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한국을 포함한 14명의 세계 천문학자들이 지구로부터 약 500광년 떨어진 '루푸스(Lupus) I'이라는 암흑분자구름 중심의 막 태어나기 시작한 태아별에서 생명의 기원이 되는 물질을 찾아냈다. 과학자들은 지구 생명체 기원이 메탄올이나 에탄올 같은 유기분자라고 여기고 있다. 이번 발견은 지구 이외의 우주 공간에 새로운 생명이 존재할 수 있는 별을 찾아내는 중요한 실마리를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대학교 물리천문학부 이정은 교수는 국제 공동연구진이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JWST)을 이용해 신생별 'IRAS15398-3359'에서 포름알데히드와 메탄올, 포름산, 에탄올 등이 얼음상태로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고 13일 밝혔다. 이정은 교수는 "거대 전파간섭계 망원경 '알마(ALMA)'로 관측된 기체상태 유기분자의 스펙트럼과 이번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으로 관측된 얼음상태의 유기분자 스펙트럼을 결합해 종합적으로 연구한다면 우주 먼지 표면에서 일어나는 유기분자의 화학반응과 진화 과정 연구에 획기적인 진전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진이 진행한 '코로니스(CORONIS)' 프로젝트의 주 임무는 태아별 주변에 있는 얼음상태의 물질중 유기분자들이 얼마나 많이, 어떤 형태로 구성돼 있는지 조사하는 것이다. 관측결과, 5~28 마이크론 영역의 중적외선 스펙트럼에서 간단한 얼음분자인 이산화탄소, 물, 메탄과 유기분자인 포름알데히드, 메탄올, 포름산이 매우 뚜렷하게 검출됐다. 또 약하지만 에탄올과 아세트알데하이드도 분명하게 검출됐다. 이와 더불어 중성분자인 수소와 일산화탄소, 물의 방출스펙트럼과 이온 상태의 원자인 네온과 철의 방출스펙트럼도 검출됐다. 연구진은 "이것은 태아별이 분출하는 물질과 주변 성간물질이 상호작용을 강하게 하고 있음을 암시한다"고 설명했다. 한국 연구진은 이번 프로젝트에서 관측자료의 분석과 더불어 이론적 화학모델 계산을 수행해 관측결과 해석에 중요한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정은 교수는 "JWST로 관측되는 얼음 상태의 유기분자와 ALMA로 관측되는 기체 상태의 유기분자의 성분과 함량의 결합은 유기분자가 어떻게 형성돼 별 탄생 과정 동안 어떤 진화를 겪게 되는지 이해하는 최초의 시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관측은 일본, 한국, 미국, 네덜란드 등 14명의 천문학자들로 구성된 국제공동 JWST 사이클 1 프로젝트팀으로, 일본 리켄(RIKEN) 야오룬 양 박사가 주도하고 있다. 한국에서는 이정은 교수를 비롯해 서울대 물리천문학부 김철환 학생, 한국천문연구원 김재영 박사후 연구원이 참여하고 있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2022-12-13 17:30:06호기심은 인류를 진화시킨 힘이다. 호기심은 긍정적 결과를 가져오기도 했지만, 때론 부정적 결과를 초래하기도 했다. '모르는 게 약이다'라는 말도 있듯이 말이다. 광활한 우주의 외계생명체는 오랜 세월 동안 호기심의 대상이었다. 1969년 아폴로 11호의 달 착륙 이후 이어져온 우주로의 도전은 지금도 현재진행형이다. 미지의 세계인 우주와 외계생명체 찾기에 대한 호기심이 높은 만큼 이는 수많은 SF영화의 소재가 돼 왔다. 최근에는 미항공우주국(NASA)이 지구형 행성 7개를 새롭게 발견했고, 그 행성 중 3개는 지구 환경과 흡사해 우주 생명체 존재 가능성을 시사하며 기대치도 높아졌다. 영화 '라이프'(사진)는 이처럼 언젠가 우리가 우주에서 만날 수 있는 미지의 생명체에 대한 이야기다. 