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미국)=이설영 기자】 미국 뉴욕 맨해튼의 세계무역센터를 롤모델로 하는 서울 용산정비창 개발사업이 논의될 전망이다. 서울시는 용산정비창 부지에 조성하는 용산국제업무지구를 '제로에너지·탄소제로' 콘셉트로 개발을 추진중이다. 서울시가 새롭게 도입할 '서울형 친환경·저탄소 평가인증제도'를 실제 적용하는 1호 지역이 되는 것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1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맨해튼 세계무역센터 단지(WTC Campus)를 둘러본 뒤 "용산국제업무지구를 지속 가능한, 전세계에서 가장 상징적인 공간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오 시장은 "용산은 제로에너지, 제로탄소, 100% 가까운 신재생에너지 등에 욕심을 한번 내볼만한 곳"이라며 "기후위기가 새롭게 주목받기 때문에 새로 만들어지는 하나의 신도시급인 용산을 최대한 신재생에너지를 쓰고 탄소배출을 줄이면서 디자인적으로도 유려하게 잘 만들면 세계적으로 매우 주목받는 공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오 시장은 친환경·저탄소 평가인증제도인 LEED를 운영 중인 미국그린빌딩협회(USGBC)의 피터 템플턴 회장(CEO)을 만나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LEED는 1989년 개발 후 2022년 현재 전 세계 190개국에 걸쳐 널리 이용되고 있다. 오 시장은 "더욱 효율적인 탄소 저감을 위해 오래전 시작된 LEED 구역·지역 단위로 확장하는 국내 첫 시도가 서울에서 시작될 것"이라며 "(대상지로는) 한 구역을 통째로 개발하는 사례가 많지 않다 보니 제일 먼저 용산이 떠올랐다"고 밝혔다. 이날 오 시장이 방문한 세계무역센터 단지는 6만4749.7㎡의 대규모 부지에 지상 104층 규모의 WTC1 빌딩 등 총 7동의 대규모 건물을 조성했다. 업무, 교통, 상업, 문화시설 등을 갖췄다. 대중교통 역과 긴밀한 환승체계를 구축해 도심내 보행-대중교통 연계성을 강화한 것이 특징이다. 상업시설 복합개발로 단지 전체의 편의기능을 함께 제공토록 조성했다. 2025년까지 35%의 온실가스 감축, 2050년까지 80%의 감축을 목표로 설정한 친환경 개발 사례로 대부분의 건물이 LEED 인증을 취득, 친환경성을 인정받았다. 세계무역센터 단지 내 원월드트레이드센터(One WTC)를 설계한 건축회사 SOM의 켄 루이스 파트너는 이날 브리핑에서 "공사 원료나 공사 과정이 친환경적일 수 있는 방안을 협력사들과 모색했다"며 "발생하는 쓰레기나 폐기물을 최소화하며 공사를 진행했고 대부분 재활용 건축자재를 사용해 만족스러운 결과물이 나왔다"고 전했다. 오 시장은 세계무역센터 단지 지하 1층 '오큘러스'의 건축 디자인에 관한 설명을 듣고 용산국제업무지구에 적용하고 싶다는 뜻을 드러내기도 했다. 오큘러스는 철도역과 지하철역이 만나는 장소에 교통허브와 쇼핑몰을 함께 넣은 공간이다. 세계적인 건축가 산티아고 칼라트라바 주도로 길이 약 105m, 너비 35m의 홀을 조성했다. 열차 내에서 승객이 이 공간을 바라볼 수 있고, 반대로 이곳에서도 열차가 지나는 모습을 볼 수 있게 설계했다. 모든 구조물을 흰색으로 처리해 지하라는 느낌이 들지 않도록 했다. 천장은 기술적으로 채광이 잘되도록 설계했다. 넓은 홀임에도 기둥이 전혀 없어 출퇴근길 많은 승객이 한꺼번에 이동할 때 겪을 수 있는 안전사고의 가능성 및 불편을 줄였다. 오 시장은 "마치 공룡 배 속에 들어온 느낌이라 인상적이다"라며 "최첨단 공법이나 디자인이 아름답게 어우러져 감동이 물밀듯이 밀려와 (용산에) 이런 공간을 만들어야 한다는 욕심이 생긴다"고 했다. 그러면서 "축구장같이 넓은 공간에 기둥이 보이지 않고 흰색으로 꾸며 개방감과 공간감이 느껴져 용산 밑에도 이런 공간이 만들어진다면 콘서트, 음악회 같은 것을 하면 정말 좋겠다"고 말했다. ronia@fnnews.com ronia@fnnews.com 이설영 기자
