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지난달 6차 비핵화 협상 직전에 미국의 폭격을 받은 이란이 미국과 협상을 재개할 수 있다고 시사했다. 다만 이란은 우라늄 농축 권리를 보장하지 않으면 대화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14일(현지시간) 프랑스 AFP통신 등 외신들에 따르면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의 국제문제 선임고문인 알리 아크바르 벨라야티는 이날 수도 테헤란에서 모신 나크비 파키스탄 내무장관과 만났다. 그는 이날 회동에서 미국과 협상에 대해 “우리는 전제 조건 없이, 이란의 ‘한계선(레드라인)’을 존중하는 협상에 대해서는 반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그들은 이란이 우라늄 농축을 포기해야 한다고 말하지만 이는 우리의 레드라인 중 하나"라고 주장했다. 벨라야티는 만약 미국이 농축 중단을 조건으로 건다면 “협상은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같은 날 이란 외무부의 에스마일 바가이 대변인은 정례 기자회견에서 미국 스티븐 위트코프 중동특사와 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장관의 회담 일정을 언급했다. 그는 "현재 이 문제와 관련해 구체적인 날짜와 시간, 장소가 결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과거 미국과 러시아를 포함한 6개국과 이란은 2015년 이란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를 체결하고 이란이 핵무기를 포기하면 경제 제재를 풀기로 했다. 그러나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핵합의가 이란을 제대로 막지 못한다며 2018년에 핵합의를 탈퇴하고 경제 제재를 복원했다. 올해 2기 정부를 시작한 트럼프는 4~5월 사이 이란과 5차례 비핵화 협상을 진행했으나 합의를 보지 못했다. 미국은 이란의 완전 비핵화를 요구하며 핵무기 재료로 쓰이는 농축 우라늄(순도 90%)은 물론, 어떠한 종류의 우라늄 농축도 용인할 수 없다고 밝혔다. 반면 이란은 국제 사회에서 인정한 최소한의 민간 연구용 우라늄 농축권은 보장하라고 요구했다. 양측은 지난달 15일 6차 협상을 앞둔 상황이었으나 이스라엘이 이란 핵시설을 공습하면서 대화를 멈췄다. 미국 역시 지난달 21일 이스라엘을 도와 이란 핵시설을 공격했다. 미국의 스티브 위트코프 중동 특사는 이란과 이스라엘이 휴전에 합의한 다음날인 지난달 24일에 "이란과 핵 프로그램 협상 재개에 관해 이미 초기 논의를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같은 날 이란의 마수드 페제시키안 대통령도 "이란은 핵무기를 추구한 적이 없으며 지금도 추구하지 않는다. 협상 테이블에서 문제를 해결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밝혔다. 한편 미국 정치 매체 악시오스는 이달 12일 관계자를 인용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이란에 우라늄 농축 포기를 압박했다고 보도했다. 러시아는 이란이 해당 조건으로 비핵화에 동의한다면 원자력 발전용 농축 우라늄(3.67%), 연구용 원자로 및 핵 동위원소 생산을 위한 농축 우라늄(20%)을 공급하겠다고 제안했지만 거절당했다고 알려졌다. 러시아 외무부는 보도 다음날 성명을 내고 악시오스의 주장이 "정치적 중상모략"이라고 부인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2025-07-15 09:09:50[파이낸셜뉴스] "미국은 이란의 핵 프로그램을 저지했다고 말할 수 있고 이스라엘은 지역 적대국인 이란을 약화시켰다고 주장할 수 있다. 이란은 군사 강대국과 맞서 싸워 생존했다는 명분이 있다." 이사인 알리 바에즈 국제위기그룹(ICG) 이란 담당 이사는 이번 중동 전쟁에 참여한 모든 국가는 자신들이 승리했다는 명분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전격적인 휴전 합의는 미국, 이란, 이스라엘 3자 모두가 전쟁을 더해봤자 자국에 이득될 게 없다는 게 분명해졌기 때문이다. 