불행히도 이 미지의 생명체와 아름답게 조우하는 내용은 아니다. SF 재난물 답게 각종 스릴과 공포가 넘쳐난다. 영화는 현재 상황에 기반을 둔 물음과 상상력에서 출발한다. 프로듀서 데이비드 엘리슨의 "만약 화성 탐사 로봇 '큐리오시티'가 화성에 착륙했을 때 실제로 생명체를 발견한다면"이라는 가정에서 이 영화는 시작됐다. 인류 최초로 화성 생명체를 발견해 기뻐하는 우주비행사들의 모습으로 영화는 시작되지만 '캘빈'이라는 이름까지 붙인 이 작은 생명체가 자신들을 위협하는 '괴물'로 변하는 순간 영화는 순식간에 공포로 전환된다. 모든 신체가 근육이자 뇌세포이며 시각세포인 단일 세포로, 빠른 속도로 진화하며 뛰어난 지능으로 인간을 공격하는 '캘빈'과의 생사를 건 사투는 영화를 보는 내내 예측할 수 없는 긴장감과 스릴로 심장을 조여온다. 인류를 위협하는 외계생명체의 이야기는 새롭지 않지만 외계생명체의 존재 가능성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아진 지금, 어쩌면 가까운 시일 내 현실이 될지도 모른다는 점에서 더 가깝게 느껴지는 것도 사실이다. 특히 이 생명체가 어떤 의도나 목적을 가지고 인간을 공격하는 것이 아니라 오로지 살아남기 위한 본능으로 움직인다는 점은 외계생명체 발견을 단순한 지적 호기심의 실현으로만 봐서는 안된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다니엘 에스피노사 감독의 연출 의도도 여기에 있다. 그는 "우주에서는 모든 게 모험이다. 그곳에 있는 미지의 존재가 어떻게 생겼는지, 어떤 행동을 할지, 어디에 있는지 아무도 모른다. 그들에 대한 두려움과 끌림을 다루고 싶었다"고 전했다. '무심코 TV를 틀었는데 나오는 생생한 뉴스처럼' 만들고 싶었다는 감독의 말처럼 리얼리티에도 공을 들인 티가 난다. 우주생물학자, 우주약물전문가, 수많은 과학자들의 조언이 더해져 우주에서의 비행사들의 생활이 현실감 있게 그려졌다. 여기에 제이크 질렌할, 레베카 퍼거슨, 라이언 레이놀즈 등 할리우드 최고 연기파 배우들의 연기도 안정적이다. 가까운 미래, 아니 내일이라도 우리에게 닥쳐올지 모를 '현실'이 인류의 무책임한 호기심으로 인한 재난이 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5일 개봉. 조윤주 기자
2017-04-03 18:06:44[파이낸셜뉴스] 지구도 과거에는 토성처럼 고리가 있었다는 가설이 나왔다. 약 4억6600만년 전에는 지구 주위에도 주위를 둘러싼 고리가 있었다는 가설이다. 설명할 수 없는 고대의 극심한 빙하기 현상이 이 고리설로는 설명이 가능하다. 지구 생명체와 대륙판 구조, 기후에 엄청난 변화를 불러일으킨 시기인 오르도비스기에 지구를 둘러싼 고리가 있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이 지질시기는 지구에 유성 충돌이 가장 빈번하게 일어난 시기로 적도 30도 반경 이내에 유성과 충돌해 생긴 분화구가 21개나 몰려 있다. 지구 적도 주변에 유성들이 마치 비처럼 뿌려졌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CNN은 18일(현지시간) ‘지구와 지구과학 레터’ 9월 12일자에 이런 주장이 담긴 논문이 실렸다고 보도했다. 논문 주저자인 호주 멜버른의 모나시대 지질학 교수 앤드루 톰킨스는 “적도 주변에만 21개 분화구들이 모두 몰려 있다는 것은 통계적으로 이례적인 것”이라면서 “이 분화구들이 (모여 있기보다는 지구 전체에) 무작위적으로 분산돼 있는 것이 통계학적으로는 더 자연스럽다”고 지적했다. 새 가설은 이런 유성 충돌의 기원뿐만 아니라 이전에는 설명할 수 없었던 기후 현상에 대해서도 답을 제공하고 있다. 지구 역사상 가장 추운 기후현상이었던 전 세계 빙하기가 지구를 둘러싼 유성들의 고리에서 생긴 그림자 때문에 빚어졌다는 것이다. 지구를 둘러싼 고리가 있었다는 과학적 배경은 ‘로슈 한계(Roche limit)’이다. 