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설 연휴에도 철강업계는 쇳물을 생산하는 고로를 멈추지 않고 가동한다. 한편 고로에 비해 끄고 켜기가 용이한 전기로의 경우 대부분 휴동에 돌입하는 가운데, 전기로 제품 라인의 일부는 보수가 진행될 예정이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이번 설 연휴 기간에도 포스코는 포항 및 광양제철소의 정상 조업 체제를 유지한다. 용광로에서 제강공장, 열연공장, 냉연공장 등 여러 공정이 유기적으로 이뤄져 고로 담당 부서를 비롯해 전 부서가 근무한다. 고로가 1년 365일 가동하는 것은 한번 멈추면 내부가 식어 균열이 일어나면서 재가동에 3~6개월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고로 자체가 거대한 철 덩어리로 굳어지면 부수고 새로 짓는데 최소 5000억~1조 원 가까운 비용이 드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때문에 개보수 작업이 아니면 고로 가동은 거의 중단하지 않는다. 포스코는 이달 말 4고로 개수를 앞두고 있다. 이번 개수는 6월 말까지 약 4개월간 진행된다. 고로개수란 고로 본체인 철피와 내화물 등의 열화 상태에 따라 손상 부분을 교체하는 것이다. 제때 수리하지 않으면 용융물 유출과 같은 대형사고가 발생할 수 있어, 통상적으로 약 10년 이상의 주기로 수리한다. 한편 전기로를 사용하는 업체들의 경우 이번 연휴 기간 동안 휴동하거나, 제품 라인 보수에 들어간다. 전기로는 고로에 비해 가동 및 휴동이 자유롭다. 멈췄다 가동해도 큰 비용이 발생하지 않기 때문에 탄력적 운영이 가능하다. 현대제철은 지난 3일부터 인천공장 전기로에서 생산하는 철근 라인 대규모 보수 작업을 시작한 상황이라 이번 연휴에도 보수 작업이 이어질 계획이다. 약 2개월간 골조를 포함해 최근 몇 년 간 미뤄온 구조물까지 보수하고, 안전성 강화를 위한 추가 점검에 나선다. 아울러 당진공장 일부 냉연 라인 역시 이번 연휴 동안 보수가 예정돼 있다. 다만 현대제철은 고로의 경우 정상 조업을 실시할 예정이다. 전기로만 운영하는 동국제강 역시 포항과 인천 공장의 전기로 가동을 멈추고 휴무에 들어간다. 아울러 전기로를 사용하는 세아그룹의 계열사(세아제강, 세아베스틸, 세아창원특수강)도 모두 연휴간 전 공정 휴지다. 업계 관계자는 "산업 특성상 연휴 시즌에도 멈출 수 없는 공정이 있다"며 "휴일을 반납하고 근무하는 근로자들 덕분에 문제없이 진행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yon@fnnews.com 홍요은 기자
2024-02-08 15:15:31[파이낸셜뉴스] 티타늄 프레임을 적용한 삼성전자 갤럭시 S24 울트라를 용광로에 집어넣어 내구성을 실험한 영상이 화제다. 미국 IT 유튜브 채널 '제리릭에브리씽'은 지난 5일 갤럭시 S24 울트라를 약 1100℃의 용광로에 집어넣는 실험을 했다. 영상을 보면 기기는 용광로 속에서 불이 붙어 활활 타는 모습을 보였다. 이 과정에서 기판 등은 모두 녹아 없어졌으나 티타늄으로 구성된 프레임은 까맣게 그을리긴 했지만 형태는 무너지지 않았다. 지난달 17일 출시된 갤럭시 S24 울트라는 삼성전자가 최초로 티타늄 프레임을 적용한 S시리즈 모델이다. 티타늄은 애플이 지난해 아이폰 15 시리즈에 먼저 적용한 소재로 충격에 강하면서도 무게가 가벼운 특징이 있다. 삼성전자와 애플이 같은 티타늄을 사용한 것은 아니다. 갤럭시 S24 울트라의 내부에는 6061 알루미늄, 프레임 외부에는 2등급 티타늄을 사용했다. 