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체구에 비해 과도하게 큰 가슴으로 극심한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겪던 한 여성이, 자국 의료기관의 수술 거부로 타국에서 가슴 축소술을 받은 사연이 전해졌다. 영국 일간 더선 등 보도에 따르면 아일랜드 더블린에 사는 자라 암스트롱(39세)은 36J(한국사이즈 가슴둘레 80~85cm, J컵)라는 비정상적인 가슴 크기로 오랜 세월 요통과 불편한 자세, 자존감 저하에 시달렸다. 반복적인 병원 방문과 진통제 복용, 심리 치료에도 아일랜드 공공의료(HSE)는 그의 유방 축소 수술을 승인하지 않았다. 자라는 "항상 몸을 구부리고 살아야 했고, 옷도 열 사이즈나 큰 걸 입어야 했다"고 털어놨다. 결국 그는 자가 비용으로 약 700만 원을 들여 리투아니아의 노르데스테틱스 성형외과에서 수술을 받았고, 36J에서 36D로 줄이면서 약 2kg 분량의 유방 조직을 제거했다. 해당 병원의 성형외과 전문의 만타스 키에비사스 박사는 "공공의료 시스템에서 유방 축소 수술을 받기 위해선 '예외적 상황'임을 증명해야 하며, 긴 대기 시간과 잦은 거절로 많은 환자들이 결국 민간 또는 해외 의료로 눈을 돌린다"고 설명했다. 이후 자라는 수술 후 허리를 펼 수 있게 됐다. 이어 항우울제 중단을 계획할 만큼 삶의 질이 향상됐다고 밝혔다. 그는 "처음으로 비키니를 입었고, 작은 옷도 주저 없이 입을 수 있게 됐다"며, "이 수술이 두려웠지만, 진작 했더라면 좋았을 것"이라고 전했다. 공공공의료 서비스 받으려면 자격 필요 아일랜드에서 유방 축소 수술을 공공의료(HSE)를 통해 받기 위해서는 자격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가슴이 크다는 이유만으로는 수술이 승인되지 않으며, 반드시 의학적인 필요성을 입증해야 한다. HSE에 따르면, 유방 축소술은 ▲지속적인 요통 및 어깨 통증 ▲피부 자극이나 발진 ▲비정상적인 체형 불균형 등 신체적 고통이 객관적으로 확인되고, ▲전문 브래지어 착용 및 약물 치료 등의 비수술적 방법이 효과가 없었다는 것이 명확히 입증돼야 지원이 가능하다. 또 환자의 체질량지수(BMI)가 일정 기준 이하(보통 27 이하)일 것을 요구한다. F컵 이상의 유방 크기, 최소 수 주 이상의 진통제 복용 이력 등도 평가 항목에 포함된다. 척추측만 등 유방비대증이 유발할 수 있는 문제 여성의 유방 크기는 유전, 호르몬, 체지방 등에 따라 다양하게 나타나지만, 일반적인 범위를 넘어선 비정상적으로 큰 가슴, 유방비대증(macromastia)은 미용의 문제가 아니다. 다양한 신체 질환과 기능 저하로 이어질 수 있으며 의료적인 접근이 필요한 질환으로 분류된다. 가장 흔하게 보고되는 증상은 지속적인 근골격계 통증이다. 과도한 유방의 무게는 척추측만, 근육 긴장, 신경 압박 등이 발생할 수 있다. 또 크고 무거운 유방은 가슴 아래 접히는 부위에 땀과 수분이 고이기 쉬운 환경을 만든다. 피부염이나 곰팡이 감염, 열 발진이 자주 발생할 수 있다. 여기에 유방이 지나치게 클 경우 흉곽의 전방 압박이 생겨, 수면 시 호흡을 방해하거나 기흉(숨가쁨) 같은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아울러 운동 시 유방의 흔들림이나 통증으로 인해 신체 활동을 회피하는 여성들도 많다. 결과적으로 비만, 심혈관 질환 위험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 그런가 하면 지나치게 큰 유방은 대인 관계나 외모에 대한 인식에 영향을 미쳐, 수치심, 불안, 우울증 등의 정신적 문제를 유발할 수 있다. 