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로움과 고립은 누구에게나 찾아올 수 있다. 서울시는 시정역량을 총동원해 시민 누구나 외로움·고립을 느끼지 않는, 모두가 행복한 도시를 만들고자 한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최근 '외로움 없는 서울'을 선언했다. 일상에 만연한 외로움·고립·은둔 문제를 서울시 차원에서 종합적·체계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첫 시도로 이른바 '외없서 프로젝트'다. 정상훈 서울시 복지실장(사진)을 만나 추진 배경과 주요 핵심사업에 대해 이야기를 들어봤다. 정 실장은 10월 31일 "서울 1인 가구가 전체 가구의 40%에 육박하고, 1인 가구 10명 중 6명이 외로움을 호소하는 현실 속에서 우리 사회가 공동으로 외로움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며 "영국은 2018년 외로움 차관을 임명하고, 일본 역시 2021년 고독고립대책실을 설치해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시가 이번 정책 수립에 가장 공들인 부분은 다양한 실·본부·국과의 유기적인 협업체계 구축이다. 지난 7월에는 돌봄고독정책관을 전국 최초로 신설했다. 정 실장은 "범부서적 협업체계를 바탕으로 기존 고독사 예방 정책을 뛰어넘어 외로움 예방부터 재고립·재은둔 방지까지 포괄적, 입체적으로 접근했다"고 설명했다. '외없서'는 함께·연결·소통을 키워드로 7대 핵심과제로 구성했으며, 5년간 4513억원을 투입한다. 서울시는 '똑똑 24', '365 서울 챌린지', '서울연결처방'을 대표사업으로 꼽았다. 정 실장은 "외로움 대응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외로움을 느끼는 시민이 필요할 때 언제든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시스템 구축"이라며 "'똑똑 24'는 다산콜센터 120과 연계해 손쉽게 이용 가능한 24시간 상담창구로, 다양한 협업기관으로 연계할 뿐 아니라 필요 시 현장 방문이나 위기 개입도 가능하도록 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 외에도 오프라인 상담창구인 '서울마음편의점'도 추진한다. 외롭고 고립된 시민 누구나 방문해 '서울라면'을 매개로 이야기를 나누면서 고립감을 덜어주고자 마련한 곳이다. 서울시민의 일상 속 재미와 활력을 되찾아줄 '365 서울 챌린지'는 서울 곳곳의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엮어 시민들이 외로움과 고립을 스스로 예방할 수 있도록 돕는 참여형 프로그램이다. 고립·은둔 상태에 있는 시민들을 적극적으로 발굴해 맞춤형 치유방안을 제시하는 '서울연결처방'도 추진한다. 이설영 기자
2024-10-31 18:09:51오세훈 서울시장이 서울을 '외로움 없는 도시'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고독사 예방을 넘어 재고립·재은둔을 막는 체계적인 지원을 도입해 시민들의 행복 수준을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365일 24시간 운영되는 콜센터를 설치하고, 시민이라면 누구나 방문해 소통할 수 있는 '마음 편의점'을 운영한다. 오 시장은 21일 서울시청에서 브리핑을 열고 외로움·고립은둔 문제 해결을 위한 종합대책 '외로움 없는 서울'을 발표했다. 그는 "서울시 전체가 대책 추진을 위해 역량을 결집하겠다"고 말했다. 또 "외로움과 고립 문제는 모든 부서가 협업체계를 구축하고 종합적·입체적으로 접근하지 않으면 정책 목표를 달성하는 게 불가능하다"며 "'외로움 없는 서울'을 만들기 위해 시정 역량을 총동원하고 예방부터 치유, 사회 복귀, 재고립 방지까지 촘촘하게 관리하겠다"고 강조했다. '외로움 없는 서울'은 △함께 잇다 △연결 잇다 △소통 잇다의 3대 전략과 7대 핵심과제로 구성됐다. 이 프로젝트는 7월 신설된 돌봄고독정책관이 총괄기획하며 시는 여기에 총 4513억원을 투입한다. 서울시는 '함께 잇다' 전략으로 외로움을 느끼는 시민이 언제 어디서나 도움을 요청하고 상담할 수 있는 온·오프라인 플랫폼 '똑똑 24 플랫폼'을 구축한다. '외로움 안녕 120'은 24시간 365일 운영되는 외로움 전담 콜센터로 내년 4월부터 시작한다. 120다산콜로 전화를 건 뒤 특정번호를 누르면 외로움 전담 상담원에게 바로 연결된다. '서울마음편의점'도 내년 4개소 시범운영된다. 