의 야마다 마코토 사장은 지난 28일 기자회견을 열고 "어리석은 생각으로 폐를 끼쳐 죄송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야마다 사장은 "2019년 12월쯤 사람이 적으니까 탕의 온천수를 바꾸지 않아도 좋다고 종업원에게 말했다"며 "문제가 어느 정도 해결되면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그는 소독약 염소 주입을 자주 하지 않은 것에 대해서는 "레지오넬라균은 대단한 균이 아니라고 생각했고, 염소 냄새가 싫었다"며 "코로나19로 손님이 급감하면서 관리가 허술해졌다"고 해명했다. 다이마루 별장은 1865년 영업을 시작해 158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온천 명소다. 일왕도 방문한 적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한국인뿐 아니라 해외 관광객이 많이 찾는 곳으로 유명하다. 현재 후쿠오카현 조례에 따르면 일주일에 한 번 이상 탕 내 모든 온수를 교체해야 한다. 그러나 이 여관은 수년동안 신정과 일본의 최대 명절인 8월 중순 '오봉'에만 물을 교체한 사실이 밝혀졌다. 심지어 소독용 염소 주입을 제대로 하지 않아 다이마루 별장의 온천수에서 기준치의 3700배에 달하는 레지오넬라균이 검출된 것으로 드러났다. 이곳은 지난해 8월 보건소 감사에서도 기준치의 2배가 넘는 레지오넬라균이 검출된 바 있다. 레지오넬라균은 박테리아의 일종으로 따뜻한 물에서 잘 번식하며 자연 및 인공 급수시설에서 흔히 발견된다. 주로 호흡기를 통해 흡입되며 심할 경우 폐렴을 유발할 수 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3-03-02 08:34:24【파이낸셜뉴스 무안=황태종 기자】"볼거리·먹거리 많은 전남서 겨울여행 즐겨요" 전남도가 '볼거리, 놀거리, 먹거리 가득한 겨울 여행지'라는 주제로 보성군 득량역 추억의 거리, 영광군 법성포 굴비거리, 함평군 해수찜를 12월 추천관광지로 선정했다 . 10일 전남도에 따르면 보성군 득량역 추억의 거리는 지난 1970~80년대 읍내 모습을 재현해 아버지와 어머니 세대의 소중한 추억을 자녀와 함께 나눌 수 있는 공간이다. 전통 쌍화차가 있는 '행운다방', 예전 교실 모습 그대로 간직한 '득량국민학교', 옛날 전자제품이 전시된 '은빛전파사' 등을 둘러보며 진한 향수(레트로)를 느낄 수 있다. 또 공중파 방송의 드라마 흥행작 '옷소매 붉은 끝동'을 촬영했던 아름다운 한국 정원 '강골마을 열화정', 1935년 5성급 호텔을 복원한 '보성여관', 유명 영화 명장면으로 꾸며진 '월곡영하골 벽화마을' 등 볼거리가 가득하다. 영광군 법성포 굴비거리는 간수 빠진 국산 천일염으로 염장을 하고 해풍에 말린 영광굴비의 육질과 식감을 즐길 수 있는 곳이다. 굴비구이와 함께 보리굴비, 조기찌개, 간장게장이 한상 가득 나오는 굴비백반정식은 대접받는 기분이 들게 한다. 또 서해안 갯바람을 맞고 자란 모싯잎으로 빚은 영광 모싯잎송편도 맛볼 수 있다. 먹거리와 함께 커다란 느티나무 127그루가 있는 '법성진성 숲쟁이공원', 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선에 선정된 '백수해안도로', 파키스탄 간다라 양식의 탑과 불상 유물이 전시된 '백제불교 최초 도래지', 111m의 '영광 칠산타워 전망대' 등 매력적인 관광지가 많다. 