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HMM이 요르단 내 시리아 난민과 취약계층을 위한 국제 구호물품 운송을 후원한다고 6일 밝혔다. 구호물품은 유엔난민기구와의 협업을 통해 요르단 아즈락 난민캠프에 전달될 예정이다. HMM은 지난 5일 경기도 평택시에 위치한 네파물류센터에서 ‘요르단 난민 구호물품 운송’ 전달식을 열었다. 전달식에는 HMM, 네파, 휴먼아시아 등 관계자 20여명이 참석했다. 이번 국제 구호활동은 국내 인권 NGO 기관인 휴먼아시아와 협력해 진행됐다. 요르단 내 시리아 난민과 취약계층에게 방한 의류를 전달할 계획이다. HMM은 해상 운송뿐만 아니라 통관 및 내륙 운송 등 전 구간의 운송을 지원한다. 구호 활동은 2021년 코로나19로 물류 대란이 발생하던 시기에 선복 확보가 어려워진 국내 NGO들의 구호활동을 돕기 위해 시작됐다. 지난 8월에도 굿네이버스와 협력해 캄보디아로 컨테이너 23대 분량의 구호물품을 운송한 바 있다. 한편 HMM은 글로벌 사회공헌 활동도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다. 올해 2월 싱가포르에서 지역사회 노인 돌봄 봉사활동을 진행했고, 3월에는 두바이에서 나무심기 행사를 진행했다. 8월에는 태국법인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모금한 장학금을 취약계층 학생들에게 전달했으며 10월에는 미국 ‘댈러스 하트 워크’ 행사에 기부금을 전달하는 등 여러 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moving@fnnews.com 이동혁 기자
2024-11-06 08:54:59[파이낸셜뉴스] 네파가 요르단 난민을 위해 13억원 상당의 겨울 방한의류를 기부했다. 지난 2021년부터 3년간 기부한 금액은 누적 47억원에 달한다. 11일 네파에 따르면 지난 8일 인권 전문 비영리 단체 휴먼아시아와 함께 요르단 난민을 위해 방한복을 기부했다. 기증된 물품은 요르단 아즈락 난민 캠프를 포함한 요르단 및 시리아 취약계층 약 4000가정에 전달돼 요르단 현지 난민들의 실질적 월동 준비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네파는 2021년부터 휴먼아시아와 해운전문 기업 HMM과 함께 요르단 난민을 위해 매년 방한복 기부를 이어오고 있으며, 지난 3년간 누적 금액은 약 47억 원에 달한다. 휴먼아시아는 2006년 설립된 비영리 단체로 인권교육 및 캠페인, 인권 기반 국제개발협력 사업 등 아시 아지역 인권증진을 위해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박진형 네파 상무는 "도움이 필요한 가정에게 우리의 따뜻함이 잘 전달되길 바란다"며 "네파는 앞으로도 자연을 비롯해 인간을 돕는 다양한 사회공헌활동에 적극적으로 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wonder@fnnews.com 정상희 기자
2023-09-11 14:11:21네파가 인권 전문 비영리 단체 휴먼아시아와 함께 요르단의 취약 계층을 위해 겨울 방한 의류 5000장을 기부했다고 24일 밝혔다. 네파의 방한 의류는 13만 명의 난민을 수용 중인 아즈락 난민 캠프를 비롯한 요르단 취약 계층과 텐트촌 및 도심 외곽 등 다양한 난민 가정을 위해 사용될 계획이다. 물품은 HMM(구 현대상선)에서 제공한 해상 운송 서비스 후원을 통해 올 10월 요르단 현지로 전달된다. 요르단은 이라크, 팔레스타인 등과 국경을 접하고 있어 난민이 지속적으로 유입되고 있는 곳이다. 네파와 휴먼아시아가 함께한 이번 물품 기부는 여러 어려움을 겪고 있는 요르단 현지 난민들의 겨울 대비를 위해 사용될 예정이다. 네파 관계자는 “작년에 이어 올해도 휴먼아시아와 함께하게 됐는데, 요르단 난민 가정의 월동 준비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하며 “앞으로도 자연을 비롯해 인간을 돕는 다양한 사회공헌활동에 적극적으로 임할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ju0@fnnews.com 김주영 기자
