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인천=한갑수 기자】 인천시는 강화 해역을 포함한 인천 전 해역에 우라늄 특별 정밀조사를 실시한 결과 모든 조사 지점에서 이상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6일 밝혔다. 이번 조사는 최근 북한 평산 우라늄 정련공장 폐수의 서해 유입 가능성에 대한 우려에 따른 것이다. 시는 지난 달 3일 실시한 강화 연안 1차 조사에서 삼중수소(3H), 세슘(134Cs, 137Cs) 모두 최소검출가능농도(MDA) 미만이었으며 같은 달 4일 정부 특별 합동 조사에서도 세슘과 우라늄에 대해 모두 ‘이상 없음’으로 확인했다. 시는 이후에도 시민 우려가 지속되자 지난 달 30일 유정복 시장이 직접 강화도 외포리에서 채수한 특별조사를 시작으로 8월 1일 강화 연안 2차 조사, 8월 2일 영종도 주변조사 등 주요 해역에 대한 정밀 조사를 추가 실시했다. 아울러 시는 해양수질측정망 정기조사 34개 지점과 강화 해수욕장 2개 지점 등을 포함한 총 45개 지점에 대해 우라늄 전수조사를 완료했다. 조사 결과 인천 앞바다에서 해수 중 우라늄 농도는 평균 2.0㎍/L로 나타났으며 최저 1.0㎍/L, 최고 2.3㎍/L 수준이었다. 이는 자연 해수의 평균농도인 약 3.3㎍/L보다 낮은 수치이다. 앞서 실시한 정부 특별합동조사에서도 우라늄 농도는 0.087㎍/L~3.211㎍/L 범위로 확인되어 유사한 결과를 나타냈다. 시는 앞으로도 해양 방사성 물질에 대한 정기적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조사 결과를 투명하게 공개해 시민의 신뢰를 높일 예정이다. 곽완순 시 보건환경연구원장은 "인천시와 정부가 실시한 정밀조사 결과 북한 우라늄 정련공장 폐수의 유입은 확인되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kapsoo@fnnews.com 한갑수 기자
2025-08-06 08:15:23[파이낸셜뉴스] 지난달 6차 비핵화 협상 직전에 미국의 폭격을 받은 이란이 미국과 협상을 재개할 수 있다고 시사했다. 다만 이란은 우라늄 농축 권리를 보장하지 않으면 대화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14일(현지시간) 프랑스 AFP통신 등 외신들에 따르면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의 국제문제 선임고문인 알리 아크바르 벨라야티는 이날 수도 테헤란에서 모신 나크비 파키스탄 내무장관과 만났다. 그는 이날 회동에서 미국과 협상에 대해 “우리는 전제 조건 없이, 이란의 ‘한계선(레드라인)’을 존중하는 협상에 대해서는 반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그들은 이란이 우라늄 농축을 포기해야 한다고 말하지만 이는 우리의 레드라인 중 하나"라고 주장했다. 벨라야티는 만약 미국이 농축 중단을 조건으로 건다면 “협상은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같은 날 이란 외무부의 에스마일 바가이 대변인은 정례 기자회견에서 미국 스티븐 위트코프 중동특사와 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장관의 회담 일정을 언급했다. 그는 "현재 이 문제와 관련해 구체적인 날짜와 시간, 장소가 결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과거 미국과 러시아를 포함한 6개국과 이란은 2015년 이란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를 체결하고 이란이 핵무기를 포기하면 경제 제재를 풀기로 했다. 그러나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핵합의가 이란을 제대로 막지 못한다며 2018년에 핵합의를 탈퇴하고 경제 제재를 복원했다. 올해 2기 정부를 시작한 트럼프는 4~5월 사이 이란과 5차례 비핵화 협상을 진행했으나 합의를 보지 못했다. 