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불륜 사실이 알려지면서 이혼한 뒤 산속에서 여배우 3명과 동거해 논란이 불거졌던 일본 배우 히가시데 마사히로(36)가 재혼 소식을 전했다. 히가시데는 27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직접 재혼 사실을 밝혔다. 그와 재혼하는 여성은 전직 배우 출신이며, 현재 임신 중으로 내년 초 출산 예정이라고 한다. 그는 재혼 성대에 대해 "2년 전쯤 현장에서 후배로 알게 됐다"며 "이제 연기하지 않고, 평범하게 지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너무 착해서 남을 욕하지 않고 불평하지 않는 굉장히 강한 사람"이라며 "한심하게 인생에서 실수를 반복하고 있지만, 그 미흡함을 자각하는 저이기에 그녀와 아이를 아끼면서 함께 행복을 쌓아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히가시데는 아내의 신상 정보에 관한 취재는 자제해달라고 요청하면서도 "저에 대한 취재는 괜찮지만, 먼 길을 오셔도 말하고 싶은 것밖에 말하지 않는 변덕스러운 사람이라 제대로 된 취재가 될지 모르겠다"며 "그래도 차 한 잔 정도는 드릴 수 있으니 무슨 일 있으면 스스럼없이 말씀해달라"고 전했다. 히가시데는 2022년부터 일본 관동 지방의 한 외딴 산골에서 거주하고 있다. 그는 "이 땅에서 아이를 키울 수 있다는 것도 기대가 된다"고 덧붙였다. 그는 2015년 일본의 국민배우로 불린 와타나베 켄의 딸 와타나베 안과 결혼해 슬하에 쌍둥이 딸과 아들을 얻었다. 톱배우로서 탄탄대로를 걷던 그는 2020년 9살 연하의 배우와 불륜관계였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전처와도 이혼했고, 연예계에서는 사실상 퇴출당했다. 2년 뒤 일본의 한 방송을 통해 그가 산속에서 여배우 3명과 동거하는 모습이 공개돼 또다시 논란이 됐다. 이후 지난 5월 출연한 방송에서 "(재혼 의사는) 없다. 사람을 행복하게 할 자신이 없다"고 말했지만, 3개월 만에 재혼과 임신 소식을 동시에 전하며 다시 논란의 중심에 섰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4-08-28 16:47:23일본 엔화의 힘은 셌다. '엔저'가 주는 느낌에 속았구나 하는 생각마저 들었다. 8월 2일 '검은 금요일', 서킷브레이크(주식매매 일시정지)까지 발동된 8월 5일 '검은 월요일'은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아시아 시장에 엔화의 힘을 보여줬다. 미국 경기침체 우려에다 '엔 캐리 트레이드'가 가미되면서 시장은 발작을 일으켰다. 일본은 1990년대 경제거품 붕괴로 '잃어버린 30년'이라는 저성장기에 접어들었다. 경기부양을 위해 일본은행(BOJ)은 기준금리를 마이너스까지 내렸다. 일본인의 안전자산 선호는 유별나지만 원금마저 깎이는 상황을 감내하긴 힘들었다. 낮은 이자로 대출을 받아 달러 등 외화를 사두거나 금리가 높은 나라의 예금·자산에 투자했다. 이른바 '엔 캐리 트레이드'와 '와타나베 부인'의 등장이었다. 국경을 넘나드는 돈은 고려할 게 많다. 외환·금리·세금 리스크를 감수해야 한다. BOJ는 지난 3월 17년 만에 단기금리를 올리면서 마이너스 금리에서 벗어났다. 7월 31일 기준금리를 깜짝 인상했다. 이렇게 되면 엔화 투자금이 감당할 리스크는 커진다. 마침 이 시기에 미국 침체 공포가 부상했다. 글로벌 엔화 투자금은 급격한 청산 과정을 밟았다. 울고 싶을 때 뺨 때려준 격이었다. 이틀 연속 폭락을 겪은 시장은 안정세다. 그럼에도 촉각은 곤두서 있다. 추가 청산 규모를 놓고 전망이 엇갈리고 있어서다. JP모건은 4분의 3이 청산된 것으로 추정했다. 반면 BNY(뱅크오브뉴욕멜론)는 추가 청산 여지가 있고 엔·달러 환율이 30% 더 내려갈 수 있다고 추정했다. 변수는 미국과 일본의 정책기조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는 인하로, 일본은 인상으로 방향을 튼 것이 뚜렷해지고 있다. 향후 시장이 출렁일 가능성은 높다. 여기에다 일본 기상청이 '난카이 대지진 임시주의보'를 발령할 정도로 우려하고 있는 지진이 발생하게 되면 엔화 값은 급등한다. 보험사 등 금융권이 피해복구를 위해 해외자산을 팔고 일본으로 자금을 회수하기 때문이다. 여기까지는 현상이다. 상대적 고수익을 좇는 엔화 투자금이 일본의 정책기조 변화에 맞춰 회귀한 것은 큰 줄기다. 그 과정에서 시장은 출렁였다. 다만 일본의 저금리, 마이너스 금리를 활용한 것은 와타나베 부인만은 아니라는 사실에 주목한다. 글로벌 은행과 자산운용사, 헤지펀드 등 기관투자자들은 거의 공짜로 대출받기 위해 일본에 줄을 섰었다. 일본 자금을 받아 엔비디아 등 미국 기술주, 대만 주식, 부동산에 투자했다. 미국·대만의 주식시장 활황도,'7월 말 8월 초' 시장의 출렁거림도 엔화라는 달러에 버금가는 통화를 보유한 일본의 힘이라고 하면 비약일까. 그렇다면 우리나라는 엔 캐리 트레이드 사정권 밖일까. 일본 자금의 한국 주식시장 투자 비중은 높지 않다. 6월 말 기준 코스피 시가총액의 0.6%, 국내 채권시장의 0.03% 정도다. 2200조원을 훌쩍 넘긴 코스피 시가총액 대비론 미미하다. 하지만 방심은 금물이다. 한반도에만 한정하면 이 정도라는 것이다. 글로벌 차원에서 판단하면 한국에 대한 일본 자본의 영향력은 막강하다. 1990년대 후반 'IMF(외환위기)'의 시발점이 일본 자금의 한국 철수였다는 건 당시 정책당국자들의 일관된 주장이다. 또 국내 대기업의 해외 프로젝트파이낸싱(PF), 해외 채권 자금줄은 일본의 영향력 아래에 있다. 윤석열 정부가 오는 9월 편입을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세계국채지수(WGBI)도 성공 여부는 일본이 키를 쥐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일본의 WGBI 편입 비중은 12%다. 미국(40%)에 이어 두 번째로 높다. 빙산 아랫부분을 유념해야 한다. 1인당 국민소득이 일본을 추월했다는 자신감에 우쭐해선 안 된다. 문재인 정부 시절인 2018년처럼 한일 관계가 극도로 경색된 상황은 아니라는 게 다행이라지만 흔들면 흔들릴 수 있다. 엔저의 익숙함에 감춰진 일본의 힘을 무시해선 안 된다. 극일은 자신감만으론 이룰 수 없다. 79주년 광복절을 보낸 소회다. mirror@fnnews.com
