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윤석열 대통령은 16일 파리 올림픽 기념행사에 사전예고 없이 참석해 대한민국 선수단을 만나 격려했다. 올림픽에 출전한다면 야구 종목에서, 대통령으로선 안보 분야에서 금메달을 따고 싶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이날 서울 여의도공원에서 열린 한국방송공사(KBS) 주최 ‘2024 파리 올림픽 기념 국민대축제’에 깜짝 등장했다. 행사에 방해되지 않도록 수행 인력을 최소화하고 사전에 예고도 하지 않고 자리한 것이다. 윤 대통령은 초청가수 공연과 양궁 남수현 선수와 남녀 펜싱 선수단 인터뷰가 이뤄진 직후 무대에 모습을 드러냈고, 사격·펜싱·양궁·태권도 선수단과 차례로 악수를 나누며 격려했다. 윤 대통령은 사회자의 즉석 인터뷰에 응했고 우선 파리 올림픽의 의미에 대해 묻자 “밤잠을 잘 못 자면서 다음 날 아침 일을 해야 하는 데도 새벽까지 경기를 본 적이 많았다”며 “선수들의 투혼으로 우리 국민들에게 큰 기쁨과 용기, 자신감을 불어 넣어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남자 사브르 단체전 금메달리스트 구본길 선수에게 “세련된 매너로 스포츠인다운 모습이 멋있었다”며 “워킹맘으로 최선을 다해준 김예지 선수, 또 양궁 김우진 선수가 마지막 슛오프를 할 때에는 의자에 앉아 있다가 일어나서 볼 정도였다”고 말했다. 이어 탁구 신유빈 선수에게 “우리 삐약이 신유빈 선수는 간식 먹는 것도 이쁘고, 파이팅이 멋져서 팬이 됐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올림픽에 참가한다면 어떤 종목에서 금메달을 따고 싶은지 묻는 질문에는 “학창시절로 돌아가서 좋아했던 운동을 계속한다면 아마도 야구를 계속하지 않았을까 한다”며 “16년 전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때 야구 결승전에서 한국팀이 위기의 순간을 극복하고 금메달을 딴 게 눈에 선하다. 2028년 올림픽에서는 야구에서 금메달을 꼭 땄으면 좋겠다”고 답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행사 시작 전 박민 KBS 사장에게 사의를 표하는 자리에선 참모진에게 “대통령으로서 금메달을 딴다면 민생 안정과 튼튼한 안보로 따고 싶다”고 말하기도 했다. uknow@fnnews.com 김윤호 기자
2024-08-16 21:33:55김현수(33·LG)와 박해민(31·삼성)은 공통점이 꽤 많다. 같은 우투좌타 외야수이고 고교(신일고) 동문이기도 하다. 박해민이 고1 때 김현수는 고3이었다. 야구 천재처럼 보이지만 둘 다 신고 선수 출신이다. 김현수는 2006년 드래프트가 아닌 번외 선수로 두산에 입단했다. 그보다 6년 후 박해민은 대학(한양대)을 졸업한 후 역시 신고 선수로 삼성의 문을 두들겼다. 이 둘은 각각 LG와 삼성을 이끄는 캡틴이기도 하다. 새로운 공통점이 또 하나 늘어났다. 이 둘은 2020 도쿄올림픽 외야수 부문 최고 선수로 각각 선정됐다. 한국 대표선수 가운데 베스트 멤버로 뽑힌 건 이 둘 뿐이다. 김현수는 이번 올림픽서 30타수 12안타(타율 0.400) 3홈런을 기록했다. 최고의 4번 타자였다. 박해민은 25타수 11안타(타율 0.444) 출루율 0.563을 기록했다. 1번 타자로 이보다 더 좋은 순 없다. 7일 도미니카공화국과의 동메달 결정전서 보여준 기습 3루 도루는 그의 야구 감각과 결정력이 얼마나 뛰어난지 확인시켜주었다. 박해민은 2-5로 뒤진 5회 말 무사 1, 2루서 적시타로 2루 주자를 불러들였다. 상대 선발 발데스를 마운드에서 끌어내린 결정타였다. 