2022-08-24 10:48:16기아자동차가 지난해에 이어 UEFA 아동 재단과 손잡고 요르단 자타리 난민 캠프의 어린이들을 위한 축구화 기부 활동을 이어갔다. 기부 캠페인은 UEFA 유로파리그 공식 후원사인 기아차가 주최한 'UEFA 유로파리그 트로피 투어' 기간 동안 진행됐다. 4일 기아차에 따르면 당초 유럽 전역 6개 도시를 순회하며 축구화를 기부받을 예정이었지만, 코로나19로 온라인 행사로 전환하고 캠페인 활동을 이어갔다. 유럽 각국의 아이들에게 온라인 스쿨링 형식으로 진행된 캠페인은 레전드 선수들의 가이드 영상을 보고 참가 아이들이 트래핑 기술을 따라 하는 활동과 본인의 꿈과 포부를 밝히는 활동 등 두 가지 프로그램으로 구성됐으며, 기아차는 캠페인 활동 영상을 담아 자타리 난민 캠프 아이들에게 전달할 계획이다. 특히 2020 UEFA 유로파리그 트로피 투어의 글로벌 홍보대사인 마이클 오언을 비롯해 파트리스 에브라, 프란체스코 토티, 라파얼 판데르 파르트 등 축구 레전드들이 행사에 동참하고 캠페인 참여를 독려한 덕분에 1000여 켤레의 축구화를 모을 수 있었다.기아차 관계자는 "소중한 축구화를 아낌없이 기부해 주신 유럽 전역의 팬들에게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며 "기아자동차는 앞으로도 고객들의 삶에 긍정적인 에너지를 드릴 수 있는 브랜드가 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cynical73@fnnews.com 김병덕 기자
2020-08-04 18:20:13삼성전자가 17일(현지시간) 요르단에 위치한 자타리(Zaatari) 난민캠프에 시리아 난민 어린이를 위한 '스마트 스쿨'을 개소하면서, 시리아 난민 어린이들이 이를 축하하기 위해 관계자 등과 셀카를 찍고 있다. 중앙 왼쪽부터 자타리 캠프 보안 총책임자, 이창섭 삼성전자 레반트 법인장, NGO인 릴리프 인터내셔날 최고경영자(CEO) 낸시 윌슨(Nancy Wilson). 삼성전자가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 최초로 요르단 자타리 난민캠프에 '스마트 스쿨'을 개소했다. 삼성전자는 17일(현지시간) 요르단에 위치한 자타리(Zaatari) 난민캠프에 '스마트 스쿨'을 열어 시리아 난민 어린이를 대상으로 디지털 교육 기회를 제공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자타리 난민캠프의 마카니(Makani) 교육 커뮤니티 센터에 디지털 기기를 활용한 참여형 교육을 지원하는 '스마트 스쿨' 프로그램 2개를 개소해, 스마트폰, 태블릿 PC, 전자칠판, 헤드폰 등이 연계된 첨단 교실환경을 시리아 난민 어린이들에게 제공한다. 삼성전자는 이를 통해 정규 교육을 받지 못하고 있는 5~24세 난민 어린이와 청소년을 대상으로 영어와 디지털 기기 활용 교육을 진행할 예정이다. 성전자는 2012년부터 '스마트 스쿨' 운영을 통해 전 세계 소외계층을 대상으로 양질의 교육을 제공하며, 교육 양극화 해소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현재 72개국에서 약 857개의 다양한 '스마트 스쿨'을 운영 중에 있다. 이번 스마트 스쿨 개소식 행사에는 유니세프(UNICEF) 산하 NGO인 릴리프 인터내셔날(The Relief International)과 자타리 캠프 관계자 등 20여명이 참석해 삼성전자의 '스마트 스쿨' 개소를 축하했다. 행사에 참석한 릴리프 인터내셔날 CEO인 낸시 윌슨(Nancy Wilson)씨는 "자타리 캠프의 수많은 난민 어린이들은 각자의 꿈을 이루기 위해 학습에 대한 열정을 마음 속 깊은 곳에 지니고 있다"면서 "삼성전자의 스마트 스쿨을 통해 이들이 더 많은 기회와 더 큰 꿈을 펼칠 것을 믿어 의심치 않으며 삼성전자에 감사의 뜻을 전한다"고 밝혔다. 한편, 삼성전자 레반트 법인은 시리아 난민 문제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기 위해 이번 '스마트 스쿨' 개소 외에도 현지 자선단체인 하야 재단(Haya Foundation)과 협업해 '삼성 디스커버리 랩(Samsung Discovery Lab)'을 운영하고 있다. 