함평군 해수약찜은 오랜 시간 달군 1300도의 유황석과 약초를 해수(海水)가 든 탕에 넣고 데워지면 물로 찜질을 하는 방식으로, 온천과 약찜 효능을 한꺼번에 즐길 수 있다. 해수찜은 신경통, 산후통, 관절염, 피부염 등 만성질환 치료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효도 여행 코스로도 인기다. 주변에는 '함평군립미술관', 양서·파충류, 곤충, 식물을 관찰할 수 있는 '함평자연생태공원', 계절마다 다양한 식물로 꾸며진 '함평 엑스포공원' 등 아이들과 함께하면 좋은 관광자원이 많다. 박용학 전남도 관광과장은 "눈이 많이 온다는 대설이 지나고 본격적 겨울이 시작되고 있다"면서 "추운 날씨에 건강에 유의하면서 아름다운 자연경관과 먹거리가 풍부한 전남에서 안전한 겨울여행을 즐기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hwangtae@fnnews.com 황태종 기자
2022-12-10 11:53:53【도쿄=조은효 특파원】 "국립공원에서 일과 휴가를 함께 하세요." 일본 정부가 코로나19 여파로 해외관광 수요 확보가 어려워지자, 일본 국내 관광수요 창출에 혈안이다. 휴가지에서 일(work)과 휴가(vacation)를 병행한다는 뜻의 일명 '워케이션족(族)'이 그 타깃이 되고 있다. 최근 재택근무가 늘고 있어, 이 수요만 잘 잡아도 지역경제를 살릴 '마중물'이 될 것이란 계산을 내놓고 있는 것이다. 23일 일본 언론들에 따르면 일본 환경성은 최근 전국 34개소 국립공원과 국가지정 공원, 전국 각지의 80개소의 온천지를 대상으로 워케이션을 위한 환경 정비에 착수한다. 워케이션은 이미 2000년대 중반 미국에서 한 때 유행했던 용어다. 일본에서도 와카야마현, 도치기현 등 일부 지자체와 일본항공(JAL)이 워케이션 사업을 펼친 바 있으나 정부 차원에서 대대적으로 사업을 추진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일본 정부는 우선 숙박시설 등에서 직장 업무를 볼 수 있도록 와이파이 등의 인터넷 환경을 정비하고, 워케이션에 대한 홍보를 병행할 방침이다. 숙박업소 및 관광업자들로부터 신청을 받아, 이달 말 최대 200개소에 대한 지원도 결정한다. 이를 위해 일본 정부의 추가경정예산에 이미 6억엔(약 67억원)의 사업 예산이 편성됐다. 코로나로 해외 관광객은 당분간 기대하기 어려우니, 국내 관광객으로 지역경제를 살려보겠다는 것이다. 일본의 주요 관광지들은 지난해 일본의 수출규제에 대응한 한국의 '일본 여행 안가기 운동' 여파로 타격을 입은데 이어, 올들어 코로나 확산이 이어지면서, 한계 상황에 내몰린 상황이다. 이미 규슈의 유명 전통여관 몇 곳은 최근 폐업했다. 지난 3월 방일 외국인은 전년동월대비 93.0%, 4월은 99.9% 감소했다. 이로 인해 일본 정부는 올해 관광백서에 관광객 유치 목표치도 제시하지 못했다. 최근 재택근무가 일본 사회의 관심사로 부상한 것도 워케이션 프로젝트 추진의 배경으로 지목된다. 코로나 19확산을 막기 위해 실시한 긴급사태가 지난달 25일 전면 해제됐음에도 재택근무를 지속하려는 기업들이 적지않다. 전자기업 히타치제작소는 재택근무 체제를 일부 지속하는 한편, 내년 4월부터는 직원 약 70%(2만3000명)에 대해 본격적으로 재택근무를 실시한다는 계획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자연 속에서 새 아이디어가 창출되기 쉽다는 점에서 기업들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휴가와 일의 선긋기가 모호해지는 부분도 있으며, 업무 평가시스템에 대한 제도정비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