또 서울시민의 몸·마음 건강을 돌보는 '전 시민 마음투자사업', '중장년 건강동행밥상', '어르신 건강장수센터'도 추진한다. 권역별 어르신 건강장수센터는 2030년까지 100개소로 확대된다. '연결 잇다' 전략은 고립·은둔 상태 시민을 적극 발굴해 맞춤형으로 지원, 이들이 다시 사회와 연결되도록 단계별 지원체계를 가동한다. 시는 강화된 고립은둔 가구 상시 발굴체계를 가동하고, 편의점이나 빨래방 등 생활 밀착업종을 고립가구 지원 신청 접점으로 활용한다. '소통 잇다' 전략은 시민들이 더 자연스럽게 연결되고 소통할 수 있도록 서울의 다양한 장소를 열린 공간으로 조성한다. 시는 '하트웨어' 개념을 도입해 공간매력지수로 지역의 '공간연결성'을 평가, 도시개발·정비 시 연결 기능을 강화한다. 외로움·고립은둔에 대한 인식 개선과 공감대 형성을 위한 '외로움 없는 주간'도 운영한다. 외로움 토크콘서트 등 시민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행사를 기획하고 고립·은둔 경험이 있는 유명 인플루언서가 응원·격려하는 캠페인도 펼친다. 오 시장은 "서울시는 외로움 문제에 선제 대응하기 위해 지난해 '돌봄고독정책관'을 신설했고 관련 모든 부서들이 협력하는 체계를 마련했다"며 "오늘 발표한 정책이 높은 자살률이나 우울감에 관한 물음에 대한 가장 실효적인 답변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banaffle@fnnews.com 윤홍집 기자
2024-10-21 18:12:09[파이낸셜뉴스] 오세훈 서울시장이 서울을 '외로움 없는 도시'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고독사 예방을 넘어 재고립·재은둔을 막는 체계적인 지원을 도입해 시민들의 행복 수준을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365일 24시간 운영되는 콜센터를 설치하고, 시민이라면 누구나 방문해 소통할 수 있는 '마음 편의점'을 운영한다. 오 시장은 21일 서울시청에서 브리핑을 열고 외로움·고립은둔 문제 해결을 위한 종합대책 '외로움 없는 서울'을 발표했다. 그는 "서울시 전체가 대책 추진을 위해 역량을 결집하겠다"고 말했다. 또 "외로움과 고립 문제는 모든 부서가 협업체계를 구축하고 종합적·입체적으로 접근하지 않으면 정책 목표를 달성하는 게 불가능하다"며 "'외로움 없는 서울'을 만들기 위해 시정 역량을 총동원하고 예방부터 치유, 사회 복귀, 재고립 방지까지 촘촘하게 관리하겠다"고 강조했다. '외로움 없는 서울'은 △함께 잇다 △연결 잇다 △소통 잇다의 3대 전략과 7대 핵심과제로 구성됐다. 이 프로젝트는 7월 신설된 돌봄고독정책관이 총괄기획하며 시는 여기에 총 4513억원을 투입한다. 서울시는 '함께 잇다' 전략으로 외로움을 느끼는 시민이 언제 어디서나 도움을 요청하고 상담할 수 있는 온·오프라인 플랫폼 '똑똑 24 플랫폼'을 구축한다. '외로움 안녕 120'은 24시간 365일 운영되는 외로움 전담 콜센터로 내년 4월부터 시작한다. 120다산콜로 전화를 건 뒤 특정번호를 누르면 외로움 전담 상담원에게 바로 연결된다. '서울마음편의점'도 내년 4개소 시범운영된다. 또 서울시민의 몸·마음 건강을 돌보는 '전 시민 마음투자사업', '중장년 건강동행밥상', '어르신 건강장수센터'도 추진한다. 권역별 어르신 건강장수센터는 2030년까지 100개소로 확대된다. '연결 잇다' 전략은 고립·은둔 상태 시민을 적극 발굴해 맞춤형으로 지원, 이들이 다시 사회와 연결되도록 단계별 지원체계를 가동한다. 시는 강화된 고립은둔 가구 상시 발굴체계를 가동하고, 편의점이나 빨래방 등 생활 밀착업종을 고립가구 지원 신청 접점으로 활용한다. '소통 잇다' 전략은 시민들이 더 자연스럽게 연결되고 소통할 수 있도록 서울의 다양한 장소를 열린 공간으로 조성한다. 시는 '하트웨어' 개념을 도입해 공간매력지수로 지역의 '공간연결성'을 평가, 도시개발·정비 시 연결 기능을 강화한다. 외로움·고립은둔에 대한 인식 개선과 공감대 형성을 위한 '외로움 없는 주간'도 운영한다. 외로움 토크콘서트 등 시민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행사를 기획하고 고립·은둔 경험이 있는 유명 인플루언서가 응원·격려하는 캠페인도 펼친다. 오 시장은 "서울시는 외로움 문제에 선제 대응하기 위해 지난해 '돌봄고독정책관'을 신설했고 관련 모든 부서들이 협력하는 체계를 마련했다"며 "오늘 발표한 정책이 높은 자살률이나 우울감에 관한 물음에 대한 가장 실효적인 답변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banaffle@fnnews.com 윤홍집 기자
