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중장년층의 '트통령'(트롯대통령) 임영웅! 그의 노래에서 외로움을 보상받고, 그의 존재감에서 희열을 느낀다. 낮은 톤과 진한 감성이 녹아든 임영웅의 노래를 듣다보면 한 편의 감동적인 서사적 드라마나 영화를 보는 느낌을 받는다. 그 만큼 그의 노래에는 감성이 있고, 힘이 있고, 절절한 인생이 녹아 있다. 전세계를 감동의 도가니로 만든 K팝의 위력은 분명 우리가 배출한 아이돌 그룹에서 비롯됐다. 방탄소년탄을 비롯해 뉴진스, 블랙핑크 등 내로라하는 K-팝 그룹의 전성기는 전 세계의 음악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우리 한국 전통가요인 트롯분야에도 아이돌 그룹 못지않은 혜성이 등장했다. 바로 임영웅이다. 그렇다고 단순한 '뽕짝'이 아니다. 우리네 한이 서린 뽕필에 서정적 감성과 진한 여운의 자락이 올라탄 게 바로 임영웅의 노래다. 최근 중장년층의 계절이라 할 수 있는 단풍철을 맞아 신간 '영웅앓이-트롯아! 너 심리를 아니?'(이하 영웅앓이)가 세상에 나왔다. 출판사 박영스토리가 심리학자 김은주와 함께 펼쳐 신간 '영웅앓이'는 굴곡진 인생을 씩씩하게 견뎌온 5060세대의 중년을 타켓으로 한다. 가족을 위해 헌신하며 살아온 그녀들의 삶을 위로하고, 소녀의 수줍은 감성을 되살리게 해주는 이 책은 트로트 광풍의 현상을 심리학적, 사회학적 현상으로 분석하고 있다. '영웅앓이'는 트롯이 핫한 이유와 팬덤의 사회적 심리, 임영웅의 노래를 통한 중년의 심리 해석, 인생이라는 카페에서 본 트롯에 대한 심리학자의 잔소리 등 총 3개의 파트로 구성되어 있다고 출판사측은 설명한다. 저자 김은주 박사는 “부모의 병치레, 남편 뒷바라지, 자녀 양육 등으로 자신의 인생을 가족에게 저당잡혀 살아온 우리 시대의 중년들을 생각하며 책을 쓰게 되었다”며 “중년 스스로 자신의 삶을 찾아가는데, 지금도 늦지 않았다는 메시지를 주고, 그 험난한 여정에 큰 위로와 힘이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감수는 언론계의 마당발이자, 기자 출신인 김창권씨가 맡았다. '영웅앓이'는 임영웅이라는 가수에 의해 불 지펴진 트롯 열풍을 주로 다루고 있지만, 실제로는 현재 중년이 겪는 심리적 갈등, 중년의 현 사회적 위치, 노년과 죽음에 대한 두려움 등 그들의 정서를 세심하고 정밀하게 다루고 있다. 지금 ‘가을을 타는’ 중년들이 있다면, '영웅앓이'를 통해 자신의 마음을 살피고 스스로 도닥이는데 도움이 받기를 권해 본다. stand@fnnews.com 서지윤 기자
2023-11-05 14:36:02우리 동네에는 300년이 넘은 보호수가 있다. 산책길에 몇 마디 인사를 건네는 일은 일상이다. 그는 늘 80살의 내게 "아가야!"라고 부른다. 나는 선생이라 부른다. 호칭은 선생이지만 이미 몸은 상할 대로 상해 껍질은 투박하여 쪼개지고, 속은 시멘트로 채워져 있다. 그런 몸으로 봄이면 시퍼런 잎들과 그늘을 만들어 낸다. 그의 호칭은 다시 '투지'가 되고, 나는 스스로 격상되어 투지의 제자가 된다. 그러나 내가 날 부르는 정직한 호칭은 보통 여자다. 우리 동네 300년 넘은 보호수 찾아갈 때마다 투정하는 나에게 "그래 그것뿐이야? 그럼 됐어" 바람 불어 내 어깨를 토닥여준다 이 투지의 스승에게 나는 많은 말을 한다. 요즘 잘 안 풀리는 이야기, 그나마 이 정도는 행운이라는 이야기, 속이 터질 듯하다가 겨우 넘겼다는 이야기와 무능에 대해서, 과한 욕망에 대하여. 때론 어떤 친구 욕도 하고, 어떤 남자 흉도 보면 그 스승은 대답한다. "그래 겨우 그것뿐이야? 터지다가 견디었으면 너는 잘살고 있는 거야. 수백 번 터진 사람도 많아. 아가야, 너는 지금 산책 중이잖아. 그럼 됐어. 됐다니까." "나는 힘든데 왜 내 마음은 몰라주세요." 하면 그는 바람을 불러 내 어깨를 토닥거려 준다. 심심하다고 했고 고독하다고 말하였으나 외로움이란 말은 발음하지 않았다. 움직이면 외로움의 은빛 날에 내 몸이 베인다. 그 무게는 없는 듯 안으로 감당하며 살아간다. 외로움은 생명의 그늘인가. 누구도 제외되는 법이 없는가. 외로움은 가는 비처럼 오기도 하고, 구름처럼 누르기도 하고, 때론 천둥처럼 소름이 돋게도 한다. 외로움은 온 몸을 조여 통증까지 느끼게 할 때도 있다. 