타인의 시선, 불편한 옷차림, 사회적 위축은 청소년기 및 젊은 여성에게 심리적 부담을 가중시켜 항우울제 처방이나 정신건강 상담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2025-05-28 07:29:16최근 발표된 서울대 보건대학원 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민의 47%는 지난 1년간 심각한 스트레스를 받았으며 55%는 장기적 울분상태, 70%는 세상이 공정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정치사회경제의 급격한 변동이나 대형 재난 등 사회적 요인에 의해 개인의 정신건강 문제나 장애가 발생할 수 있다'에 대한 응답률은 91.1%로 매우 높게 나타났다. 한편 SK사회적가치연구원이 조사한 '한국인이 바라본 사회문제' 보고서는 가장 중요한 사회문제로 2021년과 2022년 조사에서는 '집값 불안정 및 주거부담 증가'를 지적했으나 2023년과 2024년 조사에서는 '투명하지 못한 정부 운영'으로 나타났다. 세계적인 시장조사 컨설팅 기업으로 연례적으로 세계 30개국의 국민행복도를 조사해 온 입소스 보고서에 따르면 '행복하다'고 응답한 우리나라 국민의 비중은 2011년 조사에서 71%였는데 2020년 54%, 2024년 48%로 지속적으로 낮아지는 추세를 보였다. 특히 2024년 조사에서 우리나라는 행복하다고 응답한 국민의 비중이 조사대상 30개국 중 29위로 나타났으며, 불만족 비율이 가장 높은 항목이 '사회정치적 상황'과 '경제상황'이라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조사 결과들은 공히 정치와 정부가 국민들이 생각하는 가장 심각한 사회문제이며, 국민 행복을 위한 해결사 역할은 고사하고 그 자체가 국민 스트레스를 양산하는 최대의 사회문제라는 것을 시사한다. 아닌 밤중에 느닷없는 계엄, 따발총같이 퍼부어대는 탄핵, 태극기부대 등 만성화된 거리시위, 최근 새벽에 일어났던 국민의힘의 대선 후보 교체 과정 등은 그야말로 국민들에게 정치 스트레스와 우울증을 야기하는 대표적 사례들이다. 따라서 대통령 선거를 한 주 남짓 앞둔 시점에서 각 정당과 후보자들은 다른 공약은 그만두고라도 그동안 정치가 국민들을 괴롭힌 것을 사과하고 더 이상 국민에게 스트레스를 양산하고 우울하게 하는 정치는 그만하겠다는 선언부터 하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 왜 우리나라 정치는 국민에게 희망을 주는 것은 고사하고 우울하게 하고 분노하게 하는가? 이 물음에 대한 해답은 정치권 스스로가 국민들을 좌우와 지역으로 편 갈라 자신들 밥그릇과 권력을 챙기는 정치를 해 왔기 때문이라고 할 것이다. 국민행복의 토대는 국민의 삶이 믿고 의지할 수 있는 사회적 신뢰자산이며, 정치의 목적은 바로 사회적 신뢰자산을 키우고 그 발전방향을 모색하는 데 있다. 세계에서 북구 국가 국민들이 가장 행복한 이유는 소득수준보다 사회적 신뢰자산이 높기 때문이다. 우리 정치가 해결해야 할 가장 시급한 사회적 신뢰자산은 바로 국민통합이다. 주목해야 할 사실은 지난 대통령들의 업적을 평가해 보면, 진영 이념에 얽매여 정책을 선택했던 대통령들은 예외 없이 실패했던 반면 국민통합에 역점을 두었던 대통령들은 존경을 받고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유권자들이 대통령을 선출함에 있어 가장 나쁜 선택은 이념과 진영 및 지역 등 어느 편을 기준으로 후보를 선택하는 것이라고 할 것이다. 특히 우리는 대선 시점의 정치 분위기를 타고 떠오르는 후보를 선택하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 선택인지 이미 여러 차례 경험했다. 그다음으로 나쁜 선택은 공약사업으로 유권자를 유혹하고, 정작 그 부담을 장기적으로 국민에게 지게 하는 사탕발림 후보에게 투표하는 것이라고 할 것이다. 지금 대한민국은 대외적으로는 세계의 경제와 안보 지판이 요동치고 있는 세기적 전환기에 직면해 있음에도 불구하고 대내적으로는 계엄 후유증과 진영 싸움에 매몰되어 있다. 이 절체절명의 세기적 전환기에 대한민국을 바로 이끌어 갈 대통령은 무엇보다 시대과제 해결에 대한 사명감에 투철해야 할 것이며, 특히 정치의 신뢰성을 회복하여 국민 우울증을 치유하는 것이야말로 절박한 시대과제로 보인다. 과연 어느 후보가 사회적 신뢰자산을 축적하여 국민 우울증을 치유할 수 있을 것인가? 김동원 전 고려대 초빙교수