미국은 이란의 완전 비핵화를 요구하며 핵무기 재료로 쓰이는 농축 우라늄(순도 90%)은 물론, 어떠한 종류의 우라늄 농축도 용인할 수 없다고 밝혔다. 반면 이란은 국제 사회에서 인정한 최소한의 민간 연구용 우라늄 농축권은 보장하라고 요구했다. 양측은 지난달 15일 6차 협상을 앞둔 상황이었으나 이스라엘이 이란 핵시설을 공습하면서 대화를 멈췄다. 미국 역시 지난달 21일 이스라엘을 도와 이란 핵시설을 공격했다. 미국의 스티브 위트코프 중동 특사는 이란과 이스라엘이 휴전에 합의한 다음날인 지난달 24일에 "이란과 핵 프로그램 협상 재개에 관해 이미 초기 논의를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같은 날 이란의 마수드 페제시키안 대통령도 "이란은 핵무기를 추구한 적이 없으며 지금도 추구하지 않는다. 협상 테이블에서 문제를 해결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밝혔다. 한편 미국 정치 매체 악시오스는 이달 12일 관계자를 인용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이란에 우라늄 농축 포기를 압박했다고 보도했다. 러시아는 이란이 해당 조건으로 비핵화에 동의한다면 원자력 발전용 농축 우라늄(3.67%), 연구용 원자로 및 핵 동위원소 생산을 위한 농축 우라늄(20%)을 공급하겠다고 제안했지만 거절당했다고 알려졌다. 러시아 외무부는 보도 다음날 성명을 내고 악시오스의 주장이 "정치적 중상모략"이라고 부인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2025-07-15 09:09:50정부가 북한 황해북도 평산 우라늄 정련 공장의 폐수 유출 의혹 제기가 정치권에서 계속됨에 따라 서해 오염도 정밀 측정에 4일 돌입한다. 통일부, 원자력안전위원회, 해양수산부, 환경부 등이 이번 합동 실태 조사에 참여한다. 합동조사단은 북한 예성강 하구와 가장 가까운 강화도와 한강하구 등 10개 정점(시료 채취 지점)에서 우라늄과 세슘, 중금속 오염 여부를 조사한다. 조사 결과는 약 2주간 분석 과정을 거쳐 공개된다. 지난 2019년에 비슷한 우려가 제기됐을 당시엔 원자력안전위원회가 6개 정점에서 우라늄만 조사했는데, 이번엔 조사 참여기관, 조사 정점, 조사 대상 오염물질이 확대됐다. 당시 조사에서 우라늄 검출량은 자연 상태에서 존재하는 정도로, 유의미한 오염이 확인되지 않았다. 정부는 당분간 매달 오염 여부를 조사하는 등 정기 감시 체제를 구축하는 한편 관계부처 협의체도 운영할 계획이다. 앞서 미국의 북한 전문매체 데일리NK는 위성 사진 분석 결과 평산의 우라늄 공장에서 방사능에 오염된 폐수가 예성강을 따라 서해에 유입됐다는 전문가의 주장을 소개한 바 있다. 침전지가 포화 상태에 이르면서 정화 처리되지 않은 폐수가 하천을 통해 예성강, 강화만, 서해로 흘러 들어가는 정황이 포착되어 국제적 우려가 커지고 있다. 평산 우라늄 정련공장은 북한에서 핵무기 개발에 필수적인 우라늄 정광(옐로우케이크)을 생산하는 핵심 시설이다. 이 공장은 우라늄 광석 채굴광산, 채굴 광석 정련·제련해 우라늄 정광을 생산하는 정련공장,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폐수를 모아두는 침전지 등으로 구성된다. 또한 평산 우라늄 정련공장은 북한에서 실질적으로 유일하게 가동 중인 우라늄 정광 생산시설이다. 이곳에서 생산된 우라늄 정광은 영변 등 북한의 핵물질 생산시설로 옮겨져 고농축 처리 과정을 거쳐 핵무기 제조에 쓰인다. 평안북도 박천군에도 유사한 공장이 있었으나 현재는 폐쇄된 것으로 알려졌다. 평산 우라늄 정련공장이 마비되면 북한의 핵무력 증강 계획에 큰 차질이 생길 수 있다. rainman@fnnews.com 김경수 기자