스스로 그 날에 베이지 않으려고 꼭 하지 않아도 되는 말을 친구에게 전화를 걸어 한다. 아니면 혼자 노래를 부르기도 한다. 영국인 사진작가 마이클 케나의 흑백사진은 거의 모두 홀로 선 나무들이다. 눈밭, 벌판, 절벽에 홀로 서서 자연의 골수 깊은 고통을 견디며 지극히 차가운 아름다움을 연출해 낸다. 외로움이 아름다움으로, 빛으로, 예술의 극치로 변화하는 것은 나무 내면의 고통이 승화된 결과일 것이다. 그 나무들이 정겹다. 거부하지 않고 온전히 받아들이며 묵언수행과 간절한 기도로 오직 자신의 길을 가는 나무와 겨누면 인간의 외로움이란 간지럼 수준에도 도달하지 못할지 모른다. 이 시대의 외로움은 반드시 홀로에서 오는 것만은 아니다. 배는 부른데 마음은 굶주리는 정신적 허기가 핵심이다. 소망이 빗나가고 관계는 무너지고 자신은 시선 밖에 머문다고 생각될 때 우울은 깊어지고, 외로움은 질병 수준으로 추락한다. 문제는 그런 문제가 없는 사람에게도 허기는 있다. 인간 삶이란 미끄럼틀이 아니다. 잘 흘려 내리는 것이 아니더라. 걸림돌에 자주 넘어진다. 삶은 엘리베이터가 없다. 아픈 두 다리로 아득한 층계를 스스로 오르지 않으면 도달하지 못한다. 우리는 다 다리가 아프다. 여자만이 아니다. 우리나라에선 남자들은 울어선 안 된다고 가르쳤다. "사나이의 눈물은 패배"라고 우겼던 것이다. 그렇게 견디다가 결혼을 하고 울적할 때 그 외로움을 아내에게 위로받을 수 있을까. 가장(家長)으로 더욱 울어서는 안 되는 입장으로 위치 격상되어 있는 남자들은 사실 늘 마음이 허기져 있다. 평범한 여성에게도, 뛰어난 유대감과 사회성을 가져 '독종'이라 불리는 여자에게도 과다한 외로움이 존재한다. 이 외로움의 걸림돌을 디딤돌로 만들지 않으면 우리는 캄캄한 어둠을 피할 수가 없다. 사람 내부에 외로움이 하나의 장기처럼 자리잡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외로움은 하루에 담배 15개를 피우는 것과 같다고 한다. 세계는 이 외로움을 철거하려는 정치적 여론까지 확산되고 있다. 2018년 영국은 최초로 외로움담당장관을 뽑았다. 트레이시 크라우치다. 2021년 일본도 고독장관을 임명했다. 개인의 외로움 문제를 정부 차원에서 돕겠다는 의지일 것이다. 그러나 개인의 외로움을 질병 차원을 뛰어넘어 새로운 의욕으로 끌어올리는 일은 작은 지원이 아니라 대화일 것이다. 소통 그리고 자존감이다. 할 수 없는 일로 고민하지 말고 이 순간 할 수 있는 일을 할 때 외로움이라는 심장은 다스려진다 결국 내가 나를 대접하는 게 '삶' 가장 어두운 순간에도 아름다운 걸 포착하는 능력, 그래서 상처를 새로운 의미로 부여하며 자신을 추스를 수 있는 힘. '나는 잘못되고 있다는 고독의 경고음'을 물리칠 수 있는 것은 사람과 관계에 있다고 생각된다. 자신의 둘레를 정확하게 이해해서 조금도 과다하지 않게 자신을 만들어 가는 일이다. 외로움을 인정하는 일이다. 외로움을 녹이는 위로는 어디에도 없는 것이다. 외로움의 땅이 넓어지면 투시의 눈이 멀고 감각의 촉매가 둔해진다. 외로움이 작아지고 힘을 얻으며 의욕이 팽창하게 하는 것은 결국 자신이다. 자기가 자신을 대접하는 일이 소득이게 하는 …. 할 수 없는 일을 고민하지 말고 할 수 있는 일을 조금씩 하게 되면 할 수 없는 일도 하게 되지 않을까. 내가 무엇이라도 일을 할 때 운명의 지배를 덜 받는다는 생각을 나는 너무나 오래 해왔었다. 외로움은 이상현상이 아니다. 부끄러운 것도 아니다. 자연현상과 같이 꽃이 피었다 지고 다시 피는 것이 아닐까. 외로움은 생명을 가진 자들의 육신 그 한 부분이다. 하나의 장기라고 말해 두자. 그러므로 잘 사귀는 일이 중요하다. 그런 노력이 정서적 근육을 다지는 일이 되지 않을까. 외로움을 생명의 그늘이라고 수용한 것처럼 외로움은 살아있음의 신호다. 그러므로 한 몸으로의 소통이 필요하다. 나는 나에게 이런 교과서적인 말을 되풀이한다. 빗나가는 나를 세우기 위해서다. 취약한 힘을 기르기 위해서다. 우리 동네 '투지 선생'도 이 문제에 대해선 만족한 대답을 하지 못하는 것 같다. 땅에 뿌리를, 하늘에 머리를 둔 300년을 넘어 산 보호수도 외로움은 잘 풀지 못하는 문제일까. 외롭다고 말하려면 금기처럼 뒷말이 흐려진다. 이 시대의 변화에 몸을 실어 인생이라는, 삶이라는 여행을 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이 '외로움'은 바로 나 자신의 심장이 될 수도 있는 것이라고 하면 안 될까. 당신은 심장을 어떻게 다스리나요? 지금 이 시간에 주어진 일을, 쓰거나 읽거나 먼 산을 바라보거나 아무튼 무슨 일이건 진심으로 하는 것. 말이 될까요? jins@fnnews.com 최진숙 기자