2020-06-23 15:06:10【 베이징·도쿄=정지우 조은효 특파원】 코로나19의 공포에서 '벗어났느냐, 못벗어났느냐.' 5월 초 황금연휴를 맞은 중·일의 표정이 사뭇 다르다. 사회적 거리두기에서 생활방역으로 전환을 앞두고 있는 한국과 마찬가지로 중국도 5월 노동절 연휴를 기점으로 밖으로 쏟아져나왔다. 반면, 긴급사태 선언을 이달 말까지 연장한 일본 사회는 여전히 긴장감이 팽팽하다. ■日관광지 "오지마세요" 호소"감염 확대 방지를 위해 시라카와고를 폐쇄합니다."일본의 골든위크(5월 2일~6일)를 앞둔 지난 1일 기후현 시라카와고. 이 지역 갓쇼즈쿠리 전통마을로 들어서는 도로에 '진입 폐쇄'를 알리는 입간판이 세워졌다. 코로나19 감염 확산을 우려한 주민들이 골든위크 기간 관광객의 방문을 차단하기 위해 갓쇼즈쿠리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지구를 원칙적으로 폐쇄하기로 한 것. NHK에 따르면 이 지역은 연휴 기간 마을 도로 입구 등 5개소에 경비원까지 배치해 관광객 차단에 나섰다. 시가카와고는 폭설이 많은 기후현의 특성상 눈의 하중에 잘 견디도록 억새로 이은 뾰족한 삼각형 모양의 지붕으로 유명한 전통가옥 마을이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돼 연 200만명 이상이 방문하는 일본을 대표하는 유명 관광지 중 한 곳이다. 일본의 주요 호텔과 여관 상당수가 일제 휴업에 들어갔다. 일본의 통신회사 KDDI가 이용자 동의에 기반한 스마트폰 위치 정보 서비스를 통한 일본 전역의 23개소 주요 관광지 인파를 집계한 결과, 지난 3일 23개소 전역의 인파가 모두 감소한 가운데 유명 관광지인 나가노현 가루이자와역 주변에선 지난해 같은 날 대비 무려 95%나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에현 이세신궁 주변도 94.8% 줄었다. 효고현,시즈오카현, 가나가와현 등 주요 관광지에서도 70~80%대로 인적이 감소했다. 도쿄의 간판 관광지인 아사쿠사 주변도 73.4% 줄었다.오키나와는 아예 상점 셔터까지 내리고, 관광객 차단에 나섰다. 하지만 속내는 불안과 걱정 투성이다. 아사히신문은 "매출 제로에 어디까지 버틸 수 있을지, 해고와 폐업도 걱정"이라는 한 상인의 말을 전했다. 관광객 차단은 즉 "괴로운 결단"이란 얘기다. 사정은 온천 관광지인 오이타현 벳푸도 마찬가지다. 이 지역 한 기념품 가게 직원은 아사히에 "대형 연휴인데도 전혀 손님이 없다"고 토로했다. 벳푸 여관호텔 조합의 한 간부는 "지난해 대비 예약이 95%감소했다"고 말했다. 도쿄 도심에선 한낮 기온이 26~27도까지 치솟는 등 갑작스럽게 시작된 더위에 가족 단위의 일부 나들이객들이 도쿄만 오다이바 해상공원을 찾기도 했으나 이곳에서도 간격을 두고 앉는 등 사회적 거리두기는 유지됐다.■中 노동절 연휴 북새통중국의 최대 정치 이벤트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개최는 중국인들에겐 강력한 시그널이다. 