2024-08-20 18:05:37[파이낸셜뉴스] "나 지금 행복해" "정말?" "그래" "나도" "내가 여기 있는 걸 아무도 모른다는 게 기뻐. 너의 나쁜 점을 말해줄 사람을 내가 아무도 모른다는 사실도 말야" 1996년 개봉한 영화 '비포 선라이즈'의 내용 중 일부다. 파리로 돌아가는 셀린, 비엔나로 향하는 제시는 기차 안에서 우연히 만나 서로에게 빠져들고, 둘은 같이 비엔나에서 내린다. 이 영화의 흥행으로 2004년에는 '비포 선셋'이, 2013년에는 '비포 미드나잇'이 개봉한다. 여행은 나를 전혀 다른 낯선 환경에 던져놓는 일이다. 아무도 나를 모르는 낯선 환경에서 나는 필요에 의해, 혹은 자발적으로 나라는 자아를 해체하고 새로운 자아를 만들어 내기도 한다. 한국에서의 나는 소개팅에서 상대방과 눈도 제대로 맞추지 못하는 찐따였지만, 이상하게도 이국의 어떤 나라에서는 낯선 이성에게 스스럼 없이 말을 거는 인싸가 되기도 한다. 한국에서는 누가 봐도 '이환주'의 형태로 존재하지만 일본에서는 '와타나베'가 되고 미국에서는 '제임스'가 되는 것 같은 상황이다. 일상과 단절된 여행지에서의 선택은 일상의 나(이환주)와는 다른 여행자의 선택이다. 평소와 다른 선택이 모여 여행의 과정은 일상과 다른 특별하고 재미있는 무언가가 된다. 긴 여행을 마치면 여행의 피로가 쌓이는데 이걸 '여독(旅毒)'이라고 한다. 7박 8일의 발리 여행 뒤 내 얼굴은 새까매졌고, 약하게 화상을 입은 얼굴과 팔, 다리의 피부는 허옇게 뜨고 며칠간은 각질이 떨어져 나갔다. 하지만 여행 뒤의 피로감과 함께 즐거움도 남았다. 다음 여행을 기약하게 하는 이 즐거움을 나는 '여흥(旅興)', 여행 뒤에 남은 즐거움의 잔향이라고 부른다. 착한 원숭이 보러 '상에 원숭이숲'으로발리에서 아침을 맞는 첫 날의 첫 일정은 '상에 원숭이숲' 방문이었다. 숙소에서 도보 5분 거리에 '몽키 포레스트'가 있었지만 유튜브 후기를 통해 '몽키 포레스트'의 원숭이들은 공격적이라고 들었다. 조금 멀리 가더라도 더 온순하다는 '상에 원숭이숲'의 원숭이들을 보러 가기로 결정했다. 전날 렌트한 오토바이를 몰고 '럭키 패밀리 커피&푸드'라는 식당을 찾았다. 아기자기 한 소품과 재미있는 문구가 적힌 다양한 그림이 걸려 있는 흥미로운 식당이었다. 메뉴 판을 보고 비주얼이 예쁜 호박수프, 미고랭(볶음면) 한 개를 시켰다. 디저트로 색과 모양이 초코 푸딩처럼 보이는걸 하나 시켰는데 알고 보니 팥죽 비슷한 국물에 밥알이 들어가 있는 현지 디저트였다. 한동안 오토바이를 몰아 상에 원숭이숲에 도착했다. 입장료를 내니 원숭이에게 줄 수 있는 땅콩 주머니와 생수 1병씩을 받을 수 있었다.숲으로 가는 길을 따라 걷는데 현지 직원 같아 보이는 분이 말을 걸고 우리와 발걸음을 맞췄다. 그 아저씨는 "상에 원숭이숲에는 총 700여 마리의 원숭이가 있고 약 3개의 그룹이 있다"며 이동하는 중간 중간 여러가지 설명을 해주고, 사진도 찍어줬다. 원숭이 무리 중에는 유독 덩치가 크고 공격적인 녀석(한 무리의 대장이었다)이 하나 있었는데 녀석이 다가오면 돌멩이가 없는 새총으로 위협 사격과 함께 '쉿, 쉿'하는 소리로 쫓아내 주셨다. 원숭이들은 땅콩을 손 위에 놓으면 얌전히 땅콩을 받아갔다. 또 일부 작은 원숭이들은 특정 스팟에서 내 어깨 위에도 올라와 땅콩을 받아가기도 했다. 공원에서 먹이를 주는 시간이었는지 한 공간에서는 오이 수백개가 바닥에 흩어져 있었고 원숭이들이 오이를 주워 먹었다. 원숭이가 오이를 먹는다는 사실은 처음 알았다. 공원 산책로를 따라 걸으니 다양한 원숭이 동상과 여러 동상을 볼 수 있었다. 공원을 한 바퀴 둘러보고 안내를 해 주신 분에게 고마움의 표시로 5만 루피아(4200원)를 건넸다. 공원 입구에서 그분이 "가이드가 필요하냐?"고 물어봤다면 경계심을 가졌겠지만 너무도 스무스하게 동선에 합류해서 별다른 거부감이 들진 않았다. 아저씨가 "땡큐 쏘 머치"라며 연신 손을 모아 인사를 해주시니 나까지 기분이 좋아졌다. 고아 가자(코끼리) 사원 다음 목적지는 '고아 가자' 사원이었다. 코끼리 사원이라고도 불리는 이곳은 도깨비가 입을 벌리고 있는 듯한 동굴의 입구 사진을 보고 찜해둔 곳이었다. 힌두교 신의 석조 조각으로 유명한 이 동굴은 9세기에 만들어 졌다고 한다. 사원의 입구로 들어가는 곳에는 실제로 코끼리 동상이 있었다. 발리에 있는 동안 여러 사원과 유적지를 갔지만 이곳은 세 손가락 안에 들만큼 맘에 들었다. 우선 덜렁 사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사원과 함께 연못, 사원을 둘러싼 계곡과 트레킹 코스 등 부지가 넓어서 충분히 시간을 들여 둘러볼만 했기 때문이다. 사람 모양의 동상이 항아리를 들고 있고 항아리에서 물이 나오는 연못에는 현지 물고기가 살고 있었다. 힌두교 동굴 안에서 잠시 더위를 식히며 종교 활동을 하는 현지인을 보거나 안에 있는 여러 조각품을 볼 수도 있었다. 작은 폭포를 보고 계곡을 따라 산책로를 한동안 걷는 것도 좋았다. 사원을 크게 한 바퀴 돌고 나오니 더운 날씨 탓에 땀이 흠뻑 났다. 특히 사원에 입장할 때 반바지를 가릴 수 있는 천을 받아 치마처럼 두르고 다녔는데 이것 때문에 더 더웠다. 목이 너무 말라 사원 내부에 있는 카페에서 음료수를 한 잔 먹었는데 관광지 안이라 확실히 밖에서 먹는 것보다 비쌌다. 참고로 이곳을 포함한 발리의 여러 사원들은 종교적인 이유로 여성이 생리 기간에는 입장을 금지하고 있었다. 