2023-02-14 18:08:03인류 최초의 문자 기록으로 인정받는 점토판에 새겨진 설형문자를 해독한 결과 놀라운 사실이 밝혀졌다. 메소포타미아 문명 최초 국가인 우루크(Uruk)의 영웅 길가메시에 관한 서사시가 바로 그것이다. 길가메시가 포악하여 신들이 그를 대결할 엔키두를 보내어 싸우게 했으나 결국 이들은 절친한 친구가 되었다. 그러다 엔키두가 죽게 되자 이를 슬퍼하여 최고의 현자인 우트나피쉬팀을 찾아가 불사약을 부탁했고 가르쳐준대로 목숨을 무릅쓰고 깊은 바다 속으로 들어가 환생초를 찾았으나, 기진맥진해져 바닷가에서 잠깐 졸다 깨어보니 환생초를 뱀이 먹어버린 것을 발견하고 통탄했다는 내용이다. 인간이 영생을 추구하는 것이 얼마나 허무한가를 보여주는 내용이기도 하지만, 죽음도 무릅쓰고 친구를 구하려는 우정과 죽어가는 생명을 연장하려는 간절한 노력이 결합된 우정과 장수를 연결한 기록이 바로 인류 최초의 서사시다. 인류의 첫번째 기록으로 남겨진 우정과 수명 연장을 추구하는 노력은 인류 역사의 사회적 및 과학적 발전의 결정적 동인이 무엇이었을까 유추하게 한다.그리스 신화에서도 우정은 중요한 주제였다. 호메로스의 일리아스에 나오는 아킬레스는 여신 테티스와 인간 펠레우스 사이에서 태어난 영웅으로 불사의 몸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트로이 전쟁에서 절친인 파트로클로스가 적장인 헥토르에게 죽임을 당하자 자신이 죽을 수 있다는 경고를 무릅쓰고 참여해 복수한 다음 결국 치명적인 약점이 노출되어 죽게 된다. 동양에서도 마찬가지다. 최고의 고전인 삼국지의 핵심 내용은 도원결의를 맺은 유비, 관우, 장비의 목숨을 아끼지 않는 절대적 우정 이야기다. 비록 한날 한시에 태어나지 못했지만 한날 한시에 죽자는 맹세는 동서양을 막론하고 우정의 거룩함을 강조한다. 이러한 우정은 젊은이들의 전유물이 아니다. 아무리 나이가 들어도 우정은 인간에게 가장 소중한 보물이 아닐 수 없다. 한국 백세인 조사에서 밝혀진 백세인의 출생 자녀 수는 평균 6명 정도인데 반해 생존 자녀는 3명 정도였다. 백세인 중 배우자가 있는 경우는 3%에 불과했고, 평균 사별 시기는 남자 68세, 여자 62세로 배우자 사별 후 30~40년을 홀로 살았다. 백세인과 함께 살고 있지 않은 직계자녀들의 방문 빈도 조사에서 월 1회 이상은 40%에 불과했고, 연간 1~2회, 집안 행사 때만, 그리고 전혀 접촉이 없는 경우가 각각 20% 정도씩이었다. 이러한 조사 결과는 백세인은 오랫동안 거의 홀로 고독을 견뎌내야만 하는 사람들임을 분명하게 보여 주고 있다. 자녀에게 의존한다는 것이 현실적으로 매우 어렵고 결국 가까이 있는 이웃이나 친구만이 도움을 주고 외로움을 달래줄 수 있다. 백세인의 친구를 향한 절절한 사례를 소개하고 소중한 우정의 의미를 새겨본다. 강원도 화천군의 백세인을 찾아 가는 길은 험난하기만 했다. 수피령 고개를 넘어 화천읍으로 들어서서 파로호를 돌아 간동면 도송리의 유근철님을 만났다. 유 할아버지는 아들 내외와 함께 살고 있었다. 유 어르신은 98세까지 논밭을 직접 관리하다가, 낙상 후 비로소 자식들과 함께 관리했다. 그러나 예금통장은 따로 관리하고, 자신이 필요한 옷가지라든가 물건들을 직접 구입하고 있었다. 백살이 되더라도 자신의 일은 남에게 의존하지 않고 자신이 직접 관리하는 철저한 생활 태도였다. "일하는 것이 힘들지 않느냐"는 질문에 할아버지는 "그냥 심심해서 일해"라고 답했다. 너무도 간단하고 당당한 답이었다. 일하지 않을 때는 무엇을 하느냐고 물었다. "산 넘어 동갑내기 친구가 있어 놀러 다녀." 백세인에 동갑내기 친구가 있다는 사실에 깜짝 놀라 산을 돌아 유 어르신의 동갑내기 친구, 송기구님을 찾았다. 어르신은 밀짚모자를 쓰고 뙤약볕 아래서 풀을 매다가 반갑게 맞아주었다. 어르신이 도회지 사는 자식들이 나름대로 성공했다고 자랑하여서 "왜 자식들과 함께 사시지 않느냐"고 물으니 "내 땅이 있어서 여기 살아"라는 답이 돌아왔다. 자신의 할 일에 대한 강한 의욕을 보이면서, 죽더라도 그곳에서 살다가 죽고 싶다고 했다. 산 넘어 사는 친구에 대해 물었다. "응, 산 너머 동갑내기 친구가 있어서 좋아. 