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전통적으로 위암의 완치라고 하면 수술을 통한 근치적 절제술로만 가능했다. 하지만 의학 기술이 발달하면서 장기 절제 없이 암이 발생한 조직만 도려내는 내시경 절제술만으로도 위암의 완치가 가능해졌다. 박수비 강동경희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내시경 절제술은 수술과 치료효과는 같으면서도 수술 후 합병증이 거의 없어 조기 위암 환자에게 가장 안전한 치료로 꼽힌다"라며 "다행히도 우리나라에서는 전 국민 대상 건강검진에 위암 검진을 포함하고 있어서, 증상 없는 조기 위암의 발견율이 매우 높고 그 완치율도 굉장히 좋은 편"이라고 20일 밝혔다. 위암은 우리나라에서 특히 많이 발생하는 암으로 발생 원인은 유전적 요인, 헬리코박터 감염률, 환경적 요인 등이 있다. 우리나라는 매운 음식, 절인 음식을 주로 먹는 식습관의 영향으로 위암 발생률이 비교적 높다. 위암은 위의 점막에서 시작해 위의 근육층을 침범하고 위 주변에 림프샘까지 옮겨가면서 커진다. 조기 위암은 이중 위의 점막층과 점막하층에 국한된 암으로, 대부분 증상이 없다. 암이 계속 진행되어 근육층 이상을 침범하고 전이까지 되면 상복부의 불쾌감이나 통증, 소화 불량, 식욕부진, 체중감소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위암의 치료 방법은 내시경 절제, 수술적 절제, 항암 치료 등이 있다. 조기에 위암이 발견됐다면 위의 절제 없이 내시경 절제술로 완치할 수 있다. 내시경 절제술이 가능한 환자군에 대해 위암 치료가 적절히 됐을 때 완치율이 95%에 이르며, 내시경 절제의 선별군에서 조금 벗어나지만 조기에 해당하는 환자의 완치율도 90%가 넘는다. 내시경 절제가 불가능한 진행성 위암의 경우 수술적 치료가 진행되고, 골든타임을 놓쳐 내시경 절제나 수술적 절제만으로 완치를 기대하기 어려운 환자는 항암 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 위암의 내시경 절제는 내시경을 통해 암 병변을 절제하는 시술이다. 병변 주변부의 점막하층에 용액을 주입하여 층을 분리하고, 특수 제작된 내시경 절개도를 이용해 분리된 암 조직 점막을 절제한다. 박 교수는 “층을 분리하면 벗겨내는 공간이 생겨 천공 가능성이 줄어들고, 점막에서 발생한 암을 더 완전하게 절제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의학 기술의 발달로 내시경으로 섬세한 수술이 가능해지면서, 박리부터 절제, 지혈, 천공 치료까지 모두 가능하다. 내시경 절제는 조기 위암 환자에 있어 가장 안전한 치료법이다. 수술적 절제의 경우, 암이 있는 부분만 도려내는 것이 아니라 위를 구획 별로 크게 자르고, 암세포가 림프절에 있을 위험에 대비 림프절도 모두 절제해야 한다. 내시경 절제술은 이와 달리 위 조직만 제거하기 때문에 장기를 보존할 수 있어 치료 후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다. 또한 전신 마취 없이 수면 상태에서 내시경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수술과 치료효과는 같으면서 흉터가 전혀 남지 않고 수술 후 합병증이 거의 없다. 단기간 입원으로 환자의 시간과 치료비용이 큰 폭으로 절감되는 것도 장점이다. 내시경 절제술은 비교적 안전한 시술이지만, 시술 후에는 일정 기간에 관리가 필요하다. 내시경 절제 부위에는 일시적으로 궤양이 생길 수 있으며, 이로 인한 출혈이나 천공 등의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시술 후에는 의료진의 지시에 따라 약물 치료와 식이 조절 등을 철저히 따라야 한다. 