2024-10-21 14:45:48[파이낸셜뉴스] 서울시가 우울감이나 불안감을 느끼는 시민들에게 다양한 해법을 제시하는 '연중무휴' 콜센터를 마련한다. 365일 24시간 운영되는 이 콜센터는 세대별, 상황별 고립은둔 특성을 정확하게 진단한 뒤 맞춤형 처방을 연결해준다. 시민이라면 누구나 방문해 소통할 수 있는 '마음 편의점'도 시범 운영한다 외로움·고립은둔 대책 위해 4513억원 투입 서울시는 외로움·고립은둔 문제 해결을 위한 종합대책 '외로움 없는 서울'을 21일 발표했다. 고독사·외로움 예방부터 재고립·재은둔까지 막는 체계적인 지원을 통해 서울시민이라면 누구도 외롭지 않은 도시를 만들겠다는 설명이다. '외로움 없는 서울'은 △함께 잇다 △연결 잇다 △소통 잇다의 3대 전략과 △똑똑 24 △몸·마음 챙김 △365 서울챌린지 △고립은둔가구 발굴·진단 △서울연결처방 △하트웨어 조성 △공감×연대 서울 등 7대 핵심과제로 구성된다. 이번 프로젝트는 7월 신설된 돌봄고독정책관이 총괄기획하며 시는 여기에 총 4513억원을 투입한다. 먼저 서울시는 '함께 잇다'를 통해 외로움을 느끼는 시민은 누구나, 언제 어디서나 도움을 요청하고 상담할 수 있는 온·오프라인 플랫폼 '똑똑 24 플랫폼'을 구축한다. 핵심 플랫폼 '외로움 안녕 120'은 24시간 365일 운영되는 외로움 전담 콜센터로 내년 4월부터 시작한다. 120다산콜로 전화를 건 뒤 특정번호를 누르면 외로움 전담 상담원에게 바로 연결된다. 전담 상담원은 1차 기초상담을 실시하고 필요 시 다양한 협업기관으로 연결해 추가지원을 받을 수 있다. 외로움이나 고립감을 느끼는 시민 누구나 편안하게 방문할 수 있는 '서울마음편의점'도 내년 4개소 시범운영된다. 또한 외로움을 예방하고 적극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서울시민의 몸·마음 건강을 돌보는 ‘전 시민 마음투자사업’, ‘중장년 건강동행밥상’, ‘어르신 건강장수센터’도 추진한다. 권역별 어르신의 건강한 노후를 책임질 건강장수센터는 2030년까지 100개소를 확대 설치한다. 중장년 1인 가구를 위한 '건강동행밥상'도 확대해 균형 잡힌 식사를 제공하고 소셜 다이닝 등 사회적 관계망 형성을 통해 정서적 안정을 살핀다. 고립·은둔 시민 발굴해 '맞춤형' 지원 두번째 전략 '연결 잇다'는 고립과 은둔 상태에 있는 시민들을 적극적으로 발굴해 맞춤형으로 지원, 이들이 다시 사회와 연결될 수 있도록 단계별로 촘촘한 지원체계를 가동하는 게 핵심이다. 이를 위해 시는 강화된 고립은둔 가구 상시 발굴체계를 가동한다. 가스·전기 등 위기 정보(46종)와 각종 행정정보를 연계해 선제적으로 찾아낸다. 고립생활 특성상 자주 이용하는 편의점이나 빨래방 등 생활 밀착업종을 고립가구 지원 신청 접점으로 활용한다. 다양한 경로로 찾아낸 가구에는 초기상담을 하고 특성 진단 후 맞춤형 '서울연결처방'을 연계한다. 일회성이 아닌 청년-중장년-어르신에 맞는 생애주기별 처방도 마련한다. 세 번째 전략 '소통 잇다'는 시민들이 더 자연스럽게 연결되고 소통할 수 있도록 서울의 다양한 장소를 열린 공간으로 조성하는 내용이다. 시는 사람과 사람, 사람과 자연, 사람과 이벤트를 잇는 일명 '하트웨어' 개념을 도입한다. 공간매력지수를 활용해 지역의 '공간연결성'을 평가, 도시개발·정비 시 연결 기능을 한층 더 강화한다. 외로움·고립은둔에 대한 인식 개선과 공감대 형성을 위한 '외로움 없는 주간'도 운영한다. 외로움 토크콘서트 등 시민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행사를 기획하고 고립·은둔 경험이 있는 유명 인플루언서가 응원·격려하는 캠페인도 펼친다. 오세훈 시장은 "외로움과 고립은 사회가 함께 해결해야 할 숙제"라며 "'외로움 없는 서울'을 만들기 위해 시정역량을 총동원하고 예방부터 치유, 사회 복귀, 재고립 방지까지 촘촘하게 관리하겠다"고 말했다. banaffle@fnnews.com 윤홍집 기자
2024-10-21 10:25:15[파이낸셜뉴스] 중장년층의 '트통령'(트롯대통령) 임영웅! 그의 노래에서 외로움을 보상받고, 그의 존재감에서 희열을 느낀다. 낮은 톤과 진한 감성이 녹아든 임영웅의 노래를 듣다보면 한 편의 감동적인 서사적 드라마나 영화를 보는 느낌을 받는다. 그 만큼 그의 노래에는 감성이 있고, 힘이 있고, 절절한 인생이 녹아 있다. 전세계를 감동의 도가니로 만든 K팝의 위력은 분명 우리가 배출한 아이돌 그룹에서 비롯됐다. 방탄소년탄을 비롯해 뉴진스, 블랙핑크 등 내로라하는 K-팝 그룹의 전성기는 전 세계의 음악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우리 한국 전통가요인 트롯분야에도 아이돌 그룹 못지않은 혜성이 등장했다. 