그래서 서로 오고 가고 해. 요즘은 그 친구가 다리가 아파 주로 내가 찾아가." 산 너머의 유 할아버지에게 일주일이면 한 두 번씩 찾아간다고 했다. 그런데 시골길 가다 길을 물으면 으레 말하는 한 오리 거리라는 것이 가다 보면 끝도 없는 먼 길임을 깨닫는 경우와 마찬가지로 그 산 너머라는 것이 보통 길이 아니었다. 험한 산을 넘어가야 하는 먼 길인데도 그냥 심상하게 말하고 있었다. 실제로 가는데 4시간, 오는 데도 또 4시간이 걸린다는 산길이었다. 백세 어르신들이 서로 만나고 싶어서 이런 산을 넘어서 오고 가고 있었다. 두 분이 험한 산길을 마다하지 않는 이유가 궁금해서 물었다. "그렇게 힘들여 가서 만나면 무엇을 하느냐?" "하기는 뭘 해. 그냥 앉아있다가 오는거지. 이 나이 되도록 친구가 있다는 것이 좋아. 그 친구 없다면 어쩌겠어?" 그야말로 우문(愚問)에 현답(賢答)이었다. 그냥 친구가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모든 고난을 이겨 낼 수 있다는 너무도 명백한 진실이었다. 아무리 가족이 있어도 동갑내기 친구가 있다는 사실에서 두 분의 백세인은 서로 믿고 의지하고 있었다. 첩첩산중에서 만난 백세인들은 우정에 바탕을 둔 거룩한 건강으로 축복받는 장수의 기쁨을 누리고 있었다. 일반적으로 아흔이 넘어서면 주변에 동년배 친구들이 거의 없게 마련이다. 가족과는 다른 의미에서 마음을 터놓고 고민을 나누던 친구들이 사라지게 되면 밀려드는 고독에 고통을 받게 된다. 그래서 먼 동네라도 비슷한 연배가 있다면 그 사실만으로도 안심하는 백세인을 만나면서 사람이 살아가는데 나이에 상관없이 우정이 얼마나 소중하고 거룩한가 다시금 새기게 된다. 오히려 나이 들면 들수록 더 절실하게 친구를 그리워하는 모습을 보게 된다. 그래서 공자도 사람이 살면서 가장 큰 세가지 기쁨(人生三樂)에 멀리서 친구가 찾아오기(有朋自遠方來)를 포함하였다. 박상철 전남대 의대 연구석좌교수
2022-10-27 17:59:28근대 이후 인간의 외로움은 근현대 문학작품 속 이야기의 단골 소재였다. 20세기 프랑스 작가 생텍쥐페리의 '어린 왕자'는 아름다운 이야기이지만, 작품 속에 내내 흐르는 감정은 외로움이다. 인간과 세상에 대한 근원적인 통찰과 비유로 위대한 작가라는 평가를 받는 셰익스피어의 작품 '햄릿'과 '맥베스' 같은 이야기에 빠져들면 어느새 외로움이 우리 삶의 일부임을 깨닫게 해준다.인간의 자연스러운 감정 중 하나로 받아들였던 '외로움'은 최근 현실적인 사회문제로 주목받고 있다. 정서적 외로움을 그간 개인 차원의 문제이자 부차적 문제로 간주해왔지만, 이제는 이를 방치하면 불안이나 스트레스 등 건강에 위해를 초래할 뿐 아니라 극단적 상황도 초래해 사회문제의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통계청 조사 결과를 보면 2019년 한국의 1인가구는 약 600만가구를 차지하며 전체 가구의 30%를 넘어섰고, 2021년 기준으로 한국 사람들의 22.2%가 정서적으로 외로움을 느끼고 있다. 더욱이 2년 넘게 사회적 교류의 제약을 가져온 코로나19 상황은 외로움의 사회문제를 더욱 심화시켜 왔다.해외로 눈을 돌려보면 외로움 문제 대처에 힘쓰는 나라들이 있다. 사회문제로서 외로움의 실태를 추적 조사해왔던 영국은 2018년 정부 차원의 '연결사회 외로움 대응전략'을 발표하며 문화부 산하에 '고독부'라는 차관급 정부 조직을 신설해 운영하고 있다. 일본도 내각관방의 외로움 고립대책 담당실에서 범정부 협의체를 운영하며 다른 국가들과의 국제적인 협력과 대응을 도모하고 있다. 한국의 문화체육관광부도 서울 동작구에서 외로움 사례관리 사업을 시범 시행하고 있다. 한국심리학회와 함께 서울 동작구 지역에서 주민 밀착도가 높은 동네 카페, 미용실, 약국 등을 통해 찾아낸 외로움을 느끼는 주위의 이웃과 동료들을 대상으로 인문상담과 다양한 문화예술 체험 활동 등의 사회적 연결 회복 프로그램에 참여할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그 결과 자율적인 관계 형성을 통해 사회적·심리적 거리가 가까워진 참가자들은 매우 높은 만족도를 보이며, 주변인의 동참을 권유하는 등 선순환 구조도 이뤄지는 성과를 얻고 있다. 