2025-05-22 18:36:05[파이낸셜뉴스] 비대면 심리상담 등이 가능한 멘탈 헬스케어 플랫폼 '트로스트'의 심리 검사 이용량이 최근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트로스트를 인수한 넛지헬스케어㈜의 자회사 다인은 지난 3월 기준 우울 관련 심리 검사의 총 이용자가 1월 대비 약 140% 증가했다고 21일 밝혔다. 트로스트의 우울 관련 심리검사는 △우울증 지수를 점수로 산출하는 '우울증 검사' △자존감 지수를 점수로 나타내는 '자존감 검사' △MBTI 별 우울증 순위를 알 수 있는 'MBTI 우울증 검사' 등이다. 진나 3월 이들 심리검사 이용자 수는 1월 대비 각각 99%, 169%, 655% 가량 증가했다. 이러한 이용자 급성장에는 다인의 트로스트 인수 효과가 큰 역할을 했다는 설명이다. 다인은 트로스트의 운영 안정화와 서비스 품질 개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넛지헬스케어는 지난해 근로자지원프로그램(EAP) 전문기업인 다인을 인수한 데 이어 올해 다인을 통해 트로스트까지 확보하면서 기업간 거래(B2B)와 기업과 소비자간 거래(B2C)를 아우르는 통합 멘탈케어 플랫폼 '넛지 EAP'를 공식 출범했다. 넛지헬스케어의 대표 건강관리 앱 '캐시워크'와의 연동도 트로스트 이용자 증가에 기여했다. 캐시워크 앱 내 트로스트 서비스가 연동되면서 사용자들은 일상 속에서도 손쉽게 우울증 검사, 자존감 검사, MBTI 우울증 검사 등을 진행할 수 있게 됐다는 것이다. 캐시워크 내 트로스트와 연동된 서비스는 심리 검사 뿐 아니라 수면 음악, 명언, 오디오북 등 정신적인 안정을 돕는 다양한 콘텐츠도 포함한다. 이러한 통합적 멘탈케어 접근법이 사용자의 접근성을 높이고 실제 검사 이용률 증가로 이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송승근 넛지헬스케어 대표는 "다인의 트로스트 인수 이후 운영이 한층 안정화되고 캐시워크와의 연동을 통해 사용자가 더 쉽게 접근할 수 있게 되면서 검사 이용이 눈에 띄게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면서 "앞으로도 다양한 심리 솔루션을 통해 더 많은 사용자들이 정신 건강도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지속 개선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kim091@fnnews.com 김영권 기자
2025-05-21 17:26:49지난해 서울시가 국내 최초로 시민의 마음을 어루만지기 위해 내놓은 종합대책 '외로움 없는 서울' 정책이 순항하고 있다. 상담 전화 '외로움안녕120'은 한 달 반 만에 상담건수 3000건을 넘었고, '서울마음편의점'도 4000명이 넘게 다녀갔다. 서울시는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 16일 서울 동대문구 동대문종합사회복지관 3층에서 운영 중인 서울마음편의점 동대문점을 찾아 이용 시민으로부터 방문 계기, 이용 소감 등을 들었다고 18일 밝혔다. 서울시는 지난해 전국 최초로 돌봄고독정책관을 신설한 뒤, 외로움과 재고립·은둔을 막기 위해 '외로움 없는 서울' 정책을 발표했다. 지난 해부터 5년간 총 4513억원을 투입하겠다는 계획이다. 지난 3월부터 운영 중인 서울마음편의점 동대문점은 평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상담인력 9명이 상주하며 외로움 상담 및 자가진단, 특화 프로그램 등을 제공 중이다. 5월 13일 현재 555명이 이용했으며 주로 중장년층 1인 가구가 많이 방문하고 있다. 