로슈 한계는 위성이 모행성의 힘에 의해 파괴되지 않고 접근할 수 있는 한계다. 이 한계 안쪽에서는 궤도를 도는 물질이 부서져 고리를 형성한다. 미 국립항공우주국(NASA)에 따르면 토성의 고리는 토성 주변 얼음 위성들의 잔해로 추정된다. 과학자들은 지금까지는 태양계 내에서 거대 유성이 쪼개지면서 그 파편들이 오르도비스기에 지구에 떨어져 분화구를 만들었다고 믿어왔다. 그러나 톰킨스는 그러려면 분화구들이 적도 근처에 몰려 있는 대신 무작위적으로 광범위하게 지구 전반에 퍼져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달 표면에 분화구들이 무작위하게 퍼져 있는 것처럼 지구에도 그런 식으로 분화가 퍼져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대신 지름 약 12km로 추정되는 거대 유성이 지구 1만5800km 상공의 로슈 한계에 접근해 쪼개지면서 적도 융기에 따라 적도 주변에 고리를 형성했을 것이라는 가설을 내놨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2024-11-19 05:04:01[파이낸셜뉴스] 서울경제신문 김정욱 기자가 우주의 신비로운 세계를 일반인의 눈높이에 맞춰 풀어낸 책 '그동안 몰랐던 별의별 우주 이야기-한번 읽고 우주지식 자랑하기'가 광문각출판미디어를 통해 출간됐다. 정치, 경제, 과학 등 다양한 분야를 취재해 온 저자는 어릴 적부터 품어온 우주에 대한 깊은 애정을 책에 담았다. 우주의 기원과 태양계 탐사, 외계 생명체 탐구 등 다양한 주제를 다루며 마치 우주여행을 안내하듯 쉽고 재미있는 언어로 설명했다. 어린이부터 성인까지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친근한 문체로 독자들에게 다가간 점이 특징이다. 박영득 한국천문연구원장은 "우주에 대한 호기심이 학생들의 꿈과 희망의 원천이라는 사실을 고려할 때 특히 큰 꿈을 가지고 미래를 설계하는 청소년들에게 더없이 좋은 책"이라고 평가했다. 김민석 한국항공우주산업진흥협회 상근부회장은 "광대한 우주에서 지구는 티끌에 불과하지만 인류는 이제 지구에서 벗어나 달과 화성, 토성의 위성 등으로 뻗어나가는 행성 인류의 여명기에 있다"며 "우주에 관심 많은 청소년과 어릴 때 천문학자를 꿈꿨던 성인 모두에게 추천할 만하다"고 말했다. 안석호 TV조선 사회부장도 "이 책은 미지의 세계, 우주에 대한 기초적인 물음부터 현재 진행되는 수많은 연구와 이론을 꼼꼼하고 재미있게 담았다"며 "저자가 어릴 때부터 우주를 동경하며 스스로 많은 공부를 해왔다는 점이 놀랍다"고 호평했다. 김 기자는 "마지막 남은 블루오션인 우주에 대해 미국과 러시아, 중국, 인도 등은 일찌감치 그 가치에 눈을 뜨고 개척에 나섰다"며 "우리나라도 이제 본격적으로 우주 개발에 뛰어들고 있는 만큼 이 책이 우주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기사를 쓸 때처럼 누구나 쉽게 읽고 이해할 수 있도록 쉬운 문장과 용어를 사용했다"며 "광활한 우주의 세계를 이해하는 데 이 책이 나침반 역할을 해주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이 책은 우주의 시작부터 태양계 탐사, 외계 생명체 등 우주와 관련된 다양한 주제를 다루며 독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특히 현재 진행 중인 우주 개발 프로젝트와 최신 연구 동향도 함께 소개해 우주 산업의 현주소를 이해하는 데도 도움을 준다. ahnman@fnnews.com 안승현 기자