사원을 둘러 보고는 바로 근처에 있는 '따만 베지 그리야' 폭포를 찾았다. 하지만 이 폭포는 입구에서 해도해도 너무 하다 싶은 비싼 입장료를 요구했다. 폭포를 보는 것을 금지하고 일종의 무슨 힐링(종교) 프로그램을 들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마음 속으로 욕을 하며 그냥 돌아 나왔다. 다음으로는 현지인이 찾는 바비 굴렁 맛집이라는 식당을 찾았다. 식당의 이름은 'Warung Babi Guling Pande Egi'라는 곳이었다. 바비 굴링은 어린돼지를 돌려가면서 구워낸 바삭한 돼지껍질 요리다. 베이징덕 껍질의 돼지 버전인 셈이다. 식당에서 먹은 정식은 두 조각의 작은 바비 굴링과 돼지 고기가 나오는 음식이었다. 정식과 함께 돼지고기 꼬치도 시켰는데 둘 모두 차갑게 식은 상태로 나왔다. 복수의 후기에서 해당 식당을 극찬해 기대를 하고 갔는데 개인적으로는 맛도 그닥 이었다. 다만 식당이 위치한 곳이 논 바로 인접해 논 바람을 맞으며 푸른 논을 배경으로 밥을 먹는 분위기는 참 좋았다. 현지인 맛집인지 관광객보다는 현지인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인스타 필수 명소 칸토람포 폭포 밥을 먹고 바로 인근에 있는 칸토 람포 폭포로 향했다. 칸토 람포 폭포는 층층이 쌓인 계단 형태의 검은색 암벽 위로 폭포가 쏟아지는 곳인데 해당 암벽 위에서 인생샷을 찍을 수 있는 곳으로 유명했다. 실제로 여러 사진을 통해서 비키니를 입은 각국의 여성들이 검은색 암벽 위에서 모델처럼 찍은 사진을 여럿 볼 수 있었다. 하지만 현장에 도착했을 때 왜 구글 리뷰에 "이곳에 가려면 반드시 아침 일찍 가세요"라고 적혀 있는지 알 수 있었다. 인스타 명소로 유명한 이곳에서 사진을 찍기 위해 전세계에서 온 관광객들이 매우 긴 줄을 만들고 기다리고 있었다. 인스타 명소인 폭포 말고도 뒤쪽의 오솔길을 따라 산길을 좀 걸었다. 약간 높은 언덕 지형에 올라 폭포를 내려다보며 수백 명의 사람 구경을 하는 것도 나름대로는 재미있었다. 이날 마지막으로 찾은 곳은 '티부마나 폭포'였다. 티부마나 폭포는 폭포 그 자체보다는 폭포를 보러 가는 길이 더 좋다는 후기를 봤는데 실제로 그랬다. 여러가지 열대 식물과 형형 색색의 꽃 등을 볼 수 있었다. 티부마나 폭포는 마치 초등학교 4학년 아이가 스케치북에 그린 것처럼 정확하게 수직으로 떨어져 내렸다. 몇몇 관광객들은 폭포 아래에서 수영을 즐기기도 했지만 수질 상태가 도저히 들어가고 싶은 상태는 아니었다. 티부마나 폭포의 반대편에는 계곡이 있었는데 계곡의 바위 위에서 물소리를 들으며 누워 한동안 휴식을 취했다. 이후에는 오토바이를 몰고 숙소에 도착했다. 발리의 기후는 한국의 여름처럼 습하고 더웠기 때문에 여러곳을 이동하는 동안 땀에 절어 샤워하고 싶다는 생각이 절실했다. 또 이동 대부분을 오토바이로 하다보니 헬멧을 썼음에도 숙소에 도착해 얼굴을 씻자 검은 검댕이 묻어 나왔다. 저녁은 숙소에서 도보 20분 거리에 있는 '와렁 폰독 마두(Warung Pondok Madu)'라는 식당에서 먹었다. 아웃백에서 유명한 돼지폭립이 유명한 곳으로 발리에서 먹었던 저녁 중에는 2번째로 맛있었다. 사이드로 시킨 버섯 탕수 튀김도 훌륭했고, 하루 종일 땀을 흘린 뒤 먹는 빈땅 맥주는 "이곳이 바로 무릉도원"이라는 말이 절로 나왔다. 음식을 먹는 동안 비가 내렸는데 창가 좌석에 앉아 빗방울 떨어지는 소리를 듣는 것도 나름으로 운치있었다. 인생 뭐 있나, 이런 게 행복이지. #OBJECT0# hwlee@fnnews.com 이환주 기자
2024-06-17 21:05:44[파이낸셜뉴스] 9세 연하 배우와 불륜을 저질러 방송계에서 사실상 퇴출당한 일본 배우 히가시데 마사히로(36·남)가 산속 오두막에서 여배우 3명과 함께 생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히가시데 마사히로는 9일 일본 후지TV ‘메자마시 8’에 출연해 산속 오두막에서 생활하고 있다고 밝혔다. 히가시데는 “지난 2022년부터 이곳에 살기 시작했으며, 지해 6월부터 카라스모리 마도(27), 사이토 우나리(29), 마츠모토 카바야시(24) 등 세 명의 후배 여배우와 함께 지내고 있다”고 전했다. 세 사람은 영화나 드라마 등으로 히가시데 마사히로를 알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히가시데 마사히로는 2020년 영화에 함께 출연한 여배우 카라타 에리카와 불륜을 저질렀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사실상 연예계에서 퇴출당했다. 특히 이들은 불륜 상대인 카라타 에리카가 미성년자였을 때부터 만난 것으로 알려져 대중에게 충격을 안겼다. 카라타 에리카는 국내 드라마 ‘아스달 연대기’에도 출연했던 배우다. 당시 히가시데 마사히로는 NHK 드라마 ‘잘 먹었습니다’에 함께 출연한 와타나베 안과 결혼해 일본 연예계 대표 잉꼬부부로 꼽히며 세 자녀를 두고 있었다. 불륜 보도가 나온 지 약 6개월 뒤, 히가시데 마사히로는 아내와 이혼한 것으로 알려졌다. 방송에서 ‘메자마시 8’ 감독은 “새로운 스캔들의 불씨가 되는 게 아니냐”고 우려했다. 그러자 히가시데 마사히로는 “다른 사람들은 (우리 관계를) 자기 마음대로 말할 것”이라며 “서로 인간으로서 좋아하고 그냥 평범하게 어울리니까 괜찮다”고 말했다. 이어 “스캔들 측면에서만 생각하면 (서로를) 사람답게 대할 수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불륜 사건으로 10년 동안 했던 모든 일이 사라졌다. 당시 나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고 모든 것을 잃었다는 절망감을 느꼈다”며 “하지만 지금은 누가 무슨 말을 해도 일희일비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4-01-10 21:51:58【도쿄=김경민 특파원】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21일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 해양 방류에 반대하는 어민 단체 간부들과 면담한다. 