아이폰15 프로 맥스의 경우에는 5등급 티타늄이 사용됐다. 티타늄은 불순물 함량에 따라 등급이 구분되는데 1~4등급은 순수 티타늄, 5등급부터는 티타늄 합금으로 구분된다. 삼성전자와 애플이 사용한 두 티타늄은 각각 순수 티타늄과 티타늄 합금 계열에서 상업적으로 가장 많이 활용된다. 강도 자체는 아이폰15 프로 맥스에 적용된 5등급 티타늄이 더 단단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갤럭시 S24 울트라에 사용된 2등급 티타늄은 연성이 뛰어나고 부식 등 화학적 환경에 대한 내성이 높다. 제리릭에브리씽은 "용광로 실험 결과 갤럭시 S24 울트라와 아이폰15 프로 맥스에 거의 같은 양의 티타늄을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라고 말했다. 티타늄 원자재 가격은 아이폰이 약 10~15달러, 갤럭시가 약 3~5달러로 추산됐다. 이는 순수 티타늄보다 티타늄 합금의 가격이 더 높기 때문으로 보인다. 한편 갤럭시 S24 시리즈에는 통·번역, 이미지 수정, 음성 녹음 요약 및 문서 작성 등 기존 스마트폰에서 볼 수 없었던 AI(인공지능) 기능이 탑재됐다. 인터넷 연결 없이 다양한 AI 기능을 구현할 수 있는 세계 최초의 내장형(온디바이스) AI 스마트폰이기도 하다. 실시간 통역 기능은 영어를 비롯해 스페인어·중국어·프랑스어·일본어 등 13가지 언어를 지원한다. yuhyun12@fnnews.com 조유현 기자
2024-02-07 10:29:12[파이낸셜뉴스] 지난 23일 화재로 상당수 생산설비가 멈췄던 포스코 포항제철소의 가동이 24일 재개됐다. 포스코는 예열을 거쳐 이날 오전 2시 2고로(용광로)를 시작으로 오전 9시까지 3고로와 4고로를 재가동했다. 고로 재개에 따라 쇳물을 받아 철과 제품을 만드는 후속 생산설비도 정상 가동에 들어갔다. 아직 고로 1기는 일부 설비 교체 및 안전 점검으로 가동 준비 중이다. 포스코 관계자는 "제강설비를 가동 중이며 압연 설비도 안전 점검을 하면서 순차적으로 가동하고 있다"고 밝혔다. 포항제철소에서는 지난 23일 오전 7시 7분쯤 2고로 주변 전선에서 불이 나 출동한 소방대에 의해 2시간 10분 만에 꺼졌다. 이 불에 따른 인명 피해는 없었으나 정전이 발생하면서 생산설비 가동이 중단됐다. 포스코는 정전으로 설비 가동이 일시 중단되자 제품 생산 공정에서 부산물로 발생하는 부생가스 농도가 높아져 폭발할 위험에 대비해 자동적으로 밖으로 태워서 내보내는 이른바 방산작업을 했다. 이 과정에서 공장 주변이 검은 연기로 뒤덮이고 굴뚝에서 화염이 분출됐다. 이후 포스코는 복구 작업을 벌여 23일 오전부터 파이넥스 2·3 공장 가동을 재개했고 나머지 설비 복구에도 힘을 쏟았다. 포스코 관계자는 "이번 정전으로 인한 설비 피해는 없었기 때문에 재가동에는 문제가 없고, 제품 출하 또한 정상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며 "제품 생산·수급에 큰 차질이 없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yon@fnnews.com 홍요은 기자
2023-12-24 13:58:34【파이낸셜뉴스 울산=최수상 기자】 16일 오전 8시 44분께 울산시 울주군 온산읍 처용리의 한 주물공장에서 용광로 쇳물이 분출되는 사고가 발생, 용광로 위에서 작업하던 50대 A씨가 아래로 추락해 숨졌다. 경찰과 소방당국에 따르면 차량 주물류 생산 공장인 이곳에서 A씨는 혼자 쇳물을 옮기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용광로에서 분출된 쇳물이 주변에 튀었으나 화재로 확산하지는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공장 내부 폐쇄회로(CC)TV 등을 토대로 자세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ulsan@fnnews.com 최수상 기자