이를 통해 난민 어린이들을 암만 시내에 위치한 교육센터에 초청해 문화와 예술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또한, 일반 소비자들이 난민 생활을 간접적으로 체험해 볼 수 있는 VR 컨텐츠를 제작해 요르단 암만 시내의 쇼핑몰에서 전시 행사도 진행한 바 있다. 이창섭 삼성전자 레반트 법인장은 "2012년 7월 개소한 자타리 난민캠프는 현재 단일 규모로는 최대인 약 8만명의 시리아 난민을 수용 중에 있는데, 교육시설이 부족해 난민 어린이들이 양질의 교육을 받지 못하고 있다"면서 "스마트 스쿨을 통한 교육으로 난민 어린이들이 더 큰 꿈과 기회를 가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courage@fnnews.com 전용기 기자
2017-09-18 10:31:24'아랍의 봄'이라고 불리는 이슬람 민주화 운동에 참여한 요르단인에 대해 법원이 난민 지위를 인정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단독 차지원 판사는 요르단인 A씨가 서울출입국 관리사무소장을 상대로 낸 난민불인정 결정 취소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고 20일 밝혔다. 요르단에서 공무원으로 일한 A씨는 2011년 중동에서 민주화 운동이 시작되자 지역에서 발생한 시위에 참여해 요르단 정부로부터 박해를 받는 처지가 됐다. 생명의 위협을 느낀 A씨는 2014년 11월 단기방문 체류자격으로 입국한 뒤 서울출입국관리소에 난민인정 신청을 했다. 그러나 출입국관리소 측은 '박해를 받게될 것이라는 충분히 근거 있는 공포'를 가졌다고 볼 수 없다는 이유로 난민 불인정 처분을 했다. A씨는 2016년 2월 법무부에 이의신청을 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자 "정치적 난민에 해당하는데도 인정하지 않은 처분은 위법하다"며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A씨와 함께 반정부활동에 참여했던 사람들이 체포나 구금되는 등 정치적 박해가 존재한다는 증거자료들이 제출됐다"며 "외신 보도에 따르면 요르단 정부가 최근까지도 반정부 운동에 나선 활동가들을 구금하고 있는 사실도 확인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이어 "정부의 박해와 A씨 주변인물에 대한 체포, 구금상황과 A씨의 사정을 종합해 볼 때 정치적 박해에 대한 A씨의 공포는 근거가 있다"며 "국적국의 보호를 받을 수 없는 외국인으로 보는 것이 타당해 난민불인정 결정은 위법하다"고 판시했다. fnljs@fnnews.com 이진석 기자
2017-08-19 11:24:38[파이낸셜뉴스]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와 레바논에 대한 공격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아랍·이슬람권 정상들이 모여 이스라엘을 한목소리로 규탄했다. 11일(현지시간) 외신에 따르면 전날인 10일 밤부터 이날 오후까지 이어진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중남부 집중 공격으로 최소 37명이 사망했다. 특히 가자지구 중부에서는 이스라엘군이 누세이라트 난민촌에 탱크를 보내 공격해 20명이 사망했다. 이스라엘은 하마스 조직원들이 다시 모여 이스라엘을 공격하지 못하도록 가자지구 북부와 중부에 대한 공습에 집중하고 있다. 이번 공격과 관련 이스라엘은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이날 이스라엘군은 또 레바논 북부의 아인 야큐브 마을을 공습했다. 레바논 일부 매체는 이번 공습으로 30명에 달하는 사망자가 나왔다고 보도했다. 이번 공격으로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휴전 협상은 더 어려워질 전망이다. 