2루까지 간 박해민은 3루 도루를 성공시켰다. 한 점차로 바짝 추격한 상태서 1사 3루는 상대에게 엄청난 압박감을 주었다. 경기의 흐름을 바꿔놓은 도루였다. 결국 폭투를 틈타 홈을 밟았고 한국은 한때나마 역전에 성공했다. 분위기상 이겼다는 느낌을 준 순간이었다. 김현수는 이보다 앞서 1-4로 뒤진 4회 솔로 홈런을 터트려 경기의 물꼬를 텄다. 1일 벌어진 같은 팀과의 녹아웃 스테이지에선 끝내기 홈런을 날려 위기의 김경문호를 구해냈다. 지난 얘기다. 이들에겐 또 다른 전쟁터가 기다리고 있다. 10일부터 속개된 KBO 리그다. LG(43승32패)와 삼성(45승1무34패)은 10일 현재 승차 없이 2, 3위를 달리고 있다. 위로 KT와의 간격은 2경기. 단숨에 따라 잡을 수 있는 거리다. 더 분발해야 하는 이유다. 아래로 4위 SSG와의 차이는 2.5. 언제든 잡힐 수 있는 간격이다. 그래서 더 초조하다. 올림픽 베스트 멤버의 활약은 빨리 잊어야 한다. LG는 홈에서 4위 SSG를 만난다. 김현수는 SSG에 강하다. 시즌 통산 타율(0.288)보다 SSG 상대 타율(0.343)이 월등히 높다. 올 시즌 12개의 홈런을 기록한 김현수는 SSG 투수들에게 3개의 홈런을 뽑아냈다. 한화와 함께 가장 많은 홈런을 김현수에게 제공한 팀이 SSG다. LG는 얼마 전 알토란같은 투수 정찬헌을 키움에 내주고 서건창을 데려왔다. 새 외국인 선수 저스틴 보어 영입과 함께 파워와 공격력의 극대화를 꾀했다. 김현수가 불씨를 던져주기만 기다리고 있다. 삼성의 일정은 다소 빡빡하다. 주초 두산에 이어 주말 선두 KT를 만난다. 삼성팬들은 캡틴 박해민을 믿는다. 두산(상대타율 0.400)에도 강하지만 KT(0.407)에는 더 강하기 때문이다. 두 주장이 후반기 어떤 활약을 펼칠지 궁금하다. texan509@fnnews.com 성일만 기자
2021-08-10 18:15:32【파이낸셜뉴스 도쿄=조은효 특파원】 축제는 끝났다. '노메달' 빈손 귀국을 향한 야구팬들의 시선은 그 어느 때보다도 차갑다. 축제를 바로 곁에서 지켜본 한국 프로야구의 산증인, 허구연 야구해설위원의 마음도 무겁기만 하다. 허 위원은 한국 야구계를 향해 "이번 도쿄올림픽을 '환골탈태'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며 "변화하지 않는다면 한국 야구의 미래도 없다"고 단언했다. 허 위원은 지난 3일과 8일 일본 도쿄에서 두 차례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선수 본연의 '실력과 자세', 나아가 '지덕체'에 균형을 이루지 못하는 체육 정책의 근본적 문제점을 지적했다. 당장 국내 팬들을 분노케 한 한국 야구의 이번 올림픽 패인에 대해선 "어쨌든 실력에서 밀린 것"이라고 냉정하게 평가했다. "국내 투수의 평균 구속이 시속 142㎞인데 상대팀 선수들은 150㎞가 넘었다. 더욱이 미국 메이저리그의 톱 플레이어들이 빠진 무대가 아닌가. 이 실력 차이를 극복해야 한다. 스윙도 한국에서 하던대로 하면 안 된다"고 힘주어 말했다. 허 위원은 "우물 안 개구리가 되어선 안 된다"며 "선수들이 안주하지 않고, 기량을 세계 정상급으로 더 높이도록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간 꾹 참았던 얘기도 털어놨다. 올림픽 직전 터진 프로야구 선수들의 심야 음주 파동 사건이다. 허 위원은 "프로선수로서 기본적 의무, 책임, 상식을 저버린 행동이었다"며 "팬들이 갖는 상실감이 얼마나 크겠는가. 