2023-09-16 14:25:14【베이징=정지우 특파원】중국 랴오닝성의 한 철강회사 용광로에서 화재가 발생, 다수의 사상자가 발생했다고 제남일보 등 현지 매체가 23일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전날 랴오닝성 잉커우 라오볜구에 있는 잉커우강철유한공사의 한 용광로에서 화재가 났다. 현지 매체들은 소셜미디어(SNS)에 다수의 사상자가 발생했다는 글이 올라왔다고 전했다. 다만 현지 당국과 회사 측은 화재 경위나 진화 과정, 사상자 수에 대해 발표하지 않고 있다. 현지 당국과 잉커우강철 관계자는 "화재가 발생한 것은 사실이지만, 조사가 진행 중이어서 사상자 수를 밝힐 수는 없다"고 말했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
2023-06-23 18:15:23【 포항(경북)=홍요은 기자】 "냉천 범람 당시 나이아가라폭포처럼 공장에 물이 들이쳤죠. 망연자실했지만 고로를 일주일 안에 살리는 '미션 임파서블'을 결국 해냈습니다." 지난 23일 찾은 경북 포항시 포스코 포항제철소 열연 2공장. 형광 주황색으로 번쩍거리는 쇳물이 가열로에 부어지는 '장입' 작업 이뤄지고 있었다. 후끈거리는 김이 뿜어져 얼굴로도 따뜻하게 와닿았다. 지난해 사상 최악의 태풍 힌남노 침수 피해를 겪고 135일간의 복구작업을 마무리한 이후 언론에 첫 공개된 포항제철소는 재해 전과 다름없이 숨가쁘게 돌아갔다. 최주한 제강부 2제강공장 공장장은 "처음으로 불이 꺼진 공장을 봤을 때 두려움이 앞섰지만 모두가 밤낮없이 물을 퍼냈다"며 수해 복구 여정을 회상했다. ■140만명 헌신, 중대재해 없이 조업 정상화 태풍 힌남노로 포항제철소의 대부분이 침수되는 초유의 사태를 맞은 것은 지난해 9월 6일. 당시 제철소를 다시 지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일부의 우려가 있었지만 포스코는 지난 1월 20일 완전 정상화의 기적을 일궈 냈다. 임직원과 민·관·군 연인원 140만 여명의 헌신과, 50년에 걸쳐 축적된 조업·정비 기술력 덕분에 단 한 건의 중대재해 없이 135일 만에 압연지역 17개 공장들을 모두 재가동시킬 수 있었다. 실제로 2열연공장 앞에는 당시 범람 높이인 1.5m 높이가 표시돼 있었다. 복구의 역사를 잊지 말자는 의미다. 다만 현재 공장 내부에서 물때나 진흙이 묻은 흔적은 찾아볼 수 없었다. 서민교 2열연공장 공장장은 "2열연 공장은 포항제철소의 허리라 불릴만큼 중추적 역할을 하는데 지하가 잠겨있었다"며 "당시 30㎝ 진흙 뻘을 퍼내기 위해 모두가 힘을 쏟았다"고 말했다. ■고로 스마트화로 기술 혁신 박차 포스코는 포항제철소 복구 이후 단단해진 철강 본원의 경쟁력을 바탕으로 4차산업혁명 스마트 기술 혁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2고로 운전실에서는 스마트 센서로 용광로의 상태인 '노황'을 분석하는 작업이 한창이었다. 벽면 가득 자리한 스크린에 고로의 풍구를 통해 미분탄이 투입되는 상황과, 압력·온도 등을 분석한 데이터가 실시간으로 전달됐다. 최명석 제선부 1제선공장장은 "1000개 넘게 설치된 센서로 데이터를 얻고, 연소 상태를 판단한다"며 "이전에 육안으로 화면을 살피고, 경험치로 용광로의 상태를 추측하던 방식보다 훨씬 정확해졌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포스코는 전체 공정 측면에서 연·원료 최소 비용, 최적 배합 의사결정을 지원하는 기술인 '포스플롯'을 자체 개발해 운영하고 있다. 