앞서 카타르는 양측이 합의를 이루겠다는 의지를 보이기 전까지 휴전 협상을 위한 중재를 중단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아랍권과 이슬람권 지도자들은 이날 사우디 수도 리야드에서 열린 아랍연맹(AL)·이슬람협력기구(OIC) 공동 정상회의에서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과 레바논의 우리 형제들에 대한 행동을 즉각 멈춰야 한다"며 이스라엘에 점령 중인 아랍권 영토에서 철수할 것을 요구했다. 정상회의에 참석한 사우디아라비아의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는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와 레바논에서 벌이는 군사작전을 "대량학살"이라고 규정하며 "사우디는 팔레스타인과 레바논 형제들이 현재 이스라엘의 침략에 따른 비참한 인도주의적 현실을 극복하는 것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또 "이란의 주권을 존중하며 그 영토를 침범해서는 안된다"며 국제사회가 이스라엘에 제동을 걸어야 한다고도 역설했다. 압델 파타 엘시시 이집트 대통령도 이 자리에서 이스라엘이 가자지구를 사람이 살 수 없게 만들고 있다고 비난했고, 요르단의 압둘라 2세 국왕은 '두 국가 해법'이 평화를 위한 유일한 해법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은 이스라엘의 전쟁 범죄에 대한 국제사회의 조율된 대응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AL·OIC 회원국 정상들은 이날 폐막 성명으로 이스라엘에 대한 무기 금수조치와 유엔 회원국 자격 정지를 요구하기도 했다. longss@fnnews.com 성초롱 기자
2024-11-12 14:35:36텔레비전 화면에서 눈이 떨어지지 못한다. 가자지구의 팔레스타인 난민촌에 가득한 어린이들의 모습에 꽂힌 나의 눈이 맞닥뜨린 것은 6·25전쟁으로 경험된 집단 트라우마일 수밖에 없다. 전쟁은 집단 트라우마를 누적시킨다. 저 죗값과 트라우마를 어떻게 씻어낼 것인가. 인류종말로 대가를 치르려고 하는가. 종군기자들의 희생도 유례없이 늘어났다. 아랍에 둘러싸인 이스라엘의 운명은 어떻게 될 것인가. 2010년 여름 세계지리학회의 논문 발표를 위해 그 땅을 밟았던 기억을 더듬어 본다. 지중해를 안고 있는 텔아비브의 석양은 한가롭기 그지없었고, 모스크바에서 온 러시아지리학회 회원들의 홍보패널에 등장했던 마클로-미클레이의 뉴기니아 야장(野帳) 복사물도 잊을 수가 없다. 네게브벤구리온대학(Ben-Gurion University of the Negev) 지리학자의 안내를 받아서 며칠간 네게브 사막과 홍해의 바다를 다녔던 기억을 기록으로 남기는 이유는 전쟁터의 처절한 살림살이가 진행되고 있는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 사람들을 생각하기 때문이다. 나아가서 그들의 살림살이로부터 반사되는 우리의 살림살이에 대한 안타까움의 중첩 때문이다. '유대광야'로 알려진 네게브 사막은 이스라엘 땅 절반에 해당되는 남부에 자리하고, 사해를 안고 있다. 건조함이란 뜻이 담긴 히브리어인 '네게브'의 중심도시는 베르셰바이며, 도시가 내려다보이는 근교의 애단 언덕(아브라함의 족적이 있는 곳)에 네게브 사막 개척을 기념하는 거탑이 섰다. 이스라엘 건국의 아버지이며 초대 총리를 지낸 다비드 벤구리온의 이름을 따서 1969년 설립한 대학이 네게브벤구리온대학이다. 그가 총리직에서 물러난 후 모세의 광야인 네게브 사막 개척을 위하여 주경야독을 하면서 노후를 보냈던 곳이며, 거대한 라몬 분화구를 내려다보는 곳에 벤구리온 부부의 소박한 무덤이 자리한다. 부부는 이민지인 미국에서 혼인하였다. 유태인이며 간호사 출신인 파울라(1892~1968)는 과일을 갈아서 으깬 퓨레에 치즈를 섞고 약간의 라스베리 주스를 첨가한 '캇치마치'를 즐겨서 만들었다. 일종의 과일요거트 비슷한 것이다. 부부는 이디시어(Yiddish)로 대화했다. 아슈케나지 유태인 공동체의 사람들이 사용했던 언어다. 2차 세계대전 중 나치에 학살됐던 유태인 600만명 중에서 대략 85%가 이디시어를 사용하던 유태인들이었다. 