2025-07-04 08:02:52[파이낸셜뉴스] "미국은 이란의 핵 프로그램을 저지했다고 말할 수 있고 이스라엘은 지역 적대국인 이란을 약화시켰다고 주장할 수 있다. 이란은 군사 강대국과 맞서 싸워 생존했다는 명분이 있다." 이사인 알리 바에즈 국제위기그룹(ICG) 이란 담당 이사는 이번 중동 전쟁에 참여한 모든 국가는 자신들이 승리했다는 명분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전격적인 휴전 합의는 미국, 이란, 이스라엘 3자 모두가 전쟁을 더해봤자 자국에 이득될 게 없다는 게 분명해졌기 때문이다. 소모전으로 장기화 조짐 속에 당사자 모두 조기 탈출 모색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인 트루스소셜에 이스라엘과 이란이 24시간 안에 단계적으로 "완전하고 전면적인 휴전을 체결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히면서 긴박했던 중동 전쟁이 일단락됐다. 트럼프는 휴전 합의를 공개한 뒤 "이스라엘과 이란은 거의 동시에 내게 다가와서는 '평화'를 말했다"며 "나는 지금이 (휴전 및 종전에) 적기임을 알았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밝힌 것처럼 이란과 이스라엘은 모두 휴전이 필요했다. 이스라엘이 이란에 대규모 폭격을 가하면서 이번 분쟁이 시작됐지만 이스라엘 역시 막대한 피해를 입었다. 이란의 드론과 신형 미사일은 이스라엘이 자랑하는 방공망 '아이언돔'을 뚫었다. 이스라엘의 주요 의료 시설 소로카 메디컬 센터가 피해를 입었고, 수도 텔아비브 근처 바트얌의 아파트 건물이 파괴됐다. 전쟁 비용도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이스라엘 라이히만 대학의 아론경제정책연구소는 이란과 충돌이 한 달간 지속되면 약 120억 달러, 우리 돈 16조 4000억원의 전쟁 비용이 소요될 것으로 추산했다. 여기에다 이스라엘 입장에서는 미국을 전쟁에 끌어들여 소기의 목적까지 달성했다는 분석이다. 이란 역시 미국이 직접 개입하면서 전쟁을 지속할 능력이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의 정권 교체까지 거론한 상태에서 최고 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의 이란 내 불신도 높아지고 있었다. CNN은 이란의 최고 지도자의 통치가 끝을 향해 가고 있으며 외부에서는 이란 정권의 통제 수준을 지켜볼 것이라고 보도했다. 결국 정권을 지키고 후일을 도모하기 위해 휴전에 합의했다는 지적이다. 미국 역시 강력한 힘을 보여줬다. 이란의 주요 핵시설 3곳을 정밀 타격하면서 미군의 공격력을 과시했다. 이후 휴전 협정을 이끌어 내 중동 전쟁의 늪에 빠져들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이 가장 경계한 것은 지상군 투입 등 전쟁의 장기화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일 "이란에 대한 군사 개입과 관련해 지상군 투입을 고려하지 않겠다"고 명확히 밝혔다. 우크라이나, 러시아 전쟁에서 해결점을 찾지 못하고 있는 미국이 중동 전쟁에 직접 개입해 전선을 확대하는 것은 부담이 될 수 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이란의 농축우라늄이 꺼지지 않은 불씨 이란, 이스라엘이 휴전에 합의했지만 여전히 불씨는 남아 있다. 핵무기를 만들 수 있는 이란의 고농도 농축 우라늄 때문이다. JD 밴스 미국 부통령은 이날 폭스뉴스에 나와 "이란의 핵 프로그램도 완전히 제거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미국 언론들은 이란의 포르도와 나탄즈 등의 핵시설이 얼마큼 파괴됐는지는 아직 불명확하고 이란이 고농도 농축 우라늄을 이미 다른 장소에 옮겨 놓았을 거라 보도했다. 이스라엘 정보기관인 모사드의 전 이란 전문가인 시마 샤인은 이란이 농축 물질을 이동시켰다고 확신한다고 AP통신에 말했다. 