이를 통해 조업설계 시나리오에 따른 원가 영향도 분석에 기존 8일 소요되던 작업을 3분으로 단축한 바 있다. 아시아 철강사 최초로 '2050 탄소중립'을 목표를 선언한 포스코는 수소환원제철 공법 개발에도 집중하고 있다. 포스코용 수소환원제철인 하이렉스(HyREX) 상용화 기술을 2030년까지 개발하고 시험설비를 2026년에 도입해 가능성을 확인하겠다는 구상이다. yon@fnnews.com
2023-03-27 19:00:54역대 세 번째로 강력했다는 태풍 '힌남노'가 남기고 간 상처가 자못 크다. 이번 태풍으로 특히 심각한 피해를 본 곳은 경북 포항의 공장지대다. 포스코 포항제철소 등 중요한 산업시설이 자리 잡은 포항은 태풍이 지나가는 길목이어서 늘 재난의 위험이 도사린 곳이다. 그동안에는 큰 피해 없이 넘겼는데 이번에는 무사하지 못했다. 포항제철소가 물에 잠겨 가동이 중단되는 49년 만의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공장 가동에 필수적인 발전시설 등이 흙탕물에 잠겨 공장을 돌릴 수 없게 되자 제철소 측은 고로(용광로)에 열풍 공급을 중단하는 '휴풍' 조치를 내렸다. 이에 따라 고로 3기가 멈춰 섰고, 압연·열연 등 전체 공정이 중지된 것이다. 용광로가 멈춘 것은 1973년 첫 쇳물을 뽑아낸 후 49년 만에 처음이다. 하루 매출손실만 약 500억원에 이르고 완전 복구에는 한 달 이상이 걸릴 수도 있다고 하니 보통 문제가 아니다. 포스코스틸리온, 현대제철과 OCI 등의 포항 공장들도 침수 피해를 당했다. 그러잖아도 어려운 시기에 수마까지 덮쳐 산업계는 설상가상의 형국이다. 철강제품의 공급이 차질을 빚으면 자동차나 선박 등 산업계 전반으로 연쇄적인 영향이 미칠 수 있다. 포스코와 현대제철 등은 다른 지역에 있는 공장 가동을 늘려 공급차질을 최소화하겠다고 밝혔다. 우리는 재난이 닥치면 늘 한마음으로 뭉쳤다. 민관군이 힘을 합쳐 하루속히 피해를 복구해 다시 일상을 회복해야 한다. 미증유의 재난을 당한 포항제철소 등도 비장한 각오로 복구에 매달려야 한다. 앞으로 4~5일이 지나면 고로의 쇳물이 굳어 재가동에 더 큰 비용이 든다고 하니 이제부터는 시간과의 싸움이다. 곧 시작되는 추석연휴조차 반납이 불가피해 보인다. 정부는 발 빠르게 포항 일대를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하기로 했다. 예비비 500억원도 편성했다. 그 밖의 다른 지원책도 모두 동원해야 한다. 다행히 다른 지역에서는 큰 피해가 없었다. 주민 대피, 위험지역 점검 등으로 미리 잘 대비한 덕이다. 2003년 태풍 매미가 닥쳤을 때 18명이 사망한 마산만 일대는 태풍을 무사히 넘겼다. 그 이후에 설치한 1㎞ 길이, 2m 높이의 차수벽 덕을 톡톡히 봤다. 대형 배수관을 만든 울산 태화시장도 침수 피해에서 벗어났다. 앞으로 자연재해의 강도와 빈도는 더 세지고 잦아질 것이다. 이변을 더 이상 이변이라고 부를 수 없을 만큼 대형 천재지변이 반복해서 닥칠 수 있다. 현재의 방재대책으로는 막아낼 수 없을 것이다. 규모가 커지는 재난만큼 대책도 더 치밀해야 하고, 기준도 높여야 한다. 포항의 피해사례는 산업계에 뼈아픈 교훈을 던졌다. 전국에 산재한 공단 지대 중 어디도 안전한 곳은 없다. 힌남노 이상의 폭우와 강풍에 대비한 방재시설을 미리 갖춰야 한다. 태풍이 지나가자마자 언제 그랬냐는 듯 잊어버리는 안일한 태도는 금물이다. 그런 마음가짐으로는 자연재해로 공장 문을 닫아야 하는 상황을 겪을지도 모른다.