당초 양회의 연기가 코로나19 전파 우려였기 때문에 이를 재개한다는 것은 그만큼 상황이 호전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때마침 수도 베이징을 비롯해 지방도시는 앞 다퉈 소비쿠폰을 발행하고 주요 관광지를 개방했다. 공산당도 "경제사회 생활이 정상화되고 있다"고 발표했다. 장기간 격리·통제 속에 갇혀 지낸 중국인 입장에선 숨통이 트이는 단비 같은 소식들이다. 5일간의 중국 노동절 황금연휴는 이 같은 양회 개최 선언 사흘 후부터 본격 시작됐다. 예상대로 전국 주요 유원지와 관광지는 나들이 인파로 북새통을 이뤘고 베이징을 오가는 도로 곳곳은 골든타임에 차량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주차장을 방불케 했다. 유명 미식거리도 상황은 다르지 않았다. 소문난 맛집은 이미 차례를 기다리는 손님들도 입구까지 줄이 길게 늘어섰다.연휴 이틀째인 2일 베이징 외곽의 구베이수이전은 말 그대로 인산인해였다. 여의도 면적의 3배에 달하는 규모지만 밀려드는 관광객으로 주요 입구는 진입 정체가 빚어졌다. 아직 코로나19의 완전 종식이 아니었기 때문에 통제는 여전히 엄격했다. 몇 단계의 안면 인식과 체온 측정, 건강카드 검사 등을 거쳐야 본격적인 관광이 가능했다. 그러나 관광객의 주의는 오래가지 않았다. 험준한 스마타이 만리장성을 오르는 구간에서 무더운 날씨 탓인지, 마스크를 벗거나 호흡기를 가리지 않는 이들이 늘어났고 사회적 거리두기 역시 실종됐다. 마스크 착용과 근접 금지 안내 방송은 공허한 메아리에 불과할 뿐이었다. 중국 당국이 전체 국가급 관광지 중 70%를 개방하면서 다른 지역도 관광객의 발길이 꼬리를 물었다. 산둥성 타이산은 최대 수용 인원을 넘어서자, 운영을 중단했다. 항저우 시후엔 지난 1일 18만3700염의 관광객이 찾았으며 무료 관람이 가능한 구간엔 15만명 이상이 집중됐다. 중국 문화여유부는 3일까지 중국 전역에 연인원 8499만7000명이 방문해 350억6000만위안(약 6조270억원)의 관광소비를 했다고 밝혔다. 노동절 연휴 기간 예상 관광객은 1억2000만~3000만명이다.반면 베이징 시내는 비교적 한적했다. 천안문 광장과 자금성은 평소에도 수많은 내외 인파가 몰리는 곳이지만 세계적 관광지라고 표현하기 어색할 만큼 사람은 적었다. 오히려 주요 진입로에서 관광객을 통제해야할 공안들이 삼삼오오 모여 대화를 나누는 모습이 곳곳에서 눈에 들어왔다. 중국이 자금성의 하루 입장객 수를 예년의 10분의 1 수준인 5000명으로 제한한데다 베이징 외곽으로 관광객이 이동하면서 나타난 상황으로 해석된다. 베이징의 명동으로 불리는 왕푸징 역시 예전의 활기는 찾기 힘들었다. 중국의 통제가 풀리고 코로나19 기간 동안 억눌렀던 소비욕구가 분출되면서 대규모 '보복소비' 현상이 일어날 것이라는 기대와는 달랐다. 베이징시가 5000만위안의 소비쿠폰을 발행했어도 왕푸징 거리는 쇼핑객 없이 여유로울 정도였다. 그나마 줄을 서서 계산하는 곳은 중저가형 의류를 판매하는 외국계 판매점들이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미 2월부터 경제 활동 재개에 나선 중국인들의 소비 행태가 소비를 꺼리고 저축을 늘리는 등 과거와는 확연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ehcho@fnnews.com