바로 임영웅이다. 그렇다고 단순한 '뽕짝'이 아니다. 우리네 한이 서린 뽕필에 서정적 감성과 진한 여운의 자락이 올라탄 게 바로 임영웅의 노래다. 최근 중장년층의 계절이라 할 수 있는 단풍철을 맞아 신간 '영웅앓이-트롯아! 너 심리를 아니?'(이하 영웅앓이)가 세상에 나왔다. 출판사 박영스토리가 심리학자 김은주와 함께 펼쳐 신간 '영웅앓이'는 굴곡진 인생을 씩씩하게 견뎌온 5060세대의 중년을 타켓으로 한다. 가족을 위해 헌신하며 살아온 그녀들의 삶을 위로하고, 소녀의 수줍은 감성을 되살리게 해주는 이 책은 트로트 광풍의 현상을 심리학적, 사회학적 현상으로 분석하고 있다. '영웅앓이'는 트롯이 핫한 이유와 팬덤의 사회적 심리, 임영웅의 노래를 통한 중년의 심리 해석, 인생이라는 카페에서 본 트롯에 대한 심리학자의 잔소리 등 총 3개의 파트로 구성되어 있다고 출판사측은 설명한다. 저자 김은주 박사는 “부모의 병치레, 남편 뒷바라지, 자녀 양육 등으로 자신의 인생을 가족에게 저당잡혀 살아온 우리 시대의 중년들을 생각하며 책을 쓰게 되었다”며 “중년 스스로 자신의 삶을 찾아가는데, 지금도 늦지 않았다는 메시지를 주고, 그 험난한 여정에 큰 위로와 힘이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감수는 언론계의 마당발이자, 기자 출신인 김창권씨가 맡았다. '영웅앓이'는 임영웅이라는 가수에 의해 불 지펴진 트롯 열풍을 주로 다루고 있지만, 실제로는 현재 중년이 겪는 심리적 갈등, 중년의 현 사회적 위치, 노년과 죽음에 대한 두려움 등 그들의 정서를 세심하고 정밀하게 다루고 있다. 지금 ‘가을을 타는’ 중년들이 있다면, '영웅앓이'를 통해 자신의 마음을 살피고 스스로 도닥이는데 도움이 받기를 권해 본다. stand@fnnews.com 서지윤 기자
2023-11-05 14:36:02우리 동네에는 300년이 넘은 보호수가 있다. 산책길에 몇 마디 인사를 건네는 일은 일상이다. 그는 늘 80살의 내게 "아가야!"라고 부른다. 나는 선생이라 부른다. 호칭은 선생이지만 이미 몸은 상할 대로 상해 껍질은 투박하여 쪼개지고, 속은 시멘트로 채워져 있다. 그런 몸으로 봄이면 시퍼런 잎들과 그늘을 만들어 낸다. 그의 호칭은 다시 '투지'가 되고, 나는 스스로 격상되어 투지의 제자가 된다. 그러나 내가 날 부르는 정직한 호칭은 보통 여자다. 우리 동네 300년 넘은 보호수 찾아갈 때마다 투정하는 나에게 "그래 그것뿐이야? 그럼 됐어" 바람 불어 내 어깨를 토닥여준다 이 투지의 스승에게 나는 많은 말을 한다. 요즘 잘 안 풀리는 이야기, 그나마 이 정도는 행운이라는 이야기, 속이 터질 듯하다가 겨우 넘겼다는 이야기와 무능에 대해서, 과한 욕망에 대하여. 때론 어떤 친구 욕도 하고, 어떤 남자 흉도 보면 그 스승은 대답한다. "그래 겨우 그것뿐이야? 터지다가 견디었으면 너는 잘살고 있는 거야. 수백 번 터진 사람도 많아. 아가야, 너는 지금 산책 중이잖아. 그럼 됐어. 됐다니까." "나는 힘든데 왜 내 마음은 몰라주세요." 하면 그는 바람을 불러 내 어깨를 토닥거려 준다. 심심하다고 했고 고독하다고 말하였으나 외로움이란 말은 발음하지 않았다. 움직이면 외로움의 은빛 날에 내 몸이 베인다. 그 무게는 없는 듯 안으로 감당하며 살아간다. 외로움은 생명의 그늘인가. 누구도 제외되는 법이 없는가. 외로움은 가는 비처럼 오기도 하고, 구름처럼 누르기도 하고, 때론 천둥처럼 소름이 돋게도 한다. 외로움은 온 몸을 조여 통증까지 느끼게 할 때도 있다. 스스로 그 날에 베이지 않으려고 꼭 하지 않아도 되는 말을 친구에게 전화를 걸어 한다. 아니면 혼자 노래를 부르기도 한다. 영국인 사진작가 마이클 케나의 흑백사진은 거의 모두 홀로 선 나무들이다. 눈밭, 벌판, 절벽에 홀로 서서 자연의 골수 깊은 고통을 견디며 지극히 차가운 아름다움을 연출해 낸다. 외로움이 아름다움으로, 빛으로, 예술의 극치로 변화하는 것은 나무 내면의 고통이 승화된 결과일 것이다. 그 나무들이 정겹다. 거부하지 않고 온전히 받아들이며 묵언수행과 간절한 기도로 오직 자신의 길을 가는 나무와 겨누면 인간의 외로움이란 간지럼 수준에도 도달하지 못할지 모른다. 이 시대의 외로움은 반드시 홀로에서 오는 것만은 아니다. 배는 부른데 마음은 굶주리는 정신적 허기가 핵심이다. 소망이 빗나가고 관계는 무너지고 자신은 시선 밖에 머문다고 생각될 때 우울은 깊어지고, 외로움은 질병 수준으로 추락한다. 문제는 그런 문제가 없는 사람에게도 허기는 있다. 인간 삶이란 미끄럼틀이 아니다. 잘 흘려 내리는 것이 아니더라. 걸림돌에 자주 넘어진다. 삶은 엘리베이터가 없다. 아픈 두 다리로 아득한 층계를 스스로 오르지 않으면 도달하지 못한다. 