중부와 동부 유럽의 유태인들이 대체로 이 집단에 속하며, 프랑스와 이베리아반도 쪽에 형성되었던 유태인 집단은 세파르디(Sephardi) 유태인이다. 대학의 자료실에는 한눈에 보아도 전 세계 유태인에 관한 정보들을 소상하게 제공하고 있다. 출입구 벽에는 "모든 유태인들은 서로에게 책임을 진다"고 썼다. 유태인 공동체라는 단어의 의미가 새롭다. 이스라엘 국가가 성립할 1948년 통계에 의하면 이스라엘을 둘러싸고 있는 이슬람 국가 19군데에 산재한 유태인 숫자는 120만명이었고, 1992년 이스라엘 통계국이 작성한 자료는 230만명이 유럽과 아프리카와 아메리카, 오세아니아 그리고 아시아에 거주한다는 숫자를 보인다. 팔레스타인 땅 그 옛 터전에는 7만9726명이 살고 있단다. 의미심장하다. '서로에게 책임지는' 방법이 유태인 공동체 내에서 실천되고 있음이 현재 진행형인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에서 빙산의 일각으로 드러난다. 미국 대통령이 이란의 이스라엘 공격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이유가 있다. 미국 내의 유태인 공동체가 이스라엘의 유태인들에 대해서 "책임지는" 방안을 갖고 있는 것이다. 이스라엘이 방어되지 않으면, 바이든은 11월 대통령 선거에서 반드시 낙선할 수밖에 없는 미국 사회의 정치적·경제적·언론적인 구조가 작동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그 이면에서 작동하는 유태인 공동체의 저력이 발휘되고 있다. 베르셰바에서 에일라트까지 230㎞의 40번 고속도로 주변은 유대황야 이름대로 사막이었다. 에일라트는 홍해 최북단의 아카바만에 연한 이스라엘의 요새항구다. 도중에 1996년에 벤구리온대학이 설립한 아라바 환경연구소를 방문했다. 깊은 계곡으로 맞닿아 있는 요르단과의 국경에 자리한 키부츠 케투라에 위치했다. 안내자는 "정치적 갈등의 직면에서 수행되는 국경 없는" 연구소임을 강조하면서 유태인과 아랍 세계의 협력모델로 활약하고 있음을 과시했다. 뜨거운 사막 한가운데 지어진 건물의 초라함과 대비되는 내부의 현대식 실험실에서 지속가능한 에너지에 관한 연구를 수행하는 팔레스타인과 이란에서 온 연구원과도 대화할 수가 있었다. 소규모이지만 거대한 꿈을 실천하고 있는 젊은이들이 모인 곳이었다. 거대한 바위 덩어리의 절벽요새인 400m 높이의 마사다국립공원에도 들렀다. 케이블카로 이동하는 관광객과 달리 가파른 언덕길을 구보로 올라온 일군의 신병교육대와 만났다. 여고생 정도의 앳된 얼굴들도 포함한 근엄함으로 "다시는 마사다가 함락되게 하지 않는다"를 복창하는 정신교육 훈련장이었다. 서기 73년 로마병단의 침공에 함락됐던 유태인의 사회적 기억이 오늘에 생생하게 재현되는 현장이다. 960명 전원이 집단자살을 결행하는 옥쇄(玉碎)의 원조가 마사다에서 있었다. 유태 율법에는 자살금지 조항이 있기 때문에, 제비를 뽑아서 서로 죽이기를 하였고, '최후의 1인'만 율법을 어겼다. 팔레스타인과 나누어 가진 예루살렘 성지에서도 기초훈련이 끝나서 휴가를 나온 일군의 이스라엘 신병들을 만났다. 미국시민권을 갖고 있는 청년과 대화할 기회가 있었다. 미국 유태인 공동체의 젊은이들은 평소에도 이스라엘의 군복무를 자원한다. 이중국적 허용이라는 것이 이렇게 작동하고 있다. 전 세계의 유태인 공동체는 일상적으로 "서로에게 책임"이라는 모토 아래에서 이스라엘이라는 모국과 교류를 하고 있으며, 유태인 달력이 표기한 축제기간에 미국과 유럽의 유태인들이 정기적으로 회귀하여 함께 축제를 만들어가는 공동체가 작동한다. 평시에는 축제를 함께하고, 전시에는 병사로서 참가하는 세계 유태인 공동체의 존재로부터 무엇을 배울 것인가. 작년 10월 7일 네게브 사막의 서쪽 레임 키부츠의 축제장을 공격했던 하마스의 인질들 속에 다수의 미국인이 있었던 것도 위와 같은 맥락의 일환이고, 미국 대통령이 이스라엘 군대의 팔레스타인 난민에 대한 무차별 공격을 외면하면서까지 필사적으로 이스라엘 방어에 올인하고 있는 이유로도 연장된다. 율법과 공동체가 살아있는 지구촌의 유태인 사회로부터 무엇을 배울 것인가. '신(GOD)'이란 존재는 하염없이 피를 원하는 모양이다. '지오디'의 개념이 머릿속에 없는 우리가 그들의 관습을 모방할 이유는 없다. '반풍수 집안 망한다'고 했다. 서구식의 모순으로부터 인간의 의미를 되새겨야 하는 과제가 있을 뿐이다. 서울대 인류학과 명예교수 jsm64@fnnews.com 정순민 기자