2022-09-07 18:29:12[파이낸셜뉴스]더불어민주당이 14일 경선 갈등 봉합 하루만에 대선 통합선대위 구성 실무 논의에 착수하고 이낙연 전 대표 캠프도 해단식을 갖는 등 본선 채비를 위한 총력전 모드로 전환했다. 다만 이 전 대표 지지자들을 향한 송영길 대표의 '일베수준'이라는 발언, 이 전 대표 지지자들의 경선 결과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 등 이날도 곳곳에서 여진이 이어지며 남은 앙금 풀기가 최대 숙제로 떠올랐다. 자칫 본선에서 여당 표 일부 이탈 우려도 나오고 있어서다. ■통합선대위 이낙연 전 대표 참여 관건 이날 민주당에 따르면 윤관석 사무총장과 이재명 후보 측 조정식 의원이 실무 공동 단장을 맡아 통합 선대위 구성 논의에 착수했다. 이 후보도 전날 이 전 대표의 경선 승복 메시지 직후 "민주당의 이름으로 동지의 이름으로 함께 뜻을 모아 가자"며 화합형 '용광로 선대위' 구성을 예고한 만큼 실무 논의도 여기에 방점이 찍힐 것으로 보인다. 이 후보 핵심 측근들이 화합을 위해 실제로 2선후퇴에 나설지도 주목된다. 이재명계 좌장인 정성호 의원도 원팀을 강조하며 경쟁 후보 진영 인사들에게 캠프 주요 자리를 내주는 형태를 언급하고 있다. 무엇보다 관심은 이낙연계의 적극적인 선거 지원 여부로 모아진다. 자칫 선거 막판까지 적전분열 양상이 거듭될 우려가 나오고 있어서다. 그러나 경선 종료직전까지 양쪽이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 등을 놓고 이전투구식 대결을 벌인 만큼 이낙연 전 대표가 공동선대위원장을 선듯 맡을 명분 찾기도 쉽지 않아 보인다. 이 때문에 이 후보가 이 전 대표 설득과 위로를 위해 삼고초려를 하더라도 적극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원팀구성까진 산넘어 산 이낙연 캠프는 이 전 대표가 참석한 가운데 이날 오후 여의도 대산빌딩에서 캠프 해단식을 열었으나 분위기는 예상보다 무거웠다. 이 전 대표는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을지와 원팀론에 대한 생각을 묻는 질문에도 답변을 하지 않았다. 또 당분간 캠프 합류 보다는 이날부터 지방에서 정국구상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국민은 정치인의 오만을 느끼는 순간 먼저 심판한다"면서 "하물며 지지해준 국민을 폄하하면 절대로 안 되고 감사해야 한다"고 뼈있는 발언을 했다. 그러면서 "요즘 저건 아닌데 싶은 일들이 벌어져서 제 마음에 맺힌 게 있다"고도 했다. 이 전 대표 발언은 송영길 대표가 이 전 대표 지지자들의 문자메시지 항의와 관련해 '일베수준'이라고 한 발언도 영향을 준 걸로 보인다. 논란이 커지자 송 대표는 이날 해명에 나섰지만 대표로는 부적절한 처신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또 일부 이 전 대표 지지자들은 대표 사퇴 청원도 돌입했다. 당내 곳곳에서 충돌이 이어졌다. 일부 이 전 대표 지지자들은 지도부의 경선 절차가 위법했다며 법원에 가처분신청도 제출했다. 이를 놓고도 양측의 공방도 벌어졌다. 이재명 캠프 대변인을 지낸 현근택 변호사는 SNS에 "지지자들의 자발적인 행동이라고 놔둘 것이 아니라 자제시키는 것이 마땅하다"고 이 전 대표측의 개입을 요구했다. 이에 정운현 이낙연 캠프 공보단장도 SNS에서 "가처분 신청이 받아들여지고 말고는 전적으로 법원의 몫"이라며 "도발하는 언행부터 자제시키기 바란다"고 했다. cerju@fnnews.com 심형준 기자
2021-10-14 16:30:10【파이낸셜뉴스 베이징=정지우 특파원】 중국 정부가 자국 내에서 운영 중인 포스코 등 한국 기업에게 전력 사용량을 줄일 것을 명령했다. 기후변화 위기를 촉발시키는 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한 것이라는 명분을 내세웠다. 이로 인해 포스코 일부 생산라인은 90%나 전력 사용량이 줄었다. 중국 정부는 내달 초 일부 제한을 풀어준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겨울철 전력 피크 시간이 시작되면 다시 규제할 가능성도 있다. 27일 주중 대사관과 포스코 등에 따르면 포스코의 중국 스테인리스 회사인 장가항포항불수강은 이달 중순부터 현재까지 공장에서 쓰는 전력량을 90% 가량 줄였다. 중국 장쑤성 장자강시에 있는 장가항포항불수강은 조강 연산 100만t, 냉연 60만t 등의 생산 체계를 갖춘 공장이다. 이 회사는 1997년 포스코와 중국 사강집단이 합작해 설립했다. 포스코의 지분율은 82.5%다. 하지만 중국 정부의 전력 사용 축소 요구로 포스코 측은 현재 용광로 등 필수 설비 유지만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중 대사관 고위 관계자는 "중국 측에서 전력 사용을 제한하면서 포스코 스테인리스 공장의 가동이 일시 중단됐다"고 말했다. 