샤인은 "그들은 어딘가에 충분한 농축 우라늄을 보유하고 있고 핵무기를 개발할 수 있도록 첨단 원심분리기도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CNN에 따르면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인 라파엘 그로시는 최근 이란이 핵폭탄을 만드는 데 필요한 농축도 90%에 약간 못 미치는 60% 농축 우라늄 400kg을 보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핵확산 전문가인 조셉 시린시오네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이란이 5일 안에, 3주 안에 10개의 핵폭탄을 만들기 위해 필요한 새로운 원심분리기에 보유중인 우라늄을 주입할 수 있다"며 "미국이나 이스라엘이 이를 찾아내기 전에 무기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을 수도 있다"고 전했다. pride@fnnews.com 이병철 기자
2025-06-24 15:57:56[파이낸셜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의 우라늄 농축을 끝내기 위해 추가 조처를 결단할 수도 있다고 JD 밴스 부통령이 17일(현지시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전날 캐나다 주요7개국(G7) 회의 일정을 하루 단축해 급거 귀국해 국가안보회의를 소집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미국이 직접 군사 개입에 나서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이란의 우라늄 농축은 이란 핵 문제의 핵심이다. 밴스 부통령은 이날 자신의 소셜미디어 X 계정에 올린 글에서 트럼프가 이란 우라늄 농축을 끝내기 위해 추가 조처를 취해야 한다는 결심을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런 결정은 전적으로 대통령에게 달린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가 서둘러 귀국한 것과 관련해 여러 의혹이 나오는 가운데 일부에서는 트럼프가 이스라엘에 벙커버스터 등을 지원해 이란의 지하 핵시설을 완전히 끝장내도록 할 것인지 등이 현재 검토 중인 것으로 보고 있다. 밴스는 트럼프가 미 군사력을 국민보호에 집중해왔다면서 트럼프가 이란 핵 능력 제거를 위해 ‘추가 조처’에 나설 수 있다고 전망했다. 밴스는 우라늄 농축이 민간 원자력 에너지용이라는 이란의 주장은 거짓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이 해외 상황에 군사적으로 개입하는 것을 비판하던 트럼프가 이번에 이란 사태에 개입하게 된다면 이는 미 국민을 위한 것이어서 정당하다는 궤변도 펼쳤다. 밴스는 지난 25년 동안 미 정부가 ‘어리석은 대외정책’을 펼쳤고, 이로 인해 미 국민들이 외국 상황에 미국이 말려드는 것을 걱정하고 있으며, 이는 옳다고 전제를 달았다. 그는 이어 트럼프는 이와 달리 이런 문제에서는 어느 정도 신뢰를 얻었다고 믿는다면서 트럼프가 미군을 미 국민의 목표 달성에 활용하는 것에만 관심이 있다고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2025-06-18 01:10:01[파이낸셜뉴스]북한이 영변에 신규 우라늄 농축시설을 추가로 건설중인 것으로 확인되면서 윤석열 정부의 대북 정책이 심판대에 오르게 됐다. 북핵을 막기 위해 지난 정부 기간에 펼쳤던 대대적인 북한 봉쇄정책이 사실상 실패했다는 것이다. 대북 봉쇄정책이 오히려 북러간 밀착과 함께 각종 핵관련 기술이 북한으로 이전되면서 북핵 위기가 더 커졌다는 분석이다. 지난 10일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영변 내에 평양 근교 강선 핵시설과 유사한 새로운 우라늄 농축시설이 건설되고 있다고 공식 보고했다. 위성사진 분석 결과, 완공시 북한의 고농축 우라늄과 같은 핵물질 생산 능력이 크게 확대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이 시설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윤석열 정부의 초기였던 지난 2023년 "핵탄두 보유량을 기하급수적으로 늘리라"고 지시한 이후의 후속 조치로 분석되고 있다. 11일 대북 정책을 관여해왔던 통일부와 외교부는 북한의 영변 우라늄 농축시설 확대에 대해 입장 표명을 최소화하고 있다. 