우리는 다 다리가 아프다. 여자만이 아니다. 우리나라에선 남자들은 울어선 안 된다고 가르쳤다. "사나이의 눈물은 패배"라고 우겼던 것이다. 그렇게 견디다가 결혼을 하고 울적할 때 그 외로움을 아내에게 위로받을 수 있을까. 가장(家長)으로 더욱 울어서는 안 되는 입장으로 위치 격상되어 있는 남자들은 사실 늘 마음이 허기져 있다. 평범한 여성에게도, 뛰어난 유대감과 사회성을 가져 '독종'이라 불리는 여자에게도 과다한 외로움이 존재한다. 이 외로움의 걸림돌을 디딤돌로 만들지 않으면 우리는 캄캄한 어둠을 피할 수가 없다. 사람 내부에 외로움이 하나의 장기처럼 자리잡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외로움은 하루에 담배 15개를 피우는 것과 같다고 한다. 세계는 이 외로움을 철거하려는 정치적 여론까지 확산되고 있다. 2018년 영국은 최초로 외로움담당장관을 뽑았다. 트레이시 크라우치다. 2021년 일본도 고독장관을 임명했다. 개인의 외로움 문제를 정부 차원에서 돕겠다는 의지일 것이다. 그러나 개인의 외로움을 질병 차원을 뛰어넘어 새로운 의욕으로 끌어올리는 일은 작은 지원이 아니라 대화일 것이다. 소통 그리고 자존감이다. 할 수 없는 일로 고민하지 말고 이 순간 할 수 있는 일을 할 때 외로움이라는 심장은 다스려진다 결국 내가 나를 대접하는 게 '삶' 가장 어두운 순간에도 아름다운 걸 포착하는 능력, 그래서 상처를 새로운 의미로 부여하며 자신을 추스를 수 있는 힘. '나는 잘못되고 있다는 고독의 경고음'을 물리칠 수 있는 것은 사람과 관계에 있다고 생각된다. 자신의 둘레를 정확하게 이해해서 조금도 과다하지 않게 자신을 만들어 가는 일이다. 외로움을 인정하는 일이다. 외로움을 녹이는 위로는 어디에도 없는 것이다. 외로움의 땅이 넓어지면 투시의 눈이 멀고 감각의 촉매가 둔해진다. 외로움이 작아지고 힘을 얻으며 의욕이 팽창하게 하는 것은 결국 자신이다. 자기가 자신을 대접하는 일이 소득이게 하는 …. 할 수 없는 일을 고민하지 말고 할 수 있는 일을 조금씩 하게 되면 할 수 없는 일도 하게 되지 않을까. 내가 무엇이라도 일을 할 때 운명의 지배를 덜 받는다는 생각을 나는 너무나 오래 해왔었다. 외로움은 이상현상이 아니다. 부끄러운 것도 아니다. 자연현상과 같이 꽃이 피었다 지고 다시 피는 것이 아닐까. 외로움은 생명을 가진 자들의 육신 그 한 부분이다. 하나의 장기라고 말해 두자. 그러므로 잘 사귀는 일이 중요하다. 그런 노력이 정서적 근육을 다지는 일이 되지 않을까. 외로움을 생명의 그늘이라고 수용한 것처럼 외로움은 살아있음의 신호다. 그러므로 한 몸으로의 소통이 필요하다. 나는 나에게 이런 교과서적인 말을 되풀이한다. 빗나가는 나를 세우기 위해서다. 취약한 힘을 기르기 위해서다. 우리 동네 '투지 선생'도 이 문제에 대해선 만족한 대답을 하지 못하는 것 같다. 땅에 뿌리를, 하늘에 머리를 둔 300년을 넘어 산 보호수도 외로움은 잘 풀지 못하는 문제일까. 외롭다고 말하려면 금기처럼 뒷말이 흐려진다. 이 시대의 변화에 몸을 실어 인생이라는, 삶이라는 여행을 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이 '외로움'은 바로 나 자신의 심장이 될 수도 있는 것이라고 하면 안 될까. 당신은 심장을 어떻게 다스리나요? 지금 이 시간에 주어진 일을, 쓰거나 읽거나 먼 산을 바라보거나 아무튼 무슨 일이건 진심으로 하는 것. 말이 될까요? jins@fnnews.com 최진숙 기자
2023-02-14 18:08:03인류 최초의 문자 기록으로 인정받는 점토판에 새겨진 설형문자를 해독한 결과 놀라운 사실이 밝혀졌다. 메소포타미아 문명 최초 국가인 우루크(Uruk)의 영웅 길가메시에 관한 서사시가 바로 그것이다. 길가메시가 포악하여 신들이 그를 대결할 엔키두를 보내어 싸우게 했으나 결국 이들은 절친한 친구가 되었다. 그러다 엔키두가 죽게 되자 이를 슬퍼하여 최고의 현자인 우트나피쉬팀을 찾아가 불사약을 부탁했고 가르쳐준대로 목숨을 무릅쓰고 깊은 바다 속으로 들어가 환생초를 찾았으나, 기진맥진해져 바닷가에서 잠깐 졸다 깨어보니 환생초를 뱀이 먹어버린 것을 발견하고 통탄했다는 내용이다. 인간이 영생을 추구하는 것이 얼마나 허무한가를 보여주는 내용이기도 하지만, 죽음도 무릅쓰고 친구를 구하려는 우정과 죽어가는 생명을 연장하려는 간절한 노력이 결합된 우정과 장수를 연결한 기록이 바로 인류 최초의 서사시다. 인류의 첫번째 기록으로 남겨진 우정과 수명 연장을 추구하는 노력은 인류 역사의 사회적 및 과학적 발전의 결정적 동인이 무엇이었을까 유추하게 한다.그리스 신화에서도 우정은 중요한 주제였다. 