기시다 총리는 어민들에 대한 설득 작업을 벌인 뒤 이르면 22일 관계 각료 회의에서 방류 시기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전날 그는 미국 워싱턴 DC에서 한·미·일 정상회의를 마치고 귀국한 후 곧바로 후쿠시마 원전부터 찾았다. 기시다 총리가 후쿠시마 원전에서 오염수를 정화하는 다핵종제거설비(ALPS)를 비롯한 방류 설비를 시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오염수 해양 방류를 위한 마지막 결정이 임박했다는 게 현지 분위기다. 기시다 "오염수 처리, 결코 미룰 수 없는 과제" 현지 언론에 따르면 전날 오염수 방류 시설을 시찰한 기시다 총리는 방류 시기를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안전성의 확보나 풍평(소문) 대책 대처의 상황을 정부 전체가 확인해 판단할 것"이라며 "구체적인 시기 언급은 삼가겠다"고 밝혔다. 그는 또 "국제회의나 양자회담의 기회, 정부 홈페이지를 비롯한 다양한 툴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면서 일본의 대처, 국제원자력기구(IAEA) 포괄보고서의 결론 등을 설명해왔다"며 "그 결과 국제적으로도 과학적인 식견에 근거한 냉정한 대응이 확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기시다 총리는 "향후 폐로 작업이 보다 본격화하는 가운데 착실하게 진행해 나기기 위해선 새로운 시설도 건설해 나가지 않으면 안 된다"면서 "처리수(오염수에 대한 일본 명칭)를 처분하는 것이 필요하다. 해양 방출은 폐로와 후쿠시마의 부흥을 진행시켜 나가기 위해서 결코 미룰 수 없는 과제"라고 강조했다. 직접 나선 기시다, 내일 방류 시기 결정 기시다 총리는 일본 어민 대표 단체인 전국어업협동조합연합회의 사카모토 마사노부 회장과 이날 회담하겠다고 했다. 어민들에 대한 설득 작업은 그간 니시무라 야스토시 경제산업상이 맡아왔는데 방류 시기가 임박하면서 기시다 총리가 직접 나선 것이다. 그러나 반대 입장을 계속 밝혀온 어민들이 입장을 바꿀지는 미지수다. 일본 정부와 도쿄전력은 2015년 후쿠시마현 어업협동조합연합회에 관계자의 이해 없이는 오염수에 대한 어떤 처분도 하지 않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일본 정부는 어업인의 이해를 얻기 위해 800억엔의 기금을 창설했다. 이에 어업인들은 지난 6월 채택한 특별 결의에서 "신뢰 관계를 쌓아 올리는 대응을 실시해온 것은 무겁게 받아들인다"고 했고, 7월에는 반대 입장을 견지하면서도 "과학적인 안전성에 관해 일정 정도 이해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이후 기시다 총리는 지난 7일 기자단에 "어입인과의 신뢰 관계가 조금씩 깊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여전히 직접적인 피해 당사자인 후쿠시마 어민들의 반대 목소리를 거세다. 노자키 데쓰 후쿠시마현 어업협동조합연합회장은 "(총리가) 무엇을 파악해 이해가 진행되고 있다는 것인지 모르겠다"며 "방류 사업이 종료될 때까지 안전한 방류가 유지되고, 후쿠시마의 어업이 존속될 수 있어야만 비로소 국가의 약속이 이행됐다고 인정할 수 있다"고 비판했다. 도쿄전력은 올여름 오염수를 ALPS를 거쳐 수중 트라이튬(삼중수소) 농도를 국가 기준치의 40분의 1(1L당 1500베크렐㏃ 미만) 수준까지 떨어뜨린 다음 해저터널로 원전 앞 1㎞ 해역에 흘려보낼 계획이다. 오염수 방류 시점과 관련, 현지 언론들은 이달 말을 유력시하는 분위기다. 지난 7일 교도통신은 일본 정부가 8월 하순에서 9월 전반 사이에 오염수를 방류하는 쪽으로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이어 교도는 최근 "8월 하순을 축으로 검토해 방류 시기를 최종 판단할 것"이라고 전했다. 기시다 총리는 22일 관계 각료 회의를 열어 니시무라 야스토시 경제산업상, 와타나베 히로미치 부흥상 등과 협의해 방류 시작 시기를 결정한다. 일본인들도 헷갈려 "정부 설명 불충분" 오염수 해양 방류에 대해 일본인들의 의견은 갈리고 있다. 전날 교도 여론조사에 따르면 오염수 방류에 찬성한다는 견해는 29.6%, 반대한다는 의견은 25.7%로 나타났다. '어느 쪽이라고 말할 수 없다'를 택한 응답자가 43.8%로 가장 많았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이 지난달 30일 진행한 여론조사에서는 오염수 해양 방류에 대해 '찬성'이 58%, '반대'가 30%였다. 또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와 관련해 이른바 '소문(풍평) 피해'가 일어난다는 견해는 88.1%에 달했다. 일본에서 소문 피해는 통상적으로 근거 없는 소문이 확산해 경제적 손실이 발생하는 것을 말한다. 오염수 방류에 관한 일본 정부의 설명이 '불충분하다'는 응답률은 81.9%로 '충분하다'고 답한 비율 15.0%보다 훨씬 높았다. 이와 관련 기시다 총리는 "(오염수의) 해양 방출은 장기간에 걸친 대처"라며 "안전성의 확보와 풍평 대책의 대처에 대해서 도쿄전력 회장, 사장의 리더십 아래 전사적으로 긴장감을 갖고 만전을 다하도록 요구했다"고 덧붙였다. 일본에는 '혼네'(本音)와 '다테마에'(建前) 문화가 있습니다. 혼네는 진짜 속마음이고, 다테마에는 밖으로 보여주는 겉마음입니다. 개인보다는 조직·사회적 관계를 중시하는 일본인들은 좀처럼 혼네를 드러내지 않습니다. 어쩌면 우리가 보는 일본은 다테마에의 파편에 불과할지도 모릅니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