이번 영변 우라늄 농축시설 추가 움직임 이후에도 국제사회와 공조를 재차 강조하는 것에 그치고 있다. 이들 부처들은 윤 정부 내내 북한의 일체 핵 활동 중단과 비핵화 협상 복귀 등을 외쳐왔지만, 북한은 미동조차 하지 않았다. 영변 핵시설은 북한 핵 프로그램의 핵심 거점으로, 플루토늄 생산과 우라늄 농축 등 핵무기 원료의 대량 생산이 가능한 복합 단지다. 새 농축시설 건설로 인해 북한의 핵무장 능력과 핵물질 생산 속도가 더욱 빨라질 것으로 국제사회는 우려하고 있다. 영변 핵시설 단지에는 원자로와 방사화학실험실(재처리시설), 핵연료 제조시설, 동위원소 생산공장 등이 밀집해있다. 북한의 핵시설은 영변, 강선, 태천, 평산, 박천, 평양 등 여러 지역에 분포해 있으며, 가동 중이거나 건설 중인 시설이 16개 내외로 추정된다. 한국 정부와 우리 군은 북한의 영변·강선 등 핵시설 증설 움직임을 핵보유국 지위를 강화하기 위한 의도로 보고 있다. 영변에 추가적인 농축시설이 들어서면 북한의 핵물질 생산 능력이 크게 확대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영변 핵시설 증설은 국제사회가 요구하는 핵폐기(비핵화)와는 정반대의 행보다. 북한의 핵 역량을 유지·강화하려는 목적이 뚜렷하다. 북한이 영변에 새로운 핵시설 마련을 추진하는 것은 북한이 최소억제가 아닌 최대 핵무기 보유를 통한 공세적 핵정책을 추진하는 로드맵의 일환이라고 볼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미국과 동등한 협상이라는 직거래에 대비하는 포석과도 무관치 않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북한을 입국금지국가에 최근 포함시키지 않는 등 양자협상의 여건을 조성하고 있지만, 북한은 이에 거리를 두면서 협상의 레버지리를 높이고 있는 상황이다. 북한이 향후 협상에서 가진 것이 많으면 많을수록 더 많은 것을 요구할 수 있다는 공식을 적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반길주 국립외교원 교수는 "핵시설 추가 확보는 북한이 협상장에 앉더라도 '비핵화'가 아닌 '핵군축'이어야 한다는 메시지를 강하게 발신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면서 "한반도 의제에 대한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적 우선순위를 높이고, '비핵화' 목표를 실체적으로 공유하는 (이재명 정부의) 외교적 노력과 전략적 협력이 절실하다"고 전했다. rainman@fnnews.com 김경수 이종윤 기자
2025-06-11 11:34:36[파이낸셜뉴스] 한국원자력연구원 방사화학기술개발부 김종윤 박사팀이 방사능 오염수에 있는 우라늄을 걸러내는 신소재를 개발했다. 24일 원자력연구원에 따르면 이 신소재로 만든 흡착제는 1g당 우라늄 136㎎을 처리할 수 있다. 이는 현재 수입해 사용하는 제품의 최고 성능과 동일한 수분이다. 우라늄은 자연 상태에서 다양한 물질에 녹아 있고, 방사성폐기물에도 다량 있어 효과적으로 추출해 회수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우라늄 추출은 일반적으로 흡착제를 사용해 이뤄지는데, 상용화된 흡착제는 현재 해외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원자력연구원 임상호 방사화학기술개발부장은 "이 기술은 우라늄 자원 회수, 방사성 물질로 오염된 폐수 관리뿐 아니라 촉매제, 약물전달물질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할 수 있는 원천기술이 될 것"이라며, "앞으로 대규모 생산 및 상용화를 위한 연구를 지속하겠다"고 말했다. 연구진이 만든 흡착제는 흡착제에 사용되는 실리카(이산화규소) 물질에 유기인산계 화합물(HDEHP)을 결합했다. 이때 특정 구조를 가진 주형 물질을 섞어 원하는 형태와 크기의 물질을 합성하는 주형합성법을 활용했다. 