특히 풀무원·대상의 기부로 라면·즉석밥·커피 등 식음료와 게임기·반신욕기 등을 구비했다. 중장년 고립 위기 1인 가구 대상 요리·운동모임, 영화상영회 등 커뮤니티 프로그램도 진행 중이다. 오 시장은 "이제 시작하는 단계지만 마음이 힘든 누구나 찾아와 외로움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더 다양하고 내실 있는 프로그램을 구성해 나가겠다"고 말한 뒤, 편의점 한켠에 이용자들이 서로를 격려하는 소통트리에 '외롭지 않아요! 함께 하고 싶은 사람들이 주변에 많습니다'라는 응원 메시지를 남겼다. 동대문·강북·관악·도봉 총 4곳에서 운영하고 있는 서울마음편의점은 4월 말까지 누적 4483명이 이용했다. 각 지점당 일평균 47명이 찾고 있으며 연령대도 65세 이상 어르신 66%, 중장년 24%, 청년 6% 등 다양하게 이용 중이다. 시는 각 지역별 서울마음편의점 주요 이용층, 수요 특징 등을 반영해 외로운 시민이 소통하고 정서적 지지를 나눌 수 있는 특화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며 앞으로도 지속 발굴, 다양화해 나갈 계획이다. 서울마음편의점을 방문한 50대 남성 A씨는 "심한 우울증을 이겨내 보려고 성당에 가는 길에 우연히 서울마음편의점 현수막을 보고 '마음'이라는 단어에 꽂혀 방문했다"며 "상담 선생님과 편안하게 간식도 먹고 이야기를 나누면서 우울증을 이겨낼 수 있다는 용기가 생기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한편 365일 24시간 전문 상담원의 상담과 정서적 지지를 제공하는 '외로움안녕120'도 지난 4월 1일부터 5월 8일까지 상담전화 총 3088건을 기록했다. 이중 '외로움' 대화가 1394건(45.1%), 고립·복지 서비스 등에 대한 정보 상담이 1337건(43.3%)으로 관계 단절 또는 고립 등으로 대화를 원하는 시민의 전화가 자주 걸려 온다. 외부활동으로 유인, 고립·은둔을 막는 '365서울챌린지'도 원활하게 운영하고 있다. 교보문고와 함께 지난 2월부터 진행된 '마음여행 독서챌린지에는 1800명이 참여, 1만5600개 문장을 공유했으며 당근과 함께 진행 중인 '한강 보물찾기런'도 2000여명이 참여해 오는 23일까지 연장키로 했다. 서울시는 서울마음편의점, 외로움안녕120 등을 통해 접수되는 사례를 바탕으로 세대 또는 상황별 고립·은둔 특성을 정확하게 분석, 파악하고 정책에 지속 반영해 나갈 방침이다. ronia@fnnews.com 이설영 기자
2025-05-18 18:45:35[파이낸셜뉴스] 우울증 등 정신장애에 영향을 주는 유전변이가 행복과도 관련돼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삼성서울병원 원홍희 교수와 분당서울대병원 명우재 교수 등 연구팀은 15일 주관적 행복도와 정신장애 사이의 유전적 관계를 규명한 연구 논문을 국제 학술지 '네이처 인간행동' 최신호에 발표했다고 전했다. 여기서 주관적 행복도란 스스로 느끼는 행복과 삶 만족도를 포괄하는 개념이다. 40%가량은 유전적 요인으로 결정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구팀은 행복과 정신장애의 유전적 연결고리를 찾기 위해 유럽인 65만명, 한국인 11만명의 유전체 데이터를 토대로 정신장애라 분류되는 14개 질환과 주관적 행복도 사이의 유전적 연관성을 분석했다. 