야구계가 이런 문제에 대해 일벌백계의 자세로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선수들만의 문제가 아니고, 우리 선배들이 제대로 토양을 갖추지 못해서 나오는 결과"라며 "야구계 문화를 이번 기회에 바꿔야 한다"고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허 위원은 "이제는 야구만 잘 해서 되는 시대가 아니다"면서 "사회적으로 지켜야 할 룰은 물론이고 인성, 품성, 사회적 기여 역시 모두 갖춰야 한다. 선수들도 노블레스 오블리주(높은 수준의 도덕적 의무)의 자세를 가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허 위원은 작심발언 내내 무거운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한국 야구계 대선배로서 "기회가 된다면, 선수들 한 사람 한 사람에게 편지를 보내고 싶은 마음"이라고도 했다. 허 위원은 "야구에 국한했지만 넓게 보면 다른 종목들도 마찬가지다"라고 했다. 최근 한국 체육계에는 학교폭력 사건, 성폭력, 자살 등의 사건이 연달아 터졌다. 오랜 세월 안고 있던 고질적 병폐들이 터진 것이란 시각이 많다. 허 위원은 스포츠 교육의 불균형 문제를 지목했다. 그는 "이번 이스라엘 야구대표팀만 보더라도 스탠포드대, 예일대 등 명문대 출신들이 있지 않냐"면서 "한국 교육의 문제가 뭔가. 운동으로 성공하는 아이들은 1%밖에 되지 않는데, 어릴 때부터 스포츠맨들은 학업을 등한시하고, 공부하는 아이들은 또 체육으로부터 멀어져 기초체력이 저하돼 있다. 이 불균형을 정부 차원에서 해결하지 않으면 결국 여러 문제들을 노정하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실제 이번 도쿄올림픽 육상에서 동메달을 딴 미국의 가브리엘 토마스는 하버드대에서 신경생물학을 전공한 예비 의사다. 메이저리그 선수들 중에도 은퇴 후 의사 등 제2의 인생을 멋지게 설계하는 경우가 수두룩하다. 한국에서는 상상하기 어려운 구조다. 올림픽은 물론 최고의 기량을 갖춘 선수들의 무대이나, 이 기회를 빌려 운동의 생활화, 선진 스포츠에 대해 생각해 볼 부분이 있다는 것이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
2021-08-08 19:31:54베이징의 영화가 어제 같은데. 올림픽 2연패를 노리던 한국 야구가 도미니카 공화국에 발목 잡혀 노메달에 그쳤다. 7일 일 일본 가나가와현 요코하마구장서 벌어진 2020 도쿄올림픽 야구 동메달 결정전서 한국은 도미니카공화국에 6-10으로 패해 4위에 머물렀다. 강호 쿠바와 까다로운 상대 대만이 빠져 6개 팀만 참가한 야구에서 올림픽 챔피언의 체면이 땅에 떨어졌다. 베이징올림픽서 8회만 되면 어김없이 기적을 불러왔던 한국은 이번엔 8회에 무너졌다. 6-5로 한 점차를 앞서가던 8회 초 마무리 오승환(삼성)을 조기 투입했으나 5점을 허용하고 말았다. 오승환은 1사 2루서 메히야를 1루 땅볼로 처리할 수 있었으나 1루 커버를 늦게 들어가 내야안타를 허용했다. 투수의 수비 가운데 기본 중 기본으로 1루 땅볼 시에는 반사적으로 뛰어가야 한다. 하지만 이 타구가 빠지는 줄 미리 짐작 스타트를 늦게 했다. 1루수 오재일(삼성)이 넘어지면서 타구를 잡아냈으나 1루는 텅 비어 있었다. 다음 타자에게 볼넷을 내줘 1사 만루. 동점 역시 너무 허무하게 내줬다. 초구에 던진 포크볼이 원바운드되면서 폭투로 바뀌어 한 점을 공으로 허용했다. 이후부터는 악몽의 연속이었다. 로드리게스에게 역전 2타점 2루타, 미에세스에겐 쐐기 2점 홈런을 얻어맞았다. 순식간에 점수는 6-10으로 벌어졌다. 한국은 선발 김민우(한화)부터 원태인(삼성)까지 가용 투수 자원을 몽땅 털어넣었으나 도미니카공화국 타선을 효과적으로 막아내지 못했다. 도미니카공화국이 올림픽 야구에서 메달을 딴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은 노메달에 그쳤지만 이의리(KIA)라는 미래 에이스를 발굴해냈다. 19살 이의리는 미국과의 준결승서 5이닝 2실점 9탈삼진으로 호투했다. 전반적인 마운드의 부진에도 불구하고 6경기에 나와 8이닝 1실점(평균자책점 1.13)으로 맹활약한 조상우(키움)의 역투도 눈길을 끌었다. 한국야구대표팀은 8일 귀국한다. texan509@fnnews.com 성일만 기자