2023-09-20 05:04:24[파이낸셜뉴스] 10일 오후 서울 용산역 철도정비창부지에서 폭발물이 발견됐다는 신고가 들어와 10분간 열차 운행이 중단됐다. 10일 소방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57분께 서울 용산구 한강로3가 철도정비창부지 공사장에서 환경정화작업을 하던 공사장 인부가 가스통 크기의 포탄을 발견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이에 경찰과 소방은 현장을 통제하면서 용산역 3개 선로가 일시 사용이 중단됐다. 이후 공군 폭발물처리반(EOD)가 출동해 해체 작업을 하면서 오후 6시 14부터 24분까지 약 10분간 열차 운행이 중단되는 일이 발생했다. 포탄의 뇌관 해체 및 안전 조치가 끝난 오후 6시 49분께 상황이 종료된 것으로 전해졌다. koreanbae@fnnews.com 배한글 기자
2023-04-10 19:42:46각종 도시 규제로부터 자유로운 이른바 '한국형 화이트존'이 도입되면서 서울 용산 철도정비창 부지가 최대 수혜 사업지로 떠오르고 있다. 용산정비창은 오세훈 서울시장이 역점적으로 추진 중인 용산국제업무지구 내 사업 개발부지다. 나아가 향후 추진되는 각종 도심 고밀개발 사업도 한층 탄력을 받게 될 전망이다. 5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현재 도시계획 체계는 제조업 시대에 마련돼 토지의 용도(주거·상업·공업 등)와 밀도(용적률·건폐율)를 엄격하게 구분하고 있다. 하지만 4차 산업혁명, 디지털 전환 등 경제·사회구조 변화로 인해 직주근접, 고밀·복합 개발 등 새로운 공간전략이 요구되고 있다. 최근 시대 변화에 맞게 도시계획 체계를 개편한 것이 정부가 이번에 발표한 '도시계획 혁신 방안'이다. 이 방안의 최대 수혜 사업지로 용산정비창 부지 개발이 꼽힌다. 한국형 '화이트존'인 '도시혁신구역'이 적용되는 사실상 1호 대상지로 거론되고 있어서다. 도시혁신구역(화이트존)은 토지·건축의 용도제한을 두지 않고, 용적률·건폐율도 지자체가 자유롭게 정할 수 있다. 사업 주체가 자신들의 필요에 따라 도시계획을 세워 심의를 받을 수 있게 된다. 이 규정이 적용되면 좌초를 거듭해온 용산정비창 개발이 한층 속도를 낼 전망이다. 용산정비창 부지는 서울 한복판에 여의도 공원의 2배, 서울광장의 40배에 달하는 규모로 자리한 금싸라기 땅이다. 서울에 남은 마지막 대규모 가용지이지만, 지난 2013년 용산국제업무지구 도시개발사업이 최종 무산된 뒤 청사진 부재 등으로 10년째 방치돼왔다. 용산정비창은 선로 부지, 용산 변전소와 용산역 후면 부지를 포함하는 약 49만3000㎡다. 국토부(23%), 코레일(72%), 한전 등이 보유 중이다. 서울시는 지난해 7월 발표한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 구상을 통해 이 일대를 도심 첫 '입지규제최소구역'으로 지정해 용적률 1500%를 뛰어넘는 초고층 건물이 들어서도록 할 계획이다. 여기에 국토부가 한발 더 나아가 '도시혁신구역' 카드를 꺼내든 것이다. 국토부가 오 시장의 역점 사업에 사실상 '날개'를 달아줬다는 평가가 나온다. 국토부 관계자는 "철도정비창 부지 등 민간이 선호하는 도심 내 유휴부지에 업무, 호텔, 주거, 병원, 공원 등의 다양한 시설이 고밀 융복합되는 개발사업이 활성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경직된 도시계획이 유연하게 적용돼 민간이 개발역량을 최대로 발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다만 도시계획위원회 등 각종 행정절차 간소화도 병행해야 사업 추진이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 팀장은 "경직된 도시계획을 좀 더 유연하게 바꿔 다양한 형태의 개발이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며 "지자체 역할이 강화된 만큼 지자체 권한 내에서 속도를 낼 수 있겠지만, 향후 정부 정책 방향에 따라 사업 추진의 향배가 결정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범현 성결대 도시디자인 정보공학과 교수는 "기존의 입지규제최소구역을 확대해 도시계획 활성화를 유도한다는 측면에서는 긍정적"이라며 "다만 구역 지정 등 계획 수립 단계에서 오랜 시간이 걸리는 만큼 각종 위원회 심의 등 행정절차를 간소화하는 방안도 병행해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ssuccu@fnnews.com 김서연 기자