또한 주기적인 내시경 검사를 통해 재발 여부를 지켜보는 것이 중요하다. 위암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맵고 짠 음식, 탄 음식 등 자극적인 식습관을 고쳐야 하며, 술과 담배는 피하는 것이 좋다. 또한 헬리코박터균이 있다면 미리 제균해야 한다. 한국인의 유전적 특성과 위험 발병률을 봤을 때, 헬리코박터균이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크다. 당장 제균하지 않는다고 해서 큰일이 생기지 않지만, 10~20년 헬리코박터균을 갖고 있으면 위축성 위염, 장상피화생 등이 생겨 위암 발병률이 높아진다. 위가 스트레스에 취약한 만큼 스트레스 관리도 중요하다. camila@fnnews.com 강규민 기자
2024-09-20 14:32:10[파이낸셜뉴스] 두경부암 발생 빈도가 흡연과 음주, 구내염, 노화, 바이러스 등 다양한 원인으로 늘고 있다. 먹고, 말하고, 마시는 공간에 발생하는 병으로 장애를 유발하기 쉽지만, 진단과 추적 관찰이 쉬워 조기에 발견해 완치가 가능하다는 특징이 있다. 서울특별시보라매병원 이비인후과 이도영 교수는 "두경부암은 전체 암 발생 중 약 5% 정도 매년 진단되고 있고. 그중에서 특히 인두암과 구강암의 증가율이 높은 편"이라며 "90% 이상의 두경부암 환자는 흡연과 음주 때문에 발생하므로 두경부암 예방을 위해서 음주와 흡연을 하지 않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라고 23일 조언했다. 두경부암은 뇌암이나 안구암을 제외한 머리와 목에 생기는 모든 암을 일컫는다. 두경부 안에 있는 각각의 조직들에 발생하는 암들의 빈도가 낮기 때문에 통칭하여 두경부라고 지칭한다. 두경부암은 암이 어디에 발생하든지 간에 점막이라는 똑같은 세포에서 발생하기 때문에 치료 방법, 병기, 수술 방법, 약물, 방사선 치료 등이 공통적으로 이뤄진다는 특징이 있다. 모든 두경부암의 첫 번째 주요 인자는 술과 담배이며, 특히 구강암의 발생에 큰 영향을 끼친다. 흡연이나 음주는 정상 세포의 돌연변이를 일으키는 물질인 발암물질을 일으킨다. 두경부암은 각각의 조직 구조가 비슷한 세포로 이뤄져 있기 때문에 비슷한 종류의 암을 발생시킨다. 흡연과 음주를 하게 되면, 한 곳에서 발생 비율이 높아지는 게 아니라 대부분의 두경부 영역에서 암의 발생이 높아진다는 특징이 있다. 또한, 경부에 림프절 전이를 하기 떄문에 미용적으로도 치료할 때 문제가 될 뿐만 아니라 기능적인 장애를 초래하기 쉽다. 특히, 조기 진단을 받지 못하고 암이 많이 진행된 경우에는 기능을 살릴 수 없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위암과 폐암 등 다른 암 보다는 두경부암의 진단과 추적 관찰이 쉬운 편이다. 입 안을 육안으로 관찰하거나 간단한 내시경만으로도 대부분 조기 진단이 되며, 추적 관찰도 가능하다. 두경부암이 의심될 경우, 먼저 내시경 검사를 통해 모양을 살펴보고 이후에 조직 검사를 하여 확진을 한다. 확진이 되는 경우 CT나 MRI를 통해 범위를 확인하고 치료에 들어간다. 구강암의 경우는 수술이 일차적이며, 이 외에도 조기에 발견된 암은 하나의 치료 방법으로 단독 치료가 가능하다. camila@fnnews.com 강규민 기자