2020-05-05 18:03:08【베이징·도쿄=정지우 조은효 특파원】 코로나19의 공포에서 '벗어났느냐, 못벗어났느냐.' 5월 초 황금연휴를 맞은 중·일의 표정이 사뭇 다르다. 사회적 거리두기에서 생활방역으로 전환을 앞두고 있는 한국과 마찬가지로 중국도 5월 노동절 연휴를 기점으로 밖으로 쏟아져나왔다. 반면, 긴급사태 선언을 이달 말까지 연장한 일본 사회는 여전히 긴장감이 팽팽하다. ■日관광지 "오지마세요" 호소 "감염 확대 방지를 위해 시라카와고를 폐쇄합니다." 일본의 골든위크(5월 2일~6일)를 앞둔 지난 1일 기후현 시라카와고. 이 지역 갓쇼즈쿠리 전통마을로 들어서는 도로에 '진입 폐쇄'를 알리는 입간판이 세워졌다. 코로나19 감염 확산을 우려한 주민들이 골든위크 기간 관광객의 방문을 차단하기 위해 갓쇼즈쿠리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지구를 원칙적으로 폐쇄하기로 한 것. NHK에 따르면 이 지역은 연휴 기간 마을 도로 입구 등 5개소에 경비원까지 배치해 관광객 차단에 나섰다. 시가카와고는 폭설이 많은 기후현의 특성상 눈의 하중에 잘 견디도록 억새로 이은 뾰족한 삼각형 모양의 지붕으로 유명한 전통가옥 마을이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돼 연 200만명 이상이 방문하는 일본을 대표하는 유명 관광지 중 한 곳이다. 일본의 주요 호텔과 여관 상당수가 일제 휴업에 들어갔다. 일본의 통신회사 KDDI가 이용자 동의에 기반한 스마트폰 위치 정보 서비스를 통한 일본 전역의 23개소 주요 관광지 인파를 집계한 결과, 지난 3일 23개소 전역의 인파가 모두 감소한 가운데 유명 관광지인 나가노현 가루이자와역 주변에선 지난해 같은 날 대비 무려 95%나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에현 이세신궁 주변도 94.8% 줄었다. 효고현,시즈오카현, 가나가와현 등 주요 관광지에서도 70~80%대로 인적이 감소했다. 도쿄의 간판 관광지인 아사쿠사 주변도 73.4% 줄었다. 오키나와는 아예 상점 셔터까지 내리고, 관광객 차단에 나섰다. 하지만 속내는 불안과 걱정 투성이다. 아사히신문은 "매출 제로에 어디까지 버틸 수 있을지, 해고와 폐업도 걱정"이라는 한 상인의 말을 전했다. 관광객 차단은 즉 "괴로운 결단"이란 얘기다. 사정은 온천 관광지인 오이타현 벳푸도 마찬가지다. 이 지역 한 기념품 가게 직원은 아사히에 "대형 연휴인데도 전혀 손님이 없다"고 토로했다. 벳푸 여관호텔 조합의 한 간부는 "지난해 대비 예약이 95%감소했다"고 말했다. 도쿄 도심에선 한낮 기온이 26~27도까지 치솟는 등 갑작스럽게 시작된 더위에 가족 단위의 일부 나들이객들이 도쿄만 오다이바 해상공원을 찾기도 했으나 이곳에서도 간격을 두고 앉는 등 사회적 거리두기는 유지됐다. ■中 노동절 연휴 북새통...시내는 한산 중국의 최대 정치 이벤트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개최는 중국인들에겐 강력한 시그널이다. 당초 양회의 연기가 코로나19 전파 우려였기 때문에 이를 재개한다는 것은 그만큼 상황이 호전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때마침 수도 베이징을 비롯해 지방도시는 앞 다퉈 소비쿠폰을 발행하고 주요 관광지를 개방했다. 공산당도 “경제사회 생활이 정상화되고 있다”고 발표했다. 장기간 격리·통제 속에 갇혀 지낸 중국인 입장에선 숨통이 트이는 단비 같은 소식들이다. 5일간의 중국 노동절 황금연휴는 이 같은 양회 개최 선언 사흘 후부터 본격 시작됐다. 