2023-01-05 18:39:36[파이낸셜뉴스] 이르면 내년까지 각종 도시 규제로부터 자유로운 이른바 '한국형 화이트존'이 도입돼 서울 용산 철도정비창 부지 등 각종 도심 고밀 개발 사업이 탄력을 받게 될 전망이다. 세계적 관광지인 싱가포르 마리나베이나 미국 보스톤 혁신지구의 개발 방식이 적용되는 것으로, 기존 제조업 시대 마련된 도시 계획 체계가 전면 개편된다. ■'한국형 화이트존' 도입 국토교통부는 이런 내용을 포함한 '도시계획 혁신 방안'을 마련했다고 5일 밝혔다. 현재 도시계획 체계는 제조업 시대에 마련돼 토지의 용도(주거·상업·공업 등)와 밀도(용적률·건폐율)를 엄격하게 구분하고 있다. 하지만 4차 산업혁명, 디지털 전환 등 경제·사회구조 변화로 인해 직주근접, 고밀·복합 개발 등 새로운 공간전략이 요구된다. 이에 국토부는 최근 시대변화에 맞게 도시계획 체계를 개편하기로 했다. 우선 도시규제로부터 자유롭고, 융복합적 도시개발이 가능한 도시혁신구역, 복합용도구역, 도시계획시설 입체복합구역 등 공간혁신 3종 구역이 도입된다. 도시혁신구역은 도시 내 혁신적인 공간 조성이 필요한 곳에 기존 도시계획 체계를 벗어나 토지·건축의 용도 제한을 두지 않고, 용적률과 건폐율 등을 자유롭게 지자체가 정할 수 있다. 다만, 복합용도 목적에 맞게 단일용도 비율은 70%, 주거용도는 50+α 이하로 한정된다. 지난 2015년 도입된 입지규제최소구역을 전면 개편한 이른바 '한국형 화이트 존'인 셈이다. 개발사업자가 토지용도를 자유롭게 복합적으로 결정(공장은 제외)하는 화이트존을 도입한 세계적 관광지인 싱가포르 마리나베이 개발 방식과 유사하다. 특히 민간 참여 활성화를 위해 민간 사업자가 도시혁신구역을 제안한 경우 도시개발법상 사업시행 자격도 부여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서울 용산 철도정비창 부지 등 민간이 선호하는 도심 내 유휴부지에 업무, 호텔, 주거, 병원, 공원 등 다양한 시설이 고밀 융복합되는 개발사업이 활성화될 것으로 국토부는 기대했다. ■용도지역 변경 없이 개발 허용 복합용도구역은 노후·쇠퇴 등으로 도시 변화가 필요하지만, 전면 재개발보다는 점진적·융합적 전환이 필요한 지역에 지정한다. 다만, 주거·공업·녹지 환경 보호를 위해 전용주거, 전용공업, 녹지지역은 제한된다. 복합용도구역으로 지정되면 주거지역내 상업시설 설치, 공업지역에 주거·상업시설 설치 등 기존 용도지역의 변경 없이도 다른 용도시설의 설치가 허용된다. 복합용도구역의 밀도는 주변과 조화로운 경관, 복합화 촉진 등을 고려해 기존 용도지역의 용적률 범위 내에서 적용한다. 항만 물류 창고 등을 주거, 업무, 공공·문화시설 등 복합용도로 재개발한 미국 보스톤 혁신지구도 같은 방식으로 개발이 이뤄졌다. 도시계획시설 입체복합구역은 시설 복합화 또는 지하화 등을 추진할 경우 용도지역별로 설치가 제한된 도시계획시설 설치가 허용된다. 종합의료시설, 유원지, 전시장 및 국제회의시설, 시장, 체육시설, 청소년수련시설 등 14개가 이에 해당한다. 도시계획위원회 심의를 거쳐 용적률·건폐율을 1.5~2배까지 상향해 줄 계획이다. 이들 방안은 지가 상승과 직결되는 만큼 무분별한 개발 방지를 위해 적절한 공공기여를 추진하기로 했다. 지자체와 사업자가 협의해 결정하고, 공공기여 가이드라인도 마련할 계획이다. 아울러 생활권 단위의 도시계획 활성화를 위해 현재 도시군기본계획상 부문계획인 생활권계획을 '생활권 도시계획'으로 제도화한다. 생활권 단위의 도시관리가 필요한 지자체는 권역내 개발방향, 생활 인프라 구축 계획, 밀도·높이 관리방안 등 생활권 중심 도시발전을 위한 생활권 도시계획을 수립할 수 있다. 국토부는 도시계획 혁신 방안의 신속한 추진을 위해 내년 까지 국토계획법 개정을 추진키로 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기존 틀에 박힌 도시개발에서 벗어나 도시계획에서 민간의 제안을 폭 넓게 허용하고, 대폭적인 규제완화를 통해 민간이 개발 역량을 최대로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ssuccu@fnnews.com 김서연 기자