소모전으로 장기화 조짐 속에 당사자 모두 조기 탈출 모색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인 트루스소셜에 이스라엘과 이란이 24시간 안에 단계적으로 "완전하고 전면적인 휴전을 체결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히면서 긴박했던 중동 전쟁이 일단락됐다. 트럼프는 휴전 합의를 공개한 뒤 "이스라엘과 이란은 거의 동시에 내게 다가와서는 '평화'를 말했다"며 "나는 지금이 (휴전 및 종전에) 적기임을 알았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밝힌 것처럼 이란과 이스라엘은 모두 휴전이 필요했다. 이스라엘이 이란에 대규모 폭격을 가하면서 이번 분쟁이 시작됐지만 이스라엘 역시 막대한 피해를 입었다. 이란의 드론과 신형 미사일은 이스라엘이 자랑하는 방공망 '아이언돔'을 뚫었다. 이스라엘의 주요 의료 시설 소로카 메디컬 센터가 피해를 입었고, 수도 텔아비브 근처 바트얌의 아파트 건물이 파괴됐다. 전쟁 비용도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이스라엘 라이히만 대학의 아론경제정책연구소는 이란과 충돌이 한 달간 지속되면 약 120억 달러, 우리 돈 16조 4000억원의 전쟁 비용이 소요될 것으로 추산했다. 여기에다 이스라엘 입장에서는 미국을 전쟁에 끌어들여 소기의 목적까지 달성했다는 분석이다. 이란 역시 미국이 직접 개입하면서 전쟁을 지속할 능력이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의 정권 교체까지 거론한 상태에서 최고 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의 이란 내 불신도 높아지고 있었다. CNN은 이란의 최고 지도자의 통치가 끝을 향해 가고 있으며 외부에서는 이란 정권의 통제 수준을 지켜볼 것이라고 보도했다. 결국 정권을 지키고 후일을 도모하기 위해 휴전에 합의했다는 지적이다. 미국 역시 강력한 힘을 보여줬다. 이란의 주요 핵시설 3곳을 정밀 타격하면서 미군의 공격력을 과시했다. 이후 휴전 협정을 이끌어 내 중동 전쟁의 늪에 빠져들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이 가장 경계한 것은 지상군 투입 등 전쟁의 장기화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일 "이란에 대한 군사 개입과 관련해 지상군 투입을 고려하지 않겠다"고 명확히 밝혔다. 우크라이나, 러시아 전쟁에서 해결점을 찾지 못하고 있는 미국이 중동 전쟁에 직접 개입해 전선을 확대하는 것은 부담이 될 수 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이란의 농축우라늄이 꺼지지 않은 불씨 이란, 이스라엘이 휴전에 합의했지만 여전히 불씨는 남아 있다. 핵무기를 만들 수 있는 이란의 고농도 농축 우라늄 때문이다. JD 밴스 미국 부통령은 이날 폭스뉴스에 나와 "이란의 핵 프로그램도 완전히 제거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미국 언론들은 이란의 포르도와 나탄즈 등의 핵시설이 얼마큼 파괴됐는지는 아직 불명확하고 이란이 고농도 농축 우라늄을 이미 다른 장소에 옮겨 놓았을 거라 보도했다. 이스라엘 정보기관인 모사드의 전 이란 전문가인 시마 샤인은 이란이 농축 물질을 이동시켰다고 확신한다고 AP통신에 말했다. 샤인은 "그들은 어딘가에 충분한 농축 우라늄을 보유하고 있고 핵무기를 개발할 수 있도록 첨단 원심분리기도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CNN에 따르면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인 라파엘 그로시는 최근 이란이 핵폭탄을 만드는 데 필요한 농축도 90%에 약간 못 미치는 60% 농축 우라늄 400kg을 보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핵확산 전문가인 조셉 시린시오네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이란이 5일 안에, 3주 안에 10개의 핵폭탄을 만들기 위해 필요한 새로운 원심분리기에 보유중인 우라늄을 주입할 수 있다"며 "미국이나 이스라엘이 이를 찾아내기 전에 무기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을 수도 있다"고 전했다. pride@fnnews.com 이병철 기자