2021-08-07 18:00:06[파이낸셜뉴스]한국 야구 대표팀의 올림픽 '노메달'은 사실상 예고된 참사였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지난 2008 베이징올림픽에서 9전 전승으로 우승했던 당시의 전력과 차이가 있었다는 점은 분명했다. 올림픽과 같은 단기전에서 류현진, 김광현과 같은 특급 에이스의 부재는 뼈아프다. 그럼에도 13년만에 올림픽 종목이 된 이번 도쿄올림픽에서 대회 2연패를 노렸지만 현실의 벽은 높았다. 7경기에서 3승 4패라는 초라한 성적표를 남겼다. 한국 야구 대표팀은 시작부터 삐걱댔다. 대표팀 최종엔트리 인선에서부터 여기저기서 말이 나왔다. 설상가상으로 리그 중단이라는 초유의 사태를 불러온 음주 파문으로 팬들의 거센 비판에 직면했고 이는 선수단 전체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급하게 대표팀 구성을 수정해 박민우와 한현희 대신 김진욱과 오승환을 대체 선수로 채웠지만 전략 구성에 차질이 불가피했다. 참가팀이 6개국에 불과해 패배한 뒤에도 다시 기회가 주어지는 '더블 엘리미네이션' 방식으로 진행됐지만 한국팀은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이스라엘을 11-1로 대파했던 경기를 제외하고는 만족스러운 경기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녹아웃 스테이지에서 일본에 패해 결승 진출이 무산된 한국은 이후 미국에도 패배하며 동메달 결정전으로 밀렸다. 그리고 7일 도미니카공화국에게도 경기를 내주며 노메달로 대회를 마무리했다. 한국 대표팀은 타선에서는 주요 타자들이 좀처럼 힘을 내지 못했고, 마운드에서는 상대 타선을 압도하기 보다는 불안한 모습을 보여줬다. 그나마 한국 야구의 미래를 책임질 보석 이의리를 발견한 점은 유일한 소득이었다. kim091@fnnews.com 김영권 기자
2021-08-07 16:50:49[파이낸셜뉴스] 올림픽 '디펜딩 챔피언' 한국 야구 대표팀이 노메달이라는 초라한 성적표로 대회를 마무리했다. 한국 야구 대표팀은 7일 일본 가나가와현 요코하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0 도쿄 올림픽 야구 동메달 결정전에서 도미니카공화국에 6-10으로 패배했다. 1회부터 도미니카공화국의 공세가 거셌다. 한국 선발 김민우를 상대로 홈런 2방을 포함해 4점을 가져갔다. 한국도 바로 추격을 시작했다. 2회말 선두타자 김현수가 가운데 펜스를 직접 맞추는 2루타를 날린 뒤 박건우가 중전 적시타를 뽑아내 1점을 만회했다. 여기에 4회말에는 선두타자 김현수가 우측 담장을 넘기는 솔로홈런을 터뜨리며 2-4로 추격했다. 5회초 도미니카공화국이 1점을 추가해 2-5로 다시 점수차가 벌어졌지만 한국은 바로 이어진 5회말 대량득점에 성공하며 경기를 역전했다. 한국은 양의지와 김혜성, 박해민이 연속안타를 기록하는 등 차근차근 주자를 늘리며 점수를 따라갔다. 여기에 상대 투수 폭투때 박해민이 홈을 밟으며 5-5 동점을 만들었다. 이후 2사 1, 2루 상황에서 강백호가 중전 적시타를 날리며 6-5로 승부를 뒤집었다. 6회초부터 마운드에 오른 조상우는 2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냈고, 대표팀은 8회 마무리 오승환을 올리는 강수로 경기를 끝내겠다는 전략을 펼쳤다. 