2024-08-23 11:24:28[파이낸셜뉴스] 자궁내막암은 여성의 월경 주기에 따라 증식과 탈락을 반복하고, 임신 시 착상이 일어나는 자궁 안쪽 내막에서 발생하는 암이다. 과거에는 서구권에서 많이 발생했으나, 최근 국내 발생 빈도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순천향대 부천병원 산부인과 박준식 교수는 “자궁내막암은 여성호르몬 에스트로겐에 대한 과도한 노출로 발생한다"라며 "최근 서구화된 식습관으로 인한 비만 인구 증가와 저출산, 고령 임신 등으로 에스트로겐에 과도하게 노출되는 경우가 많아지면서 자궁내막암이 증가하고 있다”고 20일 밝혔다. 자궁내막암은 에스트로겐의 과도한 자극으로 발생하는 제1형 자궁내막암과 에스트로겐과 관련이 적은 제2형 자궁내막암이 있다. 제1형은 자궁내막암의 대부분을 차지하며, 보통 비정형 자궁내막증으로부터 발생하며 이른 병기에 진단되고 비교적 예후가 좋다. 반면, 제2형은 위축성 내막에서 발생하며 진행이 빠르고 예후가 불량하다. 자궁내막암은 자궁내막의 증식 과정에서 발생하는 유전 변이에 의해 발생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주요 위험 요인은 에스트로겐 대체 요법, 비만, 긴 무배란 주기, 에스트로겐 분비 종양 등이다. 전체 자궁내막암의 약 5%의 환자는 유전성 변이에 의해 발생하며, 50세 이전에 발생하는 특징이 있다. 자궁내막암의 주요 증상은 질출혈이지만, 증상 없이 검진 시 발견되기도 한다. 폐경 후 여성에서의 질 출혈, 폐경 전 여성이라면 월경 과다나 월경 기간 외 부정기 출혈을 겪을 수 있다. 자궁내막암이 의심되는 증상을 가진 여성에서는 자세한 병력 청취를 통해 자궁내막암 위험도를 평가해야 한다. 자궁 내막이 정상 범위보다 두꺼워져 있는 경우 의심하게 되며, 모든 의심 환자는 자궁내막생검과 내자궁경부 긁어냄술 후 조직 검사를 통해 확진할 수 있다. 박 교수는 “치료하지 않고 방치해서 질병이 진행되었을 경우 질 출혈이 심해지고 골반 주위 장기들을 침범해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초기에 진단 및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자궁내막암은 병기에 따라 치료 방법이 다르다. 자궁내막암 1, 2기는 자궁이나 자궁경부만을 침범한 경우로 자궁절제 및 수술 후 재발 위험 인자에 따른 보조적 방사선 치료를 시행한다. 환자가 고령, 비만, 당뇨병, 고혈압 등 기저질환에 의해 수술적 치료가 어려운 경우 선행적으로 방사선 치료가 시행되기도 한다. 그 외 병기 결정을 위해 전자궁절제술, 양측난관난소절제술, 골반·대동맥 림프절절제술, 골반 및 복부 세척 세포검사 등을 시행할 수 있다. 자궁내막암 3, 4기 환자의 경우 1차 치료는 전자궁절제술, 양측 난관-난소 절제술, 골반·대동맥 림프절절제술 등 최대 종양 감축술을 시행한다. 하지만, 영상검사 상 수술이 어려울 정도로 진행한 경우에는 항암화학치료나 방사선치료를 권고하고 있다. 최근 진행성·재발성 자궁내막암 환자의 초기 치료에 면역관문억제제를 포함한 항암화학치료가 개선된 치료 성적을 보여, 면역관문억제제가 포함된 항암치료가 초기 치료로 권고되고 있다. 박 교수는 “국내에서 자궁내막암의 발생은 앞으로도 계속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라며 "자궁내막암은 초기 진단 시 100% 완치가 가능한 질환이므로, 매년 1회의 정기적인 산부인과 검진뿐만 아니라 폐경 후 여성에서 질출혈, 폐경 전 여성의 월경 과다 혹은 부정기 출혈의 증상이 있다면 간과하지 말고 꼭 산부인과 진료를 받아 초기에 정확한 진단과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camila@fnnews.com 강규민 기자