호메로스의 일리아스에 나오는 아킬레스는 여신 테티스와 인간 펠레우스 사이에서 태어난 영웅으로 불사의 몸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트로이 전쟁에서 절친인 파트로클로스가 적장인 헥토르에게 죽임을 당하자 자신이 죽을 수 있다는 경고를 무릅쓰고 참여해 복수한 다음 결국 치명적인 약점이 노출되어 죽게 된다. 동양에서도 마찬가지다. 최고의 고전인 삼국지의 핵심 내용은 도원결의를 맺은 유비, 관우, 장비의 목숨을 아끼지 않는 절대적 우정 이야기다. 비록 한날 한시에 태어나지 못했지만 한날 한시에 죽자는 맹세는 동서양을 막론하고 우정의 거룩함을 강조한다. 이러한 우정은 젊은이들의 전유물이 아니다. 아무리 나이가 들어도 우정은 인간에게 가장 소중한 보물이 아닐 수 없다. 한국 백세인 조사에서 밝혀진 백세인의 출생 자녀 수는 평균 6명 정도인데 반해 생존 자녀는 3명 정도였다. 백세인 중 배우자가 있는 경우는 3%에 불과했고, 평균 사별 시기는 남자 68세, 여자 62세로 배우자 사별 후 30~40년을 홀로 살았다. 백세인과 함께 살고 있지 않은 직계자녀들의 방문 빈도 조사에서 월 1회 이상은 40%에 불과했고, 연간 1~2회, 집안 행사 때만, 그리고 전혀 접촉이 없는 경우가 각각 20% 정도씩이었다. 이러한 조사 결과는 백세인은 오랫동안 거의 홀로 고독을 견뎌내야만 하는 사람들임을 분명하게 보여 주고 있다. 자녀에게 의존한다는 것이 현실적으로 매우 어렵고 결국 가까이 있는 이웃이나 친구만이 도움을 주고 외로움을 달래줄 수 있다. 백세인의 친구를 향한 절절한 사례를 소개하고 소중한 우정의 의미를 새겨본다. 강원도 화천군의 백세인을 찾아 가는 길은 험난하기만 했다. 수피령 고개를 넘어 화천읍으로 들어서서 파로호를 돌아 간동면 도송리의 유근철님을 만났다. 유 할아버지는 아들 내외와 함께 살고 있었다. 유 어르신은 98세까지 논밭을 직접 관리하다가, 낙상 후 비로소 자식들과 함께 관리했다. 그러나 예금통장은 따로 관리하고, 자신이 필요한 옷가지라든가 물건들을 직접 구입하고 있었다. 백살이 되더라도 자신의 일은 남에게 의존하지 않고 자신이 직접 관리하는 철저한 생활 태도였다. "일하는 것이 힘들지 않느냐"는 질문에 할아버지는 "그냥 심심해서 일해"라고 답했다. 너무도 간단하고 당당한 답이었다. 일하지 않을 때는 무엇을 하느냐고 물었다. "산 넘어 동갑내기 친구가 있어 놀러 다녀." 백세인에 동갑내기 친구가 있다는 사실에 깜짝 놀라 산을 돌아 유 어르신의 동갑내기 친구, 송기구님을 찾았다. 어르신은 밀짚모자를 쓰고 뙤약볕 아래서 풀을 매다가 반갑게 맞아주었다. 어르신이 도회지 사는 자식들이 나름대로 성공했다고 자랑하여서 "왜 자식들과 함께 사시지 않느냐"고 물으니 "내 땅이 있어서 여기 살아"라는 답이 돌아왔다. 자신의 할 일에 대한 강한 의욕을 보이면서, 죽더라도 그곳에서 살다가 죽고 싶다고 했다. 산 넘어 사는 친구에 대해 물었다. "응, 산 너머 동갑내기 친구가 있어서 좋아. 그래서 서로 오고 가고 해. 요즘은 그 친구가 다리가 아파 주로 내가 찾아가." 산 너머의 유 할아버지에게 일주일이면 한 두 번씩 찾아간다고 했다. 그런데 시골길 가다 길을 물으면 으레 말하는 한 오리 거리라는 것이 가다 보면 끝도 없는 먼 길임을 깨닫는 경우와 마찬가지로 그 산 너머라는 것이 보통 길이 아니었다. 험한 산을 넘어가야 하는 먼 길인데도 그냥 심상하게 말하고 있었다. 실제로 가는데 4시간, 오는 데도 또 4시간이 걸린다는 산길이었다. 백세 어르신들이 서로 만나고 싶어서 이런 산을 넘어서 오고 가고 있었다. 두 분이 험한 산길을 마다하지 않는 이유가 궁금해서 물었다. "그렇게 힘들여 가서 만나면 무엇을 하느냐?" "하기는 뭘 해. 그냥 앉아있다가 오는거지. 이 나이 되도록 친구가 있다는 것이 좋아. 그 친구 없다면 어쩌겠어?" 그야말로 우문(愚問)에 현답(賢答)이었다. 그냥 친구가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모든 고난을 이겨 낼 수 있다는 너무도 명백한 진실이었다. 아무리 가족이 있어도 동갑내기 친구가 있다는 사실에서 두 분의 백세인은 서로 믿고 의지하고 있었다. 첩첩산중에서 만난 백세인들은 우정에 바탕을 둔 거룩한 건강으로 축복받는 장수의 기쁨을 누리고 있었다. 일반적으로 아흔이 넘어서면 주변에 동년배 친구들이 거의 없게 마련이다. 가족과는 다른 의미에서 마음을 터놓고 고민을 나누던 친구들이 사라지게 되면 밀려드는 고독에 고통을 받게 된다. 그래서 먼 동네라도 비슷한 연배가 있다면 그 사실만으로도 안심하는 백세인을 만나면서 사람이 살아가는데 나이에 상관없이 우정이 얼마나 소중하고 거룩한가 다시금 새기게 된다. 오히려 나이 들면 들수록 더 절실하게 친구를 그리워하는 모습을 보게 된다. 그래서 공자도 사람이 살면서 가장 큰 세가지 기쁨(人生三樂)에 멀리서 친구가 찾아오기(有朋自遠方來)를 포함하였다. 박상철 전남대 의대 연구석좌교수