외로움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가족, 친구, 이웃과 함께하기'가 가장 쉽고도 중요한 방법이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주변에 사람이 없다기보다는 '마음을 터놓고 이야기할 만한' 사람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외로움은 나누는 것만으로 의지가 된다는 점에서 이 사업에서 제공하는 인문상담 및 문화예술 체험 등을 활용한 사회적 연결 프로그램들은 우리 사회에서 '문화'가 갖는 그 가치와 힘을 확인하게 해준다.외로움은 개인의 성장과 성취 과정에서 누구나 경험할 수 있는 삶의 자연스러운 모습이다. 위대한 예술가나 사상가들의 삶을 비춰 보면, 외로움을 성장 기반으로 연결해낸 경우를 자주 목격할 수 있다. 대한민국이 지닌 문화·예술·체육 분야의 역량을 모아 외로움에 대한 '사회적 처방'에 힘써야 할 이유다. 음식이 필요할 때 배고픔을 느끼는 것처럼 친밀한 관계가 필요할 때 느껴지는 자연스러운 정서인 외로움도 병원이 아닌 일상생활에서 해소할 수 있어야 한다.전병극 문화체육관광부 1차관
2022-09-25 18:26:09[파이낸셜뉴스] 심리학계와 문화예술계 현장 전문가들이 코로나19로 증가한 외로움과 사회적 고립감을 해소하는 실행방안을 논의하는 토론회가 23일 오후 국회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진행됐다. 국민의힘 김기현 의원과 더불어민주당 노웅래 의원이 공동으로 주최한 ‘제1차 외로움·사회적 고립감 해소와 사회적 관계 촉진을 위한 포럼’은 한국심리학회가 주관하고 문화체육관광부가 후원하는 행사다. 문체부는 코로나19 장기화와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정서적 취약성이 증가하고 외로움과 사회적 고립감이 심각한 사회문제로 부상하고 있는 점을 고려해 올해 4월부터 ‘외로움 및 사회적 고립감 사례관리 사업’을 시범 운영하고 있다. 이번 토론회에서는 이 시범사업을 토대로 외로움과 사회적 고립감을 해소하기 위해 문화예술, 체육, 인문 프로그램 등을 매개로 하는 다양한 실행방안을 모색한다. 영국의 경우 외로움과 고독을 개인이 아닌 사회적인 문제로 보고 2018년 1월 ‘외로움부’(Ministry of Loneliness)를 만들기도 했다. 이날 토론회에서 총신대학교 조현섭 교수는 ‘사회적 관계 회복을 위한 사업’을 주제로 서울 동작구에서 진행하고 있는 ‘2022년 외로움·사회적 고립감 관리 시범사업’ 성과를 발표했다. 서울시립대학교 신인철 교수는 ‘외로움 및 사회적 고립감 대응 정책의 국내외 사례와 시사점’을 주제로 영국과 일본의 사례를 통해 한국 사회의 현주소를 진단햇다. 이후 경기대 이수정 교수, 서울시 자원봉사센터 김의욱 센터장,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노준석 본부장, 중앙대학교 백남영 교수 등이 주제발표에 대해 토론을 진행했다. 문체부는 이번 토론회에서 나온 시사점과 실행방안을 검토해 사회적 관계 회복을 지원하기 위한 지역 거점을 지정하고 이를 2026년까지 전국으로 확대, 운영할 계획이다. 문체부 전병극 제1차관은 “지역사회를 중심으로 인문 상담과 다양한 문화 활동을 통해 외로움과 사회적 고립감에 대처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전문인력을 양성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국민의 삶의 질을 향상하는 국정과제로서 외로움과 사회적 고립감을 해소하는 데 지속적으로 힘쓰겠다”고 밝혔다. hwlee@fnnews.com 이환주 기자
2022-08-23 15:17:21[파이낸셜뉴스] 경남 함안군이 1인 가구 주민과 독거노인들의 외로움을 달랠 수 있도록 유기견 무료분양을 한다고 밝히면서 사회관계망 서비스(SNS)과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 뭇매를 맞고 있다. 함안군은 유기견에게 새로운 터전을 마련해 줌으로써 동물복지에도 일조한다는 입장이지만 과연 이같은 사업이 이 장기적으로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올지에 대한 의문이 생기고 있다. 함안군의 유기견 무료 분양은 올해 ‘함안군 군민제안 공모’에 접수된 제안을 군정에 반영해 시행하는 사업이다. 