2024-11-01 13:47:33[파이낸셜뉴스] 미국 항공우주국(나사·NASA)이 14일(현지시간) 목성 위성의 외계 생명체 탐사를 위한 로켓을 발사했다. 유로파 클리퍼 우주선이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로켓 발사 업체 스페이스X 우주선 팰컨 헤비에 목성 위성 유로파 탐사선을 실어 쏘아 올렸다. 유로파는 얼음으로 덮인 표면 아래에 거대한 바다가 있는 목성 위성으로 태양계에서 지구 외에 생명체가 존재할 가능성이 가장 높은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유로파 바다는 지구 대양의 바다보다 수량이 2배 풍부한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나사는 이번에 탐사선을 보내 정말로 유로파가 생명체가 자랄 수 있는 적절한 환경을 갖추고 있는지를 조사하게 된다. CNN 등 외신에 따르면 나사의 유로파 클리퍼 탐사선은 이날 미 동부시각 오후 12시 6분(한국 시각 15일 새벽 1시 6분) 나사의 플로리다주 케네디 우주센터에서 발사됐다. 유로파 탐사선은 당초 지난 10일 발사 예정이었지만 초강력 허리케인 밀턴으로 인해 연기된 바 있다. 허리케인 속에서도 우주센터 직원들은 발사를 위해 센터에 머물렀고, 결국 당초 계획보다 나흘이 지난 이날 탐사선을 발사했다. 유로파 클리퍼는 얼음 바다로 뒤덮인 목성 위성 유로파만을 연구하기 위해 쏘아 올린 첫 번째 탐사선이다. 우리가 알고 있는 것처럼 실제로 유로파가 생명체 발현과 생존에 적합한 곳인지를 탐사선이 직접 관찰하게 된다. 탐사선은 두꺼운 유로파 얼음 밑의 대양을 조사하기 위해 9가지 실험도구와 중력 실험 장치를 탑재하고 있다. 유로파 클리퍼에는 아울러 전 세계에서 나사에 이름을 적어 보낸 260만 여명의 이름이 새겨져 있고, 미국 시인 에이다 리몬의 시도 새겨져 있다. 유로파 클리퍼는 앞으로 29억km를 날아가 2030년 4월 목성에 도착할 예정이다. 여정에서 화성과 지구 사이를 플라이바이 해 연료를 절약하면서 목성으로 가는 속도를 높일 계획이다. 플라이바이(flyby)는 각 행성의 중력을 활용해 속도를 높이는 방법이다. 유로파 클리퍼는 화성의 궤도를 돌면서 화성 중력을 받아 지구로 왔다가 지구 궤도를 돌면서 다시 지구 중력의 힘을 받아 속도를 더 키우게 된다. 유로파 클리퍼는 앞서 지난해 4월 유럽우주국(ESA)이 발사한 목성 얼음 위성 탐사선 주스(JUICE)와 협업도 할 계획이다. 유로파 클리퍼는 지금껏 나사가 제작한 행성 탐사선으로는 최대 규모다. 농구장보다 긴 30.5m 크기를 자랑한다. 태양광을 에너지로 삼기 위해 긴 태양광 패널을 갖추고 있어 덩치가 크다. 유로파 클리퍼는 목성에 도착하면 유로파에 착륙하는 대신 49차례 플라이바이를 하면서 임무를 수행하게 된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2024-10-15 02:24:59[파이낸셜뉴스] 화성에 물이 있는 것 처음으로 확인됐다. 미국 캘리포니아대(UC) 샌디에이고의 스크립스 해양연구소 연구진은 화성에 액체 형태의 물이 있다는 역대 가장 큰 증거를 찾았다고 밝혔다. 연구를 주도한 바샨 라이트 부교수는 12일(현지시간) USA투데이와 가진 인터뷰에서 그동안 화성에 액체 형태의 물이 있는지 몰랐으나 표면의 지하 깊이 있다고 설명했다. 지금까지 화성의 양극을 비롯해 얼음이 있는 것은 확인된 바 있다. 이번 연구는 미국국립과학원회보를 통해 공개됐다. 화성에 물이 있는 것이 확인되면서 이곳에서 인간이 거주를 하는 연구의 길이 열리고 지구 외 다른 행성에서 생명체가 있는지 조사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이번 연구에서 화성 지하 9.6~19.2km의 암반층의 얇은 균열 틈에 물이 있다고 밝히고 있다. 라이트 부교수는 화석의 물은 기후와 지표면, 땅속의 변천 과정을 이해하는데 중요한 연구 자료가 될 수 있다고 했다. 과학자들은 30억년전에 화성 표면에 대양과 호수, 강이 많이 있었던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연구진은 화성의 물이 표면 전체를 덮을 정도로 규모가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연구는 미국 항공우주국(나사)가 보낸 인사이트 탐사선이 보낸 화성의 지질활동을 분석했다. 그러나 지하의 물이 활용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또 다른 연구 참가자인 UC버클리대 마이클 만가 교수는 지구에서도 지하 800m를 뚫는 것은 힘들며 화성에서 취수가 쉽지 않아 “일론 머스크가 해결해야할 과제”라고 했다. 머스크는 그동안 화성 개척에 대한 관심을 보여왔다. 만가는 화성 지하의 물이 있는 것을 감안하면 생명체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