이에 따라 우울증, 양극성 장애 1형, 조현병, 거식증, 주의력 결핍 과잉행동장애(ADHD), 대마초 사용 장애, 자폐 스펙트럼 장애 등 7개 질환은 주관적 행복도와 유전변이를 공유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특히 우울증 관련 유전변이 중엔 93%가 주관적 행복도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로 인해 우울증 등의 장애를 겪는 환자들이 약물 등으로 증상을 조절하고 치료한다 해도 주관적 행복도를 개선하기 어렵고 병이 다시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실제 연구팀은 정신장애를 치료한 후에도 행복을 느끼기 어려운 상황이 지속되는 환자들이 많았고 이는 환자들의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요소로 작용하기도 한다고 전했다. 명우재 교수는 "정신장애와 행복의 연관에 대해 분자 수준에서 기전을 밝힐 수 있다면 환자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치료법을 개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원홍희 교수도 "이번 연구를 통해 주관적 행복도와 정신장애와의 밀접한 유전적 연관성을 재확인했다"면서 "행복의 유전적 조성을 규명하는 것은 정신장애의 원인을 발견하고 치료법을 개발하는 데 있어 매우 중요한 근거를 제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y27k@fnnews.com 서윤경 기자
2025-05-15 10:35:22[파이낸셜뉴스] 서울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에 사는 9세 이하 아동의 정신건강 문제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진선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강남 3구 거주 9세 이하 아동의 우울증·불안장 건강보험료 청구 건수는 최근 5년간 3배 넘게 늘었다. 2020년 1037건이었던 청구 건수는 2021년 1612건, 2022년 2188건, 2023년 2797건, 2024년 3309건으로 가파르게 증가했다. 5년간 총 청구 건수는 1만943건에 달한다. 지난해 기준 송파구가 1442건으로 가장 많았고 강남구 1045건, 서초구 822건으로 집계됐다. 강남 3구의 평균 청구 건수는 서울 25개 자치구 평균(291건)보다 3.8배 많았다. 같은 기간 전국 9세 이하 아동의 우울증·불안장애 건보료 청구 건수는 2020년 1만5407건에서 2024년 3만2601건으로 2배 정도 늘었다. 전국적으로 영유아·아동의 정신건강 문제가 늘어나는 가운데 강남이 유독 심각해지는 것으로 풀이된다. 영어유치원 레벨테스트를 진행하는 '4세 고시' 등 논란이 불거지는 가운데 영유아 사교육 등이 아이들의 정신건강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진 의원실이 서울교육청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강남 3구의 영어유치원 수는 59개로 서울 전체의 25%가 집중됐다. 서울 자치구 평균 9.8개 대비 강남 3구(19.7개)는 두 배 이상 많았다. 진 의원은 "신체·정서적 발달이 이뤄져야 하는 시기에 과도한 학습 부담과 경쟁 스트레스로 아이들이 고통받고 있다"며 "교육부는 영유아 사교육 실태 전수조사를 비롯해 종합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unsaid@fnnews.com 강명연 기자
2025-04-26 14:16:14[파이낸셜뉴스] 전 농구 감독 허재(60)가 심장 질환과 우울증을 고백했다. 지난 19일 방송된 MBN 개국 30주년 기념 특별기획 ‘뛰어야 산다’에는 마라톤에 도전하는 허재의 이야기가 전해졌다. 농구 레전드로 불리는 허재는 “은퇴 후 집에서 세끼를 다 먹는 공포의 삼식이가 됐다”며 근황을 밝혔다. 그러면서 “그런데 나가면 진짜 할 게 없다. 은퇴한 지 20년이 넘었다. (체력이) 일반인만도 못하다. 정호영 셰프보다 못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허재는 또 “심장도 안 좋아서 병원도 다니고 있다. 