유기견 무료 분양은 독거노인이나 저소득 계층 주민, 한부모 가족, 1인 가구 가정 등이 우선 분양 대상이다. 유기견을 분양 받은 뒤 지속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사육 환경을 갖추어야 한다. 함안군은 이달 분양 희망 가구 신청을 받아 유기동물보호소에서 보호하고 있는 유기견 가운데 40마리를 분양할 계획이다. 함안군은 품성이 온순하고 중성화 수술을 할 수 있는 생후 6개월이 지난 건강한 유기견을 골라 기본건강검진, 중성화수술, 동물등록 등을 한 뒤 분양한다고 전했다. 분양받은 유기견을 다시 유기하거나 방치하는 사례, 다른 사람에게 주거나 임의로 처분하는 등 결격사유가 발생하는 것을 예방하기 위해 분양 전에 반려견 관리에 대한 기본 교육을 한다. 분양한 이후에도 부적격 분양자가 생기지 않도록 3년간 관리를 한다. 유기견을 분양받은 저소득 계층 주민은 도비 사업으로 시행하는 ‘저소득층 반려동물 진료비 지원사업’과 연계해 진료비용을 지원받아 반려견 건강을 관리할 수 있다. 다만 온라인에서는 이런 사업에 대한 비난이 거세지고 있다. 기본적으로 반려견과 함께 한다는 것은 많은 경제적 시간적 여유가 있어야 하는데 본인 몸을 관리하는 것도 어려운 노인들이 얼마나 잘 케어할지에 대한 의문이 들어서이다. 한 SNS 이용자는 "반려견은 돈이 있어야만 기를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하나의 생명을 책임지는데에는 돈이 들어간다. 사료비, 병원비 등 꾸준히 들어가는 비용이 있는데 독거노인과 저소득계층이 얼마나 잘 케어할 수 있을지 걱정이 앞선다"라는 반응을 보였다. 또 다른 네티즌은 "반려견은 단순히 외로워서 기르는 물건이 아니다. 아무리 어릴때 온순해도 꾸준히 훈련을 하고 올바른 사회화를 하지 않으면 공격성이나 문제행동을 보일 수도 있다. 최근 개물림사고가 많이 발생하는 상황에서 너무 무책임한 사업인 것 같다"라고 비난했다. 함안군 측은 고령화에 따른 독거노인과 1인 가구의 외로움 해소로 건강한 함안군 조성과 유기동물 입양률 증대로 함안군 유기동물보호소 내 동물복지 실현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입장이다. camila@fnnews.com 강규민 기자
2022-08-04 11:33:57'감성 보컬' 수란이 '내일' OST로 위로를 전한다. 빅오션이엔엠에 따르면 오늘(16일) 오후 6시 전 온라인 음원 사이트에 MBC 금토드라마 '내일'(연출 김태윤 성치욱/극본 박란 박자경 김유진/기획 홍석우/제작 신인수 권미경)의 OST 파트 3 '나의 외로움이 널 부를 때'를 발매한다. 수란의 '나의 외로움이 널 부를 때'는 대한민국 포크계 대표 싱어송라이터 장필순이 부른 동명의 곡을 재해석한 팝 발라드 작품이다. 수란의 유니크한 음색과 가사 속에 담긴 섬세한 위로의 메시지가 어우러져 리스너들에게 감동을 선사할 전망이다. 수란은 지난 2014년 싱글 'I Feel'로 데뷔한 이후 독보적인 음색과 뛰어난 프로듀싱 능력을 인정받으며 실력파 아티스트로 떠올랐다. 또한 그는 '하이클래스', '도시남녀의 사랑법', '영혼수선공' 등 다양한 드라마 OST에 참여해 극의 몰입도를 높였다. '내일'은 '죽은 자'를 인도하던 저승사자들이, 이제 '죽고 싶은 사람들'을 살리는 저승 오피스 휴먼 판타지다. 매주 금요일과 토요일 밤 9시 50분 MBC에서 방송한다. 한편, 수란의 따뜻한 감성이 담긴 '나의 외로움이 널 부를 때'는 오늘(16일) 오후 6시 온라인 음악 사이트에서 만나볼 수 있다. enterjin@fnnews.com 한아진 기자 사진=(주)에프엔씨엔터테인먼트, (주)빅오션이엔엠