2025-06-24 15:57:56[파이낸셜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의 우라늄 농축을 끝내기 위해 추가 조처를 결단할 수도 있다고 JD 밴스 부통령이 17일(현지시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전날 캐나다 주요7개국(G7) 회의 일정을 하루 단축해 급거 귀국해 국가안보회의를 소집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미국이 직접 군사 개입에 나서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이란의 우라늄 농축은 이란 핵 문제의 핵심이다. 밴스 부통령은 이날 자신의 소셜미디어 X 계정에 올린 글에서 트럼프가 이란 우라늄 농축을 끝내기 위해 추가 조처를 취해야 한다는 결심을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런 결정은 전적으로 대통령에게 달린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가 서둘러 귀국한 것과 관련해 여러 의혹이 나오는 가운데 일부에서는 트럼프가 이스라엘에 벙커버스터 등을 지원해 이란의 지하 핵시설을 완전히 끝장내도록 할 것인지 등이 현재 검토 중인 것으로 보고 있다. 밴스는 트럼프가 미 군사력을 국민보호에 집중해왔다면서 트럼프가 이란 핵 능력 제거를 위해 ‘추가 조처’에 나설 수 있다고 전망했다. 밴스는 우라늄 농축이 민간 원자력 에너지용이라는 이란의 주장은 거짓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이 해외 상황에 군사적으로 개입하는 것을 비판하던 트럼프가 이번에 이란 사태에 개입하게 된다면 이는 미 국민을 위한 것이어서 정당하다는 궤변도 펼쳤다. 밴스는 지난 25년 동안 미 정부가 ‘어리석은 대외정책’을 펼쳤고, 이로 인해 미 국민들이 외국 상황에 미국이 말려드는 것을 걱정하고 있으며, 이는 옳다고 전제를 달았다. 그는 이어 트럼프는 이와 달리 이런 문제에서는 어느 정도 신뢰를 얻었다고 믿는다면서 트럼프가 미군을 미 국민의 목표 달성에 활용하는 것에만 관심이 있다고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2025-06-18 01:10:01[파이낸셜뉴스]북한이 영변에 신규 우라늄 농축시설을 추가로 건설중인 것으로 확인되면서 윤석열 정부의 대북 정책이 심판대에 오르게 됐다. 북핵을 막기 위해 지난 정부 기간에 펼쳤던 대대적인 북한 봉쇄정책이 사실상 실패했다는 것이다. 대북 봉쇄정책이 오히려 북러간 밀착과 함께 각종 핵관련 기술이 북한으로 이전되면서 북핵 위기가 더 커졌다는 분석이다. 지난 10일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영변 내에 평양 근교 강선 핵시설과 유사한 새로운 우라늄 농축시설이 건설되고 있다고 공식 보고했다. 위성사진 분석 결과, 완공시 북한의 고농축 우라늄과 같은 핵물질 생산 능력이 크게 확대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이 시설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윤석열 정부의 초기였던 지난 2023년 "핵탄두 보유량을 기하급수적으로 늘리라"고 지시한 이후의 후속 조치로 분석되고 있다. 11일 대북 정책을 관여해왔던 통일부와 외교부는 북한의 영변 우라늄 농축시설 확대에 대해 입장 표명을 최소화하고 있다. 이번 영변 우라늄 농축시설 추가 움직임 이후에도 국제사회와 공조를 재차 강조하는 것에 그치고 있다. 이들 부처들은 윤 정부 내내 북한의 일체 핵 활동 중단과 비핵화 협상 복귀 등을 외쳐왔지만, 북한은 미동조차 하지 않았다. 영변 핵시설은 북한 핵 프로그램의 핵심 거점으로, 플루토늄 생산과 우라늄 농축 등 핵무기 원료의 대량 생산이 가능한 복합 단지다. 새 농축시설 건설로 인해 북한의 핵무장 능력과 핵물질 생산 속도가 더욱 빨라질 것으로 국제사회는 우려하고 있다. 