부정맥 같은 게 있다. 운동 안 한지 오래 됐다”며 “한 두달까지 집에만 있어봤다. 애들도 다 크고, 아내도 나가 있고 혼자 있으니 우울증 같은 게 오더라”고 털어놔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운동을 포기한 지 오래됐다던 허재는 이날 방송에서 비록 꼴찌였지만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완주하는 선수의 근성을 보여줬다. 허재는 “(못할거라는) 예상을 이겨내고 뛰면 나의 도전이 희망이 되지 않을까. 나에게도 새로운 삶의 활력소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마라톤에 도전하는 이유를 밝혔다. 한편, 허재는 선수 시절 ‘농구 대통령’이라고 불리던 선수다. 은퇴 이후 지도자로 전향해 국가대표 감독을 맡기도 했다. 2022년 한국프로농구 신생 구단 고양 캐롯-데이원 점퍼스의 대표로 선임돼 농구계에 복귀했으나 운영 위기와 임금, 대금 미지급 사건 등으로 향후 리그의 대표나 임원, 코칭스태프직이 불가능한 제명 조치를 받아 농구계에서 퇴출됐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2025-04-20 20:04:39[파이낸셜뉴스] 산후우울증으로 아이를 시댁에 맡기고 친정에 내려가자, 남편이 3일 만에 아이를 못 보게 하고 짐을 싸 놨다는 여성의 사연이 전해졌다. 16일 YTN 라디오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에는 결혼 5년차 여성 A씨의 사연이 소개됐다. 얼마 전 아이를 출산한 A씨는 "육아는 상상 이상으로 힘들더라"며 "남편은 건설회사에 다니는데 회사 분위기가 워낙 보수적이고 상명하복 문화가 강해서 육아휴직은 꿈도 못 꿀 상황"이라고 운을 뗐다. 여기에 남편은 술자리까지 잦았다. A씨는 "혼자 집에서 아이를 보며 온종일 남편만 기다리다 보니 늦게 들어오는 남편에게 너무 서운하고 화가 치밀어 참을 수가 없었다"며 "심지어 친정은 지방이고 시댁에는 이혼한 아주버님이 아이와 함께 살고 있어 누군가에게 도움을 받기도 어려운 상황이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끝이 없는 터널 속을 걷는 기분이었고, 미칠 것만 같았다. 아기는 아직 너무 어려서 울기만 하고 말이 통하지 않으니 솔직히 애정이 잘 가지 않았다"며 "엄마가 이래도 되나 스스로를 얼마나 다그쳤는지 모른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이러다 정말 큰일 나겠다 싶어서 남편에게 연락했다. 잠깐 친정에 내려가 있을 테니 아이를 좀 봐달라고 부탁했다"고 말했다. 그렇게 A씨는 시댁에 아이를 맡기고 친정으로 내려갔다. 처음에는 남편도 "그렇게 힘들어할 줄 몰랐다. 미안하다"고 반응했다. 하지만 딱 3일 후 남편의 태도는 돌변했다. 남편은 A씨에게 "너무 실망했다. 앞으로 아이는 못 볼 줄 알라"며 화를 냈다. A씨는 "그제야 정신이 번쩍 들었다. 내가 무슨 짓을 한 거지, 후회가 밀려왔다"며 "급하게 집으로 돌아갔는데, 남편이 제 짐을 다 싸 놨더라"고 설명했다. 이후 상황도 전했다. A씨는 "아이는 시댁에 있다고 해서 시댁에 찾아가 빌고 애원했는데 문도 열어주지 않고 아이를 보여주지도 않았다. 어떻게 해야 하냐"면서 "이대로 이혼 당하는 거냐"고 걱정했다. 사연을 접한 법무법인 신세계로 신고운 변호사는 "이 정도의 사유 만으로는 민법에서 정한 재판상 이혼 사유로 인정된다고 보기 어렵다"며 "남편이 아무리 외벌이라고 하지만, 전혀 육아에 도움을 주지 않은 채 매일같이 야근, 회식 등 술자리로 집에 없었고 주말에도 육아에 힘쓰지 않았다면 오히려 A씨보다 남편의 잘못이 더 크다고 보인다"고 말했다. 