2024-08-20 09:32:55[파이낸셜뉴스] 한쪽 입이 돌아가고, 눈이 잘 감기지 않는 것을 주 증상으로 하는 말초성 안면마비는 한의학에서 눈과 입이 비뚤어졌다고 해서 ‘구안와사’, 차가운 바람을 맞고 생긴다고 해서 ‘와사풍’으로 불린다. 강동경희대한방병원 안면마비센터 남상수·구본혁·김정현 교수팀은 "안면마비는 일반적으로 찬바람이 부는 겨울철에 많이 발생하는 질환으로 알려져 있지만, 냉방기기 사용이 늘어나면서 요즘같은 여름에도 환자가 적지 않게 병원을 찾는다"며 "발병 초기에 한·양방 협진 집중치료로 완치율을 높일 수 있다"고 19일 조언했다. 안면마비는 여름에도 과도한 냉방으로 적지 않게 발생한다. 실내외 온도차가 커지면 면역력 저하가 발생하기 쉬워 안면신경마비를 유발하는 바이러스 감염, 염증 발생 등에 취약해지기 때문이다. 또한 땀을 흘린 채로 갑작스럽게 찬바람을 쐬거나 얼굴 주변에 장시간 직접적으로 바람을 맞는 경우 얼굴에 혈액순환 저하 상태가 유발될 수 있다. 안면마비는 초기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고 신경손상 정도가 심할수록 후유증을 남길 가능성이 높아진다. 안면 비대칭은 물론 구축, 연합운동 등의 2차적 후유증이 영구적으로 남을 수 있다. 초기 치료에 따라 완치율 및 치료 기간이 달라지기 때문에 가급적 빨리 전문적인 집중치료를 받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강동경희대병원 안면마비센터에서는 초기 의대병원과 협진을 통한 입원집중치료로 빠르게 염증을 잡기 위한 스테로이드 치료와 함께 신경손상의 정도를 검사하게 된다. 마비의 중증도에 따라 침, 봉독약침, 전기침, 뜸 등 복합적인 한방치료를 집중적으로 시행해 초기 신경 손상을 최소화하고 신경 기능을 빠르게 회복시켜 회복률과 완치율을 높이고 있다. 안면마비 초기 치료에는 의대병원에서 염증 억제를 위해 약 2주간 스테로이드를 처방한다. 이와 함께 한의에서는 한약치료도 병용하게 된다. 한약과 고용량 스테로이드의 병용치료는 다양한 연구를 통해 그 안전성이 입증됐다. 강동경희대학교병원에서 안면마비 초기 한약과 스테로이드를 병용 치료한 1076명의 입원 환자를 대상으로 치료 전·중·후 3회의 혈액검사를 통해 간손상, 신장손상을 확인한 연구에서도 1076명 중 3명(0.28%)의 환자에서 간수치가 다소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신장 수치 이상을 나타낸 환자는 없었다. 일반적으로 안면마비의 회복기는 발병 후 6개월까지로 알려져 있으며, 시간이 지나면 회복의 속도가 더뎌지고 후유증을 남길 수 있다. 게다가 안면마비는 재발이 가능한 질환이기 때문에 마비의 원활한 회복과 후유증 예방을 위한 지속적인 치료가 무엇보다 중요하며, 재발 방지를 위한 면역력 관리 또한 중요하다. 수년 이상 오래된 안면마비 후유증도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증상을 개선시키는 것이 가능하므로 임상 경험이 풍부한 전문가와 함께 치료계획을 수립해 지속적인 관리를 해야 한다. camila@fnnews.com 강규민 기자
2024-07-19 14:05:34[파이낸셜뉴스] 두 아들을 둔 남성이 암투병 아내를 돌봐, 부인이 완쾌에 이르렀지만 건강을 되찾은 아내는 댄스동회에 나가 불륜을 저지른 사연이 전해졌다. 남편은 내연남을 상대로 어떤 법적 조치를 취할 수 자문을 구했다. 15일 YTN라디오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에는 합의서에 대한 법적 효력을 묻는 사연이 올라왔다. 자신을 두 아들을 둔 결혼 15년 차, 라고 밝힌 A 씨는 "지난해 아내가 갑상선암에 걸리자 간병 휴직을 받아서 지극정성 간병, 완치시켰다"고 했다. 이어 "집과 직장밖에 모르던 아내가 암 투병 과정에서 느낀 바가 있는 듯 '이제부터 내 인생을 즐기겠다'며 댄스 동호회에 가입한 뒤 벌어졌다"고 했다. A 씨는 "아내가 밤늦게 들어오는 날이 늘었고, 1박 2일 워크숍을 핑계로 외박을 해 이상한 느낌이 들어 차량 블랙박스를 돌려봤는데 동호회에서 만난 내연남과 진한 애정 표현, 모텔에 드나드는 장면이 모두 찍혀 있었다"고 했다. 