2022-04-16 10:21:18[파이낸셜뉴스] "나는 다른 사람들로부터 고립되어 있다고 느낀다", "세상에 홀로 있는 듯한 외로움을 느꼈다"는 청년이 10명 중 1명으로 나타났다. 외출을 거의 하지 않고 집에서 주로 머문다는 청년은 20명 중 1명이었다.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은 2021년 만18~34세까지 전국 청년 2041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청년의 사회적 고립 실태 및 지원 방안 연구'의 주요 결과를 발표했다. 이 연구에서는 고립 청년을 '사회적 연결망 및 관계가 거의 단절되어 있거나 스스로 고립감과 외로움을 느끼는 19세~34세의 사람'으로 정의했다. 이 연구는 그동안 니트(NEET) 청년, 은둔형 외톨이 등으로 연구되어 왔던 사회에서 고립된 청년들을 종합하여 연구한 특징이 있다. 사회적 고립은 아동청소년기부터 학교폭력, 가정폭력, 학업중단 등으로 시작되는 경우가 있고, 청년기에는 취업곤란과 장기간 취업준비 등에 의해 나타나고 있었다. 하지만 아동(보건복지부), 청소년(여성가족부), 청년(국무조정실)을 담당하는 부처가 모두 달라 사회적 안전망은 분절되고 파편화돼 있었다. 중앙정부의 청년정책에는 사회적 고립을 직접적이고 체계적으로 다루는 정책이 부재하고, 일부 지자체와 민간영역에서만 사회적 고립 청년지원이 이루어지고 있다. 이마저도 가장 장기적이고 심각한 상태에 있는 청년들에 대한 사후적 지원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어 회복이 어려운 상황에 있었다. 고립상태의 청년들은 여러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립상태의 청년들은 다른 청년들에 비해 우울과 자살생각 등을 경험할 가능성이 높지만, 주변의 도움을 받지 못해 어려움이 악화되는 경향이 있었다. 또한, 이들은 어려울 때 지원을 받을 사람들이 부족하고, 정보를 전해줄 자원도 부족하며, 고민을 나누지도 못하는 상태에 있었다. 고립은 그 자체로 청년들의 삶의 질을 낮추는 심각한 문제이고, 장기적으로 청년 개인과 가족에게 큰 어려움을 주므로 사회적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유민상 연구위원은 "고립청년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고 있으나 가장 심각하고 장기화된 고립상태에만 초점을 맞추는 경향이 있다"며 "사회적 고립은 하나의 과정이자 상태이므로 문제가 악화된 맨 마지막에 개입하는 것은 사후적 대처에 지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lkbms@fnnews.com 임광복 기자
2022-03-21 08:54:39[파이낸셜뉴스] 문화체육관광부는 25일 국민들의 외로움과 사회적 고립감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높이고 그 대응 정책을 마련하기 위해 한국심리학회와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어 황희 장관은 심리 분야 전문가를 만나 국민들의 마음을 효과적으로 돌볼 수 있는 문화 정책을 논의했다. 문체부와 한국심리학회는 앞으로 이번 업무협약에 따라 외로움 및 사회적 고립감에 대한 △관련 정책에 대한 홍보 활동, △사회적 관심 환기, △연구·조사 활성화, △협력사업 발굴 및 활성화 등을 함께 추진한다. 업무협약 체결 이후 열린 심리 전문가와의 간담회에서는 외로움과 사회적 고립감에 대한 정책적 대응의 필요성을 공유하고, 전문가들의 정책 제안을 수렴했다. 전문가들은 비대면 소통이 확산하면서 외로움을 느끼는 국민의 비율이 2019년 20.5%에서 2020년 22.3%로 높아져 외로움 및 사회적 고립감에 대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하며, 인문을 활용한 심리상담을 대응 방안으로 제안했다. 황희 장관은 “정부는 학생들과 가족의 정신 건강을 돌보고 정신질환으로 발전할 우려가 있는 국민들을 지원하기 위해 학생정신건강센터와 가족센터, 정신건강복지센터 등을 운영하고 있지만 외로움과 사회적 고립감을 느끼는 일반 국민들은 정책 사각지대에 놓여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문체부는 이번 협약을 계기로 국민의 외로움과 사회적 고립감에 대응하는 역할을 확대하고 문화예술과 인문정신문화의 가치를 확산해 우리 국민들의 외로움과 사회적 고립감을 해소하는 ‘사회적 치유’를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yccho@fnnews.com 조용철 기자