2023-01-05 10:01:51서울시가 용산정비창 일대를 '입지규제최소구역'으로 지정해 용적률 1500%를 넘는 초고층 건물이 들어서도록 하고, 아시아의 실리콘밸리로 만드는 등 개발을 본격화 한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26일 서울시청에서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구상' 기자설명회를 열고 용산정비창 일대 약 50만㎡에 대한 개발 청사진을 발표했다. 사진은 이날 용산 정비창 부지 전경. 사진=김범석 기자 [파이낸셜뉴스] kbs@fnnews.com 김범석 기자
2022-07-26 16:32:46[파이낸셜뉴스] 대통령실 용산 시대와 맞물려 서울 용산국제업무지구 프로젝트가 다시 '용트림'하는 기회를 맞고 있다. '단국 이래 최대 개발 사업'으로 불리다 금융 위기와 부동산 경기 침체로 좌초된 뒤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정권 교체를 계기로 재시동이 걸린 것이다. 더불어민주당의 지난 문재인 정부와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 시절 1만 가구 주택 공급이 추진됐지만, 프로젝트를 처음 추진한 국민의힘 소속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해 보궐선거에서 승리하면서 상황이 급반전됐다. 이후 같은 당인 윤석열 대통령이 당선되면서 사업 재추진에 '청신호'가 켜졌다. 정권 입맛에 따라 사업 추진 운명이 좌지우지된 셈이다. 다만, 지난 문재인 정부 시절 국제업무지구의 핵심인 용산정비창 부지 일대에 1만 가구 공급이 계획된 만큼 주택 공급과 맞물려 추진될 것으로 전망된다. ■용산정비창, 정권 따라 '좌지우지' 용산국제업무지구 프로젝트는 지난 2006년 8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정부가 추진한 '철도경영 정상화 종합대책'이 첫 시발점이다. 2005년 철도청이 한국철도공사(코레일)로 전환하면서 발생한 4조5000억원의 부채를 해결하기 위해 용산정비창 부지를 개발, 부채 상환을 하기로 한 것이다. 용산정비창은 서울 용산구 한강로3가 일원 51만여㎡ 규모다. 코레일이 36만여 ㎡로 전체 부지의 71%를 소유하고 있다. 나머지는 국·공유지와 사유지다. 이때 당시 민선 4기 오세훈 서울시장이 추진하던 역점 사업인 '한강 르네상스 마스터플랜'의 일환으로 용산 철도정비창 부지와 서부이촌동 일대 총 51만8692㎡를 관광·정보기술(IT)·문화·금융 비즈니스 허브 등 국제업무지구 개발을 추진하면서 몸집이 커졌다. 총 사업비 30조3000억원에 달하는 '단군 이래 최대 프로젝트'로 불렸다. 하지만 리먼 브러더스 사태 등이 터지면서 자금 조달 문제 등이 겹쳤고, 사업이 꼬이기 시작했다. 결국, 글로벌 금융위기 속에 2011년 시행사의 부도로 사업이 좌초됐다. 특히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 재임 시절 개발이 아닌 '도시 재생'에 역점을 두면서 사업은 사실상 수면 아래로 가라 앉게 됐다. ■용산국제업무지구 프로젝트 '재시동' 그러다 문재인 정부 시절인 2020년 수도권 주택공급 기반 강화를 골자로 한 '5·6대책'을 통해 용산국제업무지구 핵심 부지인 용산정비창 부지에 8000가구의 주택 공급 계획이 발표됐다. 이어 발표한 서울권역 등 수도권 주택공급 확대 방안인 '8·4대책'에서는 2000가구를 추가한 1만 가구를 공급하기로 했다. 하지만 오 시장이 지난해 4월7일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당선되면서 상황은 급반전됐다. 