하지만 결과적으로는 이게 패착이었다. 오승환은 안타-희생번트-내야안타-볼넷으로 만루 위기를 자초한 뒤 폭투로 동점 주자를 불러들였다. 계속된 1사 2, 3루에서 담장을 맞는 2타점 적시 2루타까지 맞으면서 점수차가 6-8까지 벌어졌다. 이런 상황에서도 벤치의 투수 교체를 이뤄지지 않았고 결국 1사 2루에서 투런홈런을 허용하면서 6-10까지 밀리게 됐다. 한국도 마지막 기회는 있었다. 9회말 김혜성의 안타와 박해민의 2루타로 무사 2, 3루 찬스를 만들었지만 추가 공격에 실패하며 1점도 내지 못했다. kim091@fnnews.com 김영권 기자
2021-08-07 16:22:45[파이낸셜뉴스] 한국 야구의 '김경문호'가 도쿄올림픽 야구 준결승전에서 미국에 패배해 금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이에 따라 올림픽 2연패의 꿈도 좌절됐다. 다만 아직 메달 획득 기회는 남아있다. 한국 야구 대표팀은 7일 오후 12시 도미니카공화국과 동메달 결정전을 치른다. 한국 야구 대표팀은 5일 일본 가나가와현 요코하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0 도쿄 올림픽’ 야구 준결승전에서 미국에 2-7로 패했다. 한국은 야구가 마지막 올림픽 정식 종목이었던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 9전 전승으로 금메달을 땄다. 이후 야구는 13년 만에 이번 도쿄올림픽에서 정식 종목으로 부활했다. 2024 파리올림픽에서 다시 야구가 정식 종목에서 제외되기 때문에 대표팀은 도쿄올림픽에서 2연패를 달성하겠다는 야심찬 목표를 세웠다. 하지만 결국 뜻을 이루지 못했다. 한국은 지난 5일 일본에 2-5로 진데 이어 이날 미국에도 패배하면서 결승전 진출이 좌절됐다. 문제는 침묵을 지키던 타선이었다. 한국은 2회말 점수를 먼저 내줬다. 선발 이의리가 볼넷과 도루를 허용하며 2사 2루에 몰렸고 미국 9번 타자 잭 로페즈에게 적시타를 내줬다. 이의리는 4회말 2사 후 제이미 웨스트브룩에게 솔로 홈런을 허용했고 점수는 0-2가 됐다. 이후 한국 야구 대표팀도 반격에 나섰다. 5회초 김혜성과 박해민이 연속 안타를 쳐내며 1점을 따냈다. 1-2로 점수차이를 좁혔지만 승부는 6회말 미국으로 급격하게 기울었다. 선 마크 콜로즈베리의 좌전 안타로 미국이 1-3으로 달아난 데 이어 로페즈와 타일러 오스틴에게 적시타를 허용하는 등 4점을 더 내줬고 점수 차이는 1-7까지 벌어졌다. 점수 차이가 크게 벌어졌지만 한국도 포기하진 않았다. 7회초 박건우와 오지환의 연속 안타로 1점을 만회하는 등 한국 야구 대표팀도 추격의 발판을 마련했다. 하지만 이후 타선이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 한국 야구 대표팀은 결국 더 이상 점수를 내지 못하고 2-7로 미국에 패배했다. 미국과의 경기에서 져 금메달은 놓쳤지만 아직 동메달 획득 가능성은 남아있다. 한국 야구 대표팀은 7일 도미니카공화국과 동메달을 두고 한판 승부를 펼친다. 이 경기에서 도미니카공화국을 이기면 동메달을 딸 수 있다. 이는 6개국이 조별예선을 통과한 가운데, 적은 참가국으로 더 많은 경기를 치르기 위해 이번 도쿄올림픽에선 '더블 일리미네이션'이라는 다소 복잡한 방식을 채택했기 때문이다. 한 번의 패배가 곧바로 탈락으로 이어지지 않고 패자부활전을 통해 다시 도전을 계속할 기회가 주어지는 방식이다. cjk@fnnews.com 최종근 기자