연구진은 "간단히 합성할 수 있어 경제적이며, 후처리 공정이 없어 폐기물을 획기적으로 줄여 환경친화적이라는 강점도 가진다"고 설명했다. 또한, 주형 물질을 500도 이상의 고온에서 연소하거나 유독성 용매로 제거해야 하는 기존 방식과 달리, 주형 물질 HDEHP를 제거하지 않고, 용액에 넣어 가열하는 수열반응으로 간단하게 하이브리드 소재를 합성한다. 이를 통해 기존 방식으로는 만들어내기 어려웠던 10~100마이크로미터(μm)의 균일한 입자를 가지면서, 기공 크기까지 원하는대로 만들었다. 특히, 이 소재는 표면적이 넓고, 흡착할 물질이 기공 내로 잘 들어가서 강하게 붙잡아 둘 수 있는 2~50나노미터(nm) 크기의 메조기공을 효율적으로 만들 수 있다. HDEHP 농도와 반응 온도를 높일수록 메조기공의 크기가 커지는데, 그 수준을 쉽게 제어할 수 있다. 한편, 연구진은 이번에 개발한 우라늄 흡착 소재를 국제학술지인 '분리정제기술(Separation and Purification Technology)'에 발표했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2025-02-24 10:47:21[파이낸셜뉴스] 인공지능(AI)이 우라늄 가격을 사상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막대한 전력을 소모하는 AI로 인해 전력 소비가 급증하고, 원자력 발전소 건설도 다시 탄력을 받으면서 원전 핵심 연료인 우라늄 수요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우라늄 핵심 공급원인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 뒤 서방의 경제 제재로 우라늄 수출이 차단되면서 공급도 차질을 빚어 우라늄 수급이 악화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11일(현지시간) 시장정보 제공업체 UxC 자료를 인용해 우라늄 가격이 사상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고 보도했다. UxC에 따르면 농축 우라늄 가격은 1SWU(분리작업단위·seperative work unit)에 190달러를 찍었다. 3년 전 56달러에 비해 3.4배 폭등했다. 1SWU는 원전 연료로 쓰이는 우라늄235 1kg을 확보하기 위해 드는 우라늄 양을 뜻한다. 우라늄235와 우라늄238, 우라늄234를 분리해 이 가운데 우라늄 235만을 연료로 농축한다. 각국이 기후 위기 속에 화석연료 사용을 줄이는 가운데 AI가 막대한 전력을 필요로 하면서 다시 원전 발전이 각광을 받자 우라늄 가격이 뛰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MS), 아마존, 메타플랫폼스 등 빅테크 기업들은 막대한 AI 데이터센터 운용을 위해 점점 원전에 매달리고 있다. 그러나 원전 연료인 우라늄 공급은 위축돼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만으로 3년이 다 되는 가운데 우라늄을 채굴해 농축하는 핵심 국가인 러시아가 미국의 제재로 인해 우라늄 수출이 금지됐기 때문이다. 수요가 급증하는 가운데 공급은 차질을 빚으면서 우라늄 가격이 사상 최고 행진을 하고 있다. 투자그룹 오션월의 닉 로슨 최고경영자(CEO)는 서방에는 우라늄을 처리해 농축할 충분한 설비가 없다면서 이때문에 우라늄 가격이 전인미답의 경지로 치솟고 있다고 설명했다. 애널리스트들은 오는 2027년 말 미국의 대러 제재가 끝나기 전까지는 우라늄 수급 불균형과 가격 상승 움직임이 확대일로를 보일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앞으로 3년이나 더 이런 상황이 지속될 것이란 전망은 대체 공급원 확보 노력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이제 서방에서도 우라늄을 추출해 농축하는 설비 구축이 추진 중이다. 원전 선진국인 프랑스와 미국, 캐나다가 그 주역을 담당할 전망이다. 다만 우라늄 추출, 농축 설비 구축에는 오랜 시간과 엄청난 돈이 필요해 정치적인 결단이 필요하다. 