2022-10-27 17:59:28근대 이후 인간의 외로움은 근현대 문학작품 속 이야기의 단골 소재였다. 20세기 프랑스 작가 생텍쥐페리의 '어린 왕자'는 아름다운 이야기이지만, 작품 속에 내내 흐르는 감정은 외로움이다. 인간과 세상에 대한 근원적인 통찰과 비유로 위대한 작가라는 평가를 받는 셰익스피어의 작품 '햄릿'과 '맥베스' 같은 이야기에 빠져들면 어느새 외로움이 우리 삶의 일부임을 깨닫게 해준다.인간의 자연스러운 감정 중 하나로 받아들였던 '외로움'은 최근 현실적인 사회문제로 주목받고 있다. 정서적 외로움을 그간 개인 차원의 문제이자 부차적 문제로 간주해왔지만, 이제는 이를 방치하면 불안이나 스트레스 등 건강에 위해를 초래할 뿐 아니라 극단적 상황도 초래해 사회문제의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통계청 조사 결과를 보면 2019년 한국의 1인가구는 약 600만가구를 차지하며 전체 가구의 30%를 넘어섰고, 2021년 기준으로 한국 사람들의 22.2%가 정서적으로 외로움을 느끼고 있다. 더욱이 2년 넘게 사회적 교류의 제약을 가져온 코로나19 상황은 외로움의 사회문제를 더욱 심화시켜 왔다.해외로 눈을 돌려보면 외로움 문제 대처에 힘쓰는 나라들이 있다. 사회문제로서 외로움의 실태를 추적 조사해왔던 영국은 2018년 정부 차원의 '연결사회 외로움 대응전략'을 발표하며 문화부 산하에 '고독부'라는 차관급 정부 조직을 신설해 운영하고 있다. 일본도 내각관방의 외로움 고립대책 담당실에서 범정부 협의체를 운영하며 다른 국가들과의 국제적인 협력과 대응을 도모하고 있다. 한국의 문화체육관광부도 서울 동작구에서 외로움 사례관리 사업을 시범 시행하고 있다. 한국심리학회와 함께 서울 동작구 지역에서 주민 밀착도가 높은 동네 카페, 미용실, 약국 등을 통해 찾아낸 외로움을 느끼는 주위의 이웃과 동료들을 대상으로 인문상담과 다양한 문화예술 체험 활동 등의 사회적 연결 회복 프로그램에 참여할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그 결과 자율적인 관계 형성을 통해 사회적·심리적 거리가 가까워진 참가자들은 매우 높은 만족도를 보이며, 주변인의 동참을 권유하는 등 선순환 구조도 이뤄지는 성과를 얻고 있다. 외로움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가족, 친구, 이웃과 함께하기'가 가장 쉽고도 중요한 방법이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주변에 사람이 없다기보다는 '마음을 터놓고 이야기할 만한' 사람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외로움은 나누는 것만으로 의지가 된다는 점에서 이 사업에서 제공하는 인문상담 및 문화예술 체험 등을 활용한 사회적 연결 프로그램들은 우리 사회에서 '문화'가 갖는 그 가치와 힘을 확인하게 해준다.외로움은 개인의 성장과 성취 과정에서 누구나 경험할 수 있는 삶의 자연스러운 모습이다. 위대한 예술가나 사상가들의 삶을 비춰 보면, 외로움을 성장 기반으로 연결해낸 경우를 자주 목격할 수 있다. 대한민국이 지닌 문화·예술·체육 분야의 역량을 모아 외로움에 대한 '사회적 처방'에 힘써야 할 이유다. 음식이 필요할 때 배고픔을 느끼는 것처럼 친밀한 관계가 필요할 때 느껴지는 자연스러운 정서인 외로움도 병원이 아닌 일상생활에서 해소할 수 있어야 한다.전병극 문화체육관광부 1차관
2022-09-25 18:26:09[파이낸셜뉴스] 심리학계와 문화예술계 현장 전문가들이 코로나19로 증가한 외로움과 사회적 고립감을 해소하는 실행방안을 논의하는 토론회가 23일 오후 국회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진행됐다. 국민의힘 김기현 의원과 더불어민주당 노웅래 의원이 공동으로 주최한 ‘제1차 외로움·사회적 고립감 해소와 사회적 관계 촉진을 위한 포럼’은 한국심리학회가 주관하고 문화체육관광부가 후원하는 행사다. 문체부는 코로나19 장기화와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정서적 취약성이 증가하고 외로움과 사회적 고립감이 심각한 사회문제로 부상하고 있는 점을 고려해 올해 4월부터 ‘외로움 및 사회적 고립감 사례관리 사업’을 시범 운영하고 있다. 이번 토론회에서는 이 시범사업을 토대로 외로움과 사회적 고립감을 해소하기 위해 문화예술, 체육, 인문 프로그램 등을 매개로 하는 다양한 실행방안을 모색한다. 