이에 "아내를 추궁하자 아내도 시인하면서 내연남의 전화번호를 알려주더라"며 "그 남성을 만나 '두 번 다시 아내와 만난다면, 한번 만날 때마다 200만 원씩을 위약금으로 지급하겠다'는 합의서를 받아냈다"고 했다. A 씨는 "얼마 뒤 아내가 다시 내연남과 만나는 정황을 포착했다"면서 "아이들을 생각해서 이혼은 하고 싶지 않지만 내연남을 상대로 법적 조치를 하고 싶다"라며 합의서대로 돈을 받아낼 수 있을지 궁금하다고 했다. 사연을 접한 류현주 변호사는 "우리 법은 기본적으로 계약자유의 원칙을 채택하고 있기에 A 씨와 내연남 사이의 합의서는 유효하다"고 설명했다. 또 내연남이 약속대로 위약금을 지불하지 않을 경우에 대해 류 변호사는 "돈을 안 주면 강제로 받아낼 방법이 없어 대부분 소송을 통해 약정금을 청구하고 있다"며 "소송을 통해 합의서를 위반했다는 점을 객관적 증거를 통해 밝히고, 이에 따라 얼마를 지급하라는 판결을 받을 것"을 권했다. 아울러 류 변호사는 "판결이 났는데도 상대가 돈을 지급하지 않는다면 판결문을 가지고 강제집행 절차를 밟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A 씨와 달리 위반할 때마다 '위약금 1억 원씩'이라는 금액을 약정했을 경우에 대해 류 변호사는 "당사자 간 합의한 금액이 부당하게 과다할 경우에는 판사가 적절한 금액으로 감액할 수 있다"며 " 합의서를 작성할 때도 가능하면 법률전문가의 조언을 받아서 합의 내용과 합의금을 정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2024-03-15 08:47:10[파이낸셜뉴스] 중증 코로나19 환자가 바이러스 항원 특이적 T세포치료제 투여로 치료에 성공했다. 이 환자는 발병 후 항바이러스 치료제를 사용해도 코로나바이러스가 장기간 검출되며 폐렴이 지속돼 고통받았다. 치료 방법이 없었던 코로나19 장기감염 환자를 국내에서 개발한 세포치료제로 치료한 첫 사례다. 서울성모병원 감염내과 이래석 교수팀은 ‘사스-코로나바이러스-2’에 장기간 감염된 2명의 환자에게 자가유래 바이러스-특이적 T 세포치료제를 투약 완료했다고 26일 밝혔다. 그중 1명의 환자는 혈액암(림프종)으로 치료 중인 79세 고령 환자로, 코로나19 감염 이후 항바이러스제 처방에도 지속적으로 불응하고 바이러스가 검출됐다. 이후 중증-폐렴으로 이행해 결국 항암치료를 중단했다. 악성림프종과 같은 혈액암, 면역억제제를 복용하는 자가면역 질환, HIV 감염 환자 등을 포함한 면역이 저하된 코로나19 환자들은 항체 생성에 의한 체액성 면역이 제한돼 항바이러스 치료제를 투여해도 바이러스의 복제와 배출을 막을 수 없다. 감염이 장기간 지속되면 중증 폐렴으로 이행돼 결국 사망에 이를 수 있다. 연구팀은 가톨릭대 세포치료제 전문벤처기업 루카스바이오가 생산한 코로나바이러스 다중항원 특이적 T 세포치료제를 사용했다. 환자 자가유래 혈액을 채취한 후 사스-코로나바이러스에 주요 항원으로 알려진 세 가지의 다중항원으로 자극했다. 이를 변이에도 대응 가능한 코로나 항원 특이적인 T 세포치료제를 제조해 2차례에 걸쳐 투약한 것이다. 이후 임상 회복의 객관적 평가를 위해 WHO 코로나 환자평가 순위척도, 증상회복 측정점수, 흉부 CT를 통한 폐렴 회복 정도를 확인하며 평가했다. 그 결과 장기간 감염이 지속됐던 환자 모두 PCR검사에서 음성을 확인했다. 그동안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발생했던 기침, 발열, 호흡곤란 등 임상 증상이 사라져 산소치료도 모두 중단했다. 또 최종적으로 흉부 CT 검사에서 간유리 음영 결절이 사라져 중증 폐렴이 완치된 것을 확인했다. 이 교수는 “치료 방법이 없었던 중증 면역저하자, 기존 치료에 불응하는 난치성 환자, 장기간 지속되는 코로나19 환자를 대상으로 자가유래 면역세포를 이용해 사스-코로나바이러스-2 다중 항원으로 자극해 제작된 세포치료제를 투여해 치료한 국내 최초 성과”라고 전했다. camila@fnnews.com 강규민 기자