영변 핵시설 단지에는 원자로와 방사화학실험실(재처리시설), 핵연료 제조시설, 동위원소 생산공장 등이 밀집해있다. 북한의 핵시설은 영변, 강선, 태천, 평산, 박천, 평양 등 여러 지역에 분포해 있으며, 가동 중이거나 건설 중인 시설이 16개 내외로 추정된다. 한국 정부와 우리 군은 북한의 영변·강선 등 핵시설 증설 움직임을 핵보유국 지위를 강화하기 위한 의도로 보고 있다. 영변에 추가적인 농축시설이 들어서면 북한의 핵물질 생산 능력이 크게 확대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영변 핵시설 증설은 국제사회가 요구하는 핵폐기(비핵화)와는 정반대의 행보다. 북한의 핵 역량을 유지·강화하려는 목적이 뚜렷하다. 북한이 영변에 새로운 핵시설 마련을 추진하는 것은 북한이 최소억제가 아닌 최대 핵무기 보유를 통한 공세적 핵정책을 추진하는 로드맵의 일환이라고 볼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미국과 동등한 협상이라는 직거래에 대비하는 포석과도 무관치 않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북한을 입국금지국가에 최근 포함시키지 않는 등 양자협상의 여건을 조성하고 있지만, 북한은 이에 거리를 두면서 협상의 레버지리를 높이고 있는 상황이다. 북한이 향후 협상에서 가진 것이 많으면 많을수록 더 많은 것을 요구할 수 있다는 공식을 적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반길주 국립외교원 교수는 "핵시설 추가 확보는 북한이 협상장에 앉더라도 '비핵화'가 아닌 '핵군축'이어야 한다는 메시지를 강하게 발신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면서 "한반도 의제에 대한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적 우선순위를 높이고, '비핵화' 목표를 실체적으로 공유하는 (이재명 정부의) 외교적 노력과 전략적 협력이 절실하다"고 전했다. rainman@fnnews.com 김경수 이종윤 기자
2025-06-11 11:34:36북한 김정은이 우라늄 농축시설을 현장지도하면서 사상 처음으로 농축시설 시스템을 만방에 공개했다. 우라늄 농축도를 90% 이상 고농축하면 우라늄 핵폭탄의 원료가 된다. 김정은은 현장지도를 실시하며 "정말 이곳은 보기만 해도 힘이 난다…이미 완성단계에 이른 신형 원심분리기 도입 사업도 계획대로 추진하라"고 독려했다. 북한이 공개한 원심분리기의 높이를 보면 1m70㎝의 높이로 김정은의 키와 비슷한데 신형 원심분리기를 만들라는 말은 원심분리기의 높이를 높이면 핵무기급 고농축 우라늄을 더 많이 생산할 수 있기 때문이다. 북한이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는 것은 세상이 다 아는 바이지만 미국이나 한국, 일본도 공식적으로 인정하지는 않는다. 필자는 운이 따라주어 오래전에 일본의 원심분리기와 유럽의 원심분리기 시설을 시찰한 적이 있다. 혼자만 안내받아 간 것이기에 여러 가지 질문을 할 수 있었다. 후쿠시마 원전이 쓰나미에 휩쓸려 애물단지가 되기 이전에 시찰을 했는데 원심분리기를 독립기술로 만드는 데 실패도 많았다고 했다. 우라늄을 고농축하려면 고강도 알루미늄으로 만들어진 원통형으로 생긴 원심분리기가 초음속으로 회전을 해야 하는데, 기초가 딱 맞아떨어지지 않는 바람에 건물 전체가 흔들거릴 때도 있었다고 회고했다. 지금은 언제든지 우라늄 핵폭탄급 고농축 우라늄을 생산할 수 있는 시설과 기술을 가졌지만 핵무기용 고농축 우라늄은 전혀 손대지 않고 있고 일반 원자력발전소에서 연료로 쓰는 3~5%의 저농축 우라늄만 생산한다고 설명해 주었다. 그러면서 일본 원자력발전소용 전체 수요량의 15% 정도만 생산한다고 했다. 그러면 나머지는 어떻게 하느냐고 물었더니 러시아나 프랑스 등에서 수입해서 사용한다고 했다. 자체적으로 원심분리기가 있는데 왜 100%를 생산하지 않느냐고 재차 물었더니 "경제성이 없다"고 했다. 수입가격이 훨씬 싸다는 답변이었다. 언제든지 핵무기급 우라늄을 생산할 수 있는 원심분리기를 확보하고 있기 때문에 원심분리기를 많이 가동해 핵무기 개발이라는 의혹을 피하려는 속내도 있는 것 같았다. 북한이 느닷없이 핵무기를 만드는 우라늄 농축시설을 공개한 것을 보며 핵무기 숫자를 더 늘리려는 목표는 더욱 분명해졌다. 