오 시장은 당선 이후 '제2한강르네상스' 추진을 예고하며 용산국제업무지구 재추진 의사를 밝혀왔다. 이 과정에서 국토부와 정비창 부지내 주택 공급 방안을 놓고 엇갈린 입장을 보이면서 꼬인 실타래를 풀지 못했다. 접점을 찾지 못할 것 같던 용산정비창 부지 개발은 오 시장과 같은 당인 윤석열정부가 집권하면서 달라지기 시작했다. 국토부는 지난 18일 열린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첫 업무보고에서 용산 일대를 글로벌 비즈니스 허브, 역사·문화·소통의 공간으로 조성해 '용산시대'를 열겠다고 보고했다. 국토부는 '글로벌 비즈니스 허브'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은 밝히진 않았지만, 오 시장이 역점적으로 추진 중인 용산국제업무지구와 궤를 같이 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글로벌 비즈니스 허브 조성은 서울시의 의견도 일부 반영된 것으로 파악됐다. 서울시 관계자는 "용산정비창 부지에 상업·업무 기능을 강화하는 쪽으로 국토부와 공감대가 형성돼 있는 상황"이라며 "용산정비창 개발 방향에 대해 협의가 진행 중인데 연내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시는 용산 정비창부지의 주택 비중을 30%로 줄이고, 상업·업무 기능을 강화하는 방안을 놓고 국토부와 협의 중이다. 용산전자상가 등 주변 지역에도 주택을 공급해 공급 물량을 최대한 유지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서울시는 올 하반기 중 '용산정비창 부지 개발 마스터플랜'을 발표할 계획이다. ■매수세 꺽인 용산 집값 기대감↑ 용산국제업무지구 재개 가능성이 커지면서 용산 일대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감도 덩달아 커지고 있다. 용산구는 대통령실 이전으로 집값 상승세가 이어졌지만 최근 거래절벽이 심화되면서 지난 주 4주 만에 0.01% 내리면서 하락 전환됐다. 용산구 소재 A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최근 매수세가 꺽이면서 일부 단지에서 억 단위 하락 거래가 발생하는 등 집값이 하락 반전됐다"며 "하지만 용산정비창 사업이 재개될 경우 호재가 될 수 있어 집값은 다시 오름세로 전환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인근의 B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국토부의 용산시대 관련한 대통령 업무 보고가 언론 보도에 난 뒤 문의하는 전화도 몇통 받았다"며 "용산정비창 외에도 용산공원 조성, 정비 사업 등 개발 호재가 많아 열기가 쉽게 꺽이지는 않을 것"이라고 귀뜸했다. 한편, 일부 시민단체들은 해당 부지에 100% 공공주택 공급을 주장하고 있어 찬반 논란은 한층 가열될 것으로 보인다. ssuccu@fnnews.com 김서연 기자
2022-07-19 21:10:45초대형 도심개발계획인 '용산 국제업무지구' 내 철도정비창 주택 공급 방안을 놓고 국토교통부와 서울시가 끝없는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국토부는 주택 1만 가구 공급을 계획하고 있는 반면 서울시와 용산구는 국제업무지구 조성을 밀어부치겠다는 입장이다. 이런 상황에서 시민·사회단체들까지 '100% 공공 주택 건설'을 주장하고 나서 용산 정비창 부지 활용방안이 난맥상으로 흐르고 있다. ■서울시, 상반기 '용산국제업무지구' 윤곽 발표 서울시 고위 관계자는 26일 용산 정비창 부지 개발과 관련, "용산 국제업무지구에 중점을 두고 개발한다는 원칙에는 변화가 없다"며 "업무 지구 중심으로 조성하되, 일부 주택 공급을 구상 중이지만 공급 규모는 확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용산 국제업무지구 개발은 오 시장이 첫 재임 시절인 지난 2006년부터 추진됐다. 