2024-02-26 10:10:15[파이낸셜뉴스] 망막모세포종 완치환자는 이차종양으로 골육종 발병위험이 높아 증상이 없더라도 연 1회 골 스캔 검사를 해야 한다. 망막에 생기는 악성종양인 망막모세포종은 소아의 안구에서 가장 흔하게 발생해 소아 망막암으로 불린다. 종양 때문에 동공이 하얗게 보이는 백색동공이 주요증상이고 시력이 떨어져 사시가 생기거나, 안구통증과 돌출이 나타나기도 한다. 다행히 항암제 투여, 국소 수술, 방사선 치료 등을 병행하면 완치율은 90%로 높은 편이다. 망막모세포종 완치환자에게 발생하는 이차 악성종양 중에서는 골육종이 가장 흔하다. 골육종은 뼈나 연부조직에서 발생하는 암으로 한 해 국내에서 발생하는 환자는 평균 200명이 채 안될 정도로 희소하다. 하지만 망막모세포종 완치환자 중 약 7%는 이차종양으로 골육종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분당서울대병원 정형외과 김용성 교수팀은 망막모세포종 완치 후 발생한 골육종의 임상적 특징, 생존율, 핵의학적 골 스캔 검사의 유용성 등을 알아보기 위해 지난 2000년부터 2019년까지 망막모세포종으로 치료받은 540명의 환자 중 골육종이 발생해 치료받은 12명(14건)를 후향적으로 분석했다고 19일 밝혔다. 그 결과 대퇴골의 끝부분에서 흔히 발생하는 골육종과는 달리, 망막모세포종 환자에게서 발생하는 골육종의 경우 대퇴골의 몸통(골간부)에 발생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또 골육종 진단 시 중간 연령은 9세(5세~15세)였고, 망막모세포종 진단에서 골육종 진단까지 간격은 평균 8년 내외인 것으로 나타났다. 골육종 수술 후 국소 재발은 없었고, 골육종 진단 후 5년 생존율은 86%로 통상적인 골육종 치료성적과 비슷했다. 조사대상인 14건의 종양 모두 망막모세포종 치료 후 정기적인 감시를 위해 매년 실시한 골 스캔 검사를 통해 발견됐다. 이 중 10케이스는 환자가 통증을 호소했지만, 4명의 환자는 골 스캔에서 이상이 발견됐음에도 특별한 증상이 없었다. 김 교수는 “망막모세포종 완치 후 이차종양으로 발생하는 골육종에 대해서는 지금껏 연구가 이뤄진 바가 거의 없었다”며 “망막모세포종 환자에게 발생한 골육종의 예후가 나쁘다고 알려져 있었으나 일반적인 골육종과 다르지 않음을 처음으로 보고했고, 망막모세포종 생존자의 정기검사에 뼈 스캔 검사가 반드시 필요함을 확인한 것에 연구의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camila@fnnews.com 강규민 기자
2024-02-19 09:18:03[파이낸셜뉴스] 소이증은 선천적으로 귀의 크기가 정상보다 작거나 형태가 없어 귀 모양이 제대로 형성되지 않은 질환이다. 태아가 자라면서 귀의 생성점 부위에 이상이 생겨 발생하는 안면 기형 질환으로 신생아 7000~8000명 중 1명 정도의 유병률을 보인다. 고대안암병원 성형외과 박호진 교수는 "소이증에는 다양한 수술 방법이 있으나 가슴 연골을 떼어 귀 모양으로 조각하고 결손 부위에 이식해 귀를 만들어 주는 방법이 보편적으로 활용된다"며 "수술은 총 2~3회로 나눠 진행되며, 연골이 귀 모양을 만들 수 있을 정도로 성장했을 때 수술이 권장된고 완치까지는 1년 반 정도의 기간이 소요된다"라고 24일 설명했다. 박 교수는 고대안암병원 귀 성형센터에서 치료를 받은 10세에서 16세 사이의 반안면 왜소증 동반 소이증 환자 47명을 분석했다. 연구결과 반안면 왜소증을 동반한 소이증 환자 61.7%가 측두두정근막 혈관에 변이가 있으며, 하악이 발달하지 않을수록 혈관 변이가 생길 확률이 높다는 것을 확인했다. 또 정상 혈관이 측두두정근막에 혈류를 공급할 때 외경동맥에서 시작되는 것과 달리 변이된 혈관은 후이개 동맥에서 시작된다는 것을 밝혔다. 