2021-08-05 22:48:13[파이낸셜뉴스] 승부는 8회에서 명확하게 갈렸다. 한국 야구 대표팀은 찬스 상황에서 쓸쓸하게 물러난 반면, 일본은 싹쓸이 2루타를 날리는 등 완벽히 찬스를 살렸다. 김경문 감독이 이끄는 야구 대표팀은 4일 일본가나가와현 요코하마스타디움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야구 준결승 일본과의 경기에서 2-5로 패배했다. 이에 따라 한국은 패자 준결승전으로 밀려났고, 5일 저녁 미국과 결승전 티켓을 놓고 맞대결을 펼칠 예정이다. 미국과의 경기에서 승리하면 금메달 결정전에 올라 일본에 설욕할 수 있는 기회를 얻는다. 하지만 미국에게 다시 패배한다면 7일 낮 도미니카 공화국과 동메달 결정전으로 밀려난다. 한국은 1회초부터 득점 기회를 잡았다. 선두타자 박해민(삼성)이 볼넷으로 출루했고, 3번 타자 이정후가 우익수 뒤 2루타를 날리면서 1사 2-3루 찬스를 잡았다. 하지만 양의지(NC)와 김현수(LG)가 잇따라 삼진으로 물러나면서 기회를 날렸다. 2회초에는 오재일(삼성)의 1루 땅볼 아웃 이후 오지환(LG)가 몸에 맞는 볼로 출루했지만, 허경민(두산)의 병살타로 공격이 마무리됐다. 3회초와 4회초 한국은 삼자범퇴로 물러났다. 5회초 2사 이후 허경민이 안타와 투수 야마모토의 폭투로 2루까지 진루했지만 황재균(KT)가 삼진으로 물러나며 득점 찬스는 또 무산됐다. 한국의 첫 득점은 6회초에 나왔다. 박해민이 선두타자로 나와 좌익수와 유격수 사이에 떨어지는 타구를 날렸고, 공이 날아가는 사이 박해민은 2루까지 도착했다. 다음 타자 강백호의 안타 때 박해민이 홈까지 쇄도했다. 송구를 포수가 잡지 못하면서 한국이 1점을 뽑아냈다. 이후에도 한국의 공격은 계속됐다. 이정후의 우익수 앞 안타로 강백호가 3루까지 진루했지만 양의지가 삼진으로 물러났다. 하지만 김현수가 있었다. 바뀐 투수 이와자키 스구루를 상대로 중전 적시타를 때려냈다. 3루에 있던 강백호가 홈을 밟으면서 결국 2-2 동점을 만들었다. 승부는 8회에서 갈렸다. 선두 타자 이정후가 좌익수 뜬공으로 아웃됐고, 4번 타자 양의지는 또 삼진으로 물러났다. 이날 양의지는 네 타석 모두 삼진을 당했다. 김현수가 2루타를 만들어내면서 기회가 생겼지만, 대타 최주환이 2루 땅볼로 아웃당하면서 찬스는 다시 한 번 무산됐다. 반면 일본은 기회를 확실히 잡았다. 1사 1루에서 곤도 케스케의 병살타성 타구 때 투수 고우석이 1루 베이스를 제대로 밟지 못한 게 승패를 갈랐다. 이후 고우석은 고의 볼넷 후 한 차례 더 볼넷을 허용한 뒤 야마다 테츠토에게 좌중간 적시타를 맞고 3실점했다. 과거부터 8회에 숱한 명장면을 만들어내면서 그동안 ‘약속의 8회’는 한국 야구 대표팀의 상징이었지만 이날만큼은 예외였다. jihwan@fnnews.com 김지환 기자
2021-08-04 23:12:09[파이낸셜뉴스] 2008 베이징올림픽 금메달을 딴 데 이어 이번 올림픽에서도 금메달을 노리고 있는 한국 야구 대표팀에게 ‘세계 최강’ 양궁 대표팀이 승리의 기운을 보냈다. 한국은 4일 오후 7시 일본 가나가와현 요코하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야구 준결승전에서 양궁 대표팀이 보낸 태극기와 함께 경기를 치르고 있다. 이 태극기는 1루 측 한국 더그아웃에 걸렸다. 태극기에는 ‘대한민국 야구 화이팅(파이팅)’이라는 문구가 크게 적혀 있다. 파이팅 문구 외에도 이번 올림픽에서 최초로 금메달 3개를 따낸 양궁 대표팀의 안산(20·광주여대)과 김제덕(17·경북일고), 오진혁(40·현대제철) 등 양궁 대표팀 선수 6명의 사인도 담겨 있다. 한국야구위원회(KBO) 관계자는 “양궁 대표팀이 선물로 보낸 것”이라며 “양궁대표팀은 야구 대표팀을 응원하는 의미로 선수들의 사인이 담긴 태극기를 전달했다”고 설명했다. 박채순 양궁 총 감독은 김경문 감독에게 별도의 응원 메시지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날 준결승 경기에선 선발투수 고영표(30·KT 위즈)가 5이닝 2실점으로 비교적 호투하고 있지만, 타선이 찬스를 살리지 못하면서 0-2로 끌려가고 있다. jihwan@fnnews.com 김지환 기자