영국의 경우 외로움과 고독을 개인이 아닌 사회적인 문제로 보고 2018년 1월 ‘외로움부’(Ministry of Loneliness)를 만들기도 했다. 이날 토론회에서 총신대학교 조현섭 교수는 ‘사회적 관계 회복을 위한 사업’을 주제로 서울 동작구에서 진행하고 있는 ‘2022년 외로움·사회적 고립감 관리 시범사업’ 성과를 발표했다. 서울시립대학교 신인철 교수는 ‘외로움 및 사회적 고립감 대응 정책의 국내외 사례와 시사점’을 주제로 영국과 일본의 사례를 통해 한국 사회의 현주소를 진단햇다. 이후 경기대 이수정 교수, 서울시 자원봉사센터 김의욱 센터장,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노준석 본부장, 중앙대학교 백남영 교수 등이 주제발표에 대해 토론을 진행했다. 문체부는 이번 토론회에서 나온 시사점과 실행방안을 검토해 사회적 관계 회복을 지원하기 위한 지역 거점을 지정하고 이를 2026년까지 전국으로 확대, 운영할 계획이다. 문체부 전병극 제1차관은 “지역사회를 중심으로 인문 상담과 다양한 문화 활동을 통해 외로움과 사회적 고립감에 대처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전문인력을 양성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국민의 삶의 질을 향상하는 국정과제로서 외로움과 사회적 고립감을 해소하는 데 지속적으로 힘쓰겠다”고 밝혔다. hwlee@fnnews.com 이환주 기자
2022-08-23 15:17:21[파이낸셜뉴스] 경남 함안군이 1인 가구 주민과 독거노인들의 외로움을 달랠 수 있도록 유기견 무료분양을 한다고 밝히면서 사회관계망 서비스(SNS)과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 뭇매를 맞고 있다. 함안군은 유기견에게 새로운 터전을 마련해 줌으로써 동물복지에도 일조한다는 입장이지만 과연 이같은 사업이 이 장기적으로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올지에 대한 의문이 생기고 있다. 함안군의 유기견 무료 분양은 올해 ‘함안군 군민제안 공모’에 접수된 제안을 군정에 반영해 시행하는 사업이다. 유기견 무료 분양은 독거노인이나 저소득 계층 주민, 한부모 가족, 1인 가구 가정 등이 우선 분양 대상이다. 유기견을 분양 받은 뒤 지속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사육 환경을 갖추어야 한다. 함안군은 이달 분양 희망 가구 신청을 받아 유기동물보호소에서 보호하고 있는 유기견 가운데 40마리를 분양할 계획이다. 함안군은 품성이 온순하고 중성화 수술을 할 수 있는 생후 6개월이 지난 건강한 유기견을 골라 기본건강검진, 중성화수술, 동물등록 등을 한 뒤 분양한다고 전했다. 분양받은 유기견을 다시 유기하거나 방치하는 사례, 다른 사람에게 주거나 임의로 처분하는 등 결격사유가 발생하는 것을 예방하기 위해 분양 전에 반려견 관리에 대한 기본 교육을 한다. 분양한 이후에도 부적격 분양자가 생기지 않도록 3년간 관리를 한다. 유기견을 분양받은 저소득 계층 주민은 도비 사업으로 시행하는 ‘저소득층 반려동물 진료비 지원사업’과 연계해 진료비용을 지원받아 반려견 건강을 관리할 수 있다. 다만 온라인에서는 이런 사업에 대한 비난이 거세지고 있다. 기본적으로 반려견과 함께 한다는 것은 많은 경제적 시간적 여유가 있어야 하는데 본인 몸을 관리하는 것도 어려운 노인들이 얼마나 잘 케어할지에 대한 의문이 들어서이다. 한 SNS 이용자는 "반려견은 돈이 있어야만 기를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하나의 생명을 책임지는데에는 돈이 들어간다. 사료비, 병원비 등 꾸준히 들어가는 비용이 있는데 독거노인과 저소득계층이 얼마나 잘 케어할 수 있을지 걱정이 앞선다"라는 반응을 보였다. 또 다른 네티즌은 "반려견은 단순히 외로워서 기르는 물건이 아니다. 아무리 어릴때 온순해도 꾸준히 훈련을 하고 올바른 사회화를 하지 않으면 공격성이나 문제행동을 보일 수도 있다. 최근 개물림사고가 많이 발생하는 상황에서 너무 무책임한 사업인 것 같다"라고 비난했다. 함안군 측은 고령화에 따른 독거노인과 1인 가구의 외로움 해소로 건강한 함안군 조성과 유기동물 입양률 증대로 함안군 유기동물보호소 내 동물복지 실현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입장이다. camila@fnnews.com 강규민 기자
2022-08-04 11:33: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