그러면 한국은 어떻게 해야 하나. 한국이 북한의 핵공격을 억지하기 위해서라도 핵무기 무장능력을 갖추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빈번하게 나오고 있다. 과거 수십년 동안 핵무장론은 말도 못 꺼냈던 시간들이었는데 한국의 경제력이 높아지고 새로운 세대들이 한국의 안보를 위해서라도 미국에만 전적으로 맡기지 말고 한국 스스로의 핵무장 능력을 보유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북한이 우라늄 농축시설을 처음으로 공개한 것을 기회로 삼아 적어도 원심분리기만큼은 개발을 해야 한다. 그렇게 되면 25기의 원자력발전소를 가동하는 데 쓰이는 저농축 우라늄의 자체 공급은 물론 유사시를 대비하여 90% 이상의 고농축 우라늄을 생산할 수 있어야 한다. 제2차 세계대전 말기에 미국이 맨해튼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3개의 원자폭탄을 만들었는데, '리틀보이'로 이름 지어진 우라늄 폭탄은 실험도 하지 않고 히로시마에 투여했고 ,플루토늄 폭탄은 2개 만들어 그중 하나를 뉴멕시코주 사막에서 폭발실험을 해 성공한 것을 확인한 이후 나가사키에 떨어뜨렸던 '팻맨(Fat Man)' 원자폭탄이다. 우라늄 원자폭탄은 구조적으로 대포알과 같은 포신형으로 양쪽 끝에 우라늄을 배치해 놓고 TNT를 터뜨려 한쪽의 우라늄이 한쪽 끝에 배치된 우라늄과 만나면서 폭발하는 구조로 실험이 필요없다. 그러나 플루토늄 폭탄은 일명 내폭형이라 하여 동심원 구조에 군데군데 플루토늄을 배치해 TNT가 폭발하며 플루토늄을 정중앙에서 동시에 만나게 하면서 터지는 구조라서 반드시 핵실험을 해봐야 한다. 25기의 원자로에 쓰일 저농축 우라늄도 생산하고 고농축 우라늄도 생산할 수 있는 원심분리기 시설을 만들어 북한의 핵공격에 대비해야 될 때라고 본다. 김경민 한양대 명예교수
2024-09-26 18:22:54북한이 18일 단거리탄도미사일(SRBM) 여러 발을 발사했다. 초대형 방사포 시험사격 후 엿새만, 특히 핵탄두에 쓰이는 고농축 우라늄(HEU) 제조시설을 최초로 공개한 뒤 닷새 만의 도발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우리 군은 이날 오전 6시 50분께 평안남도 개천 일대에서 동북 방향으로 발사된 SRBM 수발을 포착했고, 비슷한 시각 일본 방위성은 자국의 배타적경제수역(EEZ) 바깥에 떨어진 것으로 파악했다. 합참은 이후 해당 SRBM이 약 400km를 비행했고 미국·일본과 공조로 즉각 포착 후 추적·감시했다고 밝혔다. 한미일은 북한 미사일 경보정보 실시간 공유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 도발은 올해만 11번째다. 엿새 전인 지난 12일 SRBM의 일종인 600mm 초대형 방사포를 시험사격 한 바 있다. 다만 불과 닷새 전에 처음으로 핵탄두에 쓰이는 HEU 생산기지를 공개한 상황이라 최근 탄도미사일 발사는 위협의 무게가 이전보다 크다. 핵탄두와 이를 날려 보낼 탄도미사일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을 국제사회를 향해 과시하는 의미라서다. 이처럼 북한이 핵 위협 수위를 높이는 건 50여일 앞으로 다가온 미국 대선, 또 자신들의 무기를 수입해 우크라이나 전쟁에 쏟아붓고 있는 러시아를 의식해 몸값을 올리려는 목적으로 보인다. 나아가 북한이 비공식 핵보유국이 될 우려가 있는 7차 핵실험 감행까지 염두에 둔 행보로도 읽힌다. 전문가들은 미 대선 전, 구체적으로 10월 10일 북한 노동당 창건 기념일 전후 감행 전망이 우세하다. 한미일 북핵대표는 이 같은 맥락에 주의를 기울였다. 이준일 외교부 한반도정채국장, 세스 베일리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부대표, 오코우치 아키히로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 심의관은 이날 유선협의에서 "북한이 HEU 제조시설을 공개한 데 이어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건 한반도와 국제사회의 평화와 안정을 심각하게 위협한다"며 규탄했다. 대통령실도 북핵 위협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즉각 긴급 회의를 소집했다. 