예상대로 전국 주요 유원지와 관광지는 나들이 인파로 북새통을 이뤘고 베이징을 오가는 도로 곳곳은 골든타임에 차량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주차장을 방불케 했다. 유명 미식거리도 상황은 다르지 않았다. 소문난 맛 집은 이미 차례를 기다리는 손님들도 입구까지 줄이 길게 늘어섰다. 연휴 이틀째인 2일 베이징 외곽의 구베이수이전은 말 그대로 인산인해였다. 여의도 면적의 3배에 달하는 규모지만 밀려드는 관광객으로 주요 입구는 진입 정체가 빚어졌다. 아직 코로나19의 완전 종식이 아니었기 때문에 통제는 여전히 엄격했다. 몇 단계의 안면 인식과 체온 측정, 건강카드 검사 등을 거쳐야 본격적인 관광이 가능했다. 그러나 관광객의 주의는 오래가지 않았다. 험준한 스마타이 만리장성을 오르는 구간에서 무더운 날씨 탓인지, 마스크를 벗거나 호흡기를 가리지 않는 이들이 늘어났고 사회적 거리두기 역시 실종됐다. 마스크 착용과 근접 금지 안내 방송은 공허한 메아리에 불과할 뿐이었다. 중국 당국이 전체 국가급 관광지 중 70%를 개방하면서 다른 지역도 관광객의 발길이 꼬리를 물었다. 산둥성 타이산은 최대 수용 인원을 넘어서자, 운영을 중단했다. 항저우 시후엔 지난 1일 18만3700염의 관광객이 찾았으며 무료 관람이 가능한 구간엔 15만명 이상이 집중됐다. 중국 문화여유부는 3일까지 중국 전역에 연인원 8499만7000명이 방문해 350억6000만위안(약 6조270억원)의 관광소비를 했다고 밝혔다. 노동절 연휴 기간 예상 관광객은 1억2000~3000만명이다. 반면 베이징 시내는 비교적 한적했다. 천안문 광장과 자금성은 평소에도 수많은 내외 인파가 몰리는 곳이지만 세계적 관광지라고 표현하기 어색할 만큼 사람은 적었다. 오히려 주요 진입로에서 관광객을 통제해야할 공안들이 삼삼오오 모여 대화를 나누는 모습이 곳곳에서 눈에 들어왔다. 중국이 자금성의 하루 입장객 수를 예년의 10분의 1 수준인 5000명으로 제한한데다 베이징 외곽으로 관광객이 이동하면서 나타난 상황으로 해석된다. 베이징의 명동으로 불리는 왕푸징 역시 예전의 활기는 찾기 힘들었다. 중국의 통제가 풀리고 코로나19 기간 동안 억눌렀던 소비욕구가 분출되면서 대규모 ‘보복소비’ 현상이 일어날 것이라는 기대와는 달랐다. 베이징시가 5000만위안의 소비쿠폰을 발행했어도 왕푸징 거리는 쇼핑객 없이 여유로울 정도였다. 그나마 줄을 서서 계산하는 곳은 중저가형 의류를 판매하는 외국계 판매점들이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미 2월부터 경제 활동 재개에 나선 중국인들의 소비 행태가 소비를 꺼리고 저축을 늘리는 등 과거와는 확연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ehcho@fnnews.com 조은효 정지우 기자
2020-05-04 17:57:05시장이 주는 즐거움 가운데 하나는 먹을거리다. 담백한 생선살이 입에서 살살 녹는 '뜨끈한 탕' 한 그릇이 생각나는 계절이다. 추위를 이기려고 국수 한 그릇 얼른 말아 먹거나, 출출함을 면하려고 막 튀겨낸 도넛을 베어 물 때, 만든 이의 인생을 맛보는 것 같다. 말로 설명할 수 없는 생의 미감이다. 한국관광공사는 따뜻한 것이 그리워지는 요즘 '이야기가 있는 겨울 음식'이라는 테마로 2월에 가볼 만한 추천 여행지를 선정, 발표했다.따뜻한 음식으로 추위도 녹이고 아이들과 함께 특별한 추억을 남기고 싶다면 지역 고유의 푸짐하고 신선한 제철 음식을 만나러 지금 떠나보자. 