박 교수는 “측두두정근막은 귀 재건 수술 시 피부 이식에 사용되는 조직으로 혈관 변이가 생기면 수술 중 혈관 손상의 위험을 높일 수 있어 유의해야 한다”며 “반안면 왜소증이 동반된 소이증 환자는 귀 재건술 중 혈관이 다치는 경우가 많아 수술에 어려움이 있었는데, 이번 연구를 통해 소이증 환자들이 보다 안전하고 성공적으로 수술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청력 손실이 있다면 청각재건수술과 재활을 병행한 치료가 필요하다. 외이도 성형술을 통해 막힌 외이도를 열거나, 골전도 보청기 이식술로 뼈로 소리의 진동을 전달해 들을 수 있다. 환자의 상태에 따라 적합한 수술법이 선택되며, 지속적인 청각 재활을 통해 청력을 개선해야 한다. camila@fnnews.com 강규민 기자
2024-01-24 09:29:16[파이낸셜뉴스] 차 의과학대학교 강남차병원 소화기병센터 조주영 교수팀은 식도무이완증을 내시경으로 치료하는 '포엠(POEM)' 시술을 12년간 420건 이상 시행하며 안정성을 확인했다고 10일 전했다. 이는 국내에서 최장 기간, 최다 시술에 해당한다. 식도 무이완증은 음식을 삼킬 때 정상적인 식도 운동이 일어나지 않아 음식물이 식도에 고이면서 가슴 답답함을 유발하는 질환으로, 10만명당 1명에게 발생한다. 약물치료, 보톡스주입법, 내시경 풍선확장술, 외과적인 시술 치료를 하고 있지만 약물치료는 효과가 떨어지고, 보톡스주입법은 치료효과가 일시적이다. 내시경 풍선확장술의 경우 재발이 잦고 완치를 기대하기는 힘들며, 외과적 시술이 유일하게 완치를 기대할 수 있는 치료법이지만 시술 합병증, 역류성식도염, 체외 흉터 등이 단점으로 지적돼 왔다. 식도무이완증의 최신 치료법인 ‘포엠’은 내시경을 이용해 1~2시간 시술로 식도의 근육을 선택적으로 절개하기 때문에 흉터 등 외과적 상처가 남지 않는다. 입원과 회복기간이 짧고 역류성식도염과 같은 부작용이 적으며 다른 외과적 치료와 달리 완치를 기대할 수 있다. 치료 성적도 탁월해 세계적인 학술지에 포엠 시술의 연구결과가 많이 소개되는 등 외국에서는 보편화된 시술이다. 포엠시술은 시술자가 배우는 데 오랜 시간이 필요할 만큼 시술이 어렵다. 시술과 관련된 합병증의 우려도 있어 이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여러 상황에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매우 숙련된 시술자가 진행해야해, 이를 시행할 수 있는 병원은 국내에 많지 않다. 강남차병원 조주영 교수팀이 12년간 시행해온 420건 이상의 시술에서 다시 포엠시술을 시행해야 하는 재발 케이스와 포엠시술 후 보톡스나 풍선확장술과 같이 간단한 추가적인 시술이 필요했던 경우는 각각 1.9% 에 불과하다. 이는 해외 연구의 9.8% 보다 현저히 낮은 수치로 시술에 대한 높은 완성도와 만족도를 의미한다. 강남차병원 조주영 소화기병센터장은 “식도무이완증이 장기화되거나 질병의 경과가 좋지 않아 치료가 매우 어려운 케이스도 포엠시술로 치료하며 안정성을 입증했고, 오랜기간 많은 케이스를 경험하며 내시경적 치료의 효과도 증명했다”고 말했다. camila@fnnews.com 강규민 기자
2023-11-10 09:02:06[파이낸셜뉴스] 난치성 질환인 급성기 만성골수성백혈병 환자를 위한 새로운 치료의 길이 열렸다. 의정부을지대병원 혈액암센터 김동욱 교수·연세대 생화학과 박현우 교수 연구팀은 3년간 공동으로 진행한 연구에서 만성골수성백혈병(CML) 세포가 'BCR-ABL1 표적항암제'를 통해 약물 내성을 획득하는 신규 분자 기전을 규명했다고 7일 밝혔다. 급성기 만성골수성백혈병 환자를 위한 새로운 치료법을 찾은 것이다. 만성골수성백혈병의 원인 유전자는 9번과 21번 염색체의 전좌로 생겨난 BCR-ABL1 유전자로 그 악성도에 따라 만성기와 급성기로 구분된다. 2001년에 미국 FDA 승인을 받은 1세대 BCR-ABL1 표적항암제 이매티닙(글리벡)은 지속해서 투약할 경우 일부 환자에서 돌연변이가 발생해 급성기 진행 및 약물 내성 획득의 문제가 발생했다. 