2023-08-21 09:55:31【도쿄=조은효 특파원】 여성 멸시 발언으로 도쿄올림픽 조직위원장이 교체된 지 한 달 만에 이번엔 올림픽 개·폐회식 행사 총괄 감독(디렉터)이 특정 여성 연예인을 '돼지'로 분장시켜 개회식 무대에 올리는 안을 제시한 것이 문제가 돼 교체된다. 개막식까지는 불과 4개월 남짓, 올림픽 개막식 총괄 감독의 교체라는 초유의 사건으로 행사 준비에 적지않은 차질이 예상된다. 18일 일본의 주간지 슈칸분슌(주간문춘)에 따르면 도쿄올림픽·패럴림픽의 개·폐회식 총괄 감독인 사사키 히로시(66)는 지난해 3월 패럴림픽 행사 담당 당시, 라인(LINE)메신저를 통해 일본 인기 배우 와타나베 나오미(33)의 외모를 돼지로 비하하는 내용의 개회식 연출안을 담당 팀원들에게 보냈다. 와타나베의 신체 특징에 착안해 영어로 돼지를 의미하는 '피그'(Pig)와 올림픽의 일본식 발음인 '핏구'를 연계해 그가 돼지로 분장해 익살스럽게 연기토록 하는 아이디어였다. 와타나베 나오미는 신장 158㎝, 체중 107㎏으로 체격이 있는 스타일로, 각종 방송에서 진행자, 배우, 가수 등으로 활약하고 있는 일본의 인기 연예인이다. 팀원들은 당시 해당 안에 대해 "여성을 돼지에 비유하다니 있을 수 없다", "재미없다" "가안이라도 해도 말할 내용이 아니다"등의 반응을 내놨다. 해당 내용은 모두 라인 메시저로 저장된 상태다. 이런 내용의 1년 전 사건이 슈칸분슌의 온라인 판에 게재되면서, 논란이 일파만파 확산됐고, 결국 사사키 감독의 사의 표명으로 이어졌다. 일본 최대 광고회사 덴쓰 출신인 그는 2016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폐막식 때의 오륜기 인수 행사 때 아베 신조 당시 총리를 일본을 대표하는 게임 캐릭터인 '슈퍼 마리오'로 분장해 등장시키는 깜짝 연출을 선보인 바 있다. 지난해 12월 기존의 도쿄올림픽 총괄 감독 등 연출팀이 해산된 후 패럴림픽 담당이었던 그가 총괄 감독에 올랐다. 와타나베 나오미는 이날 소속사인 요시모토고교(요시모토흥업)의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돼지 분장에 대해 "몸이 크다고 하는 것도 사실이며, 외형을 놀리는 것도 충분히 이해하면서 일하고 있다"면서 "제 자신은 이 체형에 행복하다. 뚱뚱한 것에만 집착하지 않고, 와타나베 나오미로 표현해 나갈 생각"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고이케 유리코 도쿄도지사는 이번 사건에 대해 "한 마디로 말해서 매우 부끄럽다"고 말했다. 마루카와 다마요 일본 정부 올림픽 담당상(장관)은 "있어서는 안 될 발언"이라고 지적했다. 일본 언론들은 하시모토 세이코 신임 조직위 회장이 도쿄 올림픽을 통해 '다양성과 조화'를 구체화하겠다는 목표를 내걸고 있는시기에, 올림픽에 찬물을 끼얹는 사건이 또다시 발생했다고 전했다. 한편, 1주일 뒤인 오는 25일 후쿠시마현 축구경기시설인 J빌리지에서 도쿄올림픽 성화 봉송이 시작된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
2021-03-18 13:01:24[파이낸셜뉴스] 어렸을 때부터 품어온 의문 하나. 한국은행은 돈을 찍어내는 곳이다. 그럼 윤전기를 1년 365일 돌려서 돈을 팡팡 찍어내면 안 되나. 그 돈을 가난한 사람들한테 나눠주면 다 부자로 살 수 있을 텐데. 머리통 굵어지면서 그럴 수 없다는 걸 알았다. 고등학교 사회 시간에 독일 바이마르 공화국의 하이퍼인플레이션 이야기를 배웠다. 1918년 1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독일은 패전국이 됐다. 베르사유 조약에 따라 승전국에 막대한 배상금을 물어야 했다. 전쟁으로 쌓인 빚도 눈덩이처럼 불었다. 독일 정부는 급한 마음에 돈을 마구 찍었다. 그 결과 마르크화 가치는 똥값이 됐다. 베를린에서 빵 한 조각이 1922년 말 160마르크에서 1년 뒤 2000억마르크로 퀀텀 점프를 했다. 1923년 11월에 미국 돈 1달러를 사려면 4조마르크를 줘야 했다. 요새도 독일이 유럽 최강의 짠돌이, 긴축의 전사를 자처하는 건 이때의 기억이 그만큼 뼈저리기 때문이다. 시인 김광균(1914~1993)은 일찍이 돈의 본질을 알았다. 그가 1940년에 발표한 '추일서정'은 "낙엽은 폴란드 망명 정부의 지폐"라는 시구로 시작한다. 1939년 9월 독일은 폴란드를 짓밟았다. 2차 세계대전의 서막이다. 히틀러의 기세는 하늘을 찔렀다. 폴란드 망명정부가 과연 나라를 되찾을 수 있을 거라고 누가 짐작이나 했겠는가. 낙엽은 낭만이라도 있지, 힘빠진 망명정부의 지폐는 낙엽만도 못하다. 2008년 금융위기가 세상을 바꿨다 외환위기 때까지 긴축이 세상을 지배했다. 돈줄을 쥔 국제통화기금(IMF)은 한국에 고금리와 긴축 재정을 강요했다. 온 국민이 힘들어 죽을 판인데 허리띠를 더 졸라매지 않으면 돈줄을 끊겠다고 위협했다. 도리 있나, 고분고분 따르는 수밖에. 한국인은 쓰라린 고통의 긴축을 이겨낸 민족이다. 그것만으로도 대단한데 IMF에서 빌린 돈을 조기 상환했다. 이러니 세상이 놀랄 수밖에. 그런데 10년 뒤인 2008년 진짜 놀라자빠질 일이 벌어졌다. 미국발 금융위기가 터졌다. 블랙 스완, 곧 검은 백조 같은 일이 생겼다고 온 세상이 난리를 쳤다. 그러자 미국은 사상 유례 없는 규모로 시장에 돈을 풀기 시작했다. 금리를 제로로 내린 것도 모자라 양적완화(QE)라는 희한한 통화 정책를 동원했다. 당시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은 '헬리콥터 벤'을 자처했다. 헬기에서 돈을 뿌리겠다는 것이다. 한 치의 오차없이 우리와 반대로 갔다. 미국 워싱턴 DC에 본부를 둔 IMF는 그 장단에 춤을 추었다. 금융위기 때 연준은 세차례 양적완화(QEㆍQuantitative Easing) 정책을 실시한다. 