2024-04-29 20:02:46[파이낸셜뉴스]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의 전쟁이 23일(현지시간) 기준으로 200일을 맞은 가운데 하마스와 이스라엘 모두 전쟁 목표를 이루지 못한 채 소모적인 충돌을 반복하고 있다. 미국 전문가들은 이제 이스라엘이 전투를 중단하고 하마스의 재건을 막는 것이 현실적인 해법이라고 입을 모았다. 하마스 완전 파괴 실패이스라엘은 지난해 10월 7일 가자지구 무장정파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공격하여 1200명 이상을 살해하고 이스라엘 국민과 외국인을 합해 총 253명의 인질을 납치하자 곧장 반격에 나섰다. 이스라엘 정부는 같은달 27일 가자지구에 지상군을 투입하면서 하마스 완전 파괴 및 인질 구출이 작전 목표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미 뉴욕타임스(NYT)는 22일 보도에서 이스라엘이 양대 목표 모두를 이루지 못했다고 진단했다. 하마스의 전투 병력은 지난해 공격 이전에 24개 대대로 편성되었으며 약 3만~4만명 규모로 알려졌다. 이스라엘 당국은 현재까지 하마스 대원 1만3000명을 제거했으며 19개의 하마스 대대가 기능을 하지 못하거나 제거되었다고 주장했다. 지난달에는 하마스 군사 조직의 마르완 이사 부사령관도 목숨을 잃었다. 17만명의 현역병을 보유한 이스라엘은 하마스의 도발 직후 36만명의 예비군을 추가로 소집하면서 가자지구를 공격했다. 지상전이 시작된 이후 260명의 이스라엘군이 사망했으며 1582명 이상이 다쳤다. 이스라엘군은 한국의 세종시와 비슷한 면적(365㎢)에 약 230만명이 거주하는 가자지구에 진입하여 북부 가자시티와 중부 칸 유니스를 평정했으며 남부 라파 일대를 포위중이다. 이스라엘은 라파 지역에 최소 4개 하마스 대대가 남아 있다고 추정했다. 동시에 조속히 지상군을 투입하여 잔당을 제거하고 가자지구와 이집트를 연결한 지하 터널을 파괴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미국 등 서방 국가들은 130만명이 넘는 난민 몰려있는 라파에서 대규모 지상전을 벌일 수 없다며 이스라엘에 반대하고 있다. 인질도 못 구해, 전투 끝내야NYT는 이스라엘 관계자를 인용해 여전히 가자지구 북부에 4000~5000명에 달하는 무장 대원들이 남아 저항을 이어간다고 지적했다. 미 국가정보국장실(ODNI)은 지난달 연례 정보 평가 보고서에서 "이스라엘은 아마도 앞으로 수년간 하마스의 지속적인 무력 저항에 직면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이스라엘군이 "지하 기반시설 무력화에 고전할 것"이라며 하마스 대원들이 지하 시설을 이용해 은신 및 재정비를 한다고 분석했다. 하마스는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서 철수한 2005년 이후부터 가자지구에 지하에 치밀한 터널망을 건설했다. '가자 지하철'로 불리는 터널망은 1300개에 달하며 길이만 480km에 이른다. 이스라엘군은 지상전 이후 터널 무력화를 시도했으나 실패했다. 이에 익명의 이스라엘 정보기관 관계자는 비록 터널을 전부 제거하지 못했지만 터널망의 전략 거점 가운데 약 70%를 제거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이스라엘군은 지난 6일 이후 이스라엘군 사망자가 더 이상 발생하지 않았다며 하마스의 전투 능력이 약해졌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스라엘군은 지난해 10월 공격 당시 가자지구로 끌려간 인질 중 남은 133명을 구출하지 못했다. 이미 46명은 공식적으로 사망이 확인됐다. 