이에 닐로티닙, 라도티닙, 다사티닙, 포나티닙, 애시미닙 등 2세대, 3세대, 4세대 표적항암제까지 개발됐지만, 여전히 급성기로 진행되거나 약물 내성이 생겨 사망하는 환자가 발생하고 있다. 연구팀은 표적항암제 치료에 실패해 급성기로 진행한 만성골수성백혈병 환자의 세포 증식이 급성골수성백혈병과 유사한 특징에 착안해, 이를 토대로 FLT3와 같은 급성골수성백혈병의 대표적인 원인 유전자들의 발현을 조사했다. 일반적으로 예후가 좋지 않은 급성기 단계 환자 검체는 수집이 어려워 이를 활용한 연구는 극히 힘들지만, 의정부을지대병원 혈액암센터가 만성기 및 급성기 진행시 수집한 인체유래물 검체와 임상정보를 활용해 차별화된 특성을 가진 코호트를 선별해 실험을 진행했다. 우선 만성기와 급성기 만성골수성백혈병 환자의 FLT3 세포막 수용체 발현양을 비교해 본 결과, 만성기에서는 전혀 발현하지 않았던 FLT3 세포막 수용체가 급성기 환자의 절반 이상에서 증가해 있음을 확인했다. 이를 통해 최근 급성골수성백혈병 환자 치료에 사용되기 시작한 FLT3 저해제를 만성골수성백혈병 환자의 약물 내성 치료제로 사용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최초로 파악했다. 연구팀은 혈액암 환자 검체 및 동물실험을 통해 새롭게 고안된 복합 항암요법인 BCR-ABL1 억제제와 FLT3 억제제를 병용해 사용하면 혈액암 세포의 약물 민감성이 증가해 현재 알려진 모든 티로신키나제억제제(TKI)의 약물 내성을 극복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특히 만성기에 FLT3 저해제를 사용하면 앞으로 나타날 약물 내성을 미리 예방할 수 있음도 확인했다. 아울러 3세대 BCR-ABL1 저해제인 포나티닙이 BCR-ABL1 뿐만 아니라 FLT3를 동시에 공략하는 화합물임에 주목했다. 기존에 사용하던 BCR-ABL1 저해제 이매티닙, 라도티닙, 닐로티닙, 다사티닙과 FLT3 억제제의 병용요법을 통한 약물 내성 억제 효과가 포나티닙의 경우 단일 투여만으로도 동일한 효능이 발휘됐다. 결과적으로 급성기 만성골수성백혈병 환자의 치료약물로 사용되는 포나티닙이 FLT3에 의해 유발되는 표적항암제 내성도 극복함으로써 이를 치료 또는 예방용으로 사용할 수 있음도 최초로 밝힌 것이다. 이와 함께 향후 FLT3 억제제로 개발 중인 신약들도 BCR-ABL1 억제제의 약물 내성 억제 효능을 함께 시험하게 될 것으로 예상돼 이 분야 연구의 새로운 전환기를 이끌 것으로 기대된다. 이러한 연구 결과를 토대로 연구팀은 국내외 특허출원·등록, 기술이전 등의 중개연구 및 산업화를 성공적으로 진행하며 만성골수성백혈병 환자의 약물 내성 억제를 위한 FLT3-TAZ 신호전달체계 제어 원천기술을 확보했다. 박 교수는 “이번 연구는 예후가 나쁜 급성기 만성골수성백혈병 환자들을 위해 FLT3를 통한 새로운 항암 치료 및 진단 전략을 세계 최초로 정립한 것”이라며 “앞으로 FLT3의 유전자 및 단백질 서열을 활용한 신규 바이오 진단 마커 및 차세대 혈액암 치료제 개발에 크게 기여할 것”라고 전했다. 의정부을지대학교병원 김동욱 교수는 “항암제를 일평생 복용해야 하는 만성골수성백혈병 환자들 중 항암제 내성이 생기거나 급격히 급성기로 전환되며 치료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도 많다”며 “이번 연구로 내성 예방을 위한 새로운 치료법이 제시돼 백혈병 ‘완치’의 길이 더 가까워질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camila@fnnews.com 강규민 기자
2023-11-07 11:24: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