2022-01-25 09:01:00[파이낸셜뉴스] 1인가구 비중이 해마다 늘어나고 있지만 경제적 불안이나 외로움 등 어려움은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의 연소득은 평균 2100만원 수준으로 전체 가구의 36%에 불과했다. 또 1인가구의 절반이 주거면적 12평 이하 소형 주택에 살고, 주거비 지출이 가장 높은 지출 비율을 차지하는 등 주거의 삶의 질은 전반적으로 떨어졌다. 취업자 감소하고 연소득 30%는 1000만원 미만 8일 통계청이 펴낸 '2021 통계로 보는 1인 가구'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전체 2092만7000가구 가운데 1인 가구는 664만3000가구로 전체의 31.7%를 차지했다. 1인 가구 비중은 지난 2018년(29.3%), 2019년(30.2%) 등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로, 지난해는 전체 가구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연령별로 보면 20대가 전체 1인가구의 19.1%로 가장 많고, 그다음은 30대(16.8%), 50대(15.6%)와 60대(15.6%), 40대(13.6%) 등 순이었다. 이들이 혼자사는 이유는 학업·직장이 24.4%로 가장 많았다. 지난해 10월 기준 취업상태인 1인 가구는 370만 가구로 59.6%를 차지했다. 전년보다 30만명 늘었지만, 취업자 비중은 2019년(60.8%)에 이어 지난해까지 2년 연속 감소했다. 이들의 연소득은 2019년 기준 2162만원으로 전년보다 2.2% 증가했다. 다만 전체 가구(5924만원)의 36.5% 수준에 그쳤다. 근로소득은 1122만원으로 전체 소득의 51.9%를 차지했다. 이어 공적 이전 소득(372만원), 사업소득(345만원), 사적 이전 소득(162만원), 재산소득(160만원)이 뒤따랐다. 10가구 중 8가구(77.4%)는 연 소득이 3000만원 미만이었다. 이 가운데 30.8%는 1000만원도 벌지 못했다. 이는 전체 가구 7.8%보다 4배 많다. 1000만~3000만원 미만이 46.6%로 가장 많았다. 소형주택이지만 주거비 부담↑…경제적불안·외로움 등 어려움 이들의 지출 중엔 주거비가 가장 높고 중요한 비중을 차지했다. 1인가구의 월평균 소비지출은 132만 원으로 전체 가구(240만원)의 55.0% 수준이었다. 비목별로 살펴보면, 1인가구는 전체 가구 대비 상대적으로 주거·수도·광열과 음식·숙박, 주류·담배의 지출 비중이 높았다. 특히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 주거·수도·광열은 19.5%를 차지했다. 이들의 부채는 약 2500만원 수준이었는데, 전년 대비 비목별 부채 증가율은 금융부채 23.8%, 임대보증금 13.9%로 전체 가구에 비해 상대적으로 크게 상승했다. 소비의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주거의 경우 소형주택에 사는 사례가 절반이 넘었다. 2020년 기준 1인가구 2가구 중 1가구는 40㎡(12.1평) 이하의 주거면적에 거주하고 있었다. 1인가구의 평균 주거면적은 46.2㎡로 전체 가구 평균 주거면적 68.9㎡의 67.1% 수준이었다. 1인가구가 가장 원하는 주거지원 프로그램은 전세자금 대출(32.4%)을 1순위로 꼽았으며, 그 다음은 월세 보조금, 장기 공공임대 주택공급, 주택구입자금 대출 등의 순이었다. 1인가구는 지난해 42.4%가 균형잡힌 식사가 어렵다고 응답했다. 30.9%는 아프거나 위급 시 대처가 어렵다고 답했다. 또 1인가구의 25.0%는 가사 어려움을, 19.5%는 경제적 불안을, 18.3%는 고립으로 인한 외로움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8년 1인가구의 연간 의료비는 95만5000원으로 18세 이상 의료비(68만5000원) 대비 약 1.4배 수준으로 2015년 이후 계속 증가하고 있다. 올해 1인가구의 53.2%는 본인 스스로 노후생활비를 마련했다. 올해 기준으로 1인 가구의 18.1%는 소득에, 14.9%는 전반적인 소비 생활에 만족했다. 1인 가구의 소득에 대한 만족도는 2년 전보다 6.7%p 증가했으나 소비생활 만족도는 1.3%p 감소했다. onsunn@fnnews.com 오은선 기자
2021-12-08 14:41: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