이날 오전 인성환 국가안보실 2차장 주재로 긴급 안보상황점검회의가 열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강력한 힘과 한미동맹 및 한미일 안보협력을 바탕으로 북한의 도발을 강력히 억제해나갈 것"이라며 "북한이 모든 도발행위를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특히 대비태세 강화와 관련해 내달 1일 공식 출범하는 북핵·대량살상무기(WMD) 대응 전략사령부에 대해 논의했을 것으로 보인다. 전략사는 현무 계열 탄도미사일과 스텔스 전투기, 3000톤급 잠수함 등 전략자산을 지휘하며 미 전략사령부의 카운터파트를 맡는다. uknow@fnnews.com 김윤호 기자
2024-09-18 18:17:35[파이낸셜뉴스] 북한이 고농축 우라늄(HEU) 제조시설을 전격 공개하며 대남 핵 능력 과시와 동시에 대선을 앞둔 미국에 압박을 가하고 나선 것으로 관측된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3일 김정은 총비서가 핵무기연구소와 무기급 핵물질 생산기지를 찾아 무기급 핵물질 생산에 총력 집중할 것을 지시했다고 보도했다. 북한이 이들 시설을 공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북한이 핵탄두 제조에 필요한 핵물질인 HEU의 대량 생산 능력을 과시하며 미국에 비핵화가 아닌 핵군축 협상에 나서라는 메시지를 던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공개된 사진으로 미루어 핵폭탄의 재료인 우라늄을 농축하기 위한 원심분리기를 제작하는 기술을 자체적으로 확보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북한이 핵무기를 추가 확보하기 위해 우라늄 농축시설을 확장할 수 있단 관측이 제기된다. 공개된 사진을 보면 김 총비서가 원심분리기가 수백 개 이어 붙어있는 캐스케이드를 둘러보는 모습이 담겼다. 원심분리기는 고속 회전에 따른 원심력을 이용해 핵폭탄에 필요한 고농축우라늄을 만드는 장치이고, 캐스케이드는 원심분리기를 수백~수천 개 이어 붙인 것이다. 캐스케이드 단계를 많이 거칠수록 고농축 HEU가 된다. 김정은은 원심분리기들과 각종 수감 및 조종장치 등 모든 계통 요소를 자체의 힘과 기술로 연구개발 도입해 "핵물질 현행 생산을 줄기차게 벌여나가고 있다"는 보고를 받고 "커다란 만족을 표시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북한은 원심분리기는 높이 2m가량인 파키스탄형 'P1', 'P2' 모델로인데 이번에 공개된 원심분리기 그 보다 작은 걸로 봐서 북한이 자체적으로 개량형을 만든 것으로 관측되며 북한이 독자적인 원심분리기 기술을 갖춘 것으로 관측됐다. 북한은 1990년대 이후 파키스탄과의 핵 협력인 '칸 네트워크'를 통해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칸 네트워크는 파키스탄 핵 개발을 주도한 압둘 카디르 칸 박사가 원심분리기를 이용한 우라늄 농축 기술을 이란·북한 등에 전달한 게 밝혀지면서 붙여졌다. 북한이 HEU 확보를 목적으로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UEP)을 추진하고 있다는 의혹이 처음 불거진 것은 2002년 10월로 북한의 HEU는 비핵화 협상의 '딜 브레이커'(협상의 결렬요인)로 작용해 왔다. 당시 북한을 방문한 제임스 켈리 미국 국무부 차관보가 원심분리기 제작에 쓰이는 고강도 알루미늄관의 통관 자료 등을 제시하며 의혹을 제기하자, 당시 강석주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이 "그보다 더한 것도 가지게 돼 있다"고 발언했다. 북한은 이후 UEP 존재를 부인했지만, 미국 측은 이를 믿지 않았고 결국 2차 북핵위기로 비화하며 1994년 북미 제네바 합의는 백지화됐다. 북한의 우라늄 농축시설이 공식적으로 확인된 것은 2010년 11월이다. 북한은 당시 미국 핵물리학자인 지그프리드 헤커 박사를 초청해 영변 핵 단지에 있는 우라늄 농축시설을 보여줬다. 