로슨은 원전과 우라늄 공급망 투자는 매우 중요한 정치적 결단들이 무수히 많이 이뤄져야 하는 사업이라면서 막대한 자금과 함께 ‘수년’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우라늄 가격이 연일 사상 최고치를 찍고 있지만 당장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다. 대개 장기 계약에 따라 농축 우라늄을 수입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새 계약을 할 때에는 사상 최고 수준으로 치솟은 가격이 적용된다는 점은 달라지지 않는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2025-01-12 07:10:27북한 김정은이 우라늄 농축시설을 현장지도하면서 사상 처음으로 농축시설 시스템을 만방에 공개했다. 우라늄 농축도를 90% 이상 고농축하면 우라늄 핵폭탄의 원료가 된다. 김정은은 현장지도를 실시하며 "정말 이곳은 보기만 해도 힘이 난다…이미 완성단계에 이른 신형 원심분리기 도입 사업도 계획대로 추진하라"고 독려했다. 북한이 공개한 원심분리기의 높이를 보면 1m70㎝의 높이로 김정은의 키와 비슷한데 신형 원심분리기를 만들라는 말은 원심분리기의 높이를 높이면 핵무기급 고농축 우라늄을 더 많이 생산할 수 있기 때문이다. 북한이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는 것은 세상이 다 아는 바이지만 미국이나 한국, 일본도 공식적으로 인정하지는 않는다. 필자는 운이 따라주어 오래전에 일본의 원심분리기와 유럽의 원심분리기 시설을 시찰한 적이 있다. 혼자만 안내받아 간 것이기에 여러 가지 질문을 할 수 있었다. 후쿠시마 원전이 쓰나미에 휩쓸려 애물단지가 되기 이전에 시찰을 했는데 원심분리기를 독립기술로 만드는 데 실패도 많았다고 했다. 우라늄을 고농축하려면 고강도 알루미늄으로 만들어진 원통형으로 생긴 원심분리기가 초음속으로 회전을 해야 하는데, 기초가 딱 맞아떨어지지 않는 바람에 건물 전체가 흔들거릴 때도 있었다고 회고했다. 지금은 언제든지 우라늄 핵폭탄급 고농축 우라늄을 생산할 수 있는 시설과 기술을 가졌지만 핵무기용 고농축 우라늄은 전혀 손대지 않고 있고 일반 원자력발전소에서 연료로 쓰는 3~5%의 저농축 우라늄만 생산한다고 설명해 주었다. 그러면서 일본 원자력발전소용 전체 수요량의 15% 정도만 생산한다고 했다. 그러면 나머지는 어떻게 하느냐고 물었더니 러시아나 프랑스 등에서 수입해서 사용한다고 했다. 자체적으로 원심분리기가 있는데 왜 100%를 생산하지 않느냐고 재차 물었더니 "경제성이 없다"고 했다. 수입가격이 훨씬 싸다는 답변이었다. 언제든지 핵무기급 우라늄을 생산할 수 있는 원심분리기를 확보하고 있기 때문에 원심분리기를 많이 가동해 핵무기 개발이라는 의혹을 피하려는 속내도 있는 것 같았다. 북한이 느닷없이 핵무기를 만드는 우라늄 농축시설을 공개한 것을 보며 핵무기 숫자를 더 늘리려는 목표는 더욱 분명해졌다. 그러면 한국은 어떻게 해야 하나. 한국이 북한의 핵공격을 억지하기 위해서라도 핵무기 무장능력을 갖추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빈번하게 나오고 있다. 과거 수십년 동안 핵무장론은 말도 못 꺼냈던 시간들이었는데 한국의 경제력이 높아지고 새로운 세대들이 한국의 안보를 위해서라도 미국에만 전적으로 맡기지 말고 한국 스스로의 핵무장 능력을 보유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북한이 우라늄 농축시설을 처음으로 공개한 것을 기회로 삼아 적어도 원심분리기만큼은 개발을 해야 한다. 그렇게 되면 25기의 원자력발전소를 가동하는 데 쓰이는 저농축 우라늄의 자체 공급은 물론 유사시를 대비하여 90% 이상의 고농축 우라늄을 생산할 수 있어야 한다. 제2차 세계대전 말기에 미국이 맨해튼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3개의 원자폭탄을 만들었는데, '리틀보이'로 이름 지어진 우라늄 폭탄은 실험도 하지 않고 히로시마에 투여했고 ,플루토늄 폭탄은 2개 만들어 그중 하나를 뉴멕시코주 사막에서 폭발실험을 해 성공한 것을 확인한 이후 나가사키에 떨어뜨렸던 '팻맨(Fat Man)' 원자폭탄이다. 