이를 흔히 QE1, QE2, QE3로 부른다. 시장에서 국채, 회사채 등 채권을 사들여 돈을 무제한으로 푸는 정책이다. 2014년 채권 매입을 중단한 시점에 연준은 4조5000억달러(약 5000조원)의 자산을 보유했다. 그만한 돈을 시장에 뿌렸다는 뜻이다. 코로나가 부활시킨 양적완화 경제가 금융위기의 수렁에서 조금씩 벗어날 기미를 보이자 슬슬 긴축 이야기가 나왔다. 살살 금리를 올려야 유동성 과잉이 부른 인플레이션을 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은 2015년 12월 기준금리를 올렸다. 2006년 이후 첫 인상이었다. 긴축을 싫어하는 트럼프는 2018년 옐런이 4년 임기를 마치자 갈아치웠다. 후임엔 제롬 파월을 임명했다. 하지만 파월도 초기엔 금리 인상 기조를 이어갔다. 양적완화 규모도 줄였다. 이걸 코로나가 싹 바꿨다. 2020년 초 코로나 바이러스가 지구촌을 뒤덮자 파월은 금융위기 때 버냉키를 능가하는 돈풀기 작전에 나섰다. 금리는 다시 제로로 떨어졌고, 상상을 초월하는 규모의 양적완화 시즌2(QE4)가 시작됐다. 작년 여름께 벌써 연준 자산이 2조달러가량 늘었다는 통계가 있다. 미 정부와 의회도 돈 쓰는데는 이골이 났다. 작년 12월 의회는 9000억달러(약 995조원)짜리 경기부양책에 합의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이 돈도 성에 차지 않은 모양이다. 바이든은 조만간 1조9000달러 규모의 초대형 부양책을 내놓을 예정이다. 돈은 누가 대나? 걱정할 것 없다. 발권력을 가진 막강 연준이 있다. 미국은 뭘 믿고 이렇게 돈을 푸나 여기서 의문이 든다. 왜 1920년대 바이마르 공화국에서 발생한 하이퍼인플레이션이 미국에선 발생하지 않는가. 돈을 무절제하게 찍어내는 건 마찬가지인데 말이다. 아래 이유가 있다. 1. 미국은 기축통화국이다. 2차 대전이 끝난 뒤 세계는 금본위제 아래서 미국 달러를 기축통화로 삼았다. 1971년 닉슨 대통령이 금본위제 포기를 선언했으나 달러의 위상은 더 공고해진 느낌이다. 여전히 세계 무역은 달러 결제가 압도적이다. 독재자도 제 안위를 지킬 땐 달러를 찾는다. 지난 2003년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이 은신처에서 미군에 체포됐다. 현장에선 달러 뭉치가 발견됐다. 원수 같은 미국 돈이지만 후세인도 어쩔 수 없었다. 2. 대마불사. 미국 경제가 망하면 세계 경제가 망한다. 미국은 경제도 군사력도 세계 최강이다. 이런 나라에 문제가 생기면 다른 나라는 말할 것도 없다. 미국을 대신할 대체재도 없다. 중국? 쑥쑥 크고는 있지만 아직 멀었다. 위안화는 중화권 통화일 뿐 달러의 적수가 되지 못한다. 위기 때 투자자들은 달러 자산을 산다. 위안 자산은 거들떠 보지도 않는다. 시장은 누가 더 센지 직감으로 안다. 이웃 일본은 양적완화 원조 일본도 제로금리·양적완화에서 둘째 가라면 서러운 나라다. 1990년대 초 버블이 꺼진 뒤 경제를 다시 일으켜 세우려 무진 애를 썼다. 1차 양적완화는 2001년에 시작했다. 일본은행은 국채, 자산담보부증권(ABS), 기업어음(CP) 등 다양한 채권을 시장에서 사들였다. 그렇지만 경제는 여전히 골골했다. 고령화의 늪에 빠진 일본 경제는 잃어버린 10년의 터널에서 빠져나오지 못했다. 아베 총리(재임 2012~2020)는 더 화끈한 아베노믹스를 밀어붙였다. 이어 코로나 사태가 터지자 일본은행은 아예 국채 무제한 매입을 선언했다. 일본 국채의 절반가량은 일본은행이 쥐고 있다. 중앙은행이 뒤를 받쳐주지 않으면 일본 정부는 당장이라도 쓰러질 판이다. 여기서도 의문이 든다. 기축통화국인 미국은 그렇다 치고 일본이 별탈없이 버티는 비결은 뭔가. 일본 정부 빚은 2019년 기준 국내총생산(GDP) 대비 223%로 선진국 가운데 독보적으로 높다. 1. 엔도 기축통화 대우를 받는다. 국제 교역에서 엔은 달러와 유로에 이어 가장 많이 거래되는 화폐다. 외환 보유시 달러-유로-파운드(영국)-엔 순으로 선호도가 높다. 시장을 뒤흔드는 위기가 닥칠 때마다 엔은 안전자산으로 되레 가치가 오른다. 2. 일본은 대외순자산 세계 1위 국가다. 2018년 기준 대외순자산은 341조엔(약 3600조원)에 이른다. 대외순자산은 해외 자산에서 부채를 뺀 규모다. 그만큼 일본 기업과 개인이 밖에 나가 투자를 많이 했다는 뜻이다. 이른바 와타나베부인이 대표적이다. 금리가 바닥을 기자 와타나베부인들은 해외 주식·채권에 눈을 돌렸다. 기업들은 해외 기업 인수·합병(M&A)에 왕성한 식욕을 보였다. 일본이 대외순자산 세계 1위 자리를 수십년째 놓치지 않는 이유다. 일본은 무제한 양적완화를 해도 확실하게 믿는 구석이 있다. 한은도 한국형 양적완화 실험 자연 이런 질문이 나온다. 미국·일본이 하면 우리도 할 수 있지 않을까? 중앙은행인 한은이 국채를 좀 더 넉넉히 사주면 안 되나? 일본은 중앙은행(일본은행)이 국채의 절반을 사주는데. 한국판 양적완화를 둘러싼 논란은 오래전부터 있었다. 전통적으로 한은과 전문가들은 양적완화에 부정적이다. 무엇보다 한국은 기축통화국이 아니기 때문이다. 위기 때 한국 원화를 찾는 사람은 세상에 없다. 심지어 한국인도 달러나 엔을 찾는다. 이래서 비기축통화국은 함부로 돈을 찍으면 안 된다. 돈값이 곤두박질치고 덩달아 인플레이션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원 가치가 떨어지면 외국자본도 한국을 등지게 된다. 원화를 쥐고 있을수록 손해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코로나 사태를 계기로 한은에 미묘한 변화가 나타났다. 작년 3월 한은은 환매조건부채권(RP)을 무제한 매입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한은이 RP를 매입하면 그만큼 돈이 시장에 풀린다. 무제한 유동성 공급은 외환·금융위기 때도 없던 일이다. 놀란 기자들이 'RP 무제한 매입이 선진국 양적완화와 사실상 같은 조치인가'라고 물었다. 