남편이 아이를 보여주지 않고 있는 상황에 대해선 "원칙적으로는 이혼하지 않은 상태에서는 면접교섭권이 발생하지 않는다"면서도 "서울가정법원이 부부가 이혼하지 않은 상태에서 별거하는 경우, 자녀를 양육하지 않는 부부 일방에게 자녀에 대한 면접교섭권을 인정한 사례가 있다. A씨의 경우 이 상태로 그대로 별거 기간이 길어지게 되면 면접교섭권을 신청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신 변호사는 또 "이혼 소송을 대비해서 상대방이 자녀를 자기가 키우겠다면서 데리고 나가버리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이럴 땐 상대방을 미성년자 약취유인죄로 고소하는 것을 고려해 볼 수 있다"며 "우리 판례는 부모 중 어느 한쪽이 자녀를 평온하게 보호 양육하고 있을 때, 이를 깨뜨리고 자녀를 탈취해 자신의 지배 하에 옮긴 경우엔 미성년자에 대한 약취죄를 구성한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A씨는 직접 시댁에 아이를 맡기고 나왔기 때문에 이후 남편이 아이를 보여주지 않았다고 해서 '자녀를 탈취했다'고 할 수는 없을 것 같다"고 조언했다. gaa1003@fnnews.com 안가을 기자
2025-04-16 16:01:55[파이낸셜뉴스] 밴드 FT아일랜드 보컬 이홍기가 지난 13일 화농성 한선염 환자들의 일상을 응원하는 웹드라마 '보통의 날' 선공개 시사회에 참석해 어린시절부터 앓고 있는 오랜 고질병에 대해 털어놨다. 이홍기 "너무 아파서 촬영 중간에 나간 적도 많다" 이홍기는 "연습생 시절 화농성 한선염이 발병하면 진통제, 소염제는 듣질 않고 연고를 발라야 하는데 FT아일랜드 멤버들이 비닐봉지 장갑을 끼고 발라주곤 했다"며 "너무 아파서 서 있을 수 없어 촬영 중간에 나간 적도 많다. 예능 프로그램하는 것 보면 제가 중간에 없어지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고백했다. 이어 "촬영이 있었을 때는 매니저들이 여벌 속옷을 준비했다"며 "너무 아프더라도 어쩔 수 없이 촬영을 해야 하는 경우에는 충격이 오지 않게 스펀지 패드를 덧대기도 했다. 원래 출연하기로 했던 촬영이나 공연을 취소하기도 해 스스로에게 나쁜 말을 했던 적도 있다"고 했다. 통증 동반한 염증성 결절·악취 나는 농양 등 '만성 염증성 피부질환' '화농성 한선염'은 통증을 동반한 염증성 결절과 악취가 나는 농양, 누관(터널)의 병변이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만성 염증성 피부질환이다. 주로 엉덩이, 사타구니, 겨드랑이 등 피부가 접히고 민감한 부위에 자주 발생하며 영구적인 흉터를 남긴다. 시간이 지날수록 증상이 악화하기에 장기적인 관리가 필요한데, 반복적이고 지속적인 염증은 통증과 악취, 분비물 등을 동반하기에 환자들의 수치심을 유발한다. 화농성 한선염 환자들은 비 환자 대비 우울증과 자살 비율이 높다. 원인을 모른 채 통증이 지속되면서 타인에게 말로 상처를 받거나 부정적인 생각을 하는 등 정신적 고충도 상당하다. 주로 질환에 대해 모르는 일반인이 단순 종기 또는 여드름으로 오인하고 비난하는 경우가 대표적이다. 이홍기는 "사회생활 이후 제일 먼저 들었던 말이 '왜 컨디션 관리를 못해서 그 지경까지 만드느냐'였다"며 "어느 시점에 증상이 생길지 예측할 수 없는 게 가장 무서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엉덩이와 사타구니 쪽에 아직도 증상이 남아 있는데, 정말 말로 표현이 안 되는 아픔이다"라며 "많은 사람들이 '종기'라고 칭하는 등의 여러 말들로 인해 상처를 많이 받았고, 상처를 받기 싫어서 싸우기도 했다"고 털어놨다. 완치는 어렵지만 적절한 치료 받으면 증상 완화할 수 있어 이는 질환에 대한 인식이 낮아 정확한 진단을 받지 못하는 것과 관련이 있다.