2024-08-13 14:57:53[파이낸셜뉴스] 기업연구소를 보유하고 연구개발(R&D)에 매진하는 기업의 기술혁신 의지를 다지는 자리가 마련됐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이광형 총장을 비롯한 각계 전문가들이 참석해 국내외 혁신 환경 변화와 새로운 기술 동향 등을 다루고 기업의 규모와 업종을 뛰어넘어 서로 의견을 교환할 수 있다.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는 3~6일 3박 4일간 제주 서귀포시 롯데호텔에서 '회복을 넘어 미래로'를 주제로 '제30회 기술경영인 하계포럼'을 개최한다. 1일 산기협에 따르면, 이번 포럼은 최근의 어려운 경영환경을 극복하고 새로운 성장의 돌파구를 찾자는 기술혁신 기업들의 의지를 담아, '회복을 넘어 미래로'를 주제로 정했다. 이번행사에서는 특히 기업들의 최대 관심사인 '인공지능(AI)'을 특별주제로, 보이저엑스 남세동 대표, 엔젤로보틱스 공경철 대표, 수퍼톤 이교구 대표, KAIST 강이연 교수 등이 강사로 나서 AI와 로봇 기술을 활용한 제조업혁신, 그리고 문화예술까지 전 분야로 영역을 넓히고 있는 AI활용 사례 등을 발표한다. 포럼 첫날 기조강연은 이광형 총장이 맡아 '미래의 기원'을 주제로, 과학과 인류의 역사를 살펴보고 청중과 함께 다가올 미래에 대해 예측해 보는 시간을 갖는다. 둘째 날부터 시작되는 경영·테크 분야 강좌에서는 서울대 주영창 교수가 '기술패권 시대의 과학기술 혁신'을 주제로 정부와 기업의 기술혁신 전략을 소개하며, 건국대 이승윤 교수는 AI와 메타버스 등 혁신기술이 도입된 오프라인 공간의 진화 방향과 기업의 활용 전략에 대해 강연한다. 셋째 날에는 보이저엑스 남세동 대표가 '딥러닝의 현재 그리고 인공지능의 미래'를 주제로 AI 핵심 이슈에 대해 다루며, 엔젤로보틱스 공경철 대표는 로봇 산업의 역사를 돌아보고 미래산업의 로보틱스 활용법에 대해 논할 예정이다. 가족들과 함께 즐길 수 있는 인문·문화·가족 강좌도 진행된다. 유튜브 삼프로TV '김시덕 박사의 도시야사'를 진행하는 김시덕 박사는 한국 도시의 특징과 미래에 대해, 수퍼톤 이교구 대표는 생성형 AI를 통한 문화 산업의 혁신적인 변화에 대해 강연한다. 과학커뮤니케이터 강성주 박사는 광활한 우주와 외계 생명체의 존재 가능성 등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전달할 예정이다. 포럼 마지막 날에는 서울아산병원 홍준표 교수가 국경없는의사회 구호활동가로서의 경험을 토대로 봉사와 기업가 정신에 대해 강연을 펼친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2024-07-01 14:43:55[파이낸셜뉴스] 중국 구이저우의 한 마을에서 로켓에서 떨어져 나온 것으로 추정되는 물체가 인근 마을에 떨어져 주민들이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24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CNN방송을 통해 공개된 영상에는 로켓 잔해로 보이는 물체가 노란색 연기를 뿜으며 떨어지자 마을 주민들이 혼비백산 달아나는 모습이 담겼다. 어린이를 포함한 일부는 귀를 막은 채 도망가는 모습도 보인다. 현지 당국이 부상자 발생 사실을 보고한 적은 없다. 