사업비 약 31조원으로 '단군 이래 최대 개발사업'으로 불릴 만큼 관심이 뜨거웠다. 하지만 시장 교체,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가 겹치며 무산됐다. 이후 용산 정비창 부지에 정부가 5·6대책에서 8000가구 공급 계획을 밝힌데 이어 8·4대책에서 2000가구를 추가한 1만 가구를 공급하기로 하면서 주택 공급 쪽으로 기우는 듯 했다. 하지만 오 시장이 지난해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당선되면서 상황은 급반전됐다. 특히 오 시장이 올해 신년사에서 "용산 국제업무지구 조성을 본격 추진할 것"이라고 밝히면서 사업 추진 재개에 청신호가 켜진 상태다. 이와 관련해, 서울시는 상반기 중 용산 국제업무지구 조성 방안의 가이드라인을 마련할 계획이다. 규제 정책에서 뒤늦게 공급 확대 기조로 변경한 뒤 이 부지에 1만 가구 공급을 계획한 국토부는 난감한 상황이다. 서울시가 국제업무지구 조성 추진을 본격화하면서 주택 1만 가구 공급에 빨간불이 켜졌기 때문이다. 서울시는 용산정비창 내 주택 공급을 전체 건물 연면적의 30% 수준으로 제한하는 대신, 업무 시설을 확충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1만 가구 주택 공급 난항…시민·사회단체도 가세 서울시가 용산 국제업무지구 개발 가이드라인을 마련 중이라 국토부는 구체적인 협의도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용산구 역시 주택 1만 가구 공급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이다. 기존에 계획된 국제업무지구로 조성을 희망하고 있다. 국토부는 가이드라인이 마련된 뒤 서울시와 주택 공급 방향에 대해 본격적인 협의에 나선다는 입장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8·4 대책에서 용산 정비창 부지에 1만 가구를 공급하기로 한 만큼 계획에는 변화가 없다"며 "다만, 서울시가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있어 관련 내용을 검토한 뒤 추후 구체적인 협의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국토부와 서울시가 활용안을 놓고 줄다리기 하고 있는 사이 시민·사회단체까지 가세하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용산정비창 개발의 공공성 강화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는 이날 용산역 철도회관에서 용산정비창 개발의 공공성 강화를 위한 시민대토론회를 열었다. 공대위는 국제업무지구가 아닌 100% 공공 주택 건설을 주장하고 있다. 이날 토론회에서 손정원 런던대 도시계획학과 교수는 "서울시는 용산을 3대 업무지구 이상으로 계획하고 있는데, 가능할지 의문"이라며 "현재 추가적인 업무지구도 건설 중인 만큼 용산에 업무지구를 짓더라도 제로섬 게임이 될 가능성 크다"고 주장했다. ssuccu@fnnews.com 김서연 김희수 기자
2022-01-26 17:52:26코레일과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가 서울 도심의 마지막 금싸라기 땅인 용산철도정비창을 '제2의 마곡지구' 방식으로 공동개발한다. 용산철도정비창은 8·4 주택공급대책에서 도심 고밀화 사업에 포함돼 고밀도 주거시설이 들어설 것으로 관측됐지만 대규모 상가와 연구시설 등이 포함된 복합개발을 추진하는 것이다. 코레일은 기반시설 조성 등 현물출자 방식으로, SH공사는 공공주택과 함께 상업·산업·지원시설 등을 조성하는 방식으로 진행한다. 택지개발사업이 아닌 도시개발사업 방식을 택해 서울 강서지역 핵심으로 부상한 '마곡지구'처럼 개발한다는 청사진이 나오면서 용산철도정비창 개발에 더욱 속도가 붙을 것으로 기대된다. 코레일·SH공사, 공동 개발키로 23일 부동산업계와 코레일, 국토교통부 등에 따르면 코레일과 SH공사는 지난 3월 '용산정비창 도시개발사업 기본협약(MOU)'을 체결했고 오는 12월 실시협약을 맺을 예정이다. 