그러자 윤면식 부총재는 "그렇게 봐도 크게 틀린 게 아니다"고 말했다. 당시 언론은 '한국판 양적완화'라는 제목을 큼지막하게 뽑았다. 엄밀하게 보면 당시 조치가 미국·일본형 양적완화는 아니다. 한은은 RP만 무제한 매입 대상으로 삼았다. RP엔 금융사가 되산다(환매)는 조건이 붙는다. 소유권이 다시 금융사로 넘어가면 그만큼 통화량이 준다. 한은은 이를 통해 18조7000억원을 시장에 공급했고, 넉달 뒤인 작년 7월에 종료했다. 시장에서 매입 요청이 끊겼기 때문이다. 그래도 의미는 작지 않다. 소극적이나마 한은이 한국판 양적완화에 문을 연 첫 사례라서다. 코로나 보상 논란, 한은의 선택은 연초부터 한은이 국채를 직매입하는 이슈가 불거졌다. 더불어민주당 민병덕 의원 등은 지난 22일 '코로나 손실보상 및 상생에 관한 특별법안'을 발의했다. 11조(條)가 논란을 불렀다. 국가가 국채를 발행하면 이 국채를 한은이 직접 매입하고, 그렇게 마련한 돈을 자영업자·소상공인 등에게 지급한다는 내용이다. 소요 재원은 월 24조7000억원, 4개월치만 보상해도 100조원에 이르는 천문학적 규모다. 4월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민주당은 피해 보상안을 밀어붙일 태세다. 문재인 대통령은 25일 "재정이 감당할 수 있는 범위에서 손실보상을 제도화하는 방안을 당정이 함께 검토해달라"고 말했다. 대통령도 OK 도장을 찍었다. 민병덕 의원은 27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한은의 국채 직매입에 대해 "통화정책은 이럴 때 쓰라고 있는 것이고 재정도 이럴 때 쓰라고 곳간에 쌀을 쌓아둔 것"이라고 말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녹초가 됐다. 그는 "재정은 화수분이 아니다"며 처음엔 저항하는 듯했다. "나라 곳간지기 역할은 국민이 요청하는 준엄한 의무"라는 말도 했다. 하지만 "이 나라가 기재부의 나라냐"는 정세균 총리의 호통 한마디에 방어벽이 무너졌다. 새해 예산은 이미 꽉 짜였다. 결국 코로나 피해 보상은 국채로 할 수밖에 없다. 기재부 홍남기 방어벽이 무너지면서 그 불똥이 한은 이주열 총재한테 튀었다. 국채를 받아줄 가장 확실한 돈줄은 발권력을 가진 중앙은행이기 때문이다. 한은이 코로나 보상용 국채를 적게는 수십조, 많게는 수백조원어치를 인수하면 똑 부러진 양적완화다. 한은의 고민이 깊어졌다. 사실 국채를 매입할 수 없다고 버티면 그만이다. 현행법 상 한은은 중립성을 보장받는다. 한은법 3조는 "한은의 통화신용정책은 중립적으로 수립되고 자율적으로 집행되도록 하여야 하며, 한은의 자주성은 존중되어야 한다"고 못박는다. 하지만 대가가 두렵다. 한은이 기관 이기주의에 빠져 코로나에 지친 자영업자 등 서민층을 버렸다는 비판이 나올 수 있다. 지난해 한국형 양적완화 실험은 우리 경제에 플러스가 됐다. 금융시장 안정에 기여했다. 가보지 않은 길을 고른 한은의 선택은 옳았다. 한국 국가신용등급에 어떤 영향도 미치지 않았다. 코로나 국채 매입은 어떨까. 한국 경제에 대한 해외의 신뢰도가 뚝뚝 떨어질까? 무디스 같은 신용평가사가 한국도 곧 남미 짝 난다고 경고 나팔을 불까? 아니면 코로나 위기 극복을 위한 불가피한 조치로 환영할까?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같은 국제기구는 한국을 향해 재정을 더 풀라고 성화다. 국내에선 비판이 비등하지만 국제 비교를 하면 한국의 재정건전성은 여전히 우수한 편에 속한다. 그렇다고 재정을 마이너스통장마냥 마구 써댈 수는 없는 노릇이다. 기업 팔을 비트는 것도 모자라, 국채를 인수하라고 한은 팔을 비트는 것도 모양새가 영 아니다. 양적완화를 해서는 안 될 이유를 찾으면 열 개도 넘는다. 거꾸로 해야 할 이유를 찾아도 열 개가 넘는다. 이주열 총재가 선택의 길목에 섰다. 중앙은행 총재, 참 어렵다. paulk@fnnews.com 곽인찬 논설실장
2021-01-27 17:08:35몬스터 영화인 '고질라: 킹 오브 몬스터'가 오는 5월 29일 개봉한다. 26일 워너브라더스 코리아는 이 같은 사실을 전하며 메인 포스터와 예고편을 공개했다. ‘고질라: 킹 오브 몬스터’는 고질라와 초거대 몬스터들의 대결로 인해 전례 없는 위기에 빠진 지구의 운명을 건 블록버스터다. 공개된 이미지와 영상을 통해 상상을 초월하는 초거대 괴수들의 크기와 엄청난 스케일을 기대하게 한다. 실제로 영화에는 고질라를 비롯해 기도라, 모스라, 로단 등 추억의 최강 괴수들이 등장해 역대급 대결을 펼친다. 전투기와 헬리콥터 등의 엄청난 사이즈 차이가 이들 몬스터들의 크기를 가늠하게 한다. 고질라는 높이 108m, 길이 280m, 9000톤의 육중한 체구를 자랑하며 방사능을 불길로 변환시킨 푸른색 화염인 아토믹 브레쓰라는 빔을 내뿜는다. 기도라는 최대 높이 160m와 이보다 거대한 날개로 최대 크기를 자부한다. 세 개의 머리는 각기 인격과 지능을 가지고 있고 가운데 머리가 가장 높은 지능을 가진 대장격이다. 모스라는 거대한 나방 모양을 한 곤충형 몬스터로 고치로 잠들어있다가 유충이 되어 깨어나 성충으로 변태한다. 날개의 무늬를 이용해 투사하는 신의 광선을 쏜다. 로단은 활화산 안에 잠들어있다 깨어난 하늘을 나는 익룡이다. 날개 끝부분에 시뻘겋게 달아오른 화산석을 달고 있고 초대형 강풍을 일으켜 공중전을 예고한다. 영화에는 몬스터들이 대거 등장해 화산과 빙하, 심해와 지하 폭포 등을 배경으로 육해공을 넘나드는 다양한 대결을 펼칠 예정이다. ‘고질라: 킹 오브 몬스터’는 ‘고질라’, ‘콩: 스컬 아일랜드’, 그리고 ‘고질라 VS 콩’으로 이어지는 일명 ‘몬스터버스’에 속하는 작품이다. ‘고질라: 킹 오브 몬스터’는 밀리 바비 브라운, 베라 파미가, 카일 챈들러, 샐리 호킨스, 와타나베 켄, 장쯔이 등이 출연한다. ‘엑스맨: 아포칼립스’, ‘엑스맨2’, ‘수퍼맨 리턴즈’의 각본을 쓴 마이클 도허티 감독이 각본을 쓰고 연출을 맡았다.