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피부과 김혜원 교수는 "화농선 한선염 환자들 중 정신적인 불편함이 생기는 것은 진단이 늦어져서 생기는 경우가 가장 많다"며 "발병 초기에 환자들이 질환을 제대로 알게 되는 것만으로도 우울증이나 불안장애의 발생률은 많이 줄어들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화농성 한선염은 경증·중등증·중증으로 나뉜다. 완치는 어렵지만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증상을 완화할 수 있다. 다만 질환 인지도가 낮고 사회 인식이 부정적이기에 병원 내원을 꺼리는 경우가 많다. 화농성 한선염의 치료 옵션은 약물요법과 외과적 수술법이 있다. 약물요법에는 항생제, 연고(국소치료제), 생물학적 제제 등이 있다. 경증의 경우 항생제나 연고로도 효과를 볼 수 있지만 중등도 이상 환자는 생물학적 제제 사용이 권고된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5-03-16 23:02:29[파이낸셜뉴스] 대전 한 초등학교에서 초등생 김하늘양(8)을 흉기로 무참히 살해한 교사 명재완씨(48)의 신상이 공개된 가운데, 경찰은 그의 범행이 가정불화, 직장 생활과 자기에 대한 불만으로 쌓인 분노·스트레스가 외부로 표출된 것이라는 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이번 사건을 조사해온 전담수사팀은 명재완을 검찰에 송치하고 범행 동기를 포함한 그간 조사 내용을 12일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명씨는 처음엔 누군가를 살해하려 했다기보다는 스스로 목숨을 끊는 방법을 찾았지만, 범행 3∼7일 전부터 타인에게 위해를 가하는 쪽으로 표출 방식이 바뀐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명씨가 인터넷에서 흉기 또는 살인 기사 등을 검색한 기록에서도 나타난다고 부연하며, 이를 심리학 용어로 '분노의 전이'라고 설명했다. 분노 표출 대상으로 약한 상대를 골라 범행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앞서 경찰은 명씨가 흉기를 직접 샀고 과거 살인 기사 등을 검색한 걸 바탕으로 계획범죄에 무게를 두고 수사를 벌였다. 흉기를 산 목적으로 "스스로 죽으려고 구입했다"는 명씨 진술이 있지만, 경찰은 누군가를 살해하려는 계획·목적이 있었다고 판단했다. 경찰은 명씨가 전체적인 흐름에서 계획범행을 어느 정도 인정하는 취지의 진술을 했다고 전했다. 또한 반사회적 인격장애(사이코패스) 검사도 별도로 진행 중이다. 그러나 프로파일러의 1차 소견 결과로는 명씨가 사이코패스는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전담수사팀 관계자는 "피의자가 7년간 앓아왔던 우울증과 범행은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라며 "전문의 말에 의하면 우울증은 이런 식의 살인 형태로 나타나진 않는다"라고 정신질환과 범행 연관성에 대해선 명확하게 선을 그었다. 경찰은 명씨에게 일반 살인 혐의보다 형량이 무거운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13세 미만 약취유인) 혐의를 적용했다. 살인죄는 사형·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하지만, 13세 미만 미성년자를 약취 유인해 살해한 죄는 사형 또는 무기징역에 처한다. 경찰은 이번 사건을 검찰로 송치하며, 이날 오전 9시께 피의자 명재완의 신상정보를 대전경찰청 홈페이지에 공개했다. 한편 명씨는 경찰 조사 과정에서 피해자와 유가족들에게 사과와 반성 의미의 담은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bng@fnnews.com 김희선 기자
2025-03-13 07:12: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