코레일과 SH공사는 지난 3월 MOU를 통해 코레일 소유의 용산정비창 부지에 대한 사업지분을 각각 70%와 30%로 나누고 도시개발사업 방식으로 공동 개발하는 방안을 확정했다. 용산정비창의 구체적인 개발방식이 확인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도시개발사업은 택지개발촉진법이나 재건축·재개발법(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이 아닌 도시개발법에 따라 추진하는 토지조성사업으로 도심지 인근에 1000가구 이상 대단지 아파트와 기반시설을 함께 짓는다. 앞서 정부는 지난 5월 용산정비창에 8000가구를 공급하는 '미니 신도시' 개발 계획을 발표하면서 국제업무지구로 개발되길 기대했던 지역 주민들의 극심한 반발을 불러왔다. 서울 핵심 요지를 업무·상업지구로 개발하지 않고 공공임대가 포함된 주거지역으로 개발하는 데 따른 불만이었다. 코레일과 SH공사는 이같은 우려와 달리 주거시설뿐만 아니라 상업·문화·교육시설 등 다양한 인프라가 갖춰진 도시개발방식을 통해 용산정비창 부지를 '제2의 마곡'으로 조성할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도시개발사업 경험이 없는 코레일이 도로·상하수도 등 기반시설을, SH공사는 주택 및 상업시설을 조성하는 방식으로 공동 개발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코레일은 이를 위해 지난 5월 한국개발연구원(KDI)에 용산정비창 개발 관련 연구용역을 의뢰했으며 현재 관련 예비타당성 조사가 진행 중이다. 코레일 관계자는 "KDI에서 (예타 관련) 검증평가가 시행 중이며, 내년 상반기에 결과가 나올 예정"이라며 "2021년 구역지정 및 실시계획 등 서울시 인허가 절차가 끝나면 2022년부터 2023년까지 토지공급을 하고 2024년에는 일반분양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LH 적극 나섰지만 SH공사 사업자로 땅 주인인 코레일은 당초 서울시의 인허가가 걸린 용산정비창 개발을 두고 서울시 산하기관인 SH와 물밑 협상을 벌였다. 그러다 한국주택토지공사(LH)가 적극적으로 용산정비창 부지 매입 의사를 보이면서 양상은 2파전으로 흘렀다. 하지만 매입가격, 개발 계획 등에서 의견이 쉽게 좁혀지지 않았다. 그러는동안 코레일은 SH와는 순탄한 협상을 이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8·4대책 발표로 용산정비창 부지 공급 계획이 변경된 점도 영향을 미쳤다. 당초 정부는 이곳에 8000가구를 조성해 5000~6000가구는 일반분양, 나머지 2000~3000가구는 임대주택으로 공급할 예정이었지만 용적률을 높여 1만가구로 공급물량을 늘렸다. SH공사의 상급기관인 서울시의 인허가권이 더 중요해졌다는 의미다. 또, LH가 3기 신도시(17만가구+a)에 더해 8·4대책에서 공공재건축(5만가구), 공공재개발(2만가구) 사업 물량이 나오면서 이쪽으로 방향을 튼 것도 SH가 낙점된 이유로 꼽힌다. 한편 51만㎡에 달하는 용산정비창 부지는 2006년 당시 서울시의 '한강르네상스' 사업과 연계해 사업비 31조원이 투입되는 용산국제업무지구로 개발될 예정이었다. 이듬해 삼성물산 컨소시엄이 개발사업자로 선정됐고, 2008년 서부이촌동 주민들을 상대로 도시개발사업 동의서(토지소유자 동의율 56%)를 받았지만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사업이 좌초됐다. 이후 2018년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 '여의도·용산 개발 마스터플랜' 구상을 언급하면서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사업이 다시 주목을 받았지만 서울 집값이 과열되자 관련 계획이 무기한 보류됐고, 결국 올해 '미니 신도시'로 개발방향이 바뀌었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박소연 기자