뜨끈한 생선살·시원한 국물에 언 몸이 사르르… 거제 대구와 통영 물메기경남 거제 대구와 통영 물메기는 한려해상국립공원 일대의 겨울 별미다. 대구를 제대로 맛보려면 거제 외포항으로 가야 한다. 전국 대구 출하량의 30%를 차지하던 포구에는 대구 조형물과 좌판이 늘어서 있고, 겨울 볕에 몸을 맡긴 대구가 줄지어 분위기를 돋운다. 외포항 식당에서는 대구탕, 대구튀김, 대구찜 등이 코스로 나온다. 생대구와 곤이가 듬뿍 들어간 대구탕은 담백하고 고소하다. 거제에 '입 큰' 대구가 있다면, 이웃 도시 통영에는 '못난' 물메기가 있다. 이른 오전에 통영 서호시장을 방문하면 살아 헤엄치는 물메기를 만날 수 있다. 못생겨서 한때 그물에 잡히면 버렸다는 물메기는 최근에 '금(金)메기'로 불리며 귀한 생선이 됐다. 중앙시장 횟집에서도 물메기탕을 맛볼 수 있으며, 살이 연해 후루룩 마시면 몽실몽실한 살이 한입에 넘어간다. 외포항에서 해안도로로 이어지는 두모몽돌해변은 호젓한 어촌과 자그마한 몽돌 해변을 간직한 곳으로, 거가대교를 감상할 수 있는 포인트다. 가조도는 연륙교 옆에 조성된 수협효시공원 전망대와 '노을이 물드는 언덕'의 해질녘 풍경이 아름답다. 통영 봉평동의 봉수골은 미술관과 책방, 찻집, 게스트하우스 30여곳이 옹기종기 들어서 있으며, 사색을 겸한 겨울 산책에 안성맞춤이다. 겨울 바다가 통째로 담겨 있는 맛, 벌교 꼬막과 장흥 매생이 지금이 아니면 맛보지 못할 바다의 겨울 진미가 있으니 바로 꼬막과 매생이다. 꼬막 하면 떠오르는 곳이 바로 전남 벌교다. 부드러우면서도 쫄깃한 맛이 일품인 꼬막은 지금이 가장 맛이 좋고 많이 날 시기다. 우리가 흔히 먹는 새꼬막은 쫄깃하고, 참꼬막은 고급 꼬막으로 육즙이 풍부하다. 벌교 읍내에는 데친 참꼬막과 꼬막전, 꼬막회무침 등 푸짐한 꼬막정식을 내는 식당이 많다. 벌교는 소설 '태백산맥'의 배경이 된 곳이다. 벌교역 앞으로 '태백산맥 문학기행길'이 조성돼 있다. 옛 보성여관, 보성 옛 벌교금융조합, 소화의 집, 현부자네집 등 '태백산맥'의 무대를 답사해도 의미있을 듯싶다. 벌교 옆 장흥에선 매생이가 한창이다. 올이 가늘고 부드러우며 바다 향이 진한 장흥 내전마을 매생이를 최고로 친다. 매생이는 주로 탕으로 끓인다. 장흥 토박이들은 '매생이탕에 나무젓가락을 꽂았을 때 서 있어야 매생이가 적당히 들어간 것'이라고 설명한다. 뜨끈한 매생이탕을 한술 떠서 입에 넣는 순간, 바다 내음이 가득 퍼진다. 안도현 시인은 매생이를 '남도의 싱그러운 내음이, 그 바닷가의 바람이, 그 물결 소리가 거기에 다 담겨 있었던 바로 그 맛'이라고 표현했다. 억불산에 자리한 '정남진 편백숲 우드랜드'는 숙박시설과 산책로 등을 갖춰 고즈넉한 겨울숲 산책을 즐기기 좋다. 메밀전병·콧등치기·올챙이 국수… 강원도 겨울시장의 백미시장이 주는 즐거움 가운데 하나는 '먹부림'이다. 강원도 전통시장은 지역 먹을거리가 많아 여행자로 하여금 여행을 한층 즐겁게 해준다. 음식 이름과 재료에 강원도의 이야기를 담고 있어 흥미도 일으킨다. 정선아리랑시장은 1999년 정선5일장관광열차(현 정선아리랑열차)가 개통하면서 이름을 알렸는데, 정선아리랑이 주는 정서의 공감대 못지않게 먹거리가 한몫했다. 척박한 땅에 꿋꿋이 뿌리 내린 메밀과 옥수수 등으로, 어쩔 수 없이 만들어 먹던 음식은 여행자의 별미가 됐다. 면이 굵고 투박해 콧등을 친다해 붙여진 '콧등치기 국수'나 옥수수 전분 모양이 올챙이처럼 생겨서 붙여진 '올챙이국수'는 훌륭한 맛을 자아낸다. 영월서부시장에는 메밀전병 골목이 있다. 다닥다닥 붙은 메밀전집이 조금씩 다른 맛을 낸다. 