영상이 온라인에 오른 시점은 지난 22일 오후 3시쯤이고, 영상이 촬영된 곳은 쓰촨성 남동쪽에 인접한 구이저우성 셴차오 마을이다. 당시 중국은 쓰촨성 시창발사센터에서 프랑스와 공동 개발한 우주 감마선 폭발 관측용 위성 'SVOM'(Space Variable Objects Monitor)을 창정 2C 로켓에 실어 발사했다. 이 위성 임무는 다양한 감마선 폭발을 관측해 폭발의 전자기 복사 특성을 종합적으로 연구함으로써 암흑 에너지와 우주 진화를 연구하고, 중력과 관련된 전자기 신호를 관찰하는 것이다. 창정 2C 로켓을 개발한 국영 중국항천과기집단공사는 당시 발사에 완전히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소셜미디어에 올라온 영상에 등장하는 목격자들은 "잔해가 땅에 추락한 뒤 큰 폭발음이 들렸다"면서 "톡 쏘는 냄새도 났다"고 말했다. 로켓 전문가인 마커스 실러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 부연구원은 잔해가 사산화질소와 비대칭디메틸히드라진(UDMH)으로 구성된 액체 추진제를 사용하는 창정 2C 로켓의 1단계 부스터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실러 부연구원은 "이런 부스터는 매우 강한 독성과 발암성이 있는 노란색 연기를 방출한다"면서 "이를 들이마시는 모든 생명체는 가까운 미래에 힘든 시간을 보낼 것"이라고도 했다. 서방 우주 기관들은 중국과 러시아가 여전히 사용 중인 독성이 강한 액체 추진체를 대부분 단계적으로 폐지했다. 이번 발사를 앞두고 중국 당국은 독성가스와 폭발로 인한 피해를 막기 위해 로켓 발사 전 주민들에게 잔해에서 멀리 떨어지라고 경고했고, 잔해 사진을 찍거나 관련 영상을 전파하는 것을 금지했다고 CNN은 전했다. 현재 소셜미디어의 일부 관련 영상은 현재 삭제된 것으로 보인다. rainbow@fnnews.com 김주리 기자
2024-06-27 06:40:16【파이낸셜뉴스 두바이(UAE)=윤홍집 기자】 불과 50여년 전까지만 해도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는 모래사막뿐인 허허벌판이었다. 두바이는 베두인족이 작은 촌락을 이루고 유목생활을 하던 척박한 땅이었다. 또한 지난 1971년 UAE에 가입할 때까지 영국의 통제를 받았다. 이후 반세기 만에 전 세계인이 부러워하는 미래도시로 변모했다. 여름철 낮 평균기온이 40도에 육박하고 1년 중 비 오는 날이 일주일에 불과한 척박한 환경을 고려하면 '두바이의 기적'이라는 표현도 과장이 아니다. 두바이의 발전은 1960년대 이른바 '두바이유'로 불리는 석유의 발견으로부터 시작됐다. 다만 모든 발전이 석유에서 비롯됐다고 단정 짓기는 어렵다. 다른 산유국이 두바이 같은 도시를 만들지 못한 점만 봐도 이는 분명하다. 두바이는 언젠가 오일머니가 떨어질 수 있다는 혜안을 갖고 혁신을 추진했다. 이 같은 혁신이 열매를 맺어 지금의 금융·관광 도시로 거듭났다. 두바이는 그간의 성과를 바탕으로 미래사회의 방향을 제시하고 최첨단 금융기술 발전을 모색하고 있다. 약 50년 후 미래 생활상을 전시한 '미래박물관'과 두바이 부통치자 겸 UAE 부총리의 후원으로 개최된 '두바이 핀테크 서밋'이 그 일환이다. ■2071년 두바이 미래를 보다 지난 2022년 개관된 두바이 미래박물관은 면적 3만㎡, 높이는 77m에 달하는 웅장한 자태를 뽐낸다. 지난달 초 찾은 두바이 미래박물관은 그 명성을 단번에 실감하게 했다. 방문과 함께 처음 만나게 되는 로봇 작업을 통해 조립된 1024개의 금속패널이 조명을 받아 눈부시게 빛났다. 내·외관 벽면에는 '혁신은 지적 사치가 아니다' '미래는 상상하고 설계하고 실행하는 자의 몫이다' 등 두바이 국왕의 미래 비전을 담은 3개의 인용문구가 아랍어 캘리그래피로 새겨져 방문객의 눈길을 끌었다. 로비부터 빽빽하게 들어찬 방문객은 40여분간의 대기 끝에 입장할 수 있을 정도로 장사진을 이뤘다. 