또한 이스라엘군은 하마스의 최고 군사 지도자 야히아 신와르의 행방도 알아내지 못했다. NYT에 따르면 미 정부 관계자들은 이스라엘이 이제 승리를 선언하고 하마스 고위 지휘관을 노리는 소규모 작전에 집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관계자들은 일반 시민이 다치는 작전은 하마스의 재정비와 재건을 돕는 일이라며 이스라엘이 전투를 이어가기 보다 하마스 재건을 막는 방향에 집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관계자들은 NYT를 통해 전쟁 이후 약 3만4000명의 가자지구 주민이 사망했다며 전쟁 이후 복수심에 불타는 주민들이 다시 하마스에 몰려든다고 예상했다. 이어 이스라엘이 하마스를 완전히 없애지 못한다고 진단했다. 이스라엘군의 아모스 야들린 전 정보국장은 "우리는 이미 하마스가 지난해 10월같은 공격을 하지 못하도록 분쇄한다는 최우선 목표를 달성했다"며 "그들은 그런 짓을 다시 하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미운털 박힌 하마스사실 하마스 역시 반년 이상 전쟁을 이어가면서 궁지에 몰렸다. 하마스는 지난해 10월 공격 당시 자신들이 이스라엘을 먼저 공격하면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를 비롯해 이란과 기타 중동의 친(親)이란 조직들이 이스라엘을 동시 다발적으로 타격하고 민중 봉기가 일어난다고 기대했다. 이스라엘 하이파 대학의 야론 프리드먼 아랍어 교수는 지난해 10월 이스라엘 경제지 글로브에 게재한 칼럼에서 하마스의 목표가 "모든 팔레스타인 전선에서 이스라엘에 대한 연합 공격을 통해 1973년 4차 중동 전쟁과 같은 효과를 내는 것"이라고 추정했다. 프리드먼은 "하마스는 이스라엘의 아랍인과 요르단강 서안지구의 팔레스타인인 등 팔레스타인 사회를 구성하는 모든 사람이 전투에 참여하면 과거 전쟁을 재현할 수 있다고 믿었다"고 주장했다. 하마스의 기대는 이란과 이스라엘이 전면전을 피하면서 빗나갔다. 이란은 헤즈볼라와 예멘 후티 반군을 비롯한 일부 친이란 조직들의 도발은 용인했지만 이스라엘을 직접 공격하지 않았다. 이란은 이달 이스라엘이 시리아 영사관을 폭격하며 선을 넘자 무인기(드론) 및 미사일로 보복했다. 동시에 이란은 여러번 사전 경고를 주고, 이스라엘이 막을 만한 느린 드론을 내보내면서 타격보다 경고 메시지에 힘을 실었다. 이스라엘 또한 이란에 보복했으나 제한적인 공습에 그쳤고 양측 모두 추가 보복을 자제하고 있다. 결국 하마스가 믿을 수 있는 보험은 인질과 가자지구의 시민들이다. 카타르, 이집트와 함께 휴전 협상을 중재했던 미국은 이슬람 유권자의 표를 의식해 이스라엘에 인질 석방 및 휴전 협정을 압박했다. 그러나 하마스는 풀어줄 인질이 부족한 상황이라고 알려진 상황에서도 이스라엘의 완전 철군 등 추가 조건을 내걸었다. 이에 이스라엘은 14일 발표에서 신와르가 휴전안을 거부했다고 주장했다. 그동안 이스라엘을 압박했던 미국 조차 하마스를 곱게 보지 않았다. 미 국무부의 매슈 밀러 대변인은 22일 브리핑에서 "하마스가 협상 기준을 바꿨다"며 "하마스는 전면전에 더 관심이 있는 것 처럼 보인다"고 밝혔다. 미국 뿐만 아니라 카타르와 이집트같은 같은 이슬람 국가들도 하마스에 불만이 쌓이고 있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카타르 도하에 망명중인 하마스 정치국 인사들이 오만 등 최소 2개국과 접촉해 정치국 이전을 논의했다고 전했다. WSJ는 하마스와 휴전 중재국 사이에 불신이 커지고 있다며 하마스 지도부가 추방 위협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2024-04-23 09:59:24최근 이스라엘 민간인 학살 가담 논란에 휩싸인 유엔 산하 기구에 돈줄이 끊기면서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내 구호 활동이 곧 중단될 전망이다. 