2020-08-23 17:55:30[파이낸셜뉴스]정부가 4일 용산정비창 등 복합개발이 예정된 사업부지에 대한 용적률을 상향해 2000호를 추가 공급키로 한 것과 관련, 용산이 지역구인 권영세 미래통합당 의원은 "졸속+졸속 대책에 다름 아니다"라고 반발했다. 권 의원은 이날 자신의 SNS를 통해 "정부 발표 자료를 보면 당초 아파트 물량이라고 하는 '8000호' 물량도 애당초 용산정비창 등에 대한 장기플랜 없는 졸속 발표였다. 여기에 증가분이라며 '2000호' 숫자를 넣었을 뿐"이라며 이같이 비판했다. 권 의원은 "문재인 정부와 서울시는 국제업무지구로 지정했던 초심을 잊지 말아야 한다"며 "용산은 한강을 사이에 두고 10분만 이동하면 대한민국 금융중심지 여의도와 인접해 있어 글로벌 비즈니스 중심지로 성장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용산에 대해 '마지막 남은 기회의 땅'이라고 평가한 권 의원은 "세계 금융의 중심지 홍콩이 정정 불안 등으로 그 지위를 잃어가 전 세계가 홍콩을 떠나는 글로벌기업과 회사를 유치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정부는 이렇듯 한심한 정책으로 기회를 날려버리려 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권 의원은 "용산이 실패한 주택정책의 도구로 희생되어선 안 된다"며 "오늘 발표대로 용산정비창 부지 절반 가까이가 주거용으로 바뀐다면 국제업무지구는 허울만 남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대한민국에서 미래가치가 가장 높은 땅이 단순히 문재인 정부의 실패한 주택정책을 만회하기 위한 도구로 희생되어선 안 된다"며 "용산 국제업무지구가 제대로 갈 수 있도록 끝까지 맞서겠다. 본래 계획했던 국제업무지구로 제대로 실현되도록 모든 노력을 기울여 나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hjkim01@fnnews.com 김학재 기자
2020-08-04 20:05:36[파이낸셜뉴스]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용산정비창 일대에 기존에 밝힌 8000가구에 더해 추가 주택공급을 시사했다. 또 서울시와 함께 도시 전체 용적률을 상향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23일 대정부질문에서 서울의 공급해법을 묻는 김희국 미래통합당 의원의 질의에 "우선 용산정비창의 땅이 넓고 지금 코레일의 공탁부지 등이 결정되면 이 지역 전체의 그림이 나오게 될 것"이라며 "8000가구 짓고 끝내는 것 아니냐는 생각이 많은데 도시 전체를 봐야 한다"고 말했다. 여기서 '도시 전체'는 용산 정비창 일대를 말한 것으로 해석된다. 김 장관의 발언을 근거로 서울 전체의 용적률이 올라갈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용산정비창은 현재 적용된 용적률로 8000가구를 공급할 수 있다. 국토부는 용적률 상향을 통해 정비창 부지에 아파트 수천가구를 더 지어 전체적으로 1만가구 이상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서울시는 용산정비창 부지에 아파트를 늘리는 것보다 업무지구 등으로 조성하는 방안을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장관은 이어 용적률 상향을 통한 공급 확대에 대해선 "서울시와 도시 전체의 용적률을 상향해 공급을 늘리는 방안을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다만 서울시의 아파트 층고 35층 제한에 대해선 "모든 정책의 결정 과정은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함께 협의해서 결정할 수밖에 없다"고 언급했다. psy@fnnews.com 박소연 기자
2020-07-23 22:40: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