특히 전을 부치는 모습을 보면서 먹는 맛이 특별하다. 영월서부시장은 근래 닭강정도 입소문이 나 찾는 이들이 부쩍 늘었다. 정선과 영월은 강원도 겨울 여행지로 손색이 없다. 아리힐스 스카이워크나 동강사진박물관은 꼭 들러야 할 곳이다. 아리랑브루어리와 젊은달와이파크는 젊은이들이 좋아할 만한 여행지다. 붕어·메기·가물치·빠가사리… 잡히는대로 푹 끓여낸 추억 한 그릇, 예산 어죽충남 예산 예당호 인근은 어죽으로 유명하다. 1964년 둘레 40㎞에 이르는 관개용 저수지를 준공하자, 동네 사람들은 농사짓다 틈틈이 모여 솥단지를 걸고 고기를 잡았다. 붕어, 메기, 가물치, 동자개(빠가사리) 등 잡히는 대로 푹푹 끓여다가, 고춧가루 풀고 갖은 양념과 민물새우를 넣어 시원한 국물을 냈다. 여기에 불린 쌀, 국수와 수제비까지 넣어 죽을 끓인 뒤, 다진 고추와 들깨가루, 참기름을 넣고 한소끔 더 끓여 먹었다. '충남식 어죽'이 탄생하는 순간이다. 지금도 예당호 일대에는 어죽과 붕어찜, 민물새우튀김 등을 파는 식당 10여곳이 있다. 어죽으로 속을 든든하게 채웠다면 아름다운 예당호를 걸어보길 추천한다. 402m의 길이를 자랑하는 '예당호 출렁다리'와, 5.2㎞에 이르는 '느린호수길'이 있다. 예산의 대표 사찰인 수덕사에는 대웅전(국보 49호)을 중심으로 삼층석탑과 부도전, 성보박물관 등 볼거리가 많다. 고건축의 정수를 한눈에 볼 수 있는 한국고건축박물관과 예산 윤봉길 의사 유적(사적 229호)도 둘러볼 만하다. '세종실록지리지'에 등장하는 덕산온천에는 최근 새로 단장한 무료 족욕장이 있어 쉬었다 가기 좋다. yccho@fnnews.com 조용철 기자
2020-01-30 20:26:49[파이낸셜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평안남도 양덕군 온천관광지구 준공식에 참석해 공사를 한 '인민군대'의 공로를 치하했다고 8일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통신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지난 7일 양덕군 온천관광지구 준공식에 참여해 직접 준공 테이프를 끊었다. 양덕 지구는 김 위원장의 관광산업 육성의 핵심지로 그는 올해 4차례 이곳을 현지 지도할 정도로 큰 관심을 쏟았다. 양덕 지구에는 실내외 온천장과 스키장은 물론 승마공원, 여관, 치료·요양구역, 체육 시설, 편의 봉사시설 등으로 구성됐다. 당초 완공은 10월 10일이었지만 두 달 정도 지연됐다. 김 위원장은 준공식에서 "양덕온천문화휴양지의 완공은 가장 정확한 영도력과 가장 위대한 향도력으로 막아서는 온갖 도전을 맞받아 뚫고 나기는 조선노동당만이 안아올 수 있는 빛나는 결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런 문명을 바로 인민군 군인들의 손으로 건설한 것이 더욱 기쁘다"면서 "일진광풍의 기상으로 수령의 명령을 결사 관철하는 우리 인민군대만이 창조할 수 있는 기적"이라며 공사에 나선 장병들의 공로를 치하했다. 이번 김 위원장의 양덕 준공식 참여에는 최룡해 국무위원회 제1부위원장, 박봉주 국무위원회 부위원장, 김영철·리수용·박광호·박태성 노동당 부위원장, 김두일 평안남도 당위원회 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2019-12-08 14:34: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