2021-08-04 20:44:17일본 야구 국가 대표팀 이나바 아츠노리 감독(49)은 지난달 초 아이치현 아마시의 한 사찰을 찾았다. 2008 베이징올림픽 일본 대표팀 호시노 센이치 감독이 잠들어 있는 곳이다. 호시노 저팬(베이징올림픽 일본 프로야구 대표팀의 별칭)은 준결승서 김경문 코리아에 무릎을 꿇었다. 당시 이나바는 5번 타자 외야수로 출장했다. 이나바는 일본의 스포츠지 닛간스포츠와의 인터뷰서 "나를 대표선수로 불러주었고 성장할 기회를 제공했다"며 스승의 영전에 금메달을 바치겠다고 다짐했다. 이나바는 대표팀 사령탑이 되어 준결승서 다시 한국을 만난다. 한국 사령탑은 13년 전과 마찬가지로 김경문 감독(63)이다. 4일 오후 7시 결승 진출을 놓고 맞붙는 양 감독의 야구 색깔은 현저히 다르다. 김경문 야구는 뚝심야구다. 한번 믿으면 끝까지 믿는다. 베이징올림픽 일본과의 준결승서 23타수 3안타(0.130)에 그친 이승엽에게 변함없는 신뢰를 보냈다. 결국 좌타자 이승엽은 왼손 투수 이와세 히토키를 상대로 8회 말 역전 결승 2점 홈런을 터트렸다. 김경문 감독은 평소 조근조근 말한다. 좀처럼 흥분하지 않는다. 그러나 오래 지켜본 지인들은 그의 내면에 녹아 있는 뜨거움을 곧 알게 된다. 그는 아니다 싶으면 감독직도 과감히 내던진다. 두산에서 한 번, NC에서 또 한 번 자진사퇴했다. 많은 감독들이 스스로 물러났지만 내막을 알고 보면 대부분 구단의 강요가 있었다. 그러나 김경문 감독은 두 번 모두 스스로 물러났다. 오히려 대표팀 감독은 반강제로 맡았다. 베이징올림픽을 앞두고서 한국 대표팀 감독 자리는 독이 든 성배로 여겨졌다. 당시엔 전담 감독이 아니라 현역 감독 가운데 성적 위주로 감독을 선임했다. 관례에 따르면 김성근 당시 SK 감독에게 돌아가야 했다. 하지만 2006년 아시안게임서 이른바 도하참사를 겪은지 2년밖에 지나지 않아 누구나 대표팀을 꺼려했다. 도하에서 한국야구는 한 수 아래로 여겨온 대만과 아마추어로 구성된 일본에 패해 참담한 지경이었다. 결국 그 독배는 김경문 감독이 마셨다. 이나바 감독의 선임 과정에는 약간의 구설수가 있었다. 대표팀 강화위원장 야마나카씨가 이나바의 호세이(法政)대학 시절 은사였기 때문. 이나바는 현역시절 뛰어난 선수였지만 결정적으로 감독 경험이 없었다. 이나바는 섬세한 성격이다. 세밀한 부분까지 촘촘하게 들여다본다. 현미경 야구를 추구한다. 반면 결단력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듣는다. 이나바는 학창시절 곧잘 울었고, 집단 따돌림을 당하기도 했다. 대표팀 감독을 맡아 대타를 기용하면서 빠진 선수에게 "미안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감독이 경기 중 좀처럼 하지 않는 말이다. 2019년 11월 한국과의 프리미어12 결승서는 1회 선발 야마구치가 3점을 허용하자 교체를 결정하지 못하고 연신 투수 코치만 쳐다본 적도 있었다. 야구에서 전력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감독들의 지략 싸움이다. 선발투수 기용과 타순, 대타, 투수 교체에 이르기까지 감독의 할 일은 다양하다. 4일 오후 7시 벌어질 올림픽 야구 한일전은 김경문과 이바나의 대결이기도 하다. 성일만 기자
2021-08-03 18:31: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