헤커 박사는 북한이 영변에서 약 2000개의 원심분리기를 가동중이라고 밝혔다. HEU는 2019년 2월 하노이 북미정상회담에서도 협상이 결렬된 주요 요인으로 알려졌다. 11월 대선을 앞두고 공개된 미국 민주·공화 양당의 새 정강에서 '북한 비핵화'가 사라진 상황에서 향후 미국과 '비핵화 협상'이 아니라 '핵보유국 지위를 바탕으로 한 군축협상'을 진행하려는 속셈도 엿보인다. 민주당 대통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측에는 '전략적 인내'로 대표되는 현 정책 기조를 고집해선 문제가 풀리지 않으리라는 인식을 심어주고, 공화당 후보인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도 과거와 같은 비핵화 협상은 더는 없다는 메시지를 던진 것일 수 있다는 얘기다. 일각에선 북한의 핵능력 과시가 현 바이든 정부의 한반도 정책 실패를 부각할 수 있다는 점에서 트럼프에 대한 지원사격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북한이 국제사회에 미칠 파장을 고려해 7차 핵실험 대신 우라늄 농축시설 공개를 택했다는 관측도 있다 북한이 이번 우라늄 농축시설 공개로 대미 압박에 본격적으로 시동을 건만큼 향후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실거리 발사 등을 감행하며 도발 강도를 높일 수 있다는 다양한 분석과 우려가 나오고 있다.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
2024-09-13 12:01:41[파이낸셜뉴스] 사우디아라비아가 원전 도입을 추진하면서 미국을 제외하고 대신 프랑스나 중국, 러시아를 비롯한 국가들의 입찰을 받을 것으로 알려졌다. 26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미국이 우라늄을 무제한 농축할 수 있게 해달라는 사우디아라비아의 요구에 난색을 보이자 다른 국가들로에게 원전 건설을 맡기는 것을 고려 중이라고 보도했다. 세계 최대 원유 수출국인 사우디아라비아는 민간 원자력 프로그램을 추진해왔으며 이와 관련된 미국의 지원을 이스라엘과의 국교 정상화 조건으로 내걸어왔다. 미국은 사우디-이스라엘 수교가 성사될 경우 조 바이든 행정부의 큰 외교적 승리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기대를 걸어왔다. 사우디는 기술이 앞서고 긴밀한 파트너인 미국의 원전을 선호하고 있으나 가장 좋은 조건을 보이는 국가를 선택할 것으로 알려졌다. 론 데르머 이스라엘 전략부 장관은 미국이 거부한다면 사우디아라비아가 중국이나 다른 국가를 고려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은 원전 기술 이양이 중동 지역에 더 많은 핵확산으로 이어지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수년간 원전을 건설할 국가들을 물색해 한국전력(KEPCO)와 프랑스 국영 EDF가 입찰했으며 중국도 합세했다. FT는 미국 기술을 이용하는 한국은 미국의 수출 통제가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했다. 중국 외에 러시아도 입찰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이 신문은 소식통을 인용해 어느 국가가 선택되거나 언제 결정이 될지 현재로써는 알 수 없다고 전했다. 그러나 사우디아라비아가 최대 교역국인 중국과 최근 가까워지고 있는 점과 최근에 열린 브릭스(BRICS) 정상회의에서 가입 초청을 받은 점에 주목했다. 미국에 안보를 크게 의존하고 있는 사우디아라비아는 방위 조약을 맺을 요구하고 있으나 미국 의회는 지난 2018년 반체제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의 실종과 살해에 무함마드 빈살만 왕세자가 개입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어 반대가 예상되고 있다. 제이크 설리번 미국 국가 안보 고문은 사우디와의 원전 협력 결정에 앞서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견해를 들어볼 것이라고 밝혔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