중국 정부의 요구는 탄소 저감 정책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정부는 각 지방정부에게 저감해야할 탄소량을 할당하자, 지방정부는 기업들을 옥죄는 방식으로 수치를 맞추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중국 소식통은 "그나마 포스코는 용광로 등 필수 설비는 가동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중국 자국 기업들은 아예 공장 문을 닫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중국 정부는 올해 3월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 '14차 5개년 계획'(2021~2025년)과 '2035년 중장기 계획'을 공개하면서 2030년까지 탄소 배출량 정점을 찍고 2060년에는 탄소 중립을 실현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따라서 이론적으론 2030년까지는 탄소 에너지 사용이 늘어나야 한다. 하지만 중국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관계 특성상 관계자들이 선제 행동에 나선 것으로 중국 소식통은 분석했다. 포스코 장가항포항불수강은 10월 초에 가동을 재개할 예정이다. 다만 중국에서 겨울철은 대표적인 전략 피크 시기라는 점을 고려하면 다시 전력 사용 제한 지시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중국 소식통은 "올해 하반기 경기 둔화가 우려되고 탄소정점까지는 수년이 남아 있는데도 전력량을 줄이는 것을 결국 지방 정부가 중앙의 눈치를 보기 때문"이라며 "다른 한국 기업들의 피해는 크게 없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고 전했다. 일부에서 제기되는 호주산 석탄 수입 금지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중국 전체 에너지 공급 비중에서 석탄 발전은 60%가 넘는다. 그러나 실제 석탄 발전 사용량은 44% 수준인 것으로 전해졌다. 다른 중국 소식통은 "호주 석탄 문제는 올해만 아니라, 지난해에도 있던 것"이라며 "(탄소저감) 목표량 할당이라는 제한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
2021-09-27 18:14:44[파이낸셜뉴스] 고온과 만성 소음에 시달리는 용광로 근처에서 수년 간 일하다 사망한 근로자가 업무상 재해를 인정받았다. 법원이 사망의 원인인 심장질환과 업무 사이 인과관계를 인정하면서다. 20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8부(이종환 부장판사)는 근로자 A씨의 유족이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유족급여와 장의비 부지급 처분을 취소해달라”며 낸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 A씨는 지난 2019년 8월 25일 공장에서 쓰러진 채 발견됐다. 발견 즉시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끝내 목숨을 잃었다. ‘허혈성 심장질환’이 원인이었다. A씨가 근무한 공장은 자동차 부품 제조공장이었고, 용광로에서 쇠를 녹여 부품을 만들어내는 곳이다. A씨는 용광로 부근에서 원료 주입상태를 확인하거나 쇳물을 채취·검사하는 업무를 담당했다. A씨는 2013년 4월부터 이 제조공장에 처음 출근했다. 사망하기까지 약 6년 4개월간 용광로 근처에서 근무해 온 것이다. A씨의 작업장 온도는 35도에 이르는 등 매우 더웠고, 평균 소음은 82데시벨(dB)이었다. 이는 지하철 소음보다 높은 수준이다. 장기간 노출되면 청력 장애도 일으키는 수준인 것으로 조사됐다. A씨 유족 측은 과로·교대업무의 영향으로 허혈성 심장질환이 발병했다고 주장했다. A씨는 월평균 252시간 이상 근무했고, 1주 간격으로 주·야간 교대근무를 해왔다는 것이다. 또 사망하기 5개월 전부터 대상포진이 생겼다고도 했다. 이 같은 원인들로 사망에 이르게 됐기 때문에 공단에 유족급여와 장의비를 청구했다. 하지만 거부되자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A씨 유족 측의 주장을 받아들였다. 사망과 업무 사이에 인과관계가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A씨의 근무시간이 고용노동부 고시에 다소 미치지는 못하지만, 이는 회사 경영 사정에 따라 인건비를 절감하는 차원에서 일률적으로 근로시간을 단축시킨 것”이라며 “A씨는 많은 양의 일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해야 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A씨가 사망 전 근무하던 환경과 근무시간, 근무형태 등을 종합할 때 A씨는 업무상의 이유로 사망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며 “질병의 발생 원인이 수행한 업무와 직접적인 관계가 없다고 하더라도, 적어도 업무상 과로나 스트레스가 질병의 주된 발생 원인에 겹쳐 질병을 유발 또는 악화시켰다면 인과관계가 있다고 봐야 한다”고 판시했다. jihwan@fnnews.com 김지환 기자
2021-09-20 11:04: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