국제사회는 유엔에 사태 해결을 촉구했으며 이스라엘 정부는 문제의 기구를 아예 폐쇄하고 유엔 사무총장이 물러나야한다고 주장했다. ■美 정치권 "지원금 영원히 끊어야" 1월 31일(이하 현지시간)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24명의 미국 공화당 상원의원들은 민주당의 척 슈머 상원 원내대표(뉴욕주)와 공화당의 미치 매코널 상원 원내대표(켄터키주)에 연명으로 서한을 보냈다. 이들은 현재 여야가 우크라이나 및 이스라엘 지원을 위해 협상중인 1105억달러(약 147조원) 규모의 긴급 안보 예산을 언급하고 해당 예산에서 유엔 팔레스타인 난민구호기구(UNRWA)에 배정되는 돈을 빼라고 요구했다. 이어 UNRWA에 앞으로 영원히 돈을 주지 말라고 강조했다. 공화당 상원의원의 약 절반에 달하는 이들은 서한에서 UNRWA 직원들의 범행에 대해 "소수의 일탈이 아니다"라며 고질적으로 썩은 조직의 전형적인 현실이라고 강조했다. UNRWA는 가자지구와 요르단강 서안지구, 레바논, 시리아 등의 팔레스타인 난민 약 590만명을 지원하고 있으며, 지금도 약 230만명의 가자지구 주민 가운데 최대 200만명에게 도움을 주고 있다. 현재 UNRWA에게서 식량과 숙소, 의료서비스까지 받는 가자지구 주민은 약 100만명으로 추정된다. 지난 1월 26일 필립 라자리니 UNRWA 집행위원장은 가자지구 무장정파 하마스가 지난해 10월 7일 이스라엘을 공격하는 과정에서 UNRWA 직원 12명이 이에 협조했다는 보고를 받아 자체 조사중이라고 밝혔다. 1월 29일에는 WSJ를 비롯한 미 언론들도 이스라엘의 보고서를 인용해 연루 의혹을 제기했다. UNRWA에 가장 많은 지원금을 건넸던 미국은 1월 26일에 즉시 지원을 중단했고 지난 1월 30일 기준으로 25개 주요 지원국 가운데 12개국이 지원금 지급 중단 및 보류를 선언했다. ■난처해진 유엔, 사무총장까지 위태 미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유엔 주재 린다 토머스 그린필드 미국 대사는 1월 31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의에 참석해 UNRWA 사태 해결을 요구했다. 그는 "이 기구가 가자지구의 극도로 힘든 환경에서 사람들을 구하는 일을 하고 지역 안정과 안보에 기여한다는 점을 알고 있다"면서 "UNRWA의 지원에 의존하는 수백만 명의 팔레스타인 민간인들을 위해 유엔이 신속하고 단호한 조치를 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린필드는 이어 "극악무도한 일을 저지른 점이 확인된 사람들에게 책임을 묻고 UNRWA의 운영에 대한 감독을 강화해 지원국들의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며 지원 중단 조치가 일시적이라고 주장했다. 유엔은 일단 하마스와 공모했다는 직원 12명 가운데 9명을 해고했고 2명의 신원을 파악 중이다. 1명은 사망했다. 유엔의 내부 조사에는 최소 4주가 소요될 예정이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UNRWA이 가자지구 내 모든 인도주의적 지원을 위한 중추에 해당한다"며 지원을 끊지 말라고 호소했다. 그러나 이스라엘은 UNRWA와 구테흐스 모두 더 이상 믿을 수 없다는 입장이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1월 31일 유엔 대표단과 만난 자리에서 "국제사회와 유엔은 UNRWA의 임무가 영구 종료되어야 할 때라는 걸 이해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만약 가자지구 문제를 계획대로 풀고자 한다면 UNRWA는 이제 다른 유엔 기구와 다른 구호 기구로 대체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날 이스라엘의 카츠 이스라엘 외무장관은 독일 매체 악셀 스프링거와 인터뷰에서 구테흐스의 퇴진을 요구했다. 이스라엘은 "유엔 사무총장으로서 당연히 책임이 있다"며 "구테흐스가 사임하든지 유엔이 그를 교체해야 한다"고 말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2024-02-01 18:27: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