방문객은 현지인보다 서양인 등 외국인의 비율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미래박물관은 UAE 건국 100주년인 2071년 미래 모습을 구현했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들어가면 본격적인 전시가 시작되는 5층에 이르는데, 이 과정은 우주선을 타고 지구상공 6000㎞ 떨어진 우주정거장으로 이동한다는 콘셉트로 꾸며졌다. 우주선 역할을 하는 엘리베이터의 벽면은 우주선 안에서 외부를 바라보는 듯한 3D 영상으로 덮였다. 5층은 우주선이 우주정거장에 도킹한다는 콘셉트로 시작된다. 전시관에 발을 들이자 우주에서 지구를 바라보는 듯한 경관이 펼쳐지고 방문객을 매혹시킨다. 5층 전시관에선 달 위에 태양광 패널을 설치해 에너지를 채취하고 이 에너지를 전자파로 바꿔 지구로 보낸다는 미래 모습도 선보인다. 5층 관람을 마치면 다시 우주선(엘리베이터)을 타고 지구(4층)로 돌아간다. 4층의 주제는 '힐링'으로 2071년 두바이의 모습이 그려졌다. 미래박물관이 제시한 50년 후 두바이는 숲이 우거져 친환경적인 모습이다. 숲속의 식물들은 태풍이나 가뭄에도 살아남을 수 있도록 개량됐고, 모든 생명체의 정보는 디지털 형태로 변환해 미래 도서관에 수록했다. 3층은 '미래의 오늘'이라는 주제로 만들어졌다. 들뜬 표정을 한 방문객들은 로봇과 발명품을 배경으로 분주히 사진을 찍었다. 두바이 미래재단은 미래박물관 건물 한편에 '두바이 퓨처랩'을 구성, 로봇공학과 인공지능 분야의 연구를 진행하고 있었다. 두바이 현지 연구자뿐만 아니라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MIT) 등 다양한 기관의 연구자가 포함된 합작 연구소도 운영되고 있었다. 퓨처랩은 물건을 배달하는 로봇이나 드론 개발에 한창이었다. UAE에선 드론을 사용하는 게 불법인데 실험을 위한 연구지역이 마련됐다고 한다. 두바이 미래재단 관계자는 "모든 규제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개발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는 게 두바이 퓨처랩의 목표"라며 "코로나 시기에는 운영에 어려움을 겪기도 했으나 지금은 모두 정상화됐다. 두바이의 미래를 준비하기 위한 혁신적 로봇 공학과 AI솔루션 개발을 이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100개국·200개사가 참여한 핀테크 박람회 올해로 2회차를 맞은 '두바이 핀테크 서밋'은 혁신적인 금융기술을 보유한 기업들이 참여하는 글로벌 박람회다. 100여개국 200여개사가 참여한 만큼 최신 핀테크 기술을 보기 위한 이들로 성황을 이뤘다. 특히 메인 전시관인 글로벌기업관에선 58개 금융·핀테크 기업과 3개 IT기업이 출사표를 던졌다. 글로벌기업관에 참여한 핀테크 업체 'CAMS'는 채권 투자 분석·관리 플랫폼을 선보여 관심을 끌었다. CAMS는 빅데이터 플랫폼을 활용해 채권투자 거래에 필요한 방대한 데이터를 수집·처리한다. 기업의 핵심 요소와 산업별 모델은 신용점수로 환산하고 이용자에게 제공한다. 핀테크 업체 'SIFT'는 기업금융 사기예방 서비스를 내놓아 호평을 받았다. SIFT는 정교하게 만들어진 가짜 계정이 기업에 접근하는 것을 차단하고 실시간으로 무단 입금·인출을 중단시킨다. 96개 핀테크·IT업체가 참여한 스타트업관에는 국내 12개사가 이름을 올렸다.스타트업관에 참여한 국내 스타트업 로드시스템은 모바일여권으로 두각을 나타냈다. 일부 방문객은 로드시스템의 설명을 들으며 모바일여권을 이 자리에서 내려받기도 했다. banaffle@fnnews.com 윤홍집 기자