2019-04-26 18:45:24국내 전기자동차 전문기업 ㈜새안은 말레이시아 자동차연구소와 구체적인 사업 일정 및 협력방안에 대한 최종 합의를 함에 따라, 지금까지 추진해 온 말레이시아 전기자동차 시장 진출 사업의 최종 계약을 아주 가까운 시일 내에 체결하게 될 것이라고 4일 발표했다. 새안의 이정용 대표는 지난 5월 28일부터 31일까지 말레이시아를 방문해 말레이시아 정부 측과 전기자동차 관련 협의를 마치고 왔다고 밝혀 계약 최종단계에 이르렀음을 시사하며, “말레이시아 국제무역부 산하 자동차연구소(MAI)와 전기차 사업에 관한 협력방안과 향후 일정 등에 대해 최종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번 합의에 따라 전기차 기술을 보유한 새안은 말레이시아의 자동차회사 ‘GO AUTO’와 함께 SUV 전기차를 R&D를 통해 개발하기로 했으며, 관련해 말레이시아 MAI 실사단이 조만간 방한해 새안 본사와 연구소 등을 실사한 뒤, 7월 중 최종계약을 하기로 결정했다. 또한 이번 합의를 앞두고 새안의 1차 벤더사인 배터리 전문업체 2B4G(대표 손창우)도 지난 5월 29일 ‘GO AUTO’와 사업 협력에 대한 양해각서를 체결해 새안 전기차 사업에 힘을 보탰다. 새안과 MAI는 2017년 11월 10일 말레이시아 현지에서 전기차 사업 진출과 관련한 양해각서를 체결한 이후, 6개월만의 쾌거다. 특히 그 동안 한국 전기차 기술이전에 힘을 쏟아온 말레이시아 현지 경제위원회(MPM)가 신임수상의 우선적인 관심과 지원을 받고 있어, 새안의 전기차 시장 진출에 청신호가 켜졌다는 분석이다. 이정용 대표는 “향후 MAI 실사단의 방한을 성공적으로 잘 마무리해 최종계약이 수월하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 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새안은 전기차의 세계화를 위해 올 6월 중 본사를 미국으로 이전하고, 미국 나스닥을 관장하는 전미증권업협회가 운영하는 장외 종목 거래 시장인 OTCBB(Over The Counter Bulletin Board) 시장에 기술우회상장을 추진한다. 이정용 대표는 “6월 초 미국 뉴욕을 방문해 뉴욕 월스트리트 주요 투자회사와 미팅을 가진 후 현지 변호사를 위임해 기술우회상장을 바로 추진할 계획이며, 현지변호사 및 파트너는 현지 법률 및 금융전문가 중 관련업계에 영향력이 강한 유태인을 고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기존 OTCBB 시장의 쎌을 가지고 있는 일본 은행가 출신의 와타나베 회장과의 긴밀한 협조를 통해 기술우회상장을 성공적으로 완료하겠다”고 강조했다. 향후 새안이 OTCBB로 등록되면 한국 내 새안은 미국의 한국지사 역할을 하게 된다. 또한 새안은 6월 중 일본에 ‘새안재팬(SEAAN JAPAN)’을 설립하고 ‘그리하라 사토시’ 씨를 현지 대표로 취임시켜 일본시장에도 진출할 계획임을 밝혔다. yutoo@fnnews.com 최영희 기자
2018-06-04 08:18:06국내 마이크로카 관련 법안이 3년이 넘도록 맴돌고 있는 가운데 전기차 전문기업 ㈜새안이 과감히 마이크로카 사업을 소형 전기차로 전면 전환키로 결정했다. 마이크로카 개발비나 소형 전기차 개발비가 큰 차이가 없고 소형 전기차는 고속도로 주행 등 제약이 없는데다 4인승이라 오히려 시장에서 더 큰 환영을 받을 것이라 보고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것이다. 2일 새안 이정용 대표는 “이미 디자인 안을 확정됐고 프로젝트는 진행 중”이라며 “소형 전기차 양산 공장은 충남으로 가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마이크로카로 진행 중이던 ‘WiD’는 마이크로카가 아닌 소형전기차 ‘WiD’로 다시 태어나게 됐다. 1회 충전에 350km 주행이 가능하고 첨단 편의사항을 탑재할 수 있다. 가격대는 2000만원 중반 대를 목표로 한다. 한편 새안 이정용 대표는 “4월 초 쎄미시스코의 새안 지분 보유분을 모두 인수해 1대 주주로써 확고한 경영지휘를 매듭졌다”고 밝혔다. 또한 지난 4월 말에는 임시주총을 통해 미국 상장시장으로 진출키로 확정했으며 미국상장을 도와주고 있는 일본 투자회사의 와타나베 회장과 일본에 현지법인 SAEAN Japan을 설립키로 하고 5월 중 마무리하기로 확정했다. 더불어 말레이시아와의 전기차 사업 파트너로 ‘Go Auto’와 말레이시아 자동차연구소인 MAI가 같이 협업하기로 했으며 5월 말 최종적인 미팅을 앞두고 있다. 앞으로 ㈜새안은 본사를 미국으로 이전하고 한국은 100% 미국 본사에서 투자한 외투법인으로 바꾸고 세계시장을 무대로 나아간다는 계획이다. yutoo@fnnews.com 최영희 중소기업전문기자
2018-05-02 16:15: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