우라늄 원자폭탄은 구조적으로 대포알과 같은 포신형으로 양쪽 끝에 우라늄을 배치해 놓고 TNT를 터뜨려 한쪽의 우라늄이 한쪽 끝에 배치된 우라늄과 만나면서 폭발하는 구조로 실험이 필요없다. 그러나 플루토늄 폭탄은 일명 내폭형이라 하여 동심원 구조에 군데군데 플루토늄을 배치해 TNT가 폭발하며 플루토늄을 정중앙에서 동시에 만나게 하면서 터지는 구조라서 반드시 핵실험을 해봐야 한다. 25기의 원자로에 쓰일 저농축 우라늄도 생산하고 고농축 우라늄도 생산할 수 있는 원심분리기 시설을 만들어 북한의 핵공격에 대비해야 될 때라고 본다. 김경민 한양대 명예교수
2024-09-26 18:22:54북한이 18일 단거리탄도미사일(SRBM) 여러 발을 발사했다. 초대형 방사포 시험사격 후 엿새만, 특히 핵탄두에 쓰이는 고농축 우라늄(HEU) 제조시설을 최초로 공개한 뒤 닷새 만의 도발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우리 군은 이날 오전 6시 50분께 평안남도 개천 일대에서 동북 방향으로 발사된 SRBM 수발을 포착했고, 비슷한 시각 일본 방위성은 자국의 배타적경제수역(EEZ) 바깥에 떨어진 것으로 파악했다. 합참은 이후 해당 SRBM이 약 400km를 비행했고 미국·일본과 공조로 즉각 포착 후 추적·감시했다고 밝혔다. 한미일은 북한 미사일 경보정보 실시간 공유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 도발은 올해만 11번째다. 엿새 전인 지난 12일 SRBM의 일종인 600mm 초대형 방사포를 시험사격 한 바 있다. 다만 불과 닷새 전에 처음으로 핵탄두에 쓰이는 HEU 생산기지를 공개한 상황이라 최근 탄도미사일 발사는 위협의 무게가 이전보다 크다. 핵탄두와 이를 날려 보낼 탄도미사일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을 국제사회를 향해 과시하는 의미라서다. 이처럼 북한이 핵 위협 수위를 높이는 건 50여일 앞으로 다가온 미국 대선, 또 자신들의 무기를 수입해 우크라이나 전쟁에 쏟아붓고 있는 러시아를 의식해 몸값을 올리려는 목적으로 보인다. 나아가 북한이 비공식 핵보유국이 될 우려가 있는 7차 핵실험 감행까지 염두에 둔 행보로도 읽힌다. 전문가들은 미 대선 전, 구체적으로 10월 10일 북한 노동당 창건 기념일 전후 감행 전망이 우세하다. 한미일 북핵대표는 이 같은 맥락에 주의를 기울였다. 이준일 외교부 한반도정채국장, 세스 베일리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부대표, 오코우치 아키히로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 심의관은 이날 유선협의에서 "북한이 HEU 제조시설을 공개한 데 이어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건 한반도와 국제사회의 평화와 안정을 심각하게 위협한다"며 규탄했다. 대통령실도 북핵 위협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즉각 긴급 회의를 소집했다. 이날 오전 인성환 국가안보실 2차장 주재로 긴급 안보상황점검회의가 열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강력한 힘과 한미동맹 및 한미일 안보협력을 바탕으로 북한의 도발을 강력히 억제해나갈 것"이라며 "북한이 모든 도발행위를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특히 대비태세 강화와 관련해 내달 1일 공식 출범하는 북핵·대량살상무기(WMD) 대응 전략사령부에 대해 논의했을 것으로 보인다. 전략사는 현무 계열 탄도미사일과 스텔스 전투기, 3000톤급 잠수함 등 전략자산을 지휘하며 미 전략사령부의 카운터파트를 맡는다. uknow@fnnews.com 김윤호 기자
2024-09-18 18:17: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