2023-08-27 16:39:12이란이 핵무기를 만들 수 있을 정도의 우라늄 농축에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고 유엔 에너지기구가 지난달 28일(이하 현지시간) 확인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회원국들에 전달한 내부 기밀 보고서에서 이같이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IAEA는 지난번 사찰 결과 이란 지하 포도 핵시설에서 핵무기급에 가까운 84% 수준의 우라늄 농축물 흔적이 발견됐다고 밝혔다. 이란이 계속해서 60% 수준이라고 주장하는 것과 다른 결론이다. 이란은 지난 2년 가까이 60%로 농축된 우라늄을 만들어왔다. 핵무기가 없는 나라에서는 60% 농축 우라늄도 만들지 않는다. 그러나 IAEA는 1월 22일 사찰에서 무기급에 가까운 84% 농축우라늄의 흔적을 찾아냈다고 밝혔다. 60% 농축 우라늄은 무기급 농축우라늄으로 빠르게 전환이 가능하다. 무기급은 90% 근처의 농축 우라늄을 지칭한다. IAEA는 보고서에서 사찰단이 포도 지하 핵시설에서 발견한 무기급 우라늄 흔적과 관련해 이란은 농축 과정에서 의도치 않게 생긴 부산물이라고 발뺌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IAEA에 따르면 이란은 2021년 초부터 순도 60%로 농축된 우라늄을 생산하고 있다. 이란이 의도적으로 무기급 우라늄을 생산한 것이라면 미국은 탈퇴했지만 아직 유럽 등은 남아있는 2015년 핵협정 파기로 이어질 수 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2023-03-01 18:20:22이란이 핵무기를 만들 수 있을 정도의 우라늄 농축에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고 유엔 에너지기구가 지난달 28일(이하 현지시간) 확인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회원국들에 전달한 내부 기밀 보고서에서 이같이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IAEA는 지난번 사찰 결과 이란 지하 포도 핵시설에서 핵무기급에 가까운 84% 수준의 우라늄 농축물 흔적이 발견됐다고 밝혔다. 이란이 계속해서 60% 수준이라고 주장하는 것과 다른 결론이다. 이란은 지난 2년 가까이 60%로 농축된 우라늄을 만들어왔다. 핵무기가 없는 나라에서는 60% 농축 우라늄도 만들지 않는다. 그러나 IAEA는 1월 22일 사찰에서 무기급에 가까운 84% 농축우라늄의 흔적을 찾아냈다고 밝혔다. 60% 농축 우라늄은 무기급 농축우라늄으로 빠르게 전환이 가능하다. 무기급은 90% 근처의 농축 우라늄을 지칭한다. IAEA는 보고서에서 사찰단이 포도 지하 핵시설에서 발견한 무기급 우라늄 흔적과 관련해 이란은 농축 과정에서 의도치 않게 생긴 부산물이라고 발뺌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이 문제에 관해 IAEA와 이란 간에 논의가 지속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IAEA에 따르면 이란은 2021년 초부터 순도 60%로 농축된 우라늄을 생산하고 있다. 이란이 의도적으로 무기급 우라늄을 생산한 것이라면 미국은 탈퇴했지만 아직 유럽 등은 남아있는 2015년 핵협정 파기로 이어질 수 있다. 유럽도 이 경우 영구적 협정 파기가 불가피하다고 이란에 경고해왔다. 서방 당국자들은 아울러 핵무기 개발이 가능한 수준의 농축우라늄을 개발하려는 이란의 의지가 확인되면 이스라엘의 선제공격이 뒤따를 수도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이란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전 행정부가 핵협정에서 탈퇴한 2019년부터 핵프로그램을 대폭 확대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핵협정을 되살리기 위해 노력했지만 실패했고, 이란은 폭주했다. 2015년 핵협정에 따르면 이란은 15년간 최대 3.67%까지만 우라늄을 농축할 수 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2023-03-01 07:01: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