2024-06-19 19:18:33"인종, 연령, 성별을 모두 초월하는 캐릭터가 되길 바랐습니다." 만화 속에서나 나올 법한 강아지 얼굴과 커다란 눈망울로 관람객들에게 시선을 보내는 귀여운 생명체가 미술관을 독차지했다. 그의 이름은 '멜로'(Mello). '멜로'는 자화상을 감상하면서 자각하는 모습을 보이는가 하면, 꽃을 관람객에게 건네거나 밝은 세상을 표현한 그림을 좋아하기도 한다. 미국 팝아트 작가이자 디자이너인 스티븐 해링턴(45)은 "멜로는 내 분신이자 잠재의식을 반영한 존재"라며 "제 자신 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의 고민도 함께 대변할 수 있는 캐릭터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만들었다"고 강조했다. 아모레퍼시픽미술관은 올해 상반기 첫 전시로 현대미술 기획전 '스티븐 해링턴: 스테이 멜로'를 오는 7월 14일까지 개최한다. 초기 판화를 포함해 대표 회화, 조각, 영상 등 100여점이 전시된다. 아울러 나이키, 몽클레르 등 세계적인 브랜드와 협업한 그의 작업물도 함께 조명한다. 스티븐 해링턴은 이번 전시를 통해 다양한 색감으로 시각적 즐거움을 제공하는 것은 물론, 예술가로서 장시간 고민했던 삶의 균형, 불안, 잠재의식 등에 대한 사색을 표현하고 있다. 특히, 잠재의식을 상징하는 캐릭터인 '멜로'와 야자수를 모티프로 한 '룰루'가 작품에 계속 나오는 것이 특징이기도 하다. 스티븐 해링턴이 모든 사람의 고민을 대변하는 캐릭터로 '멜로'를 제작했다고 밝힌 것처럼 그의 작품 대부분은 '밝음', '희망', '긍정'을 표현한다. 예컨대 '멜로'가 갈등에 빠지더라도 결국엔 긍정적인 모습으로 귀결되거나 일상의 소소한 풍경에 감동하기도 한다. 이런 취지에 부합하는 대표작 가운데 하나인 'Getting Away'는은 코로나 봉쇄 초기에 처음으로 구상된 작품으로, 해링턴은 격리와 사회적 거리두기가 일상이 된 시기와 작품을 통해 세상을 탐험할 자유를 모색했다. 보랏빛으로 물든 연작에서는 각종 캐릭터들이 상상에서 비롯된 미지의 세계 혹은 우주로 튀어나가는 장면이 이어진다. 그는 이 작품을 최근 몇 년에 걸쳐 우리 모두의 삶에 영향을 미친 코로나를 극복하고 일상을 되찾아가는 과정을 담았다. 또 다른 대표작인 'Stop to Smell the Flowers'는 6점의 대형 회화로 구성된 연작으로, 작품의 배경마다 각기 다른 꽃들이 만발한 가운데 '멜로'가 정면을 응시한다. 일상의 소중함을 깨닫게 해준 코로나 시기를 거치며 제작된 이 작품은 관람객에게 잠시라도 멈춰 서서 꽃 향기를 맡을 수 있는 일상의 여유와 우리 주위에 있는 단순한 아름다움을 소중히 하라고 권한다. 'All Around Us'도 긍정을 대표하는 작품이다. 이 작품에서는 춤을 추듯 몸을 자유롭게 비트는 야자수 '룰루' 사이로 '멜로'가 신나게 장난을 치며 등장한다. 배경에는 '룰루'를 포함해 음양 기호, 조그마한 기하학적 도형들이 가득 차 있다. 무수한 모티프들이 캔버스 전체에 뒤섞이며 그려내는 환상적인 풍경은 스티븐 해링턴의 트레이드 마크와 같은 것이다. 그는 자신의 불안을 있는 그대로가 아닌 유머를 더해 희화화된 이미지로 묘사함으로써 감정의 작위적인 성질을 마주하고자 했다. 이와 별도인 대형 설치 작품 '들어가는 길'은 이번 전시를 위해 특별 제작된 것으로, '멜로'가 미술관에 뚫린 포탈 위로 등장한다. '멜로'는 스티븐 해링턴의 작품 세계에서 맡은 역할을 잘 알고 이에 충실한 케릭터다. '멜로'를 통해 소통하는 장을 열어 대중과의 접촉을 확대한 것이다. 이밖에 길이 10m 규모의 대형 회화 작품 '진실의 순간'은 팔을 뒤로 한 '멜로'가 앞에 펼쳐진 그림을 감상하며 생각에 빠진다. 그림 속에서 탈출한 '멜로'는 하나의 관객으로 전시장에 자리한다. '멜로'는 자신의 존재를 자각하고 능동적으로 자체적인 이야기를 써내려 간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스티븐 해링턴은 "이번 전시의 흐름 속에서 관람객들이 현대 예술가로서의 제 삶과 제가 작업하는 창작 과정의 다양한 측면들을 보길 원한다"며 "저의 첫 미술관 단독 전시회를 한국에서 개최하게 됐는데, 이번 전시가 드디어 결실을 맺게 돼 행복하다"고 전했다. rsunjun@fnnews.com 유선준 기자
2024-05-09 18:17:28